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8,036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10년 째 교사로 근무 중인데 얼마 전 호봉을 확인하니 초임 때 담당자의 실수로 경력을 절반 밖에 인정받지 못했더군요. 호봉을 정정해도 급여는 3년치만 소급해 받을 수 있다는 데 사실인가요?” 호봉 정정 시 지난 급여를 어디까지 정산 받을 수 있는지를 두고 학교 현장은 종종 혼란을 겪는다. 행정실 공무원조차 3년, 5년, 전 기간 등 의견이 갈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교총은 최근 인사혁신처와 교육부에 호봉 정정 시 급여정산기간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해 '호봉 획정이 잘못된 때부터 정정 시점까지 모든 급여에 대해 정산을 하는 것이 맞다'는 답변을 받았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답변서를 통해 "잘못 획정된 호봉에 따라 과다·과소 지급된 봉급에 대한 청구나 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는 호봉획정권자인 임용권자 등이 호봉을 정정해 효력이 발생하는 때부터 진행되는 것으로 봐야 하며, 급여정산 기간은 전 기간이 된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도 같은 답변을 내놨다. 이 같은 내용은 인사혁신처의 '2016년 공무원보수 등의 업무 지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호봉 정정의 절차와 방법을 규정한 지침 51쪽에는 '(호봉을) 당초의 잘못된 호봉발령일자로 소급해 정정한다. 호봉정정에 따른 급여정산도 호봉발령일자로 소급해 정산한다'고 명시돼있다. 그럼에도 혼란이 있는 것은 최근까지 정부 기관 간에도 다른 해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지난 2014년 호봉정정에 따른 급여환수 처분의 취소를 요구한 사건에서 "호봉 정정의 부수적 효과로 발생한 과지급 급여에 대한 환수청구는 국가와 개인 간의 금전채권에 불과해 국가재정법 제95조에 의한 소멸시효가 적용된다"며 호봉 정정일로부터 과거 5년이 지난 금액은 환수 대상에서 제외하라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소청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는 당시 결정이 법령에 위배된다는 관계부처의 의견을 심의에 반영해 전 기간을 정산하라는 취지의 결정을 내리고 있다"며 "현장에서 혼란이 없도록 이와 관련된 과거 결정문은 홈페이지 등에서 삭제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호봉 정정에 따른 정산 기간에 대해 서로 달랐던 관계부처의 해석이 ‘전 기간’으로 통일된 것이다. 이에 따라 만약 교원이 초임 발령 때부터 1호봉 낮게 획정된 것을 10년 후에 발견해 정정했다면, 10년 간 1호봉씩 적게 지급된 전체 봉급을 모두 지급 받는 것이 맞다. 주의해야 할 것은 이 규정이 교원의 귀책사유 없이 담당 공무원 등의 실수로 호봉이 잘못 획정된 것을 바로 잡는 경우에만 해당한다는 점이다. 초임호봉 획정 시 반영되지 않았던 경력 입증 자료를 교원이 나중에 제출한 경우는 안 된다. 또한 자격·학력·직명의 변동, 호봉획정 방법의 변경에 따라 재획정할 때도 소급 적용이 되지 않는다. 과다 지급도 전 기간에 대해 정산이 이뤄진다. 예컨대, 1호봉 높게 책정된 것을 10년 후에 발견해 정정한다면, 10년 간 더 지급받은 만큼 반납해야 한다. 게다가 과다 지급에 따라 더 많이 납부한 소득세는 국세기본법에 따라 5년치밖에 돌려받지 못한다는 문제도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2012년 당시 주무부처였던 행정안전부에 “호봉 정정 등에 따른 급여정산 기간을 5년으로 제한하라”는 권고를 했지만 아직 개정되지 않은 상태다.
충남 서산 서령고(교장 한승택)는2016년 12월 26일 성일종 국회의원을 초청해 송파수련관에서 특강을 실시했다. '변화를 지배하는 주인공이 되라'라는 주제로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특강에서 성일종 의원은 서산과 태안의 미래를 책임질 학생들에게 상상력이 미래를 만든다고 주장하며 나만의 창의적인 꿈을 갖고 매사에 열정적이고 진취적으로 임하는 사람이 되라고 역설했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각자 맡은 바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애국하는 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한승택 교장은 "공무에 바쁘신 중에도 시간을 내 주신 성일종 의원님께 감사드리며 오늘 특강이 학생들의 삶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불우한 가정형편 탓에 학교에서 마음 문을 굳게 닫고 수업에서 잠만 자던 제자를 변화시켜 산업일꾼으로 성장하게 도와준 특성화고 선생님의 사연이 소개돼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교육부가 21일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개최한 ‘제5회 고졸취업 성공수기 공모전 시상식’ 일반부 금상(최우수)을 수상한 홍성건(41) 경기 수원공고 교사가 그 주인공이다. 홍 교사는 8년 전 수업시간에 항상 엎드려 자는데 깨워도 일어나지 않았던 제자 한만은(가명) 군의 아픔을 다독여 꿈을 꾸게 한 일화, 그리고 그 제자가 지금 어엿한 산업일꾼이 되고 화목한 가정까지 이룬 이야기를 ‘미약한 과거에서 창대한 현재로’ 제목의 수기로 옮겼다. 당시 고교 2학년 담임을 맡았던 홍 교사는 한 군에게 어떤 일이 있는지 알아보고자 상담한 결과 딱한 사정이 있었음을 알게 됐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초등 4학년 때부터 어머니와 단 둘이 지내온 한 군은 사업 실패 후 알코올중독자가 된 어머니에게 늘 얻어맞기 일쑤였고, 설상가상으로 어머니는 허리디스크로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홍 교사는 “한 군은 ‘어머니로부터 도망가고 싶다’면서 많은 것을 눈물로 털어놨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러나 한 군의 사정은 당시 경력 4년차 초임교사였던 내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됐던 것도 사실”이라며 “그래도 이런 부분을 감당하는 것이 교사가 된 사명이라고 여겼다”고 말했다. 홍 교사는 즉시 여기저기에 연락하고 알아본 끝에 학비지원을 신청하고 어머니를 경기 알코올센터에 의뢰할 수 있었다. 학비는 여러 증거자료를 찾아 담임추천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심각했던 어머니의 알코올중독 문제는 센터 도우미가 가정방문을 통해 계속 치료하도록 약속을 받아냈고, 디스크 치료도 센터에서 진행하도록 이끌었다. 선생님의 정성으로 한 군의 고민은 상당부분 덜어낼 수 있었다. 이후 한 군은 기적처럼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수업시간에 무기력하던 모습이 사라지고 찌들어 있던 인상도 활짝 펴지는 등 학교생활 전체가 매우 좋아졌다. 학업에도 전념하기 시작했다. 그런 한 군은 3학년 진학 후에는 ‘중소기업 특성화고 인력양성사업(당시 산학연계 맞춤형 인력양성 사업)’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에 성공했고 거의 동시에 대학진학도 하게 됐다. 홍 교사는 “졸업한지 석 달 후 한 군이 찾아와 대학생이 됐다면서 더 멋진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면서 “한 군의 인생역전 사례는 내 교직생활에도 일대 전환점을 가져다줬다”고 털어놨다. 주경야독하며 병역특례(산업수요기능인력) 혜택까지 받은 한 군은 이제 회사에서 인정받는 중견 사원으로 성장했다. 홍 교사는 한 군에게 일어난 기적에 대해 정부의 특성화고 지원이 적절하게 맞아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더 늘어나야 할 이런 지원책이 오히려 ‘도돌이표’가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어 걱정이다. 홍 교사는 “이번에 수기에 공모한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취업에 병역혜택까지 줘야 고졸취업이 활성화 될 수 있는데 벌써 뒷걸음쳐선 안 된다”며 “2년 연속 고입업무담당을 하느라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펜을 든 이유는 이런 사례를 알려 제도를 더 활성화시켜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고 말했다. 