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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학생들의 자살, 폭력, 금품 갈취 등으로 초·중·고가 들썩이고 있다. 엄천난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며 경찰대입, 생기부 기록 등 다양한 대책이 나오고 시행되는 가운데 그 중 하나로 복수담임제 도입 이란 말이 적잖이 들리고 있다. 복수담임제, 즉 말 그대로 2명의 담임교사를 둔다는 의미로 학생 수가 일정 규모 이상인 학급이나, 생활 지도를 위해 특별히 필요가 있는 경우에 담임교사를 추가 지정하는 것이다. 2명의 담임을 두어 아이들에게 더욱 관심을 두겠다는 의미는 그럴싸하게 들리지만 이 제도의 내막에 대하여 알아보자. 이 제도의 등장 배경에 대하여 말하자면, 학교에서 학생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이나 여러 문제를 가장 먼저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담임교사이지만, 학생들을 세밀하게 보살피고 충분한 상담을 하기 곤란하다는 이유다. 우리는 이러한 문제가 일어나는 근본적 원인을 찾아 보아야 할 것이다. 충분한 상담을 하지 못하고, 세밀한 관심을 가지지 못하는 이유는 무었인가? 바로 시간부족이다. 그럼 과연 교사가 수업을 하루 종일 쉴 틈 없이 하여 시간부족 현상이 초래하는 것일까? 아니다. 바로 일반 행정 업무에 지나치게 시간을 빼앗기기 때문이다. 심지어 교무행정에 쏟는 시간보다 일반 행정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까지 말한다(학교개조론,이기정). 지나친 모순이 아닐 수 없고 엉뚱한 곳을 긁고 있음이 확연히 들어난다. 교무-행정의 문제점을 인식하여 서서히 분리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관내 1269개 학교 중 1004개 학교에 교무행정지원사를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다른 시도들 역시 명칭과 역할에 차이는 있지만 이와 유사한 행정보조 인력을 배치·활용하고 있다. 중앙정부차원에서는 연차별로 학교규모에 따라 1~2명을 증원, 2014년까지 총 1만 5319명을 배치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로도 부족하다 완전한 분리가 필요한 것이다. 완전 분리 후 학교폭력의 책임을 담임에게 묻는 명분이 생기지 않을까?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행하는 복수담임제, 학교폭력 근절을 외치며 너무 성급하게 내놓은 정책이 아닐까? 라는 의구심을 품게한다. “근절”이란 전제를 가지고 가기보다는 하나하나 “해결”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신중하게 검토 후 정책을 내어 놓아야 할 것이다.
이번 겨울방학처럼 교육계가 혼돈과 갈등에 휩싸인 때도 드믈었던 것 같다.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에서 불거진 학교폭력의 심각성이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급기야는 검찰과 경찰까지 나서서 전담반을 꾸리는 등 학교폭력 근절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또한 서울교육청을 비롯한 일부 진보교육감들이 추진하고 있는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교과부에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두발, 복장 등에 관한 사항을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바꿀 예정이다. 당장 새 학기가 시작되면 조례와 시행령이 충돌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고 그로 인하여 어떻게 생활지도를 해야할 지 난감한 상황에 처할 것이다. 조례에서는 두발, 복장을 자율로 정했는데 시행령은 학교가 결정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이를 둘러싼 학내 구성원 간의 논란이 불거지면 자칫 면학 분위기를 해칠 수도 있다. 게다가 중학교부터 복수담임제가 도입되면 생활지도에 얼마나 도움이 될 지 모르지만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잘못하면 배가 산으로 갈 공산도 크다. 더 큰 문제가 있다. 가뜩이나 럭비공같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들에게 사소한 사건이라도 생기면 담임교사가 형사 책임까지 져야할 판이다. 그러니 담임기피현상이 그 어느 해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물론 젊은 교사 위주로 ‘담임 강제 할당’ 등의 변칙 수단을 쓰는 모양인데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과는 엄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교사의 꽃은 담임이라고 했는데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지 답답할 따름이다. 오늘의 교육현장이 이처럼 혼란에 빠진 것은 결국 추락한 교권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국가가 학생지도에 대학 자격을 교사에게 부여했으나 현장을 무시한 이상적이고 실험적인 정책들이 난무하면서 교권 유린은 물론이고 교사들이 집단적으로 명퇴를 신청하는 사태에 이르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교사의 책임이라고 물아부치는 세력도 있지만 굳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일으킨 원동력을 논하고 싶지는 않다. 이제 3월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아이들은 부푼 꿈을 안고 교문에 들어설 것이다. 교육을 놓고 갑론을박하는 사람들의 사설은 당분간 수그러들 것 같지 않다. 그들이 어떤 말을 하더라도 교사는 묵묵히 교단을 지키며 아이들의 소리에만 귀를 기울이면 된다. 새 학기에는 그 동안에도 그랬지만 좀 더 힘을 내서 아이들 곁으로 다가가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 또 사랑과 정성으로 보듬어 주도록 하자. 교사는 교단에 서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말을 명심하자.
올해는 20년 만에 총선과 대선이 한해에 치러지는 정치의 해다. 제19대 총선이 다가오면서 각 정당 및 후보자들이 저마다 표심(票心)을 사로잡기 위한 공약을 내걸고 있고, 이에 맞춰 교원단체의 발걸음도 분주해지고 있다. 교총은 20일, 전국 시·군·구 지역별로 1,800여명의 정책119 위원을 중심으로 이번 총선이 정책선거가 되기 위한 실질적인 활동에 돌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학교현장의 여론과 요구를 수렴한 10대 교육정책 요구과제를 제시하고, 각 정당별, 후보자별 교육공약 비교·분석, 여론조사 등 합법적 틀 안에서 정책에 기반을 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경주해 나가겠다고 밝힌 것이다. 교총의 이번 발표는 교원 및 교원단체가 처해있는 시대적, 정책적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국회 구성 및 정권의 교체 등 정치적 변수가 교육에 미치는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정치활동이 제한되어 있다고 해서 관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공무원복무규정 개정으로 교원들의 집단 활동에 제약이 가해졌고, 과거와 달리 교원단체의 교섭활동만으로 교육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고 정책을 실현하기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교원과 교원단체는 이번 총선과 대선에 교육본질을 지향하는 정당 및 후보자가 국회의원에 다수 선출되고, 교육대통령이 선출되도록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정치권 및 일반행정론자들이 추진한 학교 현장과는 동떨어진 인기영합적 정책들이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교육발전을 저해하고 학교 현장에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겪게 했는지 여실히 경험해 온 바가 있기 때문이다. 교원단체는 기본적으로 법적 테두리 내에서 최대한의 통로를 찾아 교육문제에 대한 정치적 의사를 표출할 필요가 있다. 교육문제에 대한 인식과 신념이 올바른 국회의원 및 정권 창출에 노력하고, 이들이 공약(公約)한 정책들이 공약(空約)으로 머물지 않고 반드시 실천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활동을 해야 한다. 또한 선거과정에서 내놓는 교육공약들의 허실을 검증하고 평가하여 지역주민들이 바른 판단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과 함께 시민으로서의 교원과 교원단체의 정치적 기본권을 신장하는 입법 활동에도 나서야 할 것이다. 교육계 및 교원단체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교육의 본질적 흐름을 지킬 수 있는 많은 올곧은 선량(選良)들이 탄생되기를 기대해본다.
