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8월 10일 개봉한 ‘최종병기 활’(감독 김한민)은 747만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여 2011 한국영화 흥행 1위로 ‘등극’한 영화이다. 문학이 그렇듯 영화 역시 ‘명작’은 오래 가는 법이다. 특히 영화의 경우 대박을 터뜨리면 CD 출시 후 한동안 그 열기가 수그러들지 않는 특징이 있다. 사실 ‘최종병기 활’은 지난 여름대작 중 가장 늦게 개봉된 영화이다. ‘7광구’・‘고지전’・‘퀵’ 등 100억 원 이상을 쏟아 부은 대작의 위세에 눌려 개봉 날짜를 정하지 못하는 등 기를 펴지 못했다. 이변은 뚜껑을 열면서 시작됐다. 예컨대 개봉 8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함으로써 2006년 ‘왕의 남자’가 세웠던 9일 만이라는 최단 기간 기록을 깼다. 당연히 ‘7광구’・‘고지전’・‘퀵’은 ‘최종병기 활’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90억 원을 들인 ‘최종병기 활’이 5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개봉 26일 만의 일이다. ‘퀵’과 ‘고지전’이 겨우 300만 명을 간신히 넘기거나 못 미쳤고, ‘7광구’가 손익분기점조차 넘기지 못한 223만 명의 초라한 성적으로 체면을 구길 즈음 ‘최종병기 활’은 그야말로 파죽지세였다. 그
2012-05-11 17:48우리의 정치는 지금 어디 와 있는가. 민주주의는 이미 타락해 포퓰리즘 늪에 빠져 있다. 정치인들은 누구도 미래를 말하고 있지 않다. 표를 의식하여 현재의 달콤함과 편리함만을 부추기고 있다. 그런가 하면 부정한 방법으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 진출하려는 사람들도 우리의 심정을 매우 허탈하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정치에 대하여 무관심이 심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경제는 어떤가? 가진 자는 더 탐욕을 부리고, 없는 자는 시기와 질투에 매여 있다. 윤리는 어떤가? 이 나라에서 정중함과 예의 바름은 조롱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저속함과 뻔뻔함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반듯한 사람은 왕따가 되고 삐딱하게 꼬인 인간은 박수를 받기도 하는 세상이 되었다. 이런 정신으로 건강한 나라를 만들 수 있는가? 역사에서 그런 예는 없다. 로마의 몰락은 로마 시민의 타락에서, 유럽의 쇠퇴는 이성을 따라가던 유럽 정신의 쇠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어른들이 밭에 일하러 간 사이에 동네 아이들은 요술피리 소리에 홀려 그들을 쫓아 갔다. 우리 기성세대가 물질의 풍요를 향해 정신없이 달려간 사이에 우리 아이들의 영혼은 엉뚱한 사람들이 빼앗아 갔다. 피리 소리에…
2012-05-08 15:15미래의 직업환경이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삶의 방식은 새로운 변화에 따른 도적에 직면하고 있다.과거 산업사회는 한두 명 똑똑한 사람의 지시와 명령에 의해 조직을 이끌어 갔다. 하지만 고도의 지식 정보화 시대인 지금은 연결망를 형성한 직업 생태계의 상호 협력과 소통을 통해 새로운 가치와 성과를 창출해나가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이다. 모바일 인터넷- 포스트 PC 시대가 이를 더욱 촉진하고 있다. 개인의 전문성이 아무리 뛰어난 인재일지라도 더불어 일하면서 살아갈 사람이 없다면 가진 전문성을 발휘하기 어려운 시대이다. 띠리서 서비스나 산업이 컨버전스된다고 하는데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21세기 삶의 방식은 어느 분야에 전문성을 갖춰 하나만 잘 하면 되는 시대가 아니라 두 가지 이상을 섞거나 융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줄 아는 지식통합형 인재, 어떤 분야의 전문성은 물론, 타 분야의 경험 혹은 지식도 갖춘 컨버전스형 인재가 필요한 시대이다. 이같은 시대에서 생존의 필수 요소인 경쟁력이 요구된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협력이라는 방법이 필요하다. 이런 협력을 이끌어 내는 힘이 바로 인성이다. 교육분야에도 이같은 현상은 나타나고 있다
2012-05-07 09:58
