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98,723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전국의 1300여개 고등학교 가운데 14% 정도가 운동장이 없거나 학교용지시설 기준에서 규격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한나라당 진수희(陳壽姬) 의원에게 4일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4년 현재 전국의 1천351개 고등학교 가운데 운동장이 없는 고등학교는 4개, 기준 면적 미달 및 용지 용도 변경 등 이유로 규격미달인 학교는 187개교로 전체의 14.1%인 191개에 달했다. 5541개 초등학교 가운데는 7.8%인 430개 학교가, 2천888개 중학교 가운데 8.9%인 256개 학교가 운동장이 없거나 규격 미달에 해당했다. 또 초.중.고등학교를 합칠 경우 9천780개 학교 가운데 운동장이 없거나 규격미달인 학교는 877개교로 그 비율이 전체의 8.9%에 달했다. 진 의원은 "운동장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전체 학교의 비율이 10%에 육박하고, 고등학교의 경우 15%에 가깝다는 것은 우리의 열악한 교육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며 "정상적인 교육이 진행되기 위해 시급한 시정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어지문 금지 등을 포함하는 교육부 논술지침을 계기로 향후 대학들의 논술유형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학들이 지침을 따르기로 한 만큼 당장 코 앞으로 다가온 수시 2학기 논술부터 영어지문이 자취를 감추는 등 큰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5일 서강대를 시작으로 대학들이 논술방향 또는 구체적인 예시문항을 공개할 예정이어서 '지침 이후'의 논술에 대한 수험생의 궁금증이 한꺼풀씩 벗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강대와 숙명여대ㆍ건국대 등 지난해 또는 올 수시 1학기에서 영어지문을 토대로 논술문제를 구성했던 대학들은 모두 국문지문으로 대체한다. 이달 25일 논술을 치르는 서강대는 지침으로 논술유형이 변하는 주요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예시문항을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5일 공개할 예정이다. 인문ㆍ사회, 경제ㆍ경영, 이공ㆍ자연 3분야로 나눠 논술을 치르는 이 대학은 언어논술의 경우 국문지문을 읽은 뒤 내용을 파악하는 문제, 논리력을 평가하는 문제, 글쓰기 문제를 각각 출제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항별로 400∼500자의 짧은 에세이 형식의 답안을 요구하며 글쓰기의 경우 도입부를 제시한 뒤 한자로 된 특정어휘를 제시하고 이를 반드시 포함하도록 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수리논술의 경우 고교과정에서 배운 수학의 기본원리를 응용해 창의력을 평가하는 형식이며 풀이과정은 제시하지 않는 대신 독창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묻는 문제가 출제된다. 고려대의 경우 수리논술은 이번 지침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판단, 지난 학기와 같은 형태로 출제될 가능성이 크다. 고려대 입학관계자는 그러나 "영어지문을 금지한 지침을 어떻게 적용할지를 두고 입학ㆍ출제 관계자들간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현재로선 영어가 나오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전했다. 고려대는 수능 이후인 12월4일 논술시험이 예정돼 있어 여유가 있는 편. 늦어도 10월말까지 구체적인 논술출제 방향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화여대 최은봉 입학부처장은 "수학ㆍ과학 분야 풀이과정이나 정답을 요구하는 문제, 외국어로 된 제시문의 번역ㆍ해석 문제를 금지하는 2가지 기준을 고려해 논술 출제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해 이 부분에서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최 부처장은 "논술 예시문제를 내기에 시간이 촉박해 우선 논술 방향설정에 신중함을 기해 조만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숙명여대도 가이드라인에 따라 수시 1학기의 유형에서 영어 제시문을 국문으로 대체하며 단순 지식 평가에 해당할 수 있는 '원고지 정서법'은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앙대도 언어지문ㆍ영어지문ㆍ수리논술 등 3가지로 구성된 논술 유형 가운데 영어지문을 제외하며 성균관대도 논술가이드라인을 '엄격히' 지킨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9∼10월 논술을 치르는 학교들이 모두 구체적인 예시문항을 공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늘은 학교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인근 공원에 전일제 봉사활동을 나갔다. 우리 학교 2학년 전체 학생들이 참여했으니 적은 인원은 아니었다. 아침부터 잔뜩 찌푸린 날씨 탓에 "제발 오전중에는 비가 내리지 말아 주었으면..." 이런 걱정을 하면서 봉사활동을 실시하였다. 담임교사의 인솔로 각각 구역을 정해 봉사활동을 하기로 했다. 봉사활동이라고 해야 공원 내의 쓰레기를 수거하는 정도였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지도했고 학생들 역시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었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공원 내에는 인근 주민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운동도 하고 휴식도 취하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주5일 근무제 시행과 함께 늘어난 공원의 풍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활동 시작 후1시간 여가 지났을 무렵에 가까운 곳에서 뭔가 소리를 지르는 것 같은 말소리가 들렸다. 주변에서 운동을 하던 40대쯤 되어 보이는 남자가 학생들에게 좀 큰 소리로 떠드는 것이었다. "도대체 학교에서 뭘 배우길래 이런데 와서 이렇게 시끄럽게 소란을 떠느냐, 다른 사람들 생각을 왜 안하느냐" 대충 이런 이야기였던 것 같다. 일단 가까이 가서 "죄송합니다. 조심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사과를 했다. 그런데 옆에 있던 아이들이 "선생님, 저희들 그렇게 떠들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괜히 저 아저씨가 시끄럽다고 저쪽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도리어 저 아저씨가 더 시끄럽게 소리 질렀습니다"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도 공원에 있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옳지 않다. 청소나 잘 하자"고 타일렀다. 그 와중에 그 남자는 "당신이 선생님인 모양인데, 아이들 교육 좀 잘 시키시오"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돌아서면서, "도대체 선생들이 뭘 하는 것인지 원..."하는 것이었다. 그 순간 "잠깐만 이야기 좀 하시겠습니까?"라고 하면서 그 남자를 불렀다. "한 가지만 질문하겠습니다. 댁에 아이가 몇 명 있습니까?" "둘 있습니다. 왜 그러십니까?" 그남자가 잔뜩 화난 듯이 그리고 짜증난다는 듯이 대답했다. 제가 한 마디만 더 묻겠습니다. "아이들을 댁의 마음대로 할 수 있습니까. 그 댁의 아이들 말 잘 듣습니까?" "잘 듣든 안듣든 당신이 참견할 일이 아니지 않소" 더욱 짜증을 내는 말투로 그 남자가 대답하는 것이었다. "그럼 제가 한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그쪽 분은 아이가 두 명인데도 가끔 어렵게 하는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담임이 최소한 35-40명을 데리고 있습니다. 그것도 하루의 거의 전부를 말입니다. 선생님들이 아이들 교육을 잘못시킨 것은 인정합니다만 그 많은 아이들을 모두 완벽하게 교육시키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것만 이해해 주십시오. 그리고 저 학생들이 아이들이 아니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기 때문에 떠들기도 하고 그러는 것입니다. 조금만 이해를 해 주십시오." 그렇게 일단락을 지었지만 왠지 씁쓸한 마음이 지금도 사라지지 않는다. 요즈음 아이들이 많이 변한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게까지 큰 잘못을 저지르지는 않았다는 생각이다. 오랫만에 학교 밖의 활동에 기분이 들뜨기도 하는 것인데, 그 남자의 예민한 반응이 못내 섭섭하다.
