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7,567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경기도교육청이 고교 야간 자율학습 폐지를 유도하기 위해 내년부터 초과근무를 제한하려 한다는 소문에 일선 교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공문이나 명확한 지침이 나오진 않았지만, 교육청 주관의 각종 정책설명회 등을 통해 '야자 지도 명분의 초과근무는 안 된다'는 방침이 구두 전달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은 일선 교원 뿐 아니라 교육청 등에 근무하는 교육전문직 사이에서도 나온다. 이런 소문이 확산되면서 일선에서는 학교에 남아 공부하길 희망하는 학생에 대한 도서관 개방을 허용하겠다던 교육청이 뒤로는 지도 교사에 대한 수당 지급 근거를 차단해 사실상 폐지를 강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도교육청 교원정책과 관계자는 1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소문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고 정확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선생님이 업무로 인해 학교에 남으면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하는 게 당연하다"면서 "초과근무 명령을 내리는 건 학교장 권한이기 때문에 도교육청이 못하게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고교교육정상화팀 책임자 역시 "초과근무는 학교장이 결정할 사항이지 우리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선 교원들은 걱정을 떨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발 물러서기는 했지만 교육감이 워낙 야자에 대해 부정적인데다, 최근까지도 관리자 대상 연수나 정책설명회 등에서 야자 지도·감독을 위한 초과근무는 할 수 없다는 취지의 안내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 A고 교사는 "최근 도교육청 연수에 다녀오신 분들이 앞으로는 야자 감독 시 초과근무수당 신청 못하게 된다고 했다"면서 “이말 저말 다르니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B고 교감은 "출처가 명확하진 않지만, 관리자들 사이에서 초과근무수당 신청이 어려워진다는 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야자 하겠다는 학생을 누가 어떻게 관리할 지를 두고 학교 내부는 물론 학부모와의 갈등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2014년 9시 등교 논란 때처럼 수시보고, 컨설팅 등 우회적 압력 수단이 동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C고 교감은 "이제는 거의 모든 학교가 9시 등교를 하고 있지만, 추진과정에서 따르지 않는 학교에 대해서는 매일 보고를 요구하는 등의 압박이 있었다"면서 "교육감이 학생의 야자 참여를 막기 위해 저녁 급식도 못하게 하려 한다는 말이 있는 마당에 그런 일이 반복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게 현장의 걱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 서령고 동문회 강경서 회장(25기)은 12월 13일 한승택 교장을 찾아 모교 후배들을 위해 써 달라며 장학금 200만원을 기탁했다. 이에 한승택 교장은 "현대오일뱅크 서령고 동문회의 장학금 기탁은 우리 서령의 자랑스러운 전통이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야할 것"이라며 "장학금으로 본교 후배 양성을 위해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충남 서령고(교장 한승택)는 12월 14일 오전 11시부터 12시까지 교내 송파수련관에서 충청남도교육감 특강을 개최했다. 이번 특강은 맹정호 충남도의원, 문경상 장학사, 최일성 학부모회장, 유병란 자모회장 등을 비롯한 지역 인사와 서령고 교직원, 학부모, 학생 등 4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본격적인 특강에 앞서 서령고 한승택 교장은 수시 및 정시준비에 여념이 없는 고3 학생들을 격려하고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강의에 참석한 학부모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 충남교육 발전과 미래 인재 양성에 불철주야 헌신하고 있는 김지철 교육감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표했다. “교육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는 주제로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강연에서 김지철 교육감은 목표를 이루는 데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고 강조하며 마라톤을 예로 들었다. 마라톤은 반드시 정해진 코스대로 뛰어야 하지만, 인생이란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선 뒷길과 샛길 등 자신의 적성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수업에 있어서는 질문이 살아 있는 교실, 행복한 교실 만들기를 거듭 강조했으며, 학부모들에게는 작은 행동으로 자녀들에게 애정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전수했다. 또한 듣는 교육감, 소통하는 교육감이 되겠다고도 강조했다. 김지철 도교육감은 부모로서의 입장과 교육자로서의 관점을 두루 통합한 참교육의 방향을 제시하며, 그간 기성세대가 신봉했던 교육의 속도나 성적지상주의보다는 인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밖에도 진로교육과 사교육을 절감하는 방법으로 철저한 독서를 들었다. 독서는 평생을 두고 실천해야할 가장 중요한 자기화의 과정이며 인생을 성공으로 이끄는 첩경이라고 전했다.
1. 석도항 도착한국해양재단 주관으로 해상왕 장보고 유적지 답사를 다녀왔다. 오랜 항해 끝에 도착한 곳이 석도항. 오늘날 안전하고 큰 배로도 13시간이나 걸리는데, 돛단배 수준의 작은 배 한척으로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중국 땅에 도착해 한국인의 기상을 떨쳤던 장보고 대사의 위대함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몇 해 전, 텔레비전으로 방영되었던 '해신(海神) 장보고'가 생각났다. 해신이란 용어는 역사를 왜곡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학생들에게 21세기의 새로운 모델로 제시한다는 의미에서 바람직하다는 남무희 국민대 교수의 말에 많은 공감을 했다. 산둥반도는 강태공과 공자의 고향으로 중국을 알려면 먼저 산둥반도부터 알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국 내에서 매우 유명한 곳이라고 했다. 산둥성은 남한의 1.6배이며 중국의 1.6%를 차지하고, 2008년 GDP가 10%(중국에서는광동성에 이어 두번째)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고 하니 위상을 짐작할 수 있었다. 또한 자장면의 원조(元祖)로 ‘인천에서 닭이 울면 산둥성에서 들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다.2. 봉래각, 등주수성, 고선박물관둘째 날의 일정은 봉래각, 등주수성, 고선박물관을 견학하는 것이었는데 한 코스를 보기 위해 3~4시간씩 버스로 이동하면서 중국 영토의 광활함을 실감할 수 있었다. 봉래라는 이름은 옛날 신선들이 살았다는 전설 속의 바다 가운데 있는 산의 이름이라고 했다. 이곳은 8명의 신선이 바다를 건넌 곳이라고 한다. 남 교수님의 말씀에 의하면 이것은 도교의 영향이었으며 봉래각은 송나라 때 만들어지고 청나라 때 복원되었으며 당나라 때는 ‘등주’라고 불렸다고 한다. 봉래산은 진시황이 장생 불로초(長生 不老草)를 구하기 위해 찾았던 산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불로초를 먹고 진시황이 56세에 수은 중독으로 사망했다는 것이다. 등주수성은 왜구 격퇴의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며 한반도 침략 시 이 곳을 이용했다고 한다. 당시 산둥 연해의 군사 6만 명 중 이곳에만 3000명 이상이 주둔했고 명나라 말 왜구 격퇴에 큰 공을 세웠던 척계광도 바로 이곳 등주 출신이란다. 등주 고선박물관(古船博物館)은 1990년 완공된 옛 선발 전문 박물관으로 등주 수성의 입구에 있으며 통나무 배, 용선(用船), 차륜선, 모래선 등 여러 배들의 모형들이 전시돼 있었다.3. 순마갱, 고차박물관 견학 및 태산 등정순마갱에서는 평소 말을 좋아하던 제경공이 순장한 600여 마리의 말 중 108마리가 출토됐다고 한다. 고차박물관(古車博物館)은 중국 고대의 차량이 진열된 곳으로 중국 차량의 발전상과 제조기술을 알 수 있었다. 32필의 말과 10대의 마차가 1990년 임치에서 제남을 거쳐 청도로 가는 고속도로 공사 중 발견된 곳이다. 물산이 풍부한 산둥성의 경제적, 군사적 성격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라고 한다. 태산은 1984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이다.‘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는 시조에서 태산은 굉장히 높은 산 인줄 알았는데 실제로 와보니 그렇게 높지는 않았다. 태산을 오르기 전, 남 교수가 정성들여 만든 태산 등정 유인물 자료가 많은 도움이 됐다. 버스 30여분, 케이블카를 10분 정도 타고서 산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고소공포증이 있다는 한 여 선생님은 케이블카로 올라가면서 산 밑을 내려다보고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놀라운 것은 이 높은 산 위에도 온갖 사찰과 수많은 시설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태산에 있는 사찰에는 향을 피우고 복을 기원하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부부 간에 서로 화목하고 행복하게 살라는 뜻의 부부열쇠 꾸러미가 많이 있었다. 태산 등정을 마치고 양사언 선생에게 화답하는 남 교수의 시 한수가 참 재미있었다. ‘태산이 높다 하네 양선생 와봤는가.우리는 왔다 가네 케이블카 두둥실.정상을 오르고 보니 공자 마음 알겠네. ‘ 양사언은 사실 태산 등정을 하지 못했는데 우리 답사단은 케이블카를 이용해 아주 가볍게 올랐다는 생각을 해보니 양사언 선생에게는 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4. 강태공 사당, 제나라 역사박물관, 청주 박물관강태공 사당으로 이동하면서 조선족 가이드의 설명을 들어보니 지금까지 낚시꾼으로만 알고 있었던 강태공이 주나라의 군사가로서 제나라 제후에 봉해졌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강태공은 139세 까지 살았다는 기록이 있으며 강태공 셋째 아들의 묘인 부조전이 있었다. 고대사를 전공한 김덕원 명지대 교수에 의하면 이곳에서 대한민국 부씨 종친회가 열렸다고 한다. 제나라 역사박물관은 춘추 전국시대 패권을 다투었던 일곱 나라 가운데 제나라의 형성 발전과 흥망을 보여주는 300여점의 유물과 다양한 자료가 전시돼 있었다. 청주 박물관은 1959년 건립된 종합 박물관으로 중국의 현급 박물관 가운데 가장 으뜸으로 손꼽히며 도자(陶瓷), 서화, 석각(石刻), 불상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버스로 이동 중 KBS 신년 스페셜 5부작 최인호의 다큐 로망 '해신 장보고'를 시청했다. 