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5월을 맞이해 아이들에게 과제 하나를 내주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이다. 그것은 ‘내가 부모님(엄마나 아빠)이 사랑스런 이유 20가지’이다. 아이들은 늘 부모의 품안에서 자라고 마시며 살아간다. 그리고 자신은 자신을 낳아준 아버지나 어머니를 사랑한다고 생각한다. 이야길 하다보면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있지만 말이다. 그래서 이번엔 미리 준비해서 어버이날 즈음에 꼭 큰소리로 읽어드리고 느낌을 써보자고 했다. 처음 아이들은 웬 쌩뚱맞는 걸 내주냐며 퉁퉁거린다. 그러면서 남사스럽게 어떻게 읽어주냐며 또 툴툴거린다. 한 번도 해보지 안하던 걸 하자니 부끄럽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할 것이다. 그런 아이들에게 이렇게 설득했다. “너희들 엄마 아빠 사랑하지?” “네~.” “그러니까 한 번쯤은 부모님의 어떤 면이 사랑스럽고 좋은지 생각해보는 것도 좋잖아. 그리고 작년에 해봤는데 이게 부모와 자식 간에 소통의 도구도 되더라.” 아이들에게 이런 과제를 내주면서 한 가지 고민을 한 게 있다. 학교 아이 중에 부모가 안 계신 아이가 있기 때문이다. 분명 아이들에게 해오라고 한 건 어머니나 아버지가 사랑스런 이유를 쓰고 읽어드리라고 한 건데 그 아이에겐 이것이 상처가 될 수도
2009-05-19 15:12이번 스승의 날은 아이들이 즐거워해서, 교사의 마음이 편해서 오래 기억될 수밖에 없다. 가끔 스승의 고마움을 기억하라고 아이들이 만들어온 종이꽃과 편지를 학습판에 붙였다 스승의 날, 아이들에게 예고한대로 종이꽃만 받았다. 아이들도 약속을 따르며 담임의 마음을 편하게 해줬다. 장난기 많은 아이가 불쑥 내민 선물은 되돌려 보내고 부모님께 마음으로 받았다는 전화를 했다. 선물을 준비한 학부모는 정이 단절되는 것을 아쉬워하고, 선물을 되돌려 보낸 교사는 오해하지 않는 것을 고마워했으니 감사의 마음은 충분히 전달되었다. 어떤 일이든 어긋나지 않고 생각대로 이뤄져야 마음이 편하다. 색종이까지 나눠주며 종이꽃만 받겠다고 선포한 진짜 의도는 다른데 있었다. 스승의 날을 이용해 우리 반에 유난히 많은 조손가정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키워주고 싶었다. 의도대로 그 아이들이 종이꽃을 달아주며 환하게 웃는 모습을 봤다. 예쁘게 만들지 못한 것을 미안해하는 아이들에게 꽃을 받으며 "고맙다. 잘 만들었다."는 말도 했다. 이번 스승의 날은 우려했던 것과 달리 주눅 든 공교육을 살려야 한다는 분위기였다. 교사들의 사기를 북돋우는 미담기사들도 많았다. 동문회 임원들이 모교를 방문해 교사들에
2009-05-19 15:10논어에 이런 말이 나온다. “君子(군자)는 成人之美(성인지미)하고 不成人之惡(불성인지악)하나니 小人(소인)은 反是(반시)니라.”라는 말이다. 이 말은 공자께서 하신 말씀인데 그 뜻은 ‘군자는 다른 사람의 훌륭한 것을 이끌어 주고 권장해 이뤄주고 다른 사람의 악함을 이루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니 소인은 이와 반대이다’라는 말이다. 이 말의 핵심구절은 成人之美(성인지미)다. 이 말씀에서 가르치고 있는 것은 남의 훌륭한 점, 장점을 도와 더욱 완전하게 하라는 것이다. 공자께서는 늘 소인이 되지 말고 군자가 되라고 하셨는데 군자가 바로 우리 배우는 이들이 되어야 할 인간상이라 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훌륭하고 아름다운 점을 도와주고 더욱 빛나게 해주라고 하신 말씀이 나와는 상관이 없고 별개라고 하면 안 된다. 그러면 소인이 되고 만다. 원하는 사람이 아니다. 누구나 싫어하는 사람이 된다. 이 말씀 속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남과의 관계를 더욱 원만하게 하라는 말씀이다. 나 혼자만의 아름다움을 더욱 추구하라는 말이 아니다. 우선순위가 본인이 아니고 남이다. 나 자신의 아름다움보다는 상대방의 아름다움에 더 관심을 가지라는 말이다. 成人之美(성인지미) 즉 다른 사람의 아름
