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7,398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광양시립중앙도서관 작은 홀에서 18일(금) 10시 반부터 ‘내 인생 자서전 쓰기’ 작품 발표회를 가졌다. 이 사업은 광양문예도서관사업소(소장 곽승찬 )가 평생교육 진흥의 일환에서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3월부터 내 인생 자서전 쓰기 교육 강좌를 열어 발간에 이른 것이다. 이번에 최종 원고를 책으로 만들어 낸작가는 광양시청 공무원으로 퇴임한 김형수의 ‘항상 예측하고 실행하라’,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공군사관학교 정치학 교수를 지낸 김광영의 ‘나를 혁명하고 싶다’,발효식품을 연구한 이경남 씨의 ‘바른 식생활로 가는 웰빙 레시피’와 초등교사로 퇴임한 황경호의 ‘흐르는 물처럼 바람처럼’, 주부로 자녀를 성공적으로 성장시킨 신화엽의 ‘바람 속에서 반짝이는 억새처럼’ 총 5권을 발간하게 된 것이다. 문예도서관 사업소장님의 경과 보고에 이어 자서전 쓰기를 지도하신 박행신 작가(광양중진초 수석교사)의 격려사로 써 가는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있었으며, “자신의 삶을 가감없이 드러내 보이는 일은 분명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다.”는 격려사가 있었다. 이어 2014년도에 자서전 쓰기에 참가한 필자와 이윤실 작가가 축사를 하였다. 이어 김형수, 김광영, 이경남 작가의 인삿말과 황경호, 신화엽 씨의 자서전 낭독이 이어졌으며, 가족들이 감사말씀을 전달하였다. 축하공연은 한국음악협회 광양시지부 회원들이 ‘그리운 금강산, 사랑의 인사’(플루트 박태곤, 피아노 주방실), ‘딜라일라, 오 솔레미오(테너 안동순)’, ‘아름다운 나라(소프라노 정은선)’와 '축배의 노래(안동순, 정은선)'이 아름다운 음악으로 식장의 축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서산 서령고등학교(교장 김동민) 1학년 학생들은 2015년 12월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다. 14일(월) 오전 꽃동네에 입소한 학생들은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거친 후 심신장애인 요양원과 천사의 집 등에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환우들의 식사 보조와 숙소 청소는 물론 목욕을 도와드리고 말벗을 해드리는 봉사활동과 장애 체험을 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1학년 신충환 군은 “몸이 불편하고 소외된 분들과의 관계맺음을 통해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봉사활동의 기회가 되어 정말 뿌듯했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소외되고 힘든 이웃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실천하고 싶다.”며 소감을 전했다. 김동민 교장은 “이번 음성 꽃동네 봉사활동은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자신만을 생각하는 삶에서 벗어나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작은 사랑의 실천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며 봉사의 참된 의미를 배우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통해 바른 인성교육을 실천하는 행복한 학교 만들기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참고로 서령고는 학교 역점 사업의 일환으로 다양한 체험 위주의 봉사활동과 관내 독거 어르신들과 인근 사회복지기관을 대상으로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는 체험위주의 인성교육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행복교육 실현을 위한 학부모 토크 콘서트가 12월 17일(목)오후 3시부터 순천대학교 우석홀에서 순천지역 학부모를 대상으로 개최되었다. 교육부는 사전행사로 자유학기제 홍보를 위한 장을 마련하고 식전 공연 및 홍보영상에 이어 스마트 퀴즈쇼를 통하여 자유학기제에 관한 학부모의 인식을 알아보고 중점 사항을 각 개인이 소지한 스마트폰을 통하여 실시하고 현장에서 피드백을 함으로 참가자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였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과정 중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시험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고, 자신의 적성과 미래에 대해 탐색 설계하는 경험을 통하여 지속적인 자기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고. 토론, 실습 등 학생 참여형으로 수업을 운영하고, 진로 탐색 활동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제도이다. 자유학기 중 교육과정 운영은 크게 과과수업과 자유학기 활동으로 구성되며, 자유학기 활동은 진로탐색 활동, 주제선택 활동, 예술,체육 활동, 동아리 활동 등으로 구성된다. 이같은 활동의 궁극적인 목적은 공교육의 변화 및 신뢰회복을 통하여 학생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같은 엄청난 교육실험은 학교를 행복한 공간으로 만들어 학교에 가는 것이 즐겁다는 인식과 배움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 나라 상당수의 학교는 중앙정부가 짜 놓은 교육과정이라는 지도 밖 행군을 한 경험이 적다. 문제는 학교 현장이 자유학기제 실시의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학교현장의 교사들이 이 제도의 공감을 통하여 학생과 학교의 자발성을 이끌어내야 성공할 수 있다. 순천교육지원청의 경우 작년에 시범교육지원청으로 지정되어 대부분의 학교가 참여하여타 지역보다는 이해도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학생 개개인 스스로가한 학기 동안 여유를 갖고 인생에 대하여 생각해 보고, 나 자신을 성찰해 보자는 취지를 학습하는 과정에 이르는 인내가 필요하다.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이 이 기간 동안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하고 계획할 수 있는 시간이어야 한다.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데 6개월을 낭비하느냐고? 이렇게 생각하는 학부모들이 많다면 성공하기 어렵다. 그런데, 어른이 되고서도 스스로 뭘 좋아하고, 뭘 잘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지 않은가. 자유학기제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학부모들이 불안감을 이겨내는 인내심 또한 필요하다.
충남 서산 서령고(교장 김동민)가 창의적 체험활동의 일환으로 1,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화 관람을 실시했다. 12월 17일(목) 6, 7교시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시내에 소재한 롯데시네마 영화관에서 대호, 히말라야,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중 학생들의 신청을 받아 오후 6시까지 관람을 마쳤다. 이번 영화 관람은 창의적 체험활동 중 문화체험 프로그램으로 실시되었으며, 학생들은 영화 관람 후 소감문을 작성하여 제출, 우수작을 선발하여 시상했다. 서령고는 앞으로도 학생들의 다양한 문화적 체험과 감수성 계발을 위해 주기적으로 이와 같은 체험활동을 실시할 계획이다.
교사들은 급변하는 교육환경에 가장 적합한 연수 모델이자 수업 혁신의 키워드로 ‘자발적 교과 연구 학습공동체’를 꼽는다. 마음 맞는 동료들과 모임을 조직해 수업 연구, 교수·학습 자료 개발 등에 나서는 교사들이 적지 않은 이유다. 모임 조직부터 구성원 모집, 연구 주제 등 활동과 관련한 모든 사항을 교사 스스로 결정한다. 교육청 등이 운영하는 직무연수와 달리 교사가 주체가 되는 ‘자율 연수’, ‘동료 장학’인 셈이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연구회를 꾸렸던 남순임 교사. 그는 마음 맞는 동료들과 도덕 교과에 미술을 접목한 창의·인성교육 수업 자료를 개발했다. 교과 수업은 물론 인성교육에도 효과가 있어 교내·외 교사들의 관심을 끌었다. 교육 유관기관으로부터 상도 받았다. 남 교사는 “교육청이 운영하는 연수 프로그램은 다양하지만, 모집과 동시에 마감되는 강좌는 정해져있다”면서 “일방적으로 강의를 듣는 형식보다는 체험, 토론, 프로젝트 연구 등 교사가 주체가 되는 프로그램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들이 원하는 것과 실제 운영되는 프로그램의 간극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면서 “직접 연구 모임을 조직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충남 지역 고교의 전용조 수석교사는 지난 20여 년간 같은 지역 교사들과 기술 교과 연구회를 운영하고 있다. 교수·학습 자료를 개발하고 각 학교의 수업 사례를 공유한다. 그는 “강제성이 없고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만큼 말 그대로, 순수한 연구 활동이 가능해 전문성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시행착오를 겪기도 하지만,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고 전했다. 박용신 전북 정일초 교사도 과학 교과 연구회에 참여하고 있다. 지역 내 교사 40여 명으로 구성된 이 연구회는 수업 노하우를 나누고 연수회도 개최한다. 학생들이 과학에 흥미를 갖도록 학생 대상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박 교사는 “교수학습적인 측면에서 연구회는 새로운 교수법을 쉽게 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정보 교환도 자유롭다”며 “자신에게 필요한 내용만 취사선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현장에선 교사 스스로 연구 모임을 조직하고 활동하는 형태를 원한다. ‘자기 주도형’ 연수인 만큼 만족도와 성취도가 높고 수업에 적용하기에도 비교적 수월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동료 장학이 이뤄지는 점, 단위 학교의 실정에 맞는 맞춤형 교수법을 개발할 수 있는 점도 선호하는 이유다. 이원춘 경기 창곡중 수석교사는 “다양한 형태의 연수를 경험해본 결과, 연구 모임은 현장 교원의 전문성을 살리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연수의 주체가 교육 유관기관이 아닌 교사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형식적인 직무연수를 받은 후 배운 내용을 교실에서 직접 실천해보는 교사가 몇이나 될지 의문”이라면서 “연구 모임의 경우 자료를 개발하고 문제점을 발견하고, 또 이를 해결해 실천하는 모든 과정이 오롯이 교사의 것이 된다”고 덧붙였다.
