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교육과정 개정에 맞춰 초등 정보교육을 3~4학년군부터 시작하고 초·중등교육에서 SW 코딩에 기반한 AI 융합교육을 하루속히 확대 실시해야 합니다.” 이재호 한국정보교육학회 회장(사진·경인교대 교수)는 “미래세대인 초·중등학생에게 ‘SW 코딩 기반의 컴퓨팅 사고력’을 계발할 수 있는 정보교육을 공교육체제에서 시행하는 것은 시대적 요구이고 국가적 책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AI 시대 인재 양성을 위해 정보교육 시기를 앞당기고, 상급학년과 연계 체제를 구축하지 못한다면 ‘SW/AI 디바이드’가 발생, 새로운 교육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1996년 설립된 한국정보교육학회는 초등분야 정보교육에 특화된 학회로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독보적 존재이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교육정보화 분야를 개척하며 대한민국 미래교육을 선도해 온 학회는 초등교사부터 대학교수, 전문가 등에 이르기까지 1,0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 발행하는 학술지는 연구자들에게 얼마나 많이 인용됐느냐를 나타내는 임팩트 팩터에서 최상위 등급을 차지, 우수성을 인정받는다. 초등 정보교과 수업시수 연 17시간 불과 학회는 지난 8월 13일 ‘초
2021-09-06 10:30
귀신 이야기에 끼어들어 본 적이 있는가. 귀신은 사람과는 무관한 존재인 듯싶지만, 알고 보면 사람과 불가분 관계에 있다. 인간을 존재론 차원에서 이해하려 할 때, 귀신의 존재는 불가피하게 끼어든다. ‘귀신은 있는가, 없는가’ 하는 주제는 인간의 심리와 사회에 언제나 따라붙는다. 그만큼 귀신 논쟁에 끼어들어 보지 않은 사람 또한 없을 것이다. 대개 이런 귀신 논쟁은 공식적이라기보다는 비공식적인 논제로 우리 일상에 끼어든다. 대학 시절 나는 고향 독지가 한 분이 지은 장학 기숙사에서 지냈다. 고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내 온 선후배들 30여 명이 서울로 와서 함께 지내던 기숙사이다. 서로 허물없이 생활하는 기숙사였다. 그때 우리는 밤에 심심풀이 삼아 비공식적인 토론을 벌였는데, 그 주제 중의 하나가 ‘귀신이 있느냐, 없느냐’하는 것이었다. 애초에 본격 토론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어쩌다 보니 시작한 것이 제법 열띤 토론의 양상으로 이어지곤 했다. 각기 전공이 다른 대학생들이라, 그럴듯한 근거와 가능성이 찬반 양편으로부터 동원되기도 했지만, 결말은 늘 우기는 방식으로 흘러갔다. 찬성편에서는 궁지에 몰리면 “내가 귀신을 직접 보았다”라고 주장한다. 반대쪽에서, “…
2021-09-06 10:30
주위에서 아무개 교사가 아동학대 또는 성폭력으로 고충을 겪는다는 소식을 들으면 안타까워하면서도 ‘그 교사가 뭔가 잘못을 했겠지’라고 생각하거나, ‘나에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라고 나와는 상관없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로 여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동학대·성폭력은 평범한 교사도 가해자가 될 수 있으며, 평소 학생에 대한 열정이 넘치거나 학생과 소통을 잘한다면 오히려 가해자가 될 확률은 올라간다. 아동학대·성폭력으로 문제가 되면 교사들은 ①교육활동 중에 학생을 지도하다 발생한 것으로 학대나 성폭력의 고의가 없었고, ②지속적이 아닌 일회적인 해프닝이었고, ③신고학생이 평소 지도에 따르지 않는 문제학생이었고, ④신고학생의 주장과 같이 심한 말을 하지 않았고 부드러운 표현을 사용했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①아동학대·성폭력으로 문제되는 상황은 대부분 교육활동 중에 학생을 지도하다 발생하는 것으로 교사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신고학생이 정신적 고통 또는 수치심을 느꼈다고 하면 아동학대나 성폭력은 성립할 수 있고, ②아동학대나 성폭력은 일회적이라도 성립할 수 있으며, ③아동학대 또는 성폭력이 성립하는데 신고학생이 모범생이었는지 문제학생이었는지는 전혀 문제되…
2021-09-06 10:30
