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8,037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25년의 교직생활을 하는 동안 잊을 수 없는 일이 있다. 왕따를 당했던 k란 아이다. 그는 얼굴도 예쁘고 말도 잘 했지만 새침떼기에다가 자기만이 특별하다는 일종의 공주병 환자였다. 학교에 오면 친구들과 이야기하기보다는 나와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고 졸졸 쫓아다녔다. 그러한 k를 아이들이 좋아할 리가 없었다. “ 오늘은 어떤 책 읽었어.”라며 비아냥거리기도 했고 통통 튀는 그를 수용하지 못했다. 언젠가는 k어머니가 아이들 때문에 전학을 시켜야겠다는 것이었다. k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난감하기 이를 데 없었다. 앞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도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어머니를 일단 진정시켰다. 쉬는 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놀이를 하면서 k를 내 옆에 앉게 하여 놀이에 참여시켰고 체육시간에도 놀이에 참여시켰다. 처음에는 아이들의 거부반응도 있었지만 서서히 그를 수용하게 되었다. 나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던지 몇 달도 안 되었는데 친구들과 잘 어울리게 되었다. 역시 아이들은 아이들이었다. 금방 다투다가도 금방 친해지는 게 아이들이었다. 그를 지도하면서 교사가 포기하지 않고 관심을 가진다면 충분히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우리 주변에는 대수롭지 않은 특성 때문에 외면당하는 친구들이 있다. 아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은 모든 교사들이 명심해야할 진리일 것이다.
모처럼 아침 일찍 출근하여 밀린 업무를 마무리하려고 하는데 교장 선생님께서 교무실로 오셨다. 일에 몰두하여 " 안녕하세요?" 라는 짧은 인사를 나누었고 계속 컴퓨터 앞에서 업무 처리를 하고 있는데 교장 선생님께서 상큼한 미소와 함께 " 아침 식사는 했어요?" 라며 커피 한 잔을 손수 타서 주셨다. 늘 직원들과 함께 하려고 노력하시는 교장 선생님이란 걸 알고 있었지만 따뜻한 차 한 잔을 받고 보니 '내가 좀더 센스 있는 사람이었다면 먼저 차 대접을 했어야 했는데……'라는 생각을 하며 차를 마셨다. 차 한 잔으로 인하여 1교시부터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힘이 났다. 작은 친절이 큰 감동을 자아내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으며 될 수 있으면 동료 교사나 아이들에게 친절한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교직 생활을 한지도 오랜 세월이 흘렀다. 교직은 힘들고 외로운 직업이다.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에 관한 연구 라는 책에서 아이들과의 상호작용, 동료 교사와의 관계 그리고 관리자와의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 때문에 교사들은 많은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다고 한다. 초등교사의 경우 어린 학생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어렵기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고 그것은 동료 교사나 관리자와의 원만한 인간관계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교사들은 작은 친절과 관심에 힘이 생기고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칠 수 있는 것 같다. 차 한 잔의 친절을 베풀어주신 교장 선생님처럼 많은 관리자 분들이 평교사들에게 좀 더 다가서는 열린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2016년 9월 27일(화) 충남 서산 서령고(교장 한승택)는 김영화 교감선생님의 주관으로 부정청탁 금지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약칭 청탁금지법) 시행을 하루 앞두고 전교직원을 대상으로 청렴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을 통해 교직원들은 반부패, 청렴의지를 다시 한 번 다지는 계기가 되었으며, 아울러 학교 행정과 인사 등 모든 정책을 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시행하기로 결의한 뒤, 참석자 전원은 청렴서약서를 제출했다.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28일부터 시행되는 가운데 학교현장은 차분함과 혼란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사실 김영란법은 부정부패의 근본적 고리를 끊기 위해 필요하고, 선진국 도약을 위해 우리 사회가 한 번쯤 감내해야 할 진통이기도 하다. 그런 취지에 공감하는 교원들은 담담한 표정이다. 이미 이보다 훨씬 엄격한 ‘공무원행동강령’이나 시·도교육청의 ‘반부패와 청렴에 관한 조례’가 시행되고 있다는 점도 완충작용을 하고 있다. 하지만 ‘란파라치’ 학원까지 등장하면서 교원들이 잠재적 법죄집단으로 매도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법 시행을 둘러싼 이 같은 과열현상이 자칫 취지와는 달리 왜곡된 법 해석으로 선의의 피의자를 양산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따라서 교육당국은 김영란법의 적용범위와 다양한 적용 사례를 정리해 매뉴얼을 만들고 학교에 안내하는 일부터 해야 한다. 그런데 누구보다 책무성을 느껴야 할 교육부가 실질적인 매뉴얼을 제공하는 대신 ‘김영란법 신고사이트’부터 개설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교원들의 자존심을 앞장 서 상처 주는 교육부에 현장은 아연실색할 뿐이다. 교원을 보호하고 지원해야 할 시·도교육청도 마찬가지다. 고작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신고사무 처리지침’만 시달할 뿐 혼란과 걱정을 덜어 줄 대책은 없다. 오죽하면 한국교총이 교사들에게 궁금한 점을 직접 묻고 관련기관의 유권해석을 받아 30문30답을 제공했겠는가. 또 김영란법 매뉴얼 조속 제공을 교육부 교섭과제로 요구했겠는가. 교총은 김영란법 시행과 관계없이 청렴을 실천하고 존경받는 스승상을 스스로 만들어나가자고 제안했다. 교육당국은 그런 교원들이 선의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다 상세한 매뉴얼 제공과 연수 등 구체적인 정책 배려에 나서야 한다.
최근 강원도 철원의 모 고교에서 자녀의 학교폭력 징계에 불만을 품은 학부모가 학교를 찾아가 학교폭력자치위원 명단과 연락처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교감의 목에 칼을 들이대고 위협하는 사태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해당 교감은 병가를 내고 입원 치료까지 받았고, 학교교권보호위원회가 개최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교권보호법 무색하게 한 흉기 난동 학부모의 교권침해가 갈수록 사회 문제화 되는 현실이지만 이번 사건은 금도를 한참 넘어선 것이다. 결코 신성한 배움의 장소인 학교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반교육적 범죄다. 안타깝지만 이번 사건은 지난 8월 4일, 일명 교권보호법인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학교현장에서 일어난 가장 충격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자칫 이제 막 시행된 교권보호법을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그래서 이번 사건에 대한 대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교권보호법을 보다 강력하게 보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를 통해 지도감독권자인 교육감은 학생 아닌 제3자의 폭행, 명예훼손, 모욕 등에 대해 관할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 또한 정당한 사유 없이 특별교육을 이수하지 아니한 보호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이번 사건은 학교폭력 징계 처분에 불복한 학부모의 앙심이 발단이 됐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학폭 불복으로 인한 재심 청구는 2013년 764건, 2014년 901건, 2015년 979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재심 청구 과정에서 막무가내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거나 흉기로 살해 위협까지 하는 사태가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교육 당국은 학폭 처분 불복에 따른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도 적극 나서야 한다. 이미 학교폭력의 예방 및 처리, 학폭위 업무와 관련해 교장, 교감은 물론 생활지도 교사들의 고통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학폭예방 유공 가산점 부여만으로 덮어둘 수 있는 문제가 더 이상 아니다. 법령에 명시된 학폭위의 결정에 불복해 학교에서 학부모가 흉기로 교원의 생명을 위협하는 현실에서 올바른 교육은 어불성설이다. 그런 교육 환경에서 학생들이 제대로 배우고 교원들이 보람 있는 수업을 한다는 것도 연목구어일 뿐이다. 교권침해 예방, 처벌강화 법제화 절실 이참에 우리 사회와 교육계는 교육 수요자로서 학부모의 위상에 대해서도 숙고해 봐야 한다. 무조건 교육 수요자라고 강변하면서 교권을 무시하고 나아가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학부모들을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 외국처럼 교육 수요자를 납세자, 담세자 모두로 규정하고 있는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내 자녀를 학교에 맡겼으니 내가 교육 수요자이고, 내 맘대로 하면 된다’는 그릇된 인식은 바꿔야 한다. 이번 사건은 교권침해 대응에 소극적이고 무감각하기까지 한 우리 사회와 국회, 교육행정 당국, 검·경찰에 경종을 울린 것이다. 해당 학부모에 대해 검·경은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로 일벌백계해야 한다. 국회와 교육당국은 교권침해 예방과 처벌 강화를 위해 법률적, 제도적 보완을 하루빨리 서둘러야 한다.
