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7,399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충남 서산 서령고(교장 김동민)가 정기고사에 학부모님들감독 도우미로 초빙하는 1실2인(교사1, 학부모1) 시험감독제를 운영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학부모 감독 도우미제는 시험 감독의 노고를 교사와 학부모가 분담하는 동시에 자녀들의 학교생활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고 동시에 학생들을 바라보는 교사의 입장을 간접 경험하는 기회로써 유용하게 활용된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오고 있다. 특히 학부모 감독 도우미분들은 한결같이 "선생님들과 함께 하루 2시간 정도를 꼬박 서서 감독을 하다 보니 힘들기도 하고 무엇보다 선생님들의 고충을 실감하게 됐다."며 "학교 교육에 대한 관심과 신뢰가 생겼으며 일부러 찾아뵙기 힘든 담임 선생님과 자녀교육 상담도 가능해서 일석이조"라고 입을 모았다. 따라서 서령고는 앞으로도 정기고사에 학부모님들의 도움을 받아 공정한 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교원 승진 제도와 승진 규정은 교원들의 초미의 관심사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교육부가 교원 승진에 대한 부담해소 및 교원 간 갈등 완화를 근간으로 하는 「교육공무원 승진규정」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번 교육부의 「교육공무원 승진규정」개정안의 핵심은 학교폭력 가산점 감축이다. 현행 학폭가산점(1년 0.1점, 상한점 2점, 학교교원 40%범위 내 ±10%, 대상 교원 중 80%는 담임교사와 생활지도교사 반드시 포함)은 2013년 도입초기부터 학교현장 교원들의 반발을 야기한 잘못된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사실 그릇된 교육 트렌드인 학교폭력 근절 대책의 일환으로 급조된 학폭가산점은 특히, 선정기준의 불신으로 교원들 간 갈등 야기 등 부작용을 낳은 땜질식 운용의 한계를 드러내 왔다. 우리는 학폭예방 가점이 학폭 가축에 기여하기보다는 교사들 간의 갈등과 대립의 한 축이었다는 점을 반성해야 한다. 실제 학교폭력 예방과 해결 등은 생활지도의 영역으로 모든 교사가 노력해야 할 책무임에도 일부 교사에게만 가산점을 부여토록 강제해 다수의 교사들에게는 생활지도 의욕을 꺾는 현실이 있어 왔다. 생활지도와 학폭 예방은 수업 등과 함께 모든 교원들의 본연의 직분인 것이다. 학교폭력 예방 기여 가산점은 현행 20년 간, 연 0.1점(총 2점)으로 “과도하다”는 비판을 받았던 만큼 이번 개정을 통해 10년으로의 기간축소(총 1점)와 더불어, 연내에 객관적인 실질심사가 가능할 수 있는 심사표 기준 보완이 따라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이를 폐지하고 다른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즉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노력한 교원들에게 승진 점수 부여보다는 표창 수여나 학습연구년제, 학교폭력 선진사례 해외 연수 선발 시 우대, 특별휴가 기회 부여 등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모든 교원들이 수행하는 생활지도 영역인 학교폭력예방을 승진가산점 부여라는 외재적 강화, 인위적 접근방식은 교원의 전문성 역량 강화 등은 현장 여론과 큰 괴리가 있고 일선 교원들의 반발만 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아울러, 이번 개정 규정안에서는 공통가산점 중 교육부지정 연구학교 점수를 현행 1.25점에서 1점으로 축소하는 부분도 바람직하다. 그 동안 교육부 공통가산점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연구학교가산점은 새로운 교육내용과 방법, 학교관리 등의 연구 장려를 목적으로 한 제도 취지를 구현하고 있다는 평가와 달리 운용되는 측면으로 현장의 문제제기도 있어 왔다. 사실 냉철하게 반성해 보면, 연구학교 근무 점수 취득은 교원 본인의 연구노력과는 무관하게 인사발령에 따라 연구학교 점수를 받는다는 여론이 있어 왔고, 6년 근무시 만점을 충족할 수 있는 과도한 점수는 승진에 있어 변별력 있게 작용돼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때문에 연구학교 점수 완화로 그동안의 과열되고 불합리한 승진구조를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학교현장의 혼란을 예방하기 위해 5년의 유예기간을 둬 오는 2020년부터 적용하도록 한 점은 바람직한 조치라고 본다. 현행 도서벽지가산점 부여지역은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 제12조에 의거 인사혁신처가 실질적인 결정권 갖고 있던 것을 신도시 개발 및 교통망 확충 등 변화된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여 시․도교육감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한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도서벽지 가산점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방안이 함께 강구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실제 도서벽지가산점의 경우 생활여건이 어려운 도서벽지지역 학생들의 교육권도 보호함은 물론, 교원들의 전보기피현상을 보완하기 위한 유인가로 작용하는 측면이 컸으나, 그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세계와 전국이 일일 생활권이 되고 도농어산촌의 문화적 형평성이 근접해진 오늘날에는 주기적으로 재평가, 재지정해야 할 것이다. 돌이켜보면, 도서벽지 점수는 2002년 1월을 기준으로 교육부의 공통가산점에서 시도교육감의 선택가산점으로 변경되었다. 그런데, 현행 선택가산점 중 다수의 시․도에서는 도서벽지 점수가 별도로 운영되기보다는 통합영역의 일부항목으로 편입돼 있어 도서벽지가산점으로서의 인센티브가 높지 않아 활용성이 떨어지고 있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교육공무원 승진규정 개정에 즈음하여 항상 염두에 둬야 할 것이 승진 점수 잘 따는 교원들이 빨리 승진되는 승진 규정이 아니라, 학생 지도를 잘 하고 성실하고도 열심히 교원의 직분을 다하는 교원들이 빠르게 승진하고 대접받는 규정과 방안을 제정, 개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분명히 요령을 피워서 승진을 거머쥐는 승진꾼이 아니라, 학생 지도와 사도수행에 최선을 다하는 참 스승, 상록수 교원들이 승진도 빨리되고, 우대받는 교육 풍토와 교원 승진 제도를 제도적, 행정적으로 정립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승진 규정 개정안의 잣대는 일선 학교와 교원들의 요구와 정서, 현실 등이라는 점도 유념하길 바란다.
입학사정관 초청,입학설명회가 2016년 4월 28일(목) 14시부터 17시까지 3시간 동안 서령고(교장 김동민)수학교과실에서 진행됐다. 건국대학교 입학사정관이 학교를 직접 방문해 서산시 관내 교사들을 대상으로 학생부 종합전형방법, 학생부 기록방법 등에 관해 상세한 설명이 있었으며 교사들이 직접 학생부 자료를 가지고 전형을 해보는 모의평가 시간도 가졌다. 특히 입학사정관은 생활기록부에서 교과별 세부능력 특기사항의 기록이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령고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대학 입학사정관을 초청,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해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충남 서산시 ‘남원’이란 마을에 천년이나 된 은행나무가 있다. 이곳 남원은 행정구역상 서산시 석남동에 속하는 마을이며 예전 사람들은 ‘남안’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남원이란 옛날 원(院)제도에서 연유된 명칭으로 고려왕조시대에 역과 역 사이에 두었던 관원(官員)들을 위한 국영여관이 있던 곳을 말한다. 실제로 남원마을은 이 지방의 교통의 요충지였다고 한다. 남원마을로 들어가는 초입에 어마어마하게 큰 은행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데 이 은행나무는 수령이 천년쯤 된 것으로 나무 높이는 30미터를 훨씬 넘으며 그 둘레만도 약 8미터나 되는 거목이다. 일설에 의하면 이 나무는 서산 정씨(瑞山 鄭氏)의 시조인 원외랑 정신보가 송나라가 망하자 고려에 귀화하여 이곳에 살 때 심은 것이라 하며 서산의 위인으로 알려진 양렬공 정인경 장군은 그의 아들인데 이곳에서 각종 무술을 익혀 고종 말엽에 침입한 몽고군을 크게 물리치는 전공을 세웠다고 한다. 그리하여 나라에서는 그의 공로를 높이 사서 일시에 폐군시켰던 부성군(富城郡)을 서산군으로 개칭하여 복군시켜주기도 했다. 지금도 은행나무 밑에 있는 너럭바위에는 말발굽자국이 있는데 그때 정인경 장군이 말 타고 훈련하던 흔적으로 전해지며 예부터 이 바위나 은행나무를 훼손하면 반드시 재앙이 따른다는 전설이 있다. 따라서 마을사람들은 매년 칠월칠석에 제사를 올리고 마을의 안녕과 각자의 소원성취를 빌기도 한다. 한편 남원마을 뒷산에는 원외랑 정신보가 산에 올라 멀리 고국을 바라보며 그리워했다는 망운대(望雲臺)가 토성으로 축조되어 있고 건너편에는 그의 외손이며 호산록의 저자인 한여현의 조부 한영희의 묘소가 있다. 또한 남원마을 앞에는 ‘남안들’이라 불리는 넓은 평야가 펼쳐져 있어 겨울이 되면 북쪽에서 수백 마리의 두루미가 무리를 이루어 날아왔으므로 ‘학도래지’라는 천연기념물 지정 표지석이 세워져있었으나 지금은 학이 찾아오지 않은 지가 삼십 년이 넘으며 이제는 표석마저 없어져버려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다. 쓸쓸한 마음을 안고 돌아오는 길, 천년수 은행나무 옆에는 채 1년도 살지 못하는 한해살이 풀인 벌개미취가 가을을 재촉하는 바람에 가녀리게 흔들리고 있었다. 찾아가는 방법 서산세무서 맞은쪽으로 세무서 앞마당에서 바라보면 천년된 은행나무가 보임.