황수연 학교체육진흥연구회 이사장은 17일 서울체육고 강당에서 ‘스포츠클럽 조직을 활용한 효율적인 체육 수업 방안’ 등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초·중·고등학교 교사 2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김인수 성수고 교사가 연구 발표자로 나섰다. 학교체육진흥연구회는 초·중·고 학교 체육 연구단체로, 17개 시·도 지부와 회원 1만8500여 명으로 구성됐다.
전북교총(회장 온영두)은 15일 전북교육청과 ‘2015년도 교섭·협의 조인식’을 가졌다. 이날 양측 대표는 총 18개 조항이 담긴 합의서에 서명하고 교육 현안과 교원의 사기 진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교섭·협의 합의서는 제도 및 환경 개선 9건, 근무 여건 개선과 복지 향상 및 업무 경감 23건, 교원단체의 활동 보장 4건, 학생 인권조사 및 치유대책 2건 등 총 18조 38항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특수교사, 유치원 교원, 수석교사, 보건교사, 사서교사, 영양교사, 전문상담교사 등 교원의 근무 여건을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이날 조인식에서 온영두 전북교총 회장은 “도교육청과 교원단체가 심혈을 기울여 합의한 사항인 만큼 제대로 이행되는지 살피겠다”면서 “전북교육이 활성화 되고 교원의 권익 신장과 교육 여건이 개선되도록 도교육청도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얼마 전 일산 킨텍스에서 모 유명가수의 콘서트가 있었다. 흥겨운 가락에 관중들은 손뼉을 치고 덩실덩실 율동을 하는가 하면, 선율이 있는 노래에 숙연해지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요즘 연말과 맞물려 K-Pop 노래나, 크리스마스 캐롤에 한층 밝아진 표정들이다. ‘음악은 인간의 마음을 다스린다’는 이악치심(以樂治心)이라는 말이 있다. 음악을 통해 인간의 정서를 풍부하게 하고 순화시키는 작용을 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논어-태벽편(泰伯篇)’에 ‘공자는 시(詩)로써 정서가 순수해져 감흥이 일어나고, 예(禮)로써 행동이 절제되어 바로 서며, 음악(樂)으로 인성이 완성되는 것’이라는 ‘흥어시, 입어례, 성어악(興於詩, 立於禮, 成於樂)’에서 유래한다. 율곡선생도 ‘고인 (古人)은 이악치심(以樂治心)’이라 했다. 당시에도 사람들은 음악으로 마음을 다스렸다고 해 음악을 배우는 것과 학문을 하는 것은 다름이 없음(학악여위학 무이의·學樂與爲學 無異矣)을 강조했다. 음악은 시대와 국경, 이념을 초월해 마음을 움직이는 데 다양하게 활용됐다. 가무를 사랑했던 우리 민족은 가슴 속 한을 달래는 노랫가락이나 민요, 노동의 고단함 씻기, 추임과 매김의 판소리, 악기 연주 등 다양한 형태의 음악으로 마음을 다스려 왔다. ‘역발산기개세’를 자랑하던 초패왕 항우의 용맹한 부하들은 사방에서 들려오는 초나라 노랫소리에 무너졌다. 최근 목함 지뢰 도발에 확성기음악으로 대처한 우리에게 북한이 전시 동원체제를 선포할 만큼 일촉즉발의 상황을 초래한 것도 음악이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이악치심(以樂治心)의 큰 힘을 지녔기 때문이다. 음악은 청소년들에게도 영향을 크게 미친다. 합창이나 합주는 노래를 잘하는 사람도, 악기를 잘 다루는 사람도, 자기소리만 낼 수 없고 남의 소리도 들어 함께 조화를 이뤄야 한다. 그리하여 자기조절력이 생기고 아름다운 시와 같은 노랫말로 정서가 순화돼 저절로 인성교육이 이뤄진다. 또한 음악은 꿈과 끼를 발휘하고 희망을 키우는 감동 덕목이라고 현장의 지도교사들은 한결같이 말하곤 한다. 스스로 생각하고 성찰해 마음을 다스리는 치심, 즉 예가 포함된 인성함양의 중요성은 시대를 불문한다. 근래 폭력성향과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꿈을 잃은 청소년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 걱정이 많다. 이를 해결하려는 다양한 방안과 인성교육진흥법이 제정되었으나 교육방법과 내용에 논란도 적지 않다. 학교와 관련기관에서는 건전한 노래보급, 청소년 합창, 합주가 포함된 문·예·체교육 활성화 방안과 지원책을 새롭게 마련해 아이들의 밝은 표정, 풍부한 감성, 배려와 화합, 꿈과 희망을 가꾸는 창의‧ 인성교육으로 적극 추진해 줄 것을 기대해 본다.
위기의 아이들, 미래 대한민국 인성교육이 정답이다 인성교육 내용이자 방법인 교사, 학교가 그 중심에 서야 프로그램, 평가 위주 지양하고 모든 교과에서 항시적 활동을 왜 진영‧이념논쟁 도구 삼나 이제 범국민운동 실천할 때 교원대표로서 이제는 인성교육 ‘실천운동가’ ‘전도사’의 이미지가 더 강한 안양옥 교총회장(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 상임대표). 그가 그 길을 숙명으로 생각한 건 2011년 12월,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자살한 대구 한 중학생의 유서를 읽고서다. “‘엄마, 아빠 사랑해요!’ 그 말을 남기고 떠난 아이를 생각하니 정말 눈물이 멈추지 않더군요.” 비단 한 학생의 자살이었지만 그것은 아이들을 병들게 하는 지식․경쟁 위주 교육의 단면을 폐부 깊숙이 내보인 비극이었다. 학생 자살률 OECD 1위, 저연령․흉포화 돼 가는 학교폭력과 왕따…. 우리 교육이 이대로 가서는 안 되겠다 생각한 그는 2012년 7월 24일, 전국의 161개 교육․시민․사회단체와 인실련을 출범시켰다. “출구를 찾지 못해 극단을 선택하는 아이들, 그들이 이루게 될 대한민국은 미래도 생명력도 잃게 될 것”이라는 안 회장은 “아이들과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서는 인성교육 밖에 없다”고 확신했다. 그리고 “그 생명길은 학교뿐만 아니라 가정, 사회가 범국민 인성실천운동을 펼 때 비로소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그는 ‘인성을 가르치는 학교’를 출간하고 그 메시지를 절절히 풀어냈다. 인성교육만이 살 길이라는 믿음으로 인실련 창립과 인성교육진흥법 제정 등에 앞장 서 온 그를 만났다. -왜 그토록 인성교육입니까. 그것이 아이들을 살리고 교권을 바로 세우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과도한 경쟁에 내몰리고는 정작 무관심 속에 방치된 아이들이 학교폭력, 왕따, 자살 등 극단적 분출로 SOS를 치고 있어요. 인성교육으로 자아 존중감과 배려, 사회성, 협력의 가치를 키워주는 일이 급합니다. 그래야 아이들을 살릴 수 있다고 봐요. 교사는 학원강사가 아닙니다. 지식을 넘어 ‘인생’과 ‘지혜’를 가르치는 전인교육자이기에 교사는 전문연구직으로서 교권을 바로 세울 수 있습니다. 위기의 대한민국도 인성교육으로 극복해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 방산 비리 등은 국가의 근간마저 흔드는 우리 사회 부조리의 종합선물세트예요. 그래서 국가 개조론까지 나왔잖아요. 하지만 제도가 갖춰져도 그걸 운용하는 사람이 바르지 않으면 소용없어요. 가정, 학교, 사회가 인성이 바로 선 사람을 길러내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습니다. -인실련을 출범시킨 것도 그런 의미인가요. 대구 중학생 자살을 계기로 국무총리 산하에 학교폭력대책위원회가 가동됐어요. 당시 민간위원으로 참여했는데 대책 논의가 자꾸 사후 처방에 초점이 맞춰지더군요. 가해자 처리나 피해자 보호 등 늘 되풀이하던 방식이었어요. 보다 근본적이고 예방에 초점을 맞춘 접근이 필요했고, 그래서 제안한 게 인성교육 범국민 실천운동이었습니다. 매번 학교에만 책임을 물어서는 제2의, 제3의 눈물을 막을 수 없다는 걸 이미 경험했잖습니까. 학교뿐 아니라 가정, 사회가 함께 인성교육을 실천하자고 주장했고, 이에 공감한 161개 교육‧시민‧사회단체 등이 모였습니다. 그렇게 2012년 7월 24일, 인실련(현재 294개 단체 참여)이 출범했어요. 우리 교육의 패러다임을 지식 위주에서 인성 중심으로 전환하는 새 역사의 출발을 알린 겁니다.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일부에서는 인증사업만 하고, 자격증 장사를 한다고 폄훼하는데 다 사실 무근입니다. 300여 단체가 모였으니 극소수 부적절한 일도 있겠죠. 하지만 인실련은 그런 단체에 대해 제명 등 엄단 조치를 하고 있어요. 오히려 모든 단체가 인성교육 확산의 밀알이 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각 학교․단체․기관 등의 인성프로그램 중 우수작을 선정, 확산시키는 인증사업은 그중 하나예요. 올해가 4회째로 그간 65개 프로그램을 선정했고요, 다시 그것들을 209개 학교, 기관 등에 보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도 인실련을 발족해 지역적 실천운동을 펴고 있고요, 매년 ‘대한민국 창의인성 한마당’을 열어 노하우 공유와 국민적 인식 확산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家․校․軍․社訓을 보급하는 ‘인성4訓 운동’도 펴고 있어요. 특히 인실련은 인성교육진흥법 제정을 2년여 요구 끝에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안 회장은 국회에 진흥법 제정을 제안하며 산파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진흥법은 올 7월 21일 발효돼 내년부터 본격 시행된다. 주요 내용은 △5년마다 인성교육 종합계획 수립 △연간 4시간 교사 인성교육 연수 △국가‧지자체의 예산 지원 등이다. 다만 학교에 초점이 맞춰져 가정, 사회 등 범국민적 인성 실천운동을 반영하는 일이 추후 과제로 남아있다. 이 과정에서 진흥법이 인성교육을 강제하고 학생인권을 침해한다는 일각의 우려도 제기됐다. 하지만 안 회장은 “인성교육을 이념 도구화해서는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일부 진보 진영은 ‘인성경쟁교육’이라고까지 비판합니다. 충‧효‧예‧책임‧존중‧배려 등의 덕목에 대해 세월호 참사를 거론하며 순응하는 인간을 길러내고 인권을 침해한다고 운운하는 것은 지나치게 이념적입니다. 