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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사서삼경의 하나인 맹자의 양혜왕장구하 제9장도 우리 선생님들에게 교훈을 준다. 제선왕은 아무리 논리적으로 설득해도 말을 듣지 않았다. 너무 답답할 정도이다. 오직 자기가 가고자 하는 길만 가기 위해 그 길을 가기 위한 방법만 알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맹자께서는 조금도 굽히지 않는다. 이 글을 읽고 있노라면 맹자의 끈질긴 노력이 돋보인다. 가르침에 있어서는 맹자와 같은 끈질긴 노력이 필요하다 싶다. 아무리 말을 듣지 않는 학생들이 있다 해도 포기하지 말고 끈질기게 돌아올 때까지 교육시키면 때가 되면 돌아올 것이다. 선생님의 인내가 어떤 덕목보다 더 요구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제선왕은 정말 얄미운 정도다. 존경하고 따를 만한 현자인 맹자에게 가르침을 받고도 받아들이지 않으니 말이다. 한번 생각해보고 따르려고 하려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직 자기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자기의 생각대로 정책을 펼치기 위한 지혜만 얻으려고 하고 있다. 서로 생각이 다르다. 묻지를 말든지 물으면 들은 대로 실천하든지 해야 하는데 계속 질문에 질문을 가한다. 맹자는 설명을 할 때 반드시 예를 들어 설명하였다. 학생들이 이해를 잘못할 때는 예를 들어 설명하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나 싶다. 예를 들으려고 하면 많은 지식이 필요하다. 예를 들을 만한 지식이 없다면 입이 다물어지고 만다. 제선왕은 맹자께서 제시한 왕도정치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땅을 넓히고 힘을 기르는 소위 패도정치에만 관심이 있었다. 그래도 땅을 넓히고 힘을 기르는 방법이 없는지 계속 묻는다. 맹자께서는 패도정치는 안 된다고 설득한다. 설득하는 과정이 제9장의 내용이다. 맹자는 제선왕의 의도를 꿰뚫고 있었다. 학생들의 마음상태, 무엇을 원하는지, 방향이 옳은지, 바른 길을 가고 있는지 꿰뚫고 있어야만 바로 지도가 될 것 같다. 그러면 거기에 따라 처방을 내릴 수 있고 고쳐나갈 수가 있다. 제선왕의 잘못을 비유로 지적하였다. 목수를 예로 들면서 지적하였다. “큰 집을 지으려면 반드시 공사(工師-목수의 우두머리)로 하여금 큰 나무로 구하게 할 것인데, 공사가 큰 나무를 얻으면 왕은 기뻐하면서 능히 자기의 임무를 감당하였다고 할 것이고, 장인(匠人-목수)이 깎아서 작게 만들면 왕은 화를 내면서 자기의 임무를 감당하지 못했다고 할 것입니다.” 큰 집을 지으려면 우선 나무가 필요하다. 큰 나무도 필요하다. 하지만 큰 나무만 있다고 해서 큰 집이 세워지는 것이 아니다. 장인이 깎고 다듬어야 집을 지을 수 있고 단단한 집을 지을 수 있고 나아가 큰 집도 지을 수 있다. 그런데 제선왕은 기본에는 관심이 없다. 기초에는 관심이 없다. 오직 큰 집만 눈에 보인다. 큰 집을 위한 큰 나무만 눈에 보인다. 그러니 그런 사람만 칭찬한다. 세심하고 나무를 다듬고 깎고 하는 목수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자기 일 잘못한다고 꾸중을 한다. 이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맹자께서는 비유 즉 예를 들어 설명한 것이다. 예시로 가르치면 설득력이 있어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학생들을 가르침에 있어서는 근거 제시가 꼭 필요하다. 예를 들든지 비교를 하든지 비유를 들든지 해서 논리적으로 설득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맹자께서는 또 한 가지 더 예를 들어 패도정치는 안 됨을 가르쳤다. 구슬을 예로 들었다. “박옥(璞玉-조각하기 전 상태의 옥)이 있다면 비록 만일(萬鎰-돈 만일에 해당하는 비싼 것)이라도 반드시 옥인(玉人-구슬을 다듬는 사람)으로 하여금 새기고 쪼아내게 할 것인데...” 배우는 것은 나중에 자라서 배운 것을 써먹으려고 하는 것인데 왕은 배운 것은 놓아두고 무조건 나를 따르라고 하는 것을 보고 옥인의 능력을 망각한 채 옥인에게 옥을 조탁(彫琢)하는 방법을 가르치려고 하느냐고 책망하고 있다.
교내에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 학생들까지 있다고 한다. 더구나 이런 일들이 갈수록 증가하고있다고 한다.학교에서 교육활동 중에 일어난 사고가 아니고 교통사고로 인해 사상자가 발생한다는 사실에 너무나 놀랍고 충격적이다. 지금까지는 학교내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할 것이라는 생각은 상상도 하지 않았었다. 간혹 교육활동 중에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학생들이 교내에서 교통사고로 다치거나 사망하는 원인은 주로 교직원들의 차량이나 학부모들의 차량에 의한 것이라는 것 역시 충격적이다. 자동차를 가지고 출 퇴근하는 교직원들과 학교방문시에 차량을 이용하는 학부모들이 그만큼 많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학생들이 학교내에서 사망에 이르는 교통사고를 당했다면 어떤 경우라 할지라도 쉽게 이유를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어쩌면 학교내에 차량통행을 금지시키는 문제까지 대두될 수 있다. 교직원들이 출 퇴근을 위해 차량을 이용하고 있지만 주차를 교내에 하다보니 항상 위험성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교문을 통과해야 주차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 따라서는 지하주차장을 확보하여 학생들이 다니는 곳이 아닌 별도의 차량 출입구를 갖추고 있는 경우도 있긴 하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안전에서 100%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학생들은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에서 학교에 무작정 차량을 통과시키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갑자기 차량통행을 금지시킬 수는 없지만 어떤 방법으로든지 통제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단 한명의 학생이라도 교내에서 사고를 당한다면 학교는 안전하지 못한 곳이 되기 때문이다. 교직원들 역시 이런 문제에 상당히 둔감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문제의식을 가지고 교내에서의 차량통행에 각별히 주의하는 습관을 길러야 할 것이다. 일반 기업체에서는 차량을 가지고 출 퇴근 하기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서울시내의 중심가에 회사가 있다면 매달 주차료를 정기적으로 납부해야 한다고 한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학교처럼 무료로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는 곳이 더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제는 학교도 주차문제에서 자유로운 공간으로 그대로 남아있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인위적으로 주차에 대한 제한이 이루어지기 전에 학교도 나름대로 차량 통행에 대한 대책을 자발적으로 세워야 한다고 본다. 