제주시와 제주시평생학습발전협의회는 제3회 평생학습축제를 10일 산지천 주변 '차없는 거리'에서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독특한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에는 산지천의 역사유래 사진전, 평생학습 기관.단체 작품전, 인라인스케이트 묘기 등의 볼거리가 마련된다. 또 제주전통 떼배인 '태우'체험, 어린이 그림낙서코너, 철학 사랑방, 제주문인작가와 책 이야기 나누기, 장애체험, 선상 작은음악회, 산지천 가족낚시체험, 어린이 과학실험실 등 다양한 느낄거리가 운영된다. 놀거리로는 널뛰기, 재기차기 등의 중추절 맞이 민속놀이마당과 굴렁쇠 굴리기, 고무줄놀이 등의 어린이 놀이쉼터를 비롯, 아시아 음식문화체험, 환경나눔장터, 어린이 벼룩시장 등이 열린다. 주최측은 유치원생 및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글짓기와 그림그리기 대회, 평생학습기관.단체의 동아리 경연대회, 작품전시대회도 갖는다.
퇴근하여 집으로 돌아온 나를 보자마자 막내 녀석이 책을 사달라며 조르기 시작하였다. 평소 책읽기를 싫어하는 녀석이 갑자기 책을 사달라고 할 때에는 분명 무슨 이유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보채는 녀석을 달래며 그 이유를 물어보았다. "OO아, 갑자기 무슨 책을 사달라고 그러니?" "만화로 된 삼국지를 사주세요." "왜 하필이면 그 책을 사달라고 하니?" 막내 녀석은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자세하게 이야기해 주었다. 사실인즉, 여자 짝꿍이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을 물어 보았는데 대답을 못했다는 것이었다. 더욱이 그것도 모른다며 친구들 앞에서 면박을 주었다는 것이었다. 녀석이 그것 때문에 무척이나 자존심이 상했던 모양이었다. 녀석의 이야기를 듣고 난 뒤, 내심 잘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우리 부부가 책을 읽으라고 이야기를 하면 녀석은 대답만 할 뿐, 딴청을 부리기 일쑤였다. 그래서 책을 읽게 하는 여러 방법을 생각하기도 하였다. 처음에는 부모가 모범을 보여야 된다는 생각에 저녁을 먹고 난 뒤, 아내와 나는 TV시청을 자제하고 책을 읽었다. 갑자기 달라진 우리 부부의 행동에 의아해하는 표정만 지을 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책을 한 권 읽고 난 뒤, 독후감을 쓰면 본인이 갖고 싶은 것을 사주겠다고 약속을 한 적도 있었다. 몇 번은 책을 읽고 나서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도 하였으나 독후감 쓰는 것 자체에 싫증이 나는지 며칠이 지난 뒤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더니 책읽기를 그만두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오늘 녀석이 학교에서 들은 친구의 말 한마디가 그 어떤 것보다 특효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염려하는 것은 그 충격이 순간적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아이들에게 무조건 책읽기를 강요하기보다는 책을 읽음으로써 본인에게 돌아오는 혜택과 어떤 종류의 책을 읽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동기유발이라고 본다. 처음에 습관만 잘 길들여지면 아이들은 스스로 책읽기를 즐겨할 것이다. 여건이 된다면 한 달에 한번정도 토요 휴무일(주5일제)을 이용하여 가족끼리 야외로 나가 자유로운 주제를 정해 글짓기를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의 일환이다. 그리고 지은 글을 읽고 그 느낌을 서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특히 아이들에게 동시 낭송을 해보게 함으로써 가을 정서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교사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누가 뭐라고 해도 수업이라 할 것이다. 수업은 교사에게 생명인 것이다. 오늘, 리포터가 근무하는 학교의 1학년 4반 윤은영 선생님(영어과)이 특별연구교사로 선정되어 현장 수업을 심사 받는 날이다. 심사위원 두 분과 관내 영어과 선생님들 10여 분이 참관하고 있는 가운데 공개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선생님도 학생도 모두 열심히 수업에 임하고 있다. 마치 엊그제 입학한 듯한 철부지 1학년 학생들. 오늘 학생들이 영어로 발표하는 모습을 보니 부쩍 성숙한 느낌이 든다. 한 학기 동안 많이도 자랐다. 교육의 힘이 위대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 경기도교육청에서는 교수-학습 방법 개선을 위한 실천 연구로 교실 수업 혁신과 학교교육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특별연구교사제를 운영하고 있는데, 우수 교사에게는 등급에 따라 연구실적 점수를 부여하고 있으며 특별연구교사제는 교실 수업 개선 연구 활성화에 기여를 하고 있다.