환경부는 4월 25일부터 5월 9일까지 환경보전협회, (사)한국환경교육협회와 함께 우수환경도서를 공모한다.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우수환경도서 공모’는 국민들에게 환경보전의 지혜를 담은 우수한 책을 널리 알리기 위해 1992년부터 매 격년 개최하여 우수 환경도서 780권을 선정했다. 이번 공모에는 초판일자 기준 2014년 1월 1일 이후 출간된 도서로 국민들의 환경보전 의식과 실천력을 높일 수 있는 환경 관련 도서면 참여가 가능하다. 다만, 교육기관에서 교육용으로 만든 교과용 도서나 전문기술 도서, 영리단체에서 홍보용으로 만든 비매품 도서 그리고 이미 우수환경도서로 선정된 도서는 제외된다. 출판사 담당자, 작가, 환경전문가, 교사, 학생 등 국민 누구나 신청 가능하며 환경교육포털사이트(www.keep.go.kr)에서 신청서를 내려 받아 응모하거나 우수도서 ‘추천이벤트’에 참여하면 된다. 응모된 도서는 내용의 적절성, 창작성, 활용가능성, 친환경성 등에 대한 전문가 심사를 통해 최종 우수도서로 선정된다. 환경부는 우수환경도서로 선정된 도서에 대해서는 우수환경도서 상징마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홍보 기회를 마련하여 널리 읽힐 수 있도록 장려할 계획이다. 아울러, 오는 6월부터 9월까지 이번 공모에 선정된 도서를 포함한 전국 규모의 우수환경도서 독후감 대회를 개최하고, 우수환경도서 목록집을 전국 초.중등학교 및 도서관 등에 배포하여 교육현장과 가정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그간 환경부는 장애인복지시설, 다문화가정지원센터 등 소외계층.지역에 우수환경도서와 환경교재를 꾸준히 보급하여 왔다”며, “많은 국민들이 환경에 대한 양질의 도서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이번 공모에 많은 출판계에서 동참해 줄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환경교육포털사이트(www.keep.go.kr)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궁금한 사항은 환경보전협회(02-3407-1581)와 (사)한국환경교육협회(070-4350-6029)에 문의하면 된다.
교원들의 실천적인 수업 연구 축제인 제60회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 발표심사가 23일 서울교대에서 성황리에 치러졌다. 아이들을 위해 수업을 개선하려는 교사들의 헌신과 열정은 누구 할 것 없이 ‘최고 등급’이었고, 그 속에서 우리 교육의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교육발전의 밑거름이 돼 온 현장연구대회는 이제 새로운 혁신을 통해 재도약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점에 놓여 있다. 최근 불거진 표절 논란을 말끔히 씻어내는 것은 물론 미래 교육을 선도하기 위해 뼈를 깎는 자성과 혁신이 요구된다. 한국교총이 현장연구대회 혁신위원회를 가동한 것도 그 때문이다. ‘위기는 기회다’라는 말처럼 이번 사태의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연구의 기본 틀과 운영 시스템을 근본부터 혁신해 미래형 현장연구의 주춧돌을 놓아야 한다. 무엇보다 표절 시비를 불러일으키는 연구의 기본 틀을 손질해야 한다. 현장연구가 일반연구처럼 이론적 틀을 먼저 제시하고, 그 틀에 맞춰 수업 실행 성과를 검증하는 방식이 되다보니 이론에 약한 일부 교사가 타인의 이론 틀을 그대로 사용해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향후 수업연구는 교사들이 자신만의 교육활동 프로그램과 성과를 잘 기록하고 정리한 후 이를 일정한 보고서 형태로 제시하도록 틀을 바꿔야 한다. 교육과정과 성과는 스마트교육 시대에 걸맞게 블로그나 카페, 홈페이지 등에 체계적으로 축적하게 유도하면 된다. 그러면 현장연구는 외국 이론을 검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교실에서 효과가 입증된 한국적 교육활동 성과를 축적하는 활동이 될 것이다. 교총은 교사들이 새로운 형태의 현장연구에 익숙하도록 다양한 연구모형을 만들어 제시하고 필요한 기초 연수를 함께 제공해야 한다. 또한 심사, 표절·모작 검증시스템을 강화하고 승진 점수만이 아닌 다양한 인센티브로 보상받을 수 있게 개선해야 한다. 현장연구대회의 환골탈태로 ‘연구하는 교직’이 들불처럼 확산되길 기대한다.
서울교육청이 일반고 학생들에게 문·이과 체제를 벗어나 다양한 선택과목을 교·내외에서 듣도록 하는 교육과정을 도입하기로 해 학교현장이 혼란에 휩싸였다. 지금도 학년별로 다른 입시가 적용돼 고충이 큰 상황에서 현장 적용성에 대해 충분히 고민했는지 의문스럽다. 경계를 허물고 학생들이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정을 선택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는 공감한다. 하지만 선언적 수준의 ‘한건주의’ 정책으로 부작용만 초래할 심산이 아니라면 고려할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교육과정 개정은 의욕만 앞세워 될 일이 아니라 고교의 여건과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고 충분한 준비 속에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학교 간 학생 이동이 지금보다 더 확대될 것이다. 안전, 생활지도 대책은 마련했는지 묻고 싶다. 2시간 수업을 위해 학생들은 3∼4시간 학교를 떠나야 한다. 교내 이동수업도 혼란스러운 현실에서 교육 효과에 대한 실효성마저 의구심이 든다. 대학입시라는 벽 앞에서 평가에 대한 공정성 시비도 불거질 수 있다. 선택과정에 많은 외부 강사가 채용될 경우, 그 수준에 따라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이 담보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학교와 교사가 강사 채용, 관리 등의 책임을 온전히 떠맡는 부담도 져야 한다. 또한 지금도 소인수 과목의 평가와 학생부 기록이 매끄럽지 못한데 선택과정을 위해 소수 과목을 더 확대했을 때, 여기저기서 공정성 시비가 불거지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막막하다. ‘개방·연합형 종합캠퍼스 교육과정’이라는 언어적 수사는 정책의 완결성과 무관하다. 취지는 좋았지만 현장성을 무시하고 충분히 협의하지 않아 실패한 정책들이 무수히 많다. 지금이라도 학교 현장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3월 28일 지상파 3사가 일제히 새 월화 드라마를 선보였다. KBS ‘동네 변호사 조들호’, MBC ‘몬스터’, SBS ‘대박’이 그것이다. 이는 2015년 10월 5일 KBS ‘발칙하게 고고’, MBC ‘화려한 유혹’, SBS ‘육룡이 나르샤’를 동시에 선보인 이래 5개월 남짓만의 일이다. 월화드라마 경쟁 2라운드인 셈이다. 첫 주 승자는 ‘대박’이다.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시청률은 ‘대박’ 11.5%, ‘동네 변호사 조들호’ 10.1%, ‘몬스터’ 7.3% 등이다. ‘육룡이 나르샤’에 이어 SBS가 사극으로 또 한 건 하는 것 아니냐는 찬탄이 쏟아졌음은 물론이다. 동시에 시작한 3개의 드라마 가운데 내가 선택한 것은 ‘대박’이다. ‘비밀의 문’에서 이미 말한 바 있지만, 이른바 퓨전 사극 따위를 애써 보며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박’을 고른 것은 거의 최초로 도박의 세계가 주요 제재인 사극이란 점 때문이다. 그러나 방송 2주차엔 승자가 바뀌었다. 4회에서 ‘동네 변호사 조들호’가 11.3%로 9.5%의 ‘대박’을 2위로 밀어낸 것. 