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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과 복도로 만들어진 학교의 모습은 1차 산업혁명 시대 영국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학교공간의 구조가 당시 첨단생산체계인 컨베이어시스템을 모델로 하고 있었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경제적이고 유지·관리·통제가 편하도록 고안된 장치인 컨베이어벨트는 노동자의 반복적인 단순작업을 통해 표준화된 생산품을 대량으로 만들어 내는 테일러주의에 충실한 성과중심의 대량생산 공장체계다. 이러한 공장 모델이 사람을 교육하고 훈련하는 학교에 적용되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바로 많은 학생을 표준화된 교육과정 속에서 단위화된 시·공간으로 나누어 균일하게 교육해야 하는 당시 학교의 목적과 맞았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리고 관리·통제·규율·표준화·성과중심주의 등의 가치관이 그대로 교육공간인 물리적 구조를 통해 학생들의 행태와 생활방식을 형성시켜 왔음을 의미한다. 학교와 더불어 근대를 대표하는 병원과 교도소 그리고 군대 막사 등의 건물들도 같은 모양을 지니고 있다. 결국 학교를 포함해 이 시설들은 공통적으로 많은 사람을 모아서 일정한 인원으로 나누어 수용하고, 규율과 권위로 통제하며, 동시에 관리하기 좋은 공간구조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런 시설들은 표준화된 도면으로 규격화되어 언제 어디서나 똑같이 찍어내듯 만들 수 있는데다 대체로 공간구조가 비슷하고 건물을 구축하는 방법과 자재 내역이 같아 시설 유지관리에도 수월하니 최고의 발명품이 아닐 수 없었다. 규격화된 학교 … 성과와 관리의 산물 근대는 ‘기획의 세대’였다. 생산방법의 표준화로 일정 수준의 상품 질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기획을 통해 일정한 목표량을 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일정을 세웠으며, 이를 통제 진행하는 일정관리와 생산관리가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이것이 근대기획의 성과추진방식이다. 근대학교의 보급은 앞서 말한 표준화된 공간구조뿐 아니라 이를 보급하고 시설을 확대하는 방법도 근대기획의 방식을 따랐음은 다시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문제는 소품종 대량생산의 200년 전 생산체계 모델이 전혀 다른 생산과 평등한 사회구조를 지닌 지금에 적합하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시대의 가능성을 지체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혁신기업들은 완전히 새로운 작업환경을 설계하고 짓고 있는 것처럼 미래를 지향하는 학교도 새로운 교육환경의 학교건물이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가 주의할 또 하나의 문제는 근대적 성과달성방식의 고착이다. ‘기획-실행-성과평가’로 구성된 근대기획의 실행 방법은 효율적인 추진체계로 성과를 거둔 성공한 경험이 되어 변화된 사회와 공간 속에서도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혁신기업에서조차 성과중심 관리자와의 갈등이 비극을 부르는 경우처럼 생산방식은 바뀌어도 이를 진행하는 담당자의 근대적 사업방식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학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교육비전과 내용이 바뀌어도 학교건물은 바뀌지 않았듯 사업의 내용이 바뀌어도 이를 집행하는 방식을 답습, 오히려 형식이 내용을 무색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교육부는 2019년 ‘학교공간혁신사업’을 시작하였다. 당시 기획가로 참여한 필자는 사용자 참여 설계방법을 중심에 두고, 학교의 학생·교사·학부모들이 참여하는 아래로부터의 사업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는 과거 ‘열린교실사업’의 경우에서처럼 아무리 선진적 형태의 공간이라도 이를 사용하는 교사와 학생들의 경험과 준비 없이는 실패한다는 교훈을 반추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를 실행하는 사업방법으로 학교에서의 교육적 상상을 공간적인 상상으로 바꾸어 나가는데 협력할 ‘학교공간 촉진자’라고 이름한 공간전문가들을 선발하여 사용자 참여과정을 학교공동체와 함께 진행하도록 구상했다. 학교가 교육지원청 시설담당이나 건축사들을 직접 만나게 되는 데 따른 부담을 줄이면서 보다 바람직한 학교공간을 구성하는 일종의 ‘전문가 거버넌스 방식’으로 바꾸어 진행한 것이다. 사업과정이 시설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은 학교를 상상하고 만드는 것을 경험하고, 교사들은 더 적극적인 교육방법의 새로운 시도에 집중하며, 사용자들이 요구하는 새로운 학교가 가능한 물리적 환경으로 협의하며 만들어 가는 과정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올해 들어 교육부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사업’이라는 학교시설 관련 사업을 새로이 시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2019년부터 실시된 학교공간혁신사업을 ‘40년 이상 된 노후학교’의 시설개축이 시급함을 반영하여 1,400여 학교를 대상으로 미래 지향적인 학교공간으로 개축 리모델링하는 확대(?)된 학교 단위 시설사업이다. 그런데 벌써 사업의 대상이며 주인인 학교공동체와의 참여 설계과정이 사라지고 기존의 시설사업으로 되돌아가는 등 사업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 심지어 최근 몇몇 지역교육청에서 사업기간에 쫓겨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전기획 용역을 7~8개 학교, 또는 지역 전체를 한꺼번에 묶어서 내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미래학교구상의 핵심인 참여 설계과정과 학교-공간 마스터플랜을 사업집행의 속도와 편의에 따라 기존 시설사업 진행의 틀에 욱여넣어 ‘사전기획’이라는 대략 3개월 정도의 단기간 연구용역형식으로 축소한 결과가 결국 이렇게 학교의 미래를 덤핑으로 시장에 내놓는 것과 같은 지경에 이르게 하였다고 생각한다. 어떤 지역에서는 참여설계과정을 15일에 마치라는 협의가 있었다니 참여설계를 통한 우리 학교의 변화를 기대했던 많은 학교구성원들의 진지한 노력을 무시한 사업 진행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의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사업 안에 있는 ‘사전기획’ 내용은 본래의 취지와 다르게 학교의 참여설계과정을 단지 시설공사를 위한 기획설계의 일부로만 보는 기존 시각에서 나온 것이다. 학교공간을 다루는 일은 교육과정을 근간으로 학교 학습공간을 포함한 종합적인 학교의 마스터플랜과정이며, 학생들의 중요한 배움의 과정이 되어야 한다. 