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6,894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어린 학생들을 순식간에 빨아들이고 일제히 토해내는 영어 학원 앞의 진풍경은 매일 저녁 늦게까지 여러 차례 되풀이된다. 조기 영어 학습의 광풍이 초등학생은 물론 유치원생들 사이에 불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초등학생 사이에선 너무나 많은 ‘영어능력시험’이 확산되고 있고, 심지어 ‘개인 원어민 과외’를 넘어 각종 ‘영어캠프’에 참여하느라 우리의 아이들은 방학이 더 바쁘다. 우선 한겨레 신문에 따르면 조기 영어교육 추세가 확산되면서 유치원생들까지 영어능력시험을 치르고 있는데 영어능력시험 ‘펠트주니어’(PELT junior)의 경우, 응시생이 2001년 6만여, 2002년 14만여, 2004년 25만여, 2006년 26만여명 등으로 2000년 이후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제트’(JET) 응시생도 2004년 2만 5천여, 2005년 5만여, 2006년 6만5천여명으로 늘고 있다고 한다. 교육계에서는 2008년부터 초등 1,2 학년으로 확대하는 계획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데, 우리의 영어 사교육이 이 제도 때문에 더 강해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 계획 발표 이전부터 영어유치원이 유행하고 젖먹이까지도 과외를 시켰고, 엄마들은 뱃속에 있는 아기에게까지 태교영어노래나 동화를 들려주는 등 영어실력향상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쳤다. 일각에서는 이런 광풍을 조장하는 사회 풍토를 개탄하기도 하지만 영어교육을 하고 있는 나의 입장은 다르다. 우리의 아이들은 세상은 글로벌 인재를 요구하고 능숙한 영어구사능력을 원하는 이 세상에서 살아가야 하는데 어찌 이 광풍을 나쁘게만 비난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중요한 건 영어를 효율적으로 그리고 효과적으로 가르치고 이런 어린 아이들을 위한 영어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교사교육이나 부모교육을 열심히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10여년 학교에서 배운 영어를 실생활에 이용하지 못하는 현실은 어쩌면 제대로 준비시키지 못한 우리의 잘못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마구잡이 조기 영어교육을 방치할 수 없다.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영어 사교육현장을 잘 관리해야 한다. 영어유치원, 영어학원, 개인과외, 온라인교육 등 조기영어와 관련된 모든 현장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학교 영어교사 교육에만 온갖 관심을 가지고 강조할 게 아니라 이렇게 널리 퍼진 사교육 현장의 영어교사 교육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공교육 현장보다 더 훌륭한 영어강사가 사교육 현장에 많이 있다는 지적도 있어왔다. 공교육, 사교육 교사를 비교하자는 말이 아니다. 이렇게 영어교육을 해야 하는 것이라면 공교육과 사교육이 함께 가는 게 훨씬 더 영어 능력 향상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조기영어교육은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자발적인 동기와 흥미유발을 길러주는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중고등학교 영어교육보다도 더 중요하다. 좀 더 어려운 영어문법을 이해해야 하고, 긴 텍스트를 읽고도 핵심을 파악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 위한 초보단계이기 때문에 기초단계인 조기영어단계에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외국어 교육에 대한 폭넓은 전문지식과 이를 완벽하게 구현해 낼 수 있는 영어교사와 이들과 함께하는 어린 학생들의 조화가 이루어지기 위해 다같이 영어전문가에게만 책임을 넘길 것이 아니라 다같이 노력해보자.
1.22 토 맑음 인도는 더운 지방이라 다양하게 꽃들이 어울어져 있을 줄 알았는데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보는대로 꽃을 사진에 담으려고 했으나 별로 많지가 않다. 사르나트 구경을 마치고 다시 버스를 타고 바라나시로 돌아오니 오후 5시가 넘었다. 오다가 인도 전통음악 카세트 두개를 더 샀다. 두개에 75루피였다. 어제 샀던 카세트 테이프를 다시 꺼내 자세히 보니 가격표가 지워져 있지 않은가. 어제 나는 그 테이프 한 개를 65루피에 샀었다. 거의 두배를 준 셈이다. 오늘 산 것과 어제 산 것은 같은 회사 제품이다. 물건은 정가를 확인하고 사야 할 것 같다. 여관으로 돌아오다가 우연히 길을 잘못 들어 간 곳이 갠지스강가 다샤스와메드가트였다. 그곳에선 뿌자가 한창 진행중이었다. 뿌자란 힌두교 의식을 일컫는 말로 가트(강변에 계단을 만들어 놓은 곳)에서 많은 깃발을 세워놓고 노래를 부르며 불춤을 추는 독특한 힌두교 의식이다. 매일 6시에 거행된다는 이 뿌자엔 많은 인도인과 관광객이 나와 구경을 한다. 이 의식에 무슨 뜻이 있는냐고 하니까 옆에 있던 인도인이 시민들의 안녕과 행복을 축원하는 종교의식이라고 설명해준다. 한참 힌두교 의식 뿌자를 구경하고 있는데 한 젊은이가 오더니 자꾸 쌀자루같은 것 을 펼쳐놓고 그 위로 앉으란다. 앞을 보니 한 인도인이 누군가를 앉혀놓고 팔 머리를 마사지 하고 있었다. 나는 인도 관광 안내책자에도 마사지에 대한 소개가 있는 터라 마사지를 받아보기로 했다. 나이가 지긋한 노인이 나를 눞게도 하고 엎드리게도 하면서 전신 마사지를 아주 시원하게 해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가격이다. 10루피처럼 애기하더니 끝나고 100루피를 요구하는 것이었다. 100루피면 2,600원정도인데 인도에서는 큰돈처럼 생각되었다. 나는 한동안 실갱이를 하다가 50루피를 주었다. 외국인을 상대할 때는 그들도 값을 얼른 정하지 못하는 것 같다. 정해져 있는 가격이 아니라 부르는 것도 지불하는 것도 들쭉날쭉이다. 당신 나라에서는 얼마 하느냐, 알아서 달라 하는 눈치다. 정가 개념이 없는 것 같다. 한국에서 그런 마사지를 받아본 적은 없지만 만약에 한국에서라면 30,000원은 줘야 했을 것이다. 정말 진지하게 온 몸이 노골노골하게 피로가 확 풀리게 마사지를 해주는 것이다. 배도 그렇고 릭샤도 그렇고 마사지도 그렇고 적당히 흥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20루피, 520원에 사이클 릭샤를 타지만 한국에서라면 그 거리를 자전거로 태워다 준다면 10,000원 이상은 받지 않을까. 물가가 다르고 생활수준이 다르니까 서로 혼란을 겪는 것 같다. 그들이 값을 더 부른다고 탓할 수도 없다. 한국과 비교하면 너무 싼 가격이니까. 싸르나트에서 한 릭샤꾼은 한국은 부자 나라가 아니라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유독 한국 관광객이 릭샤 값을 많이 깎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 사람들이 하도 짜게 구니까 나에게 한국이 부자가 아니라며 노골적인 불만을 토로했던 것이다. 대부분 대학생들이라 돈이 없으니 절약할 수 밖에 없겠지만 인도사람들이 한국사람들을 비열한 사람들로, 가난한 나라, 혹은 짠돌이로 인식하는 것 같아 마음이 조금 불편하기는 했다. 그렇다고 바가지를 쓸 수는 없지 않은가. 바가지를 써봤자 1,000원 안팎이지만 말이다. 어떤 릭샤꾼은 아얘 인디언 프라이스(Indian Price 인도 가격) 20루피에 타라고 잘라 말히며 흥정을 하기도 한다. 그들도 인도 물가가 싸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에겐 더 받아야 하는 데 인도 가격으로 하겠다는 뜻이다. 모든 박물관의 입장료도 내국인은 10루피 외국인은 150루피다. 우리는 가난하니까 10루피, 너희는 우리보다 나으니까 150푸피 를 받아야 하지 않느냐는 무언의 항변이 그 가겪엔 섞여있는 것이다. 2005. 1.23 일 맑음 다른 삭람들의 배낭은 산더미 같이 크고 높은데 내 가방은 소풍가방 같이 가볍고 납작하니 내가 준비에 소홀한 측면도 있다. 여행 안내 책자의 안내를 무시했으니까. 기차를 타고 밤에 이동할 때 추워서 잠을 못 자며 내가 지나치게 가벼운 배낭만을 고집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없었다. 오늘은 사트나를 거쳐 카주라호로 가는 날이다. 아침 8시 30분 늦으막이 일어나 여관 옥상 식당에서 egg toast(계란 토스토)와 egg soup(계란국)로 간단히 식사를 하고 강가로 나갔다. 아이들 넷이 탄 보트가 내게 다가온다. 10루피에 강을 건너가 10분정도 놀다가 다시 데려다 주겠단다. 그래서 아이들 넷과 함께 강을 건너 광활한 모래 벌판을 가로 질러 멀리 강둑까지 갔다가 돌아왔다. 그 아이들 중엔 이슬람 복장을 한 아이도 있었는데 그들이 힌두교와 이스람간의 대립을 알 까닭이 없다. 티없이 맑은 똑같은 동심일 뿐이다. '끝없는 세계의 바닷가에 아이들이 놀고 있습니다' 하는 타고르의 시의 주인공들이 바로 이 아이들이 아닐까. 이슬람 아이와 힌두교 아이들이 어울려 다니며 시시덕거리고 장난치고 하는 모습에서 천진난만한 동심을 보았지만 언제 또 저 아이들도 자기들의 종교를 고집하며 대립각을 세울 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이 아이들과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다. 다시 강을 건너와 강둑을 따라 한 참을 내려 갔더니 한 미술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바라나시의 명문 베루나스 힌두 대학교 학생들이 조각 작품과 그림을 전시하고 있었다. 강뚝을 따라 강을 배경으로 한 야외 전시회였다. 남인도에서 해일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돕기 위한 것이라는 안내도 나붙었다. 한 쪽에서는 도서 전시회가 열리고 한쪽에서는 무대를 꾸며놓고 전통 노래공연이 열리기도 했다. 나는 여러 개의 미술작품을 카메라에 담고 노래공연을 한 동안 지켜보다가 책 전시장으로 갔다. 영어로 된 재미있는 동화책, 바라나시를 소개한 책, 성에 관한 책, 요가에 관한 책 등 흥미를 끄는 책이 많이 있었다. 티베트의 folk tale(민속이야기), Far east asia(극동아시아)의 folk tale(민속이야기), 인도의 folk tale(민속이야기) 또 카주라호 사원의 에로조각상을 해설해 놓은 책도 있었는 데 가격이 290루피나 되어서 못샀다. 여성, 남성,우정, 사랑등에 관한 어록을 모아 놓은 책, 또 달라이 라마를 비롯해 여러 명상가들의 mediation(명상) 관련 서적도 많았다. 또 Sweden 여성의 스스로 치유하는 능력에 관한 책도 호기심이 갔는데 못샀다. 티베트, 인도의 동화책 내용을 보니 우리나라 전래동화와 너무 흡사해 놀랐다. 나는 많이 사고 싶었지만 경비를 아끼느라 Diana L. Eck의 'BANARAS, city of light'라는 책을 한 권 샀다. 300루피였다. 이 책은 바라나시의 역사, 종교, 풍습, 갠지스강에 대한 설명 등 인도에서 가장 인도적인 도시라는 바라나시의 모든 것이 수록되어 있는 책이다. 나는 시체를 화장하는 의식에 대해서 그리고 갠지스 강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싶었던 것이다. 구경을 마치고 갠지스강둑을 따라 여관으로 오는데 강에 한 물체가 떠다니고 있었다. 알록달록 비단천 같은 것으로 싸인채로 떠다니는 것은 아무래도 화장터에서 보았던 시체 같았다. 나는 호기심을 가지고 열심히 처다보는 데 사람들은 누구하나 유심히 보는 사람이 없었다. 시체가 떠 있는 바로 옆에서 사람들은 여전히 목욕을 하고 빨래하는 사람들은 빨래감을 머리 위로 높이 올렸다가 돌에 힘 껏 내려치며 빨래를 하고 있을 뿐이다. 보트도 시체는 아랑곳하지 않고 곁을 지나간다. 조금 더 올라오니 또 화장터가 있다. 니까르니까 가트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이곳에서도 계속 시체가 화장되고 있었다. 나는 또 오랫동아 지켜보았다. 시체는 여러 곳에서 불에 타고 있었다. 다 타고 마지막 남은 살덩어리를 강물속에 휙 던져버려도 본체만체 옆에서는 세탁회사의 인부들이 열심히 빨래를 해 너느라고 여념이 없다. 다시 숙소 쪽을 항하여 강둑을 따라 오다가 마니까르니까 가트에서 또 화장 장면을 지켜보며 유가족과 몇 마디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유가족들은 50km 떨어진 도시에서 택시를 타고 왔다고 했다. 아마 죽은 사람도 같이 타고 왔을 것이다. 가족이 사망하면 두세 시간 내에 장레를 치룬단다. 아마 더운 나라이기 때문에 부패를 막으려고 그런 풍습이 생겼지 않았을까. 카주라호를 가기 위해서 기차표를 예매했다. 카주라호까지는 기차가 가지 않아 사트나까지 가서 다시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밤 11시 30분 기차표를를 예매했다. 8시 30분 쯤 여관 manager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나와서 인도의 보통음식인 딸리를 한 그릇 먹고 20루피에 릭샤를 타고 바라나시 역에 도착하니 겨우 밤 9시다. 이곳저곳 역 구내와 역 밖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11시 30분 기차를 타려는데 한 시간 연착되어 12시 30분에 출발한단다. 인도 기차 연착에 대한 정보는 이미 들은 바라 그러려니 하고 또 한 시간을 기다렸다가 12시 30분에 기차를 탔다. 8시간 정도는 가야 하는데 걱정이 앞섰다. 담요를 준비하지 않아 추워서 어떻게 잠을 자야 할지 몰랐다. 침랑을 준비해야 하는 데 못했기 때문이다. 잠이 올 리가 없다. 새벽 3시 30분 일어나 앉아 3층 침대칸 희미한 전등불 아래서 일기를 쓰고 있다. 잠 한 숨 못자고 기차는 아침 8시 경에 사트나 역에 도착했다. 이제 사트나에서 버스를 타고 카주라호로 가면 된다.