교육경제적 측면에서 볼 때 방과후학교에 대해 두 가지의 실증적 이슈를 제기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사교육으로 인한 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 얼마나 효과를 가질 수 있는지의 문제이다. 둘째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 학업성취도 향상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의 문제이다. 정부가 매년 발표하는 통계청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서는 방과후학교 참여 학생이 미참여 학생보다 사교육비를 연간 50만원 내외 적게 지출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학생이 속한 학교 및 학급의 공교육환경의 차이가 고려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정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의 효과는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다. 이에 필자는 2010년 사교육비 조사의 원자료를 기초로 같은 학급 학생들끼리 비교하여 공교육환경의 차이에 의한 영향을 제거하고, 학생 특성과 가정환경 변인을 최대한 통제한 후에 방과후학교의 사교육 경감 효과와 성적 향상 효과를 실증적으로 분석해 보았다. 그 결과, 중학교의 방과후학교와 서울 강남을 제외한 지역의 방과후학교에서는 지출금액 이상으로 사교육비를 절감시키는 효과가 발견되었다. 사교육 밀집 지역과 중산층 이상의 사교육 수요도 흡수하려면 우수강사를 확보하고 수준별․욕구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대학진학이 보편화되면서 사교육 수요에 동참해 온 특성화고에 양질의 방과후학교 수업이 제공될 경우 특성화고 학생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더욱 주목할 만한 분석 결과는 투입비용당은 물론 참여시간당 성적 상승효과도 방과후학교가 사교육보다 평균적으로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사교육의 효과가 과대평가된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교육 성행 지역 방과후학교의 질적 수준 제고와 효과 홍보를 통해 사교육 수요자의 인식 전환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사교육 수요자가 방과후학교보다 사교육을 선호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후자가 선행학습 중심이라는 점인데, 방과후학교에 선행학습을 허용하기보다 선행학습 수요를 유발하는 입학전형 및 내신평가를 시정하여 교육의 시계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방과후학교에 대한 인식과 관련하여, 사교육을 흡수하기 위해 교내에 들여온 일종의 염가학원으로 바라보기보다 정규수업의 보완과 개선을 위해 유연하게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인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방과후학교는 정규수업보다 작은 규모의 수준별 수업, 강좌 선택의 학생 재량, 만족도 조사 결과를 반영한 수요자 중심의 교육이 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방과후학교는 참여교사와 학생의 상호 경험을 통해 궁극적으로 정규수업을 개선하는 촉매가 될 수 있다. 더욱이 방과후학교는 사교육환경이 열악한 지역의 학생에게 추가적인 학습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지역 간 교육 격차의 완화에 기여할 수 있으며, 사교육비가 부담스러운 저소득층 학생에게 시간당 비용이 5분의 1 정도인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을 제공함으로써 계층 간 교육 격차의 완화에 기여할 수도 있다. 따라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저소득층에 대한 자유수강권 지원 확대는 바람직한 정책 방향이다. 또한 방과후 프로그램에 포함된 돌봄, 예체능교육, 체험활동, 대학생 멘토링 등은 정규수업에 부족한 창의․인성교육을 보완하고, 사회적 관계망이 부족한 가정의 학생들이 창의적 체험활동 등에서도 뒤처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치열한 교육경쟁과 과열된 사교육으로 특징지어진 한국의 교육현실에서 방과후학교가 사교육 경감 수단을 넘어 정규수업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교육격차를 줄이는 역할을 해낸다면 한국형 방과후 프로그램은 국제적인 모범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학교폭력 사건과 관련해 교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의 접근이 나오고 있고 교사에게 징계책임 외에 형사책임까지 묻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교사는 일반적으로 학생의 대리감독자로서 보호·감독 의무가 있으므로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학교폭력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책무가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겠다. 피해학생이나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보호 의무를 다하지 못한 교사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형법 제122조의 직무유기죄는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그 직무를 유기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하고 있다. 대법원 판시에 따르면 이 죄의 성립을 위해서는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능동적으로 직무를 수행하지 않거나 의식적으로 직무를 방임 또는 포기한다는 주관적 인식이 있어야 하고, 객관적으로도 직무를 벗어나는 행위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교사가 의도적이지 않은 상태에서 업무수행 미비 또는 법정절차 준수 부족으로 부당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해서 직무유기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교사가 단순히 법령에 따른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하거나 태만히 한 때에는 직무유기죄의 형벌이 아니라 국가공무원법 제78조 또는 사립학교법 제61조에 따른 징계처분을 받는다. 징계는 감봉이나 견책은 물론 교사 신분을 박탈당하는 파면이나 해임의 중징계도 포함한다. 헌법재판소는 형법상 직무유기죄는 각종 제한이 따르고 자유를 박탈하는 형벌로 집행 후에도 당사자의 인격적 가치나 사회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과 책임의 정도가 높은 경우에 한해서 최후의 수단으로만 적용하고 행정상 징계로 제재가 가능하다면 징계만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그만큼 직무유기죄의 적용에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가령 학부모의 학교폭력 신고와 조치 요구에 대해 교사가 의식적으로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유기한 때에는 직무유기죄를 물을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담임업무를 수행하면서 학급 분위기나 학생 태도로 보아 폭력행위가 없다고 착각하거나 생활지도가 부족해서 폭력행위가 발생해도 직무유기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이 경우에는 징계처분으로 충분히 교사의 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 판례도 호송 교도관이 감독을 소홀히 하여 재소자들이 탈주한 경우, 약사감시원이 무허가약국을 조사하여 상사에게 보고하고 수사관에 고발하지 않은 경우 등은 직무유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직무를 의식적으로 방임하거나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직무유기죄의 직무란 공무원법상 본래의 직무이거나 고유한 직무만을 의미하며, 부수적 파생적인 직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직무의 범위가 확대 해석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사의 직무의 범위를 확대해석해 학교에 대한 무리한 자료제출요구, 교사출석요구 등을 할 경우 법률적용의 오류를 범할 수 있고, 교사의 권리를 침해할 소지도 크다고 본다. 한편 사법행정당국과 교육행정당국은 학생폭력예방과 대처라는 공동의 목적을 수행하기위하여 서로 협력하고 대처하기 위한 방안을 도모해야 할 것으로 본다. 일례로 이른바 준사법권이라고도 할 수 있는 ‘형사소송법 제197조’에 의한 특별사법경찰관리규정과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 제5조’에 따른 검사장의 지명에 의한 사법경찰관리의 규정을 적용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준사법권은 법령위반 행위에 대한 범칙금 등을 부과하고 단속할 수 있는 권한을 의미한다, 학교에서는 학교폭력 등의 업무를 처리하는 특정 교원에게 폭력행위 학생에 대한 조사, 가해 학생과 학부모 강제소환, 강제 소환 불응시 벌금형 부과, 학생을 출입시킨 유해업소 고발 및 불법행위 학생의 임의 동행 요구 등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사법행정당국이 교사의 직무유기죄 추궁보다는 교사와의 직무협조 체제를 모색하는 것이 학교폭력 예방과 근절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축사의 사전적 정의는 “다른 사람의 경사스러운 일에 기쁜 마음으로 인사하는 뜻의 말이나 글”이라 하였다. 요즘 졸업 시즌을 맞아 교육의원을 포함해 정치인들 물 만난 물고기처럼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졸업식 축하해 주기 위해 동분서주 한다. 