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교사, 중학생 제자와 탈선!"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을까요? 외국 영화의 한 장면도 아니고 드라마도 아닌 실제 상황이라니 부끄럽고 민망함으로 얼굴을 들기 어려울 지경입니다. 그 동안 심심치 않게 나돌던 교단 성추행 사건이나 성폭행 사건보다 훨씬 수위가 높은 사건이라 더 그렇습니다. 자기가 맡은 반 아이들을 바르게 성교육을 시켜야 할 담임 교사가 제자와 합의 하에 이루어진 행위라서 처벌조차 불가하다는 법의 해석 앞에 네티즌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기세입니다. 그 부모가 고발하지 않았다면 앞으로도 얼마나 더 많은 학생들을 수렁에 빠뜨리고 교단을 능멸했을지 기가 막히는 사건입니다. 아픈 기억을 떠올리며 이 사건을 보면서 떠오르는 아픈 기억이 필자에게도 있습니다. 20여 년 전에 가르치던 6학년 남학생의 일입니다. 그 아이는 부모가 안 계신 형편에 가난하였지만 명랑하고 운동도 잘해서 급우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날씨가 흐리거나 안 좋은 날이면 이상한 행동을 하거나 몸짓을 해서 아이들이 질겁을 하곤 했습니다. 나이에 맞지 않게 조숙해서 초등학생이 입에 담기 어려운 성적인 농담을 아무렇지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아이와 상담을 하고 싶었으나 혹시 커다란
2010-10-19 11:37베트남 전쟁 당시 베트남 하노이 힐튼 포로수용소에서 1965년부터 1973년까지 8년간 수용됐던 미군 장군 짐 스톡데일(Jim Stockdale)이 있었다. 그는 잘될 거라는 믿음을 잃지 않는 가운데 어려운 현실을 끝까지 직시해 살아난 반면, 다른 포로들 중 곧 나갈 수 있을 거라고 믿었던 낙관주의자들은 대부분 상심을 못 이겨 죽고 말았다고 한다. 어설픈 낙관주의자는 죽고 냉정한 현실주의자는 살아남았던 것이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나갈 거야'라고 대책 없이 낙관한 사람은 처음엔 희망찬 모습을 보이다가 예정된 시간이 지나자 급격히 비관적으로 되었다가 끝내 상심을 못 이겨 쓰러졌다고 한다. 살아남은 포로들은 위기 속에서 내일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으면서도 현실속의 가장 냉혹한 사실들을 직시한 사람들이다. 세계적 경영학자 짐 콜린스가 자신의 저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에서 소개하면서 더 유명해진 일화다. 얼마 전 전 세계 사람들을 경이로움과 함께 환호로 들끓게 했던 칠레 산호세 광산에서 매몰되었던 33명의 광부들의 극적인 구조 장면은 위에서 소개한 스톡데일 패러독스와 오버랩 되는 장면이 있다. 지하 700여 미터 되는…
2010-10-19 08:07가까이 보이는 산자락에는 옅은 안개를 머금고 있다. 하늘은 높고 푸르다. 아름다운 가을날씨를 미리 예고하는 듯하다. 오늘 아침에는 중간고사 3일째라 그 어느 때보다 조용하다. 학생들은 시간을 쪼개고 쪼개도 모자랄 것 같다. 모두가 자기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으면 한다. 우리학교에는 명심보감을 통한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나름대로 생각해 보지 못하고 넘어간 문장들이 있다. 그 중 정기편의 14번째 문장에 대해서 생각해 보려 한다. “荀子 曰 無用之辯과 不急之察을 棄而勿治하라”(순자 왈 무용지변과 불급지찰을 기이물치하라) 이 문장의 뜻은 ‘순자가 말하였다. 쓸데 없는 말과 급하지 않은 일은 버려두고 다스리지 말라.’ 이 문장은 해석하기가 그렇게 어렵지 않다. 무용지변은 쓸데 없는 말, 또는 쓸데 없는 변론으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 불급지찰은 급하지 않는 일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 순자께서는 이 두 가지를 버리고 다스리지 말라고 하셨다. 순자(筍子)는 BC,298~238, 이름은 황(況)으로 전국시대 말기의 조나라 사람임 자하(子夏)의 학파에 속하는 유학자로 맹자의 성선설(性善說)에 관하여 인간의 본성은 악하다는 성악설(性惡說)을 주창한 분으로 알려져 있
