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에게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붙잡아 주는 거야. 말하자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은 거지" -J.D.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학창시절, 엄마 역시도 어른들의 위선에 분노하곤 했었다. 하지만 어느샌가 또 엄마는 그런 상황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슬프지만 말이야. 이 소설은 그런 이야기들을 하고 있단다. 소년의 눈에 비친 위선 가득한 세상을 통해 우리가 잊고 있었던 순수성을 일깨워 주는, 그래서 윌리엄 포크너 같은 대작가는 "20세기 최고의 소설"이라는 극찬을 보내기도 했단다. '호밀밭의 파수꾼'은 뉴욕 맨하튼에 사는 16세 소년 홀든 콜필드가 4개 과목에서 낙제를 받아 사립학교에서 퇴학당하면서 시작된다. 학교를 나온 그는 집에 돌아가지 않기로 결심하고 2박3일간 뉴욕을 방황한다. 홀든에게는 구원이 필요했지만 세상은 전혀 위로가 되지 못한다. 사람들은 돈과 권력만을 쫓는 위선자들일 뿐이었다. 센트럴 파크에서 "연못의 물이 얼면 오리들이 어디로 가는지 아세요?" 라고 묻는 따뜻하고 순수한 심성을 가진 소년을 세상은 이해하지 못한다. 홀든은 서부로 갈 결심을 하고 마지막으로 사랑스러운 여동생 피비를 만난다. "
2014-06-26 18:40연꽃은 진흙 속에서 자라지만 청결하고 고귀하다. 또한 가난한 심봉사의 딸 심청이를 왕비로 환생시킨 심청전 때문에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꽃이다. 하기야 연꽃이 진흙탕에서 자라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고, 부드러운 줄기와 녹색 잎을 유지하고, 둥근 꽃과 잎이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시궁창 냄새 대신 향기로 채운다는 것을 알고 나면 좋아할 수밖에 없다. 여행을 하다보면 전국에 연꽃마을이 많다. 대청호로 둘러싸인 보은군 회남면 법수리에도 연꽃마을이 있다. 당진영덕고속도로 회인IC를 빠져나온 차량이 호반도로를 달리면 호수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회남소재지를 지나고 남대문교와 회남대교를 건너면 오른편에 횟집으로 유명한 어부동이 있다. 연꽃마을길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캠핑장 입구에서 만발한 꽃들이 맞이한다. 그늘 밑에 쉼터가 있는 이곳 법수초등학교의 폐교 자리에 연잎을 이용한 차와 식품, 연뿌리 가공품 등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과 홍보관이 있다. 대청호 연안인 이 마을 2만여㎡의 논·밭에 연꽃단지가 조성되어 있다. 지난 6월 18일, 마음이 맞는 사람들 몇이 즐거운 일상을 만들기 위해 어부동 연꽃마을에 다녀왔다.
2014-06-25 16:55지난 6월 1일 한국방정환재단과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2014년 한국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 국제 비교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우리 나라 청소년들이 행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초등학생들은 화목한 가정(43.6%), 고교생들은 돈(19.2%)이라고 답했다. 이 자료는 3~4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6946명의 생각을 조사했다. 초등학생들은 화목한 가정에 이어 건강(20.6%), 자유(13.0%)를 행복 조건으로 들었다. 중학생도 화목한 가정(23.5%)을 행복의 제1 조건으로 꼽았으나, 초등학생보다 비중이 작았다. 중학생(15.4%)과 고등학생(18.7%) 모두 성적 향상을 행복의 둘째 조건으로 꼽았다. 고교생에게 화목한 가정(17.5%)과 자유(13.0%)는 행복에 필요한 셋째·넷째 조건에 그쳤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돈과 성적을 중시했고 가족이나 건강은 뒤로 밀렸다. 고등학생들이 그만큼 성적을 중요시 여기는 것은 우리 교육 현실이 '입시'라는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증거가 아닌가 생각된다. 공부하는 기계로 전락한 아이들은 몸도, 마음도 피곤해진다. 입시 문제는 아직도 여전히 우리 교육 현장을 지배하는