요일제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차량이 많은 곳도 학교이다. 이런 현실에서 학교내에서의 교통사고가 계속 증가하고 있고, 교통사고의 가해자가 주로 교직원과 학부모라면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이다. 조심하면 된다는 단순한 대책으로는 부족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선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학교내 주차에도 주차료를 징수하는 방안, 모든 학교에서 지하 주차장을 만들어 학생들이 출입하지 않는 곳으로 차량 전용 출입구를 만드는 방안, 요일제를 철저히 지키도록 하는 방안 들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차량 통행을 100% 막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지만 그렇게 한다면 도리어 문제가 더 커질 수 있으므로 차량통행을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세우는 것이 옳은 방향이다. 여러명이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한다면 반드시 좋은 방안이 나올 것이다. 아직 미성숙한 학생들이기에 교내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학생도 조심하고 교직원들도 조심한다면 괜찮아질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일반인들의 교통사고가 조심한다고 해서 발생하지 않는 것이 아니듯 학교내에서도 서로 조심한다고 교통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방법으로든지 학교내의 차량통행에 대한 어느정도의 제한을 검토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고 본다. 당장에는 불편할 수 있지만 사랑하는 제자들이 자신들을 가르치고 돌봐야 할 교직원이나 학부모의 차량에 의해 상해를 당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라도 학교내에서 학생들의 안전은 확보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학교 폭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학교 폭력(學敎暴力)이란 학생간에서 일어나는 폭행, 상해, 강금, 위협, 약취, 유인, 모욕 등 폭력을 이용하여 학생의 정신적 및 신체적 피해를 주거나 재산 따위를 빼앗는 폭력 행위이다. 학교 폭력으로 인해 중학생들이 자살하는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정부 차원에서 심층적이면서도 다각돛岵� 대책들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학교에서 학교 폭력을 실제로 경험하거나 보는학생들과달리 학교 폭력이 어떻게 이루어 지는지 대강적으로만 알고 내놓는 대책들의 실효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학교 폭력을 당하고 있는 학생이 만약 정부의 학교 폭력 대책을 이용한다면 더욱더 따돌림을 받는 사례가 흔하다. 정부의 학교폭력 대책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라는 말을 붙이고 싶다. 학교 폭력의 근원점부터 찾아가는 노력을 하지 않고, 일단 일어난 학교 폭력 사태의 파장을 막기에 급급한 식의 대안을 내놓고 있다. 그런 대책들은 결국 미봉책에 불과하고 학교 폭력은 끝없이 근절되지 않을수도 있다. 나는 학교 폭력의 근원점, 그러니까 학교 폭력을 행사하는 학생들의 인격부터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인격을 잡아야 학교 폭력을 잡아낼 수 있다. 학생들의 인격을 바르게 고치기 위해서는 초중고 모두 중요한건 마찬가지이다. 하지만가장 중요한 곳은 아이들이 가장 처음 정부의 교육을 받는 초등학교라고 생각한다. 초등학교에서부터 아직인격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아이들에게처음부터 인격 교육을 확실하고 제대로 한다면학교 폭력을 늦지만 정확하게 잡아낼 수 있다.
수원 관내 모 초등학교. 혁신학교 본지정을 받고파 소속 교직원, 운영위원들이 갈구를 하는데 예비지정만두 번 받았다.어제혁신학교 요청 컨설팅이있었다. 초교 교장 한 분과 필자가 컨설팅 요원으로 참석하였다. 학교를 이끄는 부장교사 9분이 모였다. 컨설팅 주제는 '전문적 학습공동체 활성화 방안'. 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할까? 예비지정교 운영 1년이면 혁신학교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본지정이 안 되는 이유는? 여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부장교사 한 분이 율전중학교는 어떻게 해서 6개월만에 혁신학교 본지정을 받았느냐고 묻는다. 지난 8월 9일 혁신연수에서 연수생들에게 우리학교 사례를 발표한 적이 있었다. PPT 자료는 자세히 내용이 구성되었으나 발표시간에 제약이 따라 수첩에 메모를 하였다. 첫째, 혁신학교를 운영하려는 전교직원, 학부모의 의지와 집념. 이대로율전교육을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교사로서 정년퇴직까지 학생들과 호흡을 맞추려면, 교직의 보람을 느끼려면 스스로의 수업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자기반성이 있었다. 교수-학습의 전문가가 되려면 전문성 향상은 필수다. 둘째, 교직원의 자발성과 자율성, 혁신 리더그룹의 선도적 역할. 교장과 교감의 '나를 따르라'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 교사들의 자발적 의지가 반영이 되지 않고 타율적으로 움직이게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는 자발적 학습 동아리가 5개 있다. 희망하는교사들이 모여 그들이 교직생활에 필요한연수를 한다.연수일시, 장소, 주제, 강사 등을 그들이 정한다. 셋째, 평가 혁신을 통한 학생 중심의 교실 수업 혁신 추구. 교육 본질을 추구하는평가를 바꾸니 수업이 바뀐다. 국어과 논술형 100%, 영어과 서술형 100% 평가는 이래서 주목을 받고 있다. 채점이 힘들긴 하지만 즐겁게 감내하는 교사들이 고맙다. 학원가에서 율전중 학생들은 오지 말라는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사교육비 절감은 물론 공교육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다. 넷째, 유쾌한 혁신, 행복한 학교를 만들려는 교직원,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의 혼연일체. 혁신학교를 이루려는데 딴지걸기, 뒷다리잡고 늘어지는 사람이 없다. 소속 교원단체와는 무관하다. 교육의 올바른 길을 가는데 100% 동참이다. 그러고 보니 학교문화도 일조를 했다. 