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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교원 90% "학생 문해력 심각"

교총, ‘학생 문해력에 대한
교원 인식 조사’ 결과 발표 

‘디지털매체 과사용’
학생 문해력 떨어뜨려

"윤동주 시인의 시를 가르칠 때 ‘연민’ 뜻을 몰라서 작품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학생이 대다수였어요. 황진이 시조를 가르칠 땐, ‘기생’이 무슨 뜻이냐고 질문하는 학생도 많았죠."
 

"수업하다가 ‘사건의 시발점이다’라고 했더니, 어떤 학생이 ‘왜 선생님이 욕을 하냐’고 하더군요."
 

"‘2+3’처럼 간단한 수식으로 된 문제는 풀면서 ‘사과 2개와 바나나 3개를 모두 합하면 몇 개인가’와 같은 문장제 형태는 풀지 못하는 학생이 많습니다. 교과에 상관없이 문제의 문장이 길다고 느껴지면 읽는 걸 포기하거나 의미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도 늘고 있어요."

 

학교 현장에서 체감하는 학생 문해력의 현주소다. 글의 맥락과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단어를 몰라서 수업을 따라가기 버거운 학생이 많다는 게 교사들의 설명이다.
 

한국교총이 전국 초·중·고교 교원 5848명을 대상으로 학생 문해력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2%(5372명)가 ‘과거에 비해 학생들의 문해력이 저하됐다’고 답했다.
 

제 학년에 맞는 문해력을 갖추지 못한 학생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르치는 학생 10명 중 2~3명이 ‘해당 학년 수준 대비 문해력이 부족하다’고 답한 교원이 28.7%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명 중 1~2명이라고 답한 교원은 26.7%였고, 3명 이상이라는 응답은 19.5%였다.
 

문해력의 토대가 되는 어휘력도 부족하다고 인식했다. 학생 10명 중 3명 이상이 ‘어려운 단어나 한자어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응답한 교원이 34.4%였고, 10명 중 2~3명이라는 응답도 32.7%로 조사됐다.
 

요즘 학생들의 문해력이 저하된 주요한 원인(2개 선택)으로 ‘디지털매체 과사용’(36.5%)을 꼽았다. ‘독서 부족’(29.2%)이 뒤를 이었다.
 

교원들은 디지털매체 과사용과 독서 부족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봤다. 스마트폰으로 숏폼 등을 주로 소비하면서 교과서, 책 등 활자 매체를 거부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독서 부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설문에 참여한 한 교사는 "짧게 요약된 내용을 영상으로 접하는 게 익숙하다 보니, 글이 조금만 길어도 읽으려고 하지 않을뿐더러 주요 내용을 찾아내지도 못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3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청소년 10명 중 4명(40.1%)이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학생들의 디지털매체 사용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학생들의 문해력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글이나 책을 읽고 이해하는 활동, 독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원들이 학생들의 문해력 개선 방안으로 가장 많이 꼽은 것(2개 선택)은 ‘독서 활동 강화’(32.4%)였다. 또 ‘어휘교육 강화’(22.6%), ‘디지털매체 활용 습관 개선’(20.2%)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교총은 "문해력 저하는 학습 능력을 떨어드릴 뿐만 아니라 대인 관계와 향후 성인이 된 이후 사회생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전체 문맹률은 1~2%대로 매우 낮지만, 이것을 문해력이 높다는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며 "학생 문해력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진단·분석부터 시작하고 디지털기기 과의존·과사용 문제를 해소할 법·제도 마련, 독서, 글쓰기 활동 등을 강화하는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생 문해력에 대한 교원 인식 조사’는 지난달 20일부터 26일까지 온라인(모바일 및 PC)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28%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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