또 인성경쟁교육으로 매도하는 것도 반대를 위한 반대라고 봅니다. 인성교육은 사회의 부조리를 개인 책임으로 돌리려는 게 아녜요. 국가나 사회, 위정자들의 모범과 국가 시스템 쇄신은 당연히 뒤따라야 합니다. 다만 그것들을 해내고 운용할 ‘사람’이 근본이라는 겁니다. 전통적 가치를 부정하는 것도 시대적 오류라고 생각해요. 학교는 전통적 가치와 새로운 가치를 조화롭게 가르치는 곳 아닐까요? 그런 점에서 인성을 개인의 품성을 넘어 사회적 인간관계, 나아가 세계시민교육 등으로 확장해 재개념화 하고 실천함으로써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을 키우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인권과 대립적이라기보다 상호보완적 관계인 거죠. 실제로 인권을 가장 중시하는 미국도 연방정부와 43개 주가 인성교육 강조 법을 제정․시행하고 있어요. 진흥법이 절대적도 아니고, 또 강제성, 획일성 문제가 있다면 보완하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실천하는 게 중요합니다. -인성교육의 주체로 특히 교사를 강조하는 이유는. 교사는 학생을 가장 오래 전인적으로 대할 뿐만 아니라 가정, 사회의 인성교육 실천을 견인하는 고리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교사가 모범을 보이고 아이들을 변화시키려는 열정이 중요합니다. 교사는 학생의 거울이고 그 자체로 인성교육의 내용이자 방법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지식을 넘어 삶의 지혜, 인생을 가르칠 때, 진정한 인성교육이은 가능해요. 올 스승의 날 기념식에서 제가 박근혜 대통령께 사회 속, 세계 속에서 봉사‧기여하는 ‘새로운 교원像’을 주창한 것도 그 차원입니다. ‘1교사 1사회봉사운동’, 나아가 사제동행, 학부모 동행의 봉사활동을 펴고, 또한 개도국 등에서 교육 공헌활동을 몸소 실천한다면 그 자체로 인성교육이고, 또 사회적 신뢰도 얻게 될 겁니다. 결국 인성교육은 교권입니다. -인성교육 5개년 계획안에 대해 교사 중심 지원 대책을 촉구하셨는데요. 인성교육은 프로그램, 시설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관계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별도 교과나 활동을 짐 지우고 평가에 매몰돼서는 안 됩니다. 그건 형식적인, 실적 위주의 인성교육을 낳고 부담만 초래할 거예요. 교사 중심의 자발적인 인성교육을 격려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교사 연수도 집합식 연수의 한계를 넘어 다양한 방법으로 선택하게 열어 놓아야 하고요. 이런 부분에 대해 적극적인 역할에 나설 겁니다. -기존 교과 안에서의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말씀입니까. 인성교육은 범교과 활동에서 항시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교수법 개발과 교재, 활동 지원에 교육당국이 심혈을 기울여야 합니다. 각 교과를 가르치면서 그 속에서 사회성도 가르치고 애국심도 길러줘야 한다는 거죠. 특히 인성교육은 담임교사의 역할이 절대적입니다. 이를 통해 무엇보다 師母동행이 회복돼야 합니다. 담임 기피 현상을 해소하고 제 역할을 당당히 해 낼 수 있도록 권한도 주고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인성교육 착근을 위해 앞으로 뭘 해야 할까요. 인실련이 출범하고 진흥법이 마련됐다고 저절로 실천되는 건 아니겠죠. 중요한 건 과거처럼 관 주도의 학교 중심 인성교육은 금세 불씨가 꺼질 겁니다. 민간 주도의 범국민 실천운동이 성패의 관건이에요. 무엇보다 가정의 밥상머리교육이 회복돼야 합니다. 그러려면 학부모가 자녀 교육에 있어 교사와 동일한 교육관을 갖고 협력해야 합니다. 학교는 전인교육을 강조하는데 학부모가 성적과 입시만을 주문한다면 인성교육은 실패합니다. 학생, 교사, 학부모가 한마음이 되는 ‘學師母 一體운동’ 전개를 제안합니다. 그리고 대학과 사회는 스펙과 성적보다 잠재력과 됨됨이를 중시해야 합니다. 정부는 장기적인 연구를 통해 교원양성과 선발, 입시제도를 개편해야 하고요. 한마디로 인성교육은 범국민 공동실천 프로젝트여야 하고, 그래야 결실을 맺을 겁니다. 인성교육은 보수와 진보의 이념 도구가 아닙니다. 프로그램이 아닌 사람, 관계의 문제입니다. 위기의 아이들을 살리고 교권을 바로 세우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겠다는 절박한 시대정신으로 이제 함께 실천할 때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이 최근 발표한 ‘교육전문적 인사제도 개선안’에 대해 ‘교육감이 코드인사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현장 교원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도교육청은 14일 “혁신교육을 이끌 역량 있는 교육전문직원을 임용하고 학생중심‧현장중심의 교육행정을 실현하기 위해 2016학년도 인사제도를 큰 폭으로 변화시킨다”고 밝혔다. 주요 개선 내용은 △교육장‧장학관 추천제를 폐지하고 100% 공모제로 전환 △응시 기회 3회로 제한 △지역전형・순환보직전형 도입 △서류평정비율을 10%로 상향 △중등 1차 전공논술 폐지 및 정책논술 도입 △2차 모든 전형에 심층면접 도입 및 정책토론 실시 등이다. 가장 많은 논란이 있는 부분은 정책논술‧정책토론의 도입이다. 개선안을 보면 중등 1차 전공논술은 폐지되고 정책논술이 도입된다. 또 2차 토의토론은 정책토론으로 변경한다. 이밖에도 전문전형만 실시했던 심층면접을 일반전형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주목할 점은 심층면접 평가 항목에 ‘혁신교육 실천의지’가 포함됐다는 것이다. 경기 A초 교사는 “도교육청의 혁신교육 정책에 찬성하는 사람들만 뽑겠다는 의미로 보인다”며 “여기에는 혁신교육이 100% 좋은 교육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한마디로 입맛에 맞는 사람만 임용하겠다는 뜻 아니냐”고 비판했다. 경기 B초 교장도 “정책논술을 하고 교육학이 아닌 정책토론을 하면 전공을 살릴 수 없을뿐더러 코드인사 의혹만 커진다”며 “기존 교과별 선발구조를 없애고 ‘인문사회’, ‘자연과학’과 같이 계열별로 나눠서 선발할 이유가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교육장‧장학관 추천제를 폐지하고 100% 공모제로 전환한 것, 기관장 4년‧장학관은 5년 이상으로 응모자격의 잔여임기 요건을 변경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경기 C초 교장은 “공모제 전환은 특히 코드인사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며 “특정 단체 출신의 젊은 교원들을 임용하려는 의도”라고 꼬집었다. 경기 B초 교장도 “최소한 정년이 4년 남은 사람만 응시할 수 있게 되면서 누군가는 그동안 준비했던 시간과 기회를 잃게 됐다”고 말했다. 교원들은 보직교사경력 1년 포함을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이 기간을 더 늘려 생활, 연구, 교무 등을 고루 경험한 교원을 선발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C초 교장은 “주요 보직을 거치지 않고 전문직에 온 경우 현장 지원에 애로 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D초 교장도 “서류평정 항목에서 고교근무경력과 5‧6학년 담임경력을 삭제하고 보직교사 근무경력과 행정기관 파견경력을 통합해 동일시한 것은 오히려 학생중심‧현장중심의 임용 취지와 동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응시 횟수를 3회로 제한한 것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환영했다. A초 교사는 “전문직에 응시하려는 교원들의 과열로 학교에 피해를 줄 가능성을 차단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지역전형‧순환보직전형 도입도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경기 E초 교장은 “지역에서 오래 근무한 교사가 지역실정을 잘 알기 때문에 업무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선안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과목 지식보다 교육정책에 대한 전반적 이해가 전문직 수행에 필요한 역량”이라며 “특정 정책에 대한 의견보다도 교육청 정책 전반에 대한 이해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공모제 전환과 관련해서는 “심사 위원에게 검증받는 절차를 통해 객관성을 높이려는 것”이라며 “피해를 입은 교원들은 안타깝지만 제도를 바꾸는 과정에서 다양한 요구를 모두 충족시키기는 어려우므로 긍정적 이해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코드인사 논란에 대해서는 “9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2015 공공기관 청렴도’에서 경기도교육청이 인사업무 분야에서 청령지수 10점 만점으로 전국 교육청 평균보다 월등히 높았다”며 “각종 오해와 추측에 대해서는 청렴도 결과로 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민권익위 관계자는 “설문조사로 이뤄졌으며 10점의 의미는 금품‧향응‧편의에 대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없음을 말하는 것이지 만점이라고 해서 인사제도가 가장 투명하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번 청렴도조사에서 17개시도교육청 가운데 지난해 17위에서 올해는 14위로 4등급을 받았다. 외부 청렴도는 평균 7.6점에 7.51점으로 13위, 내부청렴도는 평균 7.99점에 7.9점으로 11위였다.