역시 장보고는 당대 최고의 무역상이며 21세기 세계로 미래로 나아가야 할 젊은이들에게 삶의 방향과 큰 꿈을 제시해준 위대한 인물이었다.5. 성산두, 적산법화원, 장보고 기념관성산두는 중국의 가장 동쪽에 있는 해안 절벽으로 제일 먼저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진시황이 이곳을 세 차례나 찾아와 관련된 유적이 곳곳에 남아있었다. 금년 5월에 호운각(好運角)이란 명칭으로 바뀌었는데, '손님들에게 복과 행운을 주는 곳'이란 의미라고 한다.중국이 고조선을 공격할 때 여기서 출발했다는 설명을 들을 때는 씁쓸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드디어 이 번 여행의 가장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적산법화원을 견학했다. 적산법화원은 산둥 지역 신라인의 교화(敎化)와 항해의 안전을 기원하고 신라에서 당으로 들어오는 신라인들의 사교처로서의 기능을 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하던 곳이었다고 한다. 또한 신라어로 법회(法會)를 열었다고 하니 장보고의 영향으로 당시 신라인들은 큰 자부심을 느꼈을 것이라는 추측도 해보았다. 장보고 기념관과 기념탑을 견학하고 느낀 것은 국제화, 세계화 시대에 장보고는 우리들에게 위대한 세계시민이 되는 길을 알려주었는데 그것은 바로 모든 길이 한국으로 통하도록 우리의 국력을 더욱 신장시키고 글로벌 마인드와 감각을 키워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조선(造船)은 세계 1위, 해운(海運)은 세계 5위라고 한다. 세계 13위의 경제대국이 된 것도 또한 해양강국이 된 것도 그 밑바탕에는 해상왕 장보고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확신한다. 장보고의 해양 경영 활동이 해양 모델로 제시돼야 해양 강국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그리고 장보고의 업적과 활동은 21세기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는데 교훈으로 삼아야겠다는 확신도 들었다.6. 귀국5일간의 빡빡한 여행 일정을 마치고 승선을 했다. 여행은 사람들을 가장 빨리 친밀하게 만드는 것 같다. 각 지방에서 올라온 낯선 선생님들은 어느 새 친해져서 밤새도록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배안에서 또는 갑판 위에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유명한 시인 두목(杜牧)은 '번천문집'에서 장보고를 인의(仁義)의 사람이며 개인보다는 국익을 중시한 동이(東夷)의 영웅으로 극찬했다고 한다. 신라 김부식은 중국의 기록이 없었다면 장보고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였다고 하니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장보고는 모반을 꿈꾸다가 반역자로 몰려 암살당한 인물이라는 왜곡된 평가가 있었다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 장보고 유적지 답사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장보고는 당시 골품제의 한계를 극복한 창의력과 추진력, 개척정신을 가진 인물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노예로 팔려가는 신라인을 긍휼이 여기고 해적을 소탕하기 위해 청해진을 설치할 정도로 측은지심과 의협심이 있었고, 세계 물류의 허브를 장악한 훌륭한 해양 경영자로서 오늘날 글로벌 CEO에 해당되는 인물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또한 법화원을 설립해 신라인의 사교를 돕고 승려와 절을 지원한 종교개혁가였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동북아시아의 해상을 장악해 한·중·일 삼국의 무역을 주도하며 한반도를 국제 무역과 물류의 중심으로 일으켜 세운 해상왕 장보고가 그랬듯이 세계 속의 '파워코리아'를 만드는데 일조해야겠다.
지인으로부터 녹나무 한 조각을 선물 받았습니다. 오랜만에 보이차를 마시러 간 벗의 차실에는 못 보던 탁자가 놓여 있었습니다. 자주 오시는 할머니들께서 오래 앉아서 차를 마시기 불편해 하시기에 의자에 앉을 수 있도록 다시 차실을 꾸몄다고 하십니다. 탁자를 만든 목공이 몇 백 년 된 녹나무 몇 조각을 선물로 주고 갔다고 하시며 보여주셨습니다. 은은한 녹나무 향기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커다란 녹나무는 일본 지브리 스튜디오의 대표적인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이웃집 토토로’ 첫 장면으로 제시됩니다. 시골 마을로 이사 온 자매와 신비로운 숲의 정령 토토로의 만남을 따뜻하고 아름답게 그린 애니메이션입니다. 착한 자매인 사츠키와 메이가 시골로 이사한 이유는 아픈 엄마 때문입니다. 병원에 입원한 엄마가 퇴원하고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이사를 한 것입니다. 집을 감싸고 있는 어마어마하게 큰 녹나무가 인상적인 낡은 집에서 아이들은 무척 행복해 합니다. 그 아름다운 나무에는 정령 토토로가 살고 있고, 순수한 아이들은 그 나무와 나무의 정령 모두와 교감하는 것이 당연해 보였습니다. 가슴 가득 초록이 물결칠 것 같은 녹나무 한 조각을 들고 마치 내가 토토로의 숲으로 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바짝 말라있던 녹나무에 헝겊에 물을 묻혀 발라주었습니다. 갑자기 죽은 듯 보이던 나무가 세포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자기 속에 감추어 두었던 향기를 터뜨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라고 합니다. 말라붙은 나무 조각도 물과 접촉하는 순간 세포막 귀퉁이를 열어 생명수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죽은 듯 보이는 것도 생명수와 접촉하는 순간 다시 살아있는 삶의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녹나무는 자기 속에 있던 수많은 세포 속으로 물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 숨겨진 수많은 미생물들에게 공급합니다. 광합성 하는 나무로서 생명작용을 잃었지만 녹나무는 아직도 많은 다른 것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할 터전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나무만이 아닐 것입니다. 우리 몸도 단순하게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세포는 수많은 미생물과 네트워크를 이루고 접속하면서 진화해왔습니다. 즉 나의 몸은 나만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습니다. 미생물의 터전이며, 그 미생물과 공존하고 있습니다. 우리 몸은 미생물들의 생활 터전입니다. 우리 몸은 수많은 외부 미생물의 활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교류하며 소통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최근 사스를 비롯한 콜레라 등의 병원균에 대해 지나치게 민간하게 반응해 온 것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말하고 미생물 학자 이재열은 말합니다. 그는 우리 몸 미생물 이야기에서 우리 몸은 많은 외부 미생물과의 소통을 통해 진화해왔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존재인 미생물을 하나의 생명체로 인정하고, 이제까지 알려진 과학과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 몸과 관련된 미생물의 세계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미생물에 대한 홀로코스트 시대 - 요즈음 시중에는 침대, 이불, 소파, 칫솔, 노트, 방향제, 가습기, 에어콘 등 무수한 항균, 살균 제품들이 많이 나와 있다. 그 제품들에 대한 텔레비전이나 신문 광고에는 어김없이 현미경으로 본 무수한 미생물들이 혐오스럽게 등장한다. 그 혐오스러운 모습은 현대인들을 전율케 만든다. 미생물들에 대한 악마의 신화가 창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광고들은 무의식 중에 소수의 미생물을 제외한 대부분의 미생물들은 인간의 적이며, 그러한 미생물이 없는 주거환경을 만드는 것이 인간에게 이롭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사람들은 미생물이 없는 ‘위생적인 주거환경을 꿈꾼다. 그리고 그 실현방법은 미생물에 대한 홀로코스트이다. 『우리 몸 미생물이야기』, 이재열 지음, 우물이 있는 집, 2004 ‘인간에게 유해한 미생물은 1%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하면서 대부분의 미생물을 몰살시키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인간에게 유해하다고 믿는 것은 잘못됐다고 합니다. 미생물은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야 할 벗인 것입니다. 빈대 잡기 위해 초가 삼 간 태울 수 없는 것입니다. 어리석게도 가습기 속의 균을 죽이기 위한 그 물질은 우리의 생명도 위협했습니다. 미생물을 죽이는 것은 그 미생물과 함께 공존하는 우리도 죽일 수 있다는 단순한 사실을 왜 몰랐을까요? 아니면 눈과 귀를 막고 모른 척하였을까요? 의문입니다.서로의 공간을 존중하고 함께 더불어 사는 것이 결코 미생물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든 것이 이러합니다. 내가 사는 공간만 소중하다고 다른 것을 배척한다면 이것은 다시 되돌아와서 우리를 위협합니다.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의 고유 영역인 작은 빵집, 학교 앞 작은 문구점, 동네 떡집, 구멍가게 등에 손을 댄다면 당장 먹는 곶감은 달 것입니다. 하지만 다양성이 사라진 우리 경제가 과연 건강해질까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건강한 중소기업들이 우리 혈액 속에 백신처럼 사회 구석구석을 건강하게 하는 것을 잊고 있었던 것일까요? 미국국립보건원(NIH)은 2007년부터 ‘인체 미생물 군집 프로젝트’를 세계 80개 연구소와 함께 벌이고 있습니다. 5년간 약 2000억원을 들인 이 사업의 목적은 사람 몸에 살고 있는 미생물의 유전자 정보를 해독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우리 몸의 미생물은 1만종에 이른다고 합니다. 현재까지 연구결과를 보면, 사람의 몸에서 가장 다양한 종류의 미생물이 사는 곳은 큰창자로 세균 수가 무려 4000종이라고 합니다. 사람의 몸은 이렇게 수많은 미생물이 사는 새로운 생태계입니다. 그 생태계의 주인이 과연 인간이 될 수 있을 지도 의문이 됩니다. 내 속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수많은 미생물과 함께 내 몸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자기 것으로 여겼던 내 몸도 내 것이 아니듯 세상의 모든 것은 내 것이 아님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그저 잠시 내가 빌려서 함께 사용하는 모든 것을 정갈하게 그리고 소중하게 사용하고 곱게 돌려주고 미련 없이 떠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책상 위의 녹나무는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은은한 향을 품어냅니다. 저에게 반가운 벗을 만나듯 세포를 열어 저와 소통합니다. 저 역시 그네의 향을 폐 속 깊숙이 호흡하며, 제 속에 있는 수많은 미생물들과 공유하는 사이 겨울밤은 저절로 깊어갑니다. 행복한 밤 되십시오.
