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년에 비해 작품 수가 많이 늘었다. 그러나 증가된 작품 수에 비하여 작품의 수준은 크게 향상되지 않았다는 느낌이 없지 않았다. 지나치게 개인적이고 애상적인 정서를 노래한 시라든지, 상투적인 추억을 담은 시들이 많았다.
또 지나치게 교직의 애환을 안이한 표현으로 나타낸 시들도 있었다. 그 동안 교직사회를 휩싸고 있던 모종의 이슈 같은 것도 많이 가신 것도 쉽게 눈에 띄었다. 대체로 교단생활에서 얻어낸 시상을 일단 시의 형태로 승화시키는 작업이 부족하다는 점이 심사위원 간의 일치된 견해였다.
그런 가운데서도 몇 작품을 얻은 것은 참으로 다행스럽고 기쁜 일이다. 우선 당선작으로 뽑힌 '꽃 사과나무 아래서'외 1편(윤형돈)은 시적 구도 면에서 만만치 않았고 교단 현장을 어둡지 않게 그리면서 적절한 비유법으로 시적 실감을 더하고 있는 작품이었다. 또한 어린 생명세계를 바라보면서 끝까지 아름다운 시선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한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가작으로 뽑힌 세 사람 역시 상당한 형상능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작문시간'(이승은)은 요설적이긴 하지만 평이한 어법으로 우회적으로 문장을 이끈 점이 좋았고 '티눈'(이인주)은 쉽지 않은 소재를 가지고 혈육간의 애정을 잔잔한 어법으로 표현해낸 솜씨가 눈에 띄었으며 '노랑나비가 나는 교실'(김찬일)은 현실세계를 환상적으로 바라보면서 치환법으로 표현해낸 점이 무척 산뜻하다는 평이었다.
언제고 하는 말이지만 뽑힌 분들에게는 축하를 보내고 그렇지 못한 분들에게는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