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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사단법인 대한삼락회가 최열곤 회장(전 서울시교육감)의 취임을 계기로 체제를 정비하고 교육발전 견인차 역할을 다하기로 다짐, 앞으로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회장은 16일 한국교총 세미나실에서 열린 제16대 회장 취임식에서 "오늘의 조국 근대화·현대화 건설 역군을 양성한 '교육애국자'들의 모임인 삼락회가 아직까지 만남의 장소(회관)하나 갖지 못하고 소외돼 왔다"며 "이는 최근의 교육위기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우리 모두는 콩나물 교실에서 3∼4부제 수업도 아무런 불평 없이 소화하며 오로지 정직·근면하고 예절바르며 협동심 넘치는 학생들을 기르기 위해 애썼다"며 "퇴직 교육자가 마땅히 설자리도 없는 현실은 현직 교원의 교육열정마저 꺾어 버리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날 최 회장은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교육계의 행·재정적 협조, 정부의 정책적 육성지원을 촉구하면서 교육 전문가인 퇴직교원을 평생교육요원으로 재가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이를 위해 중앙과 시·도 및 시·군 삼락회에 평생교육센터를 설치, 학교교육을 보완하고 상담지도 및 환경운동 등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삼락회는 이같은 일을 원만히 해 나가기 위해 중앙과 시·도의 조직 및 기능을 정비하고 퇴임교원의 자동평생회원제와 현직 교원의 예비회원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특히 협찬기능을 부여하는 등의 조치를 검토하고 정보지를 간행, 홍보기능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돈희 교육부장관은 김조녕 학교정책실장이 대신 읽은 축사에서 "교육계 선배님들의 헌신적인 교육애를 본받아 교육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삼락회에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현승종 전 국무총리는 "교육 선배들의 피땀어린 노력에도 불구하고 교단황폐화가 몸으로 느껴지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교육계가 다시 건전하게 전진하기 위해서는 삼락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서명원 전 문교부장관도 "교육자는 인간농원을 경작하는 사람"이라며 "박봉에 헌신해 온 교육자들이 다시 한번 힘을 발휘하자"고 격려했다. 한편 최 회장의 취임식에는 김학준 교총회장, 박세직 전 2002 월드컵조직위원장(현 한국청소년마을총재), 서성옥 전국시·도교위의장협의회장, 박권흠 전 국회문공위원장, 최충옥 한국청소년개발원장, 곽병선 한국교육개발원장, 최재선 초등교장회장 등이 내빈으로 참석했으며 최태상 전 경복고교장 등 300여명의 교육계 원로가 자리를 함께했다.
충북도교육청은 학교규모에 따라 연차적으로 재택당직제를 확대 적용하여 2004년부터는 관내 전 학교가 재택당직을 실시하거나 재택당직이 어려운 학교는 학교실정에 따라 인력경비업체 용역, 당직전담요원 고용, 공익근무요원 활용 등의 방법으로 교직원들이 당직근무 부담에서 완전 해소될 수 있도록 했다. 도교육청은 최근 일선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실시하는 재택당직제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각급학교 당직근무제도 개선지침'을 마련, 3월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이 마련한 연도별 재택당직제 확대실시 계획을 보면 우선 올해는 6학급 이하의 초·중·고 전 학교, 2002년도에는 초 11학급·중 8학급·고 6학급 이하의 전 학교, 2003년도에는 초 17학급·중 11학급·고 8학급 이하의 전 학교가 재택당직을 실시하고 2004년에는 관내 모든 학교가 재택당직을 실시하거나 학교장이 새로운 당직근무 방법을 선택 운영토록 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재택당직제 또는 새로운 당직방법을 도입하여 확대 운영키로 함에 따라 교사들이 당직근무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나 교수-학습 활동에 전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년 재조정을 내용으로 하는 교육공무원법 개정법률안 처리가 교육위에 계류됐다. 국회교육위(위원장 이규택)는 지난달 21일 전체회의를 마지막으로 임시국회가 종료된 9일까지 한 차례도 회의를 개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교육공무원법 개정법률안은 2월 임시국회에서나 다뤄질 전망이다. 국회는 이번 회기중 사립학교법 개정안,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 개정안 등 3개 관련 법률안만을 통과시켰고 초·중등교육법 등 정부 제안 4개 법안과 시국사건관련 교원임용 특별법 등 의원 제안 7개 법안은 교육위에 계류됐다. 개정된 3개 법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공무원연금법 개정과 균형을 맞춰 연금산정기준을 퇴직당시 보수월액에서 3년 평균보수월액으로 변경했다. 또 개인부담율을 7.5%에서 8.5%로 상향 조정하고 연금 지급 개시연령을 50세부터 2년에 1세씩 인상해 60세까지 단계적으로 조정했다. 연금지급 개시 연령제도를 도입해도 퇴직일시금을 원할 경우 현행되로 퇴직 즉시 일시금 전액이 지급되며 법 개정 당시 20년 이상 근무자는 법 개정 이후에도 연령에 관계없이 퇴직 즉시 연금을 지급한다. 또 지금개시 연령 이전이라도 일정률을 감액해 퇴직 즉시 연금 수령이 가능하도록 `조기감액 연금제'를 도입했다. 예를 들어 2002년에 48세인 퇴직자가 20년을 근무하고 연금을 수령할 경우 연금액의 10%를 감액해 퇴직 즉시 연금을 지급하게 된다. 퇴직후 지급받는 연금액 산정은 전년도 소비자 물가지수를 적용해 5년마다 조정하게 되며 정부가 책임준비금을 적립한다. 또 사학연금운영위원회를 별도 설치하고 국가부담금 정산이자를 정부가 납부하기로 했다. ▲사립학교법=고교 이하 학교법인에 대한 지도·감독업무를 장관에서 교육감으로 이양하고 학생수 격감으로 인해 해산할 경우 잔여재산 처분에 관한 특례규정의 시한을 2000년 말에서 2003년 말로 3년 연장해 통·폐합을 통한 교육재정의 효율적 운영을 도모한다. ▲지방교육재정 교부금법=국세인 교육세 중 지방세에 부과돼 징수하고 있는 교육세를 지방교육세로 전환함에 따라 특별시·광역시·도의 일반회계 예산편성시 지방교육세에 해당하는 금액을 교육비 특별회계 전출금으로 계상토록 했다.
올해도 전국의 실업계고교 학생지원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미달사태를 보였다. 지난달 28일 마감된 전국 실업계고교 지원 현황에 따르면 모집정원은 19만3832명이나 지원자수는 18만9587명에 불과해 7901명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의 경쟁률 0.95대1보다 다소 높아진 0.98대1을 나타낸 것이지만 전체 모집인원이 지난해보다 2만3463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실업계고교 지원자 감소현상은 계속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국의 5개 통합형고교의 학생모집 현황은 모집정원 912명에 1171명이 지원, 1.28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의 0.85대1보다 다소 높아진 수치지만 통합형고교 역시 모집정원이 지난해보다 145명 줄어들었다.
◎정완호 한국교원대총장=교원대는 국가의 장래를 책임질 우수한 유·초·중등교원 양성, 교육이론과 현장을 연결하는 교원연수, 현장교육을 선도하는 교육연구 등을 통하여 우리 나라 교육을 발전시키고자 줄기찬 노력을 경주해 왔습니다. 미래로 도약하는 젊은 대학, 개인과 국가의 비전을 개척하는 대학, 세계 최고의 종합 교원양성 대학, 폭 넓고 다양한 혜택을 주는 대학, 보람과 즐거움 그리고 낭만이 숨쉬는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을 약속 드립니다. ◎서성옥 전국시·도교위의장협회장=교육위원회의 독립형 의결기구화를 성취함으로서 시·도의회에서의 이중심의·중복감사와 정략적인 예산배정으로 인한 비효율을 제거하여 지방교육자치를 완성하겠습니다. 또 국가 특별교부금 증액을 통해 시·도교육청이 부채의 과중한 원리금 상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올 한해 진정한 교육자치의 강화로 위기의 교육현장이 새로운 희망과 용기 그리고 보다 원대한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힘을 주십시오. ◎유인종 서울시교육감=우리 청소년들이 주역이 되어 살아갈 미래는 지식정보화사회입니다. 또한 세계화된 무한경쟁의 지구촌 사회입니다. 그 속에서 당당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자율적으로 선택하여 보다 새로운 가치를 지닌 지식과 정보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주어야만 합니다. 현재의 행복뿐만 아니라, 21세기 저 미래의 한복판에서도 그들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행복한 학교'를 우리 모두 힘과 지혜를 모아 만들어 갑시다. ◎주성민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상임부회장=올해는 부모교육 사업을 통해 건강한 가정 만들기, 학부모와 주민의 참여를 높여 좋은 학교 만들기, 다양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전개하여 개인의 숨겨진 능력개발을 위한 학습 소그룹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펼쳐 나갈 계획입니다. 삶이 고단하고 힘들수록 사랑은 더하고, 욕심은 빼고, 희망은 곱하고, 기쁨은 나누면서 사는 아름다운 사회 만들기에 본회는 지역사회교육운동 단체로서 더욱 열심히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조선형 한국걸스카우트연맹총재=우리는 청소년들에게 미래를 지향하고 세계화에 발맞춘 프로그램을 제공하되 자연과 따뜻한 감성을 잊지 않도록 육성하는데 힘을 기울일 것입니다. 특히 통일스카우트, 사이버스카우트 등을 통해 국가적 핵심사업에 청소년들의 동참을 이끌어냄으로써 사회의 발전과 함께 하는 적극적인 청소년의 모습을 키워 나가도록 할 것입니다. 거시적 안목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청소년들의 성장 가능성을 열어주도록 하겠습니다. ◎최재선 한국초등교장협의회장=새해는 교직안정과 교육발전의 원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교원정년을 원상 회복시켜 선생님들이 긍지와 자존심을 갖고 교단에 설 수 있도록 힘을 모읍시다. 초등교장협의회는 새로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지식·정보화 사회를 이끌어나갈 교육발전의 기틀을 마련하여 학생·학부모·지역사회가 만족하고 선생님들이 보람을 찾을 수 있는 교육풍토를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금승호 사립학교교직원연금관리공단이사장=우리 공단은 20여만 사학교직원에 대한 사회보장기관으로서의 중추적 업무수행을 위해 '연금재정의 장기안정화'를 제1의 경영목표로 정했습니다. 이를 위해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자금운용전문가로 재편된 자금운용본부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기금운용수익을 극대화하는 한편 고객서비스헌장에 의한 봉사행정구현에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희망찬 새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강복환 충남도교육감=올해는 단위 학교마다 내실을 추구하고 모든 선생님들의 사기가 높아지도록 일선 현장에 도움을 주는 행정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겠습니다. '함께 가꾸는 학교' '꿈을 키우는 교육'이 되도록 2만여 교육가족이 힘을 모읍시다. ◎이창희 서울강남중교사=황폐화된 교육, 사기 잃은 교육자. 그러나 한탄만 할 수 없습니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습니다. 옛날의 존경받는 교육자의 모습을 되찾을 때까지, 아니 그보다 더 큰 날개를 찾아 날 수 있을 때까지 우리 모두 노력합시다. ◎이윤자 전국주부교실중앙회장=우리 옛말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21세기 무한경쟁시대에서는 여성들도 경쟁력을 갖추어야만 국가경쟁력을 향상시켜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우선 우리 사회에 뿌리깊게 남아 있는 남녀차별 의식을 몰아내고 여성의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여성의 능력 개발 및 국가발전에 동반자로서의 자질 함양에 힘쓰고자 합니다.