그리고 다시 ‘대박’은 6회에서 ‘몬스터’에게도 뒤지는, 그러니까 꼴찌의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로 전락했다. 방송 한 달이 지난 지금 그런 시청률 변화는 그럴만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더러 다른 생각을 갖는 건 각자 자유지만, 무엇보다도 ‘막장 사극’의 진수가 주요 원인이 아닌가 싶다. 역사를 현대와 조합하여 그려내는 퓨전 사극이라곤 하지만, 너무 심하게 비틀어대고 짓이겨댄 윤색이 그것이다. 정통 대하사극에 익숙해진 탓인지 모르겠으나 보기에 영 거역스러워 나도 시청을 그만 포기하고픈 마음이다. ‘대박’은 1728년 이인좌의 난이라는 실제 역사로 문을 연다. 실제 역사는 단지 그것뿐이다. 숙종(최민수)은 미복 차림으로 도박장에 행차한다. 노름꾼 백만금(이문식)과 도박을 한다. 목적은 백만금의 아내(윤진서)를 취(娶))하기 위해서다. 숙종은 목적을 이룬다. 이후 숙빈 최씨로 봉해지는데, 실제 역사의 영조 생모이다. 숙빈 최씨는 무수리 출신이다. 물 긷는 궁녀로 알고 있는데, 그들이 가정을 이루고 출퇴근했다는 건 금시초문이다. 어쨌든 드라마는 최숙빈 6삭동이 첫 아들 백대길(장근석)과 둘째아들 연잉군(여진구)이 이인좌(전광렬)를 상대로 벌이는 대결과 갈등이 뼈대이다. 그 중간 중간에 잊어버릴만하면 도박 장면이 등장한다. 투견, 투계에 이어 쥐, 개구리를 이용한 도박판까지. 심지어는 후궁들 윷놀이들이 이제껏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장면이긴 할망정 ‘역사를 바탕으로 한 창작’은 너무 막장스러워 봐주기 민망할 정도다. 숙빈 최씨의 ‘숙빈’만 해도 그렇다. ‘빈’은 내명부 품계 1위인 왕비 다음 벼슬이다. 역사에서영조의 생모는 그보다 품계가 낮은 ‘숙원’ 최씨다. 연잉군의 생모에 대한 ‘어마마마’란 호칭도 말 안 되는 소리이다. 아직 출생의 비밀을 모르는 때이므로 대길이 이인좌 등에게 반말로 대거리하는 것도 영 거슬린다. 스승으로 모신다는 김체건(안길강)에게까지 반말짓거리다. 왕자가 사헌부 ‘장령’이란 벼슬을 받아 설쳐대는 것도 마찬가지다. 연잉군은 ‘체포하라’ 말하는데 그 수하는 ‘추포’라고 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하긴 아예 안보거나 채널을 다른 데로 돌리면 그만이다. 그렇지 않으니까 문제다. 모름지기 팩션은 ‘공주의 남자’(2011, KBS)나 ‘기황후’(2013~2014, MBC)처럼 되면 그나마 역사오류를 눈감은 채 재미라도 추구할 수 있다. 그렇다면 퓨전 사극은? 물론 재미가 1차적 목표이고 가치이지만, ‘대박’처럼 막장사극은 아니다. 종영 후 쓰는 관례를 깨고 8회 만에 이 글을 쓴 이유이다.
4월 19일, 청주행복산악회원들이 '자연치유도시'를 자랑하는 충북 제천시의 동산으로 산행을 다녀왔다. 제천에는 월악산, 금수산, 백운산 등 명산이 많은데 이번 산행지였던 동산(높이 896m)은 충청북도 제천시 금성면 성내리와 단양군 적성면 하원곡리에 걸쳐 있고 남근석을 비롯한 기암괴석과 절벽이 병풍을 이뤄 등산객이 많은 명산이다. 또한 동산이라는 이름이 청풍의 동쪽에 있는 산을 뜻해 충주댐 건설 이전 자연 경관이 수려하고 문물이 번성했던 시절의 청풍을 생각나한다. 아침 7시 집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간에 몇 번 정차해 회원들을 태운 후 제천으로 향한다. 매주 가래떡, 사과, 참외 등을 찬조하는 회원들이 있는데다 흑미빵과 커피까지 자리로 배달되니 늘 그렇듯 아침부터 입이 즐겁다. 관광버스가 평택제천고속도로 천등산휴게소에 들른 후 달콤 회장님의 다른 사람 입장 생각하며 안전산행하자는 인사말에 이어 석진 산행대장님이 동산 산행안내와 다음 산행일정을 소개했다. 남제천IC를 빠져나온 관광버스가 82번 지방도를 달리자 이곳 사람들이 청풍호라고 주장하는 충주호와 시멘트회사의 점토채취장에서 기암괴석으로 발견된 금월봉이 멋진 모습을 드러낸다. 물가의 청풍리조트와 청풍랜드를 지나 청풍대교 못미처의 학현교차로에서 왼쪽 고갯길로 접어들어 9시 20분경 제천시 청풍면과 단양군 매포읍을 잇는 갑오고개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 산행준비를 하고 이정표가 등산로 입구를 알리는 북쪽 산비탈로 들어서며 갑오고개, 동산, 새목재, 까치산, 작성산, 쇠뿔바위, 무암사, 남근석, 장군바위, sbs촬영장, 성내리로 이어지는 산행을 시작했다. 동산은 육산으로서 비교적 직벽과 슬랩이 많은 산이나 표석이 있는 정상까지는 밧줄구간이 적어 산행에 큰 어려움이 없다. 산행을 시작할 때는 바람이 차고 구름이 많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날씨가 좋아져 기분도 상쾌하다. 힘이 들어 숨소리를 고르며 발걸음을 천천히 내딛는다. 귀를 열지 않아도 앞서가는 여자회원들이 도란도란 나누는 이야기가 또렷이 들려온다. “여기 왔다 갔나, 아닌 것도 같고...” 우리나라의 산과 계곡은 생김새가 비슷비슷하다. 기억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 많이 나돌아 다닌 사람도 언제 다녀갔는지, 어디를 다녀왔는지 헷갈릴 때가 있다. 어쩌면 마음 편히 즐기는 그 자체가 행복이라는 생각을 했다. 길을 벗어나 야트막한 바위에 오르니 동쪽으로 단양군 매포읍의 한일시멘트 공장이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교사로 첫발을 내딛고, 결혼을 하고, 큰 아이가 태어난 곳이 충주호 건설로 수몰된 매포읍의 도담초등학교라 감회가 새롭다. 아내와 귀염둥이 손녀와 아이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며 잡목이 조망을 가리는 정상에 도착했다. 동산 정상에서 400여m 거리에 중봉과 새목재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있다. 이곳에서 새목재까지는 미끄러운 내리막길이 300여m 이어진다. 먼저 도착한 회원들이 둥그렇게 둘러앉아 점심을 먹고 있다. 배낭에서 주섬주섬 내놓은 반찬이 한 곳에 모아지니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달콤 회장님은 양푼까지 가져와 여러 가지 나물을 넣은 비빔밥을 골고루 나눠준다. 자연과 벗하며 소주까지 한 잔 마시는 신선놀음도 했다. 계획대로라면 점심을 먹고 작성산 방향으로 올라가야 했지만 오늘따라 산행을 힘들어 하는 아내와 2㎞ 아래에 있는 무암사로 향했다. 계곡을 경계로 왼쪽은 동산, 오른쪽은 작성산으로 산줄기가 나뉜다. 비우면 채워지듯 행복은 주위에 널려있다. 작성산 산행에 대한 욕심을 버리자 계곡 옆으로 평탄한 길이 이어지고 걷는 내내 물소리가 들려와 마음이 편안하다. 작은 폭포들이 만들어내는 물줄기나 물보라를 카메라에 담는 재미도 쏠쏠하다. 무암사 못미처의 오른쪽 숲 안에 부도 2기가 세워져 있다.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것이 무암사 창건설화에 나오는 소의 사리를 묻었다는 소부도다. 오른쪽 부도에서 수월당(水月堂)이라는 글씨를 발견한다. 소부도에서 작성산 방향으로 200m 거리의 산중턱에 소싸움에 나가도 될 만큼 뿔이 날카로운 쇠뿔바위가 있다. 아내는 물가에서 쉬게 하고 혼자 쇠뿔바위로 향했다. 짧은 거리지만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져 힘이 드는데 이곳에 오르면 쇠뿔바위와 동산 전체의 모습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좋다. 기암괴석이 즐비한 동산의 참맛을 느끼려면 이정표가 새목재 2㎞, 작성산 1.3㎞, 성내리 2.5㎞, 남근석 0.5㎞를 알리는 무암사 앞 삼거리에서 남쪽의 남근석 방향으로 접어들어야 한다. 하지만 이때부터 말이 동산이지 주변의 뒷동산처럼 쉽게 다녀오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큰 코 다친다. 절묘한 형태의 바위들을 숨을 헐떡이며 힘들게 오르면 동산을 명산으로 만든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생겼다는 남근석이 모습을 드러낸다. 