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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 셋째날(19일) - 집안에서 느끼는 부끄러움과 원통함 새벽 4시 바깥이 밝아온다. 지난밤 현란함과 정적 속의 압록강변 도시들이 고요함에 묻혀 있다. 압록강 철교 너머 신의주의 동녘이 밝아 온다. 긴 시간을 짊어지고 흐르는 압록강은 그 사연만 하중도를 만들고 서해로 흘러간다. 조금 일찍 체크아웃을 하고 아침식사를 마친다. 집안까지 5시간의 여정을 맞추려고 서둘러 일행을 태운 버스는 강변을 따라 달리기 시작한다.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시차가 1시간이다. 압록강변의 풍경은 이채롭다. 낚시하는 사람, 미역감는 사람, 토사와 골재 채취를 하는 배 등 강의 풍요가 저절로 넘치고 있다. 또한 북한땅에는 인력으로 강둑을 보수하는 군인들이 보인다. 왕복 2차선 도로변의 농가 풍경도 한가롭다. 병아리가 모이도 쪼고 엄마 닭은 날개를 퍼덕인다. 유달리 붉은색을 좋아하는 중국 사람들! 복(福)이란 글자가 담벼락, 집안의 곳곳에 붙어 있다. 중국농가는 온돌구조를 갖추고 있다 한다. 주 작물인 옥수수를 수확하고 그 줄기를 말려 연료로 사용한다. 집안 가는 길은 깊은 계곡 사이에 난 길을 따라간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산 정상의 능선들이 칼날처럼 서 있고 그 위에는 푸른 하늘 흰 구름이 걸리고 흘러간다. 3시간 정도 달리고 나서 다리를 사이에 둔 요녕성과 길림성의 경계인 휴게소에 잠깐 쉰다. 버섯모양의 나무로 만든 간이 화장실 아래는 넓은 강이 흐르고 물놀이하는 아이들, 풀을 뜯는 소들이 보인다. 차 안에서 내리자마자 후끈한 열기와 풀냄새가 코를 감싼다. 여기서 집안까지는 74㎞ 정도 남았다. 정오를 넘긴 시각. 드디어 고구려의 옛도읍 지인 국내성 집안에 도착한다. 이곳은 압록강 중류로 강을 끼고 너른 평야가 펼쳐진다. 그리고 강 건너는 북한의 자강도 만포시이다. 손에 잡힐 듯 보이는 북한의 산자락엔 나무들이 보이지 않는다. 전부 베어내고 밭으로 개간된 모습이다. 흡사 우리 남해 창선도 고사리 밭의 풍경과 비슷하다. 높이 보이는 것은 구리광산의 굴뚝뿐이다. 집안은 배산임수의 지형이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천혜의 요새를 이루고 남서쪽은 압록강의 비옥한 토지와 통구하가 흘러 사람이 살기에 안성맞춤이다. 또 농산물, 임산물, 광물이 풍부하여 부를 축적한 여유를 가진 귀족이 많았다 한다. 정오의 열기를 느끼며 점심을 위해 북한에서 운영한다는 묘향산 식당에 들어간다. 중국식보다는 다채로운 우리 요리들이 구미를 당긴다. 특히 김치며 두부볶음의 깔끔한 맛이 며칠째 느끼지 못하던 한국사람의 기호를 되살린다. 음식을 나르는 여종업원들의 가슴에는 인공기가 새겨진 배지가 붙어 있다. 사뭇 거리감이 밀려오나 말이 통해 다행이다. 하지만 여종업원들은 사무적인 표정이며 말이 없다. 식사가 파할 무렵 간이 무대에서 '동포 여러분 반갑습니다', '반달', '아리랑' 등 북한조의 구성진 노래를 종업원들이 뽑아낸다. 노래를 부르는 여종업원의 생김은 비슷비슷하다. 문득 단둥 시내에서 들은 주체사상이란 말이 생각난다. 강 건너 압록강변에 사는 신의주 사람들은 특별하게 주체사상이 강한 사람을 선별하여 살게 하니 단둥 시내로 탈출하는 사람이 없다 한다. 그러면 여기 여종업원들도 상당한 주체사상을 가진 사람들일 것이다. 사진촬영을 하려고 하자 거부한다. 모두 흥에 겨워 손뼉을 치지만 갑자기 우울함이 몰려와 식당을 빠져나온다. 쏟아지는 햇살이 불과 1m 정도 남은 국내성의 남쪽벽에 쏟아진다. 국내성 성벽. 어쩜 우리의 역사현장을 저렇게 내버려둘 수 있을까? 성곽주변을 채소밭으로 만들고 성곽 돌을 뜯어서 밭의 가장자리 경계석에 사용하고, 온갖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다. 단군의 후손으로서 서 있는 자신이 너무 부끄럽고 고개를 들지 못할 지경이다. 본격적인 집안의 고구려 유적답사가 시작된다. 제일 먼저 간 곳은 아직 국내성 성벽의 원형을 갖고 있는 서쪽벽이다. 옆으로는 통구하가 흐르고 성벽 안쪽에는 아파트가 여러 동 있다. 이 서쪽벽은 중국이 국공합작 하여 일본과 싸우던 때만 하여도 그 둘레 2300m 높이가 10m 남짓하였다 하는데 지금은 거의 다 허물어졌다. 더 심한 것은 그 성곽 돌을 뜯어다가 건축 자재로 사용하였다 하니 무지몽매한 중국사람들 아닌가? 이 국내성터와 성곽은 2004년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다 한다. 하지만 관리는 허술하기 이를 데 없다. 세계문화유산등록을 위해 겉핥기식으로 보존하고 있다. 이것 또한 동북공정의 치밀한 계략이 아닌가 한다. 서쪽벽을 따라 흐르는 무심한 통구하를 바라보며 세월의 무상함을 느낀다. 20여 분의 탐방을 마치고 국내성의 위쪽 환도산성과 산성하고분군을 찾아 나선다. 환도산성은 100명이 1000명을 맞아 싸울 수 있는 천혜의 요새이다. 평소는 국내성에 머물다 외적이 침입하면 산성으로 들어가 항전을 하여 물리쳤다 한다. 병풍처럼 둘러친 산 정상의 가장자리에 투영되는 파란 하늘과 용트림하듯 오르는 흰 구름의 형세가 고구려인의 기상이 아닌가 한다. 잠시 눈을 아래로 돌린다. 사각형 형태의 수많은 돌무더기 고분들이 흐드러진 개망초 사이에 산재해 있다. 김도형 연구위원은 1970년까지만 해도 이곳은 옥수를 재배한 밭이라 한다. 이 거대한 돌무덤의 돌을 뜯어서 밭의 경계석을 만들고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자 아무렇게나 뜯은 돌은 다시 모았다고 한다. 그리고 산성하고분의 주인들은 대부분 환도산성에서 외적과 항전하다 전사한 고구려 귀족이나 병사들의 무덤일 거로 추정하고 있다 한다. 산재한 고분들을 둘러본다. 멸망한 옛 마야나 잉카제국의 후손들의 서글픔도 이랬을까? 그 서글픔은 쏟아지는 열기에 반사되어 파란 하늘이 된다. 환도산성을 뒤로 교과서에서만 보았던 장군총, 광개토대왕비와 능으로 이동한다. 과연 장군총은 동양의 피라미드라 할 만하다. 안내자는 장군총의 축성법은 가장자리에 홈을 만들어 밀림으로 말미암은 허물어짐을 방지하는 특이한 구조라 한다. 눈으로 확인하니 그 말은 확실하다. 그리고 무덤의 주인공이 장수왕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한다. 그런데 이곳 장군총이나 환도산성의 산성하고분군이나 모두 도굴의 손길을 피한 것이 없다는 말이 아쉽기만 하다. 장군총 아래에 딸린무덤이 있다. 후궁의 무덤이라 하는데 꼭 고인돌 모습과 흡사하다. 특이한 것은 덮게 석 아래에 홈을 만들어 빗물이 무덤 안쪽으로 타고 내려가는 것을 방지한 구조이다. 장군총에서 멀리 내려다보니 광개토대왕비와 태왕릉, 집안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광개토대왕왕릉으로 이동한다. 입장하기 전 옥수수를 사라는 어눌한 한국말의 호객꾼의 소리가 자꾸만 귀에 거슬린다. 대왕릉과 비를 중심으로 조성한 공원, 과히 공원이라 하기에는 어렵다. 곳곳에 복숭아와 자두나무가 서 있고 개망초만 군락을 이루고 피어 한스럽기만 하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본 태왕릉은 거의 다 무너져 상단의 묘 실이 돌출되어 있다. 삐꺽거리는 나무 계단을 따라 올라가 묘 실을 본다. 금방이라도 돌무더기가 아래로 밀려 쏟아질 것 같다. 문화재라 하면서 관리에 소홀한 중국의 현실이 안타까우며 나 자신도 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니 부끄럽기만 하다. 광개토대왕비 앞에 선다. 고개를 숙여 기도한다. 높이 6.39m 폭1.38~2m 무개 37톤의 화강암에 총 1775자의 예서체로 음각한 비이다. 그중 마모가 심해 200여 자가 해독이 불가하여 삼국시대 일본의 우리나라에 대한 지배설을 주장하는 일본 역사학자들의 망언의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 안타깝다. ‘임나일본부설!’ 이 사실을 안다면 태왕릉에 누운 광개토대왕이 눈을 부라릴 것이다. 일제의 문화제 침탈은 다양한 형태이다. 광개토대왕비가 처음 발견되었을 당시 일본인이 구매하여 본국으로 옮기려 했으나 이곳 사람들이 반대하여 다행히 이 자리에 있다 한다. 하지만 역사를 왜곡하는 것은 중국도 매양 마찬가지이다. 광개토대왕비는 두꺼운 유리벽 안에 있다. 다행히 들어가 볼 기회가 주어져 가까이 볼 수 있는 행운을 안았다. 3면에 걸쳐 고구려 신화, 광개토대왕의 성장과정, 삼국의 역사와 대왕의 업적이 기록되었다 하다. 당나라 때 금지령을 무시하고 세운 이 비는 고구려인의 꺾이지 않는 기개를 후세에 보여주는 것이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고 있다. 노을빛에 개망초는 붉게 물들어 간다. 역사의 흔적은 있지만, 지금은 우리 땅이 아닌 곳. 흐드러지게 핀 개망초는 누구가 주인일까? 1300여 년의 고구려 숨결이 머물던 집안의 하루가 저문다. 밤이 되면 누울 자리를 찾아야 한다. 내일 백두산 등정을 위해 통화시내의 숙소로 가야 하는데 중국공산당 행사로 말미암아 미리 예약된 숙소가 파기되고 이곳 두 조로 나누어 한 조는 여기 다른 한 조는 서너 시간 더 가는 백산에서 묶는다고 한다. 다행히 내가 속한 조는 이곳 집안에 하룻밤을 묵게 되어 옛 고구려인의 숨결을 밤새 느낄 수 있어 아쉬움이 덜 하다. 어스름 지는 집안시내에 남쪽에서 온 소식들이 어둠을 따라 흐른다.