15일 오전. 경기 별내중 체육관에 1~3학년 50여 명의 학생들이 모여 낯선 악기를 들고 둘러앉았다. 아프리카 전통북인 ‘젬베’를 비롯해 돌가루가 선인장 나무 가시를 따라 떨어지면서 비오는 소리를 내는 ‘레인스틱’, 막대로 긁거나 치면 두꺼비 소리가 나는 나무악기 ‘타야’ 등 난생 처음 보는 수십 개의 생소한 악기 앞에 학생들의 표정이 어리둥절하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테라퓨틱 드러밍’ 음악치료를 위해서다. 별내중은 매달 학급에서 ‘고운말 으뜸이’와 ‘거친말 으뜸이’를 학급투표로 선발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꿈꾸는 소리가 아름답다’를 주제로 진행된 이날 수업은 아프리카 음악과 드럼서클을 통해 음악치료 활동을 펼치는 사회적 기업 ‘아토(ART-O)’를 초청해 진행됐다. 박재용 강사가 악기들의 이름과 연주법, 간단한 박자 등을 소개한 후 본격적인 연주를 유도하자 머뭇거렸던 학생들은 차츰 자신이 선택한 악기 소리에 귀 기울이며 집중하기 시작했다. 강사는 학생 한명을 원 안으로 불러 친구가 걸을 때마다 박자에 맞춰 악기를 두드리게 해 참여를 이끌었다. 또, 친구들이 동시에 연주하는 동안 학생 한 명이 눈을 가리고 두꺼비소리가 나는 악기 ‘타야’를 찾아보게도 했다. 이날 수업의 핵심은 ‘자율’과 ‘소통’이었다. 박 강사는 “획일적인 규칙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자유로운 행동을 전부 수용해주면서 각자 스트레스를 발산하고 해소하게 한다”며 “단시간에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생소한 음악을 듣고 친구들과 화음을 맞춰가는 과정 자체가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1학기 때 거친말 으뜸이로 선정됐을 때는 당황했어요. 친구들이 나를 뽑았다는 사실이 억울하고 충격적이기도 했지만 차츰 반성하게 됐어요. 학교 프로그램에 계속 참여하다보니 그동안 욕설을 썼던 자신이 부끄럽더라고요. 지금은 욕 안 해요. 나도 모르게 가끔 나올 때도 있지만 자제해요. 오늘 수업도 처음엔 어리둥절했지만 아프리카 박자 특유의 흥겨움과 소리가 좋아서 스트레스가 풀렸어요.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유수진, 3학년) 고운말 으뜸이로 참석한 박지현(3학년) 양은 “욕을 하면 마음이 불편해서 쓰지 않는데 오늘 수업을 통해 거친말 으뜸이 친구들도 상대방의 기분을 이해하고 앞으로는 고운말을 쓰기 위해 함께 노력했으며 좋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교총의 언어문화개선사업 ‘바른말 누리단’ 지원금으로 마련됐다. 행사를 기획한 이경복 수석교사는 “고운말․거친말 으뜸이가 음악으로 소통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화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각자 마음에 있던 불안감과 응어리를 풀어냄으로써 치유 할 수 있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별내중은 이밖에도 14일부터 19일까지 ‘욕설 없는 주간’을 계획해 고운 말 엽서 제작하기, 욕설 없는 청정학급 인증 시상, 선플달기 운동, UCC공모전, 감정코칭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도 병행했다. 서광희 교장은 “교사 연수 자료와 학부모용 교육 자료도 제작해 배포했다”며 “학교 뿐 아니라 교사와 지역사회 모두가 동참할 수 있는 언어문화개선사업을 펼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일 가뭄이 지속되는 충남 서북부지역에 16일(수) 폭설이 내려 서령고 교정이 하얗게 뒤덮혔다.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한 함박눈은 온세상을 새하얗게 뒤덮더니 오후가 되어 점차 녹기 시작하여 곳곳에 물웅덩이를 남겼다. 이번 폭설로 충남 서북부지역의 가뭄 해갈에어느 정도 도움이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15년 입시 정책은 매년 바뀌는 현실에서 모든 정보를 알기에는선생님도 부모님도 학생도 모두힘들다.올해는 한국사 필수부터 영어 절대평가, 문‧이과 통합, 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까지 굵직한 뉴스가 한 해를 장식했다. 학교 교육은 진로와 자유학기제 그리고 학생부를 중심으로 재편되었다. 대학은 어떻게 해서든 좋은 학생을 선점하려고 애쓰고 있으며, 전형료 수입의 달콤함에 취해 수천 가지 전형 방법을 설계하고 미세 조정을 남발했다. 정성평가는 수험생들의 혼란을 더욱 부추기는 현실이다. 사교육 업계는 경기 불황 탓으로 다소 주춤거리는 모습이지만 어떻게 해서든 먹거리를 찾아 학생, 학부모를 모시기에 바빴다. 도대체 사교육이 왜 이렇게 번성하게 되었는지, 그게 누구의 책임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공교육을 어떻게 발전시켜서 교육의 정상화를 이룰지 그 답을 찾지 못한 게 문제다. 소득보다 과한 사교육비는 교육 빈곤층인, 에듀푸어를 낳아 학부모들을 괴롭히고 있다. 특히 지금 초‧중‧고 자녀를 둔 세대는 하필이면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었을 때 집을 장만한 세대다. 이들은 지금의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하우스푸어가 된 데 이어 에듀푸어로 전락해 이중고, 삼중고를 치르고 있는 셈이다. 이렇듯 2015년은 사회 전반으로는 물론이고 사교육, 공교육을 막론하고 침체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2015년 교육계 최대의 화두였던 ‘인성교육' 이다. 학교 폭력이 심각해지고 청소년 범죄가 많아지면서 일반인, 학부모, 교사 모두 인성교육이 시급하다는 데 크게 공감한 한 해였다. 정부도 더 이상 성적에 치우칠 것이 아니라 인성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지난 7월부터 ‘인성교육진흥법’을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2015년, 초‧중‧고교에서 인성교육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되었다. 향교와 서원은 예절 교육과 인성교육의 장으로 거듭났다. 대입에서는 인성 면접이 새롭게 등장했다. 나눔, 협력, 배려, 갈등 관리 같은 덕목이 인재를 선발하는 새로운 평가의 기준이 된 것이다. 인성교육의 필요성을 모두가 인정하면서도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또한 만만치 않다. 사실 인성에 대한 정의도 제대로 내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교육계가 학생들에게 어떤 인성교육을 하게 될지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대학 입시에 인성 점수를 반영하기로 했으나 이를 어떻게 계량화‧지식화해서 평가하느냐의 문제도 남아 있다. 하지만 2015년,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는 공부만 잘 하는 이기적 엘리트가 아니라, 인성도 올바른 균형 잡힌 리더라는 사실에 공감했다. 2016년, 인성교육진흥법이 학생들에게 도덕성과 사회성을 심어 주고 ‘지,정,의’의 미덕을 길러 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하버드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명문고 이야기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 세계적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의 댄 브라운, 미국 14대 대통령 프랭크린 피어스, 이들의 공통점은 미국 최고의 명문 학교인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를 졸업했다는 점이다. 1781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인재를 배출하여 하버드로부터 최고의 명문고로 인정받은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의 힘을 전하는 책이다. 인성을 토대로 세계를 리드하는 이 특별한 학교의 인재 교육은 한국 사회에 깊은 물음을 던진다. 이 책을 요약하면, 1. 지식이 없는 선함은 약하고, 선함이 없는 지식은 위험하다. 지식을 나누고 남을 배려하는 인성 엘리트가 되어라. 2. 질문은 있지만 정답은 없다. 끊임없이 질문하고 토론하는 교실에서 협력 속에 지식을 쌓아라. 3. 자신을 매료시키는 것, 진정 원하는 것, 새로은 것에 열정적으로 파고들어 창의적 인재가 되어라. 4. 지성, 감성, 체력의 전 분야를 아루르는 전인적 인간이 되어라. 5. 대자연과 호흡하며 세계를 무대로 드넓은 꿈을 꾸어라. 철저한 하크네스 수업방법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의 학습법을 한마디로 말하면하크네스 수업방법이다. 교사와 학생 12명이 원탁으로 둘러앉아 학생들의 질문에 학생들이 스스로 답하는 토론수업이 모둔 교과에 적용된다. 학생이 주연이고 교사는 조연인 셈이다. 하크네스 테이블에서는 교사는 강의하지 않으며 학생들이 스스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 질문과 토론이 중심이 되므로 교사는 어떤 질문이 나올지 모르므로 늘 준비해야 한다. 교사도 모를 수 있다는 점이 인정되지만 최선의 자세는 아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주어진 주제를 가지고 스스로 미리 공부를 해오지 않으면 질문과 토론에 참여할 없으므로 철저히 대비한다. 요즈음 유행하는 거꾸로 수업과 닮은 점도 있다. 토론의 기본은 배려이며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존중과 협력의 태도로 공부하므로 인성 교육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 감성을 키우는 예술수업도 인성 교육에 이바지한다. 인성 교육의 중요성은 모두 알고 있다. 그 실천 방법을 함께 배우고 실천해 보고 싶다. 그 길은 철저한 준비와 기다림, 교육에 대한 열정과 학생의 가능성을 최대한 믿어주는 자세에 있음을 알게 해준 책이다.