전국에서 손꼽히는 명물로 알려진 거대한 남근석이 그다지 넓지 않은 바위봉우리 위에 불끈 솟아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막혔던 가슴이 뻥 뚫리듯 충주호의 시원한 조망과 멋진 경치들도 눈앞에 펼쳐진다. “이 잘난 놈 보자고 이렇게 고생했나, 혼자 사는 나한테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남자의 성을 튼실하고 왕성하게 표현한 남근석을 어루만지며 기념촬영을 하고 예서제서 진한 농담을 한마디씩 던지는 진풍경이 펼쳐져도 이곳에서는 남사스럽지 않다. 아기자기하게 이어지는 바윗길 등산로를 따라 가면 생김새가 독특한 바위와 분재 형태의 소나무들이 어우러져 경관이 아름답다. 능선에서 서쪽을 바라보면 충주호의 멋진 전경이 산속의 바다처럼 펼쳐진다. 발아래로 우암사라 불리던 무암사도 가깝게 모습을 드러낸다. 무암사는 통일신라의 의상대사가 힘겹게 절을 창건할 때 소 한 마리가 나타나 거목을 운반해주고 죽어 화장을 하자 사리가 여럿 나왔다는 작은 사찰이다. 장군바위 능선과 기암절벽이 병풍을 만든 풍경을 바라보며 산악훈련을 하듯 급경사의 암반과 암릉 구간의 밧줄에 매달리며 어렵게 바위를 오르내리는 이유를 안다. 이것도 나이 먹는 징조인지? 가끔은 늦게 깨달아 곤혹스럽다. 계획대로 산행하면 많은 회원들이 뒤따라와야 했다. 충주호와 어울린 멋진 풍경에 감탄하며 여유를 누리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것은 따라오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낌새가 느껴지고 제천에서 저녁을 먹는 약속 때문에 중간에 하산했을 거라는 생각이 퍼뜩 떠오른 후였다. 그렇다고 오랜만에 만나는 장군바위를 그냥 지나칠 수 없고, 힘들어 하는 아내와 연달아 로프를 타며 약속시간에 맞추기도 어렵다. 낙타바위와 보는 각도에 따라 모습이 다양한 장군바위를 가까이서 구경하느라 아내를 생고생시켜 미안했다. 도로에 내려서고도 sbs촬영장소와 무암제를 지나며 한참을 더 걸어 차에서 기다리고 있는 회원들을 만났다. 4시에 출발하여 25분 거리의 제천시 봉양읍 미당리에 위치한 미당광천막국수(043-644-2882)로 갔다. 고향 인근에 왔다고 회원들에게 한턱 쏜 석진 산행대장님과 주인의 후한 인심이 더해진 막국수로 배를 채우고 누룽지막걸리까지 마시며 산행의 피로를 풀었다. 술맛이 좋아 PT병에 담긴 막걸리를 2병이나 사왔다. 5시 10분 출발한 관광버스가 제천IC로 평택제천고속도로에 들어선다. 금왕휴게소에 딱 한 번 들르며 부지런히 달리는 차안에서 사과와 참외가 배달되고 석진 산대장님이 아침부터 먹거리를 찬조한 회원들을 소개했다. 7시 10분경 출발지였던 용암동에 도착하기까지 모처럼 따라나선 아내를 고생시키고 약속시간을 못 지켜 미안했지만 청주행복산악회원들 때문에 즐거웠던 하루를 되돌아봤다.
소풍이나 체험학습때 학부모가 교사의 도시락을 준비하는 것이 부담된다는 기사가 논란이다. 기사의 일부를 인용하면 내용은 이렇다. "봄소풍과 현장 체험학습, 수학여행 등 4월 중순의 학교 분위기에 학부모들의 마음은 부산하다. 자녀가 회장, 부회장 등 임원인 학부모는 특히 촉각이 곤두서 있다. 소풍을 가게 되면 담임선생님의 도시락과 간식, 기사 아저씨들 먹을거리까지 일일이 신경을 써야 하고 음식에 자신이 없는 학부모들은 돈을 모아 고급도시락을 맞춰 보내는 게 일상사이기 때문이다." 기사의 전문은 인터넷에 "교사도시락"으로 검색하면 나온다. 헤럴드경제의 박세환기자라는 분이 쓴 기사이다. 교직생활 30년을 코앞에 두고 있다. 최소한 10년 전부터는 학부모로부터 도시락을 받은 일이 없다. 예전에는 외부 활동시에 도시락을 싸서 가져오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필자뿐 아니라 인근의 학교에서도 그런 일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 E-리포터에도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여의도에 가서 팔각정으로 짜장면 배달해서 먹었다고... 그것이 거의 10여년 전의 일이다. 우선 학교현장 이야기 좀 하겠다. 초등학교는 잘 모르겠지만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2009개정교육과정 도입 후 소풍이나 사생대회가 없어졌다. 실수업시수를 맞추기 위해서는 소풍 등의 외부행사는 하지 않아야 한다. 그렇게 해야 시수를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근무했던 학교들은 2009개정교육과정 시행 이후 소풍을 한번도 간적이 없다. 사생대회도 한 적이 없다. 다음으로 수련회 이야기 좀 하겠다. 수련회는 지금도 매년 가는 학교들이 대부분이다. 교사 도시락과 기사 도시락, 간식을 준비하기 위해 신경 쓴다고 했다. 알아보면 알겠지만 요즘 수련회 갈 때 점심을 싸가지고 가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예전에는 중학생의 경우 2박3일에 식사는 2박 6식이었다(여기에는 수련회나 수학여행 가는 첫날의 점심이 빠져있다.) 그런데 몇년 전부터는 2박7식으로 계약을 하고 있다. 즉 점심식사 비용을 추가로 지불하고 수련회나 수학여행을 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하게 된 이유는 학생들이 첫날 도시락을 가지고 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도리어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간식을 사주고 도시락 없이 오는 학생들의 점심을 사 주었었다. 기사들도 이 기사를 봤다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같이 수련회나 수학여행을 가도 기사들은 스스로 점심을 해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소한 필자의 경험은 그렇다는 이야기이다. 교사가 간식거리를 사서 기사에게 전달하면 기사가 쉽게 받지 않는다. 각 버스회사에서도 이런 부분들을 별도의 교육을 통해서 단속을 하고 있지 않나 싶다. 직전 학교에서는 같은 회사 버스를 여러번 활용했다. J고속관광이라는 회사였는데, 그때 그 기사들은 점심시간이 되면 아예 자리를 떠서 그들끼리 점심식사를 하는 모습을 봤다. 또 한가지 "도시락, 간식 기사 아저씨들 먹을거리까지 일일이 신경을 써야 하고 음식에 자신이 없는 학부모들은 돈을 모아 고급도시락을 맞춰 보내는 게 일상사이기 때문이다." 라는 내용을 좀 지적하고 싶다. "일상사"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날마다 또는 늘 있는 일" 이해가 되는지 모르겠다. 고급도시락을 맞춰 보내기 위해 돈을 모으는 것이 과연 일상사인지 궁금하다. 기사를 쓴 기자님은 정말 그렇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기사를 쓰시는 일은 일상사일지 몰라도 소풍이나 체험학습에서 도시락을 교사들이 얻어먹는 것은 정말로 일상사가 아니다. 도리어 이런 기사를 보면서 교사인 필자도 의아스럽다. 주변에서 어쩌다 한번 있는 것을 일상사라고 한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만약 기사의 내용처럼 이런일들이 "일상사"처럼 일어나는 일이라면 어떤 학교가 그런지 감사라도 해야 한다. 당연히 뿌리를 뽑아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극히 일부의 이야기를 전체가 다 그런듯이 알려져서는 곤란하다. 점심도 제래로 못먹고 치사하게 구걸하는집단이 교사라고 취급하지 않았으면 한다. 정말로 일상사라면 필자도 할 말이 없다. 뿌리 뽑아야 한다는 이야기밖에...그러나 일상사가 아니라면 기사를 쓰신 기자님이 책임을 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이야기 밖에 더이상 할 이야기가 없다. 기사는 객관적이고 공정해야 한다고.....
