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79,652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
“승규(가명)가 다쳤다.” 며칠 전 한동안 움직일 수 없을 정도의 큰 사고를 당해 집에서 쉬면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갑자기 승규가 보고 싶다. 수업을 왕따시키고 하루 종일 만화를 그리던 녀석, 연습장에 그린 만화가 친구들에게 인기를 얻어 번호표를 받고 순서를 기다리게 만들었던 녀석, 왠지 모를 우울함에 젖어 창밖을 자주 바라보던 녀석이다. 때론 장난을 치다가 갑자기 화를 내서 친구들을 당황시켰고, 단단히 화가 나면 눈빛이 변하고 아무도 말릴 수가 없는 감정 조절의 문제를 가진 녀석이다. 미납자 명단. 교과서 대금이 미납되어 전체 예산을 처리할 수 없다는 행정실의 최후 독촉을 받고 승규를 떠올리게 된다. 2학년 담임을 맡으면서 승규와 처음 만났다. 승규의 부모님은 이혼하셨고, 아버지가 아들을 양육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아버지는 조금의 수입을 위한 일거리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집에서 쉬고 있는 상황이었다. 첫 상담에서 “저는 꿈이 없어요. 모든 것이 재미가 없고, 살아가는 이유도 모르겠어요.”라고 말하던 승규의 말이 가슴에 박혔었다. 현재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들에 불만을 느끼고 있었다. “내가 무엇을 해야 세상을 바라보는 승규의 시선을 바꿀 수 있을까, 어떤 도움을 줘야 승규가 꿈을 찾고 즐겁게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게 될까?” 초보 교사에게 어려운 과제였다. 미납자 명단을 몇 차례 받은 승규는 친구들의 장난에 화를 내고 수업을 나가버렸다. 운동장 벤치에서 아픈 미소로 죄송하다는 승규의 손을 꼭 잡고 옛이야기를 펼친다. 다섯 식구가 단칸방에서 생활하며 자신의 꿈을 그리던 아이, 바보 같아서 부유한 친구들과 자신을 비교할 줄 몰랐던 아이, 그 아이의 이야기를 한참 동안 함께 한다. “그래, 선생님의 아버지는 채소 장사를 하셨어. 가난이 무엇인지 몰랐지만 정말 어렵게 자랐단다. 하지만 그것이 나의 인생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야. 내가 어떤 꿈을 가지고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중요한 것이지! 선생님이 너의 꿈을 도와줄게. 미래의 승규가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지 함께 그려보자.” 승규는 작은 목소리로 화가가 되어서 자신만의 화풍으로 세상을 그려내고 싶다고 했다. 승규가 즐겁게 꿈꿀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왜냐하면 승규의 미래를 함께 꿈꾸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음 날 교과서 대금 미납자 명단에 승규의 이름은 없었다. 미래의 화가에게 먼 훗날의 초상화를 부탁하며 고맙다는 인사는 받지 않았다. 그 이후 미술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미술학원의 일을 도우며 무료로 학원에 다닐 수 있도록 소개해주었다. 승규는 미술학원에 다니면서부터 화를 내는 일도 줄어들고 학교에서 잠을 자는 경우도 거의 없었다. 수업에 집중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작가의 시선으로 진지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쉬지 않고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자신의 미래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한 것이다. 승규가 꿈꾸기 시작하는 것은 나의 행복이요, 가슴이 뛰는 이유가 되었다. 가정통신문. “꽃피는 봄이 왔습니다. 학사계획에 따라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갑니다. 가정에 평안과 축복이 있길 기원하며 30만 원을 입금해 주세요.” 승규의 가정에는 평안과 축복이 사라졌다. 꽃 피는 봄이 오고 수학여행이 다가왔다. 처음 비행기를 타는 친구들에게 “비행기를 탈 때는 신발을 꼭 벗고 타야 한다.”라고 강조를 했다. 새 옷을 산다고 신난 친구들 사이의 승규는 수학여행을 가지 않겠다고 했다. 이유를 묻지 않았다. 화가 났고, 눈물이 났고, 마음이 답답해서 가슴을 쳤다. 승규의 아버지가 미웠다. 교무실로 돌아와 승규의 아버지를 떠올리게 된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는 자신들의 행복을 포기하고 자녀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교통사고를 당해 누워있는 승규의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웃고 있는 승규의 눈빛이 나의 가슴을 쳐서 한숨을 닦으며 고개 숙여 쉬는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마음이 불편한 저녁이다. 근심 가득한 표정의 이유를 설명하자 “담임 선생님이 도와줘야죠. 당신이 꿈꿔오던 선생님의 삶을 사세요.”라는 아내의 대답을 듣게 되었다. 고민의 해답을 찾은 것이다. “승규야, 수학여행 가자. 학교에서 체험학습 비용을 지원하는 학생을 선발했어.” “……” “선생님이 추천서를 너무 잘 써서 네가 선발되었어. 선생님 잘했지?” “선생님!” 승규가 부담을 가지지 않도록 조용히 나의 통장에서 30만 원이 출금되었다. 제주도 수학여행 단체 사진에는 우리 반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의 얼굴이 웃고 있었다. 천지연 폭포로 걸어가며 함께 노래 부르고, 성산 일출봉 정상까지 경주를 하며, 우도의 해변에 우리들의 발자국과 시간과 사진을 남겨 두었다. 선생님의 응원이 힘이 되었던 것일까? 승규는 온갖 재미있는 표정으로 교실에 웃음 바이러스를 퍼트렸고 성적도 조금씩 좋아졌다. 교내 미술대회와 지역의 예술제에 참가하여 좋은 성적으로 수상하며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다가가고 있었다. 성규가 행복해질수록 나의 행복도 커져갔다. 11월 선생님의 생일, 승규는 그림보다 더 큰 미소를 지으며 나의 초상화를 내밀었다. 아무 말도 필요하지 않았다. 왜 눈시울이 따뜻해지는 것인지 모르겠다. 아이들의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을 함께 걸어가는 교사가 되었다는 안도감이었는지 모르겠다. 처음 선생님이 되어 가출한 학생을 찾으려고 새벽까지 온 동네 pc방을 돌아다녔고, 학교에 오지 않는 아이들의 집을 찾아다녔고, 말썽부리는 아이들과 함께 밥을 먹고, 슬픔에 빠진 아이들과 함께 울었다. 승규의 선물을 받고 ‘조건 없이 끝까지 사랑하겠다.’는 기도로 출근하던 첫 마음을 떠올린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에게 좋은 선생님이라는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으로 변해가던 나를 반성하게 만든 생일이었다. 벌써 승규가 잊혀질 만큼 오랜 시간이 지났다. 나는 변함없이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으로 살고 있다고 자부하던 어느 날, “억울하면 꿈이 아니다.”라는 어느 강사의 이야기를 듣고 갑자기 눈물이 났다. 나는 사범대에 가기 위해 학원에 다니며 재수를 했다. 새벽부터 수업을 듣고 자율학습에 빠지지 않고 늦은 시간까지 공부하여 대학에 입학했다. 4년의 대학 생활도 좋은 학점을 유지하기 위한 치열한 삶이었다. 졸업하고 교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던 시절이 떠오른다. 아침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화장실도 가지 않으며 공부하고, 시간을 아끼기 위해 매일 종류별로 편의점 삼각김밥을 먹으며 공부를 했다. 교사가 된다는 꿈이 나에게 힘듦이 아닌 행복을 주던 시절이었다. 