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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아이들을 보면 상대의 말을 오해해서 주먹다짐까지 이어지기도 해요.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듣는 사람이 전혀 다르게 해석한 거죠. 말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한 번 더 생각하면 사소한 오해나 다툼이 없지 않을까요?” ‘2022 학생 언어문화개선 공모전’에서 캘리그래피 부문 대상을 받은 임종민 충남 서정초 교사는 바른 언어 사용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절감한다고 했다. 학교에서 은어나 지나치게 줄인 말을 사용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아서 그 뜻을 이해하기 어려운 적이 잦았다. 시대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느낌도 받았다. 임 교사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나부터 바르게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선생님이 친근감을 표현하려고 유머를 입힌 언어를 사용했는데, 학생은 기분이 상하는 경우를 봤어요.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이인 만큼 학생도, 선생님도 함께 노력해야겠구나, 생각했어요. 집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어느 한쪽만 변화해서는 언어 문제를 개선할 수 없어요. 다 같이 해야죠. 학교에서 가정에서 모두 다 같이 노력해야 극복할 수 있어요.” 임 교사는 ‘우리 함께 높여볼까요? 언어의 품격’을 캘리그래피로 표현했다. 전문가의 작품 못지않게 완성도가 높아 눈길을 끌었다. 그는 “교육자료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공모전 공고를 보고 처음 참가했다”고 귀띔했다. 임 교사는 10여 년 전, 취미로 캘리그래피에 입문했고, 그 매력에 빠져 전문가 과정까지 밟았다. 차근하게 쌓은 실력은 교직생활에도 도움이 됐다. 각종 행사가 열릴 때는 재능기부를 하고, 캘리그래피를 배우고 싶어 하는 동료를 대상으로 연수도 진행했다.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는 학생들과 부채 만들기, 캠페인 피켓 만들기 등을 지도했다. 그는 “앞으로 미술 시간이나 국어 시간에 캘리그래피를 활용한 수업도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이모티콘 부문 대상은 경북 구미인덕초 5학년 정세은 양이 차지했다. ‘귀여운 요정’ 이모티콘은 감사해요, 괜찮아요, 사랑해요, 힘내요 등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과 함께 요정 캐릭터의 표정과 행동을 접목했다. 애니메이션 효과를 더해 움직이는 이모티콘으로 완성했다. 세은 학생의 꿈은 이모티콘 작가다.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에 재미를 붙였고, 유튜브에서 이모티콘 만드는 과정을 접한 후 꿈을 정했다. 어머니 이정인 씨는 “아이의 장래희망을 알고 있던 선생님이 공모전 소식을 알려주셔서 친구들과 함께 참가했다”고 했다. 세은 학생은 태블릿 PC로 작업했다. 평소 스케치 해뒀던 캐릭터 가운데 주변에서 가장 반응이 좋았던 요정 캐릭터를 출품하기로 마음먹었다. 움직이는 이모티콘을 만들기 위해서 그림 한 컷, 한 컷을 그리고 이어붙였다. 세은 학생은 “이모티콘의 움직임이 딱딱해서 여러 번 다시 그렸다”며 웃었다. “대상을 받아서 신기했어요. 가족들한테 국민 투표에 참여해달라고 부탁했는데, 고마웠어요. 지금부터 여러 가지 이모티콘을 만들어보려고요. 카카오톡에 이모티콘 등록을 목표로 도전해보려고 해요.” 교수·학습자료 부문 대상은 ‘On(溫)기 넘치는 우리의 온라인 언어 세우기’를 출품한 허광수·이민재·차수미 대전원앙초 교사에게 돌아갔다. 온라인 채팅과 메타버스의 상황으로 구분해 2차시 수업으로 구성했다. 이들은 “학생들의 온라인 언어생활 실태를 알아보고 올바르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학생들 스스로 어떻게 하면 올바른 언어 습관을 형성할 수 있을지 생각해볼 수 있게 기획했다”면서 “특히 익명성이 보장된 사이버 공간에서 존중을 바탕으로 의사소통하고 갈등을 해결할 방법을 실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공모전 수상작은 학생 언어문화개선 홈페이지(goodword.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성국 한국교총 회장은 20일 설동호 대전시교육감과 간담을 갖고 교권 침해 예방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일명 ‘생활지도법’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게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교육활동을 침해하고 심각한 교권 침해로 이어지는 악성 민원 등에 대해서 교육청이 적극적으로 조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교원지위법 제15조는 교육활동 침해 행위로 피해를 입은 교원이 요청하는 경우 교육활동 침해 행위가 관계 법률의 형사처벌 규정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 관할청이 관할 수사기관에 고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이태규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가 대표 발의한 ‘생활지도법’은 초·중등교육법 및 교원지위법 개정안을 가리킨다.