교사로서 훌륭한 자질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것이다. 이번 컨설팅. 물론 우리 학교 사례도 이야기 했다. 행복교육론도 말한다. 이제까지 학교생활하면서 본인 행복만 추구하지 않았나 반성해 보자고 했다. 지금부터 나의 행복은 물론이거니와 주위 동료들, 내가 맡은 학생들, 학부모들, 교장, 교감, 지역사회를 행복하게 해 주자고. 부장교사들이 교감, 교장에게 끌려가지 말고 그들보다 앞선 혁신 마인드로 교육계획을 이끌어나가야 함을 강조했다. 교장의 생각을 부장들이 먼저 캐치하고 발표하자고 컨설팅 했다. 그러려면 혁신의 주도세력이 교사가되어야 한다. 부장교사지만 교장의 지지를 받아 교육철학을 펼치는 것은 참으로 뜻 깊은 일인 것이다. 필자가 방문한 초등학교, 교장의 혁신학교 마인드는 이미 형성되어 있다. 교사들의 창의지성교육과정을 위한 수업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 배움중심 수업으로 가르치는 보람을 느끼려는 신념도 강하다. 교육혁신에 대한 실천 의지도 높다. 다만 혁신교육에 대한 주인정신, 자발성이 2% 부족할 뿐이다. 그것만 채우면 혁신학교 본 지정을 받으리라 확신한다.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1/3, 행남해안산책로) 여행지 : 울릉도, 도동, 행남해안산책로, 저동, 봉래폭포 여행일 : 2012/07/23 울릉도 여행은 2004년에 홀로 떠난 도보여행(울릉도 트위스트) 이후 8년만이지 싶다. 타는 듯한 태양과 푸른 바다, 얼음 같은 지하수는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거기다 텐트와 식량, 옷가지들을 혼자 짊어지고 나선 길이었기에 배낭 무게만도 엄청났었다. 그땐 정말이지 징~ 하게 걸었는데... 아직도 내 다리는 그때의 일주여행를 기억하고 있지 않을까. 모처럼 찾아가는 고향집처럼 설레기 시작한다. 부산에서 KTX 열차와 셔틀버스를 번갈아 타고 도착한 포항 여객선터미널은 7월 성수기를 맞이하여 울릉도를 방문할 여행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울릉도가 이 많은 사람들을 다 수용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기까지 했다. 우리는 간단한 요깃거리를 준비해 울릉도행 선플라워호에 올랐다. 객실은 오랜 운항으로 쌓인 바다 냄새와 다양한 사람들이 내뿜는 땀 냄새로 가득했다. 우리가 9백여 명의 승객 틈을 비집고 자리에 앉자 기관실로부터 느껴지는 진동이 배 전체를 긴장시켰고 거친 숨을 몰아쉬며 서서히 바다로 향했다. 배는 파도의 흐름을 따라 파동을 그리며 울렁이기 시작한다. 오를락 내릴락, 소형 롤러코스터에 오른 기분인데 몇 군데서는 벌써 멀미약을 찾는 소리가 들린다.그리 유쾌한 상황은 아니지만 내가 아니라는 안도감이 이 상황을 즐기게 만드는 것 같다. 인간이란 결국 이토록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존재였단 말인가. 쾌속선이라 갑판위에서 바닷바람을 즐긴다거나 어설프게 ‘타이타닉’을 흉내를 낼 수는 없었지만 마음만은 소풍 전날의 초등학생 같았다. 망망대해를 4시간 정도 달리자 희뿌연 안개구름이 쌓인 퍼런 덩어리가 나타났다. 울릉도, 얼마나 기다려온 섬이던가. 여러 명의 일정을 조절하는 것도 그렇고 마음만 먹는다고 바로 갈 수 있는 거리도 아니었기에 더욱 남달랐다. 섬이 점점 가까워오자 해안절벽을 끼고도는 해안선이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그때 산허리를 가로지르는 선 하나를 발견했다. 해안능선을 깎아 만든 산책로 같은데 도동항 서편에서 사동 방향으로 길(우안산책로)을 내는 것 같았다. “최근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둘레길 열풍이 울릉도까지 닿았구나.” 해안 길을 통해 울릉도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은 좋지만 왠지 씁쓸했다. 한반도를 갈라 놓았던 삼팔선처럼, 해안절벽을 가른 도로가 중병환자의 수술자국처럼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도동항에 도착하니 배에서 내리는 승객과 짐을 옮기는 인부들이 뒤엉켜 몹시 혼잡스러웠다. 특히 도동항 여객터미널이 공사 중이라 더 번잡스러웠다. 최근 여행과 관련해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서적이 많이 등장한 탓인지 울릉도, 독도를 찾는 사람이 많이 늘어났으리라. 울릉도로 몰려드는 인파를 감당하기위해 새로운 터미널을 짓는 것은 좋지만 승객이 오가는 광장을 가득 메운 건물 잔해들은 좋아 보이지 않았다. 울릉도의 이미지를 그린 가림막이라도 설치했더라면 보기에도 좋고 먼지나 여행객의 안전에도 좋았을 텐데 아쉬웠다. 우리는 도동항 인근 식당에서 산채비빔밥으로 늦은 점심을 때웠다. 원래는 오늘 독도를 둘러볼 계획이었지만 배편이 맞지 않아 사흘째로 미루고 일단 도동항과 저동항을 잇는 행남해안산책로와 저동에 위치한 봉래폭포를 둘러보기로 했다. 울릉도 남동부해안을 끼고도는 행남해안산책로는 깎아지는 절벽과 다양한 해식동굴이 어우러져 마치 이국땅의 침식해안을 보는 느낌이었다. 검붉게 뿜어내던 용암덩어리가 바닷물과 만나 일순간에 굳어버렸으리라. 그리고 몇 만 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골은 깊어지고 구멍은 더욱 커졌을 것이다. 우리는 시간의 틈 사이를 계속해서 걸어갔다. 무지개 모양의 철재다리를 타고 에메랄드빛 바다를 건너기도 하고 뱀처럼 똬리를 튼 다리를 돌아 절벽을 내려가기도 했다. 시간은 또 이렇게 흘러가고 있구나. 내륙으로 접어든 산책로는 행남등대(항로표지관리소)를 지나 저동항에 위치한 촛대바위에서 마무리가 된다. 이 바위를 '효녀바위'라고도 하는데 고기잡이 나간 아버지를 기다리다 돌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마치 두 손을 모으고 합장하는 소녀의 모습처럼 보였다. 일행은 부둣가에서 파는 시원한 더덕차를 한잔 마신 후 봉래폭포로 향했다. 봉래폭포에 오르는 숲길은 울창한 숲이 만든 그늘과 폭포에서 흘러내린 계곡을 옆에 끼고 있어 그런지 촉촉한 스펀지처럼 포근했다. 태초에 인간이 만들어지던 어머니의 뱃속처럼. 매표소를 조금 지나면 지하에서 뿜어져 나오는 냉기에 더위를 식힐 수 있는 풍혈이 나온다. 여느 집에나 있는 최신 에어컨보다 시원했는데 옛날에는 이곳에 과일이나 음식을 보관해 두었으리라. 조금 더 오르자 쏴~ 하는 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리더니 긴 꼬리를 늘어뜨린 체 승천하는 용의 모습 같은 봉래폭포가 보였다. 2단으로 형성된 폭포가 워터파크의 놀이시설처럼 신나게 보였다. 나는 풀잎에 서린 작은 이술 방울이 되어 시내물이 되고, 계곡이 되어 마침내 폭포수가 되었다. 몸을 날려 절벽 아래로 뛰어드니 하얀 포말이 내 몸을 감싸며 시원한 바람을 일으켰다. 나와 물은 하나가 되었다. 폭포수를 감상하며 휴식을 취한 후 우리가 묶을 숙소로 향했다. 저동에서 한참을 올라간 위치에 자리한 동네로 위로 올라갈수록 폐건축자제로 얼기설기 역은 집들이 을씨년스럽게 자리 잡고 있었다. 마치 필리핀이나 방글라데시의 수상가옥을 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우리가 묶을 민박집은 최근에 공사를 마쳤는지 깔끔했다. 피곤했지만 울릉도에 발을 내디딘 첫날, 우리는 서둘러 밥을 짓고 일회용 찌개를 끓여 저녁을 먹었다. 소주 한잔과 함께 내일의 일정을 조율하면서 조촐한 파티를 즐겼다.