짧은 기간 동안 ‘학교공간혁신사업’이 나름의 호응을 얻고 확대된 배경에는 지금까지의 학교시설사업과 달리 학교구성원의 참여와 이를 공간으로 만들어 가는 신중한 방법적 접근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를 축소해 형식적인 과정으로 시설사업 틀 안에 다시 가두려는 것이다. 왜 그토록 학교공간은 바뀌지 않았는가 교육부는 ‘미래’라는 의미를 사업의 수식어로 이해하고, 기획된 사업의 기간 내 완수라는 성과만을 바라보는 오래된 사업관리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만일 그렇다면 마치 설거지의 편의를 위해 새로운 레시피를 제한하는 격이니 왜 그토록 학교공간이 바뀌지 않았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미래학교를 위한 공간·시설사업은 기간과 진행과정까지 유연하고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말 그대로 새로운 계약(newdeal)이 필요한데 교육부 사업이 학교구성원의 바람보다 완고한 예산집행과 감사 등 옛 계약에 눈치를 더 보고 있는 듯하여 안타깝다. 그러므로 법은 이러한 문제를 제도적으로 보완하여 새로운 사업을 안정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최근 국회에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등 미래형 학교전환을 돕는 교육시설 등의 안전 및 유지 관리 등에 대한 법안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나 그 내용은 오히려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미래학교를 위한 개정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과거의 시설사업과정은 그대로 두고 그나마 의미 없는 참여과정으로 축소시킨 ‘사전기획’을 법제화하면서 이를 특정 기관에 위탁하여 적정성 검토 및 감독을 위임하는 독점권한을 주려고 하고 있다. 당연히 학교공간사업은 미래지향적이어야 하고, 이를 학교교육의 미래를 구축하는 기회로 삼아야 하기에 기존의 시설사업과는 다른 새로운 접근과 과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유지와 관리라는 시설의 관점에 충실한 기관이자 규제와 책임, 대응과 통제라는 틀을 유지하려는 기관이 사전기획의 질을 제고하고 미래를 견인한다는 건 난센스다. 우리 사회의 새로운 미래를 그릴 학교공간을 학생들과 교사 그리고 지역이 참여하여 신중하게 만들어 갈 수 있는 진정한 사업과정이 되도록 사업구조를 만들어 가야 한다. 아울러 미래를 함께 구상할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 과정을 존중하는 새로운 제도적인 틀이 필요하다. 미래학교는 공간적 실천을 통해 지금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관점에서 몇 가지 제언을 붙인다. 교육 수요자가 만들어 가는 학교공간 첫째, 학교공간을 기존 시설사업의 진행방식으로 무리하게 진행해서는 안된다. 사업의 기간과 예산의 감독이 아니라 현장에 같이 힘을 보탤 유연한 지원이 이루어지는 방식, 그리고 감독할 또 다른 기관이 아니라 현장과 함께하는 지원기관이 필요하다. 둘째, 사업의 기본 구상단계부터 시설사업에 맞추어 짜인 사업구조를 시급히 재검토하여야 한다. 특히 사용자 참여를 통한 학교공간 변화의 힘든 과정을 같이 할 수 있는 학교공간 촉진자의 역할과 전문가 거버넌스 과정을 무시하고 과거 시설관련 용역의 일부인 소위 ‘사전기획’ 과정을 만들어 단기간(올해는 사업기간의 역산으로 산출된 3개월 남짓)안에 학교의 교육-공간 마스터플랜과 참여설계 그리고 미래학교의 밑그림까지를 그리라는 무리한 사업구조를 버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업의 모든 가치가 박제화되거나 형식화되는 결과를 만들 뿐이다. 셋째, 각 학교에서 새로운 학교공간에 대한 역량과 교육과정을 반영하는 공간을 구상하고, 경험을 확대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영역 단위사업’을 동시에 시행해야 한다. 학교 전체에 대한 갑작스러운 개축 리모델링 사업은 그 규모나 사업 진행 등의 복잡성으로 경험이 없는 학교공동체가 참여를 꺼리게 된다. 학교공동체를 예전의 수동적인 사용자로 머물게 하려고 기획한 것이 아니라면 단계적인 사업을 같이 포함시켜야 한다. 작은 규모와 경험이 주체적인 공간사용자들의 역량을 증진할 수 있고 이러한 경험이 쌓여 학교 전체를 대상으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우선 올해는 많은 사업을 미래학교라는 잣대로 무리하게 끌고 가기보다 시설의 노후도 및 보수 시급성과 학교공동체의 미래학교 공간에 대한 문제의식과 역량을 고려하여 ‘노후시설 개축 중점사업’과 ‘미래학교 공간혁신중심사업’으로 구분하여 진행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오히려 학교공동체의 미래학교에 대한 의지와 공동체의 역량에 적합한 미래학교 공간을 위한 지원을 집중할 수 있고 바람직한 성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사용자가 대등한 입장에서 결정할 권리를 갖지 못하면 그 건물을 짓는 목적 자체를 잃게 되는 그런 과정이라는 점을 무겁게 여겨야 한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사업이 그 취지에도 불구하고 옛 사업구조에 고착되어 진행한다면 새로운 학교사업의 목적을 잃게 하는 것이고 사용자의 주인됨을 빼앗아 과거 학교를 우리의 미래인 학생들에게 다시 강요하는 우를 범하게 될까 걱정된다.
귀신 이야기에 끼어들어 본 적이 있는가. 귀신은 사람과는 무관한 존재인 듯싶지만, 알고 보면 사람과 불가분 관계에 있다. 인간을 존재론 차원에서 이해하려 할 때, 귀신의 존재는 불가피하게 끼어든다. ‘귀신은 있는가, 없는가’ 하는 주제는 인간의 심리와 사회에 언제나 따라붙는다. 그만큼 귀신 논쟁에 끼어들어 보지 않은 사람 또한 없을 것이다. 대개 이런 귀신 논쟁은 공식적이라기보다는 비공식적인 논제로 우리 일상에 끼어든다. 대학 시절 나는 고향 독지가 한 분이 지은 장학 기숙사에서 지냈다. 고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내 온 선후배들 30여 명이 서울로 와서 함께 지내던 기숙사이다. 서로 허물없이 생활하는 기숙사였다. 그때 우리는 밤에 심심풀이 삼아 비공식적인 토론을 벌였는데, 그 주제 중의 하나가 ‘귀신이 있느냐, 없느냐’하는 것이었다. 애초에 본격 토론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어쩌다 보니 시작한 것이 제법 열띤 토론의 양상으로 이어지곤 했다. 각기 전공이 다른 대학생들이라, 그럴듯한 근거와 가능성이 찬반 양편으로부터 동원되기도 했지만, 결말은 늘 우기는 방식으로 흘러갔다. 찬성편에서는 궁지에 몰리면 “내가 귀신을 직접 보았다”라고 주장한다. 반대쪽에서, “네가 직접 본 것을 너 외에 누가 객관적으로 증언해 줄 수 있느냐”고 되물으면, “내가 보았다는 것만큼 확실한 증거가 어디에 있느냐. 나를 거짓말쟁이로 보는 거냐. 나를 인격적으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거냐.” 뭐 이런 식으로 흘러가는 것이다. 그렇게 되니 귀신 없다는 쪽에서도 “나는 귀신이 없는 것을 직접 보았다”라고 우긴다. “없는 것을 어떻게 직접 보느냐. 그게 말이 되느냐” 하고 되물으면, 찬성편의 말투를 빌려와서 그대로 되돌려 준다. “여기 있는 내가 직접 보지 못했다는데, 그것만큼 확실한 증거가 어디에 있느냐. 