우리는 운명 속에서 태어나 이 세상을 살아간다. 왜 운명인가? 내 자신의 생각, 의지로는 전혀 바꿀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나쁜 운명 속에 태어났다고모든 사람들이 불행하게 인생을 살아가는 것일까? 이는 결코 아니다. 문제는 자신이 지금까지 소중히 여긴 것은 무엇인가이다. 보통 사람들은 대학입학시험점수,고등학교석차,리더십경험,운동실력등을중요하게 생각하기에 부모들도 이것을 자녀들이 얻을 수 있도록 많은 투자를 한다. 그러나 가장중요한것은‘그릿’이다. 이는 불굴의의지,투지,집념등을의미하는단어다. 인간은 누구나 삶의 과정에서실패와역경,슬럼프를경험하게 된다. 그렇지만 이러한 어려움을 모두 극복하고뛰어난성취를이룬사람에게서보이는공통점이있는데 바로 이 '그릿'이다.성공하는데는물론 타고난 재능이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하지만 재능을 발견하는 일도 그렇게 쉽지 않다. 노력하지않는재능은발휘되지않는잠재력일뿐이다. 자신이 가장 노력한 것이 무엇인가 지금 스스로 찾아보면 좋겠다. 끈질긴 노력은재능을기량으로발전시키는동시에기량이결실로이어지게해준다. 그러면 어떻게그릿을길러낼수있을까?먼저 관심을 갖는 것이다. 네가 하루에도 많은 수업을 하지만 관심이 없으면 하루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갈 때 머릿속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어느 것도 단 한번으로 성취되는 것은 없다. 그래서 내용을 기록한 후 연습에연습을 거듭하는 것이다. 이렇게 연습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 어려운 과정이지만희망을 안고 계속 노력하는 것이다. 이네가지심리적자산을이용하면자신의내부에서그릿을잘 키울수있다. 관심사를분명히하고,질적으로다른연습을하며,높은목적의식을갖고,희망을품으라는것이다. ‘열정’은어느순간에갑자기찾아오는것이아니라발견하고키우는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부모나 교사가 규칙을 잘 지키면서 엄격한 생활을 하도록 지도해 준 기억이 있다면 행복한 경험을 한 것이다. 이는 바로‘내면이강한아이’를기르는교육이다.그러나 만일 어느 누구도 마음대로 하고 싶은대로 놓아주고 잘 못해도 아무 지적도 하지 않는다면 결코 좋은 환경이 아니다. 관심을 갖고 지켜보면서 사랑하고존중해주는동시에기대와요구를 하는 것이 좋은 어른이다. 자신이영향을받은롤모델이부모라고말하는자녀들은 행복의 출발을 할 가능성이 높다.부모가모범을보이면자녀또한그릿을가진사람으로성장할가능성이높기 때문이다.
8월 1일 흐린 하늘을 이고 교통지옥, 빌딩 숲이라고 불리는 뉴욕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9시 반을 넘긴 시각 왼쪽으로 뉴저지 시를 끼고 오른쪽으로 자유의 여신상을 보며 맨해튼 중심부로 접어든다. 고개를 들어야만 볼 수 있는 하늘, 쉴 사이 없이 이동하는 옐로 캡을 보며 영화 제5원소의 한 장면처럼 공중 이동수단이 필요한 도시가 바로 여기이다. 이곳 맨해튼 중심부는 세계의 부자들만 사는 곳이다. 침실 한 개가 11억 정도라 하니 서민들은 올려다보기 힘든 곳이다. 2001년 9.11테러로 붕괴한 세계무역센터를 지난다. 지금도 생생한 여객기의 빌딩 충돌장면과 그 충격으로 무너져 내리는 지옥 같은 상황. 정말 떠올리면 가슴이 멍하다. 이제 그곳에는 그날의 처절한 아픔을 상징하는 기념물과 598m의 새로 생긴 프리덤 타워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리버티 섬의 자유의 여신상을 보러 가는 길. 배 출항 시각이 일러 맨해튼 중심부의 뉴욕증권거래소 앞으로 걸음을 옮긴다. 그곳에는 유난히 빛나는 뿔을 가진 황소상이 유명하다. 이 황소상은 미국 뉴욕증시가 세계증시인 만큼 그 중요성을 상징하는 의미지만 뿔을 만지면 부자가 된다는 속설에 벌써 많은 중국 관광객들이 뿔을 잡고 기념촬영에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이럴 때는 순서를 기다리기보다 염치 불구하고 밀어붙이는 사람만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하지만 꿩 대신 닭인가? 그렇게 하지는 못하고 뒷다리 사이에서 민망한 부분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한다. 그리고 아래로 고개를 돌리자 미국 최초 정부이며 국회의사당 건물이 보인다. 이곳은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취임선서를 한 곳으로 그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미국의 자존심이 처음 뿌리를 내린 곳이다. 드디어 11시 30분 배에 오른다. 출발지가 서서히 멀어지자 맨해튼은 빌딩들이 물 위에 떠 있는 섬 같다. 자유의 여신상이 점점 가까워진다. 오늘 그곳에 오를 수 있는 행운을 차지한 약간의 사람들이 리버티 섬에 보인다. 맨해튼에서 멀어질수록 조망권은 더 넓어지고 물 위에 비친 빌딩 숲은 그림처럼 아름답다. 사람의 지혜가 만들어낸 인공의 건축물이 자연과 조화를 이룬 모습으로 야경이 멋진 곳이다. 저 빌딩 숲속에는 세계의 금융과 상업의 관심이 시간처럼 흐르고 있다. 오후 1시경 맨해튼 중심가에서 점심을 먹는다. 한인이 운영하는 식당으로 별로 넓지 않은데 한 달 월세가 3000만 원이란다. 우리에게 전세란 개념이 있지만 미국에는 없단다. 그래서인지 화장실도 남녀공용 딱 하나뿐이다. 오후 일정은 센트럴파크에 인접한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시작된다. 박물관에 들어서자 진기한 전시물들은 강대국의 약소국에 대한 침략과 강탈의 흔적임을 암시한다. 이집트관이 흥미롭고 다채롭다. 이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맨해튼에 건물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오늘 밤 주 관심사는 타임스퀘어를 걸어보고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보는 일이다. 타임스퀘어를 가는 길은 인파 그 자체다. 퇴근 시간이라 더 혼잡하다. 볼거리도 다양하다. 속옷만 입고 보디페인팅을 한 여성, 유명한 영화 주인공으로 분장하여 기념촬영을 하며 팁을 요구하는 행위예술가 등 인간 시장 자체다. 타임스퀘어의 밤은 시간이 흐를수록 화려한 광란으로 더 빛난다. 건물 벽면에서 홍보 광고와 영상들이 빛의 꽃으로 쏟아진다. 하지만 빛의 저주일까? 그 현란함의 어지럼증이 인파로 인해 가물거린다. 그래도 빌딩 벽면 전광판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광고를 보니 너무 반갑다. 소비와 향락이 있는 뉴욕의 중심 그 현기증을 떨구고 급하게 타임스퀘어를 돌아 브로드웨이에 있는 뮤지컬 극장으로 향한다. 벌써 극장 앞에는 긴 줄이 기다리고 있다. 오후 8시 주의사항 전달과 함께 객석이 어두워지며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시작된다. 오페라 무대는 규모가 크다. 코러스와 배우의 등장, 무대의 변화가 과히 압도적이다. 밤 9시 20분경 제1부 2막이 종료되고 휴식 타임이 주어진다.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 미국은 총과 파괴, 싸움으로 대변됐는데 이곳에 이런 예술이 있었다니 눈뜬장님으로 산 기분이다. 잠시 휴식이 끝나자 뮤지컬은 종반으로 향한다. 무대에서 서로 다른 차원의 세계를 꾸미고 행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드디어 밤 10시를 훌쩍 넘긴 시각 모든 공연이 끝나고 출연진이 모두 나와 인사를 한다. 관객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화답한다. 이제 맨해튼의 하루를 마칠 시각이다. 오랜 기다림이었지만 뉴욕의 심장부 맨해튼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을 감상할 수 있었다니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썰물처럼 사람들이 빠져나온다. 밖으로 나왔지만 아직 맨해튼의 중심부는 잠들지 않았다. 밤 11시경 숙소가 있는 뉴저지로 출발한다. 맨해튼 중심부가 멀어질수록 고층빌딩의 불빛이 살아있는 마녀의 입김처럼 다가온다. 그리고 저 멀리 뉴저지 시의 도심이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흡사 야광 다이아몬드를 뿌려 놓은 듯하다. 숙소로 들어서자 황홀감과 피로가 뒤엉킨다. 이제 뉴욕을 마주할 기회는 없다. 뉴욕을 오가는 동안 가슴 뛰게 한 미국의 심장부 맨해튼의 고층 빌딩 숲을 머릿속에 각인시킨다. 세상은 총성 없이 죽고 살고 예술은 대를 이어 바꿔 선다.
