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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김 기 임 경남 냉천초 병설유치원 교사·경남 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장 정부가 저소득층 유아의 유치원 취학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기로 한 것은 참으로 시기 적절한 조치다. 이것은 교육의 기회균등성을 실현하고 유치원 공교육화의 첫걸음을 내딛는 일로 평가될 만한다. 그러나 공사립 유치원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금 규모와 지원방법이 서로 현격한 격차를 나타내고 있어 또다른 공정성 시비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먼저, 단지 수업료 전액을 면제한다(취원아 월수업료의 80%를 지원하되 12만원은 초과하지 못하며 단, 수업료가 8만1000원 이하일 경우 전액 지원한다)는 배분방식은 농어촌 병설유치원의 空洞化를 초래할 수 있다. 경남의 경우, 병설유치원에 취원 중인 저소득층 원아 3138명에게 2억6938만1000원이 지원되는 반면 사립유치원 대상아 1398명에게는 6억3219만7천원이 지급될 계획이다. 이같은 수치는 저소득층 원아 수는 공립이 사립보다 2.3배나 많지만 지원 금액은 사립의 42.6%에 불과하다는 것으로 배분의 불공정성이 제기될 만하다. 농어촌 지역 만5세아는 대부분 저소득층이다. 그래서 병설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많다. 반면 사립유치원생의 가정은 비싼 수업료를 감당할 만큼 다소 여유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이런 지급방식을 취한다는 것은 국가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심화시키는 것 밖에 안된다. 사립유치원에 들어가도 수업료 부담이 없다면 대부분의 만5세아들은 차량이 지원되고 시설도 좋으며 정부의 지원금도 많은 사립유치원으로 몰릴 게 뻔하다. 결국 국가가 세운 병설유치원은 황폐화 될 것이 뻔하다. 경남지역 병설유치원은 역사가 20여년이 흘러 시설 대부분이 노후화 됐고 병설이라는 한계성으로 자료실, 유희실 등 기본 여건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또 차량도 지원되지 않아 초등교 학교버스에 편승하는 경우가 많아 불편하고 안전사고 위험까지 높다. 사정이 이렇다면 어떤 학부모가 사립을 외면하고 병설을 택할 것인가. 이는 많은 자원을 투자해 세운 국가교육기관을 황폐화시키고 유아 공교육화에도 결국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또다른 문제는 병설유치원 저소득층 원아의 수업료 지원액은 말 그대로 순수한 수업료 뿐인데 반해 사립 지원비에는 급식비, 차량 운영비, 운영비, 수업료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이는 학부형의 입장에서 볼 때 교육적 불평등 시비를 야기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지불보증전표제'가 이뤄져야 한다. 공사립 저소득층 원아가 같은 액수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유아교육기관에 취원하고 있는 만5세아 가정에 대해 동일한 액수의 전표를 배분함으로써 학부모가 자율적으로 교육기관을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원아에게 배분되는 지원액의 기준이 다르다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으므로 병설유치원에도 차량 운행비, 급식비 등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 단, 교사의 담임수당이나 시설 지원은 공사립간 차액을 둬 지원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소규모 병설유치원의 시설 개선을 위해 환경개선자금이 마련돼야 한다. 병설유치원의 취원율을 높이고 질 높은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노후화된 시설의 개선이 절대적이다. 교사의 전문성은 높고 교육비는 낮은 공립 유치원이 공교육화를 이끌어 가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본다. 교육의 출발점부터 우리 아이들이 불평등한 대접을 받지 않도록 교육당국의 숙고와 제도보완을 기대한다.
김대중대통령은 17일 청와대에서 김민하 교총회장과 이돈희 새교육공동체위원회 위원장, 이원우 교육부차관 그리고 임채정 국민회의 정책위원장, 국민회의 교육위 소속 박범진 김봉호 신낙균 설훈 의원 등을 초치해 교육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최근의 '학교 붕괴현상'과 교원 사기저하 문제 등 현안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교육대통령'으로서의 정책의지를 밝혔다. 이날 회의는 11월23일 교총이 주최하는 학교바로세우기 실천 교육자결의대회를 앞두고 위기상황으로 인식되고 있는 현안 교육문제를 타진하기 위해 청와대의 요구에 의해 소집되었다. 오찬을 겸해 2시간여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최근의 '학교 붕괴현상'과 교원 사기저하 및 수급 문제, 교육재정의 안정적 확보방안, 대학입시제도 개선 등 교육현안을 논의했다. 김민하 교총회장은 '학교 붕괴현상'의 원인을 정부의 교육정책추진 문제, 교원 사기저하, 교육재정 감축, 교단현장의 분열 등으로 진단하고 교원정년을 65세로 환원할 것과 안정적인 교원 연금제도 마련, 교육재정의 GNP 6%확보 및 교육세 존속, 교원 처우개선 등을 김대통령에게 건의했다. 김회장은 이와 함께 전문직단체인 교총의 대정부 교섭권 강화도 요망했다. 이날 회의에는 청와대에서 김중권 비서실장, 조규향 교문수석, 김성재 민정수석, 김한길 정책수석 등이 배석했다. /박남화 parknh@kfta.or.kr
교사·학생 73명 참여…3800명 조회 대전시교육청이 8월30일부터 9월30일까지 1개월에 걸쳐 '현장 체험학습 바람직한 방안'을 주제로 PC통신을 통한 사이버토론회를 개최한 결과, 교사와 학생 등 73명이 참여하고 3800여명이 조회하는 등 사이버토론이 건전한 토론문화의 형태로 자리잡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론에서 서병윤교사(갈마중)는 바람직한 체험학습 방향으로 ▲소집단별 조직으로 모든 계획을 조원들과 충분한 토의하에 수립해야 하고 ▲우리 주변의 것부터 체험하는 것이 좋으며 ▲지도자가 있어야 하고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하며 ▲학습후에는 반성과 평가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국진교사(선화초등교)는 "체험학습 장소보다는 주제가 무엇인가가 중요하며 학습목표를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송영일교사(동대전고)는 "오늘의 교육은 현장 체험학습을 통한 가정, 학교, 사회가 하나로 연결되는 통합형교육을 강조하고 있으므로 교육과정 프로그램에 적극 반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체험학습의 문제점으로 김성규교사(대전상업정보고)는 "학생 개개인의 취향과 흥미를 고려한 체험학습장을 찾기가 쉽지 않고 학생들은 아직도 체험학습을 '소풍'의 범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임경빈교사(신평초등교)는 "효율적인 체험학습을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현장체험 장소나 아이템의 개발이 요구되며 이에 대한 정보제공이 절실하다"며 정부지원 및 교육청과 학교의 정보교환 필요성을 제기했다. 대덕고 강현수학생은 "직접 체험하기 어려운 것들은 인터넷을 이용한 간접체험 학습으로 보완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밝혔으며 탄방중 이용하학생은 "학생들이 하루 공부 안하고 그냥 놀러갔다 오는 것쯤으로 생각하는 것과 학부모들의 부정적 시각, 입시위주의 교육 등이 체험학습의 문제점"이라고 말했다. 동대전초등교 오수비학생은 "보다 유익한 현장학습이 되기 위해서는 체험학습의 목표를 바르게 인식하고 자료준비 등의 노력이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 진지한 태도로 현장학습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시교육청은 우수토론자 5명을 선정, 상장과 함께 상품을 수여하는 한편 교사와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를 정해 수시로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이낙진 leenj@kfta.or.kr