이 바쁜 세상에 고마운 일이다. 그런데 졸업식의 축사를 1시간20분씩 하는 위대한(?) 교육위원도 있고, 1분 덕담 하는 영리하고 지혜로운 정치인도 있는 등 그 모습이 다양하다. 사람은 한 점 속기(俗氣) 없이 고아(古雅)한 그림처럼 살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인의 삶이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어떠한 평가를 받는지 방증하는 다음의 여러 지표들과 같은 모습이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지난해 국민 권익위원회 부패인식 경험 조사에 의하면 부패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한 분야로 정치인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법의식 현황(전택수) 조사에서도 법을 지키지 않는 집단으로 73.7%가 정치인을 꼽았다. 우리나라 대표 이미지 설문 조사에서 2030 세대에게 ‘정치인’하면 떠오르는 것이 ‘부정부패’였으며 ‘청렴’이라는 단어는 한 표도 없었다. 청소년의 윤리의식 조사에서도 한국사회의 가장 부패한 집단으로 정치권이라 응답하였다. “통계는 진실 하나만을 제외하곤 무엇이든 증명할 수 있다”는 신뢰도를 감안하더라도 대부분의 국민이 정치인의 도덕성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민초들은 사소한 죄에도 법대로 대가를 치르는데 반해 정치인들은 ‘표적사정’ ‘정치보복’ 등의 비(非)법률적인 말장난으로 자신들의 범죄 행위를 숨기려한다. 그러니 사회적 부가가치 생산에는 별 도움이 안 되는 ‘부패 불변의 법칙’ 집단으로 매도되는 것이다. 그러한 인식을 가진 정치인의 축사가 과연 얼마나 권위가 있고 미사여구에 어떤 설득력이 있을까? 총선과 대선을 앞둔 전환기에는 기존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세상이 열리거나 일대 혼란에 빠져 버리기도 하는 위기(危機)와 호기(好氣)의 공존 기간이다. 이제 정치인들은 국민들의 ‘일시적 이성’에만 호소할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감성’의 문을 두드려서 국민을 감동시켜야만 한다. 더불어 언론은 입체적으로 정치인을 볼 수 있는 광각경이자 전망대다. 언론의 책무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학교폭력문제로 학교는 어수선하며, 온 사회가 지혜를 모우고 있다. 나도 교육자로서 학교폭력·성적문제로 목숨을 끊는 이가 늘어가는 현실 앞에 자유롭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가 수능과 국가수준학력성취도 과목과 회사의 취업과목만을 공부시켜, 높은 성취결과를 내면 칭찬과 격려를 받을 수 있을까? ‘놀이시기’인 초등학생은 한 교실에 30명 이상 배치되어 성적향상에 매진하고 있다. 푸른 풀잎처럼 싱싱하게 자라나야 할 청소년들은 OECD 국가 중 청소년 자살률 1위의 국가명예(?)를 안고 신음하며, ‘점수경쟁의 우리’ 속에 가두어져 있다. ‘질풍노도시기’의 학생들과 씨름하는 중․고등학교 선생님들은, 교사의 지도에 대들어 욕설과 조롱에 의해 봉변당하기 다반사이다. 학교폭력 가해학생과 학부모의 적반하장은 도를 넘어선지 오래다. 매스컴, 지식인, 정치인, 학부모들은 학교를 탓하며 인성교육의 부재를 질책한다. 그러나 학교의 인성교육에도 한계가 있다. 부모와 양가 조부모로부터 받은 황제대접에 가까운 과잉보호와 형제․자매끼리도 각자의 방을 쓰는 풍요 속에 자라온 아이들에게, 학교의 인성교육 시도들은 공허할 뿐이다. 인성교육의 첫 장은 가정이며, 둘째 장은 사회이고, 학교는 그 마무리 과정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지금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우선은 가정과 사회가 인성교육에 함께 노력해야 한다. 황금(물질)만능주의, 도덕불감증, 외모지상주의, 결과제일주의, 우리의 전통미(예절)홀대 등의 나쁜 현실에 언론도 강한 메스를 가해야 한다. 두 번째 해결책으로는 우선 도덕(윤리)과 예체능교육의 강화와, 각종시험에 해당 내용 포함을 의무화하면 된다. 그러면 국민기초체력도 향상되며 게임중독, 비만, 협동심부족 등이 많이 해결될 것이다. 세 번째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원인인 성적제일주의 경쟁시스템을 해소해야 한다. 그 벽을 넘을 수 없는 학부모와 학교의 고충이 많다. 학벌을 일자리에 연결시키는 한국기업들의 관행 때문이라는 정확한 지적이 있다. 이의 개선을 위한 사회적 중지가 하루 빨리 모아져야 한다. 학벌에 의한 격차가 미미한 선진국의 좋은 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실시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결손가정과 극서민 맞벌이가정에서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 의한 학교부적응 현상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대해 ‘공교육은 이들을 위한 배려가 더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충고를 새겨들을만하다. 그들을 더 감싸 안고, ‘공교육은 죽지 않았다’고 설득하자. 그리고 새 교육패러다임의 빠른 출현을 기원하자!
최근 필자는 교사를 대상으로 상담사례연구를 한 적이 있다. 그러면서 선생님들께서 학생들을 도울 때 기억하시면 좋을 몇 가지 제안이 떠올라 그것을 간단히 써보려고 한다. 첫째, 상담을 할 때 소위 문제행동의 원인을 찾기보다, 그 학생이 특정 행동을 하게 되는 타당한 이유를 먼저 찾을 필요가 있다. 문제행동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행동자체 때문이 아니라, 그 행동 이면에 있는 타당한 이유를 구현하기에는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즉 의도와 구체적 행동이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아버지에게 반항적이고 화를 내는 아들은 어쩌면 그 밑에 그동안 아버지로부터 한번이라도 인정받는 느낌을 받지 못함으로 겪는 좌절감을 표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즉 그 아들은 화가 큰 만큼 아버지로부터 오는 인정에 대한 바람이 크고 절박했을지도 모른다. 비록 그 바람을 표현하는 방법이 ‘화’라는 반사적 행동이기에 아버지로부터 ‘인정’을 끌어내기에는 비효율적인 경우가 많다. 선생님은 ‘화’라는 문제가 되는 행동에 쉽게 시선이 가겠지만, 그것은 뭔가가 좌절되어 나타나는 반사적 행동이고, 더 중요한 것은 그 밑에 있는 ‘인정받고 싶은 절박한 바람’을 이해하면서, 동시에 ‘그 바람을 실현하려는 방법이 비효율적(여기에서 비효율성은 학생의 입장에서 볼 때에도 비효율적이라고 인정되어야 한다)이기 때문에 문제행동이 됨’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선생님은 문제행동에도 반드시 있을 ‘타당한 구석’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학생과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생은 자신의 타당한 구석이 받아들여질 때, 오히려 자신의 비효율적이고 반사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책임을 질 여유를 가지게 된다. 둘째, 자존감은 높이는 것이 아니라 선명하게 하는 것이다. 경기에서 상대편에게 졌을 때 ‘오늘은 최선을 다했지만 경기에서는 졌다’로 끝나도 된다. 그런데, ‘나는 패배자’라고 이름을 붙이는 순간 자존심이 상하고, ‘승리자’의 자리로 옮겨가려고 온갖 노력을 하게 된다. 이런 노력 중 하나가 ‘패배자임을 미워하기’이다. 강하게 미워하면 패배자의 자리에서 벗어날 것 같은 착각을 하면서 말이다. 학생들에게 중요한 이 자존감에 대해 선생님이 ‘높다’ 또는 ‘낮다’의 은유를 사용하기보다 ‘선명하다’나 ‘희미하다’의 은유를 사용해봄직하다. ‘높다’ ‘낮다’의 은유를 사용할 때, 선생님은 학생에게 뭔가 ‘높여주려고’ 애쓰게 된다. 반면, ‘선명하다’나 ‘희미하다’의 은유를 사용하면 선생님은 학생에 자기에 대한 생각, 이미지를 선명하게 해주려고 애쓰게 될 것이다. 사실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이란 자신에 대해 선명한 사람들인 경우가 많다. 이런 원리는 칭찬하기에도 적용되는데, 칭찬을 학생의 기를 세워주려고 하는 칭찬(또는 다른 사람보다 높음을 강조하는 칭찬)과 그 학생이 한 일의 의미와 가치를 선명하게 하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면, 자존감에 도움 되는 칭찬은 후자인 것 같다. 왜냐하면 자존감은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 대해 선명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문제로 보이는 학생의 행동 속에서 학생이 겪는 고통을 발견하지 못하면, 선생님은 상담을 진행하기 어렵다. 선생님은 문제 행동보다 학생의 고통에 먼저 시선을 둘 필요가 있다. 이것은 선생님이 보기에 문제로 보이는 행동보다는 학생이 보기에 문제로 보이는 자신의 행동을 선생님이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즉 사람은 그 문제가 자신의 것으로 되기 전에는 잘 변화하지 않는다. 따라서 선생님은 선생님이 보기에 문제라고 보이는 행동을 학생 자신의 문제로 번역하는 방법을 터득해야하며, 학생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고민과 선생님이 생각하는 문제가 있다면, 학생이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고민을 먼저 상담하고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급한 마음에 선생님이 생각하는 학생의 문제에 관심을 두고 그것을 먼저 바꾸려고 하면 학생은 선생님으로부터 마음이 떠난다. 사실 선생님은 학생과 가장 가까이에서 접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의 최전방에 있는 분들이다. 따라서 우리의 선생님들이 경험하는 교육현장은 필자가 생각하는 것보다 수십, 수백 배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을 것이다. 필자가 그럼에도 이런 제안을 하는 것은 다만, 선생님들께서 급박한 현실 속에서 잠시 한걸음 물러나 쉬어가면서 되돌아보시도록 자극하는 이야기로 받아들여주시면 좋겠다.