제11회 KOICA 국제협력 글짓기 초등부 대상 지도교사상 수상 기념으로 필리핀을 다녀왔다. 필리핀은 우리나라의 2배 면적으로 인구는 약 8400만 명 정도 된다고 한다. 스페인, 일본, 미국의 식민통치를 받은 나라로서 지금도 혼혈이 되는 것을 오히려 자랑으로 안다는 것이 이해하기 힘들었다. 7~10월은 우기(雨期)이고 11~6월은 건기(乾期)라고 한다. KOICA 사무실로 이동하는 중에 곳곳에 ‘지뿌니’라는 대중교통수단이 인상적이었다. 미군이 버리곤 간 짚차를 개량해서 만들었다고 하는 데 이 나라의 유용한 교통수단이 되었다고 한다. 한국대사관에서 필리핀 대사는 차분한 목소리로 우리들의 질문에 답해주었다. 1970년대는 장충체육관을 지을 때 우리나라에 기술지원도 해주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와 필리핀의 낙농기술을 접목시키는 역할을 하는카라바우 센터는 마닐라 호텔에서 5시간이나 걸리는 먼 곳에 있었다. ‘카라바우’는 우리나라의 황소같이 필리핀에서 부르는 소 이름이라고 한다.필리핀은 3차 산업인 관광산업에 치중한 나머지 1, 2차 산업이 발달이 안 돼 낙농업도 미미한 수준이라고 했다. 한-필 친선병원은 우리나라의 시립병원에 해당되는 곳으로 1950년대 건물을 확장을 했으며 한-필 협정을 맺으면서 지원에 활기를 띄었다고 했다. KOICA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가 보건, 의료 사업이란다. 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정도면 필리핀에서는 생활수준이 높은 사람들이라고 했다. 병원을 나오면서 필리핀이 잘 사는 나라가 되어 모든 국민들이 마음 놓고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도했다. 저녁에는 이 나라의 전통식당인 잠보앙가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비교적 고급 식당이었는데 전통문화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 밤부 댄스는 쉬워 보였는데 막상 무대에 나가 해보니 만만치 않았다. 필리핀의 독립운동가인 호세 리잘은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안과의사, 문학가, 예술가로도 유명했다고 한다. 스페인에게 300여년의 식민통치를 받으면서 스페인군에 처형되기까지 필리핀 조국의 미래를 생각하며 처형되기 직전 ‘나의 마지막 이별’이란 시를 써서 누나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호세 리잘이 투옥되었던 지하 감옥과 처형장으로 나오기까지의 발자국을 보면서 안중근, 윤봉길 의사가 생각났다. 그래도 스페인은 일본과는 다르게 식민통치를 하면서도 잔인하게 학살하거나 처형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혹독한 고문으로 처형되기까지 숱한 고통을 당한 안중근, 윤봉길 의사나 지하 감옥에서 우기 때 물이 가득차서 가득찬 물에서 고통을 당한 호세리잘 모두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초개같이 버린 애국자였다. 사람이 물에 빠져 죽는 것과 불에 타서 죽는 것이 고통스럽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호세 리잘이 죽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을 당했을까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마닐라 성당은 짧은 옷이나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사람은 입장이 불가했다. 성당에서는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이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더욱 번영하기를 기도했다. 아시아에서 가장 크다는 SM몰에서 쇼핑을 끝으로 4박 5일의 일정을 모두 마쳤다. 우리나라가 해외원조 봉사 사업을 하면서 국제적인 이미지를 제고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이 생겼고 앞으로 국제개발 협력 글짓기에 많은 학생들을 참여 시켜 세계시민의식을 길러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7월 31일 차는 때가 있으면 기우는 때도 있는 법. 잠자리가 괜찮으니 현지식 아침이 발목을 잡는다. 오전 9시 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다시 짐을 챙겨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하버드 대학교를 향해 출발한다. 하버드 대학교는 1636년에 매사추세츠 식민지 일반의회가 설립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교이다. 처음에는 '새로운 대학'(New College) 또는 '새 도시 대학'(The college at New Townes)으로 불렸으나, 1639년 3월 13일에 젊은 청교도 성직자 존 하버드의 성을 따서 '하버드 칼리지'(Harvard College)라는 이름을 지었다. 설립자 존 하버드는 당시 400여 권의 책과 재산의 절반인 현금 779파운드를 학교에 기부했다. 훗날 여러 학과와 전문대학원들이 통합되면서 하버드 대학교가 됐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하버드 대학교의 정문을 지나 빨간 벽돌 건물들로 둘러싸인 캠퍼스 야드로 들어선다. 야드에는 이미 많은 중국 캠퍼스 탐방객들이 점령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특히 하버드 설립자의 청동상 앞에 발을 만지며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속설에 기념촬영을 하는 중국인들로 가득하다. 사실 윤이 나는 그 동상의 발은 하버드 학생들이 학업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밤에 방뇨하는 곳이란다. 하버드 대학교는 건물마다 특징이 있다. 조금 안쪽으로 들어서자 폴라로이드 사진기 모양의 건물과 소방서가 보인다. 이 건물 또한 폴라로이드 사진기를 개발해 부를 축적한 기업가가 익명으로 재산을 기증했는데 나중에 자신의 이름이 알려져 엄청 불쾌했다고 한다. 학교 측에서는 그 기부자의 깊은 뜻을 새기기 위해 폴라로이드모양의 건물을 건축했다고 한다. 오전 10시경 이 대학교 사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조교 한그루와 만남이 시작된다. 처음엔 내심 나이가 조금 든 사람이겠지 했는데 삼십 대 초반의 젊은 청년이다. 강의의 내용은 미국과 우리나라 학생의 차이점과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이 대학 재학생들의 평등값을 비교하면 미국 학생이나 우리나라 학생이나 별 차이가 없다. 단지 주입식 암기교육을 받은 우리나라 학생은 보고서 쓰기에는 강점을 드러내나 토의 토론식 질문 위주의 창의성과 협력을 필요로 하는 수업에는 위축된다고 한다. 미국의 학습방법 특징은 에세이 쓰기부터 출발한다. 초등학교부터 에세이 쓰기를 시작해 고등학교 대학교에서는 습관화돼 자유롭게 토론하고 생각을 나누어 해결점을 찾는 게 미국 학생들의 모습이다. 또한, 질문에서 우리나라 학생은 자신의 똑똑한 점을 나타내려고 하지만 미국 학생들은 엉뚱하거나 확실하지 않은 주제에 의문을 갖고 질문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미국 학생들의 엉뚱한 사고와 바보성이 발전의 변환을 거쳐 창의성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강점이 된다. 하버드 대학생의 진로를 알아본다. 보통 탑스쿨 출신은 세계적 기업인 구글, 애플, 아마존에 입사해 컨설팅 쪽을 담당하거나 선택 과에 상관없이 금융업 쪽으로도 진출한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안정된 직업을 찾아 공무원시험이나 대기업에 몰리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리고 졸업생 중에는 창업하는 학생들이 많다. 페이스북, 구글, 스티브 잡스의 애플이 그 본보기다. 이처럼 미국의 대학 졸업생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창의적이고 새로운 것을 위해 안정적인 생활 보다 도전적인 삶을 살아간다. 하버드 대학생의 인성적인 측면을 본다. 이 대학교의 동양인의 비율은 5%, 그중 한․중․일 학생이 2.3%이다. 서로 다른 문화공간에서 성장하여 생각은 다르지만 여기서 강조하는 것은 겸손이다. 미국 학생들은 보기보다 겸손하다. 자기가 잘하는 것을 뽐내며 드러내지 않는다. 이것을 잘하느냐 물으면 그냥 좀 해란 말로 대답하며 대화에서 꼭 필요한 것만 객관성을 가지고 참여하며 자기성취를 공치사하지 않는다. 그리고 하버드 대학교 출신 학생들은 기부문화가 강한데 Teach For America 정신으로 대변된다. 졸업을 하고 2년 동안 미국의 낙후지역에서 가르치고 봉사한다. 또 그런 지역 출신 학생에게는 장학금 혜택도 많이 준다. 오전 11시 30분 강의 들여다보기를 끝내고 야드로 나오며 생각을 정리한다. 모든 사람은 부를 누리며 명예롭게 잘 살기를 원하는 것이 공통된 바람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경쟁에 내몰려 나만 내 자식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배려와 창의성이 말라져 가는 우리 교육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야드와 인접한 곳의 점심 장소로 간다. 하버드 대학교 주변에서 유명한 것이 쉑쉑버거라 한다. 떠밀려서 들어가긴 했지만, 일반 햄버거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속도 안 좋은데 반 정도 베어 먹고 일어선다. 오후 1시경 다시 뉴욕으로 이동한다. 주말의 끝이라 고속도로는 주차장을 연상케 한다. 이동 중에 우드베리 아울렛을 들린다. 명품을 싸게 살 수 있다 하여 쇼핑객들은 쏟아지는 비도 마다치 않고 이곳저곳을 찾는다. 주머니 사정을 보며 윈도쇼핑으로 만족한 채 저녁을 해결한다. 오후 10시 새로운 숙소에 도착한다. 방을 배정받고 하루를 돌아보며 지름신에게 유혹당하지 않는 것에 감사한다.