오전에 호텔로 관광버스가 와서 우리 일행은 경복궁, 청와대, 민속촌을 관람을 위해 버스에 올랐다. 경복궁을 돌아보고 가이드가 설명을 잘 해주어서 알고싶은 것이 더 많아졌으나 영어로 설명을 한 까닭으로 필자는 궁궐배치도와 각 건물의 용도에 맞는 양식에 대해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경복궁을 돌아보고 난 후 버스를 타고 청와대 담벽을 휘~익 돌아나왔다. 다음으로 조계사에 들렀는데 한국의 대사찰의 본부가 몹시 초라해서 아주 실망했다. 서울 한복판에 있어서 심산유곡의 한국 절다운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상상했던 사원의 모습과는 너무도 달랐다. 태국에 갔을 때 방콕 한가운데 있던 에머랄드 사원은 무언의 종교적 압력을 가하는 것 같아 기분은 좋지않았지만 관광객에게도 요구하는 종교의례가 있었다. 종교가 지니는 역할은 신비, 먼 저 세계에 대한 환상과 희망의 메시지라고 정의하며, 현대의 종교가 현실과 지극히 가까움을 경계한 이는 신화의 대가 캠벨이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시대, 그 대상이 ‘나’일 수도 있는 상황은 긴장과 스트레스를 동반하며, 자기 방어를 준비하게 한다. 그러나 지금이 아닌, 이 곳이 아닌, 내가 아닌, 먼 저 세계는 편안한 시선으로 언젠가는 갈 수 있는, 이룰 수 있는 희망과 동경을 가지고 비록 지금은 상황이 나쁠지라도 선한 마음으로 그 곳을 준비하게 해주는 것이다. 작고 작은 신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지극히 고요한 명상의 세계, 조심과 겸손의 세계, 전 우주와 소통 가능한 맑은 공간이다. 조계사를 나와 우리 일행은 한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무엇을 먹으면 좋은가?” 하고 매리앤과 쥬디가 물었다. 두 사람의 음식취향을 매우 잘 알고 있는 필자는 불고기 백반과 비빔밥을 시켰고 음식을 접한 두 사람은 ‘wonderful’를 연발하였다. 특히 쥬디는 반찬으로 나온 음식들의 재료를 물으며 지극한 관심을 보였다. 그 이유를 물으니 한국 사람들이 모두 날씬하고 뚱뚱한 사람이 없어서 충격을 받았으며 그 비결이 음식에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 바람에 필자도 한식의 반찬 하나하나를 살필 수 있게 되었다. 식물의 경우 꽃과 열매, 잎과 줄기, 뿌리를 모두 이용하며 각 부위마다 다른 요리 방법을 취하고 있었다. 소고기도 요리가능한 곳이 300여 부위가 되며 곳곳의 요리방법이 다르다는 말도 들은 적이 있다. 조리사들은 한국 음식이 가장 손이 많이 가며 어렵다고 한다. 사람의 몸을 이루는 살과 뼈, 조직 하나하나는 먹는 음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지 않을까? 음식은 먹거리도 되지만 약효도 지닌 간접약재이므로 골고루 먹어야 몸이 튼튼해질 것 같은데 그런 측면에서 보면 온 부위를 고루 사용하는 한국 음식은 건강을 챙겨주는 보약일 것이다. 두 사람은 음식은 맛있게 먹지만 물은 반드시 생수를 시켜 먹었다. 한국 식당에서 주는 물은 비위생적이라고 들은 모양이다. 어찌되었든 물이 달라지면 탈이나므로 스스로를 잘 챙기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두 사람은 한국을 떠나기전 공항 서점에서 한국의 음식과 요리법에 관한 책을 사가지고 갔으며, 한국 음식을 나름대로 만들어 손님들에게 대접했다는 이메일을 보내왔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1시간 정도 차를 달려 민속촌으로 갔다. 민속촌에 가서 옛날 집구경을 소상히 하고 봉숭아 꽃물을 들여주는 아주머니들이 있어서 손톱에 꽃물을 들였다. 붉은 색이 사악한 기운을 막아준다고 하였더니 매리앤은 매우 좋아하며 손톱물을 들였고 쥬디는 매니큐어를 바른 탓으로 물을 들일 수 없음을 아쉬워하였다. 봉숭아의 붉은 색이 악한 기운을 없애주는지는 몰라도 봉숭아 냄새는 뱀, 개구리 등이 집안에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며, 씨앗은 결석 등을 녹여주고 단단한 암세포까지 치유를 시킨다고 한다. 백봉숭아 뿌리는 한 여름에 돼지고기 먹고 탈이 났을 때 달여먹으면 약이 된다는 말은 들은 적도 있는데 시골집 앞에 심어져 있던 봉선화, 맨드라미, 신부 머리화관 같은 꽃 등은 아름다운 정원의 역할과 약방의 역할, 그 밖의 해충 방지의 역할을 함께 담당하였던 것이다. 한국의 개’가 있는 구역에 갔더니 작은 둥지에 풍산개, 삽살이, 진돗개 등이 각각의 집에 갇혀있었고 들어오는 입구에 한국의 소도 구경거리로 고삐에 매어 앉아있었다. 좀 넓은 구역에 한꺼번에(소는 따로 혹은 같이?) 놓아두면 서로 물고 싸우려나? 요즈음의 동물원은 갇혀있는 동물을 구경만 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해가 없는 염소나 돼지 오리 등은 동물원 안에 돌아다니도록 해서 어린아이들이 더 좋아한다. 얼마전 TV 프로그램에서 무엇이든지 박치기를 해서 부수어버리는, 조련사까지 머리로 박고, 벽돌을 10개 가볍게 머리로 조각내 버리는 ‘박치기 왕 양돌이가(?) 나왔다. 조련사들이 그 원인을 알아보니 좋아하는 양순이(?)가 거들떠보지도 않아서 그랬다는 것이다. 조련사들이 프로그램을 만들어 양들이 좋아하는 향수도 뿌려주고, 단장을 해주었더니 양순이가 관심을 보이고 박치기왕이 순해졌다. 이 동물원의 명물이 탄생한 것이다. 우리를 탈출해서 동물원을 돌아다니는 염소녀석과 그를 흉내내며 동반탈출을 하는 염소들의 거리행진도 보여주고, 거위들도 집단훈련을 하여 거리행진을 하게도 하는 모험에 찬 조련사들이 있었다. 동물들도 좋아하고, 아이나 어른들도 좋아하고, 조련사들도 자기 동물들이 더 나아보이게 하려고 경쟁을 하여 웃음꽃이 만발하게 하였다. 필자가 미국에서 본 동물원은 우리에 양, 개, 돼지, 염소들을 살게 하고 관광객들이 들어가서 만지며 이야기도 하고 털도 다듬어주게 하였다. 동물들은 늘어지게 잠을 자거나 서있거나 자기 마음대로 돌아다니고 관광객들은 주변에 놓인 먹이를 주거나 솔로 피부 손질을 해주는데 이 동물들은 사람에 익숙해져서 와서 먼저 장난을 걸었다. 그러다가 귀챦으면 다른 곳으로 가버린다. 필자도 양한마리를 솔로 피부 손질을 해주었는데 의젓하고, 당당하게 서서 만지거나 말거나 오물오물 여물을 먹었다. 주변에 동물들은 사람을 보면 달려나오거나 저 편한 장소에 가서 척 드러누워 자는데 꼬마들이 살며시 다가가서 만지고 이야기를 나누고 솔질을 해주었다. 무대체질인 동물들의 우리이다. 한 시간 이상 우리안에 있었는데 지루하지 않았다. 사람 손에 독성이 있어서 동물에 해가 되지 않을까? 입구에서 소독을 했었는지 는 생각나지 않는다. 동물들이야 당연히 목욕하고 소독을 해주었을 것이다. 관광객이 동물의 몸에서 진드기를 발견하면 난리가 날 것이므로. 농악놀이도 있었으나 필자에게 너무도 익숙한 광경이라 흥미가 없었고, 비슷한 것을 보아온 매리앤과 쥬디에게도 큰 관심을 끌지 못하였다. 관광객이 참여할 수 있는 다도, 절하기 등 예절 익히기, 다듬질하기, 윷놀이 등 전통놀이, 제사에 참여하기 등 한국전통의례에 참여해보는 시간이면 더 좋겠다고 생각하였다. 특히 쥬디는 미국에서부터 5000여년 역사를 가진 한국의 의상, 폐백음식, 제사의식, 예절 등에 대한 자료를 보여준 필자에게 절하는 법, 웃어른께 하는 예법, 다도 등을 알려달라고 하였다. 예법에 관한 지식이라고는 고등학교에서 예절시간에 배운 큰 절, 평절과 제사 음식 놓는 법 등이 희미하게 남아있을 뿐인 필자는 예절을 다시 배워야겠다고 생각하였다. 사실 필자는 한문공부가 하고 싶어서 공주향교에 일년동안 다니며 전교님에게 기초한문을 배웠고 전교님과 토론도 했었다. 같이 공부를 한 아줌마들 중에는 성균관에서 제대로 예법을 배운 사람도 있어서 짧게 배우기도 했는데 예법이란 지속적으로 행해야 몸에 익는 것이라서 짧은 공부는 도움이 되지 못하였다. 유치원부터 초, 중등학교에서 단계적, 지속적으로 배워야 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형식이 의식을 이끈다. 보여지는 행위는 그 의식의 외면이다. 미국의 대통령 취임식 때 성서에 손을 얹는 형식은 양심과 진실에 입각하여 국가를 다스리겠다는 각오를 표현한다. 유교 국가였던 조선시대 임금님의 즉위식은 조상과 선현 앞에 부끄럽지않게 국가를 다스리겠다는 각오를 담았을까? 국왕의 즉위식, 대관식의 변천 과정을 보면 국가의 주인에 대한 의식의 변천사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계례식과 관례식은 그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제 책임하에 할 일을 다 해야 한다는 각오를 다지게 해주는 행사이다. 이스라엘 학생들이 한밤중에 횃불을 들고 험준한 맛사다 언덕을 오르는 행사는 다시는 국가를 잃지 않겠다는 의식을 일깨운다. 국가의 위기상황에 스스로를 돌보지 않고 항쟁과 고난의 길로 나가 오늘의 우리가 있게 해준 조상의 얼을 기리는 가르침의 행사가 우리에게 무엇이 있을까? 삼별초의 항쟁, 왜란과 호란시기의 의병의 활약 등 우리에게도 되집어 기려야 할 역사적 족적이 많이 있다. 요사이 교육계의 화두는 인성교육이다. 고통과 불행으로 그늘지워진 곳일수록 낙원과 행복이라는 언어가 승하듯이 치열한 경쟁에서 실적이 인성을 극히 압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반증이다. 학생들 자신이 위로는 조상과 아래로는 후손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라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면 남을 해코지하는 행동에 두려움을 가질 것이며 행동 하나하나에 생각을 더할 것이다. 뛰어난 업적이 오래도록 그리고 더 빛을 발하려면 넉넉한 품성이 뒷받침이 되어야 함은 당연한 상식이다. 민속촌을 나오는 길에 매리앤이 화장실에 들어갔다. 필자가 쥬디에게 한국 재래식 화장실이라서 걱정이라고 쥬디에게 거짓말을 하였다. 쥬디는 필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매리앤이 정말로 늦게 나온다고 밑으로 빠졌나보다 하고 마주 받았다. 그러면서 카메라를 준비하고 있다가 매리앤이 나오자 ‘팍’하고 사진을 찍어주었다. 생존기념 *^^*. 필자가 어렸을 적에는 퇴비만들기 위한 창고형 화장실도 있었다. 외할머님은 필자의 손을 잡고 건초가 쌓인 퇴비창고로 데리고 들어가셨고, 화장지 대신 옥수수껍질을 주셨다. 또한 어두운 밤에 벌레가 든 복숭아를 먹이기도 하셨다. 민속촌에서 돌아와 인사동 골목에 있는 유명한 한식집을 소개받고 찾아가는 길에 쥬디가 무릎이 아프다고 하였다. 한국 나이로 61세의 할머니가 시차적응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벽부터 강행을 하니 몸이 아프게도 생겼다. 그러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될까봐 늘 깔깔거리고 웃고 농담을 한다. 길을 물어물어 식당에 가던 중 친절하게 안내를 하던 사람이 같은 식당에서 옆자리에 앉게 되었다. 앉고 서는 것이 어려운 쥬디를 보더니 수지침을 한번 맞아 보겠는가하고 물었다. 한의사는 아니지만 자신의 몸을 생각하여 항시 침구를 몸에 지니고 다닌다며 쥬디의 손을 잡고 경혈 몇 군데를 풀어주더니 손의 혈을 풀어주면 이틀정도 몸이 가볍고 수지침을 맞으면 일주일간 편할 것이라고 하였다. 쥬디도 당뇨치료를 위한 침구를 지니고 있으므로 쉽게 응낙을 하였다. 수지침의 효능을 잘 몰랐던 필자를 비롯한 우리 일행은 수지침을 맞은 쥬디가 쉽게 앉고 서는 것을 보며 매우 놀랐다. 쥬디는 미국에 가서 한의학센터를 찾아보겠다고 하였다. 내일은 우리나라 아픔의 장소 슬픈 임진각, 제 3 땅굴, DMZ, 도라산역, 민통선마을을 거쳐 남대문 시장을 가 볼 예정이다. 매리앤과 쥬디가 미국에서부터 꼭 가보고 싶다고 요청해온 곳들이다.