진보교육감들은 현재의 학생들이 입시교육에 혹사당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9시 등교를 만들었고 방과 후에는 자유를 주거나, 예비대학 과정을 수강하게 하겠다고 한다. 시험도 가급적 축소하고, 학생들에게 꿈 꿀 시간을 주겠다고 한다. 학력저하, 일탈 양산하는 혁신 이 얼마나 에듀토피아적인 환상인가.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신념 아래 혁신공감학교, 민주시민교육, 마을공동체교육, 그리고 현장을 섬기는 교육을 하겠다는 취지로 교장들을 불러 가르치고 학부모를 모아 공감 토크를 벌이고 있다. 그런데 께름칙한 게 알맹이가 없다는 것이다. ‘혁신’과 ‘공감’을 강조하는 데에도 ‘공감’은커녕 스트레스만 증가한다. 요즘 유행어 "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가 목까지 차오른다. 혁신, 혁신을 부르짖지만 새롭기는 고사하고 업무의 과중과 학력저하, 인성의 부재만 양산하고 있다. 흔히 양란으로 불리는 심비디움(Cymbidium)은 꽃이 크고 화려하지만 동양란과는 달리 향기가 없다. 어쩌면 교육감도 화려한 외국 교육모형에 심취하여 전통교육을 천시하고 맹목의 교육을 추종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도대체 ‘혁신’하자 해서 나아진 것이 무엇인가. 학력인가 아니면 인성인가. 그저 공문에 치이고 연수와 설문조사에 허덕이는 교사만 가엾다. 갈수록 진수성찬 쏟아내는 진보교육감의 입담은 대단하다. 근면을 가르쳐야할 아이들을 늑장 등교시키고, 시험도 보지 않게 하고, 방과 후에는 자유로이 즐기라고 한다면, 도대체 교육은 무슨 의미가 있으며 인간으로서의 인의예지는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교육이 혁신에 매몰돼 더 이상 진보하지 않는 모순. 진보라는 가면에 감추어진 교육감의 무도함을 간과하기 어렵게 됐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최근 18개 전문대학장과 간담회를 했다. 고교생을 위해 방과후 예비대학 과정을 개설하겠다고. 그러나 상위권 명문대학은 협조조차 하지 않을 분위기이다. 과거에도 대교협에서 학점제 운영을 하였지만 중하위권 대학 일부 학과만이 개설하여 유야무야 끝났다. 이 교육감의 즉흥적 발상에서 나온 예비대학 과정 역시 잡음만 일으키고 있다. 학교 공부만으로도 바쁜 아이들이 중하위권 대학에 가서 스펙을 쌓을 거란 생각을 어떻게 장담하는가. 게다가 인근에 대학이 없는 경우에는 수강 혜택은 그림의 떡이다. 진보교육감이 이따금 이슈를 터뜨리는 것을 정치적 행보로 호응해줄 수는 있지만 교육을 위한 신념적 행위는 아니라는 것이다. 진보없는 진보교육감 ‘모순’ 교육감들이 지금 중점적으로 해야 할 일은 인륜과 양심의 회복이다. 최소한의 윤리실천이 절실한데 학생들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교육감은 인성교육에 대해 무관심하다. 지금도 거리에 다니는 청소년을 보라. 학교는 아이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하고 방관해 음주, 흡연, 폭력에 노출돼 있다. 심지어 선생의 치마까지 들추고 있다. 저녁시간을 감당하지 못해 심야에까지 음란 애니메이션과 살상 게임을 즐기며 지낸다. 이 모든 것을 입시교육 탓이라고 언제까지 억지를 부릴 것인가. 아이들의 일탈을 방조해 야만으로 만든 책임은 과연 누구에게 있을까. 이제라도 교육감들은 혁신보다 소중한 인성교육의 프레임을 새로이 만들기 바란다. 어쩌면 하늘 우러러 교육적 고뇌를 할 때가 지금 아닌가.
지인으로부터 녹나무 한 조각을 선물 받았습니다. 몇 백 년 된 녹나무로 탁자를 만들고 남은 조각을 얻었다고 하면서 은은한 향의 나무는 나에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바짝 말라있던 나무에 물을 휴지에 묻혀 표면에 바르자 갑자기 죽었던 것같이 보이던 나무가 세포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자기 속에 감추어 두었던 향기를 터뜨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라고 합니다. 말라붙은 나무 조각도 물과 접촉하는 순간 마른 세포벽을 귀퉁이를 열어 생명수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죽은 듯 보이는 것에도 어떤 새로운 생명의 순간과 접촉하는 순간 살아있는 삶의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나무만이 아니라 우리 몸은 단순하게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세포는 수많은 미생물과 네트워크를 이루고 접속하면서 진화해 왔습니다. 즉 나의 몸은 나만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습니다. 우리 몸은 미생물의 터전이며, 그 미생물과 공존하고 있습니다. 우리 몸은 미생물들의 생활 터전이자, 우리 몸은 수많은 외부 미생물의 활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교류하며 소통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최근 사스를 비롯한 콜레라 등의 병원균에 대해 지나치게 민간하게 반응해 온 것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말 것을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우리 몸은 많은 외부 미생물과의 소통을 통해 진화해왔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존재인 미생물을 하나의 생명체로 인정하고, 이제까지 알려진 과학과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 몸과 관련된 미생물의 세계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미생물에 대한 홀로코스트 시대 - 요즈음 시중에는 침대, 이불, 소파, 칫솔, 노트, 방향제, 가습기, 에어콘 등 무수한 항균, 살균 제품들이 많이 나와 있다. 그 제품들에 대한 텔레비전이나 신문 광고에는 어김없이 현미경으로 본 무수한 미생물들이 혐오스럽게 등장한다. 그 혐오스러운 모습은 현대인들을 전율케 만든다. 미생물들에 대한 악마의 신화가 창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광고들은 무의식 중에 소수의 미생물을 제외한 대부분의 미생물들은 인간의 적이며, 그러한 미생물이 없는 주거환경을 만드는 것이 인간에게 이롭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사람들은 미생물이 없는 ‘위생적인 주거환경을 꿈꾼다. 그리고 그 실현방법은 미생물에 대한 홀로코스트이다. 클린(cleen) 마케팅이 미생물을 죽인다 – 위생적이고 청결한 주거문화로 표상되어온 상류층의 이미지는 과학기술이 발달됨에 따라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차원으로 발전해왔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아온 생물들과는 다르게 생긴 미생물의 모습(그것만으로도 일반인들에게 미생물에 대한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기에는 부족함이 없다)을 일반인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어렵지 않게 되었고, 우리 주변에 우글거리는 미생물들은 불결함의 표상이 되었다. ‘위생과 청결’의 이미지는 기업상품의 주요한 마케팅 전략으로 채용되었고, 심지어 그러한 전략이 ‘그린(Green) 마케팅’의 일환으로 바뀌는 경우도 있다. 가장 반자연적인 이미지가 가장 자연스러운 이미지로 역전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인간에게 유해한 미생물은 1%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하면서 대부분의 미생물은 몰살시키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인간에게 유해하다고 믿는 것은 잘못되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면서 미생물에 대해 알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멋진 책입니다. 책상 위의 녹나무는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은은한 향을 품어냅니다. 저에게 반가운 벗을 만나듯 세포를 열어 저와 소통합니다. 저 역시 그네의 향을 폐 속 깊숙이 호흡하며, 제 속에 있는 수많은 미생물들과 공유하는 사이 가을밤은 저절로 깊어갑니다. 행복한 밤 되십시오. 『우리 몸 미생물이야기』, 이재열 지음, 우물이 있는 집, 2004
9월 24일(토) 오전 10시 서산문학제(초·중·고학생 백일장)가 서산호수공원 일원에서 개최되었다. 서산문학회가 주관하고 서산시와 서산시의회, 충청남도서산교육지원청, 서산경찰서가 후원하고 갤러리안, 충청일보, 새길포장(주), 태양자원, 다빈치안경원, 준하기업이 협찬한 이번 대회에는 관내 초중고 학생 10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서산문학제는 2016년도 서산시 지방보조금 지원사업(문화예술진흥사업)의 일환으로 서산지역의 문화예술 발전과 청소년들의 정서 함양을 위해 해마다 개최되고 있는 수준 높은 대회이다. 이번 글제로는 일기, 편지, 가을이 제시되었다. 학생들은 본인의 기호에 따라글제를 선택한 뒤운문과 산문으로 나눠 각자의 실력을 겨뤘다. 접수된 작품은 엄격한 심사를 거쳐 각 부문 최우수상과 우수상, 장려상을 선발하여 상장과 상금이 수여될 예정이다. 수상작은 10월 중 작품집으로 발간되어 관내 기관단체 및 학교, 수상자들에게 배부된다.
