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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기획과 글쓰기(개요 작성하기) 자기 글의 흐름을 만들고 본론의 내용 구성에 대한 기본적인 틀을 만들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자기 글의 ‘설계도’인 개요 작성을 시작할 수 있다. 개요는 글의 흐름을 고려하여 글 전체의 전반적인 구성을 결정하고 그 구성 내용을 문단별로 구체적으로 작성한 글의 설계도다. 개요를 작성할 때 유의할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전반적인 윤곽을 항목으로 짜고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도식화하는 것이 좋다. 도식화하는 방법에는 화제식 개요와 문장식 개요가 있다. 화제식 개요는 각 항목을 핵심적인 단어나 어구의 형식으로 간결하게 정리하여 작성하는 방법으로 주제를 간단하게 몇 가지 항목으로 배열할 때 효과적이다. 문장식 개요는 각 항목을 하나의 구체적이고 핵심적인 문장 형식으로 정리하는 방법으로, 주제를 간단하게 제시하기 어렵거나 특별하고 적절한 문장 표현이 있을 때 효과적이다. 둘째, 초고 쓰기와 고쳐 쓰기의 시간을 절약하기 위하여 개요는 최대한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요가 구체적일수록 초고는 쉽고 빠르게 집필할 수 있다. 화제식 개요와 문장식 개요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예시로 엘리트체육의 폭력 문제와 학교 체육 정상화란 주제(제목)로 두 개요를 비교해 본다. 주제문은 ‘체육계 폭력 문제는 엘리트 위주의 폐쇄적인 교육구조가 유발하므로, 생활체육의 형태로 학교 체육이 바뀌어야 한다’로 정한다. [PART VIEW] 완성된 개요는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점검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정해 나가면서 개요를 더욱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첫째, 글의 흐름과 구성에서 순서와 관련하여 이상은 없는지 점검한다. 개요에서는 무엇보다 글의 전체적인 흐름과 순서가 드러나야 한다. 개요만을 읽고 이것들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면, 그 개요는 수정하여 다시 작성해야 한다. 둘째, 각 단계에 요구되는 내용이 적절하게 반영되었는지 점검한다. 개요에서 서론 - 본론 - 결론에서 각각 다루어야 할 내용들이 제대로 반영되었는지 검토해야 한다. 서론에서 제기한 내용과 본론에서 다루는 내용이 차이가 없는지, 본론에서 다룬 내용과 결론의 내용이 모순되지 않는지 등을 점검해야 한다. 셋째, 상위 단계와 하위 단계, 전체와 부분들이 논리적으로 모순은 없는지 점검한다. 서론 - 본론 - 결론에서 각 단계의 주제들이 상위 단계가 되며, 그를 뒷받침하거나 구성하는 내용들이 하위 단계가 된다. 특히 여러 문단으로 구성되는 본론의 경우, 각 문단 사이의 논리적 관계가 명확하며, 이것들이 서로 논리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등을 검토해야 한다. 넷째, 불필요하거나 추가해야 할 부분은 없는지 점검한다. 전체 흐름에서 벗어나 불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또 내용이 부족해서 보충하거나 보완해야 할 것이 없는지 숙고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 이러한 작업이 미진할 경우, 초고를 쓰는 과정에서 글의 흐름이 뒤엉킬 가능성이 있다. 좋은 기획안을 작성하는 요령 제목에서 내용이 한눈에 보여야 한다. 대부분의 기획자는 기획안의 타이틀과 소주제에 타이틀을 붙이는 일을 힘들어한다. 최대한 불필요한 수식어 없이 명료한 단어로 사실(fact)만 담아 제목을 붙이는 것은 언제나 어렵다. 내용에 따라서 또는 보고받는 사람에 따라서 구조적인 내용이 제목이 되기도 하고, 주장이 제목이 되기도 하며, 다소 부드러운 제목이 되기도 한다. 제목의 기본은 불필요한 미사여구 없이 강조할 주제 단어를 제시하는 것이다. 제목은 현상을 요약하고 읽는 사람이 어떤 행동을 대안으로 취할 수 있는지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제목에서 중요한 것은 제목을 통해 내용의 핵심 주제가 읽혀야 한다는 것이다. 기획안을 작성할 때 핵심 숫자와 사례는 함께 표기한다. 주장과 근거의 핵심은 숫자로 표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일의 방향은 고유 명사 등으로 표현이 가능하지만, 구체적인 실행은 숫자로 표현하는 것이 이해가 빠르다. 목표를 숫자로 설정하면 막무가내식 활동이나 단순히 구호에 그치는 것을 방지해 준다. 기획 초보자와 숙련자의 결정적 차이는 대안을 제시하는 능력에서 나온다. 기획자는 반드시 1개 이상의 대안, 경우에 따라 몇 개의 대안을 준비하고 그것의 기대 효과와 근거, 필요한 역량을 구체적으로 서술하는 것이 좋다. 기획안의 대안은 구체적으로 실행이 가능한 형태여야 한다. 대안의 아웃라인·아웃풋(output)을 이미지로 보여주거나 누가, 언제, 얼마나 등 육하원칙에 따라 실제로 실행 가능한 스케쥴을 언급하고, 대안에 대한 지불 비용(예산 등)을 반드시 언급해야 한다. 비용설계가 있어야 실체를 가지고 움직이고, 구체성을 띠게 된다. 또한 근거의 데이터·출처를 표기하는 것은 기획안 작성의 기본이다. 특히 숫자나 사례는 반드시 원문을 확인할 수 있도록 출처를 표기해야 한다. 자료를 찾다 보면 출처가 신뢰할 수 있는 곳인지 아닌지를 비교하게 되는데, 가능하면 공신력 있는 기관이나 단체, 권위를 인정받은 곳의 데이터를 활용해야 기획안에 힘을 실어주게 된다. 권위를 인용한다는 것은 주장에 대한 신뢰를 극대화할 수 있다. 기획안의 페이지는 읽는 사람의 생각 순서대로 정리한다. 기획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페이지 순서이다. 두괄식으로 결론을 앞에 쓰는 경우, 결론 이후의 페이지 구성은 처음 이 분야를 접하는 사람이 알아야 하는 배경부터 현상과 원인, 다시 결론으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흐름을 취하는 것이 좋다. 기획안을 간명하게 만들면 만든 사람과 읽는 사람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아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획안 작성 시 한 페이지에 하나의 주장과 근거를 담는다. 보통 한 페이지의 구성은 타이틀, 핵심적인 주장, 근거 순으로 이루어진다. 기획안의 문장은 주어와 술어의 간격이 멀지 않고 주술 관계의 구조가 단순한 게 좋은데, 그러면 문장이 자연스럽게 짧아지게 된다. 굳이 만연체로 쓸 필요가 없고 사례를 문장에 마구 집어넣는 것은 그것을 관통하는 공통적인 성질에 대한 이해가 덜 되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Tip ❶ _ 기획안에서 지켜야 할 문장쓰기 원칙: 확실한 표현으로 작성하라 - 짧고 간결하게, 알기 쉽게 쓴다. - 어려운 단어는 자제한다. 어려운 단어를 쓸 경우 반드시 개념을 설명한다. - 약어와 은어는 사용하지 않는다. - 중의적 표현, 감상적 표현, 수식어는 가급적 자제한다. - 문장을 필요 이상으로 늘리지 않는다. - ‘대략, 정도, 약, 조속한’ 등 의미가 애매모호한 표현을 지양한다. Tip ❷ _ 간단하고 명료한 표현의 특징 - 한 문장에는 하나의 메시지만 담아서 한 줄로 쓴다. - 한 문장을 두세 줄로 쓰면 읽기가 부담스럽다. - 문장이 길면 핵심을 파악하기 어렵다. - 한 문장은 최대 50글자가 넘지 않게 한다. - 하나의 묶음으로 표시하는 단락에는 세 개의 메시지를 넣는다. - 주어·목적어·동사가 맞게 쓰였는지 확인한다. 출처 _ 정경수, 아이디어 기획서 최소원칙 기획의 실제: 정책기획안 분석·적용 이번 호에는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시민교육과 학생자치 강화 계획’을 분석해 본다. 시민교육과 학생자치 강화 계획의 핵심은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사회 현안 교육을 실시하되, 학생들이 사회참여 활동을 통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역점을 둔다. 그를 위해 역지사지식 공존형 토론수업을 통한 상호존중의 민주적 의사소통능력을 함양하며, 자율·참여·성찰을 바탕으로 학생자치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방안에 초점을 두고 있다. 소개하는 기획안에서 강조하는 핵심 개념·단어·내용 중 고딕으로 표기한 단어에 친숙할 수 있도록 하여 유사 주제와 관련한 기획안을 작성할 때 충분히 활용하도록 해 보자. ● 시민교육과 학생자치 강화 계획 Ⅰ. 추진방향 •교과 간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현안 프로젝트 학습 실천 지원 •역지사지 공존형 토론 연계 서울학생 사회참여 활동 지원 •교육의 중립성을 준수하는 교원의 민주시민교육 역량 강화 지원 •학생자치참여예산제 운영을 통해 학생자치 역량 및 책임감 강화 •교육과정 연계 노동인권교육 내실화를 통한 일하는 학생의 노동인권 보호 및 노동인권 친화적인 학교문화 조성 •지역사회 또는 여러 세대가 함께하는 나눔과 배려의 학생 봉사활동 및 창의적체험활동 취지에 부합하는 학생 봉사활동 추구 Ⅱ. 추진내용 1. 사회현안 프로젝트 학습 •(본청) 네트워크 구축 및 실천 지원 역량 강화 지원 - 사회현안 프로젝트 학습 운영 컨설팅단 및 역지사지 공존형 토론수업 선도단 연수 - 역지사지 공존형 토론수업 연계 사회현안 프로젝트 학습 실천 사례 나눔 운영 •(교육지원청) 사회현안 프로젝트 학습 운영 지원 - 운영교 실천교원 네트워크 구축 및 연수·컨설팅·사례 나눔 운영 - 사회현안 프로젝트 학습 운영 컨설팅단 및 역지사지 공존형 토론수업 선도단 구성·운영 •(학교) 사회현안 프로젝트 학습 운영 - 교원이 팀(2명 이상)을 이루어 주제 중심 융합 수업 운영 - 역지사지 공존형 토론 연계 사회현안 프로젝트 학습 실천 2. 교육의 중립성을 준수하는 교원의 민주시민교육 역량 강화 지원 •역지사지 공존형 토론수업 연수 운영 및 교육자료(안내서·동영상) 지원 •학생참여 선순환체제 구축으로 민주적인 학교문화 정착 •학교장과 학생회장단 간의 간담회 정례화(학기당 1회 이상) •간담회 및 건의사항에 대한 환류 체계화 •학교운영위원회 안건 심의 시 학생대표 참여권 및 의견 개진권 보장 •교육과정 내 학급자치 시간 확보: 월 2회 이상(권장) 3. ‘학생자치참여예산제’ 편성 및 운영 •학생자치참여예산 편성·운영 - 학생회 운영비, 학생회 역량 강화 교육비 등 지원 - 학생 제안 아이디어 실현 및 학생회 공약 이행 지원 - 학생이 직접 사업 기획, 예산 편성 및 운영하는 학생자율예산 지원\ 4. 학생자치활동 운영 역량 강화 •학생자치 나눔 컨설팅단 운영 지원 - 학생자치 업무담당 교사 컨설팅 실시(연 2회 이상) - 학생자치 나눔 컨설팅단 역량강화 워크숍 실시 •학생자치활성화를 위한 교원 직무연수 운영 •학생자치 운영 및 학생자치참여예산제 우수사례 자료집 발간·보급
지난 호에서는 가상 논제에 구성된 컨설팅 요청 초안을 보고 일반적인 논술 작성 형식에 따른 컨설팅 내용을 담아서 구체적인 사례를 다루어 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또 다른 형식의 MASA 논술 작성 방식으로 가상 논제에 구성된 컨설팅 요청 초안을 보고 그에 따른 컨설팅 사례를 다루어 보고자 한다. 지난 연재 1호에서 우리는 변화된 논술방식으로 MASA 논술방식1을 언급하였다. MASA 논술방식은 문제상황을 ‘관리 → 분석 → 해결 → 실행·평가’의 과정으로 접근하며, 단순한 주장을 전달하는 것만이 아닌 ‘과제 관리(Management) → 원인 분석(Analysis) → 문제해결(Solution) → 실행·평가(Action)’의 흐름을 통해 체계적으로 설득력과 실행력을 높이는 데 활용하는 방식이다. MASA 방식의 특징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나누어 사고의 흐름을 명확히 드러내고, 문제해결과정을 상세히 나누어 구조화된 사고를 보여주며,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합하다. 또한 단순한 주장보다 문제해결과정과 실천방안에 중점을 두고 있어서 문제해결과정과 실행력을 강조하며, 실질적인 실행계획과 환류과정까지 고려한다.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인식과 실천의 변화를 기대하여 인간의 사고과정과 흐름을 강조하기도 한다. 다만 MASA 방식은 아직 일반화가 많이 이루어지지 않은 생소한 방식이므로 예시와 함께 구체화하여 설명하는 것이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이번 호의 컨설팅 요청 자료의 논제는 ‘학교자율운영체제 구축 지원방안’이다. 이번 논술 컨설팅은 MASA 논술방식을 적용하여 진행한다. MASA 논술방식은 일반적인 논술 작성방식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교육전문직원 관점에서 더 실질적·실천적인 의미가 있고, 교육논술이 추구하는 의미를 적용하여 보면 더욱 가치가 있으며, 추후 교육전문직원으로서 역량·역할의 확장성도 크다고 생각된다. 다만 MASA 논술방식의 기술적인 방법에 너무 치중하기보다는 이런 사고과정을 통해 사고력 및 기획력을 습득하고, 교육현장 경험이 녹아난 교육적 통찰력 등을 가지도록 더 집중하고 관심을 가지는 것이 적절하다. 컨설팅 요청 자료 Ⅰ. 학교자율운영체제의 필요성 언론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금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어린이가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갈 때는 현재 존재하는 직업의 50%에서 70%까지 없어질 것으로 예측한다. 이러한 급격한 사회변화와 교육공동체의 기대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학교운영의 탄력성과 유연성을 담보할 수 있는 ‘학교자율운영체제’가 구축되어야 한다. 이에 자율성과 책무성에 기반한 학교자율운영체제 실현을 위해 구축해야 할 여건과 지원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PART VIEW] Ⅱ. 학교자율운영체제 구축을 위해서 첫째, 학교교육활동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소통할 기회가 많아야 한다. 둘째, 교육과정·수업·평가에 대한 교원의 전문성 신장 및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학교업무구조의 변화로 학교교육활동에 전념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넷째, 학교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전방위적인 지원체제가 구축되어야 한다. Ⅲ. 학교자율운영체제 구축을 위한 지원방안 첫째, 교육공동체의 학교자치문화 조성을 지원한다. 학교교육활동의 합리적인 의사결정문화 조성을 위해 ‘토론이 있는 교직원회의’ 관련 규정 제정을 권장하여 자치문화 마인드를 높인다. 학생자치역량 강화를 위해 정기적인 학생회를 실시하고, 학부모회 운영비와 학부모회실 구축을 지원하여 학부모의 학교 참여를 확대한다. 교육공동체가 함께하는 ‘상상톡!’을 학기별 1회 이상 실시하여 학교교육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도록 한다. 이렇게 다양한 토론의 장을 통해, 학생·교사·학부모는 학교의 주체가 되어 학교교육활동을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자율성과 책무성을 높일 수 있다. 둘째, 교육과정·수업·평가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지원한다. 국가수준의 교육과정, 시·도교육청의 지침을 기반으로 하여 학교특색과 지역여건을 반영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도록 밀도 있는 교육과정연수를 실시한다. 스토리가 있는 교육과정, 참여·배움중심의 수업, 성장과 발달을 촉진하는 과정중심의 평가가 연계되도록 교원 프로슈머 연수를 지원한다. 자발적인 교원학습공동체와 교사탐구동아리 활동을 적극 지원하여 역량중심 교육과정이 안착하도록 한다. 또한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 워크숍·연구모임 등을 실시하여 수업나눔을 내실화하도록 한다. 셋째, 교육활동중심의 학교업무 재구조화를 지원한다. 학교업무 다이어트, 교육활동중심의 부서 체제 개편을 통한 교육지원팀 운영, 학교업무정상화 관련 컨설팅, 구성원 서포팅을 바탕으로 지원하도록 한다. 학교업무가 담당자에 의해 변화되는 것을 줄이고, 시스템에 의해 운영될 수 있도록 부서별 학교업무 매뉴얼을 제작하여 보급한다. 학년(군)교육과정 중심 교육활동을 위해 학년(군) 협의회, 부서별 협의회를 활성화하고 학교평가를 통한 학교교육활동의 문제점을 보완하여 차년도 학교교육활동에 반영되도록 선순환 체제를 지원한다. 무엇보다 교육과정 운영이나 수업 및 평가 연계 운영에 관해 학교의 자율성을 지속적으로 존중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학교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정책들을 구현하도록 한다. 학교교육계획에 의한 안정적인 교육활동 운영을 위한 목적사업비 일괄안내제, 학교의 자율성을 담보로 하는 공모사업 학교자율운영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학교와 지원청과의 레포 형성을 통한 자발적인 컨설팅 장학을 실시하고, 학교교육활동 평가와 통합되어 학교평가가 실시되도록 모니터링을 지원한다. 또한 단위학교의 안전한 학교시설 구축을 위한 재정을 확보하고, 학생참여·체험중심의 다양한 협력사업 구축을 위해 마을·유관기관과 MOU 협력체제를 구축한다. Ⅳ. 교육전문직원으로서 자세 ‘학교자율운영체제’ 구축의 열쇠는 교육공동체의 ‘함께’에 달려있다. 민주적인 학교문화 조성을 통해 학생·교사·학부모가 학교교육활동을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학교자율운영체제는 교육자치를 실현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지원청은 학교-지역사회의 의견을 수렴하는 상향식(Bottom-Up) 지원체제를 구축하고, 학교 실정과 교육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하는 행정혁신을 이루어야 한다. 교육자치 실현을 위해 교육전문직원으로서 전문성을 갖추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컨설팅 내용 가. 관리(Management) 과제 관리 과정이다. 과제 관리에서는 바람직한 상태와 현황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현황을 진단하고, 과제를 선정하며, 과제의 이해 및 명료화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학교자율운영체제’라는 논제로 보면 ‘논제의 배경은 무엇이고 어떤 의미가 있는가?’이다. 이 과제 관리 과정은 3단계로 생각할 수 있는데, ‘탐색 → 분석 → 선정’ 단계를 거치면서 학교자율운영체제라는 논제를 좀 더 논리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 탐색 단계 가장 먼저 자유롭게 생각해 보는 탐색 단계는 브레인스토밍 형식으로 ‘학교자율운영체제가 무엇인가?’로 시작한다. - ‘우리 학교의 운영체제가 실제로 학교자율운영체제를 지향하고 있는가?’ - ‘학교구성원들은 학교자율운영체제를 할 수 있는 권한·역할·책무를 가지고 있는가?’ - ‘학교 내외 관계자들은 학교자율운영체제를 좋아하는가?’ - ‘이 용어는 시간이 많이 경과된 진부한 과제는 아닌가?’ 이러한 브레인스토밍 형식과 탐색을 거치면서 우리는 이 논제 제시에 문제가 있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 학교자율운영체제의 지향은 지금까지 교육방향에서 추구하고 있었지만, 탐색을 거치면서 많은 시행착오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분석 단계 다음 분석 단계에서는 SWOT 분석기법 등을 활용하기도 하지만, 여기서는 최근 서울·경기교육청의 주무업무계획을 중심으로 분석하여 보았다. 