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31일. 닛코에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서설이 탐스럽게 내렸다. 울창한 삼나무 숲위엔 기기묘묘한 설화가 만발했고 쥬젠지의 쪽빛 호수엔 차가운 겨울이 소리없이 내려앉고 있었다.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아로새기며 도착한 곳은 게곤폭포 전망대였다. 그러나 우렁우렁 지축을 흔드는 폭포수의 굉음만이 공간을 울릴 뿐, 정작 폭포의 장엄한 모습은 볼 수가 없었다. 우리가 의아하게 생각하자 가이드는, "게곤폭포를 지척에서 감상하려면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시 지하 50미터 지점까지 더 내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일행은 곧바로 승강기를 타고 게곤폭포의 전망대로 직행했다. 30여명이 동시에 탑승할 수 있는 널찍한 규모의 엘리베이터는 순간이동을 하듯 빠른 속도로지하 50미터 지점에 우리를 내려놓았다. 엘리베이터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흰 기저귀를 길게 늘어뜨린 듯한 길이 99미터의 게곤 폭포수가 장엄한 물줄기를 내뿜었다. 쥬젠지 호수에서부터 흘러내리던 물줄기가 급전직하 폭포수로 변화된 게곤폭포는, 와카야마켄의 나치노타키 폭포, 이바라키켄의 후쿠로다 폭포와 더불어 일본의 3대 폭포 중의 하나인데 이 중에서도 게곤폭포가 가장 크고 멋지다고 한다. 봄, 여름,
2008-01-23 17:08
동경에 어두움이 밀려오기 시작하면 도쿄타워 트러스에 설치된176개의 투광등에 일제히 불이 들어온다. 오늘은 동경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높이 333m의 도쿄 타워로 파리의 에펠탑보다 21m가 더 높단다. 전체적으로 정사각형의 단면을 이룬 입체 트러스의 강철구조물로, 지상 150m 지점에 2층의 전망실이 있고 250m 지점에 특별 전망대가 있어 관광자원으로도 이용되고 있었다. 에펠탑에는 철재 7,000여 톤이 쓰였지만 도쿄 타워는 4,000여 톤으로 만들어져 있다. NHK 종합 텔레비전 송신탑과 풍속계 및 강진계가 설치되어 있고, 스모그를 측정하는 등 공해조사에도 활용되고 있다. 1958년 개업 이래 도쿄 타워는 자립 철탑으로서는 세계 제일의 높인 셈이다. 우리가 도쿄 타워를 찾았을 때에는 저녁 어둠이 서서히 내리기 시작하는 오후 다섯시 무렵이었다. 마침 탑체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176개의 투광등에 일제히 불이 들어와 도쿄 타워는 도발적인 주홍빛을 띄우며 예의 그 고혹적인 자태로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전망대에 서면, 세계무역센터 건물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도쿄 타워 동쪽 전망 도쿄 타워 남쪽 전망 - 왼쪽으로 하루미 여객 터미널과 저 멀리…
2008-01-22 14:36
충북 영동의 양산팔경은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머물렀던 영국사와 기암절벽이 아름다운 천태산 때문에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양산팔경과 함께 영동을 대표하고 있는 한천팔경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들이 적다. 황간에서 서북방으로 2Km 지점에 우뚝 솟아 있는 봉우리가 월류봉이고 그 일대의 절묘한 산수가 한천팔경이다. 한천팔경은 1경 월류봉, 2경 화헌악, 3경 용언동, 4경 산양벽, 5경 청학굴, 6경 법존암, 7경 사군봉, 8경 냉천정인데 그중 1경인 월류봉의 풍경이 으뜸이다. 깎아 세운 듯 똑바로 서있는 높은 절벽, 절벽 위에 날아갈 듯이 앉아있는 정자, 정자 밑 층암절벽을 휘감아 돌고 있는 맑은 물이 어우러지며 만든 월류봉의 풍경은 한 폭의 산수화를 보고 있는 듯 아름답고 수려하다. 얼마나 아름다우면 이곳에서는 달님도 쉬어간다. 월류봉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높이 솟은 봉우리에 달이 걸려 있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정취가 풍긴다. 한천정사쪽에서 보면 능선을 따라 서쪽으로 흐르는 달이 계속 봉우리 주변에 머무르는 것처럼 보여 음력 보름을 전후하여 이곳을 찾는 게 좋다. 물길을 따라 내려가면 하천에 널려있는 암석과 하얀 얼음을 뚫고 흐르는 계곡물이 어우러
2008-01-22 09:15