대사동 오층석탑과 당간지주는 야트막한 부춘산 자락에 고즈넉이 놓여 있다. 마치 천년의 세월을 찾아오는 사람 하나 없이 외로이 버티는 망부석처럼 쓸쓸해 보였다. 시내를 직선으로 관통하여 1호 광장에서 서령고 방면으로 방향을 잡고 200여 미터를 들어가서 왼쪽으로 꺾으면 옛 절터에 당도하게 된다. 절터가 자리하고 있는 지역은 행정구역상 '대사동(大寺洞)'인데 이것으로 미루어 이 자리에 큰 사찰이 있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대사동 오층석탑은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195호(2008.04.10)로 지정되어 있다. 형상을 자세히 보기 위해 기자는 좀 더 가까이 다가갔다. 오층석탑은 이중기단 위에 삼층의 탑신만이 남아있다. 마치 처음부터 삼층석탑으로 축조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로 매우 자연스럽다. 그러나 삼층 탑신의 옥개석 위에 탑신을 쌓아올린 홈이 선명하게 남아있어 삼층 이상의 탑이라 짐작할 수 있는데, 아마도 사층으로 탑을 쌓는 경우는 없기에 오층석탑이라 추정할 수 있다. 만약에 오층의 탑신과 상륜부까지 온전히 남아있었더라면 정말 아름다운 탑이었겠단 생각이 들었다. 석탑은 전체 높이가 490㎝ 정도로 현재 3층의 옥개석만 남아 있다. 탑의 기단부는 상층과 하층의 이중 기단으로 조성되었는데, 지대석은 1개의 장대석으로 각 면을 구성하였고, 이 위에 하대 지석과 낮은 면석을 놓았다. 하층 기단의 면석은 4매의 돌로 쌓았으며, 양 우주 및 그 사이에 탱주가 모각되어 있다. 비교적 낮은 상대 갑석은 아래에 부연이 조각되어 있고, 옥신굄은 2단으로서 하층 기단의 면석과 마찬가지로 약간 부조시키고 있다. 옥신과 옥개석은 각각 별석으로 조성되었으며, 1매의 석재로 만들어진 각 옥개석은 네 모서리가 반전되어 있는데, 전각의 반전도가 날렵해 전체적으로 경쾌한 느낌을 주며, 옥개받침은 4단으로 조출되어 있다. 상륜부는 현재 남아 있지 않다. 모양으로 볼 때 아마도 고려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짐작된다. 불국사의 석가탑처럼 단정하면서도 장식도 없이 매우 소박하다. 하지만 주변에 아파트가 들어서는 등 어수선한 환경 속에서도 그 우아한 기풍만은 잃지 않고 고고하게 서 있다. 석탑에서 50m 정도 떨어진 골목길 어귀에 당간지주 한 그루가 서 있는데, 이게 바로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196호(2008.04.10)로 지정된 대사동 당간지주이다. 마치 오랫동안 길가 담장의 일부였던 양, 개인주택 담장과 연이어 있는 당간지주의 풍경은 스산하기 그지없다. 당간지주가 자리했던 곳이 본래 이곳이었다면 아마도 이쪽이 절의 입구가 될 듯싶다. 지주에서 탑까지 먼 거리가 아니라 사찰 역시 그리 큰 사찰은 아니었던 듯싶다. 당간은 '당(幢)'이라는 깃발을 내걸기 위해 만들어진 사찰의 석조물인데 석조로 된 양쪽의 당간지주는 가운데 당간을 받치는 역할을 하고 우뚝 솟은 당간의 윗부분에 깃발인 '당'을 걸게 된다. 높게 솟은 당간은 오랜 세월이 지나는 동안 쓰러지고 방치되어 결국 사라지게 되었고 당간을 받치던 석조인 당간지주만 남아있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대사동 당간지주는 오층석탑과 더불어 그 양식이 매우 단출하다. 아무런 장식 없이 거칠게 돌을 다듬었고 정상부분에 간구 하나만 마련하여 당간을 지탱했던 것으로 보인다. 학자들은 오층석탑과 당간지주가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으며 고려 후기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두 지주가 마주 서 있으나, 기단석의 매몰과 유실로 원래 상태를 확인할 수 없었다. 또한 두 지주의 높이가 각기 달라 한쪽은 3.96m이고 다른 한쪽은 3.81m이다. 정상부가 파손돼 총 높이가 동일하지 않게 된 것으로 보인다. 대사동 절터의 석조물들은 그리 뛰어난 작품은 아닐지라도 모진 풍파를 견디며 천년 가까운 세월을 버텨온 우리 서산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다. 지금보다 조금 더 우리 주변의 문화재에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위치 : 충청남도 서산시 대사동(大寺洞) 1로 52-3 서산 대사동 오층석탑 :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195호(2008.04.10 지정) 서산 대사동 당간지주 :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196호(2008.04.10 지정)
에밀은 루소의 교육관, 인간관 그리고 문명 비판을 가장 집약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루소는 ‘신이 만물을 창조할 때에는 모든 것이 선하지만 인간의 손에 건네지면 모두 타락한다. 인간은 모든 것을 깨뜨리고 일그러뜨린다.’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교육도 아동을 자연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동의 자연적인 발달 과정을 유아기, 아동기, 소년기, 청년기의 4단계로 구분하였다. 아동기를 인간발달에 있어 가장 자연스럽고 가치 있는 시기로 보았으며 이 시기를 가능한 오랫동안 즐기고 음미해야 한다고 했다. 아동이 원하는 것보다 아동에게 필요한 것을 주어야 한다고 했으며 소극 교육을 중시했다. 소극 교육은 자연에 따르는 교육이다. 아이가 울고 있는 동안 그의 곁에 가지 말라고 충고한다. 아이를 자연스럽게 두었다고 그 아이가 목숨을 잃거나 불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년기는 손재주를 익히게 해주어야 하는데 자기의 제자 에밀에게는 목공을 가르친다. 에밀은 모든 일을 스스로 해야 한다. 그는 많은 것을 배우지는 않지만 정확하고 명백한 개념을 익혀야한다. 그리고 능력에 맞는 문제를 제시하여 스스로 풀게 해야 한다. 아동의 개인차를 존중하고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강조하였다. 최근 우리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하고 있는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루소는 이미 실시해야한다고 주장했으니 그가 얼마나 선견지명이 있었던가! 청년기는 정서, 도덕, 미적인 감각 등이 싹트고 이성이 완전해지는 제2의 탄생기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시기이다. 루소는 사랑은 상호적인 것이며 사랑받기위해서는 먼저 사랑스러운 인간이 되라고 충고한다. 루소의 철학이 너무 유토피아적인 것 같지만 자연을 상실한 타락한 인간과 사회의 개혁을 위한 전제로서 새로운 인간형성을 위하여 교육을 통한 개혁을 시도했던 것은 의미 있는 일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버지에 대한 책무감이 새삼 들었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 가에 대한 시사점을 받을 수 있었다. 루소는 교사를 숭고한 영혼을 가진 사람으로 표현했다. 한 인간을 교육하기 위해서는 그 아이의 아버지가 되든가 인간 이상의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좋은 교사는 학생의 친구가 되어 함께 놀면서 신뢰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정말로 교사의 사명이 얼마나 막중한 것인가를 깨닫게 하는 구절이었다. 루소가 주장했던 자연교육, 개방 교육, 인간주의적인 교육관을 사랑하는 자녀와 학생들에게 적용하여 인간다운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부모와 교사가 되고 싶다.