국회 사회분야 대정부 질의·답변 김총리, "교육개혁 功過 따지긴 일러" 교육청문회 요구 거절 국회는 지난달 29일 본회의를 열고 사회·문화분야 대정부 질의를 했다. 이날 사회·문화 분야 질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정년단축과 명예퇴직으로 인한 초등교육 부족사태, 교육재정 악화, 교원사기 저하 등에 대해 정부를 성토했다. ▲김인곤의원(국민회의)=교육자는 명예와 자기철학과 양심과 긍지를 생명처럼 여기는 성직이다. 선진국가들은 교육개혁의 최우선 과제를 교원들의 사기앙양에 두고 있는 반면 우리 나라의 경우 사무직이나 기능공과 같이 취급했고 무리한 정년단축 등을 통해 교사들을 무능·부패집단으로 몰아붙이고 교사를 개혁의 대상으로 몰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획기적인 교원사기 앙양 대책과 교원수급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혀달라. ▲김정숙의원(한나라당)=(새정부의) 교육분야 최대공약은 교육재정을 GNP의 6%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새빨간 거짓말임이 판명되고 있다. 99년 4.2%, 2000년에는 4.1%로 급전직하하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교육에 얼마나 무관심하고 소홀한 지를 단적으로 증명해 주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실패한 교원정책과 무리한 정년단축 등으로 교원들은 정신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고 사기는 땅에 떨어질대로 떨어지고 말았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이런 저런 핑계대지말고 교원정년을 65세로 다시 환원하라. 교육선진국에서도 교원정년을 65세에서 70세로 상향조정하고 있는 추세다. 실패한 교육정책의 책임자에게 낱낱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교육청문회를 개최할 것을 제안한다. ▲박세직의원(자민련)=지금 학교교실에서는 3분의 1은 졸고 있고 3분의 1은 장난을 치고 있다. 또 학교 교사는 갈수록 자신감을 잃고 있으며 직업에 대한 회의심마저 생겨 학교를 떠나고 싶다는 마음을 피력하고 있다. 정부는 이와 같은 학교교육의 실종현상 교실 붕괴 현상을 어느 정도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대책은 무엇인가. ▲이재선의원(자민련)=초등학교의 경우 정년단축과 명예퇴직으로 교단을 떠나 교사부족현상이 심각하고 교사들의 근무여건은 더욱더 나빠지고 있다. 교원사기 앙양 방안이 무엇인가. 학교의 공공요금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특히 전기요금을 전액 면제해주든지 아니면 산업용 요율과 비슷한 수준으로 인하해야 한다. ▲조한천의원(국민회의)=현재 교직사회는 극도로 침체돼 있다. 공무원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연금제도의 불안감으로 인해 많은 교사들이 교단을 떠나고 있다. 수업중에 양치질을 하겠다며 나가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핸드폰으로 통화하는 아이들까지 있다고 한다. 결국 정부가 교육의 주체라고 하는 교사, 학생, 학부모와 함께 풀어야 한다. 초등교원 수급정책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 대책은 무엇인가. ▲김종필 국무총리=현행 교육세가 폐지될 경우 국세에 통합되는 교육세는 의무교육기관의 교원보수교부금제도로 대체하고 지방세에 통합되는 교육세분은 지방교육세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교원의 정년단축은 경제논리가 아니라 정체된 교직원 사회에 새로운 기풍을 일으키고 지식기반 사회를 대비한다는 교육논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 따라서 정년환원이나 조정문제는 이미 퇴직한 교원과의 형평성 문제 등으로 교육계에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수용하기가 곤란하다. 교원수급과 관련해 자질이 부족한 교사가 현장에 투입되는 경우가 없도록 내실있는 보수교육을 실시해 해결해 나가겠다. 실패한 교육정책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교육청문회를 실시해야 한다고 했는데 교육개혁의 성과는 장기에 걸쳐 나타나기 때문에 현재 그 공과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술잔이 사람 앞에 맴도는 '회돌이현상' 이용해 설계 우연아닌 고도 과학지식, 기술력 가졌음을 알아야 경주 포석정은 측벽을 다양한 크기의 63개 석재를 이용해 만들었는데 높이는 20㎝ 정도인데도 폭은 15㎝ 정도로 매우 안정된 구조로 되어 있다. 원래 포석정은 고래 모양을 따라 만든 수로로 물을 흐르게 한 후 물위에 띄운 술잔으로 술을 마시며 시를 읊고 노래 부르며 즐기도록 만든 것이다. 술잔이 자기 앞에 오면 옆에 놓아 둔 술을 술잔에 따라 마시면서 시를 한 수 짓는데 시간이 늦거나 제대로 짓지 못하면 벌주를 마셨다. 이러한 것을 유상곡수(流觴曲水)라는 시회(詩會)로 부르는데 중국의 동진시대부터 유행했으며 일본에도 여러 유적이 있다. 여기서 주목을 끄는 것은 포석정이 중국, 일본과 달리 술잔이 사람 앞에서 맴돌도록 설계되었다는 것이다. 잔이 어느 자리에서 맴돌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유체역학적으로 와류(渦流:회돌이)현상이 생기도록 설계했기 때문이다. 회돌이 현상이란 주 흐름에 반하는 회전현상으로 소용돌이 현상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회돌이 현상을 만들어 술잔이 돌게 한 것은 실용적 면에서 매우 특이한 예다. 공학적으로 볼 때 회돌이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설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회돌이 현상이 일어나면 물이 흘러가는 면에서 충돌이 일어나 에너지 분산이 일어나므로 효율적으로 매우 불리하기 때문이다. 우주선을 발사하기 직전 액체 연료 탱크 안에 있는 액체연료의 온도를 목표 온도까지 순간적으로 올릴 때에도 이같은 문제점이 생긴다. 그러므로 우주선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시 사용되는 액체연료 탱크의 설계나 각종 음료의 살균을 비롯한 실용적 용도를 위해서는 회돌이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설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포석정에 이런 고차원적 과학기술이 접목되었다고 설명하면 그런 현상을 우연히 발견, 건설하였을 것이라고 생각할 지 모른다. 그러나 포석정에서 회돌이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연히 발견되어 시공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회돌이가 형성되는 각 단면의 형태가 다르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10여 곳의 회돌이가 생기는 곳 중에서도 2개의 주 회돌이 현상이 나타나는 곳은 매우 세심하게 돌의 곡선을 깎은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회돌이 형성 부분에 따라서 구조를 달리 만든 것은 신라인들이 유체이동에 대한 많은 지식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 나는 신라인들도 포석정의 회돌이 현상을 정확히 포착하기 위해 유럽인들과 마찬가지로 수천 번 이상의 실험을 거쳤다고 확신한다. 흘러내리는 물의 양, 속도, 수로의 형태와 폭·깊이, 표면장력, 술잔의 형상·크기·질량·초기의 위치 등을 치밀하게 고려해가며 반복 실험을 했음이 틀림없다. 실무 공학적 면에서는 가능한 발생되지 않도록 하는 회돌이 현상을 역으로 자유롭게 나타나도록 설계했다는 점에서 포석정은 아무리 과찬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선조들의 이런 업적은 결코 우연에 의한 것이 아니라 고도의 과학적 지식과 기술의 바탕에서 이루어진 것임을 꼭 기억할 필요가 있다.
마음의 문이 열릴 때까지 김 영 관 1. 손으로 말하는 아이들 창조했던 것이든 부여받은 것이든 잃어버린다는 건 분명 슬픈 일이다. 하물며 그것이 인간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육신의 일부분임에랴 더할 나위 없는 비애(悲哀)가 아니겠는가. 듣지 못하고 그로하여 말을 할 수 없는 청각장애인의 수가 우리나라에는 약 14만 여명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전국 19개교의 청각장애아를 위한 특수학교에서도 약 3000여명의 학생들이 손으로 말을 하고, 듣고 입모양을 보고 말을 읽는 신비스런 교육을 받고 있다. 소중한 청각을 잃어버렸음에도 불구하고 결코 신(神)을 저주하거나 운명을 증오할 줄 모르는 저토록 순진무구하고 해맑은 눈동자들 속에서 나는 26년이란 짧지 않은 세월을 특수학교에서 이 아이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지내왔었다. '친구에게 여행을 함께 오겠습니다' '구두로 물이 있어 양말을 꺼냈습니다' 위의 문장은 청각장애 학생들이 '친구와 함께 여행을 다녀오겠습니다'와 '구두에 물이 스며 양말을 벗었습니다'의 뜻을 표현한 글이다. 청각장애아는 어릴 때부터 듣지 못함으로 하여 자연적인 방법으로 말을 습득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그들의 머릿속엔 '말하듯이' 쓸 수 있는 언어개념(言語槪念)이 형성되어 있지 못하여 어휘수가 부족할 뿐 아니라 조사(助詞)나 어미변화(語尾變化), 그리고 시제(時制)에 대한 감각이 둔하여 문장이 매우 서툴게 표현되는 경향을 보인다. 바로 위에 든 예문이 그것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 또한 일반 건청아동들은 학년이 올라 갈수록 어휘수가 늘어나고 문장력도 다양하게 길러지는데 반하여 청각장애아들은 학년이 올라가도 기대만큼 문장력이 잘 길러지지 않는다. 바로 언어개념의 형성 여부에 따른 결과 때문인 것이다. 그리고 건청아동은 주위에서 듣는 여러 정보를 통해 하나를 가르치면 능히 응용하여 열을 알 수도 있지만, 청각장애아는 열을 가르쳐 하나를 깨우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과 '장애아교육은 반복'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먼저 알아야 했다. 그만큼 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것이 특수교육이었다. 또 한편으로 언어의 존재를 심어 주기 위하여 끊임없는 언어지도를 병행해야 했었고, 청각장애인의 모국어인 수화(手話)도 익혀 이 아이들과의 대화를 완벽하게 해나가는 것 또한 중요한 임무중의 하나임을 깊이 알아야 했다. 1교시가 끝나고 10분간의 휴식시간이 되었다. 지금 교실창가에 두 학생이 마주 앉아 현란한 손짓과 갖가지 표정으로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쳐다보면서 문득 내 지난날의 세월들을 가만히 돌이켜 본다. 청각장애를 가진 내가 어떻게 소리를 잃은 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특수교사가 될 수 있었던가. 