자치와 참여의 교육공동체(서울)2, 학교자율과 책임으로 역량을 키우는 교육(경기)3등 주요 시·도교육청의 주요업무계획에서 보면, 학교구성원은 자율성과 책무성에 바탕을 두고 학교자치를 실질적으로 실현하며, 또한 시민들이 신뢰를 기반으로 교육공동체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학교자율운영체제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하였다. 학교자치나 학교자율운영체제의 일반적인 접근보다는 학교자율운영체제에서 자치와 참여 그리고 자율과 책임 등 세부적인 매개나 단서를 부가하여 제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논제 제시에서 막연하게 ‘학교자율운영체제의 방안을 논하라’라고 언급하기보다는 자치와 참여 또는 자율과 책임 등의 매개적인 요소를 제시하는 것이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 선정 단계 다음 단계인 선정에서는 개인이든 팀이든 최종 논제를 선정하는 과정(투표기법 등)으로 자치와 참여 또는 자율과 책임을 언급하여 논제를 선정하는 것이 적절하다. 또한 어느 차원에서 학교자율운영체제를 구현할 수 있는지 세부화하는 것을 제안하였다. 그래서 ‘자치와 책임의 학교자율운영체제를 구현할 수 있는 교육청(또는 학교) 차원의 지원방안을 제시(논)하세요’라고 논제를 수정·보완할 수 있다. 참고로 이 과제 관리 과정을 거치면서 때에 따라 컨설팅 요청한 내용의 논제가 완전히 변경되기도 한다. 실제로 전형에서는 이 부분이 지문(전형에서 논제와 기본적인 요청을 담은 것)으로 제시되기도 하는데 지문 형식을 잘 이해하고 빠르게 파악하는 길이 중요하며, 그것이 평소에 연습이 된다면 실제 전형에서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전형에서 제시하고 있는 지문에 따라 탐색하고 분석하여 이해를 바탕으로 논술 작성 과정이 진행된다. 만약 구성된 팀에서 함께 논제를 다룬다면 이 과제 관리가 매우 중요하며, 가상 시뮬레이션이나 다양한 지문 형태를 수정·보완하는 연습과정을 통해 사고력 및 분석력 그리고 교육적 통찰력 등을 향상할 기회를 높이고, 나아가 다양한 전형의 변화에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나. 분석(Analysis) 원인 분석은 최종 선정된 과제에서 어떤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고,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다양한 측면에서 찾아내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도 ‘탐색 → 분석 → 분류’로 세부적인 단계를 거치면 효과적이다. 이 원인 분석 과정에서는 자치와 책임의 학교자율운영체제가 잘 구현되지 않는 원인을 찾아 분석한다. 인과관계 다이어그램, 5WHY 기법, 로직트리 등의 일반적인 기법4(성기옥 외, 2013)을 적용할 수 있다. 가장 먼저 학교자율운영체제가 잘 안되는 원인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다음으로 좀 더 세분화하여 ‘왜 안 될까?’라고 분석하고, 원인 요소를 선정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과정이 마지막 단계이다. 본 컨설팅에 요청한 논술은 학교 차원이 중심이기는 하나 학교 차원과 교육청 차원이 혼재되어 있다고 보고, 교육청 차원에서 원인을 찾고 우선순위를 정하여 다음과 같이 ‘Ⅰ. 학교자율운영체제의 필요성’, ‘Ⅱ. 학교자율운영체제 구축을 위해서는~’을 수정·보완할 수 있다. Ⅰ. 학교자율운영체제의 필요성과 지원 급격한 사회의 변화에 대처하고 교육공동체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학교운영의 탄력성과 유연성을 보장하는 학교자율운영체제 구축이 필수적이다. 학교자율운영체제는 학교가 모든 것을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자율성과 책무성을 균형 있게 유지하는 체제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교육청은 여건을 조성하고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법적·제도적·행정적·재정적 지원, 상향식 지원체계 구축, 학교 맞춤형 지원 등 각 학교의 특성과 교육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하여 실질적인 행정혁신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교육청은 이러한 지원을 통해 학교가 변화하는 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학생들의 미래역량을 키울 수 있는 자율적이고 책임 있는 운영체제를 확립하도록 도와야 한다. 이에 교육청으로서 자율성과 책무성에 기반한 학교자율운영체제 실현을 위해 구축해야 할 여건과 지원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Ⅱ. 학교자율운영체제의 구축이 잘 안되는 원인 교육청 차원에서 학교자율운영체제의 지원이 잘 안되는 원인은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학교자율운영체제에 관한 명확하지 않은 정책방향과 비전이 부재하다. 관련 법령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가 낮다. 학교자율운영체제의 법령적인 근거로는 「초·중등교육법」(학교운영위원회 설치, 학교장의 자율권), 「교육기본법」(학교의 자율성),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교육의 자율성, 교육감의 권한과 책임), 국가교육위원회법의 목적, 그리고 교육부 고시 및 학교자율경영 운영지침 등에서 학교는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운영되며, 교육기관의 자율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법적 근거들은 학교가 자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제공하며, 동시에 교육청과 교육부는 이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자율운영에 대한 일관성 없는 정책이나 구체적이지 않은 비전, 불분명한 자율성의 범위나 한계는 학교가 주도적으로 움직이기보다 소극적으로 변하는 원인이 된다. 둘째, 기존 관행에 따라 과도한 행정규제와 간섭이 많다. 기존 관리 감독 차원의 교육청 입장이 유지되면서 자율운영을 표방하면서도 불필요한 보고서·지침·규제 등이 많아 학교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경우가 있다. 학교가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기 어렵게 만드는 상명하달식 행정은 자율운영의 큰 장애물이다. 셋째, 재정 및 인력지원이 부족하다. 자율운영을 위해 필요한 재정적 지원이나 전문인력 배치가 충분하지 않으면 학교가 자율성을 효과적으로 발휘하기 어렵다. 자율운영의 권한만 주고,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자원이 부족하면 체제 자체가 흔들린다. 넷째, 교직원 역량 강화 부족 및 변화에 대한 저항이 존재한다. 학교가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에 대한 논란과 고민의 지점이 있다. 학교장의 리더십 역량과 더불어 교직원들의 자율운영체제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 개발이 부족하거나, 변화에 대한 저항이 클 때 자율운영이 제대로 자리 잡기 어렵다. ‘그냥 하는 대로 하지요’라는 기존 관습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교육청 차원에서 체계적인 연수와 역량 강화 지원이 부족한 것도 원인 중 하나이다.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학교자율운영체제는 형식적으로만 존재하게 되고, 실질적인 자율성과 책임경영은 이루어지기 어렵다. 다. 해결(Solution) 문제해결과정이다. 문제해결이란 분석된 요인을 바탕으로 문제해결 및 대안을 제시하는 과정이다. 마찬가지로 ‘탐색 → 검증 → 선정’의 세부적인 단계를 거친다. 아이디어풀, 의사결정 그리드, 스캠퍼(PMI) 기법 등이 있다. 앞쪽에서 언급한 것처럼 여기서는 기법의 내용을 다루기보다는 원인 분석 이전 과정에서 도출된 원인을 바탕으로 해결안을 찾는 사고과정을 다루는 것에 집중하고, 그에 따라 다음과 같이 수정·보완할 수 있다. Ⅲ. 학교자율운영체제 구축 지원방안 첫째, 학교자율운영체제에 관한 명확한 정책방향과 비전을 세운다. 관련 법령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를 높인다. 학교자율운영체제의 법령적인 근거로는 「초·중등교육법」, 「교육기본법」,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국가교육위원회법」, 「교육부 고시와 지침」 등에서 학교는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운영되며, 교육기관의 자율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러한 법적 근거들은 학교가 자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제공하며, 동시에 교육청과 교육부는 이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은 법령을 이해할 수 있는 기본적인 소양으로 접근하여 관계자들의 이해도를 높이고 정책 방향과 비전에 담도록 한다. 학교자율운영체제의 원래 목적에 관한 논의도 이어지도록 하고 학교가 권한·역할·책무를 가지고 목적에 맞게 운영되도록 법령의 정비도 지속해서 추진하도록 한다. 둘째, 관행에 따른 과도한 행정규제와 간섭을 줄이고 실질적인 지원을 하도록 한다. 점차 비대하여 온 시·도교육청의 조직을 과감하게 줄이면서 지원청이나 학교의 지원 인력을 재구조화할 필요가 있다. 교육청이 필요에 따라 학교에 자료를 요구하는 형태에서 벗어나 학교의 관련 자료를 모은 것을 바탕으로 빅데이터화하여 학교가 필요로 할 때 교육청이 지원하는 것도 학교자율운영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재정 및 인력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자율운영을 위해 필요한 재정적 지원이나 전문인력 배치가 충분하지 않으면 학교가 자율성을 효과적으로 발휘하기 어렵다. 자율운영의 권한만 주고,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재정 및 인적자원이 부족하면 체제 자체가 흔들린다. 교육청에서 재구조화된 인력을 학교 지원으로 활용하고, 필요에 따라 1년의 학교회계년도를 예산으로 얽매이는 현재 관행에서 벗어나도록 2년 정도로 예산을 확보하여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새로운 방안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넷째, 교직원 역량 강화 부족 및 변화에 대한 저항의 요소를 극복한다. 여기에 학교가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에 대한 논란과 고민의 지점이 있다. 더불어서 교직원들의 자율운영체제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 개발이 부족하거나, 변화에 대한 저항이 크면 자율운영이 제대로 자리 잡기 어렵다. ‘그냥 하는 대로 하지요’라는 기존 관습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의 학교 모습에서 각자의 권한·역할·책무에 대한 논의를 바탕으로 그 근본을 다시 생각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도 필요하다. 교육청 차원에서 학교가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체계적인 연수와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라. 실행(Action) 실행·평가과정이다. 실행·평가는 학교현장에 적용을 위한 실행계획 및 피드백(포트폴리오)을 통한 평가를 하는 과정이다. 계획수립(액션플랜) → 실행 및 성찰 → 결과 보고(포트폴리오) 단계 등을 거친다. 이 과정은 논술의 본론에서 넣을 수도 있고 결론에 담을 수도 있다. 학교자율운영체제의 실행방안으로 제시한 것을 바탕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그 계획이 추진되는 과정을 성찰하고, 그 결과를 결과물로 보여주는 과정이다. 일반적으로 논술은 방안 정도만 제시하고 이 실행·평가의 과정을 거치는 것은 생략하고 있다. 그러나 이 MASA 논술 작성에서는 이런 점을 보완하여 실행 및 평가까지 고려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논술과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최근 전형에서는 논술보다는 기획에서 이런 내용을 많이 담기도 한다. 만약 논술에서 본론에 담을 수 있는 분량이 제한된다면 결론 부분에서 이 과정을 담도록 하면 논술의 타당성이 높아질 것이다. 다만 결론 부분에서 유의할 점은 결론에서 새로운 방안에 접근하거나 본론과 다른 갈래의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을 수 있다. 전체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Ⅳ. 교육청의 역할 ‘학교자율운영체제’의 성공적인 구축은 교육공동체(학생·교사·학부모)와의 협력에 달려있다. 민주적인 학교문화를 조성하여 교육공동체가 교육활동을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체제가 교육자치의 기반이 된다. 이를 위해 학교는 권한과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학생과 학부모가 신뢰할 수 있도록 학습 및 생활정보를 정확히 제공해야 한다. 교육청은 학교자율운영체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관련 법령과 운영계획을 마련하고, 행정적·재정적으로 학교를 지원해야 한다. 또한 학교와 지역사회의 의견을 반영하는 상향식(Bottom-Up) 지원체제를 구축하고, 학교 상황과 교육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한 행정혁신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관계성 기반 하이브리드 수업의 필요성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 학교는 알파세대학생들과 함께 교육혁신을 위한 도전에 나서고 있다. 특히 2025년 도입 예정인 디지털교과서 AIDT는 디지털 기반 학습도구의 본격적인 활용을 통해 학생들의 맞춤형학습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변화는 미래교육에 긍정적인 가능성을 열어줄 수도 있지만, ‘디지털 의존’과 ‘관계성 약화’ 등의 사회적 우려 역시 제기되고 있다. 이와 같은 디지털 혁신의 흐름 속에서 학교가 직면한 주요 문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학생들의 관계 형성 약화와 협력적 학습 부족이다. 디지털기기와의 상호작용이 일상이 된 알파세대는 사회적 관계의 중요성을 체감할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온라인에서의 즉각적인 소통에는 익숙하지만, 오프라인에서의 협력적 문제해결과 상호작용에는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관계 형성과 협력적 학습능력이 미래 사회에서 필수적인 역량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충분히 개발할 기회가 점점 제한되고 있다. 둘째, 디지털과 아날로그 경험의 불균형이다. 학생들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만, 이로 인해 깊이 있는 사고와 창의적 문제해결을 위한 아날로그적 경험이 배제되는 경향을 보인다. 디지털 콘텐츠에 지나치게 몰입하면서 학습과 일상에서 균형 잡힌 사고와 경험을 쌓기 어려워지고 있다. AIDT 도입은 학습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되지만,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균형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장기적인 학습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셋째, 수동적인 아이들의 모습과 무기력한 교실현장이다. 디지털 콘텐츠의 편리함과 즉각적인 자극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학습에서의 자기주도성과 내재적 동기를 잃어가고 있다. 교실현장에서는 학생들이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을 하며 학습에 수동적으로 임하는 모습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무기력한 교실환경은 교사와 학생이 함께 주도성을 발휘하고, 학습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수업설계가 절실한 이유를 보여준다. 관계성 기반 하이브리드 프로젝트 수업으로 기르는 미래역량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알파세대 학생들은 첨단기술과 정보의 중심에 있다. 이들은 디지털 기술에 익숙하지만, 단순히 기술을 활용하는 것만으로는 미래 사회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충분히 기를 수 없다. 창의적 문제해결과 협력적 학습능력이 중요한 미래 사회에는 학생들이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관계성을 기반으로 한 교육이 더욱 필요하다. [PART VIEW] 관계성 기반 하이브리드 프로젝트 수업은 디지털과 아날로그 학습방식을 균형 있게 결합하여, 학생들이 협력적 탐구활동을 통해 지식을 활용하고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 수업은 학생과 교사가 함께 상호작용하며 공동체적인 학습경험을 쌓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학생들이 수업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관계 형성과 협력을 통해 학습동기를 높이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이 프로젝트 수업은 세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다. 첫째, 공동체역량을 비롯한 사회정서역량을 함양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협력적 문제해결과 소통을 통해 사회적 관계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도록 돕는다. 둘째, 디지털과 아날로그 학습방식을 조화롭게 결합하여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력을 기르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다양한 상황에서 질문하고 탐구하는 능력을 키운다. 셋째, 학생 주도성과 교사의 지원이 조화를 이루는 학습환경을 조성하여, 교실을 활기차고 의미 있는 탐구의 장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은 학생들이 학습 주체로서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자기주도적 학습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와 같은 수업은 디지털시대에 필요한 다양한 역량을 자연스럽게 기를 수 있도록 돕는다. 