행정자치부장관에게 교원정원 책정권을 준 이유는 작은 정부를 구현하려는 제도적 장치로 국가공무원 정원관리를 한 부서에서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는데 있다고 좋은 뜻으로 해석되어진다. 그런데 지금 교원 정원관리는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가? 지난 1일 저녁 청와대에서 가진 열린우리당 원혜영(元惠榮) 정책위의장과 당 소속 교육위원 8명 초청 간담회에서 의원들이 교원정원 관리를 교육부장관이 갖도록 하는 방안의 필요성을 제기하였고 대통령도 공감을 표시하였다고 한다. "제도적으로 행자부장관이 갖고 있는 교원정원 책정권을 교육부장관이 갖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고, 제도적으로 불가능하다면 현 체제에서도 현장에 필요한 만큼은 주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이러한 제도는 분명히 잘못된 제도이다. 한 나라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부를 믿지 못하는데서 나온 제도라고 생각한다. 부총리급인 교육부가 행자부장관에게 정원승인을 일일이 받아야 하는 것도 교육부의 위상에 걸맞지 않을뿐더러 행자부에서 교원의 정원을 관리하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행정자치부 산하의 일반 행정기관의 예산과 정원은 교육부에 비하면 우위에 놓여 있다는 것은 누구나 피부로 느끼고 있을 것이다. 나라가 바로서려면 교육이 먼저지 행정이 먼저여서는 나라의 앞날에 비전이 없는 것이다. 국정의 최우선 과제는 교육이다. 그리고 우리의 미래는 교육에 달려있다. 선진국들도 교육을 국정의 최우선에 두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지 않는가? 이렇게 비효율적인 제도를 바로 잡는 것이 바로 혁신인 것이다. 버릴 것은 버리고 잘못된 제도나 기구는 개편을 하고 효율을 추구하는 구조조정을 하여 정부조직 시스템이 올바르게 가동되어야 한다.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능률적인 정부를 만들어 국민의 세금을 헛되게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운영하는 길이 우리가 살 길이요, 정부가 앞장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에서는 우리가 주인이 되고 싶다”, “왜 학생들은 모두 똑같은 두발에다 똑같은 옷을 입어야 하느냐”, “요즘 교도소에 끌려간 사람들도 두발을 자유롭게 기르고 있다.” 지난 해 두발자율화를 외치는 전국의 학생 대표들이 서울에 모여 집회를 하면서 자신들이 학교의 주인으로 대접받고 싶다고 주장하면서 외친 말들이다. 또한 지난 5월에는 '두발자율화' 촛불 집회를 갖는 등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두발 규제가 인권 침해라는 판단 이후 학교에서의 두발 규정을 놓고 교육당국과 학생, 인권단체 간에 논란이 이는 사이 학교에서는 생활지도에 상당한 공백이 있는 것 같다. 실제로 대부분의 학생들과 일부 학부모들은 마치 두발에 대하여 완전 자유화된 것으로 알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리포터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도 '두발자율화'에 대한 약간의 갈등이 있었다. 갈등의 발단은 학생자치회에서 두발 규제 완화 또는 완전자율화 건이 정식 안건으로 상정되어 학생회 만장일치로 의결한 것이다. 이에 학교에서는 학생회의 의결을 존중하고 시대적 조류을 반영하자는 뜻에서 두발 관련 학생생활규정 중 비민주적 내용을 개선하여 교사회의 의견을 수렴함으로써 거의 자율화에 가깝게 완화된 규정안을 만들어 방학 전 학교운영위원회에 심의 안건으로 상정했다. 위원회의 심의 과정에서 담당 교사위원의 추진 배경 및 취지 등 설명이 있자 예상과 달리 학부모 위원들의 거센 반발을 받아야 했다. 대다수의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염려하며 반대하는 '두발자율화'를 학교에서 아이들 주장만 듣고 개정하려 한다는 강한 비판에 우리 교원들은 다소 당황스러웠다. 학부모의 반대 이유는 두발 규제가 학생의 인권을 침해한다는 인권위원회의 권고는 학교가 추구해야 할 교육적 차원의 실리에 앞설 수 없다는 것이다. 위원회 개최 7일 전에 의안 공고를 하여 사전에 많은 준비와 토의를 거쳐 대비한 듯 비교적 논리적으로 반대 의견을 설명했다. 아이들의 속성상 자유를 주어도 그 한계를 벋어나기 마련이고 더 누리고 싶은 욕심이 있기 때문에 자율화된 후에는 염색이나 퍼머 등 그 이상의 자유도 요구하는 등 많은 문제가 생길 것이고, 아직은 짧고 단정한 머리가 학생의 가장 기본적인 상징이며, 현재의 규정도 예전에 비하면 그렇게 짧은 것도 아닌 대폭 완화된 것이므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른 학교는 문제의 심각성을 알면서도 모두 대세를 관망하고 있는데 우리 학교가 먼저 자율화의 선봉 역할을 할 이유가 뭐냐는 것이었다. 결국 오랜 토론 끝에 두발자율화 안건을 학부모 위원들의 압도적인 반대로 현행 규정 유지 또는 학부모의 의견을 더 수렴하여 ‘보완 후 재상정’이라는 부결에 가까운 심의 결정을 내림으로써 시대적인 변화의 조류에 편승한 청소년들의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누릴 권리’와 ‘인권’ 문제, 그리고 학부모나 교사들의 교육적 의지 사이에서 '두발자율화'문제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갈등을 겪어야 할 과제로 남게 되었다. 타율과 강압으로 가득 찬 학교 울타리에 갇힌 채 살고 있다고 느끼는 학생들과 가정에서 다루지 못할 참다운 인성․생활 지도를 기대하는 학부모 모두를 만족시킴으로써 교육 본연의 목적을 이루어야 하는 학교에서의 명쾌한 해법은 무엇일까.
이번 9월 1일자로 교감으로 승진한 A교감은 리포터와 오래 전에 같은 학교에 3년여를 근무한 적이 있다. 그때는 그 선생님은 학생부장, 교무부장을 두루 거쳤기 때문에 교사들 사이에 신망이 두터웠었다. 그 후 오랫동안 잘 만나뵙지 못하고 지냈었다. 몇해전(3-4년 전이었던 것 같다)에 실로 오랫만에 만나 뵈었더니, 교감 연수를 받았다고 하였다. "곧 발령이 나시겠네요"라고 했더니 "발령 받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라는 이상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이유는 이러했다. 근평을 1등급을 받아야 하는데, 그 당시 그 학교의 교장이 왠지 좀 1등급을 부여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좀 심한 경우는, "교감 나가려면 나한테 잘 보여야 한다"는 암시를 받기에 충분한 표현들을 자주 하더라는 것이다. 물론 100% 믿을 수 있는 이야기로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뭔가 껄끄러운 이야기를 자주 했던것 만은 사실인듯 싶었다. "그냥 포기할까 생각중인데, 그것이 쉽지 않습니다. 연수까지 받았는데 교감으로 나가고는 싶은데, 현실이 따라주지 않네요. 교사 출신이 교감으로 승진하려면 학교 관리자(교장, 교감)를 잘 만나야 되는 것 같습니다." 그날은 그렇게 헤어졌다. 그리고 올해 8월 하순, 교감 발령자 명단에 그 선생님이 올라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축하 전화를 했다. 그 선생님의 이야기는 올초 9월1일자 승진예정자에 포함되지 않았었다고 한다. 거의 교감승진을 포기한 상태였다고 한다. 올해 다른 학교로 옮겼지만 정년도 2년여를 남겨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연락을 받았다는 것이다. 아마 승진대상자 중에 개인사정으로 인하여 자리가 추가되는 바람에 자신이 발령을 받은 것 같다고 했다. "지금은 기쁜지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교사가 교감으로 승진하려면 관리자를 잘 만나야 한다는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없습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저한테 자리를 내주신 그 선생님의 몫까지 열심히 교감을 하려고 합니다. 비록 2년여밖에 안되는 시간이지만..." 그선생님의 앞날에 발전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인천구산초등학교(교장 조현팔)는 지난 여름방학 기간 중 학교운영위원회(위원장 양혜경)의 지원으로 학부모와 교사가 한데 어우러져 학교 복도 환경을 새롭게 구성 개학을 맞은 학생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어 화제다. 구산초등학교에 따르면 쾌적한 학교 실내 환경을 만들기 위해 교사 외벽과 실내 도색은 물론 아동들의 정서 순화와 바른 인성 함양을 위한 방안으로 새롭게 복도환경을 구성하기로 하고 교사와 학부모가 여름방학 기간 동안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교사들의 환경 구성 계획에 따라 학교운영위원장 중심의 환경구성추진위원단을 구성하였으며 환경구성추진위원들은 각 학년에서 지원한 학부모 23명으로 구성 조화로운 인간 육성이라는 환경구성 목적을 가지고 ‘열려 있는 땅 인천’, ‘질서가 먼저’ 등 14개의 주제가 있는 대형 게시판을 각 복도에 설치, 전교생에게 내고장 인천을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유달리 더웠던 여름 무더위도 잊은채 바쁜 시간 중에 노력과 정성으로 만들어진 작품은 본교 어린이들에게 훌륭한 교육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며. 교육수요자인 학부모가 참여하는 교육 실천사례로서 교사와 학부모가 신뢰를 갖고 함께하는 학교 경영의 계기가 되어 더욱 의미 있는 학부모 활동이 되었다.