지난 8월 ‘너희가 국회의원이냐’는 칼럼을 쓴 바 있다. 성폭행 구설에 오른 새누리당 심학봉 국회의원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글이었다. 탈당과 제명 직전 의원직 사퇴 등으로 일단락되었다. 성폭행에 강제성이 없었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는데, 최근 불법자금 혐의로 체포됐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그로부터 4개월 만에 다시 공인(公人)이 맞나 의심스러운 국회의원들이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미 금품수수나 뇌물 혐의 등으로 송광호⋅조현룡⋅김재윤 의원 등 몇 명이 대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아 국회의원직을 잃은 바 있다. 그런데도 또다시 여러 명이 입질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 여야를 가리지 않는 공통점이 있는데, 그 유형도 그야말로 가지가지이다. 먼저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은 고속도로 사업과 관련해 수용 예정지 땅 주민들로부터 수천만 원의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새누리당 박대동 의원은 비서관으로부터 월급의 일부를 상납받아 사적인 용도로 썼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그야말로 벼룩이 간을 빼먹고 말지, 쓴웃음이 나는 ‘엽기적’ 혐의라 할 수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신기남 의원은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졸업시험에 떨어진 아들을 구제하려고 학교 관계자를 만난 사실이 드러났다. 같은 당 윤후덕 의원은 딸의 취업을 청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역시 같은 당 노영민 의원은 자신의 시집을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카드단말기까지 설치해놓고 판매했다. 그중 압권은, 문인인 필자가 보기엔 역시 노영민 의원이다. ‘뉴스타파’가 처음 보도했고, 이후 한겨레 등 종이신문에 나온 후에도 노의원측은 “사실 관계 보도가 잘못됐다”며 당의 감사를 자청했다. 그런 보도 다음 날 신문은 노의원 사과와 산업통상자원위원장직 사퇴 소식을 전했다. 2012 대선때 문재인 후보 비서실장이었던 노의원의 그런 행보는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측근 인사로서 문재인 대표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뭐 그런 것 말이다. 여하튼 노의원은 당의 감사와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됐다. 검찰 수사는 새누리당 정인봉 전 의원의 정치자금법, 시민단체 사회정상화운동본부의 여신전문금융법 위반 혐의로 각각 고발된데 따른 것이다. 노의원은 “누구보다 철저해야 할 국회의원으로서 사려깊게 행동하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며 상임위원장직을 사퇴했지만, 응당 그것으로 끝날 일은 아니다. 노의원의 비정상적 시집 판매는 직위를 이용한 갑질이다. 국회의원들의 여러 비리중에서도 압권이라 말한 것은 전국의 많은 문인들에게 상대적 박탈감과 위화감을 안겨준 ‘대죄’이기 때문이다. 문인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참혹한 출판현실에서 온다. 극히 일부를 빼곤 자비 출판하는 그 현실 말이다. 문인들이 자비출판하는 것은 말할 나위 없이 내준다는 출판사가 없어서다. 자비출판의 경우 유통도 제한을 받는다. 그냥 내는데 만족하며 책은 증정 등으로 소진하기 일쑤이다. 무릇 국회의원이나 되려는 자들이 ‘책같지도 않은 책’으로 출판기념회를 열고, 한밑천 잡는 행태도 사실은 울화가 치밀 일인데의원사무실 판매라니…. 노의원이 어떻게 시인이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행위는 전 문인을 모독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자신의 의원사무실에서 상임위 소관 기관에 수백만 원어치씩을 판매한 것은, 따라서 “사려깊게 행동하지 못한 점”이 아니다. 얼빠진 행동이다. ‘또라이짓’이 분명하다. 명색뿐인 국회의원들을 여럿 보아서 그런가. 그나마 정치에 있던 정마저 뚝 떨어져 나간다. 아마 많은 국민이 묻고 싶을 것이다. “소관 기관 판매분외에 일반인에게 판매한 책값 전액도 돌려주기로 했다”는데, 그런 일을 저지르고도 너희가 국회의원이냐고?
한국교총이 가칭 ‘교총개혁특별위원회’를 전격 구성, 가동한다. 현장 교원과의 상설 소통시스템인 특위를 통해 교총의 이념적, 정책적 지향점과 개혁과제를 정립, 실천함으로써 미래 교총 100년을 열어 나가자는 의미다. 안양옥 교총회장은 “제34‧35대 회장으로서 그간 살아 있는, 행동하는, 연구하는 교총을 만들기 위해 정말 많은 개혁들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여전히 미진한 부분이 있고 현장 교원들은 목마르다”며 “다시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교총 미래 100년을 여는 개혁 과제를 도출하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힘 주어 말했다. 그간 교총은 교육본질 회복, 교총 개혁을 위해 적극적 행보를 보여왔다. 무엇보다 ‘인성교육’을 교총의 이념적 정체성으로 정립하기 위해 진력해왔다. 전교조의 참교육을 넘어서는 교육 본질을 추구하고 ‘전인교육’이라는 학교의 본래 기능을 되찾기(Back to the basics) 위해서다. 또한 ‘교원은 인성교육의 내용이자 방법’임을 강조함으로써 단순 지식전달자를 넘어 ‘지혜’를 전수하는 교원의 위상을 정립했다. 2012년 7월 24일, 전국 161개 교육‧시민‧사회단체의 뜻을 결집시켜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상임대표 안양옥)을 출범시킨 것은 우리 교육을 지식 위주에서 인성 중심으로 대전환하는 역사로 기록된다. 교총과 인실련은 인성 실천운동의 구심점, 산실로 서게 됐다. 2013년 11월 4일 ‘새교육개혁포럼’(교사 회원 7000여명)을 창립해 교원을 전문연구직으로 자리매김하고 수업‧교실 바탕의 현장 연구 개혁을 추진한 것도 의미가 크다. 특히 2015 개정교육과정 성안에 포럼이 5차례의 현장포럼을 주도함으로써 ‘교사가 만드는 첫 교육과정’의 역사를 썼다. 교권을 끝까지 보호하기 위해 ‘행동하는 교총’의 면모도 유감없이 발휘해 왔다. 퇴직교원과 시도교총, 한국교총이 연계해 즉각 출동하는 ‘교권119’(전국 119명), 교권 사건 등의 법률적 지원을 위해 전국적으로 연결하고 있는 ‘1학교1고문변호사’(2011년 302교에서 2015년 현재 1610교로 확대)가 그 예다. 날로 증가하는 학생‧학부모의 교권 침해에 대해 교총이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 있다. 하지만 행동하는 교총의 절정은 역시 공무원연금법 개악 저지 활동에서 표출됐다. 연금상한제를 막고 직업공무원제의 근간을 지키며 교원의 특수성을 반영해 냈다. 이를 계기로 인사혁신처와의 협의창구를 마련했다는 점은 향후 교원의 처우‧인사정책 개선에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는 그간 반복되는 연금 정국에서 노조에 밀려났던 교총이 개혁을 주도함으로써 교원의 자긍심을 지키고 정치적 존재감을 부각시킨 의미가 크다. 교총은 또한 13개 시도에 들어선 좌파교육감에 맞서 이념‧실험주의, 포퓰리즘 정책을 타파하고 직선제의 폐해를 고발하며 제도 개혁을 추진해왔다. 학교를 정치장화 하는 현행 직선제로는 더 이상 교육의 미래가 없다는 판단 아래, 對국회 법률 개정 활동을 폄과 동시에 지난해 8월에는 교육감 직선제 헌법소원 청구를 제기했다. 이것은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명시한 헌법 정신을 지키려는 의지이자, 정치 세력의 외압에서 교육을 바로 세우려는 교육자치 수호 활동이었다. 하지만 교총의 이런 이념적‧정책적 혁신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미진한 부분을 챙기고 보완할 점은 살펴서 새롭게 추진해야 할 과제가 남았다. 최근 일부 회원들이 제기하는 반론들은 그 ‘시그널’이다. 안 회장은 “인성교육, 직선제 등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들이 있다. 