◎이윤자 전국주부교실중앙회장=우리 옛말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21세기 무한경쟁시대에서는 여성들도 경쟁력을 갖추어야만 국가경쟁력을 향상시켜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우선 우리 사회에 뿌리깊게 남아 있는 남녀차별 의식을 몰아내고 여성의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여성의 능력 개발 및 국가발전에 동반자로서의 자질 함양에 힘쓰고자 합니다. ◎옥치율 부산교대총장=지금 교육계는 매우 어려운 시련의 터널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대학들은 거듭나지 않는 한 살아남지 못하는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부산교대는 부산의 초등교육을 책임진다는 각오와 포부로 새해를 설계할 것입니다. 국가의 미래는 교육에 달려있습니다. 그리고 교육의 시작은 초등교육에 있으며 그들에게 국가의 장래가 달려있습니다. 새해에는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 초등교육의 모든 어려움이 말끔히 극복되어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강정부 인천석남초등교장=성악가의 목소리가 오케스트라 반주에 의하여 떠 받쳐지는 것같이 교사는 고상한 제도에 의해 지탱되어야 한다. 교사의 내적인 안정이 없고서는 학교교육은 황야를 헤맬 뿐이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교육의 주체인 교사의 위상과 권위를 확고하게 인정해줘야 한다. 인류의 장래는 교사 수중에 달려있다는 허버트의 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최열곤 대한삼락회장=2001년을 맞이하여 조국 선진화를 선도해온 전국 교육가족 여러분께 조국애와 교육정기가 더욱 넘치는 한해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올해는 20세기의 곤혹스런 역사를 탈출하고 당당한 주권국가로서 역량과 정체성을 확보하는데 교육이 담당해야 할 책무와 사명감이 어느 때보다 크게 요구되는 해 입니다. 교육동지들의 건승을 빕니다. ◎안건일 한국중등교장협의회장=올 7월17∼21일 경주에서 제5차 세계교장총회가 열립니다. 이 기간 동안 세계의 많은 교장들과 교육관계자들이 우리 나라를 방문하는데 이번 총회를 한국중등교육의 세계화를 위한 디딤돌로 삼음은 물론 우리의 우수한 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회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 드립니다. 또한 우리 교육계는 물론 많은 분들의 관심과 협조를 기대합니다. ◎이원희 한국보이스카우트연맹총재=2001년은 유엔이 정한 '세계 자원봉사의 해'입니다. 우리 연맹은 올해의 활동 목표를 '봉사하는 스카우트의 해'로 정하여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이 참다운 사회봉사를 실천하고 이를 통해 훌륭한 민주시민으로 자라나도록 할 계획입니다. 특히 '사랑해요, 선생님' 실천운동을 전개함으로써 우리 청소년들이 선생님을 진심으로 존경하는 사회풍토를 조성하는 등 인간미 넘치는 청소년 상 구현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정계선 한국교총 부회장=암울한 심정으로 2000년을 마감하면서 2001년에는 실패한 교육정책인 정년단축을 단행한 정부가 하루라도 빨리 실책을 시인하고 잘못된 정책을 되돌리는 용기를 보여주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교원정년 환원만이 뿌리채 흔들어 놓은 교단을 추슬러 교육의 안정을 기하고 교원의 짓밟힌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방안임을 강조하는 바이다. 교단의 안정 없이 진정한 교육은 없다. ◎곽병선 한국교육개발원 원장=교육의 질적 수월성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가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이 시대에 본원은 질 높은 연구물과 성과물을 창출함으로써 교육관련 수요자들에게 유용하고 신뢰로우며 과학적 근거를 지닌 광범위한 분야의 교육정보를 신속히 제공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본원은 기관운영 전반에서 무결점주의를 지향하며 연구기관으로서의 책무성을 높이고자 합니다. ◎김영수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유네스코 헌장은 "전쟁은 인간의 마음속에서 생기는 것이므로 평화의 방벽을 세워야 할 곳도 인간의 마음속이다"라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유엔이 정한 '문명간 대화의 해'인 2001년을 맞아 유네스코한국위는 21세의 키워드인 '세계화'에 맞춰 세계화가 세계의 모든 인류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적·윤리적 측면에 관심을 갖고 한국에 맞는 세계화를 모색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새해에도 유네스코한국위는 세계속에 한국을 심고 한국속에 세계를 심는 힘찬 걸음을 내딛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강인수 전국교육대학원장협의회 회장=새해에는 학교와 가정, 사회가 학생교육을 위해 한마음 되어 학교중심 교육체제가 이루어지길 바라며 특히 교원을 존중하고 학교를 신뢰하는 전통을 회복하기 위하여 온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 협의회는 교육대학원의 교육과 운영의 질을 향상하여 교원의 전문성을 높이고 교육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 활성화하고자 합니다. ◎박흥수 한국교육방송공사 사장='교육의 세기'로 지칭되는 21세기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교육이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는 개인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채널을 통해 결국 여러 가지 형태의 학습을 통합하는 평생교육시대가 도래할 것입니다. EBS는 양질의 교육 컨텐츠를 개발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전 국민이 웹 캐스팅 등을 활용, 언제든지 원하는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데 역점을 두겠습니다. ◎설훈 새천년민주당 국회교육위 간사=새천년의 들머리에서 우리는 통일의 물꼬를 텄습니다. 이제 학생들에게도 적대감과 대립이 아닌 화해와 평화를 가르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는 교육발전의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어려웠던 시기도 있었지만 이제는 교사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찾을 수 있도록 교육정상화의 초석을 놓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교육주체들이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교육관계자 여러분 희망과 발전의 내일을 위해 노력합시다. 냉소와 무관심이 아닌 애정과 참여를 통해 희망의 교육공동체를 만들어 갑시다.
2001년이다. 새해이다. 언제나 새해는 희망의 새해이다. 그러나 2001년의 새해는 특별히 희망의 새해이다. 세 번째 밀레니엄의 시작이라는, 가슴에 와 닿기는 너무나 먼, 그러나 머리에선 특별한 의미로 가득 차게 했던, 우리의 옛말로 즈믄 해가 어느 덧 지나갔다. 모든 들떠있었음은 이제 가라앉았다. 가라앉은 자리엔 움츠러든 경기로 쌀쌀해진 우리의 마음이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기쁜 소식들은 빨리 잊혀지고 나쁜 소식들은 빨리 확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가 희망임은 다음과 같은 까닭에서다. 새해는 희망이어야 한다. 그래야 또 한해를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꽁꽁 언 땅을 비집고 새싹이 돋듯이, 우리는 새해가 되면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시며 희망의 씨를 만들어내고 키워낼 꿈을 꾼다. 농부가 풍성한 수확을 꿈꾸며 이랑을 갈듯이, 선생은 온갖 난관에도 불구하고 학생의 성장을 꿈꾸며 분필을 잡는다. 그러므로 새해엔 꿈을 꾸게 하고 꾸도록 놓아두자. 희망의 싹을 만들게 하고, 희망을 키워주자. 새해는 21세기의 시작이다. 20세기는 과학과 기술의 세기였다. 인간은 지난 100년 동안에 그 때까지 인간이 이루어낸 모든 지식과 기술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지식과 더 높은 기술을 이루어냈다. 인간은 스스로 놀랐다. 인간이 학습할 수 있는 속도보다 지식과 기술의 생산이 더 빨랐기 때문에, 새로운 문명의 이기를 사용하기에 급급하여 이와 함께 갖추어야 할 교양과 인격을 쌓을 겨를이 없었기 때문에, 20세기에 엄청난 발전과 엄청난 파괴가 동시에 이루어졌다. 이렇게 백년을 지나는 동안에 인간은 머리와 손은 비대해지고, 가슴은 쭈그러든 이상한 인간으로 변해갔다. 그래서 인류의 미래를 염려하는 사람들이 세계 도처에서 인간성 회복을 부르짖고 인성교육을 강조했다. 21세기는 인간성 회복의 세기, 박애의 세기가 돼야 한다. 그래야 인간은 살아남을 수 있고 세계는 보존될 수 있다. 우리 나라도 30년이 넘도록 산업국가를 향하여 정신없이 달려오는 동안 인간성의 회복이 절실히 요청되는 국가가 되고 말았다. 그러므로 21세기의 원년에 학교가 추구해야 할 교육의 최우선 목표는 지식 전달이나 기술 훈련이 아니라 사람을 사람답게 도야하는 인간 교육이다. 학교는 학교가 표방하고 강조하는 교육의 목적과 목표, 교육과정, 시설과 환경 같은 것들의 위풍당당함 때문이 아니라, 학교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학교가 언제나 이미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인간을 교육하는 힘을 갖고 있다. 우리의 학교는 그런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잃었다. 그래서 권위가 없다. 실제로 학교는 교육하는 힘을 잃었다. `학교는 학원에 졌다' `학교는 죽었다'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 말라'는 말들이 시사주간지의 특집제목으로, 또는 베스트셀러의 책이름으로 회자된 지 오래다. `교실 붕괴'라는 말이 전혀 섬뜩하지 않다. 지난번에 수능시험을 치른 다음날부터 몇 일 동안 전국의 일간지들은 고득점자가 엄청나게 많이 나왔다, 난이도가 낮다, 변별력이 없다, 제2의 수능시험을 대학별로 치러야 한다, 논술고사가 당락을 좌우한다고 하면서 `거의'가 아니라, 사실상 내용이 똑같은 기사들로 먹칠을 해대며 난장을 벌였다. 그때에 학원은 기고만장했으며 학교는 말이 없었다. 학교는 죽은 듯이 엎드려있었다. 우리 나라에서 사교육이 교육비, 교육인원, 학부모와 학생의 의식 등 거의 모든 면에서 공교육보다 더 비대해졌으며 더 권위 있다. 심지어 체벌조차도 학원의 강사가 휘두르는 폭력은 `우리 아이 정신차리라고 휘두르는' 것이니, 괜찮다는 게 학부모의 생각이다. 학교가 교육의 기능을 상실하고 교사가 교실통제의 권위를 상실한 곳에 남아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그래도 꾸준히 투자하고 개혁한 결과로 우리가 갖고 있는 학교의 위풍당당함이다. 그 안에 생명을 불어넣자. 인간의 영혼은 자유의 공기를 호흡할 때에 생동적이 된다. 여기엔 교사의 영혼이나 학생의 영혼에 차이가 없다. 그러므로 자유의 공기로 학교를 가득히 채우자. 놀지 못하면서 공부도 못하는 학생들이 아니라, 놀면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게 하자. 쉽게 가르치고 시험 쳐서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길러주자. 시대의 화두는 생명, 환경, 생태, 평화이다. 학교도 여기서 예외가 아니다. 학교교육의 신년도 화두가 생명을 살리는 교육, 마음을 움직이는 환경이 되어서, 생태와 평화의 교육이 꽃피어나게 하자.