생각해 보면 그것은 한편의 드라마를 연상시키는 사연이기도 했었다. 2. 가시밭길을 헤치고 내가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던 무렵이었다. 어느 날 부터든가 내 두 귀에선 이상한 소리가 갑자기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 소리는 마치 무더운 여름 한낮에 시끄럽게 울어대는 매미소리같기도 했고 또 어느땐 깊은 산사(山寺)에서 울려오는 은은한 종소리 같기도 했고, 어느땐 깊은 밤 귀뚜라미 울음소리 같기도 한 실로 이상야릇하기만 한 소리였다. 그리고 이 이상야릇한 이명증세(耳鳴症勢)와 함께 점차 벽시계의 초침소리도, 시간을 알리는 괘종소리도 들리지 않게 되어 갔고 이후로 난청은 세월을 타면서 점차 그 도(度)를 더해 갔었다. 그토록 즐기던 감미로운 음악과의 연도 끊어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아들이 하나뿐인 우리 집안은 온통 초상집 같은 분위기가 되어버렸고 그날부터 부친께서는 나를 데리고 이 병원, 저 병원을 찾아 다녔으나 병원마다 대답은 시원찮은 반응뿐이었다. “고막은 이상이 없는데 증세를 보니 청신경을 다친 것 같습니다”“어릴 때 관절염으로 주사를 많이 맞았다니 그 부작용으로 청신경이 상한 것 같습니다”라는 진단뿐 현대의학으로선 어쩔 수 없다는 결론만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럴 때 나는 현재의 내 조건으로는 어울리지 않는 높은 장벽 같은 대학교라는 문을 들어서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이맘때 나는 운명이란 생각하기에 따라서 비극이 아닌, 희망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책을 통해 깨우칠 수가 있었고 우연히 읽은 "헬렌켈러"전기에서 커다란 용기마저 얻을 수가 있었다. 프랑스의 소설가 생떽쥐페리는 '인간은 장애물과 겨루어 볼 때에 비로소 자기의 진가(眞價)를 발견할 수 있다'고도 하지 않았던가. 조용히 돌이켜 보면 학우들에게서 강의노트를 빌려 보고, 대학도서실에 틀어박혀 책과 씨름하며 듣지 못한 내용을 보충해 나가는 조금은 삭막한 나날들이 내 대학생활의 전부가 아니었던가 싶다. 그러다가 1958년 징집연도가 되어 나는 남들과 똑같이 신체검사를 받게 되었다. 그러나 그때만 해도 나는 진행성 난청으로 잔청이 조금 있었는데다가 내 스스로 터득한 독화(讀話:말하는 입모양을 보고 말뜻을 알아내는 방법)를 활용하면 마주 앉은 자세에서는 대화가 가능했으니까 담당 군의관은 내 난청을 인정해 주지 않았었다. 귀를 아무리 검사해 봐도 외형상 이상이라 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고 어디까지나 내 자각증상에서 오는 난청이기에 나로서는 더 이상 어떻게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1959년 11월에 입대하여 우여곡절을 겪으며 의병제대하기까지 만 1년의 군대생활을 체험하게 되었다. 이 짧은 기간이 내겐 무척 고통스런 기간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결코 잊을 수 없는 많은 추억을 간직하게 해 주었고 내 인생의 커다란 체험교육장이 되어 주기도 했었다. 그리고 제대를 한 그 이듬해 봄에 다시 대학에 복학을 했다. 그 전에 하던 방법대로 강의노트를 빌려 보고 도서관에서 관련 책을 탐독하며 노력한 결과는 때로 장학금 혜택의 기회도 제공해 주었고 '하면 된다'는 신념을 갖게 한 계기가 되어 주었다. 하지만 대학을 어렵게 졸업하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으나 내 앞에는 또 하나의 커다란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취업시험에 응시하여 요행히 1차 관문을 통과하더라도 어김없이 면접시험이 기다리고 있었고, “귀가 잘 안 들린다지요. 그러면 전화통화는 불가능하겠군요”라는 한 마디에 나는 조용히 자리를 일어서야 했던 것이다. 이 암울한 시기에 내 유일한 벗은 책이었고 책속에서 위안을 찾고 용기를 잃지 않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반짝이는 무진장한 지혜 속에 묻혀 마음을 다스리곤 했지만 무언가 할 일은 분명 찾아야만 했었다. '절망이란 희망을 전제로 한 언어이며 불행이란 행복을 은닉한 낱말'일 뿐이라고 문자에 고운 물감칠을 하면서 쓰린 마음을 다독이며 지내고 있던 어느날, 우연히 한 시골 고등공민학교에서 선생님이 없어 안타까워하고 있다는 사연을 듣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 이런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이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도 내 인생에 한 보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하고 나는 거길 찾아가 보기로 했다. 교장선생님을 만났더니 두말없이 환영을 하면서 고맙다고 하는 것이었다. 나는 보청기를 한쪽 귀에 끼고 다른 선생님들이 어려워하는 수학이랑 국어를 열심히 가르쳐 주기 시작했다. 처음 서본 교단이라 서툴기만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익숙해지기 시작했었고 나중엔 우습게도 아이들로부터 '수학박사'라는 싫지 않은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날, 모교에서 임시중등교원 양성소가 개설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거기에 입소하게 되었다. 나는 일반대학 출신이라 이때까지 교사자격증이 없었고 기왕 교단에 서기 위해서는 이 교사자격증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이곳에서 여름과 겨울방학 동안 교육을 받고 중등 2급정교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으나 경영난으로 끝내 학교가 문을 닫게 되어 2년 남짓 일하던 정든 고등공민학교를 떠나게 되었다. 그후 잠시 일반 중학교 국어교사로 근무하였으나 예기치 못한 차별대우와 몰이해를 견디지 못하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6개월만에 사임하고 말았다. 이때에야 비로소 나는 나보다 어렵고 불우한 청각장애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제부터는 내 일생을 이 아이들과 함께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처음 두 곳의 사립 특수학교를 잠시 거쳐 1976년 본교 개교와 동시에 순위고사를 거쳐 발령을 받게 되었는데 그로부터 벌써 26년이란 세월을 맞고 있는 것이다. 3. 특수교사가 되어 문득 첫 수업차 교실에 들어갔을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히 떠오른다. 청각장애아에 대한 깊은 지식도 부족하고 게다가 수화도 잘 모르던 내가 귀가 안 들리고 말도 못하는 아이들을 상대해서 어떻게 했을 것인가. 정말 당황스럽고 진땀 나는 시간이기만 했다. 무어라고 요란한 손짓을 하며 입을 벙긋거리는 그들의 대화를 알 수가 없었고 또 처음 대하는 선생님에게 무언가 질문공세를 하는 것 같은데 무슨 뜻인지 알아야 대답을 할텐데 정말 안타깝기만 했다. 그래서 이 방법이 어떨까하고 칠판에 다 글로 내 의사를 표현했더니 말똥말똥한 눈으로 쳐다는 보는데 아무래도 글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 같았다. 그래서 좀 더 쉬운 대화부터 시작하기로 하고“국어 공부가 재미있니”라고 썼더니 “예, 재미 많이 있고 어렵고도 많아요”라고 표현하는 것이었다. “선생님과 함께 앞으로 즐거운 생활을 하자. 좋으니”라고 썼더니“즐겁게 공부하는데 재미있는 놀자.”라고 쓰는 것이었다. 위의 글을 바로 잡으면 “예, 재미가 있지만, 무척 어려워요”와 “즐겁게 공부하고 재미있게 지내고 싶다.”라는 뜻이라 하겠다. 이런 시간을 되풀이하면서 나는 이들이 언어개념이 없기 때문에 글쓰기를 무척 어려워하고 또 조사나 어미변화, 그리고 시제 표현이 난감한 문제중의 하나라는 것을 차츰 알게 되었다. 수화도 열심히 배워야 했고 또 한편으로 기본 발성, 발음, 그리고 독화지도에도 정성을 기울여야 했다. 잔청을 개발하기 위해 보청기를 귀에 끼워 청능훈련도 시키고 많은 말을 하도록 하여 말의 존재를 심어주고 나아가 언어개념 형성에 도움이 되게 해 주어야 했다.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무척 힘들고 어려운 일을 떠맡았구나'하는 생각이 늘 떠나질 않았다. 그리고 이 아이들에게 기본 문장만이라도 쉽게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나는 저학년 국어교과서에서 약 50개의 기본 문형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은(는) ~다'에서 시작해서 '~은(는) ~에서 ~을(를) ~다'에 이르기까지 문형체계표를 만들어 문형마다 기본 문장을 예로 삽입하고 이를 충분히 설명한 후, 그날 가르친 문형마다 숙제를 주어 문장을 만들어 오도록 하고 이를 일일이 검사하여 붉은 펜으로 잘못된 곳을 수정해 돌려주면서 다시 익히도록 하는 지도방법을 실시해 나갔다. 그리고 청각장애아는 어려서부터 언어를 사용한 의사소통경험이 없어 의견교환이 불완전한 집단 속에서 자라났기 때문에 성격상 다소 충동적이고, 자기중심적이며 고집이 센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바른 성격 형성을 위해서도 세심한 지도를 해야 했다. 한편 인간이 다 그렇듯 이 아이들에게도 개인차가 심했고 개성과 소질이 다르기 때문에 가능한 한 수준에 맞는 수업을 하려고 애를 썼으며 타고난 재능을 기르기에도 무척 정성을 쏟아야했다. 