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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금당초등학교(교장 김경순)는 2017학년도 3월2일 학부모와 전교생이 모인 가운데 다목적실에서 입학식을 했다. '세종의 얼을 담아 내 마음의 행복 나침반을 그리는 생생지락(生生至樂) 교육'이라는 교육목표를 실천하고 있는 금당초는 입학식을 평생 기억에 남을 수 있고 기본 생활습관을 지도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개량한복을 선물로 나눠 입히고 입학식을 진행했다. 전교생들의 박수 속에 신입생 입장과 1학년 13명, 유치원 5명의 입학선언, 담임교사 발표, 재학생과 신입생 인사, 케익 점화 및 축하의 노래 등 입학식이 축제가 돼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김경순 교장은 "여주시는 세종이라는 소중한 교육자산을 지니고 있다"며 "세종의 얼을 담아 내 마음의 행복나침반을 그려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마음의 근력을 기르고 생각을 열어주는 교육(集), 호기심으로 도전하며 미래를 밝게 하는 교육(賢),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어울림 교육(殿)의 집현전(集賢殿)교육을 통해 나만의 소중한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생생지락의 교육문화를 만들어 모두가 행복한 아이로, 오고 싶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학식이 끝난 후에는 금당초의 전통에 따라 6학년 학생들이 신입생들의 손을 잡고 교실 등 학교건물을 소개하며, 낮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내고 새로운 언니,오빠들과 학교적응을 더욱 더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자녀를 처음 학교에 보내는 한 학부모는 “개량한복을 입고 입학식에 참여하고 교육과정과 연계해 기본생활습관을 지도하는 학교에 믿음이 간다"며 "무엇보다 즐겁게 학교생활을 할 것 같다” 라고 말했다. 처음 동생들을 맞이하는 2학년(이정빈)은 “우리는 왜 입학식에 한복을 주지 않았어요? 한복을 입고 있으니 정말 예뻐요. 그래도 동생이 생겨서 좋아요”라고 소감을 말했다.금당초는 남한강의 여유로움과 세종의 얼 계승을 위해 우리 것을 바르게 이해하고 너른 세상에서 자기 생각을 펼쳐나가는 도전 의식을 심어주는 교육공동체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얼마 전 서울신문에 행정자치부와 경찰청 이름으로 전면광고가 실렸다. “촌각을 다투는 긴급상황 도로명주소로 신고하면 신속한 출동이 가능”하다는 내용이다. 광고는 또 “나와 가족을 지키는 안전 지름길”이 도로명주소 신고임을 알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그와 같은 날짜 전북연합신문엔 ‘전주시의회 5분 발언’이 실렸다. 4명의 전주시의회 의원들의 발언이 인물사진과 함께 요약되어 있다. 그 중 남관우 의원은 2010년 이후 20억 원 이상의 예산을 집행했지만, 행정기관인 전주시의 도로명주소 사용이 아직도 정착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도로명주소란 도로명과 건물번호에 의해 표기하는 새로운 주소 체계를 말한다. 종전 지번 주소와 시⋅군⋅구 및 읍⋅면까지는 동일하지만, 리(里)⋅지번⋅아파트 이름 대신 도로명과 건물번호를 사용하는 것이 다르다. 2011년 7월 29일 도로명주소 고시 이후 지번 주소와 병행하다가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도로명주소와 함께 우편번호 역시 종전 6자리에서 5자리로 바뀌었다. 5자리 우편번호는 2015년 8월 1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준비 및 유예기간 1년 후인 2016년 8월 1일부터는 6자리 우편번호를 사용한 우편물은 규격 외 우편요금을 적용받는다. 보통 편지의 320원보다 70원 많은 390원을 내야 하는 것. 6자리 우편번호가 적힌 편지를 우체통에 넣은 경우 원칙적으로 발송지(자)로 반환된다. 발송자의 주소 표시가 없어 반환할 수 없는 경우에만 수취인에게 추가요금을 물린다는게 우정사업본부 설명이다. 우정사업본부가 시행 1년을 맞아 조사한 바에 따르면 5자리 우편번호 사용률은 96%이다. 그러나 학교의 사정은 다르다. 최근 필자는 전북도내 132개 고교 홈페이지를 방문했다. 무슨 기간제 교사 모집공고 따위를 보려던 것이 아니다. 심심해서는 더욱 아니다. 132개 고교 홈페이지를 방문한 것은 교원문학회장으로서 고교생문학작품모집의 공문 발송을 위한 각 학교 주소를 라벨로 작성하기 위해서였다. 그 번거로움과 많은 시간 등 작성과정의 어려움을 여기서 시시콜콜 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다만, 다른 행정기관도 아니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학교의 얼굴인 홈페이지가 그렇듯 시시각각 변하는 시대와 한참 거리가 먼 구년 묵이였음에 아연 놀라움과 함께 충격이 컸을 뿐이다. 2월 15일 기준 132개교 중 무려 50개 교가 아직도 6자리 우편번호로 학교를 소개하고 있어서다. 먼저 전주지역이다. 전북대사대부고⋅전주공고⋅영생고⋅완산고⋅완산여고⋅전일고⋅성심여고⋅기전여고⋅중앙여고⋅해성고다. 이리지역은 이리고⋅남성고⋅남성여고⋅원광여고⋅원광정보예술고⋅전북제일고다. 군산지역은 군산여상⋅영광여고⋅중앙고다. 정읍시는 정읍제일고⋅인상고⋅정주고⋅태인고⋅호남고다. 남원시는 남원여고⋅성원고⋅서진여고, 김제시는 김제여고⋅자영고⋅금산고⋅김제서고⋅지평선고다. 군지역도 크게 다르지 않다. 완주군의 고산고⋅삼례공고⋅한국게임과학고, 무주군의 푸른꿈고, 장수군의 장계공고⋅산서고, 순창군의 순창제일고⋅동계고⋅순창고, 고창군의 고창고⋅고창여고⋅고창북고, 부안군의 부안제일고⋅줄포자동차공고⋅부안여고 등이다. 전북의 14개 시⋅군중 진안군과 임실군 고교들만 5자리 우편번호로 정상 표기돼있을 뿐이다. 완주군 소재 전주예술고는 6자리든 5자리든 우편번호 자체가 아예 학교 홈페이지 도로명주소에 표시되지 않았다. 또한 도로명주소 개념을 모르는 듯 표기상 오류도 있었다. 예컨대 호남고는 지번주소인 ‘동’과 도로명주소 ‘로’가 나란히 표기되었다. 한국게임과학고, 세인고 역시 ‘완주군 화산면 화산로’를 ‘완주군 화산로’라 표기해놓았다. 한 가지 의문은 전라북도교육청이 도로명주소 본격 시행에 맞춰 관련 내용을 알리고 홈페이지 업데이트 등 독려하는 공문을 한 차례라도 보냈는가 하는 점이다. 만약 보냈다면 이렇게 많은 학교들이 상급 감독기관의 지시를 불이행할 수 있었을까. 위반 학교가 그렇듯 많은 것은 공문 유무와 상관없이 문제로 남는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오류가 비단 전북도내 고교만의 일은 아닐 것이라는데에 있다. 전북의 초⋅중학교, 나아가 전국의 각급 학교 홈페이지의 5자리 우편번호 표기실태를 전수 조사하고 싶은 심정이다. 바야흐로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교육부가 적극 나서 각급 학교의 도로명주소에 따른 5자리 우편번호 정착을 독려하기 바란다.