4일부터 6일까지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제8회 봄문화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봄문화축제의 개막공연인 '봄꽃음악회'가 4일(금) 오후 7시 30분부터 9시까지 박물관의 야외무대에서 열렸다. 낮에는 편안하게 보였던 풍경들이 밤에는 두려움의 대상이다. 특히 박물관의 야간풍경은 더 그러하리라 짐작하기 쉽다. 하지만 국립청주박물관은 시내 외곽지역이라 맑은 공기를 마시며 반짝이는 별까지 볼 수 있어 좋다. 김세환, 남궁옥분의 우리들의 이야기. 통키타 시대를 주도했던 영원한 오빠 김세환, 통키타의 여왕 남궁옥분. 그들이, 그시절 그때의 노래와 이야기들로 청주시민들에게 감동과 낭만을 선사하는 '7080 Concert'. 축제의 주제가 '함께 나누는 행복'이다. 수도권이 아닌 청주는 문화의 사각지대에 속한다. '7080 Concert'를 통해 추억과 낭만 찾기를 하려는 시민들이 야외무대의 잔디밭을 채운다. 자리 잡은 곳이 무대에서 10여m 거리다. 유명 가수의 콘서트 10만원짜리 S석보다 낫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김세환씨는 통키타 시대를 주도하며 소녀 팬들을 열광케 했던 솜사탕 청년 그대로다. 변함없이 달콤한 목소리로 '사랑하는 마음, 길가에 앉아서, 좋은걸 어떡해, 목장
2012-05-05 18:09아내는 아까부터 위험하다며 나와는 멀리 떨어진 곳 안전한 곳으로만 다녔다. 나보다 산행을 즐겨하지만 워낙 경사진 절벽에 아까부터 겁을 잔뜩 집어 먹고 몸을 움츠리고 산행을 하는 모습으로 보아 무척 위축이 되어 산행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나는 평소에 월류봉 산행을 간절히 원하였던 곳으로 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었던 곳이기에 고향 산천의 아름다움과 정겨움에 흠뻑 빠져 있었다. 그 흔한 나무계단 하나 없이 아직 인간의 때가 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산행길이기에 더욱 애착이 갔다. 땀이 쏟아지고 숨이 턱에 와 닿았지만 고향산천의 추억이 스린 정겨움에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스마트폰과 사진기로 연신 바꾸어 가며 사진 촬영하는 데 정신이 없었다. 월류봉은 어릴 때부터 내가 늘 보고 자라왔던 곳이다. 우리 동리는 황간에서 추풍령 쪽으로 2Km 정도가면 오른 쪽 들 가운데 보이는 마을이다. 이름은 광평리라고 하지만 실은 넓은 땅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영남에서 한양으로 가는 길이 크게 문경세재와 추풍령을 들 수 있다. 문경세재는 선비들이 주로 이용을 하였지만 추풍령은 그렇지 못하였다. 이는 추풍령이란 가을바람에 낙엽 지듯 과거시험에 낙선한다는 인식으
2012-05-02 15:13지난해 6월 4일 전파를 타기 시작한 KBS 대하드라마 ‘광개토태왕’이 4월 29일 종영되었다. 당초 100부작을 92회로 줄여 끝냈다. 이를테면 조기 종영인 셈이다. 후속 드라마가 바로 이어 방송되는 것도 아니고, 어떤 예고마저 볼 수 없어 조기 종영에 대한 궁금증이 일고 있다. 그럴망정 ‘광개토태왕’은 한 마디로 ‘장하다’는 평가를 해도 될 드라마이다. ‘공주의 남자’나 ‘해를 품은 달’처럼 시청률 대박을 담보한, 이른바 팩션의 유혹을 뿌리치고 꿋꿋한 정통 대하드라마로 약 11개월이나 방송했기 때문이다.그것은 공영방송 KBS만이 해낼 수 있는 ‘위업’이기도 하다. 특히 사극의 경우 시청률이라는 함정에 빠져드는 순간 팩션이니 퓨전이니 하여 역사를 비틀어대기 일쑤인 현실을 떠올려보면 그 점은 명백해진다. 요컨대 시청률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정통 대하드라마였기에 장한 것이다. 시청률 면에서도 크게 뒤진 것은 아니다. 방송 초반 13.6%(전국 시청률기준), 12회 만에 17.4%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 해 11월엔 20.3%로 오르기도 했다. 최종회까지 17.0%를 기록하는 등 대박까지는 아니더라도 정통 대하드라마로선 괜찮은 시청률이다.‘광개토태왕’을 정통 대하
2012-04-30 16:56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몽벨서청주 산악회원들과 유채꽃이 만발한 제주도를 다녀왔다. 이틀 동안 유네스코의 생물권보전지역·세계자연유산·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제주도의 봄날 풍경을 부지런히 사진으로 남겼다. 새벽 3시, 청주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어둠을 뚫고 완도로 향한다. 늘 그렇듯 이른 시간에 떠나는 장거리 여행은 차 안에 정적이 감돈다. 깊은 잠에 빠지지 못하고 잠깐씩 눈을 붙이는 사이 완도에 도착했다. 완도, 이 멋진 풍경을 그냥 지나칠 수 있는가. 차에서 내려 들판의 전봇대 사이로 떠오르는 해돋이를 감상했다. 그사이 날이 환하게 밝아져 차창 밖으로 주작덕룡으로 불리는 덕룡산과 주작산, 두륜산, 대둔산의 멋진 모습이 차례로 펼쳐진다. 연안여객선터미널 주변을 둘러보고 한일블루나래호에 올랐다. 배가 출항하자 추섬으로 불리는 주도(천연기념물 제28호)를 비롯한 완도 시내와 완도타워, 신지대교, 신지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맑은 날씨라 에메랄드색의 바다와 수평선이 뚜렷하다. 쾌속정은 완도에서 제주까지 1시간 40분 정도 걸린다. 그 사이 일제강점기 유곽이 있었다는 불무섬, 완도와 제주도의 가운데에 있는 안섬을 가깝게 지난다. 뱃전에서 캔맥주를 마시며 바다를 만끽