관계성과 협력을 중심에 둔 교육은 학생들이 협력과 탐구를 통해 더욱 주도적이고 자신감 있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준다. 개념기반 탐구학습 이론을 반영한 하이브리드 수업 이 프로젝트 수업은 개념기반 탐구학습 이론에 기초하고 있다. 개념기반 탐구학습은 교과 간 통합과 전이 가능한 이해를 강조하는 개념기반 학습과 질문중심 탐구를 강조하는 탐구기반 학습이 결합된 형태다. 이 접근법은 학습자가 깊이 있는 개념적 이해를 통해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학습전이를 돕는 데 중점을 둔다. 개념기반 탐구학습 과정은 ‘관계맺기 → 집중하기 → 조사하기 → 조직 및 정리하기 → 일반화 → 전이 → 성찰하기’의 5단계를 거치지만, 본 프로젝트에서는 저학년 학생들의 발달수준에 맞춰 이를 간소화한 4단계 ‘관계 형성 → 협력적 탐구 → 가치 발견 → 배움 확장’으로 설계하여 적용하였다. 이 과정은 학생들이 학습내용을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자기주도적 학습능력과 비판적사고력을 키우는데 목적이 있다. 또한 학생들이 질문을 통해 문제를 탐구하고 해결하며, 창의적사고와 협력적 탐구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수업이 학습과정에서 학생들의 탐구중심 학습능력과 미래역량을 효과적으로 향상하는데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사회정서역량을 강화하는 하이브리드 수업 사회정서역량은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소통과 협력을 통해 학문적 성공, 건강, 시민참여 등 삶의 전반적인 영역에서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능력이다(CASEL, 2021). CASEL이 제안한 사회정서역량의 5가지 구성요소는 ▲자기인식, ▲자기관리, ▲관계기술, ▲사회적 인식, ▲책임 있는 의사결정이다. 한편 김보경 외(2023)의 연구2에 따르면, 효과적인 디지털 기반 교육을 위해서는 디지털 활용과정에서 발생하는 학습자의 사회·정서적 문제를 면밀히 파악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수업설계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팬데믹 이후 교육현장에서 사회정서역량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었으나, 이를 체계적으로 교수·학습과정에 적용한 사례는 여전히 부족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디지털시대에 적합한 교수·학습전략을 기반으로, 사회정서역량 함양을 목표로 한 프로그램을 설계하였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협력·소통·자기관리 등 CASEL의 5가지 핵심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디지털 도구와 아날로그 학습방식을 조화롭게 결합하여 학생들이 사회적 상호작용과 정서적 성장을 균형 있게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교사 주도성과 학생 주도성이 조화를 이루는 수업 교사 주도성과 학생 주도성이 조화를 이루는 수업은 학습의 역동성을 이끄는 중요한 요소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2023) 연구3에 따르면, 학생 참여형 수업에서는 학습목표를 명확히 제시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에 참여하며, 협력과 상호작용을 통해 지식을 깊이 탐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중요하게 다뤄진다. 학생들은 학습의 주체로서 의미 있는 경험을 쌓고, 성찰을 통해 학습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접근은 미래 교육을 위해 유네스코(2021)4가 제안한 미래 교육에서의 교사 역할과도 맞닿아 있다. 교사는 지식을 단순히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습의 촉진자로서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을 지원하며, 학습방향을 제시한다. 이 과정에서 교사 역시 스스로도 성장하며, 학생들과 함께 학습환경을 풍요롭게 만들어간다. 이처럼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하며 서로의 주도성이 조화를 이루는 수업은 학생들이 탐구와 문제해결 과정에서 학습의 주체가 되도록 돕는다. 동시에 교사는 학생들의 필요와 참여에 맞춰 교수법을 발전시켜 나가며, 학습을 보다 의미 있고 활기찬 경험으로 이끌어간다. NEW WAVE 프로젝트란? ‘NEW WAVE’란 ‘새로운 물결’이라는 뜻으로 본 연구에서는 미래 사회를 살아갈 알파세대 학생들이 가져야 할 역량과 방향을 상징한다. ‘NEW WAVE 프로젝트’는 시대 상황을 반영하여 요즘 학생들이 부족함을 보이는 문해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그 문해력을 자기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융합교과 프로젝트 활동이며, 연구자가 유목화한 주제적 요소와 관련하여 서로 관계를 맺고 이루어지는 다양한 교육활동을 일컫는 용어이다. ‘NEW’는 디지털시대 알파세대에게 필요한 역량과 관련하여 질문과 탐구역량·사회정서역량·공동체역량을 재해석한 개념으로 본 연구에서 기르고자 하는 미래역량을 나타낸다. ‘WAVE’는 프로젝트 학습단계·수업과정의 중의적인 의미이다. 본 프로젝트의 과정은 개념기반 탐구학습 모형을 기반으로 연구자가 프로그램의 특성에 맞게 구안한 학습 순서이다. NEW WAVE 프로젝트 중 배움확장 단계 (Expand)를 융합 교육과정으로 설계하기(전체 프로젝트 중 배움확장 단계 사례) 디지털기술이 교육혁신의 주요 요소로 자리 잡은 가운데, ‘2학년 학생들에게 필요한 미래역량과 저학년에게 디지털 기초소양을 어떻게 길러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학습내용을 깊이 이해하고, 디지털 도구를 통해 사회정서역량을 함께 기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학급·학년·가정과의 연계를 통해 배움이 교실 밖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지원하여,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 속에서 배움을 실천하고 학습의 의미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게 하였다. 주제의 WAVE 중 배움확장 E의 설계 내용 프로젝트 중 배움확장 단계를 수업에서 실현하기 미래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학생들로 하여금 공동체 가치를 더욱 중요시하고 있다. 지역 사회와 협력하거나 연계하는 등의 활동들은 학생들이 점차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 이처럼 학생들이 앞서 수행한 프로젝트를 통해 공동체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충분한 준비가 되었다면, 본 프로젝트에서는 그림책을 통해 이 세상의 따뜻한 공동체 가치를 함께 느끼고 향유할 뿐만 아니라 직접 작품 제작을 통해 공유하는 활동을 실시한다. 실천과제 배움확장 의 네 번째 프로젝트 수업 실천 내용 프로젝트 확장 및 일반화 본 프로젝트의 실행과 발전을 통해 도출된 주요 확장 사례는 다음과 같다.첫째, 학생에게는 학생 맞춤형 교육실현 및 학습결과의 공유가 가능하다. 본 프로젝트는 하이러닝(국어)를 통해 학생 맞춤형교육을 구현하며, 교사가 학생의 학습과정을 점검하고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하며 발전시켜 나간다. 학습결과는 메타버스 전시회나 북크리에이터 등을 통해 학급에 상시 공유되며, 학생들은 자신의 앎을 실생활과 연결한다. 또한 학습결과는 간단한 링크를 통해 가정에 제공되어 학교와 가정 간의 연계를 강화하는 방법으로 공교육의 책무성을 다한다. 둘째, 학교교육과정과의 연계를 통해 심화 및 확장이 가능하다. 본 연구에서는 학교자율과제 및 학교자율과정과 연계하여 본 프로젝트를 확장하고, 학생주도성 함양을 위한 배움나눔 프로젝트 발표회를 통해 학습을 심화하였다. 또한 디지털 창의역량 실천학교를 운영하며 고민한 내용들을 학년교육과정에 반영하여 저학년에게 적합한 디지털 기반 수업 활동을 고안하고, 이를 교육과정에 반영하여 진로연계 교육까지 실천할 수 있다. 셋째, 교사의 주도성 함양을 통해 수업혁신 문화개선이 가능하다. 본 연구에서는 교사 개인의 행위주체성을 통해, 동학년 교사들이 탐구학습공동체의 운영주체가 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였다. 이를 통해 연구자 외의 동학년 교사가 수업설계와 평가에 함께 기여하며 수업혁신을 이루어낼 수 있다. 또한 연구자료를 교사들과 공유하고 수업나눔 문화를 혁신하여, AI 맞춤형 평가와 디지털 교사연구회 공모 등을 통해 수업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넷째, 지역 차원에서 수업혁신을 확산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본 연구를 시행하며, 지역단위에서 교사학습공동체를 통해 수업사례를 나누고, 프로젝트 수업을 확산시키는 활동을 진행하였다. 맞춤형교육 지원, AI 맞춤형 수업사례 공유, 지역연계 프로젝트수업 포럼 등을 통해 디지털 창의역량 실천학교의 수업나눔 실천을 이어가며, 지역연구회 운영과 맞춤형교육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학습공동체의 협력과 소통을 촉진하는 사례는 지역의 수업혁신에 앞장서는 기여라고 할 수 있다.
좌표평면과 그래프 단원이 중요한 이유 중학교 1학년 수학의 ‘좌표평면과 그래프’ 단원은 교과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그 중요성은 매우 높다. 이후 학습할 함수 단원의 기초를 다지는 역할을 하므로 학생들이 함수의 그래프를 받아들이는 정서적인 측면까지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좌표평면을 이해하고 그래프를 그리는 과정은 수학적 사고력뿐만 아니라 문제해결능력을 길러주며, 실생활과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깊이 있는 학습’을 통해 학생들이 주요 개념을 심도 있게 이해하고, 이를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도록 강조하고 있다. ‘좌표평면과 그래프’ 단원은 이러한 교육과정의 목표를 충실히 반영할 수 있는 주제다. 또한 현대 사회에서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시각화하는 능력이 점점 중요해진다. 다양한 디지털 도구와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그래프를 그리거나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활동은 학생들에게 디지털 리터러시를 높이는 기회도 제공할 수 있다. ‘좌표평면과 그래프’ 단원의 수업과정 2015 개정 교육과정을 기준으로 이 단원에서는 세 가지 성취기준을 다루며, 각 성취기준 별로 진행한 활동은 다음과 같다. [PART VIEW] ● A. 책 내용과 연결 수학에서 새로운 개념을 배울 때는 그 개념이 왜 등장했는지가 중요하다. 교사가 설명할 수도 있지만, 수학과 관련된 책에서 제시한 내용을 학생이 직접 읽어보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기회가 필요하다. 누구나 읽는 수학의 역사(창비, 안소정)에 나와 있는 내용을 재구성하여 자료로 제시하고, 아래와 같은 질문을 제시하였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말을 남긴 근대 철학의 아버지다. 17세기 수학에 큰 업적을 세운 수학자로, 좌표평면을 발명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하학을 개척했다. 1596년 프랑스 투르에서 태어난 데카르트는 어릴 때부터 몸이 허약해 아침 늦게까지 누워 있을 때가 많았다. 철학과 수학에 대한 착상도 이 아침 명상시간에 주로 싹텄다. 군대에 가 있을 때도 습관대로 누워 있다가 좌표평면을 발명했다. 우연히 천장에 있는 파리 한 마리를 보았고, 파리의 위치를 나타내는 방법을 찾으려다 가로세로 수직선을 그린 좌표평면을 생각해 냈다. 좌표평면을 만들어 파리의 위치를 좌표로 표시했다. 이때 가로의 수직선을 x축, 세로의 수직선을 y축이라 하고, 두 좌표축의 교점에 x, y좌표를 표시한다. 데카르트가 좌표평면을 만든 것은 수학사에서 획기적인 업적이다. 좌표를 이용하면 방정식·함수 같은 대수식을 기하학적 그래프로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좌표로 나타낸 기하학 그래프를 대수 방정식으로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수학사에서 큰 전환점이 된다. 대수에서 기하학을 다루고 기하에서 대수학을 다룰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전까지 수학에서는 대수와 기하가 서로 다른 영역으로 구분되어 다루어졌지만 이제 두 영역이 서로 오갈 수 있게 되었다. (1)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이 말은 무슨 의미인가요? (2) 데카르트는 어떤 일을 계기로 좌표평면을 만들었나요? (3) 좌표평면은 수학사에서 어떤 의미인가요? ● B. 친숙한 캐릭터 활용 수업자료를 검색하다가 ‘피카츄’를 그릴 수 있는 좌표를 찾았다. 한 번 사용한 후에, 다른 사람이 만든 자료가 아니라 직접 자료를 만들어야겠고 생각했다. 그래서 ‘파이리’를 떠올렸고, 인터넷에 나오는 사진을 이용하여 좌표를 만들었다. 기존에 만들어진 자료를 활용할 때는 편했지만, 막상 하나의 캐릭터를 만들면서 이 과정이 쉽지 않다는 걸 알았다. ‘내가 만드는 것보다 학생들이 직접 만든다면 좌표평면에 대해 완전히 익힐 수 있겠는데?’라며 수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학생들은 ‘파이리’를 그리기 위한 좌표를 이용하여 직접 종이에 그려보았고, 모두 완성한 모둠에서는 그래프를 그릴 수 있는 프로그램인 알지오매스를 활용하여 좌표를 찾아 점을 찍고, 연결하는 활동을 했다. 정규수업에서는 시간이 오래 걸려서 학생들이 캐릭터에 대한 좌표 만들어 보기 활동은 하지 못했다. 하지만 중학교 1학년 주제 선택 수업시간 두 시간을 할애하여 이 작업을 해볼 수 있었다. 학생들은 ‘도라에몽’, ‘짱구’ 등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찾고, 만드는 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 C. 전래동화와 연결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그래프로 나타내는 활동은 교과서에도 많이 등장한다. 하지만 데스모스를 활용하면, 실제 토끼와 거북이의 속도에 대해서도 느껴볼 수 있고, 그래프와 상황을 직접적으로 연관시킬 수 있어서 학생이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활동 외에도 데스모스에는 여러 상황(미끄럼틀 타는 영상, 계란 옮기는 영상 등)이 제시되어 있어서 학생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 볼 수 있다. ● D. 놀이공원 영상 분석 데스모스에서 제공된 영상만 활용하기보다는 학생들이 직접 찍은 영상을 활용하여 그래프로 나타내는 활동을 하고 싶었다. 6월에 이 부분을 수업하였는데, 그 전에 5월 현장체험을 갈 때, ‘수학 미션’을 제공했다. 움직이는 놀이기구 영상을 1분 내외로 찍어서 과제방에 올리도록 했다. 모둠에서 세 가지 경우(열차의 높이, 어린이 타워의 높이, 바이킹의 높이)를 그래프로 나타내보는 활동을 진행한 다음, 반 전체에 공유한 후 결과물을 관찰하며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과서에 제시된 그래프만 다룰 때보다 훨씬 깊은 대화가 이루어졌고, 답을 내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고등학교에서 미분 개념을 배운 후에 다시 생각해 보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 E. 구글 트렌드 활용 빅데이터와 연결하여 그래프를 다루고 싶었다.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서 사전에 ‘구글 트렌드’에 접속해서 몇 가지 퀴즈를 만들었다. 그런 다음에 학생들이 관심 있는 소재를 검색해 보게 하였다.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검색을 해보았는지 분석하며 즐거운 모습을 보였다. 또한 그것을 문제로 낸 다음에 다른 모둠에서 무엇을 검색했을 때 나오는 결과인지 유추하며, 그래프 해석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 ● F. ‘수학 일기’ 쓰기 ‘수학 일기’는 그래프 단원 외에도 ‘정수와 유리수의 사칙계산’과 ‘문자와 식’ 단원에서도 작성했다. 수학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힘을 기를 수 있는 활동이라 생각한다. 하루를 보내면서 일어난 일들과 관련하여 자신의 기분을 그래프로 나타내본다. ● G. 수학 듣기평가 처음에 학생들에게 ‘수학 듣기평가’를 하겠다고 하면, ‘영어 듣기평가’는 해봤지만, 수학 듣기평가는 처음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일상생활 속 여러 가지 상황을 ‘타입캐스트’를 활용하여 대화로 만들었고, 그 대화를 집중해서 들은 후에 그래프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한다. 문제 예시는 다음과 같다. ● H. 수학 노래방 활동 정비례와 반비례의 일상적 의미와 수학적 의미를 비교하며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서 기존의 노래 가사에 ‘정비례/반비례’가 사용된 것을 찾아 보고, 학생이 직접 ‘정비례/반비례’의 의미가 드러나게 노래 가사를 만들어 보는 활동을 한다. 실제 수업에서는 알고 있는 노래에 가사를 바꾸어 보는 활동을 하였지만, SUNO를 활용해서 완성된 곡으로 만들어 보는 활동도 흥미로울 것 같다. ● I. 짝 만나기 활동 하나의 관계를 표·식·그래프·문장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자신의 카드와 다른 친구의 카드를 서로 관찰하면서 같은 관계인지 확인하는 활동을 진행한다. 그런 다음 같은 카드끼리 모여서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 이야기를 나눈 후에, 전체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수업에 활용한 에듀테크 소개 수업시간에 활용하는 에듀테크는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여주고, 창의적인 학습환경을 제공하여 학생들의 학습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기여한다. 이 단원을 진행하며 활용한 에듀테크는 다음과 같다. 수업을 마무리하며 수학교사로 지내는 동안은 “수학을 왜 배워요?”라는 질문을 피할 수 없다. 그 질문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면서 교사로서 조금씩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의 나는 내가 찾은 답을 학생들에게 ‘말’로 설명하려고 했다. 하지만 효과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지금의 나는 학생들이 ‘느낄 수 있게’ 수업을 구성하려고 노력한다. 이 단원을 수업하면서는 ‘수학이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녹아있구나!’하는 것을 느끼길 바랐고, 이 내용이 다른 선생님들께도 도움이 된다면 나로서는 매우 영광이다. 혹시나 의문사항이 있거나 다른 수업내용이 궁금하다면 네이버 블로그 ‘내가 수학왕라니!!’에 수업 관련 기록이 있으니 참고하실 수 있다.