그는 “고졸 취업생은 국가 경제발전에 일조하고, 가정도 일찍 꾸려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우리나라의 진정한 보배들”이라면서 “앞으로도 아이들이 기술현장에 나갈 준비를 더욱 잘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어제 우리 아이들 외가 친척 모임이 있었다. 장인어른이 돌아가시고 장모님마저 병원에 계시니 외가 모임 인원수가 그리 많지 않다. 부모님이 살아 계시고 활발히 활동하실 때는 그 분들을 구심점으로 단합이 잘 된다. 그러나 부모님이 돌아기시면 자식들마저 그 모임 횟수가 잦지 않은 것이 보통이다. 어제는 처형의 중앙부처 서기관 승진, 생일 기념 모임이었다. 모인 사람은 모두 8명. 아내와 처형, 처제가 안산 요양병원에 계신 어머니를 지극히 간병한다. 의식조차 없지만 1시간 이상 손을 잡고 귓속 대화를 나눈다. 온 몸을 쓰다듬으며 어머니의 체온을 느낀다. 효는 백행의 근본이라 했거늘 아름다운 모습이다. 늦은 점심을 먹고 처형, 처제 그리고 우리 식구 3명이 우리 집에 모여 축하 케이크를 자르고 차 한 잔을 마셨다. 이야기의 화제가 과거로 돌아갔다. 우리 딸이 초등학교 시절 길 잃어버린 이야기를 하는데 진지하기만 하다. 안산 00초교에 다니던 우리 딸이 교육청에 근무하는 아빠를 만나지 못하고 길을 잃고 헤매다가 트럭을 얻어 타고 수원집에 도착한 사건이다. 10년이 넘은 이 사건, 당사자인 우리 딸은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아빠와 교육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주차장에 아빠 자가용이 안 보여 사무실에 갔더니 만나지 못했다는 것. 교육청 현관에서 몇 시간 기다려도 아무 소식이 없고 공중전화에서 전화를 거니 받지 않았다고. 혼자 수원 집으로 걸어가기로 하고 가다보니 인도가 끊겨 대형마트 주차장에 들어가 트럭을 얻어 타고 집에 도착했다는 것. 딸에게 물었다. 초등학교 몇 학년 때냐고? 그리고 어느 계절이냐고? 초등학교 2학년인지 3학년인지 확실히 모른다. 계절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딸의 이야기를 들으니 아빠인 나는 딸을 버리고 떠난 나쁜 아버지로 기억되고 있었다. 과연 나는 사랑하는 딸과의 약속을 저버린 무정한 아빠란 말인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사건이다. 딸이 기억하고 있는 것이 맞는단 말인가? 기록을 생활화하고 있는 나의 다이어리를 보니 10대 뉴스에 빠져 있다. 아마도 당시 해프닝으로 여겼는지도 모른다. 이날 밤, 아내는 남편의 누명(?)을 벗겨주기 위해 딸과 아들방을 뒤진다. 자식들의 초등학교 일기장을 찾기 위해서다. 한참 만에 드디어 찾았다. 객관적인 자료만이 우리 부모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기 때문이라 생각했나 보다. 아들의 일기장을 먼저 찾았다. 사건의 개요가 잡힌다. 2000년 12월 2일 토요일. 아들의 00초교 2학년 일기장에는 ‘단무지 장수’라는 제목 하에 “아빠와 나는 약속장소에서 4∼5시간 기다렸는데 누나가 안 와서 집으로 갔는데 집에 누나가 있었다. 단무지 장수 아저씨가 트럭에 태워 주셨다고 했다”라고 써 있었다. “약아도 헛 약았네” 아빠의 말씀. “내가 몇 시간 기다렸는데 누나는 미안하지도 않나?” 다음은 딸의 일기장 요약이다. 제목은 ‘단무지 사건’이다. “친구 집에서 놀다가 4시에 아빠와 만나기로 했는데 첫째 토요일은 교육청 내에 주차가 안 되었다. 나는 그것을 모르고 아빠가 가신 줄 알고 무작정 걷다가 홈플러스까지 갔다. 주차장에서 친절한 아저씨를 만나 집에 오게 되었다. 아저씨에게 감사드린다. 참 인생공부를 한 셈이다. 아빠, 걱정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우리의 기억, 어찌 보면 분명하지도 않고 선명하지도 않다. 세월이 지나면 더욱 희미해진다. 그러나 우리는 자기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한다. 당시 자신의 잘못은 기억하지 않고 상대방의 잘못을 크게 기억한다. 자식의 경우, 부모의 극진한 사랑은 기억하지 않고 섭섭했던 장면을 오래 기억한다. 아무래도 부모는 자식에게 억울할 수밖에 없다. 아내는 딸의 일기장을 스마트폰으로 찍어 전송한다. 딸의 오해를 풀려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우리 딸이 아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속히 거두었으면 한다. 기록을 생활화하고 있는 국민은 선진국민이다. 기록은 사람을 정확하게 만든다. ‘정확한 기억보다 희미한 기록이 오래 간다’라는 말도 있다. 초등학교 담임교사의 일기 검사가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하여 일제히 중단되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일기검사를 인권 차원에서 접근하지 말고 일기쓰기를 생애의 기록과 인성교육 측면에서 접근했어야 옳았다. 우리 국민이 일기를 쓰면서 하루 기록을 남기고 ‘1일 3성(一日三省)’을 하였다면 우리 사회는 지금보다 성숙한 사회가 되어 있을 것이다. 나는 기억보다 기록을 믿는다.
“입은 사랑을 전하기 위해 존재하는 거야.” 이 대사 한 마디로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안긴 부산정보고(교장 배도균) 연극부 ‘영우’가 ‘2016 청소년연극제 안녕! 우리말(이하 청소년연극제)’에서 최우수상인 으뜸상을 거머쥐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교총이 주관한 청소년연극제 시상식이 20일 한국교총 컨벤션홀에서 열렸다. 전국 중·고교 연극동아리 등 51개 팀이 참가한 가운데 본선 진출 10개 팀에게 으뜸·버금·보람상을 수여했다. 으뜸상을 받은 부산정보고 연극부 영우는 시상식 후 수상작인 ‘사랑을 속삭이는 입’을 축하공연으로 선보였다. 심사위원 박재련 서울공연예술고 교장의 말처럼 탄탄한 이야기 구성, 고른 연기력이 돋보였고, 현실에 가까운 교실모습을 그대로 담아 공감을 얻었다. 욕설, 비속어, 정체불명의 줄임말이 난무하는 교실에서 왕세종은 특히 반 분위기를 더욱 험악하게 몰고 가는 ‘문제아’다. 새로 전학 온 이슬비는 그런 세종에게 관심을 보이고, 결국 세종의 착했던 어린 시절 모습을 되돌아보게 한다. 결국 바른말을 쓰게 된 세종으로 인해 교실 분위기도 바뀌게 된다. 자리한 700여명의 중·고생 관객들은 50분 간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친숙한 욕설, 비속어 등이 등장하면 공감대의 탄성을 터뜨리며 웃다가도 진지하게 반성하는 대목에선 함께 숙연해지기도 했다. 연극부 영우를 이끈 박세환 교사는 공연 내내 긴장된 표정으로 조명, 음향 담당에게 신호를 보내고 무대 앞으로 이동해 연기하는 학생들에게 수신호로 지휘하는 등 바빴다. 하지만 막이 내린 후에는 이내 환한 웃음으로 학생들을 안아주며 “수고했다”고 다독였다. 박 교사는 지도교사상을, 왕세종으로 분해 열연을 펼친 정민영(3학년)은 연기상을 수상했다. 박 교사는 “한 해 동안 학교폭력 예방, 봉사활동 차원의 공연 등으로 바빴는데 이렇게 좋은 상을 받는 것으로 대미를 장식해 기쁘다”며 “다른 팀도 다 잘했는데 우리가 참석한 팀 중 가장 멀리서 왔다고 준 것 같다”고 겸손한 수상소감을 밝혔다. 연기상을 공동수상한 정민영 군은 올해 처음 연극반에 들어왔지만 배우 못지않은 실력과 훤칠한 외모로 주목을 받았다. 정 군은 “원래 운동(축구)을 했는데 6개월 전 연극반에 들어왔다”면서 “연극반 아이들이 잘 도와준 덕분에 상을 받았다”고 공을 돌렸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서울공연예술고 공연예술단 ‘SOPA Dream’의 식전공연, 시상식 축하공연을 펼쳐 참석 학생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실용무용과의 댄스공연,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최종 3위에 오른 박혜원 양의 무대, 뮤지컬팀의 갈라쇼 등 화려한 무대가 이어지자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촬영하는 등 기성 연예인들의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청소년들의 언어가 보다 바르고 성숙하게 순화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더욱 노력하겠다”며 “본선 진출 작품들이 학교 현장에서 교육자료로 활용돼 아름답고 고운 우리말이 널리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상자 명단=△으뜸상(최우수) 부산정보고 영우 △버금상(우수) 강원 강릉여고 꿈별, 인천 사리울중 라온, 충남 합덕여고 blah-blah-blah, 서울방송고 글고운 △보람상(장려) 충남외고 Illusory, 경기 덕산고 액팅스쿨, 경기 정왕고 KARMA, 대구여상 난강연극반, 경기 함양중·함양여중·안의여중 The 말랑 △개인상(연기상) 충남외고 차진, 부산정보고 정민영, 경기 덕산고 송승연, 강원 강릉여고 김민경, 경기 정왕고 이동현, 대구여상 강유리, 인천 사리울중 박주연, 경남 함양여중 정은주, 충남 합덕여고 허수빈, 서울방송고 박예은 △지도교사상 박세환 부산정보고 교사