- 중부교회, 양서조합, 그리고 그 시절의 언어들 그때가 고등학교 2학년의 어느 봄날이었다. 당시 나는 봄 학기를 맞이하여 보수동 책방 골목에서 참고서와 문제지를 뒤적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 연기가 가득 차더니 칼칼한 냄새가 코끝에 밀려왔다. 옥시글거리던 책방 골목이 일순 긴장에 휩싸이고 곧 이어 요란한 소음의 소방차들이 미문화원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그 유명한 '부산미문화원방화사건'이 터졌던 것이다. 그때가 82년이었으며, 광주항쟁의 희생자들이 아직 구천을 떠돌 때였다. 그들이 편안히 저승으로 가지 못하는 그 순간에, 군인 출신의 권력자들은 구중궁궐의 금침에 누워 호사를 누리고 있었다. ‘부미방’ 사건 1년 전에는 부산대학교 학생들과 부산지역 민주인사들을 용공세력으로 몰아 총 22명을 구속시킨 ‘부림 사건’이라는 것이 발생했었다. 그때 고문과 폭행으로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던 학생들과 그 가족들은 활발한 성격의 젊은 변호사를 만나면서 약간의 희망을 가지기도 했다. 근세 들어 보수동 책방 골목은 부미방 사건과 부림 사건, 그 젊은 변호사와 중부교회, 그리고 양서조합 등이 잘 버무려진 한 그릇의 전주비빔밥이었다. 세계 최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2008-01-21 11:25
충북 영동군에 중부권 최대규모의 인공 빙벽장이 있다. 풍광이 뛰어나고 빙질이 좋은 이 송천빙벽장에서 ‘그대 오르라 뜨거운 가슴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19, 20일 양일간 제1회 충청북도지사배 전국빙벽등반경기대회가 열렸다. 차가운 얼음덩이가 빙벽에서 떨어져 나오는 일이 많아 아이스클라이밍은 보통 3개월 이상의 암벽등반 훈련을 받아야 초급 코스를 밟을 수 있다. 최근 겨울스포츠로 각광 받는 빙벽등반을 즐기려면 헬멧(낙빙, 낙석방지모자), 아이스바일(빙벽용 도끼)과 크람폰(아이젠), 케신(안전벨트) 등의 클라이밍 장비와 안전장비를 갖춰야 한다. 인간은 자신의 한계를 실험하고 싶어 한다. 높은 곳을 향한 욕망도 끝이 없다. 그래서 지금 있는 곳보다 더 높은 곳을 향한다. 한 가닥 로프에 몸을 맡긴 채 깎아지른 얼음절벽을 한 발짝씩 위로 오르는 사람들은 어떤 희열과 성취감을 느낄까? 얼음덩어리가 후드득 아래로 떨어질 때면 구경하는 사람도 아찔하건만 빙벽에 매달린 클라이머는 더 힘차게 얼음벽을 찍으며 한발 한발 정상으로 향한다. 송천빙벽장은 초ㆍ중ㆍ상급자용 빙벽, 암벽과 빙벽이 함께하는 믹스클라이밍을 할 수 있는 빙벽장도 갖춰져 있다. 겨우내 볕이 들지 않아 3월…
2008-01-21 11:11
동조궁을 알리는 석물 표찰이다. 맨 위, 꽃잎 형태의 금박문양 세 개가 바로 도쿠가와 이에야스 가문을 상징하는문장(紋章)이다. 도쿄 프린스호텔 뷔페식당에서 이른 조식을 먹고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는 동조궁(東照宮)으로 향했다. 동조궁은 닛코에 있는데 한자로는 '日光'으로 표기하며 '하루 종일 해가 지지 않는다'는 뜻이 숨어 있다고 한다. 동조궁은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기리는 사당으로 원래는 그리 크지 않은 신사였으나, 에도막부의 3대 장군이자 이에야스의 손자인 도쿠가와 이에미스(德川家光)가 조부를 기리기 위해 일본 전역에서 15,000명의 장인과 450만 명의 인력을 동원해 1643년에 착공, 1년 5개월 만인 1636년에 다시 전면적으로 개수한 사당이다. 도쿄에서 닛코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편도 3차로 고속도로에는 겨울바람이 심하게 불고 있었다. 먼 산의 울창한삼나무들이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습이 보였고, 고속도로변에 빼곡이 들어찬붉은 동백은 여린꽃잎을 바람에게 잔인하게 유린당하고 있었다. 기후 탓인지 일본 고속도로에는 이렇게 어김없이 동백이 심어져있었다. 한겨울에 보는 붉은 동백의 고고한 자태는 여행객에게 아려한 서정을 가져다주기에 충분했다. 나는…
2008-01-20 15:06
'세계적인 미항'하면 흔히 호주의 시드니와 이태리의 제노바만(灣)을 든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는 아직 여행 경험이 일천한지라 이들 나라를 다녀보지 못했다. 그렇지만 일본의 요코하마를 본 순간, 세계적인 미항은 바로 이런 모습을 갖춘 곳일 거란 짐작은 들었다. 요코하마항에서 바라본 바다와 건물은 새롭고도 낯설었다. 인공의 힘으로 조성된 회색빛 빌딩들과 겨울 햇빛에 자연스레 부서지는 물비늘은 한 폭의 풍경화처럼 완벽했다. 멀리서는 푸른 하늘이 밀려왔고 가까이에서는 청결한 풍경이 나그네를 맞았다. 도시 전체가 설계도를 놓고 작심하고 만들어낸 듯 오밀조밀한 것이 일본인의 특성을 가장 잘 나타낸 도시란 생각이 들었다. 요코하마의 풍경을 구석구석 감상할 요량으로 수상버스를 탔다. 온통 금빛으로 치장한 수상버스가 물살을 가른다. 황색 깃발이 바람에 펄럭인다. 나는 배의 이물에 앉아 뛰어오르는 물고기를 본다. 싱싱한 놈이다. 은빛 비늘을 번쩍이며 솟구치는 물고기는 등이 검은 고등어다. 놈을 잡기 위해 놈이 뛰는 방향을 가늠해 앉았다. 그러나 갈매기가 먼저 찜을 해놓고 낚아채는 게 아닌가. 나그네는 하릴없이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으로 검푸른 쪽빛 바다만 바라볼 밖에.
