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8일, 지인 부부와 강원도 동쪽에 위치한 봉평의 허브나라농원과 이효석 문학관, 주문진의 아들바위공원에 다녀왔다. 차가 막히는 여름휴가 기간인데다 영서지방과 영동지방을 하루에 돌아보는 여행이라 아침 일찍부터 부산을 떨었다. 7시 30분 청주 용암동에서 자가용 한 대로 출발해 중부고속도로와 평택제천고속도로를 달렸다. 아침을 먹으려고 들른 금왕휴게소에서 치악산으로 산행 가는 산악회원들을 만났다. 경부고속도로나 중부고속도로의 상행선에서 평택제천고속도로로 영동고속도로의 상습 지정체 구간을 우회할 수 있어 강원도 여행길이 편해졌다. 영동고속도로 면온IC를 빠져나가 휘닉스파크와 평창무이예술관을 지나면 아름다운 자연 경관에 맑은 물이 흐르는 흥정계곡을 만난다. 흥정계곡은 평창군 봉평면 흥정리에서 용평면 백옥포리까지 이어지는 계곡으로 송어, 산천어 등이 서식할 만큼 물이 맑은 곳이다. 흥정계곡 중 가장 깊고 물 흐름이 세다는 구유소까지 계곡 주변에 늘어선 펜션과 물놀이 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간다. 계곡물이 굽이쳐 흐르는 모습이 장관인 구유소 옆에 허브 전문식물원으로 이름난 허브나라농원(http://herbnara.com)이 자리하고 있다.…
2015-08-05 10:03대한민국 경제의 성장동력인 제조업이 위기에 빠졌다. 제조 강국 일본이 주춤하는 사이 우수한 인력과 추진력을 앞세워 세계 시장을 호령한 대한민국이 불과 10여 년 만에 바톤을 중국에 넘겨줬다. 이를 이끌던 기업들도 위기에 빠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부진하며 성장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내외부의 도전 속에 미래 전략 부재로 최대 위기에 빠졌다. 세계 1~3위의 조선사를 두며 오대양을 누비던 조선산업은 지난 2분기 5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수준이다. 이들뿐만 아니라 철강, 정유, 화학, 가전 등 우리의 주축 산업 모두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대한민국 제조업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수출 제조업을 바탕으로 성장해 온 우리나라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하지만 이대로 끝은 아니다. 우리에게도 기회는 있다. 이 기회는 그저 우연히 오는 것이 아니다. 지식경제의 시대가 되면서 이러한 산업을 뒷받침할 지식의 부족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인식하고 구성원들이 학습을 위한 학습조직이 필요하다. 정치도 학습으로 성공한 나라가 있다. 이 나라가 바로 스웨덴이다. “스웨덴의 민주주의는 스터디 서클 민주
2015-08-04 11:43지난 7월 25일, 청주씨밀레산악회원들이 금대봉과 대덕산을 산행하며 야생화와 검룡소를 구경한 후 구와우마을과 황지연못에 다녀왔다. 이날 돌아본 금대봉(높이 1418m)은 강원도의 태백시, 정선군, 삼척시에 걸쳐 있는 산으로 두산백과에 의하면 금대(金臺)는 이곳에 금이 많아 붙여진 이름으로 신이 사는 곳을 뜻하는 검대에서 유래되었다. 대덕산(높이 1307m)은 태백시와 삼척시에 걸쳐 있는 산으로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는 금대봉과 대덕산 일대가 환경부의 자연생태계 보호지역이다. 검룡소(명승 제73호)는 태백시 창죽동에 위치한 한강의 발원지로 금대봉 기슭의 물이 지하로 스며들었다 다시 솟아나는 소(沼)다. 구와우마을은 태백시 황지동의 해발 800m에서 열한 번째 태백해바라기축제를 열고 있는 산촌마을이다. 황지연못은 태백시 황지동에 있는 낙동강 발원지로 연못을 중심으로 황지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아침 7시 청주의료원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간에 회원들을 태우고 강원도로 향한다. 평화문화탐방 가는 선배와 같이 산행길에 나선 친구를 만난 평택제천고속도로 금왕휴게소와 흰 구름이 송학산 허리를 휘감은 38번 국도변 제천휴게소에 들른다. 부지런히 달리는 차안에서 새미…