이렇게 교사가 된 지금의 나는 아이들의 미래를 꿈꾸는 것이 아니라 퇴근 시간과 주말을 기다리는 직업인이 되어 있다. 업무관리에 쌓이는 공문의 숫자에 지쳐가고, 나의 업무가 너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에 억울하고, 학급 아이들 관리에 피곤함을 느끼고 선생님의 사랑에 반응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나의 사랑이 억울하고, 각종 연수에 참여하고 연구해서 열심히 수업하는데 학생들이 수업에 즐겁게 참여해주지 않아서 억울하다. 꿈도 없이 의욕도 없이 공부도 하지 않고 버릇없이 행동한다고 “저 녀석은 왜 저럴까?”라며 아이들 탓을 하는 나의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그렇게 꿈꾸던 교사가 되어 가슴 뛰게 수업하고, 아이들의 미래를 함께 꿈꾸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지 않은 나의 모습이 슬펐다. “승규가 다쳤다.” 오늘 승규를 떠올리며 ‘나는 내가 꿈꾸었던 선생님의 모습으로 살고 있나?’ 다시 한번 점검하게 된다. 아이들의 미래를 함께 꿈꾸며 학생들 마음속의 자랑스러운 선생님이 되고 싶던 첫 마음이 시들어가던 오후, 전화를 건다. “여보세요. 승규야.” “선생님!” “그래. 선생님이다!” 나는 승규의 선생님이다. 예전에도, 지금도, 내일도 나는 아이들을 조건 없이 끝까지 사랑하는, 수많은 제자의 마음속에 간직될 자랑스러운, 아이들의 미래를 꿈꾸는 선생님이다. 억울하지 않다. 사랑해서 행복한 꿈 꾸는 선생님이다. 학교가 꿈동산이 되도록 즐겁게 다시 한번 뛰어보자. 끝까지 달려가자. ------------------------------------------------------------------------------------------------------------------ 2020 교단수기 공모 - 동상 수상 소감 꿈꾸는 선생님 선생님들의 ‘보람’은 잘 지내고 계십니까? 첫 마음은 그때뿐이야. 이제 나도 나이가 …. 시대가 변했고, 나의 역할이 변했잖아. 많은 이야기들을 들으며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 중에 교단 수기를 읽게 되었습니다. 수기 속의 선생님들의 열정과 헌신에 가슴이 뛰기도 했고, 때론 눈물 흘리기도 했습니다. 나의 작은 열정도 누군가의 식어가는 가슴에 작은 불씨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고 부끄럽지만 교단 수기에 공모하게 되었습니다. 수기를 쓰면서 승규와 수많은 제자들을 떠올리며, 정작 “아이들의 행복이 커질수록 나도 행복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라고 과거형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교단 수기 공모를 통해 첫 마음을 기억할 수 있는 큰 상을 받았는데 수상하게 되어 더욱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나와 함께 했던 승규와 수많은 아이들을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하고 있다는 인정을 받은 것 같아서 기쁩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변함없이 사랑할 것에 대한 과제를 부여받은 것 같아서 수상의 기쁨은 커다란 부담이기도 합니다. “이 과제를 잘 할 수 있을까?” 부족한 열정에 박수를 보내주시는 여러 선생님과 소중한 사람들의 응원을 받으며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집니다. 감사합니다.
지난 21일, ‘경기도교육청 교원의 교권과 교육활동 보호에 관한 조례안(경기교권보호조례)’이 도의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2012년과 2018년에 두 차례 본회의에서 처리됐으나 교육부의 재의요구로 자동폐기된 이후 세 번째다. 경기교권보호조례가 두 차례의 실패를 극복하고 현장의 환영과 도움을 주기 위해 제안한다. 무엇보다 ‘교원 지위 법정주의’ 정신이 지켜져야 한다. 과거 두 차례나 무산된 이유는 교육부가 ‘국가 사무에 관해 법령의 위임 없이 조례로 정한 것은 한계를 벗어났다’며 재의를 요구해 폐기되었기 때문이다. 대법원도 서울교육청과 전북교육청의 교권보호 조례에 대해 ‘교원의 지위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해 전국적으로 통일적인 규율이 필요하며, 국가가 이를 위해 상당한 경비를 부담하고 있으므로 이에 관한 사무는 국가 사무로 봐야 한다’며 조례 무효를 판결했다. 따라서 그 내용에 위법성이 있거나 교원의 지위 및 보호에 있어 자치단체에 따라 달라서는 안 된다. 둘째, 교권보호의 실효성이 담보돼야 한다. 이번 조례안에 반영된 ▲외부인의 학교 방문 시 사전 예약 시스템 구축 및 상담 전용 공간 확보 ▲민원·진정을 조사하는 경우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해당 교원에게 소명할 기회를 제공하고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인사상 불이익 조치를 취하지 않도록 하는 조항 ▲교원의 휴대전화번호 등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교육감과 학교장이 시책 마련 규정은 그간 교총 등 교육 현장에서 줄기차게 요구한 내용으로 현장 교원의 애환을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셋째, 교사와 학생 간 사안이 발생하면 학생인권조례와 교권보호조례 간 이해충돌에 대한 중재, 조정 등 해결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교장, 교감과 교사 간 대립이나 갈등을 조장하는 내용이 없어야 한다. 인천, 광주, 울산, 충남, 경남 등 5곳에 이미 교권보호조례가 제정됐다. 그러나 교사의 교권을 보호하고 교육활동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을지에 대해 현장의 평가는 회의적이다. 교육조례 홍수 속에 제정된 경기교권보호조례가 학생, 학부모, 교원 간 권리 다툼의 원인이 되지 않으면서 현장에 실질적 도움을 주길 바란다.
점입가경이다. 무자격 교장 공모제가 특정노조 인사의 코드승진 도구로 전락한 것도 모자라 교감까지 공모하고, 교사도 교육감이 직접 뽑겠단다. 무자격 교장공모는 온갖 편법을 동원한 ‘내사람 심기’의 전형이다. 그 정도는 점점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비율도 해마다 부쩍 늘고 있다. 특정노조에서 기존 승진제도를 ‘점수 따기 도구’로 폄훼하고, 교육감은 ‘공모’로 맞장구치며 공모의 양상도 점차 진화해왔다. 자기편을 공모 교장으로 만들기 위해 얼마나 치밀하게 조직적으로 움직였는지는 삼척동자도 다 안다. 권역별 교장공모가 예상되는 학교에 미리 조합원을 전보해 교내 여론을 만들어 나갔다. 실제, 특정노조 출신 간부는 본인이 공연히 이야기했던 대로 몇 년 후 해당 지역 공모 교장으로 갔다. 교육감이 행정 권력을 장악한 10년 동안 내성, 아니 자신감이 붙었나 보다. 이젠 교육경력 6년 이상인 자를 대상으로 교감을 공모하고, 교사도 직접 자의적으로 선발하려 한다. 공모 교장의 성공에 힘입어 이젠 교감, 교사의 인사제도까지 세포분열 하려 한다. 이들은 커다란 밑그림이 있었던 게다. 한때 유행한 영화 대사,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를 떠오르게 한다. 실력에 따른 공정한 선발 요소가 아닌 본인들이 원하는 성향과 가치를 고르겠다는 것이다. 여태껏 자기 사람들로 구성된 공모 심사위원회가 그랬다. 교사 선발 심사위원회 구성이야 어떻겠는가. 최근 사회적 큰 파장을 불러온 공공의대 선발 논란의 데자뷔와 다름 아니다. 이 정부 들어 선거연령을 18세로 낮췄다. 또 민주시민 교육이라는 명목하에 별도의 교육과정도 마련하려 하고 있다. 거기에 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부터 교감, 교장에 이르기까지 주관적, 자의적 가치를 우선 해 뽑을 태세다. 이제는 단순히 교사 임용과 승진제도의 개편 차원을 넘어서는 커다란 계획이 있을까, 두렵기까지 하다.
