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을 맞아 아침 일찍 내 책상 위에 몇 년째 잊지 않고 보내오는 화분이 놓였다. 반갑고 고맙지만 부담스럽고 낭비라는 생각이 들어 전화로 “고맙네. 올해가 마지막이야. 내년엔 내가 없으니 절대 보내지 말게”라고 당부하는 전화를 건다. 중학교 때 산골에서 담임이었던 내게 화분을 보내온 그는 지금 대학교수이다. 그리고 자리를 비운 사이 내 책상 위에 요즘은 받기조차 어려운 편지 한통이 놓였다. 비록 편지봉투도 없고 연필로 쓴 초라한 작은 편지지만 학생의 담임도 국어선생도 아니어서 시간 중에 편지쓰기를 가르친 적도 없는 내게 편지를 보내다니 너무 반갑고 어떤 선물보다 값어치 있는 귀중한 정성이란 생각이 들어 아침부터 괜히 기분이 상쾌하다. 내용은 이랬다. 이장희 선생님께 안녕하세요. OO입니다. 아직은 만난 지 얼마 안 되어 지금 조금은 어색합니다. 하지만 지금부터 선생님께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선생님과 대화를 많이 할 것입니다. 여태까지의 멘토링 선생님과는 별로 해 본 게 없습니다. 저는 졸업하기 전에 선생님과의 추억을 만들고 싶습니다. 선생님도 올해로 마지막이라고 들었습니다. 선생님의 제자이자 선생님의 후배로 남고 싶습니다. 저는 세상에 나오기 전에 할
2009-05-30 08:16맹자의 양혜왕장구상(梁惠王章句上) 2장에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어느 날 맹자가 양의 혜왕을 만났을 때 왕은 연못가에 서 있었다. 좌우에 있는 기러기와 사슴떼를 돌아보면서 말했다. 어진 사람도 역시 이런 것은 즐겨합니까?(賢者亦樂此乎?현자역락차호)라고 물었을 때 맹자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진 자라야 이런 것을 즐겨한다. 어질지 못한 자는 이런 것을 가지고 있어도 즐길 줄을 모른다.(賢者而後樂此, 不賢者雖有此, 不樂也.(현자이후락차,불현자수유차,불락야) 맹자께서는 현자의 즐거움에 대하여 가르치셨다. 왕께서는 맹자를 현자(賢者)라고 불렀다. 賢者(현자)는 어진 사람이라고 보통 말하는데 여기서는 어진 사람보다 현명한 사람,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 더 낫다. 배움을 끊임없이 하는 자라 할 수 있다. 가르치는 자라 할 수 있다. 양혜왕은 배우는 이는 배움에 찌들려 즐기는 것에 대해서는 잘 모를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맹자의 가르침은 예상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나라를 다스리는 여유가 있는 자만 자연과 주위의 환경을 보고 즐기는 줄 알았지만 맹자께서는 배우는 자만이 주위의 자연과 환경을 보고 즐거워한다고 하였다. 한 수 위였다. 좌우에 있는 연못이나 공
2009-05-30 08:16점심시간이다. 점심을 먹고 자리에 앉아 쉬고 있는데 몇 녀석이 우르르 몰려오더니 뭔가 내민다. 입가엔 웃음이 가득하다. “선생님, 이것 좀 봐주세요.” “그게 뭔데?” “흐흐, 이거 우리가 쓴 시거든요. 우리 반 애들 여석 명이 썼어요. 누가 잘 썼는지 읽어 보시고 등수를 매겨주세요.” 녀석이 내민 종이를 펼쳐보니 연필과 볼펜으로 시가 적혀 있다. 시를 슬쩍 훑어보면서 ‘이 놈들 엉뚱한 녀석들이네. 갑자기 웬 시야.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이런 생각을 속으로 하고 있는데 예의 종이를 내민 녀석이 말한다. “여기 장난 아니에요.” “맞아요. ‘야자시간’를 가지고 저희가 심혈을 기울여 쓴 거에요.” “네, 그러니까 꼼꼼히 읽어보고 누가 잘 썼는지 이야기 해주시고, 왜 그런지도 알려주셔야 해요. 이따 5교시 저희 반 수업이니까 그때 꼭 말해주세요. 히히.” 그리곤 밖으로 나가버린다. 무슨 내기 한 거니? 하고 물어도 그냥 실실거리기만 한다. 뒤꽁무니만 내놓고 가는 녀석들에게 장난스레 ‘짜식들, 망둥이처럼 찾아와서 숙제만 내주고 가네.’ 했더니 손을 흔들며 ‘이따 뵈요.’ 한다. 5교시가 시작하려면 20분 정도 남았다. 세수를 하고 와서 녀석들이 놓고 간 ‘시’라는
2009-05-29 18:46
2학년 12명 꼬마들이만든 조기와 서거하신 대통령 할아버지께 쓴 편지랍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날이라던 아이들 5월 26일 방과후학교글쓰기 프로그램 시간에 있었던 일입니다. 1,2학년 17명에게 글쓰기를 지도하는 날이었습니다. 자기 소개서를 만드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세상에서 가장 즐거웠던 일과 가장 슬펐던 일, 자기의 장점과 단점, 특기 등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는 공부를 하였습니다. 