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7,553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요즘 TV광고에서 명함에 부모님 이름을 넣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즉 ○○○와 ○○○의 아들 혹은 딸 ○○○입니다 라는 광고입다. 보모님을 사랑하고 공경하라는 뜻으로 보이느데, 가정의 달을 맞아 그 의미가 더욱더 새롭게 받아들여 집니다. 보모님이 없었다면 당연히 자식도 존재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간혹 부모님에게 못된 짓을 하는 경우를 접하기도 합니다. 시대가 변해도 변할 수 없는 것이 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상들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성적문제로 부모와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가는 경우도 종종있습니다. 소설에나 등장할 이야기들이 실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어쩌다 이지경이 되었는지 모든 책임은 기성 세대 들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식 키우는 것이 유일한 재미인 것이 바로 부모님 들입니다. 자식의 성장을 바라보면서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자식 만큼은 바르게 키워서 훌륭한 사람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모든 부모들의 소망입니다. 어떤 학교에서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간다고 했답니다. 아주 어려운 지역의 학교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불참학생이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나는 못갔어도 자식들은 보내야 한다.'는 것이 그 학교 학부모들의 생각이었다고 합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렵게 살아도 자식의 기를 살리기 위해꿈에 그리던 제주도 구경을 시켜주고 싶어 했다는 것입니다. 자신은 못갔지만 자식들 만큼은 남에게 뒤처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수학여행비를 마련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학부모들은자식을 키우면서 자신들의 이름을 잊은채 살고 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십시오. 부모님 이름을 넣어서 명함을 만든다고 하지만 그 자식들이 학교에 다닐때 부모님의 이름이 무엇이었을까요.담임을 하면서도학생의 이름은 모두 외우고 있어도, 학부모의 성명을 알고 있는 교사들은 거의 없습니다. 학교 임원이나 학운위위원이나 돼야 이름을 기억학게 됩니다. 학기초에 학부모총회가 있었습니다. 교실에 학부모들이 여럿 오셨습니다. 제가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금부터 자기소개 돌아가면서 해 주시지요.' 네 저는 ○○○의 엄마입니다. 저는 ○○○엄마입니다. 저는 ○○○아빠입니다. 저는 ○○○의 아빠입니다.' 모두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본인의 이름을 이야기한 학부모는 한명도 없었습니다. 16명의 학부모가 참석했어도학부모의 이름을 이야기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제가 다시 이야기 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께서는성함이 없으신가요? 모두가아이들 이름만 이야기 하시는 군요. 그렇게 하지 마시고 학부모님 소개를 다시 해 보십시오.' 이렇게 이야기 했더니 갑자기 교실 분위기가 어색해 지더군요. 자신의 이름을 이야기 하라고 했더니 말입니다. 결국 학부모 이름을 듣지 못하고 자기소개 시간은 그렇게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학부모들은 자신들의 이름을 잊을 만큼 자녀들에게 거는 기대가 큽니다. 자신의 이름을 당당하게 이야기하지 못합니다. 오로지 자녀들에게만 매달려 있다는 뜻입니다. 최소한 자녀들이 학교에 다닐 때 만큼은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사회적으로 명망이 있는 경우라도 학교에 오면 자신의 이름을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가만 생각해 보니 저도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때 그렇게 했던 것 같습니다. 담임선생님과 전화 통화를 하더라도 이○○ 아빠라고 이야기 했던 것 같습니다. 왜 그렇게 했을까요. 나 자신보다 자식이 더 소중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교육제도가 바뀌지 않는 한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지금처럼 모든 학부모들의 염원이 같다면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보는 날 시험장 학교의 교문마다 학부모들로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시험이 시작되어도 돌아가지 않고 교문앞에 서서 열심히 기도하는 학부모들이 있습니다. 당연히 자녀들이 시험 잘봐서 좋은대학 가도록 해 다라는 기도겠지요. 추운날씨임에도 많은 부모들이 그렇게 하곤 합니다. 자녀를 걱정하면서도 잘 되기를 소망하는 메시지를 그런 방밥으로라도 전하고자 합입니다. 시선을 돌려서 교실을 볼까요. 시험지를 받기도 전에 답안작성을 마치고 잠이 드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추운날씨에 밖에서 기도를 하는 학부모가 그 학생의 부모일수도 있습니다. 부모님 생각을 하면 잠이 올까요. 절대로 잠이 안오겠지요. 그런데도 잠을 잡니다. 학부모의 염원과 학생의 생각이 다른 것일까요. 행동의 차이는 있지만 같은 생각일까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저도 혼란스럽습니다. 시대가 이렇게 변해 가고 있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요즘 학생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부모님을 욕하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페드립이라고 하더군요. 부모님(parents)의 첫 발음을 따서 그렇게 이야기 합니다. 만약 친구가 페드립을 하게 되면 학생들 사이에 싸움이 일어납니다. 다른 욕은 그냥 넘어가도 부모님 욕을 하는 것은 참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다행입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부모님을 공경하는 마음들이 남아 있어 다행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학생들을 어떻게 교육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교사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루빨리 부모님의 이름을 찾을 수 있는 그런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 것일까? 현재는 과거의 산물이다. 미래는 오늘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실행하는가에 따른 결정체이다. 대니얼 앨트먼 뉴욕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의 장래에 대하여현재 상태로라면 일본의 경기침체를 그대로 답습하게 될 것이라고 이미 경고했다. 한국과 일본의 인구,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 성장 과정을 살펴봤을 때 일본의 15~20년 전 경제 상황이 한국의 현재와 매우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의 30년 전 경제상황은 지금의 중국 경제 상황과 정확히 일치한다고도 했다. 그는 “한국을 비롯한 신흥 국가는 모두 도시화를 통해 성장했고 값싼 노동력으로 상품을 수출해 발전해 왔기 때문”이라며 “일본이 이러한 성장동력이 소진되자 경제발전이 멈춘 것처럼 한국도 지금 기로에 섰다”고 말했다. 앨트먼 교수는 현재 직면한 한국 사회의 문제로 ‘혁신과 기업가 정신 부족’을 꼽았다. 그는 “지난 50년간 한국이 겪은 눈부신 성장을 앞으로도 계속할 수 있을 것 같은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한국은 교사나 부모가 학생이 창업하길 바라지 않는다”며 “학생 역시 아이디어로 창업하기보다는 대기업에 취직하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지적재산권 보호는 독일·싱가포르 등 경쟁국가에 비해 미흡하다. 또, 한국 경제에 10대 재벌이 차지하는 비중이 75%에 달하는 기업 풍토 역시 경쟁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면서, “이러한 환경이 한국이 신성장 동력을 찾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이 가진 강점도 언급했다. 1인당 연구비가 높고 정부 출연 연구 프로젝트 등 연구 생산성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앨트먼 교수는 “앞으로 한국 정부는 한국이 가진 장점과 단점을 잘 파악해 교육과 경제 전반 정책에 창의성과 혁신이 강조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한국이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어떤 국가를 ‘롤 모델’로 삼아야 할까. 그의 저서인 '10년 후 미래'에서 앨트먼 교수는 중국은 미국을 뛰어넘지 못할 것이고 결국 미국만이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으로 남아 있을 거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럼 한국 역시 미국을 롤모델로 삼아야 하는가’에 대하여 그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한 국가만이 아니라 여러 국가를 보고 좋은 것만 뽑아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도 된다는 것이다.