올해 초 정부는 전국의 모든 학교에 승하차 구역을 설치하겠다는 ‘드롭존’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9월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일어나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교통사고의 후속 대책이라 할 수 있었기에 그 파장은 유달리 컸다. 그러나 이 소식을 뒤늦게 들은 나는 정말이지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드롭존(drop zone)’이라는 단어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정부가 외국어 오·남용 부추기나 우선 드롭존(Drop Zone)은 완전한 외국어 단어라서 학교에서 지향해야 하는 국어교육의 목표와는 정확히 상반된다. 부끄럽게도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국어 8단원 우리말 지킴이에는 이런 식으로 외국어를 남용하면 안 된다는 학습 목표가 버젓이 실려 있다. 게다가 이 단원은 학생들이 실생활에서 외국어를 남용하는 사례를 조사해 발표하는 활동이 포함돼 있으므로, 학생들은 분명히 학교의 드롭존을 제1번 남용 사례로 찾아낼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교사로서 나는 학생들을 과연 어떤 표정으로 바라봐야 할까? 게다가 더욱 부끄러운 점은 심지어 승하차 구역을 뜻하는 단어가 ‘드롭존’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학생들의 승하차 구역을 뜻하는 단어는 ‘드롭오프존(drop-off zone)’이다. 드롭존은 폭발물, 낙하물 등의 투하지점이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로 드롭오프존과는 다른 단어이다. 물론 간혹 외국학교에 드롭존이 있기도 하다. 그 사정은 대강 이렇다. 학생들이 수업을 찾아 이동하는 외국학교는 소지품을 놓아둘 만한 곳이 딱히 없어 사물함을 복도에 만든다. 그런데 사물함을 준비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학교에서는 소지품을 잠시 내려두는 드롭존을 설치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신발주머니함 정도의 개념인 셈이다. 따라서 드롭존 어쩌고 하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창피함에 눈시울이 붉어지다 못해 검어질 지경이었다. 국록을 먹는다는 사람들이 조어력(造語力)이 부족해 외국어를 끌어오고도 당당하다는 것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심지어 빌려온 외국 단어도 굳이 틀린 것을 가져와 오용하는 데에는 대체 어떤 행정력이 발휘되었던 것일까. 학교의 여러 장소는 수십 년에 걸쳐 학생들의 뇌리에 깊게 뿌리내리곤 한다. 선생인 나도 초등학생 때 얼음 땡을 하던 거북이 동산이 가끔 떠오를 때가 있다. 그런데 거북이 동산 대신 터틀플레이존이라는 이름을 지었다면 지금까지 그 따스한 동산의 감각이 남아있을 수 있었을까? 이런 부분에까지 행정가들에게 섬세함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신중치 못한 발표에 피로 증가 그러나 바로 오늘 나를 가장 당황스럽게 하는 것은 허장성세가 금강산의 비로봉만큼 높았던 드롭존 계획이 아니라, 그렇게 홍보하던 드롭존이 어느새 흔적도 없이 우리 사회에서 쏙 사라져버렸다는 소름 끼치는 일이다. 드롭존을 설치하겠다던 사람들은 반년도 더 지난 지금, 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길래 이렇게 조용한 것일까? ‘무계획이 계획'이라고 할 수 있는 드롭존 계획. 상위기관의 섣부른 발표 하나하나에 누적된 일선 학교의 피로도는 이미 끔찍한 수준이다. 신중하지 못한 발표들이 범람하며 학교를 점차 침몰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과연 필자만의 기우에 불과할까? 드롭존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까. 다음 사고가 터져야만, 이미 물이 끓어 넘치고 냄비뚜껑이 벗겨져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나마 깨닫게 될까.
최근 교육부에서는 오는 10월 중에 교육공무원 임용후보자 선정경쟁시험규칙 일부 개정령안’을 공포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감에게 교사 선발 권한을 부여하겠다는 것이 핵심적인 내용이다. 알다시피 교원 임용시험은 1차 필기시험, 2차 실기․수업 시연 및 심층 면접으로 치러진다. 1차 성적과 2차 성적을 각각 50%씩 반영해 최종 합산한 성적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교원의 지방직화 준비 수순 이번에 교육부에서 내놓은 개정 규칙이 전면적으로 시행되면 1차 필기시험은 현행 방식대로 그대로 진행되지만 2차 시험의 과목 구성과 배점을 교육감이 임의로 정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1차 시험, 2차 시험 성적의 반영 비율도 교육감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1차에서 아무리 뛰어난 성적을 얻어도 2차 전형의 실기(수업시연 및 심층 면접)에서 떨어지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교육감의 공약 사항 및 교육정책을 적극 지지하고 찬성하는 예비 교원만 선발할 가능성이 커진다. 평가에 주관적, 자의적 판단이 개입될 소지가 아주 크기 때문에 임용시험의 공정성이 보장되기 어려운 구조가 된다. 현재 시․도교육감에게 교사선발권을 부여하는 임용시험규칙을 두고 교육 현장은 물론 학부모들까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교육감에게 교사선발권을 부여하는 규정 철회를 요구합니다’라는 글도 올라왔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은‘지방교육자치 역량 강화 방안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포함된 내용으로는‘교사의 지역별 고유성’을 위한 지역 중심의 인사 제도 혁신 중 하나의 정책으로 교원의 지방직 전환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동안 교육부에 있었던 막강한 인사 권한을 시․도교육감에게 대부분 이양 및 위임하면서 교원의 지방직화를 서서히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격차 해소가 우선돼야 그렇다면 교원 선발권을 교육감에게 위임하고, 교원을 국가직에서 지방직으로 변경하면 어떤 일이 발생하게 될까. 현재 지방마다 교육재정 여건이 다르기에 재정여건이 좋은 서울이나 인구가 많은 수도권은 학생들이 좋은 교실, 맛있는 급식, 그리고 양질의 수업내용과 우수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농산어촌이 존재하는 지방의 시․도교육청의 경우에는 재정여건이 부족하기에 풍족하게 사용할 재정적인 여건이 마련되지 않는다. 이는 그동안 공평한 학습기회를 강조했던 공교육이 학교 교육의 부실로 이어지고, 학생들의 기본적인 학습권 침해로 이어져 모든 피해는 해당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앞으로 교육부의 과도한 권한은 시․도교육청으로 이양 및 위임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 교원 선발권 위임 및 교원 지방직화는 많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알다시피 교원의 사기는 교육력과 직결되는 만큼 소를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교육감의 교사선발권 부여 및 교원 지방직화는 철회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지역 간의 교육격차 해소와 교육기회의 형평성 확보가 가장 최우선 과제임을 명심해야 한다.
