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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신태식 | 본사 교육전문직 특강 교수 1. 이상제시형의 특징 이상제시형은 지향해야 할 방향이나 문제해결을 위한 바람직한 역할과 해결을 논해야 할 경우에 유용한 형태이다. 이상제시형은 '…적합한 교사상에 대해 논술하시오', '…정보화 시대에 적합한 교육의 방향에 대해 논술하시오'등으로 진술된다. 이상제시형의 변형된 형태로는 '바람직한 교사상에 대해 논술하시오'등이 있다. 이상제시형 문제에서는 무엇보다도 해결에 필요한 조건은 무엇인가, 또 그 조건에 알맞은 방향이나 이상적인 상태는 무엇인가를 적절하게 제시해 주어야 한다. 단, 조건은 치밀하게 검토하되 이상적인 방향이나 상태는 현실과 너무 동떨어지지 않게 제시해야 한다.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은 실현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상제시형에서 주제에 대한 내용은 대체로 시대상황이나 사회에 대한 것이 된다. 즉 '정보화 시대에 적합한 교사상에 대해 논술하시오'나 '21세기의 교육의 방향에 대해 논술하시오'등의 문제가 출제될 때 조건인 '정보화 시대'나 '21세기'를 생각하지 않고 교사상이나 교육의 방향을 첫째, 둘째, 셋째, … 등으로 논술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논술의 채점기준인 논리적인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이는 교사상이나 교육의 방향은 시대나 사회적 특징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조선시대나 일제시대, 산업사회의 교사상이나 교육의 방향은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상제시형에서는 앞의 조건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조건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그러면 조건인 '정보화 시대'나 '21세기'의 무엇을 논해 주어야 하느냐가 문제가 된다. 일반적으로 '정보화 시대'는 정보화 시대의 개념이나 특징(특성), 기능, 요구되는 인간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또 '21세기' 역시 21세기의 사회적 특징이나 기능 등을 설명해 주어야 한다. 즉 정보화 사회가 ○○○ 특징과 기능(양면성)이 있기 때문에 ○○○ 인간을 길러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 교사의 자질이나 태도(모습)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써 내려가야 한다. 또, 21세기에 적합한 교육의 방향의 문제에서도 '21세기'의 특징이 ○○○ 때문에 21세기에 적응하는 인간은 ○○○ 자질을 갖춘 인간이다. 이 인간을 길러내기 위해서는 교육의 방향(내용과 방법)은 ○○○ 달라져야 한다는 식으로 서술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조건에 대한 설명을 한 후 그에 가장 적합한 내용(교사상이나 교육의 방향)을 서술해야 한다는 것이다. 2. 이상제시형의 기출 및 예상 1) 학급담임으로서의 바람직한 교사상에 대하여 논술하시오.(1993, 서울) 2) 우리 사회는 정보화 사회로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의 변화방향과 관련하여 21세기에서 요구하는 이상적인 교사상을 논술하시오. 3) '서구화의 진행 과정이 한국 전통 문화와 한국인의 정체성에 미친 영향'과 '이러한 상황 속에서의 교사의 바람직한 역할'에 대하여 논술하시오.(2001, 전주교대 편입) 4) 현재 초등학생들은 21세기 지식기반사회의 주역이 될 것이다. 이들에게 절실히 요청되는 능력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이 능력을 키워주기 위한 교사로서의 역할에 대하여 논리적으로 진술하시오.(2003, 서울교대 편입) 5) 바람직한 교사상에 대해 논술하시오.(2000, 부산교대 편입) 6) 제시문의 의도에 적합한 바람직한 교사상에 대해 논술하시오.(2002, 대구교대 편입) 7) 정보화 시대에 교육의 방향에 대해 논술하시오. 3. 이상제시형의 개요작성방법 논제 : 우리 사회는 정보화 사회로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의 변화방향과 관련하여 21세기에서 요구하는 이상적인 교사상을 논술하시오 1) 서론 이상제시형에서 서론은 단도직입표현을 제시하고, 이어 정보화 사회의 중요성에 대해 논술한다. 즉, 정보화 사회가 학교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객관적 증거를 제시함으로써 새로운 교사상의 필요성을 암시한다. 이 과정에서 본론의 정보화의 특징 등과 중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위 문제와 같이 정보화가 중심이 된 21세기가 요구하는 교사상을 논술하라면 "우리 사회는 20세기 산업사회에서 21세기 정보화 사회로 진행하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전국 초·중·고 교실에 인터넷이 깔리고 모든 교사들에게 컴퓨터가 지급됨으로써 세계 최초로 '학교 온라인화'도 완성되었다. 이는 미래사회 변화의 방향에 적응하기 위한 학교현장의 적응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시대변화에 적합한 교사상의 재정립이 필요한 때이다"라고 서술할 수 있다. 2) 본론 본론의 핵심논점은 이상제시형의 특징인 조건과 조건에 적합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위 문제에서는 21세기의 특징(조건)과 21세기 특징에 적합한 이상적인 교사상(내용)이 될 것이다. 여기서 21세기 사회의 의미와 특징을 제시해야 할 것이고, 이에 근거한 교사상을 제시하면 된다. 그런데 우수한 교사는 전인교사라고 할 수 있고, 전인교사는 지·덕·체를 갖춘 교사이다. 그 중 '지'에 대한 전문성은 교과에 대한 전문지식과 교수·학습방법이 핵심이 될 것이고, '덕'에 대한 전문성은 사명감이나 윤리의식, 학생에 대한 사랑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을 실천하면 훌륭한 교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위 문제에서처럼 21세기의 특징이 지식정보화사회, 세계화, 다양화, 비인간화라고 규정된다면 '지'와 '덕'에 대한 내용이 추가되는 것이다. 즉, '지'에는 정보화 능력이 추가된다. 정보화 시대에서는 다양한 수업활동이나 업무처리에서 정보화 능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또 정보화 시대는 '덕'이란 측면에서도 교사는 학생의 인격과 개성을 존중하고, 다양성을 전제로 학생을 지도해야 하며, 세계화에 맞는 개방적 사고와 열린 마음을 지녀야 하는 한다. 이에 근거하여 정보화 사회의 특징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 사회는 첨단 정보통신 기술이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하여 정보통신망이 확대되고, 정보통신기기가 대량 보급됨으로써 사회 전반의 정보화가 진전되고 일상생활이 크게 바뀌고 있다. 즉, 다가오는 사회의 특징은 정보화, 세계화, 개방화, 다원화, 민주화, 비인간화로 요약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사회는 창의적이고 주체적이며, 합리적이고 인간성이 풍부한 인간을 요구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인간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지도하는 교사들의 자질과 역할이 달라져야 하고, 교사 자신도 이 같은 사회에 적응해야 할 것이다." 위 조건에 적합한 교사상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이를 위해 먼저 정보화 능력을 갖춘 교사이어야 한다. 교사는 학교 온라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을 갖추어 필요한 정보를 찾고 올바로 해석하여 학습상황에 맞게 가공하고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끊임없이 쏟아지는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가르치고 이들 정보의 활용 및 응용능력을 갖춘 창의적이고 주체적인 인간을 육성하는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교사는 변화하는 사회의 환경에 맞도록 다양한 학습 환경을 조성하고 지도할 수 있는 전문적인 교과 및 교수·학습 능력도 갖추어야 한다. 