오늘날 현장의 교사는 행복한가? 특히 중학교에 근무하는 선생님들의 상황이 어떠한가 궁금하기도 하다. 왜냐하면 모두 중학교가 힘들다고 이야기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상황은 학교에 땨라 매우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모든 학교가 그런 것이 아니라 교사에 따라, 그리고 학교의 문화에 따라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새 학기를 맞이한 지 이제 2개월이 지났기 때문이다. 인간은 어떤 정보를 수집할 때 감정이 개입된다. 수업도 정보수집의 일종이다. 단지 학생이 원하여 수집하는 것이 아닌 최종적으로 교사가 선택한 것이 다르다. 이 전달과정에서 교사가 아무리 좋은 것을 이야기 하고 싶어도 학생이 졸거나 장난을 치고 있다면 소용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교사는 의도적으로 목표세우기를 통하여 학생들의 의식을 일깨우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때 감정의 작동이 일어난다. 이미 조금이라도 연관된 것이 있다면 감정은 긍정적 반응을 보일 것이다. 감정은 무엇인가를 하고자 하는 동력이 생기도록 하는 동시에 주변 환경 및 자신의 상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만약 어떤 사람이 “많을 것을 배웠다”라고 말할 때도 실제로 누적된 학습정도를 객관적으로 판단했다기보다는 배움의 과정에서 느낀 감정의 강도에 의지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실제로는 배운 게 없어도 감정 경험이 강렬하면 많이 배웠다고 착각할 수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텍사스기술대, 미네소타대 공동연구진은 감정이 배움에 대한 판단을 실제로 부풀리는지 탐구하기 위해 4차례 연구를 진행했다. 첫 번째 연구에서는 미국인 58명에게 삶을 통해 무엇인가를 많이 혹은 적게 배운 경험에 대해 생생하게 적으라고 한 뒤 그 내용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감정을 강렬하게 표현하는 경우 삶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기술했다. 두 번째 연구에서는 269명을 7개 집단으로 나눠 실험했다. 먼저 분노, 공포, 수치, 흥분, 자부심, 죄책감 및 중립적 감정 등의 특정한 감정을 경험하도록 했다. 이후 해양생물학에 관한 글을 읽도록 했다. 잠시 후 해양생물학에 대해 어느 정도로 많이 배웠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이와 함께 시험을 통해 참가자들이 해양생물학에 대해 실제로 학습한 정도를 측정했다. 실험 결과 중립적인 감정을 경험한 집단에 비해 특정 감정을 경험한 집단이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했다. 반면 실제로 학습한 정도의 차이는 없었다. 세 번째 연구에서는 학습 이전에 감정을 유발한 두 번째 연구와 달리 학습 이후에 감정을 유발했다. 그러나 결과는 두 번째 연구와 같았다. 네 번째 연구에서는 네덜란드인을 대상으로 같은 실험을 진행했다. 결과는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와 같았다. 감정 경험이 수반되면 많이 배웠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따라서 좋은 강의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교육생들로 하여금 강렬한 감정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역으로 감정 경험이 강렬한 강의였다면 강의 평가는 좋아도 실제로 그 교육을 통해 배운 것이 그리 많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좋은 강의 평가에 힘쓰는 것이 아닌 좋은 학습경험으로 연결되는 수업이 되기에 단지 드라마와 같이 재미가 없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드라마 같기만을 원하는 학생들의 생각에 변화를 주는 것도 선생님의 몫이 아닐까 생각한다.
서령고(교장 김동민)는 5월 6일(수) 오후 사회 각계각층 전문가를 초빙, '직업인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전문 직업인과의 만남을 통해 학생들의 진로에 대한 방향을 세우고 선택한 진로에 대해 구체적인 준비와 계속적인 발달을 꾀하기 위해 실시한 이번 프로그램은 올해로 4회째를 맞는다. 강사진은 주로 학부모, 졸업동문, 지역인사, 기업인 등으로 구성된 23명이며, 학생들은 각자 자신의 관심분야를 직접 선택하여 강의를 들었다. 학생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강좌이기에 집중도와 만족감이 매우 높았다. 강사진들도 자신의 전문 지식이 교육기부의 일환으로 유용하게 쓰인다는 생각에 큰 보람을 느끼며 열강에 임했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박세연(서령고 30회) 자산운영 투자자는 “학생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금융지식과 경제 용어에 대해 설명했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있으면 적극 참여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1,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날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은 희망하는 직업과 그에 필요한 내용을 상세히 알 수 있었으며,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갖기 위한 동기부여로 학습능률도 상당히 높아졌다. 서령고는 앞으로도 개정교육과정에 의거 이처럼 다양한 직업인과의 대화시간을 더욱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깟 신문은 봐서 뭐하냐?” 고향 마을에 사는 외삼촌이 어느 해 추석 시니컬한 어조로 내게 한 말이다. 실제로 외삼촌은 어느 신문도 구독하고 있지 않지만, 나는 다르다. 중앙지(스포츠신문 포함) 8개, 지방지 5개 등 13개의 신문을 정기 구독하고 있다. 얼마 전 중지시킨 중앙지 2개와 지방지 2개를 합치면 17개 신문을 정기 구독했었다. 13개 신문의 굵은 글씨 제목만을 대략 훑어보는데도 1시간이 넘게 걸린다. 따라서 저녁식사 후 그 신문들을 일별하면서 필요하다 싶은 내용은 따로 챙겨둔다. 뉴스를 볼 시간이 다가와서다. TV 뉴스가 끝나면 비로소 본격적으로 정독에 들어가는 것이 나의 신문보기 습관이다. 내가 남들이 다 놀랄 정도로 13개 신문을 가정에서 정기 구독해 보는 것은, 물론 그만한 까닭이 있어서다. 정치나 사회면도 그렇지만 특히 문화나 교육 분야 기사들이 칼럼 등 글을 쓸 때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아무리 인터넷 세상이라지만 내게 그것은 딴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이 신문 스크랩 활용만큼 편하지 않다.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고등학교 교사인 나는 수업외 학교신문 제작지도를 하고 있다. 벌써 14년째 여러 학교에서 1년에 4번(계간) 올컬러의 타블로이드판 학교신문을 발행(물론 발행인은 교장이다.)했거나 하고 있다. 새삼스런 얘기지만, 신문기사는 사건⋅사고 현장의 직접 취재로 이루어진다. 학교신문도 크게 예외가 아니다. 학생기자들이 취재한 내용은 즉시 기사로 작성하게 한다. 기사문이라 하면 흔히 보도에 관계되는 글만을 가리키는 것이 보통이다. 다른 글에 비해 간결하고 정확한 표현이 되도록 지도하고 있는 이유이다. 또한 학생 독자들의 쉽고 빠른 이해를 위해 평범한 단어의 문장으로 쓰도록 지도한다. 기사문이 간결해야 하는 것은 장황한 설명이나 현란한 수식이 필요없기 때문이다. 지면이 제한되어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신문기사는 사실을 사실 그대로 알리는 것이 목적인 글이어서다. 또한 기사문은 사실을 전하는 글이므로 일체의 감정이나 느낌, 주장이나 의견 없이 객관적으로 쓰도록 지도한다. 잠깐, 학생기자들을 지도하여 발행하는 학교신문 이야기를 했다. 이를테면 학교신문에 기업동향 등 취업과 대입 관련 기사를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전하기 위해 나의 많은 신문 보기는 필수 코스가 된 셈이다. 다시 말해 학교신문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진짜’ 신문을 많이 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가끔 신문에 대한 실망감이 밀려온다. 내가 사는 지역의 지방신문들과 스포츠신문이 토요일자를 발행하지 않고 있어서다. 그뿐이 아니다. 가령 어떤 지방지는 5월 5일 어린이날외에도 그 앞뒤까지 모든 신문사가 다 발행하는 날에도 쉰다. 토요일자 휴간은 신선한 뉴스는커녕 그나마 있는 독자들의 외면을 사기에 충분하다. 이미 지역방송이나 중앙지들에 의해 보도된 묵은 기사를 일부러 찾아볼 독자는 없을테니까. 그럴망정 나의 많은 신문 보기는 계속될 것이다. 신문시장의 활성화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하여라는 또 다른 바람과 함께. 신문 매체의 특성상 방송의 속보성을 따라 잡을 수는 없다. 대신 신문은 방송의 단편⋅피상적 보도를 보다 심층적이면서도 자세하게 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입만 열면 인터넷 세상이라 말들 하지만 인쇄매체인 신문이 건재한 건 그 때문이 아닐까?
2015년 5월 6일(수) 충남서산 서령고(교장 김동민)는 사랑의 헌혈운동이라는 국가 혈액사업에 동참하여 고통 받는 이웃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줄 수 있는 국민적 사랑 실천 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전교생을 대상으로 헌혈을 실시했다. 헌혈에 참여한 학생들은 사전에 작성된 동의서를 제출하고 엄격한 문진과 기본검사를 거친 뒤 헌혈에 참여했다. 간혹, 헌혈에 대해 우려하는 경우도 있지만 적당량의 헌혈은 오히려 조혈기능을 촉진하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 또한 헌혈 후에는 헌혈 검사 결과서를 받아 보아 자신의 건강을 미리 점검해 볼 수도 있다. 1. 헌혈자 기준 가. 연령 : 만16세 이상 70세 미만인 자 나. 체중 : 남자 50㎏, 여자 45㎏ 이상인 자(헌혈자 보호를 위해 남자 53㎏, 여자 47㎏ 이상 가능) 다. 외과수술 후 6개월 및 수혈 후 1년이 경과한 자 라. 약물복용 및 병원 치료를 받지 않는 자 마. 발열, 간염, 매독, 당뇨, 경련, 심신질환이 없는 자 바. 헌혈 전 식사를 하고, 수면시간 4시간 이상인 자 사. 외국여행을 다녀온 후 1개월이 경과한 자 2. 건강진단으로서의 헌혈 헌혈자의 건강진단을 위해 혈액형 검사, 간염검사(B형 및 C형), 간기능검사. 매독검사 및 AIDS검사 등을 실시합니다. 또한 검사결과는 15일 이내에 본인에게 개별통보 한다. 3. 헌혈증서 교부 및 사용 모든 헌혈자에게 발급되는 헌혈증서는 본인은 물론 가족, 이웃, 친지 등 누구에게나 양도할 수 있으며, 혈액을 필요로 할 때 헌혈량만큼 무상으로 되돌려 준다. 4. 헌혈 자원봉사 인정 헌혈 1회당 자원봉사시간 4시간 연 3회까지 인정해 준다.
