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중반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죽음으로 몰고 갔던 페스트는 파스퇴르에 의해 백신이 나올 때까지 유럽인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1800년대의 페스트가 프랑스의 도시 리옹을 휩쓸 때, 시민들은 죽음의 공포 속에서 손에 손에 촛불을 밝혔습니다. 모두 신성하고 거룩한 푸르비에르 언덕에 모여 페스트를 쫓아달라고 기도합니다. 간절한 기도에 대한 응답인지 페스트는 점점 기세가 누그러뜨리더니 사라졌습니다. 리옹 시민들은 감사의 마음으로 푸르비에르 언덕에 성모마리아 상을 세우고 12월 8일에 제막합니다. 이날이 되면 리옹 시민들이 창가와 대문에 촛불을 켭니다. 거리마다 밝혀진 촛불들은 거대한 하나의 빛이 되고 그 모습은 아름답고 장엄합니다. 우리도촛불로 그려낸 아름다운 모습이 있습니다. 광화문 광장에 모여들었던 거대한 촛불의 행렬입니다. 새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마음이 모여 뜨겁고 눈물 나는 광경을 보여주었습니다. 홀로 어둠을 밝히던 촛불이 모여 염원이 되었고, 그것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사라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광화문의 촛불 집회는 세계에서 유례없는 평화시위의 본보기를 만들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대한민국이 자랑스럽습니다. 가스통 바슐라르의 『촛불의 미학
2022-02-11 08:50지난해 1월 28일 타계한 김학(1943~2021) 수필가 1주기를 맞아 추모문집이 나왔다.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장세진 평론가가 추모문집 ‘김학수필문학론’(신아출판사, 값 20,000원)을 펴낸 것.추모문집 ‘김학수필문학론’은 지난해 10월 문학평론집 ‘서사성과 형식미’ 이후 불과 석 달 만에 펴낸 책이다. 416쪽에 달하는 제법 묵직한 추모문집인데, 엮은이로선 총 50권째, 편저로 국한하면 다섯 번째 책이기도 하다. 책은 화보와 5부로 나누어 엮었다. 먼저 화보는 연보, 김학의 저서들, 사진으로 보는 생전 활동 모습을 담았다. 연보는 기본적 이력과 함께 출간, 수상 내역 등을 간단명료하게 정리했다. 김학 저서는 수필집 14권(방송수필집 2권 포함), 수필선집 3권, 수필평론집 2권 등 총 19권이다. 그중 1970년대 나온 두 권의 방송수필집 ‘밤의 여로1, 2’를 빼고 17권의 앞표지 사진이 실려 있다. 제1부는 고인이 생전에 쓴 수필들이다. 11편은 김학이 남긴 방대한 양의 수필에 비하면 미미한 편수지만, 등단 후 처음 펴낸 수필집 ‘철부지의 사랑연습’부터 작고 달포 전 쓴 작품까지 비교적 골고루 실었다. 제2부는 수필과 함께 산 인생…
2022-02-08 18:36민족의 최대 명절 설을 앞두고 있습니다. 저는 오후에 조기, 돔, 민어와 문어를 사러 어시장에 갈 예정입니다. 고향 집에서 설을 쇠는데 참석자를 줄여서 간단하게 차례를 지내야 할 것 같습니다. 명절의 일상적 풍경인 왁자한 소리와 음식 냄새 속에 술 한잔을 하는 것이 어려울 듯합니다. 기억 속에만 머물러야만 하는 때입니다. 전을 부치는 향기로운 냄새와 명절에 입는 새 옷의 촉감, 세뱃돈을 계산하는 즐거움, 고향으로 가는 비좁은 버스 안에서 속으로 삼켰던 멀미, 언덕 위 소나무를 스치는 시원한 바람, 산길을 따라 내려오던 길 옆조릿대 숲에서 와르르 쏟아지던 참새 소리... 이런 기억들이 몸에 각인되어 명절이면 우리는 온갖 어려움을 견디며 귀향하는 것이 아닐까요? 로이스 로리의 『기억 전달자』를 코로나 팬데믹으로 일상의 소소한 기억들이 멀어져가는 시점에서 읽었습니다. 소년 조이너는 열두 살 기념식에서 ‘기억 보유자’라는 마을에서 가장 명예로운 직위를 부여받습니다. 이 마을은 사랑이나 우정, 욕망 등의 인간적인 감정과 고통이 없는 편안하고 즐거운 삶을 사는 완벽한 곳입니다. 피부색이나 언어와 같은 차별이 없습니다. 열두 살이면 그동안 관찰한 것을 바탕으로 마을…
2022-02-03 14:11새로운 해가 시작되고 십여 일이 지났지만, 새해 계획을 세우지 못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제 업무가 미진하여 다른 이와 갈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달래기 위해 책을 펼쳤습니다. 법정 스님의 어록을 찾아 읽었습니다. 마음이 한결 개운합니다. 저는 우울한 마음을 위로할 때도 책을 읽고, 힘들 때면 제 어깨를 감싸주는 것도 책이며, 뭔가를 시작할 때 책부터 찾아봅니다. 책이 저의 스승이고, 벗입니다. 저처럼 조선의 선비 이덕무는 하루도 손에 책을 놓은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간서치(看書痴, 책만 보는 바보)라는 자서전을 썼다고 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이덕무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습니다. 서자로 태어나 어디에도 낄 데가 없었던 반쪽 양반이었던 이덕무는 글을 읽었지만 뜻을 펼칠 자리가 없었습니다. 가난과 외로움에 사무친 막막한 세월 속에 그를 견디게 해 준 것은 백탑에서 만난 벗들과 스승이었습니다. 조선 후기 실학자라 불리던 이들입니다. 성미가 급하고 괄괄했지만 따뜻한 스승 연암 박지원, 북학의를 썼던 박제가, 사람들에게 잊힌 나라 발해의 역사를 되살리고자 했던 유득공, 조선의 칼같은 무사 백동수, 과학적인 눈을 통해…
