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꼴 모양 아름다운 마을- 촨디샤
잘 알려지지 않는 숨은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은 색다른 매력을 느끼게 한다. 바로 북경에서 90여km 떨어진 아름다운 마을, 촨디샤(爨底下)이다.
촨디샤는 450여년 넘게 전해져 내려오는 마을로 북경에서 차를 타고 휴게소 없는 고불고불 산길을 따라 두 시간 반에서 세 시간정도 달려 첩첩산중을 가야 한다.
마을 어귀 매표소에서 입장료 35원을 내면 비로소 마을 구경이 가능하다.
먼저 마을 안길로 바로 들어가지 말고 앞산을 약 10여분 정도 오르라고 권하고 싶다. 앞산 위에서 보면 마을은 꼭 산 중턱에서 부채를 펼친 것 같이 오밀조밀하게 짜여 있다. 이런 아름다운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으면 동화적 상상력이 퐁퐁 샘솟는다.

촨디샤(爨底下)에 爨은 부뚜막이라는 뜻이다. 이곳은 화북지방 전통 가옥의 형태인 사합원이 양식이다. 마을에 보관되어 있는 “쭈셴탕(祖先堂, 조선당)”에 기록을 보면 마을 주민은 모두 한씨 성을 가지고 있어 한씨 집성촌이다.
지붕은 대개 기와로 명, 청나라 시대의 사합원 양식의 집들이 거의 완벽하게 남아 있다. 그래서 영화, TV 드라마 촬영지 등으로 자주 이용되었다고 한다. 또한 중국 역사학자, 건축가들 사이에도 꽤나 유명하다.

마을이 지금까지 발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명나라 정덕(正德) 14년(1519년) 구이다오(古驿道, 고역도)의 건설이다. 이는 허베이(河北, 하북), 산시(山西, 산서), 네이멍구(内蒙古, 내몽고)를 왕래할 때 필히 거쳐야 할 길로 군사적, 대외교류에 가치가 매우 높은 곳이었다.
지금도 마을 70여 채 대부분 먹을거리를 파는 살아있는 민속마을이다. 마을 사람들 인심 또한 좋다. 그래서 어느 집을 들어가도 싫은 내색을 하는 사람이 없는 아주 정겨운 곳이다.
마을길을 걷다가 보면 멋진 사진기를 든 사람, 멋진 모습을 표현하는 사람을 자주 만날 수 있다. 그야 말로 마을은 어디에다 사진기를 대어도 모두 아름답다.

이런 아늑하고 포근한 마을, 가족과 함께 가서 좁은 마을길을 걸어보는 것은 참 행복할 것이다. 군데군데 주전부리하기에 안성맞춤인 군옥수수, 양꼬치도 만날 수 있다. 또한 잠자리도 마련되어 있다. 단 무더운 여름에 하룻밤 자기에 좋을지 몰라도 날씨가 쌀쌀해지면 새벽녘 한기가 들 것 같다. 3명이 잘만한 방에 80원정도 한다.

마을 위로 길을 따라 한 20여분 걷다보면 이센텐(一線天)이라는 거대한 바위가 맞대고 있는 곳도 만날 수 있다.

북경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곳에 가려면 지하철 苹果园 역에서 내려 929支线 이용, 약 두 시간 반 뒤에 닿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