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일정 수험생을 위한 배려는 없었다 요즘 고3 아이들은 사소한 것 하나에도 민감한 반응을 나타낸다. 아마도 그건 시험이 다가옴에 따라 그만큼 신경이 예민해진 탓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인지 교실 문을 여는 것조차 미안할 때가 있다. 조금이나마 아이들의 신경을 거슬리지 않기 위해 언제부턴가 야간자율학습시간 교실을 출입할 때는 항상 뒷문을 이용하곤 한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생각에 휴대전화의 전원을 꼭 확인해 본다. 지난 화요일 밤(3일). 자율학습감독을 위해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조용히 교실 뒷문을 열었다. 아이들은 담임인 나의 출현에 아랑곳하지 않고 공부에만 전념하고 있었다. 아이들의 그런 행동이 조금 야속하기도 했으나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내 발걸음이 아이들의 신경을 거슬리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신경이 곤두섰다. 희미한 불빛 아래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의 얼굴을 하나둘씩 살폈다. 긴장해서인지 아이들의 얼굴은 많이 상기해 보였다. 그런데 교탁 앞에 자리 두 개가 비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평소 생활을 잘하고 있는 터라 처음에는 그 아이들의 부재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화장실에 갔다가 잠깐 늦
2010-11-04 07:54“얘들아, 마지막까지 아프지 말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거야. 알았지?” 1교시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로 내려오자 컴퓨터 화면에 보건선생님으로부터 쪽지가 눈에 띠었다. 쪽지내용은 우리 반 여학생 하나가 복통을 호소하며 보건실에 누워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되면 병원에 데려가 진찰을 받아보라는 것이었다. 불길한 생각에 교과서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보건실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양호실에 도착하자, 보건선생님의 간호를 받으며 침대위에 누워있는 한 여학생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 반 ○○였다. 가까이 다가가자 그 아이는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며 아픈 배를 움켜쥐고 복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순간, 아침에 먹은 것이 체했을 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부터 그랬니? 아침에 무엇을 먹었니?” 내 질문에 그 아이는 통증이 심한지 대답대신 흐느끼기만 했다. 잠깐이나마 그 아이를 안심시키고 난 뒤,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고 달려 온 부모님은 최근 집에서 있었던 몇 가지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아이가 불면증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부모님의 말을 듣고 난 뒤 무언가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매년 수능을 앞두고 일부 아이들이 입시에 대한 중압감으로 병원을 찾는다는…
2010-11-02 11:57오늘 아침에도 명심보감을 통한 인성교육이 시작되었다. 정기편의 마지막 문장이 소개되었다. 문장은 아주 길다. 그래서 담당선생님은 주로 읽고 해석하는 것으로 설명을 마치고 생각과 느낀 점은 각자가 적도록 하였다. 그 중에서 앞 부분만 생각해 보도록 하였다. “紫虛元君誠諭心文曰 福生於淸儉하고 德生於卑退하고 道生於安靜하고 命生於和暢하고 患生於多慾하고 禍生於多貪하고 過生於輕慢하고 罪生於不仁이니라” ‘자허원군성유심문왈 복생어청검하고 덕생어비퇴하고 도생어안정하고 명생어화창하고 환생어다욕하고 화생어다탐하고 과생어경만하고 죄생어불인이니라’ 해석은 이렇다. ‘자허원군성유심문에 말하였다. 복은 청렴과 검소함에서 생기고, 덕은 낮추고 물러서는 데서 생기며, 도는 안정에서 생기고, 생명은 화창함에서 생기며, 근심은 욕심이 많은 데서 생기고, 재앙은 탐욕이 많은 데서 생기며, 허물은 경솔하고 교만한 데서 생기고, 죄는 어질지 못한 데서 생긴다.’ 문장은 어렵지 않다. 어조사 於(어)는 ‘~에서’로 해석하면 되고 문장 구조가 모두 ‘-가 -에서 생긴다’로 짜여져 있다. 福生於淸儉(복생어청검)는 복은 깨끗하고 검소함에서 생긴다고 하였다. 복을 얻기 위해서는 복 받을 짓을 해야 한다.…
