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다는 것은 무엇이냐?” “그린다는 것은 그리워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리움은 그림이 되고, 그림은 그리움을 부르지요. 문득 얼굴 그림을 보면 그 사람이 그립고, 사 그림을 보면 그 산이 그리운 까닭입니다.” 생도청에서의 첫 만남에서 이루어진 홍도와 윤복의 대화이다. 윤복의 답에 홍도는 엄청난 충격을 받는다. 그건 자신의 내면에서 사라져가고 있는 것을 윤복이 다시금 일깨워줬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을 능가할 한 천재의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소설 속에서 그림의 두 천재인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은 이렇게 운명적으로 만난다. 그리고 그 운명의 끈은 스승과 제자의 모습으로, 사랑하지만 사랑한다고 말을 할 수 없는 애절함으로, 때론 서로에 대한 경원의 모습으로 엮어진다. 두 명의 천재, 단원과 혜원 그리고 또 한 명의 천재 정조 사랑을 모르는 자가 사랑을 그릴 수는 없다. 아픔과 슬픔을 모르는 자가 아픔과 슬픔을 그릴 수가 없다. 또 쓸 수도 없다. 비록 그리고 썼다 할지라도 그건 영혼이 없는 화려한 껍데기에 불과하다. 이정명의 을 읽는 내내 줄곧 이런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왜 그럴까? 아마 그림을 그리고, 그림을 말하는 세 사람(홍도, 윤복, 정조)의
2007-10-24 21:20
다음달 11월 1일 중국의 차세대 청년 리더 240명이 한국을 방문한다. 한국청소년연맹(www.koya.or.kr 총재 차종태)은 국가청소년위원회(위원장 최영희)와 함께 한 ․ 중 우호와 동반자 관계를 증진하고자 2007년 11월 1일(목) ~ 11월 10일(토) 9박 10일간 각 분야별로 중국의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 청년 리더들을 초청 방한한다. 방문단의 단장 중화전국청년연합회 부비서장 왕 슈에 펑(Wang Xue feng)을 비롯하여 2개조 7분단으로 나누어 움직이며 10일간의 방문 여정동안 한국의 진면목을 돌아보게 된다. 중국의 차세대를 이끌어갈 20대에서 30대의 사회 각 분야 리더들은 경기, 호남과 강원, 영남 지역 일원을 돌면서 문화유적 답사, 산업시설 시찰, 한국 전통문화 체험 등의 다양한 일정을 통해 한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게 된다. 첫날 도착에 이어, 둘째 날 서울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환영회가 열려 양국에서 준비한 문화공연이 펼쳐진다. 한국 전통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성균관대학교에서의 한국어 기초교육, 유교소개와 창덕궁을 경유하고, 경기도국악당에서는 한국전통문화에 푹 빠져 체험의 진수를 느낄 수 있게 된다. 특히 이들에게 보여주게
2007-10-24 17:43
먼 산이나 도로변의 나무들이 저마다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들이고 사람들을 유혹하는 계절이다. 이렇게 좋은 계절에 깊은 산길과 호숫가를 굽이굽이 돌며 단풍으로 곱게 물든 산과 수면에 비친 풍경을 감상하다 보면 덤으로 감이 주렁주렁 열려있는 오지마을도 구경할 수 있다. 충북 옥천군 군북면 석호리와 진걸마을 갈림길에서 진걸마을로 길을 잡으면 대청호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오지마을의 묘미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진걸마을로 가는 도로의 오른편 호숫가에 옛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세 칸짜리 정자 청풍정이 자리 잡고 있다. 1790년경 참봉 김종경이 지은 정자로 1900년경 불에 타 옛터만 남아 있었던 것을 1995년 옥천군에서 복원했다. 청풍정에 올라서면 호수를 품고 있는 산 풍경이 대청호의 수면에 펼쳐져 절경을 이루고 있다. 명월이의 깊은 사랑이 녹아있는 것 같아 물빛도 예사롭지 않다. 그런데 이곳의 풍경은 댐이 조성되기 전에 더 아름다웠었다는 얘기를 들으니 그 당시 금강의 깨끗한 물과 울창한 숲,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이 어우러지며 만들어낸 비경을 짐작해볼 수 있다. 청풍정 바로 옆에 '명월암(明月岩)'이라는 글귀가 암각 되어 있는 바위 절벽이 있다. 청풍정과 명월암은 구
2007-10-24 08:57