나를 인격적으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거냐. 섭섭하다.” 어찌 보면 요즘 예능 프로그램에서 아무 말이나, 말 안 되는 대로 해서, 웃기는 장면과 유사하다고나 할까. 물론 이렇게 되는 데에는 이것이 본격 토론대회도 아니고, 친구들 사이에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시작했던 대화라는 점에 있다. 굳이 공식적인 무게를 갖는 토론은 아니니까, 저런 우기기가 들어올 수도 있다. 그러면 공식적이 아닌 토론 장면에서는 우기는 걸 인정해도 된단 말인가. 그건 아니다. 아무리 비공식 상황이라도 개그 행위가 아닌, 토론의 행위라면 ‘우기다’의 방식은 안 된다. 그런데 이렇게 우기는 식으로 흘러가는 과정에도 두 가지 양상을 주목할 수 있었다. 하나는, 찬반 입지가 분명했던 만큼, 서로 질 수는 없다는 강박관념이 작용했다. 강박은 처음에는 약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강해졌다. 다른 하나는, 처음부터 ‘우기다’가 등장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초반에는 비교적 합리적 근거와 사례들이 동원되었다. 상대가 제시하는 근거와 사례들을 조금도 허용하지 않으려 하면서부터, 우기고 보자는 심리가 점점 커졌다. ‘우기다’는 ‘억지를 부린다’는 뜻이 핵심이다. 억지를 부려 제 의견을 고집스럽게 내세우는 행동이 ‘우기다’이다(표준국어대사전). 억지는 아차 하는 순간, 폭력이 된다. 우기다 보면, 상대에게 모욕이 가게 된다. “내가 몇 번이나 말했습니까? 도대체 한국말도 못 알아먹습니까?” 우기기가 강해질수록 이런 언어폭력이 나온다. 그런데 이런 사람일수록 자신이 우긴다는 것을 모른다. 즉, 잘못은 상대에게 있고, 자신은 옳으니, 당연히 우길 수밖에 없다고 믿는다. 이제는 신조어가 되다시피 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도, 그 행위의 바탕에 ‘우기다’가 작동하고 있다. 나(내 편)는 절대적으로 선하고, 너(상대편)는 악하니, 나는 너에 대해서 무조건 옳다. 이렇게 믿고, 행동하고, 자신을 합리화하고, 우기는 모습이 ‘내로남불’이다. 이미 나의 잘못과 억지스러움이 세상에 드러났는데도, 본인은 모른다. 실제로는 우기고 있으면서도 본인은 우긴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우기는 동안에는 반성이나 부끄러움은 생겨날 수가 없다. 그래서 ‘내로남불’은 아이러니(irony)의 모습을 띤다. ‘우기다’는 윤리적으로도 함정이 많다. 내가 나를 속이는 자기기만(自己欺瞞)이 들어 있다. 자신이 틀린 것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억지를 부려 자기 의견을 고집스럽게 내세우며 우긴다. 내가 나를 속이는 것이다. 남도 속이고 나도 속이고, 거짓이 이중으로 쌓인다. 그렇다면 자신이 틀린 줄 모르는 상태에서 억지를 부려, 제 의견을 고집스럽게 내세우는 것도 ‘우기다’인가. 전자와 후자를 같은 ‘우기다’로 다루는 것은 불공평하지 않은가. 이런 문제 제기에 대해서 국립국어원은, 자신이 틀린 것을 모르는 상태에서 억지를 부리는 행위에 대해서도 ‘우기다’라는 어휘를 쓸 수 있다고 했다(국립국어원/ ‘온라인 가나다’). 왜 우기게 되는가. 이유야 많겠지만, 토론상황에서 보면, 주어진 문제(주제)에 대한 지적 준비도가 낮기 때문이다. 상대의 반론에 대해서 재반론을 하면서 새로운 근거나 이유를 대지 못하면서, 했던 이야기를 반복한다. 상대의 집요한 공격에 대해서 새로운 프레임으로 탈출구를 만들지 못하면서, 했던 이야기를 반복한다. 했던 이야기의 반복이란 무엇인가. 그것이 ‘우기다’의 전조 현상이 되는 것이다. 지적 준비도가 높은 사람은 ‘지적 겸손(intellectual humility)’에 눈을 뜬다. 지적으로 겸손한 사람은 언성을 높여 우겨야 할 필요가 없다. 엘리자베스 크럼레이 멘쿠소(Elizabeth Krumrei-Mancuso) 미국 페퍼다인대학 교수가 국제학술지 긍정심리학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지적 겸손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참과 거짓을 잘 구분하고, 자기가 맞다고 우기면서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적다. 반대로 지적 겸손이 부족한 사람은 시시비비를 잘 가리지도 못하면서, 사람들 앞에서 자기가 맞다고 우기는 일이 많다(박진영의 사회심리학에서 재인용, 동아사이언스 2019.4.6.). 정답은 오직 하나라고 교육받은 사람도 위험하다. 그도 역시 우기는 스타일로 살아갈 가능성이 크다. 대안이 없는 사람은 줄기차게 정답 하나만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 정답 하나만을 고수하는 것, 그것이 곧 우기는 행동 방식을 만든다. 지식도 지식이지만 사람을 이해하는 방식에서도 한 가지 방식으로 굳어지는 것, 그것이 곧 우기는 행동 방식을 만든다. 파주 신도시 신설 학교로 신규 발령을 받아 간 L 선생님은 5학년 담임을 맡아, 학급 급훈을 ‘그럴 수도 있지 뭐!’로 정했단다. 그렇다. ‘우기는 인간’을 키울 수는 없다. ‘우기는 사람’을 위한 변명은 없을까. 죄는 미워하되 그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했다. 대체로 말할 내용을 두고 우기는 경우보다는, 말할 상대를 두고 우기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즉, 그는 나로 인해서, 나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상처와 열패를 입었던 사람인지도 모른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나로 인해서 ‘의문의 일패(一敗’)를 여러 번 당했던 사람이다. 더구나 여러 사람 앞에서 당하였다면, 그는 내가 미웠을 것이다. 나에게 우겨서라도 이기고 싶었을 것이다. ‘우기는 캐릭터’가 개성 있는 캐릭터로 받아들여지기도 하는 세태이다. 하지만 우기면 이기는 세상은 삼류 세상이다. 공정과 합리를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우기는 이들은 잘못이 드러나도 부끄러움이 없다. 선거를 앞둔 후보자 캠프들은 우겨서라도 상대를 이겨야 한다고 스스로 최면을 건다. 싸움이 치열할수록 ‘우기는 강경파’가 득세한다. 강경파에도 클래스가 있다. 메시지 내용이 강경한 것은, 오류가 아닌 한,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잘못된 메시지 내용을 계속 우기며 강변하는 강경파는 안쓰럽다. ‘우기다’는 정책을 위험하게 한다. 우기는 정책은 저절로 무너진다. 우기기 시작하는 순간 정책의 유연성과 합리성이 졸지에 사라지기 때문이다. 우겨서 이기는 것은 그저 잠깐이다. 일시적 착시현상일 뿐, 지는 길로 가는 티켓을 예약하는 것이다. 그러함에도 어려움에 몰릴수록 우겨서라도 이기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 우기는 것만큼 중독성이 강한 것도 없다. 세상에는 ‘이겨서 우기는 일’도 많다. 이긴 것에 올라타서 온갖 갑질을 하며, 그 갑질을 정당화하는 데에 ‘우기기’를 부단히 사용하는 것이다. 이겼으므로 우길 수 있는 자유를 가졌다고 믿는 것일까. ‘권력에 취했다’는 그럴 때 쓰는 표현이다. 취한 권력이 어찌 일어설 수 있을까. 다시금 생각해 보니, ‘우기다’와 ‘이기다’는 같이 갈 수 없는 운명이구나. 그렇구나. ‘이기다’의 반대말은 ‘우기다’가 되는구나!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고 했다는데, 우기면 지는 거다.