책을 읽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것은 학생들의 사고력을 확장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바쁜 학사일정 속에서 혼자 독서하는 것만으로는 생각을 정리하거나 다양한 시각을 접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독서·토론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독서토론단을 조직하여 운영해 보기로 하였다. 독서토론단 조직 1·2학년을 대상으로 관심사나 진로 분야가 비슷한 학생 4~6명이 한 팀을 이루어 독서토론단을 조직하고,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읽으며, 토론하는 프로그램으로 운영 과정은 다음과 같다. 활동계획서에 활동 주제, 주제 선정 이유, 활동계획표(날짜와 장소 및 활동 내용), 구성원과 역할 등을 작성할 수 있게 양식을 제공했다. 7팀을 선발하여 주제 분야에 맞는 교과교사를 멘토교사로 연결해 주었다. 토론단을 모집하면 사실 문과 학생들보다 이과 학생들의 참여율이 더 높은 편이다. 2022년도에 독서토론단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멘토교사 없이 사서교사 단독으로 운영을 하였는데, 과학 분야 특히 물리학 전문 용어와 수식이 포함된 학생의 보고서를 이해하기 위해 난데없이 물리 공부를 해야 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2023년부터는 팀의 주제에 맞게 교과교사를 멘토로 연결해 전문 분야에 관한 피드백을 받도록 하고 있었다. 운영 전반에 관해서는 사서교사가, 토론 내용에 관해서는 멘토교사가 지도하는 이원화 방식인 셈이다. 선정된 팀은 멘토교사와 함께 주제에 적합한 토론용 도서를 선정하게 하였다. 막상 토론활동이 시작된 후 책이 너무 어렵거나 토론에 적합하지 않았던 경우가 있어 책 선정에 있어 교사의 도움을 받으면 좋다. 책 선정까지 마친 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하여 활동 방법을 안내하고 활동 도서를 구매하여 나누어 주었다. [PART VIEW] 독서토론단 활동과 기록 학생들은 점심시간이나 방과 후 시간을 활용하여 모임을 가졌다. 팀마다 대표자를 두어 모임을 주도하게 하였으며, 대표자는 사서교사 및 멘토교사와 긴밀하게 소통하는 역할을 담당하였다. 이 외에서도 구성원 각자에게 역할을 부여하면 학생들이 좀 더 책임감 있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 안내한 토론과정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지도교사 하에 이루어지는 활동이 아니라 실제 모임이 이루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소통과 관리를 위해 오픈채팅방을 개설하였고, 패들렛을 채팅방에 연결해 활동을 기록하게 하였다. 팀원이 모두 나오는 인증샷과 그날의 토론 보고서를 작성하여 업로드함으로써 다른 팀의 활동도 공유할 수 있었다. 2024년도에는 철학(1)·역사(1)·생명과학(2)·화학(1)·경제(1)·환경(1)을 주제로 7팀이 활동하였다. 패들렛 기록의 장점은 각 팀의 활동을 수시로 점검하고 전체 활동을 한 번에 파악하기 쉽다는 점이다. 다만 종이에 기록한 활동보고서를 사진으로 찍어서 올리면 사진의 선명도나 해상도에 따라 내용을 파악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있다. 그래서 활동 중간 이후부터는 온라인상에서 작성하여 파일 형태로 업로드하게 하였다. 시험 기간이나 방학 동안 학생들이 잠시 휴지기를 가질 때, 사서교사는 학생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활동을 관리해야 한다. 처음 팀을 결성하고 계획서를 제출할 때 가졌던 마음가짐이 흐려지기 때문이다. 각 팀의 모임에 1회 정도 참여하여 학생 개개인의 특징을 파악하고 실제 운영 모습을 파악하면 활동이 종료된 후에 개인별 생활기록부를 작성할 때 도움이 된다. 2학기 중간고사가 끝난 후 그동안 기록해 왔던 활동 과정을 토대로 발표할 자료를 제작하게 하였다. 토론 내용 요약, 인상 깊었던 논점, 그리고 독서를 통해 변화된 관점 등을 프레젠테이션으로 제작하여 멘토교사의 지도를 받았다. 팀당 발표시간 10분, 질의응답 시간 5분이 제공된다고 사전에 안내하였더니 워크숍 전날까지 예행연습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독서토론단 워크숍: 결과 공유 2024년 10월 18일, 독서토론단 워크숍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학생들은 그동안의 활동을 돌아보고, 자신들의 토론 결과물을 발표했다. 각 팀의 발표 주제와 해당 도서는 다음과 같다. 독서토론단의 의미와 기대 효과 워크숍까지 모두 마친 학생들은 활동 평가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질문 항목은 크게 네 가지이다. • 자기평가: 토론단 모임에서 자신이 담당한 역할과 운영에 기여한 점 • 동료평가: 토론단 활동에서 나에게 긍정적 영향을 끼쳤던 팀원의 특징이나 배울 점 등 • 성장과 변화: 토론단 활동에 참여하며 갖게 된 문제의식과 변화 • 확장 및 연계 계획: 더 알아보고 싶은 분야, 이후의 연계 활동, 추가적인 탐구 계획 동료평가를 해보면 교사가 파악하지 못한 학생의 자질 및 공동체역량을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자신의 역할과 기여도에 관해 스스로 작성한 첫 번째 자기평가 부분과 비교하여 실제로 어떻게 활동했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독서토론단 활동을 하며 학생들은 ‘토론을 통해 책을 다양한 측면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생각의 깊이가 달라졌다’, ‘내가 알고 있던 지식을 수정하거나 보완하고 다른 관점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는 태도가 생겼다’ 등의 소감을 밝혔다. 학생들은 단순한 독서습관 형성을 넘어 비판적 사고력과 표현력을 키우는 경험을 했다. 또한 자기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함께’ 읽고, ‘함께’ 생각하고, ‘함께’ 공유하는 경험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독서토론을 활성화하여 학생들이 다양한 시각을 경험하고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새 학기에 두 가지 화두가 있을 법합니다. 하나는 잊고 싶지만, 피부에 와닿아 자꾸 떠오르는 이야기라면, 다른 하나는 잊지 말아야 하지만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져 뒷전으로 밀리는 주제입니다. 전자는 어려워진 오늘날 교직상황을 걱정하는 하소연이고, 후자는 본격적인 챗봇시대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입니다. “에이구, 너무 힘들다.” 새 학기에는 이런 하소연은 하지 맙시다. 교직이 훨씬 어려워진 건 사실입니다. 학생 대하기가 어려워졌고, 학부모 대하기는 더 힘겨워졌습니다. 다루어야 하는 학내 문제의 심각성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지경입니다. 그래서 교단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깁니다. 하소연이 나오는 건 충분히 이해됩니다. 감정을 말로 표현하면 억눌렸던 감정이 분출되고 스트레스가 해소될 수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어려움을 알리고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부정적인 면도 존재합니다. 하소연은 숨통을 트여주되 일시적일 뿐, 시간이 지나면 되레 부정적인 감정이 증가하게 됩니다. 심지어 주변 사람들을 우울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마치 감기 걸렸을 때 재채기하면 시원하더라도 옆 사람들이 전염되는 이치와 같습니다. 더 심각한 부작용은 본인을 스스로 피해자로 여김으로써 의도치 않게 가해자를 만들게 됩니다. 그러나 어느 누가 자신이 가해자라고 자인할 리 없겠지요. 어쩌면 본인이야말로 진정한 피해자라고 반격할 수도 있습니다. 공존하고 상생해야 할 구성원들 사이에 서로 손가락질하고 갈등이 증폭되고 모두가 괴로워지게 됩니다. 서로 피해자와 가해자로 나누고 갈라치는 순간 협력과 평화는 기대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하소연하는 것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충동을 조절해야 하겠습니다. 개인 차원에서 스트레스를 담아내는 회복탄력성 역량을 높이거나 동료와 연대하여 서로 지켜주는 공동체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한 단계 더 나가 하소연에 낭비되는 시간을 교육시스템을 혁신하기 위한 노력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그 투자의 대상이 바로 ‘에이아이(AI)’입니다. AI 이전 시대를 위해 지어졌고 이제는 철 지나서 고물이 된 교육시스템을 인위적으로 생명 연장하는 바람에 교육이 많이 망가졌지요. 이와 함께 교직의 가치도 하락했습니다. 학생들도 괴로워하고, 학부모도 힘겨워하고, 이젠 교사마저 신음하는 교육시스템을 그대로 놔두고 교직의 위상을 드높이는 방법이 있을 수 있나요? 저는 모릅니다. 제가 아는 방법은 단 하나입니다. 우리가 AI시대를 위한 교육에 몰두할 때, 그래서 교육이 다시금 학생에게 희망과 학습의 즐거움을 선물할 때, 우리가 존중받고 존경받고 권위를 되찾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AI시대를 위한 교육을 준비해서 교육에 근본적인 변화를 도모해야 합니다. 다행스럽게 우리는 거대한 변화를 일구어낸 경험이 있습니다. 한 30년 전입니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대대적으로 등장하면서 산업화시대가 정보화시대로 본격적으로 이동하던 시점이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한국 전체가 정보화 혁신에 매진하던 때를요. 교사 재교육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졌고, 모두가 정보통신기술(ICT, Information Communications Technology)을 배웠습니다. 신규교사만이 아니라 교장선생님들도 ICT 연수를 받았습니다. 깡촌마을학교에도 인터넷이 연결되고, 컴퓨터가 설치되었습니다. 그 결과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화 기반 교육시스템을 이루어내고 새 시대에 걸맞은 인재를 양성해 냈습니다. 그냥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 사실입니다.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를 제시하겠습니다. 기술기반 문제해결능력(Proficiency in problem solving in technology-rich environments)에 대한 2013년도 OECD 보고서입니다. 여기서 기술기반은 ICT를 뜻합니다. 대한민국 성인(55~65세)의 ICT 능력은 세계 최하위권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16~24세(학생) 경우에는 세계 최고였습니다. 기술에 관해서 가장 무지한 세대가 가장 유능한 기술을 지닌 후세를 양성해 냈다는 건 기적입니다. 기적의 비결은 바로 교사의 재교육에 있었습니다. 교사의 정보화 기술력(How skilled are teachers in ICT and problem solving)에 대한 2016년도 OECD 보고서가 말해줍니다. 당시 한국 평균 대졸 직장인마저 ICT 능력이 세계 최하위였지만, 한국 교사 집단만 별도로 평가하면 세계 최고였습니다. 상위권이 아니라 단연 세계 일등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30년 전 교사들이 먼저 ICT 교육을 대대적으로 받은 덕분에 ICT에 능한 인재를 양성해 낼 수 있었고, 국가가 선진국 대열에 우뚝 올라서게 되었던 것입니다. 한때 우리를 난민 취급하던 나라들이 지금은 대한민국 여권만 지니면 국경을 활짝 열어주고 환영합니다. 우리가 심지어 일본보다 더 부유하게 살게 되었으니 이 얼마나 통쾌하고 신나는 일입니까. AI는 우리가 그저 선진국 대열에 턱걸이하지 않고 이참에 확실하게 자리를 굳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그래야 우리가 열강 틈에 끼어 있어도 불안해하지 않고 우리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AI가 데이터 기반 기술인 만큼, 기록물 활용 전쟁인 만큼, 중국의 역사와 문화 왜곡에 맞설 수 있을 것입니다. 디지털 정보화는 컴퓨터와 인터넷 활용법을 배우는 것으로 유효했지만, 우리가 현재 당면한 AI 과제는 추상적이어서 좀 더 도전적일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이미 세계적인 AI 생태계와 경쟁력을 갖췄습니다. 디지털 정보화가 하드웨어 혁신이라면 오늘날 AI는 소프트웨어 혁신입니다. 한국의 소프트파워도 막강합니다. 이제 이에 걸맞은 피플웨어만 구축하는 일이 남은 셈입니다. 지난 1월에 AI 선구자인 샘 올트먼이 자신의 블로그에 ‘10년 안에 인간을 능가하는 AI가 등장할 것’이라는 의견을 올렸습니다. AI의 다음 단계로 볼 수 있는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와 ASI(Artificial Super-Intelligence)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인재의 개념도 다음 단계로 빨리 진화해야 하겠습니다. 수능시험 만점이 더는 인재의 기준이 될 수가 없습니다. AI시대에는 학생들이 NRS(Non-routine skills)를 갖추어야 합니다. 정답이나 방정식이 없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지녀야 한다는 뜻입니다. 흑백 논리력보다 퍼지(fuzzy) 사고력이 중요합니다. 호기심·모험심·자신감·효능감·방향감 등 감각적(정의적) 역량을 비롯하여 영성적 역량이 추가되어야 합니다. AI시대에 인간 디자이너가 가야 할 길이 ‘영혼 담긴 디자인’(중앙일보 2025.2.4.)이라고 하듯이 학교교육에 논리와 이성을 초월한 영감과 통찰력과 지혜가 동원되어야 합니다. “이게 뭐지?”, “나더러 또 뭘 배우래?” 이런 말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AI가 무엇인지 확실히 알지 못하더라도 머뭇거리지 맙시다. 하다 보면 무엇인지 알게 되겠지요. 우리가 못할 게 뭐 있겠습니까. 30년 전에 정보화가 도대체 뭔지도 몰랐던 선배교사들은 해냈지요. 이제 우리 차례입니다. 무척 매정하게 들리겠습니다만 다시 언급하겠습니다. 하소연한다고 현상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시각을 본인과 과거(원인 규명)로 돌리면 ‘탓하기’와 ‘각자도생’이란 고달프고 외로운 길로 빠집니다. 시각을 외부와 미래로 돌리세요. AI시대가 요구하는 교육을 지금 시작하세요. 그래야 학생도 살고, 나라도 살고, 우리도 삽니다.