벌써 한 해가 저물고 있다. 덩달아 우편함이 손님맞이로 바빠졌다. 평소에도 하루가 멀다하고 증정 책들이 오는데 한 해를 마무리하는 동인지들이 몰려 있어서다. 오늘도 동인지 한 권과 개인 저서를 받았다. 절로 반가운 마음이 일지만, 한편으론 불쾌감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개인 저서를 받는 기분이 그럴 때가 있다. ‘그럴 때가 있다’라고 한 것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아서다. 대개는 친필로 ‘○○○님 혜존’과 함께 날짜, 저자명이 앞표지 다음 간지에 적혀 있기마련이다. 그것은 증정하는 이의 정성과 수고로움이 오롯하게 전해지는 일종의 정표이다. 다른 이들은 어떤지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그 책에 대한 살가운 애정이 생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그렇게 사인하며 증정해보니 보통 일이 아니다. 많은 시간과 수고를 내야 가능한 일이 책 증정이다. 저자에 따라 수하를 시켜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수고는 덜지 몰라도 그 정성이야 직접 쓰는 저자에 비해 턱없이 모자랄 수밖에 없다. 이 첨단시대에 좀 고루할지 몰라도 43권의 책을 펴내고 증정하면서 철저히 지켜온 원칙이라 할까. 그런데 오늘 받아본 책에는 아무런 사인도 없다. 동인지 같은 잡지야 그럴 수 있다. 딱히 ‘○○○님 혜존’이라 적을 간지 없이 만드는게 보통이기 때문이다. 앞표지 다음에 간지가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개인 저서하고 다르니 오히려 그것이 동인지의 당연한 증정 방식으로 보이기도 한다. 비단 오늘 받아본 책만 그런 것이 아니다. 종종 출판사에 의뢰해 수고를 덜고 편리를 추구한 증정이 있다. 특히 저자의 연배가 40~50대 등 아직 젊은 층인 경우도 있어 이맛살을 찌뿌리게 한다. 연로한 문인들도 직접 써서 증정하는 것과 자연스레 비교가 된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예절 잃은 증정의 그런 책들은 책장에 소중히 보관하지 않는 원칙을 나름 정했다. 딱부러지게 실천도 하고 있다. 애써 낸 책을 여러 문인이나 지인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저자의 마음이야 가상하고 고마운 일이지만, 막 뿌려대는 ‘찌라시’ 같은 느낌을 떨쳐낼 수 없어서다. 사실은 출판사에 의뢰해 일괄 증정하는 경우에도 얼마든지 예절을 갖출 수 있다. 받는 사람 이름까지 일일이 쓸 수야 없겠지만, 적어도 ‘혜존’과 함께 ‘○○○ 드림’ 정도는 라벨지든 또 다른 별지든 뭐든 이용하여 정성껏 보낼 수 있어서 하는 말이다. 지난 해 회갑기념 출판기념회에 온 하객들에게 그런 증정을 해봤다. 같은 책을 두 번이나 받는 것은 어이없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지난 봄 책 발행일 무렵에 받은 책인데 가을 다시 온 것이다. 심지어 1~2년 전 증정받은 책이 다시 오는 경우도 있다. 보냈는지 몰라 그런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어떤 의도가 있는지 알 수 없지만, 난감한 건 사실이다. 결국 그 중 한 권은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이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 책 한 권 내기는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십중팔구 기백 만 원에 이르는 출판비용 등은 다 그만두자. 원고지 수백 장 넘는 글을 써낸 그 세월에 겪는 창작의 고통은 어땠는지, 그런 걸 생각하면 책 한 권 펴내는 것이야말로 오싹 소름끼치는 일이다. 다시 하고 싶지 않은 일일 수도 있다. 그렇게 어렵사리 세상과 만난 책을 ‘처치’하려니, 그게 또 일이다. 평소에 글을 쓰면서 일이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지만, 책으로 나오면 달라진다. 그걸 증정하려면 ‘책 내는 것도 일’이란 탄식이 절로 터져나오니 말이다. 거기에 증정예절까지 운운해대니 좀 언짢게 생각할 문인들도 여럿 있을 것 같다. 그럴망정 책 증정에도 예절이 있어야겠다는 나의 생각엔 변함없다. 받는 이가 반갑게 미소지으며 덥썩 받아 주지 않는 책 증정은 또 다른 공해일 수 있다. 그야말로 책들의 홍수시대인 지금이다. 당신의 소중한 저서를 이메일이나 휴대폰 메시지로 오는 스팸 같은 그런 것으로 남게 하겠는가.
시절은 동지(冬至)를 지나고 있다. 동지는 어둠이 가장 깊고 가장 길고 가장 무겁게 드리운 밤이 방문하고, 어둠 속에서 우리는 두려움을 느끼며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척 팥죽 속에 새알을 건져 먹고 있다. 이 밤이 지나면 악귀 같은 어둠은 토끼꼬리 만큼씩 물러설 것이다. 야금야금 빛은 어둠을 살라먹고 조금씩 조금씩 빛을 더 많이 우리 곁으로 가져올 것이다. 팥죽을 먹으며 어둠과 빛은 계속해서 ‘영원회귀(永遠回歸)’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였다. 밀란 쿤테라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은 니체의 ‘영원회귀’의 이야기로 시작하고 있다.영원한 회귀란 신비로운 사상이고, 니체는 이것으로 많은 철학자를 곤경에 빠뜨렸다. 우릭 이미 겪었던 일이 어느 날 그대로 반복될 것이고 이 반복 또한 무한히 반복된다고 생각하면 이 우스꽝스러운 신화가 뜻하는 것은 무엇일까?/9P이 소설에서는 아무 것도 의미하지 않는 가벼움과 니체의 철학에 등장하는 영원회귀(永遠回歸)의 무거움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 자신을 운명이라고 믿는 여자를 부담스러워하며 끊임없이 다른 여자들을 만나는 가벼움을 상징하는 외과의사 토마시, 그를 끝까지 믿는 무거운 여자 테레자가 등장한다. 토마스의 연인이었던 사비나는 토마시처럼 구속받지 않는 개인주의를 신봉하는 예술가이다. 그녀 역시 가벼움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그녀의 연인 대학교수인 프란츠. 이 네 사람에게 가벼움과 무거움은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존재한다는 것이 체코의 정치적 상황과 함께 잘 드러난다. 사랑이 역사와 이데올로기 속에서 끝없는 갈등을 통해 거듭된다는 사실과 이것을 알기에는 오랜 시간의 방황이 필요하다는 것을 세월이 지난 뒤에 깨닫게 되는 것이다.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체코는 정치적으로 매우 혼란한 시기이다. 특히 ‘프라하의 봄’은 1968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일어난 민주자유화운동이다. 이 운동을 막기 위하여 불법 침략한 소련군의 군사개입사건을 포함하여 '체코사태'라고도 한다. 이렇게 무거운 정치 상황 속에서 가볍고자 하나, 가벼울 수 없는 외과의사 토마시는 자신을 운명적 사랑이라 믿는 여종업원 테레자와의 만남이 부담스럽지만 결국 무거움과 가벼움 속에서 그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그의 운명이다.소설을 읽으며 니체에게서 느껴지는 영원회귀(永遠回歸) 사상이 밀란 쿤테라의 글에서는 온전하게 발현되지 않는 듯하다. 오히려 서구적 시간의 화살, 한시성이 더 잘 드러나 보인다. 곳곳에 매력적 은유가 힘을 잃지 않는 대단히 훌륭한 작품이다. 특히, 토마시가 느낀 테레자에 대한 느낌이 압권이었으며,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마치 송진으로 방수된 바구니에 넣어져 강물에 버려졌다가 건져 올려졌다가 그의 침대 머리맡에 건져 올려진 아이처럼 보였다. 15P그의 곁에 있는 그녀의 존재가 참을 수 없는 우연으로 비쳤던 것이다. 도대체 그녀는 왜 그의 곁에 있는 것일까? 그리도 왜 그녀는 토마시의 침대라는 강변에 접안했던 것일까? 왜 하필이면 다른 여자도 아닌 그녀였을까?/364P가벼움과 무거움이 교차되는 경계를 넘나들며 사는 네 사람의 삶과 사랑을 생각하였다. 내 삶에서 가벼움과 무거움은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았다. 다시 칠흑 같은 어둠을 가진 밤과 마주한다. 동지의 밤은 깊고 어둡고 춥지만, 이것은 봄이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다른 이야기일 것이다. 어둠이 짙으면 밝아오는 아침은 더 찬란한 것이기에.『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테라(이재룡 옮김). 민음사, 1999