"오늘 며칠이에요?""이월 스물여덟…이십팔일." 경기도 안산 선부동 고려인 1만여 명이 모여 사는 ‘땟골마을’에 위치한 고려인문화복지 지원센터 1층 강의실. 초등 입학생 14명이 수학 공부를 시작했다. 이들의 수업은 한국어와 러시아어를 섞어가며 진행됐다. 아이들은 ‘세모’, ‘네모’, ‘더하기’ 등의 특정 단어를 제외하고는 러시아어로 대답을 이어갔다. 김영숙 고려인문화복지 지원센터 사무국장은 "많은 고려인들이 오랜 유랑 생활로 모국어를 잃다보니 아이들의 부모 또한 한국어를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일반적인 다문화가정보다도 고려인 학생들은 한국어 소통이 안돼 학습 지체가 누적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같은 날 센터를 찾은 초등 5학년 칸 디아나양은 한국에 온지 1년이 됐지만 의사소통이 쉽지 않다. 칸 양은 "학교 특별반에서도 한국어를 배워요. 다른 과목 수업은 못 알아들어요"라고 말했다. 학교에서는 다문화특별반을 운영하고, 한국어를 모르는 학생들을 위해 가정통신문도 러시아어로 제작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김 사무국장은 "센터에서 교육지원을 하지만 우리는 교육 전문가가 아니다. 공교육 내에서 일대일 수업 지원 등 맞춤형 교육을 제공해야 이들이 학습 지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들은 외국인 신분이라 지자체나 민간기업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제공되는 학습지 지원에서 제외되는 등 각종 복지혜택도 못 받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고려인 4세 청소년들이 외국인으로 분류된 것은 1992년에 제정된 재외동포법 때문이다. 재외동포를 ‘부모 또는 조부모 중 한 명이 대한민국 국정을 보유했던 자’로 규정하고 있다보니 고려인 4세는 재외동포로 인정되지 않는다. 미성년자일 때는 동반비자로 국내 체류가 허용되지만 성년이 되면 부모가 재외동포비자 소지자일 경우에는 만 24세, 방문취업비자 소지자면 만 19세에 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김 사무국장은 "일정 나이가 됐다고 무조건 추방하기보다는 영주권 기준을 완화해 고려인 4세 스스로 체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체류 고려인 대다수는 열악한 제조업체나 일용직으로 일해 경제적 수준이 낮고 한국어 소통도 어렵다. 따라서 일반 외국인처럼 대학에 입학하거나 안정적인 직장을 잡는 일이 드물다. 그런데도 현행 영주권 취득 기준은 동일업체 4년 이상 근무, 자산 3천만원 이상 보유 등 문턱이 너무 높다. 그는 "고려인 4세들이 국내에 정착하려면 결국 학업을 통해 대학, 전문직의 길로 가야하는 만큼 이들에게 교육은 희망을 넘어 생존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재외동포의 범위를 3세대로 한정한 법을 고치자는 시각도 있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법무부 관계자는 "현행법에 따라 고려인 4세들은 일반 외국인과 동일하게 볼 수밖에 없다"며 "국내에 더 체류하려면 유학비자, 취업비자나 영주권 등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외동포의 범위를 넓히는 문제는 입법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며 "국내 노동 시장 상황을 고려해야 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제19대 국회에서 3세 이후 외국 국적 동포도 재외동포로 인정하는 법개정안을 추진했지만 그 범위가 세대를 거듭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우려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무산된 바 있다. 국내에 정착하려는 재외 동포 지원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 2013년 고려인동포법이 시행됐지만 이 는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고려인동포 관련 단체 지원에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김혜련 전남대 세계한상문화연구단 연구교수는 "중국은 국내에 정착하려는 화교에 대해 우선 지원 정책을 펼치는 데 반해 한국은 해외 동포에 대한 지원을 우선하고 있다"며 "시선을 돌려 국내에 거주하는 동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귀환동포지원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올해는 고려인 강제이주 80주년이다. 국내에는 5만여 명의 고려인이 거주하고 있다. 한국어 의사소통조차 어려운 고려인 4세 청소년들은 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게다가 성년이 되면 또다시 한국을 떠나야만해 미래가 늘 불안하다. 대학 진학, 안정적 취업만이 국내에 정착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이들에게 교육은 그래서 생존의 길이다. "그래도 한국에 살고 싶어요. 다시 돌아가기는 싫어요." 지난달 28일 경기도 안산 고려인문화복지 지원센터에서 만난 김율리아(17)양은 지난 2013년 우즈베키스탄에서 왔다. 김 양은 "고려인이라는 시선 때문에 생활이 불편하고 학교에서 친구들을 사귀기도 힘들어서 엄마한테 한국으로 가자고 했다"고 말했다. 증조 할아버지가 태어난 한국에 가면 더 행복한 삶이 기다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말이 통하지 않는 낯선 한국 땅에서 적응은 쉽지 않았다. 한국에 와서는 정작 서울에 있는 러시아 대사관 학교로 갔다. 한국 학교로 가기가 무서워서다. 그러다 비싼 학비 때문에 다시 일년 만에 한국 중학교로 옮겨야 했다. 김 양은 "수업을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지각과 결석을 자주 했어요. 결국 다문화 대안학교로 또 옮겨야 했어요"라고 말했다. 올해 특성화고에 입학하는 김 양은 이제는 한국생활에 많이 익숙해졌지만 만 19세가 되면 다시 우즈베키스탄으로 돌아가야 한다. 고려인 3세인 엄마가 방문취업비자로 국내에 왔기 때문이다. 러시아 국적 고려인에게는 재외동포비자가 발급됐지만 중앙아시아 국가에 대해서는 해당 국가에서의 대학 졸업 등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방문취업비자가 발급됐다. 동반비자로 온 김 양은 만 19세까지만 국내 체류가 허용된다. 대학을 가면 유학비자로 좀더 국내에 머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학교 수업도 따라가기 버겁고 학비도 비싼데 대학을 갈 수 있을지 불안하기만 하다. 지난 2012년 러시아에서 국내로 온 조기철(18)군도 비슷한 상황이다. 다만 조 군의 엄마는 재외동포비자를 발급받았다. 최대 4년 10개월의 기간 제한이 있는 방문취업비자(연장 가능)와 달리 재외동포비자는 금고 이상의 처벌을 받지 않는 한 장기 체류가 가능하다. 하지만 동반비자로 함께 온 자녀도 만 24세까지만 국내에 체류할 수 있다. 고려인 4세인 그는 재외동포로 인정받을 수 없는 외국인이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 대학에서 음악 공부를 하고 싶어 지금은 한국어능력시험을 준비하고 있어요. 한국에서 계속 살고 싶은데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어요"라고 말했다. 1860년대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의 시기에 농업 이민, 항일독립운동, 강제동원 등으로 러시아나 구 소련 지역으로 이주한 이들을 고려인이라 부르고 있다. 이들은 1937년 소련의 독재자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당했다. 그러나 구 소련 국가들의 자민족 우선 정책과 경제적 불안 등으로 최근 고려인 동포들은 국내로 속속 입국하고 있다. 공식적 통계는 없지만 법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5만 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고려인 4세인 청소년들도 동시에 늘고 있다. 이들은 재외 동포로도 인정받지 못한 외국인 신분으로 성년이 되면 다시 떠나야 하는 처지다. 그러나 이들은 한국을 할아버지의 나라로 인식하고 있다. 단기 비자로 국내 어학원에서 공부하다 올해 대학에 입학하게 된 최 엘라나(19)양은 "고려인이니까 우리 조상의 언어와 문화를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우즈베키스탄에서 독학으로 한국어를 공부했어요. 대학을 다른 국가로 갈 수 있는 기회도 있었지만 한국으로 꼭 오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 양도 대학 졸업 후에 한국에 정착할 수 있을지 불안하다. 이들이 안정적으로 국내에 정착하려면 재외동포 범위를 3세까지로 한정한 재외동포법을 개정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 이유로 개정은 요원하다. 법 개정이 안된다면 고려인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영주권 취득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 김영숙 고려인문화복지 지원센터 사무국장은 "향후 1~2년 뒤부터 성인이 돼서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고려인 4세가 급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고려인 동포의 역사성을 생각해서라도 미래세대인 자녀들을 우리 사회가 끌어안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회에 상정돼 있는 ‘학교도서관진흥법 개정안’이 하루빨리 통과돼야 합니다. 사서자격증이 있는 도서관 전문가들이 체계적인 독서교육을 맡아야 학생들의 올바른 독서습관을 이끌어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문제인 성인 독서량 저하까지 막을 수 있습니다." 전국 사서교사 연구단체 ‘한국학교도서관연구회(이하 학도연)’ 회장인 오덕성(48·사진) 서울영상고 교사는 ‘학교도서관진흥법 개정안’ 통과를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꼽았다. ‘사서교사 수당 신설’이란 값진 결과물을 얻은 채 신학기를 맞았지만, 학생에게 수준 높은 독서교육을 위해 더 시급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현재 많은 학교도서관은 사서자격증이 없는 비전문가 또는 학부모자원봉사자로 운영되고 있다. 오 회장은 이이 대해 "학교도서관을 단순히 학생들이 ‘잠시 머무는 공간’으로 바라보는 탁상행정에서 비롯됐다"며 "학교도서관의 교육·문화 기능을 무시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의 질이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는 건 독서교육도 마찬가지"라며 "학생들이 올바른 독서와 정보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우리나라의 독서교육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경제개발기구(OECD) 국가 중 성인 독서량 최저 등을 거론하며 이를 극복하자는 문구는 거의 매년 가을 연례행사처럼 나온지 오래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의 ‘2015년 국민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고교 등 상급 학교로 진학할수록 독서량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에 한권의 책도 읽지 않은 초등생이 0.6%, 중학생은 5%, 고교생은 8.7%였다. 성인은 34.7%에 달했다.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 이 난제를 풀 가장 좋은 해법은 어린 나이 때부터 전문가가 올바른 독서교육을 하는 것이다. 사서교사들이 전 학교에 배치돼 전문적인 교육을 통해 책 읽기가 즐거운 놀이이자 활동이라는 느낌을 갖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상황은 오히려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서울, 경기 등의 지역에서 ‘9시등교’로 아침 독서시간은 절반 가까이 감소했고 스마트폰의 등장은 아이들 손에서 책을 더욱 많이 빼앗고 있다. 오 회장은 "현재 단위학교 도서관 설치가 100%에 달하는 시점에서 사서교사 배치율이 6%에 불과하다는 것은 정책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사서교사 배치를 늘리고, 규모가 큰 학교에는 사서교사와 학교사서가 함께 근무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이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교총이 교육부 교섭을 통해 사서교사 수당을 신설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는 게 오 회장의 생각이다. 그간 사서교사들은 단순히 도서관 운영에만 그치지 않고 독서상담·전략·태도·수업 등 전문성 있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었지만 그 노력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이번 수당 신설은 사서교사들에게 자부심을 갖게 하고 전문성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되리라 보고 있다. 오 회장은 "그동안 사서교사들의 전문선 신장 노력은 한 개인의 업무적인 반성에 그쳤다"며 "이번 수당 신설로 학생들을 위해 우수사례를 공유하는 등 기회로 연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학도연은 올해 독서·정보서비스에 대한 현장연수, 그리고 원격 연수프로그램 신설을 계획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학생들의 독서태도 수준을 측정할 도구와, 개별 학생의 특성과 수준에 따른 상담프로그램 개발도 추진할 예정이다.