코로나19 확산을 기점으로 교원 연수의 양상도 변화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원격연수를 신청하는 교원이 급격하게 늘어났고, 언택트 교육에 필요한 IT 관련 주제 강의가 인기를 끌었다. 준비 없이 시작된 원격수업이었지만, 교사들은 연수를 통해 필요한 지식을 채워나가고 있다. 사제동행 원격교육연수원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원격연수 수강생의 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0% 정도 수강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하자 다음 달인 3월 수강생은 전년 대비 220% 가까이 늘어났다. 지역 감염이 시작됐을 시점에도 원격연수 수강생이 증가했다. 인기를 끈 강의는 IT 관련 주제였다. 특히 구글 클래스룸 활용법을 배울 수 있는 ‘종이 없는 미래 교실의 시작, 구글 클래스룸’, 유튜브 사용법을 안내한 ‘선생님이 유튜브 해도 되나요?(유튜브 사용설명서)’가 교사들의 많은 선택을 받았다. ‘종이 없는 미래 교실의 시작, 구글 클래스룸’을 수강한 A 교사는 “1학기 때 온라인 학급 운영을 위해 구글 클래스룸을 활용했지만, 시행착오가 많았다”면서 “강의를 듣고 나니, 이제 여유 있게 수업을 구성하고 다양한 교육활동에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B 교사는 “지역 교육청에서 준비한 2시간짜리 실시간 강의로 사용법을 익히고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크고 작은 실수가 생겨 원격연수를 신청했다”고 했다. 이어 “학생들과 함께하면서 실수도 줄이고 익숙해졌다”면서 “구글 클래스룸의 장·단점을 제대로 파악한 후 필요에 따라 교육활동에 적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학력 격차와 수업 결손, 진로 지도에 대한 고민도 묻어났다. 기초학습과 진로 주제로 한 ‘아이들의 진로진학, 전문가와 설계하다’, ‘만남, 관계 맺기, 회복을 위한 열린 질문기법’, ‘기초학력 향상 행복수업 희망교실’,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놀이수업(한글·수·연산)’ 등을 신청한 수강생이 급증하고 있다. 교육청의 추천으로 ‘기초학력 향상 행복수업 희망교실’을 수강한 C 교사는 “그동안 학습 부진아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없었던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밀려왔다”면서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가르치겠다”고 말했다. 올해 학급 담임을 맡은 D 교사는 전화 상담을 하다가 한글 미해득 문제과 수 연산에 어려움이 있다는 학부모들의 고민을 접했다. 고작 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학습에 대한 부담을 갖고 자존감이 낮아졌다는 얘기에 관련 연수를 알아봤다. 그는 “코로나19로 아이들을 만날 수는 없지만, 즐거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은 마음에 수강하게 됐다”면서 “연필 쥐는 방법부터 다양한 내용을 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좋은 선생님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다가가고 싶다”고 귀띔했다. 김재철 사제동행 원격교육연수원장은 “올해 원격연수는 코로나19와 맞물려, 원격수업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강좌가 인기를 끌고 있고, 학력 격차 문제가 대두되면서 기초학력 신장을 위한 연수도 교사 개인뿐만 아니라 교육청 차원에서도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 언택트 교육이 일반화할 것에 대비해 관련 연수를 지속해 개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선생님, 책은 언제 쓰세요?” 책 쓰는 일을 궁금해하시는 선생님들이 종종 묻고는 하세요. 학교 일도 바쁜데 책은 어떻게 시간을 따로 내서 쓰는지 궁금해하시거든요.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생각이 들어요. ‘시간을 짜내는 노하우가 혹시 따로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노하우가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또다시 생각해 보면 하루는 누구나 24시간인데 그런 노하우가 없을 것 같기도 해요. 알쏭달쏭하죠. 많은 분이 책을 쓰고 싶어 하고, 자신만의 콘텐츠를 세상에 내놓고 싶어 하세요. 누구나 꿈꾸는 삶이에요. 책을 쓰고 강연을 하고, 강연하면서 콘텐츠를 재생산해서 새로운 책을 선보이는 선순환. 그런 선순환을 이루어낸다면 우리의 삶도 그렇게 팍팍하지는 않을 거예요. 어떤 것을 경험하든, 그것을 나만의 시각으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줄 수 있다면 힘든 일도 이겨낼 수 있는 동기를 가지게 되니까요. 그것이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이 가지는 삶의 무기에요. 다만, 콘텐츠를 만들 힘을 가지게 되기 전까지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극복하는 과정을 거쳐야 해요. 회식, 정주행하고 싶은 드라마,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시간. 그 밖에도 ‘내 시간’을 방해하는 여러 가지 일들과 씨름하기. 책을 쓰고 싶어 하는 분들을 가로막는 장애물이에요. 개인적으로 그런 장애물을 잘 극복하고 싶지만 쉽지 않더군요. 어떻게 사람이 일만 하고 살 수 있을까요? 학교 일도 일이고, 책을 쓰는 것도 일인데 말이지요. 그래서 열심히 책만 쓰고 싶지만 조금씩 하고 싶은 것도 하면서 살고 있어요. 코로나19 상황 전에는 종종 회식도 했고, 드라마도 가끔 정주행해요. 스마트폰도 만지작거리면서 뉴스를 검색하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1~2시간 정도는 꼭 책에 들어갈 원고를 쓰거나 업데이트가 필요한 내용은 책을 통해 공부하면서 콘텐츠를 만들고 있어요. 그래야 1~2년에 한 권 정도 책을 낼 수 있거든요. 매년 한 권이면 좋겠지만, 직장생활하면서 그렇게까지는 하기 힘드니까 2년에 한 권도 ‘괜찮다’라는 생각을 가지면서요. ‘누구나 쓸 수 있지만 아무나 쓸 수 없다.’ 책 쓰기의 세계에서는 꽤 유명한 말이에요. 책을 쓰는데, 콘텐츠를 만드는 데는 자격증이 필요 없어요. 말 그대로 누구나 쓸 수 있지요. 누구나 책을 쓰는 기회는 열려 있어요. 마음만 먹는다면요. 하지만, 그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들려면 ‘아무나’가 되지는 말아야 해요. 시간을 쓰는 데 있어서 ‘내 시간’을 확보하고 그런 시간을 통해서 자신만의 콘텐츠를 갈고 닦아야 하니까요. 너무 크게 기대하지 마세요. ‘하루에 4~5시간 책을 쓰는데 할애하겠다’라는 커다란 목표를 가지면 쉽게 지치게 되니까요. 큰 목표를 세우면서 작심삼일 하는 것보다는 소박하고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워서 매일 성취감을 느끼며 자잘하게 달려나가는 태도가 필요해요. 어차피 우리는 각자의 직업을 가지고 있고, 전업 작가는 아니니까요. 자기 일을 해 나가면서 책까지 쓰려면 소박하게 하루하루 실행하는 것이 최선의 태도라는 것을 염두에 두셨으면 좋겠어요. 큰 목표 대신에 이런 목표를 하나 가지면 어떨까요? ‘책 쓰기를 위해 하루 1페이지만 쓰겠다.’ 하루에 A4, 글자 크기 10포인트로 딱 한 페이지. 그 정도면 괜찮은 목표가 아닐까 싶어요. A4용지 100페이지 분량의 원고면 책 한 권을 만들 수 있거든요. 하루 1페이지를 1년 동안 꾸준히 써나갈 수 있다면 책을 3권 내고도 남는 분량이에요. 그래서 하루 1페이지라는 목표도 결코 작지 않은 셈이에요. 우리에게 필요한 건 커다란 목표가 아니에요. 작은 목표를 실행하는 매일의 꾸준함이지요. 매일 꾸준할 수 있다면 우리의 작은 실행도 빛을 보는 날이 올 거예요.