올해도 서서히 저물어 간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지식 올림픽인 노벨 과학상 분야에서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창의성을 길러주지 못하는 주입식 교육과 이공계 기피현상으로 인한 기초연구 분야의 우수인력 절대 부족, 기초과학 연구 홀대 등을 꼽고 있다. 또, 지식의 생태계가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 바탕은 유치원에서부터 초등, 중등교육에서 대학까지 이르는 시스템이다. 노벨상은 단 기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교육, 문화의 틀 속에서 이뤄진다. 대학 수준에서 외국 교수들은 한국 학생에 대해 "뛰어나고 성실하지만 스스로 시작하기보단 지시를 기다린다는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 학생들은 어려서부터 부모의 손에 이끌려 부모님이 이끄는 대로만 하던 습관이 배어 있어 자율학습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스스로 문제를 만들고 해결할 기회를 주면 우투커니 앉아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영재들은 타고난 영재라기보다는 기획된 영재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수시 모집 결과가 나오면서 중학교 3년을 지켜 본 학생들 중 일부 학생들의 대학이 결정됐다. 광양여중에서 휠체어를 타고 힘들게 3년간 학교를 다닌 한 학생이 서울대 역사관련 계열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이 소식을 듣고 그때 가르쳤던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린 결론은 선생님이 성실하게 잘 지도한 것은 사실이지만 결론은 "학생 스스로 독서를 잘했다"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우리는 교사의 가르침, 학원의 가르침을 강조했다. 그 이유는 얼마나 잘 가르쳤는가를 따지는 평가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창의성은 많은 내용을 체계적으로 잘 가르친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만들고 다양한 문제해결 방법 가운데 자신이 어느 하나를 선택하거나 자신만의 방법으로 집중해 해결해내는 힘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 일을 50년 이상 반복해야 가능하다. 노벨상 수상자들의 나이를 보면 그 답이 나온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제가 안풀리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추궁해내는 의지력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길을 가는 인재를 양성하려면 이제 선생님과 우리 부모님들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많은 것을 학교에서 선생님이 많이 가르치면 잘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또, 학생들의 재능은 생각하지도 않고 부모님의 기대치에 맞춰 교육을 시키다 보니 아이들이 쉽게 지치고 흥미를 잃게 된다. 그 결과 학교에서는 오후 시간이 되면 쉬는 시간인데 그 시간 마저도 엎드려 잠을 청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이같은 모습을 바꾸지 않으면 계속 피곤한 모습으로 학교생활을 보내고 세상이 외치는 유혹에 이끌려 가게 될 것이다. 창조는 과거의 언어가 아니라 미래의 언어이다. 부모님의 가치관에 의해 주조된 두뇌로는 미래를 개척하기에 힘이 든다. 지식이 폭발적으로 증대하고 너무나 세상이 빠르게 변하기 때문이다. 이에 지식의 생명이 짧아지고 있다. 이같은 변화의 시대에 맞는 교육 패러다임이 요구되고 있다. 아이들 개개인의 수준에 맞춰 스스로가 정하고 배우는 방법을 습득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꼭 교사가 가르친 방법이 영원히 최고는 아니다. 무엇보다 부모님이 바라는 법관, 의사가 되기를 원하기보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탐구를 통해 길을 가도록 지켜보는 인내가 요구된다. 때로는 이 과정에 실패가 따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배움으로의 길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자기의 길을 가도록 지켜 보면서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
현대오일뱅크 장학사업회(이사장 문종박)는 12월 22 오전 충남 서령고를 방문, 1, 2학년 학생 10명에게 총 5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번 장학금은 품행이 바르고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용기를 주고 면학분위기를 더욱 장려하기 위해 제공한 것이다. 이날 문종박 이사장을 대신해 장학증서를 전달한 김기문 부장은 꿈과 열정으로 똘똘 뭉쳐 성실한 자세로 공부하는 학생들을 높이 치하하고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공부해줄 것을 주문하며 명문 서령인의 자부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서령고 한승택 교장은 지역의 우수한 학생들을 위해 현대오일뱅크에서 흔쾌히 장학금을 기탁해 주심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번 장학금 기탁은 기업과 학교가 서로 협력하여 공생하는 길을 찾는 동시에 교육의 질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참고로 현대오일뱅크 장학사업회는 해마다 서산의 미래를 이끌어 갈 우수한 인재들을 선발해 장학금을 쾌척하고 있다.
자면서 자란다 김 구 연 무 배추는 앉아서 자라고 소나무 미루나무는 서서 자라고 제비랑 참새는 하늘을 날면서 자라고 우리 집 아기는 안방에 누워 자면서 자란다. 붕어 잉어는 헤엄치면서 자라고 고라니 사슴은 뛰면서 자라고 뻐꾸기 비둘기는 울면서 자라고 꾸러기 아이는 발버둥 떼쓰면서 자란다. 작품 감상 인천의 원로 아동문학가 김구연 선생이 33번째 저서 동시집 『그 바다 그 햇빛』을 펴냈다. 1942년 출생한 시인은 아직도 노익장을 과시하며 그 순수한 서정과 아름다운 동심을 잃지 않고 있다. 시인은 시집의 서문에서 ‘평생 기꺼이 해온 일이 두 가지가 있는데, 그 하나는 좋은 글을 선보이고자 하는 열망으로 글을 쓰는 일과 또 하나는 산(山) 사랑’이라고 했다. 첫 번째 것은 33권 책을 펴낸 그 결과물로 입증이 됐고 두 번째 것은 남한 일대의 웬만큼 알려진 산은 거의 다 올랐다고 하니 그것으로 유감없이 성취된 셈이다. 위 시는 아주 평범한 시어로 이해하기 쉽게 쓰인 동시이지만 조용히 음미하다 보면 간단하고 쉬운 시로만 여길 수 없는 오묘한 진리가 담겨 있다. 이 시에 등장하는 사물은 동물, 식물, 조류, 어류, 사람이 망라되어 있다. 산과 바다, 하늘과 땅에 터를 잡은 모든 생명체가 각자 자기의 본성대로 자기의 방식대로 자라고 삶을 영위해간다는 점을 아주 자연스런 어조로 노래하고 있는 것이 전부다. 소나무 미루나무가 앉아서 자란다면 어떻게 될까. 붕어와 잉어가 헤엄치지 않고 날아야 한다면? 제비랑 참새가 날지 않고 뛰어야 하고 고라니 사슴이 뛰지 않고 날아야 한다면? 모든 생명체는 자신의 방식대로 조물주로부터 부여 받은 고유한 능력을 소중하게 가꾸어가며 살아야 된다는 진리가 시 속에 담겨 있다. 교육학자는 지적한다. 우리 교육의 병폐는 물고기, 새, 동물을 일제히 출발점에 세워 달리기를 시켜서 우열을 가리는 방식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 시는 교육적으로도 좋은 시가 된다. 시인의 시 한 편을 더 읽으며 맺으려 한다. 지각대장 김구연 강변 오솔길 따라 학교에 오다가 산 벚꽃 너무나 하이야니 눈부시게 피어서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강변 오솔길을 따라 학교에 오다가 뽕나무 열매 오디 너무나 까맣게 익어서 나는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강변 오솔길 따라 오다가 강물로 날아들어 물고기 물고 나오는 물총새 만나 나는 정말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김구연 시인: 1942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1971년 월간문학 신인상에 동화 「꼴망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동화집으로 「자라는 싹들」 「마르지 않는 샘물」 동시집으로 「꽃불」 「빨간 댕기 산새」 등 다수. 새싹문학상, 세종아동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인천시문화상을 수상했다.