매년 출판시장에 등록되는 어린이 책은 5천여 종 이상이다. 이 수많은 어린이 책 중에서 우리 학교도서관에서는 교과연계도서와 학생들의 수준과 관심을 고려한 다양한 주제의 책 1천여 종을 구입하고 있다. 학생 수만큼이나 다양한 책이 들어온다. 그러나 이 많은 책 중에서 학생들이 자신에게 맞는 책을 찾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고민하게 된다. 누구에게나 너무 많은 정보는 하나도 없는 것과 같다. 책의 홍수 속에서 나에게 맞는 책을 선택할 줄 아는 안목을 키워주는 것이 필자의 교육목표 중 하나이다.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학생들에게 우리 학교도서관을 소개할 때, 도서관은 보물창고라고 알려준다. 재미있는 책을 읽은 경험이 있는 학생들은 도서관이 보물창고가 맞다며 고개를 끄덕이지만, 아직 책과 친해지지 않은 학생들은 책은 보물이 아니라고 한다. 그런 학생들에게 “우리 학교도서관에는 3만여 권의 책이 있는데, 이 중에서 내가 보물처럼 좋아할 만한 책이 단 한 권도 없을까?” 하고 물으면 “책이 그렇게 많다면 그중에 한두 권쯤은 있겠죠”라고 대답한다. 사서교사와 함께하는 독서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단 열권을 읽더라도 스스로 보물 같은 책 한두 권은 꼭 찾을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 보물의 가치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지 않는다. 사파이어도 누군가에게는 작은 돌멩이에 불과하다. 마찬가지로 모든 사람에게 어느 때나 읽어도 유익한 책은 없다. 나에게 맞는 책이란 읽으면서 내가 즐거워지는 책이고, 내가 처한 상황에 도움이 되는 책이다(권장도서 목록의 책 또는 누군가 추천해준 책을 읽었을 때 만족스럽지 못했던 경험이 있었는지 묻자 대부분의 학생이 재미없었던 경험을 이야기했다). 나의 고민을 책 속에서 발견했을 때, 나와 웃음코드가 맞는 책을 읽었을 때, 숙제에 대한 답을 알려주는 책을 만났을 때 등 자신과 잘 맞는 책은 상황에 따라 계속해서 달라진다. 나의 상황을 인지하고 책을 고를 수 있어야 즐거운 독서생활을 할 수 있다. 수업의 전개 나에게 필요한 책, 내가 좋아하는 책을 알기 위해서는 그동안 책을 읽은 경험이나 내 상황을 인지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4차시 온라인 수업을 구성하였다. 마침 4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 첫 단원이 ‘읽을 책을 정하고 내용 예상하기’이므로 통합수업을 준비해도 좋다. 1·2차시에서는 목적에 맞게 책을 체계적으로 선택하는 방법을 배우고, 3·4차시에는 독서 성격유형 테스트를 통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장르에 대해 배우고 나의 성격에 맞는 책을 찾는 재미있는 시간으로 구성하였다. 독서 성격유형 테스트는 생각이 성장하는 학생들에게 매년 다른 결과를 가져다주기 때문에 매년 실시하고 있다. [PART VIEW] ● 1차시 ● 2차시 ● 3차시 ● 4차시 기대 학습효과 초등학교 때 형성된 책에 대한 긍정적인 사고가 평생 독자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책을 재미없고 누군가 시켜서 읽는 것이 아닌 스스로 필요한 책을 찾아 읽을 수 있다면 학생들의 책 읽기 동기가 높아지고 자기주도학습의 기초가 될 것이다. 책 읽기 전 단계인 책 고르기 단계에서부터 책을 비판적으로 찾는 학생들은 읽기 목적이 더욱 뚜렷해지고 정보 문해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은아 공연칼럼니스트] 주크박스 뮤지컬이란, 작품을 위해 새로 작곡된 곡이 아닌 기존에 발표된 대중음악을 넘버로 엮어 제작한 뮤지컬을 말한다. 아바의 히트곡을 중심으로 만든 뮤지컬 맘마 미아!, 비지스와 엘비스 프레슬리의 곡을 엮은 토요일 밤의 열기 올 슉 업 등이 대표적인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최근에는 한국 뮤지션들의 곡을 중심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도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다. 이번 달에는 새로운 이야기와 편곡을 만나 원곡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주크박스 뮤지컬의 세계로 떠나보자. 뮤지컬 미인: 아름다운 이곳에 뮤지컬 미인은 ‘한국 대중음악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신중현의 노래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삼천만의 히트곡’으로 불리며 전 국민의 사랑을 받은 ‘미인’을 비롯해 ‘님아’, ‘봄비’, ‘빗속의 여인’, ‘아름다운 강산’ 등 주옥같은 명곡을 엮어냈다. 신중현은 1950년대 한국 음악의 대중화를 이끈 ‘살아있는 전설’ ‘영원한 청춘’으로 불린다. 그의 음악은 특유의 에너지와 비트로 듣는 이들의 가슴을 뛰게 만든다. 그래서인지 미인이 가슴 끓는 청춘들의 이야기인 것도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작품의 배경은 1930년대 일제강점기로, 유랑극단을 쫓아다니며 노래하기 좋아하는 굴다리패 막내 강호, 그가 한눈에 반한 시인 병연, 강호의 인텔리 형 강산까지 세 명의 청춘이 등장한다. 강산과 병연이 독립운동을 준비하다 위험에 빠지자 강호는 형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사실 미인은 3년 전 초연으로 관객을 만난 적 있지만 이번 공연은 완전히 새로운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다. 스케일과 구성에서 많은 변화를 꾀했기 때문. 우선 대극장 무대를 소극장으로 무대를 옮겼다. 이와 함께 드라마 또한 좀 더 섬세하고 밀도 높은 구성으로 재탄생시켰다. 억압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캐릭터들의 관계와 심리에 좀 더 집중했으며, 이를 위해 등장인물 또한 주요 인물 4인과 멀티 앙상블 2인으로 재구성했다. ‘아름다운 이곳에’라는 부제를 새롭게 붙인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변함없는 것이 있다면 창작진이다. 작가 이희준, 연출가 정태영, 음악감독 김성수, 안무가 서병구 등 뮤지컬계의 내로라하는 스태프가 다시 한번 머리를 맞댔다. 새롭게 탄생한 미인을 위한 탄탄한 드라마와 풍성한 편곡, 감각적인 안무가 작품의 울림을 더한다. 뮤지컬 사랑했어요 서른셋의 나이에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샀던 故김현식. 그러나 그의 음악은 지금까지도 리메이크되고 활발하게 불려지며 우리 곁에 살아있다. 뮤지컬 사랑했어요는 그의 음악에 다시 한번 숨을 불어넣는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김현식은 ‘사랑을 노래하는 음유시인’으로 불렸던 가수. 작품에서도 서정적인 로맨스를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작품은 서로 사랑하지만 다른 공간 속에서 이뤄질 수 없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통해 연인의 사랑, 가족의 사랑, 친구와의 우정 등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그린다. 공연 속에서는 ‘내 사랑 내 곁에’를 비롯해 ‘비처럼 음악처럼’, ‘아무 말도 하지 말아요’, ‘추억 만들기’, ‘변덕쟁이’, ‘봄 여름 가을 겨울’ 등의 명곡이 흘러 관객의 마음을 촉촉하게 만든다. 이번 공연은 화려한 캐스팅으로도 기대를 더한다. 주인공인 ‘준혁’ 역에 캐스팅된 가수 조장혁, 팝페라가수 정세훈, 뮤지컬배우 성기윤은 폭발적인 가창력과 폭넓은 음역대, 표현력을 갖춰 김현식의 노래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는 후문. 준혁의 젊은 시절을 보여주는 ‘과거 준혁’ 역은 영화·드라마·공연을 넘나드는 만능 엔터테이너 홍경인, 락발라드 보컬 고유진, ‘불후의 명곡’의 가수 김용진이 캐스팅됐다. 김은아 공연칼럼니스트 *공연정보 뮤지컬 미인: 아름다운 이곳에 2021년 9월 15일~12월 5일 YES24스테이지 1관 1577-3363 뮤지컬 사랑했어요 8월 14일~10월 31일 압구정 광림아트센터 BBCH홀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지금 이 순간’이라는 유명 넘버로 한국에 ‘지킬’ 신드롬을 일으킨 작품. 2004년 초연 이래 관람 관객 150만 명을 동원한 스테디셀러 뮤지컬이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인간의 이중성을 프랭크 와일드혼의 아름다운 넘버로 풀어낸다. 류정한, 홍광호, 신성록이 타이틀롤을 맡는다. 2021.10.19~2022. 5.8 | 샤롯데씨어터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쇠락해가는 광산 도시에서 발레리노를 꿈꾸는 소년의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엘튼 존(작곡), 리 홀(극본), 스테판 달드리(연출) 등 세계적인 창작진이 참여한 작품은 전 세계 1200만 관객을 동원하며 공연계의 권위 있는 시상식을 휩쓸었다. 이번 공연에서 빌리 역에 캐스팅된 12~13살 배우 4명은 1년 6개월 간의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거쳤다. 2021.8.31~2022.2.2 | 대성 디큐브아트센터 전시 DNA 한국의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전시는 문화재와 근현대 미술을 한 자리에 모아 이 질문에 답한다. 성(聖), 아(雅), 속(俗), 화(和)를 주제로 중심으로 토기, 도자, 불상, 한국화, 유화, 사진, 공예, 서예, 조각, 미디어, 문화재 35점 및 근현대 작품 130여 점, 자료 8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 7.8~10.10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연극 리어왕 데뷔 65주년을 맞은 배우 이순재의 연기 인생을 기념하는 공연. 작품은 인간 존재와 인생의 근본적인 성찰을 담아내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순재는 모든 것을 소유한 절대 권력자인 왕에서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미치광이 노인이라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리어왕’을 맡는다. 10.30~11.21 |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3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교사 불법 특별채용 혐의가 인정된다며 검찰에 기소를 요구했다. 공수처는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조 교육감 등에 대한 공소 제기를 검찰에 요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2018년 해직교사 5명을 사전에 내정하고 불법적으로 특채하는 데 관여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아왔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공수처는 조 교육감과 A 전 비서실장이 채용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들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 조 교육감이 임용에 부당한 영향을 끼쳐 '시험 또는 임용에 관해 고의로 방해하거나 부당한 영향을 주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한 것으로 봤다. 공수처는 권리행사방해에 의한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는 "검증 과정에서 수사팀과 레드팀의 공방이 있었고 공소심의위 의견도 경청해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해 직권남용했다는 혐의와 관련해서는 채용 실무자들이 업무 권한이 없는 A씨에게 지시 받아 절차를 진행하도록 했고, 특별채용과 인사위원회 참석을 거부하던 B씨를 인사위원회에 참석하도록 한 점이 인정된다고 봤다.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팀과 레드팀 모두 부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조 교육감 측 변호인은 입장문을 통해 "조 교육감은 관계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특별채용을 실시했다"며 "미리 특별채용대상자를 내정한 적도 없고, 직권을 남용하여 담당공무원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시킨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비서실장 개입 혐의도 부인했다. 이어 "공수처는 피해자가 누구인지 전혀 특정하지 못했고, 담당공무원의 어떠한 권리를 방해 했는지 설명하지 못했으며, 이를 인정할 증거가 무엇인지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며 공수처의 판단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공수처는 판·검사와 고위 경찰관 등에 대한 기소권만 갖고 있어 최종 판단은 서울중앙지검에서 하게 된다.