최근 미국에서 전자기기를 활용한 스마트 교육이 관심이 높아지며 디지털 교과서로의 전환이 급격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 정부가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등의 STEM 영역에 투자를 많이 하면서 스마트 교육이 관심을 받는 한편, 미래에 필요한 컴퓨터 능력을 갖추기 위한 기준을 세우는 작업 등이 실행되고 있다. 공통교육과정을 온라인으로 평가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스마트 교육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학교에서는 인쇄 매체를 더 선호하고 있다. 그 이유로는 첫째, 많은 교육 자치구에서 노트북이나 태블릿 PC 등 디지털 장비를 구비하는 데에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장비를 들이면서 디지털 장비의 사용법과 그에 알맞은 교수법을 교사들이 새로 배우는 데에 시간이 너무 많이 소비된다는 측면의 우려도 있다. 또 많은 학교에서 여전히 인터넷이 연결돼 있지 않거나 인터넷 대역폭 실정이 좋지 않아서 디지털 장비가 있어도 사용하기에 어렵다. 설령 학교에서 스마트 교육을 실시한다 하더라도 집에 인터넷이 연결돼 있지 않은 빈곤층 학생들에게 인터넷을 사용한 과제를 주기 어려워 학교 공부와 과제 간의 연결이 쉽지 않은 것도 그 이유다. 미국의 사례는 역으로 한국이 스마트교육에서 앞서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편, 교사나 학생들도 디지털 매체 사용에 대해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플로리다 주에 위치한 웰링턴 랜딩 커뮤니티 중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로버트 칼본 교사는 학생들이 인쇄물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업 시간에 종이 교과서와 디지털 교과서를 둘 다 학생들에게 나누어준 후 어느 것을 사용하는지 관찰한 결과, 수업시간에는 대부분 종이 교과서를 사용하고 집에서 과제를 할 때에도 60%의 학생들이 종이 교과서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일부 학생들은 테블릿 PC나 다른 기기를 통해 디지털 교과서를 사용할 경우 화면이 너무 작아서 읽기 힘들고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 경우에는 더욱 어렵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로버트 칼본 교사는 “스마트 교육 방식이 도입되면서 가르치는 방식에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고, 학부모와의 소통도 더 수월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과제를 내줄 때 온라인으로 업로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알맞게 수정된 자료들을 줄 수 있고 부가적으로 동영상 파일이나 다른 콘텐츠 파일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을 돕는 데에 유리하다고 했다. 스마트 교육이 도입됨에 따라 출판사들의 움직임도 달라지고 있다. 대부분의 출판사에서 디지털 제품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디지털 교과서의 수요 자체가 미미한 실정이라 인쇄 출판물이 여전히 가장 큰 시장이라고 한다. 일부 출판사에서는 학교에서 인쇄물과 디지털 콘텐츠를 함께 갖춘 제품을 원하므로 이에 맞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종이 교과서의 내용을 디지털화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학생들과 교사들이 과제를 열어볼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분석 프로그램을 활용해 학생들이 이전까지 해 왔던 자료들을 입력, 개인별 맞춤형 교과서를 만드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미국의 주요 출판사 중 하나인 맥그로-힐 교육 출판사는 ‘출판사들이 이제는 단순히 교과서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인쇄물과 디지털 콘텐츠가 조화를 이룬 프로그램을 파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매체는 학생들이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디지털 매체의 점진적인 도입을 통해 인쇄 매체와 디지털 매체 각각의 장점을 활용하고 서로의 단점을 보완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가져다주는 미래형 교수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네덜란드 학생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수첩에 하루의 일상이나 계획을 적는 법을 배운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되면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필수적으로 수첩, 다이어리를 사서 가져오게 한다. 사실 네덜란드는 초등학교에서 모든 필기도구와 학용품을 주기 때문에 새 학기가 돼도 학생들이 따로 문구점에 갈 필요가 없을 만큼 모든 것들이 학교에 갖추어져 있다. 그런데 5학년부터는 꼭 필수적으로 사야할 것이 바로 수첩, 다이어리다. 학생들은 평범한 수첩을 사지 않고 나름대로 자신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모양의 다이어리를 가져온다. 그러면 수업시간에 교사들은 수첩에 하루의 일상, 일주일 계획표 등을 기록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면서 학생이 직접 다이어리를 기록하게 한다. 초등학생들의 경우 다이어리에 쓸 내용이 그리 많지 않지만 학생들은 아침 기상시간부터 친구와 놀기 약속, 운동 시간, 도서관에 책 반납 하는 날짜 등 나름대로 다이어리에 자신의 시간표를 기록하려 노력한다. 교사는 소소한 것이라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수첩에 기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면서 하루에 몇 번이라도 다이어리를 확인하도록 지도한다. 초등학생들은 처음에는 호기심에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잘 쓰지 않게 된다. 이 때문에 교사들은 학생이 수첩에 메모하는 것이 습관이 되도록 처음에는 매일매일 학생들의 수첩을 걷어 어떻게 기록했는지 살펴본다. 나중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때로는 갑자기 수첩을 점검해 어떤 학생들이 기록을 잘 했는지 그 내용을 학생들이 서로 비교하게 하면서 가르친다. 교사가 시키니까 할 수 없이 수첩에 기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중에는 자신도 모르게 수첩에 메모하는 것이 습관이 된다. 6학년이 되면 자연스럽게 수첩을 사게 되고 중·고교에 다닐 때는 모든 학생들이 다이어리를 사서 기록할 정도로 몸에 베이게 된다. 특히 중·고교부터는 수업시간이 자유로운데다 각 과목마다 교사가 제시하는 과제물이 많아 기록하지 않으면 잊어버리기 쉽다. 그러다보니 대다수 학생들이 수첩을 필수품처럼 가지고 다니며 시간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메모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때부터는 하루의 일상을 계획하고 확인하지 않으면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에 대다수 학생들이 다이어리에 공부해야할 것과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시간, 반납할 것, 운동하는 시간, 공부 계획 등을 수첩에 메모해가며 스케줄 관리에 들어갈 정도다. 초, 중, 고교를 거쳐 대학생활에서 수첩에 메모하고 자신의 일상을 관리하는 것이 생활화되다보니 네덜란드는 직장인은 물론 전업주부, 노인들까지 수첩을 가지고 다니며 기록하는 것이 습관이 돼 있을 정도다 필자가 네덜란드에 살면서 주부들이나 할머니들과 커피타임 약속을 잡으려고 하면 하나같이 “잠깐 기다려. 수첩 좀 확인하고”라며 자신의 수첩을 꺼내들고 언제 시간이 자유로운지 확인했던 모습들이 생생히 기억난다. 물론 최근에는 네덜란드에도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스마트폰의 다이어리나 메모기능을 활용해 자신의 시간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학교에서는 여전히 수첩을 통해 자신의 일상을 관리하는 교육을 고집한다. 어린 시절 배운 수첩 메모 교육이 시간 관리법에 큰 도움이 된다면 우리도 학교에서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이런 교육은 한번쯤 시도해보면 좋을 거란 생각이 든다.