중견 교사라는 말을 자주 쓴다. 어떤 단체나 사회에서 중심이 되는 사람을 중견이라 하듯, 학교에서 제법 경력이 있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그들은 명시적인 지위가 없다. 실체도 없다. 그저 나이로 보아 지긋할 때 중견 교사라고 지칭한다. 하지만 중견 교사를 바라보는 시각은 제법 무게감이 실린다. 적어도 중견 교사는 젊은 교사보다 전문성이 뛰어나고, 그들보다 나은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수업 등에서 보이는 전문성이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배어 있어야 하고, 인품도 남다른 면이 있기를 바란다. 중견 교사는 젊은 교사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고, 학생들에게 인기도 있어야 한다는 잣대를 두고 있다. 그야말로 실력과 멋이 함께 있으면 좋다. 그러나 현실은 어디 그런가. 멋은커녕 지탄의 대상이 될 때가 많다. 사람들이 모두 나이를 넘지 못하듯, 중견 교사도 마찬가지다. 젊었을 때는 열정을 보이며 동료들과 선배들로부터 사랑을 받았지만, 나이 앞에서는 무뎌졌다. 체력은 물론 인지적 능력까지 떨어져 배우고 가르치는데 집중하기 쉽지 않다. 나이는 참 위험한 구석이 있다. 간혹 자기 이익을 보장받기 위한 우산으로 쓰는 경우가 있다. 힘든 일을 피하고, 오직 알량한 예우를 받기 위한 카드로 쓴다. 나이로 강요를 하고, 경력으로 밀어붙이려는 유혹을 느낀다. 자연히 논리보다는 고집을 부리고, 자기의 생각만이 옳다고 여긴다. 나이를 앞세워 시시콜콜하게 훈수도 많이 한다. 이는 나이만 있다면 언제나 간섭해도 된다는 우월감이 낳은 결과다. 후배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당사자가 필요한 경우에 겸손하게 실현되어야 한다. 일방적 조언보다는 그 조언을 비판하게 하고, 답을 제시하기 보다는 질문을 던지게 해야 한다. 함께 지적 사유를 통해 실천하고, 교육을 책임지겠다는 선배가 돼야 한다. 직무 연차 등의 외형적 나이보다 일에 대한 열정과 도전 여부를 보여주는 경력의 나이로 서야 한다. 나이를 핑계로 겨우 생존해 가는 방식은 너무 추하다. 그것은 잘 버텨도 굴욕적일 뿐이다. 이런 모습은 자신의 불행을 넘어, 한창 젊은 후배들에게 실망을 안기고, 교직에 회의를 느끼게 한다. 중견 교사들의 오랜 경력은 분명 경외감을 느끼게 한다. 오랜 교직 생활에 얻은 경험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는 중견 교사는 멋있게 느껴진다. 하지만 시간을 두고 발전하지 않은 경력이라면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오랜 경험에 나오는 가르침도 교육학에서 배우지 못한 자양분이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험이란 것도 관행과 전통의 범주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새것이 있어야 한다. 새로운 것을 좆고, 변화를 안내하는 비전이 있어야 한다. 간혹 중견 교사들의 여유와 능숙함을 부러워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창의적인 사고가 없는 습관인지 경계해야 한다. 물론 교직 사회는 가르치는 삶 속에서 눈부신 활약을 하고, 실천을 하는 뛰어난 중견 교사들이 많다. 교직 초임부터 퇴임까지 늘 연구에 매진하고, 제자를 키워내며 평생 존경받는 선생님들이 있다. 그들은 신분 상승을 위해 경쟁하기보다 스스로 창조적 자아를 추구하며 의미를 찾는 삶을 걸어왔다. 문제는 그들이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그 까닭은 그들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교직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크다고 본다. 어느 사회나 그런 것처럼 교직 사회도 승진 구조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승진을 하지 못한 중견 교사는 젊은 교사들과 관리자 사이에 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시행착오로 배운 훌륭한 교수법이 있어도 풀어놓지 못하고 최소한의 업무에만 충실히 살고 있다. 그들은 젊은 교사들과 교장, 교감 사이에서 교육 철학을 나눌 관계도 역할도 없이 살아가고 있다. 무의미한 삶을 전개하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이런 여건에서도 스스로 존재의 의미를 찾아야 하는 것이 교사의 운명이다. 교사가 되기 위해 꾸었던 꿈을 다시 키워야 한다. 한 개인이 진지하게 삶을 키워나갈 때 옆에서 도와주며 나도 성장한다는 일터는 그 차제가 행복이다. 나보다 훌륭한 제자를 키워낸다는 기쁨도 있다. 학생과 함께 미지의 영역에 뛰어들고, 학습에 생산적인 도전을 하는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 속된 말 같지만 세상은 공짜가 없다. 젊은 교사에게 필요한 역량이 있듯이, 중견 교사도 감당해야 할 몫이 있다. 이를 가장 쉽게 실천하는 방법은 교학상장(敎學相長)이다. 스스로 배움을 즐겨하며, 배우며 가르쳐야 한다. 이런 역동적인 삶이 학생들에게, 젊은 교사들의 마음속에 감동으로 남는다. 그리고 젊어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젊어지는 것은 열린 생각을 품는 것이다. 드높은 이상을 품고, 끊임없이 희망을 자각해야 한다. 동시에 스스로에 대해 비판적이고 철저한 성찰을 통해 삶과 교육을 가꾸어 가야 한다. 미래 학자들이 머지않아 인공지능이 교육을 한다고 한다. 교사라는 직업이 없어진다는 전망이다. 진짜 그럴까. 오히려 따뜻하고 헌신적인 교사, 아이들에게 울림을 주는 멋진 교사가 필요한 시대가 오지 않을까. 멋진 교사란 책에도 없다. 오랜 연수를 이수한 후에도 길러지지 않는다. 오직 자기 연찬을 통한 신념에 있다. 지식을 많이 아는 교사보다 가르치는 것을 존중하는 교사가 돼야 한다. 아이들의 눈부신 미래를 예견하는 교사가 필요한 시대다.
한국교총이 주최한 ‘제53회 전국초등교육연구대회’에서 4개 부문 8편의 연구보고서가 1등급의 영예를 안았다. ‘연구하는 선생님, 배움이 있는 수업, 생동하는 교실’을 주제로 개최된 이번 대회에는 △학교‧학급경영 아이디어 연구 △교수-학습지도안 개발연구 △평가자료 개발연구 △인성교육 및 창의적체험활동 자료개발 4개 부문 총 251편이 출품됐다. 입상작은 표절이나 모작을 대조하는 예비심사를 거쳐 교수, 초등 교장․교감, 수석교사, 전문직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 12명의 본심사를 통해 50편이 최종 선정됐다. 초등교육연구대회는 시․도 대회 없이 진행되는 전국규모 대회로 1등급 보고서 출품자에게는 연구실적평정점 1.5점을 부여하고 교육부장관과 한국교총회장 표창을 수여한다. 121편으로 가장 많은 보고서가 출품된 ‘학교․학급경영 아이디어 연구’ 부문은 실제 학교 현장에서 적용된 연구물이 많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심사위원들은 “주제의 다양성과 접근 방법의 창의성이 돋보였고 교육부의 비전, 시․도교육청의 지침, 단위 학교의 교육 목표 등을 유기적으로 연계한 보고서가 많았다”면서 “교육당국의 행정과 학교․학급경영을 일관성 있게 구현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교수-학습지도안 개발연구’ 부문에서는 공감적 의사소통, 인성교육, 스토리텔링 등 최신 교육흐름을 반영한 연구가 눈에 띄었다. 특히 1등급을 받은 박연실 서울오금초 교사의 ‘공감적 의사소통 능력 신장을 위한 국어과 교수-학습 지도안’은 협력학습 과정에서 배려하고 경청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학습주제에 적합한 의사소통 모형을 구안했다는 평을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교육현장에서의 공감적 의사소통은 매우 중요하지만 잘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연구자가 제안한 모형은 수업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일반화 가능성이 충분해 높게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평가자료 개발연구 부문’에서 1등급을 받은 ‘QR코드, 앱과 함께 떠나는 스마트 수학여행’은 최신 매체 환경을 활용해 스마트교육에 적합한 수학 수행문항을 개발․제시했다. 학생들이 학습정보에 쉽게 접근해 학습자 간, 학습자와 교사 간 상호작용을 효과적으로 가능케 해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길러 줄 수 있도록 고안한 것이다. 또 ‘인성교육 및 창의적체험활동 자료개발’ 부문 심사위원들은 “셀프리더십, 문화다양성, 학교폭력 예방, 세계시민의식 함양 등 74편의 보고서 모두 사회적 관심과 시대적 상황에 맞는 연구였다”며 “특히 환경교육이나 지속가능발전교육 등 글로벌 시대에 따른 주제들은 앞으로도 계속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교총은 1등급 8편을 비롯한 입상작 50편을 교총 홈페이지 교육자료실(lib.kfta.or.kr)과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운영하는 에듀넷(www.edunet.net)에 탑재,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1등급 명단 ◆학교․학급경영 아이디어 연구 △김희주 경기 송림초 교사(4通8達 프로젝트로 행복가꿈 날개달기) △박성윤 경기 송신초 교사(5Q UP 프로젝트를 통한 무한 행복 질주 이야기) △김혜숙 경기 두일초 교사(아우라! 가나다라마 프로젝트로 만드는 온(溫)누리 어울림 세상) △김윤화 대전태평초 교사(인문학과 함께하는 포유놀이터) ◆교수-학습지도안 개발연구 △박연실 서울오금초 교사(공감적 의사소통 능력 신장을 위한 국어과 교수․학습 지도안) ◆평가자료 개발연구 △윤경근 충북 소수초 교사(OR코드, 앱과 함께 떠나는 스마트 수학여행) ◆인성교육 및 창의적체험활동 자료개발 △최종숙 서울여의도초 교사(로하스적 생활방식을 적용한 가정연계 환경교육 프로그램) △이낙수 서울양진초 교감(협력과 공존의 가치를 실천하는 지속가능발전교육 창의체험활동 프로그램 개발 및 적용에 관한 연구) ※이번 대회에서 1등급을 받은 8개 연구물은 ‘초등교육연구 우수작 돋보기’ 코너에서 차례로 소개할 예정입니다.