교실 환경이 사회 환경의 한 단면이 될 수 있도록 학습 자료 및 참고 자료를 개발하고 끊임없는 연구와 연수 및 자기계발이 있어야 할 것이다. 다원화, 민주화, 인간화라는 사회적 변화는 교사에게 학생들의 다양성과 개성을 고려하도록 하며 따뜻한 인간애를 가진 교사를 요구한다. 따라서 교사는 학생들의 다양성과 개성을 존중하면서 물질문명과 가치관의 혼돈으로 인해 황폐화되기 쉬운 인성을 올바로 가꾸어 주는데도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사는 세계화, 개방화 시대에 걸맞게 학생들의 의식을 세계화하고 세계와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세계인으로 길러 낼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반드시 주체성을 가진 세계인이여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교사는 주체성에 입각한 개방적인 사고를 갖고 열린 교사로서의 자질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3) 결론 결론은 단도직입 표현에 본론의 내용을 핵심적인 단어 중심으로 요약한 후 이를 위한 과제 등을 제시하면 된다. 핵심내용의 요약은 '만큼'이란 표현을 통해 묶어 제시하면 간단하면서도 핵심중심으로 정리된 느낌을 준다. 즉, '만큼' 앞부분에는 조건에 해당되는 21세기의 특징을 3~4가지 제시하고, '만큼' 다음에는 조건에 적합한 이상적인 교사상의 내용을 3~4개 정도 제시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전망이나 과제를 제시하는 데 과제를 제시할 때는 교사가 해야 할 일을 제시하면 좋을 것이다. 이에 근거하여 21세기 정보화 시대의 교사상에 대한 결론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사회가 변함에 따라 요구되는 교사상도 다르기 마련이다. 앞으로 다가오는 사회는 정보화, 세계화, 개방화, 다원화, 민주화, 비인간화로 특징지을 수 있는 만큼 정보화 능력을 갖춘 전문적인 교사 그리고 주체성이 있는 인간적인 열린 교사라고 볼 수 있다. 모든 교사가 이러한 교사상에 입각해서 부단한 자기 노력을 할 때 21세기를 선도하는 역할을 수행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4. 이상제시형의 실전연습 논제 : 정보화 사회에 있어서의 학교교육의 방향에 대해서 논술하시오. Ⅰ. 序論 (1) 정보화 사회의 도래 및 학교 현장의 변화 우리 사회는 첨단 통신기술이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하고 정보통신망이 확대됨으로써 사회 전반에 정보화가 진전되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 전산 온라인화, PC방 등이 그 단적인 예이다. 이에 전국 초·중·고 교실에 인터넷이 깔리고 모든 교사들에게 컴퓨터가 보급됨으로써 세계 최초로 '학교 온라인화'도 완성되었다. 이는 정보화 사회의 방향에 적응하기 위한 학교현장의 적응 모습을 보여 주는 바, 이제는 학교교육의 방향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Ⅱ. 本論 (1) 정보화 사회의 특징 정보화란 지식을 비롯한 모든 형태의 정보를 창출, 습득, 활용하는 활동 일체를 의미하는데 이러한 정보화가 전체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회를 정보화 사회라고 한다. 이러한 사회는 국민의 삶의 질을 제고시켜 줄 뿐만 아니라 국민의 의사전달도 용이하게 해주어 민주화에도 크게 기여하게 된다. 반면 정보의 악용·오남용, 불건전한 정보의 공유, 컴퓨터 세계에의 몰입 등으로 인한 인간성 상실과 인간소외, 도덕성 결여 등의 부작용도 초래될 수 있게 된다. 음란 및 자살 사이트의 정보 공유라든지 개인정보의 유출, 사이버 세계와 현실 세계의 혼동 등이 그 예이다. 따라서 학교교육은 이와 같은 정보화 사회의 특징을 반영하여 바람직한 정보사회관을 갖고 변화하는 사회에 조화롭게 적응하며 정보화 사회를 선도하는 인간성이 풍부한 창의적인 인간을 길러내는 방향으로 변환되어야 한다. (2) 학교교육의 방향 이를 위해 학교교육은 먼저 학생들의 정보 활용 능력을 신장시켜 주면서 정보 창조력을 길러 줄 수 있는 방향이어야 한다. 정보화 사회에 맞는 다양한 학습 환경을 조성하는 일에서부터 학교 온라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능력과 필요한 정보를 찾고 올바로 해석·가공·처리할 수 있는 자기 주도적인 학습 능력을 배양시켜 주어야 한다. 나아가 이것이 정보 창조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창의적인 교수·학습 방법도 적극 추진해야한다. 뿐만 아니라 인간성 신장을 위한 교육, 도덕성 함양을 위한 교육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정보화 사회의 부작용이 자칫 인간성 황폐화 내지 인간 소외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교에서는 정보매체 위주의 기계적인 교육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정보윤리교육을 비롯하여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간의 인격적인 교류를 통한 인간성 교육도 함께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에는 무엇보다도 눈에 보이는 기계의 측면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교육방법, 전략, 교육철학이 더욱 중요시된다고 불 수 있다. Ⅲ. 結論 학교교육이 정보화 사회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은 정보화의 긍정적 요소들을 최대한 살리면서 부정적 요소를 가능한 한 억제해 나가는 길이다. 따라서 학교는 학생들이 올바른 인성을 가지고 정보화 사회를 선도할 수 있도록 그 역량과 지혜를 모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바람직한 정보화 사회의 건설은 학교교육의 방향에서 시작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9월의 마지막 주를 기념하기 위한 선생님들만의 특별한 산행이 시작됐다. 4일간에 걸쳐 치러지는 2학기 중간고사가 막바지에 접어든 28일 오후 시내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서산의 명산인 팔봉산을 오르기로 한 것이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하는 등반대회이니 실로 오랜만의 등반이다. 특히 이번 등반은 울타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이웃해 있는 서령중학교 선생님들과의 친목을 다지는 등반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약속 시간인 오후 2시가 되지 간소복과 등산복 등으로 갈아입은 선생님들이 하나 둘 교정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선생님들의 표정에서 새털처럼 들뜬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잠시나마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삽상한 숲 속의 공기를 마시며 덤으로 육체적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는 행복감이 선생님들의 마음을 들뜨게 했을 것이다. 버스가 출발하자 이어서 마이크를 잡은 상조회징님의 오늘 행사에 대한 안내멘트가 시작되고, 산행하는 동안 먹고 마실 초콜릿과 생수가 각자에게 분배되었다. 버스는 대산 행 국도를 따라 북동쪽으로 진행하다 방향을 틀어 다시 고남리 저수지를 옆에 끼고 30여 분쯤을 달렸을까.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완연한 가을 색이다. 길섶에는 여름내 늙은 농부들이 가꾸어놓은 두렁콩과 양배추들이 탐스럽게 여물어가고 산그늘에 가린 야트막한 야산에선 밤송이들이 입을 쩍쩍 벌리며 흰 속내를 드러내고 있었다. 길가에는 어느 촌부가 널었는지 태양초가 빨갛게 익어 가고 푸른 슬레이트 지붕 위에는 벌써 곶감을 깎아 말리는 흥성스러운 풍경이 목격되기도 했다. 오랜만에 보는 전원적인 풍경에 흠뻑 도취되어 있다보니 버스는 어느새 팔봉면 양길 2리 주차장에 도착해 있었다. 버스에서 내리자 우리를 제일먼저 마중한 것은 팔봉산을 타고 내리던 맑은 공기도, 지저귀는 산새도 아닌 바로 장사꾼들이었다. 주차장 한 쪽 귀퉁이에 호박이며 고구마, 옥수수, 토종밤, 땅콩, 밤콩 등을 벌여 놓고 호객행위를 하는 아주머니들의 부름에 무작정 따라갔다가 찐밤 한 개를 얻어먹었다. 