기말고사를 앞둔 학교는 때 아닌 유행성이하선염(볼거리)에 걸린 학생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법정 전염병인 볼거리는 다른 사람에게 전염될 우려가 있기에 특별한 관리 감독이 요구된다. 볼거리에 걸린 대부분의 학생이 등교가 정지된 상태이고 학교차원에서 더 이상의 볼거리 환자가 생기지 않도록 방역을 실시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볼거리에 걸린 일부 아이들이 시험을 치르겠다고 해 담임교사가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시험을 못 보게 할 수도 없는 상황이기에 긴급 부장회의를 거쳐 시험을 보겠다는 아이들을 위해 특별실을 만들어 시험을 치르게 했다. 볼거리가 법정전염병인 만큼 병원 의사의 진단서가 있으면 아이들은 출석 인정 결석으로 처리되며, 설령 기말고사를 치르지 않더라도 학업성적관리규정에 의거 중간고사 성적이 100% 인정된다. 따라서 아이들은 구태여 시험을 볼 필요는 없다. 볼거리에 걸린 아이들의 출석이 여타 아이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사실을 인식해 철저한 관리 감독을 하고 보건교사의 협조를 얻어 수시로 예방교육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볼거리로 인한 수업 결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볼거리에 걸린 학생은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보건교사가 이야기해 준 예방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다. 유행성 이하선염 정보 및 예방 수칙 □ 정 의 ○ 유행성이하선염은 ‘볼거리’라고도 하며 유행성이하선염 바이러스(Mumps virus) 감염에 의한 이하선(귀 아래의 침샘)이 부어오르고, 열과 두통이 동반되는 급성발열성 질환으로 감염력이 매우 강함 □ 유행시기 ○ 연중 발생하고 있으며, 매년 4~7월, 9~12월 학기 중 발생이 증가함 ○ 13~18세(중·고등학생)에서 발생이 두드러지며 2~7세 소아에서 발생이 지속 증가함 □ 임상증상 ○ 초기에 열이 나고 두통, 식욕부진, 구토 등의 증상이 1~2일간 나타난 후 한쪽 또는 양쪽 볼이 붓는 증상이 3~7일 정도 지속되며, 단단하게 부어올라 통증을 느끼게 됨 □ 역학적 특성 ○ 잠 복 기 : 14~24일 ○ 감염기간 : 발생일로부터 5일 ○ 전파경로 : 환자가 기침을 하거나 말을 할 때 튀어나오는 침 속의 바이러스에 의해 전파, 환자의 타액과 직접 접촉으로 전파됨 □ 치 료 ○ 특별한 치료방법은 없으며 대다수의 환자가 자연 치유됨 ○ 통증이 심한 경우는 진통제 투여 □ 예방수칙 ○ 생후 12~15개월, 만 4~6세에 2회 접종, 유행성이하선염을 앓은 적이 없거나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경우는 보건소 및 병․의원에서 예방접종 실시 ○ 손 씻기, 기침예절 준수, 외출 후 손발 씻기, 양치질하기 등의 개인위생 강화 ○ 실내 공기는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고 환기를 자주 시킴 ○ 따뜻한 물이나 차를 자주 마셔 입안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관리 ○ 학교내 집단발병 방지를 위하여 환자는 발생일로부터 5일간 등교중지 및 가정에서 안정 가료함
최근 우리 사회에서 소통의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작금의 사태가 잘 말해주고 있다. 1학년 아이들을 7년째 가르치고 있다. "선생님, 이거 어떻게 하는 거예요?" 아이들은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질문을 쏟아놓곤 한다. 발달단계상 상대방의 말에 귀기울이기보다는 오로지 자신의 말에만 집중하기에 방금 대답해준 말을 또 해야 하고 하루에 수십번씩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것이 일상이되고 말았다. 하도 집중하지 않고 딴 짓을 하는 친구들을 볼 때면 "얘들아, 선생님이 아마 녹음기를 틀어 놓으면 여러분들에게 얼마나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구나." 이런 저런 말을 해도 역시 아이들은 아이들인지라 별로 효과가 없는 것 같다. 이럴 때소통의 언어가 얼마나 소중한지 절실히 느끼게 된다. "박수 세 번, 합죽이가 됩시다, 손 허리 하세요. " 아이들을 주의집중하기 위한 손유희부터 온갖 종류의 박수와 넌센스 퀴즈까지 다양한 콘텐츠의 레크레이션이 1학년 아이들에게는 많이 필요하다. 물론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맞춤형 교육은 필수다. 교육 현장에서도 소통의 언어와 리더십은 너무나 중요하다. 비단 이것이 교육현장에만 국한되겠는가! 어느 조직이든 효율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조직원들의 니즈(Needs)를 신속히 파악하고 늘 섬기는 자세로 섬김의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 꼭 필요하다. 불통의 리더십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학창시절, 교수님들로부터 '아는 것과 가르치는 것은 별개다.' 라는 말을 자주 들어왔다. 교직에 들어와서 이것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내 머리속에 들어있는 것은 많이 있는데 막상 그것을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효율적으로 잘 조직해 제시하는 것이 중요한데 아직까지도 이게 제일 힘들다. 이래서 초등교사가 힘들다는 말이 나온 것 같다. 가끔씩 아내로부터 "당신은 아는 것은 많은 것 같은데 아이들의 용어로 잘 가르치는지 궁금해" 라며 오랫동안 같이 살아온 짝쿵으로서 한마디씩 할 때면 정신이 번쩍 나곤한다. 이제 우리나라는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선진국가가 되었다. 작지만 강한 나라 대한민국의 위상은 바로 소통의 리더십이 전제될 때 더욱 더 교육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 소통이 대세가 되었다. 새해에는 교육현장은 물론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서 작은 문제하나라도 서로 의논하고 토론해서 소통하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한다.
7월 30일 먹거리와 시차로 지친 몸을 달래며 방문을 나선다. 이제 일주일 후면 우리나라 일상으로 회귀한다. 그동안 이곳 뉴욕에서 무엇을 얻었는지 의문을 던진다. 체크아웃하고 버스에 다가서니 없는 듯 있는 듯 전형적인 미국 남부 스타일의 무표정한 사나이가 짐 가방을 실어 준다. 오전 7시 30분 전용 버스는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을 향해 출발한다. 출발 전 지도를 보니 얼마 되지 않는 거리 같았는데 서울에서 부산까지라고 한다. 허드슨 강을 지나 왕복 8차선과 6차선 고속도로를 달린다. 차창 밖 눈에 들어오는 나무는 대부분 활엽수이다. 그래서 가을이 되면 단풍이 너무 예뻐 많은 관광객이 몰린다고 한다. 정오경 보스턴 시내에 진입한다. 보스턴 하면 떠오르는 것은 마라톤과 고풍스러운 역사이다. 1947년 제51회 보스턴 마라톤에서 서윤복 선수가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했으며, 2013년 4월 15일 마라톤에서는 결승선 앞두고 두 개의 폭탄이 터져 관중들과 참가자 및 일반 시민들을 다치게 한 사건이 있었다. 그리고 이 도시는 매사추세츠 주도로 영국 청교도들이 혁명 당시 종교의 자유를 찾아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이다. 주요 생산물은 옥수수, 감자, 크랜베리, 칠면조다. 교육에 있어 보스턴에는 67개 이상의 대학이 있으며 젊은 층이 많아 평균 나이가 미국의 50개 주 중에서 제일 낮은 24살이라고 한다. 주목할 점은 미국 최초의 고등학교가 설립돼 12명의 목사가 9명의 학생을 가르친 것이 하버드 대학교의 전신이라고 한다. 이처럼 보스턴은 미국에서 가장 고풍스럽고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묘한 매력을 가진 가장 미국적인 도시이다. 하지만 역사가 오랜 만큼 계획도시가 아니어서 도로사정은 별로이다. 점심 전 MIT 공대 옆 박물관에 들어간다. 미국 3억5000만 인구 중 공학의 천재들이 모여 연구 발명한 다양한 기기들이 전시되어 있다. 각 전시실은 과학기술을 집적한 다양한 발명품, 나아가 첨단 하이테크 나노와 디지털 기술을 융합시킨 다양한 전시물이 왜 미국이 세계의 패권 국가로 군림하는지 힘의 근원을 알게 해준다. MIT 공대는 보스턴 시내 여러 건물과 도로를 끼고 자라 잡고 있다. 이 대학에는 세계의 유명한 석학인 언어학자 노암 촘스키 박사가 재직하고 있다. MIT 공대를 끼고 두어 블록 걸어본다. 젊은이들의 모습과 여름 패션들이 대서양에 접한 뉴잉글랜드 해안과 찰스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상큼함으로 묻어난다. 오후 1시를 넘긴 시각 점심을 먹으러 퀸시마켓으로 간다. 어느 곳을 여행하든지 그 지역의 성격을 알 수 있는 곳이 시장이다. 마켓은 푸드 코터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식과 인파로 넘쳐난다. 이곳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한다는 랍스트롤과 클램차우드를 기다린 끝에 받아 2층으로 올라간다. 