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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저는 자격이 없습니다"

지난달 21일은 제 39회 과학의 날이었다. 다른 학교들도 사정이 비슷하겠지만 이날을 기해 우리학교(서울 대방중학교, 교장: 이선희)에서도 과학의 날 행사를 거창하게 개최하였다. 전일제로 실시된 이날 행사에서 학생들은 각 분야에서 과학적 소질을 마음껏 발휘하였다.

그로부터 일주일여가 지난 지난달 28일, 교육청대회를 실시하기 위해 각 학교에서는 출전학생 명단을 보내라는 공문을 받았다. 모형항공기부터 기계과학(과학상자조립)에 이르기까지 다섯종목에 걸쳐서 추천하라는 것이었다. 우리학교는 이미 교내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에게 출전 자격을 부여한다고 공지를 했기 때문에 어려움 없이 명단을 작성할 수 있었다.

학생들의 인적사항을 기재해야 했기에 우수한 학생들이 소속된 학급을 순회하면서 학생들을 만났다. 참가자격이 있는 학생들을 모두 만나고 교무실로 내려와서 인적사항을 작성하고 있을 때였다. 한 여학생이 찾아왔다. '선생님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그래 무슨 말인지 해보아라.' ' 저 사실은 저는 자격이 없습니다.' 갑작스런 이야기라 의아해 하는 리포터에게 여학생은 계속 이야기를 했다.

'사실은 전자과학조립을 제가 제일 먼저 제출하여 1등을 하긴 했지만 저는 교육청 대회에 나갈 자격이 없어요. 그날(21일) 저희반에 같이 출전했던 친구것을 많이 보고 했어요. 사실 저는 전자과학조립 처음 하거든요. 그래서 말씀인데요. 학교대표로 제 친구를 보내 주셨으면 해요. 저보다 그 친구가 훨씬 더 잘하기도 하고 그렇게 해야 제가 편할 것 같아요.'

전자과학조립은 브레드보드판을 이용하는 중학생에게는 다소 어려운 분야이다. 그 분야에서 1위를 한 것은 대단한 성과인데, 그 학생이 친구가 하는 것을 보고 따라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다보니, 제대로 작동되는 작품을 제일먼저 제출하여 1위를 했다는 것이다. 그것이 항상 마음에 걸렸었는데, 교육청 대회까지 출전하려니 도저히 자신이 용납되지 않아서 고백했다는 것이다.

결국은 그 친구와 함께 상의해서 친구가 대회에 출전하게 되었다. 요즈음 아이들이 예전에 비해 많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순수한 학생들도 있다는 것은 우리교육에 희망이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아무리 시대가 변하고 교육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순수성이 존재하는 곳이 바로 교육의 현장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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