고교학점제가 올해부터 전면 시행된다. 고교학점제는 2018년 연구·선도학교를 중심으로 도입되었고, 2023년부터는 2015 개정 교육과정으로 전국 고등학교에 단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이를 통해 학교교육과정 편성·운영에 있어서 지역별·학교별 차이는 있었으나,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학교별 특색있는 교육과정, 온오프라인 공동교육과정, 고시 외 과목 편성 등 기존의 획일적인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진로와 적성에 따른 과목 선택과 학습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또한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에 대비하여 최소 성취수준 미달학생을 위한 보충지도가 마련되어 최소 성취수준 보장에 대한 준비를 시작하였다. 물론 희망학생 부족으로 적극적인 보충지도가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학교현장에 최소 성취수준 보장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처럼 고교학점제가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교육과정 정상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여전히 교원단체를 중심으로 고교학점제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존재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에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와 그 해결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고등학교 교사들의 수업·평가·행정업무 부담은 대폭 늘어났지만, 교육부나 교육청의 지원은 미흡한 실정이다. 이는 고교학점제 안착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부분이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기초 소양과 기본 학력을 바탕으로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취득하여 졸업하는 제도이다. 이러한 제도 아래에서 교사는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편성 및 운영, 진로탐색 및 학업설계 지원, 이수기준 도달을 위한 모니터링 및 피드백 제공, 미달학생에 대한 보충수업 제공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는 학교의 본질적인 기능이자 당연한 역할이지만, 과밀학급이 존재하는 수도권 및 광역시의 학교나 학생수가 적어 교사가 여러 과목을 담당해야 하는 농어촌 소규모학교의 경우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김영은·허예지·백경선, 2023). 그러나 교육부는 이러한 어려움을 충분히 고려하고 대책을 마련하기는커녕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원수 감축방안을 발표하여 학교현장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둘째, 2022 개정 교육과정이 당장 3월 고등학교 입학생부터 적용되지만, 교원들의 전문성 함양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했다.교육부와 교육청은 전국적으로 다양한 연수와 안내를 제공했지만, 여전히 많은 교사가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다양한 과목에 대한 이해와 수업 및 평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융합선택과목은 교과내·교과간 주제 융합과 실생활 체험 및 응용을 위한 과목으로 미래핵심역량 함양에 유용하지만, 기존 교과 중심의 교육을 해 온 교사들에게는 낯설어 준비에 어려움이 따른다. 이러한 이유로 융합선택과목은 실제 학교교육과정에서 제대로 편성되지 못하고 있다. 평가도 마찬가지이다. 5단계 상대평가와 함께 도입되는 성취평가제에 대한 교사들의 이해와 준비가 미흡하다. 2012년부터 성취평가제가 도입되었지만, 9단계 상대평가와 병행되면서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교육과정에 따른 성취기준과 성취수준은 평가계획서에만 형식적으로 제시되고, 실제 수행평가와 지필평가에서는 제대로 다루어지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교사들은 성취평가제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전문성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5단계 상대평가가 시행되고 표준 편차가 기재되지 않는 학교생활기록부에서 성취평가제 정보는 대입평가에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교사들은 성취수준을 고려하여 문항을 출제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셋째,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에 대한 대비가 미흡하다.올해부터 학생들은 학점 이수기준에 미달할 경우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를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며, 이를 이수하지 못하면 졸업에 필요한 192학점을 채우지 못해 졸업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2023년부터 시행된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는 희망학생만을 대상으로 진행되어 아직 보편화되지 못했고, 교사들의 전문성 또한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미달학생이 많은 학교의 경우, 학기 중 보충지도를 위한 학점당 5차시 수업을 마련하고 지원해야 하므로 학기 말뿐만 아니라 방학 중에도 교사와 학생 모두 수업을 이어가야 하는 부담이 발생한다. 이러한 책임은 학교와 교사에게 주어져 있지만, 교육부와 교육청의 지원은 여전히 미비한 실정이다. 넷째, 고교학점제에 대한 학교 교육공동체의 인식 부족 또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교육청과 학교에서 학생·학부모를 대상으로 고교학점제 체제와 대입 관련 연수를 제공하고 있지만, 학교 교육공동체의 이해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로 인해 학생과 학부모는 사교육을 통해 정보를 얻거나 잘못된 정보를 접하여 학교교육과정 이수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발생하며, 이는 학교교육과정 이수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교사의 경우, 고교학점제를 학생 맞춤형 책임교육이 아닌 단순히 다양한 과목 개설 및 선택으로 인식하고 학생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채 대입과 과목 위계만 고려한 과목 편성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2022 개정 교육과정과 2028 대학 입시 개편방안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2015 개정 교육과정과 기존 대학 입시의 어려움만을 고려하여 고교학점제로 인한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심지어 고교학점제 도입 이전 학교교육의 문제점까지 고교학점제로 인해 발생했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해결방안은 무엇일까?고교학점제 도입 초반부터 제기되어 온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해 교육부와 교육청은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으며, 이는 교원단체의 지속적인 반대로 이어졌다. 특히 2022년 이후 고교학점제 준비는 더욱 지체되고 있다. 이에 다음과 같은 해결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학교교육과정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교사 업무부담 경감과 실질적인 지원 강화가 필수적이다. 이제라도 학교현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적용해야 한다. 기존의 획일적이고 경직된 학교 중심의 교육과정 운영체제에서 고교학점제의 유연성이 강조되는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체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유연한 교육과정 운영지원체제 구축이 시급하다. 교사는 행정학급단위 기준이 아닌 실제수업단위 기준으로 배치하여 수업의 질을 유지하면서 교사들의 수업 및 평가부담을 경감시켜야 한다. 또한 학생의 미래역량함양을 위한 융합적이고 학생 주도적인 수업과 서·논술형평가를 위해 학급당 인원수를 20명 이하로 조정해야 한다. 물론 학령인구 급감이라는 중요한 고려사항을 간과할 수는 없지만, 학생의 정상적이고 질 높은 학습을 위해 필요한 교원수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다. 따라서 정규교원뿐만 아니라 기간제교사 인원수를 학생수 감소를 고려하여 적절히 조정하여 배치할 필요가 있다(허주 외 3인, 2020). 둘째,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교원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 교사 대상 교육과정-수업-평가 연수를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특히 새롭게 도입되는 융합선택과목에 대한 안내를 강화하여 교사들이 융합적 주제 학습 및 문제해결, 실생활 맥락 속 적용 및 실천능력 함양 등 미래핵심역량 교육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 연수 프로그램은 이론교육뿐만 아니라 실제 수업사례 공유, 교재 개발 및 활용법 안내, 교사학습공동체 운영지원 등을 포함하여 실질적인 수업적용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또한 5단계 상대평가와 함께 병기되는 성취평가제에 대한 교사들의 이해와 준비를 돕기 위해 관련 연수를 의무화하고, 평가도구 개발 및 활용법 교육, 문항출제 및 평가기준 마련에 대한 구체적인 매뉴얼과 안내를 적극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현재 개발되어 있는 자료들조차 교사들에게 충분히 안내되지 못해 해당 정보에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셋째,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에 대한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먼저 전 과목 미이수제 도입에 따라 모든 교사를 대상으로 최소 성취수준 보장 및 지도에 대한 의무 연수를 제공하여 교사들의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 연수는 이론교육뿐만 아니라 실제 지도사례 공유, 학생 맞춤형 지도방안 및 자료 개발, 개별화된 피드백 전략 등 실제적인 지도역량 향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또한 최소 성취수준 미달학생에 대한 보충지도 체계를 학교 단위뿐만 아니라 지역 단위에서도 함께 구축하여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 미달 학생수가 많은 학교의 경우 보충지도를 담당할 인적지원이 필요하며, 학교 단위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교육청 단위 또는 지역사회 협력을 통해 보충지도를 제공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보충지도에 참여하는 교사에게는 정규수업시간 이외의 시간에 이루어지는 수업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여 교사들의 동기 부여와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넷째, 고교학점제에 대한 학교 교육공동체의 인식 부족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고교학점제 체제와 대입 관련 교육 및 상담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현재 교육청이나 학교에서 제공하는 교육 및 자료 외에 학생과 학부모의 접근성을 고려한 다양한 형태의 자료(동영상·PDF 등)를 개발하여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온오프라인 상담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할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교사들에게는 고교학점제를 학생 맞춤형 책임교육으로 인식하도록 하고, 학습공동체를 활성화해 2022 개정 교육과정과 2028 대학 입시 개편방안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핵심적인 해결방안은 학교현장과 끊임없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공감하며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제시해 줄 수 있는 교육부와 교육청의 의지와 노력이다. 지금까지는 학교현장과의 소통을 통해 어려움과 요구사항을 듣기만 하고 실제적인 지원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교육청에 요구하면 교육부의 지원이 부족하다 하고, 교육부에 요구하면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정부의 지원이 없어서 어렵다고 한다. 이렇다 보니 그동안 많은 교육제도와 정책들이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문제점은 계속해서 반복됐다. 4차 산업혁명시대는 본격화되었고, 시대의 흐름은 걷잡을 수 없이 빠르다.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점에 도달했다. 고교학점제는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중요한 교육정책이다. 고교학점제의 성공적인 안착은 학교 교육공동체, 교육당국, 정부의 긴밀한 협력과 적극적인 노력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학교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교사·학생·학부모 모두가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2025년 초반부터 AI 디지털교과서는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다. 교육현장에서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을 살펴보고, AI 디지털교과서의 교육적 효과와 교사의 역할은 어떻게 변화될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AI 디지털교과서의 등장 배경과 특징 2023년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4차 산업혁명시대의 핵심 역량을 기르기 위해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추진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발전하는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AI)을 교육 분야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와 맞물려 있다(UNESCO, 2020).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학습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각 학생의 학습 수준에 맞춘 개별화학습을 지원하는 체계가 더욱 필요해졌다. 이에 따라 디지털교과서 연구·개발을 지속해 왔고, 올 3월부터 본격적으로 학교현장에 AI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하게 됐다. AI 디지털교과서는 기존 전자책(e-book)의 단순한 디지털화 수준을 넘어, 학생 개개인의 학습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개인 맞춤형 학습경로를 제시하는 교과서를 말한다(KERIS, 2023). 주된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개인 맞춤형 학습지원이다. AI 알고리즘이 학습자의 성취도·관심도와 학습의 어려움 등을 분석하여 적절한 학습내용 혹은 학습코스를 제공한다. 둘째, 학습분석 기능이다. 학습자가 어느 부분에서 자주 실수하는지, 어떤 유형의 문제를 잘 풀지 못하는지 자동으로 분석·시각화하여 교사에게 대시보드로 제공한다. 셋째, 멀티미디어 및 상호작용성이다. 텍스트·영상·애니메이션·퀴즈 등을 한 번에 활용할 수 있어, 학습동기 유발과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넷째, 자동 채점 및 평가관리이다. 즉각적인 채점과 피드백을 지원하고, 학기 말 교과평어 등을 AI가 작성해 줘 교사의 평가업무 부담을 줄여 준다. 이처럼 AI 디지털교과서는 학생의 학습효과와 교사의 교수·학습지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 현장 활용사례가 충분하지 않아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그렇다면 교사 입장에서 AI 디지털교과서가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주는 이점은 무엇이며, 교사가 수업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나아가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AI 디지털교과서의 효과성 ● 학생의 학습효과 측면 먼저 학생의 학습효과 측면에서 보면, 개인 맞춤형 학습경로 제공을 들 수 있다. 다양한 수준의 학생들을 한 교실에서 지도하다 보면, 학생들의 학습격차를 경험하게 된다. 이때 AI 디지털교과서는 학습자의 이해도와 숙달 정도에 따라 자동으로 보충·심화 학습자료를 제시해 준다. 예를 들어 수학 단원에서 난이도가 높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학생과 기초개념을 반복 학습해야 할 학생을 구분해 각기 다른 활동과 학습코스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학생들의 학습동기를 유발하는 장점을 기대할 수 있다. AI 디지털교과서는 동영상·애니메이션·게임·퀴즈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활용하기 때문에, 교과내용에 대한 학생의 흥미와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 특히 초·중등학생일수록 시각·청각적 자극에 민감하므로 이를 통해 학습동기를 강화할 수 있다. 실시간 피드백을 통한 자기주도학습능력을 강화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AI 디지털교과서는 학생들의 학습데이터를 기반으로 피드백을 제공한다. 학생이 문제를 반복해서 틀리면 해설 강의나 추가 예시를 확인해야 하고, 어느 순간 개념을 이해하면 자연스럽게 더 어려운 문제로 넘어가는 식이다. 교사 입장에서는 이러한 시스템 기능을 통해 학생들이 학습의 어느 단계를 어려워하는지 파악할 수 있고, 적절한 개별지도를 제공할 수 있다. 고른 교육기회 제공과 학습격차 해소는 AI 디지털교과서를 통해 구현할 수 있는 중요한 지점이다. 학교현장에서는 항상 학생들 간 학습격차가 문제로 지적된다. 경제적·지역적 차이로 인해 사교육 기회가 제한된 학생들은 AI 디지털교과서가 제공하는 보충학습 콘텐츠를 통해 상대적으로 동등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교사는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개별화된 학습기회를 부여하여, 학습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 ● 교사의 교육활동 효과 측면 교사의 교육활동 효과 측면에서는 교수·학습디자인의 효율화를 첫손에 꼽는다. AI 디지털교과서가 분석해 주는 학생별 학업성취도 데이터를 통해, 교사는 학급 전체 흐름뿐만 아니라 개별 학생의 학습상태를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수준별 수업을 구성하거나,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에게 개별 과제를 부여하는 등 세밀한 수업디자인을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수업 준비시간 단축과 평가업무 경감을 기대할 수 있다. 교사 입장에서는 평가를 위해 문제를 일일이 준비하고 채점하던 부담이 상당히 줄어든다. AI 디지털교과서의 수준별 문제와 평가기능을 활용하면 평가결과가 자동으로 분석되어 교사에게 돌아오므로 평가업무에 들이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또 다른 효과는 객관적 데이터를 활용한 현장교육의 신뢰 향상이다. 학교현장에서 학부모상담이나 학생상담을 진행할 때, 교사는 주로 평가결과나 관찰기록을 활용한다. 하지만 AI 디지털교과서가 제공하는 분석자료를 추가로 활용하면, 정답률·오답유형·학습소요시간 등 좀 더 구체적인 지표를 갖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이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학습현황을 객관적으로 인식시킬 수 있고, 교사와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향상시킬 수 있다. AI 디지털교과서 시대, 교사의 역할 그렇다면 AI 디지털교과서 시대, 교사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먼저 ‘수업 설계자’로서의 역할이다. 교사는 AI 디지털교과서가 제공하는 데이터를 활용하여, 수업을 직접 설계한다. 단순히 AI가 제안하는 피드백을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학생과 학급의 상황을 고려하여 보완하고 확장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이어 ‘학습 가이드’로서의 역할이다. 학생들은 AI 디지털교과서를 통한 학습과정에서 기술적 오류를 겪거나, 잘못된 학습경로에 빠질 수 있다. 교사는 즉시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안내하며,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학습목표를 달성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사회·정서적 지원자’로서의 역할도 교사에게 주문된다. AI 디지털교과서는 지식전달과 학습 분석에는 효율적이지만, 학생들의 감정·사회성 형성 같은 부분에서 교사를 대신하기 어렵다. 교사는 교실 안에서 학생 간 협력·소통·상호존중·책임감 등의 가치를 실천하도록 이끌고,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된 환경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에 더욱 집중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윤리·안전 수호자’로서의 역할이다. AI 디지털교과서가 수집·분석하는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학생들의 정서와 학습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교사는 꾸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문제가 발생하면 즉각적인 대처방안을 마련하고, 학생·학부모에게도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윤리·안전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AI 디지털교과서는 개인 맞춤형 학습, 실시간 평가 피드백, 교사의 수업 효율화 등 다양한 장점이 있다. 특히 학생들의 학습격차 해소와 교사의 수업 전문성 강화를 동시에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 교육 방향과 부합한다. 그러나 아직은 학교현장에서 기술적 인프라 미비, 디지털 과잉에 대한 우려, 개인정보 보호 문제 등의 불안요소도 존재한다. 교사 입장에서 AI 디지털교과서를 ‘대체자’가 아니라 ‘보완자’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수업 디자인과 학습 안내자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교원을 대상으로 한 AI 역량 강화 연수, 안정적인 인프라 구축, AI 디지털교과서 학습모델 설계, AI 디지털 윤리교육 등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한다. 결국 AI 디지털교과서가 교사의 전문성과 결합하여 현장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한다면, 획일적·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개인 맞춤형·창의적 학습으로 나아가는 큰 전환점이 될 것이다.