어른 손톱 만한 크기로 입안에 넣고 '딱'하고 반을 쪼개어 속을 파먹어 보니 맛이 일품이다. 소나무 숲 속으로 사행처럼 꼬불꼬불 뻗어나간 등산로를 타고 오르자 비로소 피톤치드의 싱그러움이 콧속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발걸음 또한 가벼워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고개를 들어 하늘은 보니 울창한 소나무 숲에 가려 하늘은 볼 수 없었다. 대신 30분 정도를 걸었을까 거대한 산봉우리를 눈앞에 둔 지점에서 우린 숲 속에 난 작은 공터와 조우했다. 공터에는 약수터와 나무의자, 간이 화장실 등의 편의 시설이 잘 마련되어 있었다. 공터를 지나자 제법 가파른 계단이다. 그곳에서 가을 풍경과 잘 어울리는 멋진 등산복을 차려입은 네 분의 등산객을 만났다. 인자요산(仁者樂山)이요, 지자요수(知者樂水)라 했던가. 공자 님 말씀처럼 산에서는 누구나 너그러워져 간단한 수인사로도 말문을 열게 마련이다. 그래서 그런지 우린 금세 한 팀이 되어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땀이 비 오듯한다. 한 손에는 카메라 또 한 손에는 생수병을 들었으니 행동이 부자연스럽고 거추장스럽다. 이럴 줄 알았으면 배낭이라도 메고 올 걸. 뒤늦은 후회를 해본들 소용이 없다. 그저 팔봉산을 너무 얕본 죄라 생각하고 감내할 수밖에. 생수 한 병을 거의 들이켰을 무렵 1봉과 3봉을 경계짓는 고개의 안부(鞍部)-산의 능선이 말안장 모양으로 움푹 들어간 부분-에 올라섰다. 팔봉 중 제1봉은 이곳에서 왼쪽으로 5분 거리라고 한다.1봉 일대는 집채보다 큰 네댓 개의 바위로 이루어졌고 제3봉은 안부로 다시 내려섰다가 숲을 지나 바위벼랑에 바싹 붙어야 한다고 한다. 제3봉은 1봉보다는 거리가 멀지만 등산로에 밧줄이 매어져 있어 초보자도 등반하기에 별 어려움이 없으며 무엇보다도 팔봉산의 진면목을 보려면 3봉 쪽을 올라가야 한다고 하기에 우린 3봉 쪽을 택했다. 3봉으로 오르는 길은 소나무 숲으로 된 능선이 평탄하게 펼쳐지기 시작해서 비탈로 끝나가고 있었다. 비탈을 지나자 바위 위에 까마득하게 걸쳐진 쇠사다리가 나왔다. 깎아지른 벼랑을 오르다 그만 밑은 내려다봤더니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이다. 아차, 하고 실족하는 날엔 영영 이 세상과 결별일 것 같았다. 그 때부터 손에 땀이 배이고 다리까지 후들거렸다. 마침 면장갑을 끼었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손이 미끄러워 불귀의 객이 될 뻔했다. 구름사다리를 통과하자 길이 6m,높이 2m 남짓한 통천문(通天門)이 나왔다. 하늘과 통하는 문이라! 정말 저 구멍만 통과하면 하늘과 만날지도 모른다는 부질없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언젠가 지리산 천왕봉을 오를 때에도 하늘에 걸쳐놓은 것처럼 까마득한 벼량 밑에 뚫린 통천문이란 곳을 통과했던 기억이 난다. 통천문을 지나 다시 어린 아이 팔뚝만한 밧줄을 잡고 힘들게 기어오르자 어느 순간 시야가 탁 트인 절경이 갑자기 뛰쳐나왔다. 드디어 3봉의 정상. 저 멀리 태안의 백화산과 만리포 일대의 서해바다가 한 폭의 수채화처럼 눈앞에 펼쳐져 있다. 햐~ 탄성이 절로 나온다. 3봉의 정상에서 우린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땀이 눈 속으로 흘러 들어 따가웠지만 힘든 등반 뒤의 휴식은 달콤하고 행복했다. 여기에서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문득 우리의 삶도 이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의 바쁜 여정에서 잠시 뒤돌아봤을 때 아름다운 추억과 아름다운 사람의 영상이 그려지는 인생을 살수만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고 말이다. 그러고 보면 등산은 인생의 축소판이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앞서가는 선두 그룹이 있으면 반드시 뒤쳐지는 후미 그룹이 있기 때문이다. 선두와 후미의 거리 차이가 아무리 많이 나더라도 결국은 정상에서 만난다. 인생도 이와 같다. 아무리 아등바등 거리며 앞서가도 결국은 죽음이란 종착역에서 모두 만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앞서가는 선두는 뒤쳐지는 후미를 기다려줘도 그리 큰 손해는 없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내려오는 길에는 술도 마시자 않았는데 얼굴이 벌겋다. 막 물들기 시작한 초가을 단풍에 취하고, 다정한 대화에 취하고, 불끈하게 달아오른 팔봉의 양기(陽氣)에 취했기 때문이리라.
일본 북부에 위치한 아키타시의 학교 법인 「아키타 경제법과대학」은 10월에 동 대학과 같은 계열의 아키타 영양 단기 대학에 갈색 머리와 귀걸이를 금지하는 규칙을 제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에 따르지 않는 경우에는 「징계」도 있지만, 지도에 응한 학생에게는 포상금 1만엔이 부상으로 주어지는 학장상을 주는“당근과 채찍”을 겸하게 된다. 문부과학성 학생 지원과도 지금까지 이같은 일은「들은 적이 없는 사례」라는 것이다. 새롭게 제정된 「학생의 두발·장신구에 관한 요강」에서는 남녀 모두, 두발에 대해 「주위에 불쾌감을 주는 특이한 머리 모양, 염색, 탈색은 금지」하며, 장신구도 「지나친 위화감을 피하고 품위를 유지하며 귀걸이는 금지한다」라고 명기했다. 해당하는 학생에게는 신설된 교육 지도실 담당 교수들이 지도하게 된다. 아무래도 지도를 받아 들이지 않는 학생은 교수회에서 상의한 위에 주의 처분 등의 「징계」도 있을 수 있다고 하는 규정도 포함시켰다. 대학, 단기 대학 합하여 학생 약 1,800명이 재적하고 있지만, 대상이 되는 학생은 약 50여명 이상으로 보여져 포상금으로 총액 100 만엔을 준비한다는 것이다. 전 검사출신으로 변호사이기도 한 코이즈미 이사장은, 「니트나 프리터 등의 문제는 학생의 모랄이나 매너의 저하로 인한 것도 한 요인이 아니겠는가. 학생의 복장이나 두발의 무질서는 대학이나 본인의 평가로도 연결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아키타현내의 고등학교등에는 이러한 대처 방법을 기재한 홍보자료를 배포해 교원이나 보호자에게 어필하면서 지원자의 확보에도 활용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이에 대하여 대상이 되는 학생들은「왜 거기까지 할 필요가 있는 것인가」라고 하는 반발이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미국 뉴저지주 리빙스턴의 한 교회에서 세 살에서 다섯 살 사이의 어린이들이 모여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 어린이들은 일주일에 5일 게시판을 비롯해 모든 것이 중국어로 표시된 이 곳에 모여 중국어 선생님의 지도 아래 중국 노래를 따라 배우고 중국어로 인사를 나눈다. 그러나 이 곳에 모인 어린이 대부분은 미국에 사는 화교의 자제들이 아니라 미국인들이다. 뉴욕타임스는 3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샌디에이고에 이르기까지 대도시 주변의 중산층을 중심으로 외국어 조기교육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 미국 내 제2 외국어 교육은 이민자들이 자녀들에게 모국어를 가르치는 수준에 그쳤으나 이제는 미국인들이 중국어를 비롯한 외국어를 자녀들에게 조기 교육하고 있다는 것. 심지에 제3 외국어를 가르치는 경우도 있다. 생활에 여유가 있는 미국 부모들은 자녀를 세계화 시대에 맞는 국제적인 인물로 키우기 위해 또는 단순히 성장한 뒤 취직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조기 외국어 교육에 나서고 있다. 최근 5년 사이에 다섯 살 이하의 어린이들을 상대로 한 외국어 교육은 미술이나 음악교육만큼이나 보편화됐다. 자유방임주의적 교육관은 과거의 유물이 되고 있으며 이제 미국 어린이들도 놀이터 대신 외국어학원 등을 전전하는 바쁜 일상을 보내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뉴욕타임스의 전언이다. 보스턴 외곽과 롱아일랜드, 북부 뉴저지에 분원을 두고 있는 맨해튼 소재 어린이어학원에는 5살 이하 어린이 800명이 몰려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어린이를 위한 이탈리아어 교실도 성업 중이다. 외국어 교육여건이 도심보다 열악한 교외지역에서는 교육 수준이 높은 부모들이 스스로 외국어 교실을 만들어 운영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어머니가 한국인인 에블린 길버트-베어는 뉴저지 프린스턴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일종의 스페인어 보육원을 운영하고 있다. 