나근형 인천시교육감과 일선 학교장 등 8명이 원어미교사 초빙협의 등의 명목으로 연초부터 10일간 일정으로 호주 방문에 나서 외유성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나 교육감과 C모 시교육청 중등교육과장, B모 H여고 교장 등 시교육청 간부와 교장 8명은 호주의 대학, 교육청 등과 원어민교사 초빙 및 인천지역 영어교사 연수, 학생교류 협의 등을 위해 10일간 호주를 방문키로 하고 4일 출국했다. 이들 방문단은 1인당 320만원씩 총 2천560만원의 경비를 쓰게 된다. 그러나 이들의 방문 일정은 호주 모나쉬대학과 원어민교사 초빙, 국내 교사 연수 등에 관한 양해각서 체결 및 빅토리아주교육청, 시드니교육청 방문 등 3일간의 일정을 제외하면 나머지 시간은 자유시간이나 교육시설 견학 등으로 짜여졌다. 이에 따라 이들이 방문 목적보다 현지 관광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새해 벽두 한 해 교육계획 수립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인천 교육의 최고 책임자와 간부, 교장들이 장기간 자리를 비우며 해외 방문을 해야 하는 것이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인천 교육계의 한 인사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더구나 3-4명이면 충분히 출장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데도 교육감과 교장들이 교육청 예산으로 연초부터 단체로 장기간 해외 출장을 가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들의 출장 일정을 따져보면 외유성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2일간은 항공기내에서 보내기 때문에 실제 방문기간은 8일간 이다"면서 "일정상 토.일요일 2일간만 자유 시간이고 나머지는 모두 공식 일정으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일본 고등학교에서 필수 과목 이수 누락이 차례차례로 발각되어 문제화되었다. 이로 인하여 대학측은 학생의 지식수준이 낮아 위기감이 강하고, 이수 누락 문제 이전에 초중학교를 포함한 「여유 교육」에 문제가 있다는 견해이다. 따라서 국공사립 합해 대학 전체의 2할에 해당하는 159개 학교가 고교 수준의 지식을 보충하기 위해서 보충학습을 하고 있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같이「학생의 지식 부족은 여유 교육이 본격 도입된 약 20년전부터 시작되었다」. 토호쿠대학의 아라이 부학장은「능력이 저하한 것이 아니라, 초중고로의 학습 범위가 좁아진 탓이다. 대학의 수업에 잘 연결되지 못하여 곤란을 겪고 있다」 도쿄 농공대의 사토 카츠아키부학장은「초등학교에서 가르쳐야 할 일이 중학교에 돌려지고 중학교에서 가르쳐야 할 일이 고등학교에 돌려지고 있다. 주5일제라고 하는 한정된 시간 안에서 고등학교 선생님은 과목의 선택과 집중을 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지 않았는가」라고 동정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이러한 고등학교까지의 사정에 대학측의 형편이 겹치고 있다. 입시 과목을 줄여 수험 부담을 가볍게 해, 특색을 살리고 학생을 모으려고 하는 대처가 사립대를 중심으로 급속히 퍼졌다. 추천 입시나 AO입시 등 일반 입시 이외로의 입학자는, 사립에서는 2006년도에 전체의 49%에 이른다. 수학의 일부를 배우지 않은 경제학부생, 물리를 이수하고 있지 않는 이학부생이 드물지 않은 현실이다. 이같은 현실을 극복하기 위하여 오사카대학교는 내년도부터, 고등학교의 교과서를 사용하고, 「시민을 위한」이라고 명명한 세계사의 수업을 시작한다. 정규의 과목으로서 단위도 인정된다. 학내에서 안이 나온 것은 작연 9월로, 이수 누락 문제가 밝혀지기 전이다. 류큐 대학의 이과학부는 수학과 물리, 화학에 대해서 통상의 수업 외에 고교 수준을 포함한 입문 클래스를 준비하고, 사립의 관동 학원대의 공학부는 수학 등의 기초 과목을 중시한 커리큘럼을 만들어 별도의「학생 지원실」도 두었다.「보충학습 시간은 마련하지 않아도, 매일 수업에서 고등학교의 학습 내용을 보충하지 않을 수 없다」라는 소리도 많다. 「여유 교육이 정말로 의의가 있는 것인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나가사키대), 「기술식의 문제를 늘리는 등, 폭넓은 지식이 없으면 극복할 수 없는 입시를 해야 한다」(쿄토대)이라고 하는 소리가 강하게 넘친다. 교원 양성계의 대학·학부에서는, 「선생님 지망생이 지식이 부족하여 학력 저하가 확대한다」(사이타마 대학의 시부야 하루미·교육학부장)라고 견해를 전한다. 이수 누락에 대해서는「여유 교육으로부터 파생한 문제」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적어도 필수의 과목은 빠짐없이 배우면 좋겠다」(쿄토대), 「국립대는 입시의 5교과 7과목을 지켜야 한다」(사이타마대)이라는 소리도 있지만, 「현실」을 고려한 요망도 눈에 띈다. 많은 것은 필수 과목의 재검토를 요구하는 의견이다.「예술은 제외할 수 있다」 「일본사를 더해야 한다」 등 여러 가지 취사 선택안 외에 이과 기초와 이과 종합 A, 이과 종합 B등과 세세하게 나뉜 과목의 통합을 요구하는 소리도 있다. 토호쿠대의 아라이부학장은 「초 중학교의 연장으로서 고교교육을 생각하기 쉽상이지만, 사회에서 일하려면 , 대학에서 배워야 한다라고 하는 역으로부터의 발상도 도입해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창한다. 또, 수업의 시간수나 커리큘럼에 대해서도, 「주5일제를 재검토해 적어도 한달에 2회 정도 토요일 수업을 부활시킨다」(쿄토대), 「5일제를 바꿀 수 없으면 각 교과에 충당하는 시간을 유연하게 하는 등 학습 지도 요령을 탄력화하면 어떨까」(도쿄 학예대)이라고 하는 의견이 나와 있다. 대학의 수업을 이해할 수 있는 학력을 붙이게 하려고 작년 봄 발족한 일본 리메디알 교육학회의 오노 히로시 회장의 이야기는 학력 부족의 학생이 다수 재적하는 고민과 무관한 대학은 소수일 것이다. 같은 대학의 같은 학부라도 학생 사이에 학력에 큰 차이가 나 온 것이 현상이다. AO 입시 등 입시를 다양화한 결과, 이수 누락과 같은 발상으로 「입시에 필요없기 때문에 공부하지 않았다」라고 하는 학생이 눈에 띈다. 소자녀화의 영향으로, 이전이라면 대학에 들어갈 수 없었던 학력의 층이 입학하고 있는 일도 부정할 수 없다. 단지, 그러한 학생을 잘라 버리는 것으로는 대학 운영은 되지 않는다. 입학시킨 이상, 리메디알(보습) 교육은 대학의 사명이기도 하다. 이에 임하는 대학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보습을 필요로 하지 않는 우수한 학생만이 열심히 들고 있거나, 중고의 6년분을 1년에 끝마치거나 하는 대학에서는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왜 필요한가」를 학생에게 보여주면서 잘 가르쳐야 한다. 실제로 나타난 학력 부족의 문제는 다음과 같다. 〈역사〉 · 제1차, 제2차 세계 대전의 시기를 모른다 ·사카모토 류마나 괴테를 모른다 ·유로를 알지 못하고, EC(유럽 공동체)과 EU(유럽연합)의 구별도 되지 않는다 〈지리〉 ·베트남이나 콜롬비아의 장소를 모른다 〈수학〉 ·분수의 덧셈의 방법(통분)을 잊고 있다 〈영어〉 ·「삼인칭 단수 현재형의 s」을 빈번히잊는다 ·영검3급을 취할 수 없다 〈국어〉 ·어휘력이 부족하여 중학생 이하 수준으로 논문을 읽을 수 없다
남녀 학생 간 성적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남학생과 여학생을 따로 가르쳐야 한다고 영국의 교육기준청(Ofsted)이 제안했다. 교육기준청은 교육부 의뢰로 영국의 교육시스템을 종합적으로 점검한 '2020 비전' 보고서에서 학교 교사들이 남학생들의 필요에 맞춰 수업 방식을 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고 텔레그래프 신문이 4일 보도했다. 교육기준청의 수석 교육감사관인 크리스틴 길버트는 남학생들의 경우 경쟁이 심한 과목에 좀 더 집중하고, 논픽션 책들을 많이 읽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작년 여름 중등교육자격시험인 GCSE 성적이 발표됐을 때 남학생들은 7년 전 여학생들이 거둔 성적 수준에 머물며 여학생들에 비해 성적이 많이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또 가난한 가정의 학생들, 특히 남학생들이 교실의 낙제생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영어와 수학이 떨어지는 학생들에게 추가 개인 레슨을 실시할 수 있는 비용을 정부가 부모에게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GCSE 같은 국가적인 시험 제도는 모든 학생에게 일률적으로 실시되지 말고, 성적이 우수한 학생은 먼저 보고,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은 준비를 갖춘 뒤에 보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영국 초등학교 졸업생의 20% 이상이 영어를 읽고 쓰는 능력과 계산 능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졸업하는 상황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중등학교 학생들은 교사와 부모의 일대일 만남을 통해 개인적인 목표를 세울 수 있도록 학습 안내를 해줘야 한다고 보고서는 말했다. '2020 비전' 보고서는 학생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모든 필요한 자질을 갖춘 채 학교를 졸업할 수 있도록 2020년까지 영국 교육시스템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앨런 존슨 교육장관은 이 보고서에 대해 "많은 가난한 학생들이 똑똑하고 재능이 많지만, 학습의 흥미와 동기를 잃고 있다"며 "우리는 언제든 모든 아이들이 뒤에 탈락하지 않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5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고교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통합논술교실'을 시범 운영한다고 4일 밝혔다. 시교육청이 작년 12월 발족한 '서울논술교육지원단'이 주관할 통합논술교실은 성동구 행당중학교에서 주 2∼3회씩 총 15차례에 걸쳐 운영된다. 논술지도 강사진은 국어와 철학, 사회, 수학, 과학, 영어 등 다양한 교과의 교사로 구성됐으며 수강 학생은 저소득층 자녀와 학교장의 추천을 받은 고교 2학년생 57명이다. 논술지도에 관심 있는 교사는 누구나 참관할 수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통합논술교실의 운영 목적은 학교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통합교과형 논술수업 모형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공교육에서도 통합교과형 논술지도가 충분히 이뤄질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도 교육청은 저출산 현상에 따른 학생수 감소를 줄이기 위해 셋째 자녀의 학비를 감면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최규호 교육감은 이날 오전 교육청에서 새해 교육정책을 소개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앞으로 10년만에 전북 지역의 학생 수가 (현재 32만여명중) 8만명 가량 줄어들 것으로 분석돼 저출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교육감은 "학부모들의 자녀 양육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노력중 하나로 셋째 자녀의 학비를 감면해주는 방안을 단계적 검토를 거쳐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그는 새해에는 임실 '섬진강 글로벌빌리지'와 남원 '영어체험 학습관'을 새로 지어 체험형 외국어 교육 시설도 확충하겠다고 덧붙였다.