공부는 모두가 당연하다고 생각한 현상에 대해서 남다른 호기심과 의심의 눈초리로 당연과 물론의 세계에 시비를 걸면서 의문을 던지고 구체적인 질문으로 만들어보는 과정이다. 공부는 정답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여러 가지 현명한 답, 현답을 찾을 수 있는 질문을 던지는 과정이다. ‘당신의 대답은 무엇입니까?’보다는 당신의 질문은 무엇입니까?가 더욱 중요하다. 남다른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는 그 동안 남들이 던지지 않은 질문을 찾아 헤매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이전의 연구 성과물을 통독(通讀)하고 정독(精讀)하면서 묵독(黙讀)해서 기존의 학자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허점을 파고들어야 하며, 물론 그렇다고 간과한 부분을 들춰내야 하며, 원래 그렇다고 폄하한 부분을 헤집고 드러내야 한다. 평이한 질문은 식상한 답을 가져다주지만, 색다른 질문은 일면 몰상식한 답을 가져다준다. 지금 당장 겉으로 보기에 몰상식해 보이지만 조금만 참고 기다리면 몰상식한 답에 세상을 뒤집는 비밀의 열쇠가 숨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학문발전은 소수의 몰상식한 사람이 일으킨 지적 혁명의 산물이다. 몰상식한 소수 이외의 다른 사람은 몰상식한 사람이 제기한 문제의식에 조소와 조롱, 비난과 저항, 질책과 시비를 건 사람일 뿐이다. 그런 사람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몰상식한 초기의 문제제기에 어느 새 동조세력으로 바뀐 상식적인 사람들일 뿐이다. 공부하는 즐거움은 남들이 무조건 반대하는 사안이나 불가능하다고 모두가 포기한 일에 도전하는 과정과 우여곡절과 산전수전의 어려움 끝에 마침내 해내는 성취감에서 비롯된다. 모두가 반대하고 비난하거나 조소를 보낼 때 자신을 믿고 묵묵히 걸어간 사람의 뒤안길에 전대미문의 창조가 이루어진다. 누구보다도 자신을 굳게 믿고 신념을 굽히지 않고 세상을 향해 문제의 그물을 던진 사람들이 색다른 답을 건져 올릴 수 있다. 쉽지 않은 길이다. 주류들이 걸어간 길을 따라 그 안에서 알을 품고 새끼를 기르는 일은 편안하고 안락한 공부 여정이 될 수 있다. 색다른 관점을 가질 필요도 없고 난해한 책을 읽을 필요도 없으며,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철학적 논의를 할 필요도 없다. 그저 앞서 간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울타리 안에서 안주하면서 간간히 들려오는 새로운 학문적 뉴스레터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만 소화시키면 된다. 쓸데없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평지풍파를 일으켜봐야 학문적 일신상에 심각한 손해만 다가올 뿐이다. 그러나 안락한 길에는 가슴 설렘도 도전도 꿈도 없다. 이왕 공부하는 길에 들어섰으면 뭔가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 험난한 여정을 떠나야 하지 않을까? 공부한 길이 앞이 훤히 들여다보이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으며,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를 통제하고 조정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면 참으로 지루하고 재미가 없을 것이다. 적당한 불안감과 불확실성이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불확실성이 가져다주는 긴장감이 공부하는 과정에 열정의 불길을 만든다. 열정은 목표에 대한 강한 의지와 더불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불확실하다는 판단이 들 때 타오른다. 하고 있는 일이 너무나 확실하다고 생각되면 적당히 지금껏 해오던 방식대로만 하면 된다는 안도감이 생긴다. 안도감은 현실 안주를 불러오고 결과적으로 안락사를 불러오는 장본인으로 작용한다는 치명적인 사실을 우리는 똑바로 인식해야 된다. 전나무는 주변 환경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불안감이 가중될 때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엄청난 열매를 맺는다. 종족 보존을 평소와 같은 방식으로 해서는 도저히 달성할 수 없다는 엄청난 불안감이 폭발적인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앞날이 불확실한 전나무의 이같은 종족 보존을 위한 분투를 앙스트블뤼테(Angstblte)라고 한다. 공부하는 과정도 전나무의 앙스트블뤼테와 같이 불안감이 열정을 불러일으키게 스스로 만들어나가야 된다. 앙스트블뤼테는 불안감이 피워낸 열정의 꽃이다. 불안감은 일단 현실을 부정하는 가운데 생길 수 있다. 물론 긍정적인 자세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기도 하지만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긍정과 더불어 지금 있는 그대로의 당연과 물론, 원래 그런 세계에 대한 철저한 부정의식이 더욱 중요하다. 깊게 긍정하려거든 우선 심하게 부정해봐야 한다. 심한 부정의 부정 끝에 찾아오는 긍정이라야 쉽게 뒤집히지 않는 긍정이 될 수 있다. 쉽게 인정하는 긍정은 쉽게 걱정할 수 있는 부정으로 돌변할 수 있다. 일단 철저하게 부정하라. 그것이 긍정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일 수 있다.