그녀는 세 살 난 딸과 이웃 아이 3명을 자신의 집에 모아놓고 일주일에 2시간씩 스페인어 교육을 시작했는데 참여를 희망하는 사람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계인 샤론 황은 지난해 자신의 쌍둥이 딸을 비롯한 10명으로 중국어반을 시작했는데 이제는 학생 70여명에 7명의 선생님이 근무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뉴저지 쇼트힐에 살고 있는 치과의사인 카를로타 버첨은 올해 4살과 1살인 두 아들의 중국어 교육비로 일 년에 1만2천달러를 쓰고 있다면서 "다른 사람에게는 어리석은 소리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20년 뒤에는 중국어가 매우 중요한 언어가 될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에 나에게는 합리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 학교 내 체벌을 합법화하려는 시도들이 다시 나타나면서 체벌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에서 교내 체벌은 1970년대 이후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보여 28개주가 교내 체벌을 불법화했지만 아직도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서는 교내 체벌이 합법적으로 이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종교적 보수성이 짙은 시골로 갈수록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2-2003학년 연방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교내에서 체벌을 받은 학생이 30여만명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70%는 텍사스와 미시시피, 테네시, 앨라배마, 아칸소주에서 발생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경우, 대부분의 대도시 지역에서는 교내 체벌이 금지됐지만 주 전체로는 70% 지역에서 체벌이 허용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일부 지역에서 교내 체벌을 허용하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델라웨어주에서는 비록 실패하긴 했지만 체벌을 다시 부활시키자는 움직임이 있었으며 텍사스주와 오하이오, 미시시피주 일부 지역에서는 체벌이 다시 합법화됐다. 체벌 합법화 움직임에 찬성론자들은 절제된 체벌은 교육효과가 높다고 옹호하고 있으나 반대론자들은 체벌을 야만적이고 비교육적인 행태라며 비난하고 있다. 뉴햄프셔대학 가정연구소의 머레이 스트러스 소장은 "19세기 후반 남편이 아내를 구타하는 것이 더 이상 용납되지 않았던 것처럼 더 이상 교내 체벌을 용납하지 않는 단계까지 사회적 진화가 이뤄졌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유니언카운티로 이사 온 뒤 교내 체벌이 허용되는 것을 알고 경악했다는 페기 딘은 미리 알았다면 이곳으로 이사 오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교내 체벌 추방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가장 영향력 있는 신교 정통파 지도자이자 아동 심리학자이며 '포커스 온 더 패밀리' 창립자인 제임스 돕슨 등은 체벌의 교육적 효과를 강조하면서 체벌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돕슨과 함께 일하고 있는 소아과의사인 드보스 레버널은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체벌이 허용된다면 나라가 더욱 좋아질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교육청이 예산이 부족하다며 지방채까지 발행하면서도 지난해 전체 예산의 10%에 가까운 7천여억원의 예산을 제때 사용하지 않고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도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예산 7조1천127억원가운데 6조4천83억원을 집행했으며 나머지 예산가운데 4천674억원은 사용하지 못한채 불용(不用)처리하고 2천369억원은 올 사업비로 이월시켰다. 제때 사용하지 못한 불용액과 이월액이 전체 예산의 9.9%인 7천43억원에 달한다. 도 교육청은 지난해 택지지역 학교신설 예산 6천373억원가운데 14.3%인 913억원(이월액 769억원, 불용액 144억원)을, 기존지역 학교신설 예산 7천577억원가운데 23.4%인 1천776억원(이월액 1천129억원, 불용액 647억원)을 제때 사용하지 못했다. 또 도서관 신.증.개축 사업비도 130억원가운데 31.5%인 41억원(이월액 34억원, 불용액 7억원)을, 실습시설확충 예산도 63억원중 30.0%인 17억원(이월액 12억원, 불용액 5억원)을 남겼다. 이밖에 행정직 직원 급여관리 예산 410억원과 학교시설대응투자 사업비 36억원도 사용하지 않은채 불용처리하거나 올 회계로 이월시켰다. 도 교육청은 2004년에도 전체 예산의 10.1%인 7천여억원을 2005년도 사업비로 이월하거나 불용처리했다. 이런 상황에서 도 교육청은 예산이 부족하다며 지난해 6천300억원에 이어 올해도 2천700억원 가량의 지방채를 발행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도 교육청이 예산이 부족하다며 빚까지 얻어 사용하면서 매년 수천억원의 예산을 제때 사용하지 못하고 남기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빚을 내 사용하기에 앞서 예산편성 과정에서 보다 철저한 검토작업을 벌여 이같은 이월액과 불용액을 최대한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도 교육청은 "학교 신설시 지주들의 매수협의 불응에 따른 공사 착공 지연 등으로 불용 및 이월액이 다수 발생하고 있고 직원들의 급여도 예산편성은 정원대로 하는데 비해 현재 인원은 정원보다 훨씬 적어 불용액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또 "재정난 등으로 학교운영예산 지원 사업비 등의 절감운동을 전개하면서 사용하지 않고 남은 예산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초.중.고교의 냉.난방 시설이 수도권과 대도시에서는 선풍기와 난로에서 에어컨과 온풍기(또는 스팀)로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데 반해 농.어촌 지역에서는 개선 속도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 소속 안민석(安敏錫.열린우리당) 의원이 1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50만2천여개 초.중.고교 및 특수학교 교실 가운데 냉방 시설과 난방 시설이 모두 현대식으로 개선된 교실은 30만여개로 전체의 60.4%였다. 광역시.도별로는 경기가 80%의 개선율를 보여 가장 높았고, 부산(69.1%)과 서울(68.8%) 등 대도시들이 뒤를 따랐다. 반면 제주 21.4%, 경북 36.5%, 강원 38.5%, 전남 38.7%, 전북 39.5% 등 농어촌 지역에서는 여전히 학교 냉난방 시설이 낙후된 것으로 조사됐다. 냉.난방 시설중 어느 하나라도 개선된 비율에서도 서울과 대구는 100%, 인천 98.9% 경기 98.6% 등으로 대도시의 경우에는 높은 개선율을 보인 반면, 제주 42.9%, 경북 57.1%, 전북 60%, 강원 65.2%, 경남 66.7% 등 농.어촌 지역은 여전히 낮았다. 특히 2001년부터 중앙정부 차원에서 5천800억원을 투입해 추진해온 학교 냉.난방 시설 개선사업이 올해부터는 열악한 재정에 시달리는 각 시.도 교육청으로 이관돼 앞으로도 지역간 냉난방 시설 격차 해소는 쉽지않을 전망이라고 안 의원은 지적했다. 안 의원은 "특히 냉.난방 시설중 어느 하나도 개선되지 않은 전국 8만5천933개 교실(13.7%)에 대해서는 우선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교장 선생님이 9월 1일자로 새로 부임하시고 그 분의 제안으로 처음으로 토요일 대청소를 하였다. 대청소, 오랫만에 듣는 말이다. 얼마나 학교가 더러웠으면, 얼마나 치우지 않았으면 대청소 이야기가 나왔을까? 부끄러운 일이다. 다행이 전 교직원이 뜻을 같이해 털고 쓸고 닦고 문지르고 걸레질을 하니 환경이 일신되었다. 부장들이 앞장서 실외 청소를 지도하는데 몇 년 묶은 쓰레기가 쓸려나가는 것을 보니 체증이 뚫리는 기분이다. 모 학급은 가스 배관 위 먼지까지 청소하는데 대청소의 위력을 실감하였다. 