최근 공교육은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우리 사회는 기존 방식으로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갈 수 없다고 경고한다.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할 때라고 채근한다. 갑작스러운 사회적 요구에 교육 현장이 과도기를 겪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나아가 미래 교육을 준비하려는 움직임이 학교와 교사들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작은 학교의 약진이 고무적이다.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통폐합 위기에 몰리고 학교운영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자구책을 찾고 내공을 쌓아 미래 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편집자 주 경기 이포초에는 최근 문의 전화가 부쩍 많아졌다. 인근 큰 학교에서 전학을 오고 싶다는 학부모들의 전화였다. 거리가 멀어 학부모가 직접 등·하교를 해야 하지만, 기꺼이 감수하겠다고 말한다. 실제로 3학년생이 7명이었는데, 올해만 2명이 전학을 와 현재 9명이 재학 중이다. 여주 시내에서 떨어진 이 학교에 학부모들이 주목하는 이유는 뭘까. 이포초는 온라인 교육 인프라를 바탕으로 전교생이 지난 4월부터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교내 어디서든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고, 전교생 수만큼 스마트기기를 보유하고 있다. 2018년부터 디지털교과서 선도학교, SW교육·AI교육 선도학교, 미래 교육 중점학교를 운영하면서 구축한 시스템과 수업 노하우를 십분 발휘하는 중이다. 실시간 화상회의 플랫폼 줌과 구글 클래스룸을 활용해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수업을 진행하고, 예체능 교과는 과제형으로 병행했다. 가정에서 실시간 수업을 하면서 문제가 생기거나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학부모의 동의를 받고 가정을 방문해 교사가 직접 도왔다.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이나 가정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학생은 학교로 불러 학습 결손이 발생하지 않게 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학생, 학부모들의 피로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도 이포초는 동요하지 않았다. 전교생 45명, 6학급인 시골 작은 학교의 저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건 아니다. 등교가 중지됐을 때, 처음 2주는 온라인 클래스 이학습터에서 제공하는 과제 중심 수업을 꾸려나갔다. 일주일에 한 번, 학습 꾸러미를 배부하고 과제물을 확인, 피드백하는 방법으로 운영했다. 하지만 저학년은 온라인 클래스나 이학습터에 로그인하는 것조차 어려워했다. 태블릿으로 수업하는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까지 적지 않았다. 교사들은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학생들의 모습에 고민했고, 자발적으로 ‘원포인트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꾸려 원격수업을 준비했다. 장승오 교사는 “교사마다 자신 있는 분야를 정해 원격수업에 필요한 도구를 익히고 디지털기기 활용법을 터득해 배움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회의를 거쳐 원격수업 도구는 하나로 통일했다.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였다. 등교할 때와 다르지 않게 수업할 방법을 고민하고 공부하고, 또 공유했다. 원활한 수업을 위해 필요한 장비는 각종 공모사업을 유치해 받은 예산으로 구입했다. 지난 14일부터 등교수업을 하고 있지만, 언제든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생각으로 대비하고 있다. 장 교사는 “교육 현장이 전환기를 맞은 것”이라고 했다. “모든 게 처음이었어요. 당황스럽고 고민이 많았죠. 원격수업에 최적화된 방법을 지정해줬으면, 혼란이 적었을 것 같아요. 교사 개개인에게 수업 플랫폼을 선택하라고 하니,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고 지칠 수밖에요. 한 달 정도면 끝나겠지, 했는데 장기간 이어지다 보니까 학부모님들도 불만이 커지고요. 하지만 이제 적응하는 단계에 들어가고 있다고 봅니다. 원격수업에 활용한 도구들을 등교수업에도 활용하면 교육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겠다, 싶을 때가 있어요. ‘블렌디드 러닝’의 효과도 이야기되고 있고요.”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려면, 국가 차원의 온라인 인프라 구축과 학급당 학생 수 조정 등이 시급하다고 했다. 교사들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게 관련 연수의 기회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교사는 “한정된 조건에서 성공적으로 원격수업을 준비한 사례가 더 많이 공유돼 선한 영향력을 발휘했으면 좋겠다”면서 “어려운 상황이지만, 학생들이 학교에서라도 웃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경순 교장은 “배움의 열정을 가꾸는 학생들과 가르침에 있어 언제나 정성을 다하는 선생님들과 함께 새로운 공교육의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 “작은 학교의 저력을 보여주세요” 본지는 코로나19 상황에도 작은 학교의 장점을 살려 미래 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는 학교의 사례를 제보받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관통하는 언택트 교육의 실마리를 작은 학교에서 찾으려고 합니다. 제보 메일 kmg8585@kfta.or.kr
교육감에게 교사 선발권을 위임한다는 교육부의 임용시험 규칙 개정안을 철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9만 명에 달하는 국민이 동의했다. 지난 14일 게시된 ‘교육감에게 교사 선발권을 부여하는 규정 철회를 요구합니다(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92722)’ 글은 교사 선발 과정의 공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교육감에게 교사 선발권을 주면 교육감의 정책과 이념에 맞는 사람만 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같은 날, 사범대 학생임을 밝힌 한 청원인도 임용시험 규칙 개정안을 철회해달라는 청원을 올렸다. 한국교총은 24일 임용시험 규칙 개정안 철회를 요구하는 국민청원 확산에 대해 “교육부는 지역인재 선발은커녕 교육 정치화만 초래할 교원 임용시험 규칙 개정을 즉각 중단하라”면서 “제대로 된 협의와 공감 없는 일방행정에 대한 비판이자, 공정한 교사 선발을 바라는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총은 교육감에게 교사 선발권을 부여하면 교육감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필기시험 등이 축소되거나 무력화되고,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수 있는 면접 등의 비중만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봤다. 또 교육감의 정책과 이념이 반영된 면접, 논술시험 등을 강화하고 당락을 좌우할 요소로 작용한다면, 현 정부가 그토록 강조하는 공정성은 무너지고 교육의 정치화만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임용시험 규칙 개정이 교육부가 밝힌 대로 지역인재 선발을 위해서라면, 지역인재 선발을 위한 시험 방식과 절차부터 고민하고 제시했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시험의 공정성을 해치는 자의적·주관적인 평가를 배제할 방법도 구체적으로 마련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총은 “기존에 명시된 내용까지 삭제하고, 교육감에게 시험 방식과 합격 기준을 일임하면 된다는 식이라면 과연 누가 개정 절차와 내용에 대해 공감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헌법상 교원의 지위는 법률로 정하게 돼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2014년 대법원의 판례에도 ‘교원의 지위에 관한 사항에는 교원 임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나와 있다. 