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에는 학생이 교원의 인권을 침해할 수 없게 한 내용과 학생 인권 보호와 교육활동을 위해 법령에 따른 생활지도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교원지위법 개정안에는 ▲교권 침해 학생에 대한 교권보호위원회 처분의 학생부 기록 ▲교권 침해 학생과 피해 교원 분리 조치 등이 포함돼 있다. 설 교육감은 “최근 언론에 보도되는 심각한 교권 사건이 우려스럽다”고 공감하면서 “교육청 차원에서도 선생님들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권 침해 예방과 구제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경남교총(회장 김광섭) MZ세대로 구성된 경남교총 MZ청년위원회가 17일 경남교총회관 대강당에서 ‘MZ세대를 위한 스마트한 재무 생활 가이드’ 연수를 진행했다. 경제·금융 전문가가 경남교육청 소속 교원 150여 명을 대상으로 MZ세대 교사를 위한 생애주기 맞춤형 금융 지식 이해 교육에 나섰다. 특히 ▲최근 급변하는 경제 환경에 대한 이해와 대응 전략 ▲경제지표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기 ▲재무 관련 준비와 활용법 ▲각종 목적자금 마련을 위한 저축 및 투자 방법 소비지출 현황 점검 및 합리적인 소비 전략 ▲생활비 절약 노하우 ▲각종 세금관리 전략 등에 대해 강의했다. 경남교총 MZ청년위원회는 “이번 연수를 통해 MZ세대 교사들이 현명한 급여 관리와 경제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국교총 제38대 회장단 정책자문 및 공약점검위원회(위원장 류영호 전 경남공고 교장, 송미나 광주 대반초 수석교사·이하 위원회) 4차 회의가 21일 교총회관에서 열렸다. 회의 참석자들은 '한국교총-교육부 2022년도 상·하반기 교섭·협의안'을 점검하고, 교섭·협의안에 나와 있는 교총의 요구안이 관철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교원의 근무여건 및 교원인사 개선, 복지향상, 처우 개선 등 학교현장 교원이 체감할 수 있는 교섭·협의안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의견들을 교환했다. 교총은 이날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조만간 교섭·협의안을 확정하고 교육부를 대상으로 교섭에 들어갈 예정이다. 위원회는 지난 6월 정성국 회장의 취임 이후 제38대 교총회장단이 제시한 공약을 점검하고, 향후 교총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출범했다. ▲정책 ▲교권·연수 ▲조직·복지 분과로 나뉘어 있으며, 2명의 위원장을 비롯해 총 42명이 참가하고 있다. 위원회 명단 △위원장류영호 전 경남공고 교장, 송미나 광주 대반초 수석교사△부위원장김도형 경기 반월초 교장, 이창희 서울 대방중 교감, 최재균 경기 의정부공고 교사△상임위원이상호 경기 다산한강초 교장, 여난실 서울 영동중 교장, 김도진 대전보건대 교수△위원강기섭 경남 대운초 교장, 권갑순 대구 고산중교장, 김만겸 경기 양평초 교감, 김선 경기 초지초 교사, 김영도 울산 반천초 교장, 김영준 경남 대우초 교사, 김태민 인천전자마이스터고 교사, 김태석 경기 성복초 교장, 김현욱 경북 복주초 교감, 문경희 울산 옥서초 교장, 박근숙 대전 남선초 교장, 박미애 울산공고 영양교사, 박지웅 전북 안천초 교사, 박창주 전남 여수종고초 교감, 서용식 대전 진잠초 교감, 손영완 광주 신창초 교감, 안가윤 경기 동일공고 교사, 양길석 충북 단재교육연수원 교육연수부장, 이경미 경기 꿈길유치원 원장, 이규형 강원 속초양양교육지원청 교육장, 이성훈 경기 호평초 교사, 이승오 충북 청주혜화학교 교사, 이윤미 충남 천안가온초 교장, 이익선 부산 동아대 교수, 이충용 부산 양동여중 교장, 이태행 서울 신동중 교장, 정윤동 경기 갈현초 교감, 정효해 서울방산초 교사, 지권섭 인천용현초 교감, 최동섭 부산 성남초 교사, 최혜영 부산진중 보건교사
가을 숲의 기운은 맑고 서늘하다. 밤나무 아래를 지날 때 알밤이 후두둑 떨어진다. 입으로 깨물어 보니 ‘오도독’ 소리가 난다. 겉껍질을 벗기고 얇은 속껍질을 손톱으로 슬슬 문지르니 노란 속살이 드러난다. 기분 좋은 충만함으로 밤을 까서 오독오독 씹으며 가을 숲을 걸었다. 가을 열매를 주워 먹으며 천천히 걷는 길에는 상수리나무의 자잘하고 기름한 열매들이 우수수 떨어져 있다. 그 옆으로 멧돼지가 길게 골을 파놓은 흔적이 보인다. 아마도 연한 나무뿌리와 열매들을 주워 먹기 위해서 긴 엄니로 산을 휘저어 놓은 것이리라. 나의 가을을 이렇게 차고 고요한 숲을 거닐며 물봉선의 분홍 꽃송이, 연분홍의 늘씬한 무릇꽃의 자잘한 꽃차례를 보며 시작한다. 하지만 조선의 젊은이는 실탄 일곱 발과 여비 백 루불을 지니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얼빈을 향하고 있었다. 계절은 짙은 가을이었다. 차가운 바람이 가득한 깊은 가을, 하얼빈역 광장에서 조선의 젊은이 안중근은 총을 쏘았고, 키가 작고 턱수염이 허연 오종종한 노인이 쓰러졌다. 그가일본인 이토 히로부미였다. 작가 김훈의 『하얼빈』은 안중근의 빛나는 청춘과 고단한 삶의 모습이 뜨겁게 그려지고 있다. 총구를 고정시키는 일은 언제나 불가능했다. 총을 쥔 자가 살아 있는 인간이므로 총구는 늘 흔들렸다. 가늠쇠 너머에 표적은 확실히 존재하고 있었지만, 표적으로 시력을 집중할수록 표적은 희미해졌다. 