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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학교 변화시키는 것은 학생의 질문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IT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그 많은 정보 중에서 유익하다고 판단하여 받아들여 실행하게 되면 그것은 지식이 된다. 정보를 지식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정보의 지식화’라 한다. 정보의 지식화를 통해 두뇌에 저장된 지식은 사용을 기다리며 대기하는 상태로 있게 된다. 그런데 여러 가지 지식이 잘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필요할 때 유용하게 사용하기 어렵다. 이는 마치 컴퓨터에 자료를 많이 저장해 놓았는데 정리가 안 되어서 정작 필요할 때 쉽게 사용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필요할 때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지식을 잘 정리하는 걸 ‘지식의 조직화’라 한다. 지식이 아무리 잘 정리되어 있더라도 실제로 사용하여 부가가치를 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우리 삶의 과정에서 문제를 해결하여야 할 상황에서 멋지게 사용되는 지식은 지혜의 형태로 저장된다.

이처럼 필요할 때 곧바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가 되려면 지식이 몸에 밴 상태가 되어야 한다. 지식이 몸에 밴 상태를 ‘지식의 내면화’라 한다. 지식의 내면화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김치가 발효 과정을 거치면서 제대로 맛을 내는 것처럼 곰삭는 기간이 필요하다. 요즈음 교육의 화두인 창의성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지식이 숙성되어 결정적인 순간에 응용이 되고 다양한 형태로 표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정이 필요하다.

첫째, 제대로 지식을 이해해야 한다. 최근 이해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 전에는 객관적 지식만 가지고 있어도 이해했다고 간주했지만 이제는 자신이 지닌 정보를 활용하고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주관적인 지식으로 전환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둘째, 머리로만 학습하는 게 아니라 손과 발을 움직이는 활동과 마음, 즉 오감을 통해서 학습을 해야 한다. 자연을 직접 느끼며 관찰하는 학습, 도구를 이용하여 실험하는 학습, 놀이나 기구 작동을 통하여 원리를 터득하는 학습 등이 바로 체화학습의 좋은 방법이다.

셋째, 끊임없이 연습과 훈련을 해야 한다. 세계적인 바이올린 연주자 정경화는 어렸을 때 하루 10시간 이상 바이올린 연습을 했고 공연을 앞두고 한 곡을 연주하기 위해 1000번 이상 반복 연습을 하는 연습 벌레였다. 아무리 타고난 재능이 있다 하더라도 연습 없이는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할 수 없다. 김연아도 그렇고 발레리나 강수진도 예외는 아니었다.

창의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계속적인 노력과 훈련을 통해서 한 사람의 창의인이 탄생할 수 있다. 정경화와 같이 일정한 경지에 오른 사람은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을 자유자재로 바이올린 선율에 담아낼 수 있다. 남들이 하지 못하는 창의적인 표현도 물론 가능하다. 정경화가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서 얻은 것이 바로 체화된 지식이다.

자녀가 창의적인 사람이 되게 하려면 한 가지 지식이라도 체화되도록 숙성시키는 많은 훈련을 시켜야 한다. 어느 수준에 도달하면 체화된 지식은 자유자재로 새롭게 응용된다. 새로운 응용을 통하여 나타나는 것은 창의의 속성을 갖춘 산출물이 된다. 이 같은 체화된 지식을 습득했는가를 확인한느 것은 간단하다. 자녀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학원에 먼저 가게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배운 것이 무엇인가를 간단하게 설명하게 하고 한 번 들어 확인하도록 도와 주는 것이다. 만약 잘 모른다면 이를 질문으로 만들어 다음 날 선생님에게 질문하여 확인을 하도록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우리 아이들은 지금 소화가 되지 못한 지식을 주어 담기에 바쁘다. 질문을 제대로 하는 학생은 답을 찾아 내지만 질문을 할 수 없는 학생은 답을 찾을 수가 없다. 질문이 확실하지 못하면 답이 절대로 나올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내 자녀들이 공부를 잘 하기 원한다면 수업시간에 질문하도록 가르치자. 이런 과정이 계속되면 학교는 변할 것이다. 학생이 변하고 선생님이 변하는데 학교가 안 변하고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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