'첫 단추를 잘 끼우야 한다'는 말이 있다. 교사에게 있어 신학기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 년간 학급 경영의 승패는 신학기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빨리 적응하고 담임의 학급 경영에 잘 따라오게 하기 위해서는 신학기 담임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담임은 함께 할 아이들 하나하나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그리고 가능한 한 아이들과 빨리 친숙해져야 한다. 새 학기, 아이들과 친숙해질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로 맡게 될 아이들의 이름을 빨리 외울 것을 권하고 싶다. 아이들은 이름을 불러주는 선생님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오랫동안 담임을 하면서 느낀 바다. 신입생인 1학년 담임교사의 업무가 어느 학년보다 과중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활기록부의 기초자료 수집부터 작성에 이르기까지 꼼꼼하게 챙겨야 할 것들이 무궁무진하다. 무엇보다 중학교 때와 달리 생기부의 모든 내용(진로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독서활동 등)이 대학입시와 직결되는만큼 1학년 때부터 준비해야 것들을 수시로 설명해줘야 할 것이다. 특히 관심 학생이 누구인지를 파악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우선 상담이 이뤄져야 한다. 2학년의 경우, 자신의 진로희망에 따라 계열(인문, 자연)이 나눠진 만큼 아이들이 계열 적성이 제대로 맞는지 1학년 때에 적힌 생기부를 참고로 하여 점검해야 할 것이다. 매년, 계열 적성이 맞지 않아 전과를 요구하는 학생들이 더러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히 자연계 에서 인문계로 전과를 요구하는 학생들이 많다. 이것은 아이들의 계열 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담임교사의 탓이 아닌가 싶다. 대학 입시를 바로 눈앞에 둔 학생들을 맡은 고3 담임 교사의 경우, 여느 학년보다 부담이 클 것이다. 고3 담임은 대학입시가 끝날 때까지 아이들이 포기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아이들이 가고자 하는 대학이 어디인지를 분명히 파악하여 입시 관련 정보를 수시로 제공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희망하는 대학에 합격하는 데 필요한 것(자기소개서, 추천서, 논술, 적성고사, 구술 및 심층 면접, 최저학력 등)들이 무엇인지를 아이들에게 일러주고 준비할 것을 주문해야 한다. 담임교사는 배의 선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항에 앞서, 선장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있을 위험에 대비해 선원들에게 안전수칙을 강조한다. 이렇듯 담임교사는 일 년간 이끌어 갈 아이들에게 담임의 학급경영을 말하고 담임이 원하는 '학생상'을 분명히 밝히는 것이 좋다. 신학기, 담임으로서 해야 할 일은 산재하다. 조금이라도 일 년을 잘 보내기 위해서라도 담임은 아이들과의 상담에 올인해야 할 것이다.
사교육비 지출정도가 자녀의 대학진학은 물론 급여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사교육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가를 단적으로 말해 주는 듯하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보고서(저출산 문제와 교육실태)에서 2002년 기준 월 사교육비 지출을 금액 크기별로 1∼5분위 5개 구간으로 분류한 뒤 각 구간 소속 학생의 대입과 취업 후 급여를 비교했다. 그 결과 사교육비를 가장 많이 지출한 5분위 학생은 가장 적게 지출한 1분위 학생에 비해 주요 10개 대학 진학은 2배 이상 높았고 취업 후 월급도 23만 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의 사교육비 지출에 따른 현재의 결과를 시계열적으로 분석한 이 보고서가 그동안 막연히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던 것을 증명한 셈이다. 이번 조사보고는 가뜩이나 불안한 학부모를 사교육 시장으로 더 내 몰 우려가 있다. 하지만 부모의 재력이 사교육을 통해 자녀의 미래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면서도 방치한다면 이 또한 건강한 사회라고 할 수 없다. 학부모의 가장 큰 소망은 자녀가 ‘번듯한 직장’을 갖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교육비를 비싸게 들여서라도 좋은 대학을 보내야한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개천에서도 용이 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고 임금 격차도 없앤다면 굳이 자녀에게 막대한 사교육비를 투입하지 않을 것이다. 보고서에는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왔지만 오히려 교육방송(EBS)의 활용을 더 높여야 한다. 사교육이 남의 이야기인 도시 저소득 계층이나 읍면지역 학생에게 EBS의 최우수 강사진이 학생의 수준에 맞게 강의를 진행한다면 그들에게는 희망의 사다리를 놓아주는 것이 된다. 또한 고졸과 대졸간의 임금격차도 일정기간이 지나면 철폐한다면 사교육과 대입에 대한 수요는 급속히 줄어들 것이다. 교육이 계층이동의 사다리가 될 수 있도록 교육계는 물론 정부와 정치권이 함께 노력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영양교사가 학교현장에 교육자로서 첫발을 내딛은 지 올해로 10년이 됐다. 영양교사제도는 아침 결식, 편식 및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영양 불균형 문제에 직면한 학생들에게 바른 식습관 형성과 건강관리를 위한 체계적인 영양·식생활교육을 하기 위해 도입됐다. 2003년 초·중등교육법과 학교급식법 개정을 통해 법적 근거가 마련됐고, 실제 학교 현장에 영양교사가 배치된 것은 2007년부터다. 지난 10년 간 영양교사제도는 학교급식과 연계한 교육을 통해 실천교육의 새로운 장을 여는 등 학교현장에 많은 변화와 인식 전환에 기여했다. 그러나 지난 역사를 교훈 삼아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과제다. 영양교사들은 대한민국의 건강한 미래가 자신들에게 달려있다는 사회적 소임과 사명을 다시 한 번 명심하고, 변화하는 교육환경 속에서 영양·식생활 교육전문가이자 급식전문가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한 효과적인 실천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영양교사는 급식관리 전문가로서 우수하고 안전한 급식을 학생과 학교 구성원들에게 제공하고, 또한 영양·식생활교육 전문가로서 학교급식과 연계한 다양한 교육을 통해 실천교육으로서의 이론과 행동이 병행된 급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무엇보다 성장기인 초·중·고 12년 동안 형성된 식습관이 평생 건강의 기틀이 된다는 것을 항상 잊지 말고 교육자로서 연구와 자기 계발에 매진해야 한다. 더불어 소외·취약계층에 대한 배려와 사회공헌활동에도 힘써야 한다. 이런 다양한 노력을 계속해야만 학교급식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계속해서 지켜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영양교사가 배치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절반 이상의 학교에 영양교사 정원 확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시급한 사안이다. 학교급식은 단순한 식사 제공과는 차별되는 공공적인 가치가 있다. 교육과 병행된 급식이 이뤄져야만 식생활 환경을 개선하고, 어린이·청소년 비만율 증가나 건강행태 불량 등 부정적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학생의 건강권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정 정원과 예산확보를 통한 영양교사의 전면배치가 조속히 실현돼 대한민국의 모든 학생이 진정한 교육급식의 혜택을 받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희망한다. 영양교사들은 ‘학교급식은 매일매일 스스로 체험하고 실천하는 교육’이라는 신념 아래 미래사회의 건강한 인재를 육성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 학교급식이 교육급식으로 그 뿌리를 공고히 내릴 때 아이들의 건강한 미래가 보장될 수 있음을 알고 있어서다. 앞으로의 10년은 국민에게 더욱더 신뢰받는 영양교사상을 구축하고, 영양교사직의 인식 제고를 위한 노력의 시간으로 채워나가야 할 것이다. 모든 영양교사가 학교현장에 첫 발을 내딛었던 그날의 초심을 되새겨 학교급식 발전과 교육자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함으로써 체계적·실천적 영양·식생활교육이 자리 잡는 데 중심적 역할을 하길 기대해본다.