충주상업고(교장 최용교)에서는 중학생을 위한 직업체험 교실 행사를 실시하였다. 10월 8일에는 충주탄금중학교 축제에 충주상고 비즈쿨 창업동아리 참여하여 네일아트, 리본공예, 툴페인팅 체험행사를 진행하였고, 10월 9일에는 충주여자중학교 학생 50명과 교사 2명이 충주상고를 방문하여 동아리 체험행사에 참여하였다. 충주여중 학생들은 네일아트, 툴페인팅, 비누공예, 바리스타 체험, 퀼트공예, 재봉틀 체험 등을 통하여 직업 교육에 대한 이해와 함께 행사 참여를 통한 진로에 대해 많은 부분 새롭게 알게 되었다며 만족감을 표시하였다. 충주여중 학생인솔 교사는 ‘지역내에 특성화고의 현실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는데 이번 행사 참가를 통하여 특성화고에 대해 깊이 알게 되었으며, 앞으로 중학생들의 진로 상담을 할 때 특성화고에 대해 자세히 알려줄수 있게 되어 기쁘다.’라고 말하였다. 탄금중학교 이종근 교장선생님께서는 ‘충주상고에서 이런 체험행사 지원을 통해 학생들의 진로 선택에 도움이 되었고, 경제 및 창업교육에도 관심을 갖게 해 주어 너무 감사하다.’고 말씀하셨다. 충주상고는 이번 행사 이외에도 기업가 정신 글짓기 행사를 추진하는 등 지역 초,중학교 학생 및 다문화 가정, 기타 소외계층에도 폭넓은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학기 제1회고사가 끝난 첫날인 10월 10일 오후 2시. 서령고(교장 김동민) 전교직원이 세미나실에 속속 모여들었다. 서령고 자체 연수를 실시하기 위해서였다. 신현욱 연구부장의 사회로 한 시간 반 동안 진행된 교직원연수는 공무원 복무자세 확립, 공문서관리, 컴퓨터보안관리, 2학기 학교교육과정 운영계획, 교과지도 및 교사의 임무인식, 학업성적 관리, 학생 생활지도, 전문성 신장, 좋은 학교 만들기 등의 순으로 진행되었다. 한승택 교감선생님께서는 이번 연수에서 "교직원간의 이해와 배려의 문화, 존경과 헌신의 문화, 관심과 사랑의 학교 풍토 조성에 구성원 모두가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한 학교 교육의 승리는 교실 안에 있으며 교실 안 최대의 변수는 교사에 있음을 강조했다." 이번 연수를 통해 우리 학교의 장점을 다시 한번 체감할 수 있었다. 바로 주인정신과 자발성이다.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께서 일일이 지시하거나 간섭하지 않아도 스스로 일을 잘 처리하는 적극성이야말로 우리 학교를 이끌어 가는 원동력인 셈이다. 벌써부터 다음연수가 기다려진다.
지난 2011년 7월 25일 역사적인 수석교사제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초중등교육법 제19조의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공인학교·고등공민학교·고등기술학교 및 특수학교에 교장·교감·수석교사 및 교사를 둔다'고 규정함으로써 수석교사가 정식으로 교원의 한 자격 및 직급의 반열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동법 제20조(교직원의 임무)에서는 ‘수석교사는 교사의 교수·연구 활동을 지원하며, 학생을 교육한다’고 그 임무와 역할을 명시하고 있다. 그 동안 수석교사제의 입법화를 위해 한국교총이 수년에 걸쳐 노력해온 결과다. 2008년도부터 시범운영은 해왔었지만 법제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관계로수석교사로서 실제적인 역할이 불분명했고,학교 관리자들의미온적인 태도로학교 적응에 어려움이 많은것이 사실이다. 수석교사제의 도입의 배경은 무엇보다 과열되고 있는 교사들의 승진 문제를 다소 완화하고, 우수교사들이 교단에서 가르치는 일에 최고의 보람과 기쁨을 갖도록 하는 교직사회의 문화를 개선하는 데 있다. 다시 말해서 교사의 현행 자격체계를 교수활동 중심의 자격과 경영관리활동 중심의 자격으로 구분하여 고경력 교사가 교감·교장이 되지 못하더라도 교단에 서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을 자랑스럽게 인식하는 분위기를 만들자는 것이다. 다음으로 수석교사는 수업도 담당하지만, 학교 내에서 동료교사의 교수·연구활동을 지원하는 등 수업 장학을 주도함으로써, 학교 교육 전체의 질을 제고하게 된다. 즉, 교직사회에 새로운패러다임으로 고경력 교사들의 다양한 교육 노하우를 교사들의 장학 컨설턴트로 활용함으로써 교사의 교육방법을 개선하여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 이러한 취지에도 불구하고요즘 학교현장에서 수석교사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물론 학교 관리자들의 무관심과 수석교사를 대하는 교사의 인식도 문제이지만, 더 큰 문제는 최근 수석교사들의 처우 개선에 대한 갖가지소문들이 소문으로 끝나길 바란다. 먼저 수석교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다. 앞의 '수석교사의 역할과 임무'에서 밝힌 바와 같이 수석교사는 학생들 가르치고 교사를 컨설팅 하는 교사이지 교장이나 교감과 같은 관리자는 아니다. 그러함에도 교장이나 교감의 관리를 받지 않고, 교장과 같은 대우를 해달라는 것은 수석교사제의 근본 취지와는 분명히 다르다는 생각이다. 미국 Tennessee 주의 학교에서는 부교사(Apprentice Teacher), 정교사(Professional Teacher), 선임교사(Senior Teacher), 수석교사(Master Teacher) 등을 두고 있다. 수석교사는 용어 그대로 가르치는 일에 혼신의 열정을 쏟고 교사로서의 전문적 자질을 신장시키는 교사인 것이다. 다음으로는 수석교사제에 대한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우리는 지금까지 수석교사제에 법적 입안에만 노력했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행정적 장치는 전무한 것이 이번 문제의 발단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교육행정 당국은 조속히 수석교사제에 대한 후속조치를 마련해야 더 이상의 혼란을 막을 수 있고, 본 제도가 학교현장에 바르게 정착될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석교사의 엄격한 선발과 자질 함양이 필요하다. 아직은실시 초기단계라서 그런지 학교현장에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수석교사 선발기준을 강화하고 보다 엄선하여자질을 높여야 한다. 그래서 수석교사로서 당당함과교사들이 외면받지 않은 수석교사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장학 컨설턴트와멘토교사로서 이들을 지도하고 상담할 수 있는 자질과 역량이 함양되었을 때 진정한 수석교사로서 존경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수석교사제는 학교관리자와는 분명히 다른 제도이나 교원의 승진과정은 아니므로 교단교사로서 최고의전문성을 발휘하여 스승의 보람과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므로 학교 관리자와같은 대우를 요구하기보다는수석교사 본래의 취지에 충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현행 수석교사는 교감보다경제적인 우대를 보상 받고 있음을인식하고 ‘가르치는 업무’ 자체에서 기쁨과 보람을 얻을 수 있도록 수업전문가로서 존중받는 분위기로 정착되었으며 한다. 아무리좋은 제도일지라도 본래의 취지를 잘 살려야 모두를 위한 득이 된다. 하지만 이를 왜곡하거나 취지와는 다른 사용은 또 다른 갈등을 낳은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금당초 경당 시범단 간범준 어린이가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수을수을 넘어 간다' 약주 한 잔 드시러 오시지요. 초대장을 받았다. 충북의 전통술 이야기와 체험. 지역의 전통주를 알리고 술 빚기 체험과 시음을 통해 전통문화의 중요성을 알리는 자리였다. 몇 년 동안 충북의 전통술을 취재해 책으로 발간하고, 이번 행사를 직접 준비한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가 흥겨운 술판으로 마실 오라는 메시지도 보내왔다. 