◇교원 관련 5학급 이하 소규모학교에도 교감이 배치될 수 있게 되었다. 지난해말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이 국무회의에서 통과돼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이 경우에도 교감이 수업을 담당해야 한다. 또 교원 신규임용 시험의 응시연령 상한기준이 사실상 폐지됐다. 시·도교육감 등 인사권자가 결원의 신속 보충이나 전문직업 경력자의 임용 등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응시연령 기준을 연장할 수 있게 되었다. 또 `교원예우에 관한 규정'이 대통령령으로 격상돼 시행된다. 주요내용은 △교원의 공공시설 이용시 적극 협조 △교원에 대한 자료제출이나 행사참여 요구 제한 △학교분쟁위의 설치 운영 △교원의 교육활동비 지원 등이다. `교육공무원 인사관리 규정'이 개정돼 시행된다. 이에따라 유치원 교원도 규정의 적용범위에 포함되게 되었으며 교원수급상 필요한 경우 각급학교 모든 교원을 대상으로 전직임용이 가능해졌다. 또 교육전문직의 교감전직 기본연한이 종전의 5년에서 2년으로, 동일구역내 학교간 전보기간이 종전의 `5년이내'에서 교유감 자율사항으로 각각 완화되었다. 이와 함께 교육전문직과 교장, 교감, 교사 전보시기 역시 임용권자의 자율사항으로 바뀐다. 여교사가 육아휴직을 청원할 경우 종전에는 인사권자가 임의적으로 허가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반드시 허가하도록 했다. 이밖에 산학겸임교사를 채용할 때, 종전의 경우 1년 이내의 기간을 정해 채용하도록 했으나 올부터는 기간조항이 삭제된다. 교원 연금제도 역시 크게 바뀐다. 퇴직연금·조기퇴직연금 및 유족연금의 산정기준을 퇴직전 최종 3년간의 평균보수액으로 했으며 개인부담금액이 보수 월액의 8.5%로 상향 조정되었고, 교직원의 임용전 병역 복무기간이 본인의 원에 따라 산입되었다. ◇교육제도 관련 지난해말 임시국회에서 정부조직법이 개정돼 교육부가 교육인적자원부로 명칭이 바뀌고 장관은 부총리로 승격되었다. 이에 따라 교육인적자원부는 종전의 정부내 부처서열 7위에서 2위로 격상되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차관보제가 신설되며 종전의 교육부 기능 외에 인적자원개발정책의 수립총괄 및 조정기능이 추가된다. 국·공립 초·중·고 및 특수학교에 학교회계제도가 도입 시행된다. 학교회계제도는 교육비 특별회계 지원예산과 학교운영지원비를 통합 운영하며 회계연도와 학년도를 3월1일에서 2월말로 일치시켰다. 또 학교별로 우선순위를 정해 자율적으로 예산을 편성 집행할 수 있으며 교직원의 예산 참여권이 법적으로 보장되고 학교시설 사용료나 수수료 등을 학교 자체수입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했다. 초·중등학교에서 방학을 포함한 휴업일을 학교장이 법정 수업일수 범위안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되었으며 비평준화 지역의 사립학교, 특수 종교학교, 대안학교의 경우 학교장이 정하는 방법에 따라 우선 전형이 가능해 진다. 또 현재 장관의 결정사항인 특목고 지정·고시 사항이 교육감에게 이관된다. 7차 교육과정과 이에따른 교과서 적용이 초1∼4학년, 중1학년으로 확대되며 생활외국어 교과서가 신설돼 개발·적용된다. 이와 함께 사회, 환경, 컴퓨터 등의 과목이 검·인정교과서로 확대된다. 영세 사립학교 통·폐합을 위한 사립학교법 특례시한이 종전의 2000년 말에서 2003년말로 3년 연장된다. 외국인학교 제도도 크게 바뀐다. 즉 외국인학교 제도를 초·중등교육법에 포함시켜 제도권 교육안에 수용시켰으며 졸업학력 역시 인정하되 최소한의 일정 설립기준과 한국어 및 한국문화 교과운영요건 충족을 갖추도록 했다. 또 외국인학교는 유치원과 초·중·고 과정을 통합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학점은행제도 크게 개선된다. 학점인정 학습대상자를 외국학교·북한학교 등에서 취득한 경우도 포함시켰으며 평가 인정된 학습과정 기준사항 변경도 종전의 장관 사전승인제에서 신고제로 완화되었다. 학위수여권자 역시 대학과 동등한 학력이 인정된 각종학교나 평생교육 시설의 장으로 확대된다. ◇대학교육 관련 국내·외 다른 대학에서 취득한 학점 인정범위가 현행 졸업학점의 4분의 1에서 2분의 1로 확대된다. 또 특수대학원에 박사학위 과정이 개설될 수 있게 되었으며 교육대학의 학사편입 규모가 종전의 입학정원의 5%에서 20%로 크게 늘어난다. 대학원별로 학생 정원관리가 총괄정원제로 자율화된다. 이와함께 새대입시 제도가 시행된다. 즉 특차전형이 폐지되는 대신 수시 및 정시모집으로 이원화되며 논술고사외의 대학별 필답고사 시행을 금지한다. 그리고 석·박사학위 종류도 자율화된다.
새해에는 누구나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 우리 교육에도 희망의 빛이 있기를 기대한다. 특히 2001년은 교육계의 여론을 주도하면서 한국교육의 발전을 선도해 온 한국교육신문이 창간 40주년을 맞는 해이기에 교육계의 소망인 교육재정 GNP 6% 확보, 교원정년 환원, 지방교육자치제 개선, 학급당 학생수 25명으로 감축, 교육청문회 제도화 등을 실현하고 학교교육 붕괴현상을 근원적으로 치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 교육재정을 GNP의 6% 수준으로 확충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교육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고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이것이 필수적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지식기반사회에서 교육은 국가의 핵심적인 활동이 되며, 교육의 양과 질은 교육재정에 의하여 결정된다. OECD 국가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GNP의 6∼7%를 교육에 투자하고 있는데 비하여 우리의 경우는 최근 3년 동안 지속적으로 교육재정을 감축시켜 왔다. 교육재정의 감축은 곧바로 교육여건의 악화로 이어져 교육의 질적 수준을 저하시키게 된다. 교원정년을 65세로 환원해야 하는 이유는 교육의 주체인 교원들의 권위를 회복시키고 사기를 앙양하며 교직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교원이 사명감과 긍지를 가지고 학생을 지도하고 가르칠 때 학교교육은 제모습을 찾게 되고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세계 여러 나라가 UNESCO ILO의 `교사지위에 관한 권고'에 따라 교원의 정년을 65세 혹은 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교원정년 단축은 우리 교육 역사상 가장 실패한 정책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다. 과학적인 연구결과 보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무리하게 정년을 단축시킴으로서 교직사회를 침체시키고 파행적인 교원임용으로 교육의 질적 수준을 저하시키고 있다. 따라서 교원의 정년을 조속히 65세로 환원시킴과 동시에 교원처우를 크게 개선해야 할 것이다. 지방교육자치제는 교육행정을 일반행정으로부터 분리 독립시킨다는 교육자치와 교육운영을 중앙의 행정통제로부터 분리 독립시킨다는 지방자치라는 두 가지 개념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교육세를 폐지하고 교육재정을 일반재정에 통합하여 자치단체장인 시장과 도지사가 관장케 하며, 지방교육자치를 일반행정에 통합하자는 주장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자치단체장에게 교육에 대한 책임을 부여하게 되면 교육의 전문성이 약해짐은 물론 교육이 정치적 중립성을 잃게 된다. 또한 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가 낮기 때문에 교육재정을 일반행정비로 전용할 가능성도 크다. 따라서 지방교육자치제는 민초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기초단위까지 확대 실시함과 동시에 지방의회는 자치단체가 지원하는 교육비에 대하여만 의결권을 행사토록 개선해야 할 것이다. 학급당 학생수와 교원당 학생수는 교육의 질적 수준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지표이다. OECD 국가들의 학급 규모가 15명∼20명인데 비하여 우리나라의 학급 규모는 35명∼45명이나 되고 있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수준별 교육과정 운영이나 수행평가 등에 대하여 교원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유가 바로 학급당 학생수의 과다에 있는 것이다. 학급당 학생수를 25명 이하로 감축시키지 않는다면 7차 교육과정은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학급당 학생수를 25명 이하로 감축시켜야 하는 이유는 교원의 근무부담을 경감시킴과 동시에 정부가 추진하는 다양한 교육개혁들이 교육현장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육청문회가 제도화되기를 바란다. 교육은 정치나 경제와는 달리 장기적인 미래를 위한 활동이다. 그래서 교육을 국가백년대계라고 한다. 따라서 새로운 교육정책이나 제도를 도입하고자 할 때는 철저하고도 합리적인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전시행정이나 한건주의에 의하여 교육정책과 제도가 수립 추진될 경우에는 교원정년 단축에서 경험하고 있는 바와 같은 엄청난 부정적인 효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책임교육행정을 구현한다는 측면에서 교육정책 실명제를 도입함과 동시에 교육청문회를 제도화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교육과제들이 해결될 때 학교교육이 본연의 자태를 찾게 될 것이며 한국교육이 선진국 형태로 발전할 수 있는 전기를 맞게 될 것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일 대회의실에서 2대 김성동(金成東) 원장의 취임식을 갖는다. 김 신임원장은 정부출연기관장 공모절차에 의해 지난해말 선출됐다. ◇약 력 △42년 경남 남해생 △진주사범, 서울교대, 국제대,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졸. 철학박사 △행시 17회, 문교부 대학학무과장, 경상대 사무국장, 교육부 사회국제교육국장, 대통령비서실 교육비서관, 교육부 기획관리실장, 교원징계재심위 위원장 역임.
공교육 정상화와 OECD 수준 교육여건 개선의 핵심과제인 교원정원 증원이 오히려 뒷걸음을 치고 있다. 교육부는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2004년까지 학급당 학생수를 초·중학 35명(현재 초35.8, 중38), 고교 40명(〃41.7)으로 감축하기 위해 매년 5500명씩 총 2만2000명의 교원정원을 증원키로 했다. 특히 논란을 빚고있는 7차 교육과정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 교원정원의 증원이 불가피하단 것이 교육부의 주장이다. 그러나 내년도 정원 조정작업을 벌이고 있는 현재, 행자부 등 관계부처의 `작은 정부 방침'에 밀려 내년도 정원증원이 1945명 수준에 머물고 있어 법정정원 확보율이 올 보다 오히려 감소하는 등 뒷걸음을 치고 있다. 잠정 결정된 정원증원분 1945명을 시·도별로 가배정한 결과 법정정원 확보율이 금년도의 91.3%보다 2.6%나 떨어진 88.7%에 불과하다. 특히 초등의 경우 97.2%에서 92.2%로 무려 5%나 감소하고 있다. 1945명은 내년도에 신·증설되는 8766개 학급의 18%선에 불과하다. 특히 교육시설 팽창비율이 가장 큰 경기도의 경우 금년에 3569개 학급이 신·증설되는데 따라 5321명의 교원이 신규로 증원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1632명만 가배정돼 무려 3689명이 부족한 실정이다. 경기도 초등의 경우 2998명이 신규 증원돼야 하나 503명만 가배정된 상태다. 이에 대해 일선 교육계는 대통령까지 나서서 공교육 정상화와 OECD 수준의 교육여건 개선을 공약한 정부가 정작 핵심사안인 교원 정원확보에서부터 개악을 조장하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교육부 김정기 교원정책심의관은 "2월중 확정 배정될 때까지 행자부나 기획예산처 등 관계부처를 설득해 정원 증원을 최대한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를위해 1월중 `지방교육행정기관 및 공립학교 공무원 정원규정' 개정을 요청하는 등 관계부처와의 증원 협의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국회는 지난달 27일 교육부를 교육인적자원부로 변경하고 장관을 부총리급으로 격상하는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통과시켰다. 당초 한나라당은 작은정부 원칙에 따라 교육부총리제 도입을 반대해 통과여부가 불투명했으나 행자위 표결 결과 12대 11로 가결됐다. 정부는 법통과에 따라 이달중 대통령령인 직제개정안을 확정하고 이에따른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국회는 또 당초 예산안에서 305억을 감액한 23조5234억원의 교육예산안이 포함된 총액규모 100조2246억 규모의 2001년도 새해 예산안을 확정했다. 내년 교육예산안중 교직단체와의 교섭협의를 거쳐 확정된 교원 처우개선 소요예산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기본급 5.5%인상(보수4.7% 인상효과) 5045억 ▲기말수당 200%산입(보수 2% 인상효과) 2146억 ▲학급담임수당 월 6→8만원으로 인상(535억) ▲보직교사수당 월3→5만원으로 인상(157억) ▲국내 이전비 지급(29억) ▲노조사무실 지원(10억) 등이다. 그러나 국회 교육위 계수 조정과정에서 증액됐던 초·중등교원간 수당차액 해소와 보건활동 수당안은 예결위 심의과정에서 제외됐다.