소프트웨어교육은 코딩 기술 습득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기본원리를 이해해 컴퓨팅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과 논리력을 배우고, 이를 바탕으로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을 증진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이미 해외 여러 나라에서는 소프트웨어교육을 필수화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초등학교는 2019년부터 17시간, 중학교는 2018년부터 단계적으로 34시간 이상의 소프트웨어교육이 필수화된다. 소프트웨어교육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소프트웨어교육을 위한 충분한 수업 시수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초등학교 소프트웨어 수업은 5, 6학년 실과에 17시간 배정돼 있다. 1주일에 0.5시간 정도 배정된 셈이다. 그리고 중학교는 34시간 이상으로, 중학교 3년 과정을 고려하면 주당 0.3시간이다. 이 정도 시간으로는 컴퓨팅사고력을 배양하기 어렵다. 더 많은 시간을 배정해 학생들이 충분히 고민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례로 미국은 1년에 3학점, 영국은 주당 50분 이상, 일본은 연간 55시간 이상 실시하고 있다. 다음으로 교과 역량을 갖춘 교사를 확보해야 한다. 현재 전국의 중학교 수는 3000여 개 정도지만 정보·컴퓨터 교사 수는 1000여 명에 불과하다. 교육부에서는 2020년까지 중등 정보·컴퓨터 교사를 500명 이상 확보할 계획이지만 그중 49.5% 정도만이 관련 교과를 전공한 교사이고, 나머지 51.5%는 부전공이나 복수전공, 연수를 통해 충원할 예정이다. 그러나 단기간에 걸친 부전공, 복수전공, 연수를 받은 교사가 소프트웨어교육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관련 교과를 전공한 교사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내용의 수준과 연계성을 고려한 교육도 필요하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의하면 초등은 소프트웨어 기초교육으로 문제해결과 알고리즘 및 프로그래밍 체험 중심이고, 중학교는 컴퓨팅사고 기반 문제해결과 간단한 알고리즘 및 프로그램 개발, 고등학교는 다양한 분야와 융합한 알고리즘 및 프로그램 설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같은 교육목표를 고려해 학교급 간 교육활동이 잘 연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육 수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수업시수가 적어 교육과정 내에서 깊이 있는 부분까지 접근하기는 어렵다. 높은 수준의 내용은 고등교육으로 미뤄야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소프트웨어업계와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가져야 한다. 소프트웨어업계는 학교에서 어떤 것을 가르쳐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전문가를 파견해 학교현장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소프트웨어는 이미 많은 것을 대체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 박물관에서 소프트웨어교육을 하는 사례도 있다. 앞으로의 시대를 살아갈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해야 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체계적인 소프트웨어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충분한 정규교육 시간을 배정하고 전문성 있는 교원 양성 등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순천은 정원의 도시요 선비의 고장, 남도 교통의 요지로 전국에서도 살기좋은 도시로 이름 나 있는 곳이다. 더욱이 순천연향중학교(교장 김경섭) 3월 2일 개학식에 이어 신입생 262명을 맞아 입학식을 하였다. 이 학교는 주거단지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어 주민들의 교육열이 높아 성원을 많이 받고 있는 곳이다. 김경섭 교장은 "갈고 닦아 새 길을 열자" 라는 교훈 아래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 모두가 만족하고 교직원이 가르치는 보람을 느끼는 행복교육의 요람이 되고자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11대교 장으로 부임한 김 교장은"미래 사회는 지·덕·체를 아우르는 창의 융합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서로 도우면서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도록 노력하자"고 신입생들에게 강조했다.
살다보니 1박 이상을 하는 부부여행이 그렇게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우리 부부의 경우, 1년에 2회 정도 국내여행을 한다. 그것도 방학을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아내, 그 영향을 받아 은퇴 후 관광학과에 입학한 나. 부부가 여행에 뜻이 맞을 것 같지만 여행 일정을 조율하기가 만만치 않다. 얼마 전에는 아내 혼자 천리포식물원을 다녀오기도 했다. 얼마 전 1박2일 지리산 둘레길 여행을 떠났다. 서수원터미널에서 남원행 고속버스에 승차하니 3시간 만에 도착이다. 여기서 다시 3구간 출발지인 인월까지 시내버스를 이용 1시간 만에 도착하니 점심시간이 지났다. 전통시장 내에 뷔페 보리밥집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들어가는 재료가 10가지가 넘는다. 둘레길 탐방객들이 들리는 명소라는데 저렴한 식사비용에 시장기를 채울 수 있다. 지리산 둘레길, 워낙 유명한 길이지만 실제 와 보긴 처음이다. 이 둘레길은 지리산을 둘러싸고 있는 3개 도(전북, 전남, 경남), 5개 시·군(남원, 구례, 하동, 산청, 함양) 21개 읍·면 120여개 마을을 잇는 285km의 장거리 도보길이다. 각종 자원 조사와 정비를 통해 지리산 곳곳에 걸쳐 있는 옛길, 고갯길, 숲길, 강변길, 논둑길, 농로길, 마을길 등을 환(環)형으로 연결한 길이다. 이 길은 총 22개 구간으로 되어 있는데 우리 부부가 오늘 선택한 곳은 3구간으로 전북 남원시 인월면 인월리와 경남 함양군 마천면 의탄리를 잇는 20.5km의 지리산둘레길이다. 이 구간을 걷다보면 남원시 산내면과 함양군 마천면을 잇는 옛 고갯길 등구재를 넘어가게 된다. 제방길, 농로, 차도, 임도, 숲길 등이 골고루 섞여있고, 또한 제방, 마을, 산과 계곡을 고루 느낄 수 있다. 오후 2시 넘어 첫출발지 표지판이 설치된 인월교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흐르는 개울물 소리를 들으며 출발이다. 평일이라 그런지 오가는 여행자들이 많지 않다.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 4명 정도 만났고 우리처럼 진행하는 사람은 황매암 입구에서 8명 정도 만났다. 둘레길에서 사람 만나는 즐거움을 만끽하려면 주말이나 휴일을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사람이 워낙 뜸하니 아내가 혼자 중얼거린다. “평일에 혼자서 트래킹하기가 좀 무섭겠다” 이 둘레길을 걸을 때 여행자를 가장 반겨주는 것은 바로 장승형 이정표. 초행길이라 모든 풍광이 처음이라 새롭고 낯설다. 한참을 갔는데 이정표가 보이지 않으면 불안하다. 내가 지금 걷고 있는 길이 바른 코스인지 아니면 코스를 벗어났는지 알려주는 것이 이정표다. 이정표를 만나면 반가움과 함께 붉은색 화살표 방향을 살핀다. 파란색 화살표 방향은 우리가 지나온 길이다. 길바닥에 이정표가 표시되어 있기도 하지만 변색되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중군(中軍)마을을 거쳐 황매암, 수성대, 배너미재를 지나니 장항마을이다. 이곳에서 400년 수령의 소나무 당산을 보았다. 당산 소나무는 지금도 당산제를 지내고 있는 신성한 장소로 천왕봉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자태를 드리우고 있다. 장항교를 지나니 오후 5시다. 이제 매동 마을 숙소를 가야 한다. 아내는 민박집 아주머니와 여러 차례 통화를 했지만 숙소는 나타나지 않는다. 잠시 후 트럭 한 대가 나타나 우리를 태운다. 주인집 아저씨의 손님에 대한 배려다. 매동(梅洞)마을에는 40개가 넘는 민박집이 있다. 주민 대부분이 민박집을 운영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둘레길 성수기는 여름철이라 하는데 이때는 한 달 전부터 예약을 해야 한다고 한다. 우리가 머문 곳은 황토방, 아궁이에 장작을 때는데 방바닥이 설설 끓는다. 방마다 수세식 화장실 겸 세면장이 구비되어 있다. 방에는 TV가 있고 입구에 놓인 어항 속에는 피라미들이 헤엄치고 있는데 방안 습도 조절용으로 생각된다. 방에 짐을 푸니 주인아저씨(69)가 1.5리터 페트병 하나를 건네준다. 직접 채취한 고로쇠 수액이다. 이 고로쇠 수액은 우리가 여행을 마칠 때까지 소중한 식수와 에너지원이 되었다. 목을 축이기에도 좋고 뼈를 튼튼하게 해 주니 일석이조다. 이곳 민박의 식사값은 1인당 5천원인데 직접 채취한 여러 가지 나물이 한 상 가득 나온다. 돼지고기 김치찌개와 생선구이도 나와 전라도 음식의 푸짐함을 알려준다. 이튿날 새벽녘 황토방 창문 모습이 인상적이다. 다시 둘레길 시작이다. 매동에서 우리의 목적지인 금계(金鷄)까지 약 12km다. 숲길, 마을길 등을 거쳐 상황마을 다랭이논을 보며 등구재를 넘었다. 이제부터 행정구역이 경남이다. 고개 하나를 넘었는데 마을 분위기가 다르다. 전북이 생동감이 넘쳤다면 경남은 고요한 느낌이다. 이곳 창원마을 주민들은 경제 수준이 높다는데 마을길이 모두 시멘트 포장길이다. 그러나 둘레길 여행자들에게는 이런 길이 피곤하기만 하다. 1박2일, 지리산 둘레길 3구간을 여유 있게 7시간 동안 걸었다. 지리산에서 좀 떨어져 마을 길을 걸을 때에는 천왕봉, 제석봉, 촛대봉, 노고단의 능선을 볼 수 있었다. 지리산에 들어갔을 때에는 새소리와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숲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매동마을 민박집에서는 훈훈한 인심을 맛볼 수 있었다. 가장 좋았던 점은 모든 풍광이 새롭다는 것이었다. 여행은 우리에게 아름다운 인생 추억을 만들어 준다. 여행은 삶의 활력소가 된다.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다.