다사다난했던 병신년(丙申年)도 얼마 남지 않은 세밑 12월이다. 삭풍은 차갑게 대지를 훑어 푸른빛을 앗아가고 상록수와 내한성 작물만 짙은 녹색을 띠고 숨을 죽이고 있다. 해마다 이맘쯤이면 대학교수들이 교수신문에 국내 이슈와 사회문제를 빗대어 표현한 사자성어를 선정해 발표한다. 2015년 12월에 발표된 올해의 사자성어는 혼용무도(昏庸無道)였다. 나라 상황이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럽다 뜻으로 혼용은 고사에서 사리에 어둡고 어리석은 군주를 지칭하는 혼군(昏君)과 용군(庸君)을 합친 말로, 무도는 세상이 어지러워 도리가 없어진 현 사회문제의 책임을 군주 즉 지도자에게 묻는다는 말이다. 여기서 최근 몇 년간 선정된 사자성어를 살펴본다. 2013년도엔 도행역시(倒行逆施)였다. 이는 순리를 거슬러 행동한다는 뜻으로 국민의 기대와 달리 역사의 수레바퀴를 퇴행적으로 후퇴시키는 정책·인사가 고집되는 것을 염려하고 경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리고 이듬해 2014년에는 지록위마(指鹿爲馬)였다. 이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일컫는다는 뜻으로 얼토당토않은 것을 우겨서 남을 속이려 한다는 것을 빗대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국내외적으로 매우 혼란한 시기에 있다. 안으로는 분노한 국민의 촛불집회가 주말마다 참가 인원을 갱신해 12월 3일 6차 촛불집회는 232만 명을 넘어섰다. 그리고 12월 9일 헌정사상 두 번째 대통령이 탄핵을 받고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국외론 미국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어 예측불허의 정치경제 흐름 앞에 놓여 있다. 특히 나라 안으로는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 세대와 인간관계와 내 집 마련 꿈을 버린 사포 오포 세대란 말이 취업난과 부의 편중심화로 구직자와 직장인들의 절망하는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16년을 장식할 사자성어로 취업포털 사람인이 구직자와 직장인 1259명을 대상으로 올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를 조사한 결과, 구직자는 구지부득(求之不得·아무리 구해도 얻지 못함)과, 직장인은 구복지루 (口腹之累·먹고 사는 데 걱정함 )를 많이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흔히 지금 세태 직장인들 사이에서 말하는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것을 반영한 것으로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사회 현실이 희망보다는 어둠이 지배적이라는 것을 피력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렇게 몇 년간의 사자성어를 보면 어떻게 그해의 상황을 꼭 집어 놓았는지 탄복할 지경이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올해의 사자성어만 관심을 보였지 이 말과 짝을 이뤄 묵은해를 돌아보며 새해의 소망을 드러내는 희망을 주는 말엔 되새김이 별로 없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희망을 주는 말을 보면 2013년은 제구포신(除舊布新·묵은 것을 버리고 새것을 펼침), 2014년은 전미개오(轉迷開悟·번뇌의 혼미함을 벗고 열반의 갠 마음에 이름), 2015년은 정본청원(正本淸源·근본을 바로 하고 근원을 맑게 함), 그리고 2016년은 용비어천가 2장 후반부의 '곶 도쿄 여름 하나니(꽃이 만발하고 열매가 풍성하다)'였다. 이렇게 희망을 주는 말이 새해를 시작하여 연말을 장식했다면 정말 우리나라는 살기 좋은 나라가 되었을 것이다. 특히 2016년 꽃이 만발하고 열매가 풍성하다는 메시지는 천하 태평성대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삼아도 손색이 없다. 그런데 아쉽게도 그 꽃은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 1, 2항이 촛불 횃불로 타오르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면 다가오는 2017년 붉은 닭의 해 정유년(丁酉年)의 사자성어로는 어떤 것이 회자하고 있을까? 많이 추천되는 말로는 고진감래(苦盡甘來·고생 끝에 낙이 온다), 유지경성(有志竟成·뜻이 있어 마침내 이루다) 전도양양(前途洋洋·앞길이 크게 열리어 희망이 있음)이다. 어찌 되었든 모든 사람은 정의로운 나라에서 편안하며 걱정 안 하고 살기를 바라는 게 그 마음이다. 잠시 가슴을 쓸어내리며 밖을 본다. 창문 너무 횡덩그레한 운동장에 찬바람이 지나가며 나목을 흔든다. 교실 안 얇은 햇살을 받으며 아이들이 바둑알로 알까기 놀이를 하며 까르르한다. 그러던 중 한 녀석이 기분이 별로 안 좋았는지 "니가 뭔데 마음대로 하노" 하며 실랑이를 한다. 깜짝 놀라 그 아이를 쳐다보며 "그게 무슨 일이니" 묻자 "얘가 규칙도 안 지키고 제 마음대로 하잖아요" 한다. 아이들이지만 놀이도 그들 나름의 규칙이 있고 그것을 지키지 않을 때는 부당하다고 외치는 모습이 우리나라를 지켜갈 소중한 정의의 한 모습이어서 가슴이 따사롭다. 우리 개인 모두는 가정, 학교, 지역, 국가의 구성원이다. 진정으로 나라를 사랑하는 일은 객관적인 눈으로 안으로의 문제를 돌아보는 일이다. 자신이 속한 곳이 이익사회든 공동사회든 간에 그 안에서 갑질을 일삼은 일이 없는지 아니면 지금도 자신의 안위와 이익을 따지며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밖으로 보이는 국민의 마음을 모으는 촛불과 더불어 내 자신을 반성하고 겸허히 돌아보는 내면의 촛불도 밝혀야 한다. 역사는 언제나 반복된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반드시 희망과 기쁨이 있는 일이 온다. 어지럽고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마음으로 2017년 정유년(丁酉年) 새해를 덕담하는 좋은 사자성어가 처진 어깨를 올려주기를 기원해 본다.
“우와, 이게 얼마만의 모교 방문인가?“ 1975년 2월 고교를 졸업하였으니 무려 40여년 만이다. 오늘 내가 교실에서 만나는 학생들은 1학년이니 45년 후배가 된다. 정말 감회가 새롭다. 오늘 들어가는 교실은 고교 때 내가 공부하던 교실이다. 교사(校舍)의 형태는 바뀌었지만 골격은 그대로다.바로 어제 모교인 경기 수원고에서 있었던 ‘동문 초청 진로탐색의 날’에 특강 강사로 참가했다. 한 달 여전 총동문회의 행사 연락을 받고 자진하여 신청했다. 일종의 후배들을 위한 재능기부다. 내가 진로교육 특강에 참가해 후배들의 진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기 때문이다.모임 장소인 모둠학습실에 가니 모교 교감 선생님이 반갑게 맞이해 준다. 벌써 많은 강사들이 도착해서 상호 인사를 나누고 있다. 모교 졸업생 24회(1975년 졸업)부터 54회(2005년 졸업)까지 모였다. 모교 역사가 깊어 특강 강사의 나이도 30살 차이가 난다. 여기서 내가 24회이니 최고참이다. 벌써 세월이 이렇게 흐른 것이다. 오늘 참가한 사람들의 직업을 살펴본다. 중학교 교장, 교육청 사무관, 미술대학 교수, 은행 팀장, 세무사, 건축사, 사회적 기업대표, 스포츠 트레이너, 신문사 기자, 변리사, 경찰행정학과 교수, 소방사, 항공사 직원, 반도체 연구원, 중국 공립학교 교장, 뷰티 대표 등이다. 다양한 직업군이 모였다. 이들은 자기 분야를 소개하고 후배들에게 진로를 안내하게 된다.진로교육이 얼마나 중요한가? 문득 중학생 때 아련한 추억이 떠오른다. 당시 모교 출신 육군사관학교, 해군사관학교, 공군사관학교에 재학 중인 선배들을 만났는데 우리들은 선배들의 잘생긴 몸매와 멋있는 복장, 늠름하고 당당한 태도에 반하여 자기의 꿈을 사관학교 입학에 둔 중학생들이 많았다. 이렇게 선배들은 진로에 있어 후배들에게 큰 영향을 준다.수원고 이문주 교장은 “1학기 진로교육은 학부모 아버지의 도움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사회 각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동문들을 모셨다”며 “후배들은 명문사학에서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학업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직업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학생들과의 대화를 통해 모교에 대한 추억도 남겨달라”고 말했다. 나는 교육자로서 앞으로 초·중등교육에 진로 목표를 둔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했다. 말로만 하는 강의는 효과가 없기에 파워포인트를 새로 제작했다. 강사 경력 소개를 비롯해 초중등 교사 자격증 취득과 교원임용고시 안내를 했다. 그 뿐 아니다. 교원의 자질로 교직 적성과 국가관·사명감, 학생에 대한 사랑과 인내심, 행정 능력을 꼽았다.교직의 좋은 점으로는 젊음과 함께 하기, 가르침에 대한 보람, 국가공무원으로서의 자부심, 건전한 직장 문화, 퇴직 후 안정된 노후를 들었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동영상도 준비했다. 다행히 필자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EBS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가 유튜브에 있어 교육현장의 이야기와 교육의 보람을 미리 맛보게 했다.교원자격증 실물도 보여줬다. 초등교사 1, 2급 정교사 자격증, 중등 1, 2급 정교사 자격증(국어), 특수교사 자격증, 상담교사 자격증, 중등 교감 자격증, 중등 교장 자격증을 소개했다. 교사에 대한 열망은 있으나 실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는 10개 교육대학명을 안내하면서 도교육청 임용고시 경쟁률도 안내했다.특강 강사 수원대 이재복(58) 교수는 “우리의 미래 직업은 한반도가 아니라 전세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한대학교 정병수(38) 교수는 “학생들에게 형사 사법 분야인 검찰직, 경찰직, 교정직, 민간경비, 청원경찰 분야를 소개했다”며 “남들이 걷지 않은 분야를 개척하고 도전할 것과 미래 직업에 대한 동기부여를 한 것이 의미가 깊었다”고 소회를 피력했다.50분의 특강이 끝났다. 모교에서 감사의 선물로 준비한 커피세트를 받았다. 2017 학교요람을 보니 올해 66회 졸업식을 거행했고 졸업생 총수는 2만5000명이 넘는다. 모교는 1909년 일제 시대 구국을 바탕으로 설립된 애국·애족의 민족학교다. 모교 졸업생으로서 모교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으로 이번 ‘동문 초청 진로탐색의 날’ 특강강사로 섰다. 졸업생으로서 모교 강단에 특강 강사로 선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우리 후배들의 진로에 서광이 비치기를 기원한다.