◎둘째날(18일) - 여순감옥과 단동에서 흘리는 눈물 열어젖힌 커튼 밖이 훤해진다. 우리나라 시각 5시이다. 대련 시내가 젖어 있다. 밤새 비가 내렸고 지금도 이슬비가 내리고 있다. 힘든 일정을 예고하는 듯하다. 오늘은 대련에서 여순, 다시 압록강변 국경도시 단동까지 가게 된다. 체크아웃을 한다. 간밤 호텔사정에 어두워 물을 마셨는데 그 물이 프랑스산 ‘에비앙 물’이라 하여 한화 1만2000원을 지급해야 하는 웃지 못할 일이 일어났다. 첫 번째 목적지 203고지를 향해 대련 시내를 이동한다. 대련은 중국에 있지만, 서구열강의 침탈과정에 뼈아픈 경험을 가진 100년의 도시이다. 문득 중학교에 배운 가로수가 예쁜 대련 시내에서 러일전쟁의 포성에 짐도 제대로 못 꾸리고 떠나는 아쉬움을 표현한 구절이 생각난다. 대련과 여순은 랴오둥반도의 끝에 발해만을 끼는 바다로 진출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이다. 194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여대로 불렸으며 지금은 한창 개발 중이라 도심과 주변의 이곳저곳이 파헤쳐져 있다. 한 시간 반 정도 달려 203고지 주차장에 도착한다. 안내자는 이곳 고지 정상은 군사시설보호 때문에 항구를 향하여 사진촬영을 금지한다고 말한다. 조금 걸어 올라가자 포탄 탄피를 녹여 만든 높이 10.3m의 포탄모형의 기념탑이 보인다. 군데군데 푸른 녹이 슬어 있고 한자와 더불어 러시아글씨가 각인되어 있다. 일본이 세운 전승 기념탑인데 러시아 글자가 새겨져 있는 것은 의외이다. 사연인즉 이 고지는 러일전쟁의 중심이었던 곳이다. 1894년 대륙진출의 기회를엿보고 있던 일본은 운요호사건을 일으켜 조선의 문호를 개방하고 동학운동을 빌미로 청일전쟁을 일으켜 승리한다. 청일전쟁의 패배로 청나라는 종이호랑이로 전락하고 일본은 시모노세키 조약을 체결하여 막대한 전쟁배상금과 대만, 랴오둥반도 할양권을 갖게 된다. 하지만 일본의 대륙진출을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부동항을 찾던 러시아와 강대국인 프랑스, 독일이 삼국간섭을 하여 강제로 이곳을 조차하게 된다. 그리고 러시아는 세계최강의 함대인 블라디보스토크의 극동함대를여순에 주둔시키게 된다. 다된 밥에 재 뿌린다고 러시아 때문에 청일전쟁에서 승리하고도 대륙진출의 기회를 놓친 일본은 1904년 여순항을 기습하여 러일전쟁을 일으킨다. 러시아는 부동항을, 일본은 대륙진출로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서로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이곳에서 전쟁하게 된 것이다. 한편, 청나라는 자기 안방에서 벌어지는 다른 나라의 전쟁을 지켜봐야 하는 치욕을 맛봐야 했다. 결국, 이 전쟁 승리의 열쇠는 203고지 점령에 있었다. 일본의 노기 마레스키 장군은 자신의 두 아들까지 잃는 무모한 돌격전으로 6만이란 사상자를 내며 이 고지를 점령한다. 그리고 이곳에서 정밀 포격으로 여순항의 러시아 극동함대를 궤멸시킨다. 설명에 의하면 러시아는 세계최강의 함대인 발틱함대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러시아와 프랑스 세력의 확장을 견제하던 영국이 일본과 공수동맹을 맺어 수에즈 운하 통과를 거부한 것이다. 결국, 발틱함대는 아프리카의 희망봉을 돌아가는 항로를 선택한다. 긴 항해 중 아프리카에서 얻은 식수가 콜레라균에오염되어 막대한 전력의 손실일 입고 겨우 10%의 전력으로 쓰시마섬 인근해역에 도착하자 기다리던 일본의 해군에 의해 참패를 당한 것이다. 이 전쟁은 미국, 영국, 일본과 러시아 프랑스, 독일의 세력 전쟁이라고 할 만하다. 역사는 왜 이렇게 아이러니할까? 그 당시 조선은 이런 열강의 도가니 속에 끼어 아관파천, 명성황후시해사건이란 힘없는 나라의 비애를 겪어야만 했다. 203고지는 해발 203m와 비슷하고 중국어로 나레이샨이란 말이 203과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일본엔 남의 나라에 세운 전승기념비로 자부심을 줄 것이고 러시아엔 통한의 곳, 청나라엔 치욕의 장소이다. 고지의 주변을 돌아본다. 모두가 요새화 되었다. 참호를 비롯한 당시의 흔적이 그대로이다. 고지 정상에서 조금 떨어진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곳에는 280㎜ 대포가 여순항을 향하고 있다. 정상에서 본 여순항은 목포 유달산에서 보는 목포항과 비슷한 이미지이다. 피로 얼룩진 고지를 내려오는 길. 산들바람이 불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발걸음을 재촉하며 여순감옥으로 향한다. 여순감옥! 1902년 러시아에 의해 건립되었고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이 증축하여 1945년까지 사용한 감옥이다. 또 101년 전 하얼빈에서 대륙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안중근 의사가 순국한 곳이다. 동시에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곳은 감방과 부설공장, 고문실, 사형장까지 갖추고 신채호, 이회영 등 700여 명의 우리의 항일투사들을 패망할 때까지 처형한 잠들지 않은 원혼들이 머무는 곳이다. 비가 내리는 감옥마당에 앉아 독립기념관 김도형 연구위원의 설명을 듣는다. 비가 젖든 말든 울분과 비애가 치밀어 오른다. 안중근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의거를 일으키고 그해 11월 7일 이곳에 이송 수감된다. 그리고 이듬해 3월 26일 여기 사형실에서 순국한다. 수감생활을 하며 안 의사는 동양평화론과 안응칠 자서전을 집필했다고 한다. 감옥 안으로 들어간다. 벽돌의 색깔에서 러시아와 일본의 건축이 확연히 구분된다.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의 밀폐공포감과 어둠, 눅눅한 공기와 곰팡내, 죽음의 손길과 신음 등이 감방 곳곳에서 묻어난다. 독방, 빛이 없는 방, 취조실 등 지능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의 약점을 더 비집고 들어가 이렇게 잔인할 수밖에 없는 영장류의 악마 근성에 소름이 절여온다. 수인들의 여러 가지 전시물품을 보며 마지막으로 안중근의사가 갇혔던 감옥과 사형장으로 간다. 사형장 내부 천정에는 보에 달린 3개의 도르래에 교수형 장치가 되어 있고 마룻바닥은 네모로 구멍이 나 있다. 그 구멍 아래에는 둥근 통이 있다. 사형할 때 배설물을 담고 숨이 다하면 그 통에 시신을 넣어 인근 수인 묘지에 매장하는 관 대용이라 한다. 한 가지 충격적인 사실은 시신을 통속에 넣을 때 무릎이 꺾이지 않아 들어가지 않으면 염산으로 무릎을 녹여 꺾어 넣는다고 하니 그 잔인한 치밀성에 치를 뜬다. 안 의사도 저렇게 되었다 생각하니 기절할 지경이다. 이곳에서 사형당한 안 의사는 유족들의 유해반환에도 사후 파장을 두려워하여 일본군은 절대 비밀로 하고 인근 야산에 암매장했다고 한다. 지금 그곳은 많은 아파트가 들어서 안 의사의 유해를 봉안한다는 것은 참 난감한 지경이다. 그래도 신이 있다면 안 의사의 간절한 바람을 들어주길 빌어본다.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뼈를 하얼빈공원 곁에 묻어두었다가 우리 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반장해다오. 나는 천국에 가서도 또한 마땅히 우리나라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 힘쓸 것이다.” 안 의사의 유촉을 받들지 못한 지금의 우리가 한탄스럽다. 그 안 의사를 비롯한 항일투사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이 아닌가. 흐려지는 시야, 무거운 걸음을 옮기며 감옥을 벗어나온다. 감옥 앞 중국 상인들의 호객소리가 더 기분을 언짢게 한다. 돈만 벌면 되는가. 비 내리는 여순감옥을 뒤로 다시 대련으로 향한다. 점심 후 단동으로 가기 위해서이다. 중국식으로 준비된 점심이지만 사형장의 환상이 떠나지 않아 먹는 둥 마는 둥 일어서 차로 돌아온다. 비가 내려 질퍽거리는 거리를 어떻게 걸어왔는지 울분과 피로에 지쳐 눈을 감는다. 흔들림이 느껴져 눈을 뜨자 버스는 대련 시내를 벗어나 외곽을 달리고 있다. 다음 목적지 단동을 향해 가고 있다. 소요시간은 4시간 정도며 중간마다 휴게소가 있지만, 사정이 나빠 화장실 사용이 어렵다는 말을 들으며 자연스럽게 쉴 때마다 해결해 달라고 당부한다. 중국은 위기감과 절약정신이 강하며 먹을거리에 집착하는 다문화 다민족 국가이다. 달리는 길이 고속도로라 하는데 너무 썰렁하다. 하늘이 파랗다. 멀리 보이는 평원에는 옥수수가 지천으로 자라고 백양나무 울타리가 도로와 개울, 강의 경계를 알려준다. 푸름으로 자라는 농촌 들녘에 붉은 벽돌과 기와로 똑같은 형태의 가옥들이 집단으로 모인 곳이 눈에 지주 띈다. 오후 6시쯤 대련에서 380㎞ 떨어진 단동 톨게이트에 도착한다. 단동은 중국의 국경도시로 북한의 신의주와 인접한 도시이다. 인구구성을 보면 남한 사람이 3000~4000명, 북한사람이 6000명, 나머지는 화교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한글 간판들도 자주 보인다. 단동에서 보는 압록강은 어스름 지는 저녁과 검은 구름으로 말미암아 암울한 빛이 물들어 흐르고 있다. 압록강을 둘러보려고 배에 오른다. 흘러나오는 음악이 우울함 더한다. 6.25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정밀 폭격에 의해 끊어진 단교와 1943년 차량통행용 다리로 추가된 944m의 압록강 철교 밑을 돌아 멀리 위화도를 본다. 역사로만 들은 4불가론을 앞세워 회군한 이성계가 있었던 위화도가 보인다. 그리고 지척에 인구 60만의 신의주시가 손에 잡힐 듯하다. 