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주 | 경북 구미여중 교사 참으로 오랜만에 하는 서울 나들이다. 몇 녀석들에게 문자를 날렸다. “나 보고 싶은 사람 서울역에 모여” 고속열차(KTX) 환승을 위해 구미에서 차지한 자리를 내놓고 대전역에 내렸다. 잠시 기다리는 동안 전화가 왔다. “선생님, 저 춘옥이에요.” 춘옥아! 그 날은 끔찍하게 더운 어느 여름날이었다.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플랫폼의 열기보다도 더 뜨거운 너의 목소리가 귓전을 울렸다. 20여 년을 못 본 그리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었지. “선생님! 너무도 뵙고 싶었어요.” 울음이 묻어나는 목소리를 들으며 너의 마음깊이를 헤아렸다. 내가 대전역에 잠깐 머문다는 것을 진작 알았더라면 대전역으로 달려 나왔을 기세였거든. 너의 안타까운 발자국 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리는 것처럼 느껴지더구나. “그래, 내려오는 길에 내 너를 보러 가마. ” 춘옥아, 내가 조금의 주저도 없이 그 자리에서 신탄진행을 약속할 만큼 그리도 네 목소리가 절절했었다. 두 아이의 어머니가 되어 있는 너였다. 그맘때 어머니의 하루해가 얼마나 짧은 줄 익히 아는 나다. 며칠 후 신탄진역에서 나는 눈물 글썽이는 너를 직접 만났지. 우리들 얘기 속에는 옛날과 지금이
2004-11-01 09:00신동호 | 월간 편집장 dongho@donga.com 후각은 분위기와 감정을 좌우한다 흔히 우리는 냄새를 잘 맡는 사람을 ‘개코’라고 부른다. 개는 후각신경 세포의 숫자가 사람보다 훨씬 많아 약 1백만 배나 냄새에 예민하다. 사람의 코는 개뿐 아니라 대부분의 포유류나 파충류의 코보다 못하다. 사람도 동물처럼 기어다닐 때에는 코가 좋았지만 진화과정에서 꼿꼿하게 서서 걷게 되면서 코의 성능이 형편 없게 퇴화됐다. 대신 눈이 발달했기 때문에 우리 뇌에서 후각중추가 차지하는 비율은 뇌 전체의 0.1%밖에 안 된다. 그러나 인간의 후각은 오감 가운데 가장 신비롭고 은밀하다. 시각은 냉철한 감각인 반면 후각은 분위기와 감정을 좌우한다. 사랑할 때도 후각은 결정적인 중매자 역할을 한다.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주인공은 홍차에 적신 과자의 냄새에 이끌려 어린 시절 고향을 찾아 시간 여행을 떠난다. 그래서 냄새가 분위기와 추억을 이끌어 내는 것을 ‘프루스트 현상’이라고 한다. 실제로 2001년 미국 모넬 화학감각연구센터의 레이첼 헤르츠 박사는 이 현상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연구팀은 사람들에게 사진과 특정 향을 함께 제시한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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