12월 21일(수) 4, 5교시에 2017학년도 서령고총학생회를 이끌어갈 학생회장 선거가 송파수련관에서 있었다. 모두 세 팀이 출마하여 열띤 유세전을 치른 결과, 1번 장진호 후보가 2번 후보 이진혁 군, 3번 전병선 후보와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장진호 군이 총학생회장에 당선됐다. 러닝메이트는 김택형(2학년) 군과 성세현(1학년) 군으로, 김 군과 성 군은 앞으로 장진호 학생회장을 도와 1년 동안 우리 서령고 총학생회를 이끌어가게 된다. 장진호 당선자는 선거 유세에서 “학생들의 자율적인 의사가 전달되는 민주적인 학생회가 되도록 이끌 것"이라고 출마의 변을 말한 뒤, 학생복지 공약으로 "모의고사 실시일에 야간자율학습 폐지, 각 교실과 학생 식당에 휴지를 비치하여 학생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장진호 학생회장의 평소 카리스마와 리더십이 임기 동안에 꼭 실현되길 바라며 다시 한 번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광주 광일고 교사 박태용은 지난 5월 교사 6인(황경수, 주형탁, 이정은, 김윤화, 류세현) 및 임곡주민 4인으로 구성된 임곡마을교육공동체 씨앗동아리 ‘말랑말랑’을 결성해 활동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동네방네’라는 주제로 임곡중학교 학생들과 활동한 교육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체계적으로 마을과 함께하는 교육기회를 제공하고자 구성됐다. 6월부터 11월까지 주 1회 정도의 독서 모임을 통해 마을교육공동체에 대해 공부하며 학생들과 어떠한 활동을 할 수 있는지를 논의한 결과 '우리마을 골목지도 그리기', '꽃길 가꾸기', '마을 청소', '마을 캐릭터 만들기', '우리마을 설화 찾기' 등 6개 프로그램을 고안,금요일 7교시와 수요일 방과후 시간을 활용해희망 학생들과 함께 시범 운영을 했다. 이에 마을과 함께할 수 있는 교육활동을 찾자는 의견이 공론화돼 최초로 임곡마을교육공동체 회의를 여러 차례 진행했고, 이 회의에 참석한 임곡농협, 임곡동주민센터가 학교축제 및 체육대회 등 교육활동에 함께 참여함으로써 마을교육공동체가 지속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또한 학생들은 직접 마을 주변을 탐방하고 실측해 마을지도를 제작했다. 탐방과정에서 학교 주변에 어떤 기관과 상점이 있는지 알고, 기관의 역할 및 상권 조성과정을 토의하기도 하였다. 학생들이 직접 만든 지도는 커다란 현수막으로 제작해 낡은 건물을 꾸며 마을을 안내하는 새로운 곳으로 변모시키는 데 사용했다. 마을 캐릭터 만들기 사업에 참여했던 박서영(1-1) 학생은 "우리 마을이 감으로 유명하다는 사실을 마을조사를 하면서 알게 됐다"면서 자신이 만든 감캐릭터(감순이)가 마을 곳곳에 붙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마을 캐릭터 만들기 사업은 학생들에게 임곡마을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고,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미적 감각을 살려 디자인화하는 것으로 창의적인 발상이 돋보이는 교육방법이었다. 교육활동에 함께 참여했던 주민 성문식 씨는 "학생들과 함께 숲길, 농로를 다니며 쓰레기를 줍고, 다니기 불편한 곳을 정리하는 활동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생활의 지혜를 알려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을과 함께하는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자기가 사는 마을과 지역에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갖게 됐으며, 마을 어르신들과 만나는 기회를 갖게 됨으로써 예의와 인성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 마을교육공동체 ‘말랑말랑’의 가장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몇 해 전, 국회 연수국에서 실시하는 시민 의정연수를 받았다. 연수기간 중 국회 본회의장을 견학하는 과정이 있었는데 본회의장으로 이동하던 중 우연히 국회 잔디밭에서 무궁화를 보았다. 잘 가꿔진 나무들과 무궁화는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으며 대한민국의 입법부의 상징인 국회의사당내에 우리 꽃 무궁화가 심어져 있다는 게 자랑스럽고 기분이 좋았다. 빙긋이 미소를 지으면서 연수기간 내내 점심식사를 하러 오고 갈 때에도 무궁화를 쳐다보면 왠지 푸근하고 고향에 와있는 듯한 느낌이 들곤 했다. 어릴적 교정이나 고향집 뒤뜰이나 동네 어귀 곳곳에서 아름답게 피어나는 무궁화를 보곤 했었다. 하지만 교정이나 마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던 나라꽃이 우리들 마음속에 어떻게 자리 잡고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조금은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우리 꽃도 아닌 벚꽃이나 장미꽃은 축제까지 벌이며 야단법석이지만 무궁화는 후한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느낌이 든다. 초등학교 1급 정교사 연수를 받을 때 어느 교수님께서 나라 꽃 사랑하기를 통해 애국심을 길러야 한다며 열정적으로 강의를 하셨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 자신부터 대한민국의 초등 교사로서 과연 얼마나 나라꽃에 대해 알고 있으며 무궁화 사랑하기를 실천하고 있는가를 반성해보면 자신이 없다. 우리가 우리나라의 국화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어느 나라 사람들이 우리 꽃을 알아보며 아끼고 사랑할까? 활짝 핀 무궁화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일본의 역사왜곡 사건이 떠오른다. 36년 간 우리의 말과 글을 빼앗고 우리민족의 고유한 전통과 민족혼까지 짓밟았던 그들이 지금도 독도 문제 등 우리의 역사를 왜곡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그릇된 역사의식을 심어주고 있다. 영원히 피고 또 피어서지지 않는 꽃이란 뜻을 지닌 무궁화는 어려운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끈질기게 극복해온 우리 민족의 끈끈하고 질긴 민족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무궁화는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국화(國花)이며 우리의 민족혼을 잘 나타내주는 소중한 꽃이다. 따라서 무궁화는 함부로 대접받아서는 안 될 의미 있는 꽃이며 이 꽃을 우리가 어떻게 아름답게 가꿔 자랑스러운 존재로 만들 것인가는 우리 모두의 과제일 것이다. 그동안 무궁화는 애국가나 우표, 화폐 등을 통해 우리생활 속에 깊이 뿌리내려왔다. 특히 일제 강점기 남궁억 선생의 무궁화 심기운동이나 동아일보의 표제 등 무궁화를 통해 민족정기를 살리려했던 선현들의 깊은 뜻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진정한 무궁화 사랑의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첫째, 무궁화 선양사업을 위해서는 좀 더 아름다운 품종을 개발하고 공원과 가로수로 무궁화를 심어야 한다. 쉽게 볼 수 있는 집 앞이나 뒤뜰 또는 학생들이 자주 볼 수 있는 교정에 무궁화를 많이 심었으면 좋겠다. 둘째, 운동경기나 졸업식, 입학식 같은 각종 행사의 축하 화환을 무궁화로 하면 어떨까? 흔히 장미나 蘭을 많이 사용하는데 무궁화를 사용하면 좀 더 친근감이 생기고 나라꽃에 대한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전국의 축구나 야구 경기장 주변을 무궁화로 장식하면 외국인들에게도 우리의 국화를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고 우리 국민들도 나라꽃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해마다 독립기념관에서는 무궁화 분재 전시회를 열어 나라꽃 무궁화를 알리기 위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나라꽃을 통해 애국심을 기르고 진정한 무궁화 사랑하기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온 국민이 마음 속으로 무궁화를 아끼고 사랑하며 일 년 사시사철 나라꽃 사랑하기 운동을 벌였으면 좋겠다.