이곳 압록강은 수많은 하중도가 있으며 수면은 북한과 중국이 공동 공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하중도 중 제법 큰 섬인 위화도와 항금평, 비단섬이 새로운 경제협력 개발 체로 떠올라 들썩이고 있다고 한다. 배는 철교 아래로 약간 더 나아간다. 불야성을 이룬 단동 시내와는 정반대로 반대편 강변의 고요함에 잠긴 신의주를 보며 아래로 내려간다. 간간이 군복을 입은 북한군인이 지나가고 녹슨 철선 위에서 불을 피워 저녁을 먹는 사람들이 보인다.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체재의 경제원리가 극명하게 대립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한쪽은 주체사상의 휘말림 속에 가난과 기근으로 고통받고 한쪽은 사회주의에 자본주의 경제체제 도입으로 부를 창출하고 있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는 우리와 함께 영원히 계신다’라는 붉은 바탕에 대문짝 만한 글씨가. 강 가운데서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지도층의 다른 이념은 국민의 생활을 고통이 아니면 행복으로 몰고 갈 수 있다. 굶어 봐야 밥의 진가를 알 수 있는 법. 북한 지도층은 이런 실상을 얼마나 체험하고 있는지 의문이 간다. 흙빛으로 물드는 압록강을 돌아서 LED조명의 현란하게 춤추는 단동시내로 돌아온다. 도시의 광장에 많은 사람이 나와 체조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 언제나 남쪽에서 북쪽을 보았지만, 오늘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보고 있다. 국경도시 단동. 여느 도시의 번화한 모습을 보며 14층에 있는 숙소로 돌아온다. 창밖엔 어둠 속에 잠긴 압록강이 숨을 죽이고 현란한 시내와 암흑에 싸인 신의주도 들어온다. 6.25의 상처를 간직한 이념의 무서움이 새록새록 살아나는 압록강변 단동에서의 둘째날 밤이 저물고 있다.
인천남부교육지원청(교육장 이재훈)은 25일부터 8월 12일까지 남부특수교육지원센터 학부모쉼터에서 여름방학 프로그램 참가 학생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보호자활동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학생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센터를 방문한 학부모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남부교육지원청이 인천 최초로 마련했다.장애 학생을 둔 학부모의 심리적 스트레스를 이완시킬 수 있도록 마련된 이번 프로그램은 '아크릴수세미 뜨기'와 '네일아트'로 진행되며, 현재 35명의 학부모가 접수하여 자녀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동안 별도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보호자활동 프로그램은 특수교육지원센터 교사들의 안내에 따라 학부모들이 직접 수세미 뜨기와 네일아트 활동을 진행하며, 한 시간 동안 완성한 수세미는 참여 학부모들이 가져갈 수 있어서 더욱 즐거워 하고 있다. 보호자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학부모는 "아이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동안 내내 프로그램이 끝나기를 기다리거나 주변을 서성이면서 무료했었는데 이런 시간을 마련해주니 재미있고 좋다. 잠깐이지만 엄마의 시간을 갖게 되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남부교육지원청 최영신 장학사는 "부모의 입장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해보고 학부모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하여 이번 프로그램을 준비하였다.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남는 시간도 활용하고 행복도 가지고 가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갈산중(교장 유영옥)은 학생들의 영어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고취하고, 의사소통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2, 3학년 희망 학생 32명을 대상으로 2층 영어전용실에서 영어교사(천경숙 외 5명)와 부평여중 원어민보조교사 Jonathan이 지원하여 'Fun Fun English Summer Camp'를 실시, 성황리에 마쳤다. 영어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갖게 하도록 기획된 이번 영어 캠프는 3일간 매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3시간씩 진행되었으며, 무엇보다도 이번 영어 캠프는 학교 정규 수업시간 외에 영어를 더 많이 체험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과 사교육에서 실시하는 고가(高價)의 영어 캠프에 참여하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무료로 제공해 더 의미가 있었다. 이번 캠프의 모든 활동은 영어로 진행되었으며, 학생들은 모둠별로 영어신문 만들기, 좋아하는 연예인 팜플릿을 영어로 만들어 소개하기, 팝송 배우기, 골든벨 퀴즈, 자기 소개하기, 영어 만화책 만들기, 영어보드게임, 엽서 만들어 쓰기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영어와 조금 더 친숙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Fun Fun English Summer Camp'를 기획한 갈산중 영어교사는 "처음에는 20명 내외의 학생을 모집하려 했지만, 신청자가 너무 많아서 선착순 32명으로 제한할 수 밖에 없었고, 신청 기간 3일 만에 마감될 만큼 교내의 가장 인기 있는 여름방학 행사 중 하나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은 "시험 준비를 위한 암기와 문제풀이 중심의 영어 수업에서 벗어나 실생활에서 사용하고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영어 게임과 활동을 접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한 학기의 모든 학교 행사와 평가가 끝이 나면 방학식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아이들은 쉴 새 없이 떠들기 바쁘다. 그러나 방학식 다음 날부터는 텅 빈 학교는 쥐 죽은 듯 고요한 휴식을 취한다.이 고요함 속에 활기가 가득한 학교가 있다. 경기 수원 칠보초(교장 양원기)에서는 여름방학 중(2011.07.19~2011.08.22) 방과 후 교육활동 프로그램을20여개 정도 운영하고 있다. 영어, 중국어 등 어학 분야는 물론 국어, 수학 기본학습이 부족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대학생 멘토링, 기초학습도우미 수업 등을 통해 부족한 수업을 채워주기도 하며 미술, 축구, 바이올린, 플롯, 오카리나 등 예술 분야의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학생들의 잠재력이 움틀 수 있는 여건도 마련하였다. 무거운 입시 위주의 학업에 시달려야 하는 중·고교 교육과정에 비하면 초등학교의 교육과정은 지덕체의 균형적인 성장을 겨냥하고 있다. 그러나 학기 중 교육현장에서 이를 효과적으로 구현해내기란 쉽지 않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권경숙 교감은 학부모와 학생들의 양적 질적인 수요를 만족시키고자 다양한 분야의 프로그램을 운영케 했다. 또한 모든 프로그램은 대부분 오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방학 중에도 아이들이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프로그램 활동 시간도 되도록 겹치지 않게 하여 학생들이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실제로 전교생 중 약 500명 정도의 학생(복수 프로그램 수요 포함)이 방과 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3,6학년 영어 전담 박선희 교사는 “방학 중 교무실에서 근무를 하고 있노라면 학기 중에는 느낄 수 없는 고요함 덕분에 마음이 평안해져요. 그런데 가만히 귀를 기울여보면 고요함 속에 ‘활기’가 느껴지더라구요. 플롯 부는 소리, 바이올린 켜는 소리, 음악에 맞추어 째즈 댄스를 즐기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머리를 끙끙 싸매며 주판을 옮기는 소리들. 어울리지 않을 법한 소리가 만들어내는 하모니. 아이들 내면의 잠재력이 성장하는 소리까지 더해진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훈훈해지곤 한답니다”라고말했다. 그렇다. 이것이 바로 살아 숨쉬는 교육이다. 방학 중이라 해서 교육활동이 중단된다면 이는 죽은 교육, 죽은 학교인 것이다. 전국의 모든 학교가 일정수준 이상을 운영해야 하는 정규 교육과정도 중요하지만 정말 단위 학교 내의 교육 수요자들의 수요를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방학 기간 내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미래 세대를 주도하는 인재들이 육성되길 기대해본다.