표적에 닿지 못하는 한줄기 시선이 가늠쇠 너머에서 안개에 가려져 있었다. 보이는 조준선과 보이지 않는 표적 사이에서 총구는 늘 흔들렸고, 오른손 검지손가락 둘째 마디는 방아쇠를 거머쥐고 머뭇거렸다. p.159 안중근은 러시아 군인들 틈새로 조준선을 열었다. 이토의 주변으로 키 큰 러시아인들이 서성거려서 표적은 가려졌다. 러시아인과 일본인 틈에 섞여서 이토는 이동하고 있었다. 이토는 가물거렸다. 안중근의 귀에는 더 이상 주악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다시 러시아인들 틈새로 이토가 보였다. 이토는 조준선 위로 올라와 있었다. 오른손 검지소가락 둘째 마디와 방아쇠를 직후방으로 당겼다. 손가락이 저절로 움직였다.p.166 1909년 10월 26일 이토 히로부미는 죽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토마스 도마 안중근에게 종교보다도 국가와 민족이 우선이었다. 하얼빈에서 이토를 사살하고 그는 총격 후, 안중근은 가슴 안에 있던 태극기를 높이 들어 올리며 에스페란토어로 “코레아 후라!” 라고 3번 크게 외쳤다. 이 외침은 “대한 독립 만세!”라는 뜻이었다. 안중근은 체포되어 처형되기까지 재판 과정에서 어떤 기세에도 굴하지 않고 이토 히로부미를 죽인 이유를 당당히 밝혔다. 안중근은 여순감옥에서 3월 26일 순국하였다. 그의 시신은 뤼순 감옥의 죄수 공동묘역에 묻혔다. 일제는 뒤에 안중근의 정확한 매장지를 알려주지 않아 그의 매장지를 찾을 수 없었고, 현재까지도 공식적으로는 유해가 묻힌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해방 후 백범 김구는 1946년 6월 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등 독립운동 3의사의 유해를 일본에서 찾아온 후 효창공원에 안장하였고, 그 옆에 언젠가는 안치될 안중근 의사의 가묘를 만들었다. 이것은 안중근의 시신을 꼭 찾겠다는 김구 선생의 결의를 보여준다. 광복 77주년을 지나왔지만, 하얼빈의 뜨거운 총성으로 세상에 한국의 기상을 알린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우리는 아직도 모셔오지 못하고 있다. 가을 초입, 우리의 영웅 안중근 의사께서 옥중에서 남긴 문장을 생각한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속에 가시가 돋는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책을 읽는다. 『하얼빈』, 김훈 지음, 문학동네, 2022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을 통해 학교안전공제중앙회(이사장 공은배·이하 중앙회)가 설립된 지 15년이 지났다. 중앙회는 교육활동 중에 발생하는 학교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 예방교육 강화, 피해자에 대한 보상 등 다양한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학교안전사고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한 개선 방안으로 현재 구조화된 하향식 정책체계를 상향식으로 변경하고, 학생 대상 교육을 안전 일반 중심에서 교육활동 안전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 연세세브란스빌딩 대회의실에서는 교육부 주최, 중앙회 주관으로 ‘2022 학교안전 포럼’이 개최됐다. 포럼은 중앙회 설립 이후 학교안전을 위한 정책의 성과와 문제점을 파악하고 앞으로 안전한 학교를 만들어 가기 위한 정책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열렸다. 포럼에서 김진석 서울교대 교수는 ‘안전한 학교 조성을 위한 학교안전정책의 뉴노멀’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현재 안전지원 시스템에 대한 계획 수립 과정은 12월 시·도교육청, 2월 일선 학교, 3월말 학교계획 및 추진 실적 교육청 보고, 6월 말 시·도교육청의 교육청 보고로 진행되기 때문에 기본계획·지역계획·학교계획 간 연계성이 부족하다”며 “계획 수립을 위해서는 학교안전 정보에 대한 학교 구성원의 접근성을 강화해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학교에서의 안전교육에 대해 “교과교육 연계에서 생활지도 연계 위주로 전환하여, 학교가 안전교육의 시수 확보 부담을 해소하고 학생들이 안전교육의 위험인지 감수성(risk literacy)을 내실 있게 제고할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학교안전 관리 업무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안전사고 발생 시 학교 구성원의 역할 및 상황별(일반 상해사고, 생명이 위독한 응급사고 등) 대응·중점 행동 등에 관한 ‘안전사고관리지침’을 제정·안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주제발표에 나선 표석환 중앙회 부장은 ‘학교안전 제도의 현황 및 과제’에서 ‘시·도교육청 공동사업 정착’, ‘학교안전공제중앙회의 조사·연구 기능 강화’ 등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학교안전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는 이상진 전 교육부 차관이 기조 강연을 했으며, 지정 토론에는 김형태 교육을 바꾸는 새힘 대표, 서종희연세대 교수, 송인발 교육부 장학관, 엄문영 서울대 교수, 유웅상 한국교육시설안전원 전문위원, 최미숙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상임대표가 참석했다.