그것을 조화롭게 수렴하고 새로운 대안으로 도출하는 것이 교총의 과제”라며 “다시 아래로부터의 소통과 수렴을 통해 교총 미래 100년을 열 비전과 과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교총개혁특별위원회가 그 교두보다. 안 회장은 “말 그대로 현장과의 상설적 소통과 새로운 이념적, 정책적 비전을 정립할 협의체”라며 “조직인사는 물론 현장 교원과 공모 인사 등을 아울러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상설의 의미는 교총 사무국의 한계인 ‘현장성’을 채우기 위해서다. 특위는 우선 중앙 교총 단위에서 운영하고 추후 시도교총으로 확대를 유도할 계획이다. 중앙과 시도가 한 몸으로 비전과 정책을 공유하고 추진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직선교육감 시대, 지역적 현안과 대응과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 특위는 향후 교총이 지향해야 할 이념과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그간 추진한 정책들을 진단해 방향을 다시 설정함은 물론 교총의 100년 미래를 열 새로운 개혁과제를 도출하는 임무도 맡는다. 안양옥 회장은 “재선 기자회견에서 제2의 새교육개혁운동을 천명한 바 있다. 하지만 급변하는 교육 내외 환경에 대응하고 위기의 교총을 구해내기 위해서는 제3, 제4의 개혁운동이 지속적으로 전개돼야 한다”며 “그 추진 동력을 담보하려면 이념적, 정책적으로 한 마음이 돼야 하고, 현장과의 소통과 공감이 절대적인데 그 역할을 특위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해 말 ‘인성교육진흥법’이 통과되고 금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그동안 많은 정책들이 출발은 그럴 듯 했지만 알맹이가 없어 흐지부지 된 경우가 많았던 전례를 비춰볼 때 ‘인성교육’ 또한 하나의 잡무로 전락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침 교육부가 ‘인성교육 5개년 종합계획’을 마련한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그 내용을 들춰보면 책에 밑줄 치고 몇 편의 영상물을 시청하는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인성’과 ‘교육’이란 말에는 준엄한 의미의 질량이 있다. 다시 말하면, 인성이 망가진 시점에서 인성을 바로잡는다는 건 사후약방문식의 처방이며, 일을 추진하겠다면 치밀한 설계와 공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우리 국민의 전반적인 의식과 문화적 풍토가 객토 되지 않는 한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정서는 이미 메말랐고 아이나 부모조차 물질적 좀비가 되어 타락의 단맛을 보았기 때문이다. 인성을 논하기 전에 가정에서의 윤리 회복부터 이뤄져야 한다. 부모부터 속물적인 욕망을 우회해 아름다운 가치로 헌신적 삶을 살아야 한다. 학교에서는 또 그런 가정에서 자란 아이를 세밀한 공정으로 다듬고 결 고운 인격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런 여건에서 교육부와 교육감의 인성 정책이 배경을 잘 쳐야 한다. 교육감은 교사가 인성교육의 주체가 되도록 예산과 자율적 권한을 충분히 제공해야 하며 평가에 의한 통계자료로 데이터만 독촉하지 말아야 한다. 현장에서 자발적으로 꽃 피우도록 시비(施肥)하며 기다리라는 것이다. 아울러 타락한 문화적 환경 정비도 필요하다. 청소년을 숙주로 해 성장하는 쾌락산업들을 관련기관의 협조 하에 규제하고 선정적 광고, 미디어, 약물 등 불순한 아이템이나 잘못된 가치관을 바로잡아 타락한 콘텐츠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면 된다. 정치권을 비롯해 학교, 가정, 사회 등 범사회적 운동으로 줄기차게 이어져야 그나마 일말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초겨울로 들어섰다. 두꺼운 옷에다 마스크까지 써야 찬바람을 견뎌낼 수 있다. 선생님들에게는 가장 힘든 시기가 아닌가 싶다. 학생들도 방학을 앞두고 마음이 안정돼 있지 않다. 수업에 관심이 없고 마음은 콩밭에 가있다. 하지만 선생님들께서는 방학 때까지 잘 참으며 지혜롭게 학생들을 지도해야 될 것 같다. 수업 향한 ‘처음 그 마음’ 돌아봐 이럴 때일수록 초심이 중요하다. 마침 한국교육신문에서 ‘왕초보 교대 예비교사들, 꿈꾸는 수업을 풀어내다’는 제하의 기사를 읽었다. 교총 등이 주최한 제5회 좋은 수업 탐구대회였다. 예비교사들의 꿈꾸는 수업이 곧 현실로 다가올 것으로 믿고 미래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한 열정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모든 선생님들이 처음 교단에 섰을 때에는 이런 예비교사들처럼 수업에 대한 탐구를 많이 했을 것이다. 아주 펄펄 끓었을 것이다. 이제는 혹시 식지는 않았나, 미지근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어떻게 하면 좋은 수업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도전에 대한 부분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수업에 만족해 안일한 자세로 임하면 발전할 수 없다. 예비교사들처럼 연구하고 또 연구하고 다양한 수업방법으로 현재의 수업을 한 단계 더 높여갈 수 있게 ‘처음 그 마음’을 다시들 찾아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장학협의회를 통한 자신의 준비과정에 대해서도 새삼 일깨우게 된다. 일선 선생님들은 초심을 잃고 수업에 대한 준비나 수업연구, 장학협의회 등을 소홀히 할 수가 있다. 예비교사들의 열정을 배워야 하겠다. 이런 선생님들이 처음 현장에 서면 얼마나 수업을 열정적으로 잘하겠는가? 이런 선생님이 많으면 학교는 미래가 있고 생기가 돈다. 예비교사들이 다양한 수업방법을 보여준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특히 10개 교과마다 4명씩 같은 단원·다른 수업을 진행해 많은 선생님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심어주는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말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현실 동떨어진 실험주의는 경계를 그러나 자칫 수업이 실험으로 흐를 수 있는 문제는 경계해야 한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실험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학생들에게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업은 검증된 것이어야 한다. 현장의 선생님들은 교실에서 학생들과 직접 수업을 하면서 수업에 대한 문제점을 발견하고 그것으로 어떻게 바꾸어나가야 할 것인가 하는 실질적인 수업연구가 되는 반면, 예비교사들은 수업에 대한 아무런 경험도 없이 꿈과 상상만 가지고 수업을 하기 때문에 현장학습과 동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부분은 철저하게 보완해야 한다. 실제 수업을 해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제 현장 선생님들의 수업을 더 많이, 더 자주 참관하고 연구하는 것이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현장 수업에 대한 이해 없이, 현장 수업에 대한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한 채 자기의 생각과 상상만으로 수업을 한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수업을 하고 나서 장학협의회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예비교사들은 경험이 없는 것이 흠이고, 대학교수님들은 이론에는 박식하지만 현장수업에 대한 경험이 없어 또한 흠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현장 선생님의 경험을 많이 듣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장학협의회가 될 것이다.