2011년 7월 21일 KBS 저녁 뉴스에 한상대 검찰총장 내정자에 대한 기사가 나왔다. 한 내정자는 재개발용 토지(일명 딱지)를 매각해 수익을 내고 양도세를 탈루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이에 대해 해명에 나섰는데, 땅 자체가 소위 ‘자투리 땅’이고, 남의 땅에 둘러싸인 출구 없는 맹지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장부지로 소유하고 있던 공장운영자가 매입의사를 밝혀 저가에 팔아치운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런데 이 보도를 하면서 자막에 ‘짜투리 땅’이라는 표현을 썼다. ‘짜투리’는 우리말에 없다. 올바른 말은 ‘자투리’다. 사전에 보면, ‘자투리’ 1. 자로 재어 팔거나 재단하다가 남은 천의 조각. - 자투리 무명 - 자투리 천 - 비단 자투리를 모아 방석을 만들다. 2. 어떤 기준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작거나 적은 조각. - 자투리 필름 - 자투리 고무 조각을 재활용하다 - 근무 전후의 자투리 시간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다. ‘자투리’를 ‘짜투리’라고 잘못 표현하는 것은 방송뿐이 아니다. 신문에도 이러한 표기가 보인다. ○ 자산운용사들이 50억 미만 짜투리 펀드 6백 개를 연말까지... 설정액 50억 원도 안 되는 일명 짜투리 펀드입니다.(한국경제TV 경제, 2011년 7월 5일) ○ 이 사업은 주택가 골목길, 도로변 등 주민들의 왕래가 많은 곳의 짜투리 공간을 활용, 다양한 계절 꽃 식재를 통해 쾌적하고 살기 좋은 마을 조성을 위해 마련됐다.(아시아투데이, 2011년 7월 27일) ○ 녹색생활체험 상자 텃밭 가꾸기는 옥상, 베란다 등 짜투리 공간을 이용한 친환경 녹색공간 확충으로 지속가능한 저탄소 녹색사회를 조성하지는 취지로 추진되고 있다.(충청일보, 2011년 5월 24일) ‘자투리’를 ‘짜투리’라고 잘못 표기하는 것은 일반인도 많이 범하는 실수다. 이는 발음의 영향 때문이다. 최근 된소리 발음은 증가하는 추세다. ‘거꾸로꺼꾸로, 구정물꾸정물, 닦다딲다, 던지다떤지다, 볶다뽂다, 삶다쌂다, 세련되다쎄련되다, 세다쎄다, 작다짝다, 절다쩔다, 조금쪼끔, 좁다쫍다, 줄다쭐다’ 등 첫소리에 유독 힘을 준다. 특히 ‘자투리’와 ‘족집게’, ‘주꾸미’는 아예 표기도 된소리로 하는 경우가 많다. 된소리 발음 현상은 외래어의 수용에도 많이 나타난다. ‘뻐스(bus) / 빠다(butter) / 빠나나(banana) / 빽(bag) / 땜(dam) / 땐스(dance) / 께임(game) / 깨스(gas) / 깽(gang) / 까소린(gasoline) / 꼴프(golf)’ 등이 그렇다. 현대인의 된소리 발음 현상에 대해 언어학자들은 시대의 현상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한다. 즉, 사회가 삭막해지고 그에 따라 사람들의 정서나 심성도 변했기 때문에 발음이 경음화된다고 말한다. 실제로 젊은 층일수록 극단적인 표현을 하며 필요 이상으로 된소리 화법을 구사하는데 주의해야 할 일이다. KBS 홈페이지를 확인해 보니 다음 날 뉴스에서는 신속하게 ‘자투리’로 자막을 처리했다. 그러나 홈페이지에는 여전히 ‘짜투리’ 표기가 보인다. 이것도 바르게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KBS는 공영 방송이다. 공영 방송이란 표현에는 운영 주체가 공공(公共)이다. 그래서 국민의 방송이라고 일컬어진다. 이러한 공영 방송의 역할은 어떠한가. 국민 전체의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책임이 있다. 방송 언어도 마찬가지다. 공공 기관으로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 바른 언어 표현을 선도하여 청취자의 질을 끌어올리는 역할도 공영 방송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사회와 더불어 가는 현장과학교육'이란 주제로 2011 한국현장과학교육학회 학술대회가8월 9일 오전 9시부터 한국교원대 교양학관, 실험실습동, 자연과학관에서 열린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과학교육에서의 창의인성과 STEAM교육'에 대하여 김성원 이화여대교수(한국현장과학교육학회장)가, 그리고 '우리 원전은 안전한가?'는 백원필 원자력안전연구본부장이 특별강연을 한다. 또한 '융합을 기본으로 하는 STEAM 교육'을 최정훈 한양대 교수가 발표하는 것을 포함하여 6개의 심포지움이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교양학관과 실험실습동에서 동시에 열리며, 인천과학사랑교사모임, 경기과학연구회 회원들이 강의하는 다양한 과학실험으로 구성된 14개의 워크숍, 3개 강의실에서 열리는 논문 구두 발표가 있다. 점심시간 이후에 1시간 동안 발표할 수 있는 포스트 논문 및 시범 실험 논문 발표 시간에는 참가자들이 논문 발표자들의 설명을 듣고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시간으로 학술대회 참가자들의 호응이 높은 시간이다. 또 이 시간에는 각종 과학실험 기자재 소개가 이루어져 현장 교사들이 참여하면 많은 교육 자료와 실험 기구에 대한 정보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한국현장과학교육학회(KOSSS·The Korean Society for School Science)는 과학을 배우고 가르치는데 있어 효과적인 방법들을 연구하는 것을 독려하고, 교사나 연구자들 및 정책가들의 연구 결과들을 나누는 장을 마련하고자 창립된 학회로 초·중등 또는 대학의 과학수업과 연관하여 과학교육의 발전과 교수법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다. 김중복 한국현장과학교육학회 운영위원장은 “현장과학교육학회는 선생님들을 위한 학회입니다. 기존 학회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학을 선생님들이 학술대회를 통하여 배우고, 발표하고 토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였습니다”라고설명하였다. 또한 김중복 운영위원장은 "한국현장과학교육학회는 과학의 본질을 학교 현장에서 가르치고, 배우며 교류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출발한 학회"라고 덧붙이면서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과학교육에서 최근 STEAM 교육이 대두되면서 STEAM 교육과 창의 인성교육, 과학교육에 적용한 사례 등을 소개하고,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성에 대한 설명도 있을 예정"이라고 했다. STEAM 교육은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예술(Art), 수학(Mathematics)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 학문간 융합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교육적으로 접근하여 과학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올해부터 창의적 융합인재와 과학기술 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하기위하여 STEAM교육을 추진할 계획에 있다.
“빨대로 공기를 불어 넣으니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어요. 옛날에 돼지 방광을 불어서 축구공으로 사용했다는 말이 이제야 실감 나네요” 양촌중학교 2학년 공경환 학생은 빨대로 바람을 불어 넣어 보고 방광이 크게 부풀어 오르자 수뇨관으로 바람이 빠져나가지 않는 것도 정말 신기하다며 인체의 구조는 정말 신비하다고 덧붙였다. 인천시교육청이 주최하고 서부중등과학교과연구회와 가정여자중학교가 주관한 'FUN! FUN! 과학캠프'는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서부교육청 관내 중학교 2학년 39명을 대상으로 가정여자중학교 과학실과 대덕연구단지, 한국식품연구원에서 진행되었다. 과학캠프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해볼 수 없는 흥미 있고 다양한 과학실험과 과학마술, 국립중앙과학관, 한국지질박물관, 한국식품과학연구원 탐방으로 구성되었다. 각 학교에서 과학에 학습 성취도가 높고 이공계 진학을 꿈꾸는 학생들 가운데 1~2명이 선발되어 구성된 이번 캠프는 학생들의 과학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주었을 뿐 아니라 이공계 진로지도에 주춧돌 역할을 하였다. “와! 정말 신기해요. 우리 집 쌀보다 더 쌀알이 투명하고 고운 것 같아요. 쌀 한 번 먹어 볼래요.” 인천 불로중학교 김수연 학생이 신기한 듯 갓 도정한 쌀을 먹어보면서 맛도 좋다고 한다. 쌀의 투명도와 지역별 쌀의 특징 등을 분석하고 있는 한국 식품연구원에서 분석실을 공개하였는데 학생들은 집에서 밥으로만 먹던 쌀이 어떻게 도정되는지를 생생하게 체험해보고 방금 도정해서 따끈따끈한 쌀도 조금씩 얻어가는 행운도 안았다. 과학캠프에서는 재미있는 과학실험 10시간, 과학마술 2시간, 한국식품과학연구원, 국립중앙과학관, 한국지질박물관 탐방 등 총 20시간의 탐구실험과 체험활동으로 구성되어 학생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선생님! 내년에도 과학캠프 하나요? 내년에는 3학년도 넣어주세요. 캠프 너무 재미있고 좋았어요.” 임학중학교 정상화, 정건필 학생은 내년 과학캠프에 꼭 참가하고 싶다고 당부했다. “지질박물관의 광물은 수정, 황옥, 형광광석, 금강석은 정말 멋있었어요. 내년에는 우주과학연구소도 가보고 싶어요” 라고 덧붙였다.