어느 아이는 놀랍게 문장력이 향상되어 전연 청각장애아답지 않은 표현력으로 나를 놀라게 했었고, 어느 아이는 수학에 무척 재능이 있어 어느땐 문제를 나보다 먼저 풀고 득의양양해 하는 대견한 모습도 대하면서 정말 얼마나 흐뭇했었는지 모른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중학부에 다니는 P라는 학생이 도벽이 심하여 담임선생님이 무척 속을 썩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이 P학생은 기숙사에서 생활하는데 그동안 기숙사에 있는 학생들의 금품을 수차례 훔친 일이 있는데다가 요 얼마전에는 교실에 있는 선생님의 손가방에서도 금품을 훔친 사실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아직 실토를 하지 않고 있어 심증은 가는데 증거가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상담을 해 보니 우선 그 학생이 단순히 도둑질이란 게 얼마나 나쁜 것이며 인격에 장애가 된다는 사실을 느끼지 못하고 저지른 행동이란 걸 알게 되었다. 즉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이성(理性)의 힘이 약한데서 비롯된 일이었던 것이다. “지금 너의 잡비가 얼마 남았느냐” “3천원 정도 남아 있습니다” “그러면 그 돈을 다 쓴 후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집에 가서 부모님에게 얻어 올 생각입니다” “부모님이 만약 주지 않는다면”하고 물었더니 한참 묵묵부담이다가“그냥 없는 대로 지내겠습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이 학생의 부모는 제때제때 잡비를 잘 주지 않았으며 평소 이 학생은 자기 분수를 모르고 이것저것 낭비하는 습관이 있음을 알기에 이 습관부터 고쳐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담임 교사에게는 꼭 필요할 때 외에는 잡비를 주지 말라고 하고 부모님께 연락을 하여 전후사정을 이야기하고 잘 설득하여 교육상 꼭 필요한 일이라는 당부와 함께 정기적으로 얼마간의 잡비를 꼭 좀 보내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어려운 형편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부모는 그대로 실천해 주었고 나는 틈만 나면 P학생을 불러 도덕의 소중함과 부모의 입장, 그리고 훔친다는 것이 왜 나쁜가를 일화를 섞어가며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점심시간에 서로 웃으며 이야기를 하던 중 우연히 선생님 손가방의 금품도난 얘기가 나오게 되고 사람에게 일생에 한 두 가지 실수는 누구에게나 있다는 말과 함께“그때 왜 그랬지”하고 물으니 “밤에 기숙사 학생들이 슈퍼에 가서 빵이랑 과자를 사 먹는 것을 보고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훔쳤습니다”고 하는 것이었다. “사람은 평생에 실수를 가끔 하지만 그 실수가 얼마나 나쁜가를 모르고 지내는 사람이야말로 정말 불쌍한 사람이야. 너는 그 실수가 나쁜 것을 알고 바른 대로 말하고 반성을 했으니 너는 나쁜 사람이 아니야. 앞으로는 절대로 그러지 말아라”고 했더니 밝은 얼굴로 잘 알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후로 이 학생에게 다시 그런 일은 없었다. 강압이 아닌, 사랑을 전제로 한 교육의 힘이 위대함을 나는 이 일화를 통해 알게 되었다. 그리고 특수교육을 하다가 보니까 또 하나의 절실한 문제에 부딪쳐야 했다. 바로 학부모교육이었다. 특히 특수교육은 절대로 학교교육만으로는 성공하지 못한다. 교사가 아무리 열과 성을 다해도 부모가 관심이 없고 가정교육이 소홀해서는 기대이하의 목적밖에 달성할 수가 없는 것이다. 다시말해 청각장애아교육은 학교와 가정이라는 두 악기의 조화로운 이중주가 이루어질 때만이 그 가능성이 무한대로 커지게 되는 것이다. 대개 장애아를 둔 부모들은 혹시 유전(遺傳)관계가 아닌가 걱정을 하기도 하고 전생에 지은 죄때문에 아닌가 고뇌하는 경우도 있고 장애자녀를 둔 것에 거부감이나 부끄러움을 갖고 기숙사에 수용하기를 원하는 경우와 그냥 무관심으로 방치하는 경우도 볼 수가 있다. 그래서 부모상담과 학부모교육을 통하여 부모의 마음을 달래주고 특수교육의 무지를 일깨워 주는 한편으로 가정교육의 중요성과 방법을 가르치는데도 학생교육 못지않게 정성을 기울여야 했다. 또 한편으로 그냥 방치되어 있는 청각장애아들의 취학률을 높이기 위하여 해마다 방송국에 홍보를 의뢰하고 신문사에 글을 기고하여 적극적인 활동을 펴 나가야 했다. 길 잃은 한 마리의 불쌍한 양이라도 찾는 심정으로…. 1970년대에는 특수학교의 시설비 투자가 매우 빈약하여 1976년 4월, 본교에 처음 발령받아 왔을 때에는 교실만 뎅그러니 4채가 지어져 있을 뿐 주위에는 온통 울퉁불퉁한 흙더미에다가 약간 높은 지대라서 위험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오전 수업이 끝나면 학생들에게 '우리 힘만으로도 마음껏 좋아하는 축구도 하고 뛰어 놀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들어 보자'고 설득하여 매일 오후가 되면 전 직원과 학생들이 돌을 모아 버리고 석가래를 얽어맨 다음 그 위에 큰 돌을 얹어 운동장을 고르고 리어카 두 대에 흙을 담아 부어 제방을 쌓는 일을 계속해 나갔다. 또 한편으로 인근 산에서 야생꽃이랑 잔디를 캐어 와서 조그만 화단을 조성하며 삭막하기만 한 교정(校庭)을 꾸며 나가기도 했었다. 그 당시 학교에 다녔던 졸업생들이 지금은 의젓한 사회인이 되어 운동회나 졸업식 때는 가끔 만나게 되는데 옛날 초창기 때의 고생담을 늘어놓으면 '다 후배들을 위한 고생이 아니었겠습니까. 지금의 발전된 모교를 보면 그저 자랑스럽기만 합니다'라는 얘기를 듣고는 얼마나 가슴이 뿌듯했었는지 모른다. 4. 이 걸음 다할 때까지 청각장애자들과 함께 하면서 느낀 또 하나의 문제는 대개가 가정이 빈곤하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특수교육이 초·중등은 의무교육이요, 유치부와 고등부는 무상교육으로 학비부담에 대한 걱정은 없으나 잡비나 학용품 준비 등에 따른 경비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아서 안타까웠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이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하여 각계에 호소도 하고 부탁도 해서 공책, 연필 같은 학용품과 비누, 치약 같은 일용품을 때때로 기증 받아서 나눠주기도 하면서 어려운 교육을 이끌어 나가야 했었다. 요즘 '촌지'(寸志)라는 낱말이 신문지상에 나돌면서 꽤나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모양인데 정말이지 특수교사들에겐 먼 나라의 이야기 같은 사실로만 받아들여진다. 오히려 우리의 주머니를 털어 빈곤 학생을 도와주기도 하고 장애인 체육대회가 열릴 때는 출전 학생들에게 불고기 파티도 열어 주는 등 실로 '베푸는 교육'만을 실시해 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나는 헨리·반다이크의 '무명교사 예찬시'가 묵묵히 일하는 특수교사를 위한 시가 아닌가 때때로 생각하곤 한다. 그리고 청각장애학생들에게 나는 늘 '나는 너를 이해한다' '나는 너를 믿는다'라는 말을 마음속에 심어 주기에 무진 애를 써야만 했다. 우린 서로 통한다는 환경을 조성해 주지 못하면 이 아이들은 마음속 깊은 문을 좀채로 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서로간의 마음속에 이해가 없고 믿음이 없는 상황에서 닫힌 마음으로 이루어지는 교육이란 껍데기 교육일 뿐일 테니까. 숨은 재능을 찾아 개발해 주는 일에도 정성을 기울여야 했었고, 또 한편으로 장애자녀를 둔 눈물의 부모를 위로하며 일깨워 주어야 했었고, 신문이나 기관지 같은 곳에 글을 기고하여 장애인의 인식개선을 도모하는 일에도 앞장서야만 했었다. 또 한편으로 뚜렷한 해결점이 없이 어렵기만 한 청각장애아교육의 난제(難題)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끊임없는 연구도 뒤따라야 했으니 내 할 일은 정말 태산같기만 했다. 정말 그랬다. 사명감과 희생정신 없는 특수교사는 결코 영원할 수가 없고 이러한 사명감과 희생정신에 투철한 난청교사는 분명 특수학교에 필요하다는 하나의 징표로서 나는 존재하고 싶었다. 내 비록 이 아이들에게 귀를 열어 주진 못해도 더 많은 것을 얻고 더 소중한 것을 배울 수 있는 마음의 문을 반드시 활짝 열어주리라 다짐해 본다. 이 걸음 다할 때까지 이 외로운 길을 나는 꿋꿋하게 걸어가리라. 소리 없는 세상이라도 외롭지가 않아요. 파아란 하늘에 맑게 떠가는 흰 구름의 속삭임소리는 들을 수 있으니까요. 벙어리라 손가락질해도 슬퍼하지 않아요. 하이얀 밤 눈이 내리면 송이송이 눈송이들과 밤새워 이야기도 나누니까요. 언제나 홀로 여도 외롭지가 않아요. 비둘기가 물고 온 은빛 햇살에 막 잠을 깨는 새순이 모두 내 동무인걸요. 詩: 외롭지 않아요 춘천계성학교 교사
가출학생 절반이상 "도움됐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활성화 시급 "세상에 어울리지 못했다고 비웃고 손가락질하기보다는 좀더 따스한 손길로 이해해 주고 영혼만은 살아있는 걸 알아주는 것, 그것만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청소년 가출은 이제 소수의 문제학생이나 불량학생에게만 발생하는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그 수가 증가하고 있는 심각한 사회문제. 이는 개인의 심리적·발달적 특성에 의해서라기보다 가정이나 학교 지역사회의 영향에 의해 발생한다고 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출은 청소년의 교육권을 저해할 뿐 아니라 범죄와 같은 반사회적 행위를 유발시키는 가교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 심각성이 더하다. 이같은 청소년 가출에 대한 대책으로 '쉼터'를 더욱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1일 서울시립 청소년쉼터(총재 이철옥) 주관으로 가출청소년 문제와 쉼터의 역할을 진단하는 세미나나 열렸다. 김기환 연세대교수는 "가출 청소년에 대한 대책은 가능한 빠른 시간에 자신의 가정으로 복귀하는 것을 돕고 습관적인 재가출을 방지하는 것에 일차적인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부득이하게 가정복귀가 어려울 경우 사회가 이들을 수용 보호하면서 이들과 자립과 재활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교수는 이를 위한 기관으로 전문보호기관 쉼터 설립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전국 32개의 쉼터를 엮는 '청소년상담소 쉼자리 전국연합회'가 결성된 상태. 