불안의 시대다. 변화는 너무나 빠르고, 우리의 일상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국제 정세는 불안정하며, 경제적 격차는 심화되고, 기술 발전은 인간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꿔놓고 있다. 트럼프 2.0시대, 전쟁과 기후위기, 인공지능의 급격한 발전 등 모든 것들이 우리를 불안하게 만든다. 하지만 우리가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단순한 변화가 아니다. 불안 자체가 공동체를 해체하고, 우리가 함께 미래를 상상하는 힘을 빼앗는다는 것이다. 교육은 본질적으로 희망을 품고 있다. 새로운 세대가 더 나은 사회를 만들도록 돕는 것이 교육의 역할이다. 그런데 유아교육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우리는 무엇을 중심에 두고 교육의 방향을 설정해야 하는가? 유아교육과 돌봄의 관계 유아교육에서 돌봄(care)과 교육(education)은 분리될 수 없다. 기본과정과 방과후과정의 돌봄 분리 주장, 0~2세와 3~5세 연령별 이원화 주장들도 결국 영유아를 제도와 정책에 알맞게 돌봄과 교육을 효율적으로 배치하자는 주장이지, 유아교육에서 교육과 돌봄을 무 자르듯이 가르겠다는 편협한 시도라고 보기 어렵다. 유아교육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인간의 정체성이 동일시와 분리의 균형 속에서 끊임없이 형성되는 과정이라고 보았다. 한 아이가 ‘나’를 인식하고 성장하는 과정이 그러하듯, 유아교육도 시대와 환경에 따라 변화하며 진화해 왔다. 유아교육과 돌봄도 서로를 포용하고, 동일시와 분리를 거듭하고,불안한 갈등을 일으키면서, 지금까지 동행해왔던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유아교육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유보통합, 무엇을 위한 정책이었나? 2022년 유보통합 논의가 본격화되었을 때, 현장은 열광했다. 단순한 보육과 유아교육의 행정적 통합을 넘어, 교육개혁에 대한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정부는 ‘출발선 평등’을 내세우며 유아교육과 보육을 국가가 책임지는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후 2023년 12월 교육부로의 부처 통합이 이루어졌지만, 정책은 점점 표류하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가장 큰 문제는 목표의 불명확성이었다. 유보통합은 행정적 통합인가, 아니면 교육개혁의 핵심 정책인가? 중앙정부의 통합이 곧 유보통합의 성공인가, 아니면 실질적인 변화를 위한 시작점인가? 유아교육과 보육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핵심인가, 아니면 모든 운영 시스템을 일괄적으로 통합하는 것이 목표인가? 정부는 한 번에 모든 것을 통합하려 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지자체 수준에서까지 이를 확장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운영 격차를 최소화하는 것만으로도 큰 진전일 수 있었지만, 무리한 접근방식이 정책 자체를 위태롭게 만들었다. 이쯤에서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도대체 어디까지가 유보통합의 성공인가?” 정책은 한 번에 완성되지 않는다. 교육개혁 또한 그렇다. 만약 정책의 1/4만 달성해도 성공이라고 인정했다면, 이후 논의를 이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불가능에 도전했고, 결국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제, 유아교육,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유보통합 논의는 한국 유아교육의 역사적 맥락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필자는 더 먼 미래를 바라보며, 유아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하고 싶다. 이제는 새로운 인간의 내면적 성장과 깊은 의미를 탐구하는 교육을 통해 보다 포괄적이고 열린 교육철학을 고민해야 한다. 다양한 가치 속에서 아이들이 자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사랑의 교육을 실천하도록 해야 한다. 핵개인·다문화·다종교 사회에서 유아교육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 유아교육이 종교적 가치를 넘어설 때, 보다 넓은 사회적 담론을 형성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공동체가 함께 아이들을 키우는 유아교육의 본질적인 방향이 되어야 한다. 희망의 교육개혁을 위하여 우리는 신자유주의 경제 모델이 교육을 시장화하고, 경쟁을 강화하며, 공동체의식을 약화시키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교육이 불평등을 조장하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공교육이 신뢰를 잃고,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지는 이유는 국가책임교육의 부재 때문이다. 역대 정부들이 매번 국가책임교육을 강조해 왔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새로운 정부를 꿈꾸는 사람들이 쓰는 말이 되어 버린 ‘국가책임교육’인 것이다. 유아교육이 다시 희망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유아교육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 돌봄과 교육을 통합적으로 바라보고, 본래의 역할을 되찾아야 한다. 둘째, 유보통합의 방향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 모든 것을 일괄적으로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유아교육의 형평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셋째, 희망의 교육개혁이 필요하다.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을 넘어, 민주적이고 공공성이 강화된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 넷째, 유아교육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 보수성을 넘어서, 새로운 영성교육과 다문화적 접근을 고민해야 한다. 다섯째, 불안을 넘어 희망의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 교육이 단순한 정책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확신과 공동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교육이 다시 희망이 되려면 불안은 민주주의와 양립할 수 없다. 우리는 서로를 믿고 다시 나아가야 한다. 그 출발점은 유아에 대한 사랑, 유아교육에 대한 희망이다. 희망은 단순한 낙관이 아니다. 희망이란 결과가 어떻게 되든, 그것이 의미 있다는 깊은 확신이다. 유아교육이 불안과 위기를 넘어 희망이 되려면, 우리는 무엇을 중심에 두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유보통합은 단순한 정책이 아니라, 유아교육의 미래를 위한 혁신적인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유아교육을 한다’는 것은 유아를 교육과 돌보는 것에서 시작하여 우리 사회를 다시 연결하고,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가는 과정인 것이다. 지금 우리는 유아교육의 방향을 다시 설정할 기로에 서 있다. 이제 유아교육을 진짜로 ‘국가책임’으로 해보자. 유아교육단계를 공교육제도 내에서 제대로 인정하고, ‘기초교육체제(basic early education system)’로 정립하자. 유아교육을 제대로 ‘국가책임’으로 하려는 정당이 있다면, 다음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임을 믿어본다. 그리하여 다시 희망해본다. 절망이 깊을수록 희망은 깊어진다. 그리고 그 모든 희망은, 아이들에게서 시작된다.
세계가 한국앓이 중이다.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처럼 자리 잡았다. 한국어를 배우려 줄을 서고 한국어능력시험(TOPIK)을 보기 위해 국경을 넘는 것도 마다 않는다. 한국으로 유학 오려는 학생들도 가파른 우상향이다. 글로벌 인재 양성 등 교육 국제화의 중심기관으로 발전하고 있는 국립국제교육원 한상신 원장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한국의 높아진 위상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즈 사업이 시작되면서 비수도권 지역에 외국인 유학생이 몰리고 TOPIK 응시자가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남미와 아프리카까지 확대되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 우수한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언제 어디서든 TOPIK을 볼 수 있도록 AI 디지털 전환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K-에듀 브랜드가치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국립국제교육원 하면 가장 먼저 TOPIK이 떠오른다. 응시자가 연간 50만 명에 이른다고 들었다. “아시아는 물론 미국·유럽·아프리카 등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TOPIK이 치러진다. 국내 응시자가 21만여 명으로 가장 많고 해외에서는 중국·베트남·일본·우즈베키스탄 순으로 많다. 응시하려는 인원이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 공고가 나면 국내에서는 1~2시간 만에 신청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라던데. “1년에 6번 치러지는데 공고가 나기 무섭게 마감되곤 한다. 특히 수도권이 심하다. 해외는 물리적 여건 때문에 연 1~2회 실시되다 보니 이웃 나라로 원정 시험을 치는 경우도 있다.” - 인기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 “한국에 취업하거나 유학하려는 학생들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또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K-컬처 등 한국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무엇보다 그동안 교육부를 중심으로 추진한 한국어 교육 확산 노력과 유학생 유치 정책이 한국에 대한 높은 관심과 맞아떨어지면서 TOPIK의 주가를 끌어 올렸다고 본다.” 한국어능력시험 세계 100개국서 연간 50만 명 응시 - TOPIK이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다. “얼마 전 만난 외교관 한 분이 그 나라의 언어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국제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에 큰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 국가에서 공인하는 언어능력시험이 있다는 것은 그 나라의 국격을 보여주는 중요한 척도라는 것이다.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토익이나 토플에 목숨 걸다시피 했는데 이제는 한국어가 그들과 어깨를 견준다. 언어가 주권이고 국력이란 말처럼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못 따라간다는 지적도 있다. “TOPIK은 지필평가(PBT)와 인터넷기반시험(IBT) 두 가지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인터넷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은 나라가 많아 주로 지필평가를 치른다. 그러다 보니 시험을 치르려면 현지로 시험지를 공수하고채점은 한국에서 해야 하는 탓에 준비에서부터 시험 결과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 이러한 물리적 제약 때문에 수요를 다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 수요 공급 불일치를 어떻게 해소할 생각인가. “TOPIK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응시생의 편의와 시험 관리의 효율성이란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생각이다. 이를 위해 AI 기술을 적용해 원격 감독과 문항 자동생성 및 채점 기능 등을 갖춘 디지털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TOPIK 응시생이 시험장에 직접 가지 않고도 시험을 치를 수 있어 편의성이 크게 향상되고 급증하는 시험 수요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홈테스트 같은 방식도 도입해 시공간의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나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 ‘애니타임 애니웨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앞서 올해는 인터넷 기반 시험인 IBT 시행 횟수를 전년 대비 두 배로 확대하고 시행국가와 시험장을 늘려나가고자 한다.” - TOPIK 디지털 전환이 핵심으로 보이는데 구체적 일정과 계획은. “아마 2026년이면 TOPIK을 인터넷 기반 시험으로 전환하고 홈테스트 방식도 시범 운영에 들어갈 것으로 본다. 전문성과 기술력을 갖춘 민간업체에 이 사업을 위탁하기로 하고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이다. 다만 TOPIK의 공신력을 위해 문항 감수 등 감독 기능은 우리가 맡아 철저하게 운영할 생각이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 대학-지자체-산업체 연계해야 효과↑ - 외국인 유학생 유치도 국제교육원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로 알고 있다. 정부는 2027년까지 30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지난해 말 현재 외국인 유학생 규모가 26만 명을 넘어서는 등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수도권 대학에 유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으로 규모가 커졌다. 지난해 외국인 유학생 비율을 보면 수도권 56%, 비수도권 44%이다. 특히 비수도권은 전년도인 2023년에 비해 32%나 증가했다.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를 통한 지자체와 대학 간 협력이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세라면 30만 명 목표는 어렵지 않을 것 같다.” - 해외에서 ‘한국유학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다. “올해 처음 시도하는 것이다. 오는 5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부산 글로벌도시재단과 협업해 한국유학박람회를 열 계획이다. 이후 전 세계 14개국 17개 도시와 온라인을 통한 유학박람회도 준비하고 있다. 우리 원은 물론 지자체와 대학들이 함께 참여해 지역 산업 수요에 기반한 유학생 유치에 나설 것이다.” - 지자체들도 유학생 유치에 관심이 많다. 이유가 뭐라고 보나. “외국인 유학생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여기는 것 같다. 최근에는 시도지사뿐 아니라 시군구 자치단체장까지 팔을 걷어붙이는 모양새다. 이철우 경북지사 같은 분은 몽골·베트남 등을 찾아 유학생 유치 활동을 벌인다. 지난해 베트남에서 유학박람회를 열었을 때는 전남도교육청까지 참여했다. 이제는 특성화고에도 외국인 유학생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는 반증이다.” - 외국인 유학생들을 만나 보면 국내 대학 진학이나 취업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그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차세대 한국유학종합시스템을 3월 개통한다. 대한민국 정부가 운영하는 공식 한국유학 포털사이트인데 AI 기반 24시간 지능형 상담 서비스를 통해 100여 개 외국어 자동번역기능을 지원한다. 한국 유학을 희망하는 외국인 학생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정보를 탐색하고, 입학 및 취업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교원해외파견사업, 사업, 현직교사 지원 늘었으면 - 유학생의 양적 증가도 필요하지만 질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맞는 말이다. 고부가가치 일자리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우수한 인재들을 유치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지자체·산업체 등 3자가 유기적 연계를 통해 유학은 물론 취업과 정주 여건까지 갖추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무엇보다 좋은 일자리가 보장돼야 우수한 학생들이 한국으로 오려 하지 않겠는가. 한국에 유학 왔다가 학업을 계속해 대학교수가 된 분들도 나오고 있다.” - 국제교육원에 특수외국어 교육사업이란 독특한 프로그램이 있던데. “영어처럼 널리 활용되는 언어는 아니지만 잘 알려지지 않거나 학습기회를 갖기 어려운 언어를 국제교육원을 통해 쉽게 배워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25개 언어를 중점적으로 지원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아 앞으로 확대할 생각이다. 우리 원이 운영하는 특수외국어교육 종합포털에서 수강신청하면 된다. 실제 수업은 줌을 통해 실시간으로 진행되는데 국내 거주하는 이주배경 주민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올해 배워보기 강좌는 3월 24일부터 신청이 가능하다.” - 개발도상국에 우리나라 교원을 파견하는 사업은 국위 선양과 함께 교육적으로도 매우 의미가 크다. 성과는 어떤가. “교원해외파견사업은 현지 국가들로부터 요청이 쇄도하는 등 호응이 매우 좋다. 특히 초등·컴퓨터·과학교사들의 인기가 높다. 개발도상국에서 의미 있는 교육활동을 벌이는 것은 교사들에게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고, 아이들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12월 성과보고회가 있었는데 우리가 파견한 교사로부터 한국어를 배운 학생이 수능에서 전 과목 1등급을 받아 곧 한국으로 유학을 올 예정이라는 말을 들었다. 우리 교육의 글로벌 역량을 기르기 위해 더 많은 교사들이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대전 초등생 사망 사건으로 교육계가 침통하다. 교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먼저 故 김하늘 양 사망 사건에 깊은 애도에 말씀을 드린다. 선생님들 또한 누구보다 가슴 아프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리라 여긴다. 다만 이번 불행한 사건이 우리 교직사회를 비난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우리 사회, 말하지 않는 다수는 선생님들을 믿고 학교를 믿는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일견 목소리 큰 소수가 전부 인양 비칠 때가 있지만 세상엔 침묵하는 다수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마음에 담아 위안을 삼으셨으면 좋겠다.”
최근 양자컴퓨터 기술이 뜨거운 화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기존의 일명 ‘수퍼컴퓨터’라 불리는 고성능 컴퓨터로 수백 년이 걸릴 계산을 단 몇 분 만에 뚝딱 해낸다고 하죠. 이런 특성 때문에 암호 해독이 빨라지면, 비트코인이 무력화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떠돌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양자컴퓨터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Q1. 양자컴퓨터를 알려면 양자역학의 신비로운 세계에 대해 먼저 알아봐야 할 것 같은데, 양자역학의 특성이 양자컴퓨터에 어떻게 응용되는지 차근차근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네, 좋습니다. 쉽게 비유를 들어가면서 양자역학의 세계를 설명해 드릴게요. 우리가 테니스공을 벽에 던지면 당연히 벽에 맞고 돌아오겠죠? 이 공의 스케일을 조금씩 줄여서 탱탱볼이나 구슬 크기 심지어 쌀알 같은 것을 벽에 던져도 벽에 맞고 튕겨 나옵니다. 그런데 이걸 계속 작게 쪼개서 던지다 보면 결국 원자라는 세상 만물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알갱이가 나오거든요? 이런 원자 레벨 안에 있는 양성자나 전자 같은 아주 작은 알갱이까지 가면 신기한 일이 벌어집니다. 무슨 신기할 일이 벌어지냐 하면, 이 정도로 작은 입자 상태까지 오면 벽으로 던졌을 때 벽에 맞고 튕겨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벽을 그냥 통과해 버리는 경우도 있다는 거예요. 마치 해리포터의 9와 4분의 3 승강장처럼요. 이걸 양자터널링 효과라고 합니다. 실제 반도체 공정에서 이 양자터널링 효과 때문에 뜻하지 않는 곳으로 전류가 흘러 애를 많이 먹고 있고요. 여기서 의문이 드는 점은 이런 녀석들도 결국 전부 우리 모든 만물을 구성하는 레고블록 같은 입자들이거든요? 그런데 우리를 구성하는 입자들은(미시세계) 이런 신비한 현상이 나타나고, 이런 입자들로 이루어진 우리 같은 큰 물체들은(거시세계) 절대로 이런 신비한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거죠. Q2. 그럼, 왜 질량을 가진 입자들이 이런 '마법 같은' 터널링을 보이는 건가요? 쉽게 비유를 들자면 제가 방에서 소리를 지르면 벽이 가로막고 있어도, 반대편 방에서 제 목소리가 들리지 않습니까? 제 목소리는 일종의 파동이거든요? 뿐만 아니라 벽이 막고 있어도 와이파이 단말기를 거실에 설치만 해 놓으면 여러 방안에서 각자 동시에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지 않습니까? 이 와이파이라는 것도 전자기파라는 파동이거든요? 즉 이런 입자 알갱이가 벽을 통과했다는 건 이러한 입자가 목소리나 와이파이 같은 파동처럼 행동해야만 벽을 통과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물론 양자역학적 파동은 제가 앞에 설명드린 소리의 음파나 와이파이의 전자기파 같은 고전역학적 파동과 어느 정도 차이가 있지만 쉬운 이해를 위해서 비유를 드린 거고요). 아무튼 이러한 파동성을 입자가 갖게 되는 걸 물질파라고 하는데 입자랑 전혀 다른 성질을 띠게 됩니다. 공을 한쪽으로 던지면 한 사람만 받을 수 있지만, 제 목소리는 여러 사람이 동시에 듣고 와이파이는 동시에 여러 사람이 쓸 수 있잖아요? 이것처럼 입자도 파동과 같은 성질을 띠게 될 때는 동시에 여러 곳에 확률적으로 존재하는 상태가 된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걸 ‘중첩’이라는 단어로 표현합니다. 이 중첩이라는 특성을 잘 활용해서 계산하는 장치가 바로 양자컴퓨터입니다. Q3. 이러한 중첩 상태가 양자컴퓨터와 어떤 관련이 있나요? 기존의 컴퓨터는 이진법 0 아니면 1이라는 단위를 쓰고, 이를 비트라고 표현합니다. 반대로 양자컴퓨터는 0 아니면 1이 아니라 0과 1이 동시에 중첩되는 상태를 만들 수 있어서, 양자라는 뜻인 퀀텀과 고전컴퓨터의 비트를 합쳐 큐비트라는 최소 단위를 씁니다. 그리고 이러한 전자 같은 작은 알갱이 즉 입자를 중첩 상태로 만들어서 하나에 하나씩이 아니라 동시에 엄청나게 많은 연산을 가능케 한 게 바로 양자컴퓨터의 기본적인 원리입니다. 자, 그렇다면 이 중첩이 왜 압도적으로 연산에 좋을까요? 자물쇠를 예로 들자면 여러분들도 돌려서 푸는 자물쇠 사용해 보셨죠? 0000부터 9999 사이 숫자 중에서 특정 4자리 숫자를 맞춰야 자물쇠를 열 수 있죠? 기존에 0과 1의 이진법을 쓰는 이걸 비트라고 합니다. 만약 비밀번호가 9987이라면 이걸 쓰는 기존 컴퓨터는 0000부터 9999까지, 즉 약 만 번의 시행착오를 겪어야 비밀번호를 풀어냅니다. 이에 반해 양자컴퓨터는 중첩, 즉 동시에 여러 곳에 확률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특성을 활용해, 동시에 0000부터 9999 사이에 있는 모든 숫자를 확인해 보고 그중에 9987이라는 숫자가 비밀번호라는 걸 중첩의 원리로 한순간에 풀어낼 수 있다는 거죠. Q4. 왜 미시세계의 입자들은 파동성을 잘 띠지만, 거시적인 물체는 그렇지 않은 건가요? 그럼 ‘왜 작은 알갱이 레벨이 되면 파동의 성질을 잘 띠고, 우리가 평소에 보는 큰 테니스공은 파동의 성질을 잘 안 띨까?’라는 궁금증이 생기죠. 여기서부터 양자역학이 시작되는 건데, 원자보다 작은 레벨의 작은 세계, 이걸 미시세계라고 합니다. 우리가 상상을 해보자면 생쥐 한 마리랑 엄청 덩치가 큰 사람이 명동 한복판을 걸어가면 덩치가 큰 사람은 많은 사람과 부딪히겠지만, 생쥐는 요리조리 잘 피해서 돌아다닐 수 있겠죠? 이와 마찬가지로 미시세계의 작은 입자들은 너무 크기가 작아서 누군가랑 부딪힐 확률이 아주 낮아요. 잘 피해 다닌다는 거죠. 그런데 놀랍게도 양자역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코펜하겐 해석), 우리 우주에서는 입자들이 잘 피해 다니면, 다시 말해 무언가랑 상호작용을 안 하면 파동의 성질을 띤다고 해요. 반대로 누군가랑 많이 부딪힐수록, 즉 상호작용을 많이 할수록 파동함수는 붕괴되고 입자로 나타날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결맞음상태와 결어긋남 상태). Q5.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면 비트코인은 0원이 될 수 있다고 하는데 무슨 근거일까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고전컴퓨터)보다 훨씬 더 강력한 계산 능력을 가지고 있어요. 현재 암호화폐의 보안체계는 공개키 암호화(Public Key Cryptography)를 기반으로 하는데, 짧게 원리를 설명하자면 기존의 암호체계는 대부분 소인수분해와 같은 원리를 활용한 암호를 만들어요. 소인수분해가 뭐냐하면, 예를 들어 391이라는 숫자는 17이라는 소수랑 23이라는 소수를 곱한 값이거든요? 그럼 암호로 391을 제시하고 이 암호에 대한 비밀번호가 17과 23인 거죠. 이런 작은 숫자는 암호를 푸는, 즉 복호화가 쉬워요. 하지만 수백 자리의 숫자를 소인수분해해서 이 값을 알아내라고 암호를 제시하면 기존의 컴퓨터는 작은 숫자들을 하나하나씩 계산해 보고 정답을 찾아내야 하기 때문에 수백만 년이 걸립니다. 양자컴퓨터는 중첩 원리를 이용해 동시에 많은 계산이 가능해서 이런 암호를 단시간에 풀 수 있을 가능성이 있어요.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의 보안체계인 공개키 암호화도 결국 자물쇠를 던져주고, 수백만 개의 열쇠도 함께 주면서 이 중에서 딱 맞는 열쇠 하나를 찾으라고 문제를 제시하는 거예요. 고전컴퓨터는 수백만 개의 열쇠를 하나하나 다 맞춰봐야 하지만, 양자컴퓨터는 중첩의 특성을 활용해 수백만 개의 열쇠를 동시에 자물쇠에 꽂을 수 있고, 그중 열리는 열쇠를 찾아내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원리인 거죠. 하지만 아직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려면 최소 10년 이상은 걸린다고 하고 또한 이러한 양자의 특성을 활용해 반대로 양자암호화시스템(양자 저항 암호)을 만들 수 있어요. 이런 시스템을 활용하면 비트코인과 같은 블록체인은 새로운 암호화 방식을 도입해 양자컴퓨터 공격에 대비할 수 있으니 당장의 걱정은 없겠죠?