발표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라 자기 작품을 들고 나와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우리 반 재원이가 가장 슬펐던 날이 '대통령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일'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제 겨우 아홉 살 꼬마에게 그렇게 슬프게 각인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소식을 어떤 식으로든지 공부 시간에 다루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른들보다 더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들에게 아픈 상처로 남았을 대통령의 서거 사건이니까요. 그래서 오늘 국민장을 치르는 날이라서 아침부터 마음의 준비를 했습니다. 바른생활 과목과 연계시켜서 시사 교육도 하고 죽음의 문제를 다루기로 했습니다. 먼저, 나라의 소중함을 알게 하기 위해 태극기 사용을 지도하기 위해 물어보았습니다. 태극기도 없는 아이들 "얘들아,…
2009-05-29 18:46교사의 하루 일기는 어떠할까? 교사라면 누구나 하루의 일과가 크게 변함없이 학교에 출근해서 퇴근시간까지 수업을 하다가 교사들과 이야기하다가 그리고 즐겁게 식사를 하고 귀가하는 것이 일반적일 것이다. 하지만 하루의 일과가 출근에서부터 귀가까지 하루를 온통 학교에서 학생들과 일거수일투족을 살피면서 더불어 공부하는 습관을 갖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교사의 대부분은 고3학년을 담당하더라도 거의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밤 10시만 되면 퇴근하는 일이 거의 다반사다. 그러나 늦게 귀가하는 학생들은 밤 12시까지도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경우가 있다. 도시 변두리라 특별히 독서실도 갈 수 있는 곳이 마땅하지 않고 그렇다고 집에 일찍 귀가하여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도 마련되지 않아 학교에서 오랫동안 공부를 하니 교사 또한 자연히 그들을 지도한다고 늦게 퇴근할 수밖에 없어진다. 숙직 전담이 있다고는 하나 밤늦게까지 학생들을 교실에서 지켜보는 것은 어렵다. 공부하는 어느 교사의 하루 일과는 독서로 시작하여 독서로 연구로 논술 지도로 끝난다. 요즘 논술이 막연하게 써 내려가는 그런 논술이 아니다. 어느 대학할 것 없이 거의가 정답이 고정화되어 있어 마치 수학 공식을
2009-05-28 09:34학교에 있을 때 자주 신발을 분실했다, 책을 잃어버렸다. 돈이 없어졌다, 휴대폰이 없어졌다는 등 각종 도난당했다는 신고를 많이 받게 된다. 학교 안에서 이러한 도난사건이 일어난다는 것을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외부의 소행일수도 있겠지만 내부의 같은 학생들이 그렇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왜 학교 안에서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날까? 자기 마음 속에 있는 욕심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하는 것 아닌가 싶다. 마음 속에 있는 욕심을 버리는 연습을 계속 해야 한다. 명심보감에 “窒慾如防水(질욕여방수)하라”는 말이 나온다. 이 말은 욕심 막기를 큰 물을 막는 것 같이 하라는 말이다. 욕심을 막아야 한다. 窒慾(질욕)을 해야 한다. 질욕이 바로 욕심을 막는다는 뜻 아닌가? 욕심이 떠오르면 窒慾(질욕)을 떠올려야 한다. 욕심은 끝이 없다. 욕심이 쌓이면 터지게 되어 있다. 자기만 망하는 것이 아니고 상대방도 망하게 한다. 홍수가 나면 어떻게 되나? 둑이 터지면 그 주변의 모든 집과 재산이 모두 피해를 입지 않는가? 마찬가지로 욕심이 쌓이고 쌓이면 주위의 모든 이들에게 피해를 주게 되어 있다. 적은 욕심부터 차단해야 한다.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전에 녹여버려야
2009-05-27 17:005월 9일 - 괴물 엘바 섬 탈출 5월 10일 - 코르시카 태생의 식인귀, 주앙에 상륙 5월 11일 - 맹호, 가쁘게 나타나다 5월 13일 - 참주, 리용에 있다 5월 18일 - 찬탈자, 60시간이면 수도에 도착 5월 19일 - 보나파르트, 무장군 이끌고 전진 중 5월 20일 - 나폴레옹, 내일 파리 외곽에 도달 5월 21일 - 황제 나폴레옹, 지금 퐁텐블로 궁에 계시다 5월 22일 - 황제폐하, 어젯밤 틸릴리궁에 환궁 위 기사는 나폴레옹 보나파르트(Napolon Bonaparte)가 실각 한 후 1815년 엘바 섬을 탈출하여 파리로 돌아오고 나서 복위하는 데 성공하는 동안의 프랑스 언론의 헤드라인 기사다. 다 아는 내용이지만 이른바 100일 천하 이후에 나폴레옹은 자유주의적인 새로운 헌법을 발표하여 자신에게 비판적인 세력과의 타협을 시도했으나, 워털루 전투에서 영국과 프로이센의 연합 공격으로 완패하여 남대서양의 한가운데에 있는 세인트헬레나에 유폐시킨 후 병사하였다. 문제는 위 헤드라인 변신이 마치 헐크가 옷을 찢고 변하 듯 무궁무진하게 변한 것에 있다. 처음에는 무슨 살인귀(殺人鬼)라고 표현했다가 다시 환궁하여 정권을 휘어잡자 영웅을 떠받들 듯 한 표현은…