사상 첫 학교별 성과상여금이 지급되었다. 교원성과상여금의 10%에 해당된다. 내년부터는 30%로 확대하겠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학교별 성과상여금도 교원성과상여금과 마찬가지로 3등급으로 분류되어 지급되었다. 전교조는 반납운동을 펼치겠다고 한다. 반납도 반납이지만 학교별 성과평가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비난은 면하기 어렵다. 교원성과상여금도 마찬가지이지만 학교별 성과상여금 역시 평가의 객관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학교별 성과상여금이 또다시 이상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정확한 근거는 없지만 학교에 따라서는 학교별 성과상여금을 또다시 차등지급할 것이라는 소문이 들려오고 있다. S등급의 경우 학교별 성과상여금의 교사 개인별 지급액은 43만여원이다. 이 43만여원을 이미 지급된 교원개인별 성과상여금의 등급에 맞춰 차등지급을 하겠다는 것이다. 일부학교에서의 움직임이지만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지급방법이다. 이미 개인별 성과상여금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등급을 받았는데, 또다시 차등지급을 한다면 해당 교사에게는 두 번의 상처를 주는 것이다. 얼핏보면 학교별 성과상여금을 교사별로 차등지급하는 것이 그럴듯해 보인다. 학교에서 교육활동에 열심히 참여하여 개인별 성과상여금에서 S등급을 받았으니, 학교별로 평가한 학교별 성과상여금에서도 최고등급을 받아야 할 것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별 성과상여금과 학교별 성과상여금은 그 근본부터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물론 개인별 성과상여금 지급을 위한 평가기준이 옳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개인별 성과상여금의 지급기준을 학교별로 만들도록 했지만 어느 학교를 막론하고 그 기준에 만족하는 교사들은 없다. 그만큼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이다. 학교별 성과상여금의 지급기준은 개인별 기준과는 엄연히 다르다. 예컨데 학성성취도 향상비율, 부진학생의 비율등이 평가되고, 교원들의 연수이수도 중요한 평가기준이다. 여기에 계발활동 등의 참여비율도 하나의 척도가 되고 있다. 교사들의 수업공개횟수를 학교별 비율로 환산하여 평가에 적용하고 있다. 개인별로 혼자서 잘한다고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없도록 되어있다. 따라서 학교별성과상여금을 개인별 성과상여금지급등급과 같은 범주로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개인별로 수업공개를 열심히 했어도 개인별 성과상여금에서 높은 등급을 받지 못했다면 해당교사는 학교별 성과상여금도 하위 등급을 받아야 한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다. 연수를 열심히 받았지만 다른 교사들의 연수 참여 정도에 따라 학교별 성과상여금 등급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혼자서만 열심히 연수를 받는다고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학교별 성과상여금 자체의 평가기준이 지역별 격차를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평가된 것이다. 지역별 격차를 고려했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믿기 어렵다. 이런 문제들을 안고 있는 학교별 성과상여금을 개인별 성과상여금과 연계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 절대로 이런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학교관리자들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겉으로 판단하면 개인별 등급이 높은 교사가 학교별 등급을 높게 받아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할 수 있다. 그러나 학교별 성과상여금은 학교구성원 모두에게 주어진 등급이다. 이상한 논리를 앞세워 또다시 차등지급을 강행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일부 학교에서의 움직임이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지만, 현실적인 판단을 한다면 그런 일은 없을 것으로 믿고 싶다. 믿기지 않는 일이 학교현장에서 발생하여 또다시 해당교사들에게 크나큰 상처를 주는 일이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학교장들의 선명한 판단이 필요한 때이다.
인천교육연수원(원장 백완희)은 일본어교사 40명을 대상으로 25일부터 29일까지 5일간 서운고에서 일본어교사 교수학습방법개선을 위한 직무연수를 실시한다. 1주일간 실시되는 이번 직무연수는 일본어 교사들이 수업에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내용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하고자 운영개선 협의회와 설문조사를 통하여 의견을 들어 마련한 프로그램으로 일본어 교사들은 원어민 강사들로부터 수업에 필요한 생생하고 다양한 일본어 표현을 익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일본어 원어민교사가 가르치는 PPT 제작은 학습자료 제작 기법과 동시에 일본어 의사소통능력까지 배우는 1석 2조의 수업이 되고 있는데 연수에 참가한 차영현 교사(인천국제고)는 "기모노와 일본 전통춤인 봉오도리 체험, 일본인들에게 사이월드와 같은 인터넷 사이트 그리고 일본식 꽃꽂이인 이케바나 실습을 통해 일본문화를 몸소 체험해 봄으로써 자신감을 가지고 학생들에게 일본어를 지도할 수 있을 것 같다. 날씨는 무덥지만 의미 있는 시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북부교육지원청(교육장 김순남) Wee센터는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여름방학 학습·진로 캠프를 성황리에 마쳤다. 교육지원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 프로그램은 최신 교육이론과 실습을 병행하여 학생에게 학습동기부여, 자신 유형에 맞는 학습방법 및 진로탐색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관내 중학생 1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캠프는 '공부에 동기가 없어 흥미를 잃은 학생들' 또는 '학습방법과 진로탐색을 고심하는 학생들'에게 각기 알맞은 학습 처방을 통해 학력과 진로탐색능력 향상의 계기를 제공하고자 북부 Wee 센터가 외부 학습전문기관과 수차례 사전 협의를 통해 마련했다. 캠프에 참여한 이주희(부평서여중) 학생은 "주변 친구들에게 왜 공부하는가 하고 물어보면 나중에 커서 잘 살기 위해서라고 막연하게 대답해요. 저는 이번 캠프에 참여해서 공부하는 이유를 찾게 되었어요. 그리고 저에게 맞는 공부방법도 배웠어요. 2학기에는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한편 북부교육지원청 Wee 센터는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전·사후 설문 검사 및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여 프로그램 발전을 위한 분석 자료로 사용할 예정이며 추수 상담 서비스를 시행하여 학생들의 학습방법 정착 유도와 지속적 도움을 제공할 예정이다.
인천동부교육지원청(교육장 장기숙)특수교육지원센터는25일부터 8월 10일까지 관내 초·중학교 특수교육대상학생과 가족 약 260명을 대상으로 체험위주의 다양한 여름방학프로그램을 실시, 호평을 받고 있다. 이번 여름나기 가족지원 프로그램은 요일별로 원예치료(벌레잡이 식물심기), 제과제빵(케잌만들기, 머핀만들기), 도자기공예(과자 바구니 만들기), 한지공예(수박등 만들기) 등 5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가족 및 또래 친구 간의 이해와 상호 교류를 증진시키기 위해 부모 및 형제·자매, 친구와 특수교육대상학생이 2인 1팀이 되어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이번 여름나기 중 첫날 원예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학생의 어머니는, "특수교육 환경이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와는 비교도 안 되게 좋아졌다. 학기 중 뿐만 아니라 방학 때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이러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매우 좋다"고 말했다. 동부특수교육지원센터는 해마다 방학을 활용하여 흥미와 체험중심의 수업을 확대하고 사회적 경험을 통해 장애학생의 사회적응능력과 긍정적 자아개념을 형성하기 위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또한 프로그램 운영에 필요한 재료 및 강사비는 모두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지원하고 있다.
1학기가 끝나고 방학이 시작된 지 1주일이 지났다. 이 방학에도 아이들은 부모님들의 성화에 못이겨 강요된 학습을 하는 아이들이 많을 것이다. 1학기 과정을 돌아보면서 많은 수의 학생들은 매번 시험이 끝나고 나면 다음 시험은 열심히 준비해서 잘 보겠다고 다짐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또 다시 역시나 망했다는 탄식의 연속. 결국 아무것도 공부하지 않은 채 시험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기 일쑤지만. 그래도 이번 시험에는 나름 열심히 공부한 것 같은데 왜 실패한 것일까? 내가 잘 아는 한 고등학생은 이런 상담을 해왔다. “한국 근현대사, 사회문화, 경제, 문학. 엄마에게 졸라서 거금으로 유명한 인터넷 강사의 강의를 완강(강의를 모두 듣는 것)했습니다. 하루에 5시간씩. 눈이 빠져라 강의를 들었지요. 그런데 막상 시험문제를 풀려고 하니 강사가 뭐라고 설명했던 것 같긴 한데, 이것인지 저것인지 마구 헛갈렸습니다. “ 이처럼 열심히 공부를 했는데도 이렇게 안 되다니…. 역시 공부는 내 적성이 아닌가보다라면서 자포자기를 하는 아이들이 상당수이다. 이 같은 아이들의 모습을 접하면서 내신 대비를 어려워하는 많은 학생들을 눈여겨 관찰했다. 대부분이 위와 같은 사이클을 반복하며 졸업을 맞게 되기 일쑤이다. 나름대로 열심히 책상에 붙어있던 것 같은데 왜 성적은 오르지 않을까요? 이런 생각을 하는 학생들에게 질문한다. “강의를 듣는 행위가 공부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학교 선생님들의 강의, 인터넷 수능 강사들의 강의는 어려운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래서 수업시간에 열심히 집중해서 듣는 태도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배운 내용을 모두 내 것으로 만들 수 없다. 한국에서는 책의 내용을 어느 정도 이해했는가를 물어보지만, 선진국의 교육은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도록 하는 과정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같은 교육시스템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창의적인 생각을 하며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는 능력이 축적되게 된다. 