헤이트는 행복의 가설에서 ‘세계 평화와 사회 화합에 가장 큰 장애물’ 후보를 하나 고르라고 한다면 ‘순진한 실재론(naive realism)’을 들겠다고 이야기한다(Haidt, 2006: 135-136). 순진한 실재론이 무엇이기에 이를 세계 평화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했을까? 그렇다면 우리 인간은 왜 순진한 실재론에 빠지게 되는 것일까? 인간은 순진한 실재론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한 교육의 역할은 무엇일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자. 순진한 실재론이란? 프린스턴대학의 에밀리 프로닌(Emily Pronin)과 스탠퍼드대학의 리 로스(Lee Ross)는 인간이 가진 편견에 대해 가르쳐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이기적인 편견을 극복하게 할 수 있을지 실험했다. 많은 연구 결과 ‘사람들은 다양한 형태의 이기적인 편견에 대해 배우고, 그 지식을 다른 사람의 반응을 예측하는 데 적용하는 일을 매우 즐겼다. 하지만 그것도 그들 자신을 평가할 때는 별 효과가 없었다’(Haidt, 2006: 135)고 밝혔다. 그들에 따르면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직접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에게 보이는 것처럼 보일 것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내 의견에 동의해야 한다고 믿는다. 다른 사람들이 나와 달리 생각하는 이유는 아직 관련 사실을 모르고 있거나, 아니면 사적인 이익이나 이데올로기에 눈이 멀어 있기 때문이라고 단정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사고 경향을 ‘순진한 실재론’이라고 부른다. 순진한 실재론자들은 많은 사람이 이데올로기와 사리사욕에 영향을 받고 있음이 극히 명백하다고 믿으면서도, 자신만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본다고 생각한다. 이는 집단 차원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개인 그리고 집단 사이의 갈등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순진한 실재론에 빠지는 이유 ● 지각의 불완전성 우리 인간은 왜 순진한 실재론에 빠지게 되는 것일까? 크리츨로(Critchlow, 2019)의 저서 운명의 과학은 인간 지각의 불완전성과 자기중심성을 잘 설명하고 있다. 인간의 뇌는 ‘끊임없이 자신의 주변 환경을 지각해서 그로부터 일관성 있는 모형을 구축해야 한다. 그래야 삶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구축한 현실이 ‘모든 신념 소프트웨어가 가동되는 밑바탕 플랫폼’이 된다. 우리 인간은 개인 ‘맞춤형 현실’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 각자가 가지고 있는 현실에 대한 감각은 뇌가 재구성한 것이다. 우리가 지각하는 현실이란 ‘뇌의 물리적 구성과 과거 경험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지는 고유의 환각을 바탕으로’ 한다(Critchlow, 2019: 166-167). 우리가 지각하는 현실이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영화가 있는데, 바로 라쇼몽(羅生門)이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1950년에 개봉한 라쇼몽은 살해된 사무라이(남편)에 관한 범죄 미스터리 영화로 베네치아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여 전 세계에 처음으로 일본영화를 널리 알린 작품이기도 하다. 사무라이를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된 산적과 사건현장에 함께 있었던 사무라이 아내의 진술이 서로 엇갈리자, 무당을 통해 죽은 사무라이의 영혼을 불러와 그의 진술도 듣게 된다. 하지만 역시 진술이 서로 달라 사건이 미궁으로 빠져드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영화는 ‘각각의 인물마다 왜 진술이 모두 다른지 그 이유에 초점을 맞췄다. 진실은 하나일지라도 얼마든지 사람마다 그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해석하는 데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세상의 원리’를 보여주고 있다(위키백과, 라쇼몽). 그렇다면 ‘거대하고 정교하고 강력한 뇌’가 세상의 정확한 현실이 아니라 근사치(주관적 환상)를 제공하고 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확한 현실을 제공하기에는 뇌가 ‘바빠도 너무 바쁘다.’ 뇌는 매 순간 오감을 통해 입력되는 1천만 개 이상의 정보를 처리해야 한다. 게다가 ‘지각은 뇌가 동시에 처리하고 있는 사실상 무한히 많은 과제 중 하나에 불과하다.’ 잠정적인 버전의 현실을 만들어내기 위해 뇌는 귀·눈·코 그리고 다른 감각기관에서 유입되는 신호들을 전하를 띤 나트륨 이온과 칼륨 이온으로 변환해서 그 이온들을 신경세포 안팎으로 펌프질을 해야 한다. 또 뇌는 그 결과로 생기는 전기를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정교하고 복잡한 회로판인 커넥톰 여기저기로 시속 400km의 속도로 내보내야 한다(Critchlow, 2019: 165). 이렇게 ‘방대한 과제를 처리하려면 지름길을 취할 수밖에 없는데 이런 지름길이 오류로 이어진다.’ ● 뇌의 자기 중심성 뇌 연구들에 따르면 인간은 심리학자들이 생각한 것보다 더 자기중심적이다. 외모만 비슷해도 우호적이 되고, 역으로 외모만 달라도 적대적이 된다. 유사한 사람에 대해 생각할 때와 나와 다른 특성을 가진 사람에 대해 생각할 때 아예 뇌의 작동 부위가 달라진다(사이언스 타임즈, 2008). 자신과 비슷한지 아닌지에 따라 뇌의 작동 부위가 달라지는 것이 인종문제나 종교문제, 그리고 계층 간 사회적 갈등과 관련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사회적 갈등은 이러한 뇌 탓일 수도 있다고 그는 결론짓고 있다. 최근에는 SNS를 통해 유사한 생각을 가진 사람끼리만 소통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편협하고 왜곡된 현실에 갇힐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자신이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있으므로 보다 건강한 버전의 현실을 가지고 있다는 착각에 빠질 가능성 또한 높아지고 있다. ● 뇌의 보수성 뇌는 끝없이 쏟아지는 정보로부터 지속적으로 의미를 추출해 내려는 일종의 ‘신념 엔진’이다. 뇌는 자기가 받아들이는 모든 감각 입력을 분류하고 상호 참조해서 패턴을 생성함으로써 신념을 만들어간다. 그런데 문제는 일단 뇌가 무언가에 대한 신념을 구축하고 나면 그것이 아무리 불완전하고 결함이 있더라도 고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Critchlow, 2019: 201-203). 이렇게 형성된 신념이나 의식은 현상을 인식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다. 뇌의 이러한 불완전성·자기중심성 그리고 보수성으로 인해 우리는 나름의 편향된 신념체계를 갖게 되고, 일단 그러한 신념체계를 갖게 되면 개인의 신념체계에 부합하는 이론만을 받아들이는 경향을 보인다. 즉 프로닌과 로스가 말한 ‘순진한 실재론’에 빠지게 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와 이 글을 읽는 사람 대부분이 이 한계에 갇혀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순진한 실재론에서의 탈출 가능성 그러면 뇌가 이렇게 생겼으니 편향된 신념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개인이나 집단 간의 갈등은 피할 수 없는 것일까? 신념은 일종의 ‘정신적 습관’으로 몸의 습관보다 바꾸기가 더욱 힘들다. 그렇다고 하여 신념이 전혀 바뀌지 않거나 바꿀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나이 든 사람들은 세월이 흐르면서 자신의 생각(신념)이 일정 부분 바뀌게 되었음을 체험을 통해 알고 있다. 우리가 갇혀있는 사고의 틀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은 새로운 경험 혹은 새로운 의견에 자신을 노출시키는 것이다. 자신이 구축한 현실을 다른 사람의 것과 비교해서 실험해 보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세상에 대한 더 정확한 그림을 얻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노력이 쉬운 것은 아니다. 뇌는 자신의 세계관과 의견에 대한 문제 제기에 저항하는 습성도 가지고 있다. 그러한 면에서 보면 뇌는 선천적으로 보수적이다. 하지만 보수적인 부분과 균형을 잡기 위한 또 다른 메커니즘도 가지고 있는데 바로 새로움을 탐구하고 추구하고 싶어 하는 욕구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만나 개념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것을 즐기도록 어느 정도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 같다. 이것은 인간이 집단의식을 형성할 수 있게 도와준다(Critchlow, 2019: 182).’ 편향된 신념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되는 또 다른 능력은 그렇게 만들어진 우리 자신을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는 자기객관화 능력이다. 잠시 집중만 하면, 앉아서 생각하며 글을 쓰고 있는 나를 또 다른 내가 멀리에서 내려다보게 할 수 있다. 내가 어떠한 틀을 가지고 생각을 전개해 가고 있는지도 분석할 수 있다. 대화와 논쟁은 인간 뇌와 사유구조의 한계를 서로가 인정할 때, 그리고 인간이 가진 새로운 개념과 세계관 공유를 즐기는 능력, 객관화 능력 등을 전제할 때에 가능하다. 순진한 실재론 탈출과 교육의 역할 교육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개인들이 순진한 실재론에 빠져 있음을 깨닫도록 일깨우는 것이다. 그리고 뇌의 보수성을 인식하도록 하되, 그러면서도 뇌가 새로운 경험과 관점을 즐기는 역량을 갖고 있음도 깨닫게 하고 이 역량을 키워주어야 한다. SNS로 인한 반향실 효과(echo chamber effect)를 깨닫고, 여기에서 벗어나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인간의 자기객관화 능력을 명상 등의 훈련을 통해 길러주는 것도 필요하다. 나아가 사고·논쟁 그리고 세상을 해석할 때 이를 적용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지금은 시대를 구할 영웅을 기다릴 때가 아니라, 모두가 열린 마음을 가진 지도자가 되어야 할 때이다. 우리 인간이 그러한 차원으로 나아가면 마음의 행복, 사회의 화합, 세계의 평화가 한 발 더 가까이 오게 될 것이다. 교육이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국가와 사회가 도와주기를 기대한다.
놀이의 재발견=창의성의 원천, 학습의 과정 인간은 놀이하는 존재(Homo ludens)라지만, 교육장면에서는 이를 잘 반영해 오지 못하였다. 부모는 자녀에게 “놀지 말고, 공부해라” 채근하고, 자녀들도 공부할 때는 놀 때처럼 흥미·자발성·주도성을 보이지 않는다. 유치원에서는 놀이중심교육을 하다가도, 초·중등학교에 가면 놀이에서 멀어지는 교육을 한다. 그러나 최근에 놀이의 중요성이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경제학자 최배근 교수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특성에 빗대어 놀이를 강조한다. 산업사회는 노동시간이 생산성과 소득을 결정짓는 요소였기에 놀지 않고 열심히 일만 하는 것이 미덕이었다. 그렇지만 컴퓨터와 인공지능이 일률적이고 사무적인 일을 대신 해주는 디지털 경제시대에는 많은 시간 일에 매달리는 것보다 얼마나 창의성을 발휘하는가가 중요하다. 상상력과 창의성의 원천인 놀이를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지도, 둘을 구분 짓지도 말라고 이르는 이유다. 뇌 과학자 정재승 교수도 열두 발자국(2018)에서 실리콘 밸리에서의 진지한 놀이(serious play)를 소개했다. 인간은 놀이하는 동안 완전한 몰입을 경험하며, 이때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고 혁신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회의 중간에 직원들이 커피를 손에 든 채로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내용을 녹음하여 정리한 후에 15분 동안 공유하는 오픈 스페이스 테크놀로지(Open space technology) 기법도 같은 맥락이다. 회의시간에는 입을 꾹 다물고 있던 사람들도 자유시간(브레이크타임)에는 자발적으로 기발한 아이디어를 낸다는 사실에서 놀이의 중요성을 유추할 수 있다. 한편 최근에 뇌 과학자들은 게임의 긍정적 기능을 강조한다. 서울대 인지과학연구소의 이경민 교수팀은 뇌신경과학 관점에서 게임이 치매환자의 인지기능을 상당 부분 향상시켰다고 보고하였다. 게임하는 과정에서 뇌신경 세포들 사이의 연결망, 즉 시냅스(synapse)가 만들어지고 강화된다. 또 게임할 때 분비되는 중독성 물질인 도파민(dopamine)에 대해서도 새로운 해석을 내놓는다.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데이트할 때도 도파민 분비량이 평소보다 30~50% 증가하지만, 그 정도는 중독 범위에 들지 않는다. 비디오 게임을 할 때도 이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적다. 그래서 게임은 적절하게 통제하기만 하면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하고, 뇌의 기능을 활성화해 준다. 게임에 관한 뇌 과학적 연구가 축적되면서, 놀이(게임)과정과 학습과정의 유사성이 밝혀지고 있다. 인간은 학습과정에서 감각능력·주의력·기억력·시공간지각능력 및 사회성과 정서 능력집행 기능 등 다양한 인지기능을 동원한다. 그런데 인간은 게임을 하는 동안 인지기능을 작동하는데, 이때 뇌의 특정 부위를 자극한다. 특히 학습활동은 곧 인지활동을 의미하는데, 게임에 몰두할 때 플레이어는 다양한 인지기능이 작동한다. 그중에서도 집행기능은 논리적·전략적 사고와 관련성이 높은 인지기능으로 전두엽에서 관장한다. 게이미피케이션과 공부 향유하기 최근에 어렵거나 하기 싫어하는 대상에 게임 요소를 접목하여 친숙하게 받아들이게 하는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이 주목을 끌고 있다. 학교에서도 학업 스트레스를 받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아지자, 수업에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하고 있다. 교과서에서도 전통놀이(게임)를 활용하여 학습하도록 안내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게이미피케이션은 ‘공부란 다른 학습자들과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한 차원 거듭난 지식구조를 함께 구축하는 것까지 확장되어야 한다’는 관점을 배경으로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이 학습친밀공간이다. 학생들이 서로 친숙한 가운데 상호작용하면서 공부의 목표도 세우고, 실행 방법을 찾아 협력적으로 지식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놀이와 공부를 분리하지 않고, 하나로 융합하는 것을 강조한다. 수업 중에 학생들이 놀이나 게임을 통해 학습하도록 안내하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긍정심리학이 발달하면서, 어려움에 대처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곧 인생을 즐기는 능력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인식이 싹트기 시작하였다. 인간은 자기 삶에서 일어나는 긍정적 경험을 처리하고 음미하며 강화하는 ‘향유능력’을 갖고 있다는 관점이 대두되었다. 향유하기(savoring)는 긍정적인 경험을 만들어내고, 깊이 음미하며 강화하는 과정을 말한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경우 성적 지상주의, 대학 입시 경쟁 등으로 공부(학습)는 가장 고민거리이고 스트레스 요인이다. ‘지금’의 재미나 즐거움을 주는 놀이는 접어두고, 어려움을 감내하면서 끈기 있게 공부하라는 가르침을 받아왔다. 놀이와 공부는 타협할 수 없는 대립적인 개념이 되었고, 인간은 놀이하는 존재라는 명제는 설 자리를 잃었다. 많은 학생에게 공부는 불쾌한 감정을 가져다주고, ‘나’를 괴롭히는 괴물이 되어 공부 상처라는 개념도 등장하였다. 초·중등학교 학생들이 학업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심리·사회적 문제(우울증·학교폭력 등)를 완화하려면, 학교생활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업과정에서 즐거움을 만끽하는 경험을 갖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은 평생학습자로 성장할 수 있다. 또 공부와 놀이를 하나로 연결하는 경험을 자주 해야 삶의 자발성과 주도성을 키울 수 있다. 롤프 엔셀(드림 소사이어티의 저자)은 현대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는 놀이와 일을 구분하지 않고 즐기는 사람이라 하지 않았는가. 윷놀이 수업(학습)전략 글쓴이는 대학에서 플립러닝을 하는 중에 윷놀이를 하면서 학습하는 수업을 하고 있다. 그것을 윷놀이 게임학습(LPG: Learning by Putting Game)이라 이름 붙였다. • 1단계 _ 윷놀이 준비 활동 : 윷놀이 도구 준비하기 + 문제카드와 정답카드 만들기 + 정답 기록지 만들기 • 2단계 _ 윷놀이 수업 전 활동 : 수업주제(목표)와 자율학습 안내하기 → 학습 모둠 정하기 → LPG 준비 학습하기 • 3단계 _ 윷놀이 수업 중 활동 : 윷놀이 규칙 안내하기(정하기) → 정답 기록과 점수 계산하기 • 4단계 _ 윷놀이 수업 후 활동 : 문제와 정답 보충하기 + 학습성찰하기 윷놀이 수업은 준비물도 간단하다. 윷은 문방구에서 적은 비용으로 구입할 수 있고, 말판은 학생들과 직접 만들면 흥미로워한다. 윷을 놀 때 소음이나 튕겨 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깔판도 필요하지만, 여의찮다면 그냥 해도 무방하다. 윷 대신에 주사위로 해도 되지만 흥미를 유발하고, 감각적 경험을 하는 데는 나무로 만든 윷이 더 좋다. 윷놀이 규칙은 이미 정해져 있지만, 학생들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추가하면, 학습 주도성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다음 호에서는 글쓴이가 대학 수업에서 실천하고 있는 윷놀이 수업의 과정과 효과를 소개한다.