현행 공무원보수규정과 교육공무원 호봉획정시 경력환산율표의 적용 등에 관한 예규(교육부 예규 제54호)에근거해 일부 교육청의 호봉정정으로 차액 환수에 내몰린 교원들의 불만이 급증하는 가운데 8월말 교육부가 동 사안에 대해 관련 부처 논의가 필요하다고밝혔다. 교육부의 ‘교육공무원 호봉획정 관련(학력과 경력의 중복) 확인 요청’에 따라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각 단위학교에 학력과 군경력 중복 현황조사를 실시하고, ‘재학기간 중 군입대를 학기 중에 한 경우 규정상 중복된 기간만큼 호봉인상을 정정 처분한다’고 안내해 왔다. 한국교총은 지난 7월 28일 현행 규정은 학력과 경력이 중복되는 경우 그 중 하나만 산입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군 경력을 일반 기관에서 근무경력과 동일시하는 것은 군 복무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 한다고 지적하며 '교원 호봉획정시 군경력 중복 인정을 1차 건의했다. 이에교육부가“해당 내용은 상위법인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른 것으로 부처 논의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이에 2일 교총은 동 사안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2차 건의를 통해 인사혁신처에 ‘학력 및 경력 중복’ 처리 기준에서 군복무 경력을 모두 인정받을 수 있도록 ‘공무원보수규정’ 보완을 요청했다. 교육부에는 현황 조사 및 호봉정정 조치 중단과 교원들이 군경력이라는 특수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공무원보수규정’ 또는 교육부 관련 예규 개정을 관련부처와 적극 협의할 것을 촉구했다.
인생의 길잡이 책 여행길에 단 한 권의 책만 가져갈 수 있다면 나는 주저 없이 이 책을 고를 것이다. 365일 동안 금언처럼 읽을 수 있도록 편집된 책이다. 붓다의 어록을 바탕으로 깔고 있지만 현대적이고 시사적인 문제들을 함께 다루고 있는, 매우 세련된 책이다. 책을 읽을 수 없는 날, 마음이 불안한 날, 삶이 서글픈 날, 세상이 무섭고 사람이 싫어지는 날에는 친구를 찾듯 이 책 속으로 숨곤 한다. 이젠 책장이 닳아서 너덜거리지만 그래도 가장 눈길이 가는 책이다. 누군가 나에게 딱 한 권의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망설임 없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젊은 날 나는 성경을 달고 살았다. 힘든 서울 생활 속에서 주경야독의 시간을 견뎌낼 때, 내 곁에서 스승의 역할을 해준 건 성경의 잠언과 시편이었다. 나에겐 여러 권의 성경이 있다. 내 신앙생활의 길이만큼, 깊이만큼 책장 곳곳에 자리한 성경책. 그러나 목회자에 데인 상처로 성경마저 내 곁에서 밀어낸지 10년이 다 된다. 그 성경을 믿는 사람들이 보여준 다양한 형태의 눈속임에 질려서 교회를 뛰쳐나오고 말았지만 후회는 없다. 종교도 사람이 만든 것이니 어찌 완벽하랴! 그럼에도 내 인생을 지켜낸 일등공신은 성경이다. 이런 나에게 흔히들 말한다. 사람을 보고종교를 갖지말라고. 그럼에도 말씀을 전하는 최전선의 선지자인 목회자의 부패상을 보고도 눈을 감을 수는 없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는 없어도 그 마음의 진실성이나 진정성은 알 수 있다. 그 진정성이 의심 받게 되면 신뢰 관계가 깨진다. 그것도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이용하는 종교라면 더 말해서 무엇하랴. 그 자리에 들어선 것은 붓다의 말씀을 기록한 책이다. 부처를 따라오면 구원을 받는다거나 천국에 갈 수 있다는 말은 단 한마디도 없는 지극히 인간적인 설화와 삶의 자세, 세상에 대한 애정, 개미 한 마리에게도 자비심을 발휘하기를 바라는 말씀들은 허전한 내 마음을 채워주었다. 그렇다고 절에 다니거나 불경을 외는 사람도 아니지만. 어쩌면 내가 사는 이 행성은 마법상자일지도 모른다. 이 우주, 은하계에서 아직은 유일하게 생명체가 존재하는 곳이니. 이 순간에도 내가 사는 지구는 수십만 킬로미터로 자전과 공전을 한다. 태양은 또 엄청난 속도로 태양계에 속한 행성들을 데리고 우리 은하를 공전하는 중이다.이 광대한 우주 속에서 지구라는 비행기를 타고 우주를 여행하며 살고 있는내 존재도 기적이 분명하다. 내 안의 붓다를 찾아서 세상은 결코 공평하지도 공정하지도 않은 곳이다. 아무런 죄의식 없이 무고한 사람을 죽이고 다치게 하는 소식이 넘치는 세상이 무섭다. 죄 없는 어린 아기까지 희생양으로 짧은 생을 마감하는 소식 앞에선 소름끼치도록 무서운 세상에 놀란다. 그러기에 자신을 믿고 의지하며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간수하라는 붓다의 말씀은 인생의 금언이 되기에 충분하다. 365개의 금언 중에서 가장 마음을 끄는 가르침을 소개한다. 바다가 썩지 않는 것은 3%의 소금 덕분이다. 세상의 바다 속에서 온전히 살아 남으려면 소금 같은 금언을 날마다 곱씹어야 한다. 붓다의 말씀은 썩지 않을 인생의 소금이다. 1월 1일 - 행복과 불행은 긴 시간 속에서 순간일 뿐이다. 자귀의 법귀의 (自歸依 法歸依)-다시 돌아가 자기를 의지하고 진리를 의지하라. 인생에 과연 행, 불행이 있는가? 이것은 행복한 삶, 저것은 불행한 삶이라고 나눌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인가? "과연 행복한 삶이 무엇일까?" 이런 물음에 붓다는 "나만 믿고 의지하라"고 답하지 않고, 단지 "너 자신과 진리에 의지하라"고 대답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남의 종노릇을 하지 말고 주인노릇을 하며 살라는 말이다. -14쪽 7월 2일 -고통을 부르는 세 가지 독 득실시비 일시방각 (得失是非 一時放却) -득과 실, 시와 비를 일시에 놓아버려라. 인간을 고통에 빠뜨리는 세 가지 독이 있다. 탐 貪, 진 瞋, 치 痴가 바로 그것이다. 탐은 자신이 즐기려는 대상을 찾아내 소유하고자 하는 것이고, 진은 내가 싫어하는 대상에 화를 내며 없애고자 하는 것이다. 치는 어리석어서 옳고 그름을 잘 분별하지 못하고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구분하지 못해 분별없는 행동을 한다. 이 세 가지 독은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다. -243쪽 2500년 전 인류는 위대한 성인을 만났다. 그는 자신이 먼저 깨달음을 얻고 사람들을 마음으로 설득하여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왔다. 우리 모두의 안에는 붓다가 존재하니 깨닫는 순간 날마다 내면의 붓다를 만날 수 있다고 희망을 안겨주었다. 몸으로 보여주며 제자들을 깨달음의 언덕으로 이끈 붓다는 진정한 스승이 분명하다. 인간의 삶에서 마음의 행복을 잃어버린 성공은 아무 의미가 없다. 충돌보다는 타협, 독선보다는 합의, 독점보다는 상생의 통찰력으로 인간 각자의 존엄성을 귀하게 여긴 위대한 스승의 다독임에 위로를 받고 싶은 분에게 권한다.