2010-10-18 10:55우리 학교 부장교사들, 자녀 교육면에 있어서는 고3 자녀를 둔 교장보다 선배다. 그들의 자녀들이 대학에 다니거나 군대에 가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교장에게 말한다. "교장 선생님,고 3 학부모가 되어 보아야 정말 학부모 심정이 어떤 지 알수 있답니다." 지난 토요일 아침, 아파트 저수지 너머로 보이는대학교 캠퍼스 건물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아침마다 보는 풍경이지만 오늘은 감회가 다르다. 아들이 지난 달 수시 1차원서를 접수(경쟁률 11:1)하고 면접대상자로 확정되어 오늘 서을캠퍼스에서 면접을 보기 때문이다. 집에 고3 자녀가 있으면 그 집안은 모두 고 3학생의 기준에 맞추어야 한다는말이 있다. 우리 집에는 딸과 아들이 모두 고3이다. 그런데 부부교원이니 대입 뒷바라지가 자녀들의 마음에 흡족하지 않은가 보다. 자녀와의 갈등도 심심치않게 표출된다. 대입 원서 서류 제출 때도 자녀들은 서울에 있는 유명대학교를 가려 한다. 부모는 대학보다는 전공과 향후 취업을중시하고 있다.아직도 우리 사회엔 간판과 학벌의 존재를 무시할 수는 없나 보다. 자기 소개서 6개 문항과 증빙자료 30매를 준비하는데 1주일 이상 소요되었다.자녀의 생각과 부모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2010-10-18 10:47며칠 전, 쉬는 시간이었다. 우리 반 성제가 슬며시 내게로 다가왔다. 못하게 해도 어느새 등 뒤에 나타나 어깨를 주무르며 이것저것 요구사항을 늘어놓고는 그걸 들어달라고 응석을 부리는 일이 자주 있는 아이라 또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걸어왔다. "우리나라에서 아직 가보지 않은 곳 어디예요?" "이름난 곳은 다 다녀왔어." "어, 그러면 안 되는데…." "그걸 네가 왜 걱정해?" "제가 나중에 선생님 여행시켜 드릴 건데 외국여행은 돈이 너무 많이 들잖아요." "아이고 고마워라. 그렇다면 제주도 여행만 시켜줘도 고맙지." 그날 성제의 얘기는 자기가 좋아하는 선생님이 여행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기에 커서 돈 벌면 그동안 가보지 못한 곳을 구경시켜줄 계획이란다. 그런데 국내는 다 다녀왔다니 갈 곳이 외국밖에 없어 돈 때문에 약속을 못 지킬까봐 걱정이라는 것이다. 말만 들어도 고맙고 배부른 얘기였다. 사실 성제는 느린 행동과 엉뚱한 소리로 우리 반 모두를 웃기는 코미디언이다. 잘생긴 성제가 제 깐에는 열심히 한다고 애를 써도 타고난 몸매 때문에 친구들보다 행동이 느리다. 삐뚤빼뚤 알아보기 어렵게 쓴 글자 지우고 다시 쓰느라 늦게까지 남아있는 날이…
2010-10-18 10:47교실에 들어선다. 단정히 앉은 아이들이 선생님을 쳐다본다. 순간, 왜 이래. 당황하는 느낌을 받는다. 교탁에 책을 내려놓고. 아! 좋은 교실이다. 이런 교실에서 수업을 하고 싶다. 순간적인 생각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담임이 누구냐고 물어 본다. 누구누구입니다. 그래, 그렇지. 그 선생님. 그렇지. 그 선생님을 다시 한번 기억하게 된다. 그리고 무언 중 대화를 하다가 어느 반에 들어가면 아름다운 수업이 절로 된다고 말하곤 한다. 없던 생각도 떠올라 마구 쏟아낸다고 이야기 한다. 이처럼 교실의 아름다움은 정다운 교실을 만들어 가고, 정다운 교실은 아름다운 학생들의 마음을 정화시켜 주고, 정화된 교실에서는 샘솟는 맑은 수업이 산소처럼 이심전심으로 진행된다. 주고 받는 사설도 마치 연인이 주고받는 달콤한 사랑의 이야기를 하는 듯 하다. 수업이 아름답다는 말을 쓰기가 참으로 불편한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건만 아름다운 생각으로 아름다운 수업을 만들어 가는 정다운 교실은 학생이나 교사 모두가 겨울철의 포근산 온기를 느끼듯이 서서히 달아 오르는 것 같다. 교실에 들어서도 아직도 학생들은 자고 있고, 뒤에서는 떠드는 소리가 그치지 않고, 수업 준비는…
2010-10-17 08:35최근 들어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입만 열면 한국교육을 칭찬하고 있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잠시도 쉬지 않고 진행되는 수업과 야간 자율학습, 그리고 심야까지 이어지는 학원수업,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치열한 입시경쟁과 교육열 등등. 매사 여유롭고 조급할 게 없는 미국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역동적이고 생동감 있는 살아있는 교육으로 비칠 법도 하다. 그러나 한 발짝 물러서서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어두운 면이 훨씬 많은 것이 우리의 교육현실이다. 새벽같이 일어나 세수를 하는둥마는둥 하고 부리나케 등교하는 학생들의 표정을 보면 마치 좀비영화의 한 장면 같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의 표정에 비할까. 하나같이 완전 무표정에 짜증이 가득 실린 얼굴들이다. 또 학교에 오면 어떤가.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책상에 똑같은 헤어스타일에 똑같은 교과서를 가지고 똑같은 자세로 똑같은 내용을 공부하다 똑같은 장소에 가서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밥을 먹는 학생들을 보면 과연 저 속에서 세계를 리드할 창의성이 나올 것인지 의문이 든다. 비근한 예로 지난주에 발표한 노벨상 대상자 중에 우리 한국인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우리 한국의 교육을 본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미국은, 1