교총은 “교원 신분의 취득 여부를 결정짓고 제한하는 중요한 내용이 법률은커녕 대통령령, 교육부령도 아닌 교육감의 지침 수준에서 좌지우지 하는 것은 교원지위 법정주의에도 명백히 반하는 것”이라며 “교원의 지위를 흔들고 임용시험의 공정성을 훼손하며, 교육의 정치화와 편향교육을 초래하는 임용시험 규칙 개정을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교총은 교육부가 국민의 뜻을 외면하고 해당 규칙 개정을 강행한다면 행정소송과 대국회 활동, 국민청원 서명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저지 활동을 전개한다는 입장이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경기교총(회장 백정한)과 경기도교육청(교육감 이재정)은 21일 도교육청 교육감실에서 2020년도 본교섭의 시작을 알리는 상견례(사진)를 가졌다. 이번 상견례는 코로나19 상황임을 감안해 약식으로 진행됐다. 경기교총은 ‘돌봄사업’, ‘방역인력 채용’, ‘교복비 지원사업 지원업무’ 등 교육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사업들을 지자체로 이관하도록 요구했다. 교과서 배부시스템 개선, 중·고교 교원 교원연구비 합리화, 기피 1순위 학생부 업무 담당 교사에게 전보가산점 등 인센티브 부여, 중등교감 자격연수제도 제도 개선, 중등보직교사 수를 초등 수준 확대, 특수학교 예체능 전담교사 확보, 공립단설유치원 보건인력 배치, 영양 교육전문직원(장학사) 확대 배치, 방학중 지급하는 무상우유 지원업무 지자체 이관 등도 주요 요구사항이다. 이번 2020년도 교섭·협의요구(안)은 본문 5개의 장(교원인사와 임용제도개선, 교원복지 및 근무여건 개선, 교권 및 교원전문성 신장지원, 교육환경 개선, 교원단체 지원)등 총 27개조 36개항(전문, 보칙포함)로 구성됐다. 경기교총은 이번 상견례를 시작으로 추석 연휴 이후 1~4차에 이르는 실무교섭을 거쳐 올해 안으로 합의안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경기교총 백정한 회장은 “이번 코로나19사태를 겪으면서 새로이 드러나고 있는 학교현장의 어려움들에 대한 개선책이 이번 교섭을 통해 마련돼야 할 것”이라며 “선생님들의 사기가 진작되고 교육환경을 개선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초1·중1 학생들의 매일 등교로 확대하되 등교인원 밀집도에서 제외시키는 방안을 교육부에 제안한다는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 학교 현장에서는 시기상조라며 우려하고 있다. 추석 연휴 이후 확진자가 늘어날 수도 있는데 지나치게 성급하게 정책을 제안한 것이 아니냐는 진단이다. 최근 서울 관내 교원, 학부모들은 이번 시교육청의 정책 추진에 대해 “현장의 의견 수렴 없이 너무 성급하게 결정했다”고 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시교육청 시민청원에는 초1·중1 학생 매일 등교에 반대하는 글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24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반대 청원은 10건을 넘어섰다. 이처럼 시교육청 청원에 같은 내용으로 여러 글이 게재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만큼 반대의 뜻이 강하다는 반증이다. 청원 동의자는 300명이 넘는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청원이 올라온 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시교육청 시민청원은 등록 후 30일 동안 시민 1만 명의 동의를 받아야 답변을 얻을 수 있다. 청원 내용 역시 시교육청의 독단적 결정이 교육구성원들을 코로나19 위험으로 내몰고 있다는 부분이 주를 이루고 있다. 앞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추석연휴 특별 방역기간 직후 초1·중1 학생들의 매일 등교로 확대하되 등교인원 밀집도에서 제외시키는 방안을 교육부에 제안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조 교육감은 21일 유은혜 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관련 내용을 재차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추석 연휴가 지나고 코로나19 상황을 봐야 한다”고 한발 빼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서울교총(회장 김성일)도 23일 성명을 내고 “중대한 사안을 발표하기 전 교원단체 등을 통해 현장과의 협의를 우선시 해야 한다”며 “조만간 현장 목소리를 듣는 청취의 장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서울교총은 “무엇보다 학교가 학생과 교직원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학교교육과 방역의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교사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현장 밀착형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빠른 시일 내에 논의의 장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어“현장에서는 초1보다 고1 등교가 우선시돼야 한다는 이야기가 우세하다”면서 “방역 지침을 최대한 지키는 선에서 등교나 대면 수업을 늘리는 방안을 협의 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직기간 5년으로 요건 낮추고 1회 제한 삭제해 형평 맞춰야 일반직과 동일 기준 적용 필요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자율연수휴직제도 사용에 있어 일반직공무원과 교육공무원에게 차별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요건을 해소하기 위해 교총이 법률 개정 추진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국가공무원으로서 달리 적용할 이유가 없음에도 기간 및 횟수에 형평이 맞지 않아 차별 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자율연수휴직은 다양한 지식습득, 개인학습 등을 포괄하는 자기개발 또는 재충전의 기회 제공을 목적으로 2016년에 도입된 무급 휴직제도다. 교사들은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재직기간 10년 이상인 경우 사용 가능하며 기간은 1년 이내, 재직 기간 중 1회에 한해 이용할 수 있다. 반면 일반직공무원의 경우 국가공무원법 및 공무원임용령에 따라 신청 대상은 재직기간 5년 이상이며 복직 후 10년 이상 근무 시 재신청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 같은 국가공무원임에도 일반직과 교육공무원 간 신청요건과 사용횟수에 차이가 있는 것은 형평에 어긋나므로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교총은 교원도 일반직공무원과 동일하게 재직기간 5년 이상, 복직 후 매 10년마다 신청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은 ‘교육공무원법’과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22일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전달했다. 그동안 교총은 생활지도의 어려움 증가 및 교사들의 전문성 개발을 위해 자율연수 휴직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지식 전달과 인성교육 및 학생 생활지도라는 업무 특성상 높은 전문성과 자기개발이 요구되는데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학교폭력, 생활지도의 어려움을 고려해 신체적, 정신적 재충전의 기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을 반영하듯 제도 도입 이후 최근 교원의 자율연수휴직제도 이용률은 급증하는 추세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4월 264명이었던 신청 건수가 2017년에는 1627명으로 급증했으며 2018년 2055명, 2019년 2026명, 2020년 2198명으로 꾸준히 신청 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총은 2018년 12월 ‘자율연수휴직제도 운영사항에 맞춰 관련법 개정을 검토·추진한다’는 내용의 교육부 교섭합의를 이끌어 냈으며 올해 1월에는 교육부로부터 “교원의 자율연수휴직 개정과 관련해 현장 교원과 시도교육청 담당자의 의견수렴을 거쳐 개선안을 마련토록 추진하겠다”는 답변을 받은 바 있다. 교육부도 지난 5월 ‘교육공무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입법예고했지만 아직 국회 발의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교육부 안 역시 재직기간 기준을 10년에서 5년으로 낮추고 1회 이용 제한을 삭제했다. 교총이 제안한 법안은 교육부 안과 달리 사립학교 교원까지 포함했으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이 아닌 법률에 5년 기준을 명기해 법적 안정성과 근거를 더욱 명확히 규정했다.