보통 때는 지저분한 것이 보이지 않지만 대청소를 하면 보이나 보다. 대청소 없이 평상 시 청소하고 정리하면 얼마나 좋으련만 학교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그렇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아니 그 잘못된 관습을 깨뜨리지 못한 것이, 게으름이 부끄러운 것이다. 선생님이 퇴근 한 오늘 오후, 장도리를 들고 교실 순회에 나섰다. 평상 시 보아 두었던 눈에 거슬리는, 위험한 못을 뽑으려는 것이다. 과연 몇 개나 있을까? 생각보다 많았다. 주로 교실 앞출입문에 필요 없는 못이 많이 박혀 있었다. 수 십개를 뽑았는데 1cm의 실못에서 10cm의 대못, 무두(無頭)못, 철사가 매달린 못, 나사못, 압정 등 종류도 대단하였다[사진 오른쪽]. 하나하나 녹슨 못을 뽑으면서 과거 묵은 때를 없애는 기분이었다. 그 동안 이 학교를 거쳐간 교직원의 무심함이 어느 정도인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못을 빼면서 가장 크게 놀란 것은 4층 3학년 1반 교실 앞문 옆 시멘트 벽에 박힌 콘크리트 못이었다[사진 왼쪽]. 그 높이가 학생들 눈높이와 맞아 거기에 부딪혀 닫힌 사람이 걱정되었다. 피부에 부딪치면 몇 바늘 꿰매야 하고 옷이 걸리면 그냥 찢겨져 나가는 것이다. 못의 머리를 보니 반들반들하다. 벽을 보니 학생들 손때가 많이 묻었다. 장도리를 갖다 대었다. 얼마나 단단히 박혔는지 끔쩍 않는다. 망치로 이리저리 건드려 보다가 간신히 빼었다. 가슴이 후련하다. 그 동안 이 학교를 거쳐간 교장, 교감, 행정실장, 선생님들의 무관심이 이 정도였구나 하고 생각하니 학생들에게 미안한 감이 앞선다. 큰 사고가 안 난 것만도 다행이다. 토요일 대청소를 하면서 느낀 점은 '정말 대청소는 필요하구나!'이다. 월 1회 내지는 2회 정도가 적당할 듯 싶다. 그리고 교장, 교감, 행정실장의 따뜻하고 밝은 눈을 가진 교내순회가 절대 필요함을 느꼈다. 학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마음이 필요한 것이다. 어느 토요일 오후, 학생들 모두 귀가하고 선생님들 퇴근 한 이후에 마음 먹고 찬찬히 교실과 복도를 돌아보며 고칠 곳을 찾아 손수 고치는 교직원이 한 사람만이라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은 교감이지만 예비교장으로서 해야 할 작은 일을 생각해 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학부모 4명중 3명은 내신 반영비율을 50% 이상으로 확대키로 한 2008학년도 대학입시안 발표 이후 사교육비 부담을 늘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30일 나왔다. 국회 교육위 소속 이군현(李君賢.한나라당) 의원이 한국사회여론연구원(KSOI)에 의뢰해 지난 15일 서울시내 고교생 학부모 7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3.6%P)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5.2%는 내년도 대학입시안 발표 이후 사교육비가 늘었다고 답했고, 늘어나지 않았다는 응답은 24.2%에 불과했다. 또 내신 관련 과목의 사교육 수강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87.2%로, '증가하지 않았다'는 응답 12.8%를 압도했다. 본고사, 기여입학제, 고교등급제를 금지하는 '3불(不) 정책'을 기조로 한 교육부의 사교육비 경감정책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8%가 '효과없다'는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정부의 사교육비 경감 정책이 효과없다고 본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부실한 학교 수업(40.6%)', '내신반영비율 증가(31.1%)' 등을 들었다.
9월 22일 교육혁신위 주최로 부산에서 열린 ‘제2차 학제개편 대토론회’에서 나온 실업계 고교생 67%가 대학에 진학한다고 하는 기사는 이미 학교 일선에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님이 보편화되어 있는 현실이다. 이는 국가 시책에 새로운 변화를 촉구하는 신호탄이기도 하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교육의 새로운 문제점이기도 하다.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해 취업을 해도 그것으로 인해 보수에서 승진에서 차별을 받는다면 그 누구 이런 계통의 고등학교에 진학할 것이며 또 졸업했다고 하더라도 대학을 졸업한 이에 비해 홀대를 받는다면 그 누구 기능직으로서의 자부심을 내세우겠는가? 학벌만능주의는 우리 사회의 자화상 9월 27일 인천 문학경기장 컨베이션홀에서 열린 전문대학 입학처장회의에서 “진학사”의 한 관계자는 전문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의 다수가 실업계 고등학교 학생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거기에 참석한 대부분의 진학담당 교사들도 실업계 학교의 교사들이었다. 이미 실업계는 실업계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기 보다는 대학 진학이 목적이 돼 버린 현재. 실업계통 고등학교의 발전 방안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성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실업계를 5년제로 또는 6년제로 만들어 가는 복고주의 정책을 되새겨 보아야 할 때가 되었다. 이렇게 되면 전문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원서를 제출해야 하는 이중고를 방지할 수도 있고, 학생들은 공부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어 더욱 좋고, 정부는 실업계에 투자하는 비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어 좋은 것이 아니겠는가? 지금의 전문대학은 학생을 절름발이로 만들어 가는 징검다리와 같다.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해도 자신이 익힌 기술을 가지고 전문대학에 들어갈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또 전문대학에 들어갔다고 해도 고등학교 때부터 쭉 배워온 것을 이어가는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지 않아 일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모순을 낳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손에 일이 익숙할 정도가 되면 벌써 졸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러 선무당의 모습에 지니지 않는 대학생이 돼 버리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실업계 고등학교라고 칭하는 과학고등학교, 외국어고등학교, 금호공업고등학교 등이 지금 어떠한 상태로 변질되고 있는가. 명목상의 이름만 실업계 학교일 뿐 실제는 우수한 대학에 가기 위해 기숙사까지 갖추어 놓고 밤낮으로 밝은 조명이 꺼질 줄 모르고 있는 현실을 주시해 본 사람이라면 누가 실업고의 장래를 밝게만 내다볼 수 있을까? 학벌지상주의, 지연중심주의, 혈연중심주의, 지역편승주의에 힘입어 달려가는 우리 교육의 자화상을 어떻게 그려내야 할까? 아무리 우수한 시스템으로 학생을 교육시켜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회구조가 어긋나 있다면 교육의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고교 교육과정은 현실에 맞게 실업계 고등학교와 인문계 고등학교와의 구별이 뚜렷하지 못한 현실교육에서 학교 계통 구별이 필요한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사실 실업계 고등학교에서 대학을 가려는 학생이 있으면 그 학생에게 실업계의 취지를 잘 설명하여 자신의 적성에 맞는 취업 계통을 알선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야 마당하나 지금의 처지로서는 대학에 보내기 위해서 오히려 진학반을 만들어 인문계통의 공부를 권장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실업계 고등학교의 취지는 아닌 지 생각해 볼 일이다. 또 학생은 실업계 고등학교가 좋아서 가는 것이 아니라 실업계통의 학교에 진학하여 좋은 내신을 받아 우수한 대학에 가는 지름길을 얻기 위한 수단은 아닌 지도 곰곰이 생각할 문제다.
