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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라이프&문화] 공연으로 다시 태어난 명작들

 

클래식은 영원하다고 하지만, 때로는 ‘각색’이라는 마법을 통해 더욱 빛나기도 한다. 2022년에 뮤지컬이라는 새 옷을 입고 태어난 세 편의 명작을 만나보자.

 

소설을 무대 위로

 

뮤지컬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는 헤르만 헤세의 소설을 2인극으로 새롭게 창작한 작품이다. 원작 소설은 <지(知)와 사랑>이라는 제목으로 더 널리 알려진 작픔으로, 각각 지성과 감성, 종교와 예술이라는 상반된 세계를 상징하는 두 인물이 나누는 우정과 갈등을 그린 책이다. 헤르만 헤세가 '내 영혼의 자서전'이라고 칭했을 만큼 자신의 깊숙한 내면을 투영한 자전적인 소설이기도 하다.

 

뮤지컬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역시 각자의 운명의 길을 걸어가던 두 캐릭터가 서로를 통해 삶을 이해하고 자아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려낸다. 반대편에 있는 두 인물의 캐릭터의 매력을 또렷이 드러내는 것은 바로 음악이다. 뮤지컬 <마르틴 루터> <텔로미어> 등의 음악읕 맡았던 유한나 음악감독이 작곡을 맡았다. 그는 '마리아브론' '신에게 귀의하는 길' '작별' 등의 넘버를 통해 정신을 중시하며 종교적으로도 학문적으로도 능력이 뛰어난 나르치스, 그리고 몽상가이자 예술가적 기질을 지니고 감정을 중시하는 골드문트를 표현해낼 예정이다.

2월 8일~4월 17일 |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3관

 

 

드라마를 뮤지컬로

 

파격적인 소재와 연출로 1990년대 신드롬을 일으켰던 드라마 <M>. 낙태라는 금기시된 소재를 주제로 다루고, 특수 효과를 통해 공포 효과를 연출했던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 50%를 가뿐히 넘기며 오랜 울림을 남긴 바 있다. 작품이 원작이 첫선을 보인지 28년 만에 뮤지컬로 리메이크되어 관객을 찾아온다.

 

작품 제목이기도 한 M은 낙태된 영혼. 그는 수술 도구를 통해 낙태될 뻔한 아이와 합쳐지고 특별한 힘으로 아이를 지켜낸다. 덕분에 아이는 무사히 태어나 마리라는 이름으로 살아가지만, 그의 몸 안에 잠재된 상태로 존재하던 M이 어느 사건을 계기로 각성하게 된다. 마리의 비밀을 파헤치려는 검사와 M의 존재의 비밀의 열쇠를 쥔 프럼박사까지 나타나며 관객들을 긴장 속으로 몰아넣는다.

 

원작과 뮤지컬의 가장 큰 차이는 캐릭터다. 드라마에서 배우 심은하가 1인 2역으로 표현했던 마리와 M은 각각 독립된 캐릭터로 분리되어 다른 배우가 연기한다. 이를 통해 각 인물들의 내면을 한층 더 섬세하게 그려낸다. 피아노, 기타, 드럼, 베이스, 바이올린, 첼로 7인조 라이브 밴드가 연주하는 강렬한 록 사운드는 공포와 스릴러를 효과적으로 표현해낸다. 괴물이 될 수밖에 없었던 비극적인 존재 M 역에는 배우 한지상, 정동화가, 이야기의 비밀을 간직한 마리 역에는 이한별, 김수진이 캐스팅되었다.

2월 3일~4월 3일 |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

 

 

고전 뮤지컬을 다시 한 번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은 무려 196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작품. 같은 해 토니상 9개 부문을 휩쓸고, 1971년에는 동명의 뮤지컬 영화로 제작될 정도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특히 작품 속 '선라이즈, 선셋' 이라는 넘버는 뜨거운 사랑을 받아 아카데미 음악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6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이 고전이 서울시뮤지컬단에 의해 무대에 오른다. 작품은 1905년 러시아의 작은 유태인 마을을 배경으로 가난과 역경에서도 전통을 지키며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며 소박하지만 지혜롭게 살아나가는 이들의 모습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강산이 6번 바뀌기 전의 작품이 고루하지 않을까 고민이라면, 이번 공연의 연출을 받은 정태영 연출의 포부가 답이 될 것 같다. “오랜 세월을 무색하게 하는 웅장하고 감동적인 음악, ‘고전은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는 세련되고 흥겨운 군무, 그리고 메시지를 던지는 깊이 있는 드라마로 관객들에게 진한 감동을 전하겠다.”

4월 22일~5월 8일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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