소위 ‘자기주도학습’을 잘하도록 안내하는 것이다. 따라서 삶에서의 경쟁력이 길러지는 것이다. 우리 나라의 교육도 이젠 외우고 베끼는 교육이 아닌 아이들의 생각하는 틀을 올바르게 잡아주는 교육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다른 이에 비해 역사를 꽤 알고 있다 자부했는데, 어느 날 신문을 읽으며 그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 베스트셀러 1위 소설 ‘덕혜옹주’에 대한 기사 “고종 막내딸 기구한 삶에 끌렸죠”(동아일보, 2010.2.4)를 보고 그랬다. 고종이나 영친왕은 알았어도 덕혜옹주가 누구인지, 그의 삶이 어땠는지 비로소 알게 된 충격과 그 무지함을 만회라도 하듯 직방 책 구입에 들어갔다. 하긴 내가 국사 교사나 사학 전공자는 아니다. 국어교사지만 문학을 주로 가르쳐왔기에 역사는 늘 ‘옵션’이 될 수밖에 없었다. 박종화의 ‘정통’ 궁중중심 역사소설들을 넘어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토지’ ‘장길산’ ‘객주’ ‘임꺽정’ ‘야정’ ‘화척’ ‘타오르는 강’ ‘늘 푸른 소나무’ ‘혼불’ 등 이른바 대하소설 내지 대하역사소설들을 섭렵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뿐이 아니다. ‘동이’ ‘추노’ ‘제중원’ ‘선덕여왕’ ‘자명고’ ‘천추태후’ ‘주몽’ ‘해신’ ‘불멸의 이순신’ ‘대조영’ ‘이산’ 등 대하드라마 역시 하나도 빼놓지 않고 시청한 것도 그래서다. 역사는 학생들에게 문학을 비로소 문학답게 가르치게 할 수 있는 ‘치명적’ 자양분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렇다고 내가 속된 말로 밥그릇만을 지키기 위해 그 어려운 역사와 만나기 시작했겠는가? 당연히 그건 아니다. 역사는 현재를 있게 한 동인(動因)이다. 역사는 미래에 대한 예정의 열쇠이다. 역사는 민족과 국가의 뿌리, 작게는 나의 본질적 존재감을 깨닫게 하는 촉매제이다. 요컨대 역사는 단순히 흘러가버린 단순한 과거가 아닌 것이다. 따라서 ‘덕혜옹주’(권비영 지음)를 읽은 것이 가벼운 복고 취미 따위는 아니다. 마침 ‘왜놈’에게 나라를 ‘정식으로’ 빼앗긴지 100년. 무엇이 그토록 자존심 강했던 조선을 나락의 구덩이로 빠지게 했는지, 그후 위정자들의 철면피한 행태와 대다수 민중들 삶은 또 얼마나 고단했는지 등을 궁금해하는게 비단 나뿐만은 아니리라. 출간 한 달 남짓 만에 약 14만 부(광고이긴 하지만, 2010년 10월 25일자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60만 부를 돌파한 것으로 되어 있다) 정도 팔렸다는 ‘덕혜옹주’ 소식이 가슴 뿌듯함으로 차오르는 경험도 그래서 즐겁다. ‘대박’난 출판사와 무명작가의 설움을 씻어버릴 지은이를 생각해서가 아니다. 내가 ‘덕혜옹주’의 베스트셀러 행진을 반가워하는 것은, 그만큼 이 땅의 많은 이들이 역사의식을 지니고 있다는 확신이 생겨서다. 사실 역사드라마 ‘추노’가 시청률 30%대의 인기를 누린 것도 일단 그 새로움 때문이 아닌가 한다. 내시를 주인공으로 한 사극이 있었지만, 본격적인 노비의 세계는 처음이라 우선 신선할 수밖에 없다. 본능적으로 대중은 ‘그 나물에 그 밥’이 아닌, 뭔가 아직 보지 못한 어떤 기대감을 갖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역사소설 깨나 읽었다고 자부하는(사실 나의 석사학위 논문도 ‘박종화 장편역사소설 연구’이다) 나조차 처음 알게된 고종의 딸 덕혜옹주 이야기이니 그 새로움을 다시 말해 무엇하랴! ‘덕혜옹주’는 그렇게 내 의식 속, 수업시간에도 ‘왜놈’이라 예사로 호칭하는 나의 역사의식 속으로 끈적끈적 스며들기 시작했다. 역사가 아니라 역사소설이기에 덕혜옹주의 핍진했던 삶이 과연 사실일까를 애써 따질 필요는 없다. 오히려 역사를 허구의 세계로 버무린 소설이기에 건조함보다 촉촉함이 배어 있음을 주목하게 된다. 예컨대 허복순과 김장한이라는 캐릭터 설정이 그것이다. 과연 복순은 진짜로 어린 시절 덕혜옹주가 ‘왜놈’ 순사에게서 구해낸 것일까. 고종으로부터 부마 지목을 받은 장한이 일본까지 건너가 덕혜옹주 구출에 일평생을 보냈을까? 소설은 1909년, 나라 잃는 비극의 불쾌한 기운이 가득한 때로부터 시작한다. 급기야 ‘왜놈’에게 강제로 나라를 빼앗기고 만다. 그런 와중에 덕혜옹주는 태어난다. 여전히 “조선황실의 꽃이며 비할 바 없는 보석”인 덕혜옹주는, 그러나 “그와 동시에 게다를 신고 하오리를 걸치고 학교로 향하는”(91쪽) ‘미친’ 역사의 산 증인이 된다. 직접 겪어보지 않고는 감히 이해한다 말할 수조차 없는 덕혜옹주의 비극적 삶은 1925년 일본에 볼모로 잡혀가며 본격화된다. 황녀로서의 의연함, 식민지라는 짐지기 힘든 선물밖에 준 것이 없는 조국 조선에 대한 그리움, 아버지 고종과 어머니 양귀인에 대한 사무침과 달리 맞닥뜨린 현실은 참혹하기 이를데 없다. ‘왜놈’과의 결혼, 딸(정혜) 출산, 정혜의 대거리 등이 그것이다. “엄마 따라 조선에 가고 싶다고 했잖아. 너는 엄마 딸이야.” “조선은 이제 없어! 망해서 없어진 나라라고! 대일본제국의 식민지란 말이야!” 정혜가 대꾸했다. 그때까지 견디어 왔던 굴욕의 시간들이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왔다. 중략 저것이 내 굴욕의 마지막 징표다. 저것을 내 뱃속으로 낳았다. 저것이 외치는 저 소리, 내 삶의 뿌리까지 뒤흔드는 저 소리, 조선의 존귀함조차 부정하는 야멸찬 저 소리. 저것을 내가 낳았다. 덕혜는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겨우 지탱한 채 정혜 앞으로 다가갔다.(298쪽) 잠깐 인용부터 했지만, 딸의 이 같은 반항을 이겨낼 부모는 없다. 하물며 식민지 조선의 황녀로서 자신이 배 아파가며 낳은 딸이 “나는 일본인이야.”(294쪽), “정혜라는 이름이 싫어. 엄마도 싫어!”(296쪽)를 예사로 외쳐댄다. 낯선 땅에서 모진 목숨 이어가며 버텨내던 마지막 보루마저 허물어졌을 때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오로지 하나다. 바로 자살이다. 37세에 청상과부가 된 어머니가 8년 전 73세로 세상을 버렸을 때다. 그야말로 원없이 펑펑 울었던 형·누나와 다르게 나는 어쩐 일인지 눈물을 찔끔거리기만 했다.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도 그랬는데, 그 대목에서 나는 콧등이 시큰거려 견딜 수 없었다.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고작 차를 마시거나 마시지 않거나, 매화를 치거나 치지 않거나 하는 정도였다”(278쪽) 등에서 이미 깨닫던 ‘나라 잃은 설움’이 나도 모르게 북받쳐 올랐던 것인지도 모른다. 덕혜옹주를 구출하려는 조선청년들과 복순은 또 다른 울림으로 다가온다. 우선 한창수라든가 갑수 같은 반동인물이 김장한(박무영)·기수 들과 대비를 이룬다. 식민지 조선의 양면을 극명하게 드러내 소설로서의 균제미를 살리고 있음이다. 복순의 아버지 허 승의 행적이 용두사미로 끝나 아쉽지만, 사실 장한·기수·복순의 그런 결기와 행동은 단순한 조연급에 그칠 일이 아니다. 그들은 덕혜옹주 구출은 개인이 아니라 식민지 조선을 구하는 것이라 믿고 있다.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암살사건으로 프롤로그 다음 첫 장 ‘유령의 시간’을 시작한 것도 그 때문이라 짐작된다. 그들의 죽음을 사양하지 않는 의거가 있었기에 식민지 조선은 일본의 한 현이 되지 않았다. 오늘날 대한민국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 물론 엄밀히 따져 해방은 미국과 소련이 주도한 패권 경쟁의 산물이긴 하지만, 수많은 독립투사들의 조국수호 열정이 간과되어선 안 될 일이다. 자살마저 의지대로 할 수 없었던 덕혜옹주는, 해방이라는 민족의 기쁨에도 아랑곳없이 정신병원에 감금된다. 자신의 유일한 핏줄, 나아가 반쪽일망정 조선황실의 마지막 자손인 정혜를 조선으로 데려가고자 한 의지가 무참히 꺾일 때 다시 한 번 나라 잃은 비극이 그런 것이로구나 하며 가슴을 친다. 정신병원에 갇힌 덕혜옹주는 딸의 결혼과 자살소식 등을 알지 못한다. 결혼후 부쩍 어머니를 찾았다는 사실까지도. 그래서 더 아릿하다. 이 땅의 ‘미친’ 역사에 불만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러고 보면 지금의 이 삶은 너무 행복하다. 아직도 좌니 우니 이념대립에다가 틈만 나면 서로 으르렁대는 정치권 이전투구가 짜증나고 낯을 찌뿌리게 하지만, 참으로 대단한 민족이라는 뿌듯한 생각이 절로 차오르는 것도 그 때문이지 싶다. 그렇다. ‘덕혜옹주’는 나라를 팔아먹은 치들의 준동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말아먹지는 않은 민족의 그 저력을 다시 한 번 일깨운다. 한편 ‘덕혜옹주’는 역사소설이면서도 어려운 용어가 별로 없는 장점을 갖추고 있어 읽기에 편하다. 모든 글의 핵심적 기본이라 할 문장도 간결·단아하여 현대소설 못지 않는 읽히는 힘을 겸비하고 있다. ‘덕혜옹주’의 베스트셀러행진이 한층 미덥게 느껴지는 이유중 하나이기도 하다. 말할 나위 없이 이 두 가지 요소는 역사소설이 대중들과의 거리감을 좁힐 때 아주 중요하게 작용하는 필수 조건들이다. 그렇다고 아쉬움이 전혀 없냐면 그렇지는 않다. 간간이 보이는 잘못된 띄어쓰기나 오타(이후 출간에서 교정되었으면 한다)는 애교로 봐준다하더라도 몇 가지는 치명적 약점으로 읽힌다. 먼저 너무 빠른 시간전개이다. 아마도 1909년부터 1962년까지의 시간 및 시대적 배경을 1권 분량으로 다 소화하려는 데서 온 ‘의도적’ 실수가 아닐까 한다. 그렇더라도 몇 페이지에서 몇 년씩 세월이 훌쩍 흘러버리는건 좀 그렇다. 전개되는 비극적 내용에 촉촉이 젖어들 짬도 없이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했으니까. 다음 복순에 대한 구체적 묘사 미흡이 아쉽다. 앞에서도 잠깐 말했듯 이 소설에서 복순은 함축적 의미까지 더해 매우 중요한 캐릭터다. 그런데 덕혜옹주가 출산할 즈음 복순은 집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낯선 사내들에 의해 성폭행을 당하고 내쳐진다. 한창수의 지시 등 짐작은 되지만, 구체적 묘사는 없다. 비극미 고조를 위한 소설적 장치에 실패한 셈이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고, 이후 가게운영하는 정착과정이나 죽음장면까지도 그렇다. 상황은 생략된 채 결과만 그려져 그런 느낌을 준다. 역사서가 아닌 소설이기에 아쉬운 점도 있다. 어차피 소설이니까 복순이 정신병원 청소부로 취직하여 이루어지는 덕혜옹주와의 해후를 좀 더 극적으로, 통속적으로 묘사했더라면 좋을 뻔했다. 덕혜옹주가 거의 유일하게 마음을 열고 의지해마지 않던, 하녀라기보다는 ‘동무’였던 복순이기에 대놓고 저간의 사정을 이야기하며 꺼이꺼이 울었더라면, 그 자체만으로도 카타르시스라는 행복함을 느꼈을 법하다. 글쎄, 비운의 황녀에 대한 왕조중심적 사관이 배어난 안타까움 때문이었을까. 가령 61쪽에 묘사된 어린이의 어른 시점은 무릇 소설에서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덕혜옹주 7살 때 아무리 왕족이라지만, 고종의 죽음을 독살이라 인지할 수 있었을까? 그런 의문이 가시지 않아서다. 역사적 상상력은 작가의 자유지만, 소설적 리얼리티는 그것과 상관없이 살려내야 한다. 비로소 그때 문학적 생명력이 담보될 수 있다. 아쉬운 점은 또 있다. ‘덕혜옹주’의 역사에 대한 추체험이 이 정도라면 ‘추노’ 못지 않은 대접이라야 맞을 것 같은데 그게 아니어서다. 시청률 30%를 넘어선 ‘추노’는 언론(신문)이 경쟁적으로 리뷰성격의 기사를 내보낸 바 있다. ‘온 국민의 염원이 만들어낸 압도적 1위!’(한겨레,10.2.4)라는 전면광고를 봤지만, 그것이 아니다. 내가 말하는 것은 신문의 자발적인 뜨거운 관심이다. 하긴 해방되고도 17년이 지나서야 덕혜옹주가 이 땅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니 장한이나 복순을 대하기가 너무 부끄럽고 미안하다. 강제병합 100년, 해방된지 65년이 지난 지금 이 땅에선 심지어 품질이 좋다며 일제 된장까지도 스스럼없이 사 먹는다. 설마 덕혜옹주 같은 비운의 삶을 유산으로 남겨준 왕조의 후예라는 사실을 애써 떨쳐내려 그리 하는 것일까? 불현듯 맹자의 가르침 하나가 떠오른다. ‘수오지심’이다. 수오지심은 자기 잘못을 부끄러워하는 마음이다. 동시에 남의 옳지 못함을 미워하는 마음이기도 하다. 역사소설 ‘덕혜옹주’는 오늘의 우리에게 역사를 읽을 때의 딱딱함 대신 더없이 촉촉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너희들 도대체 누구야?