김교수는 가출 청소년을 위한 쉼터가 정보제공과 의뢰, 개별상담, 일시적 쉼터, 약물남용 프로그램, 사례관리, 가족 상담, 식사 제공, 정신건강 서비스 의뢰 등 30여개에 이르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를 사례로 들며 "쉼터가 이러한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은 채 단순 보호하거나 심리 치료적인 서비스만을 제공한다면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할 수 없으며 효과도 낮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향초 협성대교수는 부산 청소년쉼터에서 실시한 자료를 통해 입소자들이 대체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2주일 정도 입소했고 쉼터의 생활에 대해 과반수 이상(56.0%)이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또 가출 및 문제행동 감소에 있어서는 도움이 됐다는 응답이 47%, 그렇지 않았다는 응답이 19.7%로 나타났고 자신감 회복의 경우 41.5%가 도움이 됐고 15.2%가 도움되지 않았다고 반응했다. 가족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도움이 됐다는 응답이 44.6%,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응답이 16.6%로 나타났다. 그러나 김교수도 현재 쉼터의 성격이 숙박시설의 일종인지 상담소인지 구분이 모호할 정도라고 지적하고 "가출청소년 쉼터, 가출청소년 위기전화, 대안학교, 가출청소년의 취업을 도와주는 기관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김교수는 이밖에도 거리상담 활성화, 욕구에 부합된 프로그램 및 가족상담 프로그램 개발, 교육기회 확대 등을 제안했다. 구로 청소년쉼터에 입소했던 문지연양은 "쉼터에서의 생활은 지친 몸을 쉴 수 있게 해줬고 나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며 "가족에게 외면당하고 꾸중만 듣던 우리에게 쉼터의 선생님들이 보여준 관심과 사랑은 절망을 용기와 희망으로 바꾸어 주었다"고 말했다. /임형준 limhj@kfta.or.kr
한국진로교육학회 추계세미나 프로그램 자료 및 전문성 부족 때문에 특기적성 교육은 아직 초기 시행착오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 한국진로교육학회(학회장 장석민) 5일 '2002년 새 대입제도와 특기적성 교육의 방향'을 주제로 추계 세미나를 개최했다. 장석민 진로교육학회장은 기조강연을 통해 "특기적성 교육이 활성화되려면 운영방법이 확립돼야 하고 행정적 지원체제도 확립돼야 한다"고 전제하고 경연대회의 정예화, 지역사회와의 협력 체제 구축, 질 높은 강사의 양성 공급체제 구축 등을 지적했다. 장회장은 특히 특기적성 교육의 결과가 학생생활기록부에 기록되는 방안을 강구하고 경연대회에 참가하고 입상한 경력을 포함한 특기적성 교육활동의 결과가 중요한 입학 전형자료로 활용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일동 서울동작고교사는 현행 특기·적성 프로그램의 현황과 문제점을 지적했다. 정교사에 따르면 교과 관련 프로그램의 경우 초등학교는 거의 실시되지 않고 있으며 예체능 교과에서 인물들의 전기를 소개하는 정도로, 일반교과에서는 진로와 직업개념과 관련해 강조하는 정도로 그치고 있다. 중등학교의 경우에도 각 시·도에서 진로 및 진로상담 시범학교나 연구학교를 실시하거나 선도·거점학교를 제외하고는 특기·적성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한 학교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방과후 관련 특기·적성 프로그램의 문제점으로는 국·영·수 위주의 보충수업이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방과후 교육 활동에 대한 긍정적 인식 전환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한 현직 교사가 방과 후 교육활동 강사로 참여시 강사료를 지급할 수 있는 근거가 미비하고 학생과 학부모가 희망하는 다양한 강좌 운영에 필요한 시설, 교육자료 및 우수 강사 확보가 곤란한 것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땜질식 중초임용' 전문성 짓밟아 명퇴 억제·학급당학생수 조정을 언론이 교사 '氣살리기' 앞장서야 정년단축과 대규모 명퇴로 빚어진 초등교사 부족사태가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전국 11개 교대가 1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연 '초등교원정책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정부의 무원칙한 교원정책을 강력히 비난했다. 아울러 초등교사 수급의 단-장기 대책과 교권 신장 방안을 제시했다. '초등교원의 수급, 무엇이 문제인가'를 발표한 김종호 교수(서울교대)는 "땜질 충원을 하고도 아직 3300여 명의 교사가 부족해 근무조건이 열악한 일부 도서 학교들은 하루종일 체육만 하는 등 파행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어 "내년에도 부족 교사 1만9천5백여 명중 기간제 교사로 66%를 채울 계획이어서 초등교단이 비전문가로 채워질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김교수는 중등 자격증 소지자가 기간제 전담교사로 충원되면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즉 단기보수교육만을 받은 기간제 전담교사는 초등교과의 통합적 성격과 전인교육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지식전달자로서의 역할에 그칠 가능성이 높고 초등 교직에 대한 소명의식도 매우 부족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교수는 "올해 보수교육을 통해 나간 전담교사 중 비사대 출신이 51.5%나 된다는 점도 초등의 전문성을 더욱 떨어뜨릴 것"이라며 "교대 출신과 비교대 출신간의 갈등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점을 지적한 김교수는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단기 및 중장기 대책을 제안했다. 단기안으로는 우선 정년환원이 제시됐다. 김교수는 "교원 정년을 다시 65세로 환원하거나 적어도 63세로 조정해 금년과 내년의 교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자"고 말했다. 또 "명퇴 수당 적용 연령을 내년까지만 65세로 하지 말고 2년 정도 연장해 대규모 명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학급당학생수를 지역여건을 고려해 1∼2 정도 늘려 학급을 감소시키고 명퇴교사의 계약제 활용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중장기 대책과 관련 김교수는 "교사 충원시 초등 교육의 전문성을 습득할 만한 충분한 연수기간을 갖도록 하고 적정한 수준의 체벌을 교육적으로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경제적으로 보수를 현실화 해 우수한 인력을 유인하는 방안도 내놨다. 교사양성과 관련해서 김교수는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을 연장하는 시점에서 교대를 유아 교사와 특수 교사 그리고 중학교 교사를 함께 양성하는 교원종합대학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에서 한국교육신문사 박남화 취재부장은 ""지적했다. '지금 왜 교권을 말해야 하는가'를 화두로 꺼낸 심성보 교수(부산교대)는 "교권은 배타적인 권리가 아니라 학생의 인권과 학습권에 의해 조정되고 제한되는 권리"라고 정리했다. 이어 최근의 교권 추락 현상에 대해 "무엇보다 국민정부의 밀어붙이기식 교육개혁이 불러온 사태"라며 "특히 수요자중심의 논리, 오도된 열린교육 그리고 학교운영에 대한 학부모의 부당한 개입이 교권의 약화를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또 군사정권 시절에 이뤄진 교원들의 굴종의 역사와 아직도 봉건주의적인 학생 지도체제에 의존하는 교사들의 의식에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심교수는 현재의 교육개혁이 지속된다면 교권과 교실, 나아가 교육이 붕괴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11개 항의 처방전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우선 교사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경제적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교권의 경제적 기반을 마련해 교육을 잘 할 수 있는 기대효과와 유인동기를 조성하자는 것. 그러나 심교수는 교권의 기반은 교사의 '전문성'이라고 지적했다. "진정한 권위는 교과지도상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에서 나온다"는 심교수는 "이를 위해 지속적인 연찬과 연구활동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교사의 권리 주장과 학생의 권리 주장 사이에 벌어지는 다양한 욕구들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설득시키고 합의하는 인권교육은 교사 자신의 교권과 학생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길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영 정 "잔디 운동장은 학교 및 지역사회의 체육활동, 각종 발표회, 공연장으로 활용될 수 있어 주민들의 애향심과 문화공유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학교운동장 잔디 조성에 대해 일부가 반대하는 것을 보고 안타깝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가장 중요시해야 할 일선 교단의 실상과 교육수요자의 중론을 외면한 것 같아서다. 