나태주 시인의 시 ‘풀꽃’이 떠올랐다. 아이들을 대하는 마음이 꼭 같았다. 겉모습은 투박하고 엉뚱하지만, 그 안에 숨겨진 사랑스러움과 매력을 봤다. 그래서 ‘들꽃’이라고 부른단다. 들꽃처럼 저마다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이다. “들꽃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참 예뻐요. 긴 겨울을 보내고 나서 꼭 그 자리에 다시 피죠. 우리 아이들이 들꽃처럼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존재만으로도 향기롭지만, 자신의 존재를 펼쳐내 아름다운 삶으로 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물어요. ‘선생님, 우리가 왜 들꽃이에요?’ 그러면 설명하죠. 응, 너희들이 들꽃처럼 예쁘니까.” 주효림 전북 함열초 교사는 특수학급을 맡고 있다. 열정만 앞섰던 초임 시절을 거쳐 장애 아동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까지, 특수교사로서 7년간 아이들과 함께 성장했다. 조용한 날이 없어도 늘 웃게 해주는 아이들의 예쁜 모습, 더디지만, 자신들만의 속도로 자라는 이야기를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아쉬움이 컸다. 블로그(blog.naver.com/apua0724)에 기록하기 시작한 특수교사와 아이들의 성장 이야기는 사람들의 마음을 두드렸고, 특수교사의 교단 에세이 ‘이토록 명랑한 교실’로 재탄생했다. 주 교사는 “우리 아이들의 매력을 세상 사람들이 알았으면 바랐다”면서 “이렇게 발랄하고 귀여운 아이들이 어디 있겠냐”고 했다. 그는 특수교육에 대해 ‘장애가 있거나 장애를 경험할 확률이 높아 특수교육 대상자로 선정된 학생들의 학습 요구 수준에 맞게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장애가 있다’, ‘장애를 경험하다’는 말을 함께 쓰는 이유에 대해서도 이렇게 덧붙인다. ‘장애를 경험할 확률이 높다는 말은 현재 장애는 없지만, 적절한 교육 서비스를 받지 못하면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거나 장애를 겪을 상황을 말한다.’ 주 교사는 “장애는 이상하거나 불편하거나 나쁜 게 아니다. 장애 자체를 성격이나 혈액형처럼 개인 특성의 하나로 알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는 장애에 대해 편견을 가졌어요. 장애 있는 친구를 무시하고 놀리고 괴롭히는 비겁한 아이였어요. 그런 아이가 특수교사가 되고 장애인 인권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지난 잘못들이 부끄럽지만, 장애가 뭔지 몰라서 편견과 잘못된 인식을 가졌던 사람도 변했다는 걸 솔직하게 말하고 싶었어요.” 특수교사가 되고 나서 가장 어려웠던 건 ‘기다림’이었다. 직접 하면 10초 만에 끝날 일이 아이들 손에서는 10분, 20분이 걸렸다. 초임 시절에는 기다리지 못하고 직접 신발도 신겨주고 옷도 입혀줬다. 그게 돕는 거라고 여겼다. 한 해, 두 해 보내고 나서야 기다림이 존중의 시작이라는 걸 깨달았다. 교사가 대신하는 건 아이들이 성장할 기회를 뺏는 일이었다. 주 교사는 “장애를 대할 때 무조건 도와줘야 하는 것, 수동적인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통합학급에서 도우미 친구 활동을 많이 도입해요. 가령, 수업 시간마다 도우미 친구가 특수학급 친구의 교과서를 대신 가져다주는 식이죠. 학생들이 장애는 도와줘야 하는 것이라고 오인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도와주고 싶지 않을 수도 있고요. 도와줘야 한다는 말에는 장애와 비장애를 구분 짓는 인식이 포함돼 있어요. 장애가 있어서 돕는 게 아니라, 우리는 원래 서로 돕고 사는 존재라는 점을 가르쳤으면 합니다. 장애보다 개인의 존재를 먼저 봐줬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수교사는 혼자서 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까이는 학생의 보호자와 통합학급의 학생, 담임교사와 협력해야 한다. 지역 사회의 유관기관, 사회의 시선, 제도까지 살피면서 일한다. 주 교사는 “아이들의 행복,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서로 존중하는 마음, 믿어주는 마음, 우리 아이가 소중한 만큼 다른 아이도 소중하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책을 통해 전하고 싶은 말을 한마디로 압축하면 어떤 걸까, 고민했어요. ‘존재로 충분한 세상’이 떠오르더군요. 장애가 장애 되지 않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지금 나의 자리에서 모든 사람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입니다.”
러닝머신(Running Machine) 위에서 하는 운동을 좋아하는가. 다른 이름으로 트레드밀(Tread Mill)이라고도 하는데, 그 유래가 특이하다. ‘tread (디디다, 밟다)’와 ‘mill (방앗간, 제분소)’이라는 단어를 들여다보면 그 뜻을 유추할 수 있다. 19세기 영국에서 죄수의 처벌 도구로 고안됐다고 한다. 곡식을 빻기 위해 물레방아와 같은 시설을 만들어 놓고는 죄수를 그 위에 올려 쉼 없이 고문 바퀴를 돌리게 한 것이다. 극한의 고통을 맛보게 하는 트레드밀은 죄수들의 노동력을 이용하면서도 그들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기특한 발명품이었다. 이후 재질과 형태를 바꾸며 변신을 거듭하더니 죄수를 위한 고문 도구는 전 세계 헬스장을 빠짐없이 채운 운동기구로 자리매김했다. 처벌 도구였던 러닝머신 흥미로운 탄생 비화를 가진 러닝머신은 현재 가장 사랑받는 운동기구 중 하나다.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이용하려면 눈치를 봐가며 차례를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러닝머신이 이렇게 사랑받는 이유는 여러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시할 수 없는 단점도 있다. 첫째, 러닝머신 위에서의 '움직임'은 능동적인 형태의 운동이 아니다. 회전하는 쳇바퀴 모양의 궤도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수동적으로 '걸어내야 만'하는 것이다. 따라서 허벅지의 앞쪽, 대퇴사두근이 주로 발달해 근육발달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둘째, 몸이 실제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기에 바람의 저항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니 운동의 부하가 낮아지고 시간 대비 운동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셋째, 러닝머신에서 일어나는 먼지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궤도가 마모돼 떨어져나오는 미세플라스틱과 먼지는 코와 입을 통해 신체 내부로 흡입될 확률이 높다. 마지막으로 가정에 러닝머신을 들이려면 반드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 옷걸이로 전락해 자리만 차지하는 애물단지가 되는 것도 문제지만, 장난 좋아하는 어린이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안전사고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걷기 좋은 계절 그러니 깨끗한 공기가 있고 새소리며 풀벌레 소리도 들을 수 있는 자연을 향해 나가보는 것은 어떨까. 탁 트인 공원이나 드넓은 학교 운동장은 위드 코로나(with covid) 시대의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부합하는 안전한 장소다. 굳이 러닝머신의 유래를 떠올리며 죄수가 된 듯 고문 기계 위에 서기보다는 자유의지로 걷든 뛰든 야외로 나가보자. 때마침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의 초입이다. 걷기 좋은 때다. 독서지절(讀書之節)이라 한정 짓기에는 아까운 계절이다.