최근 내년도 예산안 작성에 들어간 서울시교육청을 비롯한 산하기관이 예산삭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올해대비 30%의 예산이 삭감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연수를 담당하고 있는 산하기관들까지 예산이 삭감되어 내년도 교원연수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는 내년부터 매년 15시간의 연수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한 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예산삭감과 관련하여 교육전문직들은 물론 일선학교 교원들도 우려하고 있다. A장학사는 '아무래도 좋은학교 만들기 자원학교를 선정하여 여기에 투입되는 예산이 예상외로 많고 세수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어 예산이 삭감된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서울교육이 염려된다.'는 우려의견을 제시하였으며, A중학교 B교사는 '무리한 사업(좋은 학교만들기 자원학교 선정 등)추진으로 예산압박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교육감의 의욕적인 행보도 좋지만 특정사업추진으로 예산이 삭감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아직까지 일선학교에까지 예산이 삭감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지만 서울시교육청과 그 산하기관의 예산삭감과 맞물려 학교에도 상당한 충격파가 내려오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특히 당장에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음에도 예산증액은 고사하고 삭감된다는 것은 교육여건 개선이 가물가물해지는 느낌이라는 의견들이 많았다. B중학교 C교사는 '대학생 멘토링제도나 특별보충반운영등에 소요되는 예산을 좀더 적절히 사용하고,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각종 공모제도 등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 일선학교에서는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는 제도를 계속추진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좀더 효율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혁신담당부서의 예산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혁신은 학교교육여건만 개선해 주면 자동으로 되는 것이다. 억지로 혁신한다고 혁신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하면서, '학교예산이야말로 대폭증액되어야 함에도 이를 등한이 하는 것이 문제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전교조 소속인 C중학교 D교사는 '선출직 교육감의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이런 것이다. 임기중에 뭔가 가시적인 성과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무리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예산이 실제로 쓰여야 할 곳에는 쓰이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단기간에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교육이 아니다. 교육은 10년 20년을 두고 투자해야 한다. 그래야 가시적인 효과를 얻을수 있다. 그런데도 무조건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문제다. 역효과가 우려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결국 예산부족의 첫째 이유는 세수감소, 두번째는 무리한 사업추진으로 요약될 수 있다. 아무리 어려운 살림이라도 학교의 예산을 삭감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학교가 수익사업을 하는 곳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디서 예산을 받아올 곳도 마땅치 않다. 따라서 서울시 교육청에서는 예산절감을 위한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한다. 무조건 예산을 삭감하는 일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된다. 일선학교에는 꼭 해야 할일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해마다 추석을 앞둔 한 두 주일 전이면 벌초를 하러 다니는 차량 때문에 명절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고속도로가 밀리고, 시골의 좁은 길에도 도시의 차량을 종종 볼 수가 있다. 올해도 예년과 다름없이 서울에 살고 있는 막내 동생한테서 연락이 왔다. 9월 넷째 주 토요일에 벌초를 하면 형제들이 모두 모일 수 있다고 한다. 날씨가 더운 관계로 새벽 일찍 출발하여 제초작업을 하는 것이 좋겠다며 금요일 저녁 늦게 우리 집에 들려 새벽에 고향으로 출발을 하여 제초를 한다는 것이다. 우리 형제들이 고아가 된 것이 벌써 10년이 되었다. 그동안 그래도 벌초하는데 제일 관심이 많았던 형제가 막내 동생과 내 바로 아래 동생이다. 이번에는 우리 집 둘째가 벌초하는데 함께 가서 일을 도와주겠다고 한다. 함께 가자고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자진하여 간다는 말에 고맙기만 하다. 조카들이 여러 명이 있지만 근래에 벌초와 성묘하는데 참석을 하는 조카들을 별로 볼 수가 없다. 그만큼 세월이 우리의 생활모습을 변하게 한 것이다. 아버지 살아계실 때는 무조건 자식들을 벌초하는데 데리고 갔었다. 새벽 다섯 시 반에 막내 동생과 우리 애는 밖은 캄캄한데 출발을 하였다. 김천에 살고 있는 내 바로 아래 동생은 황간에서 만나기로 서로 약속을 하였다고 한다. 나와 아내는 아침식사를 일찍 하고 김밥과 라면, 떡과 북어, 술과 과일을 준비하여 뒤따라 출발을 하였다. 해마다 음식은 우리가 준비를 해가지고 간다. 도착해보니 벌써 부모님 산소는 제초를 다하고 동생의 묘까지 제초를 다하였다고 한다. 우리는 가지고 간 음식을 제단위에 차려놓고 성묘를 하였다. 자식 칠남매를 두고 먹을 것 입을 것 제대로 입어보시지 못하고 고생만 하시고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을 하니 살아계실 때 잘해드리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아버지는 워낙 술을 좋아하셔서 술을 많이 부어드리고 싶었지만 묘지에 술을 부으면 멧돼지 피해가 많다고 하여 조금만 부어 드렸다. 음식을 나누어 먹으면서 부모님 살아 계실 때 즐거웠던 일들을 떠 올리며 생전에 모습을 다시 한번 새겨보게 되었다. 멀리 내려다보이는 황간 향교 앞의 가학루와 월류봉이 맑은 가을빛에 그림처럼 아름답다. 다음에는 묘지 주위를 좀더 아름답게 꾸며야 하겠다는 이야기를 나누기가 바쁘게 할아버지 묘소가 있는 곳으로 출발을 하게 되었다. 들판은 누렇게 벼들이 고개를 숙이고 먼 산의 나뭇잎들은 벌써 아름다운 옷을 갈아입기 시작 한다. 특히 우리가 가는 곳은 감이 많이 생산되기로 유명한 영동 물한계곡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기에 산천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어릴 때부터 감, 밤, 호두, 대추 등을 따기도 했던 잊을 수 없는 추억이 깃든 곳이다. 벌초하러 가는 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우리 집 밤나무 단지와 감나무 밭을 지나게 된다. 세월이 무심한 탓인지 이제 가꾸지 않은 밤나무는 고목이 되어 몇 년 전부터 밤이 열지 않고 있으며, 곳감을 하기에 좋은 뾰주리감도 이제 너무 늙어서 많이 달리지 않으며, 둥시 감나무와 월하시 감나무 밭은 조상벌초 해달라며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분한테 부탁을 하였지만, 몇 년을 두고 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 언젠가는 왜 벌초를 하지 않느냐고 하였더니 추석 무렵에 항상 하는데 자손들이 너무 일찍 벌초하러 오는 바람에 하지 못한다는 변명만 늘어놓았다. 