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 교육신념이 투철하고 평생을 아동교육에 헌신해온 故 서승목 교장선생님의 영전에 전국
교원을 대표하여 머리 숙여 명복을 빌며, 유가족 여러분께도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합니다.
서 교장선생님의 죽음에 우리는 참으로 큰 충격과 비통함을 가눌 길 없습니다. 얼마나 마음의 상처가 크셨길래 그렇게 사랑하는 가족과 아이들, 동료를 두고 혼자 훌쩍 떠나셨습니까?
오로지 교육자의 외길 인생에 삶의 보람과 의미를 찾던 교장선생님을 누가, 왜, 다시는 되돌아올 수 없는 먼길을 떠나시게 했습니까? 무엇이 그토록 선생님을 절망케 했고, 무엇이 평생을 바쳐온 교단생활을 죽음과 맞바꾸게 했습니까?
禮와 德의 고장인 이 곳 예산에서의 고인의 죽음은 우리 교육에 너무나 큰 경종을 울려주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는 사랑, 존경, 보람, 긍지, 협동의 정신이 사라지고 반목과 대립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어른에 대한 공경심도, 선후배간의 따뜻한 정도, 동료에 대한 친근감도 없는 삭막하고, 살벌하기까지 한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수 있겠습니까?
교육은 지식과 기술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덕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덕은 곧 지혜요, 지혜는 절제, 분별력,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 더불어 사는 따뜻한 가슴을 가르침으로써 얻어지는 것입니다. 독일의 피히테는 '독일국민에게 고함'에서 교육은 옳은 일은 해도 좋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실천해야함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설파했습니다.
선생님은 오늘날 우리 일선 교육현장에서 교육자로서의 원칙을 지키고 성실을 다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고독한 일인지를 일깨워 주셨습니다. 교장선생님과 교육을 함께 했던 많은 선생님들은 한결같이 교장선생님을 교육자로서의 신념이 확고하고, 원칙을 지키고,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신 분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희 한국교총은 교장선생님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힙니다.
이번 사건은 전교조의 월권행위에서 비롯되었음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교장에게 업무상 과실이 있다면, 그것은 정당한 행정절차에 따라 교육행정당국이 처리해야할 문제이지 전교조의 집단시위로 해결할 성질도 아닐 뿐만 아니라 특히, 전교조가 서면으로 사과를 요구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더구나, 기간제 교원은 전교조의 조합원도 아니기 때문에 이 문제를 빌미로 전교조가 교장에게 압력을 가한 것은 또 하나의 교원에 의한 교권침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교조는 이러한 월권적 행위에 대해 자숙하고 사죄해야 할 것입니다.
관계당국의 철저한 진상조사와 해당자의 엄중한 문책을 촉구합니다. 관계자 진술에 따르면 차 시중을 강요했다는 기간제 여교사 및 전교조의 주장과는 달리 상당부분 과장 왜곡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관계당국에서는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허위사실이 드러날 경우 해당자를 엄중 문책할 것을 촉구합니다.
정부는 교직사회가 이 지경에까지 이르도록 그 동안 방치해 온데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학교현장에서는 초법적 또는 위법적 행위가 있었음에도 수수방관하는 무책임한 자세로 일관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인 것입니다.
따라서 교육당국은 물론이요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교직사회 갈등의 구조적 원인과 이의 해소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아울러 교육행정당국은 '고 서승목 교장 사고대책본부'를 즉시 구성해 유족에 대한 소송비 지원, 진상파악, 그리고 고인의 명예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 해줄 것을 촉구합니다.
끝으로 한국교총은 이번 사건이 교단갈등의 원인을 파악하고 치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다시는 이러한 불행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교직사회가 화합하고 아름다운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구체적 협의기구를 만들 것을 제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