한국교총장학회 정기이사회 ○…한국교총장학회(이사장 안양옥)는 21일 교총회관에서 제65회 이사회를 열고 2012년도 장학회 사업계획 및 장학생 선발 계획을 확정했다. 한국교총장학회는 1965년 기금 적립을 시작해 1971년 재단법인 새한장학회로 설립됐으며 1990년 현재 명칭으로 변경됐다. 그동안 3413명의 장학생을 선발해 10억 6254만 4000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한민족 어린이 지원 업무협약 ○…경기교총(회장 정영규)은 22일 도교육청 제1회의실에서 경기도교육청, 경기교육자원봉사단체협의회,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와 ‘헌 교과서 수거를 통한 한민족 어린이 지원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네 기관은 이번 협약에 따라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수거해오는 헌 교과서를 모아 폐지를 판매하는 기금으로 한민족 결식아동 급식 지원, 민족학교․한글학교 교육기자재 지원 등을 하게 된다. 초·중등교감단 현장체험 연수 ○…대구교총(회장 신경식)은 21, 22일 양일간 서울․강원 지역에서 초·중등교감단 현장체험 연수를 실시했다. 42명의 연수단은 연수 첫날 교총을 방문해 김경윤 사무총장 등 교총 간부들과 간담을 갖고 교육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전국시·도교총사무총장협의회 ○…전국시∙도교총사무총장협의회(회장 이홍우 충남교총 사무총장)의 첫 회의가 24일 대전교총에서 열렸다. 하반기 회세 확장 및 회원 복지 방안 마련을 위해 열린 이번 협의회에서는 4․11 총선 관련 교총 정책선거 활동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협의회는 총선 정책 활동의 중요성을 감안해 통상 4월 말에 열렸던 교총 대의원회를 3월30일경 개최하기로 협의했다. 조직 119 중부권 워크숍 개최 ○…조직119 권역별(제2권역) 워크숍이 24일 전북교총에서 열렸다. 이날 워크숍에는 광주·대전·충북·충남·전북·전남 등 6개 시·도의 조직119 대표자들이 모여 조직 활동가 발굴·양성과 조직119 운영 방안을 논의했다. 이 밖에도 학교폭력, 학생인권조례, 교권보호조례 등에 대한 토론도 이루어졌다.
한국교총(회장 안양옥)은 21일 서울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회의실에서 유네스코한국위원회(사무총장 전택수)와 초․중등(예비)교원의 전문성과 국제적 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양 기관은 지속가능한 발전교육, 문화예술교육 분야를 중심으로 초·중등 예비·현직교원의 전문성 및 글로벌 역량 강화, 세계시민 육성을 위해 상호 노력하기로 했다. 협약을 계기로 교총과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매년 5월 넷째 주에 운영되는 유네스코의 기념주간인 ‘세계 문화예술교육 주간’을 기념한 국내외 프로젝트 등을 함께 하게 된다. 협약식에서 안양옥 회장은 “올해는 주5일수업제가 시작되는 역사적인 첫해로 문화예술분야의 권위 있는 단체인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업무협약을 맺게 돼 뜻 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협약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양 기관이 지속적으로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전택수 사무총장은 “학생들에게 지속가능한 발전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선생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교원연수프로그램이 확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교육과학기술부가 한국교총의 의견을 받아들여 22일 교육공무원의 ‘퇴직준비휴가’를 폐지하지 않기로 했다. 교총은 교과부가 지난달 12일 주5일수업제 전면실시에 따라 경조사 휴가 조정, 포상휴가․장기재직휴가․퇴직준비휴가 폐지 등 교육공무원의 특별휴가 조정 내용을 담은 ‘교원휴가업무처리요령’ 일부 개정안을 행정예고 하자 이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교총은 의견서에서 “기존에도 일반직공무원은 퇴직일 전 6월의 ‘공로연수’를, 교육공무원은 퇴직일 전 3월의 ‘퇴직준비휴가’(특별휴가)를 부여함으로써 같은 공무원임에도 상이한 제도를 운영해 형평성의 문제가 제기돼 왔다”며 “일반직공무원도 기존에 퇴직준비휴가를 부여했다가 주5일 근무를 도입(2006년 1월)하면서 이를 폐지하고 공로연수로 대신한 만큼 교육공무원에도 공로연수가 시행될 수 있도록 근거법령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과부는 공로연수 도입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해 교총의 의견을 받아들여 퇴직준비휴가를 존속시키는 방향으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총 관계자는 “퇴직준비휴가가 존속됐지만 정년퇴직 예정자의 경우 사회적응 능력 배양과 장기간 공로에 대한 우대책 마련 차원에서 ‘공로연수’가 필요하다”며 “교섭 등을 통해 공로연수가 도입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충주호가 높은 산과 기암절벽으로 둘러싸여 남성적이라면 대청호는 수면과 맞닿은 낮은 봉우리들이 물을 가득 담고 있어 여성적이다. 2월 18일, 청주삼백리 회원들이 문의면 가호리의 대청호반으로 봄맞이를 다녀왔다. 청주를 출발해 고은삼거리, 괴곡삼거리, 염티삼거리를 지나고 소전교를 건너 가호리로 향했다. 길가에 대나무가 많은 문의면 후곡리 대각사 입구 빈집 앞이 산행의 들머리였다. 228봉까지는 산길이 가파르다. 228봉에 위치와 높이를 정확히 측량하기 위한 삼각점이 있고, 이곳 조금 아래편에서 보면 대청호반의 가호리가 섬처럼 보인다. 가호리로 가는 능선의 내리막길에 고라니와 멧돼지의 발자국과 배설물이 많다. 동물들이 살기 좋은 자연환경이 바로 건강한 생태계이다. 가호리 끝자락 경치 좋은 곳에 동복 오씨 문중에서 세운 정자가 수몰된 고향을 그리며 대청호를 바라보고, 아래편의 곡계고개에 높이 23m의 상수리나무(청원보호수 70호)가 옛 모습 그대로 위용을 자랑한다. 가여울마을과 곡계마을의 유일한 통로였던 곡계고개는 마을들이 수몰되며 오가는 사람이 없다. 제법 쌀쌀한 날씨였지만 봄맞이를 하는 대청호의 풍경이 백두산 천지를 닮았다. 사라진 마을 가호리 앞 대청호의 멋진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봄기운이 물씬 풍겨온다. 좋은 풍경 앞에 누구나 시인이 된다. 바람이 한줌 일자 오종혁 총무는 "바람이 달려온다"며 슬며시 웃는다. 선조들의 얼을 기리고 배우는 역사교육장 문의문화재단지에 가호리 고인돌이 있다. 전망 좋은 곳에 앉아 고인돌이 있던 위치를 가늠해봤다. 붉은색, 검은색, 노란색 등 호반의 흙색깔이 다양하다. 호반을 따라 걷는 사람들이 한 폭의 그림을 만든다.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야 맛있다. 호수 위에 울려 퍼지는 웃음소리와 함께 스트레스도 날아간다. 가호리와 후곡리 사이의 호반을 걸었다. 한적한 시골길에 반한 이석호 회원은 '이 길을 걸으면 아무리 사이가 나쁜 사람이라도 손을 잡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있는 그대로 보존해야 할 필요성을 얘기했다. 가호리와 후곡리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대청호가 숨바꼭질을 한다.
서산예총 회원들은 문화예술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불우한 이웃들을 위해 아름다운 예술혼을 구현했다. 시내 인근에 있는 사설 노인요양원을 방문, 춤과 노래를 선보여 잠시나마 그들에게 위로와 웃음을 선사했다. 서산예총 회원들은 앞으로도 거동이 불편해 공연을 찾을 수 없는 이웃들을 위해 정기적으로 방문공연을 갖기로 하는 등 아름다운 예술을 세상에 알리기 위한 노력을 배가하고 있다.