소녀는 담대했다. ‘지치지 않는 희망으로 나를 채우라’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말처럼 힘든 내색 없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었다. 21일 광주예고에서 만난 배모니카(3학년) 양에게 받은 인상이다. 배 양은 다음 주에 있을 서울대 실기시험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이었다. 입시 준비로 하루 7~8시간씩 그림을 그리고 저녁에는 교과공부를 하느라 정신없이 바쁜 일상이지만 확고한 목표가 있기 때문에 견딜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여러 대회에 참가해 우수한 성적을 거둔 적이 있기 때문에 실기 시험이 긴장되지는 않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에 걸맞게 화려한 수상 경력도 갖췄다. 제30회 원진서화백일장 대상, 제1회 KBC청소년예술제 대상, 제4회 오당 안동숙 미술대회 대상은 물론 지난해에는 교육부가 주최한 대한민국인재상도 받았다. 회화를 전공하고 있는 배 양의 꿈은 동화작가다. 직접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써 자신과 같이 불우한 시절을 겪는 아이들에게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싶다는 것. 동화 작가로 성공하면 도서관을 지어 소외된 어린이들에게 희망의 울타리가 돼 주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어린 시절을 여수에서 보냈어요. 학교 바로 앞에 바다가 있고 어느 교실에서나 바다가 보일 정도로 아름다운 환경이었어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셨던 아버지와 독서를 좋아하셨던 어머니 덕분에 자연스럽게 그림과 글쓰기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배 양은 “한 때 어머니와 할머니, 이모의 도서관 카드로 한번에 20권씩 책을 쌓아놓고 읽기도 했다”며 “도서관 어린이실에 있는 책을 모두 읽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배 양은 부모님의 이혼 후 아버지의 하반신 마비와 어머니의 교통사고로 경제적 어려움을 크게 겪었다. “재료비가 없어 화방에서 제일 싼 어린이용 물감을 사다 시험을 봤는데 친구들 그림과 비교해보니 색감이 너무 달라 제 것이 초라해보였어요. 친구들은 10만 원짜리 물감도 쓰는데, 이런 건 실력으로 극복되는 게 아니다 보니 억울하고 속상했어요.” 예고 입시를 위해 학원도 다녀야 했지만 형편이 여의치 않았다. 그러나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배 양은 쉽게 굴하지 않았다. 그는 “용기를 내 무작정 한 학원 원장님께 ‘나중에 꼭 갚을 테니 가르쳐줄 수 없겠냐’고 말씀드렸는데 그 인연으로 지금까지도 무료로 재능기부를 해주시고 있다”며 “간절한 마음을 알아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배 양은 노력파이기도 하다. 그는 “1학년 때 영어 성적이 바닥이었는데 과외나 학원의 도움 없이 어디까지 할 수 있나 보자는 오기로 이를 악물고 공부했다”며 “결국 2학년 말에는 만점을 받을 정도로 성적이 향상돼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2년 째 배 양을 지도하고 있는 김종안 담임교사는 “실기뿐 아니라 모의고사와 교과 성적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어 앞으로가 매우 기대되는 학생”이라며 “창의력과 집중력이 특히 좋아 주제를 깊이 있게 파고드는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또 “미술을 통해 꿈을 실현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며 “어려운 시기를 지혜롭게 개척해나가는 모습이 대견하다”고 덧붙였다. 배 양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지원을 받고부터 생활의 모든 면이 달라졌다고 했다. 물감이나 붓과 같은 재료비는 물론 대회 참가비나 문서 접수비 등 각종 경비를 충당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코앞으로 닥쳐온 서울대 실기시험을 위해 서울에서 일주일 간 머물 수 있도록 비용도 지원된다. 배 양의 롤 모델은 미국의 동화작가 ‘타샤 튜더’다. 그는 “특히 비밀의 화원에 그린 삽화를 좋아하는데 맑고 투명한 느낌의 수채화와 자연주의적인 화풍이 좋다”며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동화로 안데르센상처럼 권위 있는 상에 도전해 침체된 한국 동화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싶다”고 밝혔다. “꿈을 이루기 위한 길은 험난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희망을 갖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99%의 노력과 1%의 행운으로 꿈을 이루는 날을 상상하면서 뜨거운 열정으로 정진하겠습니다.”
민경아, 이제 추석도 지나고 어느 학교에 진학하여야 할까 고민도 하겠지? 성격이 꼼꼼한 경우는 3학년 마지막 중간고사를 앞두고 있기에 쉬지도 못하고 공부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학교에서는 학사일정에 따라 10월 초에 중간고사를 보는 학교들이 많다. 그런데 학생들 가운데 일부는 시험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는 학생들도 있을 것인데 너는 시험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구나. 평상시 수업태도가 좋고 준비가 잘 된 학생들은 시험이 즐거운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학습습관이 몸에 배지 않은 학생들 대부분은 시험 때마다 고통이 될 수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집중력이 점점 떨어져 고민하는 학생들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런 학생들은 시험기간이 되면 더욱 학교생활이 힘들 것이라 생각되어 몇 자 적어본다. 현재 학교 학습에서 중요한 것은 자기주도 학습을 위한 집중력 높이는 방법을 체득하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만의 노트'를 만들기를 권한다. 노트정리를 잘 한다는 것은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기본조건이다. 노트는 학습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교과 중심의 평가는 교사가 가르친 문제를 중심으로 출제하기 때문이다. 가르침의 내용을 잘 정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문제는 정리를 하긴 하는데 잘못된 노트를 하는 경우도 있다. 자기가 써 놓고도 알아보지 못하는 ‘암호풀이 노트’, 노트정리는 열심히 했지만 다시는 보지 않는 ‘안보는 노트’ 등 고비용 저효율 공부를 하는 것에 해당한다. 펜을 사용하는 할 때는 기본적으로 5가지 이내의 색깔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색깔별로도 ‘파란 펜은 선생님이 강조한 중요한 것 적기’ 등의 원칙을 정해놓는 것이 좋다. 정리하는 방법도 입체화, 도식화 하는 것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이 과정에서 두뇌가 작동을 활발하게 하였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목표를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세우기'이다.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 필수적인 방법은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이는 여행에서 목적지를 확실하게 정하고 가는 것이다.그래서 공부전에 반드시 계획을 세워놓고 공부를 시작한다. 계획은 구체적일수록 좋다. 가령 수학 1시간 반 복습, 20문제 풀기와 같이 구체적으로 세우는 것이다. 정확한 목표가 있으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집중력이 높아진다. 플래너를 활용하면 어제한 공부와 겹치지 않고, 다음날 할 공부 목표까지 세울 수 있어서 좋을 것이다. 세번째는 '초시계를 이용한다' 초시계를 이용하여 정확하게 공부시간을 측정해 본다. 정확하게 시간을 측정하고 스스로 약속한 시간까지 공부하는 연습을 하면 '아! 내가 이렇게 시간을 잘 활용하였구나!'라고 느끼는 스스로 성취감도 높아지고 실제로 공부한 시간이 길어질 것이다. 우선 한 시간 공부하기로 스스로 정한 경우, 초시계를 활용하여 공부를 시작한지 한 시간이 될 때까지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자신과의 약속을 한다. 처음에는 1시간 실천하기도 힘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처음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두 시간으로 시간을 늘려가면서 실천으로 공부하는 힘,즉 배우는 힘이 몸에 습득될 것이다. '공부하는 힘'은 외부에서 줄 수가 없다. 부모님도 선생님도 불가능한 일이다. 이 힘은 자신이 만들어 가야 하는 힘이다. 다른 말로 의지력이라고도 할 것이다. 그러나 의지력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이같은 사실은 실제로 공부를실행해 보지 않으면 만들어지지 않는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힘이 만들어지는 공부하기가 쉬워질 것이다. 습관을 들이는 것이 공부를 잘 하는 길이다. 이것을 한 번 실천하여 이번 중간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만들어 보기 바란다.