“의사선생님, 저 걸을 수 있어요?” 의사 시절 뇌성소아마비 환자들에게 자주 듣던 말이다. “얼른 나아서 친구들과 뛰어 놀아야지”라고 대답하면 아이들은 희망찬 미소를 지었다. 덩달아 내 마음도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사명감으로 가득 찼다. 무엇보다도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묘했다. 아이들에게서 그 말을 들으면 뇌성소아마비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 마치 아이들의 미래를 밝혀주는 등대로서 그들을 이끌어주는 중요한 일을 하는 듯 했다. 장애인 주간(4월 20일~26일)을 맞아 내가 진료했던 아이들이 문득 떠오른 이유는 괜한 걱정 때문이다. 그 아이들은 즐거운 학교생활을 누리고 있을까. 친구들을 사귀고 분식집에 다니기도 하면서 선생님에게는 고민도 털어놓는 평범한 학생이 되었을까. 꼬리를 물고 이어지던 걱정은 장애 학생의 빛이 되어주신 여러 선생님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나니 사라졌다. 장애‧비장애 학생 모두 소중한 존재 중증장애 학생들의 대소변을 받아가며 교육한 선생님, 장애 학생의 치료비를 기부해 해당학교에 ‘장학금 집행위원회’를 구성하고 지속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선생님, 소아마비 장애학생을 졸업할 때까지 매일 자전거로 등하교 시킨 선생님, 지적장애인 제자를 18년째 돌보고 있는 선생님 등등. 이처럼 많은 선생님들이 장애 학생을 이해하고 비장애 학생과 동등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게 교육일선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계신다. 하지만 여전히 괴롭힘, 교내 활동 배제 등 차별이 존재하고, 이에 따른 고충도 적지 않다. 선생님들의 가장 큰 고민은 장애 학생이 놀림 받거나 괴롭힘을 당할 때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난감하다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가해 학생을 나무라거나 피해 학생을 보듬는 방식이 올바른 교육법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뜻일 것이다. 이 같은 고민을 덜기 위해 보건복지부에서는 장애학생 인권보호 및 인식개선을 위한 ‘장애인의 삶과 사회적 인식 학습지도안’을 매년 마련해 배포하고 있다. 초‧중‧고 학생들이 장애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장애인에 대한 상식 점검, 숫자로 보는 장애인의 삶, 장애인을 만났을 때의 예절, 간단한 장애인 체험방법, 학교 및 주변의 장애인시설 점검 등을 담고 있다. 학교나 가정에서 쉽게 습득할 수 있는 내용이다. 편견 없는 시선으로 함께 걸어가자 그리고 교육부에서는 학생, 교사, 학부모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 학교 현장의 통합교육 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매년 ‘대한민국 1교시’ 장애이해 수업을 진행한다. 또한 장애인의 날과 장애인 주간에는 시·도교육청 별로 장애 체험활동, 연극, 사물놀이 등 다양한 장애 인식개선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장애인의 삶과 사회적 인식 학습지도안’과 ‘대한민국 1교시’의 핵심내용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모두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들이 장애인 및 비장애인 학생과 선생님들에게 꼭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더불어 보건복지부는 올해 ‘우리 함께 맞춰가요. 말할 땐 눈높이를, 걸을 땐 발걸음을’이라는 장애 인식개선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장애인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행동이 교육 현장에서부터 실천돼 전 사회적으로 번져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교육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장애인을 이해하고 편견 없는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면 소통과 화합이 가능한 행복한 세상이 실현될 것이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정의의 여신 ‘디케’는 천으로 눈을 가린 채 한 손에는 저울을, 한 손에는 칼을 들고 있다. 신분이나 지위에 관계없이 공명정대하게 심판하라는 뜻이다. 이를 교사에게 대입해 보면 교사는 모든 학생에게 편견 없이 대하라는 메시지다. 교사도 인간이기에 첫인상에서 호(好), 불호(不好)의 감정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교사는 학생들에게 언제나 큰 바위 얼굴이어야 한다. 미국의 오크(Oak) 학교는 하류층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공립학교다. 이 학교에 이런 일화가 있다. 한 교장 선생님이 새 담임교사에게 등질집단인 두 학급을 배정하면서 한 학급은 학부모의 지위가 높고 전문직 종사자가 많은 집단(A반)이라 말하고 다른 학급(B)은 정반대라고 했다. 그 후 학년말에 성취도를 조사해 보니 A반 학력이 훨씬 높게 나왔다. 이는 교사가 무의식적으로 A반 학생에 더 높은 기대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 결과가 아닌가 해석된다. 교사는 학생 교육에 있어 그 어떤 선입견을 갖고 예단해서는 안 된다는 시사이자 교훈이다. 70년대 첫 발령지였던 초등교에서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당시 학습 부진학생에 대해 ‘나머지 공부’를 시켰는데 이는 학생들이 지독히 싫어하는 인격 체벌이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필자는 ‘나머지 공부’라 하지 않고 담임교사의 환경미화 도우미로 뽑아 자존심에 상처가 없도록 학습지도를 했었다. 그 중 A군은 늦둥이로 집에서 귀여움을 독차지 했지만 학교생활에서는 학습부진, 도벽, 친구 괴롭힘 등으로 교사들도 기피하는 문제아였다. 하지만 다른 아이와 똑같이 도우미로 배려하고 지도했더니 그 마음을 알아준 건지 학기말에는 중위권에 오를 만큼 태도가 바뀌었다. 도벽을 없애기 위해 학용품을 사주고 반 아이들과 군것질도 하게 용돈을 줬다. 너무 가난했던 A군은 군것질 할 용돈이 없어 한 번 두 번 훔치다보니 ‘어차피 이렇게 된 거 (What the hell)효과’로 이어졌던 것이라 판단해서였다. 교우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모둠학습, 공동과제 활동을 활용했다. 다행히 초등생이다 보니 치유가 빨랐다. 공감과 배려의 효과였다. 학생 지도에서는 호감이 전략을 이길 수 있고, 자비가 정의에 우선할 수도 있다. 그것이 사제 간 인간관계의 독특함이고 교육의 특수성이다. 오늘날 교권이 땅에 떨어졌다고 하나 교육 생태계가 여전히 건강성을 유지하는 것은 건전한 교직관을 가진 교사의 기층이 두텁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가는 ‘교원 지위 향상을 위한 특별법’과 ‘교원 예우에 관한 규정’으로 여타 공무원보다 예우하는 것이다. 오크 학교의 일화는 교사가 학생들의 미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 지, 그 책무성과 사명감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 지 새삼 곱씹게 한다.
‘거꾸로’ ‘융합’ 등 최신 교육 선봬 ○…거꾸로 교실, 융합수업 등 최신 교수법을 활용한 연구물이 다수 출품돼 눈길을 끌었다. 이아름 광주월곡초 교사는 초등 5학년 수학 도형 단원에 거꾸로 교실을 적용한 사례를 발표했다. 이 교사는 애플리케이션 ‘explain everything’을 활용해 실제 교실에서 수업하듯 강의 동영상을 만들어 학생들이 미리 숙지하고 수업에 참여하도록 했다. 이 교사는 “학습 커뮤니티 ‘에듀랑’을 통해 영상을 봤는지 체크하고 관리했더니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성신일 서울신림초 교사는 학교 옥상 텃밭(30평)에서 작물을 키우며 그 과정을 글쓰기 등 다른 교과와 연결시켜 관심을 모았다. 성 교사는 작물 재배를 글쓰기의 소재로 활용했을 뿐만 아니라 도시 문제를 다루는 사회, 작물을 키우는 실과, 텃밭 푯말을 만들며 디자인을 배우는 미술 교과, 환경 교육 등과 융합한 활동을 선보였다. ‘학‧사‧모 어울림프로그램을 통한 행복한 삶 가꾸기’(생활지도)를 연구한 김남희 경기 죽전초 교사는 ‘밴드’를 활용해 학생‧학부모와 활동사진을 공유하고 개별상담을 하며 소통했던 사례를 발표했다. 고학년 학부모일수록 ‘학교가 알아서 해주겠지’ 하며 교육 활동에 관심을 안두는 현상을 개선하기 위함이었다. 김 교사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생각보다 솔직하게 다가왔다”며 “저녁시간은 물론 주말에도 상담을 요청해오는 아이들과 대화하면서 관계형성과 생활지도에 특히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참여형 수업 연수 600명 몰려 ○…지난해에 이어 국민행복교육기부단과 공동으로 ‘공감나눔 교수‧학습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스마트러닝을 활용한 수업개선’, ‘생각하고 탐구하는 창의융합프로젝트 수업’ 등 12개 특강과 발표심사를 참관 직무연수를 마련해 교원들의 호응을 얻었다. 연수에는 수업을 배우려는 600여 명의 교사가 몰려 뜨거운 열기를 자아냈다. 국민행복교육기부단 강사진들은 특히 학생 참여형 교수법을 교원들이 직접 실습하는 형태의 특강을 진행했다. ‘협동학습을 통한 학생 몰입수업 디자인’을 특강한 전소영 경기 봉담고 교사는 다양한 모둠별 과제를 실시했다. 전 교사는 교원들이 요리연구가, 푸드스타일리스트, 영양사, 방송인으로 역할을 분담해 새로운 중국요리를 탄생시키고 다른 조원들에게 자신들의 요리를 소개하도록 했다. ‘교실이 행복한 비경쟁 토론수업의 실제’, ‘생각하고 탐구하는 창의융합프로젝트 수업’ 등에서도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메모지 활용 모둠 의견 모으기, 스티커 활용 토론, 모둠별 활동 점수를 매기는 행복 통장 등에 대해 소개하며 교원들이 직접 모둠을 구성해 실행하도록 했다. 특강을 들은 오대석 천안제일고 교사는 “이론은 알지만 어떻게 적용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은데 답을 얻게 됐다”며 소감을 밝혔다. 허를 찌른 심사평…“많이 배워” ○…발표심사에서는 일반화의 문제점, 논리적 오류, 효과성 검증 등 심사위원들의 날카로운 지적이 이어져 긴장이 감돌았다. ‘E-C-I 주제중심 지역화 프로그램으로 초등학교 핵심역량 보물 찾기!’(창의적체험활동)를 발표한 곽형석 인천용현초 교사는 심사위원으로부터 ‘타당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를 질문 받았다. 곽 교사는 “1년 동안 즐겁게 연구한 결과를 발표할 수 있어 좋았고 생각지 못했던 지적에 많은 것을 배워 간다”고 말했다. 사교육 없이 영어수업을 즐기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 김지연 부산 가락중 교사는 비교집단이 없었던 점을 지적받았다. 김 교사는 “검증을 위해 비교집단을 만들면 교육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아이들이 생기기 때문에 만들지 않았는데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유병로 회장 개혁안… 조직·정책·교권·복지분야 구성 “오피니언 리더 자리매김, 교사 자존감 세울 것” ‘승합차 공유’ ‘출산 유아복 선물’ 등 복지 인기 "교육감과 협력도 기대…임기 내 회원 10% 확대" “회원들이 적극 참여하고 역동성 넘치는 단체를 만들기 위해 개혁안을 준비했습니다. 