김 기자의 심성을 알고 있기에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행사가 빈틈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걸 미뤄 짐작했다. 여성소리그룹 미음과 판소리꾼 조동연의 축하공연, 무형문화재 보은 송로주 기능보유자 임경순씨의 시연, 무형문화재가 된 충북의 전통술 이야기 전시, 전통술 시음 및 품평회, 영상으로 만나는 술도가 사람들, 술에 대한 기억이나 술과 관련된 이야기 녹음, 진천 덕산양조장과 함께 술 빚기 체험 등 행사도 다양하다. 하나같이 입맛 당기는 소재들인데 출타할 일이 생겨 첫째, 둘째 날은 시간이 나지 않는다. 마지막 날(10월 7일)에서야 '술과 역사 그리고 문학'에 관한 이야기마당이 펼쳐지는 충북학생교육문화원으로 향했다. 행사장 앞 입간판에서 '술'의 옛말인 '수을'이 이야기마당을 ‘수을수을’ 넘겨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마당이 펼쳐질 영화음악감상실의 의자 깊숙이 엉덩이를 들이밀고 행사가 시작될 때를 기다렸다. 이야기마당의 1부는 소설가 홍구범에 관해 권희돈 전 청주대학교 교수가 '홍구범의 삶과 문학'을 발표하고, 김영도 청주대학교 박사가 '홍구범은 누구인가-단편소설 「귀거래」속의 양조장을 중심으로'를 이야기했다. 2부는 독립운동가 범재 김규흥에 관해 이안재 옥천신문 대표가 '중국 신해혁명 한국인 최초 참가자 김규흥'을 발표하고, 정태희 춘추민속관 관장이 '충북 옥천의 문향헌과 약술'을 이야기했다. 내용을 간단히 종합해보면 홍구범은 1923년 충북 충주시 신니면 원평리에서 태어나 1947년 단편소설 ‘봄이 오면’으로 등단하고, 현실과 삶의 모순을 사실적이고 풍자적인 접근법으로 파헤쳤으며, 당대 최고의 평론가 조연현과 소설가이자 시인이었던 김동리에게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짧은 작품 활동기간 여러 장르의 작품을 발표하였으나 1950년 8월 중순경 인민군 보안서원에게 납치된 후 행적을 알 수 없다. 김규흥은 1872년 옥천군 옥천읍 문정리의 문양헌(현 춘추민속관 자리 안채)에서 태어나 1906년경 옥천 죽향초등학교를 세워 근대식 교육을 도입하고, 중국뿐 아니라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에서도 정치적으로 중요한 사건이었던 신해혁명에 참가한 최초의 한국인으로 1936년 65세에 중국 천진에서 눈을 감기까지 독립운동사 연구물에 김규흥·김복(김규흥의 다른 이름)·범재란 이름이 자주 등장할 만큼 초기 독립운동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나 자료와 연구가 부족하다. 홍구범과 김규흥이라는 인간은 분명 시대를 앞서간 선각자였다. 하지만 작품이나 인간됨, 나라를 위한 공적이 세상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 두 집안은 지금까지 술과 연관되어 있다. 짧은 기간이나마 주덕양조장을 직접 운영했던 홍구범이 경험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소설 '귀거래‘를 발표했고, 수필 ’작가일기‘의 주인공인 장남 홍수영이 현재 충주의 신니양조장을 운영하고 있다. 신니양조장과 주덕양조장이 사촌지간, 주덕양조장과 진천의 덕산양조장이 사돈지간이라는 것도 재미있는 사실이다. 김규흥이 나고 자란 문양헌과 괴정헌을 합한 춘추민속관에서 문향헌 약술을 빚고 있는 정태희 관장에 의하면 흥성대원군이 문향헌을 자주 방문했다는 기록이 있다. 또한 대원군을 맞이할 때 옥천지방의 곡식으로 만든 약술로 대접했을 것이고 그것이 청풍김씨 집안의 가양주다. 정 관장이 전국의 양조장을 찾아다니며 어린 시절 맛 본 술을 재현해 문향헌 약술을 만들어냈다. 한편 1760년 문향 김치신이 건립한 문향헌이 흥선대원군의 경복궁 복원 자금마련과 이곳에서 태어난 범재 김규흥이 해외에서 독립운동에 투신하고 오랜 세월 감옥에 투옥되며 가세가 기울어져 소유와 관리권한이 남의 손으로 넘어갔고, 걸출한 독립운동가가 태어난 고택이 지금 처마 밑 곳곳이 떨어져나가고 비가 새는 등 보수가 절실하지만 5천만 원도 되지 않는 예산을 의회 심의과정에서 삭감하는 현실에 울분을 토하는 정 관장의 얘기도 귀담아 들어야겠다. 이날 발제자나 토론자들이 힘주어 말했듯 홍구범과 김규흥에 관한 조사와 연구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들이 이뤄낸 예술성이나 업적은 있는 그대로 찾아내야 한다. 그들을 지나간 역사 속에서 재조명하는 일은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몫이다. 그러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야한다. 예쁜 초대장부터 충북 전통술 이야기가 담긴 포켓용 책자, 소설가 홍구범과 독립운동가 범재 김규흥에 관한 자료집, '수을수을 넘어 간다'가 새겨진 술컵, 홍구범이 지은 '창고 근처 사람들'까지 정성이 가득 담긴 선물도 받았다. 푸른 하늘, 흰 구름, 비상을 꿈꾸는 독수리 조형물... 이야기마당이 펼쳐진 충북학생교육문화원의 가을 풍경이 멋지다. 인생살이 뭐 별건가.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야 맛있다. 이렇게 좋은 가을날, 좋은 사람들과 마음 편히 내려놓고 ‘수을’ 한 잔 하는 자리 만들어야겠다.
10대 고교 중퇴생이 교실에 침입해 초등생을 폭행한 사건이 일어났다. ‘묻지 마 폭행’이 가장 안전해야 할 교실까지 들어온 이번 사건은 학교 안전망 구축과 학생의 학습권 보호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러나 보름도 채 지나지 않은 지금 벌써 잊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크다. 학교가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님은 2010년 6월, 등교하는 초등 여학생을 끌고가 성폭행한 이른 바 ‘김수철 사건’, 지난해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여러 차례의 성추행 사건에서 확인됐다. 서울지역 학교에 외부인이 출입해 발생한 사건은 2009년 74건, 2010년 139건, 2011년 4월까지 61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 사건유형도 시설물 파괴, 방화, 도난, 성폭력 등 학교에서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유형이 대부분이다. 학교 안에서 이런 범죄가 일어나는 가장 큰 원인은 외부인이 아무런 제재 없이 학교를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학교 보안관이나 배움터 지킴이 배치, CCTV 설치 확대 등의 처방만으로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학교당 두 명의 학교지킴이가 교대로 근무함에 따라 순찰을 하거나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외부인이 학교에 들어갈 여지도 있고, 지속적인 CCTV 모니터링을 통해 즉각적인 대처를 할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 학교는 폭력, 절도 등의 위험에 노출돼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상인 등이 교육활동과 무관하게 학교를 방문하는 일에 많은 어려움 겪고 있다. 학교 내 학생안전은 1차적으로 학교의 책임이지만 학부모를 사칭하며 들어오는 외부인을 통제하고 확인할 권한이 교장이나 교사에게 없는 답답한 현실이다. 미국, 영국 등은 학부모라도 외부인은 학교방문 전에 약속을 잡아야 하고, 신분확인 후 출입이 가능하다. 일본도 정신 병력이 있는 사람이 교실로 들어와 학생 등에게 상해를 입힌 사건 발생 후 방문자 사전예약제 등 학교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법에 외부인의 학교출입절차를 학칙을 통해 규정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일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학생 생명과 안전에는 적용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정부와 정치권은 유념하기 바란다.