몇 년간 호주, 일본, 미국의 여러 초·중·고교를 방문했을 때 잔디와 우레탄이 깔린 운동장에서 체육과 특별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고 부러워 한 적이 있다. 선진국들은 흙 대신 일찍부터 운동장에 잔디와 우레탄을 입혔지만 관리상 문제로 체육활동이 위축됐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오히려 우리는 비잔디 운동장으로 인해 교육활동에 많은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비단 체육활동 뿐만 아니라 교실이 불결해 지고 바람 부는 날이면 흙먼지가 일어 아이들이 손으로 눈과 입을 막는 진풍경이 나타나고 있다. 또 타박상 등 보건안전사고가 자주 일어나고 이른봄 해동 때나 우천시에는 진흙탕물로 체육활동이 불가능하며 되풀이되는 토사 유출로 복구 노력과 경비지출이 많은 문제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관리 명목상의 출입통제'를 걱정하는데 우려할 바가 아니다. 왜냐하면 체육 교육과정이 체조, 육상, 게임, 표현, 체력, 보건활동 등 6개 영역으로 구성돼 있는데 운동장보다는 실내체육활동이 주류를 이루기 때문이다. 또 학교규모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모든 체육시간을 운동장에서 한다 하더라도 잔디의 자람에는 문제가 없다는 실증적 사례도 있다. 잔디 조성의 효과는 이미 지난해 7월 한국체육과학교육원(KSSI)에서 6명의 전문가가 심도 있게 다룬 '잔디구장의 조성과 관리'라는 연구물에서 밝혀졌다. 이에 따르면 잔디 운동장은 학교 및 지역사회의 체육활동, 각종 발표회, 공연장으로 활용될 수 있어 주민들의 애향심과 문화공유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사회 주민들이 학교운동장을 자주 활용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운동장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학교 여건을 고려치 않은 획일적인 잔디구장 조성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잔디조성사업은 탄력적인 시책이다. 희망학교의 요청에 의해 이뤄지는 것으로 초·중등 1만463개교의 0.76%인 80개교에 건설하기 때문이다. 우리 수안보 초등교는 학교부지(8507평) 중 운동장이 3753평인데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조성하는 잔디와 우레탄 트랙의 점용면적은 1408평(38.6%)에 불과하다. 따라서 체육관과 나머지 2305평의 흙으로 된 공간에서 체육, 특기신장, 표현활동을 감당하고도 남는다. 원칙과 산 경험을 무시한 일부의 편견과 소아적 공론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다수의 정당한 요구를 왜곡시킨다면 단호히 불식시켜야 한다. 학교 재정이 빈약해 엄두도 못 내던 터에,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선진적 시책을 내 논 것에 대해 환영한다. 충북 충주 수안보 초등교 교장 ※본란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윤옥경 한국청소년개발원 선임연구원 청소년의 유흥업소 출입문제가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열흘 전 인천의 한 지하노래방에서 발화된 불이 위층의 호프집으로 번져 30여 분만에 50명이 넘는 사망자와 70명이 넘는 부상자를 내 우리를 놀라게 했다. 많은 사람들은 이번 화재가 상당히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사상자를 냈다는 데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지만 사실 그것보다는 그 화재사건을 기화로 붉어져 나온 청소년의 유흥업소 출입과 '탈선적 행동'이 더 충격적이다. 그 사건이 우리사회에 충격을 던져 준 이유는 첫째로 희생자의 대다수가 중고생이었다는 점, 둘째로 희생자가 많이 생긴 곳이 호프집이었다는 점, 마지막으로 그곳에서 학생들이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것이 자유로웠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호프집이나 소주방, 노래방, PC방, 락카페 등의 업소에 출입한다는 것은 여러 실태조사에서 입증되고 있고 또 많은 학생들이 술과 담배를 일상적인 수준에서 하고 있다는 것도 공식, 비공식적으로 이미 증명된 일이다. 유흥업소들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고 있다는 것도 새로운 것이 아니며, 업주가 불법을 묵인해 주는 대가로 경찰이나 구청공무원, 소방공무원에게 상납을 해 왔다는 것도 아는 사람은 이미 다 아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번 화재사건이 기성세대에게 던지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그 하나는 청소년들의 유흥업소 출입과 음주·흡연이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일반적이라는 사실이다. 유흥업소 출입여부나 음주, 흡연 여부가 이제는 더 이상 '정상'과 '일탈'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없을 정도로 학생층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예전처럼 이것이 모범생과 불량학생을 나누는 기준이 될 수 없다는 현실에 어른들은 당혹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범생이,''날나리' 할 것 없이 소주방에 가서 음주와 흡연을 한다는 사실은 지금까지 모범생은 곧고 올바른 행동을 하고 날나리에 속하는 부류들이나 술,담배를 피고 나쁜 행동을 할 것이라는 이분법적 논리를 뒤엎는 것이다.= 어른들은 자신들이 지금까지 옳다고 생각했던 판단기준이 흔들리는 것을 보면서 이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지에 대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어찌보면 이런 가치관의 혼란은 청소년들의 문제라기보다 신세대의 급변하는 가치관과 규범을 잘 읽어 내지 못하고 있는 성인들의 문제일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청소년 보호'에 대한 사회구성원들의 가치합의가 우리사회에는 아직 정립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유흥업소 업주들은 청소년 보호라는 가치보다는 상업적 이득을 더 높은 가치로 상정하고 있고 업소단속을 지휘해야 할 지방자치 단체장들은 업소단속이 자신들의 표밭 관리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적극적인 활동을 유보하고 있다. 또 경찰은 단속해야 할 업소들로부터 파출소 운영비를 받는 등의 대가로 불법을 눈감아 주고 있다. 학교가 학생들에게는 감옥으로 그려지고 있는 것을 보면 이제 학교는 청소년 보호의 場이 아닌 해묵은 규제와 억압의 상징이 되고 있는 것 같다. 또 새로운 아파트촌이 조성되면 제일 먼저 생기는 것이 학교와 유흥업소라고 하는 사실은 우리 사회가 '청소년 보호'에 대해 별다른 가치를 부여하고 있지 않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청소년을 위해서는 자신들의 개인적인 이익은 유보해야 한다는 사회 구성원들의 합의 없이 법으로만 청소년보호를 외치는 것은 사상누각일 따름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청소년들의 유흥업소 출입이나 음주, 흡연에 대해 여러 가지 진단이 나오고 있고 그 해결방안으로 청소년 문화공간의 확대나 업소단속의 강화 등이 강조되는 것을 본다. 물론 다 옳은 일이다. 하지만 더 필요한 것은 지금까지 청소년의 행위기준이라 생각했던 규범들이 왜 이완되고 있는 지, 왜 학생들은 더 이상 '하지 말라'라는 어른들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는 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또 '청소년 보호'가 가치들의 서열에서 왜 다른 가치보다 우위에 있어야 하는 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절실하다.
전문직 응시자격 강화를 시·도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전문직 응시자격이 경력제한을 낮추고 부가점수 인정범위를 축소하는 등 지원폭을 넓히는 추세다. 그러나 이는 교직사회의 불화와 전문성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우선 교직경력 제한이 완화돼 젊은 교사가 장학직에 진출할 경우 일선 중견 교사들과의 갈등이 예견된다. 장학사는 행정업무뿐 아니라 수업과 관련된 전문기술을 일선교사에게 지도할 책임이 있다. 그런데 아무리 유능해도 나이나 경력이 떨어지면 지도를 받는 중견교사들의 배타성 때문에 장학효과가 떨어질 개연성이 높다. 또 한 번의 시험으로 장학직에 진출하는 젊은 교사들이 생기면 그 동안 승진을 위해 교육부가 인정하는 가산점 취득에 열심히 노력해온 많은 중견 교사들에게 불이익과 허탈감을 주게 된다. 그리고 한 번의 시험으로 장학직을 선발하는 것은 평가의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 전문직으로서의 자질은 단순한 필답고사로 가려지는 것이 아니라 수 십년의 교직수행 경력을 제대로 평가했을 때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경력제한은 25년 정도로 상향 조정돼야 하며 승진에 필요한 부가점수가 전문직시험 응시요건에도 그대로 적용돼야 한다.