제2의 도약을 위해 열심히 뛰겠습니다.” 대전교총은 올 1월 취임한 유병로 신임회장(한밭대 교수)을 중심으로 새 바람을 준비하고 있다. 20일 방문한 대전교총은 유 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전교총 특별위원회(이하 특위)’ 구성에 여념이 없었다. 취임 후 3개월 간의 구상 끝에 이달부터 속도를 내고 있는 특위는 ‘조직강화 및 회세확장’, ‘정책개발 및 교섭’, ‘교권강화 및 윤리’, ‘회원복지’ 4개 분야별로 조직한다. 각 특위는 신임 부회장과 이사, 대의원, 조직활동가 등을 중심으로 3∼5명이 배치돼 매월 1회씩 주관 언론사 한 곳과 함께 지상정책토론을 벌이는 게 목표다. 언론사는 전문성 있는 콘텐츠를 단독으로 구축할 수 있고, 대전교총은 회원의 목소리를 대변해 정책을 주도하는 윈-윈 전략이어서 충분히 ‘할 만 하다’는 판단이다. 유 회장은 “일단 교원의 목소리를 담는 창구를 일원화 해 결속력을 다질 수 있다”며 “전문성 있는 주제를 갖고 토론하다보면 교총의 존재감과 회원의 자존감이 회복돼 조직적 행동력이 살아나 회세 확장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회를 거듭할수록 여론 주도층 입지를 강화하고 토론 과정에서 실력 있는 활동가 발굴까지 가능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유 회장은 과거 지역정책포럼을 성공으로 이끈 경험을 교총에서 재현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5월 첫 특위를 가동하게 되면 첫 주제는 학생인권조례가 될 전망이다. 최근 지역 교육계 최대 논란거리이기 때문이다. 실제 대전교총은 매주 한 차례씩 40여 학부모,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반대 기자회견,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유 회장은 “현재 몇 군데 언론과 이야기 중인데 곧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최근 지역에서 야권 정치인들과 교육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학생인권조례는 큰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동호 교육감과는 한밭대에서 총장과 참모로 지내면서 당시 유수 대학을 제치고 여러 사업을 성사시킨 경험이 있어 또 한 번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감을 내비쳤다. 유 회장은 “설 교육감님이 총장 시절 최대한 협조해준 덕분에 10개 가까운 보직을 맡아 여러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물론 교원단체는 견제 역할도 충실히 해야 하지만, 협력을 통해 교원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은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홍상기 사무총장을 포함한 직원들도 신임 유 회장을 도와 도약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수년 전부터 해온 복지사업 모델이 성공궤도에 오른 만큼, 여기에 유 회장의 아이디어를 더해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현재 대전교총은 ‘승합차 공유서비스’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9인승 승합차 두 대를 운영하며 회원들의 주중 체험학습과 주말 행사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벌써 1학기 예약이 끝났을 정도로 호응이 높다. 차량을 더 확보하기 위해 중앙에 정식 건의도 할 예정이다. 홍 총장은 “중앙 차원에서 각 지역에 차량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다면 회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출산 회원들에게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고급브랜드 유아복을 선물하는 서비스도 만족도가 높다. 특히 출산을 앞둔 젊은 교원들의 마음을 톡톡히 사고 있다. 회원부부일 경우, 또 쌍둥이일 경우 두 개씩 주는 등 세심하게 배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박은주 총무과장은 “‘선물 잘 받았다’, ‘정말 고맙다’는 회원들의 전화를 받을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대전교총은 요즘 스승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펼쳐질 배구대회 준비도 한창이다. 대전은 ‘배생배사’로 통할만큼 배구 인기가 높은데, 이를 반영하듯 다음 달 16∼19일 4일 간 충무체육관에서 130여 팀이 배구대제전을 연다. 홍 총장은 “교사가 딱 9명 근무하는 학교에서 9명이 전부 출전할 정도로 참여도가 높다”고 귀띔했다. 이런 신·구 활동들을 토대로 유 회장 임기 내 회원 10% 확대를 이루겠다는 게 대전교총의 각오다. 유 회장은 “요즘 교원들은 교권 침해와 수요자 중심 교육 패러다임 변화로 많이 힘들다”며 “교육전문가로서 교원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복지서비스를 강화하는 활동에 매진해 10% 회원 증대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말했다.
오디션프로그램, 총선 결과 놓고도 돈내기 불법 넘어 사기, 갈취 등 2차 범죄 연결 교원·전문가들 "예방교육, 교칙개정 시급" 모바일,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도박’이 학생들 사이에서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다. 중·고·대학생뿐 아니라 심지어 유·초등생들에까지 급속도로 퍼지고 있어 예방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따르면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는 야구, 축구 등 스포츠 경기를 넘어 ‘오디션 프로그램’, ‘20대 총선’ 등을 놓고 하는 불법도박까지 성행하고 있다. 1분 안에 빨리 승부를 볼 수 있는 ‘사다리타기’, ‘홀짝’ 등에 빠지는 경우도 늘고 있다. 방과 후에 학교 밖을 벗어나면 문제는 더 심각해져 혼자 스마트폰을 갖고 밤을 새는 학생이 허다하다는 게 센터의 설명이다. 특히 휴대전화를 허용하는 학교의 경우 쉬는시간, 점심시간에 삼삼오오 모여 불법도박을 하는 학생들이 흔하게 목격될 만큼 ‘또래문화’가 됐다. 이주영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서울남부센터 전문상담사는 “상담하다 보면 반 아이들 중 거의 절반 가까이 사이버도박을 하는 케이스가 있는데 안 하면 왕따가 되다시피 한다”고 밝혔다. 많은 돈을 딴 아이가 친구들에게 크게 한 턱 쏘면 자연스럽게 함께 하게 되고, 친구를 사귀기 위해 어쩔 수없이 빠져드는 만큼 전파성 또한 높다. 실제로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광주센터가 2012년 발표한 ‘광주지역 청소년 게임 도박문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박을 누구와 했는가’라는 질문에 학생들의 67.8%가 ‘친구와 했다’고 답해 ‘혼자서 한다’(14.7%)는 응답보다 5배나 높았다. 사이버도박을 하는 시간대는 ‘쉬는시간·점심시간(26.5%)’이 가장 많고, 주말(22.4%), 방과 후 시간(15.1%), 방학이나 공휴일(14.1%) 순으로 나타났다. 도박 중독으로 인한 피해는 학력저하 그 이상이다. 도박 자체가 불법이라 14세 이상일 경우 수천만 원의 벌금 또는 징역형까지 받을 수 있다. 청소년에게 금지된 음주·흡연보다 현행법상 더 심각한 범죄로 다루는 것이다. 그러나 사이버도박을 음주·흡연과 비슷한 문제로 보거나 온라인게임 정도로 여기는 안이한 인식이 문제를 더 키우고 있다. 사이버도박은 청소년들의 2차 범죄로까지 연결되고 있다. 돈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인 만큼 베팅 금액이 떨어지면 부모 지갑에 손을 댄다던지, 금품갈취, 인터넷 거래 사기 등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주영 상담사는 “인터넷 중고사이트에 허위매물을 올려 돈을 먼저 받아 도박자금으로 쓰는 사례가 대표적”이라면서 “따면 환불해주고, 못 따면 잠적하는 일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선 교원들은 술, 담배처럼 ‘사이버도박 금지’ 교칙을 강화하고, 교내 휴대전화 사용 제한, 학부모 관찰을 요구하는 가정통신문 발송 등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교원이 처리하기 힘든 문제이기 때문에 교원에게 전담시키는 것보다 전문·유관기관과의 협조 하에 예방교육과 치유에 힘쓰도록 해야 한다는 방안이 힘을 얻고 있다. 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는 “학교가 시간을 확보해 예방교육에 최선을 다하는 방안이 좋을 것”이라며 “교내 휴대폰 사용 제한도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도박관리 당국 역시 1.7%에 그치고 있는 학교 예방교육을 더 높이면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관계자는 “청소년 도박 예방교육 및 강사지원을 전액 무상으로 하고 있는데 아직 학교 이용률은 낮은 게 현실”이라며 “우리 같은 전문기관과 학교가 잘 협조해 더 큰 일이 발생하기 전에 예방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좋은 연구 산출물도 도서관이나 창고에만 놓여 있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김재춘(53) 한국교육개발원(KEDI) 원장은 19일 한국교육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연구결과의 활용도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유일의 교육RD기관으로서 연구를 잘하는 것은 기본이고, 널리 쓰이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보고서를 수요자의 관심과 상황에 맞게 재구성하고, 연구 과정에 교원의 참여를 늘려 현장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김 원장은 알파고 대국으로 실체를 드러내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에 주목했다. 그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창의성과 인성을 길러주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미래사회에 적합한 교육모델을 개발·보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자유학기제에 대해서는 "학교교육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역설하며 ‘자유학기제 전도사’로서 소신을 피력했다. 김 원장은 현 정부의 핵심 교육 브레인으로 통한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 선거캠프 행복교육추진단 위원으로 참여해 자유학기제 등 현 정부 교육정책의 밑그림을 마련했다. - 취임 석 달째를 맞고 있는데, 소감과 앞으로 계획은. "대학 4학년 때 연구실습으로 교육개발원에 온 이후 연구, 자문, 편집위원 등 여러 일을 하며 친근한 관계를 갖고 있었는데 기관장을 맡게 돼 친정 같은 편안함과 함께 큰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 교육개발원은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를 맞고 있다. 