8년 만에 교육부 주관 회귀 분기별 학폭예방교육 실시도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최근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국무총리에서 교육부 장관 소속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안’과 학교장이 분기별 1회 이상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하도록 하는 내용의 동법 개정안이 연달아 발의돼 논란이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1일 발의한 학폭법 개정안은 국무총리 소속의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교육부 장관 소속으로 변경하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교육계 안팎에서는 ‘학교폭력 예방과 근절에 대한 정부 의지가 약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되레 정책을 퇴보시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정부는 기존 교과부 장관 소속이었던 학폭대책위를 2012년 3월 국무총리 소속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학교폭력예방법’을 개정한 바 있다. 2011년 12월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대구의 한 중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 이후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자 학교폭력을 범부처를 포괄하는 국가·사회적 문제로 접근하겠다고 했던 것이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를 8년 만에 다시 교육부 장관 소속으로 회귀시키는 것이 된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12일 발의한 학폭법 개정안도 논란이다. 주요 내용은 학교장이 분기별로 1회 이상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학교폭력 신고를 받은 수사기관은 즉시 학교폭력 현장에 출동해 폭력 행위 제지, 가·피해 학생 분리, 긴급치료 의료기관 인도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학교현장은 현재도 이미 많은 학교들이 창체와 교과연계를 통해 연 4회 이상의 다양한 학폭 예방교육을 운영하고 있으며 학폭을 비롯한 각종 법정 안전교육만 해도 연간 70여 시간에 달해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에 교총은 “실시 횟수보다 교육의 질과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이 고려돼야 한다”며 “경중을 고려하지 않고 모든 학폭 신고에 대해 형사적 대응을 하게 되면 교육적 해결이 사라지고 불필요한 경찰력이 낭비되는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는 만큼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가 제주학생인권조례(제주도교육청 학생인권 조례안)에 대해 심사보류를 결정했다. 제주교총(회장 김진선) 등 지역 시민·학부모단체의 반대에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23일 부공남 교육위원장은 심사보류를 결정내리면서 “학생들은 학생인권조례의 제정을 요구하는 반면 많은 선생님들이 학생인권조례를 만들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조례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 과정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교육위 위원들도 장시간 토론했으나 합의된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더욱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결의에 따라 심사보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제주학생인권조례 제정 논의는 지난 3월 도내 학생 1002명이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해 달라며 도의회에 청원 서명부를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지난 7월 2일 고은실 제주도의회 의원 등 도의원 22명이 해당 조례를 공동 발의한 뒤 입법예고와 의견수렴 절차에 들어간 바 있다. 이에 제주교총 등 50여개 도민·학부모·시민단체 연대는 해당 조례안이 학생에게 과도한 권리를 부여해 결국 교권 추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반대해왔다. 지난달 도의회에서 제주학생인권조례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교원과 도민 등 5300여명의 반대청원 서명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날 심사보류 결정이 내려지자 제주교총은 환영 입장을 보였다. 김진선 제주교총 회장은 “도의회의 합리적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우리는 학생인권조례의 폐단과 독소조항이 완전 폐지되도록 끝까지 모든 도민과 학부모에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 교육이 올바르게 세워지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며 “교권 존중, 학생의 인성교육이 조화롭게 이뤄져 학생과 교사가 대립과 갈등이 아닌 존경과 사랑으로 하나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학습격차 심화, 대책은 학급당 학생수 감축 학급당 학생수 20명 단계적 감축으로 미래교육 준비해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학급당 학생수 적정 수준을 20명 이하로 제한한 ‘교육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교실 내 거리 두기가 가능해지고, 교육부의 주력사업인 그린 스마트 스쿨 사업, 쌍방향 온라인수업도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이후, 대부분의 학생들은 순차적인 개학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등교 수업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서울·경기지역의 과학고 학생들은 모두 등교해 대면 수업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당 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가 적고, 학생 1인당 교실 내 사용면적이 1.3평으로 일반 학교와 최대 2배 이상의 차이가 나기에 가능했다. 2019년 기준, 서울·경기지역 과학고의 학급당 학생수는 평균 15명이다. 반면 전국의 초·중·고 433개교는 31명 이상, 6558개교는 21~30명이다. 이처럼 학급 당 학생수가 많을수록 학습 여건, 방역에서 불이익을 받을 뿐 아니라, 코로나 이후의 상황에서는 등교 일수로까지 연결돼 학습 격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현재 학급 당 학생수 기준은 교육부가 강제할 수 없는 구조다. 그간 학급당 학생수 기준은 시행령이 아닌 교육감이 규칙으로 정하도록 해왔기 때문이다. 이번 개정안은 학급당 학생수 적정 수준을 20인 이하로 할 것을 법률로 명시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학급당 학생수의 단계적 감축을 위한 계획을 수립·실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탄희 의원은 “교육부의 역점 사업인 그린스마트스쿨사업, 쌍방향 온라인 수업 역시 학급당 학생수 감축이 확보되지 않으면 실효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학생들의 교육 격차 문제와 더불어 방역까지 잡아, 새로운 미래교육의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인숙 의원, ‘교원지위법 개정안’ 성비위 징계 심사 연평균 100건 성범죄 피해자 의견 창구 없어…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성비위 징계처분에 대한 소청심사 과정에서 해당 사건의 피해자 의견을 청취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교원지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교원소청심사제도는 교원에 대한 징계처분 등에 대해 권익 구제 및 처분의 적법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권 의원에 따르면 상습적인 성희롱 발언으로 해임처분을 받은 교수가 교원소청심사를 통해 강단에 복귀하거나,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해임처분을 받은 교사가 징계를 경감받고 복직되는 등 소청심사 청구가 성비위 징계를 경감하기 위한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권 의원이 교원소청심사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표1)에 따르면, 2016년 이후 성 비위 징계처분에 대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회부된 건이 504건으로 연평균 100건을 넘는다. 