2015-08-04 11:40‘쥬라기 공원’이 개봉한 건 1993년이다. 나는 그때만 해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거의 보지 않았다. 1992년 첫 평론집 ‘우리영화 좀 봅시다’를 펴낸 이래 몸소 실천하고 있던 셈이랄까. 나는 뭐 그런 영화평론가였다. 이후 상재한 평론집이 ‘한국영화 씹어먹기’⋅‘한국영화 산책’⋅‘한국영화를 위함’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그 4권의 평론집을 펴낸 건 1990년대이다. 그러니까 1990년대에 펴낸 4권의 평론집은 한국영화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한국영화의 고사(枯死)라는 악덕환경에서 국수주의자를 자처했으면서도 더러 본 미국영화들이 있다. ‘쥬라기 공원’도 그중 하나이다. 1992년 개봉작 ‘원초적 본능’도 있다. 더러 그런 영화를 본 건 ‘장안의 화제’를 몰고온 위세 때문이라고 해야 옳다. 지금의 CGV 전주관으로 바뀐 피카디리 극장에서 본 ‘쥬라기 공원’은 한 마디로 경악 그 자체였다. 그게 세계 공통이었을까, 40대 후반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한 ‘쥬라기 공원’은 8억 1970만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쥬라기 공원’이 다시 돌아왔다. ‘쥬라기 월드’(감독 콜린 트레보로)가 그것이다. 물론 1997년
2015-07-30 11:41오는 9월 18일부터 10월 11일까지 ‘2015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가 열릴 괴산군은 35명산을 자랑하는데 그중 13개의 명산이 화양구곡과 선유구곡을 품은 청천면에 위치한다. 7월 21일, 청주행복산악회원들과 충청북도 괴산군 청천면과 보은군 산외면에 걸쳐 있는 금단산으로 산행을 다녀왔다. 금단산(높이 767m)은 괴산군의 최남단에 위치한데다 가까이에 있는 도명산과 낙영산의 명성에 가려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하지만 우거진 송림과 바위지대가 잘 어우러지는 청정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금단산(金丹山)이란 지명은 고서에 등장하는 검단산이 현재와 같이 변경된 것으로 추측한다. 아침 7시, 청주실내체육관 앞을 출발한 후 중간에 몇 번 정차하며 회원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7시 40분경 마지막 집결지인 용암동에서 청천으로 향한다. 부지런히 달리는 차안에서 운영진이 떡은 물론 커피까지 타서 자리로 배달하고, 달콤 회장님의 인사와 석진 산대장님의 산행일정 안내가 이어진다. 과유불급이라고 무엇이든 지나치면 독이 된다. 이번 산행은 물놀이와 야유회를 겸해 특별히 술 조심하고 스킨십에 신경 쓸 것도 당부한다. 길거리에 옥수수가 수북이 쌓인 청천시장에 들르며 8시 50분경 산
2015-07-26 20:187월 18일, 마영달테마여행1번지에서 대관령하늘목장을 구경하며 선자령에 올라 대관령마을휴게소로 하산하는 산행을 다녀왔다. 대관령 하늘목장은 하늘과 초원이 마주하는 대관령의 대표목장으로 1974년 조성되어 2014년 9월 개방되었다. 대관령 최고봉 선자령(높이 1157m)과 붙어 있는데다 자연 그대로 보존하느라 개방이 늦어진 만큼 아직 손때가 묻지 않아 좋다. 하늘목장은 자연생태 순환시스템으로 젖소와 한우를 기르는 우리나라의 대표 기업목장이자 동물과 자연을 직접 체험하는 국내 최초의 자연순응형 체험목장이다. 해발 800미터가 넘는 고지대에 한일시멘트 그룹의 한일산업에서 초지를 조성해 한일목장이라는 이름을 붙였으나 40년만에 일반에게 공개하면서 가장 넓고, 가장 높은 하늘을 볼 수 있는 곳을 의미하는 ‘하늘목장’이 되었다. 아침 7시, 청주실내체육관 앞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북쪽으로 향한다.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 날씨가 흐릴 것이라는 예보대로 금방 비가 쏟아질 듯 사방이 캄캄하다. 여행하는 사람들은 날씨에 민감하다. 주어진 조건에 맞춰 즐기면 되는데 참여자가 적어 널찍하게 자리를 잡았다. 평택제천고속도로 금왕휴게소와 영동고속도로 평창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리
2015-07-26 20:15오랜만에 ‘군인영화’가 만들어졌다. 메르스 여파로 당초 일정보다 2주 늦은 6월 24일 개봉한 ‘연평해전’(감독 김학순)이 그것이다. 세계 유일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서 무릇 군인영화는 반공영화였다. 반공이 아니면 정보기관에 불려가 곤욕을 치르던 시절이 있었음은 부인하거나 거부할 수 없는 이 땅의 역사이다. ‘연평해전’ 제작 소식이 알려지면서 집중된 시선도 바로 그 점이었다. ‘연평해전’이 2002년 6월 29일 연평도 부근에서 발생한 북한군과의 총격전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어서다. 북한군이 적이니 그걸 깨부수는 건 기본적으로 반공영화가 될 수밖에 없지만, 그러나 ‘연평해전’은 궤를 달리 하고 있다. 무조건 애국심만 강요하는 반공영화는 아니란 얘기이다. 우선 ‘연평해전’은 개봉하기까지의 과정이 눈물겹다. ‘26년’⋅‘또 하나의 약속’⋅‘카트’ 등 그런 영화들이 더러 있지만, ‘연평해전’은 크라우드펀딩(다수에게 소액을 투자받는 방식)과 후원금으로 20억 원을 모았다. 이는 순제작비 60억 원(총제작비는 80억 원)의 3분지 1에 달하는 거액이다. ‘연평해전’은 영화가 끝나고 7000여 명의 후원자 이름이 10분 넘게 나오는 ‘장관’이 대미를