2005.1.20 목 맑음 8시에 일어나 갠지스강으로 나와서 30루피에 한 시간 동안 보트를 탔다. 보트를 젓는 20안팎의 젊은이가 영어를 곧잘 해 어떻게 영어를 배웠느냐고 하니까 talking, talking이란 말만 반복한다. 외국관광객을 상대로 자꾸 말을 하다보니 영어를 잘 하게 되었다는 얘기다. 보트를 타며 사진을 여러 장 찍었다. 한국인 여행자를 많이 만난다. 겨울방학기간이라 대학생과 교사들이 많았다. 다시 여관으로 돌아오니 11시가 다 되었다. 샨티 게스트 하우스 라운지에 있는 Restaurant(식당)에서 chicken noodle soup(닭국수)를 시켰는데 국수 몇 가락과 닭고기 몇 첨이다. 중국식당의 mixed soup(짬뽕)와 같은 것인 줄 알았는데 전혀 다르다. 아쉬운 데로 그것으로 끼니를 때웠다. 저녁 땐 라운지 식당에서 50대 노총각을 만났는데 은행에서 명퇴를 하고 혼자 여행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 사람은 내게 카주라호의 에로 조각상 얘기를 했다. 전에 한번 T.V에서 보고 흥미를 느꼈던 그 에로 조각 사원을 다시 여행일정에 넣기로 했다. 카주라호와 델리에 대한 정보는 여행객에게서 여행 안내책 `인도 100배 즐기기`를 빌려서 꼼꼼히 메모해 놓았다. 2005년 1.21 금 맑음 황금사원(Golden Temple)을 방문했다. 황금사원 부근은 힌두교와 이슬람이 첨례한 대립을 보이는 장소이다. 황금사원(Golden Temple)이 유명하게 된 것은 황금사원 옆에 있는 이슬람 사원 자나 바피 모스크 때문이란다. 그 모스크 자리엔 원래 힌두교 사원 비수와나트 사원이 있었는데 이슬람 정권이었던 무굴제국의 아우랑제브 황제가 힌두교 사원을 파괴하고 이슬람사원을 지은 것. 그 후 이 곳에서 힌두교와 이슬람의 대립은 시작되었다. 이 이슬람 모스크엔 사람들의 접근이 통제되고 철조망이 높게 둘러쳐져 정적만이 감돌았다. 이슬람 사원으로서의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고 있었다. 사원은 텅 비어 잇었고 경비병들만 보초를 서고 있었다. 인도에서 종교 갈등이 가장 첨예한 곳이 바로 이 황금사원 주변 이슬람 사원을 둘러싼 두 종교간의 갈등이라고 한다. 언제 분출할지 모르는 활화산과 같다고 한다. 그런데 현재 인도 집권당인 RJP연립정부는 그 이슬람 모스크 자리에 원래 있었던 비쉬와나트 사원의 재건을 염두에 두고 있어 긴장감이 더욱 감도는 것이다. 황금사원은 내 숙소에서 20여분 정도 걸어가면 있었는데 황금사원 가까이 다가가는 도중 삼엄한 경찰병력이 배치되어 있어 긴장감을 자아내고 있었다. 일반인은 황금사원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고 한 안내자의 안내로 근처의 한 옥상으로 올라가 저만치 노란 지붕과 첨탑을 내려다보는 것으로 황금사원 관광을 대신할 수밖에 없었다. 건물 옥상에서 내려오는 계단과 골목을 따라 많은 기념품가게가 늘어서 있었다. 나는 바라나스 힌두대학을 가고 싶었다. 릭샤를 타고 힌두대학으로 가자고 했는데 릭샤가 간 곳은 어떤 조그만 대학 건물이었다. 학교를 구경하고 학생들과 사진을 찍으면서 알아보니 거기는 intermediate school이라고 한다. 전문 기술을 배우는 전문대학 과정이었다. 다시 릭샤를 타고 바라나스 힌두대학교로 갔는데 방대한 규모의 대학이었다. 캘커타 근처의 샨티니께탄의 바라티 대학보다도 규모가 더 크고 대학다운 넓은 캠퍼스를 갖추고 있었다. 경치도 좋은 편이었다. 농과대학, 공과대학, 의과대학 등 단과대학별로 건물이 따로 있었고 건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학구적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사진도 여러 장 찍었다. 학교의 후문 쪽엔 황금사원 옆에 있던 무굴제국 아우랑제브 황제가 파괴했다는 힌두교의 비수나와트 사원을 새로 건립해 놓았다. 아마 힌두교 측은 이 사원을 다시 원래의 장소인 그 이슬람 모스크 자리로 옮기려고 하는 데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 같았다. 웅장한 사원 주변으로 넓찍한 정원을 조성해 놓아 사람들로 붐볐다. 내가 본 힌두교 사원 중에 가정 깨끗하고 정돈이 잘 된 사원이었다. 2005.1.22 토 맑음 여관 옥상에 있는 식당에서 라면과 plain rice(쌀밥)로 식사를 하고 60루피를 계산했다. 인도라면이라 라면 맛이 나지 않았다. 오늘은 불교 사대 성지 중에 하나인 사르나트를 다녀오기로 했다. 바라나시 오기 전엔 계획에 없었는데 관광객으로부터 정보를 얻어 방문하려는 것이다. 여관을 나서 싸이클 릭샤를 타고 바라나시 역으로 갔다. 거기서 사르나트행 버스를 타고 30여분 가니 사르나트였다. 버스비는 8루피였다. 버스에서 내리니 멀지 않은 곳에 부처가 진리를 깨우치고 난 후 처음 설교했다는 장소에 절이 세워져있다. 한 노인이 비교적 유창한 영어로 부탁도 하지 않았는데 따라다니며 일일이 설명을 해 준다. 처음에는 그저 작은 친절인 줄만 알았는데 나중엔 직업으로 하는 걸 알았다. 일단 도움을 받기로 했다. 1,500여전 전에 세워졌다는 원통형의 절은 인근에 따로 있는데 많이 훼손되었고 지금 사람들이 방문하는 절은 그 후에 다시 세운 것이라고 했다. 불교의 4대 성지는 부처가 태어난 룸비니(지금은 네팔), 깨우침을 얻은 곳 보디가야, 처음 8정도를 설파한 곳 사르나트, 그리고 부처가 죽은 곳 주시나가르라고 했다. 절 주변은 넓은 공원이 조성되어 각종 새, 악어, 사슴 등도 사육하고 있었다. 휴식하기에 좋은 곳이었다. 꽃도 많이 피어 있어서 인도의 아이들과 사진을 찍기도 했다. 지금까지 본 힌두사원과 이슬람 사원은 도시의 중심부에 많이 있는데 불교사원은 도시 외곽에 한적하게 떨어져 있었다. 불교 사원 옆에는 일본의 절도 있었고 자인교 사원도 있었다. 600M 떨어진 곳에 한국 사찰 녹야원이 있었다. 녹야원엘 가기로 했다. 여기저기 마을이 있는 시골길을 걸어 녹야원으로 향하는데 길가에 있는 커다란 물웅덩이에 무엇인가가 날고 있었다. 다가가서 보니 제비였다. 한국에서 보던 제비와 같은 제비가 같은 몸짓으로 날고 있었다. 나는 우리나라 제비들이 겨울을 나는 강남을 한 번 가보고 싶었다. 그 강남이 바로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등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인도에도 있겠지 하고 예상은 했는데 직접 확인을 하고 보니 너무 반가웠다. 그런데 100여미터쯤 더 가니 넓은 평야와 야산이 펼쳐져 있는데 풍경이 꼭 우리나라 들녘과 아주 흡사했다. 우리나라 농촌 같았다. 계절도 겨울인데 우리나라 4월 날씨 같았다. 그 들판 가운데 너댓 개의 물 웅덩이가 있는데 그 위로 무엇인가가 어지럽게 날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제비였다. 한국에서 제비의 개체수가 현격하게 줄어들어 내가 애를 태웠던 제비가 인도 동북부 시골의 여러 웅덩이에 수백 마리가 떼를 지어 날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일단 한국 절 녹야원으로 향했다. 갔다 오다가 제비를 다시 자세히 관찰할 셈이었다. 300여 미터 더 가니 녹야원이 나왔다. 한국의 절과는 모습부터 다르다. 절에 들어가니 여기저기 꽃들이 피어 있었다. 조용한 경내로 들어가서 안으로 들어갔더니 스님은 없고 관광객 10여 명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 남자가 열심히 한의학의 체질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나머지는 흥미롭게 듣고 있었다. 태양인이 어떻고 태음인이 어떻고 하며 설명을 하는 가 하면 O형은 어떻고 B형은 어떻고 하며 혈액을 또 화제로 올려가며 신이 난다는 듯 떠들고 있었다. 내가 다가가 옆에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어도 누구 하나 눈길을 주거나 아는 체를 하지도 않았다. 인도를 여행하는 한국 여행객이 너무 많은 까닭이기도 하지만 그들도 다 잠시 쉬어가는 여행객이기 때문에 내가 옆에 있어도 그러려니 하고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것이다. 법당엔 황금빛 부처님이 모셔져 있었다. 특별한 것은 없었다. 거기서 이삼일 쉬어 갈 수 도 있지만 나는 사진을 몇 장 찍고는 바로 나왔다. 나와서 들판의 물웅덩이로 다시 갔다. 제비를 더 보고 개체수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거기 웅덩이 마다 수십 마리씩 어지럽게 제비들이 날고 있었다. 물읋 차고 날아오르는 몸짓이 한국에서 본 제비와 똑 같다. 아직 인도에는 제비가 많구나 생각하며 마을 주민들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지만 그들은 영어를 전혀 몰랐다. 나는 제비가 일년 내내 저렇게 많은가. 집은 어디에 짓고 그 동네에도 제비 집이 있는지 알고 싶었지만 전혀 말이 통하질 않았다. 그래도 안도감이 들었다. 한국에서 점점 개체수가 줄어드는 제비를 인도에서라도 많이 볼 수 있었으니 마음이 조금 놓였던 것이다. 그런데 여러 마리의 제비중에 한두 리씩 갈색빛이 감도는 제비가 섞여있었다. 나는 볼 수 없었던 개체들이었다. 그런데 조류도감엔 한국에도 갈색 제비가 발견되었다는 기록은 있어도 나는 본 적이 없다. 물론 한국의 제비들이 인도에서 월동을 하는 것인지에 대해선 확신 할 수가 없다
리포터가 근무하는 서령고 학습지원센터에서는 독서동아리인 '지락('지극한 즐거움은 독서에 있다'의 줄임말)'의 관심과 참여로 만들어진 도서관 문집 '늘 넉넉한 자리' 제3호를 발간했다. 이번 문집 발간으로 교내의 독서분위기 조성 및 학생들의 도서관 이용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늘 넉넉한 자리'에는 교장선생님의 발간사를 비롯, 학습지원센터 행사의 이모저모, 학부모 독서토론, 교사작품 학생작품, 어머님 세상!, 책과 어울리시는 우리 선생님께, 교내 독후감쓰기 대회 수상작, 학생들이 직접 쓴 영어 에세이 코너, 하하 호호 즐거운 산책, 편집후기 등으로 다양하고도 알차게 꾸며져 있다. 늘 넉넉한 자리는 15.5cm×22.5cm 규격으로 200부가 발간되었으며, 표지화는 류희만 작가의 그림이 사용되었다.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로 만들어진 도서관문집인 만큼 본교의 독서문화 향상과 학생들의 정서 함양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올해 11월 실시되는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비하기 위한 고교 모의고사가 오는 3월부터 시작된다. 2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각 시ㆍ도교육청 주관으로 오는 3월14일 고교 재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한 첫 수능 모의고사가 실시되는 데 이어 11월까지 고3 수험생을 대상으로 총 6차례, 고1ㆍ2년생을 대상으로 총 4차례의 모의고사가 치러진다. 3월 첫 모의고사 출제범위는 언어의 경우 1ㆍ2학년 전 범위, 수리 '가'형은 수학1 전 범위, 수리 '나'형은 수학1 무한수열의 극한까지, 외국어는 교과서별로 영어 16과 정도 이내, 사회탐구는 각 과목별 전 범위, 과학탐구는 물리1, 화학1, 생물1, 지구과학1만 실시되고 해당 과목 전 범위에서 출제된다. 직업탐구와 제2외국어는 실시되지 않는다. 또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으로 고3 재학생과 재수생이 모두 참가하는 모의고사가 오는 6월7일과 9월6일 두 차례 시행되고 각 시ㆍ도교육청 주관으로 고3 대상 모의고사가 4월18일, 7월12일, 10월10일 3차례, 고1ㆍ2 대상 모의고사가 6월13일, 9월20일, 11월22일 3차례 시행된다. 2008학년도 수능일은 11월15일이다.