독일의 학제가 12년제에서 13년제로 전환되고 있다. 교육 경쟁력 제고를 명목으로 지난 10년간 추진돼온 교육개혁이 회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독일 교육은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오전수업만 하던 중등학교가 종일반을 도입했고, 학교별로 치뤄지던 아비투어(대입시험)가 주가 주관하는 중앙집중식으로 바뀌기도 했다. 학제도 13년에서 12년으로 축소됐다. 이 모두가 교육의 경쟁력 제고라는 이름하에 시도된 교육개혁의 결과물들이다. 독일이 전통적인 13년제 초중고 과정을 12년으로 축소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PISA쇼크’로 불리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결과였다. 선진국 중 최하위권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고 독일교육제도는 경쟁력을 상실한 교육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국제 비교시험에서 같은 학년이라도 12년제 국가들의 학생과 학습 진도 면에서 차이가 나 실력이 더 낮게 평가될 수밖에 없다며 학제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어 본격적인 개편이 시작된 것이다. 2001~2002년 자아란트주를 시작으로 지난 10년 동안 대부분의 서부독일지역 학교들은 12학년으로 바뀌었다. 초중고 총 학제가 13년에서 12년으로 바뀌면서 독일교육계는 한동안 두 개 학년이 같은 해에 대학입시에 응시해야 하면서 터보아비투어(Turbo Abitur)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혼란에 휩싸였었다. 학교는 부족한 수업시간을 채우기 위해 종일반을 도입했고 급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당을 넓히는 공사로 수년 동안 어수선 했다. 그렇다면 과연 교육현장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독일 사회의 교육개혁도 한국과 마찬가지다. 위에서 내려오는 개혁과 법적인 제재가 명문대를 향해 질주 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듯, 독일 역시 정부에서는 국가의 위신을 세우기 위해 경쟁력을 불어넣고자 하나 교직사회와 학생, 학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들을 바꾸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독일 학교의 현장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교육에 대한 사회의 시각은 한국과는 반대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교사들은 여전히 아이들에게 경쟁을 경멸하게 하고 함께하는 학습을 가장 가치 있는 공부라고 가르친다. 교실에서 제일 존중받는 친구는 예나 지금이나 공부 잘하는 학생이 아니라 남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사회적인 사람이다. 외향적인 변화와는 달리 독일교육이 근본적으로 지향하는 목표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개혁의 효과인지 최근 독일학생들은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받아내고 있다. 이로 인해 교육개혁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제가 12년으로 줄어들면서 학생들이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여가 활동시간이 부족하다는 불만은 계속됐다. 교육당사자인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이 모두 반대하는 12학년제는 최근 13학년제로의 회귀를 시도하고 있다. 니더작센 주는 2015년 올해 입시생부터 아비투어를 12년과 13년 각각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단계적 폐지단계에 들어간 것이다. 노드라인베스트팔렌 주와 슐리스빅 홀슈타인 주도 많은 김나지움들이 부분적으로 혹은 전체 학교가 13년제의 회귀를 발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 바이에른과 함부르크 주는 주민투표를 통해 합의를 이루어갈 예정이다. 또한 헤센주는 김나지움이 자체적으로 결정하도록 결정권을 개별 학교에 위임했고, 해센주에 소속된 프랑크푸르트시는 25%의 김나지움들이 이미 학제를 13학년으로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13년제로의 회귀는 늘어난 학습량으로 인해 학생들의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주요 이유이긴 하다. 그러나 모두가 공감하는 더 큰 이유는 여가시간 부족이다. 독일학생들에게 방과 후에 하는 스포츠나 음악활동은 학교 공부만큼 중요한 여가시간이다. 종일반으로 인해 오후시간이 줄어들면서 자연적으로 취미활동도 여유롭게 할 수 없으니 공부 때문에 삶의 질이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 비판을 막아낼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나자트 발로벨카셈 프랑스 교육부장관이 추진하는 교육 개혁의 큰 틀이 모습을 드러냈다. 프랑스 교육프로그램 고등위원회(Conseil suprieur des programmes)는 교육과정의 재설계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제안서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2016년부터 적용 예정인 이 제안서의 내용은 교육현장에서 실질적이고 진보적인 개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제안서에 따르면 기존에 초등학교 5년, 중학교 4년 등 2개 학교급별로 나눠진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3년씩 3주기로 새롭게 편성하는 것이다. 6~8세를 1주기, 9~11세를 2주기, 12~14세를 3주기로 나눠 교육과정을 운영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미셸 루쏘 고등위원회 최고 위원장은 “기존의 교육과정은 학생들의 진로방향을 안내해 주는 교육이 아니라 매 학년 이뤄져야 하는 연간 프로그램에 메여 ‘제도’안에 갇혀왔다”며 “학생들이 학업에 흥미를 잃게 만드는 제도로 전락했으며 상급학년 진학만 너무 중요하게 여겨져 왔다”고 비판했다. 학년별로 연간 교육성과나 목적에 대해 일괄적인 수치로만 정해져 있어 실력이 제각각인 개별 학생들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에는 효과적인 교육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개혁안은 같은 학년이라도 능력이 다를 수 있고, 교과별로 다른 능력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한 교육과정이다. 학생이 성취해가야 할 목표를 1년 단위 단기로 잡기보다는 3년이라는 비교적 중장기적인 주기로 운영해 개별 능력에 맞춰 스스로 학습목표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3년이라는 기간 내에서 학생이 주체적으로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이수해 나가게 된다. 첫해에 마치지 못한 교육 프로그램은 남은 두해 동안에 마치면 된다. 교육과목의 축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능력에 따라 이수 시간을 변경해 조정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즉 ‘시간’에 대한 강박관념을 없애고 학생들에게 ‘주체’의식을 부여해 학습 목표를 추진토록 한다. 또한 낙제 제도는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학생의 학업향상에 도움을 주지 못하며 오히려 상실감, 좌절감을 줘 학업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이번 개혁안에서는 낙제 제도가 특별한 경우 학생의 ‘필요’나 ‘요청’에 의해 이뤄지도록 했다. 새로운 교육제도를 위해서 각 교사의 교육 방법론에 대한 것은 전적으로 교사의 몫으로 남겨두며 다만 학생들의 학습능력 향상을 위해서는 교사 스스로가 전문적인 자세를 취할 것을 명명했다. 이번 교육제도 개혁은 학교를 단순한 지식의 전달자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주체적으로 배움에 참여할 수 있는 진정한 교육이 이뤄지도록 하자는 데에 있다. 학생들에게 일방적인 강요와 의무가 부여되지 않는 자유로운 선택과 주체의식이 부여된 교육환경을 만들어 학업향상을 꾀하고자는 것이다. 학생들의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학습향상을 추구하고 진정한 교육의 의미를 다시 찾자는 새로운 교육정책의 핵심 가치는 높이 살만하다. 다만, 이 취지가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발현될 수 있을지는 우선 구체적인 운영방식이 발표될 때까지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무엇보다도 모든 정책의 최종 전선인 ‘교육현장’에 설 교사들을 지원할 정책마련이 시급하다.
2030년까지 세계 교육계가 달성해야 할 교육의 세부 목표를 정하는 2015 세계교육포럼이 오는 19~22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 등에서 열린다. 이번 포럼에는 전 세계 교육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교육을 통한 삶의 변화를 이끌기 위한 회의를 열게 된다. 특히 국제사회의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인성교육에 대한 국제회의도 열려 주목받고 있다. 2015세계교육포럼은 주최인 유네스코에서 공식초청장을 발송한 195개 회원국 대표와 국제기구 관계자, 교육관계자 등 1500여 명이 참석하는 교육 분야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로 ‘교육 분야의 유엔총회’로 통하고 있다. 이번 포럼에서는 ‘모두를 위한 평등하고 포괄적인 양질의 교육과 평생학습 보장’이라는 큰 목표 아래 향후 15년간 추진해야 할 세부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는 협의가 이뤄지게 된다. ▲영유아 보육·교육 확대 ▲무상의무 기초교육(9년) ▲성인 문해력·기초수리력 ▲직업과 삶을 위한 지식·기술 획득 ▲세계시민교육 및 지속가능발전교육 ▲양질의 교사들에 의한 교육 보장 ▲GDP의 4~6%, 공공지출의 15~20% 교육투자 등 7개 세부목표에 대해 논의하게 된다. 이들 목표는 지난 1990년 출범한 모두를 위한 교육(EFA·Education For All)과 2000년에 채택된 새천년개발목표(MDGs·Millenium Development Goals)의 성과 평가를 바탕으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EFA는 태국 좀티엔에서 열린 세계교육회의를 계기로, 범세계적인 기초 및 문해 교육 보급 운동으로 2000년까지 ▲영유아 교육·보육 확대 ▲초등교육 보편화 ▲청년 및 성인 학습 요구 보장 ▲성인 문해율 증진 ▲교육의 양성평등 달성 ▲교육의 질 보장 등 6개 목표를 국제사회가 달성키로 한 것이다. 그 뒤를 이어 2000년에는 세네갈 다카르에서 세계교육포럼을 열어 EFA의 6개 목표를 개정, 2015년까지의 달성 목표를 제시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기초교육의 양적 팽창에 집중했던 과거와 달리 평생학습과 양질의 교육을 함께 강조하게 될 전망이다. 또 세계화에 따른 세계시민교육과 지속가능발전교육을 통한 세계시민의식 함양을 새로운 목표로 정하게 된다. 이번 회의가 교육을 통해 경제·사회발전을 이룩한 한국의 경험이 세계에 주요한 메시지를 줄 것이라는 유네스코 사무총장의 요청에 따라 국내에서 열리게 됐다. 이에 따라 한국의 교육을 전 세계에 알리고 국제사회의 교육 발전을 이끄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세계 교육의 흐름이 지식 교육에서 인성교육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한국의 인성교육과 국제적 동향을 파악하고 인성교육을 세계시민교육 등과 연계해 국제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포럼이 준비돼 눈길을 끈다. 18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교총과 인실련, 한국교원교육학회가 공동 주최하는 ‘인성교육 국제포럼’이 사전행사로 개최된다. 이날 포럼에서는 수잔 호프굿 EI(세계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과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이 각각 세계 교육의 흐름, 한국의 현황과 과제에 대해 발표할 계획이다.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가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 데이비드 에드워드 EI사무처장이 인성교육과 세계시민교육을 설명하고 캐나다 교원연합(CTF) 사무총장과 독일 교육연합 (GEW)회장이 자국의 인성시민교육 현황에 대해 소개한 뒤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 5~10분 내로 압축해 제작 =학생들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시간을 고려해 핵심성취기준을 근거로 내용을 압축적으로 담아야 한다. 윤상숙 수석교사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초등학생은 5분 이내, 중학생은 8분 이내, 고등학생은 10분 이내에서 학년별로 시간을 조정할 것을 권했다. 매 수업시간마다 동영상을 만들 경우에, 수업시수가 많은 교과 교사들은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이럴 때는 한 주 동안 배울 주요 개념이나 문제유형별로 동영상을 만들 수도 있다. * 간단한 도구로 제작 = 선생님이 강의하는 화면이 아니라 교과서나 활동지를 기본 화면으로 만들면 되므로 핸드폰 카메라 기능을 이용해 제작할 수 있다. 물론 처음에는 쉽지 않다. 윤 수석교사도 처음에는 5분 동영상을 만들기 위해 1시간 30분 정도까지 시간을 소요한 적이 있지만 이제는 20여분 내에 작업을 완료하게 됐다. 완성된 영상은 인터넷 카페에 올린다. 학생들도 시간적 여유가 있는 주말에 많이 보므로 보통 금요일 저녁에 그 다음 주 영상을 미리 올려놓는다.