이명박정부의 특성화고(옛 전문계고) 대책은 여느 정권에 비해 많은 편이라 할 수 있다. 마이스터고라든가 특성화고 취업강화사업 등이 그것이다. 그런 가운데 ‘특성화고 졸업후 3년 이상 취업땐 대학가기 쉬워진다’는 ‘재직자 특별전형’ 계획이 발표되었다. 재직자 특별전형이란 특성화고 졸업후 3년 이상 취업자를 대입에서 정원외로 특별히 뽑는 것이다. 대신 현재 시행되는 ‘동일계 특별전형’(대학이 특성화고 학생을 정원외로 5% 선발하는 제도)은 연차적으로 축소, 결국 폐지된다. 쉽게 말해 특성화고 학생들은 졸업 후 진학하지 말고 바로 취업을 하라는 얘기이다. 재직자 특별전형 역시 참여정부의 정책을 뒤집은 것이긴 하지만, 오랜만에 제대로 방향을 잡은 대책이라 할만하다. 지난 해 전문계고 학생들의 대학진학은 10명중 7명꼴이었다. 취업이라는 전문계고 설립 목적이 무색한 현상이지만, 그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정부 예산지원으로 취업률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여자상업고 등 전문계고에서조차 학부모총회를 하면 진학반 편성을 비롯한 대입 공부의 활성화대책 같은 학부모들 건의가 봇물을 이룰 정도이다. 그러나 현행법상 전문계고는 그 취지에 맞는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한다. 전문계고 취업률 제고사업으로 봄부터 이루어지는 취업학생 지도 및 면접시험 등도 그런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명박정부 들어 전문계고에까지 보편화된 8·9교시 방과후 학교(사실상 정규수업이후의 보충수업)에서도 그렇게 하고 있다. 사정이 그런데도 전문계고 학생들은 잘도 대학에 들어간다. 아무리 대학신입생 정원보다 고3 수험생이 적어 사활을 건 대학들의 ‘신입생 모시기’가 치열한 현실일망정 뭐가 잘못되었어도 크게 잘못된 것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재직자 특별전형이 제대로 된 대책이라 말한 것은 그 때문이다. 개인적으론 전문계고에서의 대학진학이 금지돼야 맞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기에 재직자 특별전형의 의미는 각별해 보인다. 전문계고의 취업강화사업은, 그러나 적잖은 후유증도 안고 있다. 예컨대 학기초부터 3학년 취업지도 때문 면학분위기가 흐트러질 수밖에 없어서다. 이를테면 대입에 올인하는 일반고와 달리 전문계고는 취업과 진학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이중고’를 짊어지고 있는 셈이다. 특성화고로 이름을 바꾼다고 전문계고 위기가 해소되는 건 아니다. 궁극적으로 전문계고에서는 진학하기가 불리하다는 확실한 인식을 심어주는 대책이 필요하다. 그와 동시에 특성화고 학생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취업하게 하는 것이 진정한 ‘전문계고 살리기’일 터이다. ‘서울여상의 취업신화’는 하나의 모델이 될만하다. 특히 서울여상 학생들의 내로라하는 금융회사 대거 취업은 여상 설립 취지에 맞는 진로여서 부러움을 사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군산여상 역시 신한금융투자·교보생명·삼성생명 등 금융회사에 취업했거나 입사 예정인 학생들이 늘고 있지만, 서울여상만큼은 아니다. 지방 명문 여상고의 금융계취업 인프라 구축이 절실한 이유이다. 애써 지적하자면 많은 여상 학생들이 선택하는 반도체나 LCD 등 대기업 제조직(일명 오퍼레이터) 취업은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 그걸 위해 각종 자격증 취득에다가 8·9교시 보충수업까지 받아야 하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하다. 재직자 특별전형은 그 첫걸음인 셈이다.
오는 8월1일부터 교육용 전기요금이 6.3% 인상된다. 이에 따라 연간 약 440억원, 하반기에만 200억원 이상의 추가 부담이 발생해 학교 살림에 주름살이 더 깊어지게 됐다. 지식경제부는 오는 8월 1일부터 전기요금을 평균 4.9% 인상하는 내용의 전기요금 세부 조정방안을 26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주택용은 2.0%, 일반용은 4.4%, 산업용은 6.1% 오르고 농사용은 동결되는 등 평균 4.9% 인상되는 반면 교육용은 6.3%나 전기료가 껑충 뛴다. 지경부는 “이번 전기료 인상으로 86.1%에 불과한 원가회수율이 90.3%로 개선된다”며 “상대적으로 원가회수율이 낮은 교육용 등은 인상 폭이 좀 더 크다”고 밝혔다. 지경부는 요금을 올려도 교육용 원가회수율이 87.1%로 타 부분보다 낮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미 2008년 4.5%, 2009년 6.9%, 2010년 5.9% 등 3년 새 17.3% 오른 교육용 전기료는 이번에도 6.3%로 고공 인상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한전 요금제도팀 담당자는 “현재 kwh 당 88원 정도인 판매단가를 감안하면 6.3% 인상으로 kwh 당 약 5.5원이 오른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올 교육용 전력 판매량이 80억kWh(지난해는 74.53억 kWh, 판매액 6506억원)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연간 약 440억원, 8월 이후 약 200억원의 추가 부담을 안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빠듯한 학교 살림이 더 나빠질까 우려된다. 학교운영비에서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천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교육청이 추가로 예산을 지원할 여력이 없다”며 “연초 학교에 배분된 운영비에서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장은 “지금도 공공요금 부담 때문에 찜통교실에서 학생들이 공부하는 현실인데 매달 수십만원씩이 인상되면 더 어려워진다”며 “교육당국의 추가 재정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교총은 “앞으로 스마트교육 확대로 전기 사용은 더 늘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학교에만 짐을 지워서는 안 된다”며 “특히 공공요금 부담이 커지면 학습준비물 구입비 등 교육활동비가 대폭 줄어드는 만큼 추가적인 예산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26일 시교육청 기자실에서 '2011~2014 서울교육 발전계획'을 발표하고, 향후 3년간 서울교육을 이끌어나갈 12대 역점사업과 39개 정책과제를 제시하며 "공교육의 본질과 책무성 회복에 힘쓸 것"을 강조했다. 곽 교육감은 교육내용의 전면 혁신 및 공교육의 책무성 강화를 위한 12대 역점사업과 꿈을 키우는 희망교육, 포기 없는 책임교육, 미래를 여는 혁신교육, 함께 하는 참여교육의 39개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대한민국의 주말 모습이 새롭게 변화될 것 같다. 주5일수업제가 2012년부터 초·중등학교에서 전면 자율 시행되기 때문이다. 여건이 갖춰진 시·도 교육청별 일부 초·중학교에서는 올 2학기부터 시범 운영된다. 더구나 주 5일 수업제가 시행되는 학교에서는 토요일을 ‘sports day’로 지정해 운동 강습과 학생 스포츠클럽 간 리그 전개 등 다양한 체험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학생들에게 건전한 여가시간의 운용능력을 함양시킬 수 있는 이러한 교육정책에 대해 체육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환영할 만하다. 주5일수업제는 학교에 집중된 교육을 가정과 사회가 함께 분담해 그들의 교육적 역할과 역량을 회복시키자는 것이다. 그것의 중심에는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학생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다른 국가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나름의 준비를 해 왔다. 두 차례에 걸쳐 교육과정을 개정했으며, 지역·계층 간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고자 학교 운영 개선과 체제 개편을 추진해 왔다. 또한 부족하지만 지역사회의 교육 인프라 구축도 꾸준히 전개해 오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관점을 지닌 사회구성원 모두가 만족스러워 할 정책 추진이 어디 있겠는가마는 이 시점에서 정부의 교육정책 실무진이 공평성과 효율성의 균형을 위해 노력해왔을 것이다. 지식기반사회에서의 핵심역량은 지식의 재생능력이 아니라 지식의 창출능력이다. 따라서 우리는 지식암기 위주의 학력에서 창의력과 문제해결 능력 중심의 역량으로 학력의 개념을 재정립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교육의 방향성이 아니라 실천의 문제에 당면하고 있다. 주5일수업제의 출구전략으로 선정(?)된 ‘sports day’가 인적·물적 지원을 통해 연착륙(soft landing)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문제점에 대한 해법을 고민해 봐야 한다. 첫째 획일적인 입시 위주의 교육과 서열 중심의 학교평가라는 구조적 문제이다. 이는 정부 주도의 제도 개선과 함께 스포츠 활동을 통한 교육적 가치실현이라는 적극적인 홍보활동이 필요하다. 둘째 복합 문화공간으로서 학교시설 구축의 문제이다. ‘sports day’를 가족과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교육 인프라 확충을 균형있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셋째 레드 오션(red ocean)을 블루 오션(blue ocean)화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적 문제이다. 왜냐하면 주말을 놓고 여행과 레저 산업, 외식과 공연 산업, 학원가의 주말반 등과 함께 교육적 목적성을 부여하는 수요자의 선택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즉, 제도적 울타리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부담이 매력적인 유인책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칫하면 사회계층간 교육적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는 발화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라, 당당한 선택이 될 수 있도록 ‘sports day’가 갖는 아젠다(agenda)와 이니셔티브(initiative)를 갖추어야 한다. 단순한 운동기능 습득이나 몇몇 특정 종목의 경기 리그 전개라는 형식적 틀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교육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문화로 승화시켜야 할 것이다.