신사년(辛巳年)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를 맞아 40만 교원과 학생, 학부모 여러분의 가정과 학교에 축복이 내리기를 기원합니다. 저 찬란한 새해의 빛으로 지난 해 우리들의 가슴을 억눌렀던 온갖 울분과 고통의 묵은 감정이 말끔히 녹아 사라지고, 동토(凍土)가 되어 버린 우리 교육이 양지(陽地)로 변하기를 교육가족 여러분과 함께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 지난 해 우리는 새 밀레니엄과 함께 큰 희망을 안고 출발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정치, 경제, 사회 전분야에 걸쳐 심각한 위기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우리 교육도 교원정년 단축 등 무모한 정책시행의 후유증으로 교단 혼란과 교육의 질 저하 현상이 나타났고, 교권경시 풍조와 교원사기 저하, 학생, 학부모의 학교불신 심화로 교실붕괴 현상이 더욱 가속화된 한 해였습니다. 교육재정 부족과 정부의 의지 미흡으로 교육여건은 오히려 후퇴했으며, 교원들의 전문적 의견을 무시한 정책으로 일관해온 교육개혁은 방향을 잃고 표류하고 있습니다. 교육환경을 OECD국가 수준으로 높이고 교원의 사기를 한층 높여 세계 10대 지식정보 강국을 이룩하겠다는 정부의 새천년 교육구상은 이미 허울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약속을 저버린 채 교원에게 부담을 강요하는 연금법 개정을 강행하고 실패로 끝난 교원정년 단축의 재조정을 위해 과반수 이상의 국회의원이 낸 법안을 정책의 일관성이란 이유로 무산시키려는 정부·여권의 태도에 교원들의 불신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교육동지 여러분! 이처럼 우리 교육은 지금 깊은 수렁 속에 빠져들고 있지만, 우리마저 좌절감에 사로잡혀 도전을 포기해서는 결코 안되겠습니다. 교육은 우리 삶의 의미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가시덤불 속에서 장미가 피어나듯 우리는 절망속에서 희망을 찾아내야 합니다. 얼어붙은 우리 교육에 새 희망의 불씨를 지펴 녹여내야 합니다. 안팎으로 겪고 있는 시련과 넝마처럼 얽히고 섞인 교육난제(敎育難題)를 우리들의 힘으로 풀고 다시 가지런히 되감아야 하겠습니다. 교총으로 굳게 뭉쳐 위기에 처한 이 나라 교육을 살려냅시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우리 교육동지들이 먼저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면서 올바른 교육 실천에 앞장섭시다. 그리고 우리들의 요구를 강력하게 표출합시다. 교총은 교육동지 여러분의 질책과 요구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더욱 강력한 힘으로 이를 실현해 나갈 것입니다. 금년에는 선생님의 한마디 한마디가 한국교총에 바로 전달되는 '열린교총'으로 체제를 개혁하고 다양한 수혜사업을 벌여 선생님의 삶의 질을 한 차원 높여 나가겠습니다. 현장을 무시한 교육·교원정책을 봉쇄하고 수석교사제 실시하며 7차 교육과정 보완, 교육여건 개선 등 숙원 정책과제의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강력한 교권옹호와 이해증진 활동으로 교직의 신뢰를 높이고 교원종합연수원 설립을 추진하는 등 교직의 전문성 향상에 힘쓸 것입니다. 통일기반 조성을 위한 남북 교원교류의 물꼬를 트고 교원, 학생, 학부모가 하나되는 학교공동체 형성운동을 광범위하게 추진하여 교육의 일대 전환점을 이루고자 합니다. 신사년(辛巳年) 새해 교육가족 여러분의 가정과 학교에 축복과 기쁨이 늘 함께 하기를 다시 한번 기원합니다.
올해로 번 째 맞이하는 교원문학상 소설부문은 우선 각박한 교단 현실에서도 문학에 대한 관심을 갖고 사물과 현상을 자유스러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교사로서는 매우 즐겁고 의미 있는 일이다. 응모한 작품들 대부분이 교육 현장의 문제에 대해서 매우 치밀하게 인식하고 있고 그 것을 형상화한 문학은 우리의 교단생활을 매우 보람 있게 만들어 줄 것이다. 최우수작에 뽑힌 '일직 날'은 교단에서 겪은 이야기를 매우 시니컬하게 다른 작품으로 구성도 반듯하며 상황처리도 탁월했다. '신 죄와 벌'은 문제 학생의 실상과 그들을 지도하는 교육현장의 문제를 학생시점으로 처리한 점이 좋았다. '1999 덕적도'는 학교 통합으로 빚어지는 섬 학교의 실정과 분위기를 잘 처리했다. '그녀의 일기 속에'는 그녀의 일기 속에 끼어 든 배추흰나비의 잔잔한 사랑의 이야기를 알레고리로 삼아 남녀의 사랑 이야기로 반전시킨 발상이 돋보였으나 너무 평면적이었다. 대부분 작품들이 너무 교단 현장 문제에 치우쳐 있고 그 문제를 접근해 가는 태도도 매우 이념적이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교단은 교육대상자로서의 학생들만 만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진실을 수없이 만나는 특별한 공간일 것이다. 그러한 진실을 체험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교육에 임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성장소설이 나올 수 있는 좋은 환경이다. 한 인간이 성장해 가는 과정은 그 것이 어떤 모습이든 매우 의미 있고 소중한 것이나 그 것은 훌륭한 문학의 소재가 될 뿐만 아니라 교육의 소재가 된다면 학교 부재의 우리 현실에서 문학교육과 창작을 통해서 인간과 인간이 만나는 교단으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내년에는 정말 아름다운 성장소설들이 많이 응모해주기를 기대하면서...
지난달 19일 민통선 안에 소재하고 있는 작은 규모의 강원 양구 해안초등학교(교장 이영배)에서는 그동안 한번도 해보지 않은 형태의 수업이 열렸다. 일본 동경의 히로소학교 6학년 48명과 이 학교 6학년 21명이 최초로 한·일 원격화상 수업을 펼친 것. 수업의 내용은 컴퓨터 음악. 학생들이 직접 컴퓨터를 이용해 만든 동요곡을 실시간으로 서로 듣고 평가했다. 조별로 사전에 제시된 주제 사진을 보고 여기에 맞춰 학생들의 느낌을 작곡한 것이다. 두 학교는 이번 수업을 위해 이미 수업 교류 및 음악 교류 협정을 맺었고 조별로 인원도 배정했다. 각자 속한 조별로 자기 소개 및 음악에 대한 생각과 느낌, 자화상 등도 E메일로 교환해 왔다. 이날은 학생들이 화상카메라로 멀리 떨어진 서로를 보면서 자신이 만든 곡에 대한 소감을 나눈 것이다. 한 차원 높은 교수 학습이 이뤄진 셈이다. 수업을 마친 뒤 학생들은 우리 음악을 세계에 알린데 대한 자부심과 전혀 색다른 수업을 한 것에 대한 흥분이 채 가시지 않았다. 일본 문부성 관계자들도 우리 나라 학생들의 작곡실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담임인 최광석교사는 컴퓨터 음악이 학교 음악수업에 이용될 때 얻는 장점이 무수히 많다는 생각에서 이번 수업을 준비해 왔다. 컴퓨터 세대인 초등학생에게 호기심과 흥미 유발, 수업 목표 이상의 심화학습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물론 도시 문화의 혜택에서 소외된 벽지 어린이들이 인터넷을 통해 다른 나라 어린이들고 교류를 한다는 것도 의의가 컸다. 최교사는 컴퓨터 음악을 활용한 창작 지도 방안으로 교총 주최 전국현장연구 논문 음악부문에서 푸른기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광석는 "우리 나라와 일본 어린이들이 화상을 통해 서로의 음악문화를 접해 보는 기회를 가짐으로 양국간의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도심지에 위치한 학교의 경우 소음공해로 인해 교육활동에 지장을 받는 경우가 많다. 또 예산부족으로 인해 방음벽과 같은 소음방지대책을 강구하기도 힘들고 방음벽보다 높은 곳에 위치한 교실의 경우에는 그 효과가 낮다. 전직 교장과 교사가 이같은 학교의 소음공해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해 화제다. 전 이리여고 최성수교장과 전 이리여중 진교준교사가 그 주인공. 이들이 개발한 장치는 방음커튼. 방음커튼은 소음을 흡수시키는 흡음홈과 흡음기공을 다수 뚫어 놓은 특수 흡음소재를 투명 아크릴판 위에 부착시킨 것으로, 3각면이 형성되도록 구성돼 있다. 교실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소음은 방음판의 1면각에 부착된 흡음재에 접촉하여 1차로 흡수·감소되고 1차로 감소된 소음이 실내로 유입되면서 방음판의 제3면각에 부착된 흡음재의 흡음홈과 흡음공에 접촉하여 2차로 흡수·감소된다. 2차로 감소된 소음은 다시 좌측면에 있는 방음판의 2면각에 부착된 흡음재의 흡음홈과 흡음공에 접촉하여 3차로 흡수·감소된다. 이 커텐을 통과해 창 밖으로부터 실내까지 유입된 소음은 가청 주파수 이하에 가까운 음파인 30dB정도로 감소되고 햇빛도 약해지게 된다. 일반커튼을 대신해 사용할 수 있어 1석2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고 교실환경을 아름답게 하며 겨울철에는 보온효과도 높아진다. 기존의 방음벽의 설치비용은 수억원씩 하는데 이 제품은 한 교실당 약 50만원정도로 저렴하다. 최교장과 진교사는 이 장치로 행정자치부가 주는 올해의 우수창안상 금상을 수상했다.