수능, 이틀동안 치루자 현행 수능시험은 하루에 치르기에 무리가 따른다. 고사를 감독하는 교사와 시험에 매달려야 하는 학생 모두가 하루종일 너무도 무거운 정신적·육체적 피로에 시달려야 한다. 오전 8시10분에 입실해 오후 5시30분까지 무려 9시간20분을 고사장에 앉아 있는 것도 고통이거니와 2백30문항을 6시간 40분만에 치러야 하는 일도 보통 일이 아니다. 프랑스는 하루에 한 두 과목씩 약 1주일간 바깔로레아(대학입학자격시험)를 치루며 과목당 배당시간도 2∼3시간이나 된다. 우리도 시험을 이틀로 나눠 치렀으면 좋겠다. 그래야 수험생들이 중압감 없이 최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2001학년도부터는 30문항 40점 짜리의 제2외국어 과목이 추가돼 하루에 수능시험을 모두 치루기가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교육부와 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을 이틀간 실시하면 전형료가 올라간다는 이유를 대고 있다. 그러나 수능이 중요한 국가고시인 만큼 교육부가 예산에 반영해 지원하면 문제는 해결되리라 본다. 학생들을 위해 수능을 이틀 동안 치르고 전형료 일부를 정부가 부담하는 방안을 검토해 줬으면 한다. ▲137-715 서울 서초구 우면동 142 한국교육신문 독자투고 담당자 ▲전화=(02)575-4183, (02)573-7747 팩스=(02)571-4036 ▲PC통신=하이텔-ednews1, 천리안-한국교육, 유니텔-kyochong ▲전자우편=chulone@edunet4u.net ▲이름, 나이, 주소, 직업,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계좌번호를
땜질식 수급이라니… 정년단축과 함께 명퇴 붐이 겹쳐 교육계는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다. 사람이 없어 온갖 편법으로 교사를 찾고 있는 것이다. 자격증만 있고 45세 미만이면 전력, 인격, 능력을 불문하고 교단에 영입할 판이다. 재론하지 않더라도 한 명의 교사는 교육의 질을 가름하고 국가와 국운을 좌우하는 중요한 인물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교사는 4, 50여 명의 한 학급만을 담임하는 일로 그치지 않는다. 결코 세간에서 치부하듯 '하찮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누가 뭐라 해도 교사는 한 인간의 인격을 완성시키고 지혜로운 삶의 터전을 닦아주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교사자격증은 운전면허증과 다르다. 한낱 기계를 다루는 기능인이 아니라 인간을 감화로 다스리는 일을 하기 때문에 교사는 남다른 소명의식을 갖아야 하고 청소년들에게 묵시적인 표본능력을 갖춰야 한다. 기왕지사 작금의 교원정책은 실정이라 인정하고 70년대처럼 한 학급 인원을 60명으로 해서라도 초등교사는 초등에 모시는 것이 순리다. 자격증이라는 조건만으로 중등교사를 초등교사로 날조하거나 변조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카세트 예산 책정을 수능시험이 코앞에 다가왔다. 학교에서는 이맘때면 수능 시험장 준비와 함께 카세트 플레이어를 준비하느라 부산하다. 언어 영역과 외국어 영역의 듣기시험 중 만약에 있을 지도 모를 정전 사고 및 각종 안전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 카세트를 준비하는 과정에 문제가 좀 있다. 즉, 시험장 수대로 카세트를 준비해야 하는데 그 개수가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일선 학교 중 수 십대의 카세트를 비치하고 있는 학교는 그리 흔치 않다. 따라서 학생들이나 학부형에게 부탁해 어렵게 카세트를 마련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부에서 임대료를 지원하는 것도 아니니 학교에선 미안한 마음에 건전지 몇 개를 넣어 돌려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일을 관행처럼 되풀이한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개인의 사유재산을 학교가 아무런 대가도 없이 공짜로 빌려쓴다는 것은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내년부터라도 카세트 구입 예산을 책정해 줬으면 좋겠다. 교육은 아노미상태 인천 호프집 화재사고 후 인천시교육청에서는 교장들이 모여 학생지도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회의는 아무런 도움도 안 된다. 학생을 지도해야 할 교사들이 정치권의 망상으로 교권을 강탈당한 채 학생지도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교사들이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폭행을 당할 만큼 하찮은 존재가 되어버린 지금, 어떤 학생이 교내에서 교사의 지도를 따를지 의심스럽다. 하물며 국가의 법으로도 청소년에게 술을 파는 유흥업소를 단속하지 못하면서 교사가 무슨 힘으로 교외지도까지 해야 한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 요즘 학생들은 따끔한 질책과 충고만 해도 해당 교사의 차를 부수고 막무가내로 대들기까지 한다. 그래서 매라도 대면 썩어빠진 사회의 법은 그런 교사를 폭력교사로 몰아대기만 한다. 정치인과 고위 교육당국자들은 최소한의 양심을 갖고 하루 빨리 쓰러진 교육현장을 바로 잡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교권을 최대한 강화시켜 교사들이 의욕과 애정을 갖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교칙을 어기고 교권을 유린하는 학생들은 대입시험과 취업시험에서 최대한 불이익이 가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수능 일정 고치자 수능시험을 추운 겨울에 아침 일찍부터 치르는 바람에 고사를 감독하는 교사는 새벽부터 시간에 쫓기고 학생들도 추위 속에 시험을 보는 고통을 겪고 있다. 특히 학생들은 늦어도 아침 7시30분에 집을 나서 8시10분까지 입실해 오후 5새30분까지 10시간 동안 시험을 봐야 하는 무리한 일정 때문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낙담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능을 이틀 동안 보면 어떨까. 교육부가 예산을 지원해 하루는 언어-수리탐구1을 이튿날은 수리탐구2-외국어 영역을 치르고 시험 시작시간도 날씨가 따뜻해지는 오후 1시로 하는 게 좋은 듯 싶다. 이렇게 하는 것이 학생, 교사, 학부모, 출근하는 시민들이 모두 고통받지 않는 길이다.
인천 호프집 참사를 놓고 각 일간지에서는 ‘놀이공간 부재’라는 타이틀로 마치 청소년을 대변하는 듯한 인상을 풍겼다. 그러나 왜 놀이공간이 없는가. 기사에서는 노래방, 소주방, 콜라택 등을 열거하면서 이런 곳 밖에 갈 곳이 없다고 썼지만 이는 당치도 않다. 산과 들, 강으로 나갈 수도 있고 학교 운동장에서는 갖가지 스포츠,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다. 또 박물관, 전시장, 놀이공원 등 건전한 놀이공간이 얼마든 있다. 문제는 불건전한 생각을 가지고 어른들의 눈에서 멀어지려는 청소년들의 의식에 있다. 그리고 그 밑에는 대화 없는 가정, 더 밑에는 제 역할을 못하고 삐걱거리는 사회가 있다. 뉴스를 보면 매일 정치인들의 싸움과 부정부패가 나오고 공무원들의 비리가 방송된다. 학교에서 배운 것과 반대되는 행동을 요구하는 사회가 있고 학생들을 이용하는 어른이 있다. 어른과 사회가 이 모양인데 누가 청소년에게 귀감을 보이고 그들을 가르칠 수 있단 말인가. 청소년 문제는 사회 각 분야가 제자리에 놓였을 때 해결될 수 있다. 가정, 학교, 지역사회, 국가가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다하는 모습을 청소년이 볼 때 그들도 학교에서, 교실에서 본분을 다할 것이다.
무리한 교원의 정년단축으로 인한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교원의 명퇴수당 예산 등을 확보하기 위하여 시·도교육청은 지방기채예산을 편성하였으나 시·도교육위원회에서는 이를 승인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보도되고 있다. 전국의 시·도교육위원회 의장 협의회에서 교원 명퇴수당 지급을 위한 기채편성을 승인하지 않기로 결의를 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시·도교육청별로 교육위원회 예산 심의과정에서 파열음이 나고 있는 듯 하다. 교육위원회 의장 협의회에서 이러한 방침을 확정하게 된 배경은 우선 지방교육재정이 열악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모두 지방이 부담하는데는 무리가 따른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정부가 무리하게 교원정년을 단축해 놓았으니까 그로 인한 명퇴수당도 지방기채로 할 것이 아니라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는데 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보다 중요한 것은 명퇴수당을 누가 부담해야 하느냐 보다는 반드시 확보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내년도 초·중등 교원의 명퇴 인원이 약 1만1천여명으로 추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에 소요되는 예산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당면하게 될 문제는 심각할 수 밖에 없다. 예산이 없다고 해서 명퇴수당을 지급하지 않을 수도 없으려니와 명퇴희망자들을 만류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러한 예산을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확보하지 않으면 안되리라고 본다. 지방교육재정도 사정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인건비에 대한 압박이 계속 가중되고 있기 때문에 경상비와 시설비는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 밖에 없다. 특히 내년도의 인건비 증가는 전체 예산이 압박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육위원들의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시·도교육청의 예산이 시·도교육위원회에서 심의된다고 확정되는 것은 아니며 시·도의회를 통과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위원회에서 전문가들이 심의한 것은 그 상징성으로 볼때도 대단히 중요하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시·도교육위원회의 현명한 판단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교육부는 지방기채 발행과 관련하여 원리금은 정부가 부담하겠다고 밝힌바 대로 그 재원확보를 위한 계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하리라고 본다.