아마 저세상으로 가신 부모님들이 계시면 어떻게 해서라도 손자들 먹여야 한다며 그냥 다른 사람이 감을 따가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1년에 두 번 한식날과 추석 무렵에 조상 산소 들릴 때 마다 항상 먼발치서 보는 우리 밤나무 단지와 감 밭은 어릴 때 추억을 가장 잘 느끼게 해 주었던 곳이다. 이제 오순도순 정겹던 형제들이 모두 결혼하여 막내가 40대 중반이 되었으니 이곳을 지날 때 마다 재미있었던 옛날이야기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하여도 끝이 없다. 부모님 돌아가시기 전에 여섯째 놈이 먼저 머나먼 하늘나라 주님의 곁으로 갔으니 가슴만 아플 뿐이다. 참 착하고 형제한테 인정이 많고 부모님께 가장 효도를 잘 하는 놈이었는데, 항상 어머니한테 오래 사시라며 어머니 걱정을 그렇게도 하던 놈이 먼저 갔기에 그 정겹던 옛날이야기 중에서도 가슴의 한쪽이 뻥 뚫린 것 같아 가슴이 이 가을에도 시려온다. 할아버지 산소와 할머니 산소를 제초 할 때는 집안의 어른들이 함께 모여 낫으로 제초도하면서 할아버지 살아계실 때 이야기와 덕담을 나누었던 기억들이 난다. 그러나 이제는 너나 할 것 없이 예초기로 하기 때문에 온 산이 벌채하는 것처럼 시끄럽고 요란스럽다. 낫으로 곱게 깎던 묘 자리에 잔디를 이제는 무지막지한 기계를 이용하여 깎기 때문에 이산저산에서 돌아가는 예초기 소리에 조상들이 놀라서 도망가시지는 않을는지, 산속의 조상들이 시끄러운 소리에 정신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저러나 2~30년이 지나면 조상들의 묘지는 누가 관리를 할 것인지 은근히 걱정이 된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성묘를 거의 마칠 즈음 서울 형님께서 전화를 하셨다. 차가 너무 밀려서 이제 도착을 하여 부모님 산소에 들려본다고 한다. 우리는 여동생 집에 모처럼 올갱이 국을 끓여 놓았다며 먹으러 오라는 이야기를 듣고 가게 되었다. 어릴 때 가장 즐겨 먹던 국이 올갱이 국이었다. 아욱이나 부추를 넣어 끓인 된장국에 올갱이는 핀으로 빼어서 먹기도 하고, 빼어 놓았다가 국에 넣어서 먹으면 그 이상 맛좋은 국은 없었다. 어머니가 끓이셨던 올갱이 국의 맛을 여동생 집에서 다시 맛보게 되니 어머니가 그립다. 그곳에서 형님도 만나게 되었다. 이제 형님 연세도 예순 넷이나 되었으니 세월이 많이도 흘렀다. 형제끼리 모두 잘 살게 되면 좋으련만 사는 것이 서로 다르니 마음만 아프다. 오랜만에 만나서 형제들끼리 점심을 먹으면서 삼겹살을 구워 소주와 함께 먹는 맛과 정겨움에 술이 너무 취해 버렸다. 부모님 계시면 단단히 꾸중 들었을 것이다. 우리 모두 다함께 행복하게 사는 세상은 없을까? 어릴 때의 순수하고 정겹던 가족애가 더욱 그리워지는 때 이다. 벌초하기는 1년에 한두 번 형제들이 만나서 조상님들 덕담이야기 하고 자주 만나지 못하는 형제들을 만나서 정겹던 어릴 때의 아름다운 추억 속으로 여행을 하게 해 주는 이시대의 마지막 조상숭배의 미풍양속이 아닐까?
선행은 인간이 베풀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행위이다. 리포터는 얼마 전 학교 홈페이지에 올라온 작은 사연 하나로 이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2006년 9월 18일 학교 홈페이지 강한결이란 분이 올리신 글이 바로 그것이다. 그 분의 글에는 소중하고도 아름다운 이야기가 실려있었다. 강한결이란 분은 택배 업을 하시는 분으로 그날따라 너무 바빠 고객의 명단이 저장되어 있는 귀중한 휴대폰을 그만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너무나 당황한 나머지 어찌할 바를 모른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때, 우리 서령고 교복을 입은 학생이 휴대폰을 주워 강한결이란 분의 어머니께 전달했다는 것이다. 하마터면 고객의 귀중한 정보는 물론 제때에 배달을 못해 여러 가지 불상사가 일어날 뻔한 것을 이 학생 때문에 모면을 했다는 것이다. 사례를 하고 싶었으나 어머니께서 그 학생의 이름을 알아놓지 못해 하는 수 없이 그 고마운 심정을 학교 홈페이지에 남기게 됐다는 것이다. 우리 서령고는 자타가 공인하는 충남 지역의 명문이다. 이는 성적만 우수해서가 아니라, 학생들의 심성과 인성이 바르고 착하기 때문이다. 비록 선행의 주인공을 찾지는 못했지만 우리 모두는 그 에게 따뜻한 박수를 보낸다.
일본 이바라키현 토리데시의 중고 일관교인 에도가와 학원 사립중·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학생의 부모 등 42명은 「교장 교체를 기회로 독자적으로 교육 내용을 일방적으로 변경하여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라며, 학교 법인·에도가와 학원(도쿄도 에도가와구)에 계 약 3200만엔의 배상 등을 요구한 소송을 제기하였다. 그러나 토쿄 지방 법원은 26일 이에 대한 청구를 기각했다. 나카무라재판장(고노 기요타카 재판장 대독)은 판결로 「변경 후의 교육 내용은 객관적으로는 질적으로 뒤떨어진 것이라고 까지는 말할 수 었으며 원고들의 학교 선택의 자유가 법적으로 침해되었다고까지는 말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호소한 내용은 99-04년에 입학한 학생의 부모등으로, 판결에 의하면, 동교에서는 전 교장이 「논어를 기본으로 한 도덕 교육」을 중요시 하는 독자적인 교육을 진행하였지만, 2004년 7월에 전 교장이 이사회에서 해임되고 새롭게 부임한 교장에 의해 교육 내용이 변경되었다는 것이다. 부모 등은 「입학용 안내 책자에서도 홍보되고 있던 도덕 교육등을 받게 된다고 믿어 입학했는데, 충분한 설명도 없이 교육 내용이 변경되었다」라고 주장, 전 교장의 교육 내용의 계속되기를 요구하였다. 이처럼 학부모의 요구는 다양한 형태로 학교 당국과 충돌하기도 한다. 그러나 학교의 커리큐럼은 학교의 독자성을 지닌 것으로 인정되므로 교육 담당자들의 전문성이 발휘되어야 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내가 가난한 시절에 성장했고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던 시절에 교직생활을 시작해서 그런지도 모른다. 나는 빈 교실에 형광등이 환하게 켜 있는 것을 보면 전기세가 많이 나올 것 같아 지레 걱정을 한다. 어쩌면 빈 교실에 형광등 몇 개 켜 있다고 해서 월말 전기료 고지서에 얼마의 비용이 더 추가될 지는 잘 모른다. 그리고 이제 그 정도로 절약을 강조하지 않아도 될 만큼 우리의 살림살이가 많이 나아진 것인지도 모른다. 어떤 때는 나도 학교에서 나이가 꽤 많은 축에 속하니 괜히 노파심이 발동되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될 때도 있다. 그러나 결코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아무리 생활 형편이 예전보다 나아지고 교육 여건이 개선되었다 하더라도 절약과 절제는 언제나 우리 사회의 미덕으로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교실을 비우고 운동장이나 과학실로 수업을 받으러 간 빈 교실 옆을 지나다 보면 천정에 매달린 선풍기 네 대가 맹렬한 속도로 돌아가고 있는 것을 볼 때가 있다. 그뿐인가? 형광등 10여 개가 환하게 빈 교실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나는 교실 문을 열고 에어컨 스위치를 드려다 본다. 역시 에어컨도 켜져 있다. 쾌적한 분위기에서 학생들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국민이 낸 세금을 들여 설치한 시설물들이다. 그렇다면 그 관리에 있어서도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텐데 상황은 그렇지 않다. 학교 측에서 누누이 강조하고 담임선생님도 여러 차례 주의를 주었겠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면 사소한 일일지 모른다. 그러나 교육 현장의 이러한 모습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 우리 학생들이 간직해야 할 중요한 덕목들이 방치되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다. 요새 교육이 지나치게 진학위주로 전개되다 보니 기본 생활 교육이라든지 인성교육을 소홀히 한 결과에 다름 아니다. 