정동극장은 방학 기간중인 1월 한달동안 `어린이 연극축제-정동극장과 함께하는 겨울 어린이극장' 무대를 연다. 어린 왕자, 콩쥐랑 팥쥐랑 이야기, 춤추는 허수아비 등 모두 세 작품이 오르게 되는 연극축제는 재작년과 지난해 서울국제아동청소년 연극제에서 수상한 작품을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ASSITJ)와 함께 정동극장이 함께 선정한 작품으로 꾸며진다. 각 작품별 공연일정은 다음과 같다. ▲어린 왕자(극단 수레무대) 9∼14일 오후 2시, 4시 ▲콩쥐랑 팥쥐랑 이야기(극단 모시는 사람들) 16∼21일 오후 2시, 4시 ▲춤추는 허수아비(극단 님비곰비) 25∼31일 오후 2시, 4시(29일 쉼)
태풍이 올라오면서 곳곳에 비 피해가 크다. 어제로서 후반기 보충 수업이 끝나긴 했지만 이러다간 나들이 한 번 가보지 못하고 사흘 얻은 휴가 마저 다 놓칠 것 같다. 그나마 하루는 일직으로 걸렸으니...... 이번 정류장은 오거립니다. 다음 정류장은 b동 고갭니다. 부산히 쓸리는 전망창 닦개 너머로 멀리 빗발 속 우산들이 승천을 기다리는 혼령들 형상으로 까마귀 떼처럼 모여 있다. 차 머리가 인도 쪽으로 꺾이자니 먼발치의 우산들이 진작에 서둘러 차도로 내려서며 밀치며 헤집으며 실랑이질에 앞자리 다툼한다. 빠듯이 들어차는 물생들. 일요일 아침에다 이 우중에 오늘 따라 웬 사람들인고? 그들이 묻혀 들이는 비릿한 빗물 냄새와 함께 차안이 후텁한 무덤 속이다. 정체된다 싶어 전망창 앞을 내다보았다. 두 마리의 두꺼비가 짝짓기 하듯 엉켜 있고, 그 옆에 반바지와 대머리가 빗줄기 속에서 상대의 멱살을 부여잡고 그들의 두꺼비처럼 엉켜 있다. 그 통에 한길이 온통 얹혀 버린 것이다. 어디다 손을 대요? 갑자기 찌르듯 삦어 나온 여자의 외마디, 드디어 숨가쁨의 뻐끔질이 시작되려나 보다. 이 아주머니가! 누가 손을 댔다는 거야! 되받아치는 사내의 지름소리에 이어 아저씨, 내려 줘요, 걸어갈래요, 하는 앙칼진 여자의 목소리가 천장을 찌른다. 진작 그럴 것이지, 느물거리는 사내의 목소리에 능글맞아요! 하는 그녀의 대거리가 만만치 않다. 기사 양반, 나두 내리겠우. 문 열어요. 숨차 헐떡이는 뻐끔질, 그 빈사상태. 차가 그 뻐끔질에 동조한다. 여자가 내리고 사내가 내린다. 이 무슨 해괴한 광경인가? 개 고양이 같던 여자와 사내가 한 우산 속에서 다정하게 붙어간다. 나는 손목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7시 50분. 8시안에 대 가긴 애저녁에 틀린 일이다. 소금쟁이 같은 검은 제복의 모자가 등장한다. 엉켰던 반바지와 대머리 사이에 간격이 지어진다. 소금쟁이가 팔을 들어 길가 쪽을 가리킨다. 반바지와 대머리가 각기 제 두꺼비에 오르고 그들의 두꺼비가 길가 쪽으로 끌리면서 비로소 엉겼던 한길이 봇물처럼 터진다. 일련의 광경이 무성 영화를 보는 듯하다. 또 태울 참인겨? 차 머리가 보도 쪽으로 꺾이는가 싶으면서 송곳 같은 날카로운 지름소리가 천장을 가른다. 어째 잠잠하다 했다. 고만 태우라우! 어데 더 탈 틈이 있다고 이라노! 삶의 뻐끔질이 용틀임칠 기세다. 어머! 내 돈! 60만 원! 돌연한 절규와 동시에 그 성 희롱 연극의 우산 속 남녀의 환영이 아차 하는 머리받힘을 일으킨다. 아저씨! 아무도 내려 주지 마세요! 숨차 할딱이는 여인. 열리려던 차 문이 서둘러 아물린다. 이 안에 소매치기 있다구요! 다급해 하는 여인의 목소리. 아니다. 소매치기는 없다. 나는 속으로 뇐다. 접어들이려던 차가 내쳐 발길을 내딛는다. 차 세워! 내린다구! 차 안 서고 와 이라노! 차 세우라우! 차안이 분화구처럼 들끓기 시작한다. 경찰서까지 가야 합니다. 운전수가 우련히 뇐다. 경찰서가 어디야? 강파른 말마디가 앞으로 날아온다. 조금만 가면 됩니다. 운전수가 차의 고삐를 다그친다. 쓰린 쓰리고 내릴 사람은 내려야지! 가이고 탔으만 단다이 챙길 기지 시간 없는데 이기 뭐꼬! 쓰리꾼이 여태 이 안에 있가지비! 바보야? 촌각을 다투는 아침 시간에 이게 뭔고! 시내를 한 바퀴 돌 참이여? 익명성 뻐끔질이 화산처럼 폭발한다. 포도청 마당 안으로 차 머리가 디밀리자 의례 그것이려니 하는 표정의 하늘색 반소매가 다가온다. 소매치기. 운전수가 쪽문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그 일상성에 '남의 일' 하듯 하늘을 쳐다보며 다가온 반소매에게 말하였다. 얼마? 반소매가 물었다. 60만 원. 운전수가 여전히 해바라기 하듯 얼굴을 하늘에 꽂은 채 대답하였다. 추적이는 빗발 속에서 반소매가 앞문에 붙어선다. 또 다른 반소매가 나타난다. 먼저 나타난 반소매에게 다가간 뒤의 반소매가 먼저 온 반소매와 잠시 더듬이짓 하더니 뒷문으로 간다. 반소매가 빚어지는 사람들을 하나 하나 몸뒤짐한다. 내가 내리자 반소매가 나의 대봉투에서 책을 꺼내 책갈피를 후루룩 넘겨본다. 그리고 주머니를 뒤져 지갑을 꺼낸다. 지갑 속에서 편지 봉투와 돈이 나왔다. 얼마요? 반소매가 지갑을 들치며 물었다. 편지 봉투 속의 것은 알지만 지갑 속의 것은 아슴아슴하기에 '글쎄요.' 하였다. 그 쭈밋거림이 못마땅한지 얼만지도 모른단 말이요, 하고 타박이다. 선생이요? 반소매가 뒤져 꺼낸 신분증을 들여다보며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나의 대답에 촌지 받은 거요? 하며 편지 봉투를 까불린다. 어제 보충 수업비 받은 겁니다. 미처 집사람에게 건네지 못하고...... 내 말은 듣는 둥 마는 둥 나의 쭈밋거림이 수상한지 아주머니! 이리 와 봐요! 하고 소리 친다. 한 아주머니가 달려온다. 이거 봐요, 하며 반소매가 봉투에서 수표를 꺼내 아주머니에게 내 보인다. 아니에요. 현찰이에요. 아주머니가 징징거린다. 반소매가 지갑과 수표를 나에게 돌려준다. 비가 삐어 가고 있으므로 우산을 접었다. 어제 보충 수업비 받은 겁니다, 미처 집사람에게 건네지 못하고...... 뒤늦게 그 변명이 비굴하고 자괴스럽고 언짢다. 그 언짢은 기분을 해소시킬 양으로 주머니를 뒤져 담배를 찾았다. 없다. 그 흔한 담뱃가게 하나 눈에 띄지 않는다. 문 앞까지 와서야 담뱃가게를 만날 수 있었고, 담배를 사 가지고 돌아섰을 때 하늘이 다시 비를 퍼붓기 시작한다. 접었던 우산을 도로 펼쳐 들었다. 철문이 배죽이 열려 있다. 철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서서 문을 징거 주었다. 비에 씻긴 운동장이 휑뎅그렁하고, 여러 가닥의 물길이 실개천을 이루며 지절거리고 있다. 바람까지 실은 빗줄기는 빗발의 삼대밭이다. 튀겨 오르는 물방울이 자자하게 물안개를 피워 올리며 바짓가랑이에 무게를 단다. 우산 천 속으로 튀겨드는 는개 같은 물방울이 소분소분 눈썹에 달라붙는다. 누렇고 비썩 마른 개 한 마리가 빗속을 누비며 비실비실 뒷문 쪽으로 기어가고 있다. 꼬리가 축 처진 녀석의 잔등은 빗물로 털이 줄줄이 엉겨 붙었다. 꼬락서니하군, 나인지 개인지를 딱해 하며 층계를 올랐다. 빗발 속에 갇힌 두 동의 회색빛 시멘트 덩이는 거대한 괴물만 같다. 구관의 현관은 자물쇠를 물고 있었다. 지나치는 걸음으로 유리창을 통해 안을 들여다보자니 창문 하나가 열려 있고, 그 열려진 창문으로 빗물이 들이치고 있다. 창문을 닫아 주지 않고는 집채가 빗물에 잠길 형국이다. 열쇠를 가져 와야 했고, 서둘러 본관으로 향하였다. 현관문을 밀었다. 집채를 허물어뜨릴 듯한 문소리가 비명을 질러대며 몸서리치게 하였다. 수납 창구를 통해 방안을 들여다보았다. 아무도 없다. 시계를 보았다. 9시가 반이 넘고 있다. 일직 교사를 기다리던 야간 경비원 곽 씨는 그만 들어간 모양이다. 여태 기다릴 리가 없다. 주혜자 선생도 아직 오지 않았나 보다. 이런 일을 감안해서 두 사람씩 짝 지어 놓지 않았는가. 우산을 문 옆에 세우고 복도로 올라 서무실 문을 열었다. 드르릉거리는 미닫이가 몸살을 앓는다. 서무과장 책상으로 가 당직 근무 일지를 당겨 끈을 물고 있는 갈피를 잦혀 당직자 서명란에 '한정수'를 기재하고 사인을 했을 때 현관문 소리가 났다. 수납 창구를 통해 내다보았다. 무슨 일로 이제야 나타나는가? 그녀가 우산을 접어 벽에 세우고 복도로 올라서서 방안을 들여다보았다. 시선이 마주치자 보일 듯 말 듯 희미한 목례를 하고는 곧장 교무실 쪽으로 향한다. 무슨 대면이 저런가? 열쇠함 쪽으로 걸어가 함을 열어 보았다. 함이 비어 있다. 사방을 두리번거려 보았다. 열쇠 꾸러미는 사환 아이 책상 위에 널브러져 있었다. 열쇠 꾸러미를 집어들고 복도로 나오자니 그녀가 교무실 문 앞에 서 있다. 뭐 꺼낼 거 있나 보다는 생각에 뭐 꺼낼 거 있습니까, 하고 다가가자 그녀가 네, 하고 희미하게 대답하였다. 넝마뭉치 같은 열쇠 꾸러미는 뒤죽박죽 미친년 머리채다. 열쇠 꾸러미를 뒤져 '교무' 열쇠를 건져 교무실 문을 열어 주고 돌아서서 현관으로 나왔다. 우산을 집어들고 현관문을 밀었다. 우산을 뒤집을 기세의 바람비가 콩자루를 쏟는 듯한다. 우산대를 꽉 거머쥐고 빗속을 뚫어 구관의 현관 앞에서 몸을 날렸다. 열쇠 꾸러미를 뒤져 '구.현' 열쇠를 건져 올려 자물쇠를 따고 안으로 들어갔다. 비릿한 빗물 내가 고역스레 얼굴을 덮쳤다. 뻔한 유리창들은 청맹과니다. 비바람에 청맹과니들이 아우성을 쳐댄다. 들이치는 빗발을 피해 맹수한테 접근하듯 열려진 창문으로 다가갔다. 벌떼처럼 날아드는 빗방울을 무릅쓰고 창문을 당겨 보았다. 꼼짝도 하지 않는다. 꼼짝도 하지 않으니까 그냥 가 버린 것이다. 부룩송아지를 다루듯 해 보았다. 마침내 부룩송아지가 비명을 지르며 머리채를 메다꽂았다. 복도가 한결 성질을 죽였다. 