2000년 4월 제16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 각 정당에서는 총선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고 머지 않아 교육 공약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총선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도 점점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천년은 정보화, 다원화, 개방화, 그리고 지식기반사회로 특징지워 질 것이다. 이는 21세기야말로 교육이 그 기반이 될 것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천년을 맞아 처음 실시될 이번 총선에서는 교육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과 지식을 지닌 선량들이 많이 선출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교육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와 기대, 필요를 이해하고 이를 실현해 나갈 수 있겠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는 현안 교육 문제를 비롯하여 교원정책 관련 쟁점들이 사회의 전면에 부각될 것이고, 또 되어야 할 것이다. 각 정당이나 후보자들은 이와 같은 현안 교육 문제들을 실질적으로 실천할 수 있고, 또 지역 특성에 맞는 공약으로내세워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2000년대를 대비하고 새로운 교육의 세기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교육 및 교원정책이 우선적으로 개혁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교원정년 65세 환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아울러 교원단체 교섭법 제정이라든지 공무원 연금제도 및 교육자치제 개선 등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 외에도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교육 재정 확충은 물론이고, 우수교원확보법 제정, 수석교사제 도입, 교원처우 개선, 교원의 복지·후생 증진, 교원예우향상 및 교권확립, 교원잡무의 획기적 감축, 교원연수제도의 개선 등을 포함하는 교원정책의 개혁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을 제대로 기울이지 않고서는 21세기에 부응하여 교육경쟁력을 통한 국가경쟁력 제고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40만 교원들과 학생, 학부모들은 이상과 같은 개혁의 과제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이를 성실하게 실천할 수 있는 정당과 선량들을 지지할 것이다. 선거 과정에서의 교육공약 반영 여부 및 선거 후의 실천을 우리는 주시할 것이다.
일선 교단의 동요가 심각하다. 초등학교의 경우 교원수 부족으로 정년 혹은 명예 퇴직한 교원을 기간제로 재 채용하거나 중등교원의 초등임용이라는 편법을 동원하여도 정상적인 수업에 차질을 빚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교육계와 교대생들은 교육부의 수급정책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중·고등학교 역시 기간제 교원 채용의 확대로 학생 생활지도에 차질을 빚는 등 교육파행이 거듭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99년 2월과 8월에 명예 퇴직한 교원수가 약 1만7천여명에 이르고 또 내년도 명예퇴직 희망자도 약 1만1천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 집계된 바 있다. 여기에는 지난해 정년단축 등 정부의 잇따른 교단경시 정책과 함께 공무원 연금에 대한 불안이 가장 심각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연금에 대한 확실한 보장만 있으면 명예퇴직 신청을 철회할 숫자도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최근의 교육공백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연금에 대한 불안으로 교단을 떠나려는 교원들 마음을 되돌리는 것이 시급하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지난 2월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에 보고한 자료에 의하면 공무원 연금기금은 97년 이후 큰 폭으로 줄어들어 올해에는 1조7천억원, 내년에는 약 6천3백억원에 불과할 전망이며 2001년에는 약 1조8천억이 모자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공무원 기금안정을 위하여 약 1조원의 지원을 계획하고 있지만 이 역시 근원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정부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하여 구상하고 있는 공무원연금제도 개선방안은 크게 현행 7.5%에 해당하는 기여금을 8.5% 수준으로 인상하고, 96년 이후 가입자에게만 적용하고 있는 연금지급 개시 연령(60세)의 적용대상을 기존 가입자에게도 확대하며, 연금지급액 산정 기준을 현행 최종 표준 보수월액에서 평균 보수월액으로 변경하는 것 등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이중에서 가장 피해가 큰 것이 바로 세 번째 방안 즉 표준 보수월액에서 평균 보수월액으로 변경하는 것이다. 한국교총은 이와 관련하여 행정자치부 장관에게 연금제도 개선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공개질의 한 바 있다. 행정자치부는 이에 대해 연금제도는 2000년중에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여 개선해 나갈 계획이며, 이 과정에서 기득권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요지의 회신을 하였다. 즉 연금제도의 개선을 불가피하나 기득권은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공언에도 불구하고 일선교단에서는 내년 4월 총선이 끝나면 결국 연금제도는 개악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구심을 지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 오늘의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무엇보다도 책임 있는 당국자가 연금의 기득권을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천명하여 교원을 안심시켜야 한다. 다음으로는 제도개선을 통하여 연금불안에 따른 논란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제도개선 과제로는 첫째, 교원연금법의 별도 제정이다. 현행 연금법은 공무원과 교원을 모두 포함하고 있으므로 근무기간의 장기성 등 교원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연금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교원에 대해서는 연금법을 별도로 제정·운용하여야 한다. 두 번째로는 33년으로 제한되어 있는 기여금 불입기간을 연장함과 동시에 연금 지급율을 현행 표준 보수월액의 76%에서 86%로 상향 조정하여야 한다. 사실 교원의 경우 정상대로라면 57∼8세가 되면 33년에 도달하게 되고 그렇게 될 경우 정년퇴임시까지 약 5∼6년 이상의 기간 동안 본인이 불입한 연금에 대해 권리행사를 제한 받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연금불입기간을 연장하고 지급률도 높여야 한다. 세 번째로는 기금에 대한 정부비용 부담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고, 기금운용 수익률의 극대화를 도모하며, 재정부실화를 초래하는 적자 사업의 재검토 등 연금기금 운용의 전반에 대한 재검토이다. 이러한 개선방안들이 총체적으로 이루어 질 때 연금은 명실상부한 교원복지 제도로서 자리잡게 될 것이다. 거급 강조하거니와 교육정책의 핵심은 정책수요자인 교원이 안심하고 직무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교단이 연금문제로 안정을 찾지 못한다면 이에 대한 피해는 결국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간다. 따라서 정부는 조속한 시일 내에 연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힘으로써 교원이 안심하고 교육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교육의 질 향상과 학교현장 중심 교육개혁의 성공은 교단의 안정이 첫걸음임을 당국은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김희남 광주 대자초등교 교장
교총 "희망자 전원 수용예산 확보하라" 일부 시·도 "교사부족·예산사정 감안 불가피" 내년도에 실시될 교원 명예퇴직제가 올해와 달리 선별적으로 시행될 듯하다. 희망자 전원을 수용한 올해와 달리 심각한 초등교원 부족현상과 명퇴수당 소요예산 확보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일부 시·도교육청은 내년도 2월과 7월말 실시되는 교원 명퇴제를 선별해 실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최근 교육부가 시·도교육청별로 내년 2월말 명예퇴직 신청자를 접수한 결과 초등 3586명, 중등 1433명 등 모두 5019명이 신청했다. 이는 당초 교육부가 예상했던 수치(초등 2758, 중등 1448)보다 800여명 늘어난 것으로 특히 교사 부족현상이 심각한 초등의 경우 예상치보다 828명이 증가한 규모다. 또 지난 4일 마감한 내년도 초등교사 신규임용 고시 원서접수 결과 모집인원(8073명)보다 931명이 미달인 7142명만이 지원했다. 여기에 복수지원이나 시험포기생 숫자 등을 가산하고 '중초교사' 임용 불가 등의 변수를 감안하면 내년도에도 초등교사 부족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시·도교육청은 올 실시된 1만5110명의 명퇴자 외에 내년도에 실시예정인 8500여명의 명퇴자 수당예산 확보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도교육청은 이와 같은 문제를 최소화하기위해 희망자 전원을 수용한 올해와 달리 교원 수급문제를 감안하고 현행 교육공무원법이 규정한 대로 '예산 범위안에서' 교원 수급상황을 고려해 명예퇴직자를 선별 수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한편 한국교총은 지난달 30일 성명을 통해 "초등교원 수급 차질을 빚은 책임이 전적으로 교육부에 있다"며 "명예퇴직에 따른 소요예산 전액을 국고로 확보하고, 명예퇴직을 희망하는 교원이 모두 수용될 수 있도록 명예퇴직금 재원을 확보하라"고 촉구했다. /박남화 parknh@kfta.or.kr
시·도간 교류 확대방안 교육부는 10일 시·도 인사담당장학관 회의를 열어 별거교원들의 고충해소를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시·도간 교류 확대 노력을 교육청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자리에서 교육부는 시·도교육청간 교원교류의 활성화 방안으로 △현행 부부교원·공무원 우대 전출기준을 고쳐 배우자의 직업에 따른 차별없이 장기별거순 또는 원격지별거순으로 하고 △전입수요가 많은 수도권·광역시 교육청은 신규채용 예정인원의 일정 비율이상을 일방전입으로 충원하고, 전출수요가 많은 도교육청은 교원충원에 지장이 없는 한 일방전출을 허용할 것을 권장했다. 또 △부전공 과목으로도 교류가 가능토록 하고 △교육청간 상호 과원일 경우에도 교류 실시방안을 강구토록 했다. 이와함께 △각 시·도교육청은 교원들의 전출희망 수요를 홈페이지 등에 상시 게재해 전국의 신청자들이 주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대해 각 시·도 교육청은 배우자 직업과 관계없이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는 문제는 1∼2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시행하고, 교육부 차원에서 통일된 시·도간 전출기준을 마련하자는 입장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지난 5년간 시·도교육청간 교류실적은 6만7251명이 신청하고 1만9943명이 전출해 평균 29.7%의 교류율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