최근 온라인에서 ‘심심한 사과’라는 표현을 ‘지루한 사과’로 오해하는 사례가 벌어지며 문해력 부족이 논란거리로 번졌다. 이와 함께 갈수록 낮아지는 학생들의 독서량과 읽기 능력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서교사의 배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사서교사의 제도 및 역할을 중심으로 ‘도서관의 힘과 독서교육’에 대해 논의하는 토론회가 ‘국회 책 읽는 의원 모임’ 주최로 21일 국회도서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기조강연을 맡은 서혜란 전 국립중앙도서관장은 “학생들이 질문하고 포용하고 협업하는 것은 물론, 선택과 편집, 탐구, 참여 능력을 길러주는 사서교사의 역할과 중요성을 설명하며 현재 12%에 불과한 사서교사 배치율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전 관장은 “학교도서관진흥법 시행령에 사서교사 등을 1명 이상 배치할 수 있도록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사서교사 인력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특수학교나 소규모, 농산어촌 학교일수록 사서교사와 사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로 인력 수급의 불균형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교육통계에 따르면 특수학교의 경우 올해 사서교사 배치율은 1.5%에 불과해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공정사회를 위한 독서교육과 사서교사’에 대해 발제한 박주현 전남대 교수는 “사서교사 부족은 학생들에게 공정한 교육기회를 제공한다는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학교도서관진흥법을 수정해 학교당 1명 이상 둘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명확히 하고 사서교사의 업무도 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민주 의정부여고 사서교사는 “학교도서관은 ‘학교’라는 공간에서 ‘학생과 교원’이라는 특정 대상에게 ‘학습과 교수활동’을 지원하는 특수 목적을 지닌 공간”이라며 “학교도서관은 공공도서관과는 태생적으로 다른 ‘학교 교육과정’이라는 대전제 아래 그 소임을 다할 때 비로소 그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학교도서관과 사서교사의 역할을 크게 세 가지로 정의하면서 학교 현장과 교육과정 속 사서교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가 밝힌 첫 번째 역할은 교과교실과 정보활용 교육의 실습장으로써의 공간 제공이다. 교과 시간에는 교수·학습의 공간이, 쉬는 시간에는 아이들의 개인 독서를 위한 서재가 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기록의 역사부터 정보의 처리까지 문헌정보학을 전공한 ‘정보전문가’인 사서교사가 교과서와 교수·학습의 배경이 되는 책·신문·인터넷 등 모든 매체를 활용해 ‘정보활용 능력’을 교육한다”며 “이를 위해 사서교사는 교과교사와 함께 교육과정을 분석하고 재구성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는 광활한 정보 세계에서 아이들 스스로 옳은 길을 선택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교육하는 교육자로서의 역할을 소개했다. 그는 “알고리즘의 친절함에 검색의 주도성을 빼앗길 수 있다는 것, 필터버블이 다양한 정보를 향한 눈을 가릴 수 있다는 것, 인공지능 기술로 진짜와 가짜정보에 따른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교육해야 한다”며 “이밖에도 디지털미디어에 반해 전통적 책 읽기만이 가지는 깊이와 무게감을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친절하게 설득하고 체득하는 교육과정 제공이 앞으로 더 중요해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한국교총은 21일 국회 교육위원회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에 교원 증원과 예산 반영을 촉구하는 요청서를 전달하며 “총력 관철활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교총은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로 교육여건 개선 ▲고교학점제 도입 등 교육정책적 수요 반영 ▲기간제교사 등 교단 비정규직화 문제 해소 관점에서 교원 증원과 예산 재조정을 요청했다. 앞서 지난 19일 교육부가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바탕으로 마련한 2023학년도 공립교원 정원 안에 따르면 내년 교원 정원은 올해보다 2982명 줄어든 34만4906명이다. 감축 정원 대부분은 초·중·고 교과교사 정원이다. 국회 최종 심의를 거쳐 이 안이 확정되면 공립 교원 정원은 처음으로 줄어들게 된다. 그동안 학령인구 감소세에서도 교원 정원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초·중·고 교과 교원 정원은 줄어들었지만 유치원·특수·비교과(보건·영양·사서·전문상담 등) 교원이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 정부 안에서 유·특수·비교과 교원 증가 폭이 초·중·고 교과교원 감소 폭에 미치지 못했다. 교총은 “학생 수 감소라는 경제 논리에만 매몰돼 오히려 학생의 미래를 위한 교육을 포기한 처사”라며 “과밀학급 문제 해결, 맞춤형 미래교육 실현을 위한 교실 구축은 요원해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와 국회는 교원 정원을 증원하고 즉각 예산에 반영하라”고 촉구했다.
대학에 재학하는 장애인의 교육 및 생활 지원을 국가 차원에서 총괄하는 내용의 법안이 21일국회 교육위원회 의결로 상임위를 통과했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포항시남구울릉군, 교육위원회)은 국가 차원의 고등교육지원센터의 설치 또는 지정에 대한 근거를 담은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고, 개정안이 이날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특수교육대상자가 늘어나면서 장애인의 고등교육 기회를 확대해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학(원)에 진학 중인 장애 대학(원)생은 2018년 9345명에서 2019년 9653명, 2020년 9717명, 2021년 9826명, 2022년 9839명으로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현재 대학에 재학 중인 장애학생에 대한 교육과 생활 지원 서비스는 대학별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제공하고 있다. 올해 8월 기준, 전국 352개 대학 중 장애학생지원센터가 설치된 학교는 306개로 설치율은 87%다. 하지만 대학별로 지원 사항이 다른 데다, 개별 대학 차원에서 장애학생에 대한 안정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데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대학의 재정여건 악화 등으로 장애학생 지원에 대한 적극 투자가 어렵고, 대학 내 장애학생지원센터가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지원센터의 전담인력 배치율은 32.1%인데, 여기에 잦은 인사이동 등으로 안정적 지원과 전문성 확보가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김병욱 의원의 대표발의한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대학에 재학 중인 장애학생에 대한 지원을 총괄하는 국가 차원의 고등교육지원센터의 설치 또는 지정에 대한 근거를 마련했다. 김 의원은 “장애인 고등교육의 질을 높이고 대학 재학 중 실질적 학습권을 보장하는 법안이 상임위를 통과했다"며 "장애학생에 대한 보다 전문적이고 안정적인 중앙지원체계 구축을 위해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반드시 의결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국회 교육위 전체회의에서는 김병욱 의원이 지난해 발의한 '교육공무원법 일부개정법률안'통과됐다. 개정안에는 학생들의 안전한 교육 환경을 위해 교육 공무원의 결격사유에 마약·대마, 향정신성의약품 중독자를 추가하는 내용을 담았다.
박민주 의정부여고 사서교사(왼쪽 첫번째)가21일 오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책 읽는 의원 모임 포럼에서 '학교도서관 기반 범교과 교육과정의 실현자 사서교사'란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도종환 국회 교육위원이 21일 오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국회 책 읽는 의원 모임 포럼에서 "사서교사 문제와 더불어 독서문화 진흥정책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밝히고 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오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국회 책 읽는 의원 모임 포럼에서 "공정한 독서교육 환경을 위해 제도 개선과 정책지원을 뒷받침할 것"을 밝히고 있다.