손수건을 꺼내 팔뚝과 얼굴에 달라붙은 빗물을 훔치며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자욱한 습기에 갱도처럼 침침한 복도가 한 배 가득 푸른빛을 머금은 거대한 고분을 연상시키며 무섬증을 몰고 왔다. 후텁 하면서도 서늘한 복도가 발길을 옮겨 놓을 때마다 삐극삐극 몸살을 앓는다. 한 틈입자가 벽 틈 어디에 은밀히 몸을 사리고 있다가 얼른 다른 곳으로 몸숨김 했을 것만 같다. 물어뜯는 빗발 서슬에 유리창들이 와그르르 한바탕 소란을 피우며 비바람의 날카로운 발톱에 사정없이 할퀸다. 입시 격문이 붙은 복도 천장의 시멘트 턱살이 희번득희번득 인광을 풀어내는 사자의 관구만 같다. 교실 쪽 벽의 두어 발 간격으로 나무틀에 갇힌 연필화 석고상들은 사자와 함께 순장된 내관들만 같다. 벽 속의 한 천둥벌거숭이에게 소스라치게 놀랐다. 나는 벌거숭이를 노려보았다. 벌거숭이도 나를 노려보았다. 어딘가 씨무룩한 벌거숭이에게서 씁쓸한 눈길을 거두고 총총 삼층 복도로 발길을 돌렸다. 삼층에서 길게 뚫린 복도를 흘낏 일견하고 사층을 거쳐 오층으로 올랐다. 수업을 파하고 우르르 빠져나간 도깨비들의 지껄임과 웃음소리와 발자국 소리들이 복도 바닥의 틈바구니에 틈틈이 박혀 있다가 여름날의 논두렁에서 꽉꽉거리는 엉머구리 떼 마냥 와그르르 한꺼번에 되살아날 것만 같다. 내다보이는 바깥은 여전히 세찬 빗줄기로 희뿌옇고, 회색빛 하늘은 가라앉을 듯 대지를 짓누르고 있다. 운동장 끝의 구름을 찌르는 한 떼의 유령 같은 거대한 사시나무들은 비바람에 휘청거리며 뿌연 우연 속에서 산발한 머리채를 흔들흔들하고 있다. 철조망 가두리에 갇힌 이 엄청난 시멘트 덩어리는 양 날개를 열 길도 넘는 낭떠러지 위에 드리우고서 아래로 토물을 게워 내고 있다. 또 다른 토물은 사태가 난 곳 뒷부분께서 철조망 밖으로 하수구처럼 배설되고, 그 건너편 주택들의 지붕 위에서는 빗줄기들이 모래알처럼 부서지고 있다. 별안간에 재채기가 터져 나왔다. 손등으로 인중을 훔쳤다. 비릿한 열쇠 쇳내가 코 끝에 달라붙는가 했을 때 천둥소리가 시멘트 덩어리를 할퀴고 심장을 갈아 뭉개며 짜증을 몰고 왔다. 그 짜증이 나를 단숨에 일층으로 내려오게 하였다. 현관문까지 내려와서야 본관으로 건너가려 했던 것을 상기하였고, 다시 이층으로 올랐다. 구관에서 본관으로 통하는 이층 사잇문에도 자물쇠가 채어 있다. 밖에서 들여다볼 때나 마찬가지로 본관은 희뿌연 망자의 영기로 가득 찬 고분의 긴 회랑 그것이었다. 발길을 옮겨 놓을수록 음산하고, 창문들이 비바람에 울어댄다. 복도 깊숙이 눈길을 한번 주고 삼층으로 올랐다. 독서실 문이 양 날개를 펼친 채 벌렁 퍼드러져 있다. 삼백여 개의 의자와 책상들이 깊은 잠 속에 빠져 있고, 밤늦도록 시달린 의자와 책상들이 입시생처럼 지쳐 끄물끄물 휴일 하루를 정양하고 있다. 커튼마저 후줄근해진 몰골로 축 늘어진 채 곤스레 잠들어 있고, 밤늦은 커피를 끓여 마시고 팽개친 감독 교사실의 주전자가 가스렌지 위에서 을씨년스레 꾸벅이고 있다. 문을 여며 주고 독서실을 나와 긴 복도를 지나 생물실까지 왔다. 튼튼하게 생긴 주먹만한 잠금쇠가 여느 때나 마찬가지로 문짝을 굳게 아물고 있다. 사층으로 올랐다. 사층 역시 휘말리는 빗발 서슬에 으스스 몸서리를 치고 있다. 긴 복도를 걸어 들어갔다. 곧장 서무실로 내려가려던 나는 구관 현관문을 잠가야 하겠기에 이층으로 되돌아왔고, 구관과 본관의 사잇문을 잠그고 일층으로 내려와 밖으로 나왔다. 현관문을 잠그고 우산을 펼쳐 들었다. 빗속을 누벼 본관으로 왔다. 현관문을 밀었다. 현관문이 비명을 토하였다. 문을 잡은 채 살며시 징거 주었다. 우산을 벽에 세우고 복도로 올라 서무실로 들어왔다. 그녀는 서무실에 없었다. 그저 교무실에 있나 보다. 일직은 서무실에서 같이 하게 돼 있지 않은가? 열쇠 꾸러미를 함에 넣고 소파에 몸을 묻었다. 원격 조정기로 텔레비전을 켜 보았다. 허공에 뜬 곰보 자국의 창백한 원구가 나타났다. 지구의 나이와 같습니다. 50억 년을 지켜 온 처녀성을 유린당했습니다. 지하에서 이태백이 통곡할 겁니다. 달인가 보다. 촌지 받은 거요? 소파의 감촉이 내 마음인 양 끈끈하다. 탁자 위의 음식점 성냥곽을 집어 담배를 붙여 물었다. 온통 자고 있다. 마녀의 주술에 걸린 성채다. 주검과 같은 깊은 늪. 그리고 폭풍우. 모든 존재는 종말로 닿아 있다. 자아의식에 과민함은 부질없다. 전화 소리가 심장을 흔들었다. 소스라치게 놀랐다. 벌떡 일어나 전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학교지요?" "그렇습니다." "겨우 통화군." "예?" "전화 받는 사람이 없어서요." "녜?" "저, 2학년 8반 담임 선생님 나오셨나요?" "방학에다 일요일 아닙니까?" "2학년 8반 담임 선생님 전화 번호 좀 가르쳐 주세요." "너, 학생이지?" "녜." "그럼, 학생이라고 밝혀야지." "죄송합니다." "담임 선생님 성함이 뭐야?" "차순복요." 전화통 옆의 직원 주소록을 당겨 가나다 순의 주소록 끝 부분께서 '차순복'을 들춰냈다. "여보세요." "녜." "3*3에 0606." "씨이팔, 미친개 번호 한번 기똥차네." "뭐라구!" "안녕히 계세요응. 퍼큐! 매롱." 전화가 뚜우 끊어졌다. 이놈의 도깨비! 눈을 떴다. 잠이 들었었다. 소파에 깊숙이 파묻혀 있었다. 달 표면에 붙은 두 마리의 벌레가 고무 풍선처럼 둥둥 지면을 날고 있다. 민물 징거미 같다. 달에서 보이는 지구가 허공에 걸려 있다. 창백한 비누방울이다. 저 속에 아옹다옹이 있다니, 개미의 일만이나 할까? 희로애락이 그지없이 가소롭다. 채널을 바꾸었다. 비가 너무 왔다. 열차가 전복되었다. 사람들이 죽었다. 사람들이 통곡한다. 다시 채널을 바꾸었다. 지구는 그저 비누방울이다. 그래, 비누방울일 뿐이라구, 중얼거리며 일어났다. 방안을 걸었다. 밖은 세찬 비에다 좁은 방안이니 단 둘이 코를 맞대고 앉아 있기 쑥스럽기도 하겠지. 나의 구둣발 소리가 도깨비 발자국 소리 같다. 아니야. 나를 파렴치한 놈으로 보는 모양이야. 이 고도의 성채 속에 단 둘이니...... 탁자 위의 바둑통 뚜껑을 열었다. 흰 알을 집어 화점에 놓았다. 다른 통 뚜껑을 열었다. 하나를 집어 흰 알 옆에 날일자로 걸쳤다. 흰 알이 몹시 경계한다. 흰 알을 또 하나 건져 올렸다. 건져 올린 흰 알을 중앙으로 한 칸 벌여 놓았다. 흰 알이 도망치며 공포에 떨고 있다. 알들을 몰아 통 속에 거두어 넣고, 성채에 갇힌 폭풍우 속의 고도, 중얼거리며 좁은 공간을 맴돈다. 서무과장 책상 위에 나뒹구는 잡지를 집어 올려 한 꺼풀 책장을 거두어 보았다. 백치 같은 눈매로 헤 벌어진 마를린 몬로의 입술이 입술을 기다리고 있다. 아무 입술이라도 상관없다는 듯하다. 자유분방하였다. 탓할 것이 못 된다. 자신을 충실히 살다 갔다. 자유분방과 방임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후루룩 넘겨보다가 책을 책상 위에 탁 내던졌다. 아차, 순간적이었다. 책상 위에 놓인 쪽 떨어진 화병 운두에 장지손가락의 가운데 마디의 살점이 할퀴면서 금세 선혈이 뚝뚝 떨어진다. 황급히 상처 부위를 움켜쥐고 휴지통에서 휴지 한 겹을 뽑았다. 교실은 도떼기시장이었다. 나는 교탁을 탁 치고 고함을 쳤다. 하지만 어떠한 통제도 위협도 먹혀들지 않았다. 드디어 나는 한 녀석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녀석의 머리통을 쥐어박았다. 녀석이 발딱 고개를 쳐들고 곁눈질로 시이팔 하며 나를 치켜보았다. 섬뜩히 드러난 흰자위가 내 가슴을 비수로 찌르는 듯하였다. 녀석의 볼따귀를 찝으려 하자 녀석이 나의 손을 획 뿌리치며 벌떡 일어났다. 그 통에 여자의 손톱처럼 길게 기른 녀석의 손톱이 나의 손등을 할퀴었고 금세 혈점이 번져 흘렀다. 에이 씨팔! 녀석은 책상을 박차고 휑하니 교실을 나가 버렸다. 야, 이 녀석! 나는 녀석을 소리쳐 불렀다. 폭력 교사는 물러가라! 녀석의 고함 소리가 복도를 타고 메아리쳐 흘렀다. 휴지를 동여 응급 조처를 취하였다. 사환 아이 책상 서랍을 당겨 보았다. 볼펜이랑 물건들이 잡다하다. 스카치테이프를 풀어 상처를 감싼 휴지 위에 친친 동이었다.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로 돌아왔을 때 녀석의 담임 선생이 나에게로 왔다. 이번 시간에 손 댄 아이 있습니까, 그 아이 어머니가 와서 벼르고 있습니다, 하며 그의 자리로 나를 데리고 갔다. 한 여인이 오도마니 앉아 있다가 내가 다가가자 발딱 일어나며 다짜고짜 야! 이 폭력 교사야! 네가 선생이냐! 깡패지! 하며 날카로운 삿대질로 내 얼굴을 찔러댔다. 기가 막힌 나는 아이가 어떻게 됐느냐고 물었다. 머리가 터져 집에 드러누워 있다면서 고소하겠다고 악을 썼다. 나는 증인으로 그 반의 반장을 불러와 그 때의 상황을 설명시켰다. 했지만 머리가 터진 것을 어떻게 설명하겠냐며 여인은 한층 더 길길이 뛰기만 하였다. 한바탕 소란을 피운 여인이 돌아가고 이내 파출소에서 즉시 나와 달라는 호출이 날아들었다. 나는 그 반의 반장을 데리고 파출소에 출두해야 하였다. 반장이 상황을 설명했지만 터진 머리가 있는 한 파출소에서는 선뜻 이쪽의 해명을 믿으려 하지 않는 눈치였다. 반장 아이는 양호 교사를 데려 왔고, 점심 시간에 운동장에서 다친 것으로 드러나면서 겨우 일을 잠재울 수 있었다. 밖은 여전한 비바람, 무언가 자꾸 찜찜하다. 탁자 위에 널브러진 신문을 집어 들었지만 활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고, 돌멩이 섞인 모래판만 같다. 