한국과 일본의 교육현장에서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것 중의 하나가 영어 교육이다. 우리 나라는 초등학교 과정에서부터 정규 교과목으로 영어를 공부하지만 아직 일본은 검토중이다. 그러나 실제로 세계 무대에서 영어를 더 잘 구사하는 사람들은 어느 나라일까? 일본의 학교 현장에서 영어 교육에 대한 관심은 대단하다. 이레 일본 쿄토부 야와타시의 시립중과 히가시나카와 부립 야와타고는 휴대 게임기 「닌텐도 DS」를 사용해 영어 단어를 배우는 수업을 시작하였다. 이는 시 모두 초, 중학생의 학력 향상에 임하는 시 교육위원회의 시도로 게임기를 사용한 수업은 진귀하게 여겨 향후 수업의 효과를 실천 연구한다. 전용 펜으로 조작해, 음성이 첨부된 게임기가 학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착안한 히카루씨가 도쿄의 소프트 개발 회사에 소프트 제작을 의뢰했다. 이 소프트에는 고교생용 단어 1,900개와 중학생용 1,800 단어를 수록하였다. 펜으로 화면에 단어를 쓰면 발음이 나온다. 또한 일본어와 영어로 변환할 수도 있다. 기억하고 싶은 단어를 반복해 들을 수 있는 기능도 있다고 한다. 수업은 오토코산중학교와 야하타 고등학교와도 9월 상순부터, 3년생의 일부 학생을 대상으로 시작했다. 동중에서는 영어의 수업으로 10분 정도 사용하면 좋다는 것이다. 야마나 히로시시 교사는 「학생들은 조작에 익숙해 의욕적으로 학습에 임하고 있다. 효과는 기대할 수 있어요」라고 이야기한다. 대학에도 협력을 요청하여 죠오치대 문학부 이케다 강사가, 학생의 어휘가 얼마나 증가하고 있을까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하야시씨는 「효과가 인정되면, 다른 학교에도 확대하고 싶다」라고 이야기한다. 시 교육위원회는 한자학습에도 같은 소프트를 사용한 수업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1월에는 연구 발표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에 대한 결과가 주목을 받고 있다
진동섭 |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지난 반년 동안 가장 중요하게 한 일 중의 하나는 모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학교평가에 참여한 것이다. 그 동안 필자의 주된 관심 분야가 학교조직인데 일선 학교와 가깝게 지내지 못하는 상황이 항상 죄스러웠다. 그러던 차에 학교평가위원으로 일해 달라는 부탁이 있었다. 시간적 부담은 있었으나 그동안의 죄스러움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고, 스스로에게도 좋은 배움의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되어 기꺼이 참여하게 되었다. 민감한 감각을 가진 우리 아이들 현장방문 평가에서는 각종 문서를 확인하고 관련 교사와 교장 및 교감을 면담했다. 필자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한 활동은 학교시설을 돌아보고,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교실을 살펴보는 일이었다. 첫 번째 학교에서부터 눈에 들어온 것은 책상에 엎드려 자는 학생들이었다. 그냥 조는 것이 아니라, 책상에 엎드려서 곤히 자는 학생들이 대여섯 명은 족히 되어 보였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밤늦게까지 공부하느라 힘들어서 잠깐 자는 것으로 생각하고 그냥 지나쳤다. 그런데 그렇게 자는 학생들을 한 학급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학급들에서도 볼 수 있었다. 지역사회 여건이 그렇게 좋지 못한 총 17개의 학교를 방문하였는데, 이러한 모습을 소수 학교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교에서 볼 수 있었다. 30여명의 학생 중에는 자는 학생이 대여섯 명 포함되어 있었고, 음악을 듣는 학생, 멍하게 앉아 있거나 다른 책을 보는 학생들도 있었다. 심지어는 만화책을 보는 학생들도 있었다. 교사는 절반 정도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하고 있었다. 학교평가를 하는 중이었던 지난 9월, 모 일간지에 소개된 마틴 린드스트롬의 〈세계 최고 브랜드에게 배우는 오감 브랜딩〉이란 책을 접하게 되었다. 오감(五感) 브랜딩(branding)이란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의 신체 감각을 통해 감성적으로 브랜드를 경험하게 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이는 인간 의사소통의 95%는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고, 80%는 감각을 통해 전해진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내일신문 2006. 8. 10). 오감 브랜딩의 내용을 읽는 순간, 방문했던 '잠을 자는 학교'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그 내용은 새로운 깨달음과 함께 고민거리를 안겨주었다. 새삼 새롭게 깨달은 내용은 기업이 브랜드를 만들고, 이를 고객의 머릿속에 각인시켜 판매하기 위해 들이는 노력의 깊이이다. 자동차 회사는 자동차 엔진의 가속음에서 고급스러움을 느끼게 하기 위해 부드러운 저음으로 할지, 아니면 젊은 느낌을 주기 위해 경쾌한 소리로 할지를 연구하고 실험한다. 심지어 트렁크 여닫는 소리, 깜빡이와 에어컨 소리도 고객의 취향을 고려해서 만든다. 운행 시 타이어 타는 냄새가 역겨운 것에 착안해서 일정 속도 이상으로 달리면 라벤더 향이 나도록 하는 '아로마 타이어'를 개발한 사례도 있다. 이러한 깨달음에 이어진 고민거리는 변화를 예측하기 어려운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시켜야 할 것인가이다. 미국에서는 성인 한 명이 하루에 1500~2000개의 브랜드를 접한다고 한다(동아일보 2006. 9. 11). 이렇게 많은 브랜드 자극에 의해 민감해진 감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요즘 아이들은 MP3로 노래를 들으면서 군것질을 하고, 텔레비전을 보면서 수학 문제를 풀고 영어 단어도 외운다. 핸드폰 문자를 찍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손가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이들은 성인들에 비해 감각적으로 대단히 발달해 있다. 어떻게 이들을 가르칠 것인가? 이는 학교평가가 끝난 지금도 머릿속에 남아 있는 고민거리이다. 그런데 우리 교직 사회의 요즘 걱정거리는 무엇인가? 혼란한 교직사회 속에서 잠들어 지난 해 우리의 교직사회는 매우 혼란스러웠다. 이 혼란의 중심에는 교원평가제가 있었으며, 교사들은 교원 성과급 지급에 반대하는 운동도 하였다. 이 혼란 속에서 교장 공모제, 선출 보직제와 같은 교장 임용 제도와 수석 교사제 등이 단위 학교의 교육과 경영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제기되어 논의되고 있다. 자립형 사립학교 확대 실시 논란, 개방형 자율학교 시범 운영, 방과 후 학교 제도 시행 등도 2006년 교직사회를 흔들어 놓았다. 교육위원회를 시·도의회로 통합하고, 교육감과 교육위원을 직접 선출하는 것이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한 일도 있었다. 이는 시·도 단위에서 교육제도 수립과 운영의 효율성을 기하고 주민들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구상이었다. 이 문제에 관해서도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집단들 사이에서 뜨거운 찬반 공방이 벌어졌다. 이렇게 복잡하고 다양한 사안들에 대해 이해당사자들이 하는 주장들은 모두 명분이 있고, 논리적 설득력도 있으며, 실제적으로 필요한 측면도 있다. 여기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그들 주장의 타당성이나 합리성이 아니다. 교사들, 교육 행정가들, 학부모들, 정치가들이 이런 논의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갑론을박하는 동안 학교에 온 많은 학생들이 교실에서 잠자고 있다는 사실을 말하려는 것이다. 다시 잠자는 학급으로 돌아가자.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자거나 딴 짓을 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대표적인 예로 철야 아르바이트, 컴퓨터 게임, 과외 수업, 혹은 건강 문제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학생들의 입장에서 볼 때 특정 과목은 대학입학에 도움이 안 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으며, 몇몇 학생들은 대학입학에 관심조차 없을 수도 있다. 혹은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누적된 학습 결손으로 인해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런데 교사들은 이러한 학생들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교장, 교감도 마찬가지이다. 직업반을 만들어 운영도 해 보지만, 학생도 학부모도 좋아하지 않는다. 성적이 낮은 학생들을 따로 모아 가르치면 좋겠는데 소위 우열반 편성은 금지되어 있다. 운동 등 공부 이외의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의 경우 각자 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 하도록 하고 싶으나 그것도 규정, 재정 형편, 혹은 담당교사 문제 때문에 불가능하다. 그리고 다른 한편에서는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소위 'SKY 대학' 입학생 수만 세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겠는가? 교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중 하나일 것이다. 하나는 자는 학생, 딴 짓하는 학생은 지금처럼 그대로 놓아두고 공부할 학생만 데리고 수업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한 교실에서 학생 각자의 요구와 특성에 맞게 직업교육, 특기적성교육 그리고 입시준비교육을 모두 하는 것이다. 학교 공동체에서의 교사의 위상 교사는 '학교'라는 조직의 한 구성원이다. 학교는 학부모들과 지역사회 주민까지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공동체이다. 때문에 교사는 학부모와 지역사회 주민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일하게 된다. 교사의 역할은 이들과의 관계 속에서 교사가 가지고 있는 위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진동섭, 근간). 교사직은 전문직이다. 동시에 교사직은 고도의 정신노동을 하는 근로자이기도 하다. 교사직의 근로자성은 교사의 노동조합 활동을 법률로 보장하는 것을 통해서 잘 알 수 있다(표시열, 2002: 215). 전문직이자 정신노동자인 교사는 구성원들과의 관계에서 다음과 같은 다양한 지위를 가지고 있다.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는 서로가 선택해서 이루어지는 관계가 아니다. 이들은 우연적이고 일시적으로 만나서 가르치고 배우는 공적인 관계이다. 그러나 이들 간의 관계는 교육애와 애정, 신뢰와 존경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교사와 학부모의 관계는 학생을 매개로 해서 이루어지는 비선택적·일시적 관계이다. 교사는 교육공급자이고 학부모는 교사가 제공하는 교육의 수혜자 혹은 소비자이다. 교육에 있어서 비전문가인 학부모는 전문가인 교사에게 자녀들의 교육을 위탁했다. 교사는 교육전문가임과 동시에 학부모에 의해 자녀교육을 위탁 받은 사람이다. 교사와 교사의 관계를 살펴보면, 교사들은 서로를 가장 편안한 상대로 생각하지만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 이들 사이에서는 전문적 협력이 이루어지지만 이는 개인적인 친분에 의한 것인 경우가 많다. 교사와 교장은 학교에 의해 고용된 피고용자의 신분이라는 점에서는 같다. 이들은 같은 배를 타고 있는 동업자임과 동시에 학교조직의 상급자와 하급자 위치에 있다. 중요한 것은 어느 입장에서 보든지 교사는 자율성과 책임감을 가진 전문직이라는 점이다. 학교는 개방적 공동체다. 학교와 환경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면서 서로 도움과 영향을 주고받는다. 학교 내 구성원들 간 관계에서도 개방적인 교류가 이루어진다. 이 안에서 교사가 처한 상황은 매우 복잡하고 어렵다. 대표적인 예로 교사들은 학교라는 담장 안에서 제한된 시간 동안 학생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교사가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은 줄어들고 교사에 대한 기대와 책임은 높아져만 간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자명한 사실은 교사의 존재를 확인하는 곳은 '교실'이고, 교사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은 '교육의 질'이고, 교사의 존재를 지켜 주는 것은 '전문성'이라는 점이다. 학생에 대한 선택권이 없는 교사로서 교사에 대한 선택권이 없는 학생을 상대할 때는 물론이고 하급자인 교사로서 상급자인 교장을 상대할 때, 피위탁자인 교사로서 위탁자인 학부모를 상대할 때, 전문가인 교사로서 똑같은 전문가인 동료 교사를 상대할 때, 교사는 당당하고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당당함과 자신감은 교사의 전문성에서 나온다. 교사전문성의 핵심은 교육에 대한 전문적 지식 및 기술 체계와 교직윤리 의식이 핵심을 이룬다. 교사들은 이러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교육전문가'가 되어야 한다(진동섭, 2002). 전문가로써 해야 할 세 가지 역할 변화하는 학교사회에서 교사가 전문직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화기 위해 수행해야 할 역할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이 중 세 가지만 강조하고자 한다. 우선 현장연구자로서의 역할이다. 로티는 교사직을 '특수하지만 그늘에 있는 직업'이라고 했다. 교사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나 교육행정가, 교육대학이나 사범대학 교수의 그늘 속에 있다는 것이다. 교실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공간으로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교육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고 학습하는 현장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현장에 근거한 지식과 기술을 개발함에 있어서 이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교사보다 더 유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있겠는가? 다음은 교육 디자이너로서의 역할이다. 교사는 45분 혹은 50분의 교수·학습 활동을 디자인하는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 여기에서 교육 디자이너는 정해진 교육내용을 기계적으로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학생의 특성과 요구에 맞게 학습내용, 학습방법 등을 디자인해주는 사람을 뜻한다. 세 번째는 학교 컨설턴트로서의 역할이다(진동섭, 2003). 