2009-05-18 09:31배우는 이들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나? 공자께서는 세 가지의 사람이 되라고 하신다. 첫째가 仁者(인자)요, 둘째가 知者(지자)요 셋째가 勇者(용자)다. 논어에 이런 말이 나온다. “仁者不憂(인자불우)요, 知者不惑(지자불혹)이요, 勇者不懼(용자불구)라”라는 말이다. 이 말은 仁(인)한 사람은 걱정하지 않고, 지혜로운 사람은 미혹되지 않고, 용기 있는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배우는 이들이 없애야 할 것이 세 가지가 있다. 그 중의 하나가 걱정이다. 배우는 이들에게는 걱정이 참 많다. 공부를 해도 공부가 잘 되지 않으니 걱정이고, 책을 사고 싶어도 돈이 없어 걱정이고, 공부를 열심히 해도 성적이 잘 나오지 않으니 걱정이고, 성적이 좋아도 계속해서 성적을 유지할 수 없을까봐 걱정이고, 또 어느 대학에 가야할지 걱정이다. 걱정을 한다고 걱정거리가 해결될 수가 없다. 걱정은 공부하는 이에게 아무런 유익을 주지 않는다. 그러니 걱정해서는 안 된다. 어떤 사람이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하였나? 仁者(인자)다. 어진 사람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걱정이 없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하지만 어진 사람은 걱정거리를 잘 이겨낸다. 배우는 이들은 어진 사람이 되어
2009-05-17 16:17논어에 이런 말이 나온다. “忠告而善道之(충고이선도지)”라는 말이다. 이 말은 뜻은 진심을 다해 말해주고 잘 인도하라는 뜻이다. 子貢(자공)이 공자에게 친구의 사귐에 대해 물었을 때 대답한 말이다. 忠告而善道之(충고이선도지)에서 忠은 告를 꾸며주는 말인데 忠은 진심을 다해, 정성을 다해, 성의를 다해, 성실하게, 성심으로...의 뜻이 담겨 있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告(고)는 타이르다, 깨우치다의 뜻이다. 결국 忠告(충고)는 정성을 다해 타일러주다, 성심으로 깨우쳐주다. 성실하게 타이르다의 뜻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충고(忠告)라는 말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충고란 무엇인가? 남의 잘못이나 결함을 진심으로 타일러 주는 것 아닌가? 또 善道之(선도지)에서 善道(선도)의 뜻을 정확하게 알기위해서는 한문구조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善道(선도)의 짜임도 忠告(충고)의 짜임과 같음을 알 수 있다. 이 둘은 ‘수식구조’로 짜여져 있다. 앞의 한자는 수식어이고 뒤의 한자는 서술어이다. 즉 善은 수식의 역할을 하고 있다. 善이 道를 꾸며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善의 뜻이 무엇인가? ‘좋게, 친절하게, 공손하게’ 뜻이다. 그리고 道(도)는 앞의 告(고)와…
2009-05-16 15:01오늘은 제28회 스승의 날이다. 매년 맞이하는 스승의 날이건만 이번 스승의 날은 다소 조용한 것 같아 마음이 편안하다.매년 연례행사처럼 우리의 교육을 매도하고, 부정적인 교사의 모습민 비추던 언론보도가없어 다행스럽다. 그래서 올해 스승의 날은 학교마다 자율적으로 다양하게 조용히 자축연을 펼지고 싶다. 오랜만에 20여년 전에 모시던 교장선생님과 점심 약속도 하고, 삶의 등불이 되어 주셨던 영원한 멘토이신 노교수님께 안부전화도 드렸다. 이처럼 나의 스승을 스승의 날을 계기로잔잔한 사제의 정을 나눌 기회를 가질 수 있음에 행사의 의미를 가져본다. 선생님은 그저 “나를 잊지 않고 전화해 주니 고맙네”하는 말씀에 다시한번 선생님의 소박하고 따뜻한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이젠 이렇게 30여년을 훌쩍 넘긴 교육경륜을 되돌아보며 ‘진정한 교육자였는가?......’ 하는 자성도 해 본다. '참된 교육은 경력을 더할수록 어렵다'는 말이 요즘들어 새삼스럽게가슴에 와닿은이유는 무엇일까? 그간 우리의 교육환경도 참 많이 변했다. 무엇보다 학부모의 목소리도 커졌고, 학생들의 요구사항은 그 크기나 깊이를 가늠하기도 어렵다. 이렇듯 만족하는 교육을 하지 못하는 것은새로운 교육환경을…
2009-05-15 22:39스물여덟 번째 맞이하는 스승의 날이 지나갔다. 첫 발령 받은 학교에서 스승의 날에 있었던 일이 아련한 기억으로 떠오른다.색종이로 만든 꽃을 달아주고 스승의 은혜를 불러주었던 제자들이 이제 50대 중반이 되어 같이 늙어가니 세월이 유수와 같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같은 학교에 근무하셨던 은사님께 작은 선물을 마련하여 아이들 앞에서 드렸었다. 교장을 끝으로 정년을 하시고 지금은 팔순이 넘으셨는데 병환으로 고생하고 계신다. 사모님께서 전화를 받으시고 반가워하시며 선생님하고 통화해 보라고 전화를 바꿔주셨는데 말씀이 어둔하시지만 제자에게 항상 존댓말을 하시는 것이 몸에 배셔서 더 어렵고 한편 외경심마저 들었다. 그래도 초등학교 6학년 담임을 하셨던 홍순경 선생님을 찾기 위해 114안내에 전화를 했더니 함자가 흔하지 않아 세분을 차례로 전화를 걸기로 했는데 다행이 첫 번에 건 전화가 맞았다. 사모님이 받으신다. 자녀혼사 때도 참석했고 가정에도 간적이 있어서 간단히 인사를 드렸다. “선생님은 건강하시지요?” 한참 말씀을 안 하시더니 “지난해 돌아 가셨어요.” 이럴 수가 ?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평상시 너무 건강하셨는데 ……… 다음엔 4~5학년을 담임하셨던 김명수 선