제19대 국회 교과위의 첫 국정감사도 파행을 이어가고 있다. 국감 증인채택을 놓고 여야가 합의 못한 것이 표면적인 이유라지만 실상은 연말 대선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파행은 국감 첫날인 5일 교과부 국감부터 시작됐다. 야당이 장관의 업무보고도 받지 않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998년부터 2005년까지 정수장학회 이사장직을 맡으면서 부적절한 급여를 받았다”며 최필립 이사장의 증인채택을 요구했고 여당은 이를 거부했다. 이후 정회와 속개를 계속하면서 여야간 설전을 주고받다가 오후5시가 돼서야 위원별로 5분발언을 하고는 흐지부지 끝나버렸다. 이후 다른 국감대상기관에 대한 국감에서도 같은 패턴을 반복하고 있어 벌써부터 국감 무용론이 나오고 있다. 파행으로 흐지부지 끝나는 국감을 바라보는 학교현장의 심정은 허탈할 뿐이다. 교과위는 이번 국감까지 5년 연속 국감파행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국감이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소관 기관의 업무를 조사하고 정상운영이 가능하도록 하는 본래의 기능을 못하고 정쟁의 도구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정당정치를 하는 한 국감이 여야정쟁의 격전장이 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라도 본질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 금도를 지키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국감이 돼야 한다. 그러나 교과위 국감은 매년 파행되면서 성실하게 준비한 위원이나 감사대상 기관의 맥을 빼고 있다. 정치적 중립이 강하게 요구되는 교육과 과학전반을 다루는 국회 교과위가 오히려 여야 정쟁의 온상이 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교과위원 자체가 교육경력과는 무관하게 배정됐기 때문이다. 24명의 위원 중 위원장, 여야 간사 모두가 교육경력이 없다. 유․초․중등 교육경력을 가진 위원은 4명에 불과하다. 그러니 교육문제 보다는 정치적 이슈에 민감하고 정치를 우선시하는 관행이 자리잡은 것이다. 이 시점에서 남은 국감의 정상화와 향후 국감파행 방지를 위한 지혜가 필요하다. 여야가 국감기간 중 정쟁휴전을 선언하고 이를 엄격하게 지켜간다던가 국감장에 교원과 학부모등으로 구성된 모니터단을 초청해 국감 후 개별위원에 대한 평가서를 제출하게 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만하다.
새누리당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10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지난 8일 교육 간담회에 참여한 교육감들의 사퇴를 촉구했다. 강은희·이에리사 의원 등 교과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감들이 평일 근무시간에 관할지역을 떠나 특정 정당의 대선후보 선거운동에 발 벗고 나선 것은 본인들이 그동안 반복적으로 주장해 온 교육 전문성과 정치 중립성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교육감 본연의 임무를 등한시하며 특정 대선후보에게 '줄 대기'와 '코드 맞추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교육감들은 학생의 안전과 교육을 책임지라는 국민의 명령을 정면으로 거부한 처사”라며 “야당 선거운동을 하고 싶어 안달 난 교육감들은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또 이들은 "그토록 교육감의 정치 중립을 강조해 오던 민주당은 자신들의 대선후보 행사에 참여한 교육감에 대해서는 어찌 한마디 말조차 하지 못하는 것이냐"며 "민주당의 침묵과 문 후보의 방조는 표리부동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문 후보는 지난 8일 경기도 분당의 한 초등교를 방문해 교육 관계자들과 '혁신교육간담회'를 개최했다. 특히 문 후보는 학교 방문에 앞서 김상곤 교육감에게 참석을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상곤 경기교육감, 김승환 전북교육감, 민병희 강원교육감, 최홍이 교육위원회의 위원장,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 및 학부모, 교사들이 참석했다. 문 후보는 이날 “가장 바람직한 공교육 정상화 방향이 혁신학교라는 게 몇 년 동안의 실험과 노력으로 검증되고 있다”면서 혁신교육지원법 제정, 혁신학교 전국적 확산을 약속했다. 이밖에 문 후보는 ▲ 고등교육투자 GDP 1% 수준 확대 ▲ 고교무상교육 단계적 실시 ▲ 지방교육재정 확대 ▲ 학급당 학생 수 OECD 수준 감축 ▲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 대입지원처 신설‧대입국가 관리 ▲사회통합 전형제도 도입 ▲ 모든 권한 시도교육청·학교로 넘겨 교육자치 실현 ▲ 교장공모제 일반화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안철수 郭정책 이끈 이범 보좌관 영입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교육정책도 조만간 그 윤곽이 들어날 것 같다. 곽노현표 정책을 이끌었던 이범 보좌관이 안철수 캠프로 자리를 옮겨 교육관련 포럼을 주도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안 캠프는 ‘정책네트워크 내일’을 중심으로 각 분과별 정책포럼을 구성해왔다. 7일 열린 정책비전발표회에서는 교육비전을 ‘모든 가능성이 발휘되는 사회’라는 타이틀로 설명했다. 누구나 자기가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찾아낼 수 있도록 교육이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7월 박근혜 후보가 발표한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리는 교육’과 유사해 구체적 안이 나오기 전까지는 어떤 평가를 내리기는 아직 어렵다.
한국교총이 추진해온 ‘초정권적 국가교육위원회’ 설치가 주요 대선후보들의 교육공약으로 거론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정권이나 장관이 교체될 때마다 교육정책이 정치에 휘둘리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교총이 2001년 연구·제안한 대통령 직속 최고 합의제 의결기관이다. 위원의 임기를 대통령과 달리해 교육정책의 영속성을 보장하고, 주요 교육정책에 대한 심의·의결·집행평가 등의 기능을 갖는 것이 특징이다. 안양옥 교총회장도 2010년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 설치·운영을 요구할 예정”이라며 핵심 정책과제로 추진할 것을 밝힌 바 있다. 지난달 9일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국가교육위원회 제도 설계를 위한 공청회’에서 문성배 한국교총 부회장은 인사 청문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위원장 1인과 상임위원 5인을 포함한 15인의 위원으로 구성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다양한 인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대통령 외에 국회, 대법원장, 교원단체 등의 위원 추천권 부여도 주장했다. 2일 민주통합당 이용섭 정책위의장이 대표발의한 ‘국가교육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도 교총안과 대동소이하다. 위원 구성에 교육감협의체를 추천자로 두고 관련 부처 장관을 제외한 것이 차이점이다. 8일 경기 보평초에서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도 집권 시 설치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도 하루 앞선 7일 학부모와 교사가 중심이 되는 대통령 직속 교육개혁위원회를 교육정책 비전으로 내놓았다. 초정권적 성격보다는 이해 당사자들의 참여를 강조하는 점에서 차별성을 뒀다. 다만, 구체적 내용이 제시되지 않아 기존의 교육개혁위원회나 교육개혁협의회보다 더 강화된 심의·의결 기능을 포함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교총이 제안하는 국가교육위원회는 안 회장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위원회 가 오히려 교육을 정치적 산물로 전락시키는 형태로 구성돼서는 안 된다”는 점에 방점을 두고 있다. 탈이념적 성격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교총은 이런 방안을 담은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25일 국회 도서관 강당에서 열리는 19대 국회 교육입법과제 토론회에서 새누리당을 비롯한 차기정부에 공식 채택을 요구할 방침이다.
