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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서울·부산 교육복지 시범학교 시동

빈곤학생 대상 '방과후 공부방' 인기
스포츠 캠프 운영, 질병치료 지원도
학교에만 의존하는 사업추진이 한계


2일 오후 2시 50분 서울 용동초. 정규 수업을 마친 서연(5학년)이가 도서관에 마련된 '사랑의 공부방'으로 발길을 재촉한다. 곧 3시에는 미술선생님이 오시기 때문이다.

오늘은 지난주에 지점토로 만들어놨던 메모꽂이에 채색을 하고 니스 칠을 하는 날. 옆에서는 6학년 언니들이 지역사회전문가 선생님과 컴퓨터 사용 규칙을 정하는 자치회가 한창이고, 그 옆에서는 1∼3학년 동생들이 사회복지사 선생님과 책읽기를 하고 있어 조금 소란스럽지만 서연이는 색칠에 온 신경을 모은다. 책읽기와 자치회에 열중인 40여명의 언니 동생들처럼.

용동초가 공부방을 연 건 7월초다. 지난해 교육부가 도시 저소득층 자녀의 기초학력 향상과 정서 발달을 목표로 서울, 부산 일부 지역에서 추진중인 '교육복지 투자우선지역 지원사업'의 일환이다. 2004년까지 우선 377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에는 서울, 부산의 57개 초·중학교가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범운영 중인데 방과후 공부방은 모든 초등교의 공통사업이다.

월∼금요일 오후 6시까지, 방학중에도 운영하는 공부방에서는 지역사회교육전문가, 사회복지사가 학생들과의 일대일 상담은 기본이고 학습결손 치유 및 예방 학습, 예체능 활동, 컴퓨터·독서교육을 다양하게 진행한다. 이런 활동을 전담하는 전직 미술교사, 독서지도사, 한글강사, 교대생
등 자원봉사자 9명이 요일별로 공부방을 찾아온다. 1일부터는 5년 경력의 공부방 교사가 한 분 더 채용돼 아이들의 뒤떨어진 공부를 돌보고 있다.

모두 무상급식 대상자에 대부분 결손가정이라는 아픔을 안고 있는 41명의 아이들. 방과후면 학원 가는 친구들을 부러워하며 놀이터로 직행하던 아이들에게 공부방은 '종합학원'에 'PC방'이자 '문화교실'이다.

김서연(12) 양은 "숙제도 봐주시고 여러 선생님이 수학이나 영어도 가르쳐 주세요. 또 미술도 배우고 NIE 수업도 해요. 컴퓨터가 8대나 있어서 맘껏 쓸 수 있는 게 제일 좋아요"라고 말한다.

저소득층 학생 200여명과는 바이올린, 영어회화 등 특기적성교육을 무료로 진행하고, 지난 여름방학에는 인근 스포츠센터에서 수영·스케이트를 배우는 '스포츠 캠프'도 가졌다. 또 2박 3일간의 제주도 탐방 길은 아이들에게 남다른 추억이 됐다. 임옥남(4학년) 양은 "처음 타는 비행기가 정말 어지러웠어요. 해수욕장에서 조개도 잡고 게도 잡다가 물렸는데 지금도 아픈 것 같다"며 웃었다.

현재 서울, 부산 지역 시범학교들은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방과후 공부방 △특기적성교육 △체험활동을 기본사업으로 하면서 학교별 특색사업도 진행한다.

신상계초는 학습결손이 심각한 학생 32명의 심리치료를 위해 연극놀이·음악치료 과정을 운영한다. 6∼10명씩 네 집단으로 나눠 주1회 15주 과정으로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상계복지관의 연극놀이전문가, 음악치료사 2명이 맡았다. 또 50명의 학생에게 '1대1 학습지원' 활동도 펼친다. '노원 나눔의 집'과 연계해 자원봉사자가 매주 가정을 방문해 부족한 학습을 보충해준다.

부산 덕천중은 덕천동, 북구지역 저소득층 학생을 주축으로 '희망찬 유소년 축구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축구를 즐기면서 신체 발달도 돕기 위해서다. 현재 4∼6학년 300여명의 학생들은 수준에 따라 1∼5군으로 편성돼 전현직 축구감독 7명과 자원봉사자들의 지도를 받고 있다.

덕천중 김준룡 교사(체육)는 "축구를 매개로 아이들과 교육활동도 함께 하는 것이 목표"라며 "올 겨울방학에는 자원봉사자를 확보해 영어, 수학, 논술, 문학교실 등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산은 저소득층 학생의 치료지원을 공동사업으로 하고 있다. 반송동, 덕천동 관내 12개 초중학교가 9, 10월 전교생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고도비만, 충치, 심장질환 등 질병이 발견된 저소득층 학생들의 치료비를 지원한다.

올 7월부터 본격 시작된 각 학교의 교육복지사업은 현재 전적으로 교육부 예산에 의존하며 학교가 모든 사업을 계획, 추진하고 있다. 학교마다 '교육복지실'을 설치하고 여기에 지역사회교육전문가를 배치해 학교가 운영할 프로그램 선정과 협력기관, 지원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지역사회교육전문가들은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 및 지자체와의 연계 없이 추진되는 사업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부산 양천초 김선례 씨는 "이를테면 방과후 공부방에 보건복지부가 보육교사와 예산을 지원하거나 지역 문화시설, 단체가 학생 문화활동을 추진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는 별 관심도 없고 별도의 예산도 책정하지 않은 상태여서 학교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사업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며 "보건복지부 문체부 교육부 등 정부 부처와 지자체가 공동으로 사업계획을 세우고 예산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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