지식교과에도 인성요소를 찾아 적용 “삼각형 꼭짓점에 연장선을 그으면 외각이 생겨요. 내각과 외각의 합은 180도 평각이라고 부르고. 우리 마음속에 내각이 있다면 우리 주변에는 안정되게 나를 받쳐주는 외각과 같은 사람이 있죠? 나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친구와 가족들을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경기 정발중 1학년 수학 시간. 윤상숙 수석교사는 다각형의 내각과 외각 등의 개념을 활용한 글짓기로 수업을 마무리했다. 학생 모둠별로 ‘외각, 내각, 행동, 안정적, 시킨다, 부모님’, ‘삶, 보기, 가을, 외각, 내각, 평각’등과 같은 단어를 제시하고 이를 이용해 3개 이하의 문장으로 글쓰기를 하도록 했다. 윤 수석교사는 “도덕이나 사회 교과 같이 인성의 개념이 직접적으로 나오지 않는 교과지만 교사가 좀더 고민하면 인성 요소와 연계시킬 수 있다”며 “이같은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확산적 사고를 갖게 하고 인성교육을 실천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학은 설명하고 문제풀이만 시켜도 진도 나가기에 시간이 부족한데 언제 이런 활동까지 할 수 있냐고 생각하는 교사들도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날 수업에서 이미 20여개의 문제를 다 풀고 풀이과정까지 익힌 상태다. 어떻게 시간을 활용하면 이같은 활동을 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은 바로 ‘거꾸로 수업’에 있다. 거꾸로 수업은 학생이 수업 전에 교사가 제공한 강의 영상을 미리 보고 수업에 참여토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영상에는 그날 배워야 할 기본 개념이나 핵심 내용이 담겨 있다. 수업시간에 교사의 강의식 설명이 줄게 되면서 그 시간을 학생들이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 시간으로 온전히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교사가 직접적으로 지식을 전달하기보다는 학생들이 토론이나 실험 등을 통해 지식을 도출해가는 것이다. 학생이 중심이 된 배움 과정을 통해 자기주도학습 능력과 협동심을 높일 수 있다. 규칙지키기 통해 자기관리능력 키워 거꾸로 수업에서 교사는 학생들이 사전에 영상을 보고 온 것을 전제로 수업 시간에 같은 설명을 반복하지 않고 수업을 진행한다. 영상을 미리 보지 않으면 수업을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게 된다. 윤 수석교사는 영상을 미리 보지 않은 학생이 있으면, 보고 온 학생들이 내용을 가르쳐 주도록 한다. 수업 전에 지켜야 할 약속을 어기면 다른 학생을 번거롭게 하는 셈이다. 수업도 대부분 모둠 친구들과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과제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미리 공부를 하지 않고 오면 문제를 푸는 과정에 참여하지 못하고 다른 친구에게 과제를 떠맡기게 될 수도 있다. 기존의 수업은 학생들이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고 수업에 참여해도, 수업 시간 내내 가만히 있어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었지만 거꾸로 수업에서는 다르다. 학생들은 수업에 참여하기 위해 짧은 영상 강의를 보고 와야 한다는 규칙을 스스로 지키면서 자기관리능력을 키울 수 있다. 윤 수석교사는 “교사가 엄격함과 너그러움으로 학생과의 경계를 잘 세워 시청과제, 수업참여 등의 규칙을 지킬 수 있도록 관계를 제대로 형성하는 것이 이 수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모둠활동으로 협력적 문제해결력 배워 강의 영상을 보고 나면 일종의 생각지도(Thinking Map)를 작성해 배울 내용을 정리하도록 한다. 윤 수석교사는 크기가 다른 두 개의 원을 그려 가운데 원에 핵심 내용을 적고, 수업을 들으며 추가적인 내용을 화살표 등을 통해 작성하도록 하는 ‘써클맵’을 활용하고 있다. 선생님이 정리해 준 것을 그대로 따라 적기보다는 직접 수업의 핵심 내용을 정리하며 스스로 학습을 주도해 갈 수 있는 것이다. 교사가 활동지 유형을 다양하게 준비해 학습 참여 효과를 높이기도 한다. 윤 교사가 담당하는 수학 교과의 경우 문제풀이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본’, ‘심화’, ‘점프’ 등 수준별로 문제를 구성하거나 조별 구성원별로 역할을 정해 다른 문제를 제시하거나 다른 교과와 연결된 퀴즈를 주는 등 형태를 다르게 한다. 수학 교과는 학생별로 수준차가 크기 때문에 학생들이 서로 가르쳐 주며 답을 도출해 내도록 한다. 처음에는 ‘내가 왜 얘를 가르쳐 줘야 해요?’라고 묻는 학생들도 있다. 그럴 때 윤 교사는 ‘남을 가르칠 때 최고의 학습효과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설명을 해줬다. 협력학습이 공부를 잘하는 학생, 못하는 학생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학생 개인별로 문제를 풀고 답을 맞추는 데에만 초점을 뒀던 기존의 수업은 학생들 간의 경쟁 체제를 강화했다. 그러나 거꾸로 교실은 다른 사람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가야 한다. 내가 잘 안다고 해서 나만 혼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나보다 부족한 사람을 이끌어야 한다. 내가 잘 모르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결국 모두가 함께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사회에서는 공부만 잘하는 인재를 원하지 않는다. 남과 함께 어울려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울 수 있는 효과적인 교육법이 될 수 있다.
‘Flipped Classroom(거꾸로 교실)’은 기존의 수업을 뒤집는다는 의미다. 교사의 지식 ‘전달’ 중심 수업에서 학생의 지식 ‘구성’ 수업으로 바꾸려는 것이다. 학생들은 수업 전에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교과 내용을 교사가 제시한 동영상을 통해 미리 공부하고, 수업시간에는 질의응답, 토론, 문제해결 등 학생 상호간의 협력학습을 통해 학생이 중심이 되는 활동을 하는 것이다. 지식 '전달'에서 '구성'수업으로 전환 경쟁체제에서 벗어나 다른 학생과의 소통을 통해 의견을 모으고 스스로 학습 목표를 달성해 가는 과정을 통해 의사소통능력, 대인관계 능력, 자기주도적인 문제해결력 등을 배울 수 있어 인성 중심의 교과수업으로 활용할 수 있다. 물론 교사가 학습자에게 적절한 인지적 도움과 안내를 제공해 학습을 촉진시키는 스캐폴딩(scaffolding)전략은 계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거꾸로 교실은 미국의 고등학교 화학교사로 24년간 근무한 존 버그만이 만들었다. 교과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시골의 고등학교 학생들을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킬 방법을 고민하다가 2007년부터 스크린 캡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수업을 녹화한 후 그 파일을 온라인상에 올려 학생들이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일반적인 내용은 학생들 스스로 공부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면대면 수업을 하지 않아도 되고, 실제 수업시간은 온전히 그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개념을 이해하도록 도와주는데 쓰면 어떨까하는 고민 속에서 거꾸로 교실은 탄생했다. 우리나라에는 2012년 카이스트(KAIST)와 울산과기대(UNIST)를 중심으로 국내에 도입돼 2013년 서울대에 적용되고, 최근 전국의 초·중·고교에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불과 1년여 사이에 학업 성과뿐 아니라 교실붕괴, 학원폭력, 컴퓨터 중독 문제까지, 전 세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교육 문제의 근원적 치유와 미래를 대비하는 획기적 교육 혁신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거꾸로 수업’의 또다른 의미는 미국 교육심리학자 벤자민 블룸이 제시했던 교육목표 분류 6가지의 순서를 뒤집는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학교 수업에서는 지식을 ‘기억’, ‘이해’하는 단계를 실시했는데 이를 뒤집어 ‘적용’, ‘분석’, ‘종합’, ‘평가’ 등의 고등 사고능력을 향상시키는 데에 초점을 두자는 것이다. 실력 차이나는 친구끼리 서로 도와 교사가 준비하지 않으면 거꾸로 교실 수업은 이뤄지지 않는다. 교사는 수업 전에 미리 교과내용에 대한 수업 동영상을 촬영하고 학생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기존의 잘 만들어진 인터넷 강의보다는 각자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거나 수업의 속도를 조정해 교사 스스로 촬영하기를 권장한다. 수업시간에는 동영상을 시청한 학생을 조사해 시청하지 않은 학생이 소수인 경우에는 교사의 노트북으로 보게 하거나 이미 시청을 하고 온 학생이 모둠에서 설명을 해주도록 한다. 다수가 보지 않은 경우에는 수업 도입단계에서 함께 볼 수도 있지만 이런 경우가 잦아지면 미리 보지 않는 학생들이 많아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조별 활동이 중요하므로 모둠원들도 서로 토론하며 배움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학생들 간의 실력 차를 고려해 구성해야 한다. 이때 교사는 조별 지도와 함께 학생 개별 지도도 이뤄질 수 있도록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실제 수업에서는 토론, 문답식 수업 등 창의성과 문제해결력을 높여줄 수 있는 다양한 학습 활동을 준비해야 한다. 문제해결에 즐거움을 주기 위해 ‘빙고게임’, ‘삼행시 짓기’ 등의 게임을 병행할 수 있다. 자기주도학습으로 성적도 향상 거꾸로 교실을 통해 수업시간에 졸거나 자는 학생은 현저히 줄게 됐고 자기주도 학습이 늘어 성적 향상의 효과도 보이고 있다. 학생들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선생님이 제작한 강의를 여러 번 반복해 볼 수 있어 좋았다는 반응이다. 물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에 소극적인 학생들에게는 이같은 방식이 불편할 수도 있다. 그런 학생들에 대해 세심한 배려도 교사가 챙겨야 할 부분이다. 학생들에게 미리 동영상을 시청해오도록 하고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방법에 대해서는 학급의 특성을 고려해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거꾸로 교실 수업이 거듭될수록 학생들은 서로 묻고 가르쳐주는 것에 익숙해진다. 학생들과의 협력을 통한 배움이 실현되는 것이다. 물론, 모든 수업시간 내내 학생들 활동만으로 이뤄져야 바람직한 수업은 아니다. 필요에 따라 교사의 설명 중심 수업이 좋을 때도 있다. 교사의 전문적 학습설계와 적절한 학습방법으로 감동과 감화가 있고 학생이 참여하고 활동하는 수업이면 된다.