"화성·오산·수원 통합의 다양하고 생생한 목소리와 찬성·반대의 주장이 다 나왔습니다. 그러나 합리와 논리에 승복해야 합니다." (토론회 좌장 윤원근 협성대 교수) 화성시민 청중 일부는 진행자 발언에 대한 불만으로 고함과 욕설이 나와 토론회장 질서를 어지럽히기도 하였다. 일부 청중의 목소리 큰 시위성 통합 반대는 3개 시 통합과정의 험난함을 예고하는 듯하였다. '화성·오산·수원 통합 논의, 민의를 듣는다-지방행정체제 개편의 올바른 이해'란 주제의 토론회가 21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화성시 유앤아이센터 화성아트홀에서 협성대학교 주최, 화성시 후원으로 500여명의 청중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장동일 협성대 총장은 환영사에서 “어떤 지방행정 체제에서 주민들이 행복, 즐거움, 복지를 느끼는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며 “통합 결정이 빨리 나야 갈등이 봉합된다”며 토론회 개최 이유를 밝혔다. 채인석 화성시장은 “통합에 있어 개인적 이익보다는 화성시 발전을 꾀해야 한다”며 “민민 갈등, 동서 갈등이 없어야 하며 시민들의 뜻과 의지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윤원근 협성대 교수를 좌장으로 조석주 지방행정연구위원이 발제자로 나섰으며 화성오산수원 통합 찬성 측에 김충관 수원발전연구센터 사무국장, 이재훈 통합추진위원회 수원시위원장, 유효근 통합추진위원회 화성시위원장이 통합 반대 측은 소순창 건국대 교수, 고순철 협성대 교수, 최병창 동탄1동 주민이 토론자로 나와 주어진 7분간씩 발표했다. 먼저 이재훈 통추위 수원시위원장은 "통합시가 되면 1조1000억원이 유효자금이 생겨 화성시가 발전할 수 있다"며 "물리적 기계적 통합이 아닌 유기적 생태적 통합이 돼야 한다. 지역의 장점을 어떻게 살릴 것이냐가 중요하다. 통합을 통해 수원화성오산은 첨단, 자동차 산업이 잘 발달되어 있지만 통합으로 더 발전하는 도시를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떳떳한 어버이가 되자"고 주장했다. 아울러 유효근 통추위 화성시위원장은 "수원화성오산의 통합은 역사적 동질성과 지리적 생활권으로 동질성을 가지고 있다"며 "광역도시를 만들어 규모의 경제에서 우위를 확보해 5대 도시가 되어 동북아 중심도시를 만들자"고 통합 찬성을 호소했다. 김충관 수원발전연구센터 사무국장은 “역사적 문화적 동질성 때문에 통합 논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통합의 필요성, 타당성, 효과에 대해 주민 투표로 결정하자”고 말했다. 반대 측 토론자로 나온 소순창 건국대 교수는 "화성시는 통합의 1차 기준에 들지 않는데 중앙정부의 무리한 지방행정 체제 개편 추진은 지방자치 의지의 부족이다"라며 "통합이 되면 지역주민들의 갈등은 심해져 소지역주의가 발생할 것이다. 화성시는 재정력 지수가 높으므로 교육복지일자리 지역경제를 살려 통합보다는 지방분권이 우선돼야 한다"고 반대 의견을 주장했다. 또한 최병창 동탄1동 주민은 "통합이 되었을 때 화성시민에게 어떤 이익이 돌아올지 막연하다”며 “지역이기주의 때문에 공평한 통합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고순철 협성대 교수는 “경쟁력 갖추려면 일정 규모가 되어야 하는지? 통합을 하지 않으면 화성시가 발전할 수 없는지? 통합이 안 되면 화성시가 지금보다 더 악화되는지?” 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광역시 목표는 시기상조로 3개 시를 자생적으로 발전하도록 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조석주 지방행정연구위원은 ‘시군 통합의 성과와 문제점’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수원시 화성시 오산시의 통합은 지역공동체 형성을 고려한 주민 자치의 정착과 행정의 효율활ㄹ 도모함으로써 지역의 경쟁력을 확보하여야 한다”며 “자치단체간 통합은 지역발전과 삶의 질 ㅎㅇ상에 대한 기대 효과도 중요하지만 먼저 통합 대상 지역주민간의 정서적 결합과 통합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토론자들의 찬반토론이 끝난 시민과의 질의응답 시간에는 찬반으로 갈린 시민끼리 욕설과 비방이 오가 지역민끼리의 갈등이 표출되었다. 토론회를 끝까지 지켜본 한 청중은 "통합의 찬성과 반대 입장을 들으며 통합에 따른 장단점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으나 일부 청중은 상대방 의견은 들으려 하지 않고 자기 주장만 내세워 깊이 있는 토론이 되지 못하였다“고 아쉬움을 표하였다.
"살아있는 교총, 행동하는 교총이라는 슬로건에 걸맞은 역동적인 활동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안양옥 회장님 이하 모든 사무국 직원선생님들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쉴 새 없이 이어진 2011 한국교총 기말 임원감사를 마친 이실화(경기 부림중 교사)·이재완(목포과학대 교수)·박중서(부산 금양초 교장) 감사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가운데서도 한국교총의 운영상황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이러한 교총의 노력을 회원들과 공유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일반회원으로 있을 때는 교총에서 이렇게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는지 몰랐습니다. 대부분 선생님들도 저와 크게 다르니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SNS 등을 활용해 공격적으로 홍보활동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박중서 감사) 감사들은 올 한 해 가장 집중해야 할 과제로 '교권사수'를 꼽았다. 학생인권조례, 학교폭력등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교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는 이유다. "수시로 발생하는 교권침해 사건 때문에 많은 선생님들이 괴로움을 겪고 있어요. 정책교섭 등 다른 중요한 과제도 많지만 적어도 올 한 해만큼은 교권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설 필요가 있습니다."(이실화 감사) 회무와 관련해서는 교육계를 둘러싼 위기상황을 오히려 회세 확장의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왔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정원 동결, 교원명퇴 증가, 교사들의 개인화 성향 등으로 인해 회세 확장이 쉽지 않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이런 시기에 교총과 같은 전문직 단체는 더욱 그 가치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노력만 충분하다면 교원 단체에 대한 선생님들의 인식을 바꾸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입니다."(이재환 감사) "예산서를 검토해보니 회비 절감 노력의 흔적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총선·대선 등 주요 이슈가 산적해 있는 만큼 너무 예산을 아껴 쓰려하기보다는 수년간 동결돼 있던 회비를 인상해서라도 충분한 예산을 확보해 최대한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해 나가야 합니다. 선생님들의 기를 살려주세요."(이실화, 박중서 감사)