2008-01-19 15:01
송강 정철은 우리나라 고전 시문학의 대가이자, 불세출의 명 문장가였다. 그의 문장이 얼마나 대단했으면, 김만중이 서포만필에서 정철의 가사인 사미인곡, 속미인곡, 관동별곡을 굴원의 이소에 비겨 극찬할 정도였을까. 그만큼 정철 선생의 작품은 민족 문학의 보고이다. 관동별곡에서 내.외 해금강과 관동팔경을 묘사한 언어의 속살은 곱씹을수록 깊은 맛이 우러난다. 어떻게 이런 문장을 지었는지 경탄하고 또 경탄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정철은 결정적인 한계를 지닌 인물이었다. 오로지 군왕과 왕실에 대한 충성심으로 똘똘 뭉친, 하여 군주제와 유교적인 이데올로기에서만 자신의 존재를 확인했던 인물이었다. 그의 이런 사고는 사미인곡이나 속미인곡에서 잘 나타나 있다. 이 작품들은 모두 여인이 남자를 연모하는 마음을 노래한 것이며, 이는 송강 자신이 임금을 연모하는 마음을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이 작품들의 제목에 있는 美는 모두 임금을 지칭하는 말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부산에 가면 이런 의미를 가진 동이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망미동이란 곳이다. 바랄 望자에 아름다울 美자를 쓰는데, 결국 임금을 그리워하는 동네란 뜻이다. 이 망미동에 얽힌 사연이 송강 정철의 사연과 유
2008-01-17 09:46
하코네 국립공원에 있는 유황온천. 땅속 곳곳에서 뜨거운 수증기가 뿜어져 나온다. 하코네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은 좁고도 가팔랐다. 목적지가 가까워올수록 매캐한 유황냄새와 함께 저 멀리 산 능선에서 흰 연기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모습이 보였다. 혼다사의 7인승 승합차에서 내리니 자욱한 화산 연기와 매서운 겨울바람에 도시 눈을 뜰 수가 없다. 가이드의 조언대로 목도리를 꺼내 두르고 앞사람의 엉덩이만 바라보며 정상을 향해 걷는다. 2007년을 마감하는 이국의 바람은 차가웠다. 바람에서 일본열도의 냄새가 나는 듯도 하다. 유황온천수의 온도는 80도에서 100도 사이라고 한다. 달걀을 넣으면 3분이면 완숙된다. 현지에서는 '구로다마고'라고 불리는 삶은 달걀이다. 유황 성분 때문에 껍질이 검게 변해있다. 얼마를 걸었을까. 부글부글 끓는 물소리가 들리는가 듯 싶더니 자욱한 수증기가 이내 시야를 가린다. 온통 산 능선 전체가 화산이다. 금방이라도 시뻘건 용암을 분출할 듯 생기가 있다. 마침 빨간 점퍼 차림의 사내가 부옇게 끓는 용천수(80도에서 100도 사이)에 담갔던 달걀을 꺼내고 있었다. 흰 달걀은 유황성분 때문인지 시꺼멓게 변해있다. 이 구로다마고를 하나를 먹으면…
2008-01-17 09:44
- 2008년엔 3·3·0프로젝트 매월3째 토요일 오후3시 학생무료 -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관장 최종설)이 새해를 맞아 학생눈높이 맞춤공연으로 3·3·0 프로젝트 기획으로 매월 3째주 토요일 3시에 하던 학생 유료 공연을 올해부터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무료 공연으로 전환하고 1월 첫 프로그램으로 "나무자전거"공연을 1.19일 갖는다. 남성 듀엣 나무자전거는 영화 클래식 삽입곡으로도 유명한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을 부른 바 있는 前 자전거 탄 풍경의 멤버로 현재 꾸준한 방송활동과 라이브 공연, 드라마와 영화 OST 작업을 활발히 하고 있는 팀으로 200여회의 라이브 콘서트를 통해 음악적 실력을 갖추고 대중의 귀에도 익숙한 감미롭고 부드러운 발라드 뿐만 아니라 "죽지않아송"과 개그콘서트 마빡이 메인타이틀 "보물"등 유쾌한 히트곡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듀엣이다. 이번 공연에는 "너에게 난 나에게 넌", "사랑한다면", "희망을 쏘다" 등 10여 곡을 들려줄 예정이며 입장권은 전석 6,000원으로 국가유공자 및 장애우는 50% 할인되며, 특히 2008년부터는 학생들 눈높이 맞춤 공연의 취지를 살려 초,중,고등학생들에게는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예매방법은 학
2008-01-15 1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