2010-11-02 10:21에듀파인 시스템은 교직원들에게는 당연히 말 많고 탈 많은 것이긴 하지만 이 시스템을 시행하고 정착시켜야 하는데 당위성이 존재하고, 한교신문 을 통해 장세진 선생님이 (교원잡무 진짜 제로가 되려면, 2010.8.30 한교신문 기사 참조) 시스템의 문제점을 제기한 것이 있기에 느낀점을 몇 자 적고자 한다. 에듀파인 시스템이란? 에듀파인 시스템(edufine system, 지방교육 행․재정통합시스템)은 정부회계에서도 기업회계에서 적용하는 발생주의ㆍ복식부기에의한 결산을 하도록 회계 관련법이 개정됨에 따라 기존에 사용하던 NEIS 회계 프로그램으로는 발생주의ㆍ복식부기회계를 처리를 할 수 없어 새로운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여기서 과거로 올라가면 이 발생주의ㆍ복식부기회계는 지난 1997년 우리나라가 IMF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으면서 우리나라 정부 회계시스템을 발생주의에서 복식부기로 변경시킨다는 약조를 하였기에 유예기간을 두어서 시행한 것이다. 발생주의는 현금의 수수와 관계없이 거래가 발생된 시점에 인식하는 기준이며, 이에 따라 거래는 발생하였으나 현금의 유입과 유출이 이루어지기 이전 시점에 인식한다. 반면에 복식부기는 하나의 거래를 둘 이상 계정의 왼쪽(차변
2010-11-02 07:58만능화(萬能化)! 그거 꿈 빼앗는 일이에요.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참으로 대단하다. 사람들은 모이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며칠 전 사적 모임에서도 줄곧 교육 문제가 주요 화제가 되었다. 동석했던 한 학부모는 자기 아이가 수학, 영어는 제법 잘 하는데 음악, 미술 등 예능 과목에는 통 재주가 없는 것 같아 걱정이 많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다른 학부모는 자기 자식은 음악에는 재주가 있어 악보만 있으면 척척 연주를 잘 하는데 영어, 수학은 도통 따라갈 기미조차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여기저기 학원을 알아보고 유명강사가 누구인지를 알아보겠다는 것이다. 나는 그들의 하소연을 들으면서 학부모들이 참 욕심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했다. 모든 영역에서 자기 아이가 다 잘하기 바라는 마음이야 이해하지만 모든 영역에서 만능이 되기란 원래부터 과욕이기에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도 부모들은 자기 아이들이 만능 슈퍼맨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하면서 아이들을 다그치고 있는 것이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아이들을 이 학원 저 학원으로 내몰아 이것저것을 정신없이 배우게 한다. 그날 만난 학부모도 예외는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어느 책에서 읽은 삽화 한 대목
2010-11-01 13:57아침나절에 한 젊은이가 마을로 찾아들어 마을 어귀에 길가에 앉아 있는 노인에게 말을 건넸다. “어르신, 말씀 좀 여쭙겠습니다. 이 마을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다름 아니라, 제가 지금 새로 이사할 곳을 찾고 있어서요.” 노인은 고개를 들어 젊은이를 힐끗 쳐다보더니 이렇게 묻는 것이었다. “그럼, 젊은이가 지금껏 살았던 마을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소?” 그러자 젊은이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예의도 모르고, 자기의 잇속만 챙기는 참 형편없는 사람들이었어요. 더 이상 참고 견딜 수 없어 이렇게 이사할 곳을 찾고 있습니다.” 이 말을 들은 노인은 대뜸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여보게 젊은이! 매우 실망스럽겠지만 여기 사람들도 다 그렇다네.” 그 말을 들은 젊은이는 서둘러 마을을 떠나고 말았다. 그러고 나서 한참이 지난 그날 오후에 다른 젊은이가 와서 아침나절의 젊은이처럼 이사할 곳을 찾는다며 그 노인에게 이 마을 사람들이 어떠한지를 묻는 것이었다. 노인은 아침나절에 젊은이에게 했던 것처럼 지금까지 살았던 그 동네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젊은이는 바로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제가 살았던 동네 사람들은 한결
2010-11-01 11:39