음식을 먹으며 바닷가재를 얼마나 잡았으면 이런 수요를 맞출 수 있는지 의문이다. 맛은 괜찮다. 시장에 오면 눈이 즐거워진다. 점심을 먹은 뒤 퀸시가든을 걸어본다. 직선으로 300여 미터 될까 하는 거리에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 행위예술을 하는 사람, 엑세서리를 파는 가게 등 남대문 시장을 연상시킨다. 바쁜듯하면서 여유롭게 상수리나무 그늘 밑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흡사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의 칼 요한의 거리를 닮은 인상을 불러온다. 밤이 되면 이곳은 현란한 조명 아래 불빛에 가려진 슬픔과 기쁨들이 넘쳐나는 젊음의 거리가 될 것이다. 눈이 즐거우면 시간은 빨리 흐른다. 오후 3시 검은 선글라스에 정장 차림 앳된 소년이 빌리조앨의 피아노맨을 연주하며 노래를 부른다. 뛰어난 가창력이 가슴을 파고든다. 하지만 다음 일정 때문에 여운을 길게 남기며 이동한다. 멀리 보이는 파란 하늘 아래로 솟아난 기둥들이 보스턴 항구에 정박한 범선과 요트의 돛대라 한다. 항구와 가까워 바닷냄새가 스멀스멀 기어오른다. 보스턴 과학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찰스 강을 바라보며 있다. 우리나라 여느 과학관과 비슷하지만, 규모와 체험 및 편의시설이 놀랍다. 아쉬운 점은 영어 해설에 모르는 단어가 많아 이해하기에 애로가 많다. 진작 영어공부를 많이 해 둘 것을 후회한다. 실내 전시물 마지막 코스에서 찰스 강을 바라보며 강의 생태를 보고 휴식을 취한다. 무릎이 팍팍하다. 잠시의 휴식을 끝으로 야외 전시장으로 나온다. 오후 6시 모든 일정을 끝내고 다시 차에 오른다. 찰스 강을 따라 십 여분 정도 지나 도착한 곳은 한식당이다. 이 식당도 중국 사람으로 넘쳐난다. 특유의 억양 저돌적인 모습과 옷차림에서 금방 중국인임을 알아차린다. 미소 된장국에 쌀밥을 말아먹는다. 저녁 식사를 뒤로 오후 7시경 보스턴 인근 숙소에 도착한다. 미국 역사의 출발점인 고풍스러운 도시 보스턴에서 짧고도 긴 하루 일정. 아직도 MIT 공대의 창의성 교육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연구의 열정과 저력, 퀸시마켓의 웅성거리는 사람 냄새가 추억으로 각인된다. 오늘 여기서 하루를 보내고 내일은 하버드 대학으로 간다.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센델 교수가 있는 곳이라 하니 궁금증이 더해진다.
2016년 병신(丙申)년이 저물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었다. 300명 국회의원중 234명이 찬성한 압도적 가결이지만, 결국 ‘촛불의 힘’으로 일궈낸 국민 승리라 할 수 있다. 이런 시대인데, 어떻게 최순실 국정농단 같은 전무후무한 일이 가능했는지 새삼 의아스러워 미칠 지경이다. 어쨌든 아직 헌법재판소 심판이 남아 있고, 특검수사도 진행중이지만, ‘비선실세 비리의 몸통된 대통령’이 거의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나는 그들중 핵심 10명을 구한말 ‘을사오적’에 빗대 병신십적(丙申十賊)이라 부른다. 올해의 사자성어로도 손색 없을 병신십적 맨앞은 응당 박대통령이다. 속된 말로 ‘오야붕’이라 할만하다. 특검의 세밀한 수사를 통해 처벌해야 할 병신십적은 오야붕인 박대통령을 필두로 최순실⋅정유라⋅안종범⋅김종⋅우병우⋅차은택과 정호성⋅이재만⋅안봉근의 문고리 3인방 등이다. 특히 국회 청문회에 이런저런 이유를 들이밀며 불출석한 최순실⋅안종범⋅우병우⋅정호성⋅이재만⋅안봉근 등에 대해선 ‘국회모욕죄’까지 물어 가중처벌해야 한다. 물론 병신십적 여기에 끼지 못해 서운해 할 자들이 더 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라든가 김종덕 전 장관, 김상률 청와대 전 수석,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최순실 조카 장시호, 최순실에게 차은택을 소개한 고영태, 미르⋅K스포츠재단에 돈을 준 대기업 총수들과 그게 자발적 모금이라고 했다가 말을 바꾼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청와대 전⋅현직 행정관들, 이화여대 최경희 전 총장을 비롯한 교수들, 한국마사회, 대한승마협회 관계자 등이다.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사법처리 대상이 될지 모른다. 지금까지 드러난 그들 관련 사실만으로도 박대통령은 국가 원수로서의 자격 내지 자질 시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들이 깝치고 다니며 온갖 악행을 일삼은 호가호위(狐假虎威) 그것만으로도 박대통령의 책임은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또한 아무리 대통령을 정점으로 벌어진 일이라하더라도 직을 걸고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는 강직한 참모나 각료가 없었다는 건 왕조시대보다 못한 21세기 대한민국의 민낯을 웅변한다. 반절 정도가 탄핵 찬성표를 던져 ‘속죄’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지만, 당연히 이른바 친박이니 진박이니 하는 그 많은 새누리당 국회의원 그 자들도 예외가 아니다. 급기야 전국 각지에서 각계각층의 ‘퇴진’, ‘하야’ 시위 또는 시국선언이 들불처럼 번져왔다. 12월 3일 서울 광화문광장 등 전국 집회엔 232만 명이 참여해 박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내기까지 했다. 탄핵 가결 직후인 지난 주말에도 전국 104만 명이 모여 즉각 퇴진을 외쳤다. 그뿐이 아니다. 이례적으로 이미 여러 지역 해외동포들이 나서서 박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한 바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2차 대국민 담화에서 “무엇으로도 국민의 마음을 달래드리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면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하다”고 밝혔다. 탄핵직후 마지막으로 주재한 국무위원 간담회에서도 “지금의 상황을 바라보고 계신 국민들의 심정을 생각하면 참으로 괴롭고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이것만 보면 해답이 금방 나올 것으로 여겨진다. 자괴감까지 생길 정도로 잘못했으니까 국정을 위임한 국민이 하라는 대로 물러날 줄 알았던 것이다.박대통령은 그러나, 탄핵 후에도 헌법재판소 심판과 특검수사에 담담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을 뿐이다. 얼마나 더 많은 국민이 이 엄동설한에 거리로 나와 촛불을 들고 외쳐대야 할지 가늠조차 안 되는 행보라 할 수 있다. 만민(萬民)이 법 앞에 평등하듯 잘못하면 책임을 지는게 인간의 도리다. 하물며 일국의 대통령임에야 말해 무엇하랴. 잘못을 저질러 사과해야 할 사람이 어떤 조건을 전제하는 것도 자던 소가 웃을 일이다. 이미 엎질러진 일, 그나마 이 난국을 헤쳐나갈 방법은 박대통령의 즉각 퇴진뿐이라는게 국민 요구이다. 역시 국민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권력자는 없다.
교육부가 지난 달 돌봄교실을 방과후 학교에 포함하고 그 운영 주체를 학교로 명시한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개정안)을 발의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개정안이 그대로 입법화되면 일선 학교와 교원들의 책무는 더욱 가중될 게 뻔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현행 돌봄교실과 방과후 학교를 지자체나 지자체가 지원하는 별도의 센터에서 주관해야 한다는 일선 학교와 교원들의 오랜 요구와도 정면 배치된다.물론 저소득층‧맞벌이 자녀, 학부모를 지원하는 돌봄교실과 사교육 경감 및 공교육 정상화를 추구하는 방과후 학교는 확대돼야 한다. 하지만 학교에 지나친 짐을 지우는 개정안은 재고돼야 한다. 현재도 돌봄교실과 방과후 학교 운영으로 교사들은 수업 연구, 자료 준비, 생활지도 등 본연의 직무를 소홀히 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한다. 주말, 방학도 반납해야 돼 학교 기피 업무로 전락한 지도 오래다. 따라서 일본과 호주 등 외국의 사례처럼 돌봄교실과 방과후 학교의 운영 주체를 지자체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별도의 센터로 지정하고, 학교는 시설 지원과 운영 보조 등을 하도록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단지 교육 대상이 학생이고, 활동 장소가 학교라는 이유로 책임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 현재 전국 광역 지자체에는 교육정책관, 복지보건국 등이 설치돼 있고, 기초 지자체에도 교육문화과, 교육복지과 등 교육과 복지를 담당하는 부서가 조직돼 있다. 또 일부 지자체는 청소년지원센터 등에서 양질의 돌봄교실,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자체의 운영 인프라는 충분하다. 그럼에도 모든 책임을 그저 쉽게 학교에 맡기려는 개정안은 재고돼야 한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방과후 학교의 운영 주체는 지자체, 업무 지원과 보조는 단위 학교로 역할을 분명하게 바로잡아야 한다.