학교 컨설팅은 교원들이 직무 수행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이나 새로운 과제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그 해결을 도와주는 일이다. 40만 교원들은 모두 나름대로 교육에 관한 비법들을 한 보따리씩 가지고 있다. 문제는 이것이 교사들 간에 공유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장연구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면 보다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지식과 기술이 만들어진다. 이것을 다른 교원들의 전문성 개발을 위해 활용하고, 본인도 다른 교원의 도움을 받아서 서로의 전문성을 공유하자는 것이 학교 컨설팅의 취지이다. 이상과 같은 세 가지 역할은 교사들이 혼자서 고민하고 수행해야 하는 역할이 아니라, 학교 공동체 내에서 함께 이루어지는 역할이다. 현장연구는 개인 혹은 다수가 수행할 수 있다. 교육 디자이너의 역할도 마찬가지다. 학교 컨설턴트로서의 역할 역시 상대방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이 글에서 말한 인문계 고등학교 교실 상황은 전국 모든 학교의 상황이 결코 아니다. 오감 브랜딩은 학교가 아닌 기업의 이야기다. 이는 학교가 기업을 쫓아가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업이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노력하는지 알 필요는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기업들이 만들어가는 사회변화가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파악해야만 한다. 학교는 학생들을 위해 꼭 필요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일선 학교는 자력으로 그러한 조직으로 만드는데 어려움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현실에 안주할 수는 없다. 행정가와 정치가들이 여건을 마련해 줄 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교사들은 교직의 현실을 자조(自嘲)가 아니라 자조(自助)해야 한다. 현장연구자, 교육 디자이너 그리고 학교 컨설턴트로서 교사의 역할을 돌아보고, 현재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함께 찾아서 함께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철호 | 저자 [문제] 괄호 안에서 자연스러운 표현을 고르시오. 1. 딸아이에게 한 달에 한 번씩 용돈을 (주기로|건네기로) 약속했다. 2. 고마운 마음에 만원짜리 한 장을 (주었지만|건넸지만) 노인은 한사코 받지 않았다. 3. 젊은 사서는 내가 신청하지도 않은 책을 태연히 (주는|건네는) 것이었다. 4. 아이가 어머니에게서 받아 온 편지를 선생님에게 (주었다|건넸다). [풀이] ‘주다’의 다양한 쓰임새 한국어에서 ‘주다’만큼 쓰임새가 다양한 낱말도 드물 것이다. 상대에게 물건을 가지도록 건네는 일, 돈·요금·봉급 따위를 지불하는 일, 먹을 것이나 영양을 공급하는 일, 일이나 책임을 맡기는 일, 권리나 지위 같은 것을 부여하는 일, 도움이나 혜택을 제공하는 일, 고통·해·창피 따위를 겪게 하는 일에도 ‘주다’가 쓰인다. 이밖에도 주의나 언질 같은 말을 하는 일, 전화를 하거나 연락을 취하는 일, 점수나 학점을 매기는 일, 상이나 벌을 받게 하는 일, 시간이나 여유를 허락하는 일, 속이나 정을 내보이는 일, 감동이나 겁, 느낌 따위를 느끼게 하는 일, 세례나 안수를 베푸는 일, 몸에 힘을 쓰는 일, 액센트나 변화 같은 영향을 가하는 일, 눈이나 귀를 일정한 방향으로 돌리는 일, 눈치를 보내는 일, 자식을 남의 집 며느리나 양자로 들이는 일, 몸이나 마음을 이성에게 허락하는 일 등등, ‘주다’의 대상에는 거의 제한이 없어 보인다. ‘건네다’는 ‘건너다’에서 온 말 한편 ‘건너다’의 어간 ‘건너-’에 사동접미사 ‘-이’가 붙어서 생겨난 ‘건네다’는 크게 세 가지 뜻으로 쓰인다. 첫째, ‘건너다’에서 나온 사동사라는 태생에 충실하게, 사람이나 물건을 ‘건너가게 한다’는 뜻으로 쓰이는 경우다. ‘건네다’가 이렇게 본래 의미로 쓰이는 경우에는 ‘건네다’보다는 ‘건네주다’의 꼴을 취할 때가 많다. “사공이 나룻배로 여인을 건네주었다”, “아이를 업어서 징검다리를 건네주었다” 등이 그 예다. 또 한 가지는 “말을 건네다”, “인사를 건네다” 같은 경우다. 이럴 때는 상대에게 말을 붙이거나 인사를 한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건네다’는 “물건을 건네다”나 “돈을 건네다”에서 볼 수 있듯이 ‘무언가를 남에게 넘겨준다’는 뜻으로 흔히 쓰인다(이 글에서는 이 용법에 한정해서 ‘주다’와 비교하기로 한다). 주의는 ‘주고’ 인사는 ‘건넨다’ ‘준다’나 ‘건넨다’나, 뭔가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일을 가리킨다는 점에서는 똑같다. 그런데도 한국어에서는 이 두 낱말과 어울리는 대상들 사이에 비교적 엄격한 구별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돈을 넘겨줄 때에는 “돈을 준다”고도 할 수 있고 “돈을 건넨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건너가는 것이 돈이 아니라 말[言]이면 ‘준다’는 안 되고 ‘건넨다’만 된다. 더 흥미로운 것은, 말 중에서도 인사나 수작 같은 것은 ‘건넨다’고 하지만 주의나 언질 같은 것은 ‘준다’고 한다는 점이다. 이런 차이는 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 누구나(?) 좋아하는 ‘돈’을 예로 들어보자. “돈을 주었다”와 “돈을 건넸다”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예컨대 “어머니가 아이를 잘 봐달라며 담임선생에게 돈봉투를 주었다”와 “~ 돈봉투를 건넸다”는 어디가 어떻게 다른 걸까. 한번 ‘준’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주었다’나 ‘건넸다’나, 돈이 교사의 손으로 넘어간 사실을 가리킨다는 점에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둘 사이의 차이는 그 다음에 이어지는 상황에서 생겨난다. 즉, 교사가 돈을 받아서 ‘꿀꺽’ 해버렸다면 ‘주었다’가 어울리고, 정색을 하면서 돌려주었다면 ‘건넸다’가 좀 더 어울린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주다’의 대상이 된 사물은 한번 가면 영영 돌아오지 않는 반면, ‘건네다’의 대상은 갔다가 다시 돌아오기 십상이다. 그래서 “돈봉투를 주었지만 손사레를 치며 받지 않았다”보다는 “돈봉투를 건넸지만 손사레를 치며 받지 않았다”가 훨씬 자연스럽게 들리는 것이다. ‘주다’는 소유권 이동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무엇이든 ‘주면’ 그 사물은 새 주인을 섬기게 된다. 첫머리에서 ‘주다’와 어울릴 수 있는 것을 여러 가지 살펴보았는데, 이런 것들은 모두 ‘주다’에 의해 소속이 바뀐다. 누군가한테 돈을 ‘주면’ 그 사람이 돈의 새 임자가 되고, 권리를 ‘주면’ 그 사람이 권리의 소유자가 된다. 남에게 ‘준’ 상처나 모욕은 고스란히 그 사람이 감당해야 하는 몫이 된다. 주의나 언질도 한 쪽이 다른 쪽에게 일방적으로 주고 나면 그것으로 끝이어서, 상대가 무언가를 돌려주고 말고 할 것이 없다. ‘건넨’ 것은 돌아오는 것이 정상이다 이에 반해 ‘건네다’는 단순히 어떤 물건의 소재가 다른 사람 손으로 바뀌었음을 뜻한다. 이때 사물의 소유권 자체에는 변동이 없어서, 건너갔던 것은 다시 주인에게 돌아오는 것이 정상이다. 흔히 “줬다 뺏는 법이 어딨냐” 하듯이, 한번 ‘준’ 것을 도로 가져오려면 ‘빼앗는’ 방법밖에는 없다. 반면 ‘건네준’ 것은 도로 ‘건네받으면’ 그만이다. 다른 사람한테 말을 ‘건넸는데’ 상대가 아무런 반응이 없다면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 말을 건네면 말이, 인사를 건네면 인사가 돌아오는 것이 자연스럽다. 사공이 ‘건네준’ 여인도 언젠가는 돌아오게 되어 있다. ‘주다’는 일방적이고 비대칭적이며 자기완결적이다. “몸 주고 마음 주고 정도 주었지만” 운운하는 노랫말에서도 보듯 ‘주는’ 행위는 그것으로 그만이어서, 그에 상응하는 것이 돌아오지 않거나 아니면 아예 다른 것이(이를테면 배신이나 보복이) 돌아온다. 이에 반해 ‘건네다’는 쌍방향적이고 대칭적이며 순환적이다. 따라서 대개의 경우 ‘건넨’ 것과 똑같은 것이, 또는 그에 상응하는 것이 돌아오게 되어 있다. ‘건네다’는 소유권과 무관할 때가 많다 그런데, ‘주다’와 ‘건네다’ 사이에는 소유권과 관련해서 좀더 근본적인 차이가 숨어 있다. 앞에서 ‘주다’는 소유권 이동을 전제로 한 낱말이라고 했다. 이에 반해 ‘건네다’에서는 애초부터 소유권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여인을 ‘건네준’ 사공이 여인의 주인이 아니듯이, 어머니의 편지를 받아서 선생님에게 ‘건네는’ 딸에게도 편지와 관련한 권리가 전혀 없다. 영어로 치면 ‘주다’는 ‘give’고 ‘건네다’는 ‘pass’다. 영어사용자들이 식탁에서 “Give me the salt”라 하지 않고 “Pass me the salt”라고 하는 이유는, ‘give’가 소유권의 존재와 그 이동을 전제로 한 말인 데 반해 ‘pass’는 소유권과 전혀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축구에서 동료에게 공을 넘길 때 ‘give’한다 하지 않고 ‘pass’한다고 하는 까닭도 이와 같다. 공을 넘겨주는 선수나 넘겨받는 선수나 결코 공의 임자는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건네다’는 구체적, ‘주다’는 추상적 ‘건네다’와 ‘주다’ 사이에는 또 한 가지 중대한 차이가 있다. 누구한테 뭔가를 ‘건네기’ 위해서는 우선 두 사람이 얼굴을 맞대야 한다. 그리고 ‘건네주는’ 사람이 ‘건네받는’ 사람에게 몸소 물건을 넘겨주어야 한다. 이에 반해 뭔가를 ‘주는’ 일은 서로 만나지 않고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사장은 책상에 가만히 앉아서도 다른 직원을 시키거나 자동이체를 통해서 얼마든지 직원에게 급료를 ‘줄’ 수 있다. 당사자를 직접 대면하지 않고(이를테면 공개적인 글을 통해) 상대에게 모욕을 ‘주는’ 일도 가능하다. ‘건네는’ 행동은 구체적이고 ‘주는’ 행위는 추상적이다. ‘주다’는 한 인간에게서 다른 인간에게 뭔가가 건너가고 넘어가고 흘러가는 온갖 경우를 두루 싸잡아 가리키는 말이고, ‘건네다’는 그 중에서 신체의 실질적인 움직임을 동반한 경우만을 지칭한다. ‘건네다’는 ‘주다’의 부분집합이다. 두 낱말의 상대어가 공히 ‘받다’임을 생각하면 이 점이 한층 분명하게 드러난다. 점잖은 글말로 물러난 ‘건네다’ 이렇게 ‘주다’와 ‘건네다’ 사이에는 의미심장한 차이가 숨어 있지만, 입말에서는 ‘건네다’를 쓸 곳에 ‘주다’를 쓰는 일이 흔하다. 여기에는 무엇보다도 ‘주다’가 ‘건네다’에 비해 발음이 쉽다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워낙에 ‘주다’의 쓰임새가 넓다 보니 한국어사용자들의 무의식 속에 “‘주다’는 모든 사물에 쓸 수 있다”는 단정적 사고가 자리 잡게 된 연유도 있을 것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입말에서 ‘건네다’를 썼을 경우 말하는 이의 점잖은 성격이나 지긋한 나이를 느끼게 한다. ‘건네다’가 ‘주다’에 눌린 까닭 ‘인간人間’을 풀면 ‘사람 사이’가 되듯이, 사람이란 어쩔 수 없이 사회를 이루어 서로 뭔가를 주고받으며 사는 존재다. 하기야 그렇게 모여 사는 과정에서 말이라는 것도 생겨났을 테니, ‘주다’의 용법이 다종다양한 것도 더없이 자연스러운 일이리라. 사람의 성정이 저마다 다른 탓인지, 내가 누구에게 무언가를 해주어도 상대가 똑같이 갚아 오는 경우는 흔치 않은 듯하다. 아니면, 사람이 서로 제각각이다 보니 자신이 받은 만큼 고스란히 돌려주기보다는 받은 것에 모자라게, 혹은 그보다 넘치게 돌려주는 일이 많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쓰임새의 가짓수에서 ‘주다’가 ‘건네다’를 압도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은 아닐는지. [요약] 주다 -양자의 직접적인 대면과 신체행동이 따르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두루 가리킴 -소유권의 존재와 그 이동을 전제로 함 -일방적, 비대칭적, 자기완결적 건네다 -양자의 직접적인 대면과 신체행동이 따르는 경우만을 가리킴 -소유권 불변을 전제로 하거나, 소유권과 상관없음 -쌍방적, 대칭적, 순환적 [답] 1. 주기로 2. 건넸지만 3. 건네는 4. 건넸다
2000년 4월 7일 새벽,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에 위치한 운봉산에 화재가 발생했다. 초속 12~20m의 강풍을 타고 번진 불은 9일간 계속되며 고성 일대에 산림 피해액만 350억이 넘는 큰 피해를 입혔다. 이른바 '고성산불'. 첫 발화지인 운봉산 인근에 자리 잡고 있는 오호초등학교도 불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당시 김철정 교장을 비롯한 11명의 교원은 새벽에 학교로 달려와 학내전산자료가 입력된 컴퓨터 본체와 학적부 등 주요 자료만을 옮길 수 있었고 불길에 휩싸이는 학교를 바라봐야만 했다. 교사들 노력으로 전소(全燒) 위기 면해 80여년의 역사를 가진 학교가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거센 화마(火魔)가 지난 후 뼈대만 남은 창고와 급식시설이 모습을 드러내 안타까운 마음이 컸지만 다행히 본관 건물은 외관만 그을린 채 멀쩡해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었다. 현재 오호초의 교장으로 재직 중인 장원진 교장은 당시 교감으로 그 상황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한밤중에 당시 군청에 근무하던 동생의 연락을 받고 학교로 가보니 불이 이미 학교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어요. 긴박한 상황에서 본관 창문을 꼼꼼히 점검한 덕분에 전소(全燒)를 막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조금의 틈만 있었어도 모두 다 사라질 뻔했죠. 그리고 당시 관사에서 자고 있던 교사를 대피시킬 수 있었던 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장 교장은 이 학교 33회(1962년) 졸업생이다. 모교에서 근무를 하게 되면서 의욕에 불타올랐지만 갑작스럽게 발생한 재난 앞에서 힘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생각에 학교를 되살리는 데 앞장섰다. 학교를 5개 구역으로 나눠 매년 하나씩 복구를 해나갔다. '학교 되살리기 5개년 계획'을 실천한 것이다. "제한된 예산으로는 복구에 모든 걸 집중할 수 없었어요. 무엇보다 아이들의 교육이 우선이었으니까요." 위기 상황이었던 만큼 교직원과 학생들을 동원할 수도 있었지만, 수업에 지장을 줄 수 없었기에 장 교장은 굳이 인부를 부르지 않아도 될 때는 학교 기사와 함께 직접 일을 해 나갔다. 그래서 학교를 찾은 사람들에게 일꾼인지 교사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는 말도 자주 들었다고 한다. 이러한 노력 끝에 이제 학교는 제 모습을 찾았다. 오히려 불타기 전보다 더 아름다운 학교로 변했다. 지금은 학교를 찾는 사람들은 학교의 아름다움에 감탄한다. 장미와 연산홍으로 둘러싸인 교정, 운동장 한 쪽에 마련되어 있는 수목원과 분수공원은 오호초의 자랑이다. 뒷산에 남아있는 산불의 흔적을 보지 못한다면 불이 났던 곳인지 전혀 의심할 수 없다. 작년 여름 고성을 찾았다가 오호초에 들렸다는 이시연 전주교육청 초등교육과장은 "우연히 들린 학교가 너무 아름다워 부럽네요.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는 학교가 되길 바랍니다"라는 글을 학교 홈페이지에 남기기도 했다. 장 교장은 5년간의 오호초 생활을 마치고 2004년 교장으로 승진하며 다른 학교로 옮겼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강력한 요청으로 2006년 초빙교장으로 다시 부임했다. 