단재 신채호가 태어난 곳은 충남 대덕군 산내면 어남리 이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많은 시련을 겪었다고 한다. 단재선생의 부모는 논마지기는 고사하고 밭조차 버젓한 것이 없어서 산에 밭을 개간하여 보리와 콩, 옥수수 농사를 지어 허기를 메우는 지경이었다고 하니 어려운 형편을 알 수 있다. 보릿고개에는 남아 있는 식량이 없어 산나물을 캐어 죽을 쑤어 먹었다고 한다. 단재의 할머니 외가(外家)가 있는 ‘도리미’ 마을은 부근의 두 부락과 함께 어남리를 이루고 계족산 봉우리 사이로 삼태기 같은 깊은 골짜기에 군데군데 집이 들어서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마을이었다. 외딴 곳에 떨어진 마을은 형편이 모두 비슷하였다고 한다. 가난한 살림 속에서 성장한 단재는 몸이 매우 허약하였고, 병약하여 마음대로 활동하는 것이 부자연스러웠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단재에게 가장 커다란 고통은 일곱 살이 되던 해에 아버지 신광식을 잃는 슬픔이었다. 항상 자신과 자신의 형 재호에게 큰 힘이 되어주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것은 단재에게 큰 불행이었다. 그리고 남은 식구들도 일가친척들이 많이 모여살고 있는 충북 청원군 낭성면 귀래리 고두미 마을로 이사를 하였다. 식구들을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온 할아버지 신성우는 마을에서 서당(書堂)을 열고 글을 가르치며 한편으로는 두 손자에게 본격적으로 한학(漢學)을 가르치기 시작하였다. 단재선생의 재능은 이때 부터 발휘하기 시작하였는데, 아홉 살에 중국역사인 '통감(通鑑)'을 통달하였고, 삼국지와 수호지 등을 거침없이 읽어 나갔다. 글 공부를 하면서 유년 시절을 보낸 단재선생은 열 살 무렵 한시(漢詩)에도 특별한 재능을 보이기 시작하였는데 써레와 쟁기를 지고 나가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다음과 같이 한시를 지었다고 한다. 朝出負而氏 論去地多起 ('이른 아침에 써래와 쟁기를 지고들로 나가세. 논을 갈아 나가니 흙덩이가 많이도 일어나네.') 특별한 것 없는 이 시는 써래를 '而'자로 쟁기를 '氏'자로 농기구의 형상을 표현하였고, '論'자는 '沓', '去'자는 밭 갈다(田井)의 음역(音譯)으로 이러한 한자들을 빌어 작문한 소년답지 않은 기발함과 재치(才致)에 마을사람들은 무릎을 치며 감탄하였다고 한다. 또 연날리기를 하면서도 다음과 같이 한시(漢詩)를 지었다. 高低風强弱 遠近絲長短 ('높게 혹은 낮게 날림은 바람의 세고 약함에 있고 멀리 혹은 가까이 날림은 실의 길고 짧음에 있구나.') 이렇게 점차 학문의 정도가 성숙하게 되어가던 즈음에 단재선생에게는 또 하나의 슬픔이 닥쳐왔다. 항상 아버지처럼 단재선생을 따뜻하게 보살펴주던 형 재호가 단재의 나이 13세 때 세상을 뜬 것이다. 16세가 되던 해에 단재는 주위의 권유에 의하여 풍양 조씨를 아내로 맞이하여 혼인을 하였다. 단재가 당나라 사람이 쓴 시를 읽다가 "4월 남풍에 보리가 누렇게 익어(四月南風大麥黃)" 하는 대목이 나오자, '거참 이상하다. 지금은 분명 4월이고 저 들판의 보리가 새파란데 어찌 누르다고 할까?' 하며 머리를 갸우뚱하였다. 그리고는 얼른 붓을 들어 "4월 남풍에 보리가 더욱 푸르다(四月南風大麥靑)"로 고쳐 놓았다. 소년단재의 총명하고 고집스러운 면이 보이는 일화이다. 사학자, 언론인, 교육자, 사상가, 독립운동가로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남다르셨던 단재선생의 어린시절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자주정신과 천재성이 남 달랐음을 알 수 있고 위대한 인물로 존경받고 있는 단재선생은 우리교육의 정신적인 지주(支柱)가 될 만한 뛰어난 인물이기에 자라는 학생들이 본받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가 인기다. 지난 일요일에 이어 2월 19일 오후에도 생방송 무대에 진출하게 될 최후 10인을 뽑는 배틀 오디션 현장이 공개됐다. SM, YG, JYP에서 트레이닝 받았던 참가자들은 3인 1조로 팀을 이뤄 경합을 벌인다. 세 사람 중에 1등을 한 사람은 생방송 진출권 확정 의자에 앉지만, 2등은 다시 모여서 경연을 한다. 3등은 당연히 탈락이다. 이날 오디션 5조 박정은, 이하이, 박지민은 강력한 우승 후보들의 경쟁으로 시작 전부터 세기의 대결이라고 불렸다. 노래할 때 180도 변신하는 반전 소녀 이하이는 나이를 의심할 정도다. 박지민 역시 폭발적인 성대로 좌중을 압도하는 고음은 방송 전부터 시청자의 기대를 집중시켰다. 먼저 박지민이 무대에 올라갔다. 신효범의 ‘난 널 사랑해’를 열창했다. 뛰어난 리듬감과 시원하게 울려 퍼지는 고음이 시청자를 감동으로 적셨다. 어린 나이임에도 노래하는 순간 가사 하나하나에 진심을 담아 감동이 더 했다. 이어서 이하이는 더피의 ‘Mercy’를 불렀다. 전혀 긴장하지 않고 한층 짙어진 소울을 담은 매력 보이스로 시청자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두 사람의 무대가 끝난 뒤 심사위원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보아는 “두 사람이 서 있는 모습이 몇 달 뒤 생방송에서 볼 무대가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했다. 양현석은 이하이에게 “한국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의 저음 영역 대를 지니고 있어서 놀랍다.”라고 평했다. 박진영은 냉정했다. “두 사람 모두 뛰어났지만 이번에는 이하이의 압승”이라고 말했다. 결과도 이하이는 1위로 생방송 진출권을 획득했다. 박지민은 2위로 생방송 진출을 위해 다음 무대에 한 번 더 나와야 했다. 이 결과에 대해 심사위원 보아가 아쉬움의 말을 남겼다. “지민 양에게 익숙하지 않은 곡이었는데 잘 해줘서 고맙다”라고 말했다. 이하이는 자신이 잘 하는 장르를 한 것이고 박지민은 새로운 분야에 도전을 했다는 점을 평가한 것이다. 문제는 이 말에 대해 자막으로 ‘익숙치 않는 감성의 곡에 도전한 박지민’이라고 내보냈다. 여기서 ‘익숙치’는 잘못된 표기다. 결론부터 말하면 ‘익숙지’가 바른 표기다. ‘한글 맞춤법 제 40항’의 규정부터 살펴본다. 제40항에는 어간의 끝음절 ‘하’의 ‘ㅏ’가 줄고 ‘ㅎ’이 다음 음절의 첫소리와 어울려 거센소리로 될 적에는 거센소리로 적는다. ‘간편하게/연구하도록/가하다/다정하다/정결하다/흔하다’는 ‘간편케/연구토록/가타/다정타/정결타/흔타’로 적는다. 하지만 어간의 끝음절 ‘하’가 아주 줄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 ‘거북하지/생각하건대/생각하다 못해/깨끗하지 않다/넉넉하지 않다/못하지 않다/섭섭하지 않다/익숙하지 않다’는 ‘거북지/생각건대/생각다 못해/깨끗지 않다/넉넉지 않다/못지않다/섭섭지 않다/익숙지 않다’라고 적는다. 이는 어간의 끝음절 ‘하’가 아주 줄어 없어졌다. 참고로 준말에 있어서 ‘ㅎ’이 어간의 끝소리로 굳어져 있는 것은 받침으로 붙여 적는다. 이 경우 한 개의 단어로 다루어지는 준말의 기준은 관용에 따르는데, 대체로 지시 형용사 ‘이렇다, 그러하다, 저러하다, 어떠하다, 아무러하다’ 및 ‘아니하다’ 등이 ‘이렇다/이렇게/이렇고……’나 혹은 ‘않다/않게/않지……’ 등으로 줄어진 형태가 이에 해당한다. ‘아무튼’을 ‘아뭏든’으로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는 부사로 소리대로 적는다. ‘결단코/결코/기필코/무심코/하여튼/요컨대/정녕코/필연코/하마터면/하여튼/한사코’ 등도 그 예다. 이 단어의 어원적인 형태는 용언의 활용형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용언적 기능을 지니지 않는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부사로 전성된 단어로 보고 소리 나는 대로 적도록 했다. ‘K팝스타’ 프로그램은 젊은이들의 꿈을 현실로 이뤄줄 오디션이다. 거액의 상금이 걸려 있고 바로 연예계에 발을 딛는 차원이 다른 프로그램이다. 오디션 형식도 색다른 방식을 취해 국민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에서 자막이 틀리면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 편집 과정에서 세심한 검토가 있어야겠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각 급 학교에 구성된 지가 얼마나 되었는가? 학생들은 과연 이 위원회의 취지를 알고 조심하고 있는가? 누구에게 물어도 대답은 한가지인 것 같다.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대구 중학생 폭력 사태는 학교 현실의 이모저모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무엇이 학생에게 진정 필요한 것인가를…. 학교 폭력은 학생들 간의 자잘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학생들은 교사가 보이는 데서 싸움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리고 다른 친구를 괴롭히는 일도 드물다. 이들이 친구들을 괴롭히고 남의 물건을 훔치고 그런 사이에서 일어나는 자잘한 다툼이 결국은 큰 싸움으로 번지고 나아가서는 어른 싸움이 되고 만다. 학교 폭력의 원인이 pc게임이나 채팅이나 영화에서 모방심리를 이용한다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하나 그것은 그런 행위를 교내에서 의도적으로 직접하기보다는 친구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자잘한 싸움이 일어났을 때 그런 흉내를 선보이는 것이다. 