2022-01-13 15:16재단법인 수원그린트러스트(이사장 이득현)은 22일 오전 10시 수원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중회의실에서 온라인2021년 수원녹색봉사단 활동보고대회를 가졌다. 영상 보고대회에는 한 해 동안 수원시 녹색봉사활동에 앞장섰던 수원공원사랑시민참여단, 수원가로수정원사봉사단, 수원팔색길해설사, 수원심꾸기봉사단, 수원시민조경가드너, 수원녹색터 등 녹색봉사단원 등 100여 명이 영상으로 참가했다. 해마다 12월에 갖는 이 보고대회의 목적은 수원녹색봉사단 활동을 공유하고 우수 자원봉사자를 격려함과 동시에 봉사단 활동의 중요성을 제고함에 있다. 나아가 도시공원, 가로수, 수원팔색길, 수원 일천만 그루 나무심기, 시민조경가드너, 수원녹색터등 시민참여 녹색 봉사활동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지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오늘 행사는 진행자가 참가자 소개를 한 후 이사장 환영사, 제2부시장 축사가 있었다. 이어 봉사단체 별로 1년간 활동내용을 보고했다. 봉사활동 내용과 발표자는 다음과 같다. 수원공원사랑시민참여단 및 공원 커뮤니티 가든활동(임지영), 수원가로수정원사봉사단 활동(권서일), 수원시민참여천만그루 도시숲만들기 사업(이인신), 수원팔색길 시민참여 활성화(최기봉), 수원시민조경
2021-12-23 13:01시골 중학교에 학년을 마무리하는 작은 축제가 열렸습니다. 전시하는 도서관에 학생들이 자기 작품을 감상하느라 모였습니다. 시화와 미술 작품, 수업 시간에 만든 다양한 산출물이 가득합니다. 캘리그라피 반에서 쓴 엽서들이 줄에 매달려 있고 알 공예와 목공예 작품도 멋있습니다. 즐거운 이벤트를 하나 마련했습니다. 원하는 학생에게 주역의 괘를 뽑아 풀이해 주었습니다. 긴장한 얼굴로 음과 양으로 정한 동전의 면을 뽑아 주었습니다. 그러면 저는 주역 64괘 중 하나를 찾아 괘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물론 좋은 이야기를 중심으로 슬쩍 덕담을 곁들여 주니, 아이들의 얼굴에 꽃이 피어납니다. 하지만 금세 아이들은 달고나와 소떡소떡이 있는 옆 반으로 우르르 몰려가 버리고 개점 휴업이 된 저도 괘를 뽑아 보았습니다. 화수 미제(火水未濟). 괘사를 읽으니 未濟亨 小狐汔濟 濡其尾 无攸利 (미제괘는 형통하다. 어린 여우가 강을 거의 다 건넜을 즈음 그 꼬리를 적신다. 이로울 바가 없다.) 공부가 힘들고 앞이 보이지 않아 짐짓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어린 여우가 강을 건너지도 못하고 꼬리를 적셨다고 합니다. 아, 올해는 어렵겠구나. 하지만 화수 미제는 주역의 마지막 괘
2021-12-01 09:48조영호 교수는‘긍정리더십’ 출판기념회를 지난 11일 화성시상공회의소에서 가졌다. 2018년 1월부터 화성신문에 기고한 리더십 글을 모아 책으로 펴낸 것.조 교수는 아주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35년간 교편을 잡고 은퇴하여 지금은 아주대 명예교수로 있다. 2020년 9월부터는 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장으로 재직 중이다. 그는 지금도 계속 공부하고 있다. 저자를 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에서만났다. 1. 책 내용을 소개하면? 리더는 사람을 움직이는 사람이고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다. 그래서 리더가 리더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힘을 쓰기도 하고 명령하고 지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긍정 에너지를 나누는 것이다. 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지쳐있다. 바로 이런 때 리더가 긍정 바이러스를 전파해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 2. 긍정리더십이란? 긍정리더십이란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파하는 리더십이다. 그 리더만 보면 힘이 나고, 희망이 느껴지는 리더십이다. 긍정리더는 긍정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세상을, 미래를 희망적으로 본다. 둘째, 긍정리더는 타인의 단점보다 장점을 본다. 장점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격려한다. 셋째,…