왜냐하면 인성교육의 기초는 학교 기본 생활 습관에서부터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손에서 휴대폰을 놓지 않는 아이들, 수업시간에도 교사의 눈을 피해 MP3를 귀에 꽂고 수업을 받는 아이들에게 이러한 나의 걱정은 아날로그 시대의 낡은 사고에 불과한 것인가? 빈 교실에서 저 홀로 돌아가고 있는 선풍기를 솔선하여 끌 수 있는 사려 깊은 아이들, 쓸 데 없이 켜져 있는 선풍기나 에어컨을 자진해서 끌 수 있는 건전한 생활 습성이 빨리 우리 학생들 사이에 정착되어야 한다. 교실의 백묵도 써서 소비되는 것 보다는 바닥에 떨어져 버리게 되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그까짓 백묵이 몇 푼이나 되는가 하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백묵 한 개가 떨어져 부러질 때 아까워하는 절약정신, 작은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는 사려 깊은 마음자세가 중요하다. 가난 속에 살아온 기성세대는 알 것이다. 종이 한 장 연필 한 개가 얼마나 소중한지. 백묵을 두세 통씩 교실에 비치해놓고 써서 없어지기 보다는 아이들이 뛰어다니다가, 혹은 청소하다가 실수로 떨어트려 버리게 되는 백묵을 보고 아무런 느낌이 없다면 그것은 분명 잘못된 교육의 결과다. 가끔 청소시간에 분리수거장에 나가본다. 내버려지는 학교 쓰레기 중엔 방금 산 듯한 책도 부지기수고 체육복 운동화 레코더 등 당장 사용해도 손색이 없을 물건들이 수두룩하다. 분리수거 담당자들도 그것을 일일이 수거해서 재활용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그냥 쓰레기로 버려지게 된다. 근면과 절약을 강조하던 것이 엊그제이고 여전히 그것이 악덕이 아닐 텐데 요새는 관심도 없다. 우리는 불가의 수행자들이 밥알 하나 남기지 않고 그릇을 깨끗이 비우는 모습을 보아왔다. 그것이 꼭 살림이 궁색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런 작은 실천 하나가 바로 수행자의 바른 자세인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마음을 혼란스럽지 않게 하고 마음의 평상심을 간직하려면 바로 그런 생활태도가 바탕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무질서하고 낭비적인 학교생활은 곧 사회의 혼란과 불안을 야기하는 한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건전한 생활태도, 건강한 도덕률이 내재할 때 개인은 아름다운 꿈을 간직하게 되고 우리 사회는 원대한 비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작은 것부터 배려하는 학생들의 고운 심성이 우리의 교육현장에서 무럭무럭 자라나기를 기대해 본다.
기획예산처는 내년도 교원 보수 2.5% 인상안을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27일 밝혔다. 이는 올 2% 인상률보다는 약간 높은 수치다. 내년 보수 2.5% 인상률은 ▲기본급 1.6% 인상에 따른 보수 1.3% 인상 효과 ▲성과 상여금 1.2% 인상을 합한 규모로, 물가상승률(한국은행 전망 3%)을 감안하면 사실상 인하되는 것이다. 아울러 출산 후 1년까지 월 40만원씩 지원되는 육아휴직수당이 50만원으로 인상된다. 교총과 교육부는 2005년 ‘육아휴직 전 기간에 걸쳐 보수 50%에 해당하는 육아휴직수당 지급’에 합의한 바 있다. 둘째 자녀까지만 월 2만원씩 지급되던 가족수당이 셋째 자녀까지로 확대돼 지급될 전망이다. 2005년 교총과의 교섭합의에 따라 월 3만원의 통학버스 동승 안전 지도 수당이 신설된다. 국공립 유치원(113명), 초등(1684명), 특수학교(83명) 교사 2180명이 이에 해당된다. 교총에 요구에 따라 교감 업무추진비와 병설 유치원감·원장 겸직 수당 신설이 거론되고 있지만 전망은 불투명한 실정이다.
예비교사들이 교육부가 추진 중인 학급총량제 및 교대 통폐합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교육대학생대표자협의회(교대협), 전국국립사범대학학생연합(전사련) 등 교사대생들은 9월 22일 수업거부와 함께 1박2일간 서울 도심 곳곳에서 ‘전국 예비교사총궐기 및 교육주체결의대회’ 개최한데 이어 10월 14일에도 총궐기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교·사대생들의 요구는 교육부의 안정적인 교원임용대책 마련, 학급총량제 폐지와 교육재정 확충 등이다. 예비교사들은 “교육부가 학급총량제는 교원의 숫자를 줄이는 것이 목적”이라며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교사를 늘리겠다던 교육부가 저출산으로 인한 취학아동 감소를 이유로 예비교사들의 꿈을 꺽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교대협 등은 “교육부가 올해 경인교대와 제주교대를 시작으로 전국 교대를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며 “교육재정을 아끼기 위해 교원의 전문성을 훼손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강형규 서울교대 총학생회장은 “국내 한 학급 당 평균 학생 수는 OECD 가입국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선진국 수준의 교육을 위해서는 오히려 학급이 더 필요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학급총량제와 교원 수급조정은 저출산으로부터 각각 영향을 받는 독립변수”라며 “학급총량제 시행이 교원구조조정에 바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교육부는 28일 내년도 교육예산안을 올해보다 7.2% 증액된 31조 2160억 원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국회통과를 남겨둔 교육예산안은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했고 정부 전체 예산증가율 6.4%를 웃돌았다는 점에서 풍성해 보이지만 시도교육청과 학교 현장에서는 “돈 없어 교육 못 하겠다”는 아우성이 터지고 있다. ◇방과후 학교 지원비 1017억 원=내년 유아 및 초중등 교육부문에 27조 2571억 원이 편성돼 올해보다 1조 9547억 원(7.7%) 증액 됐다. 방과후 학교 운영비로 1017억 원이 신규로 편성됐다. 30만 명의 저소득층 학생들이 방학을 제외한 10개월 동안 월 3만원 상당의 바우처로 방과후 프로그램을 수강할 수 있게 됐다. 올해는 10만 명에게 바우처가 제공됐고, 하반기에는 특별교부금이 확보돼 또 다른 10만 명에게 수강료가 지원됐다. 88개 군에 11억 3000만원씩 모두 365억 원의 방과후 학교 지원비가, 도시 초등보육을 지원하기 위해 700개 학교에 2000만원씩의 시설비가 편성됐다. 국공사립 특수교육 보조원 4000명 인건비 394억 원(125억 증액), 다문화 가정교육 지원비 13억 9000만원이 새로 반영됐다. ◇“GDP 6% 대선 공약 실종”=내년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은 올해보다 1조 7763억 원 증가한 26조 3730억 원이다. 그럼에도 시도교육청 예산 담당자들은 “턱없이 부족해 내년 예산 편성을 못 하겠다”고 아우성이다. 서울시교육청 예산법무담당관실 김성갑 사무관은 “경직성 사업을 제외한 일부 사업은예산 배정을 30%씩 줄였다”고 밝혔다. 윤웅섭 서울시교육위원은 “증액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는 인건비 자연증가분과 지방채 상환, 학교 신개축 비용으로도 부족할 것”이라며 “초중등 교육 여건은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창희 서울 대방중 교사는 “지금도 학교 살림이 빠듯한데 내년엔 교원용 컴퓨터 20대 이상을 교육청 지원 없이 학교예산만으로 교체해야 한다”며 “교육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생표 교총 교육정책연구실장은 “16개 시도교육청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2조 6000억 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며 “정부 예산 편성안을 보면 ‘GDP 6% 교육예산 확보’ 대선 공약은 물 건너갔다”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