2012-04-30 16:55
화무십일홍이라 했다. 불과 스무날 전만 하여도 비처럼 떨어지는 벚꽃의 향연이 눈을 어지럽혔는데 꽃 진 자리에는 새잎이 돋아나고 산은 연둣빛 초록으로 투명수채화를 그리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사계절 중 이맘때 봄을 제일 좋아한다고 한다. 이런 새봄의 매력이 남사 예담촌 토담길에서도 무르익고 있다. 예담촌 토담길! 전통 한옥의 고택을 에워싼 기와를 눌러 쓴 토담은 긴 세월을 말해주고 있다. 이런 길을 걷는 일은 일상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아늑한 향수와 휴식을 줄 수 있다. 돌담 사랑! 언제부터인가 자주 걷기 시작하면서 그 수더분한 매력은 볼 때마다 셔터를 누르게 한다. 그중에서 강이나 주변에서 구한 돌로 쌓은 돌담의 매력은 더 진하게 다가온다. 담의 사전적 의미는 집의 둘레나 일정한 공간을 막기 위하여 흙, 돌 따위로 쌓아올린 것으로 나와 있다. 담장의 재료는 대개 그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을 사용하지만, 특히 부나 권세가 있는 사람은 채석장에서 채취한 돌로 쌓기도 하였다. 따라서 지위가 높을수록 담은 높아지고 단단하며 틈새가 없다. 이런 현상은 지금도 모습을 달리하여 나타나고 있다. 내가 쉽게 떠올리는 담은 농가 울타리, 제주도 돌담, 그리고 대중가요
2012-04-30 16:54
대통령들의 별장이었던 청남대는 전두환 대통령이 스케이트를 탔던 양어장, 노태우 대통령이 애용하고 단 하룻밤 묵은 노무현 대통령이 자전거를 탔던 골프장, 김영삼 대통령이 조깅을 하던 호반의 마사로, 김대중 대통령 내외가 사색을 즐기던 초가정 등 당시의 대통령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은 곳이다. 역사와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청남대가 4~10월 매주 토요일 밤 9시까지 야간에 문을 연다. 승용차로 입장하는 야간개장에 대해 청남대홈페이지(http://chnam.cb21.net)에 자세히 안내되어 있다. 봄꽃축제(영춘제)가 열리고 있는 청남대를 야간에 다녀왔다. 차에서 내리면 대통령 역사문화관이 맞이한다. 1층의 청남대와 역대 대통령을 소개하는 코너에 청남대에서 사용된 물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옥상이 하늘정원이다. 본관 입구에 2003년 4월 18일 청남대가 일반인에게 개방되는 것을 기념하여 청원군 문의면 주민 수와 같은 5,800개의 돌로 쌓은 돌탑이 있다. 돌에는 문의면 32개 마을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본관으로 가는 길은 조명 때문에 더 아름다운 반송이 줄지어서 반긴다. 다섯 분의 대통령이 숙박시설로 이용한 본관은 국내 유일의 대통령 휴양시설답게 어둠속에서 노송
2012-04-26 20:05
필자는 인문학과 출신이어서 과학, 특히 자연과학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다. 그래도 과학이라는 것은 어떤 결과가 나오면 언제 어디서든 똑같은 실험을 하면 증명이 되어야 하고, 재연 가능해서 모두를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한다. 즉, 과학의 가치는 객관성이며, 증명 가능성이다. 여기 자연과학자로서 진실을 감추려는 불의에 맞서온 한 교수의 이야기가 있어서 소개해 본다. 이승헌 저, 과학의 양심, 천안함을 추적하다, 창비출판사, 2010이라는 책인데, 천안함 사건에 대한 민군합동조사단(이하 ‘조사단’)의 결과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위해 미국 버지니아대 물리학과 이승헌 교수가 일기 형식과 이메일로 보낸 그간의 여러 기록을 재구성하여 책으로 펴낸 것이다. 이 교수는 조사단에서 침몰 원인으로 발표한 원인에 대해서 과학적 증거를 말하는데 그것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는, 데이터 조작이 의심되는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조사단의 어뢰 잔해 ‘1번’의 매직펜 글씨와 어뢰와 배의 흡착물질 분석 데이터 분석 결과에 대해 물리학도로서 과학적 검증을 시도한 것이다. 필자는 이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 일이 연상되었다. 그것은 2005년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황우석 전 서울대교수의 논문조작
2012-04-26 1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