리포터는 요즘 가치관의 혼란으로 큰 갈등을 겪고 있다. 학생들의 마음과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니, 학생들과 눈높이를 못 맞추었는지도 모른다. 개학 후 남학생들의 머리 모양이 엉망이다. 이건 도저히 학생 머리가 아니다. 정확히 표현하면 모 TV에서 방영됐던 ‘야인시대’에 등장했던 거지머리 스타일이다. 학생들 사이에선 이것이 유행인 줄도 모른다. 담임, 학년부장, 학생부장 순서로 머리 지도를 하는데 선생님들도 여간 힘든 게 아닌지 교감에게까지 하소연을 한다. 몇몇 담임은 학생들과의 싸움에 지쳐서 일찌감치 포기(?)를 하고…. 그래도 학생부장은 그 직함에 어울리게, 포도대장 신분에 맞게 사명을 걸고 각 학급을 돌아다니며 적극적으로 지도에 임한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가 있은 이후로 가위나 기계를 대지는 않지만 학교규정에 맞게 깎고 올 것을 약속하고 실제 이행 여부를 확인한다. 우리 학교는 지난 해,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해 완화된 규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학생들은 인권위의 권고를 자유화로 알았는지 그야말로 끈질기게 요구한다. 도교육청 홈페이지에는 중고등학생의 머리자유화 주장이 줄기차게 이어지고 부당한(?) 머리 규제에 대한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홈페이지를 도배할 정도다. 정말 끈질기다. 집요하기도 하다. 때론 험악한 욕설까지 나온다. 그러나 교육청의 답변은 한결 같다. “단위학교별로 교사․학생․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두발의 자율화 여부 및 규제의 범위와 지도방법 등을 정하여 시행하라”는 것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인격적 손상을 주는 지도방법을 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교육부 학교정책과 박교선 교육연구사는 "두발 규제 완화를 '두발 자유화'로 오해하는 학생이 많다"며 학생들의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학교에서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두발규정을 포함한 학교생활규정을 개정할 때 학교공동체 구성원의 민주적 합의에 의해서 정하고 일단 정해지면 약간의 불만이 있더라도 구성원 모두가 잘 지키도록 지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학생부장 경력만 10년이 넘는 L부장(46)말에 의하면 “재학생의 90%는 알아서 머리규정을 잘 준수하고 5%는 지도에 순응하고 나머지 5%는 지도에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항상 마지막 5%가 문제”라는 것이다. 학생부장 지도를 받던 1학년 10여명 중, 강박감을 못 이겨냈는지 두 명이 무단결석을 했다. 사정을 알아보니 가출이라는 것이다. 정말 기가 찰 노릇이다. “교감선생님, 이제 학생들이 학생부장 기(氣)까지 꺾으려 하네요.” 학생부장은 어이가 없는지 말을 잊지 못한다. 학부모와 선생님들, 학생들이 수소문하여 간신히 이틀만에 그들을 사우나에서 찾았다. 학부모에게 인계하고 상담하고 그들을 반가이 맞이했다. 그 다음날, 그들은 머리를 단정히 깎고 왔다. 야단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닌 듯 싶다. 교문에서 담임과 손잡고 들어오는 학생을 보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는 말했다. “학교 착실히 나올 거지?” “네!” 대답도 다소곳하다. 가출까지 결행할 학생의 모습이 아니다. 머리를 단정히 깎은 중학교 1학년 남학생들의 얼굴 모습이 해맑다. 웃는 모습을 보니 순수 그 자체다. 나도 웃으면서 그 미소에 답한다. 학생생활지도, 해를 거듭할수록 어려워만 진다. 학생부장, 기피 1순위가 된 지 오래다. 2년차의 교감, 능력이 부족한 건지, 시대의 흐름을 못 쫒아가는 건지, 그들과 눈높이를 못 맞추는 건지…. 안타까운 가출 해프닝 사건이었다.
'나는 왜 지식에 목말라 하는가?' 아직도 매미는 운다. 밤송이들이 살쪄 가는 초가을의 교정에서 우리 반 아이들과 함께 넘기는 책장의 의미를 자신에게 묻는다.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아니 채울 수 없는 갈증을 탓하며 나를 얽어맨 정신의 감옥에서 허우적거리는 내 모습을 본다. 아무나 살 수 없는 곳, 오고 싶다고 아무 때나 올 수 없는 천혜의 땅에서 숨쉬는 순간을 기록할 날을 시간을 재며 나 자신과 싸운다. 이 아이들과 약속한 시간이 정확히 99일 남았다. 부모님과 함께 독도 여행을 떠난 서효가 없는 교실은 참 힘이 없다. 배 편이 맞지 않아 개학날을 놓쳤다며 미안해 하는 서효 엄마의 전화에도 그리 서운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맞벌이라서 늘 바쁘다는 핑계를 입에 달고 사느라 자식들이 어렸을 때 여행을 시켜준 기억이 없으니 내 반 아이만이라도 여행의 기쁨을 갖게 하는데 동의한 것이니... 우리 반의 분위기 메이커인 서효가 없으니 아이들도 시무룩하다. 몇 안 되는 친구들을 보는 기쁨에 달려온 아이들이 '선생님, 안녕하세요'보다 먼저 품 속으로 달려든 개학날. "얘들아, 서효는 참 나쁘지. 응. 우리만 놔두고 저만 여행 가서 안 오니 말이다." 아이들은 대답이 없다. 진짜로 나쁘다고 생각한 게 아니니. 산생님이 서운해서 투정하는 것이라고 잘 알기 때문이다. 20세기에는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었다면, 21세기에는 '나는 놈' 위에 ‘노는 놈’이 성공한다는 서문을 본적이 있다. 아이들이 놀 수 있을 때 확실하게 놀 수 있게 해주는 서효 부모님의 교육 방법을 지지하고 싶다. 아이들에게 시간이 있을 때에는 부모가 바빴고, 부모에게 시간이 생기니 자식들이 바빠서 함께 여행하기기 참 어렵기 때문에. 책에서 배울 수 없는 살아있는 배움터를 마음껏 구경하고 돌아올 귀여운 꼬마의 모습이 기다려진다. 독도가 우리 땅이라고 머릿속에서만 생각하는 지식이 아니라 그 바다의 바위에 부딪치는 파도를 보며 싱싱한 생명력으로 넘치는 동해를 마음 속에 품고 올 아이. 일본이 자기네 땅이라고 억지를 쓰는 그 곳을 눈으로 보는 감동과 애국심까지도 담아올 거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이야깃감이 기대된다. 독도를 보고온 소감을 발표시켜서 함께 하지 못한 나와 아이들에게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주라고. 방학 동안 일에 밀려 시간을 내지 못하고 개학 전날에야 여행 일정을 잡아 자식들의 견문을 넓혀주고 싶어하는부모의 바람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내일이 개학날이니 바로 등교시키라고 할 수는 없었다. 1학년 짜리 소년이 개학하는 날 두, 세 시간 학교에서 배우는 그 무엇을 부모와 함께하는 독도 여행과 견줄 수 있을까? 가끔은 아이들의 삶에도 일탈이 필요했음에도 소중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위하여 일상적인 궤도를 벗어날 수 있게 해주며 과감하게 다른 것을 추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 적이 없는 내 삶이 자식들에게 미안해진다. 