결국 강진이 발생하여 국민적 충격을 준 경북 경주시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 선포됐다. 더불어 최근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수 차례의 강진으로 우리 교육과정에 지진교육을 강조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물론 세월호 참사로 인한 안전 교육에 대한 국민들의 경각심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지진은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들렸지만, 이제 우리 교육과정에 안전 재난교육이 더욱 강조돼야 할 때이다. 경주발 강진과 여진 지속 등 지진공포가 계속되면서 재난 교육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 2009 개정 교육과정과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안전 재난교육을 피상적으로 다루고 있어서 문제인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현행 각 교과 교과서 속 내용은 간략한 이론 위주에 그치는 등 현실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화재나 태풍, 홍수 등 다른 재난과 달리 지진의 경우 우리나라는 안전지대라는 인식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세월호' 등 대형 사건을 겪었음에도 각종 재난 안전에 관한 우리 학교 교육이 여전히 형식적이고 피상적이어서 문제다. 현행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지진 관련 내용은 초등학교 1∼2학년 과정엔 아예 없고, 초등 3학년 이후부터 등장한다. 초등 3∼4학년은 과학, 5∼6학년은 체육, 중학교는 과학과 체육, 고등학교는 과학 등 교과에서 지진, 화재, 홍수 등 각종 재난 발생 시 대처법과 발생 원리 등을 가르치는 식이다. 안전 대피, 안전 대처보다는 개념 정의와 현상 설명에 그치는 피상적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현행 교육과정에 따른 교과서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초등 과학과 외에는 대부분 검정 교과서여서 출판사별, 저자별로 내용이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지진 발생의 원인과 피해 사례, 대처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초등학교 3∼4학년 과학 교과서는 지진의 발생 원인과 함께 '건물 안에서는 전기나 가스를 차단하고 단단한 탁자 밑으로 대피합니다' '거리에서는 유리창이나 물건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머리를 보호하면서 넓은 장소로 이동합니다' 등 대처법을 간략한 문구, 삽화로 설명하고 있다. 중학교 체육 교과서에 실린 재난사고 관련 기술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고등학교는 지구과학 교과서에서 지진과 화산을 다루면서 지진 예방법을 소개한다. 하지만 이러한 교과서 기술 대부분이 분량도 적을 뿐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발생 시 대처보다는 원인이나 예방에 초점을 맞추는 등 실제 비상적 위험 현실을 가정한 기술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대처방법 역시 '탁자 밑으로 숨는다' '머리를 보호한다' 등 지극히 상식적이고 피상적 기술에 불과하다. 2년 전 교육부는 세월호 사건 후 이러한 형식적인 교육 내용을 개선하고자 실전 위주의 안전 교육 시간을 늘리고 교육부 내 안전 정책을 총괄하는 국 단위 조직까지 신설하는 등 전면적인 대책을 수립하였다. 이에 따라 2016학년도 3월 새 학기부터 유치원과 초중고교에서 생활안전, 교통안전, 재난안전 등 7개 영역별 안전 교육을 학년당 연간 총 51시간 이상 하도록 했다. 이 가운데 지진 관련 내용은 연간 총 6시간 이상으로 배정된 재난안전 영역에서 화재 등 각종 사고, 테러, 붕괴 등 여러 재난 유형과 함께 가르치게 돼 있다. 이번 경주 지진 당시 상당수 학교에서 대피해야 할지 말지조차 판단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 강화된 교육 지침이 여전히 무용지물이었다는 반증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 지진은 피안의 불이고 먼 나라 이야기로 치부돼 안전 불감증이 고착된 것이다. 실제 지난 9월 12일 첫 지진이 발생한 경주를 중심으로 경북지역에서 88개 학교가 야간자율학습을 하고 있었으나 이중 절반에 달하는 42개 학교가 대피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운 내용대로 실행하려면 바로 매뉴얼대로 대피해야지만, ‘우리나라에서 별 문제가 있겠는가’하는 안전 불감증이 습관화돼 있기 때문이다. 또 첫 강진 이후 수차례 계속된 여진 때도 울산 등 일부 지역에서 어떤 교실은 아이들을 책상 밑에 숨게 하고, 어떤 교실은 운동장으로 대피하게 하는 등 일관된 매뉴얼 없이 교사에 따라 대피 요령이 제각각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전을 위한 지진 등 재난 대처 매뉴얼은 배포돼 있지만 실제 상황에 대비해 몸으로 실행하는 교육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보여준 것이다. 2017학년도부터 연차적으로 적용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내년부터는 초등 1∼2학년용 '안전한 생활' 교과서를 별도 제공한다. 또 2018학년도부터 초등 3학년∼고교의 관련 교과에 '안전' 관련 내용을 별도 단원으로 신설하는 등 교육과정에서 안전 교육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경주 지진의 분석에서도 제시됐듯이 이제 우리나라가 지진 안전 지대가 절대 아니다. 얼마든지 더 강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과 조언을 흘러들어서는 안 된다. 수년 전 일본의 쓰나미 등 동부 여진을 비롯하여 환태평양 화산대에서 발생한 소위 ‘불의 고리’의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지진 외에도 안전은 생명을 담보하는 것으로 안전 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제 경주 지역 강진을 계기로 우리는 두 가지 과제를 아주 충실하게 시행해야 한다. 그 하나는 건축물 신증축 시 내진 설계를 철두철미하게 강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하고 건축해야 한다. 이는 경북 지역 외의 전국 모든 건축물에 적용되어야 한다. 다른 하나는 안전 교육과 대피훈련이 연습과 실제가 일치되도록 해야 한다. 사고에는 연습이 없다. 훈련과 연습을 아무렇게나 하고 사고 발생 시에도 신속하게 대피한다는 그릇된 관행과 인식이 사라져야 한다. ‘연습을 실전 같이’ 실행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학교와 교원들의 책무 역시 지대하다. 이번 지진 발생 시 대피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한 것에서 드러났듯이 학교 교육에서 안전교육을 아주 충실히 애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사고 시에는 안전교육을 받은 내용대로 즉시 대피할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교육 당국 역시 매뉴얼만 제시한 것으로 책무가 끝나서는 안 된다. 지속적인 예산 지원, 자료와 기교재 지원, 매뉴얼 지원, 교원 연수 등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제 우리나라가 지진 안전 지대가 아니라는 국민적 인식 전환과 학생들의 각오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안전 교육은 생명과 직결되는 중차대한 것이다. 그러므로 매뉴얼 너머 실행이 더 중요한 것이다. 분명히 우리는 평소에는 준비도 없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제대로 하겠다는 그릇된 인식이야말로 대형 사고의 불씨라는 점을 교육의 중점에 둬야 할 것이다.