- 갈밭새들이 날아오르던 조마이섬 을숙도. 한자로 풀이하면 새 乙자에 맑을 淑, 그리고 섬 島. 새가 많고 물이 맑은 섬이라는 뜻이다. 낙동강이 남해와 만나는 하구 언저리에 고구마처럼 길게 늘어서 있는 을숙도에는 이름 그대로 새들이 많다. 아니 많다기보다 그저 새들의 천국이다. 50여종, 10만 마리의 철새들이 쉬어가는 을숙도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철새 도래지이자, 희귀한 새들을 연중 관찰할 수 있는 갈대와 개펄의 땅이다. 지금은 낙동강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하구둑으로 인해 찾아오는 철새들의 숫자가 많이 줄긴 했지만, 그래도 을숙도에는 각종 철새들이 해마다 무리를 지어 찾아오곤 한다. 세계적인 희귀 새인 재두루미, 저어새, 흰꼬리수리 등이 무리를 지어 겨울을 나는 모습은 장관 중의 장관이다. 어디 그뿐인가. 긴 부리에 눈부시게 하얀 깃털을 자랑하는 백로들이 붉은 노을을 등지면서 낙동강과 갈대밭 사이로 나울거리는 모습은 한 폭의 아름다운 동양화를 연상시킨다. 요산 김정한 선생이 1966년에 발표한 의 주 무대는 바로 앞에서 이야기한 을숙도라는 섬이다. 이 을숙도는 낙동강이 운반해 온 토사의 퇴적에 의하여 형성된 모래섬으로써 총면적이 0.08km2 정도이며, 지
2007-10-20 08:49
어린이들이 심신을 조화롭게 발달시키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중 하나가 학교에서 배우고 익힌 활동을 바탕으로 야외에서 체험학습을 하는 것이다. 여럿이 함께 하다 보면 질서, 협동심, 공동체 의식 등을 통해 더불어 사는 것도 배운다. 지난 18일, 문의초등학교 전교생이 수려한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다양한 동물들이 살아가는 대전동물원으로 현장학습을 다녀왔다. 떠나기 전 교장선생님은 "그냥 노는 날인 줄 알고 손에 아이스크림이나 들고 다니다 일행을 놓쳐 고생하는 후진국형 학생보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잘 따르면서 보고 들은 것이나 궁금한 것을 조사장에 적어와 공부하는 선진국형 학생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도 하셨다. 주변의 산과 동물원에 심어져 있는 나무들이 보기 좋게 단풍이 들어 아이들을 더 즐겁게 했다. 입구에는 예쁜 꽃을 피운 국화들이 전시되어 있다. 놀이기구가 눈에 들어오자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놀이기구를 먼저 타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달래 동물원으로 갔다. 동물원에 왔으니 동물부터 구경해야 한다는 게 이유였다. 대전동물원은 물개와 점박이 물범이 물속에서 수영실력을 뽐내고 있는 용궁 나라, 관람객들에게 먹을 것을 달라고 재롱을 떠는 가슴 반달곰ㆍ거대한 몸집의 불
2007-10-20 08:49
시인이나 소설가에게 소원이 무엇이냐 물으면 뭐라 대답할까? 아마 평생 동안 세상에 길이 남을 명작 하나 남기는 것이라고 답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명작을 남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작가라 할지라도 어떤 사람은 유명세 타기를 좋아하는 이도 있고, 남의 글 비판만 하다가 자신은 글을 못 쓰는 이도 있다. 또 베스트셀러 몇 권을 내곤 거기에 안주하거나 자만에 빠져 자신의 일을 소홀히 하는 사람도 있다. 반면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도 있다. 그건 글쓰는 사람만이 아니다. 어떤 사람은 장애아를 위해, 또 어떤 사람은 의자 만드는 일에 온 정성을 바친다. 그 정성 속엔 사랑이라는 것이 담겨 있다. 인간에 대한, 일에 대한 따스한 숨결이 담겨 있다. 그 각기 다른 사랑의 그릇들을 김혜리는 여섯 개의 단편 동화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몇몇 작품을 살펴보자. 세상에 명작 하나 남기는 게 소원이에요 첫 번째 동화 는 한 동네에 살고 있는 작가들의 이야기다. 우거진 숲과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마을을 사람들은 이라 부른다. 이곳에 글을 쓰는 작가 네 명이 살고 있어서이다. 아야 씨는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그가 쓴 책은 내용을 가리지 않
2007-10-20 08:48