봄은 어디에나 벙글어지는 꽃들로 가득합니다. 묵은 겨울은 이제 힘을 쓸 수 없나봅니다. 오리나무는 벌써 연초록의 길다란 꽃눈을 올리고 있고 매화는 그저 황홀하게 무학산 만날재 앞자락을 하얗게 빛내고, 그 아래 학교 담장 그늘엔 동백꽃이 붉습니다. 이렇듯 사물도 계절도 오래되면 변하는 것이 이치일 것입니다. 시간의 관문을 지나는 순간 변화는 어쩔 수 없습니다. 우리는 그 계절의 변화 앞에 서 있는 것입니다. 자신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시간과 공간의 거대한 장벽을 넘어선 지혜로운 한 인간의 이야기를 읽습니다. 바다를 향해 끝없을 것 같은 여행을 하는 그는 불멸의 신이 아닌 필멸하는 인간입니다. 신의 노여움을 사고 떠돌아야하며 아들과 아내가 기다리는 고향 이타케로 영영 갈 수 없을 듯 보였습니다. 호메로스의 양대 서사시 『일리어드』와 『오뒷세이아』는 기원전 6세기 이후 그리스의 교과서가 되어 수많은 음유시인과 지식인 나아가 문학과 조형예술로 창작돼 서양문화의 근원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 『오뒷세이아』는 그리스군의 트로이 공략 후의 오디세우스의 10년간에 걸친 해상표류의 모험과 귀국에 관한 이야기로 24권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최초의 4권은 주인공이 없는 동안의 그의 아내 페넬로페와 아들 텔레마코스 이야기이며 제5권에서 바다의 님프 칼립소에게 붙잡혀 있는 주인공 오디세우스가 등장하고 신(神)들의 명령으로 그는 겨우 뗏목을 만들어 섬을 떠나지만 그를 미워하는 포세이돈이 일으키는 폭풍으로 난파 당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파이아케스인들의 섬에 상륙하고 그 곳의 왕녀 나우시카에게 구원되어 왕의 환대를 받고 연회석에서 자신의 모험이야기를 합니다. 그 후 귀국하여 아테네 여신의 도움으로 아내를 괴롭힌 구혼자들을 응징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디세우스는 걸출하고 지혜로운 영웅이지만 참으로 어리석은 일을 저질러 바다를 떠돌게 됩니다. 많은 어려움을 견디며 그는 자기의 정체성을 찾아 바다를 떠돌며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아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일 것입니다. 새봄을 맞아 우리는 지난 겨울 낡고 오래되고 묵은 자기를 버리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야 하지 않을까요? 새롭게 된다는 것은 어렵고 힘든 것입니다. 새 학기는 희망으로 가득차지만 바다 위에 배를 띄우고 여행을 시작하듯 두렵고 어려운 것입니다. 모든 새로운 출발은 낡은 것을 찢는 아픔을 견디지 않으면 시작되지 않습니다. 지금 자리가 힘들고 어렵다면 낡은 나와 결별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들려주소서, 무사 여신이여! 트로이아의 신성한 도시를 파괴한 뒤 많이도 떠돌아다녔던 임기응변에 능한 그 사람의 이야기를. 그는 수많은 사람들의 도시들을 보았고 그들의 마음을 알았으며 바다에서는 자신의 목숨을 구하고 전우들을 귀향시키려다 마음속으로 숱한 고통을 당했습니다. 그토록 애썼건만 그는 전우들을 구하지 못했으니, 그들은 자신들의 못된 짓으로 말미암아 파멸하고 말았습니다. 그 바보들이 헬리오스 휘페리온의 소 떼를 잡아먹은 탓에 헬리오스 신이 그들에게서 귀향의 날을 빼앗아버린 것입니다. 이 일들에 관해 아무 대목이든, 여신이여, 제우스의 따님이여, 우리에게도 들려주소서! /제1권 1~10행 p23 새봄입니다. 이미 연초록의 나무들이 새잎을 올리고 있습니다. 나무는 생살을 찢는 아픔을 견디고 낡은 자기를 버린 결과로 새잎을 낼 수 있습니다. 우리들도 지난 해 묵었던 익숙한 것들과 결별해야합니다. 그래야 새로운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습니다. 익숙한 것과 결별하는 새봄 되시기 바랍니다. 『오뒷세이아』, 호메로스 지음/천병희 옮김, 숲, 2006.
충남 서령고는 3월 3일(금) 오전 10시 2017학년도 신입생 305명에 대한 입학식을 송파수련관에서 성대하게 거행했다. 심관수 이사장과 이완섭 서산시장, 관내 내외 귀빈과 학부모님들은 입학생들에게 뜨거운 환영의 박수를 보냈다. 한승택 교장은 신입생들을 위한 환영사에서 명문 서령에 입학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항상 자부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특히 서령은 지역명문교 육성 사업을 통해 부족함이 없는 시설들이 갖췄고, 교육부 지정 과학중점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교육력 제고 학교 선정, 자율학교, 영재교육원 설치 운영, 방과 후 심화반 및 자기 주도적 학습반 운영, 대학 입시를 위한 차별화된 교육프로그램 운영 등 전교직원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또한 중국 및 일본과 국제교류를 통해 글로벌한 안목을 기르고, 대외 경연경시 및 각종 대회에도 참가해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음주·흡연학생이 없는 새 교풍을 진작시키고 이어갈 것임을 선포했다. 이어 성적우수 장학생으로 선발된 신입생들에게 대한 장학증서도 전달됐으며 그동안 학교를 위해 헌신하신 최일성 학부모회장과 유병란 자모회장과 자모회총무에 대한 감사패 전달 및 우수교직원 2명에 대한 표창도 함께 있었다. 각종 장학금 전달식과 함께 한화토탈에서는 2017년 학교 발전기금으로 본교에 2천만원을 기탁했다. 한화토탈은 이번 외에도 해마다 많은 액수의 발전기금을 전달하고 있다. 입학식이 끝난 뒤에는 신입생과 재학생 간의 상견례가 있었다.