2014-06-25 16:55학교는 생활을 함께 하는 지역사회의 인재 양성과 더불어 그 지역의 문화센터와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렇지만 급격한 사회변화 속에서 학교는 그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같은 학교에서 학교를 책임지는 학교장에게 우선시 되는 덕목은 어떤 것일까. 1952년 봄, 미국의 33대 대통령 해리 트루먼은 아이젠하워의 당선을 예감하며 이렇게 말한다. “ ‘이걸 해라! 저걸 해라!’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거야. 가여운 아이크(아이젠하워의 애칭). 대통령 자리는 군사령관자리하고는 전혀 달라. 아이크는 곧 이 자리가 심한 좌절감을 가져다준다는 걸 알게 되겠지.” 트루먼의 예상대로 아이젠하워는 대통령이 된 뒤 그것을 알게 됐다. 저널리스트인 로버트 도노번은 아이젠하워의 임기 초반을 논평하는 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견해차와 불화가 계속되자 대통령은 참다 못해 분통을 터뜨리곤 했다. 공화당을 잘 이끌어 보려고 애쓰는 일이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는지 그는 알고 싶어 했다.” ‘프레지던트’는 회의를 주재한다는 ‘프리사이드’(preside)에서 나온 말이다. 그러나 이 개념이 우리말로 번역되면 ‘거느린다’는 통(統), 령(領)에 큰 대(大)까지 붙는
2014-06-25 06:41인간이 발명한 것 가운데 인류 역사 발전에 공헌한 것이 한둘이 아니다. 인쇄술이야말로 인간의 지성을 발전시키는데 큰 공헌을 한 것은 드물 것이다. 15세기 독일의 구텐베르크가 발명한 활판 인쇄술은 16세기 들어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가 독서의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당시 독자들이 모두 인쇄된 종이책을 환영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책을 좋아하는 이들은 필경사들이 손으로 직접 쓴 책의 자연스러움에 비해 찍어낸 종이책이 너무 기계적이고 인간미가 없다며 멸시했다는 것이다. 인쇄한 종이책은 사람이 손으로 쓴 책보다 가격이 쌌지만 잘 팔리지 않았다. 인쇄업자들은 글자체에 일부러 결함을 만드는 등의 방법으로 보다 불완전하고 인간적인 책을 만들어내기도 했을 정도이다. 종이책에 비해 싸고 편리한 전자책(e-book)이 등장한 지 10여 년 가까이 지났다. 하지만 아직 많은 독자들이 종이책을 더 많이 보고 있다. “한 권의 책을 손에 들었을 때의 묵직함, 책장을 넘길 때의 사각거림 등 종이책을 읽을 때의 즐거움을 전자책은 줄 수 없다”는 이유다. 하지만 16세기 독자들의 깊은 애정은 시대의 변화를 거스르지 못한 것처럼 손으로 쓴 책은 인류사에서 거의 사라졌다. 그렇다면
2014-06-23 09:05지난 14일 내일신문과 산림청이 주최하고 하이원리조트가 후원한 제3회 하늘숲길 걷기대회가 하이원스키장 일원에서 열렸다. 말이 대회지 국내에서 가장 높은 1000m 이상 산속에 만들어진 하늘숲길을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걸으며 일상의 피곤을 씻고 사랑을 나누는 '힐링축제'라 1회 대회부터 관심이 많았는데 이제야 참여하게 되었다. 이른 아침 가족들과 부산을 떨며 청주를 출발한 차가 충주, 제천, 영월을 거치는 비교적 먼 거리를 달려 탄광과 카지노가 이곳의 과거와 현재를 알려주는 사북읍에 들어섰다. 동남쪽 산길로 접어들어 사북석탄역사체험관과 강원랜드호텔을 지나 행사장인 하이원리조트 마운틴콘도 잔디광장에 도착했다. 행사참여 등록을 하니 안내책자, 번호표, 생수, 손수건, 스카프가 들어있는 비닐가방과 소형 바람개비를 준다. 가슴에 번호표를 부착한 후 아내와 잔디광장과 스키장을 둘러봤다. 참가비 5000원에 3000명 선착순 접수로 진행되었던 제3회 하늘숲길 걷기대회의 사전행사가 오전 9시 30분부터 시작되었다. 멋진 우리 국악 공연을 감상하고 4대가 함께 참여한 가족, 3년 연속 참여한 가족 중 최고령자와 최연소자가 포함된 가족에게 선물을 주는 시간도 있었다. 김
2014-06-23 09:04벗들과 경남 창녕군의 화왕산 자락의 관룡사와 용선대로 여행을 다녀왔다. 가을이면 억새군락으로 유명한 화왕산에는 숨겨진 아름다운 보석들이 많다. 그 중에서 한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관룡사 용선대의 석조여래좌상과 다정하고 소박한 석장승을 소개하고자 한다. 1. 관룡사(대웅전, 약사전, 석조여래좌상)철쭉과 억새로 유명한 화왕산군립공원 내 관룡산 병풍바위 아래에 위치한 관룡사는 신라 8대 사찰의 하나로 내물왕 39년(394년)에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며 원효대사가 중국 승려 1,000여 명을 모아놓고 화엄경을 설법한 곳으로 유명하다. 창건 당시 화왕산에 자리하는 연못에서 아홉 마리의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에서 사찰의 이름을 가져왔다. 일주문을 대신하는 돌담장 위의 산문을 지나 천왕문과 원음각이 산세를 따라 부드럽게 이어진다. 보물로 등록되어 소중한 가치를 인정받는 대웅전과 약사전을 비롯하여 석조석가여래좌상 등 5점의 지정 유물이 있어 사찰의 가치가 더욱 높다. 특히 산 중턱 용선대 위에 올라앉아 있는 석조석가여래좌상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위치에 자리 잡은 불상이 아닐까 싶다. 가. 관룡사 대웅전(觀龍寺大雄殿) 보물 제212호 이 건물은 1965년 해체·보수 공사시…