배움터 지킴이 부족, 성범죄 일으키기도 ‘학교방문예약제’ 외부인 범죄예방 효과 지난달 28일 서울 계성초 교실에 10대 고교 중퇴생이 침입해 흉기를 휘둘러 초등생 6명에게 부상을 입히는 사건이 일어났다. 비교적 안전대책이 잘 마련돼 있는 강남의 사립초도 외부인의 침입에 속수무책이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이상민 의원(민주통합당)이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외부인 침입에 의한 학교 사건·사고는 829건에 이른다. 이 중 절반이 넘는 437건이 백주대낮에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10년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학생을 납치·성폭행한 ‘김수철 사건’ 이후 학교 안전이 도마에 오를 때마다 정부가 대책을 내놨지만 학교는 여전히 외부인의 범죄에 노출되고 있다. 대부분의 대책들이 실효가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교총이 수년 전부터 주장한 ‘학교방문 예약제’ 실시와 같은 효과성 있는 대책들은 학부모 반대에 부딪혀 실행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6월 기준으로 전국 학교에는 약 9대의 CCTV가 97% 설치돼있다. 그러나 한국교육개발원 조진일 연구위원 등이 2010년 정부의 '학생안전 강화학교' 사업으로 보안시설이 대거 도입된 경기도 초등교 2곳을 현장 조사한 결과, 나무에 CCTV 카메라가 가려지거나 교직원이 퇴근하면 카메라가 ‘먹통’이 되는 경우까지 있었다. 두 곳 모두 CCTV가 제대로 작동해도 감시 모니터 크기가 너무 작아 화면으로 상황을 파악할 수 없었다. 그나마도 전담 감시 인력이 없어 CCTV가 사실상 방치되어 있는 학교가 많다. 서울에서 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하는 구청은 강남‧구로‧노원‧중구 등 4곳 밖에 없다. 출입문 지문인식기도 한 곳은 작동이 잘 되지 않았고, 한 곳은 수업 시간 중에도 열린 상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배움터지킴이 제도도 문제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배움터지킴이의 처우가 낮고 방학 중 지원비가 없어 안전취약 위험을 지적했다. 교과위 김세연 의원(한나라당)이 교과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그나마도 학교당 1.13명만 배치돼 전체 출입구를 감시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순찰, 식사, 등의 시간에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배움터지킴이에 대한 신원조회가 안 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배움터지킴이 중 42%가 범죄전력에 대한 신원조회를 받지 않았다. 특히 이들 중 363명(4%)은 최소한의 성범죄경력조회도 거치지 않았다. 지난 7월30일 경남 진해에서 초등 저학년 여학생 9명을 상대로 55차례에 걸쳐 성추행한 배움터지킴이가 구속되기도 했다. 김 의원은 “허술한 검증시스템으로 인해 성범죄를 저지르는 배움터지킴이가 지속적으로 적발되고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성범죄경력조회를 전원 실시하고 경찰청 등 관계기관 협조를 받아 범죄경력조회를 통해 부적격자를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움터지킴이에 대한 교육도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드러났다. 박혜자 민주통합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배움터 지킴이들은 단 한 차례의 학교안전 교육만을 받고 학교에 근무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심지어 단 두 시간의 교육이 전부인 경우도 있었다. 개발원 연구진은 학교안전보강을 위해 ▲경비실의 가시성 확보 ▲차량 차단기 의무설치 ▲CCTV 모니터링시스템 구축 ▲경비인력 보강‧교육 강화 ▲범죄예방환경설계(CPTED) 인증시스템 개발 ▲학교보안 유지관리·지원을 위한 학교방범통합관리공단 설립 등을 제시했다. 교과부도 학교안전 강화를 위해 4일 “긴급 추가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학생보호인력 교내 순찰 강화, CCTV 증설, 투명펜스 설치 등 학교 여건을 고려해 안전강화를 위한 보완 조치를 하라”고 안내했다. 현재 담장을 없앤 학교 가운데 투명 펜스 설치 같은 후속 조치를 마련한 곳은 8%인 93곳에 불과하다. 서울시교육청은 “외부인의 학교출입을 제한하기 위해 학교 방문사전예약제 권장, 출입자 카드발급, 배움터지킴이 대상 지침교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창희 서울 대방중 교사는 “교권보호종합대책에도 포함돼 있는 학교방문 사전예약제를 하루 빨리 실시해 외부인 출입으로 인한 범죄를 예방해야 한다”면서 “교문을 통제할 인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는 등·하교 시간 외엔 학교를 개방하지 않고 학부모라도 학교 방문 시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국내에 소개되는 핀란드의 학교 교육은 과도할 정도로 미화되고 포장돼 있다. 책을 쓰거나 강연하는 사람의 의도대로 핀란드 교육이 왜곡돼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핀란드 학교에는 학생들 간의 경쟁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 학생들은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협력학습에 익숙해져 있고, 교사는 학생을 평가한 성적표를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경쟁이 없는 핀란드교육을 모델로 우리 교육을 혁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사교육, 학교폭력, 교실붕괴를 포함한 모든 한국의 교육 문제가 과도한 입시경쟁에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진단되기도 한다. 경쟁이 21세기형 창의 인재 양성과 학습 중심의 교육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한국의 교육에서 경쟁 구도가 사라지지 않는 한 교육의 정상화는 불가능하다. 그런데 경쟁이 없는 나라가 과연 있을까? 성적표 있다. 순위가 없을 뿐 겉으로는 학생 간 경쟁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초등부터 대학까지 학생들의 등수를 성적에 따라 기록한 성적표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핀란드에도 당연히 학생을 평가하는 성적표가 있다. 누구나 성적표를 보면 그 학생의 수준을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성적표에 다른 학생과의 순위비교가 없을 뿐이다. 등수가 기록되지 않는 한국 대학의 성적표를 생각하면 된다. 대학 성적표에 등수가 기록되지 않는다고 경쟁이 없다고 할 수 없듯이 학생들은 학점을 보고 자신의 성적을 가늠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핀란드에서도 절대평가에 의한 성적표를 보면 그 학생이 반에서 몇 등을 하는지 알 수 있다. 핀란드 학교를 방문했던 외국인이 교사에게 ‘이 반에서 1등이 누구냐’고 물었다가 핀잔만 받았다는 에피소드를 읽은 적이 있다. 교사가 1등이 누구인지 아무도 모른다고 했단다. 정말 그럴까? 그 말은 사실이 아니다. 당시 핀란드 교육을 소개한 교사는 그렇게 말했을지 몰라도 학생들은 누가 1등이고 누가 꼴찌인지 다 알고 있다. 핀란드에서 중2까지의 성적은 큰 의미가 없기는 하다. 그래서 그 때까지는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러나 중3 성적으로 직업학교와 인문계고 진학이 결정된다. 즉 평생의 진로가 중3 성적에 좌우되는 것이다. 시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학부모들은 대체로 자녀가 대학까지 갈 수 있는 인문고에 진학하기를 원한다. 경쟁력을 갖춘 인문고에 입학하기 위한 경쟁은 치열하다. 고교에 올라가도 경쟁은 계속된다. 명문대에 속하는 헬싱키 대학이나 알토 대학에 들어가려면 고교 졸업성적, 대입 예비시험, 대학 본고사에서 고득점을 받아야 한다. 핀란드 교육개혁을 주도한 에르끼 아호(Erkki Aho) 교육청장은 “핀란드 교육에 경쟁이 없다는 것은 과장된 것”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경쟁이 있다면 핀란드교육에 없는 것은 무엇일까? 핀란드 교육에는 차별이 없다. 학생들의 다름을 인정하는 교육을 매우 중요시하는 것이다. 모두 자신에게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기초학교에서 교사는 아이들이 가진 장점과 특성을 토대로 적절한 교육을 한다. 교사가 각각의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지식수준이 다르다. 특수교육 대상자로 분류될 경우에는 전문가에게 특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핀란드어 발음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이들은 언어장애는 없지만 핀란드어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다. 언어학습 외에도 정상적인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들은 9학년으로 규정돼 있는 기초학교 교육을 연장해 받도록 법원 판결을 받는다. 차이와 다름 인정하는 학부모 이처럼 핀란드에서는 각 개인의 학습 속도, 지적 성장 속도 등의 차이를 고려해 다양한 교육을 한다. 이런 이유로 상급 학년에 올라가지 않고 학년을 반복하는 유급 숫자도 많은 편이다. 핀란드 부모들은 이런 차이를 인정한다. 직업학교와 인문고로 구분해 진학시키는 제도도 아이들의 다름을 인정하는 교육관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핀란드에서 말하는 평등교육은 차이는 인정하지만 누구나 본인에게 적절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중등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대학까지 평준화 하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을 위한 대학 평준화일까? 수준 미달의 대학 졸업자를 양산하여 고학력 실업자를 더 늘려보자는 것인가? 우리 교육의 문제는 경쟁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경쟁의 시기와 방법에 있다. 초등시절부터 경쟁에 매몰되어 있는 것이 문제다. 핀란드처럼 최소한 중3으로 경쟁의 시기를 늦출 필요가 있다. 학생 평가도 전문가인 교사의 독자적 자율성에 맡겨야 한다. 이것이 경쟁 교육의 해결책이다. 교육의 중심에 교사의 자율과 학생의 미래를 둘 때 답이 보인다.