지금은 부모와 함께하는 체험학습이나 여행을 권장하는 세상이지만, 20여 년 전에는 그런 모습이 드물었다. 5년 동안 결석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우리 반 회장이었던 한 남학생이 6학년 때 딱 한 번 결석을 하였는데, 알고보니 엄마를 따라서 외가에 제사를 지내고 왔다고 하여서 아이들과 내가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학교 공부하기 싫어서 외가에 떡 먹으러 갔다고 놀려댄 기억이 떠오른다. 물론 농담이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참 부족한 담임이었다. 겨우 그렇게밖에 말해 주지 못했는지. 아마 그 아인 외할머니의 지극한 사랑을 받은 아이여서 외할머니의 체취를 느끼고 싶어서 외가를 간 거라고 생각해 주지 못했을까? 학교와 책 속에서 얻는 지식이 그리움으로 채운 보이지 않는 마음의 창고보다 더 귀하고 소중하다고 단정 지을 수 없음을 이제야 깨닫는 부족한 선생이어서 부끄럽다. 내가 어른이고 선생이니 뭐든지 아이들의 생각보다 옳다거나 낫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귀를 열어야 함을 배운다. 오히려 참신하고 신기하며 싱싱한 생각은 아이들에게서 나온다. 때묻지 않은 순수함과 생생한 열정을 지닌 아이들의 노는 모습. 파블로 피카소는 어린아이처럼 그림을 그리기 위해 온 생애를 바쳤다고 하니, 멋지게 살고 싶으면 어린아이와 같은 천진성을 잃지 말 일이다. 하교 후, 피아골로 가는 차 시간에 맞추느라 달려가던 아이들이 여섯 시가 다 되도록 도서실에서 책을 읽는다. 창문으로 들려오는 계곡물 소리와 매미 소리, 뜨거운 여름을 이기고 피어난 꽃들을 내려다 보며 예쁜 커튼과 방석이 깔린 도서실을 두고 가는 게 싫다는 아이들.학교를 지키는 내가 있으니 마음 놓고 막차를 탈 모양이다. 매미가 다시 노래하며 나를 달랜다. '내일은 귀여운 꼬마 신사 서효가 달려올 테니 많이많이 껴안아주고 사랑하며 꼬마에게 한 수 배우라고' (잘 노는 아이들의 창의성이 매우 우수하다는 책을 보다가 이 글을 씁니다. 노는 법을 매우지 못해서 일하는 방법만 배운 부족한 선생이어서 부끄러워하며. 무엇이 더 소중한지 인생을 길게 보는 어른들이 넘쳐나기를! )
“대학 논술고사에 영어 제시문 못낸다”라는 발표는 영어의 세계 공용어 교육에 역행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순간적인 생각이 든다. 각급 학교에 랩실이 마련되어 영어 청취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제반 장치조차 되어 있지 않는 상태에서 영어를 대학입시 제시문에서 빼자고 하는 의도는 어딘지 모르게 허전한 느낌이 든다. 시인이자 서울대 교수인 복거일씨는 영어공용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심지어 싱가포르에서는 영어를 국어로 채택해 성공한 나라라고 알려진 것도 보편화된 사실이다. 영어가 모든 사람에게 필요충분조건이 되어 가고 있는 시점에 영어를 사용하는 데 문제를 제기하는 데는 국어에 대한 존중도 좋고 애국심도 좋지만, 영어를 정작 사용하는 것에 제재를 가하는 것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지금 세대들은 입사를 하려고 해도 영어로 면접을 받아야 하고, 입사 후에도 영어에 대한 평가를 계속적으로 받게 된다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는 우리의 현실에서, 영어 지문을 사용하여 대학 논술고사를 평가하려는 것은 오히려 대학에서 영어를 더 강화시켜 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기에 필자는 이에 찬성하는 쪽에서 몇 마디 곁들이고 싶다. 가뜩이나 신입생들의 어학실력이 나빠 대학에서 원서를 채택하는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대학도 많다는 것이 현실이다. 대학에서 전임 교원을 뽑을 때도 “영어로 강의를 할 수 있는 자”라는 문구가 당연지사로 여기고 있다. 또 교수들로 하여금 외국 전문 잡지에 논문을 영어로 번역하여 실어야 하는 영어의 국제화 시대에서, 영어에 대한 편견적 태도로 비춰지는 교육인적자원부의 발표는 어딘지 생각해 볼 일이다. 구세대나 신세대나 영어 회화에 대한 관심은 높다. 그리고 외국여행에 대한 관심도 높다. 그러면서 영어 회화를 못하는 것을 답답해 할 때가 많다. 시간은 흐르면 흐를수록 영어에 대한 비중은 더욱 높아진다고 해도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영어를 공용화 한다고 해서 자국어에 대한 폄하를 드러내는 것도 아니다. 미래를 살아갈 자라나는 신세대들은 그들의 터전이 반드시 한국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을 것 같다. 국적은 한국이라 할지라도 세계 도처에 흩어져 있으면서 자국의 상품을 판매한다든가 외국의 상사들과 거래를 하는 일에 매진할 것으로 추리되는 것은 인터넷의 빠른 보급이 그 흐름을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국제화 시대에서 자격증도 ‘국’자가 붙지 않는다면 그 자격증은 별로 유효하게 쓰이지 못할 날도 그렇게 오래 남지 않을 것 같다. 일일 생활권화되어 가는 문명의 흐름을 역행시킬 수는 없듯이. 과학 문명의 발전은 외국인들과의 관계를 지리적으로 공간적으로 더욱 밀착시켜 놓고 있다. 작은 나라의 생존 방식이 고도의 기술 개발에 있고, 인력 수출에 있다고 하지만, 그것을 떠나 이제는 개개인의 아이디어 상품을 팔고 다니는 시대로 변화되고 있다. 그 아이디어도 영어로 옮겨놓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문화도 마찬가지다. 세계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 문화 공존화 시대에서는 한 나라의 독자적인 노선으로는 그 흐름을 막아내기 어렵다. 요즘 연예인들을 명예 파견 대사로 선정해 그들로 하여금 자국을 세계에 소개하는 데 많이 할용하고 있음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학교현장에서 학생들의 영어 실력을 살펴보자.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의 말을 들으면 어학 실력이 천차만별이라고 한다. 이들 중에서 정상적인 수업을 받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학생은 절반도 되지 않아 수업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고 한다. 사실 시험 결과를 보아도 그렇다. 전국 연합 학력평가를 보더라도 100점 만점에 50점 이상을 받아내는 학생들의 수가 절반이 되지 않고 있음은 도시나 시골이나 그 수가 마찬가지다. 무엇이 이들로 하여금 학업에 강하게 얽매이지 않게 했을까? 왜 이들은 학업에 매진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것이 기성세대로서는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교육인적자원부는 각 학교에 어학실을 만들어 학생들로 하여금 실용영어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하든지 아니면 사교육에 맡겨 영어 실력을 길러 가도록 하든지 선택의 길을 열어 두어야 한다. 이것도 저것도 안 된다면 결국 음성적으로 행해지는 불법 과외만 양산하는 결과를 만들 뿐 아니라 '언 발에 오줌' 정도의 모양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급식실 출입문과 학생들이 드나드는 현관문에 선거벽보가 나 붙었습니다. 전교생은 57명이지만 선거권이 있는 학생은 2학년 이상 44명뿐입니다. 하지만 절차에 따라 선거를 합니다. 입후보 및 투표의 제반 활동을 통하여 선거의 절차를 배우고, 바람직한 민주 시민의 자질을 기르기 위함이지요. 벌써부터 결과가 궁금합니다.