2014-06-23 09:022013년 6월 다시, 학교를 디자인하다라는 책을 저자인 한상준 교장으로부터 직접 받았다. 가까이 위치한 곳에서 인문계 고등학교를 운영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 진실성을 기록한 교육 문화의 기록을 통해 한상준 교장의 교육 철학과 하고자 했던 것들을 다 완성하지 못한 아쉬움을 엿볼 수 있다. 누구나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문제의식을 갖고 살아가고 있지만 그는 일찍부터 학교의 변화에 대한 갈망을 안고 몸으로 부딪치며 살았던 교직 동료이다. 특히 교장 임기 8년을 마치고 지금은 가까운 고교에서 학생들의 상담을 중심으로 아직도 현장을 지키고 있으며, 바닷가의 몽동처럼 탄탄하고 거무스름한 모습은 깔끔하게 단장한 교사의 모습보다는 항상 아이들에게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 소탈한 모습으로 준비하는 자세이다. 한국사회가 민주화되는 과정에서 그는 직접적으로 여러 고통을 겪으면서도 교육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 교직을 마지막 까지 지키기 위하여 몸부림 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솔직한 그의 삶을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들은 함께 근무한 교사들이다. 그러나 그가 교사와의 다른 지위인 교장의 위치에서 역할을 수행하려고 하는 과정에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음을 솔직하게 시인하고 있다
2014-06-18 09:10우리 나라는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속도로 많은 것이 변하는 사회이다. 그러나 아직도 변화가 느린 것이 '인간의 의식'임을 알 수가 있다. 지금은 남아선호 사상이 거의 없어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여자를 귀하게 여기지 않는 모습을 교육을 담당하면서 가끔 느끼곤 한다. 지역사회에서 보면 남학교에 비하여 여자 학교에 대한 관심이 덜하다는 것이 그 증거의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오래 전에 이같은 생각을 무너뜨려야 한다는 인물이 바로 박은식 선생이다. 독립운동가이자 언론인이었던 백암(白巖) 박은식(1859∼1925)이 ‘대한자강회 월보’ 제6호(1906년 12월)에 쓴 글, “대개 집안이란 나라의 근본이라 가정의 부녀가 장래 국민의 조성에 가장 중요한 기원이 되므로, 여자의 배움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일제침략이 본격화되던 무렵 여성교육을 강조한 대목이 눈에 띈다. 백암은 “언어, 학습과 행동, 성장이 어머니의 가르침에서 본을 삼지 않은 것이 없으니 어머니의 가르침이 아이들에게 최초의 학교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대한자강회는 1906년 3월 장지연·윤효정·심의성 등이 발기해 만든 대표적인 애국계몽운동단체다. 이 단체가 1906년 7월부터 190
2014-06-16 15:34신은 있을까? 그렇다면 왜 한 여자의 일생을 이렇게 비참하게 짓밟고 형장의 이슬이 되게 하였을까? 공간적 배경은 다르지만 테스가 살던 시대도 그러하였다. 인습에 매어 희생을 강조하는 남성우월주의 시대상은 지금까지 그 맥을 유지하고 있다. 여자 팔자 뒤웅박 팔자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우리네 여인들의 삶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다. 여기에 나오는 테스도 그런 여인의 일생을 부각해 주고 있다. 테스는 가난한 소작농의 장녀였다. 부모님은 더버빌 가문이란 옛 명예를 빌어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열여섯의 테스를 흑심 있는 알렉 더버빌의 집으로 일하러 보낸다. 그러나 흑심을 눈치채지 못했던 테스는 알렉에게 몸을 유린당하고 사생아를 잉태하지만 죽고 만다. 그리고 그 충격을 뒤로 새 삶을 찾아 다른 농장에서 일하던 중 남편 에인절 클래어를 만난다. 에인절 클래어의 집안은 성직자 가문으로 원리 원칙의 계율을 중요시하였다. 하지만 에인절은 그것에 반감을 품고 양가의 어떤 친척도 없는 가운데 결혼식을 올린다. 그리고 첫날밤 테스는 지금까지의 있었던 일을, 에인절도 여기까지 오며 있었던 일을 고백한다. 그러나 이 고해성사는 또 다른 파장을 몰고 온다. 테스는 남편의 과거를
2014-06-09 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