자유학기제가 내년 전면 도입된다. 지난 2년 반 동안 어떤 형태로든 단 한 번도 자유학기제를 운영하지 않았던 학교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여기저기서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리 학교는 그나마 지난 2년간 먼저 경험한 터이지만 학력 저하 우려는 여전하다. 학부모 연수와 홍보에서 자유학기제 이전보다 더 많은 공부를 시키고 있다고 항변했지만 학부모들은 학력 저하를 확신하는 분위기다. 학부모들의 학력저하 우려 가장 커 공부를 더 많이 시킨다는 구체적 자료까지 제시했지만 도대체 공부하는 꼴을 보지 못한다면서 학력저하가 확실하다고 굳게 믿는다. 주범이 시험 횟수의 대폭 감소라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자유학기제가 학부모들로부터 불신 받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다. 실제로 학력저하가 있고 없고의 문제보다는 이런 불신을 확신으로 바꿀 방안이 절실하다. 자유학기제는 중간, 기말고사 등의 시험부담에서 벗어나 토론과 실습 등 직접 참여하는 수업을 받고 학생들이 꿈과 끼를 찾도록 하자는 근본 취지다. 그러나 막상 시행해 보니 꿈과 끼를 키우기는커녕 가졌던 꿈마저도 짓밟는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진로체험을 해봤자 잠시 방문해 견학으로 끝나기 때문에 진로탐색은 고사하고 놀다 온다는 인식만 팽배해졌다. 실제로 학교마다 진로체험활동에 매달리는 사이 다양한 수업방법 도입, 예체능활동 활성화, 맞춤형 평가방법 도입 등 주문이 만만치 않게 쏟아졌다. 주문을 따르기 위해 교사들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교육과정 재구성, 평가방법의 다양화 등이 현실의 벽에 막히기도 했다. 학생들도 이런 다양한 활동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2년 차가 되면서 의욕은 살리되, 학생 눈높이에 맞는 교육의 필요성을 선결과제로 삼아 흩어져 있던 다양한 활동을 정리하고 학생중심으로 운영의 방향을 틀었다. 진로활동, 수업방법개선, 평가방법의 다양화, 예체능활동 강화, 주제학습의 다양화 등을 통해 자유학기제를 활성화하되, 학생들이 원하고 교육적 효과도 높은 활동을 강화했다. 흥미 없는 활동에서 흥미 있는 활동 중심으로 재구성하되, 자유학기제의 취지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학교에서의 활동을 학부모들이 어느 정도 이해하고, 소규모진로체험활동, 주제학습활동(선택프로그램) 지원 등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까지 끌어 올렸다. 향후 과제가 남아있긴 하지만 서서히 본 궤도에 오르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인프라 구축, 예산 지원 지속해야 경험에 비춰볼 때, 자유학기제가 정착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몇 가지 있다. 우선 지역사회 인프라구축과 국가적인 관심이다. 자유학기와 연계할 수 있는 지역사회 인프라구축을 위해 학생들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학부모들의 최대관심사가 시험인 만큼 평가방법을 다양화 하되, 그 결과를 쉽게 이해하게 기록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가령 학생부에 서술식으로 기재되는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좀 더 영역을 세분화해 명확히 표현하는 것이다. 그래야 부족한 부분과 우수한 부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물론 교사들이 쉽게 기록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도 필요하다. 자칫 업무만 가중시키지 않기 위해서다. 방과 후 학교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학력저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방안이다. 끝으로 자유학기제가 제자리를 찾을 때까지는 최소한의 예산지원이 필요하고, 상급 교육행정기관의 간섭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학교마다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최대한 자율권을 부여해야 한다. 모든 학교가 똑같은 교육과정과 똑같은 활동을 반복한다면 자유학기제의 근본취지가 무색해지기 때문이다.
효돈천의 아름다운 풍경‘제주도’와 ‘관광’ 이 두 단어의 공통점은 바로 신비감이다. 조선시대에는 임금의 얼굴을 보는 것을 ‘觀光’이라 했다. 즉 임금의 얼굴을 보는 것은 빛을 보는 것처럼 신비로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제주 또한 억만년의 역사를 간직했으며 난대림과 상록활엽수가 우거져 있고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각종 기암괴석은 보는 이로 하여금 묘한 신비감에 빠져들게 한다. 때문에 해마다 연휴가 되면 2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제주도에 다녀갈 정도라고 하니 제주도는 분명 우리에겐 신비의 섬이자 축복의 엘도라도인 셈이다. 10월의 넷째 금요일. 나는 우리 아파트 승강기 안에 붙어 있던 제주효도관광여행단 모집신청서에 기꺼이 서명을 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일정 경비를 지원해주고 또 단지 내 여러 상가들에서 조금씩 찬조를 해준 덕분에 우리는 경로당 어르신들을 모시고 비교적 싼 가격에 제주생태관광길에 오를 수 있었다. 우리 여행단이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해안에 위치한 성산일출봉이었고, 그 다음이 서귀포 효돈천이었다. 효돈천은 우선 천천히 걷기에도 좋고 제주의 살아있는 자연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어 일거양득이었다. 더구나 효돈천은 얼마 전 환경부에서 국가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고시하였고, 또 2002년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도 선정되었기에 꼭 한번은 걸어보아야 할 귀중한 곳이었다. 특히 이곳은 하례1리 주민들이 직접 트레킹 프로그램을 짜서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어 누구든 편리하게 구경할 수 있었다. 하지만 효돈천은 아직 일반인에게는 널리 알려진 곳이 아니어서 주로 가족단위로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들이 알음알음 찾는 곳이다. 우리 여행단이 도착한 날은 마침 단체관광객들이 많아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젊은 연인끼리 다정한 부부끼리 또 우리처럼 단체관광객들이 효돈천을 걸으며 추억과 낭만을 쌓고 있었다. 문득 어느 신문기사의 제목이 떠올랐다. ‘제주 둘레길에서 느림의 미학을 즐기다’ 이 신문의 제목처럼 제주도 효돈천은 인위적으로 만든 관광지가 아니라 옛길을 찾고 마을과 마을을 잇던 길을 다시 연결한 철저히 자연친화적인 곳이었다. 그러기에 돌멩이 하나, 풀잎 한 포기에도 절절한 사연이 깃들어 있고 마을 주민들의 웃음과 눈물이 서려 있었다. 효돈천 천변 자락의 주민들과 만나다 아름다운 효돈천에서 만난 할망과 하르방들의 환한 얼굴 이면에는 의외로 수많은 이야기가 숨어있었다. 제주 4·3사건과 그 와중에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벽장 속에 숨어 공포에 떨어야했던 어린 소년과 남편을 잃었던 젊은 새색시의 눈물이 묻어 있고, 동네 처녀 춘자의 웃음과 동네 총각 상철이의 달리기, 만철이의 삼각관계가 한 순간에 멈추던 날의 기억들과, 아이를 낳지 못해 남편의 방에 씨받이를 들여보내 놓고 밤마다 숨죽여 울던 제주아낙의 한숨도 묻어 있었다. 이처럼 천변길을 걷다보면 많은 사람과 사연들을 만날 수 있어 마치 이야기책 속을 걷는 느낌이었다.아름다운 제주 효돈천길. 바람이 불어도, 햇살이 따가워도 나는 아내의 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마음이 내키는 대로 발길이 가는대로 우리 부부는 그렇게 천변길을 조용히 음미하며 걸었다. 제주는 사시사철 아름답지 않은 계절이 없건만, 특히 가을 추수를 앞두고 있는 제주는 참으로 장관이었다. 때문에 해마다 가을에는 바쁜 일손을 놓고 가을 풍경을 감상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일부러 제주도를 찾는 것이리라.효돈천으로 들어가는 마을입구효돈천은 시선이 머무는 곳마다 모두가 그림이고 저마다의 의미를 간직하고 있지만, 오랜 여행 탓에 다 볼 수는 없어 그나마 힘이 조금 덜 드는 효돈천 산책로 470미터를 통과해보기로 했다. 걸서악에서 출발한 우리 일행은 웃소를 거쳐 남내소를 지나 망장포와 예촌망, 우금포를 구경하고 최종적으로 쇠소깍에 집결하기로 약속을 정했다. 걸서악을 출발하여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그대로의 길을 따라서 얼마쯤 내려가자 곧이어 바닥이 훤히 보일정도의 맑은 물이 나왔다. 손으로 물을 한 움큼 쥐어 마셔보았다. 찌르르 내장까지 냉동시키는 차가운 맛에 화들짝 놀랐다. 마치 천연사이다가 있다면 이런 맛이 아닐까 할 정도로 물맛이 좋았다. 