서울의 유명 사립대에 재학 중이던 최순실씨의 딸인 정유라의 학력(學歷)이 ‘중졸’로 격하된 현실은 개인 일탈과 한국 교육의 시스템 결여의 민낯이다. 물론 정유라와 최순실의 본인의 과실이 크지만 그 근저에 체육 특기자, 예·체능 선수들의 학사 관리를 소홀히 한 책임이 자리잡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번 사건의 여파로 차제에 체육 특기자와 예체능 선수들의 학사 관리를 엄격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시·도교육청에서는 ‘제2의 정유라’를 막기 위한 체육특기생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국가대표선발 대회나 전국대회에 출전하는 학생 체육 선수들에게 관대했던 기존 관행을 바로잡고자 출결석 관리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학교운동부 및 학사 운영 개선이 골자다. 특히 학교장의 책무성 제고와 학생 선수 학사관리를 매우 엄격하게 하도록 했다. 학생 선수가 대회에 참가하려면 단위 학교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심의를 얻도록 규정했다. 이에 따라 각 시ㆍ도교육청에서는 학교운동부 및 학사 운영 개선안에 따르면 학생의 결석일수(공결 포함)가 전체 수업일수의 3분의 1에 이르면 그때부터는 매번 결석(공결 포함) 때마다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학교장 승인을 받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훈련기관 등의 협조요청 공문이 첨부될 경우 학교장이 공결 처리를 해주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번에 정유라의 경우는 이마저도 허위 공문을 제출한 것으로 드러나 결국 수업일수 부족으로 출신고 졸업취소 처분을 받았다. 각 시·도교육청은 또 대회 참가 허가 절차도 강화해 ‘학교장의 허가를 받은 대회, 국가대표 훈련 등에 참가하는 경우는 출석으로 처리한다’는 학교생활기록부 지침에 따라 학교장이 학생의 대회 참가를 승인해주고 있는 현행 학사 관리를 앞으로는 종목별 협회가 아닌 대한체육회 차원의 승인, 보충수업 계획, 전국 대회 참가 제한 기준(종목별 연 2∼4회) 이행 등을 확인한 뒤 참가 여부를 결정토록 했다. 학생 선수 출전 승인 절차도 1단계 공문 접수, 2단계 학교장 확인, 3단계 학교장 승인, 4단계 참가신청서ㆍ학교장확인서 제출, 5단계 내부 결재 및 대회 참가 등으로 매뉴얼화했다. 아울러, 최저학력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학생도 대회 참가가 제한된다. 최저학력제 적용 학년은 초 4- 고 3학년이다. 적용 교과는 초ㆍ중학교는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5개 교과, 고교는 국어, 영어, 사회 등 3개 교과이다. 고교에서 수학과가 사회과로 대체된 데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는 중이다. 최저 학력 기준치는 소속 학교 당해 학연 일반 학생들의 교과별 평균 성적이다. 해당 학년의 교과 평균(초등 50%, 중 40%, 고 30%)에 미달하는 학생 선수는 교과별 기초학력 프로그램(최소 12시간∼최대 60시간)을 이수한 뒤 대회에 참가해야 한다. 학생선수의 수업결손을 보충하는 ‘이-스쿨’(e-school)이 올해 시범운영을 거쳐 내년에 전면 시행됨에 따라 최저학력에 미달하는 학생들은 이 시스템을 이용해 보충수업을 해야 한다. 학생 선수의 대회 참가 종목을 53개로 한정하고 대회 일수가 1~2일(육상 등 13종목)인 경우 연가 4회 이하, 3~5일(정구 등 31종목)인 경우 연간 3회 이하, 6일(테니스 등 11종목) 이상인 경우 연간 2회 이하로 제한하되, 체육고의 경우 1~5일의 경우 각 1회씩 가산하기로 했다. 학생 선수는 선수촌 등 학교 밖에서 훈련하는 종목의 관리도 더욱 철저해진다. 담당교사가 학생선수의 대회기간 및 참가현황을 경기협회에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일일훈련계획서도 직접 관리하도록 했다. 이번 각 시·도교육청에서 발표한 체육특기생 관리 강화 방안은 학생 선수 대회 참가 횟수 준수 및 최저학력제 적용으로 한층 학생 선수 학사 관리가 엄격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아쉬운 점은 국가 대표와 전국 대회 참가 학생들의 학사 관리만 규정했지 시·도대회 참가 학생들을 포함한 지역 대회 참가 학생, 지역 대표 선수들은 제한을 하지 않은 점이다. 따라서 시·도교육청, 지역교육지원청에서 세밀한 제한 규정을 수립, 공표해야 할 것이다. 이번 ‘최순실 게이트’와 ‘정유라 학사 농단’ 사태에 즈음해 우리 모두는 옷깃을 여미고 학생 선수는 으레 운동만 하면 졸업장을 주는 오랜 관행에 대해 다함께 깊은 반성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이런 선언적 규정만으로는 경쟁이 모토인 체육대회, 경기대회에서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물론 앞으로 교육부 차원에서 더욱 세밀한 제도와 규정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또 체육 특기자를 포함한 예술 분야(음악, 미술, 무용 등 포함) 등 예체능 선수 학사 관리 방안도 통합적으로 제시돼야 할 것이다. 학업과 예체능 연습과 출전이 함께 갈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거기에서 학사 관리의 엄정화가 출발해야 한다. 이번 정유라 학사농단 사태는 개인의 일탈과 사회조직 체제 기능 마비의 합작품이다. 안타깝기는 하지만, 우리는 21세기 세계화 시대를 함께 사는 지구촌 가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 중에서 요즘 항간에서 이번 사태에 빗대어 들리는 ‘그럼, 피겨 퀸 김 아무개 선수와 리듬체조 요청 손 아무개 선수는…?’에 대해서 합당한 대답을 할 사람이 있긴 있는 것인가? 고개 들고 당당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그에 대한 옹색한 변명은 ‘잘못된 관행은 빨리 고치는 게 낫다’인 것이다.