‘(전략)…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선생님들의 구두를 닦게 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모든 선생님들이 거절했고 그동안 고생했다며 한 명씩 소년을 안아줬습니다. 소년은 선생님들의 책상에 캔 커피를 하나씩 올려두고 교무실 바닥에 큰절을 하고는 일어나지 못한 채 엎드려 한참동안을 서럽게 펑펑 울었습니다. 선생님은 대성통곡하는 소년을 눈물 가득한 얼굴로 일으켜 세웠고 힘껏 껴안아 줬습니다. 교대를 졸업하고 선생님이 되면 나보다 더 훌륭하고 언제나 아이들 편에 서는 올바르고 정의로운 선생님이 되어 있으라고….(후략)’ 박순걸 경남 송진초 교감은 26년 전 고등학교 졸업식만 떠올리면 지금도 눈물이 앞을 가린다. 절벽 끝에 주저앉아있던 가난한 소년을 일으켜 세우고 새로운 삶을 살게 한 스승이 기억 속에 살아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 “그 때는 잘 몰랐습니다. 제게 선생님이 얼마나 큰 선물이었는지….” 그 시절 그 소년은 이제 23년차 교사로 장성했다. 스승을 닮아가는 자신을 발견할 때, 가난하고 어려운 환경에 놓인 아이들을 가르칠 때 스승의 깊은 사랑을 다시금 깨닫는다.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학업도 포기할 뻔 했던 소년을 교사의 길로 이끈 건 스승 오재석 경남 창원고 교사다. 박 교감은 최근 교육부가 주최한 ‘내 마음의 선생님 공모대회’에서 ‘구두닦이 소년의 꿈’으로 대상을 받았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서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선생님을 잊은 적 없다”며 “선생님이 베푼 은혜를 조금이나마 갚고 싶은 마음에 수기 공모대회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아버지의 사업 실패와 부도로 극심한 가난에 시달렸다. 수업료를 내지 못해 자퇴 위기에 내몰릴 정도였다. 그런 그에게 오 교사는 손을 내밀었다. 교무실 복도 구석에 자리를 마련하고 점심시간과 청소시간에 교사들의 구두를 닦게 했다. 그리고 학비와 한 달 생활비로 쓸 수 있는 돈을 근로 장학금 명목으로 건넸다. 차가운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구두를 닦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친구·선·후배들의 곱지 않은 시선과 가난이 주는 설움은 견디기 힘들었다. 몇 번이고 그만두고 싶었지만 그 때마다 스승은 가난은 죄가 아니라고, 더 당당해져야 한다고, 포기하지 말고 삶을 가꾸라고 설득했다. 박 교감은 “빠뜨린 선생님이 있을까봐 늘 시간에 쫓겼지만, 공부하면서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을 느꼈다”며 “졸업할 때쯤에는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갖게 돼 선생님들의 사랑과 인기를 얻었다”고 웃었다. 최근 그는 스승과 방송 촬영을 하면서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눴다. 몰랐던 사실도 알게 됐다. 당시 교사들이 왜 교탁 바로 앞자리를 내어줬는지,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던 친구가 왜 짝꿍이 됐는지, 그 친구가 왜 도시락을 건넸는지…. 28년 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궁금증의 실마리는 결국 스승에게 있었다. “얼마 전에서야 알게 됐습니다. 제게 이 모든 일이 일어났던 건 선생님 덕분이었다는 사실을요. 바닥을 치던 성적이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었던 이유도요. 선생님께 ‘왜 하필 구두 닦는 일이었는지’ 여쭸습니다. 학교에 구두닦이가 오는 걸 보고 ‘돈이 되겠다’고 생각하셨다더군요. 선생님이 주셨던 근로 장학금은 구두를 닦은 동료 선생님들에게 받은 수고비였다는 걸… 28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알게 됐습니다.” 박 교감은 스승이 보여준 헌신과 사랑에 보답하는 길은 사회에 보탬이 되는 아이들을 길러내는 일뿐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오늘도 자신처럼 어려운 환경에 놓인 아이들 편에서, 사랑이 고픈 아이들에게 사랑을 채워주는 스승이 되겠다, 다짐한다. 그는 “‘늘 내리사랑을 생각하라’던 선생님의 말씀을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 “나의 선생님, 나의 선생님,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내 마음의 선생님 공모대회’는 스승 존경 문화를 확산하고 교원의 자긍심 함양과 사기 진작을 위해 마련됐다. 총 585편이 접수된 가운데 최종 10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구두닦이 소년의 꿈’과 ‘아버지와 같고 형님과도 같은 나의 선생님’ 등 2편이 대상을 수상했고, △신기한 인연 △그래도 공부는 해야지 △인연 △들국화의 행진처럼 살거라 △구피, 꿈을 이루다 △구구구 모임을 아시나요 △잊을 수 없는 스승님께 △못난 제자는 선생님 덕분에 교단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등 8편이 입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들의 사연은 내 마음의 선생님 3부작 특집 프로그램으로 제작돼 KBS 1TV에서 방영됐다. KBS 홈페이지에서 다시보기 서비스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강연 도중 연수생들에게 종종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강의가 ‘주입식 교육’인지 여부를 물어보면 대부분 머뭇거린다. 그렇다고 답을 하자니 내 강의에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고, 아니라고 하자니 강의식은 주입식이라는 개념에 비춰볼 때 주입식 교육인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럼 나는 한발 더 나아가 이렇게 묻는다. 보통 연수는 강사 주도의 강의식인데 만약 강의식은 주입식이고, 주입식은 나쁜 교육이라면 여러분이 받는 연수의 대부분은 나쁜 것이라는데 동의하는지, 만약 동의한다면 연수를 주관하는 사람들은 왜 나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연수를 시킨다고 생각하는지가 그 질문이다. 이 질문에 여러분은 뭐라고 답을 하겠는가? 이를 답하기 위해 먼저 던져야 할 근본적인 질문은 ‘주입식 교육법이란 어떤 교육법인가?’이다. 우리 사회는 주입식 교육은 나쁜 교육이라고 규정하면서 동시에 우리가 지금까지 받아온 교육은 주입식 교육이었다고 몰아붙인다. 과거 50명 이상의 학급에서 모둠활동도 할 수 없는 공간적 제약을 딛고 나름 다양한 방법으로 최선을 다해 가르쳤던 선생님들로서는 억울하기 그지없는 비판이다. 주입식 교육을 하면 학생들이 배울 내용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학습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되며, 나아가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력을 갖기 어려워 민주시민 양성에 적합하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비판 요지다. 도대체 어떻게 하는 것이 주입식이길래 이런 비판을 받는 것일까? 주입식 교육법에 대한 비판은 타당한 것일까? 주입식 교육법에 대한 다양한 비판과 달리 명확한 개념 정의는 찾기 어렵다. 중세 가톨릭 교회에서 개인 차를 고려하지 않고 교리를 주입한 데서 유래됐다는 주장이 있지만 근거는 불분명하다. 이 경우 주입은 교화, 세뇌에 해당하는 indoctrination을 의미한다. 이는 우리사회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는 일방적 지식 전달에 초점이 맞춰진 주입식 교육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다. 주입식(注入式)은 한자 그대로 풀면 논이나 물병에 물을 넣듯이 일방적으로 부어 넣어주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 경우 주입식 교수법과 대칭을 이루는 교수법은 학생들의 속에 있는 것을 끄집어 내준다는 의미를 가진 산파술이라고 할 수 있다. 네이버 국어사전에는 주입식이 ‘기억과 암기를 주로 하여 가르치는 방식’이라고 정의돼 있다. 사전적 개념 정의에 따르면 전혀 나쁜 교수법이 아니다. 어린 학생들은 응용, 분석, 평가 등 고급 사고를 하기 위해 필요한 기초 지식을 암기하고 있어야 하는데 이를 잘 암기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을 의미한다면 이는 결코 잘못된 교수법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입식이 가장 나쁜 교수법의 대명사처럼 사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주입식 교육의 의미에 대한 다른 관점이 있다. 교수법 전문가인 광주교대 이미자 교수에 따르면 주입식 교육은 특정 교수법을 지칭하는 전문 학술 용어가 아니라 가르치는 사람 중심의 강의식, 설명식 수업이 가져오는 폐단을 지적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 용어이다. 주입식 교육법에 대한 용어 정의가 따로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관점을 받아들이면 우리가 답할 것은 어떻게 할 때 교사 중심의 강의법이 주입식 교육으로 비판 받게 되는가이다. 이를 위해서는 주입식 교육의 문제점으로 지적 받는 것들을 하나하나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선 주입식에 대한 비판 중 하나는 일방적인 방법이어서 교육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물을 기다리는 마른 논에 일방적으로 물을 대는 것이 나쁜 것이 아니듯 배움에 대한 갈증, 즉 강한 지적 호기심과 학습동기로 충만한 학생들에게 사실이나 기본 원리를 교사 주도의 일방적인 설명 방식으로 교육하는 것이 나쁜 교수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 배움의 욕구가 강하고, 눈앞에 시험이 있어 보다 많은 지식을 효과적으로 암기하고 기억해야 하는 학생들에게는 동기 부여를 하겠다며 시간을 보내는 교수법이 오히려 상황에 적합하지 않은 비효율적이고 비효과적인 교수법이 된다. (계속)