예로부터 하례리 주민들은 아무리 가물어도 물 걱정 없이 지냈다고 했다. 바로 지근거리에 이처럼 맑은 효돈천이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육지는 가뭄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는데 이렇게 맑고 깨끗한 물이 일 년 내내 마르지 않는다니 부러웠다. 아주 먼 옛날에 천상의 선녀가 하강하여 이곳 효돈천에서 목욕을 했다는 전설이 사실처럼 느껴지는 순간이다. 효돈천 옆 울타리엔 요즘은 보기 어려운 탱자나무가 둘러져 있어 오가는 길손을 반기고 있었다. 아마도 탱자나무의 역할은 효돈천을 오염시키려는 사악한 것들을 경계하려는 벽사의 의미가 강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탱자나무를 감상한 뒤 한참을 내려가니 고사리를 비롯한 양치식물들이 마치 어서 오라는 듯 손짓을 하고 있었다. 잠시 쉬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고 계속해서 길을 걷는다. 천변을 따라 걷다보니 넓은 숲길이 나오고 중간 중간 마을로 내려갈 수 있는 소로도 나타났다. 효도천은 이렇듯이 고립되어 있지 않고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소통의 역할도 겸하고 있었다.천 효돈천 남내소의 아름다운 물줄기잠깐 동안 길을 헤매다 숲속을 지키고 있는 주목을 만났다. 수령이 몇 백 년은 족히 되었을 텐데 아직까지 베어지지 않은 게 신기했다. 나무꾼도 이 주목나무를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나무꾼은 주목을 베려다 다음과 같은 노래 한 구절이 떠올라 포기했을 것이다.오동나무를 베자하니 순(舜)임금의 오현금(五弦琴)이라. 살구나무를 베자하니 공부자(공자)의 강단(講壇)이라. 소나무가 좋다마는 진시황(秦始皇)의 오대부, 잣나무가 좋다마는 한고조(유방) 덮은 그늘이라. 결국 나무들의 쓸모가 너무 많아 베지 못하고 땅바닥에 털퍼덕 주저앉아 담배를 피워 물고 주목을 살려주었을 것이다. 나무들 가득한 울울창창한 숲길을 빠져나가자 얼마 전 모 방송사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도 소개된 곳이라는 안내 표지판이 보였다. 휴대폰을 꺼내 검색을 해보니 사실이었다. 특히 제주도 방언을 사용한 인터뷰 내용이라서 더욱 실감이 났다. "효돈천에서 혹시 목욕했던 곳은 따로 이수과?" "목욕했던 곳은 먹는 물 바로 거기서 150미터 정도 위로 올라가다보면 커다란 물통이 이서" "거기서 물이 솟아나는 거에요?" "아니 솟아나는 건 아니고 비가 내려서 내가 치면 그 물이 한참 오랫동안 고여 이서" "목욕했던 데는 지명이 이수과?" "응" “삼춘 그럼 얘기는 여기까지 다 끝났구얘. 이제 개인적으로 물어볼게 있는데 여기 어른와가지고 설쳠신디 막 옛날얘기들 물어봤잖아예. 근데 막 생각 안남쪄 안남쪄 해도 계속 캐묻고 영하난 어떵하우꽈" "난 막좋다 옛날 것도 기억나고 살아난 거 생각나도 막 좋다" "기특하우꽈" "잘햄쪄" 휴대폰으로 인터뷰 내용을 읽다보니 어느새 제주의 석양이 구름에 묻힌다. 제주의 석양은 그 누구도 차별하지 않았다. 이곳에 오면 오직 애잔한 사랑과 행복만이 있을 뿐이란 듯, 석양은 제주의 바다와 어선과 바람과 갈매기를 친구삼아 황홀한 탱고를 추었다. 때론 해발 180미터의 평평한 능선에서 춤을 추기도 하고 자그락 자그락 조개껍질이 부서지는 넓은 갯벌에서 스텝을 밟기도 했다. 아, 그대 이름은 황홀한 제주로구나 우리 부부는 다시 걷던 길을 재촉했다. 늦가을, 건강한 몸으로 이 길에 서서 환하게 웃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다. 형언할 수 없는 행복감이 온몸을 타고 흐른다. 이래서 사람들은 앞 다투어 제주를 찾는 것이리라. 하례리 중간마을을 지나니 가을 추수를 앞둔 들판이 눈앞에 펼쳐졌다. 제주에서는 보기 드문 풍경이다. 이처럼 아름다운 정경은 딱 10월 한 달 정도만 볼 수 있는 축복이라고 한다. 어느 날 땅 주인이 추수를 해버리면 이토록 풍요로운 들판도 쓸쓸한 늦가을 정경으로 급변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 길의 백미(白眉)는 중간마을을 가기 전 만나는 꼬불꼬불한 논둑길을 걷는 것이었다. 오랜 세월 인고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이 길에 저절로 머리가 숙여졌다. 들판마다 가득 찬 황금물결의 풍요로움은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고 넉넉함이 묻어났다. 그래서 가을날 제주의 둘레길을 걸을 때에는 무척 조심해야한다. 왜냐하면 아름다운 경치에 눈이 멀고 목덜미를 스치는 바람에 감각이 멎고 제주의 따뜻한 인심에 심장이 멈출 수 있기 때문이다.효돈천 가는 길에 만난 제주인심만큼이나 아름다운 하례마을. 하나하나 쌓아올린 돌담들에서 멀리 보이는 한라산까지 보이는 것마다 절경이로세. (필자의 졸작 시 중에서) 멀리 사신(蛇身)처럼 굽이진 남내소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다시 한 번 뒤를 돌아보고 긴 숨을 들이마신다. 그리고 다시 쉬엄쉬엄 길을 오른다. 이제 나타날 소(沼)가 남내소이다. 남내소는 효돈동과 하례리를 따라 바다로 향하는 효돈천 중간에 위치한 물웅덩이를 말한다. 남내소는 고개물, 댁물, 산이물보다 수량이 풍부하고 규모가 훨씬 큰 웅덩이로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는다고 한다. 더불어 남내소에는 다음과 같은 슬픈 전설이 서려 있다고 했다. 효돈천에 고귀한 양반집이 있었다. 그 집에는 양반의 딸과 머슴의 아들이 함께 살았다. 어린 시절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워낙 신분의 차이가 크다보니 그들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었다. 양반집 딸은 혼기가 차자 부모님의 강요로 시집을 갔다. 사랑하는 여자가 시집을 가는 날 머슴은 남내소에 뛰어들어 그만 자살을 하고 만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몇 날 며칠이 지나도 머슴의 시신은 물 밖으로 떠오르지 않았다. 그 소문을 들은 양반의 딸은 남내소에 와서 머슴의 이름을 간절히 불렀다. 그렇게 하길 백 일째 되는 날, 드디어 머슴의 시체가 떠올랐는데 시신이 전혀 썩어있지 않았다고 한다. 그걸 본 양반집 딸도 남내소에 몸을 던져 죽고 말았다는 슬픈 전설이다. 그러고 보니 남내소 주변의 삐죽삐죽 솟은 바위들이 언뜻 보니 하얀 소복을 입은 여인처럼 보여 흥미로웠다. 남내소 밑으로는 긴소, 웃소, 알소가 이어지는데 모두가 하나같이 비경들이다. 이런 연못에 슬픈 전설 하나가 없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노란 감귤이 주렁주렁, 감귤체험의 감동과 재미길을 걷고 또 걷는다. 한 마리의 고추잠자리가 나를 자연 상태의 나무로 착각했는지 모자에 앉았다. 나는 고추잠자리를 머리에 이고 제주의 바람과 억새와 뭉게구름을 침구 삼아 함께 걷는다. 내가 자연이고 자연이 나인 것처럼 물아일체의 완벽한 경지에 빠져든다. 얼마를 걷다보니 저 멀리로 감귤체험농장이란 흰색 팻말이 나타났다. 제주에서 감귤농장치고는 역사가 가장 오래된 곳이란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감귤을 채취하고 있었다. 이곳 농장에서는 누구든 사전에 미리 신청만 하면 감귤체험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직접 딴 싱싱한 감귤을 한 입 베어 물자 알싸한 향기와 함께 시크름한 단맛이 입안에 번졌다. 싱싱해서 그런지 감귤 맛이 육지보다 유난히 좋았다. 망장포 언덕에 서서 왔던 길을 반추해보았다. 자연의 숨겨진 보물들이 하나둘 그 진귀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제주는 돌덩이 하나, 나무 한 그루도 모두가 절경이 되고 예술이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하는 순간이다. 천천히 느림의 미학으로 자연을 관찰하며 걷다보면 우리가 평소 발견하지 못했던 멋진 풍경들과 조우하곤 했다. 빠르게 걷는 사람에게는 결코 보이지 않는 것들. 느리게 쉬엄쉬엄 걷는 사람들에게만 보여주는 특별 보너스인 셈이다. 또한 제주의 생태길은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길이기도 했다. 멀리서 제주 하르방과 할망의 모습이 보였다. 손을 들어 인사를 보냈다. 반가운 화답이 돌아왔다. 이처럼 오고 가는 사람들이 있고 만나고 헤어지는 사람들이 있는 인간의 길. 그 길이 바로 제주의 생태길이었다. 어느새 우리 일행은 하례리 효돈천 탐방로의 종착역에 도착했다. 이제 우리의 여로(旅路)도 서서히 끝을 보이고 있었다. 아내와 함께 또는 동료와 함께 인생을 논하며 사랑을 속삭이던 그 길. 그 길에서 제주의 삶을 보았고, 제주의 역사를 보았고, 제주의 사랑을 만났다. 제주의 모진 비바람만큼이나 힘겹고 혹독한 세월을 묵묵히 견디며 살아온 작은 영웅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길은 제주 역사의 길이요 우리 어머니들의 눈물의 길이며 치유의 길이다. 우리도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 이 길에서 얻은 교훈을 이정표 삼아, 여전히 울고 웃으며 꿋꿋이 살아갈 것이다. 다만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이 길을 걸었던 우리의 이야기가 또 하나의 제주역사로 기록될 것을 희망하며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