며칠 전 도교육청에서 추진하는 복식수업 연찬회의 강사로 차출되어 우리 학교에서 추진해 온 실적들을 복식학급이 낯선 선생님들께 진솔하게 전해주면 좋겠다는 도장학사님 덕분에 강의 원고를 내놓고 참 많이 고민했다. 차라리 원고를 몽땅 써내고 말지, 발표공포증이 많은 내 심장은 며칠 전부터 방망이질을 해댔다. 이래서 수줍은 아이들 심정을 또 절감했다. 발표를 잘 못하는 아이들의 붉어진 얼굴, 주춤거리는 태도, 자신감의 결여를 내 스스로 실감나게 체험하는 동안, 아이들에게 더 너그러워져야 함을 깨닫게 되었고 다른 사람의 강의를 듣는 내 태도까지 반성하게 되었다. 10분짜리 연설을 위해서 몇 시간을 준비한다는 말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또한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주기 위해서는 말하는 사람보다 3배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도 이해가 되었다. 주제가 '창의적인 복식학급 운영사례'였기 때문에 바로 그 '창의' 라는 단어가 문제였다. 나는 그 '창의'를 강의에 넣기 위해 며칠 동안 고민한 끝에 내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이 순신 정신'에서 찾아냈다. 미래의 화두가 '창의'임을 생각하면 이 순신 장군만큼 창의적인 인물이 어디 있겠는가? 주어진 악조건을 극복하며 주어진 조건에서 최대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준비와 아이디어의 승부, 부하들이 진정으로 존경하고 따르며 기꺼이 전장에 나아가기를 마다하지 않을만큼 위대한 '감성 리더십' 군인으로서 할 일을 다 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기는 '진인사대천명'의 숭고한 자세, 마음과 정성을 다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시샘과 질투의 올가미에서 버림받곤하는 억울함의 극치를 오가면서도 주군에 대한 충성과 백성에 대한 애달픈 사랑을 접지 못하는 진정성. 마지막 승리를 확신하면서도 물러설 자리를 스스로 선택하며, 다 비움으로써 모든 것을 영원히 얻을 수 있는 '무소유'의 미덕까지 겸비한 그 겸손. 주군에 대한 이루어질 수 없는 짝사랑을 하면서도 결코 원망하지 않으며 오직 한 길로 자신을 던질 수 있는 불굴의 의지! 그 보다 더 좋은 자료를 찾을 수 없어서 강의의 시작을 '이순신 정신'으로 풀어나갔다. 장군은 바로 그가 만들어낸 수군이라는'신상품'을 모두 '명품'으로 만들어낸 위대한 손과 마음을 가진 분이었다고. 요즈음 유행하는 말을 강의실에 들여놓으니 웃어대는 선생님들. 수업 시간에 3번 이상 아이들 배꼽을 빼놓지 못하면 재미없는 수업을 하는 '퇴출대상' 선생님이라는 말이 생각나서 시도했던 것인데 일단 성공한 셈이었다. 10대는 '신상품'이고 20대는 '명품'이며, 30대는 '기획 상품'이라는 요즘 유행하는 말이 아이들을 기르는 우리 선생님들에게 딱 어울리지 않은가? 말을 쓰는 분위기에 따라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말임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으로 들리는것은 직업의식 탓이 아닌가 한다. 우리 선생님들은 모두 다 위대한 분이라고. 자성예언으로 기르고 칭찬으로 키우며 사랑으로 다듬어서 반품이나 불량품이 하나도 나오게해선 안 되는 위대한 손이라고. 특히 복식 학급은 몇 명 안 되는 아이들 하나하나를 모두 명품이 되게 다듬고 매만져서 위대한 장인 정신을 지닌 선생님의 혼을 담은 명품으로 기를 수 있으니 얼마나 '아름다운 직업'인가를! 시원찮은 초보강사의 강의를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들어주고 즐겁게 받아준 많은 선생님들 덕분에 여름방학 숙제를 다 끝낸 홀가분함을 만끽했었다. 들어주는 데는 얼마나 많은 용기와 인내심이 필요한가. 입이 하나뿐이고 귀가 둘인 것은 잘 들으라는 뜻인데도 그 반대로 살아온 건 아닌지. 앉아서는 잘도 쫑알대는 우리 반 아이가 엉덩이만 들면 홍당무가 되어 도무지 말할 생각을 안 하던 모습을 상기하며 박수와 칭찬으로 그 아이가 자신감을 얻고 다음 학년이 되도록 해줘야겠다. 강의 원고에 빼곡히 적힌 메모들이 이제서야 미소를 짓는다. 발표 못하는 아이의 심정을 확실하게 경험했으니 대물림하지 말자고. 적어서라도 자신있게, 연습하는 시간을 많이 주고 격려하면 된다는 것을! 우리 선생님들! 우리는 날마다 신상품을 빗고 명품을 탄생시키는 위대한 예술가입니다요! 힘을 내십시다요! 아이들이 내 마음을 몰라주더라도 기다리고 참아주며 시간을 믿읍시다요! 진실의 힘만큼 강한 것은 없으니까요. (30분 강의를 위해 몇 권의 책을 사 읽고 원고 작성에 든 시간이 몇 시간이 들었으며 그것을 전달하기 위해 생각했던 '창의'에 매몰되었던 며칠도 결코 헛되지 않음에 감사하면서, 저처럼 발표를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자신감 훈련 방법'을 찾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 말보다도 우수하며 과학적인 문자를 갖고 있다는 국가의 아이들이 제 나라 말보다 영어 배우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을 보면 마치 주객이 전도된 느낌마저 든다. 물론 언어의 수월성이 반드시 언어의 경쟁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 막 모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마저 조기 영어교육의 열풍에 휩싸여 있는 것을 보면 참으로 딱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21세기를 흔히 지식 정보화시대라고 한다. 지식 정보화의 우열은 기본적으로 언어의 경쟁력에서 비롯된다. 약육강식의 원리가 적용되는 생태계와 마찬가지로 언어도 시간이 흐르면서 약자가 강자에게 예속되거나 그렇지 않으면 소멸되고 만다. 유네스코는 현재 2500개의 언어가 도태될 위기에 처해 있으며, 100년 후에는 90% 이상의 언어가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으로 경고하고 있으며, 유감스럽게도 그 속에는 한국어도 포함되어 있다. 세계는 지금 자국의 문화적 생존을 걸고 총성없는 `언어 전쟁'을 펼치고 있다. 이제 우리도 한국어의 경쟁력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에겐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문자가 있다. 