2009-05-15 22:38'은따'라는 게 있다. 따돌림이 아닌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따돌림을 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런 은따는 평상시 절친하게 지내던 또래집단에서 주로 생긴다. 적당히 친하거나 알고 지내는 경우엔 은따가 별로 없다. 늘 함께 뭉쳐 다니다가 사소한 문제로 틀어지면 그중의 하나나 둘이 무리에서 이탈하게 된다. 이탈한 아이들은 스스로 소외감에 빠져든다. 친구가 없어서가 아니다. 다른 친구들하고 이야기도 하고 밥도 같이 먹는다. 그런데 예전의 즐거운 추억(?)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그리워 한다. 다른 친구들하곤 예전의 친밀한 관계를 갖지 못한다. 상실감을 채워줄 무언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예전의 친구들과 함께 하고픈 마음이 간절하다. 그 무리에 끼고 싶어한다. 허나 무리에선 거부한다. 사무적인 이야긴 하지만 사적인 이야긴 하지 않는다. 휴일에 놀 때도 빼버린다. 그러면 그 친구는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학교가 싫어지고 귀찮아진다. 괴로워한다. 그런데 그 은따의 세계를 들여다보면 복잡하다. 친구들과의 관계가 얽히고 얽혀서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은따를 당하고 있다는 아이는 그 이전에 그 무리 중의 좀 약한 아이를 괴롭히거나 뒤에서 그들 말로 뒷
2009-05-15 13:04• 어린이 날(5월 5일) 어린이의 인격을 존중하고 행복을 도모하기 위해 정한 기념일 • 어버이 날(5월 8일) 어버이 은혜를 되새기자는 뜻으로 제정된 기념일 ◦ 스승의 날(5월 15일) 스승의 은덕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기념일 • 성년의 날(5월 18일) 만 20세, 성년이 되는 것을 기념하여 정한 날 • 부부의 날(5월 21일) 가정의 날인 오월(5)에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의미의 날 가정의 구성원인 어린이, 어버이, 성년, 부부의 날이 오종종 5월에 다 몰려있다. 사회를 이루는 가장 기초적인 단위인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우자는 취지의 달이기에 5월은 가정의 달임에 충분하다. 럼에도 불구하고 5월은 가정경제를 이끌고 가는 젊은 부모들에겐 그리 반갑지만은 않은 달이다. 목돈 들어갈 기념일이 줄줄이 사탕처럼 이어진 탓이다. 그렇다고 일 년에 한번뿐인 어린이날을 그냥 넘겼다가는 철없는 아이들 마음에 상처를 줄 것 같고, 그렇다고 남들처럼 해주자니 허리 휘는 소리 들리고…. 또 연이은 기념일인 어버이날을 그냥 넘겼다가는 연로하신 부모님께 불효하는 것 같고, 그렇다고 남들처럼 해드리자니 가계부 구멍 나는
2009-05-15 13:04올해스승의 날. 어떻게 보내는 것이 현명할까? 이게 바로 교장과 교감의 고민이다. 체육대회, 등산, 영화나 연극 관람 등 여러 프로그램이 있지만우리 학교는 하루 전날인 14일 오후, 성악가 초청 공연을 음악실에서 가졌다. 스승의날 당일에는 선생님들의 은사님을 각자 찾아뵙는다. 선생님 스스로 존경하는 은사님을 가져야 하고 그 분에 보답하려는 마음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내가 존경 받으려면 훌륭한 멘토를 가져야 한다. 교사는 항상 본보기가 되기 때문이다. 10여일 전부터 음악과 교수 친구를 통해 남녀 성악가 두 분을 섭외하고 무대와 객석도 간단히 꾸몄다. 사전에 운영위원들에게해마다 반복되고 낭비가 되는 꽃다발, 화환 등을 사절한다고 하니떡과 과일, 음료를정성껏 준비해 주셨다. 음악회 후 간단한 대화 시간을 갖는 것, 유의미한 시간이다. 해가 거듭될수록 우리 사회의 선생님 존경 풍토가 엷어져만 간다. 그렇다고사회를, 학부모를 탓할 수만은 없다. 우리 스스로 자축도 하고 자신을 되돌아 보는 반성도 하고 품격높은 교단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누가 대접해 주기를 바라기 전에 우리 스스로 자신을 존경해야 하는 것이다. 또 스승의 날뿐 아니라 함께 근무했던 선생님들과 아
2009-05-14 2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