정부가 내년도 공무원 보수를 1.7% 올리기로 발표하자 20·30대 교사들이 이를 규탄하고 나섰다. 급등하는 물가 등을 감안했을 때 정부의 인상분은 물가상승률조차 반영하지 않은 사실상 임금 삭감이라고 주장한다. 한국교총 2030 청년위원회(이하 교총 청년위)는 20일 오후 4시 인사혁신처 앞에서 ‘전대미문 실질임금삭감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국회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공무원 보수 인상률을 재조정하라”고 촉구했다. 교총 청년위는 기자회견에서 “현재 신규 교사와 저경력 교사들은 고물가, 1%대 보수 인상률, 연금 개악이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며 “더 이상 교사들에게 희생만 강요하지 말고 처우 개선에 나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들은 “작년과 올해 최저임금은 전년 대비 각 5% 상승했고 물가는 올 상반기에만 6%대 이상으로 치솟았다”면서 “공무원 보수만 1.7% 인상한다는 것은 결국 교원 보수 삭감”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현장 교원들은 코로나 펜데믹 속에서도, 일상화된 교권 침해와 민원 속에서도, 그리고 정치권이 밀어 넣은 사회복지 차원 역할까지 떠맡으면서도 오로지 학생 교육을 위해 사명감으로 버티고 있다”며 “이를 외면하고 보수 삭감과 다름없는 방안을 내놓은 것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수년째 제자리걸음인 교원 처우 개선도 요구했다. 19년째 동결된 보직교사 수당, 같은 기간 2만 원 인상에 그친 담임 수당, 22년째 동결된 교직 수당 등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총 청년위는 “갈수록 담임·보직 교사 기피 현상은 심해지는데 처우 개선 요구는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원이 공무원보수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게 한 교원보수위원회 설치 근거 법안도 조속히 통과시키라고 덧붙였다. 현재 공무원보수위원회는 교원의 참여가 원천 봉쇄돼 교직의 특수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승오 교총 청년위원장(청주혜화학교 교사)은 “젊은 교사들은 임금 삭감과 다름없는 보수 인상률에 위기감까지 느끼고 있다”면서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호소했다. 이어 “막무가내로 월급과 수당을 올려 달라는 것이 아니다”며 “열정과 희생만으로 감내하기 힘든 현실을 정부가 제대로 보고 합리적인 보수 인상을 통해 청년 교사들이 꿈을 갖고 가르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 후 교총 청년위는 ▲물가상승률 반영한 공무원 보수 인상률 재조정 ▲각종 수당 현실화 ▲공무원보수위원회 교원 참여 보장 및 교원보수위원회 설치법 조속 통과 ▲당사자 배제한 공적연금 개악 시도 반대 등을 담은 ‘보수 인상률 재조정 및 교원 수당 인상 요구서’를 인사혁신처과 교육부에 전달했다.
강릉을 대표하는 살림집이라면 오죽헌을 꼽을 수 있다. 이미 조선시대에 사임당 신씨와 율곡 이이가 태어났다는 점에서 명성이 높은 곳이다. 거기에 더해 조선 후기, 금강산과 관동팔경 기행이 유행하며 강릉 여행에서 꼭 방문해야 하는 장소가 됐다. 이런 오죽헌의 명성은 개인의 집이면서도 별도의 방명록인 심헌록이 있다는 점에서 그 특별한 모습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강릉에서 규모만 놓고 본다면 가장 큰 집은 아무래도 선교장이 될 것 같다. 옛 모습과 조금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지금 남아 있는 것만 하더라도 건물이 100여 칸, 면적은 1000㎡에 이른다. 선교장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30여 채의 초가집도 넓은 의미의 선교장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규모가 여느 살림집과 달랐음을 알 수 있다. 사실 ‘선교장(船橋莊)’이란 이름도 다른 한옥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이름이다. 보통 집 밖에 당호를 걸지도 않거니와 집에 이름을 붙인다고 해도 주인의 호나 사랑채의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안동 하회마을의 양진당이나 충효당이 사랑채의 이름을 붙인 사례라면 원래 이름은 아니어도 예산의 ‘추사고택(추사 김정희)’이나 논산의 ‘명재고택(명재 윤증)’이 주인의 호로 집을 부르는 예가 될 것 같다. 오죽헌과 긴밀한 관계 있어 조금은 독특하다고 할만한 선교장의 이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장원’을 뜻하는 것으로 알려진 ‘장’의 의미다. 이는 선교장이 가지고 있는 경제적 여유와 관련이 있다. 선교장 주인이 소유하던 토지는 북쪽으로는 주문진과 양양, 남쪽으로는 삼척과 울진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처럼 선교장은 오죽헌과 더불어 강릉을 대표하는 살림집인데, 흥미롭게도 이 두 집이 긴밀한 관계에 있다. 선교장을 지은 이는 이내번으로 알려져 있다. 1760년 경에 선교장을 지었다. 그런데 이내번이 원래 살던 곳은 강릉이 아닌 충청도 땅 충주였으니 아버지 이주화 때까지 대대로 이씨가 살던 곳이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며 별다른 재산을 물려주지 못하자 이내번의 어머니 권씨는 자식들을 데리고 강릉으로 왔다. 그 이유는 어머니 권씨의 친정이 강릉이었으니 그중에서도 자신이 살던 집이 바로 오죽헌이었다. 앞에서 잠시 나온 오죽헌에 선교장 주인 이내번의 어머니인 안동 권씨 집이 된 데에는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오죽헌은 사임당 신씨, 율곡 이이가 태어난 곳이지만 당시 이 집의 소유권은 사임당의 아버지 신명화가 아닌 어머니 용인 이씨에게 있었다. 이 시기만 해도 자식들에게 재산을 물려줌에 있어 딸과 아들의 구분이 없이 비슷하게 나눠주던 때였다. 또 부부가 별도로 재산을 관리하는 경우도 많았다. 용인 이씨는 재산을 상속할 때 자식들에게 나눠줬으니 이때 사임당 신씨와 남편 이원수는 서울 집을 비롯해 약간의 농토를 물려받았다. 