교사-학부모로 만나 작사가-작곡가 변신 중창단과 동요 앨범 ‘햇살 좋은 날’ 제작 ‘우리 할머니’ 등 공동 작업한 6곡 담아 “햇살 좋은 날 유리병 한 가득/아이들이 두고 간 햇살 한줌 담아볼까/외로운 친구 마음에 살살 뿌려주면/눈물로 젖어 있던 친구 마음 어느새/보송보송 즐거워 웃음 짓겠지~.” 지난 20일 경기 중산초 2학년 1반 교실. “우리 노래 한 번 해볼까.” 교사의 제안에 학생들은 기다렸다는 듯 노래를 시작했다. 티 없이 맑은 목소리가 리듬을 따라 춤췄고 동심 가득한 노랫말은 상상력을 자극했다. 김남숙 교사가 가사를 쓰고 학부모 김은선 씨가 곡을 붙인 동요 ‘햇살 좋은 날’이다. 김 교사는 “밝고 신나는 곡이라 그런지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이들은 이달 초, 중산초 어린이 중창단과 함께 동요 앨범 ‘햇살 좋은 날’을 냈다. 타이틀곡인 ‘햇살 좋은 날’과 ‘아기별 꽃’ ‘보물’ ‘우리 할머니’ ‘가을 조각보’ ‘마음속에 피는 꽃’ 등 여섯 곡을 담았다. 전문가의 작품과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특히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노랫말과 세련된 전개가 눈길을 끌었다. ‘보물’은 학년 말, 아이들과 함께 1년간 찍은 사진을 넘겨보면서 추억을 떠올리던 순간을 노랫말로 옮겼다. ‘우리 할머니’는 한결 같은 모습으로 손자를 마중 나오던 할머니의 모습을 묘사했다. 김 교사는 “노랫말은 학교에서 일어났던 소소한 이야기를 소재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이 함께 동요 앨범을 낼 수 있었던 건 담임을 맡을 때마다 동요를 지도했던 교사, 음악이 좋아서 작곡을 취미로 삼았던 학부모가 ‘담임교사와 학부모의 인연’으로 맺어지면서다. 김 씨는 자녀가 올해 중산초로 전학 오면서 학교에서 책 읽어주기 봉사를 시작했다. 그의 책 읽어주기는 조금 특별했다. 책 내용으로 노래를 만들어 들려줬던 것이다. 김 씨는 “지루해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고민하던 찰나에 노래가 떠올랐다”며 “이 이야기가 담임선생님에게까지 전해진 게 계기가 됐다”고 했다. 김 교사는 평소 ‘동요 사랑’이 남달랐다. 교육 과정에 맞는 동요를 골라 일주일에 한 곡씩 학생들에게 가르쳤다. 노래 듣고 그림 그리기, 행동으로 표현하기, 동요 발표회 등 다양한 활동도 곁들였다.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인상 깊었던 장면이나 모습을 발견할 땐 가사에 녹여냈다. 그가 쓴 가사는 각종 노랫말 대회에서 상을 받을 정도로 인정받았다. 김 교사는 “과거와 달리 요즘 아이들은 동요를 즐겨 부르지 않아 안타까움을 느꼈다”며 “훗날 동요를 직접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써내려갔던 가사가 허도경 학생의 어머니를 만나 노래로 태어났다”고 말했다. 작사가와 작곡가로 마주한 이들은 한 달 만에 20여 곡을 완성했다. 그리고 더 많은 학생과 완성된 동요를 공유하기 위해 앨범 제작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지난 6월 전교생을 대상으로 어린이 중창단을 모집, 연습을 시작했고 9월 1일 동요 앨범을 공개했다. 제작된 CD는 전교생에게 무료로 제공됐다. 앨범에 대한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한 학부모는 도교육청 홈페이지의 우리 학교 자랑 게시판에 칭찬 글을 올렸고 문자로 ‘동요를 들으면서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며 감사함을 전하는 학부모, CD를 추가로 구입하고 싶다는 학부모도 적지 않았다. 앨범 판매로 얻은 수익은 아동복지 전문기관에 기부됐다. 학교 분위기도 달라졌다. 교사들은 수업에 동요를 활용했고 학생들은 틈만 나면 노래를 흥얼거렸다. 중창단원들은 친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스타’가 됐다. 6학년 김규민 양은 “녹음실에 가서 노래를 녹음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직접 부른 노래가 학교에 퍼질 때마다 뿌듯함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가원 양은 “친구들이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좋다’고 이야기해줄 때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4학년 박윤민 군도 “중창단 활동을 부러워하는 친구들이 많다”며 “다른 친구들도 경험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름다운 하모니의 주인공들은 또 한 번 도전에 나선다. 오는 11월에 열리는 어린이 창작동요제 참가를 목표로 연습에 한창이다. 김 교사는 “졸업을 앞둔 6학년생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었다”며 “아이들이 동요를 부르면서 재미와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앨범에 수록된 노래는 각종 음원사이트에서 감상할 수 있다.
교사 대상 연수를 하던 중 쉬는 시간에 한 선생님이 다가오더니 내 강의가 싫다는 말을 했다. 어지간해서는 강사 면전에서 싫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데 싶어 놀란 눈으로 쳐다봤다. 그랬더니 웃으면서 하는 말이 계속 앉아서 듣기만 하는 연수가 힘들어서 쉴 요량으로 뒤에 앉아 정신 스위치 끄고 수면 자세로 앉아있는데 자기도 모르게 자꾸 강의에 빨려 들어가 잠을 잘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 숙면을 방해한 내 강의가 싫다는 농담을 했다고 했다. 최근 교사 주도의 강의식 수업이 주입식으로 매도되면서 주로 이 방법에 의존해왔던 교사들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이 ‘강의법’에 대한 오해를 극복하지 못하면 자칫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식의 우를 범할 가능성이 있다. 강의식 수업을 비판하며 학생주도형, 참여형 교수법을 소개할 때 강사가 쓰는 교수법도 주로 강의법이다. 강의법은 일제 학습을 특징으로 하므로 새로운 이론이나 원리 등을 소개해야 하는 대형 강의에 적합한 기법이다. 하지만 강의법을 잘못 이해하고 사용하면 학생들이 졸게 되고 학습효율성도 떨어진다. 향후 2회에 걸쳐 강의법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스티브 잡스는 매 10분마다 짧은 동영상을 포함시키거나 게스트를 초청하는 등 강연 세팅을 바꾸어가며 청중의 집중도를 유지시켰다. 지속적이고 강한 자극 속에서 자라온 스마트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는 설명 일변도의 강의법에만 의존할 경우 지속적으로 주의를 집중시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강의법은 교사 주도의 설명식 수업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질의응답을 받고, 복습과 연습을 시키며, 오류를 수정해주는 등 교사와 학생 간의 상호작용도 함께 하는 것을 의미한다. 교사 주도적 직접교수법은 넓은 의미에서 모두 강의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수업이 공연처럼 학생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졸게 하지 않으면서 즐겁게 배우도록 하는 강의 기법을 몇 가지만 소개한다. 수업을 시작할 때 국민의례와 비슷한 의식을 거행하는 선생님이 있다. 미국 최고의 교사로 뽑힌 해리 왕 선생님(중학교 과학교사)은 먼저 미소를 교환하며 출석을 부르고, 학생들이 수업에 임하는 ‘우리의 선서’를 제창하면 이어서 선생님이 수업에 임하는 ‘나의 선서’를 한다. 이어서 과학의 노래를 제창하고 수업을 시작한다. 이는 현실의 여러 가지 가면을 내려놓고 공부하는 학생이라는 가면을 쓰도록 돕는 활동이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교실이라는 학습공간으로 마음도 함께 데려오게 된다. 또 다른 방법은 학생이 생각할 기회를 갖도록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교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학생들이 이해를 시도하는 것도 일종의 생각하는 활동이다. 수업 중 학생들의 사고 활동을 유도하는 기법으로는 △교재 내용의 핵심을 미리 예측해 적게 한 후 이를 실제 내용과 비교하도록 하는 생성활동 △가르친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묻고 답하는 질의응답 △배운 내용을 회상하며 적거나 말로 이야기하도록 하는 인출활동 △배운 내용과 관련된 주제를 함께 토론하는 소집단 활동 등 다양하다. 칙센트미하이 교수에 따르면 미치도록 행복한 사람이 되는 방법은 몰입(flow)을 경험하는 것이다. 학습활동이 몰입 활동과 최대로 비슷해질 수 있도록 재설계할 때 학생들은 학습에의 몰입을 통해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주어진 학습 과제가 학생의 주의를 완전히 잡아끄는 도전적인 것일 것, 학생이 감당할 만한 수준의 것일 것, 그리고 각 단계마다 학생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을 줄 것 등이다(더 구체적인 것은 http://goo.gl/6tnedR 참고). 학생들의 힘에 붙이는 어려운 내용일 경우에는 높은 곳에 오르기 힘들 때 계단을 만들어주듯이 과제를 잘게 나누고 단계별로 해결해 갈 수 있도록 제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리고 과제 수행 결과에 대해 즉석에서 반응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