우선 충북 진천으로의 청사 이전을 성공적으로 완료해 재도약을 위한 기반을 다져야 한다. 또 알파고 이후 제4차 산업혁명이 굉장히 중요한 관심사가 되고 있는 만큼 학교교육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교육모델도 개발해야 한다" - 취임사에서 아무리 좋은 연구결과물을 생산해도 활용하는 사람이 적거나 만족도가 낮다면 소용없다고 강조했다. 수요자들의 접근성을 높일 방안이 있나. "아무리 좋은 정책도 국민에게 알려지지 않으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좋은 연구 산출물도 도서관이나 창고에만 놓여 있으면 의미가 없다. 연구보고서는 현장 교사나 정치인, 언론인 등이 읽기에 너무 두껍다. 활용도를 높이려면 활용주체들의 관심이나 상황에 맞게 재편집, 재구성해서 제공해야 한다. 또한 현장성 있는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연구, 협의, 검토 과정에 교사들을 적극 참여시킬 생각이다." - 올해 말 예정돼 있는 청사 이전은 차질 없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건물이 전체 5층인데 5월 정도면 골조작업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 12월 5일 준공 예정이다. 우선 청사를 잘 짓고, 공간을 잘 배치해 의미 있게 활용해야 한다. 연구원의 정주 여건도 중요하다. 가정이 평안해야 연구도 의미 있게 할 수 있다. 이전에 따른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새 건물에서 제2의 창립을 한다는 각오를 갖고 전 세계로 뻗어나가자고 강조하고 있다." -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평가가 크게 엇갈리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국내에서는 약점을 많이 지적한다. 기대치가 높은 측면도 있지만 인정해야 할 부분도 많다. 해외에서는 우리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가르쳐달라는 요청이 워낙 많아 인력이 부족할 정도다. 얼마 전 이도훈 주 세르비아 대사를 만났는데 한국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 한 사람만 와서 이야기해도 모든 신문에 날 정도라더라. 하지만 우리도 기존 교육체제로는 세계를 이끌어갈 창의성과 인성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는데 한계가 있다. 여기서 인성은 좁은 의미가 아니고 기계성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기계가 할 수 없는 것,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감성, 사회성, 협동성 등의 역량을 의미한다. 이를 길러주는 교육을 시범적으로 해보는 게 자유학기제다." - 요즘 자유학기제의 긍정적인 면이 부각되고 있어 기대감이 크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도농 간 격차 등 여건 미비와 학력 저하에 대한 우려도 있다. "자유학기제는 크게 세 가지 활동으로 구성돼 있다. 첫 번째는 수업방법의 변화다. 강의실에 조용히 앉아 듣고 필기하는 기존 수업 방식을 거꾸로 수업, 문제해결학습, 협동학습, 실험·실습 등 학생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것이 자유학기제의 가장 큰 특징이다. 두 번째는 학생의 꿈, 끼와 관련되거나 사회적으로 유행하는 주제를 선택해 활동하는 선택활동이다. 세 번째가 진로체험이다. 외부활동이어서 학교 안에서 하는 다른 활동보다 더 부각되고 있지만, 실제 중요성은 수업혁신이 60~70%, 선택활동은 20~30%를 차지하고 진로체험의 비중은 10%정도다. 진로체험은 학기당 2회가 권장되는데 4시간씩 가도 한 학기 8시간 밖에 안 된다. 자유학기제의 핵심은 수업을 학생 참여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다." - 자유학기제가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정착되고 있다고 평가하나 "그렇다. 올해가 4년차인데, 1~3년차 모두 교사, 학생 평가에서 4점 이상이 나왔다. 학부모 평가에서도 3.67~3.8 이상 나온다. 다른 정책에 비해 상당히 높은 점수다. 학력 저하 우려가 있는데, 학력에 대한 개념을 바꿀 필요가 있다. 강의내용을 외워서 80점 받던 학생이 참여형 수업 후 75점을 받았다고 학력이 떨어진 것인가. 점수는 낮아졌어도 학력은 올랐을 수 있다. 자유학기제 시행 후 성적이 올랐다는 보고도 있다. 또 학교에서는 혼자 공부하지만 직장에 가면 당장 팀으로 해야 한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협동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선진국들은 이미 공동학습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피사)에도 2015년부터 한 문제를 두세 명이 함께 푸는 협업능력을 평가하는 문항이 추가됐다. - 교육정책 중 가장 중요한 현안이 무엇이라고 보나. "학업성취도면에서는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사실상 항상 1등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공부하면서 느끼는 만족도나 행복감은 너무 낮다. 이런 상태로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할 수 없다. 꿈, 끼를 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테드(TED)에서 3억 뷰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교육학자 켄 로빈슨(Ken Robinson)은 저서 ‘학교혁명(원제: Creative Schools)’에서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도록 만들어 주는 학교가 ‘창의적 학교’고, 그렇게 바꿔가는 게 ‘학교혁명’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학교는 풋볼에만 관심 있는 학생에게 ‘풋볼은 별로 중요하지 않으니 수학을 공부하라’고 하지만, 성공한 학교는 풋볼을 열심히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풋볼뿐 아니라 다른 과목도 향상시키는 성과를 낸다는 것이다. 공교육을 이렇게 바꾸기 위한 과도기적 단계가 자유학기제다. 인공지능이 발달해 이제는 기계가 많은 일을 풀어준다. 창의성, 감성, 사회성 등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 KEDI는 오히려 해외에서 더 잘 알려져 있는데, 교육정책연구의 글로벌 리더로서 KEDI의 역할과 앞으로 계획은 "교육개발원은 법적으로 유일한 교육RD기관으로서 교육에 관한 전체적인 것을 관장한다. 1970년대 초부터 경제 분야의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함께 연구의 쌍두마차 역할을 해왔다. 교육개발원은 크게 두 가지 사업 분야가 있다. 하나는 선진국 모임인 OECD 에듀 사업이고, 다른 하나는 유네스코와 협력하는 ODA사업이다. 개발도상국들은 우리의 현재에도 관심 있지만 과거 경험을 더 배우고 싶어 한다. 현재를 따라오기엔 인프라나 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교육 분야는 적은 돈으로도 큰 투자효과를 낼 수 있다. 특히 교육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은 더 큰 의미가 있다. 교육개발원은 연구만 하는 게 아니라 큰 행사를 개최하거나, 세계 여러 나라의 교사를 지도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한다. 그래서 국내보다 외국에 더 널리 알려져 있다." 교육개발원은 국제기관과 다양한 협력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2014년에는 세계은행(World Bank)과 공동으로 국제 세미나를 열어 국내외 교육전문가들이 교육 혁신 방안을 협의하는 기회를 가졌다. 지난해 인천에서 열린 세계교육포럼에서는 2030년까지 전 세계가 함께 추구할 교육 아젠다를 만드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내년에는 아셈(ASEM) 교육장관회의를 개최한다. - 현장 교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가르치는 보람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교원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인데, 우리 사회가 그렇게 안 되고 있어 안타깝다. 학부모가 학교에서 행패를 부리고, 심지어 아이들까지 교사에게 해선 안 될 행동을 한다. 이는 특정 개인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우리사회 전체가 통렬히 반성해야 할 문제다. 정부는 교원들의 자존감을 높여주기 위해 교원지위법을 개정하고, 교원치유센터를 적극 추진하는 등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선생님들의 노고를 전 국민이 이해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라고 본다. 기관장으로서 정책적으로 구현하도록 노력하겠다." ▶ 김재춘 원장 약력 ▲ 서울대 교육학과 졸업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교육학 박사 ▲영남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전 대통령비서실 교육비서관 ▲전 교육부 차관
"소중한 투표로 교사들의 마음을 보여줍시다" "오직 교총 회원과 교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분으로" "나의 한 표가 우리 선생님의 좋은 울타리가 되길" 제36대 한국교총 회장 선거에 대한 관심이 초반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아직 후보자 등록도 시작되지 않았지만 ‘온라인 투표 약속하기 이벤트’에 벌써 회원 160여명이 참여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실명 인증 후 짤막한 글을 남기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번 이벤트에 참여한 회원들은 선거 참여를 다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료 교원의 동참을 당부했다. 특히 이광우 회원은 "선거는 축제"라며 "입후보하거나 투표하는 것이 선거에 대한 예의"라고 강조했다. 정지혜 회원은 "첫 투표 꼭 하겠습니다"라는 짧은 글로 한국교총 회장 선거에 대한 설렘을 내비쳤다. 회원들은 새로 선출될 회장에 대한 바람도 나타냈다. 박경휘 회원은 교원의 의견을 잘 반영할 후보를, 고병철 회원은 교육에만 전념할 후보를 차기 회장감으로 꼽았다. 최선호 회원은 "대한민국의 큰 기둥 역할을 하는 ‘교총’을 잘 이어가길 기원한다"고 당부했다. 12년 만에 부활하는 온라인 투표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나수임 회원은 "여러 선생님들이 참여하기 쉬워졌다"고 반겼고, 이상원 회원은 "회원들의 소중한 의견이 잘 반영된 투표가 되겠다"며 "꼭 참여하자"고 독려했다. ‘온라인 투표 약속하기 이벤트’는 선거운동 기간이 끝나는 6월 9일까지 진행된다. 선거 홈페이지(vote.kfta.or.kr) 내 이벤트란에서 댓글을 작성하면 자동 응모되며, 추첨을 통해 선정된 100명에게는 1만5000원 상당의 기프티콘이 6월 중 발송된다.