그간의 노력이 주민들에게 인정을 받은 것이다. "모교라는 애착이 있긴 하지만 누구라도 그 자리에 있었으면 그렇게 했을 겁니다. 당연한 일인데 칭찬을 받으니 더 어깨가 무겁습니다." 올해부터는 야생화단지 조성, 과학교육을 위한 간이 기생대·암석원·식물원의 시설 보강으로 학교공간을 다양한 체험 학습의 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3F 운동, 드럼 수업 등으로 내실 다지기 지난 해 부임하면서 장 교장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학교의 외관이 아닌 내실을 다지는 것. 지방의 소규모 학교(현재 6학급 75명)가 대부분 그러하듯 오호초도 점점 줄어드는 학생 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속초시가 15분 거리에 있어 학생을 유지하는 데 더욱 힘든 형편이다. 또한 학생의 20% 이상이 결손 가정 아동들이고, 50여 가구에 불과한 재학생들의 사교육비가 연간 8000여만 원이 소요돼 이를 보완하는 것도 시급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자를 중심으로 한 특색교육과 독서, 정보, 영어, 리코더에 대한 인증제인 '오호금별제'를 실시하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작은 실천으로 큰 보람을 갖자는 '3F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3F 운동은 '나부터(From I)', '지금부터(From Now)', '작은 일부터(From Small)'를 통해 기본 생활 습관 형성과 봉사, 공동체 의식을 배양하는 따뜻한 심성을 함양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학생 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 학교에 다니면 뭔가 달라진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평준화를 강조하다보니 학교마다 갖고 있는 특색이 사라지는 것 같아요. 뛰어난 것이 아니라 뭔가 다르다는 말을 듣게 해주고 싶어요. 학생은 교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노력하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호초의 특색 있는 교육관을 엿볼 수 있는 것이 바로 드럼 수업이다. 사물놀이, 댄스스포츠, 풍선 아트 등 특기적성 교육을 하고 있지만 장 교장은 직접 배우고 있는 드럼을 작년 9월부터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퇴직 후 '실버악단'을 구성해서 봉사활동을 다니고 싶은 욕심에 배우기 시작한 드럼에 푹 빠진 장 교장은 학생들과 같은 기쁨을 나누기 위해 지원자를 뽑아 드럼 수업을 시작했다. "어린 아이들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저보다 배우는 속도가 빨라요. 이젠 점점 긴장이 된다니까요. 앞으로 조금만 있으면 고성군에서 하는 행사에 우리 '드러머'들이 단골로 출연할 것 같네요. 좀 더 익숙해지면 색소폰도 배워 수업을 하고 싶어요." 직접 구입한 드럼을 학교에 놓고, 방과 후는 물론 주말에도 아이들과 함께 한다. 생소한 악기를 접한 아이들은 한번 드럼을 치면 자리에서 일어날 줄을 모른다. 5학년인 최자은 양은 "처음엔 신기하기만 했던 드럼을 치다보면 정말 신나고, 땀도 흘릴 수 있어서 좋아요. 처음엔 무섭던 교장선생님이 지금은 하나도 안 무서워요"라며 웃었다. 장 교장은 드럼이 한 대 뿐이라서 많은 아이들이 함께 하지 못해 올해는 한 대를 추가해 더 많은 학생들을 가르칠 예정이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저절로 흥이 나고 속초에서 일주일에 두 번하는 드럼 레슨도 더 열심히 받게 됐다고 한다. 2년 전 오호초에서 처음 교직 생활을 시작한 박진우 교사는 "일요일에도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학교에 나오시고, 또 자비를 털어 식사와 간식을 함께 하시는 교장선생님의 모습을 보며 참 많은 것을 배웁니다. 우리 교사들에게도 행정업무에 대한 부담 없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해주시는 교장선생님을 만난 것이 행운이에요"라고 말했다. 학교의 모습을 바꿔 누구든지 즐겁게 찾을 수 있게 하고, 학생들에게는 인성교육과 함께 다양한 특색교육을 하는 장 교장의 이러한 노력들은 지방 소규모 학교의 경우, 학교가 주민과 하나가 되고 지역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소신에서 시작됐다. 학교가 중심이 되면 학교의 황폐화를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 졸업생 수가 3000여 명 정도입니다. 그 중에 저는 20년 가까이 다니고 있으니 제일 오래 다니는 거죠. 그만큼 더 열심히 해야 되겠죠? 지역 주민들이 모두 선·후배고 제자들이기 때문에 불편한 점도 있지만 적극적인 도움을 주고 있어 누구나 찾고 싶은 학교를 만들고 싶습니다." 장 교장은 마지막으로 지방의 소규모 학교를 살리기 위해 열정적으로 노력하는 전국의 많은 교원들에게 올 한해는 함께 소중한 결실을 맺길 바란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 엄성용 esy@kfta.or.kr
교사말씨란 교사가 교실에서 사용하는 특별한 성격의 의도적인 언어사용을 지칭하며, 주로 언어를 가르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 사용된다. 이는 대화의 주제를 현장 상황 즉 교실 상황으로 한정함으로써 대화의 맥락이 제공되고 대화상대자 즉 학생의 수준에 맞는 언어사용을 위해 학생을 위해 언어를 단순화시키고 조정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당연 학생들의 인격을 존중해 주어야 하고, 서로의 의견차를 좁혀 줄 수 있어야 하는 등 수업지식 전달 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면까지 함께 조절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과연 우리의 교실에서는 어떤 말씨가 사용될까? 오늘 버스에서 큰소리로 나누는 중학교 여학생들의 대화는 실로 충격이었다. 선생님에게 오늘 혼이 나는 상황을 묘사하는데 그들의 대화는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가 아니었다. 나는 학생이 무조건 교사의 말에 복종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학교현장에서 지식을 전달하는 교사와 그 지식을 전달받는 학생 사이에는 분명한 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들의 상황은 친구들끼리의 다툼보다 더 심한 욕설과 비방의 말투가 오고 갔다. 학생들의 대화만 듣고 이를 판단하기에는 성급하지만 교사말씨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게 하였다. 교사란 교과지식을 전달해야 함은 물론이고 인생 선배로써도 인격적인 부분까지 가르쳐 줄 것이 많은 사람이다. 학생들이 이해를 잘 못한다면 천천히 말해보고, 반복하여 말해보고, 다른 방법으로도 말해보고, 또는 휴지를 길게 두어 말해볼 수도 있고, 크고 분명하게 말해보기도 하고, 다른 예시도 들어보는 등 조금 더 참고 넓게 학생을 포용할 줄 아는 인성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사 중심 교육에서 학습자 중심의 교육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강조되고 있다. 이는 수업시간에 더욱 더 강조되어야 할 것이지 생활 지도 면에서는 조금 예외일 수도 있다. 학생들의 교사에 대한 공경심이 무너지면서 학생들의 말씨도 많이 무너졌다고 본다. 어른이고 자신에게 어떠한 지식을 전달해주는 교사에게 지나치게 무례한 말투와 태도를 쓰는 것 역시 고쳐져야 할 점이다. 우수한 교사란 교사가 이미 되어있는 상태가 아니라 우수한 교사가 되어가는 과정으로 이해된다. 대학교육을 통해서 교직과정을 듣고 열심히 수업을 끝내지만 이것이 우수한 교사양성과정의 최종단계가 될 수 없다. 우선 학생을 책임지는 교사가 조금 더 바뀌면 학생들도 변화를 할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규과정을 제외한 현장실습을 통해서 다양한 학생들을 만나고 경험하고 난 뒤, 학생들을 관리하고 이끌 수 있는 비언어적인 요소까지 이해할 수 있는 교육 역시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교사연수기간에 그 교과목에 관한 교육뿐만 아니라 교실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상황들에 대해 교사들끼리 이야기를 나누고 대처방안들도 생각해보는 시간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학교란 예쁜 정원이 꾸며지고, 운동장에 인조잔디가 깔리는 그런 학교가 아니다. 교사는 학생에게 부드럽고 따뜻하게, 학생은 교사에게 존경심을 담아부드럽고 공손한 말씨를 사용했으면 한다. 교사와 학생들이 서로 신뢰하고 서로를 존경하는 그런 학교가 아름다운 학교란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2005.1.19 수 맑음 하우라역까지는 버스로 갔다. 4루피였다. 택시를 탔으면 50루피 이상 주어야 했을 것이다. 하우라 역 대합실에서 한 시간 이상을 기다렸다. 바나나와 포도를 사먹으며 옆에 앉은 인도 아줌마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대합실은 무척 컸으며 엄청난 사람들로 붐볐다. 여기도 예외없이 까마귀가 대합실 안까지 날아 들어 천장 밑에서 잠자리를 찾고 있었다. 저만치 한국인인 듯한 두 젊은 여성이 보인다. 담요까지 가지고 여행하는지 배낭의 크기가 내 것의 세 배는 되어 보였다. 프래트폼을 확인하고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차는 제 시간에 도착했다. 나의 좌석은 17번이었다. 18번 19번 좌석에 아까 그 한국여성들이 자리를 잡았다. 내가 먼저 말을 걸었다. 하나는 의정부의 모 고등학교 영어교사고 또 한 사람은 안양의 모 중학교 보건교사라고 했다. 둘은 전에 같이 근무했던 직장동료라고 했다. 그 여교사들이 담요하나를 빌려주어 야간 열차 추위를 견딜 수 있었다. 기차는 문을 닫아도 사방에서 바람이 들어와 밤에는 무척 추웠다. 기차를 타기 전에 담요를 하나 준비하지 않은 게 후회 되었다. 다음날 10시 30분 도착예정인 기차가 오후 1시 30분에야 도착했다. 3시간 연착한 것이다. 우리는 16시간 30분 동안 기차를 탄 셈이다. 기차를 타고 오면서 나는 인도의 자연환경과 농촌 풍경을 보기 위해 밖을 많이 내다 봤는데 아무리 달려도 산이 없는 것이다. 가도가도 끝없는 벌판이다. 그 광활한 대륙은 바로 인도의 엄청난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바라나시 역에 도착하니 역 건물 한쪽에 여행자 안내소가 있다. 여자 영어교사가 곧바로 가서 물어본다. 그들은 Shanti라는 게스트하우스를 소개시켜 주더란다. 우리는 오토릭샤를 세 내어 샨티로 왔다. 30루피. 내가 팁으로 10루피를 더 주었다. 자체식당을 운영하는 규모가 큰 숙박업소였다. 식당은 제일 위층 라운지에 자리하고 있었는데 갠지스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이었다. 50루피 짜리 방도 있는데 욕실이 없다. 100루피 방을 사용하기로 했다. 100루피면 우리 돈 2,600원 정도인데 왜 한푼이라도 더 아끼려고 바둥댔는지 모르겠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관습을 따르게 되는 것인지 모른다. 이 숙소에서는 캘커타 비비디박 기차표 예매소에서 만났던 이스라엘 대학생을 다시 만나기도 했다. 그리고 갠지스강 가를 걷다가 역시 캘커타 기차표 예매소에서 만났던 젊은 대학생 커플을 다시 만나 함께 보트를 타기도 했다. 보트값은 1시간에 30루피(780원)였다. 우리는 10루피씩 냈다. 보트를 타며 갠지스강의 풍경을 여러장 필름에 담기도 했다. 우리보다 하루 먼저 바라나시에 왔던 사람들인데 코스가 비슷하다보니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이다. 여관 가까이에는 그 유명한 마니까르니까 가트가 있다. 시체를 화장하는 곳이다. 인도인들에게는 성스러운 곳이다. 계속 밀려드는 시체를 10여 군데서 계속 화장하고 있었다. 하루 수백구씩의 시체를 24시간 365일 화장을 한단다. 전국에서 모든 주검이 간지스 강가로 오는데 올 수 없는 주검은 현지에서 화장되어 재를 가지고 와서 여기에서 의식을 치룬단다. 또 6가지에 해당하는 주검은 화장하지 않고 그대로 갠지스 강 물속으로 빠트린단다. 그들은 바로 브라만, 임신한 여자, 어린이, 죄를 많이 지은 사람, 나쁜 질병에 걸린 사람, 그리고 코부라에 물려죽은 사람은 화장을 할 수 없단다. 누군가가 열심이 설명해 주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화장하는 곳 위쪽으로는 여러채의 건물의 있는데 그곳엔 죽음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있단다. 화장풍습에 대해서, 임종을 기다리는 사람들에 대해 설명하고 안내하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은 꼭 나중에 돈을 요구하니 조심해야 한다. 한 사람이 다가와 뒤에 건물에 300여 명의 임종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그들을 위해 장작을 사야 한다며 계속 돈을 요구한다. 그들은 그 건물에서 먹고 자며 죽을 날을 기다리는데 죽지 않으면 다시 집으로 돌아간단다. 나는 50루피를 주었다. 한 사람이 물러가면 또 다른 사람이 다가와서 같은 말을 되풀이 하기 때문에 적당히 피하는 것도 필요하다. 나는 화장하는 광경을 자세하게 보고 있었다. 불가촉천민들(Untouchable)이 비단처럼 보이는 화려한 천으로 감싼 시체를 들것에 메고 시가지와 골목을 가로질러 화장터로 운반한다. 이들은 여럿이서 큰 소리로 무슨 주문을 소리 높이 외치며 빠른 걸음걸이로 화장장으로 향하는데 그 주문은 ‘라마신은 알고 계신다“라는 뜻이란다. 시체는 화장장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가 자리가 생기면 곧 장작을 가슴 높이 만큼 쌓고 그 위에 올려진다. 돈이 없는 사람은 장작을 많이 사지 못해 낮게 쌓기도 하는 것이다. 장작을 쌓고 시체가 올려진 다음에는 상주가 불쏘시개에 불씨를 얹어 시체 주위를 여러 차례 돌며 쏘시개에 불이 살아나면 장작에 불을 붙인다. 장작에 얼른 불이 붙지 않으니까 빨리 불이 붙도록 휘발성 물질을 장작에 뿌리기도 하는 것 같았다. 쌓인 장작의 아랫부분에 불을 붙이면 곧 불이 타기 시작하는데 시체의 다리부분이나 머리 부분 일부분에만 불이 타오르면 일꾼들은 긴 대나무 장대로 시체를 이리 밀고 저리 밀며 시체가 타도록 불길을 잡아준다. 누가 상주인지 누가 아들인지 알 수도 없다. 시체와 함께 많은 사람이 와서는 멀찌감치 지켜보기만 한다. 우는 사람도 없고 어떻게 하라고 소리지르거나 지시하는 사람도 없다. 그냥 조용히 지켜볼 따름이다. 여자 가족들은 여기에 올 수 없단다. 장례를 치룰 동안 가족들은 열흘동안 밥도 먹지 않고 웃지도 않고 지내다가 상주가 밥을 먹기 시작하면 나머지 가족들도 밥을 먹기 시작하고 정상적인 생활을 되찾는다고 한다. 화장장 주변엔 강아지 소 염소들이 기웃거리다가 강아지는 타고 남은 시체 덩어리를 얼른 물고 가기도 하고 소나 염소는 시체를 싣고 왔던 들것에 장식했던 꽃들을 모조리 먹어치우기도 한다. 그래도 사람들은 본체만체한다. 나는 시체가 고기 한 점으로 될 때까지 타는 과정을 여러 차례 지켜보았다. 대나무 장대로 밀고 당기고 불길을 당겨 붙이고 해도 끝까지 타지 않는 고깃덩어리는 남게 된다. 제일 타지 않는 뼈가 가슴뼈라고 하니 우리 몸의 장기를 보호하려고 조물주는 가슴뼈를 튼튼하게 만들었지 않았을까. 구경하는 사람들은 예사롭게 웃고 잡담하며 지켜볼 뿐이다. 여자들도 많이 구경하는데 그들은 외국의 관광객들이다. 어린 계집아이들은 시체를 태우고 남은 장작의 숯을 땔감에 쓰려는지 열심히 모으기도 한다. 처음 보는 광경이지만 인도인들이 성스럽게 생각하는 장례 문화이고 또 많이 들어왔던 일이라 새삼 놀라지는 않았다.
