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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에게 인정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Mentee
평소 여러 가지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저는 학부모에게 인정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가장 고민입니다. 무엇보다 초년 교사라 학부모를 상대하기가 어색하고, 교원평가도 약간 부담이 됩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학부모들 중에는 젊은 여교사들을 약간 무시하는 경향까지 있다고 해서 이번 기회에 확실히 알고 잘 대처하고 싶습니다.

Mentor  이종란 | 서울내발산초 수석교사
제가 교직 초년 시절에 학부모에 대한 교사의 태도에 관해서 선배들로부터 들은 조언은 ‘불가원불가근(不可遠不可近)’, 곧 너무 멀리해도 안 되고 가까이 해도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을 만고의 진리처럼 느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교육계에 대한 비판적인, 때로는 왜곡된 시선이 생겨 교사와 학부모 사이가 껄끄러워졌습니다. 더구나 교육에도 소비자와 생산자의 개념이 도입되면서 고객인 학부모가 주도권을 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교원평가는 이런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학부모에 대한 교사의 입장도 정리돼 있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초년 교사들이 학부모를 상대하는 태도는 옛날 제가 그런 것보다 몇 배는 더 조심스럽고 좋아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겠습니다. 그래서 몇 가지로 나누어 조언을 드리려고 합니다.
첫째, 교사는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실력이 있다는 것은 지식을 많이 갖고 있다는 것과는 다릅니다. 그 실력은 교육적 콘텐츠에 관한 실천적 지식의 소유 즉, 수업의 노하우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학원 강사처럼 될 필요는 없습니다. 노하우를 활용해 잘 가르치되 학부모의 요구에만 따를 것이 아니라 교육과정과 본인의 보편타당한 교육철학에 따라야 합니다. 초년 교사들이 자신의 교육철학에 따라 학부모의 부당하거나 교육의 본질에 벗어나는 요구를 거절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교사의 태도가 확고하다면, 처음엔 불만을 갖는 학부모도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역시 진정한 교육자’라는 평을 듣게 됩니다.
둘째, 친절해야 합니다. 모든 채널을 통해 사소한 문제까지도 친절하게 상담에 응해야 하며, 학부모가 묻기 전에 교육활동을 알려야 합니다. 특히, 저학년의 경우 학급별로 주간 교육 안내를 꼼꼼히 작성해 적어도 금요일까지는 그 다음 주의 교육계획을 온 · 오프라인을 통해 공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한두 쪽의 학급신문을 만들어 학급에서 일어난 교육활동이나 사소한 일이라도 알리면 좋습니다. 또 매일매일 일어난 일을 메모해 두고, 필요할 때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 절대로 교사의 권위를 내세우면 안 됩니다. 자기를 낮춘다고 낮아지는 게 아닙니다. 권위는 상대가 인정해줌으로써 얻어집니다.
셋째, 공정한 학급 운영입니다. 어린 아이들도 교사의 행동을 마음속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공정하지 않다는 인상을 주지 않아야 합니다. 교사 자신은 공정했다고 생각해도 상대방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을 때가 있으므로, 항상 말과 행동을 되돌아 봐야 합니다. 말썽꾸러기건 모범생이건 적어도 겉으로는 공정하게 대해야 하지요.
넷째, 자신감과 열정을 보여야 합니다. 교사의 자신감과 열정은 어린 아이들에게도 감지되며, 가정에 까지 전달됩니다. 자신감과 열정이 있는 교사의 반 아이들도 그렇게 변합니다. 요즘 학부모들은 대개 이런 교사를 원하지요. 힘들거나 짜증나고 화를 낼 일이 있더라도 아이들이 있을 때는 밝은 얼굴에 열정과 자신감이 넘쳐 보여야 합니다.
다섯째, 일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교사의 감정이나 기분이 반 분위기나 아이들의 정서에 영향을 미침은 물론이요, 일희일비하는 태도는 불필요한 오해를 사게 됩니다. 따라서 교사는 감정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침착하고 일관성 있는 행동이야 말로 아이들을 조심성 있게 만들고 학부모를 양식 있게 만듭니다. 그리고 과잉 친절로 가깝게 접근하는 학부모를 조심하십시오. 그런 학부모가 십중팔구 문제를 일으킨다고 보면 틀림없습니다.
여섯째, 무리한 과제나 준비물을 자제해야 합니다. 특히 저학년의 경우 학부모가 준비해야 할 것을, 그것도 하루 전 예고해 학부모가 밤중에 아파트 사이를 순례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요즘은 학부모의 요구가 다양해 별수 없이 과제도 개별적으로 주어할 형편입니다.
일곱째, 부모의 마음을 헤아려야 합니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를 예쁘다고 한다”는 속담을 상기해야 하지요. 아무리 말썽쟁이도 집에서는 귀한 아들딸이니 존중해줘야 합니다. 어차피 경력이 쌓이면 알게 되는 것이지만, 일찍부터 마음에 새겨 두면 시행착오가 적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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