신문을 탁자 위에 팽개치고 다시 소파로 돌아가 몸을 묻었다. 읽을 거리라고 가지고 온 T씨의 수필집을 펼쳐들고 활자를 좇아 보지만 역시 의미의 전달이 따르지 못한다. 읽은 곳을 되짚어 보지만 여전히 활자가 눈 끝에서 흘러내릴 뿐이다. 또 담배를 꺼냈다. 하지만 귀찮았고 눈을 감았다. 서먹서먹하겠지, 처녀이고 부임한 지 얼마 안 되니까. 하지만 내일부터 당장 나를 어떻게 대하려고 저러는 걸까? 전화 소리가 눈꺼풀에 쏟아져 내렸다. 기절할 것같이 놀랐다. 또 잠을 잤다. 허겁지겁 전화기를 들었다. "하 학굡니다." 놀란 끝이 말 마디를 중첩시켰다. "아빠야?" 아내의 목소리다. "무슨 일이야?" "가 있었구만." "가 있다니?" "학교에서 전화가 왔었어." "학교에서라니?" "일직 선생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교대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오지 않는다고. 가도 두 번은 오갔을 시간인데도 가지 않았다니 웬일인가 해서......" "뻐쓰간에서 일이 있었어." "일이라니?" "별일 아니야." "장동표 엄마라고 쓴 봉툰 뭐야?" "돌려 줄 거야." "돌려 줄 걸 가지고 오긴 왜 가지고 왔어?" "녀석 편에 보내 오기도 했고......" "웃기지도 않는군. 그럼, 녀석 편에 돌려 줬어야지." "고스란히 돌려 줄 녀석이 아니야." "알았어." 전화기를 내려놓고 지갑을 꺼내 지갑 속에서 정성스레 접어 간직한 한 장의 천 원 짜리 지폐를 꺼냈다. 때에 전 지폐는 변함 없이 구운 오징어 껍질처럼 쪼글쪼글 그 추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때때로 생각나면 그것을 꺼내 늘어지려는 탕개를 조이는 각성제로 써 먹곤 하는 그것이다. 지각이 상습적인 녀석의 종아리에 두어 대 매를 댄 그 이튿날 보충수업 전 신새벽에 불이나케 달려온 녀석의 어머니가 교무실로 달려들어 낮도깨비처럼 나타나 손바닥에다 종이 탁구공을 재빨리 쑤셔 넣고는 휑녀케 돌아서서 바람처럼 나가 버렸다. 얼떨결에 당한 나는 돌돌 구겨 비벼 만든 손안의 종이 탁구공을 펴 보았다. 어디서 구해 왔는지 용케도 구한 시래기 잎 같은 천 원 짜리 지폐. 나는 우거지 같은 지폐를 다시 착착 접어 지갑 속에 넣고 시계를 보았다. 2자에 짧은 침이 걸쳐져 있다. 점심을 어떡허나? 알아서 하겠지. 중얼거리며 사환 아이 책상으로 걸어갔다. 스카치테이프에 물려 있는, 책상 위의 외부 전화 번호들에서 중국집을 더듬어 내려갔다. 전화기를 끌어당겨 숫자를 찍었다. 세 번째 울림에서 신호가 떨어졌다. "우성 반점이지요?" "예, 우성입니다." "짜장면 하나요. 국일 학굡니다. 고량주 한 도꾸리하구요." "예." 전화기를 내려놓고 사환 아이 책상으로 가 직원 주소록을 한 장 한 장 넘겨보았다. 중간쯤에서 주혜자 선생의 주소와 약도가 드러났다. 약도가 자세하다. 정교한 그림과 반듯한 글씨가 그녀의 깔끔한 마음이다. 방과 후 홀로 남아 휑뎅그렁했던 교무실 책상 밑의 가지런했던 그녀의 실내화가 떠올랐다. 그녀의 단정한 증표들이었다. 또 전화다. "학굡니다." "한정수 선생님 계세요?" "접니다." "저, 길주 애비 되는 사람입니다. 댁으로 전화 올렸더니......" "예, 안녕하십니까?" "근래 왜 낚시 안 나오세요? 붕어 향어 해서 많이 나옵니다." "그렇습니까? 요즈음은 입어료가 얼맙니까?" "아따, 일변 입어료 타령입니까? 제 언제 선생님한테 입어료 챙겼습니까? 정말 섭섭합니다. 그냥 들르세요. 그나저나 길주란 놈 말썽은 안 부리는지......" "말썽 부릴 놈이 따로 있지 길주는 얌전하지 않습니까?" "이쁘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이나 모래쯤 나오실 시간 나실는 지...... 낚시 겸......" "시간은 있습니다만 이 태풍 속에......" "내처 이러겠습니까? 꼭 나와 주세요. 3학년이니 드릴 말씀도 있고......" "알겠습니다." "기다리겠습니다. 그 문제로 전화 올렸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씨이팔." 허허, 머리가 찡 편두통이 인다. 수화기 저편으로 아득히 증발하는 마지막 말은 못 들었어야 하였다. 벌떡 일어나 문을 열었다. 문 바퀴가 심장을 갈아 뭉갰다. 복도로 나와 교무실 쪽을 넘겨다보았다. 문이 아물려 있다. 문을 잠그고 있을지도, 해졌고 현관으로 나왔다. 비는 좀처럼 그칠 것 같지 않다. 현관문 앞으로 다가가서 밖을 내다보았다. 움직이는 한 덩어리의 이물이 눈에 잡혔다. 뒤엣 것이 앞엣 것의 꽁무니에 주둥아리를 붙이고 혀를 널름거리며 줄레줄레 따라간다. 뒤엣 것은 들어올 때 본 그놈이다. 앞엣 것은 이따금 획 돌아서서 꼬리를 내리깔고 땅바닥에 주저앉곤 한다. 들어올 때 본 녀석은 더욱 안달이 나서 주둥아리를 앞엣 것의 꽁무니에 들이밀려고 한다. 앞엣 것이 일어나 걸어간다. 다시 녀석이 줄렁줄렁 따라간다. 앞엣 것이 이번에는 성가시다는 듯 흰 이빨을 드러내고 녀석을 돌아보며 앙, 용을 쓴다. 녀석이 주춤 물러난다. 다시 앞엣 것이 걸어간다. 콧중배기를 앞엣 것의 꽁무니에 들이대고 킁킁거리며 따라가던 녀석이 앞엣 것의 등을 훌렁 걸터타고 흘레질을 친다. 헤헤거리는 녀석의 주둥아리에서 침인지 빗물인지가 계 에 흘러내린다. 신발장을 열고 헌 슬리퍼짝을 꺼냈다. 그리고 현관문을 열었다. 현관문이 자지러졌다. 뒤엣 놈을 향해 슬리퍼짝을 냅다 뿌렸다. 뒤엣 것에 정통으로 꽂혔다. 통쾌하다. 이물들이 운동장으로 달아났다. 다시 들어왔다. 화장실을 들렀다가 방으로 돌아왔다. 화장실 갈 일도 없나 보지? 방안을 한 바퀴 돌았다. 흑판에 한일자를 그었다. 두 바퀴 돌았다. 또 한 획을 그었다. 다섯 바퀴에서 바를정자가 되었다. 다시 소파로 돌아왔다. 하나에서 백으로 세어 갔다. 백에서 거꾸로 내려왔다. 주선생! 미간에 송곳을 들이댄다. 일어서시오. 나가시오 3층 생물실로 가시오. 폭풍우 속의 고도. 아무도 오지 않소. 쥐도 새도 모르오. 삐그르르 현관문 소리가 나고 닫히는 소리가 머리를 도끼질하였다. 피식 웃음이 빚어 나왔다. 온통 빗물에 뒤발린 비옷의 아이가 알루미늄통을 들고 복도로 올랐다. "식사 시켰습니까?" 아이의 목소리가 솜방망이 문 듯 볼메어 있다. "응. 이리 가져 와." 드르릉거릴 문바퀴가 지레 살덩이를 오그라들게 한다. 아이가 문을 열었다. 심장이 졸아붙었다. "수고했어. 비 오는데 미안해." 아무 말 없이 아이가 탁자 위에다가 짜장면과 단무지, 장, 젓가락, 술잔들을 고량주하고 털어놓았다. "달아 놔. 한정수라구." 그저 대답 없이 아이가 돌아섰다. 현관문이 메다꽂혔다. 몸이 경련을 일으켰다. 젓가락을 튿어 짜장을 비볐다. 끈끈한 짜장이 어째 내 마음인 양 찐득인다. 주전자를 찾았다. 주전자는 함지박 엉덩이를 깔고 문 옆 가스렌지 위에 퍼질러 있었다. 일어나 주전자 뚜껑을 열어 보았다. 먹다 남은 보리차를 반쯤 담고 팅팅 불어터진 보리톨들이 강바닥에 나붙은 골뱅이처럼 깔려 있다. 냄새를 맡아보았다. 쉬지는 않은 것 같다. 가스불을 켰다. 파란 불꽃이 피어올랐다. 탁자로 돌아와 한 자락 면을 걸어 넣었다. 보기보다 맛이 없다. 고량주 물점을 한 점 핥고 또 면을 걸어 넣어 보았다. 하지만 입맛이 당기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또 한 점 고량주물을 핥았다. 면을 다 비우도록 입맛이 쓰다. 남은 고량주물을 홀짝 핥았다. 주전자 물이 끓는다. 주머니 속에 챙겨 가지고 온 봉지 커피를 확인하였다. 탁자 위에 있는 컵에다가 봉지를 튿어 커피 가루를 비웠다. 커피 봉지를 돌돌 말았다. 끓는 물을 컵에 따르고 가스불을 끄고 돌돌 만 커피 봉지로 컵 속의 물을 저으며 소파로 돌아왔다. 술기가 알딸딸해 온다. 한 모금 한 모금 커피물을 머금으며 어딘지 날씨 같은 추진 마음을 달랜다. 전화가 운다. 벌떡 일어나 전화기를 들었다. 잠을 잤다. "학교지요?" 대뜸 송곳 같은 여인의 지름소리다. "예, 그렇습니다." "오팔팔 선생 집 전화 번호 좀 가르쳐 주세요." 여인의 목소리가 앙칼지다. "우리 학교에는 오팔팔이란 선생님이 없습니다." 나도 조금은 퉁명스레 말하였다. "애들이 노상 오팔팔 오팔팔 하는데 없어요?" 여인의 목소리가 한층 앙칼지다. "오팔팔이 아니라, 천양리 선생님이십니다. 그런데 왜지요?" 나는 감정을 꾹꾹 눌러 가며 또박또박 말하였다. "우리 집 애가 어제 나가곤 여태 안 들어왔어요. 애들을 어떻게 가르치기에 가출을 해요?" 맹랑하다. "그런데요?" "우리 집 아이하고 가까이 지내는 그 반 아이 좀 알아보려고요." "예, 좀 기다리세요." 직원 주소록을 당겨 천 선생의 주소를 들추었다. "여보세요. 3*7에 2397입니다." "선생이란 사람이 오팔팔 같은 데나 다니니 애들이 그 모양이지." "예?" "애들이 선생 닮지 누굴 닮아요!" 빽 소리치고 전화가 뚜우 끊어진다. 머리가 또 찡 편두통이 인다. 빗소리가 창을 넘어든다. 나는 또 담배를 피워 물고 눈을 감았다. 한정숩니다./ 안녕하세요? 순범이 어머닙니다. 다름 아니라, 어저께 학교로 선생님을 찾아간다는 게 다른 반 선생님을 만나고 왔지 뭡니까? 오팔팔 선생이라고요...../ 그런데요?/ 그런데 어제 만난 오팔팔 선생님 반에도 정순범이란 학생이 있다면서요?/ 예, 있습니다. 3학년 2반이지요. 순범이가 제 이름과 반을 말하지 않던가요?/ 왜 안 했겠어요. 3학년 4반 한정수라고요....../ 그런데 어떻게....../ 그게 어떻게 됐냐믄요, 교무실에 들어섰더니 수업중이라 그랬는지 선생님이 한 분만 계시더라구요. 