미국의 명문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한글이야말로 가장 과학적인 세계 알파벳이라고 극찬하였으며, 유네스코는 지구상의 문맹퇴치에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상의 이름을 세종대왕상으로 명명하였고, 1997년에는 한글을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한글의 우수성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영국의 옥스퍼드 언어학대학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문자로 한글을 선정한바 있고, 몇 년전 프랑스에서 개최된 세계언어학자회의에서는 한글을 공용어로 지정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평소 생활에서부터 우리말과 글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은 한국어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길이 될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한국어를 아끼고 사랑하자는 애국적 차원만을 강조하기보다는 우리 언어를 세계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과 전략 수립이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한국어의 세계화는 곧 세계속에 우리 민족의 정신을 전파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언어의 경쟁력이 민족의 생존과 직결된다고 보면, 지금과 같이 제 나라 언어의 소중함을 모르고 어릴 때부터 영어 배우기에 열중한다면 우리말은 얼마 못가 영어에 점령당하고 말 것이다. 세계적인 학자들은 이미 외국어 조기교육의 위험성을 지적한 바 있다. 언어의 소멸은 문화의 소멸이요, 문화의 소멸은 민족 정체성의 소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어를 아끼고 사랑하며 발전시키는 일은 민족의 생존과 직결된다. 이제라도 우리말과 글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찾아 세계적인 언어로 발전시켜야 마땅할 것이다.
교육부가 정신적 신체적으로 질환을 앓고 있는 교원들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학교 교육력 제고를 위한 협의회(이하 협의회) 실무지원단(단장․ 유영국 교육부 학교정책국장)은 지난달 30일 교육부 국무위원 식당에서 10차 회의를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부적격 교원 대책을 주로 논의한 이날 회의에서 협의회는, 교원이 정신적 신체적으로 질환을 앓는 경우 학생의 학습권과 해당 교원의 권익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이에 따라 치료가 필요한 경우 병가와 휴직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현재 질병 치료 휴직기간은 1년이나 이를 6개 월 정도 더 연장하는 방안을 교육부가 제안했다. 아울러 치료 후에는 교단에 우선 복귀토록 보장하고, 조건을 갖춘 교원은 명예퇴직을 우선 배려키로 했다. 이외 직권 면직 및 휴직 조치도 합의됐다. 실질적인 치료 대책 마련은 “교원에 대한 정부의 의료 보장이 다른 공무원에 비해 열악하다”는 교총등 교원단체의 주장에 교육부와 학부모단체가 공감함으로써 합의됐다. 부적격교원대책위원회를 시도교육청에 설치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유영국 학교정책국장은 교직복무심의위원회로의 개칭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부적격 교원에 대한 조치를 실효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징계위원회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운영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학부모단체들은 주장했으나 교육부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폭력문제는 부적격 대상에서 제외해 별도의 대책을 마련키로 9차 회의서 합의했으나, 여당과 총리실 등에서는 계속 포함시킬 것을 교육부에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총은 체벌과 폭력의 구분이 모호해 논란의 소지가 많고, 교육활동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며 부적격 교원 대책에 포함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이날 협의회는 여태까지 합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교육부가 부적격 교원 대책안을 만든 뒤 각 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해 9월 중 발표키로 결정해, 10차 회의가 부적격 교원 대책에 관한 마지막 회의가 됐다. 학부모와 교원단체들은 다음날 “내주 중 실무지원단회의와 대표자급 협의회를 한 번 더 갖자”고 교육부에 제안했지만, 교육부는 5일 경 부적격 대책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가 2일 “교원단체에 끌려다니는 협의회에 더 이상 참여할 의미가 없다”는 취지로 협의회 탈회 의사를 밝혀, 교육력제고를위한협의회가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교육부가 직제 개편 후속 인사와 전문직 정기 인사를 지난달 31일과 9월 1일자로 대규모로 단행했다. 아울러 사표를 제출한 1급 2명에 대한 후속 인사를 조만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정기언 서울시교육감과 구관서 정책홍보관리실장의 후임 인사 작업을 마무리 하고 발표만 남겨두고 있다. 1급 승진후보 2명을 선정하기 위해 다면평가까지 마친 교육부는, 2일 현재 정영선 기획홍보관리관과 김광조 인적자원총괄국장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관보에는 김광조 국장, 정책홍보관리실장엔 정영선 국장, 서울시부교육감에는 서남수 차관보가 유력하다. 김광조 국장의 승진설에 대해서 교육부 안팍에서는 ‘당연하다’와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엇갈린다. 55년 출생으로 행정고시 22기인 김 국장의 경우 이번 교육부 직원 60여명을 대상으로 한 다면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5인방’으로 분류될 정도로 이해찬 총리의 신임을 받고 있지만, 2급 승진 1년만의 승진이란 점에서 파격적이다. 99년 교원노조법을 만들면서 ‘3년 후 교총과 교원노조의 교섭 창구 단일화’론을 제안한 바 있다. 정영선 국장은 50년 생으로 지방교육자치국장을 거쳐 기획홍보관리관을 지내고 있으며, 빈틈없는 일처리로 김진표 부총리의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경재 국제교육정보화국장은 지난해 NEIS 파동으로 인한 실책으로 최종 결정과정에서 제외됐으나 초기에는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다. 1일자로 단행된 전문직 인사에서는 권혁운 장학관이 강휘국 단장의 후임인 학교현장지원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권영민, 김승익, 김진태 연구사가 연구관으로 승진했다.