방학식이 있는 날 화장실에서 나오다가 3학년 여자 어린이들 서너 명을 만났다. 얼굴도 귀엽게 생겼고 공부도 잘하는 리더그룹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교감선생님!” 하고 다가오면서 다정하게 접근해 오는 것이 무슨 부탁이라도 하려는 느낌을 받았다. “교감 선생님! 우리 4학년 때 이○○선생님이 담임하게 해주세요. 네!” “교감선생님! 꼭 부탁해요. 꼭이요.” 하면서 애교까지 부리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였지만 순수한 청탁이라서 부담은 없었다. “ 그래 알았어.” 라고 한 다음 교무실로 들어왔다. 올해 신규 발령을 받아 4학년을 담임했던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것을 짐작 할 수 있었다. 우리도 초임 때 그랬듯이 신규교사는 대개 4,5학년을 담임을 맡는 것이 보통이고 관행처럼 굳어온 것 같다. 저학년과 6학년 담임을 경력교사로 배치하다보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4,5학년을 맡아왔다. 이○○선생님은 올2월에 공주교대를 나와서 운 좋게 고향에서 경력교사들이 선호하는 농진 지역인 본교에 첫 발령을 받았다. 키가 6학년아이들 보다도 작아 처음 보는 이들은 선생님인지 몰라보는 경우도 있다. 아이들과 섞여서 놀고 있으면 아이들 같아서 어린이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외모가 앳된 선생님이라도 아이들을 가르칠 때는 아이들을 잘 다루고 수업을 재미있게 이끌기 때문에 아이들이 잘 따르고 좋아하는 것 같다. 지난 6월에 연구수업을 한다기에 4학년 교실에 들어섰는데 교실환경도 잘 꾸며 놓았지만 아이들의 표정이 너무 밝았고 선생님과 공부하는 것이 너무 즐거워보였다. 아이들의 얼굴에 생기가 돌아 색다른 감동을 받았다. 한 시간 동안 공개수업을 하는 모습이 신규교사라기 보다는 경력자처럼 자신감에 넘쳐 수업을 이끌어 나갔으며 아이들과 호흡이 아주 잘 맞았다. 2학기가 되어 여선생님 한분이 시내학교로 전근을 가고 연세가 드신 선생님이 부임해 오셔서 전근가신 선생님이 맡았던 학예, 도서, 특기적성, 영어교육까지 힘에 벅찰 정도의 일을 맡게 되었는데 걱정이 많이 되었다. 그러나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처럼 경력자도 감당하기 힘든 업무를 별무리 없이 추진해 나가는 모습을 보고 대견스럽게 느꼈다. 각종대회출전과 작품응모도 열심히 하였고, 독서행사추진을 하면서 영어잔치에 학교대표로 나갈 아동들을 정말로 열심히 지도하여 금상1명, 우수상2명, 장려상2명으로 전원수상을 하였으며 여덟 번째 발간하는 학교문집을 만드는데 3개월 동안 원고수집과 편집에 전념하여 수준 높은 문집을 만들어 방학식날 아이들 가정에 배부하였다. 연구부장의 말을 들어보면 학습 부진아 지도도 가장 열심히 하였다고 한다. 학교소식지인 신문도 만들었고 실험실습 위주로 수업을 빼놓지 않고 하여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것 같다. 3학년 아이들이 옆 반에서 선배인 4학년을 가르치는 이 선생님을 내년 4학년담임으로 예약을 하는 것을 보면 아이들이 보는 눈이 너무 정확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러다가는 4학년 전문선생님이 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된다. 학년담임 배정을 교감 마음대로 하는 것도 아닌데 아이들의 담임 예약을 받고 보니 걱정도 된다. 이 선생님의 희망도 있을 것이고 학교실정도 감안해야 하는데 예약한 3학년 아이들이 새 학년 담임 발표하는 날 실망을 안겨주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방학이 끝나면 이 선생님에게 3학년 아이들의 주문을 전해주고 부탁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데 받아들일 지가 의문이다.
우리학교 교문 왼편에는 약 백년이 넘는 은행나무가 한그루 있다. 올봄 부임당시 나뭇가지를 많이 잘라내어 덩그러니 서있는 모습이 보기에 좋지 않았다. 분명 나무에 이상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사연인즉 은행나무가 고사(枯死)되어가는 증상이 나타나서 지난해 동문회에서 은행나무를 살리기 위한 성금을 모아 나무병원에 의뢰하여 치료를 하였다고 한다. 나무가 병든 원인은 교문담장을 만들기 위해 시멘트콘크리트로 기초를 한 것이 원인이었다고 한다. 나무뿌리에서 맑은 물과 영양분을 빨아드려야 나무가 잘 자랄 텐데 시멘트의 독성이 뿌리를 상하게 하여 뿌리를 살리는 치료를 하고 영양제도 놓았으며 가지치기도 하였다고 한다. 올 여름방학에는 시멘트담장을 헐고 콘크리트기초를 캐내어 새로운 흙을 넣고 자연석을 쌓아 교문을 자연친화적으로 만들었다. 이러한 노력 덕분으로 은행나무는 녹색의 잎이 살아나오고 있어 고사 직전에서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교육도 이 은행나무처럼 시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면 아무리큰 나무도 눈에 보이지 않는 뿌리, 그중에서도 작은 실뿌리가 수분과 영양분을 빨아드려 공급해주어야만 싱싱한 잎이 나오고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는 법이고 튼실한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교육이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훌륭한 인재를 키워내려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실뿌리를 잘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실뿌리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태아에서 세살까지 교육이 이에 해당 될 것이고 가정교육과 기초교육이 뿌리에 해당하지 않을까? 학생들에게 교육을 하는 이 나라의 교사들도 뿌리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자리라고 생각한다. 우리교육현실을 살펴보면 이런 분야보다는 모든 사람이 대학을 가야하고 학생들의 타고난 소질과 꿈은 간과한 채 소위 일류대학에 몇 명을 합격시키느냐에 교육이 정점에 서있고 모든 교육이 지식위주의 입시교육에 맞추어져 있어 지덕체(智德體)의 조화로운 인간을 기르는 균형을 잃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땅속에 보이지 않는 뿌리는 무시된 채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아름다운 꽃과 열매만 따려고 온갖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모습에 비유된다. 공교육 보다는 사교육에, 역사교육보다는 컴퓨터교육에, 국어교육보다는 영어교육에 인생을 걸고 외국유학과 어학연수를 보내며 과열경쟁 속으로 몰아가는 모습을 보노라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씨앗은 작지 않은가? 그러나 작은 씨앗을 잘 관리하여 튼실한 싹을 틔워야 성장이 잘되고 좋은 결실을 볼 수 있는 것처럼 태교에서부터 세 살까지의 가정교육이 매우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이 분야에 대한 교육은 너무 미흡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유아교육도 성장발달에 알맞은 교육보다는 지나친 교육열에 새싹이 웃자라거나 잘못 자라고 있지 않는지 점검해보아야 하고 기초교육인 초등교육도 정체성을 키우며 조화롭게 이루어지는지 진단해 보아야한다. 유아교육과 초등교육은 아이들이 어리다고 소홀히 생각하여 뒷전으로 밀려서는 안 된다. 아름다운 소나무분재도 실뿌리가 나무의 생(生)과 사(死)를 결정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 동안 정권이 바뀔 때 마다 교육을 고쳐보겠다며 수많은 교육공약을 내세워 강력한 개혁을 추진해 왔으나 우리교육이 건강하게 발전되었다고 생각하는가? 그것도 비전문가가 교육개혁을 하려했으니 정확한 진단에 기초하지 않은 개혁으로 교육이 지치고 시들어가고 있다면 너무 비관적인 표현일까? 눈에 보이는 한건주의에 빠져 기초 보통 교육보다는 고등교육에 치중하였고 교육일선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자들의 사기를 북돋워주기 보다는 개혁의 대상으로 삼아 스승의 권위를 심각하게 손상시켰으며 너무 많은 간섭을 하여 학교현장은 안정보다는 불안감을 안고 교단이 흔들리고 있어 공교육이 설자리를 점점 잃어가고 있다. 정권차원에서 교육을 고치려면 현장의 소리를 수용하여 학교현장이 신바람이 나도록 교사의 사기를 올려주는 일(치료)을 해야만 교육의 실뿌리는 생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고 아름다운 꽃과 알찬 열매를 수확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부산시교육청은 내년에 영어교육 전담부서를 신설하는 등 영어교육을 대폭 강화한다고 28일 밝혔다. 시교육청은 이날 영어교육 여건 조성과 원어민교사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2007학년도 영어교육 활성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종합대책에 따르면 교육청은 내년 3월 영어교육을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학교정책과에 영어교육 전담부서인 국제교육팀을 신설하기로 했다. 국제교육팀은 장학관을 팀장으로 초.중등 영어담당장학사, 국제전문관, 원어민 코디네이터 등 5명으로 구성된다. 이와 함께 영어교육 여건 조성을 위해 6개 지역교육청과 초.중등 학교급별로 대학교수, 공무원, 교사 등으로 구성된 영어교육 지원팀을 조직하는 한편 영어교사로 이뤄진 교과교육연구회 30개팀과 학생들로 구성되는 영어심화학습동아리를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다. 교육청은 또 교육의 효율성을 높이고 정보교환을 위해 영어교육 포털 사이트를 개설, 각종 영어읽기 자료와 교재를 게재하고 영어전담교사의 실력을 높이기 위해 5년 이상 근무 교사를 대상으로 5년 주기로 60시간 이상의 직무연수를 실시할 계획이다. 교육청은 부산시와의 협력을 통해 2010년까지 모든 중학교에 원어민 영어보조교사를 배치하고 중장기적으로 이를 초등학교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내년에 공공 도서관 및 사회복지관 11곳에 영어체험 학습코너를 설치하고 영어로 수업하는 '영어몰입교육' 연구학교를 초등 5개교, 중등 1개교를 선정해 운영할 방침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영어교육의 질이 높아지면 사교육 수요가 공교육으로 흡수돼 사교육비 부담과 조기 해외유학 열풍도 줄어들 것"이라며 "이같은 기대가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렵더라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추진하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