학교마다 중간고사를 마무리하고 이번 주부터 짧게는 5일, 길게는 10일 가까이 단기방학에 들어간다. 정부는 5월 1일부터 14일까지의 기간을 관광주간으로 설정하고 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거나 진로와 관련해 다양한 체험학습이 이뤄질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다. 학생들은 모처럼 교실을 벗어나 가족과 함께 여행이나 체험학습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보고 즐기며 체험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방학’이라는 말을 사용할 정도로 휴업 기간이 길다보니 일부에서는 사교육 시장의 배를 불린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극성스런 일부 학부모들이 교육적 선의를 악의로 전용하는 사례가 예상된다. 단위 학교는 예방 차원에서 여행이나 체험학습의 구체적인 근거가 담긴 자료를 첨부해 보고서를 작성한 후, 제출하도록 유도하고 있는데 철저히 지켜야 할 것이다. 또 관광주간을 지나치게 경제적 논리로만 접근하기보다 감사를 실천하는 인성교육 차원에서의 접근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기간을 단순히 노는 기간으로 삼기보다 ‘감사주간’으로 드높일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 기간에는 ‘어버이 날’(8일)이 있고, 끝나자마자 ‘스승의 날’(15일)이 있다. 도시화, 핵가족화로 인해 부모와 자식 간의 끈끈한 정이 퇴색해 가는 시대에 ‘어버이 날’ 만큼은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의 은혜를 되새기고 감사의 뜻을 전할 수 있어야 한다. 스승의 날은 학생이 교사를, 그리고 교사가 은사님을 찾아 은덕을 기리고 감사의 뜻을 전하는 날이다. 물론 선생님들은 이 날이 불편한 날이 된 지 오래다. 날이 갈수록 세상이 각박해지고 경쟁에 매몰되다보니 제자로부터 감사의 뜻도 흔쾌히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인지라 아쉬움이 더 크다. 이제 이 기간을 통해 다시 사제 간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었으면 한다. 여행이나 체험학습을 통해 견문을 넓히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부모님이나 스승님처럼 삶의 문을 열어 주고 고비마다 손을 잡아준 고마운 분들을 찾아뵙고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는 것이야말로 알차게 보내는 방법임에 틀림없다.
요즘 ‘혁신학교’가 ‘시범학교’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혁신학교에는 많은 예산이 지원되고 학급당 학생 수 감소, 교사 증원 등 여러 가지 선별적 지원과 혜택이 주어진다. 예산·교사 몰아주고 ‘성과’ 생색내나 하지만 혁신학교가 아닌 일반학교는 아무런 지원도 없고 과밀학급에 교사부족으로 인해 상대적 불이익을 받고 있다. 어떤 학교는 학급당 39명이나 되는 과밀학급인데도 정식 교사 수는 줄어들고 기간제교사는 증가한다. 교실수도 부족하고 교무실도 협소하니 오죽하면 ‘콩나물교실’이라고 부를까. 교육의 가치는 기회의 균등이다. 교육의 기회균등은 헌법정신과도 부합된다. 하지만 교육부나 시·도교육청의 입장은 다른 것 같다. 교육의 기회균등보다 혁신학교를 모델로 내세워 교육의 혁신을 이루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다. 혁신학교는 일반학교에 비해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교사증원과 학생 수 감소를 하는데 교육적 성과가 없을 리 없다. 동등한 조건에서 개선을 이루는 것이 혁신이지, 차별적 조건에서 교육혁신을 이뤘다는 주장에는 공감하기 어렵다. 혁신학교 선정과정도 문제가 있다. 교육적 성과를 내기 좋은 학교가 혁신학교로 선정된다. 교육청 입장에서 보면 문제가 심각한 학교를 개선하는 것 보다 문제가 적은 학교를 선정하는 것이 혁신 성과가 높다는 계산인 것이다. 혁신학교의 선별은 이미 학생 수가 다른 학교에 비해 적어 혁신학교에 유리하고 여러 가지 교육적 사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한 경험을 높이 평가한다. 그러니 혁신학교 대다수는 혁신사업 이외에 다른 사업도 병행하고 있어 중복투자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 때문에 혁신학교는 더 잘 될 수밖에 없고 일반학교는 소외돼 차별적 교육을 받게 될 수밖에 없다. 혁신학교 성과에 가려진 차별적 교육문제를 중시해야 한다. 소수 선별된 학교, 혁신학교가 아닌 더 불리한 입장에 놓인 일반학교 학생, 학부모의 갈증과 고충을 풀어야만 한다. 교육현장 측면에서 보면 선별적 복지 논란보다도 선별적 교육이 더 심각하다. 진보와 혁신이라는 구호 아래 교육의 기회균등이 차별화되고 있는 학교 현장은 고통을 묵묵히 감내할 수밖에 없다. 일반학교 과밀학급 문제 해결부터 선별적 복지는 정치가가, 선별적 교육은 교육자가 풀어야할 매듭이라고 본다. 과밀학급의 문제해결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과밀학급으로 구성된 학교는 교원 수도 부족하고 특별실도 부족하고 교무실도 협소해 학생 지도에 어려움이 많은 게 현실이다. 학교폭력도 이러한 교육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끊임없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고, 교원들도 악조건에 놓인 학교 근무를 회피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혁신학교에 대한 발상을 전환해 문제가 적은 학교보다 문제가 많은 학교에 더 관심을 가져야한다. 가시적인 성과에 연연해하지 말고 교육적 배려와 성장에 초점을 둬야 한다. 과밀학급일수록 지원책을 더 늘려야한다. 불리한 여건에 놓인 학교일수록 혁신학교 모델이 돼야 한다. 교육정상화를 가로막고 있는 과밀학급의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런 학교일수록 예산도 늘리고 교사도 늘리고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혁신학교에 가려진 차별적 교육 문제는 혁신학교를 혁신하는 것부터 그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영국의 철학자 화이트 헤드(1861~1947)는 교사를 네 부류로 나눴다. 보통 선생은 지껄이고, 좋은 선생은 잘 가르치며, 훌륭한 스승은 스스로 모범을 보이고, 위대한 스승은 가슴에 불을 지른다고 했다. 지금은 선생님 인플레이션 시대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선생은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 스승은 ‘자기를 가르쳐서 인도하는 사람’이다. 선생과 스승 둘 다 가르치는 사람이지만, 스승은 지식 전달뿐만 아니라 삶의 지혜도 함께 가르쳐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국·영·수를 가르치는 교사는 선생이지만 국·영·수를 통해 인생을 가르치는 교사는 스승인 것이다. 우리 교육현장에 선생은 있으나 스승이 없다고들 한다. 단순 지식만을 전달하는 선생은 있으나 인생길을 밝혀주는 스승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얘기는 옛말이 된 지 오래이며, 교사의 권위가 땅에 떨어져 있다. 꺾일 대로 꺾인 교권으로 신음하는 교육현장이 매우 안타깝다. 일부 학생·학부모의 폭언 등 날로 심각해지는 교권침해와 선생님을 부정적 시각으로 곱지 않게 보는 현실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정보화 사회라는 시대 환경과도 무관치 않다. 유비쿼터스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요즘 학생들은 지적 갈증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광속의 인터넷을 이용해 학교와는 비교할 수 없는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고, 사이버공간에서 언제 어디서나 무엇이든 배울 수 있다. 자연히 학교에 대한 권위, 교사에 대한 존경심이 약화될 수밖에 없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논어에 ‘술밥이 있거든 선생에게 먼저 드려라’라는 뜻의 ‘有酒食(유주식)이거든 先生饌(선생찬)’이라는 글이 있다. 여기서 사용된 ‘先生’은 ‘나보다 먼저 태어난 사람’이라는 뜻이다. ‘집안에서 술밥이 익거든 어버이에게 먼저 드리고, 그 뒤에 형 또는 누나에게 드리고, 그 뒤에 자신이 먹도록 해라’는 가르침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쓰고 있는 ‘先生’은 꼭 ‘나보다 먼저 태어난 사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변화의 속도가 느려 먼저 태어난 사람이 많은 것을 알고 있을 확률이 높은 옛날에는 ‘先生’이 ‘나보다 먼저 태어난 사람’을 의미할 수도 있겠지만, 변화의 속도가 빨라 먼저 태어났다고 해서 반드시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오늘날에는 ‘先生’은 ‘가르치는 사람’이라는 뜻이 더 강하다. 지식 넘어 삶의 지혜 인도자 돼야 그런데 우리 사회에는 적합한 호칭이 없거나 딱히 부를 호칭이 없을 때 누구에게나 일단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풍토가 있다. 이러다보니 세상에 선생님이 너무 많아서 일반적인 호칭이 돼버렸다. 현재 우리 교육에 내재되어 있는 문제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서는 교권을 확립하고 스승을 부활시켜야 한다. 그래야 가슴에 불을 지르고 영혼까지 움직이는 교육이 가능하다. 혼과 혼의 대화, 인격과 인격의 부딪힘, 정성과 정성의 호응, 정열과 정열의 만남이 있는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 이를 위해 학교에서부터 선생님 대신 스승님이라고 부르는 운동을 펼쳐보자. 물론 스승에 대한 존경은 구걸하고 강요해서 얻어지는 게 아니다. 교사로부터 변화의 물결이 시작돼 스스로 스승으로 거듭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교사 자신부터 학생과 학부모 앞에서 떳떳이 교육에 임할 수 있도록 참된 스승의 길을 걸어갈 수 있는 품격과 자질, 소양을 갖춰 스승의 자리를 되찾는 일이 절실하다. 교사가 학생을 사랑으로 대하고 본인 스스로가 스승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때 비로소 우리 교육이 바로 설 수 있다.