매해 성비위로 인한 교원 징계가 200건 이상 이뤄지고 있는데, 절반 이상이 소청심사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했다는 것이다. 2016년 이후 소청심사를 통해 처벌 수위가 감경‧취소된 경우는 78건(15.5%)이다. 이 가운데 ‘징계취소’ 결정이 내려진 경우는 64건(감경‧취소 건 중 82.1%)이었다. 현행법은 교원소청심사 시 청구인 및 피청구인이 대리인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필요한 경우 피청구인으로 하여금 답변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소청심사 과정에서 청구인인 교원과 피청구인(처분권자)인 학교의 입장은 반영하면서, 정작 성비위 사건의 피해자 입장을 청취할 근거는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 권 의원의 지적이다. ‘교원지위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소청 사건이 성폭력·성희롱 범죄 처분의 불복인 경우에는 심사 과정에서 피해자의 요구가 있으면 해당 피해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의 의견을 청취하도록 했다. 권인숙 의원은 “학생을 직접 교육하고 지도하는 교원에게는 성 비위와 관련해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며 “성 비위 사건은 피해자가 특정돼 있는 경우가 대다수인 만큼 공정한 심사 및 2차 피해 방지 등을 위해 소청심사 시 해당 피해자의 입장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현경 경남 창원고 미술교사가 최근 '현대회화의 소멸과 생성에 관한 이중지표적 표현연구'로 부산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해당 논문은 연구자의 작품 주제인 '소멸과 생성에 관한 이중지표적 표현'을 중심으로 해체 이론과 소멸의 상호관계, 지표의 상징성에 대한 조형적 해석과 표현 활동을 분석했다. 문 교사는 논문에서 '해체는 시간과 공간에 끊임없이 흔적을 노출하며 존재한다. 그중에서 창작 활동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장 속에 작가의 언어로 새로운 과정을 만들어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고 적었다. 또 '사회가 발달함에 따라 기존의 화면 형성을 해체해 새롭게 생성하는 창작 활동이 과거에 비해 보다 더 다양하게 인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교사는 개인전을 열만큼 작품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판화 작가로 출발해 유화 작가로 성장하는 중이다. 최근에는 다색 목판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여러 색깔을 활용해 회화처럼 표현한다. 그는"작품 활동이 학생 지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귀띔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해 온·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고 있지만, 미디어를 활용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수업 활동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남시 망월초등학교(교장 안희숙)는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1인 1식물 만들기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담임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지키며 3학년 각 반 교실에서 진행되었다. 화분 만들기에 참여한 망월초 학생들은 스스로 화분을 꾸미고 식물을 화분에 심어보는 것까지 체험해 볼 수 있었다. 3학년 학생들은 스티커, 매직 등을 이용하여 자신만의 화분을 꾸몄고, 칼랑코에와 칼란디바 두 종류의 다육식물을 화분에 심었다. 코로나 19로 친구들과 토의 활동은 하지 못한 채 거리를 유지했지만, 학생들은 자신이 만든 식물 화분을 소중하게 바라보며 뿌듯한 웃음을 지었다. 이처럼 화분을 만들며 식물의 아름다움과 생명의 소중함을 함께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에 참여한 망월초 3학년 학생은 “학교에 등교하는 날에 화분 만들기 같은 재미있는 체험을 해봐서 기뻤다. 식물 화분이 정말 예쁘고 내가 스스로 꾸몄기 때문에 더 소중한 것 같다. 집에 가져가서 가족들과 열심히 키울 것이다.” 라며 소감을 전했다.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유난히도 길었던 장마, 호우와 태풍으로 우리 삶에 생채기가 많았다. 하지만 계절의 흐름은 가을을 당기고 며칠 있으면 추석이다. 추석이 다가오면 마음은 다복해진다. 왜일까? 진한 그리움 때문이다. 아직 다 차지 못한 달을 쳐다보며 빛바랜 유년의 수채화 같은 기억을 되살려 본다. 가을이 되면 제일 손꼽아 기다리는 일이 추석과 가을 운동회였다. 「추석이 가까워졌습니다. 벼가 익어 갑니다. 밤도 익었습니다. 감도 익었습니다. 즐거운 추석이 옵니다.」 어릴 적 국민학교(지금은 초등학교) 1학년 국어책에 나온 한 부분이다. 또한 매스게임, 고전무용 등 운동회 연습하느라 늦은 귀가 시간 어둑해진 고샅길을 걸으며 풋감을 줍는 일도 생생하다. 추석 하면 고향, 어머니이다. 추석이 다가오면 초여드렛날부터 가슴이 뛰었고 반달을 지난 달이 빨리 살쪄 둥글어지기를 기대했다. 추석을 위해 준비하는 고소한 냄새, 가을밤 동무들과 동구 밖 코스모스 사이에 숨바꼭질하며 달을 보고 행복해하던 일이 아련하다. 그러나 이런 기다림으로 손꼽았던 추석도 올해는 왠지 쓸쓸하고 뭔가 텅 빈 듯 허전한 느낌이다. 일찌감치 코로나19 재확산에 염려를 둔 방문과 만남을 자제하는 분위기에 서늘함이 몰려온다. 하기야 추석 분위기보다 더 급한 게 코로나19 방역이 아닐까? 명절을 앞두면 언제나 그리움이 목에 걸려 따끔거리는 아린 시간이 찾아온다. 누군가 종일 내리는 비에는 옷이 젖지만 쏟아지는 그리움에는 마음이 젖는다고 한 것처럼 바로 고향,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다, 어머니는 추석이 다가오면 며칠 전부터 음식 장만에 들어가고 밤새 잠도 안 주무시는 것 같았다. 자면서도 졸리기만 한 어린 시절, 자다 문득 깨보면 엄마는 여전히 찬방을 들락거리고 계신다. 마당엔 장작불이 지펴지고 솥뚜껑에선 지짐이가 익어가고, 채반이 형형색색으로 채워져 가노라면 온 집안은 기다림이 넘쳐났다. 그리고 솔향이 은은히 번지는 가을밤, 구름 한 점 없는 눈이 시리도록 깨끗한 밤하늘, 그 가운데 떠 있는 보름달 그 달빛은 늘 가슴 아림과 그리움을 안겨줬었다. 지금도 어머니 하면 고향, 고향 하면 따뜻한 젖가슴 같은 어머니의 품속이다. 아무리 나이가 많은 사람일지라도 객지에 사는 사람들은 고향의 향수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것은 어머니의 체취가 살아있기 때문이다. 어른이 된 지금도 눈감으면 유년 시절 그 하늘, 그 냄새, 그 바람이 내게로 온다. 올해도 추석 달은 외로움도 고단함도 둥글둥글 포근하게 보듬어 줄 것이다. 달빛에 잠기고 싶어 밤을 기다린 시간이 가로등처럼 나란히 줄지어 선다. 하냥 고요하고 부드럽고 둥글고 환한 세상 그 달빛 속에는 다시는 뵙지 못할 부모님 모습이 흐르고 있다. 고향은 어머니를 생각하게 하는 삶의 원시림이다. 세월 속에 묻혀버린 유년의 아름아름한 고향 풍경을 되돌릴 때면 고향은 누가 뭐래도 지상 낙원이고 고향에 살고 싶은 애틋한 그리움에 젓게 한다. 「추석 전날 달밤에 마루에 앉아/ 온 식구가 모여서 송편 빚을 때/ 그 속에 푸른 풋콩 말아 넣으면/ 휘영청 달빛은 더 밝아오고/ 뒷산에서 노루들이 종일 울었네// “저 달빛엔 꽃가지도 휘이겠구나!”/ 달 보시고 어머니가 한마디 하면 / 대수풀에 올빼미도 덩달아 웃고/ 달님도 소리내어 깔깔거렸네/」 미당 서정주의 ‘추석 전날 달밤에 송편 빚을 때’의 시 전문이다. 유년의 추석은 그랬었다. 현실이 어떻든 유년의 추석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추억이 있으면 추석은 풍성할 것이다. 어머니 그리고 유년의 고향은 누구에게나 가장 행복했든 기억으로 살아있는 그리움이다. 돌아보면 가난했든 삶의 기억으로 슬픈 세월이었지만, 아련한 기억 속에 조각조각 일어서는 그리움은 행복한 기억들로 가슴을 뛰게 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처럼 모든 이에게 추석이 풍성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수도권 지역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등교수업이 재개된 21일 오전 서울 강동구 한산초등학교 심금순 교장 선생님이 교문에서 학생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수도권 지역 등교 수업이 재개된 21일 오전 유은혜(왼쪽부터)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심금순 서울한산초등학교 교장과 함께등교하는 학생들을 반갑게 맞이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