핀란드 교육부가 지난 8월부터 적용하고 있는 교육과정에서 개별 교과를 폐지한 것이 아니라는 공식 입장을 냈다. 해외 언론에서 핀란드가 개별 교과 과목을 가르치지 않는다는 잘못된 보도가 계속돼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다. 교육부는 지난달 14일 홈페이지를 통해 “핀란드 학교에서는 개별 교과를 폐지하지 않았다”고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했다. 8월 적용된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매년 최소한 하나 이상의 통합 교과수업을 듣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든 학생들이 배워야 할 교과는 의무교육법에 명시돼 있고 교과별 수업 시수는 정부 훈령에 제시돼 있다고도 덧붙였다. 교육부는 지난해 3월 교육과정의을 발표하면서 교과간 통합, 주제별 수업을 활성화하겠다는 내용을 강조했다. 교육과정에 대한 학교의 자율성이 높아 교과 통합수업이나 교사 공동 수업 등 혁신적인 교수법을 확대 운영할 수는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통적인 개별 교과 수업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그럼에도 교과 통합 수업이 부각돼 마치 개별 교과를 모두 없애는 것으로 오해를 일으켜 해외 언론 등에 오보가 이어졌다는 교육부의 판단이다. 실제로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은 핀란드가 수학, 과학 등 전통적 개별 교과를 없애고 주제별 수업으로 대체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이재정 경기교육감이 경기중등교장협의회 춘계연수회에서 핀란드가 2020년까지 개별 교과를 폐지한다는 내용을 발언해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미래 사회의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융합교육을 강조하고는 있지만 개별 교과도 융합교육을 위한 기본 개념이나 세부적인 시각을 학습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남교총은 6일 회관 내 강당에서 ‘제1회 경남 참스승상 시상식’을 개최해 도내 교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 참스승상을 받은 주인공은 27년간 특수교육에 힘써 온 이귀애 경남은광학교 교사, 31년 여간 부적응학생들을 돌 본 강명희 창녕 장마초 교사. 긴 세월, 절절한 헌신을 소개하던 진행자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숙연한 정적이 흐른뒤박종훈 교육감 등 100여명의 내·외빈, 동료 교원들은 뜨거운 박수로 존경의 뜻을 표했다. 이 뜻 깊은 행사는 올해 초 취임 때부터 줄곧 ‘교권회복’을 강조해 온 심광보 경남교총 회장이 임기 첫해 공을 들여 처음 마련한 자리다. 경남교육삼락회(퇴직교원단체)가 현장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진정한 스승상’을 세우자고 제안했고, 교권 확립에 매진하던 심 회장이 의기투합해 성사됐다. 심 회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묵묵히 숭고한 교육정신을 실천하는 참스승을 찾아 존경과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시상식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남교총은 내정자를 미리 정해 ‘나눠먹기’로 전락한 일부 시상식의 구태를 탈피하기 위해 진정한 참스승 선정에 투명성과 객관성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허철 교직부장은 "도교육청 인사과, 경남삼락회가 엄격한 심사위원들을 구성해 관리자를 배제한 순수 평교사만을 대상으로 철저히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심 회장은 참스승상 시상에 더해 또 하나의 ‘신설’ 사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오는 17일 열리는 ‘경남 여교원 동아리 배구대회’가 그 것. 최근 여교원 비율이 높아진데다 동아리 활동이 왕성해진 만큼 달라진 교직문화를 반영해 시·도교총 최초로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반응도 뜨겁다. 6일 현재 35팀 500명이 신청했고, 응원하는 교원과 도민까지 합하면 1000명 이상이 운집하지 않을까 즐거운 고민을 하고 있다. 심 회장은 "요즘은 여성들에게 잘 보여야 한다"며 웃음 섞인 농담을 던지면서 "이번 대회 후 혼성 동아리에도 문호를 넓힐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남교총은 회원들의 소속감을 높이기 위해 숨 가쁘게 활동하고 있다. 올 한해 영화 무료관람 10여회, 프로야구 무료관람 2회, 제주올레길·경남올레길 탐방, 체육대회 등 20개 넘는 행사를 열었다. 그럼에도 심 회장은 침체된 교직사회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분회장의 역할이 회세 확장에 핵심인 만큼 시·군교총 총회에 참석해 분회장들의 목소리를 듣고 격려하며 동지의식을 돈독히 하는데 공을 들였다. 또 회원 유치를 위해 각종 연수마다 홍보회를 열어 5000명이 넘는 교원을 만나는 등 바쁜 한해를 보냈다. 여기에 더해 회원 눈높이에 맞는 복지사업 개발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젊은 여교원들에게 인기가 높은 유명 커피숍·외식업체와의 제휴를 타진하고 있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인 만큼 중앙 차원의 지원사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심 회장은 "지역단체가 전국조직망을 갖춘 거대기업을 상대로 성과를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중앙 교총과 적극적으로 협력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는 중앙과 시·도가 끊임없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며 "관행처럼 여겨지는 사업들도 과감히 재검토해 미래를 위해 바꿔나갈 수 있는 부분은 서로 의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내년에는 ‘교권확립 2단계’로 시민단체와 교권회복 운동을 함께 펼칠 계획이다. 각 NGO단체들과 유대관계를 맺고 MOU 체결 등을 통해 협력을 강화할 생각이다. 교단만 목소리를 높여서는 교육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8~11일 열린 경남교육박람회에 독서가족사업으로 참여한 자리에서 학부모들에게 이 부분을 알리기도 했다. 조인대 사무총장은 "최근 창원시장을 만나 공감을 나눴고 조만간 도지사도 방문해 대대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게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교총은 올해 아동보호법 개정으로 교원들의 교육활동이 더 힘들어질 위기에 처한 만큼 배수의 진을 치고 범도민 교권존중 운동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심 회장은 "아동보호법도 중요하고 학생인권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교권이 보호돼야 교육 정상화를 이룰 수 있다는 인식을 새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주부터 시행되는 기말고사 때문일까? 교실은 1점이라도 더 올리려는 아이들의 향학열로 불타고 있었다. 날씨가 추운 탓도 있지만, 촌음(寸陰)을 아껴 공부하느라 아이들은 특별한 일이 아니면 좀처럼 교실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금요일 4교시. 2학년 ○반 영어수업. 교실 문을 열자 모든 아이가 숨죽여 기말고사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아이들은 미동(微動) 하나 없이 공부에 몰입하고 있었다. 분위기가 워낙 진지하여 수업 시작하기가 다소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바로 그때였다. 교실 창가에 앉아 있던 한 여학생이 손을 번쩍 들었다. “선생님, 저희 자습 시간 주시면 안 돼요?” 아이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박수로 그 아이의 제안에 힘을 실어줬다. 사실 기말고사 범위까지 진도가 모두 나간 터라 아이들에게 자습 시간을 줘도 별 무리가 없지만, 시험을 앞두고 자습 시간을 주지 않는 것이 나의 원칙이었다. 그것이 늘 아이들의 불만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이들의 고집이 워낙 완강해 지금까지 지켜온 이 원칙이 깨질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행여 자습을 반대하는 아이들이 불평할 수 있다는 생각에 아이들의 의견을 들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단 한 명이라도 반대하는 아이가 있으면 자습은 없는 것으로 했다. “자습하자는 의견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 있니?” 내 질문에 교실은 찰나(刹那)의 정적이 흘렸다. 그리고 아이들은 자습을 반대하는 아이가 생기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인지 조바심을 떨치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교실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손을 든 아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아이들은 의견이 만장일치로 통과된 것에 내심 쾌재(快哉)를 부르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지금까지 지켜온 내 원칙이 깨진 것 같아 다소 씁쓸하기까지 했다. 아이들에게 자습 시간을 주는 대신에 한 가지 단서를 달았다. 그러자 아이들은 어떤 조건을 내걸어도 자습만 할 수 있다면 모든 것을 수용할 태세였다. “자습 시간 중, 한 사람이라도 떠드는 사람이 있다든지 딴짓하는 사람이 있으면 자습은 중단이야. 알았지?” “예, 알겠습니다.”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 내 말에 큰소리로 대답했다. 그리고 필요한 시험 과목을 꺼내 공부를 시작했다. 자습 모드로 들어간 교실은 워낙 정숙해 나의 발걸음 하나하나가 신경 쓰였다. 그런데 교실을 둘러보던 중, 공부를 하지 않고 딴짓을 하는 한 아이가 눈에 띄었다. 그 아이는 매시간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엎드려 있을 때가 많은 녀석이기도 했다. 녀석이 무엇을 하는지가 궁금해 조용히 다가갔다. 녀석의 책상 위를 보는 순간,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녀석의 책상 위에는 책 한 권 펼쳐져 있지 않고 미용도구만 놓여 있었다. 녀석은 내가 가까이 다가갔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거울을 보며 화장에만 전념하고 있었다. 인기척을 내자, 녀석은 화들짝 놀라며 책상 위에 놓인 미용도구를 치웠다. 시험을 코앞에 두고 책 대신 미용 도구를 선택한 녀석의 행동이 다소 못마땅했다. 평소 공부를 하지 않는 아이도 시험 때가 되면 공부를 하는 것이 당연지사인데 녀석의 행동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지금까지 지켜온 내 원칙을 무시까지 하며 자습시간까지 줬는데 말이다.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게 조용히 주의를 준 뒤, 자리로 돌아왔다. 행여 녀석이 딴 짓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내 시선은 줄곧 녀석에게 집중되었다. 그러나 내 주의에도 녀석의 행동은 달라진 것이 없었다. 화장은 하지 않았지만, 아예 엎드려 자는 것이었다. 녀석의 행동에 화가 났지만 내 잔소리가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참기로 했다. 그리고 수업이 끝난 뒤, 조용히 녀석을 불러 본 수업이 끝나고 교무실로 찾아올 것을 주문했다. 7교시가 끝난 뒤, 녀석은 약속한 시간에 교무실로 나를 찾아왔다. 자신의 행동이 지나친 것을 알고 있는지 녀석은 죄송하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리고 자신의 솔직한 속내를 허심탄회(虛心坦懷) 털어놓았다. 공부를 하고 싶으나 그 방법을 몰라 공부를 열심히 해 본 적이 없다는 녀석의 말에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책 만보면 글씨는 눈에 들어오지 않고 잠이 오는 증세에 녀석도 안타까워했다. 시험 때마다 공부하다가 책상 위에 엎드린 채로 아침을 맞이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했다. 매시간 녀석이 딴 짓으로 무료한 시간을 보낸 것도 바로 이것 때문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녀석은 지금까지 공부하라는 이야기만 들었지 공부하는 방법을 들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자신의 심정을 토로했다. 지금 녀석에게 필요한 것은 학습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과목별 공부하는 방법을 간략하게 설명해 줬다. 그리고 좀 더 시간을 두고 이 문제를 해결해 보자고 약속했다. 그제야 녀석은 조금 자신을 얻은 듯 미소를 지어보였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남은 기간 동안 포기하지 말고 계획을 잘 세워 공부할 것을 주문했다. 내 말에 녀석은 대답은 했으나 그다지 자신은 없어 보였다. 생각해 보면, 녀석은 공부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방법을 몰라 안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녀석이 그 방법을 알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그 공부 방법을 제대로 터득만 한다면, 공부보다 더 쉬운 것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 깨닫게 되리라 본다.