70대 미국 대통령과 10대 소녀가 맞짱을 떴다. 2019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후행동정상회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매섭게 쏘아보는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사진 한 장은 당시 세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로도 툰베리와 트럼프의 기후와 환경에 대한 설전은 멈추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다보스포럼에서 ‘나무 1조 그루 심기’에 동참하겠다고 발표하면서도 환경운동가들을 향해서는 ‘과거의 바보 같은 예언자들의 후손’이라고 비아냥거렸다. 툰베리는 그런 트럼프와 세계 지도자들을 성토했다. “우리들의 집이 불타고 있다. 당신들의 무대책이 시시각각 불길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70대 대통령과 10대 환경운동가의 설전은 단순한 말다툼이 아닌 인식과 세계관의 충돌이었다. 당뇨병을 ‘침묵의 살인자’라고 한다. 당뇨병은 혈액 내 포도당이 높아져 소변으로 포도당이 넘쳐 나오는 질병으로, 치명적인 합병증을 동반한다. 말기 신부전이나 시력상실, 외상이 없어도 손·발가락을 절단해야 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당뇨병은 국내 5대 사망원인 중 하나다. 하지만 초기엔 증상이 없는 데다,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됐다 하더라도 체중감소나 다갈증, 다뇨증과 같은…
2021-09-06 10:30
꼴찌 마녀 밀드레드1 (질 머피 지음, 민지현 옮김, 이지북 펴냄, 168쪽, 1만3000원) 1974년에 출간된 영국의 어린이 판타지 동화 The Worst Witch의 한국어판이다. 국내에서는 어린이 드라마로 더 알려져 있기도 하다. 마법학교 입학과 동시에 ‘꼴찌 마녀’라는 별명을 얻은 밀드레드는 매일 사건사고에 휘말린다. 그러나 단짝 친구와 특별한 얼룩 고양이의 응원에 어떤 문제가 닥쳐와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이겨내는 밀드레드를 만날 수 있다.
2021-09-06 10:30
작년에 이어 올해도 주식투자가 대중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문제는 코스피가 3,300선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데 막상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가장 큰 이유는 본인의 투자능력을 믿거나 특정 기업의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맹신했기 때문입니다. 경제는 살아있는 동물입니다. 그중에서 주식은 더 경제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경제를 예측하는 것도 어려운데 주가가 무조건 오를 것이라고 믿고 투자하는 것은 꽤 위험도가 높은 행위입니다. 그나마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상황이기 때문에 투자자의 손실이 덜 하지만 만약 코스피가 하락기로 접어들면 많은 투자자가 손실을 볼 수도 있습니다. 연평균 9% 수익을 내는 지수추종 ETF 그래서 가장 좋은 투자법은 자신의 투자실력을 과신하지 말고 평균을 추종하는 투자전략을 가져가는 것입니다. 코스피·SP500·나스닥 등 증시지수는 장기 관점에서 보면 항상 우상향합니다. 장기로 투자하면 돈을 잃지 않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2001년 6월 코스피 지수는 595지만 20년이 지난 2021년 6월 기준 코스피 지수는 3,303으로 5배 넘게 상승했습니다. 연평균…
2021-09-06 10:30
교사의 전문성은 어디에서 나올까? 나는 단번에 수업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중에서도 초등학교 교사의 전문성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쉬운 내용을 40분 동안 정말 쉽고 재밌게’ 수업하는 것이라고 대답하겠다. 그만큼 수업은 교사에게 가장 중요한 전문성 요소라 생각한다. 어느덧 발령받은 지 2년. 기간제교사 경력까지 합하면 3년이 되어가는 이 시점에서 ‘나는 수업을 잘하는가?’라고 스스로 자문한다면 자신 있게 ‘그렇다’고 말하기엔 어딘가 찜찜하다. 분명 나는 수업을 열심히 그것도 매일 연구하고 준비한다. 