2008학년도 대입시부터는 과목․영역별로 구분된 수능 9등급제가 도입된다. 교육혁신위의 제안을 받아들여 교육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28일 발표한 2008학년도 이후의 대입시안 주요 내용 중 하나다. 하지만 수능 9등급제로의 결정 과정에는 숱한 논란이 있었고, 대통령의 독자적인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노무현 대통령은 수능 7등급을 선호했으나 9등급을 주장하는 당시 안병영 장관의 고집이 관철됐다. 이런 사실은 전반기 교육혁신위원회의 활동을 담은 ‘교육혁신위 2년 활동 백서’가 최근 발간됨에 따라 알려졌다. 이 백서에는 이외에도 교육이력철, 서울대 폐지론, 교원정원 확보 약속 불이행 등 쟁점 사항들에 대한 교육혁신위, 교육부, 청와대, 국회 간의 갈등 양상들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노 대통령 “이력철은 오해 소지”=수능등급 분류에 대해 교육혁신위원회는 5등급 안을 갖고 있었으나 대학 측은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15등급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교육부는 처음에는 15등급을 주장하다가 뒤에는 9등급으로 입장을 바꾸었다. 수능등급은 2004년 8월 19일 국정과제회의에서 대통령은 9등급만 제시하도록 정리했고, 이는 최종안에서 관철됐다. 그러나 백서는 ‘대통령의 의지는 7등급 정도였고, 9등급제를 도입할 경우에도 1등급의 비율을 스테나인식의 4%가 아니라 정책적 선택에 의한 7%였으면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 문재인 시민사회 수석, 혁신위 박도순 선임위원도 같은 의견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안병영 교육부장관이 고집을 꺾지 않았고, 그 후 총리주재 회의에서 9등급제가 유지됐다고 밝히고 있다. 전기 교육혁신위원회의 학교교육 개혁안의 핵심은 교사별 평가가 반영되는 교육이력철의 도입이다. 이는 2007학년도 중학교 신입생부터 교과별 독서활동을 학생부에 기록하고, 2010년 중학교 신입생부터 교사별평가를 도입하는 것으로 대입시안에 반영됐다. 하지만 교육이력철에 대해 노 대통령은 부정적인 의향을 내비쳤다. 노 대통령은 “명칭에서 교과나 성적 등이 빠지는 느낌이 든다. 기존 제도 안에서 점수와 백분위를 없애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이다. 현 학교생활기록부에도 학습과 생활이 그대로 다 들어있어 학교생활기록부명칭을 그대로 사용해도 가능하다. 이력이라는 용어가 주는 오해가 있다”고 국정과제회의서 말한 것으로 백서는 밝혔다. ▲‘교원법정 정원 확보’ 흐지부지=혁신위는 학생부가 주요한 전형자료가 되는 2008학년도 이후의 대입시안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교원법정정원 확보가 반드시 필요한데도 교육부가 이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육부가 대입시개선안을 발표하면서, 국무총리실을 중심으로 교육부, 행자부, 기획예산처, 교육혁신위, 정부혁신위 등이 합동으로 연구기획단을 설치해 2004년 말까지 증원 계획을 수립․확정한다고 약속하고는 구체적인 진행을 미루고 있어 개혁안에 대한 신뢰성이 상실되고 교원단체 등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 폐지론’ 주제발표 가져=백서는 2003년 12월 국정과제회의에 보고된 ‘국립대 공동학위제, 교수 공동 채용 방안, 학생전학의 자율성 확대’ 등이 매스컴에 의해 서울대 폐지론으로 오도됐다고 하지만, 2004년 9월부터 추진된 국립대운영체제개선방안 과정에서는 사실상의 서울대 폐지 의지가 곳곳서 노출됐다. 고등교육분과는 국립대운영체제개선과 관련 2004년 11월 제2차 토론회를 가졌는데 유팔무 교수(한림대)는 ‘서울대 폐지론’을 주제발표 했다. 혁신위는 국립대운영체제개선 3개안을 마련했는데 이중 2안은, 국립대를 서울대학체제와 기타 4년제 국립대학체제로 구분하자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서울대학체제는 반드시 서울대학만을 포함시킬 필요는 없으며 사회적 합의에 따라 3~5개 대학이 동시에 포함될 수 있다고 했다. 혁신위는 국립대운영체제 개선방안을 국정과제 회의에 상정하려 했으나, 국립대 법인화와 관련한 연구물을 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한편 혁신위는 2003년 12월 1일 국정과제회의 이후 ‘대학이 지역의 대학이 되고, 사회가 대학의 주인이 된다’는 혁신위의 정책기조를 일관성을 갖고 추진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효율성을 앞세우는 경제관료 중심의 대학교육 정책, 관리 통제를 근간으로 하는 교육부의 대학정책에 대해서 혁신위의 기조로 대통령의 결단을 얻어내기에는 힘이 부족했다고 한다. 또 열린우리당과의 정책협의서는 ‘여당의 교육정책이 너무나 빈약했다’는 점을 느꼈다고 회고 했다.
이화여대가 생활환경대학(구 가정대)의 폐지 여부를 두고 졸업생, 재학생과 갈등을 빚고 있다. 2일 이화여대 등에 따르면 이 대학은 지난 6월말 '건강과학분야'와 '예술종합분야' 등 전공분야 신설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대학구조개혁안을 교육부에 제출했다. 특정 단과대 폐지를 전제로 한 구조개혁안은 아니지만 의류직물학과 식품영양학 등 생활환경대 소속 전공이 구조조정 대상으로 알려지면서 이 단과대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생활환경대 동창회 소속 졸업생들은 지난달 11일 총장실을 방문해 구조개혁안 반대 의사를 전달하며 탄원서를 제출했고 30일에는 교내 아령당에 모여 구조개혁안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 단과대 학생회들도 교내 곳곳에 구조개혁안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서나 대자보를 게시하며 학교 측에 구조조정안 철회를 거듭 요구하고 있다. 대학 측은 졸업생과 재학생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생활환경대 폐지를 포함한 구조개혁안은 확정된 것이 없다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대학 관계자는 "건강과학분야와 예술종합분야 등 새로운 전공분야 신설을 검토하고 있지만 생활환경대 폐지가 전제조건은 아니다"며 "현재 여러 각도에서 대학구조개혁방안을 연구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창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학교 측은 확정된 안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는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면피성 해명에 불과하다"며 "가정학의 사회적 역할이나 위상을 고려할 때 생활환경대 폐지는 이해할 수 일"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