충남 서산 서령고(교장 한승택) 신현욱(지역사회부장) 교사와 손상훈 총학생회장은 12월 9일 동문1동 주민센터에서 주관한 ‘희망2017 나눔캠페인’을 방문해 불우이웃돕기 성금 50만 원을 전달했다. 신현욱 지역사회부장은 "교사와 학생들이 연말연시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십시일반 모은 성금으로 사랑나눔활동을 실천할 수 있어서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어려운 이웃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위해 나눔활동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희망2017 나눔캠페인측은 이날 기탁된 성금을 소외계층들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가르친다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가르침의 본질은 무엇일까? 학생들도 교재를 갖고 있고, 그들 스스로 책을 읽을 줄 알며 이해할 수도 있을 텐데 과연 가르친다고 하는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연구원에 근무하다가 학위를 마치고 귀국해 곧바로 교수가 된 나에게 떠오른 질문들이었다.이런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교수법에 대한 다양한 책을 구입해 읽기 시작했다. 그런 책들을 통해 많이 배울 수는 있었지만 목마름은 해소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책들은 가르침의 기법을 소개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었고, 그 기법을 잘 익히면 최고의 교수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을 들게 했다. 그러나 따라 해봐도 학생들을 배움의 희열로 이끌 수가 없었다.남들이 사용하는 기법을 그대로 사용하면 자신도 성공적인 강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백유경에 나오는 첫 번째 비유인 ‘소금만 먹은 사람’과 같은 우를 범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옛날 어떤 어리석은 사람이 잔칫집에서 주인이 주는 음식을 먹고, 싱거워 맛이 없다고 불평했다. 주인이 그 말을 듣고 음식에 소금을 넣어줬다. 그는 소금을 넣은 음식을 맛있게 먹고는 생각했다. ‘음식이 맛있는 것은 소금 때문일 것이다. 조금만 넣어도 맛이 나는데 하물며 많이 넣을 때와 견주겠는가.’ 그래서 그는 무지하게도 소금만 먹었다. 그 결과 입맛이 틀어져 도리어 병이 나고 말았다.오랜 시간 가르침의 길을 걸으며 지금까지 도달한 결론은 가르침은 만남이고 소통이며 나눔이라는 것이다. 잠시 스쳐가는 만남이 아니라 교사 자신의 ‘밈’(meme‧문화유전자)을 학생들에게 전파하는 그런 만남이다. 다음은 매 학기 제자를 떠나보내며 건네는 편지글의 일부다.‘우리 조상의 생물학적 정보가 유전자를 통해 오늘의 우리에게 전달됐듯이 가르침의 길에 선 우리의 신념과 열정, 그리고 지혜는 밈을 통해 나의 스승에게서 나를 거쳐 여러분에게로, 그리고 다시 여러분의 제자를 통해 그 끝을 알 수 없는 여행을 하게 될 것입니다. 나의 밈을 함께 나눈 지적 후예인 여러분 곁에 늘 제가 있겠습니다.’ 가르침은 교사가 가진 지식과 밈을 전파하는 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하며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가는 그런 만남이다.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는 교사는 외사랑을 하는 사람처럼 결국 지치게 된다. 가장 아름다운 교사의 모습이 ‘영원한 학생’인 이유는 학생들과의 만남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해가는 교사만이 학생들과 더불어 늘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교사와 학생간의 만남이 성공하기 위한 핵심 조건은 소통이다. 소통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교사와 학생이 함께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 헤겔은 마음의 문고리가 안으로 달려 있다고 말한다. 스스로 열고 나오지 않으면 밖에서 억지로 열 수 없다는 의미다. 학생이 마음의 문을 닫고 있으면 밖에서 아무리 소리쳐도 학생의 마음에 도달할 수 없다. 교사와 학생이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할 때 마음의 문은 저절로 열린다. 따라서 자기가 가르치는 학생·학부모와의 만남 활동(상담 포함)은 가르치고 배우는 활동의 시작점이 된다. 많은 학생을 한꺼번에 가르쳐야 하는 상황에서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 학생들 중에는 선생님에 대해 마음의 문을 열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여러 이유로 마음의 문을 닫고 그 안에 숨어있는 학생들과의 만남에 초점을 맞추면 된다. 이는 혼자서 수백 마리의 양을 몰고 가는 목자의 모습과도 같다. 그는 길 잃은 한 마리의 양을 돌보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 가르치는 기법만 많이 알고 있으면 잘 가르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착각이다. 가르치는 기법을 갖추는 것은 가르치는 과목에 대한 전문성, 학급경영 역량, 그리고 교과교육학적 지식을 포함해 잘 가르치기 위한 여러 필요조건의 하나에 불과하다. 가르침과 배움의 본질 그리고 학생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선행돼야 가르침은 성공할 수 있다. 가르침은 단순한 교과 내용 전달이 아니라 삶과 세상에 대한 교사의 깨달음을 학생들과 공유하는 나눔 활동, 즉 밈 전파 활동이다.
전국 교원들 사이에서 책 ‘마음의 힘을 기르는 감성수업(도서출판 살림터·이하 감성수업)’이 점점 입소문을 타고 있다. 지난 3월말 출간된 이후 8개월 여 동안 2쇄가 거의 판매되고 겨울방학 쯤 3쇄에 들어갈 예정이다. 인성교육, 감성수업 방법에 대해 목마르던 부분을 오아시스처럼 해소해주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교사들의 뜨거운 주문 쇄도에 저자들은 서울, 부산, 대구, 광주, 포항, 충주 등 전국을 돌며 교육청, 학교 등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감성수업’은 조선미 전남 여수부영초 수석교사를 주축으로 김찬성 경북 구미형일초 교사, 민경란 전남 여도초 교사, 조유순 전남 쌍봉초 교사가 공동연구를 통해 펴냈다. 조 수석은 "감성수업이란 아이들의 마음속에 있는 감정들을 건강하게 표출하고, 인성 덕목들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마음속에 숨어 있는 보석 찾기에 비유했다. 책은 스스로 감정을 먼저 알고 소중하게 생각하기,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기, 자신만의 목표 세우기, 친구들 생각에 공감해주기, 자신이 배운 것을 나누기 등 감성지능의 다섯 가지 영역을 체계적으로 가르치기 위한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공감하게 해주는 ‘아하 대화법’, 아이들의 감정을 놀이처럼 표현할 수 있도록 조 수석이 직접 고안한 ‘감정카드’, 학급마다 필요한 인성미덕 11가지를 고르고 실천하게 하는 ‘가치카드’, 이들을 과목에 접목하는 수업안까지 300페이지 가까이 정보를 엮어냈다. 조 수석은 책을 펴내게 된 계기에 대해 "자신의 경험담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딸아이가 중2병에 걸려 심한 성장통을 겪었을 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터널이었다"며 "이 때 운명처럼 감성지능을 만났고, 이를 통해 아이들의 인지적 능력 올리는 것만 생각하던 내가 정의적 능력에도 관심을 갖게 되는 전환점을 맞았다"고 털어놨다. 조 수석은 현재 한국교총 사제동행 원격연수원에서 ‘행복더하기 감성나누기’ 연수(30시간)를 진행하고 있다. 또 ‘한국감성수업연구회’를 구성해 전국 유초중등 및 특수 교사 500명과 함께 소통하며 더 나은 수업을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