아이들과도 나름 즐겁게 수업을 하고 지난 학기도 무사히 마쳤다. 그런데도 이러한 찜찜함을 지울 수 없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여전히 수업은 힘들고, 시간에 쫓기고, 분주하다 교대 재학 시절, 나는 실습기간을 가장 좋아했다. 안타깝게도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것보다 강의실에서 벗어나 나름 어른 흉내를 내볼 수 있는 차림새로 출퇴근을 할 수 있었다는 점이 설렘의 포인트였다. 그래도 수업은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수업대표 교생을 두 번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것도 모두 자원이었다. 수업을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고, 준비하는 그 과정이 정말 즐거웠다. 지금…
2021-09-06 10:30
대리 친구 (최민혜 지음, 홍우리 그림, 좋은꿈 펴냄, 160쪽, 1만2000원) 주인공 유진이는 자신을 제멋대로 휘두르는 친구 해나의 기분 맞추기에만 급급하다. 해나와의 관계에 지쳐가고 있을 때, 서랍 안에서 돈만 내면 ‘뭐든지 다 맞춰 주는 친구’가 돼 준다며 친구를 사라는 쪽지를 발견한다. 돈으로 이뤄진 우정에 죄책감과 씁쓸함을 느끼면서도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친구와의 시간에 위안을 갖게 되면서 대리 친구의 관계가 시작된다.
2021-09-06 10:30
매년 출판시장에 등록되는 어린이 책은 5천여 종 이상이다. 이 수많은 어린이 책 중에서 우리 학교도서관에서는 교과연계도서와 학생들의 수준과 관심을 고려한 다양한 주제의 책 1천여 종을 구입하고 있다. 학생 수만큼이나 다양한 책이 들어온다. 그러나 이 많은 책 중에서 학생들이 자신에게 맞는 책을 찾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고민하게 된다. 누구에게나 너무 많은 정보는 하나도 없는 것과 같다. 책의 홍수 속에서 나에게 맞는 책을 선택할 줄 아는 안목을 키워주는 것이 필자의 교육목표 중 하나이다.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학생들에게 우리 학교도서관을 소개할 때, 도서관은 보물창고라고 알려준다. 재미있는 책을 읽은 경험이 있는 학생들은 도서관이 보물창고가 맞다며 고개를 끄덕이지만, 아직 책과 친해지지 않은 학생들은 책은 보물이 아니라고 한다. 그런 학생들에게 “우리 학교도서관에는 3만여 권의 책이 있는데, 이 중에서 내가 보물처럼 좋아할 만한 책이 단 한 권도 없을까?” 하고 물으면 “책이 그렇게 많다면 그중에 한두 권쯤은 있겠죠”라고 대답한다. 사서교사와 함께하는 독서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단 열권을 읽더라도 스스로 보물 같은 책 한두 권은 꼭 찾을 수 있도
2021-09-06 10:30
교실과 복도로 만들어진 학교의 모습은 1차 산업혁명 시대 영국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학교공간의 구조가 당시 첨단생산체계인 컨베이어시스템을 모델로 하고 있었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경제적이고 유지·관리·통제가 편하도록 고안된 장치인 컨베이어벨트는 노동자의 반복적인 단순작업을 통해 표준화된 생산품을 대량으로 만들어 내는 테일러주의에 충실한 성과중심의 대량생산 공장체계다. 이러한 공장 모델이 사람을 교육하고 훈련하는 학교에 적용되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바로 많은 학생을 표준화된 교육과정 속에서 단위화된 시·공간으로 나누어 균일하게 교육해야 하는 당시 학교의 목적과 맞았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리고 관리·통제·규율·표준화·성과중심주의 등의 가치관이 그대로 교육공간인 물리적 구조를 통해 학생들의 행태와 생활방식을 형성시켜 왔음을 의미한다. 학교와 더불어 근대를 대표하는 병원과 교도소 그리고 군대 막사 등의 건물들도 같은 모양을 지니고 있다. 결국 학교를 포함해 이 시설들은 공통적으로 많은 사람을 모아서 일정한 인원으로 나누어 수용하고, 규율과 권위로 통제하며, 동시에 관리하기 좋은 공간구조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2021-09-06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