그리고 용인 이씨는 자신과 남편인 신명화의 무덤을 돌보겠다고 한 넷째 딸과 사위 권화에게 강릉 집을 물려주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재산을 물려받은 뒤 성리학 영향으로 재산 분배 방식이 균등 상속에서 아들 중심으로 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권화는 강릉 집을 아들인 권처균에게 물려줬다. 권처균은 이이와 이종사촌이다. 권처균은 자신이 사는 집 주위에 검은 대나무가 있는 것을 보고 자신의 호를 오죽헌으로 지었다. 그러다 보니 권처균이 살던 강릉집 역시 오죽헌으로 불렀으니, 사실 집 이름으로서 오죽헌은 사임당과 이이 시기의 이름이 아닌 권처균의 시기에 붙인 이름이 된다. 이후 안동 권씨는 오죽헌에서 계속 살았으니 이내번의 어머니 안동 권씨는 권처균의 증손녀가 된다. 안동 권씨는 남편이 죽은 뒤 친정 근처에 살며 도움을 받으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안동 권씨는 물류가 많았던 충주에 살면서 소금 유통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는 아들인 이내번과 함께 강릉 남대천 석호 일대에 염전을 일궈 재산을 불려 나갔으니 이를 바탕으로 논과 밭을 사들였다. 그리고 새롭게 집을 지을 공간으로 배다리골이 눈에 들어왔으니 이를 사들인 뒤 5~6년의 준비 끝에 선교장을 지어서 들어간 것이다. 서로 가까이 있으나 다른 내력을 가진 공간으로 여겼던 오죽헌과 선교장은 이렇게 인연이 깊다. 이후 이내번의 후손들은 같은 시기 다른 양반과 달리 경제에 큰 관심을 뒀다. 실용적인 분위기가 가풍으로 자리를 잡은 것인데 그 과정에서 선교장과 함께 앞에서 살펴본 여러 지역의 토지를 소유하게 된 것이다. 선교장 역시 증축과 변화가 이어지며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으니 대략 300여 년 역사를 담은 것이 현재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활래정에서 답사 시작하면 좋아 그렇다면 선교장의 모습은 어떠할까. 답사는 동선 선정이 중요한 편이다. 그래서 차가 다니는 큰길에서 선교장으로 들어갈 때 솟을대문으로 곧장 들어가서 사랑채며 안채를 살핀다면 선교장 구경을 반 정도만 하는 셈이 된다. 제대로 살피기 위해서는 잠시 여유를 갖고 둘러볼 필요가 있다. 그러면 선교장 앞에 제법 큰 연못과 함께 근사한 정자가 있고 그 정자로 들어가는 문이 있는 것을 찾을 수 있다. 정자는 활래정이며 문 이름은 월하문이다. 이곳에서 선교장 답사를 시작하면 좋다. ‘월하문’은 달빛이 내리는 문이란 뜻이니 옆에 달린 주련에는 그와 어울리는 당나라 시인 가도의 시가 적혀있다. 뜻을 풀어보면 ‘새는 연못가의 나무에서 자고, 스님은 달 아래 문을 두드린다’가 된다. 비록 늦은 밤이지만 편하게 문으로 들어오라는 뜻이기도 하다. 경포호로 대표하는 이 지역의 풍광과 잘 어울리는 시인데, 이 시는 다른 것으로도 유명하다. 시 속에 문을 열 때 ‘두드를 고’와 ‘밀 퇴’ 사이에 고민하던 시인이 두 글자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처음 쓴 ‘두드릴 고’를 썼다. 여기에서 비롯된 말이 원고를 고치고 살필 때 쓰는 말인 ‘퇴고(推敲)’다. 월하문을 지나면 활래정이 나온다. 1900년 정도에 세운 것으로 ‘활래’란 이름 역시 주자의 시에서 따온 이름이다. 주자가 자연을 의인화해서 시를 지었는데 대략 내용은 이러하다. ‘어떻게 너는 이렇게 맑을 수가 있느냐, 그러자 연못이 대답하길 끝없이 샘물이 솟아 이렇게 될 수 있다’란 내용의 시구인 ‘위유원두활수래’에서 ‘활래’란 이름을 딴 것이다. 이런 이름을 지은 것은 연못이 맑은 이유가 끝없이 흐르는 샘물 덕분인 것처럼, 한 집안이 융성해지기 위해서는 손님이 이어져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은 아닐까. 실제로 활래정은 손님이 머무는 공간으로 자주 쓰였다. 정자이긴 하지만 온돌까지 갖추고 있어서 오래 머무를 수 있는 곳이다. 여기에 머문다면 바로 앞에 작은 호수도 그렇고, 예전 경포호가 넓었던 시절에는 조금 멀리 또 호수가 보였으니 마치 섬과 같은 공간처럼 생각됐을 것 같다. 갑자기 선교장의 손님이 되어 그런 호사를 즐겼으면 하는 마음이 생겨난다. 활래정을 지나면 선교장 본채로 들어가는 솟을대문이 있다. 그런데 문 옆에는 ‘선교장’이란 본래 집 이름이 적혀있지만 문 위 다른 편액에는 ‘선교유거(仙嶠幽居)’란 글자가 적혀있다. 배다리를 뜻하는 선교와 발음은 같으나 다른 글자를 써서 ‘신선이 사는 높고 그윽한 집’으로 부르고 있다. 집 이름 하나로 답사 온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 같다. 선교장의 집 구조는 여느 한옥과 조금 다르다. 왼쪽으로 사랑채인 열화당이 있고 오른쪽에 안채가 있는 것이 보통의 한옥과 같다면, 안채를 중심으로 다시 왼쪽에는 서별당, 그리고 오른쪽에는 동별당을 둔 구조는 조금 복잡한 편이다. 부속 공간으로 사당과 함께 열화당 뒤쪽으로 초정도 있어서 공간 활용을 다양하게 했으며 쓰임도 시기에 따라 달라졌을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 서별당의 경우 일부 공간은 사랑채와 연결된 영역으로, 일부 공간은 안채와 연결된 공간으로 썼다고 한다. 서양식 건물인 사랑채 열화당 선교장에서 눈을 사로잡는 것은 서양식 차양을 걸친 조금 거창한 건물인 사랑채 열화당이다. 열화당이란 이름 역시 도연명의 ‘귀거래사’에서 ‘친척과 더불어 정답게 얘기를 나누는 즐거움’이란 말에서 가져온 것이다. 그런 사랑채 앞에 동판을 씌운 차양이 있다. 한옥 건물에서 이러한 차양을 친 모습은 다른 한옥에서도 볼 수 있지만, 서양식 구조물을 댄 부분은 독특하다. 이런 모습이 생겨난 배경에는 러시아 공사관 사람들이 이 지역에서 업무를 볼 때 선교장에서 호의를 베푼 것에 대해 러시아 공사관 측에서 지원한 것과 관련이 있다. 사랑채와 안채, 그리고 별당과 사당 건물까지 둘러보면 보통 집 답사는 끝나는 편이다. 그런데 선교장은 답사가 집 밖으로 이이진다. 곧, 선교장을 집 안에서만 보는 것, 혹은 정면에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옆에서, 그리고 뒤에서 볼 수 있도록 길을 낸 것이니 동쪽으로 낸 길을 청룡길, 서쪽으로 낸 길을 백호길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이 두 개의 길 가운데 적어도 하나는 걸어 보아야 선교장 답사를 그럭저럭 끝냈다고 할 수 있다. 앞에서 잠시 살펴본 것처럼 선교장은 조선시대에 조금씩 명성을 높여갔다고 한다. 그 배경에는 선교장 주인들이 손님을 환대한 것과 함께 금강산이며 관동팔경을 여행하는 것이 유행하며 선교장 역시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면서다. 우리 역시 선교장 답사를 했다면 옛 선비들처럼 관동팔경도 살펴보고 또 금강산 가는 길도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역사를 보면 대체로 지금이 예전보다 자유로운 편이다. 하지만 금강산 얘기만 나오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과거에는 다니던 공간, 역사적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곳을 향한 고민의 무게도 마음에 담아 나오게 된다. 언젠가 그런 고민 없이 선교장, 오죽헌을 지나 관동팔경 모두를 살펴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박광일 여행작가·여행이야기 대표