갈수록 교원 간 침묵의 시간이 길어진다고 한다. 소통과 협력의 공간이어야 할 교무실이 마치 칸막이를 설치해 놓은 것처럼 단절돼 있다는 걱정스런 목소리도 나온다. 교실에서 늘 혼자 수업하고 지시 받은 업무와 행정 처리에 매몰되다보니 특별히 의견을 나눌 일도, 함께 고민할 일도, 공감에 도달할 일도 드물다. 교원들은 매일 꿈을 안고 학교에 가지만 교실 상황은 녹록치 않다. 무기력한 아이들과 수업하는 어려움을 의논하고 싶지만 저마다 바쁘다. 학교 밖 연수에 참여해보지만 학교 실정에 맞지 않아 공허함을 느낄 때가 많다. 그러다보니 세대 간 장벽이 생기고 서로 상처 주는 교원 간 교권 침해만 늘고 있다. 새 학년 업무 분장 때마다 얼굴 붉히는 교단이 대표적 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상징되는 미래 사회에는 소통과 협력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될 것이라고 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 내용도 이런 가치를 키우는 것이다. 불통과 단절의 교단은 결코 도달하기 어려운 목표이며,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가르침을 줄 수도 없다. 지금 학교에 가장 필요한 것은 함께 성장하는 교직문화다. 동료, 선·후배 교사들이 혼자가 아닌, 함께 하는 교육활동을 통해 공감대를 넓히고 전문성을 높여나가야 한다. 동료들과 행복한 교사가 행복한 교실을 만들 수 있다. 어려운 수업, 생활지도도 서로 얼굴 맞대고 소통하며 고민해야 제대로 된 해법을 찾아 실천할 수 있다. ‘간격이 너무 벌어지면 서로 기대지 못해 쓰러진다’는 시구가 있다. 급변하는 교육환경, 예측하기 힘든 미래 앞에서 혼자 사도의 길을 감당하기는 어렵다. 교원끼리 멀어진다면 쓰러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교육적 동지인 교원들이 먼저 ‘동행’을 실천해야 한다. 그래야 사제동행도 가능하다. 한국교육신문의 캠페인성 연중기획 ‘나부터, 우리부터 師師동행’은 그런 의미에서 반갑다. 사사동행의 교직문화가 전국으로 확대되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할아버지, 오늘이 며칠이에요? 이제 곧 학예회 날이 되지요? “응, 곧 되어 간다. 영순이도 어서 나아서 학예회 구경을 가야지? 약도 잘 먹고 푹 쉬면 곧 나을 거야.할아버지께서 영순이를 달래주셨습니다. “할아버지, 어서 학예회를 보고 싶어요. “그래, 그래서 어서 나아야 한다니까. 할아버지, 내일이라도 학예회를 당겨서 했으면 좋겠어요.이렇게 이야기하던 영순이가 가물가물 정신을 잃어 가고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아버지도 어머니도 없이 자란 영순이가 애처로와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아들만 4형제나 둔 할아버지였지만, 우리나라 역사에서 가장 나쁜 시대에 태어난 그들은 6․25라는 전쟁을 치르면서 국군으로 가서 두 아들이 죽고, 마을에서 폭격에 막내도 죽고, 셋째마저 공산당에게 끌려가서 생사조차 모르게 되어 버렸습니다. 영순이는 큰아들이 남긴 단 하나의 핏덩이었는데, 그 어미마저 어디론가 가 버리고 할아버지 손에서 굶기를 밥 먹듯 하면서 자란 불쌍한 아이입니다. 영순이의 할아버지는 할 수 없이 담임선생님을 찾아 나섰습니다. 며칠 전 학교에서 돌아와 시름시름 앓기 시작한 영순이가 점점 더 심해져서 이젠 가끔 정신을 잃기까지 하였습니다. 못 먹고 못 입고 거지나 다를 바 없이 자란 영순이는 키도 나이 또래보다 훨씬 작고, 몸도 가냘퍼서 두세 살쯤 덜 먹은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영순이가 앓아눕게 되자, 너무 쇠약한 몸에 더 빨리 악화되어 가는 것만 같아 할아버지는 속이 탔습니다. 그런 영순이가 정신만 들면 열흘이 남아 있는 학예회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선생님, 이런 영순이의 애처로운 모습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 이렇게 찾아 왔습니다. 염치없는 일이지만 어떻게 좀 당겨서 학예회를 할 수는 없을까요? 하시는 할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글썽이었습니다. “네, 대단히 딱하고 애처로운 일이군요. 미국의 소설가 오 핸리의 ‘마지막 잎새 에서와 비슷한 이야깁니다. 병든 한 소녀를 위하여 마지막 남은 한 잎이 떨어지기에 그 한 잎을 그림으로 그려서 꺼져 가는 소녀의 목숨을 구했다는 아름다운 이야기 말입니다. 저도 학교에 가서 협의를 하여서 영순이를 위하여 학예회를 앞당겨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연습 관계로 오늘내일 당장은 안 될 것입니다. 선생님은 동정 어린 눈으로 할아버지를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단번에 이렇게 사정을 이해하여 주는 선생님의 얼굴엔 인자한 미소가 흐릅니다. 면사무소에서 4km나 떨어진 농촌의 조그만 양서초등학교는 겨우 열두 학급에 600여 명의 학생들이 오순도순 공부하는 조용한 학교입니다. 개교기념일인 11월 27일에 하기로 했던 학예회는 23일로 앞당겨서 하기로 결정이 났습니다. 학교에서는 갑자기 당겨진 행사로 준비에 바빠서 서두르게 되었습니다. 어린이들도 영순이를 위하여 학예회가 당겨졌다는 소문이 퍼지자, “얘, 우리 연습을 더 열심히 해서 잘 해야겠다. 학교에서 영순이 한 사람을 위해서 날짜를 당긴 걸 보면 영순이가 무척 앓고 있는가 보다." 하고 영순이네 반의 반장이자, 이번 연극에서 공주 역을 맡은 은경이가 말을 꺼내자, “그럴 게 아니라, 우리 영순이의 문병을 한번 가 보자. 영순이 반의 부 반장 숙희가 말합니다. “그게 좋겠어. 연습도 거의 끝나고 했으니 우리 당장 가볼까?” 4학년짜리 영희도 찬성을 합니다. “아냐, 그렇게 앓고 있다는데 그냥 갈 수 있니? 과일이라도 좀 사 가지고 가기로 하자.” 6학년답게 경자가 제안합니다. “그래, 그게 좋겠다. 그럼 내일은 모두 준비를 해서 가 보도록 하자.” 영순이 보다 윗학년 언니들도 모두 찬성을 하였습니다. 위문을 가는 걸 안 음악부 선생님과 영순이 담임선생님은 무척 기뻐하시면서 과자를 한 아름 사 주셨습니다. 이제 학예회가 모레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총연습을 마치고 내일은 잘되지 않는 것들을 더욱 연습해서 멋진 학예회를 하려고 모두들 열심입니다. 음악부, 무용부, 연극부에서 몇 명씩 뽑아서 여남은 명의 아이들은 영순이네 집을 향하여 나섰습니다. 모두 영순이가 빨리 나아서 학예회 구경을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영순아, 얼마나 고생이 되니? 어서 나아서 모레 학예회에 꼭 구경을 나올 수 있도록 해. 응!” 친구들이 영순이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미안해. 이렇게 누워서 너희들이 찾아오게 만들고......” 영순이는 말끝을 흐렸습니다. “영순아, 힘을 내. 꼭 나아서 학예회 구경을 나올 수 있을 거야.” “아냐, 난 못 가게 될 지도 몰라. 나 때문에 학예회가 4일씩이나 앞 당겨져서 정말 미안해!” 영순이의 눈동자에는 진심으로 미안해하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그런 소리 하지 말고 힘을 내서 어서 나아야지. 모레는 꼭 구경을 나와야 해.” 영순이네 반의 숙희가 이야기하였습니다. 영순이의 손을 꼭 잡고 살며시 힘을 주어 쥐어 봅니다. 영순이는 기운이 없어서 몸을 가누지 못 하면서도 기어이 학예회 구경을 가겠다고 약속을 합니다.친구들이 찾아와 이렇게 다정하게 대해 주는 것이 너무 기뻐서 눈물을 흘리며 감사해 하였습니다. 오늘은 모자란 연습도 거의 끝나서 식장을 꾸미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각종 준비물이며 무대 꾸미기, 그리고 교실 안팎의 청소 등으로 눈코 뜰 새가 없습니다. 무대 중앙의 휘장에는 ‘축 개교 기념일’이라고 선명하게 새겨져 있고, 막의 앞 윗 쪽 휘장에는 ‘개교 열 돌 기념 학예회’라고 크게 새겨 붙이기로 되어 있습니다. 영순이 담임선생님은 무대 장식을 맡아서 하고 계셨습니다. 영순이를 위하여 기쁘게 날짜를 변경해 주신 교장, 교감 선생님과 여러 선생님께 감사하는 뜻에서 남보다 앞장서서 일을 해 치우고 계십니다. 이제 막 위의 휘장에 정성껏 새긴 글자를 붙여서 휘장을 걸고 내려 오셨습니다. 멀찍이 물러서시더니 가만히 휘장을 바라보십니다. 그러시다가 약간 고개를 갸웃둥 하시는 게 어딘지 잘 못 되어 있나 봅니다. 다시 이쪽저쪽을 바라보시던 선생님은 사다리를 가져다가 대고, 글자를 고치려고 합니다. 그러나 사다리는 짧고 천장은 높아서 겨우 걸릴 정도이니까 사다리가 수직에 가깝게 바짝 섰습니다. 선생님은 사다리를 조심스럽게 올라가십니다. 사다리는 흔들흔들 불안하기만 합니다. 선생님은 다리가 약간 떨리는 것을 느끼면서 사다리를 거의 올라가서 가만히 천장을 붙들고 글자를 왼손으로 떼어 냅니다. 글자를 떼기 위해 몸을 뒤로 젖히는 순간 사다리가 흔들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선생님은 몸의 중심을 잡지 못하시고 흔들리는 사다리와 함께 교실 바닥에 내동댕이쳐지고 말았습니다. 떨어지는 순간 선생님은 온 몸이 둥둥 뜨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습니다. 꿈속에서 높은 언덕을 뛰어 내리듯 선생님의 몸은 나비처럼 가벼워져서 저 아래 아득한 골짜기를 향해서 풍성처럼 천천히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교실 바닥에 나뒹굴어졌을 때, 다행히 사다리는 선생님을 비켜서 떨어졌습니다. 교실 바닥에 떨어진 사다리는 폭탄이 터지듯 요란한 소리를 내었습니다. 다행히 선생님이 크게 다친 곳은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은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우르르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모여들고,“선생님! 선생님!”붙들어 흔들어대면서 불러 봅니다. 교무실로 내달은 아이들은“박 선생님이 사다리에서 떨어지셨어요.”라고 소리칩니다. “뭣? 박 선생님이?” 선생님들도 눈이 둥그레져서 강당으로 달려갑니다. “어, 박 선생!” 박 선생님과 가장 친한 강 선생님이 박 선생님을 붙들고 불러 봅니다. 박 선생님은 정신을 잃고 있었습니다. 선생님들은 박 선생님의 허리띠를 물고 팔과 다리를 주무르고, 세수 대야에 찬물을 퍼 다가 타월에 적셔서 이마에 얹어주었습니다. 한 참 동안 야단을 피웠을 때에야 박 선생님은 겨우 정신을 되찾았습니다.곧장 숙직실로 옮겨 드리고 자리를 펴서 편안하게 뉘어 드렸습니다. 교장, 교감 선생님도 늦게야 숙직실로 찾아 오셨습니다. 교장 선생님이 걱정스럽게 박 선생님을 들여다보면서,“박 선생님, 이게 웬일이에요! 영순이를 위해서 날짜까지 바꾸어 놓고서 박 선생님 이 눕게 되면 어떻게 해요. 정신을 차리시오.” 하면서 괴로운 표정을 지으셨습니다. 박 선생님은 일어나 보려고 했지만 어디가 아픈지도 모른 채 일어 날 수가 없습니다. 가만히 누운 채 영순이를 생각해 봅니다. “내일은 나와서 학예회 구경을 해 줄 영순이가 어서 나아 주었으면.......” 눈앞에 학예회장에서 기쁜 표정으로 손뼉을 쳐대고 있는 영순이의 모습을 그려보면서 입가에 가느다란 미소를 머금어 봅니다.