교과부 등은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모든 초등교에 체육전담교사와 스포츠강사를 배치하고, 스포츠클럽 활동을 입시에 반영하겠다는 정책들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2015년까지 학생들의 스포츠클럽 등록률을 50%로 확대할 계획이다. 교과부는 초등 체육전담교사 전면 배치가 스포츠클럽의 비약적 확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4196명인 체육전담을 내년 5800여명, 2013년 1만명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3~6학년의 경우, 매주 3시간씩 체육수업이 있어 학년 당 6학급만 넘어도 산술적으로는 학년마다 체육 전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초등 스포츠강사도 크게 확대된다. 현재 1500명이 배치된 스포츠강사를 내년에는 전체 초등교와 150개 특수학교를 감안해 6004명으로 확대, 배치할 계획이다. 이에 소요되는 예산은 1060억원 정도로 문화부와 시도교육청이 4대6 비율로 충당한다. 내년부터 주5일 수업제가 전면 시행됨에 따라 수업이 없는 토요일을 ‘스포츠 데이’로 운영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학교 내 운동 강습, 스포츠 클럽·리그 전개 등 다양한 체육 활동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이를 전담할 토요 스포츠강사 5000명을 2013년까지 배치할 계획이다. 우선 올 2학기에 300명을 주5일 수업제 시범운영 학교에 우선 배치하고, 내년 2000명, 2013년 5000명까지 늘려나간다. 올 2학기 강사의 경우 시·도교육청이 운영 학교를 지정(7월)하고 학교장이 선발(8월)한 뒤 9∼12월에 배치해 운영한다. 강사 자격기준은 초·중·고 교원, 초등 스포츠강사, 학교운동부 지도자 등이며 사업예산은 문화부(국민체육진흥기금)와 시·도교육청(교육비특별회계)이 5대 5로 분담한다. 올해 예산은 교과부가 특별교부금에서 전액 지원한다.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2학기부터 정규 수업 과정과 연계·운영토록 시도 교육청과 일선 학교에 권장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방과 후나 토요일에 하는 스포츠클럽 활동을 초·중·고교의 창의적 체험활동 이수 시간으로 인정하고, 중·고교가 교양(고)·선택(중) 과목으로 개설하도록 권장할 방침이다. 이미 2학기 교과목과 과정 편성이 끝난 학교는 내년부터 적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교과부는 스포츠클럽 활동을 학교생활기록부(창의적 체험활동란)에 기록하고 입학사정관제 등을 통해 고입, 대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지난달 일선 학교에 운영 매뉴얼도 내려보냈다. 또 올해부터 시도교육청 평가(내년 발표)에 학생등록률을 반영키로 했다. 이 같은 방안들을 통해 교과부는 현재 38% 수준인 스포츠클럽 학생 등록률을 2015년까지 50%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교과부가 ‘축구, 야구 등 주말리그’, ‘운동하는 학생선수 프로그램’, ‘스포츠 클럽’ 등을 추진하면서 학교 체육의 환경이 변하고 있다. 여건도 좋아지고 있다. 내년부터 주5일수업제가 사실상 전면 시행되면 토요일은 ‘스포츠 데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정책들이 추진되면서 운동선수와 일반학생으로 완전히 2분화 됐던 학교 체육은 이제 ‘공부하는 학생선수, 운동하는 일반학생’이 서로 융화되고, 장기적으로는 학생들이 운동도, 공부도 열심히 건전한 마인드와 건강한 육체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학교 체육을 둘러싼 여러 가지 변화에 대해 사례와 정책, 전문가 시각 등을 통해 살펴봤다. 성적이 떨어진 학생은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는 고교 축구부. 수업을 받고 훈련을 한 뒤 다시 보충수업을 하는 초등학교 운동부. 지난 해부터 교과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부하는 학생선수 시범학교’에서 나타나고 있는 학교 운동부의 새 바람이다. 이 프로그램은 ‘공부하는 학생선수’ 뿐만 아니라 ‘운동하는 일반학생’까지 포함한 정책으로 지금까지 학업은 뒤로한 채 경기력 향상에만 집중하던 운동부의 관행을 깨는 것은 물론 입시위주의 교육정책으로 부진했던 일반학생들의 체육활동 참여도 적극적으로 유도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교과부는 지난해 1월 전국 12개 초·중·고를 시범학교로 선정해 지원하고 있는데 시범운영이 1년을 넘어서면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 ◆1승을 향한 일반 학생들의 도전(서울 상문고) = 한 때 서울대 야구부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일반 대학생들로 구성된 야구부가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준프로급의 다른 대학 야구부가 참가하는 대회에서 연패를 거듭하면서도 계속 도전하는 모습은 TV CF 소재로 쓰일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다. 바로 이 무모한 도전을 서울 상문고가 재연하고 있다. 지난 시즌 기록은 18전 전패. 4득점에 242실점. 서울 동부권역 최하위다. 하지만 학생들은 축구 때문에 즐겁다고 말한다. 지난해 교과부로부터 ‘공부하는 선수 시범학교’로 선정된 12개 학교 중 운동부가 없던 유일한 학교였던 상문고는 일반 학생들을 모집해 축구부를 만들었다. 반에서, 동네에서 ‘꽤나 공 좀 찬다’는 학생들이었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운동만 해온 다른 학교 축구부에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리그 운영 상 골득실 상황을 염두해둬야 했기 때문에 다른 학교 축구부는 상문고를 봐주지 않았다. 1년 리그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처참했지만 학생들은 즐거웠다. 학생들은 이 즐거운 게임에 계속 참가하려면 ‘성적이 떨어져서는 안 된다’는 규칙을 지켜야 한다. 규칙에 미달하면 경기에 나가지 못한다. 실력이 있어도 ‘후보 선수’가 되는 것이다. 학교는 훈련이 끝난 뒤 방과후학교를 통해 학생들의 성적이 떨어지지 않게 도왔다. 이같은 원칙을 바탕으로 축구부를 운영하다보니 시간이 흐를수록 ‘운동을 하면 공부시간을 뺏긴다’는 상식을 뒤집는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전교 200등대 학생들이 100위권으로 들어오는 것은 기본이고, 전교 40등까지 성적이 오른 학생도 있다. 이 학생은 장차 스포츠에이전트가 꿈이라며 밝히고 있다. 또 다른 학교에서 상문고로 전학 온 학생은 전교 547등에서 100위권으로 들어와 서울대 체육교육학과를 목표로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고 있다. 축구부 창단 때 영입된 김응규 코치는 “학생들이 ‘운동 때문에 성적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듣지 않기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공부도 더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경기 오산 성호초) = 역시 교과부 시범학교 중 하나인 경기 오산 성호초는 방과후 학교를 통한 축구부 학업지원을 통해 상문고와 비슷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학생선수들은 일반학생과 같이 수업을 듣고 훈련을 한 뒤 다시 방과후학교를 통해 학업을 보충하고 있다. 성과는 운동과 학업에서 모두 나오고 있다. 학년 평균 이하의 학생들이 평균보다 높아지고 있으며, 주말리그에서는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성과외에도 성호초는 일반 학생들의 체육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풋살, 복싱, 배드민턴, 씨름 등 많은 스포츠클럽을 통해 학생들의 건전한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것. 학교 관계자는“다양한 스포츠클럽을 통해 학생들의 스트레스를 건전하게 해소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연구결과에 따르면 운동을 하게 되면 뇌혈류 활동이 20%이상 증가돼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운동을 열심히 하는 학생이 공부도 잘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