그래 다가가 정순범이란 학생의 어머니 되는 사람인데, 하는데 아, 순범이 어머니십니까? 제가 순범이 담임입니다. 여기 앉으시죠, 하고 의자를 내밀며 반기지 않겠어요./ 그래서요?/ 그래 앉아 이 얘기 저 얘기하고 봉투를 건네고 왔는데, 저녁에 우리 집 애가 왔길래 키 크고 안경 쓰고 구렛나루가 거뭇한 게 너희 담임 선생 잘 생겼더라 했더니만, 우리 담임은 키도 작고 안경도 안 끼고 구렛나루도 없고 똥배가 뽈록 튀어 나와서 별명이 맹꽁인데 혹시 3학년 2반 담임인 오팔팔 선생을 만나본 게 아니냐면서, 그 반에도 제 이름하고 똑 같은 정순범이란 아이가 있다 잖겠어요./ 그런데요?/ 오팔팔 선생님한테 가서 봉투를 돌려 받으시라고 전화 드리는 겁니다./ 제가 어떻게...... 어머니께서 돌려 받으세요. 그보다 전 절대로 봉투 같은 거 받는 사람이 아닙니다./ 저의 집 애도 그러긴 합디다만 괜히 그러는 척하지 돈 싫은 사람 봤나 캤더니만 우리 집 애도 그럴 거라면서 찾아가 보라고 하길래....../ 어머니께서 돌려 받으세요./ 제가 어떻게 준 돈을 돌려 달라고 합니까, 빈대도 낯짝이 있지? 꼭 돌려 받아쓰세요./ 알겠습니다. 돌려 받아 순범이 편에 보내 드리지요. 고량주 기운이 전신에 쏴 하다. 직원회 끝났습니까? 한 마디 물어 보겠습니다. 선생을 옆차기로 때려눕히고 발길질을 한 김동문이 오늘도 버젓이 학교를 활보하고 다니는데 어떻게 처리하실 지 교장 선생님과 학생 주임 선생님, 그리고 담임 선생님의 의중을 듣고자 합니다./ 선생님은 어떻게 처리했으면 좋겠습니까?/ 퇴학을 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담임 선생님이 꺼리고 당사자 선생님 본인도 처벌을 바라지 않고 있지 않습니까? 좀 더 두고 봅시다./ 뭘 두고 보자는 겁니까? 그냥 저냥 넘어가자는 겁니까?/ 누가 그냥 저냥 넘어가겠다고 했습니까? 선생님도 아시다시피 어디 그게 그레 간단한 문젭니까? 삐그르르르 철겅. 현관문 소리에 잠을 깼다. 복도로 오르는 발소리가 들리고 드르릉 미닫이 소리가 가슴을 까뭉갰다. "수고가 많습니다." 경비원 곽 씨다. "아침엔 왜 늦었지요?" 곽 씨가 다가와 몸을 소파에 맡겼다. "그렇게 됐습니다." 나는 소파에 묻힌 몸을 뽑아 올렸다. 교무실 쪽에서 또박또박 구둣발 소리가 다가온다. 시계를 올려다보았다. 5시가 10 분을 남기고 있다. 벌써 그렇게 됐나? 죽은 듯이 잠을 잤다. "한 분은 누구죠?" "..........?" "일직 교사 말입니다." 곽 씨가 나를 돌아보았다. "주혜자 선생입니다." 나의 성대가 푸르르 떨렸다. "새로 부임한 처녀 영어 선생? 벌써 들어갔나요?" "교무실에......" 나는 귀찮았고, 겨우 입술을 놀렸다. "안녕하세요?" 그녀가 문께서 빼끔히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그녀가 살짝 목례를 하였다. 나의 고개가 반사적 반응을 보였다. "수고하세요." 그녀가 말하고 곧 돌아섰다. 그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다. "들어가시게요?" 곽 씨가 그녀의 등에 대고 말하였다. "녜, 수고하세요." 그녀가 다시 말하며 현관으로 내려섰다. "안녕히 가세요." 곽 씨가 그녀의 등에 대고 커다랗게 소리쳤다. 그녀가 나가고 곽 씨가 담배 한 개비를 나에게 내밀었다. 나는 비죽이 내밀린 담배 개비 하나를 뽑았다. "한 선생님, 어디 아프세요?" 곽 씨가 탁자 위의 성냥을 끌어당기며 나를 돌아보았다. "마음이 아프답니다." 투덜거리고 나도 성냥을 끌어당겨 불을 붙였다. "남을 가르치며 밥을 먹는다는 게 얼마나 보람 있는 삶이라고 마음이 아프다는 겁니까?" "남을 가르친다는 보람이라구요?" 씨부리고 흘레질이라 해라, 속으로 너부죽거릴 때 곽씨가 허공에 연기를 풀어내고 나를 돌아보며 말한다. "그나저나 각방을 쓴 것 같군요." "신혼 부부요, 한방을 쓰게?" 나는 투덜거렸다. "요새 사람들답지 않게 내외를 했다 그겁니까? 하하하하......" 곽씨가 하하거렸다. "각방 쓴 것까지는 좋아요. 문까지 잠그고 있었다니까." 나는 미확인 사실을 이죽이었다. "접근을 꺼렸다 그거군. 보긴 제대로 봤우. 나 같아도 그랬겠습니다. 하하하하......" 곽씨가 또 하하거렸다. "농담이요, 진담이요?" "나 언제 농담하는 거 봤어요?" 하다가 곽씨가 다시 입을 열었다. "농담이고...... 들어오다 보니 개놈 둘이 흘레붙어 있습디다. 하지만 누가 그 개놈들을 비난하겠습니까? 다른 사람은 몰라도 선생이 어떻게 그럴 수 있겠어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라구요?" 나는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건성 대꾸하였다. "그래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요." 곽씨가 강조하듯 '다른 사람'에 힘을 주었다. 곽씨의 말을 귓전으로 흘리며 나는 그녀를 떠나 보내기 위해 한동안 몸을 소파에 맡겼다가 손톱 밑까지 타 들어간 담배를 비벼 끄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형석이 어머니와 다방에서 만나기로 한 시각까지는 아직 한 시간이나 남았다. 형석이는 장동표한테 맞아 머리가 터졌고 일곱 바늘이나 꿰맸다. 형석이 쪽에서는 위자료 조로 200만 원을 요구한다. 아니면 고소하겠단다. 동표 어머니는 50만 원으로 중재해 보라지만 중재가 먹혀들지는 의문이다. "들어가시게요?" T씨의 수필집을 봉투에 넣는 나를 올려다보며 곽 씨가 말하였다. "예, 수고하세요." "수고 많았습니다." 곽 씨의 말을 뒤로하고 어딘지 그저 울적한 나는 현관으로 내려서서 벽에 기대어 둔 우산을 집어들고 밖으로 나왔다. 바깥은 그저 비다. 언제쯤 비구름이 걷힐까? 우산을 펴들고 운동장으로 내려서며 다른 사람은 몰라도 선생이 어떻게 그럴 수 있겠습니까, 하던 곽 씨의 말을 되씹어 보았다. 선생은 그러지 않는다는 뜻인가, 그래서는 안 된다는 뜻인가? 아니면 그러고 있다는 뜻의 반어적 풍자인가? 그도 저도 아니면 그 모두를 망라한 포괄적이고도 단적인 표현인가? 이놈의 신분, 그 무게는 얼마나 될까? 이 놈의 직업 팽개치고 구멍가게나 낼까? 중얼거리며 교문을 나서자니 그녀가 문 밖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웬일일까? 의아해 하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선생님 죄송해요. 전화 받으시느라 하루 종일 귀찮으셨죠? 혼자 조용히 생각해 봐야 될 심각한 고민이 있었어요." 그녀가 씁쓸한 표정으로, 그러나 땅바닥을 내려다보며 말하였다. 그랬었구나, 해지자니 불쾌감이 조금 누그러지는 듯했고, 마침 포장마차를 본 나는 하루의 찜찜함을 풀 겸 그녀와 한 잔의 술을 나누고 싶었다. "주 선생님, 대포 한 잔 하시겠습니까?" 나는 포장마차의 장막을 들추고 그녀의 대답을 기다릴 것도 없이 그녀의 팔을 포장마차 안으로 끌었다. "아저씨, 홍합하고 소주 좀 주세요." 의자에 앉으며 술을 청하였다. "아침엔 죄송했어요. 뻐쓰깐에서 소매치기 소동을 만났지 뭐에요." 그녀가 내 옆에 앉으며 말하였다. "저도 소매치기 소동을 만나 늦었는데 같은 뻐쓰를 탔었군요." 담배를 후비적거릴 때 그녀가 다시 입을 열었다. "선생님, 이게 뭔지 아세요?" 그러고 보니 그녀의 손에 신문지 보따리가 들려 있다. "학이에요. 온갖 수모를 당하면서도 묵묵히 세상을, 창공을 포르르 날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날개를 달아 주시는 선생님들을 용타고 우러르며 하루 종일 이 종이학들을 접었어요." 말하며 그녀는 신문지 보따리를 펼쳤다. 신문지 속에서 수십 마리, 아니 수백 마리는 될 듯한 종이학들이 수르르 쏟아져 나왔다. "여기는 아무나 머물 수 있는 곳이 아니더군요. 이 학들을 접으며 새학기부터 다른 직종으로 옮기느냐 마느냐로 하루 종일 고민했어요. 그런데 이 학들을 접다가 아이들에게 세상을 포르르 날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 준다는 생각이 문뜩 들면서 다른 사람들처럼 단순한 생물학적 영위가 아닌 반딧불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비록 천칭에나 달릴 서글픈 무게지만 제 빛을 깜빡이잖아요. 너나 없이 자기 직업에 보람을 느낀다지만 결국은 남의 돈이나 긁어 주고 그 대가로 입에 풀칠이나 하기 위해 터덜거리다가 죽는 거 아니겠어요. 그래 학교에 남기로 결론 봤어요. 이보다 더 큰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이 어디 있겠어요." 그랬었구나, 그녀가 하루 종일 교무실에 틀어박혀 있었던 이유가 풀려지려는 때에 그녀가 또 말하였다. "가다가 버리려고 했는데 이 학들, 개학하면 선생님 반 아이들에게 하나씩 나눠주세요. 저도 나눠줄래요. 이 학들처럼 창공을 날 수 있는 날렵한 날개들을 달라구요......." 순간 흘레질 칠 뿐이라는 초라한 모습이 불식되면서 지금까지 깨닫지 못했던 보람이 조용히 일었고, 나는 속으로 뇌었다. 그래. 날개를 달아 주는 반딧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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