인간은 질문하는 존재이다. 3월 새학기를 맞이하면서 학교는 많은 지시사항을 쏟아낸다. 그러다 보니 정신이 없다. 그러나 정신차려야 한다. 꼭 자기 자신에게 꼭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 그것이 바로 '공부에 대한 질문'이다. 우리 부모님이 그렇게 원하는 공부인데 "공부는 정말 재미가 없고, 괴로움의 근원인가? "이다. 공부를 잘 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바르게 볼 줄 알아야 한다. 이것을 잘 못보면 시간이 낭비된다. 손해가 발생한 것이다. 사람들이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방식은 자기가 하는 일을 바라보는 관점에 의해서 결정된다. 예를 들어 공부가 벗어나야 할 족쇄라고 생각하면 괴로워진다. 그러나 배움이 즐거움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언젠가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란 책을 읽고 난 다음에 몇 번씩이나 다녀왔던 어떤 절을 다시 찾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 절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보이는 게 아닌가! 정말 놀라웠다. 세상은 아는 만큼만 즐길 수 있다는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배움은 괴로움의 근원이 아니라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즐거움을 주는 원천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해가 잘 안되는것이 있다면 그 자체가 재미가 없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 배경 지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사상을 바르게 보기 위해서는 배경지식을 충분히 갖춰야 한다. 둘째, 공부하지 않고 성공할 수 있는 일은 많은가? 물론 많다. 그렇지만 다 맞는 답은 아니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박찬호가 평균 연봉 1420만 달러를 받게 되었다는 신문 기사를 보면서 어떤 고등학생이 옆 친구에게 말했다. “나도 학교 때려치우고 야구나 할 걸‧‧‧‧‧‧.”하는 이야기다. 스포츠나 연예계의 스타들이 정상에 서기까지 얼마나 피 말리는 훈련을 하고, 자기 분야에 대해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는지를 모르고 하는 말이다. 나는 그 말 속에 운동이 공부보다 쉽다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공부를 멀리하는 학생들 중 상당수는 “나중에 장사나 하지”라고 말하는 경우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장사하는 사람들을 얕보고 하는 말이다. 나는 열심히 공부하지 않고 장사해서 성공했다는 사람을 아직 만나보지 못했다. 성공하려면 그 분야에 대해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지금 장사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모르는 철부지는 세상을 좀 더 이해야 한다. 지금 당장 시장에 가도 잘 팔리는 곳과 안팔리는 곳이 구분이 된다. 순천의 국밥집도 예외는 아니다. 마지막으로 대학에 가기 위해 공부해야 한다. 왜 공부를 해야 하나? “열심히 공부해야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으니까”. 이는 공부를 하는 당사자 뿐 아니라, 공부를 시키는 부모나 교사 모두 가장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이유이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은 대학만 들어오면 지긋지긋한 공부와 멀어진다. 실제로 하버드 대학을 나와서도 노숙자로 평생을 전전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며, 대학 문턱에도 가보지 못한 사람이 성공한 사례도 얼마든지 많다. 우리가 공부하는 이유는 대학입시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쌓기 위해서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배움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되고 공부하는 시간이 덜 지루하게 느껴질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방법에 대한 것을 많이 생각했다. 그러나 방법만이 아닌 왜 해야 하는가를 더 진지하게 물어보자. 지금까지 단순하게 어떻게 공부하면 잘 하지? 라고 생각했다면, 왜 공부를 해야하는가를 다시 물으면서 새 학기를 맞이하면서 꼭 해야 할 질문이다.
충남 천안 나사렛대학교 물리치료학과에는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교육기부로 실천하는 동아리가 있다. 새로운 꿈을 향해 함께 나가자는 뜻의 N.D.T.(New Dream Together). N.D.T. 학생들은 2012년부터 같은 재단의 특수학교인 나사렛 새꿈학교 학생들에게 물리치료와 더불어 정서적 안정을 돕는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매주 금요일 오후 2시가 되면 새꿈학교로 가서 1대1로 매칭된 발달장애 학생들의 유연성, 근력, 보행능력 등 기능적인 훈련을 비롯해 일상생활의 훈련을 돕는 치료적인 운동과 놀이치료 등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는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하는 대학생 교육기부 프로그램에 참가해 9주 동안 ‘학생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돕기’를 진행해 2016 하반기 대학생 교육기부 성과 발표회에서 최우수동아리로 선정됐다. 단발성 프로그램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가운데 특정한 기간을 정해 특화된 프로그램을 잘 진행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실제로 N.D.T.는 2015년에도 우수상을 받은바 있다. 또 새꿈학교 봉사활동 전 2010년부터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스페셜올림픽, 충남장애인체육대회 등 각종 스포츠대회에서 물리‧재활치료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진행해 오고 있다. 선배들로부터 봉사DNA를 물려받은 셈이다. 동아리 팀장 왕성은 학생은 “저학년 때부터 선배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의 일상생활 능력이 점점 향상되는 것을 보고 느꼈다”며 “이런 보람된 경험이 후배들에게 전해지면서 동아리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N.D.T.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운 전공 지식을 활용해 봉사활동을 하지만 실습역량이 높아지거나 학생들을 이해하게 되는 점에서는 정작 자신들이 더 성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예나 학생은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아이들이 많아서 걱정이 많았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면 대화가 불가능해도 아이들을 생각하는 배려심과 이해하려는 마음만 있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최소리 학생도 “활동을 하면서 힘들 때도 있었지만 처음으로 봉사의 기쁨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창렬 지도교수는 “봉사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장애학생에 대해 더 깊게 이해하게 된다”며 “장애를 가진 학생과의 좋은 관계 형성 등 재활치료 부분에서 실제적인 경험들은 앞으로 좋은 치료사가 되는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부는 대학생 동아리의 독특하고 창의적인 교육기부 프로그램 발굴을 통해 교육기부가 활성화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교육기부에 참여를 희망하는 대학생 동아리는 한국과학창의재단 홈페이지(www.teachforkorea.go.kr)에서 하면 된다.