박광훈 서울 무학여고 교장이 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 제25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는 최근 줌 화상회의로 전국 대의원회의를 열고, 박 교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다. 박 신임 회장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교육 발전과 교장 권익 보호, 학교장 전문성 신장 등에 힘쓸 것”이라며 “무엇보다 결속력이 강한 교장회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교육부와 교육청, 교육 관계기관과의 우호 관계 유지, 교류 활성화에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신임 회장은 서울시교육청 감사담당관 장학사, 불암고 교감, 성북강북교육지원청 중등교육지원과 과장, 성일중 교장, 서울시교육청 체육건강문화예술과 과장을 역임했다. 임기는 9월 1일부터 1년이다.
한국교총(회장 하윤수·전 부산교대 총장)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선정·추진 과정에서 빚어지고 있는 혼선의 원인이 교육당국의 불통에 있다고 지적하고 즉각적인 시정을 촉구했다. 재학생과 학부모 동의 없이 사업을 진행해 극심한 혼란을 일으켰다는 분석이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는 한국판 뉴딜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40년 이상 노후 학교 시설을 개선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교육환경을 구축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안전사고와 학습환경 침해, 전출에 따른 통학 거리 증가, 혁신학교와의 관련성 의혹 등을 우려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해당 학교들은 홍역을 앓고 있다. 교문 앞 집회와 줄지어 늘어선 근조 화환에 학교 구성원들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한 교육계 인사는 "학부모들의 심정은 이해하나, 교육청 사업을 두고 학교를 압박하는 것은 아이들의 정서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걱정했다. 교총은 2일 보도자료를 내고 "사업 추진에 대한 정확하고 투명한 사전 정보 제공, 재학생 학습권 보호방안과 안전대책부터 제시하고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사업이 노후 시설 교체와 시설 선진화 등 본래 목적대로만 추진될 것임을 분명히 밝혀야 혁신학교 관련 논란을 진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학생 배치·안전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과 '모듈러 교실'의 안전성 확보 등을 요구했다. 학교시설복합화와 관련해서는 학생의 안전을 최우선 고려하고, 학교와 교원이 학교 개방에 따른 관리·운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지자체 중심 운영체제를 주장했다. 작은 학교를 사업 대상에서 제외한 부산시교육청에 대해서도 시정을 요구했다. 작은 학교를 배제하는 것은 비교육적이라고 판단해 사업 대상 학교의 4분의 1을 적정규모 미만 학교로 선정한 울산시교육청과 대비되는 모습이라는 지적이다. 하윤수 회장은 "민주시민 육성과 공동체 형성을 내건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라면 추진 단계부터 민주적이어야 한다"며 "작은학교라는 이유로 소외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래교육을 위한 환경개선 사업이 현재의 학생 안전과 학습권을 희생양 삼아 진행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한국교총은 지난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전체 회의에 ‘공직자윤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상정된 데 대해 “교원·공무원 재산등록 의무화에 절대 반대한다”는 의견서를 지난달 31일 국회 행안위와 인사혁신처에 전달했다. 국회 행안위 전체 회의에 상정된 공직자윤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모두 2건이다. 박광온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의안번호 2109048)은 ‘재산등록 의무자의 범위를 모든 공무원 및 공공기관의 임직원으로 확대’한다는 게 골자다. 또 김희재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의안번호 2109400)은 ‘공직자와 그의 가족이 부동산 매매 거래를 하는 경우 사전에 소속 기관장에게 신고’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교총은 “부동산 투기 근절과 예방을 위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입법 목적에 비해 수단의 적정성이 지나친 과잉입법이자 과잉규제”라고 지적했다.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등 위헌 소지가 있다는 점도 짚었다. 입법 목적을 달성하면서 국민의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하는 수단을 마련하지 않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재산등록과 부동산 거래 사전 신고를 의무화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공직자도 아닌 교원·공무원의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의 재산과 부동산 거래를 사전 신고하게 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정부의 과도한 정보 수집 문제도 꼽았다. 교원·공무원 재산등록 의무화가 통과되면, 현재 등록 대상인 약 22만 명에 약 130만 명이 넘는 교원·공무원과 가족들의 정보까지 정부가 집적·보관하기 때문이다. 해킹 등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교원·공직자는 이미 공직자윤리법, 부패방지법, 부정청탁금지법, 공무원 행동강령 등 공직자의 윤리와 책임을 강조한 각종 법의 적용 대상인 점도 강조했다. 교총은 “국가공무원법 및 교육공무원법을 위반했을 때 감사나 징계를 통해 엄중하게 처벌받고 있는 상황에서 오는 2022년 5월 19일부터는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적용 대상에도 포함됐다”면서 “교원·공무원을 잠재적 투기범죄자로 매도하고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전체 교원·공무원과 그 가족들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교총이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662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5.2%가 교원·공무원의 재산등록 의무화를 ‘반대’한다고 답했다. 세계교육연맹(EI)도 “전체 교원·공무원 재산등록에 대해 OECD 국가에서 교사 등 일반 공무원에게 적용하는 경우는 들은 바 없다”면서 “모든 공무원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의무 재산등록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대한민국 정부의 발표에 큰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국회가 지난달 31일 본회의를 열고 사립학교 신규 교원 위탁채용 의무화를 골자로 한 사립학교법 개정안과 기초학력보장법,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등 11건의 법안을 표결 처리했다. 그러나 통과 법안 상당수가 여야는 물론 교육계 합의 없이 정부·여당 독주로 이뤄진 것이어서 현장의 반발을 사고 있다. 교총은 “학생과 학부모, 학교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교육 법안들이 국회 원구성 교체를 앞두고 밀린 숙제하듯 강행 처리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부작용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요 법안 내용과 핵심 쟁점을 살펴본다. ■ 사립학교법 “1차 필기 위탁채용 의무화” 사립학교 교원 신규 채용 시 필기시험을 시도교육청에 위탁 실시하도록 했다. 또 학교운영위원회를 심의기구화하도록 규정했다. 본회의에서 수정안 제안설명에 나선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은 “말이 위탁이지 실제로는 강제하는 것이나 다름없고 이는 사학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국제적인 흐름과도 배치된다”며 “자유 민주주의 선진국 가운데 국가가 사립학교 교사를 뽑는 나라는 없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미국과 영국에서는 정부가 사립학교 운영에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며 “일본은 회계 운용과 교사 채용에 재량권을 줘 공립학교와 경쟁하도록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립학교 중 극히 일부 사학의 비리를 근절한다는 명분으로 모든 사학의 교원 선발권을 박탈하는 것은 사학 전체를 잠재적 범법자 취급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반면 토론에 나선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차 시험을 위탁하고 이후 수업 실연과 면접을 통해 건학이념에 부합하는 교원을 최종 선택할 수 있도록 해 교육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게 개정안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교총은 “1차 교육학 시험이 논술 중심의 평가로 전환됐다는 점에서 교육감 이념과 정책이 투영된 문제가 출제될 우려가 있다”며 “이를 빌미로 교사 채용권에 대한 교육감 이양이 추진될 것이 뻔하다”고 지적했다. ■ 기초학력보장법 “동일 방식·기준 진단 필요” 기초학력보장 종합계획 수립 및 위원회 운영, 기초학력 진단검사, 기초학력지원센터 지정·운영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학습지원 대상자는 담임 및 교과교사의 추천, 학부모 상담 결과 등을 고려해 선정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현안대로 평가에 대한 명확한 기준 없이 학급 담임 재량으로 학생을 진단하게 되면 객관적인 평가를 하기 어렵다”며 “동일 방식과 기준을 근거로 개별 학생에 대한 평가와 진단을 내려야 제대로 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토론에 나선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이들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최소한의 지식과 살아가는 힘을 주자는 것이지 단순히 성적을 올리자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교총은 “진단체계 구축과 시행이 명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선언적 한계에 머물렀다”며 “지금처럼 교육감 이념에 따라 거부하거나 들쭉날쭉 시행해서는 ‘깜깜이 학력’을 면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 초·중등교육법 外 “학교 안전사고 간병료 지원”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안’은 고교 교육과정 이수를 위해 학점제를 운영할 수 있으며 취득 학점 수가 일정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고교학점제에 대한 근거 마련이 골자다. 또 교육부 장관과 교육감이 고교학점제 운영 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은 학교 안전사고로 중증 상해가 발생해 간병이 필요한 경우 치료 후뿐만 아니라 치료 중에도 간병료와 부대경비를 지원하도록 했다. 또 ‘교육공무원법 일부개정안’은 장애인 교육공무원의 연수 활동에 불이익이 없도록 정당한 편의 제공에 대한 의무를 명시했다.
