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전문교육기관을 표방한 한 업체가 제주도의 후원을 받고 있는 것처럼 허위 광고를 하고 학생들을 모집한 사실을 안 학부모들이 사기라고 주장하며 검.경찰에 고발키로 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 S초등학교 학부모 2명은 17일 오후 K그룹이 제주국제영어마을을 운영 중인 북제주군 소재 J수련원을 찾아 시설 등을 둘러 본 뒤 K그룹 관계자들에게 강력히 항의하고 영어캠프에 참가한 자신의 아이들을 데려갔다.
이들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나눠준 공문에 '제주도청 후원'이라고 돼 있어 믿고 아이들을 보냈는데 이럴수가 없다"며 "완전히 거짓된 정보를 제공한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은 또 "시설이 열악하다거나 아이들이 숙식 문제로 고생을 하는 것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며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외국인 선생님들은 다 어디 가고 원어민 강사가 1명 밖에 없느냐"고 따졌다.
학부모들은 이어 "어떻게 거짓된 공문을 학교로 발송해 학부모들을 기만했는지 그 과정을 밝혀야 한다"며 "더 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하기 위해 검찰이나 경찰에 이 같은 사실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K그룹 관계자들은 학부모들에게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채 "학생들이 집에 가기 싫어할 정도로 이곳 생활을 즐거워하고 있다"며 "교육프로그램 운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K그룹은 지난해 말 J수련원과 장소 계약을 체결한 뒤 일부 시설을 보완한 뒤 학생 1인당 80여만원을 받고 지금까지 3차례에 걸쳐 수도권과 인천, 충청권 지역 학생 260여명을 모집해 영어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K그룹은 이 과정에서 홈페이지에 마치 제주도가 후원하고 있는 것처럼 제주도지사의 사진과 환영사를 올리고 제주도 로고를 사용하다 문제가 불거져 제주도가 이를 제재하자 지난 16일 이 같은 내용을 삭제했다.
또 각 학교에는 '제주도청 관광국 외국어지원팀 품의', 제주국제영어마을 운영비 지원', '제주도청 후원 아래 2005 제주국제영어마을 개최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내 학생과 지도교사를 모집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제주국제영어마을 관계자의 친인척이 제주도청과 제주도교육청의 고위 공무원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주도 및 교육청과의 유착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