코로나19로 심화된 학생들의 기초학력 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수준을 개별적으로 진단하고 온‧오프라인을 혼합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실(주최)과 EBS(주관)는 19일 국회 대회의실에서 ‘디지털 시대, 기초학력 저하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한 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표집조사할 때보다 전수조사할 때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확연히 낮았던 것을 예로 들며 “기초학력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개별 처방을 위한 개별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특히 개별 학생에 대한 교사의 피드백과 학습성찰 도움이 학업성취도 향상에 가장 큰 효과를 발휘했다”며 “앞으로 교사들의 핵심 역할은 학생들의 동기 부여와 소통을 위한 수업 설계와 학급경영, 즉 학습 성공을 위한 관심과 피드백 제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듀테크를 활용한 교사의 심층학습 유도 방법과 온‧오프라인 블렌디드 러닝도 제안했다. 그는 인도 델리의 저소득층 중학생 대상 컴퓨터 지원 맞춤형 학습 실험과 애리조나 주립대의 AI기반 혁신교육, EBS의 ‘AI펭톡’ 등을 예로 들며 인공지능 기반 비대면 쌍방향 교육이 교육 계층 간, 지역 간, 학습 간 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정영식 전주교대 교수는 초‧중등 SW‧AI 교육 필수화와 디지털 소양 교육 확대를 통한 디지털 역량 함양 및 AI를 활용한 학습지원, 취약계층 학생에 대한 콘텐츠 지원 등을 설명했다. 특히 에듀테크 콘텐츠 지원 사업의 경우 참여자의 만족도가 높고 읍‧면지역에서 교육적 효과가 높았다고 말했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교육부가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국민 의견을 수렴한 결과 ‘균형 잡힌 역사관’과 ‘성(性) 관련 표현’ 등의 의견이 주를 이룬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온라인 ‘국민참여소통채널’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결과 총 7860건의 의견이 모아졌으며, 역사와 성 관련 표현 수정 요구가 많았다고 19일 밝혔다. 교육부는 올해 말까지 확정·고시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 개발을 위해 지난해 11월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을, 지난달 30일 과목별 시안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함께하는 교육과정’ 개발 취지로 시안을 온라인에 공개해 국민 의견을 수렴한 바 있다. 개정 교육과정에서 국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의견 중 ‘6·25 남침 수록’,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 표현을 삭제한 것에 대한 수정’ 등 역사교과 관련 요구가 가장 많았다. 이 같은 의견 제시는 역사교과 자체에서 압도적이었을 뿐 아니라, 총론과 사회과목에서까지 다수 제기됐다. 성 관련 표현에 대한 수정 의견은 도덕·보건·실과 등에서 주로 나타났다. 국민들은 ‘성평등을 양성평등으로 수정해야’ 등 성 관련 용어 및 문구 수정, 인권 관련 지도 시 동성애·성전환·낙태 등 사례가 포함되지 않도록 조치해달라는 의견을 냈다. 젠더, 섹슈얼리티, 보호되지 않는 성, 성인지 감수성, 사회적 소수자 등 양성 이외의 성으로 해석될 수 있는 용어 수정도 요구했다. 또한 성적 자기 결정권, 재생산권 등 청소년의 가치관에 혼란을 줄 수 있는 용어의 삭제 요구도 잇따랐다. 이밖에 국어교과에서 ‘한 학기 한 권 읽기’ 유지 요구, 수학‧과학교과에서 ‘기초 학습 강화’와 ‘학습 부담 증가’ 등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 의견에 대해 교육계는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내용 발표 당시 민주시민교육, 노동 및 인권의 가치 등이 지나치게 많아 교육과정이 특정 이념에 경도되는 것 아니냐는 학교현장의 우려가 국민 의견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 국가교육회의가 교육과정 개정 논의 때 국민 10만 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향후 강화돼야 할 교육으로 ‘인성교육(36.3%)’과 ‘인문학적 소양교육(20.3%’)이 압도적이었다. 반면 민주시민교육(5.1%)에 대한 요구는 가장 낮은 편이었고, 노동·인권교육은 의견조사 대상도 아니었다. 한국교총(회장 정성국)은 “총론 주요내용 발표 때부터 제기된 이념‧가치 편향 문제가 불식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교육과정 국민의견 조사 결과 나타났다”며 “이념 편향적이고 사회적으로 합의되지 않은 교육 내용들은 충분한 숙의과정을 거쳐 반드시 바로잡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육부는 쟁점이 있는 교과과목에 대해 각론조정·개정추진위원회 등을 통해 사안을 조율한 뒤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수정·보완한 시안으로 총론 및 교과과목별로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추가로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피해를 입은 학생의 가족들이 해당 학교장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 민사소송을 제기, 학교현장이 혼란에 빠졌다. 