북내초등학교도전분교장(교장 최용길)은 9월 1일 병설유치원을 재개원하고 입원생 6명(남아 3명, 여아 3명)을 맞이했다. 도전분교 병설유치원은 만3~5세 통합 학급으로 운영된다. 북내초 도전분교장 병설유치원은 원아가 줄어2014년 휴원됐다가 2021년 6명의 원아가 새롭게 입학해재개원했다. 지역에 병설유치원이 없어멀리 본교인 북내초 병설유치원까지 등하원해야 했던학부모들과 아이들은 환영입장을 표했다. 한 학부모는 "그동안 지역에서 아이를 보육하고 교육시키기 어려웠는데 도전분교장 병설유치원이 다시 개원해 학부모들이 무척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며 재개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준 학교와 지역교육지원청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도전분교장 병설유치원학구에는 전원주택단지 개발 등으로유입되는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어, 이번 재개원이 학생들의 교육권 보장과 지역사회의 발전으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개원식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최소 인원으로 실시돼 아이들을 입원 시킨 학부모들은원격화상회의방에 접속하여 원아들의 새로운 시작을 지켜보았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최용길 교장은 "병설유치원이 학부모와 유아의 요구를 충분히 고려해 정규 과정과 방과 후 과정 모두 전체 유아가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며 "지역에 적합한 교육과정과 유초 연계 수업 등학생들의 행복한 유치원 생활을 위한 교육 환경 조성에도 힘써 지역사회와 학부모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북내초는 본교와 운암분교장, 도전분교장 두 개의 분교장을 가지고 있는 학교다.본·분교 공동교육과정, 유초 연계수업 등을 통해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더불어다양한 교육과정 운영을 해 나갈 예정이다.
서울 성동구 무학여고(교장 박광훈)3학년 학생들이 1일 오전 2022학년도 수능 9월 모의평가 1교시 국어 영역 시험을 보고 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사학이 신규 교사를 채용할 때 필기시험을 시도교육청에 강제 위탁하도록 하는 내용의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같은 날 한국사립초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이하 사학협의회) 등 사학 관계자들은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학 죽이는 사립학교법을 철폐하라”고 강력 규탄했다. 사학협의회는 성명서를 내고 “정부가 관선이사 파견으로 경영권도 박탈하고 형사책임과 행·재정적 제재를 하고 있음에도 일부 사학을 빌미로 국가의 통제를 극대화하는 마타도어식 사학 말살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사립학교법이 철폐될 때까지 위헌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은 물론 일체의 관련 행정조치를 강력 거부하겠다”고 경고했다. 윤남훈 회장은 “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는 사학경영인 당사자와는 협의 한번 없이 교육위·법사위에서 야밤에 단독으로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입법과 정책의 절차적 정당성이 훼손됐다”며 “의석만 믿고 ‘사학 운영의 자유’를 박탈하고 헌법 질서를 파괴하려는 전체주의적 독재정권임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외교·안보·부동산 등 많은 분야에서 정책 부실을 지적하는 국민 여론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기는커녕 이제는 사립학교법 개악으로 교육의 하향평준화와 사립학교 교육제도 말살로 미래 교육을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며 “경기도지사와 교육감이 사립학교 교직원 공무원 채용 MOU를 맺은 것을 신호탄으로 이제는 국회가 경기도의 하수인으로 전락하는 꼴이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경균 사학협의회 사무총장은 “헌법소원 절차와 시행령에 대한 대응은 물론 시민사회단체나 종교계 등과 연대해 위탁채용 거부 운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교총(회장 하윤수·전 부산교대 총장)은 31일 '교원 코로나 백신접종 부작용 대응체계 구축' 건의서를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에 전달하고 부작용을 호소하는 교원에 대한 신속한 지원을 촉구했다. 백신을 맞은 교원의 부작용 의심 사례가 연이어 보도되면서 교직 사회가 술렁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화이자 백신의 경우 2차 접종 부작용이 더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교원들의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교총은 "2차 접종을 마친 교직원 중 근육통, 발열 등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아 불안감이 증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학사 운영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최근 며칠 사이 청와대 게시판에는 백신접종 후 심각한 의심 증상을 보이는 교원의 사례가 연이어 등장했다. 특히 해당 교원이 20~30대 청년층이어서 교직사회에 던지는 충격이 크다. 그럼에도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의 대응은 미진하다는 게 교총의 판단이다. 교총은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에 대한 대처를 교사 개인에게만 맡기지 말고 보다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건의서에는 이상 반응 발현 교사·예비교사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및 보호 대책을 마련하고, 중증 이상 발생 시 즉각 대처 가능한 신속한 지원체계를 구축해달라는 제안을 담았다. 또한 백신접종 후 3일~2주 정도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점을 감안해 단위학교에서 백신접종에 따른 긴급대응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을 요청했다. 학교별 접종상황을 고려한 임시휴업일 지정을 허용하고, 백신접종 부작용 시 병가 사용과 학사 운영에 대한 추가적인 안내가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윤남훈(왼쪽) 한국사립초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 회장이 31일 국회 앞에서 '사학 죽이는 사립학교법 철폐 촉구 기자회견'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윤남훈(왼쪽) 한국사립초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 회장이 31일 오후 국회 앞에서 사학 죽이는 사립학교법 철폐를 촉구하고 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제21대 국회 교육위원장에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3선·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이 31일 선출됐다. 조 의원은 이날 열린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261명 중 찬성 238표(91.19%)를 얻어 10건의 보궐선거 중 가장 높은 득표율로 교육위원장에 선출됐다. 조 위원장은 당선 인사를 통해 “교육위원회에 평화와 공존의 체제를 만들어 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교육위를 오랫동안 지켜온 여야 선배, 동료 의원들의 경험과 경륜을 잘 받들고 학교 현장의 목소리, 전문가들의 비전도 잘 수렴하겠다”며 “아이들에게 희망의 사다리, 꿈의 사다리를 다시 이어주고 대한민국이 도약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내는 교육현장, 교육체제를 만드는데 미력하나마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또 “상임위 차원에서 여당의 입법 독주를 막을 수 있게, 국민들을 위해서 더 큰 일을 할 수 있게 기회를 주셨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의 묵은 과제인 교육 분야 구조 개혁의 물꼬를 트도록 노력하겠다. 특히 대선 정책 공약이나 내년 새로운 정부의 교육 국정 과제들을 입법 과정에서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1963년 경남 밀양 출신의 조 위원장은 밀양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법학과 학사와 동대학원 법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8대‧19대 국회에 이어 21대 국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3선 의원으로 지역구는 경남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이다. 한나라당 총재 보좌역, 서울특별시장 비서관, 17대 대통령 후보 공보특보 및 대통령 당선인 부대변인을 지냈다. 21대 국회 전반기에서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을 지냈으며 교육위원회 활동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