2009-05-27 16:59녹음이 짙푸른 싱그러운 오월도 하순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등 가정의 달이라는 말이 걸맞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아름다운 오월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훈훈한 정을 느끼며 화목한 행사로 펼쳐진 오월을 마감하는가 싶더니 전직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서거로 온 국민이 슬픔에 빠져있는데 동족의 아픔을 외면한 채 북한에서는 핵실험과 단거리미사일을 발사하여 잔인한 달로 얼룩지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오월은 계절의 여왕! 이라고도 했고 청소년의 달이라고도 했는데 누군가 말했듯이 우울하고 잔인한 달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이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아동과 청소년들이 꿈과 희망을 품고 하늘 향해 소리치며 잔디밭을 달리는 모습이 떠오르지 않습니까? 어른들이 청소년들에게 원대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희망의 메시지는 주지 못할지언정 슬픔과 좌절을 안겨주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속성은 어른들의 언행은 물론 사회현상 모두를 여과 없이 받아들입니다. 마치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이 머릿속에 그대로 각인(刻印)되기 때문에 아이들이 보아서는 안 될 것은 보여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미분화 상태로 인성을 형성해 가는 과정에…
2009-05-27 16:58명심보감의 훈자편에 “內無賢父兄(내무현부형) 外無嚴師友(외무엄사우) 而能有成者(이능유성자) 鮮矣(선의)”라는 말이 나온다. 안으로 어진 아비와 형이 없고 밖으로 엄한 스승과 벗이 없으면서 성공하는 사람은 드물다는 말이다. 이 말에 성공의 요소가 담겨져 있음을 보게 된다. 하나는 아비와 형의 어짊과 스승과 벗의 엄함이다. 사람은 누구나 성공하기를 원하고 실패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작은 일에서부터 성공하는 맛을 들여놓으면 점차 큰 일에도 성공의 길을 향해 나아갈 수가 있다. 그래서 비록 작은 일일지라도 성공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 애를 많이 쓰고 있다. 성공의 길로 나아가기 원하면 명심보감의 훈자편에 나오는 성공의 비결을 음미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많은 분들의 만남이 필요하다. 주위의 분들이 도움이 필요하다. 자기 혼자서 성공을 이룰 수가 없다. 이루기가 거의 힘들다. 성공의 지렛대는 무엇보다 좋은 분들의 만남으로부터 시작된다. 그 만남이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이루어진다. 바로 나를 낳아준 길러준 부모와 즐거움을 함께하는 형제자매이다. 부모와 형제자매의 만남이 나를 성공으로 이끌어주는 열쇠가 된다. 나를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와 언제나 따뜻하
2009-05-26 17:09우리나라의 큰 별 중의 하나이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비보(悲報)에 온 세계가 놀라고 온 국민이 놀라고 저도 엄청 놀랐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처음 슬픈 소식을 보았을 때 가슴이 녹아내리는 듯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었다. 나라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모두의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온 국민은 슬픔에 잠겼다. 온 세계가 슬픔에 잠겼다. 온 국민은 울었다. 하늘도 울었고 땅도 울었다. 나무도 울었고 새도 울었다. 온 국민은 슬픔에 잠겼다. 나라를 반듯하게 세우려고 몸을 바치신 대통령, 서민들의 고통의 눈물을 닦으려고 애를 쓰셨던 대통령이 아니셨던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심어주었고 삶을 몸소 가르쳐 주셨던 대통령께서 갑자기 예고 없이 먼저 떠나시다니! 정말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다. 부디 편안하게 영원히 잠드시옵소서.~ 마지막 유족들에게 남기신 말씀 중에는 비록 짧지만 아주 값비싼 진주와 같은 아주 귀한 말씀이 담겨 있음을 보게 된다. 그 중의 하나가 ‘어느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는 말씀이다. 보통 사람이면 그런 어려운 환경 속에 있으면 원망을 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큰 지도자답게 어느 누구도 원망하
2009-05-25 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