최근 전국 5개 교육청의 6개 학교장이 코로나19 백신 부작용과 관련해 피고인의 입장에 처했다. 피해 가족들은 지난 6월 국가-질병관리청-교육부-5개 시·도교육감과 함께 해당 학교 학교장을 포함해 1억~2억 여 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학교장을 포함시킨 이유는 가정통신문을 통해 백신 접종을 사실상 강제하고, 중증 부작용에 대한 설명 고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교육부와 해당 교육청 등 국가기관과 달리 졸지에 피고인이 된 교장들의 불안감이 가중돼고 있지만, 정부는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한국교총은 19일 ‘코로나 백신 부작용 집단 민사소송 및 교실 내 마스크 착용 민원 관련 학교 보호 요구서’를 교육부와 5개 시·도교육청에 전달하고 “교육부와 교육청은 민사 소송을 당한 교장들을 적극 보호하고 소송 일체를 대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당 학교장들은 방역지침에 근거해 학생 접종 안내, 동의서 요청, 지역 보건소 안내 등을 했으며, 책임은 지침을 내린 방역당국과 교육당국에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 관련 판례를 봐도 교원은 법령과 국가 정책, 지침(메뉴얼) 등에 따라 상급행정기관인 교육부, 교육청으로부터 안내받은 행정행위를 이행해야 하며 거부할 수 없다. 김동석 교총 교권본부장은“백신을 접종한 학생 중 사망하거나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한데 대해 매우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다만 학교장에게 민사적 소송을 감당하게 하고, 책임까지 부과한다면 추후 유사한 감염병 확산시 국가 방역 정책을 적극 이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교육청 등과 지원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교육부 관계자는 “민사소송이라교육부 차원에서 학교장들을 위해 직접 지원하는 등의 역할은 어렵지만, 법률지원을 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상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현장은 최근까지도 또 다른 방역 업무 부담과 혼란을 겪고 있다. 일부 학부모단체가 마스크 착용, 자가진단키드 사용 등을 강요할 경우 교장, 보건교사를 고발하겠다는 공문을 각 학교에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실제로 호흡 곤란으로 마스크를 안 쓰는 학생에게 착용을 강제하면 조치를 취하겠다는 등 방역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학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요구다. 김 본부장은“모호한 부분을 ‘학교장 재량’으로 전가해선 안 된다”며 “학교 방역 기준과 내용, 조치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보다 명확히 안내하고, 항의성 민원에 대한 접수창구를 교육청 또는 교육지원청으로 단일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19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디지털 시대, 기초학력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가 개최됐다.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 주최, 한국교육방송공사 주관으로 열린토론회에서는 '디지털 시대의 초중등 기초학력 문제와 대응 방향'(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교육격차 해소 방안'(정영식 전구교대 교수)을 주제로 한 발제문이 발표되는 등 기초학력 증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토론회에 참석한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김유열 EBS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19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디지털 시대, 기초학력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가 개최됐다.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 주최, 한국교육방송공사 주관으로 개최된 토론회에서는 '디지털 시대의 초중등 기초학력 문제와 대응 방향'(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교육격차 해소 방안'(정영식 전구교대 교수)을 주제로 한 발제문이 발표되는 등 기초학력 증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이태규 국회 교육위원회 국민의힘 간사가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19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디지털 시대, 기초학력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가 개최됐다.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 주최, 한국교육방송공사 주관으로 개최된 토론회에서는 '디지털 시대의 초중등 기초학력 문제와 대응 방향'(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교육격차 해소 방안'(정영식 전구교대 교수)을 주제로 한 발제문이 발표되는 등 기초학력 증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 교수가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토론회에서'디지털 시대의 초중등 기초학력 문제와 대응 방향'이란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정영식 전주교육대학교 교수가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토론회에서'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교육격차 해소 방안'을 주제로 발제문을 발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