경기도의 한 병설유치원에 학부모가 몽둥이를 들고 나타났다. 이 학부모는 다짜고짜 교실로 들어가 교사의 머리채를 잡고 몽둥이로 폭행했다. 학부모가 아들이 유치원에 잘 도착했는지 확인 전화를 해 바꿔달라고 요구하자 교사가 “아이를 불러올까요?”, “잠시 기다리시겠어요?”하고 말대답을 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학교 현장에 교권침해 사례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학기에만 총 4477건으로 이미 지난 한 해 교권침해 건수(4801건)에 육박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강은희(새누리당)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교권침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9년 1570건이던 교권침해 건수는 2010년 2226건, 2011년 4801건, 2012년 1학기 4477건으로 해마다 크게 늘었다.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도 매년 증가해 2009년 11건이었다가 올해는 1학기에만 95건을 기록하는 등 8배 이상 늘었다. 학교 급별로는 초등은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 중학교는 교사 성희롱, 고교는 수업방해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지역별로는 학생인권조례를 본격 시행한 2011년을 기점으로 서울, 경기의 교권침해 건수가 급증한 것이 특징이다. 서울의 경우 2009년 430건, 2010년 685건이었으나 2011년 1319건으로 늘어났고 2012년에는 1학기에만 1046건에 달했다. 경기도도 131건(2009년), 130건(2010년), 665건(2011년), 885건(2012년)으로 교권침해 건수가 가파르게 증가했다. 강은희 의원은 “적극적 교권침해 예방과 엄정한 대응, 피해교원 치유 지원 등을 통해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호하고,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에 앞서 교권침해 보도자료를 낸 새누리당 이에리사 의원도 “교사들의 인권도 바로 서지 못하는 교육현장에서는 학생 인권도 바로 설 수 없다”며 “서울, 경기, 광주, 충북 등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했거나 추진하고 있는 지역에서 교권침해가 더 심각한 이유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자료 요구도 빗발쳤다. 새누리당 강은희·이에리사·김태원·이학재·민병주·서상기·이군현 의원, 민주통합당에서는 유기홍·이상민·우홍식 의원 등이 자료를 요청했다. 하지만 ‘교권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은 아직도 요원한 상태다. 새누리당 서상기·이학재·박인숙 의원, 민주통합당 박성호 의원, 무소속 현영희 의원 등 5명이 각각 교권보호 관련 법안을 발의했으나 공청회 이후 일괄 논의하기로 미뤄놓은 상태다. 경기도 한 중학교 교장은 “당장 교원들은 학생생활지도로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고 명퇴가 늘어나는 등 학교현장이 엉망이 되고 있지만 시의회도, 국회의원도 교권침해가 급증했다고 보도자료만 냈지 학교에서 체감할 교권보호대책을 위해서는 아무도 노력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교육이 어떻게 될지 걱정스러울 뿐”이라고 토로했다. 교총 관계자는 “교권침해가 매년 증가해 교원의 사기가 갈수록 저하되고 학교에서는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궁극적으로 교원이 정당한 교육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교권보호법이 하루 빨리 제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캐나다는 1990년대부터 교사에 대한 학생·학부모 폭력 관련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 2005년 발표된 캐나다교사협회 자료에 따르면 1년 새 동료교사가 신체·정신적 폭력을 당하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경우도 35%에 달했다. 퀘벡주 교사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무려 85%가 교직생활 중 크고 작은 폭력을 경험한 바 있다. 주된 형태는 언어로 위협하거나 몸을 밀치는 수준이지만 주먹으로 때리거나 발길질을 하는 경우도 20%나 된다. 7%는 심각한 부상까지 입는다. 그러나 캐나다에서는 여태껏 교육현장에서 벌어지는 교사에 대한 전 방위적 폭력에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학생 외에도 학부모나 보호자가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16%에 달한다. 그로 인해 학부모와 일대일로 면담하는 것을 꺼리는 교사도 적지 않다. 여교사의 경우 종종 성희롱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 이런 캐나다의 교권침해는 학생 권리만 강조한 채 학생으로서 지켜야 할 책임사항은 소홀히 대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기인한다. 캐나다에서는 중2만 돼도 절반이 음주경험이 있다. 상습적 마약 복용도 적지 않아 교권침해를 넘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배경에는 교육당국이 교사에 대한 폭력이 발생하면 교사의 학생장악력 부족으로 간주한다. 뿐만 아니라 문제를 외부로 나가지 않도록 은폐하는 사례도 많다. 심지어는 학교 내 폭력문제를 외부에 호소한 교사들이 대거 정직을 당한 사례도 있었다. 이렇게 문제가 발생하면 가해자 학생이 아닌 피해자인 교사의 문제로 치부하니 교사도 학생과 충돌을 피하기 위해 생활지도를 포기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늘어 권위가 추락하고 보다 심한 폭력행위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요즘 들어서는 인터넷, 스마트폰 등이 교권침해를 부추기는 경우도 있다. 특히 학생들이 교사를 평가하는 인터넷 사이트(ratemyteacher.com)가 교권추락의 견인차로 역할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교사들은 학생, 학부모 등에 의한 폭력을 학교에서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호소하며 교육당국이 교사에 대한 폭력 사안 발생 시 교권수호 차원에서 단호한 조치를 단행, 추가적 폭력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교실에서의 교권회복을 위해서는 교육당국의 역할이 결정적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