‘정치교육감 폐해’ 들끓는 현장 법의 심판 이후에도 본질 외면 교원들 “임명제 때만 못하다” “임명제 교육감 때 정책들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직선제 교육감들이 너무나 정치적, 사회적 상황에 따라 조령모개 식으로 정책을 내놓으니 정책 자체의 신뢰도가 상당히 떨어집니다.” 경기 A초 교사가 갈수록 어지러워지는 교육현장을 한탄하며 내뱉은 말이다. 경기 B중 교사는 9시등교 시행 이후 이전보다 더욱 힘들어졌다고 불평한다. 교내 학부모들이 상당부분 맞벌이를 하는 상황에서 불합리한 방향으로 바뀐 부분에 대해 학교 탓만 일삼는 걸 다 받아주고 있고, 학교버스 시간부터 오전 프로그램 시간 조정까지 새로운 잡무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 교사는 “시행 2학기 째인데도 적응하기가 영 힘들다”며 “등교시간을 되돌려 달라”고 하소연했다. 학생, 학부모들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특히 자사고, 특목고에 다니는 경우 이 학교들에 대해 편향된 시각을 가진 교육감이 언제 어떻게 규제를 걸지 몰라 노심초사다. 서울 C자사고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윤모 씨는 “이번 서울외고 사태를 보면서 남일 같지 않았다”며 “지정취소가 확정된 것도 아닌데 교육청이 나서서 광고하면 그 학교 다니는 아이들이 얼마나 상처가 될까 걱정돼 내 마음이 다 아팠다”고 토로했다. 교육현장은 혼돈의 연속인데다 현직 교육감이 또다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으면서 교육감 직선제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직선제 이후 ‘교육감 직 박탈’은 이제 흔한 일이 돼버렸고, 마치 당연한 수순으로까지 여겨지고 있다. 게다가 내놓는 정책이 교육현장과 괴리감이 큰 ‘정치적 셈법’이 너무나 많아 ‘비교육적 정책’만 난무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직선제 이후 뇌물, 후보자 매수, 흑색선전, 허위사실공표 등으로 교육감들이 줄줄이 중도하차하며 정치판보다 더욱 혼탁해졌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달 23일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허위사실 유포로 벌금 500만원 형을 받고 교육감 직을 박탈당할 위기에 처했다. 아직 1심에 불과하지만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 7인 전원이 유죄평결을 내리고, 재판부도 똑같이 판단한 만큼 이를 뒤집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그럼에도 조 교육감은 결과에 승복하지 못할망정 ‘법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심원’이란 식의 부적절한 언행을 일삼아 빈축을 사고 있다. 공무에 참여한 애꿎은 시민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이 쇄도하는 건 당연지사다. 게다가 헌법소원을 통해 시간벌기에 나섰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미 이전에 합헌을 받은 사안으로 또 헌법소원을 내니 그럴만하다. 서울 D초 교사는 “떳떳하지 못한 것이 교육자답지 못하며, 같은 교육자라는 게 창피할 뿐”이라면서 “재판 후 소감을 밝힐 때도 국회의원을 대동하고 있던데, 이미 교육을 정치로 생각할 정도로 뻔뻔한 면모에 환멸감마저 느껴졌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정작 교육의 본질은 외면하고 자신의 공약인 혁신학교를 88개에서 100개까지 확대한다고 밝혀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예산도 두 배 가까이 대폭 확대 지원됐다. 학교운영비를 8%(학교별 평균 약 2000만원) 삭감해 자신의 공약에 따른 교육재정의 어려움을 학교에 전가하는가 하면, 지난해 2015년 예산편성 시 교원 맞춤형복지비, 초과근무수당 추가분(출장비, 특근매식비 등)을 2014년에 비해 50% 가까이 삭감 편성하며 교원에게까지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이에 대해 교총은 “학교 현장과의 소통 없는 일방통행적 예산삭감”이라며 “재정여건의 어려움과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이유로 맞춤형 복지비와 초과근무수당 추가분을 삭감한 것은 교원의 사기 저하를 가져올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28일에는 맞춤형 복지비 지급과 출장비, 특근비 등 초과근무수당 현실화에 대한 건의서를 서울시교육청에 전달·촉구하기도 했다. 교총은 “정치 교육감의 폐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교육감 직선제 헌법소원을 통해 교육기본을 바로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구가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보면 어떻게 행동할지 다짐을 적은 나뭇잎을 행복나무에 붙여주세요.” 지난달 30일 경기도 용인한터초등학교 4학년 1반 교실. 학교폭력예방을 위해 법무부가 개발하고 인실련이 인증한 ‘행복나무 프로그램’을 적용한 수업이 진행됐다. 이날 수업에서는 신체적 폭력을 당하는 친구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우리 반의 약속을 정하기로 했다. 수업은 친구를 때리는 학생과 맞는 학생,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학생들을 등장인물로 하는 역할극으로 시작했다. 이날 수업은 소수의 학교폭력 가해자와 피해자에만 초점을 두지 않았다. 대다수의 학생, 학교폭력을 보고도 방관하는 학생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각자 등장인물의 입장에서 친구가 괴롭힘을 당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의견을 모았다. 4~6명이 모둠을 이뤄 바람직한 행동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일명 ‘피라미드 토의’를 통해 하나의 의견으로 통일시켰다. ‘괴롭히는 친구를 말리고 선생님께 말씀드립니다’, ‘친구를 때리지 말고 잘못했을 때는 먼저 사과합니다’, ‘약한 친구를 도와줍니다’ 등 5개 모둠에서 의견을 발표했다. 학생들의 의견을 종합해 ‘친구를 도와줍니다’라는 우리 반의 약속이 정해졌다. 이 학급에서는 이미 세 번의 수업을 통해 ‘툭툭 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다함께 놀도록 합니다’, ‘바른말을 사용합니다’라는 약속을 정했다. 학생들은 약속을 지키겠다는 다짐을 나뭇잎 모양 스티커에 적고 칠판에 그려진 행복나무에 붙이며 수업을 끝냈다. 이 프로그램은 교육부와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의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학교폭력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장소와 유형별 상황을 10가지로 선정, 상황별 역할극과 토의를 통해 학급 규칙을 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홍지연 교사는 “학생들이 역할극을 통해 즐겁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 방관자의 모습을 인지하고 실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처 능력을 기르는데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행복나무 프로그램 외에도 학생 마음 다스리기와 언어 개선하기, 모의 재판 수업을 통한 학교폭력예방 활동 ‘웃어라 교실아 꿈꿔라 학교야’, 법의 의미와 준법정신에 대해 가르치는 ‘법친구! 행복한 우리’ 프로그램을 초등학생용으로 개발했다. 중학교 시기에 절정을 이루는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서는 다양한 유형별 대처 방법을 역할극, UCC제작이나 골든벨 퀴즈 등의 체험활동을 통해 배우는 ‘마음모아 톡톡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인실련의 인증을 받은 이 4개 프로그램은 법무부가 법질서 준수와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해 ‘법사랑 학교’로 지정한 전국 797개초·중학교에서 지난 4월부터 운영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전국 10만 여명의 학생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함에 따라 인성교육 확산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수업 차시별로 지도안과 학생 활동 자료, 동영상 등이 상세하게 마련돼 학교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어 교사들의 관심도 높다. 