2021-11-17 17:45고요하고 침착한 침묵이 대지를 감싸고 있습니다. 11월 중반, 참 좋은 시절입니다. 감나무 붉은 잎새 옆으로 잘 익은 홍시가 저절로 떨어져 달콤한 속살을 드러냅니다. 요즘, 남쪽 도시 정원의 주인은 은행나무입니다. 노란 나뭇잎이 작은 바람에도 우수수 우수수 황금비가 되어 내립니다. 저절로 시인이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좋은 날, 고요한 대학 건물의 로비에 앉아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의 책 『공간의 시학』을 읽었습니다. 현대 프랑스의 대표적인 철학자의 한 사람으로 그의 학자적 삶은 참으로 전설적입니다. 시골 우체국 직원에서 출발하여 독학으로 소르본 대학의 교수가 되었습니다. 저는 그의 삶을 대할 때면 직업과 학업을 병행하기 힘들어 쩔쩔매는 제가 부끄러워집니다. 저자는 집, 집과 세계, 서랍과 상자와 장롱, 새집, 조개껍질, 구석, 세미화(細微畵), 내밀(內密)의 무한, 안과 밖의 변증법, 원의 현상학 등의 소제목을 통해 이미지의 현상학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먼저 인간의 집과 사물들의 집이라고 할 수 있는 서랍, 상자, 장롱 등을 통해서 숨겨진 것의 미학을 이야기하였고, '세미(細微)'와 '무한'을 주제로 하여 큼과 작음의 변증법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
2021-11-16 18:5113일 오전 경기 수원 당수동 소재 웰다육 농장(대표 염정인)을 방문했다. 신규농업인 교육 현장교육이 있었던 것. 지난 주 딸기,포도농장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귀농인 가장 큰 고민이 종목 선정이다. 자신의 여건과 종목의 장단점을 살펴보아야 한다. 재배종목 선정이 그만치 중요한 것이다. 농장 방문은 귀농 여부와는 상관없이 식물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힐링이 된다. 요즘 대세는 식물이 반려식물, 애완식물이다. 이 농장, 처음엔 도매 위주로 하여 일반인에게 개방을 안 했다. 그런데 일반인에게 개방하면서 도소매 병행하니 도소매 비율이 50:50이다. 인근 주민들의 힐링 공간이 되어 산책객의 코스가 되고 있다고 전한다. 이 농장은 문을 연지 8년이 되었다. 처음엔 장인이 취미로 다육이를 가꾸었다. 750평 규모의 농장, 이제는 딸과 사위가 이어받아 사업을 펼치고 있다. 다육이는 다년생이라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관리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번식 방법이 다양한 것도 다육이의 특징이라 한다. 750평은 이 분야에선 작은 규모라 한다. 보통 2000~3000평 규모의 농장이 대부분이라 한다. 초기엔 10~20종으로 소품종 대량생산이 목표였으나 지금은 다품종 소량…
2021-11-16 13:19수원시농업기술센터가 주관하는 2021 신규농업인(귀농귀촌) 교육생 20명은 6일 오전 정수농장(금곡동 소재)과 순이네 농장(구운동 소재)을 방문하여 귀농인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현장 체험을 했다. 오전 10시 정수농장에 모인 교육생은 대형 비닐하우스에서 정수농장 김창경 대표의 ’농업에서 희망을 찾자‘라는 주제의 귀농사례를 들었다. 김 대표는 수원 출신으로 2012년 귀농하여 딸기, 토마토, 애플수박, 감자, 고구마 등을 무농약, 친환경으로 재배, GAP 인증을 받아 연매출 120백만 원(2019년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김 대표는 농장 체험방문 연인원은 3000~4000명이라고 한다. 딸기에서 수입의 50%를 차지하고 체험교육이 비중이 크다고 말한다. 그는 농업이 희망이고 미래라고 강조한다. 아들과 함께 농장 경영을 하며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출근시각은 오전 7시인데 출퇴근이 자유롭고 여가시간도 즐긴다고 한다. 귀농 시 유의사항으로 수강생들에게는 네 가지를 알려준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라. 철저하게 사전 조사하라. 빈틈없이 준비하라. 과감하고 용기있게 실행하라. 다만 수원지역은 수요가 좋아 유리한 조건이나, 땅값이 비싸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간
2021-11-10 1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