참새, 까마귀, 까치 등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류다. 참새나 까치와 같이 일정한 지역에 눌러 살면서 번식을 해 우리와 친숙한 조류가 텃새다. 우리나라에는 텃새 외에도 번식지와 월동지를 오가는 철새, 나그네새, 떠돌이새가 함께 둥지를 튼다. 시베리아, 몽고, 중국 등 동북아시아에서 번식하는 수많은 철새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 거쳐 가는 중간 기착지 중 한곳이 금강하구다. 금강하구에는 대표적인 텃새 까치, 박새, 흰뺨검둥오리를 비롯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황새, 논병아리, 기러기, 노랑부리저어새, 청둥오리 등이 서식한다. 아침과 저녁에는 가을철마다 날아오는 가창오리의 아름다운 군무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철새들은 대개 동남아시아 등 남쪽에서 봄철에 날아와 번식을 하고 가을에 다시 남쪽으로 이동하는 여름철새와 시베리아 등 북쪽에서 가을에 날아와 번식을 하고 봄에 다시 북쪽으로 이동하는 겨울철새로 구분한다. 금강하구의 대표적인 여름철새는 중대백로, 쇠백로, 해오라기이고, 겨울철새는 기러기류, 오리류이다. 그중 금강하구는 겨울철새들이 서식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어 겨울이면 탐조가들로부터 사랑받는 장소이다. 관람객들에게 생명의 존엄성과 자연보호 의식을
2007-10-19 10:11
아버지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묵묵함? 엄함? 아님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불철주야 일하는 사람? 어느 하나로 단정할 수 없다. 자식들에게 아버지란 존재는 사람마다 환경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해서 아직은 아버지의 모습이 자식들에게 안길 수 있는 존재로 다가오기는 쉽지 않다. 물론 요즘은 아버지의 모습도 예전과 많이 달라져 있음은 사실이다. 그러나 어머니만큼은 친근한 존재는 아닌 것 같다. 며칠 전 학부모와의 진로 설명회 자리에서 있었던 일이다. 여섯 명의 어머니들과 상담을 하고 있는 동안 그 어머니의 아이들이 복도에 서서 엄마를 기다렸다. 가끔 창문을 열어보며 눈을 마주치곤 미소를 주기받기도 했다. 상담 중에 웬 불경한 행동이냐고 하겠지만 내겐 그 모습이 참 예뻐 보였다. 한 시간 삼십 분 동안 어머니들과 이야기가 끝나고 복도를 나오자 아이들은 일제히 자기 엄마를 찾아 팔짱을 꼈다. 어떤 아이는 등에서 껴안고 어린양을 부린다. 그 중엔 ‘우리 엄마 별로 안 좋아요.’ 하고 말을 했던 아이도 있었다. 암튼 열두 명의 모녀가 나란히 팔짱을 끼고 저녁 어스름 속으로 걸어가는 아름다운 모습에 나 또한 잠시나마 행복했었다. 이틀 후, 또
2007-10-17 23:25
전국에서 유일하게 전망대에서 일출과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해양박물관이 서천에 있다. 서해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는 마량포구 조금 못미처의 야산 위에 있는 서천해양박물관이다. 서천해양박물관은 교육적인 볼거리를 제공하고 바다와 자연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주기 위해 세계적인 희귀 조개류와 어류박제, 아름다운 산호와 화석, 살아 있는 철갑상어 수족관과 해수열대어 수족관 등 신비로운 해양생물 약 15만여 점을 모아 2002년 충남 서천군 서면 마량리에서 문을 열었다. 박물관에 전시된 것들은 100% 진품이다. 그래서 박물관에 가면 이름만 들어도 등골이 오싹한 식인상어, 키가 1.2m나 되는 식인조개, 동작이 우둔한 개복치, 멸종 위기에 처한 장수거북을 직접 볼 수 있다. 해양생물(게, 뱀장어, 우럭 등)을 손으로 직접 만져보면서 바닷속의 신비를 경험하는 생태체험학습장도 있다. 큰 조개나 소라의 껍데기를 귀에 대면 파도소리가 들려오고 바닷내음이 풍겨와 동시 '소라껍질'이 생각난다. 《그 조그만/소라껍질 안에는/커다란 바다가 들어있다.//오랫동안 간직한/바다의 소리//바다를 한덩어리로/꼬깃꼬깃 접어서/소라껍질 안에/넣었을지도 모른다.//한덩어리 바다를/삼켜버린/조그만
2007-10-17 23:24
- 오륙도 축제와 연계한 평생학습축제를 다녀와서 지난 10월 12일부터 14일까지 부산 평화공원에서는 이색적인 축제 한마당이 펼쳐졌다. 올해로 11회를 맞는 오륙도 축제가 그것이었다. 특히 올해는 오륙도 축제를 평생학습축제와 연계시킨 것이 눈에 띄었다. 오륙도 축제는 12일 오전 10시에 오륙도 선착장에서 축제의 성공을 위한 기원제를 시작으로 진행되었다. 또한 백운포 평화공원 특설무대에서는 다양한 동아리들의 경연대회가 열렸으며 오후에는 사랑과 평화의 음악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오륙도 가요제와 중고생 솜씨자랑, 웅변대회, 북한출신 새터민 예술가들의 평화 공연 등이 다채롭게 펼쳐졌다. 무엇보다도 부산 시민들의 눈을 끈 것은 평생학습축제였다. 부산 시내 각 시민단체와 봉사단체, 각 학교 도서관 등에서 다양한 소재와 재료를 가지고 창작 활동을 가르친 것은 무척 신선했다. 도자기 공예체험, 나무곤충 만들기, 바람개비 만들기 등 학생들의 참여코너가 다양하게 구성되었던 것이다. 또한 학생들의 시를 판넬로 예쁘게 담아 전시한 시화전이 가을 하늘 아래 아름답게 펼쳐져서 오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붙잡기도 했다. 흥겨운 무대들도 많았다. 할머니로 구성된 스포츠 댄스 동아
2007-10-17 1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