지난해 12월 26일 경기 안양 범계로데오거리. 인형 탈을 쓴 학생이 ‘우리말을 바르게 쓰자’는 전단지를 나눠주지만 사람들은 무심히 지나간다. 그러던 중 갑자기 한 학생이 트롬본을 불기 시작하자 행인처럼 오가던 학생들이 하나 둘 대열에 합류해 율동을 시작한다. 이는 언어문화개선 플래시몹 대회에서 교육부장관상을 차지한 경기 양명고 학생들의 활동 모습이다. 31개 팀이 응모해 17개 운영 팀을 선발한 후 최종 3개 우수 팀이 선정됐다. 40명의 참가 학생들은 로데오거리 뿐만 아니라 평촌 중앙공원과 학교 급식실, 대부도까지 3차례 플래시몹을 진행했고 활동 영상을 편집해 유튜브와 SNS에 공개했다. “지금부터 알려줄게 바른 언어 사용 /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은 따라해 / 제일 먼저 헷갈리는 안되 안돼 / 안되라고 말하면 절대로 안 돼 / 아기를 낳지 말고 병이 나아야 돼 / 설레임 말고 설렘이 느껴져야 해 / 몇일 인진 몰라도 며칠인진 아네 / 멋져도 맞춤법 틀리면 안 좋아해” 앞줄에는 유관순 복장을 한 여학생들이, 군데군데 산타클로스, 백설공주, 해리포터 복장을 한 학생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행인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신기한 눈으로 구경하기 시작했고 어린이들은 율동을 따라 추기도 했다. 노래가 끝나자 자연스럽게 해산하는 학생들. 학생들은 45RPM의 ‘즐거운 생활’ 노래를 직접 개사하고 녹음실에서 녹음해 현장에서 앰프로 틀어줘 모두가 따라 부를 수 있도록 했다. 한 달여 기간 동안 학생들은 장소 허가를 받기 위해 난생 처음 공공기관에 전화를 걸기도 하고 장비를 빌리러 새벽같이 서울에 다녀오는 등 공을 들여 준비했다. 정지현 지도교사는 “짧은 시간에 어떤 행동이나 마음의 변화를 기대하기란 매우 힘든 일이지만 소통을 전제로 하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서로에게 무언의 약속을 한 아이들의 변화가 반갑고 고맙다”고 말했다. 임경섭(3학년) 군은 “거리 한복판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춤을 추는 용기가 필요했고 주제에 맞게 개사하고 외우는 과정도 쉽지 않았지만 시민들 반응이 좋아 뿌듯했고 친구들과도 좋은 추억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정현(3학년) 군도 “스토리 구성, 안무, 효과적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법, 촬영 위치, 용품 빌리기, 홍보 등 생각보다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았지만 완성해가는 과정 자체가 신기하고 즐거웠다”며 “서로 맞춤법을 알려주고 비속어를 쓸 때마다 지적해줬던 모습이 우리말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 아닐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지소연 선수가 세계무대에서 메시같이 놀라운 기량을 보여 ‘지메시’라는 별칭을 얻었잖아요. 저도 열심히 해서 ‘제2의 지메시’로 한국축구를 빛내고 싶어요.” 임소정(경기관광고 2학년) 양의 꿈은 지소연(첼시 레이디스) 선수처럼 한국 여자축구를 빛내는 것이다. 18일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경기관광고 축구부에서 만난 임 양은 한 눈에 봐도 날렵해 보였다. 임 양의 포지션은 측면 공격과 수비를 겸하는 사이드 윙‧사이드 백이다. 최전방과 후방을 넘나들며 직접 득점하거나 어시스트하면서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스피드와 강인한 체력이 중요한 자리다. “축구선수로 활동했던 친오빠를 따라다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축구를 시작하게 됐다”는 임 양은 매년 U-13~16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로 선발돼 아시아 각국을 돌며 국제대회에 참가할 정도로 자타공인 축구 유망주다. 장점은 단연 스피드. 전진영 코치는 “소정이는 팀 내 추축이자 우측 공격수로서 맡은 바 역할을 다하는 든든한 선수”라고 밝혔다. 지난해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 3위, 청학기 전국여자중‧고축구대회 3위 등 축구부 창단 4년 만에 신흥 강팀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경기관광고에서의 활약도 기대된다. 임 양은 “축구부에 스카우트돼 현재는 고향인 경남 창원을 떠나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코치님이 부모님처럼 챙겨주시는 덕에 잘 적응하고 있다”며 “올해는 약점인 왜소한 체격을 보강하는데 집중해 팀원들과 우승을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임 양은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2014년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된 ‘2015 AFC 여자 U-16 챔피언십’ 예선대회 C조 3차전을 꼽았다. 호주가 골득실에서 앞서며 조 1위를 달리는 상황이었고 한국은 승리하지 않으면 본선 진출이 어려웠다. 드디어 개최된 최종경기. 후반 23분, 임 양이 터뜨린 선제 결승골 덕분에 한국은 호주를 1:0으로 물리치고 중국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받을 때는 목에서 피 맛이 날 정도로 정말 힘들었어요. 뛰고 또 뛰면서 운동을 왜 시작했는지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참고 이겨냈기에 값진 골도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승리했을 때의 짜릿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상이고요.” 임 양은 올해부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이리더’에 선정돼 축구화와 운동복, 대회참가비 등을 지원받고 있다. 재단을 만나게 된 건 지난해 담임이었던 김요한 체육교사의 제안 덕분이었다. 김 교사는 “평소 어머니 건강이 안 좋고 가족들의 수입이 많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소정이의 모습을 보고 외적인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 신청했다”고 밝혔다. 전 코치는 “한 번 경기를 뛸 때마다 체중이 2~3kg씩 빠질 정도로 체력소모가 심해 영양보충과 근력 운동이 중요한데, 재단의 도움이 크다”며 “지난주에도 새 축구화를 구입했다”고 덧붙였다. 밝고 쾌활한 성격을 바탕으로 임 양은 학교생활, 외국어 공부, 독서도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 운동실력뿐만 아니라 인성도 갖춘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가족들을 자주 못 보는 것이 힘들지만 응원해주시는 부모님과 도와주시는 분들을 생각하면서 열심히 운동하고 있어요. 나중에 해외 프로팀에 입단하면 부모님께 용돈도 드리고 해외로 가족여행도 가고 싶고요, 축구선수가 되고픈 후배들도 돕고 싶어요.” ※ 한국교육신문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학업‧예체능 인재들의 꿈을 함께 응원합니다. 후원문의:1588-1940 www.childfund.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