교사가 학생의 괴롭힘을 묵살하였다고 하여 기소되는 오늘의 현실을 보고 있노라면 학교 현장의 대비책이 허술하기만 하다. 학생들이 밖에서는 친구를 죽음으로 몰고 가고 안에서는 교실이 난장판이 되어도 그것에 관심을 가져다주기에는 일손이 부족하다고 하여 학교 지킴이를 운영한다고아우성이다. 10대 청소년들이 더욱 극성을 부리는 것은 비록 한국의 사정만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자는 것이 아니다. 학생인권조례도 한몫을 하고 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 교육부와 일선 광역시 교육청과의 손발이 맞지 않는 것에도 원인이 있다. 교권이 우선이냐 학생 인권이 우선이냐 어디에 초점을 두고 나아가야 할지 뚜렷한 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학교 현장에서는 더욱 우왕좌왕하고 있는 사이에 학생들의 행동은 오만방자하기에 이르렀다. 예전에는 학교에서 교사가 회초리를 들고 교실에 들어가 지도하는 것이 일상적이었다. 그것이 학생의 체벌에 문제를 불러일으킨 경우는 있다고는 하나 학교의 체계는 바로 잡혀 갔다. 그런데 오늘날 청소년들의 지도에 회초릴 들고 교실에 들어가는 것조차도 금지하는 경우가 있다. 회초리의 부피가 규격에 맞지 않다. 심지어는 머리에 굴밤을 학생조회때 맞았다고 하여 학교에 전화를 하는 등 학교 교권에 대한 치명타를 어김없이 드러내고 있다. 학부모는 교권이 우선적이라고는 하지만 정작 자신의 자식이 학교에서 회초리를 맞았다고 하면 그 즉시 교장을 넘어 교육청에 바로 전화를 하여 학교를 온통 뒤집어 놓는 사례를 경험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체벌과 처벌을 구별해서 기술해 보라는 논술도 있었지만 체벌이 있어야 처벌도 있는 것이지 처벌을 한다고 하여 체벌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비록 육체적 고통은 주어지지 않았다고는 하나 정신적으로 체벌의 수준을 받고 있는 것이다. 교육학자들 중에도 체벌을 반대하는 자도 있고 좋다고 하는 자도 있다. 다만 체벌을 하든 처벌을 하든 학생의 육체에 무리가 가하지 않는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교육상 오히려 효과가 있다고 하는 것이 현장 교사의 경험이다. 말로써 듣지 않는 학생은 매로써 다스리는 것도 지도상의 한 방편이 된다. 사람을 다스리는 데는 일정한 기준은 있어야 한다. 교사이기에 감정을 절제할 줄 알아야 하고, 교사이기에 학생의 마음을 부모보다 더 잘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 이심전심으로 상대를 다스리지 못할 때 학생의 마음은 어느 새 교사의 둥지를 떠나게 된다.
일요일 저녁. 오랜만에 아이들과 외식을 하고난 뒤 즐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아파트 정문을 들어서는 순간, 많은 차가 들어가지 못하고 줄지어 서 있었다. 아내가 무슨 일인지 알아본다며 먼저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잠시 뒤, 아내는 아파트 주민 2명이 심하게 말다툼을 한다며 다른 곳에 주차할 것을 종용했다. 그러자 뒷좌석에 앉아있던 막내 녀석이 어디에서 내려받았는지 지난밤 지하철 4호선에서 일어난 막말녀 동영상을 보여주며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아빠, 세상이 아주 무서워졌어요.” 순간, 녀석의 말에 아무 말도 못 했다. 아마도 그건, 아이들 눈에 비친 사회문제가 기성세대에게도 작게나마 책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지 모른다. 한편 이와 같은 동영상이 인터넷이나 매스컴을 통해 일파만파 퍼져 나간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생각해 보았다. 또한, 사소한 일로 주위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며 심지어 비난을 받으면서도 양심의 가책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앞으로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해갈지 걱정이 되었다. 아파트 주민의 말에 의하면, 차를 먼저 주차하려다 작은 접촉 사고가 생겼다고 하였다. 그리고 서로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고 있다고 하였다. 한편 이 사람들 때문에 다른 많은 주민이 불편을 겪어야만 한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 언제부터인가 늘어나는 자동차의 수에 비해 주차공간이 비좁아 주차전쟁을 벌이기 시작한 지도 오래다. 대개 아파트 주차장에는 가구별 지정 주차장이 정해져 있지 않다. 아파트건축법엔 가구당 1대씩 주차공간을 확보하게 돼 있지만, 지켜지는 경우는 드문 것 같다. 결국, 차량을 2대 이상 보유한 사람들 때문에 1대만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우리 아파트도 예외가 아니다. 퇴근쯤이면 제한된 주차공간에 주차를 먼저 하려는 차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사실 귀가 시간이 늦어질 경우, 제일 신경이 쓰이는 것이 주차문제다. 야간자율학습 감독을 마친 뒤 밤 11시 30분쯤 집에 도착하여 주차하는 데 30분이나 걸린 적도 있었다. 인근 도로변과 공터 등까지 샅샅이 살펴봐도 주차할 곳이 보이지 않아 할 수 없이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한 적도 여러 번. 주차할 공간을 찾는데 여러 번 곤혹을 치른 뒤, 내게는 이상한 습관이 생겼다. 퇴근 시간이 되면 주차를 하기 위해 곧장 집으로 왔고, 특히 밖에서 볼일이 있을 때는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일을 보러 간 적도 있었다.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갈수록 아파트의 주차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다. 주민 정서까지 멍들게 할 수 있는 문제임을 고려해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필요한 것은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아닌가 싶다. 주차 전쟁에서 승리자는 없다. 다만 서로 마음만 불편해질 뿐이다. 최근 들어, 나 또한 예전과 달리 주차 공간을 확보하기 퇴근을 서두르던 습관을 바꿨다. 내가 주차해야 할 그 자리에 주차할 누군가를 위해서다. 주민이 싸움하는 광경을 지켜보면서 문득 주차 시비가 발단이 돼 일어난 살인사건 기사가 생각났다. 대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던 광경들이 이제는 소도시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당황스러웠다. 싸움은 좀처럼 화해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듣기에도 민망한 욕설에 멱살을 잡고 고성을 지르며 자신의 정당성을 고집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그러자 더 많은 구경꾼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 구경꾼 사이에는 십대로 보이는 몇 명의 아이들까지 끼어있었다. 아이들은 영문도 모른 체 기성세대의 싸움을 즐기고 있는 듯했다. 간신히 싸움이 진전되어 두 사람은 불편한 감정으로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으나 그 광경을 지켜본 주민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혀를 차며 한 말은 현실을 잘 반영해 주는 듯했다. “쯧쯧. 이제 이웃사촌은 옛말이여. 세상이 많이 변했어.” 학교폭력으로 세상이 시끄러운 요즘이 아닌가. 기성세대의 이런 모습이 아이들 눈에는 어떻게 비칠 지 걱정이 앞선다. 싸움도 싸움이지만 화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서로 좋지 않은 감정으로 헤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여라’라는 말이 있듯 조금은 아이들 앞에서 당당해지기 위해서라도 우리 기성세대가 모범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