오늘 오후 갑자기 핸드폰이 울린다. 화면을 보니 '아들 이○○'이다. 첫마디가 "아빠, 나 합격했어!"이다. 그 다음은 합격의 기쁨에 넘치는 의성어 "으흐"가 계속 이어져 들려온다. 아들 스스로 얼마나 감격에 겨워하는지 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다. "그래 아들아! 대학 합격을 정말로 축하한다. 그 동안 공부하느라 고생이 많았다. 애써 주신 담임선생님, 교감, 교장 선생님 찾아 뵙고 지도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 말씀 올려라." 우리나라에선 고3 학부모가 되어야 진짜 학부모라는 말이 있다. 그 만치 학부모로서 마음 고생이 많다는 말이다. 어찌보면 자식보다도 학부모가 더 마음을 졸인다. 자식 눈치보느라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못하는 경우도 많다. 고3 자녀가 두 명인 우리집. 9월초중순(9.1-9.15)은 수시 원서 쓰는데 정력을 소모하고 추석 연휴기간(9.18-9.26)에는 탈진상태에 있는 아들을 보았다. 가속도를 붙여 수능 대비 공부를 해야 하는데 안타깝기만 하다. 수시 1차 합격(10.11) 후에는 교과면접, 입학사정관 면접에대비하느라 온 신경을 쏟는다. 면접(10.16) 이후 약 2주 동안은 합격 여부 때문에 공부가 안 된다고 한다. 이런 자식을 지켜보는
2010-10-29 08:11
소녀 공화국(1971) “달려라, 달려라, 우리 백군 달려라.” “달려라, 달려라, 우리 청군 달려라.” “와아, 와아.” 백군 쪽에서 함성이 일어납니다. “달려라, 달려 ! 이 바보야 힘껏 달려란 말이야 !” 청군들은 안달이 나서 야단들입니다. 하늘은 유난히 파랗고, 쳐다보고 있으면 눈알이 쏙 뽑혀 나갈듯 싶습니다. 그 파란 하늘아래 경이네 학교에서는 운동회 연습이 한창입니다. 운동회 중에서 가장 재미나고, 아슬아슬하여 청군, 백군이 열광적으로 응원을 하는 경기가 청백 계주입니다. 각반에서 남녀 대표가 차례로 이어달리는 경기는 1학년부터 4학년까지 달리기가 벌써 끝나고, 5학년이 시작되어 남자에서 여자에게로 배턴이 이어져 왔습니다. 청군이 훨씬 앞장서서 배턴을 받아 달려 나갑니다. 청군선수는 5학년 여자들 중에서 가장 키가 크고 달리기도 잘하는 영숙입니다. 항상 달리기에서 일등만 하는 선수이니까 청군은 더욱 기가 살아서 소리소리 지르며 응원을 합니다. 박수를 치고 함성을 지르며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운동장에서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비호 같이 잘 달리는 영숙이가 힘껏 달리지 않고 자꾸만 뒤를 돌아다보며 마치 백군 선수가 따라오기를 기다린다는…
2010-10-28 10:40날씨가 다시 가을로 돌아오는 것 같다. 하늘도 맑고 깨끗하다. 아직 단풍이 물들지 않았지만 머지 않아 단풍이 들 것도 같다. 가을이 좀 더 길었으면 한다. 오늘 아침에도 명심보감을 통한 인성교육으로 하루를 열었다. 명심보감 정기편 24번째 문장이 교내방송을 통해 소개된다. “宰予 晝寢이어늘 子曰 朽木은 不可雕也요 糞土之墻은 不可圬也니라.” ‘재여 주침이어늘 자왈 후목은 불가조야요 분토지장은 불가오야니라.’ 이 말의 뜻은 ‘재여가 낮잠을 자거늘 공자가 말하길, 썩은 나무는 조각을 할 수가 없고 썩은 흙으로 쌓은 담은 흙손질을 할 수가 없다.’라는 뜻이다. 이 문장에서는 스승과 제자가 나온다. 스승은 공자이고 제자는 宰予(재여)다. 그 스승의 그 제자라는 생각이 든다. 스승은 유명한 공자다. 제자도 공자의 孔門十哲(공문십철 : 공자의 제자 중 뛰어난 열명의 제자를 말함)중 한 명에 들어간다. 齊(제)나라에 들어가 벼슬을 하여 大夫가 되었다고 한다. 스승이 훌륭하면 제자도 훌륭하게 된다. 스승이 탁월하면 제자도 탁월하게 됨을 보여준다. 재여가 수업시간 낮잠(晝寢)을 자는 것을 보고 그냥 두지 않았다. 호통을 쳤다. 심한 꾸중을 하였다. 정신자세가 흐트
2010-10-28 10:39오늘 초겨울의 맛을 조금 볼 수 있게 하는 아침이다. 바람도 차고 날씨도 차갑다. 이럴 때 감기 조심하고 건강 조심해야겠다. 오늘 아침에도 명심보감을 통한 인성교육이 시작된다. 명심보감 정기편 23번째 문장이 교내방송을 통해 흘러나온다. “蔡伯皆曰 喜怒는 在心하고 言出於口하니 不可不愼이니라.” ‘채백개왈 희노는 재심하고 언출어구하니 불가불신이니라’ 이 말의 뜻은 ‘ 채백개가 말하기를, 기뻐하고 노여워하는 것은 마음속에 있고 말은 입에서 나오는 것이니 신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뜻이다. 蔡伯喈[채백개]는 중국 후한 사람(132~192)이고 이름은 옹(邕)이며 백개는 그의 자다. 효자로 유명했고, 천문학을 좋아했으며, 거문고를 잘 탔다고 한다. 오늘 본문의 내용이 우리에게 주는 가르침은 마음을 잘 다스리라는 것과 말을 할 때 신중을 기하라는 것이다. 마음을 잘 다스린다는 것이 잘 안 된다. 사람은 하루에도 열두 번 마음이 변한다. 기뻐할 때 기뻐하고 노워여할 때 노여워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도 많다. 자기하고 생각이 다르면 화부터 내는 사람도 있다. 자기하고 생각이 다른 것 가지고 화를 내었어야 되겠나? 자기와 생각이 다르다고 틀린 것은…
2010-10-26 1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