또 프로그램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법무부가 현장 교원을 대상으로 권역별 워크숍을 진행하는 등 지원에 나서고 있다. 법무부는 오는 11월까지 학교별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교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사전·사후 설문조사를 통해 프로그램의 효과성 검증도 진행할 계획이다. 프로그램을 개발한 정제영 이화여대 교수는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대다수의 학생들이 학교폭력 상황에 대해 바르게 인식하고 건강한 또래 중재자로서 적극적으로 대처해 행복한 학교, 평화로운 교실을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며 “프로그램 효과성 검증을 통해 지속적으로 보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비의 섬, 간월암 일주문아침부터 추적추적 내리던 범비도 그치고 그 비를 몰고 왔던 먹장구름도 자취를 감췄으니, 하늘은 더없이 청명하다. 여행은 날씨가 반 부조(扶助)라는데 하늘도 은연중 불심(佛心)을 찾아 떠나는 여행객을 돕는가보다. 마침 내가 간월암을 찾았을 때에는 썰물이라 손쉽게 걸어서 간월암에 오를 수 있었지만 밀물이 되면 간월암은 그야말로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한 떨기 연꽃이 된다. 그런 때를 대비했음인지 늙은 적송 아래엔 낡은 쪽배 한 척이 외로이 매여져있다. 신기하게도 바다가 잠시 여인에게 잠깐 길을 열었다. 길이 50여 미터 정도의 바닷길이다. 석화(石花)가 덕지덕지 붙은 그 갯벌을 지나자 가파른 계단 위에 빠끔히 열려있는 일주문이 보인다. 그 문을 통과하자 사천왕상도 없이 바로 간월암이다. 말로만 듣던 바다 위에 두둥실 떠 있는 절, 간월암(看月庵). 그 앞마당에 선 것이다. 아, 장쾌하다는 말밖엔 더 이상 형용할 말이 없다. 나는 나직이 박주태 님의 시 ‘간월암’ 한 구절을 암송할 뿐이다. 간월도가 소나무 숲 사이에 떠 있다. 안에는 바다를 바라보는 절이 있어 자꾸 미끄러지는 운명을 불러 그 속을 훤히 떠, 바다를 어루는 밤이면 섬도 몸을 열어 교교한 달빛을 쐬게 되는 것이리라. 철새들의 떼가 바다 위를 가로질러 갔다가는 다시, 제 곳으로 되돌아간다. 박주태 님의 시, ‘간월도’ 중에서 저 멀리 시야가 머무는 곳엔 푸른 물감을 풀어헤친 듯한 서해바다가 끝없이 펼쳐져 있고 무지개처럼 아름다운 섬들이 간월암을 에워싸고 있다. 일망무제! 바로 이런 때를 묘사하라고 만들어진 낱말인가보다. 이처럼 귀한 선물을 주시려고 하늘은 어제부터 그렇게 부지런히 가을비를 뿌리셨나보다. 간월암 경내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행복한 가족들. 보면 볼수록 명당이다. 대저, 우리나라 사찰들이 들어선 장소마다 명승대지가 아닌 곳이 어디 있으리요마는, 여기, 간월암처럼 지리와 서기(瑞氣)가 동시에 빛나는 곳도 드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 세상만사 모든 번뇌를 짊어진 사람들이 이곳 간월암 마당에 서서, 하늘의 달과 그 생생한 달빛에 물든 교교한 바다를 바라본다면 정녕 깨우치지 않을 자가 없을 듯하다. 송만공 선사와 무학대사를 비롯한 수많은 고승대덕들이 이곳에서 온갖 분별과 망상에서 벗어나 성불에 이르게 된 반야(般若)의 지혜를 터득한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필자가 대책없는 감상에 빠져있는 사이 간월암 처마에선 땡그랑 땡그랑 풍경이 운다. 일찍이 태조 이성계의 왕사였던 무학대사가 이곳에 간월암을 짓고 토굴 정진을 하던 때가 약관 이십 세. 하루는 달빛이 하도 사무치게 밝아 대웅전 뜰 앞에 내려서서 서해바다 위에 걸려있는 달을 바라보는 순간 대오각성!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 하여 이름을 ‘무학(無學)’으로 고치고 함경도 백연암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조선을 건국할 태조 이성계를 만나 그 유명한 이성계의 서까래 세 개를 짊어진 꿈을 해몽하여 그를 태조로 등극시켰으니 사실 조선의 시원(始原)이 이곳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또 한 가지 무학대사에 관한 신기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6백 여 년 전의 일이다. 관청의 돈을 빌려쓰고 갚지 못하여 관가로 끌려가는 만삭의 여인이 있었다. 여인은 학돌재(鶴石峴, 현재 충남 서산군 인지면) 고개 마루에서 모진 산고 끝에 첫 아들을 낳았다. 그래도 포졸들은 태어난 아이를 고개에 내팽개쳐 둔 채 신음하는 여인을 끌고 가서 서산 관아 사또 앞에 꿇어앉혔다. 자초지종을 다 듣고 난 사또는 대노해서 말하길, "에끼, 이 인정머리 없는 놈들아! 누가 애까지 낳는 여인을 끌고 오라더냐! 당장 저 여인에게 먹을 것과 아이에게 입힐 것을 주어 집으로 돌려보내라. 산모와 신생아에게 드는 돈은 모두 내 월급에서 탕감하라." 인자한 사또의 명령대로 포졸들이 허겁지겁 아이를 버려 둔 학돌재에 당도해보니 신기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커다란 학들이 날개를 펴서 아이를 감싸고 있는 것이었다. 이때부터 아이의 이름이 춤추는 학이 돌보았다고 해서 춤출 ‘무’자 즉 무학(舞鶴)이 되었다는 것이다. 간월암 경내에 걸려있는 시 '인연설'간월암은 동서남북 어디에서 보더라도 아름다운 고찰이다. 바다 쪽에서 보면 육지가 배경이 되고 육지 쪽에서 보면 바다가 배경이 된다. 마침 ‘가던 날이 장날’이라고 가을바람이 몹시 불었다. 소금기를 머금은 해풍이 사정없이 귓전을 때리더니 끝내 모자까지 앗아갔다. 간월암 뒤뜰에 심어둔 대나무 밭에서 댓잎 서걱이는 우우 소리가 마치 바다울음소리처럼 들린다. 태곳적 추억을 상기시키듯 업장(業障) 소멸을 발원하는 듯, 길게 때론 가늘게 이어지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간월암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모진 해풍을 막기 위해 절 주변에 시멘트로 단단한 옹벽을 쳤다. 옹벽마다 석화와 해초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어 세월의 운치를 더해준다. 좀더 바다 쪽으로 물러서서 관조하자니 하나의 성벽이라 해도 손색이 없겠다. 바다는 천혜의 해자(垓字)요 일주문만 닫아걸면 바로 난공불락의 요새인 셈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절 주변을 돌고 나서 사람들을 관찰해보았다. 주5일제의 영향인지 관광객들이 꽤 많다. 대형버스를 대절해 온 사람들도 보이고 자가용을 이용한 가족단위의 나들이객들도 많았다. 관광객들의 얼굴도 사뭇 밝았다. 간월암의 수려한 풍광과 서해에서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에 한껏 취했음이리라. 두 시간 남짓 간월암을 친견한 뒤 한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경내엔 그 흔한 탑조차 없다는 점이다. 대신 탑이 있어야할 자리엔 오랜 세월 해풍에 시달린 늙은 사철나무 한 그루만이 외로이 서 있을 뿐! 그래, 탑마저도 한낱 미망일 터, 눈에 보이는 것이 무에 그리 중요하리요. 삼라만상 모두가 부처이고 진리인 것을. 간월암 경내 모습나의 감상적인 마음을 눈치라도 챈 것일까. 해는 금방이라도 자취를 감출 듯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머지않아 또 다른 손님들이 간월암을 감싸안을 것이다. 나는 아쉽지만 간월암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돌아오는 길, 여행을 유난히 좋아하는 친구가 말하길 다음번엔 간월암의 야경을 보러오자고 말했다. 그 말을 들으니 과연 간월암의 야경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졌다. 우리가 다음을 기약할 때 애마는 A방조제를 막 통과하고 있었다. 마침 바다와 접한 간월호 수면 위로 찬란한 5월의 석양 햇살이 부처님 미소처럼 환하게 번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