긴 방학이 끝나고 오랜만에 만난 아이들의 표정이 밝아 보였다. 복도에서 만난 아이들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새로운 반과 담임선생님을 말하며 좋아했다. "선생님, 저 O학년 O반 되었어요. OOO 선생님이 담임이에요. " 개학 첫날. 3교시, 3학년 O반 영어 시간. 수업대신 아이들의 새 학년 다짐을 들어보기로 하였다. 2학년 때까지 공부를 하지 않고 말썽만 피운 한 여학생은 입시가 코앞으로 다가온 것을 실감한 듯 나를 보자 힘주어 말했다. "선생님, 올해는 반드시 제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 드릴게요.""그래, 열심히 해서 네가 원하는 대학에 꼭 가기를 바라마. " 2학년 때, 가끔 입시 상담을 받곤 했던 한 남학생은 입시와 관련하여 상담을 해줄 수 있는지를 물었다. "선생님, 입시 관련 궁금한 내용이 있을 때 상담해 주실 수 있죠?" 수도권 소재 한 유명한 대학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한 아이는 목표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 3학년 1학기 때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물었다. "선생님, 저는 OO대학교에 꼭 가야 하는데 무엇을 준비해야 하죠?" 지난 한 해 영어 내신 성적을 올리기 위해 사교육에 의존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적을 올리지 못한 한 아이는 영어 성적 올리는 방법을 다짜고짜 묻기도 하였다. "선생님, 저의 가장 큰 고민은 영어 성적이에요. 제발 영어 성적 올릴 수 있는 방법 좀 알려 주세요." 체육교사가 꿈인 한 녀석은 방학 내내 운동을 열심히 했다며 현 내신 성적으로 갈 수 있는 대학 몇 군데를 소개해 줄 것을 부탁했다. 아이들 대부분의 질문은 입시 관련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아이들의 표정이 진지해 보였다. 아이들의 질문 하나하나에 대답하기에는 주어진 한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지만 나름대로 내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성실하게 답해 주었다. 2학년 때는 시간까지 할애하며 입시 관련 질문을 요구했으나 몇 가지 질문만 한 뒤 딴청을 피우곤 했던 아이들이 고3이 된 것을 실감한 듯 입시와 관련하여 많은 질문을 던졌다. 순간, 이런 마음 가짐이라면 그 어떤 것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요한 것은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이 대학에 합격하는 그날까지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교육출판전문기업 ‘미래엔’의 교육재단인 목정미래재단이 주관하고 미래엔, 한국교총, 중앙일보가 후원한 ‘제3회 미래교육창조상’ 공모전 시상식이 지난달 24일 서울 잠원동 미래엔 본사에서 개최됐다. ‘자기성찰과 몰입(flow)으로 창의성을 키우는 과학 교수-학습 활동’을 주제로 미래창의수업에 공모한 구교정 부일여중 교사가 대상을 차지하는 등 총 9명의 교사가 수상했다. 대상 1000만원, 최우수상 500만원, 우수상 300만원, 장려상 100만원 등 총 3000만원의 상금도 주어졌다. 박현성 경남 김해신안초 교사와 구은복 경남 대청초 교사는 부부가 나란히 수상해 눈길을 끌었다. 박 교사는 교육환경혁신에 공모해 우수상을, 구 교사는 미래창의수업으로 장려상을 받았다. ‘미래교육창조상’은 교육문화 개선과 창의적 융합인재 양성에 기여하고, 교육기관 종사자들의 전문성 향상과 창의적 수업을 독려하기 위해 마련된 상으로 지난 2015년 제정됐다. 김영진 목정미래재단 이사장은 "시상식을 통해 좀 더 좋은 가르침에 대한 선생님들의 뜨거운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고, 다양한 연구 성과와 우수사례들을 발굴할 수 있었다"며 "우리 재단은 앞으로도 많은 선생님들이 대한민국 교육을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목정미래재단은 지난 1973년 설립돼 42년 간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장학사업 및 영·유아 보육지원 사업 활동을 수행해 온 미래엔의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현재까지 총 3981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재작년 합격하고 미발령으로 대기하다 선생님들과 함께 올해부터 출근하게 된 늦깎이 신규교사 인사드려요. 저는 임용고시를 치르면서 4년간 중학교에서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일했어요. ‘수업 전문성’에 대한 고민을 먼저 할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임용 2차 때 수업지도안 짜기, 수업시연 스터디, 수업 촬영, 피드백 등 참 열심히 노력했던 기억, 떠오르시나요? 하지만 학교에 들어가는 순간 업무분장, 나이스 업무처리부터 낯선 학교와 아이들에게 적응하다보면 우리의 최대 무기인 ‘수업’을 갈고 닦을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사라질 수 있어요.부족하지만 저만의 수업일지 쓰는 비법을 알려드리려고 해요. ‘어떻게 하면 수업을 어제보다는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 더 발전되게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나온 방법이에요. 별것 아닐 수 있지만, 실천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공유할게요.3월 한 달 정도는 자신의 수업을 녹화하거나 녹음해서 분석해보세요. 학원 강사로 있을 때 한 달 동안 수업 대본을 꼼꼼히 만드는 작업을 해봤어요. 풀이방법이나 말투, 진행방식까지 말 그대로 시나리오예요. 수업 중에 방향을 잃거나 돌발적인 상황이 생기면 당황하기 쉬워요. 든든한 ‘내 수업의 시나리오’가 있으면 흔들리지 않고 계획대로 이끌어 갈 수 있어요.여기서 만족하면 50%입니다. 녹음한 내용을 분석해서 실제 내가 어떻게 말하고, 당황할 때는 어떤지 낯 뜨겁더라도 들으면서 녹음한 내용을 받아 적어보세요. 처음에는 TV에 내가 나오면 민망한 느낌처럼 자신의 수업을 모니터링 하는 것이 쉽지 않아요. 하지만 수업에서 나를 평가하고 피드백을 줄 사람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그래서 본인 스스로 배우도 되고, 감독도 되고, 시나리오 작가도 돼야 해요. 나중에 더 멋진 영화를 만들기 위해 바쁜 3월이지만 짬 내서 해보세요. 효과가 서서히 나타날 거예요. 아래에 간단하게 방법을 정리해 봤어요. ‘객관적’으로 나의 수업 평가하기Step1. 3월 한 달의 수업 시나리오 짜기: 수업진행, 설명방식, 말투, 유머도 대본을 짜라Step2. 자신의 수업을 한 달간 녹음(녹화)해 보자: 내 수업을 지적할 사람은 나 밖에 없다Step3. 녹음된 내용을 듣고 받아 적고 분석하기: 자신의 말투, 서툰 설명은 보완하자 수업이 활기차고 시간가는 줄 모르는데, 배운 것이 확실히 있으면 공부에 흥미가 없는 아이들도 재미가 붙고 성적도 오르겠죠. 그러기 위해 같은 내용이어도 반별로 특성을 고려한 수업일지를 쓰면 이전 수업과 다음 수업의 흐름이 연결되는 수업을 만들 수 있어요.뿐만 아니라 반별, 학생별 미세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고 그날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수업이 좌지우지되지 않을 수 있어요. 가르치는 기술적인 면뿐만 아니라 소소한 대화, 칭찬한 것, 수업 때 실수한 것, 잘한 것을 메모지에 휘갈겨 쓰듯이 파워포인트에 큼직한 글씨로 적은 후 그 수업은 머릿속에서 잊고 다음 수업에 집중하세요. 매 수업마다 내가 계획한 대로 100% 이뤄지지는 않거든요.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너무 좌절하거나 너무 기뻐해도 다음 수업에 영향이 있어요. 기록을 하고 해당 수업은 잠시 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에요. 파워포인트로 ‘초간단’ 수업일지 쓰기 Step1. [수업 전] 파워포인트로 수업 도입/본론/마무리를 큼직큼직하게 작성하기Step2. [수업 후] 끝나자마자 기억에서 사라지기 전에 계획이 잘 이뤄졌는지 체크하기Step3. [수업 후] 칭찬 할 것, 반성할 것 간단히 쓰기. 학생들의 행동변화 기록하기. 수업시간에 인상적인 학생은 메모로 간단히 남기기. 제가 실제로 쓴 수업일지 예시를 훑어보시면 이해가 될 겁니다. 정답은 아니니 여러분만의 수업일지를 만들어 보세요.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