광주 광일고등학교(교장 조영운)는 동계 방학을 하루 앞둔 12월 15일 광주광역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 문상필 의원을 초청해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강연회는 지난 11월 30일 광일고 방송부 동아리 KIBS(Kwangil Highschool Broadcasting System) 학생들이 시의회를 방문해 교육문화위원회 문상필 의원을 인터뷰 한 후 감동을 받아 전교생들에게도 들려주고 싶다는 의견을 내 추진한 결과 이뤄졌다. 문 의원은 첫 눈 오는 날 첫사랑과 같이 설레는 마음으로 학생들과 가까운 곳에서 눈높이를 맞춰 대화하기 위해 단상을 내려와 학생들 속으로 들어가 대화하는 소박한 모습을 보였으며, 사단법인 패트롤맘 광주지부 소속 임원 3명이 함께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주었다. 장애라는 열등감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다가 열등감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초등학교 담임 선생님과의 화분에 얽힌 일화로 시작된 강연회는, 당초 오후 2시부터 1시간으로 예정돼있었는데 쉴 새 없이 이어지는 학생들의 뜨거운 관심과 질문 속에 오후 4시가 다 되어서야 마무리될 수 있었다. 줄탁동시(啐啄同時)를 예를 들어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하듯이 학생들 스스로도 미래를 설계해나가는데 있어서 끊임없이 밖으로 나오기 위해 쪼아대는 병아리처럼 자신의 틀을 깨고 나올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학년 임은경 학생은 학생 회장이라는 리더로서 겪었던 고민을 이야기하며 시의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자세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문 의원은 “내가 누구를 대변할 것인지, 내가 당당할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며 외부 환경적 요인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소신 있게 살아가는 삶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학생들에게 “각자의 삶에 대해 꿈을 가지고 도전하며 최선을 다해 설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전남대 간호학과와 성신여대 간호학과에 최종 합격 통보를 받은 3학년 이금희 학생이 지역의 대학과 수도권 대학 진학에 있어서 선택의 문제에 대해 질문하자 “부모님, 선생님 등 주변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본인이 가슴 깊이 원하고자 하는 삶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결정하라”고 조언했다. 1학년 선진권 학생은 “정치인이라 따분하고 지루한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친근한 동네 아저씨 같은 분이었다”며 “자신있게 미래를 설계하는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광일고 조영운 교장은 “첫눈 오는 날 반가운 손님으로 오신 문상필 의원님의 좋은 말씀들이 학생들이 멋진 미래를 꿈꾸며 힘차게 나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얼마 전 교직에 있었던 동료들과의 모임이 있었다. 필자의 경우, 지난 2월에 퇴직하여 은퇴생활이 1년이 다 되어 간다. 초등교사에서 출발하여 중등학교 교장 중임, 장학관까지 39년간을 교직생활을 했다. 이제 동료였던 교장들도 2월 퇴임을 바로 앞두고 있거나 조만간 퇴임을 맞이할 것이다.나는 국립 한국방송통신대학교 1학년에 입학하여 제2인생을 출발했다. 그러나 퇴직자들에게 나와 같은 이런 과정을 모두 권할 수는 없다. 평생교육 차원에서 새로이 대학에 입학해 공부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수월하지 않다. 학습 부담이 만만치 않고 학점을 이수하려면 부단한 공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퇴직한 교직선배 어떤 분은 ‘공부’는 더 이상하지 않고 있다. 대학 졸업하고 교직에서 40년 정도 학생들을 가르쳤기에 더 이상 책을 가까이 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 시간 여유를 즐기면서 스트레스 쌓이는 것은 피하는 것이다. 사람마다 은퇴 후 생활은 아마도 다르게 전개될 것이다.내년 8월 정년퇴임을 앞둔 동료가 걱정이 되는 지 은퇴 후 생활에 대한 조언을 요청한다. 은퇴 1년차이기에 노하우는 별로 없다. 다만 우리보다 20년 정도 앞서 가고 있다는 일본의 사례는 어느 정도 참고할만 하다. 우리는 이제 은퇴를 시작한 1955년생부터 1963년까지를 베이비부머 세대라고 하는데 일본은 단카이 세대(1947~1949년생)라 하여 우리보다 앞서 은퇴세대를 배출했다.일본특파원을 지냈던 매일경제 김웅철 기자의 '강력 추천 5대 행동강령'을 ‘예비 은퇴자들에게 주는 조언 5가지’로 재구성해 본다. 이 글을 처음 대하는 사람들은 다소 생소할지 모르겠지만 공감 가는 내용이 많아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다고 본다.첫째, 남편은 아내를 지역사회의 대선배로 받들어 모셔라. 남편들은 은퇴 전 직장의 최고참이었을지 모르지만 지역사회에서는 햇병아리다. 수십 년 간 지역사회에서 기반을 닦아놓은 아내를 대선배로 여기고 일상의 주도권을 아내에게 넘겨주어야 한다는 것. 은퇴한 남편은 가정에서 더 이상 서열 1위가 아니라는 깨달음이 필요하다.둘째, 지역사회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하라. 퇴직 후 외부와 단절하고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다가 우울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므로 쓰레기 분리배출에 참여하기, 애완견 산보시키기 등을 하면서 이웃과 얼굴을 익히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해야 한다. 성공적인 노후 생활을 위해서는 이웃과 가까워지려는 노력을 ‘의도적’으로 '적극성'을 가져야 한다.셋째, 은퇴 이전에 사회적응을 위한 ‘인턴십’을 가져라. 이런 준비 기간을 갖는 것은 성공적인 노후를 위한 좋은 방법이라고 소개한다. 은퇴 전부터 지역주민들과 미리 안면을 터놓거나 지역 동호회에 참여하는 등의 '인턴 기간'을 가지라는 것. 일본 전문가들은 이를 '프리 데뷔(Pre Debut)'라고 부르는데, 보통 퇴직 10년 전부터 시작하길 권고하고 있다고 한다.넷째, 지역사회 활동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집중하라. 많은 은퇴자들이 자신의 기호나 선호와 관계없이 지역 봉사활동에 의무적으로 참여하려 하는데 이렇게 하다보면 오래가지 못하고 오히려 기존 주민들과 충돌을 빚을 수 있다고 충고한다. 긴 호흡으로 시간을 갖고 지역사회에 합류하겠다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다섯째, 은퇴 신참들만의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미 지역에는 주민 모임이나 동호회 등 기존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다. 여기에 가입하여 활동하거나 더욱이 주도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기존 조직의 서열과 텃세를 말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의기투합하면 지역사회에 좀 더 수월하게 안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경기도내 초·중등교사들로 이뤄진 ‘경기교사 오케스트라(단장 서성환 용인 교동초 교사)’가 16일 오후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제7회 정기연주회를 열었다. 지난 2013년 창단한 경기교사 오케스트라는 음악을 사랑하는 교사 90명이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직 초등학교 교사의 아이디어가 서울시 우수정책으로 시행되고 상까지 받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정영찬(33) 인천간재울초(교장 김춘원) 교사는 서울의 유료 유적지, 박물관 등과 대중교통을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서울카드’를 제안한 결과 13일 서울시청에서 서울시창의상 창의제안부문 우수상(서울시장상)을 수상했다. 서울시는 정 교사의 제안을 받아들여 시내 랜드마크, 역사, 문화, 한류 콘텐츠를 담은 16곳의 관광지와 티머니 교통카드를 엮은 ‘디스커버 서울패스(Discover Seoul Pass)’를 올해 출시했다. 동시에 나온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은 평점 4.6(5점 만점)의 높은 평가가 나올 정도로 외국인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시는 "3만9900원권 구매로 15만 원 이상의 가치를 이용할 수 있다"는 문구로 ‘디스커버 서울패스’를 적극 홍보하는 중이다. 정 교사의 아이디어는 해외 유수 박물관을 돌아보며 교육에 접목시키려는 열정에서 출발했다. 평소 교육 콘텐츠를 만드는 일에 공을 들이는 그는 수시로 박물관, 전시회 등을 돌아보며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 지난 2012년에는 영국 ‘사이언스 뮤지엄’에서 버튼 하나만 누르면 물길에 따라 지형이 변하는 전시물을 보고 이를 착안한 자료를 만들어 한국교총 교육자료전에서도 지역 1등급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과학 유수대 실험에 사용하는 도구가 너무 무거워 운반하기 힘들고 실험결과도 한 눈에 보기 어려웠으나, 정 교사는 보다 가벼우면서도 습곡을 설명하기 좋은 쪽으로 개선했다. 이렇다 보니 부부동반 해외여행을 가도 유적지보다 박물관을 먼저 들를 정도다. 하지만 2만~4만원의 입장료 가격은 물론 성수기에는 입장권을 사기 위해 긴 줄을 서야하는 불편함 등이 늘 고민이었다. 그러던 중 여러 유료 관광지와 대중교통을 묶은 관광용 패스가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무릎을 탁 쳤다고 한다. 정 교사는 "패스를 구입하면 대중교통을 어디서 어떻게 이용하면 되는지 알려주는 관광지도까지 함께 줘 한층 편리하게 박물관을 이용할 수 있다"며 "패스 덕분에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 교사는 이런 편리한 관광용 상품이 우리나라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곳 중 하나인 서울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곧바로 제안해 상품 출시까지 이끌었다. 그는 이런 내용을 수업에도 연결시키고 있다. 6학년 2학기 사회 단원 ‘세계 여러 지역의 자연과 문화’를 가르치면서 ‘여행가이드’ 통합수업을 진행하는데 여기서 이번 정책 사례를 아이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그는 "아이들에게 여행지를 골라 비행기, 숙박, 관광지, 박물관, 맛집 등을 직접 짜보게 하고 해당지역에서 편리한 것은 무엇이고 불편한 점은 무엇인지 발표하게 한 후 정책 제안까지 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사는 현재 한국교총 대외언론활동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지난 9월 비 아세안 국가로는 서울에서 최초로 개최된 ‘제32회 한아세안 교육자대회(ASEAN Council of Teachers)’ 때는 교육부 부스 운영을 지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