2015-07-22 09:28도로와 교통수단이 발달하는 만큼 생활영역이 넓어지다 보니 각자 사는 곳이 다르고 생업에 얽매여 가족끼리 얼굴 보는 것도 쉽지 않다. 7월 9일, 처가 남매들이 어렵게 시간을 맞춰 처의 고향인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에서 가까운 경북 상주시 화북면 상오리로 피서를 다녀왔다. 상오리 가는 길에 청천면 이평리 정류장에 차를 세우고 삼송리와 뒤편으로 보이는 중대봉을 바라보며 감회에 젖는다. 이곳을 떠난 30여년의 세월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늘 정류장에서 자식들 반갑게 맞이하고 떠날 때는 완행버스의 꽁무니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던 어른들과의 추억을 생각하며 화북으로 향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피서지인 상오리 솔숲에 도착하니 비가 내린다. 상오리 솔숲은 수백 년 된 소나무들이 들어차있어 예전에는 소나무 군락지로만 알려졌던 곳인데 상주시가 맥문동 군락지를 조성하면서 맥문동 꽃이 절정을 이루는 8월 말경이면 전국 각지의 사진작가와 화가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솔향을 맡으며 하늘 향해 키를 키운 소나무 사이를 산책하다 정자에 올라 구불구불 자연스럽게 뻗은 소나무의 아름다운 모습, 보랏빛 융단을 깔아놓은 듯 만개한 맥문동, 감출 것과 보여줄 것을…
2015-07-20 17:34한국과 일본은 바다를 사이로 한 이웃나라이다. 이웃관계는 좋을 때는 더 좋지만 나쁘면 피할 수도 없는 존재가 된다. 그래서 이웃을 잘 만나야 한다.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를 몇 달 앞둔 2001년 12월 23일 아키히토 일왕은 68세 생일을 맞아 왕실에서 기자회견을 갖는 자리에서 폭탄 발언을 한다. “나 자신으로서는 간무 천황(50대 천황·737∼806·재위 781∼806년)의 생모(生母)가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라고 ‘속일본기’에 기록돼 있어 한국과의 인연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천황의 선포는 월드컵 공동 개최라는 한일 간의 대형 축제를 앞두고 한국과 일본이 더 가까워졌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한 것이었지만 일본 내에서 금기로 통하던 천황가의 백제 유래설을 천황 스스로가 깼다는 점에서 파문을 일으켰다. 천황가가 백제 왕실과 밀접했다는 주장은 일부 한일 역사학자들 사이에서도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천황 스스로가 말한 것은 처음이었다는 점이 놀랍다, 8세기 후반에서 9세기에 걸쳐 재위했던 간무천황과 어머니를 구체적으로 거론했다는 점, 간무 천황 어머니가 무령왕 자손이었다는 ‘속일본기’ 내용을 그대로 인용해 자신도 그렇게 믿고 있다는 것을 우회적
2015-07-20 11:387월 6일부터 이틀간 지인 부부와 충남의 바닷가를 둘러봤다. 비 소식 때문에 3일 여행으로 계획했던 일정을 하루 줄여 이틀 만에 다 돌아보려니 아침 일찍부터 부산을 떨어야했다. 청주를 출발해 당진영덕고속도로 예산수덕사IC를 빠져나온 자가용이 홍성을 지나 서산A지구방조제를 목전에 둔 서부면 궁리의 길가에 정차한다. 차에서 내리면 분재를 닮은 멋진 소나무 한 그루가 낮은 언덕 위에서 오가는 차량들과 뒤편의 간월호를 내려다보고 있다. 안내문에 의하면 수령 300여년의 보호수로 1980년대 서산 AB지구 간척사업을 하기 전에는 바로 밑까지 바닷물이 들어와 나무 아래에서 음식물을 먹으며 백사장에서 해수욕을 즐겼고, 음력 정월에는 마을의 안녕과 바다의 풍랑을 막기 위해 풍어제를 올리던 당상목이다. 소나무 아래편으로 간척지가 이어진다. 96번 지방도로 서산A지구방조제를 건너면 서산A지구방조제와 B지구방조제를 연결하는 간월도를 만난다. 생굴에 소금과 고춧가루를 버무려 담근 젓갈 어리굴젓을 왕에게 진상품으로 올렸다는 간월도의 바닷가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작은 암자 간월암이 이채롭다. 간월암은 태조 이성계의 왕사였던 무학대사가 창건하고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곳으로 물이…
2015-07-20 1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