2010-10-17 08:21오늘 아침 학교 방송을 통해 명심보감 정기편 21번째 문장이 흘러나온다. “경행록왈 심가일(이언정) 형불가불로(요) 도가락(이언정) 신불가불우(니) 형불로즉태타이폐(하고) 신불우즉황음부정(이라) 고로 일생어로이상휴(하고) 낙생어우이무염(하나니) 일락자(는) 우로(를) 기가망호(아)” “景行錄曰 心可逸이언정 形不可不勞요 道可樂이언정 身不可不憂니 形不勞則怠惰易弊하고 身不憂則荒淫不定이라 故로 逸生於勞而常休하고 樂生於憂而無厭하나니 逸樂者는 憂勞를 其可忘乎아” 이 문장의 뜻은 ‘경행록에 말하였다. 마음은 편안하게 할 수 있을지언정 육체는 수고롭게 하지 않으면 안 되고, 도는 즐길 수 있을지언정 몸에 근심하지 않아서는 안 될 것이니, 육체가 수고롭지 못하면 게으르고 나태하게 되어 폐단이 생기기 쉽고, 몸에 근심하지 않게 되면 빠지고 음탕하여 안정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편안함은 수고로움에서 생겨 항상 기뻐고, 즐거움은 근심에서 생겨 싫증이 없으니. 편안하고 즐기는 사람은 근심과 수고로움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문장이 꽤 길고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유심히 살펴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다. 역시 대구로 이루어져 있다. 대구의 형태는 같은 대구의 한자(漢字)의 뜻이 같거나
2010-10-14 11:23우리학교는 책 읽는 시간이 있다. 아침 수업이 시작되기 전 30분 책을 읽는다. 그리고 20분은 생각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우리학교 학생들은 일주일에 책 한 권은 꼭 읽도록 권한다. 1년에 51권의 책을 읽도록 하고 있다. 왜 쉬지 않고 책을 읽도록 권하고 있나? 공부할 시간도 없는데 책을 읽는데 시간을 빼앗으면 되나? 이렇게 생각하는 학생들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우선 책을 많이 읽으면 독해력이 향상되기 때문에 언어 영역은 말할 것도 없고 모든 영역의 과목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책을 많이 읽으면 논리력도 향상되기 때문에 수학에도 도움이 된다. 책을 많이 읽으면 발전적 사고를 하기 때문에 과학에도 도움이 된다. 책을 많이 읽으면 상상력도 풍부해지기 때문에 운문의 글들을 산문의 글로 풀어쓰는 능력도 뛰어나게 된다. 책을 많이 읽으면 이해력이 좋아지기 때문에 다른 과목의 책을 읽어도 쉽게 이해할 수가 있다. 또 책을 많이 읽으면 어휘력이 풍부해지기 때문에 글쓰기에도 도움이 된다. 대학에 갈 때 논술을 잘하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그러면 논리적인 글을 체계적으로 잘 쓸 수 있게 된다. 책을 많이 읽으면 좋은 사람
2010-10-13 12:41밥상머리 교육의 중요성 "오메, 우리 2학년은 밥 좀 많이씩 좀 먹으먼 좋겄다잉~ 이쁜 것들이 왜 이렇게 음식을 더 주란 말을 안 한다냐잉~" "아, 예. 우리 반 아이들은 음식을 남기고 먹으면 안 된다는 걸 알기 때문에 스스로 먹는 양을 조절해서 그렇답니다." "오메, 그라요. 나는 내가 해 준 음식이 맛이 없어서 그란 줄 알고 속상했는디! 그라고 보니 우리 2학년 식판은 언제나 깨끗하더만~" "저도 아이들만큼만 주세요.저부터 남기면 아이들에게 할 말이 없거든요. 그리고 욕심의 시작이 음식을 탐하는 데서 부터랍니다. 조금 더 먹고 싶을 때 참을 수 있도록 가르칩니다.그래야 자제력이 길러진답니다." 우리 학교에 새로 오신 조리사 선생님이 날마다 하시는 말씀이랍니다. 하나라도 더 먹이려고 음식을 들고다니면서 아이들에게 나눠 주며 하는 말씀이지요. 음식을 남기면 벌점을 받으니 두 배로 손해가 되니까 아이들은 자기가 먹을만큼만 받되, 골고루 먹어야하는 학급의 식사 규칙을 잘 따릅니다. 학년 초에는 싫어하는 음식을 먹다가 한 두번 토하던 아이가 있었으나 이제는 그 아이까지도 잘 먹게 되었으니, 요즈음의 우리 반 아이들은 점심 식사 시간을 즐기는 편입니다. 집에서는…
2010-10-13 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