“‘열심히 가르치고 지원하면 뭐 하나. 졸업하고 자기네 나라로 돌아가 버리면 우리 세금만 낭비한 것 아니냐’고 말씀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다문화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에서 나온 말입니다. 그들은 우리 학교교육에 적응하려 애쓰고, 자부심을 갖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대한민국의 건실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믿습니다.” 다문화학생 20만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초·중·고교생 526만여 명 가운데 다문화학생은 18만여 명으로 전체의 3.5%를 차지한다. 해마다 다문화학생은 늘고 있어 2025년에는 20만 명에 다다를 것이란 전망이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동구로초등학교는 우리나라 대표적 다문화학교로 유명하다. 전교생의 70%가 중도입국한 다문화학생들이다. 국내에서 태어난 다문화학생까지 포함하면 80%에 이른다. 이 학교 김경동 교장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선입견 없는 교육’을 가장 강조했다. 지난 1년 교장으로 근무하면서 그들이 얼마나 발전 가능성이 높고, 바른 심성을 가진 학생들인지 깨달았다고 했다. 중국 동포를 부정적으로 다룬 영화 때문에 거친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막상 학교에서 만난 다문화학생들은 선생님을 존경하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면서 바르게 성장하는 아이들이라고 칭찬했다. 전교생 70%가 다문화학생 … 특별학급 증설 절실 교사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허성무 교사는 처음 학교에 발령받았을 때 걱정이 앞섰다고 했다. 10여 년 교직생활을 하면서 다문화학생을 만난 적이 없는 그로서는 잘해 낼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주변에서 수업시간에 중국어만 사용해야 한다는 말도 들려와 중국어 학원을 다닐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개학 후 정확히 일주일 만에 든 생각은 ‘똑같네’ 였다. 한국어 구사가 서툴다는 것 외에는 학생들끼리 너무 잘 어울렸다. 누가 한국학생이고 다문화학생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때 깨달았다. “아이들은 장벽이 없는데 나 스스로 장벽을 쌓은 것은 아닌지 반성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그 이후 허 교사는 한국학생이건 다문화학생이건 똑같이 대했다. 교육과정을 학급 특성에 맞게 재구성하고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더 잘 전달할 수 있을 것인가에만 집중했다. 학교 차원에서도 선입견 해소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학생자치회를 중심으로 차별금지 캠페인을 벌여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기를 장려했다. 이를 잘 지킨 학생에게는 소정의 간식을 제공하고, 차별금지 다짐 포토존을 설치해 사진을 찍으면서 동기를 유발했다. 이 외에 친구나 선생님에게 칭찬 또는 격려의 글 남기기 이벤트를 통해 학교생활에서 차별없는 생활이 체화되도록 했다. 문화 다양성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교육활동도 병행했다. 동구로초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교생을 대상으로 여러 나라의 인사말과 문화유산을 알아보는 문화 다양성 교육을 실시한다. 학생들에게 문화 다양성이 무엇인지 스스로 고민해 보는 시간을 제공해 우리 문화와 다른 문화를 모두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내면화하는 데 힘썼다. 문제는 언어장벽. 중도입국한 다문화학생들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언어다. 언어소통이 안 돼 수업을 못 따라오는 학생을 줄이기 위해 특별학급을 두고 다문화학생들에게 국어와 사회를 집중적으로 가르친다. 특별학급은 동구로초가 가장 역점을 두는 교육활동이다. 현재 1개 학급을 운영하는데 중도입국하는 학생들이 늘어 수용인원을 넘기는 바람에 학교 측은 고민이 깊다고 한다. 충분한 기간을 두고 언어를 비롯 우리 교육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학생들이 몰려오다 보니 학급당 학생수 상한선을 넘겨, 준비가 덜 된 학생들을 일반학급으로 보내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전병희 교무부장은 “언어문제만 어느 정도 해결되면 충분히 교과수업을 따라갈 수 있는 아이들이다. 특별학급에서 할 수 있다는 의지가 생길 때까지 지원해 주고 싶은데 현실적 한계 때문에 안타깝다”고 말했다. 동구로초가 시험을 치를 때 지필평가를 최소화하는 대신 과정중심평가를 주로 하는 데에는 이런 말 못 할 속사정도 담겨있다. 전 교무부장은 “예산 부족 탓도 있지만 최근 몇 년 새 급격히 줄어드는 교원 정원의 영향이 커 특별학급 증설에 어려움이 있다”며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이중언어·세계시민교육 등 한국학생들이 얻는 것 많아 교사들은 또 다문화학생들에게 우리가 일방적으로 베푼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외국어 습득과 함께 세계시민의식 함양 등 한국학생들이 얻는 것도 그에 못지않다고 입을 모은다. 김 교장은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더불어 사는 삶을 일찍부터 체험하고 이를 통해 세계시민으로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소중한 토양이 되고 있다”면서 “어려서부터 다양한 문화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교육이 이뤄지는 것이 우리 학교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학생 중에는 중국에서 온 다문화학생들과 어울리면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없는 학생들이 제법 있다. 이들 중에는 ‘꼬마 통역사’로 불리는 학생들이 있는데, 학급에서 우리말이 서툰 학생들과 일반 학생 사이의 가교역할을 톡톡히 한다. 동구로초가 개설해 운영하고 있는 이중언어교실도 다문화학교라는 특성을 살려 세계시민역량을 기르고 언어교육을 활성화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중언어교실 프로그램은 방과후에 중국어·한국어교육 및 다문화 동아리(다문화 공작소) 활동 등 세 가지로 구성돼 있다. 지난 학기 총 80명이 참여한 이중언어교실은 중국어에 관심이 많고 심화된 내용을 배우고 싶어 하는 한국학생들과 한국어를 더 공부하고 싶은 중국학생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았다. 이러한 노력 덕분일까. 동구로초는 서울 시내 어느 학교보다 분위기가 좋다. 무엇보다 학부모들의 신뢰가 워낙 깊다 보니 민원 한 건 찾아볼 수 없다. 학교폭력이 없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정화 교감은 “학부모들이 학교를 이처럼 고마워하는 경우는 일찍이 경험한 적이 없다”면서 “학부모회라도 열리는 날이면 연차를 내서까지 참여하는 열의를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저분들 실망시켜서는 절대 안 되겠다. 열심히 가르쳐 좋은 시민으로 키워내야겠다”는 사명감이 든다고 말했다. 학부모들 학교 전적으로 신뢰 … 민원 없고 학폭 없어 한국학생과 중국학생이 섞여 있다 보니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다. 한국과 중국이 국제경기를 치른 다음 날이면 학급 분위기가 미묘해진다는 것. 그럴 때면 교사들도 어느 한쪽이든 자극하지 않으려 표정 관리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도 잠시, 학년이 오를수록 분위기는 반전된다. 1·2학년 다문화학생에게 ‘우리나라’ 그러면 10명 중 8명은 중국이라고 답한다. 그러나 5·6학년쯤 되면 같은 질문에 대한민국이라고 대답하는 학생들이 훨씬 많다고 한다. 아이들 성장에 맞춰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와 전통을 이해하는 교육을 하다 보니 어느새 우리 사회에 적응하고 동화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 동구로초는 내년부터 대대적인 단장에 들어간다. 학교 증·개축에 착수, 다문화학생 교육은 물론 지역사회의 교육거점센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 교장은 교장실 벽면에 걸린 학교 조감도를 가리키며 “다양한 시설 인프라를 갖춰 학생들이 학교 내에서 안전하게 다양한 교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동구로초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동구로초가 소프트웨어는 물론 하드웨어까지 새롭게 단장해 다음 세기를 준비하는 명실공히 최고의 학교로 거듭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2년 차인 햇병아리 초등교사입니다. 처음 발령을 받았을 때는 설레임도 있었고 한편으로는 무서운 마음도 있었습니다. 초등교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서 임용고시도 합격하고, 발령이 난 후에는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좋으면서도 학급 내에서 아이들끼리 갈등이라도 생길까, 저희 반 학생 표정이 안 좋으면 내가 뭘 잘못했나 싶어 신경이 쓰이고, 아이들이 평소랑 다르게 구는 날에는 제가 뭔가 놓치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부모 상담에서도 너무 긴장해 무슨 말을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안 나고, 올해 다시 반복할 생각에 벌써부터 걱정이 듭니다. 언론이나 교사 커뮤니티에 보면 무서운 얘기들이 너무 많고, 나에게도 그런 일이 생기면 어쩌나 하는 막연한 걱정이 문득 문득 듭니다. 다른 동료분들을 보면 잘 하시는거 같은데 제가 경력이 쌓인들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습니다. 올해 만나는 아이들이 문제를 일으키거나 이상한 학부모를 만날까 벌써부터 걱정이 됩니다. 그렇다고 교사를 그만두고 싶지는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까요? 도와주세요.. (사연자: 김소연(가명)교사) 안녕하세요? 선생님.. 먼저 마음 속에 있는 많은 걱정과 고민을 이야기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선생님이 보내주신 사연만 봐도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어하는 열정과 마음이 너무도 잘 느껴집니다. 일단 발령 후 무사히 한 해를 마무리한 것에 대해 정말 많이 애쓰고 잘 해내셨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처음 해보는 것은 어렵고 낯설고 걱정되는 것이 당연하죠. 선생님의 사연을 보면 그 시기의 교사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걱정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새로운 아이들을 만나서 아이들과 무사히 한 해를 끝낼 수 있을지, 혹시 예측하지 못한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을지, 갈등을 일으키는 아이는 없을지, 학부모가 힘들게 하지 않을지, 이 모든 것들이 그 시기에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고민이라고 보여집니다. 사연자선생님께서는 걱정의 원인을 ‘내가 아직 신규교사이기 때문에 잘 몰라서 그렇다’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신규 발령 후 작년 한 해를 무사히 잘 마무리하시고도 ‘운이 좋아서’라고 생각하시게 되는 거죠.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걱정들은 10년 차, 20년 차 교사가 되어도 새 학기 시작 전 당연히 할 수 있는 걱정이라는 것을 먼저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경력이 많은 선생님들께서는 지난 경험들을 바탕으로 조금 더 유연하게 대처하고 상황을 받아들일 뿐, 언론에 보도되는 수준의 심각한 문제 상황들을 보면서 그런 일이 올해 내 학급에서 벌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은 높은 연차의 선생님들께서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통제할 수 있는 것과 변화 시킬 수 있는 것을 구분해보세요. 교사라는 직업은, 특히 초등교사의 경우 내가 어떤 학생들을 만나게 될지 통제와 예측이 거의 어려운 특성을 가지고 있어요.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변수들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불안한 요소를 없애고 싶은 것은 자연스러운 심리지만 우리가 노력한다고 해서 미리 통제할 수 없는 변수들에 대해 너무 깊게 생각하면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통제력을 잃기 쉬워요.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우선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일과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을 구분하는 것이 좋아요. 예비교사들에게 희망하는 학급에 대해 적어보라고 하면 대체적으로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요소들과 노력해서 변화시키거나 준비할 수 있는 일을 혼재해서 적는 모습들을 보게 돼요. 이를 테면 ‘교사에게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 학부모’, ‘모든 아이들이 친하게 지내는 학급’, ‘학교를 좋아하는 아이들’ 이런 식으로 말이죠. 우리 김소연 선생님께서도 우선 선생님께서 바라는 학급의 모습이 무엇인지 한번 적어보세요. 그리고 선생님께서 되고 싶은 교사상이 무엇인가에 대해 정리해보셨으면 해요. 내가 아이들과 일년을 보내는 동안 나는 이것만큼은 꼭 아이들에게 전달하거나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거나 아이들에게 이런 일만큼은 절대 발생하지 않게 노력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나만의 교사상을 세워나가는 것이 필요해요. 기존에 이미 많은 교사분들을 보면서 좋은 모델들을 마음에 두셨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그건 그분들이 만드신 교사상이고 우리 김소연 선생님께서는 선생님만의 교사상을 세워나가는 출발점에 이제 서 계신 거죠. 그렇게 종이를 모두 채우셨다면 내가 희망하는 학급의 모습 중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요소들은 한쪽으로 제외시켜 볼게요. 쉽게 화를 내는 학부모님을 안 만나면 좋지만 내가 원한다고 해서 피할 수는 없지요. 그럼 제외시키는 겁니다. ‘사랑이 많은, 친구들을 존중하고 싸우지 않는 아이들’은 어떨까요? 반절은 통제할 수 없는 반절은 우리가 노력하면 달성할 수 있는 목표로 보이지 않나요? 어떤 아이들은 마음에 미움이 많을 수도, 매사 부정적인 아이일 수도 있어요. 그 아이가 우리 학급에 올 수 있지요. 그렇지만 한 해 동안 선생님과 다른 친구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 아이가 적절한 의사소통 방식을 배우게 될 수 있어요. ‘욕설을 하지 않는 아이들’이라는 바람은 어떤가요? 학기 초 학급규칙을 통해 어느 정도 우리가 교육을 시키고 아이들이 규칙을 잘 따르게 하면서 달성해 보면 좋은 바람이겠죠? 이렇듯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요소들에 대해 적어보고 이런 일들이 발생하지 않기 바라는 것이 매우 당연한 욕구라는 것을 인정하고, 그렇지만 내가 걱정한다고 해서 이 일들을 미리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수용하는 것이 필요해요. 그다음으로는 그 상황 속에서도 내가 목표한 바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 무엇인가를 유목화하는 것이 중요해요. 선생님은 슈퍼히어로가 아닙니다. 현실적 목표를 하나씩 세워보세요. 선생님께서 바라는 교사상과 희망하는 학급에 대해 정리해보셨다면 그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선생님께 자원이 한정적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일이랍니다. 모든 것을 다 달성하고 수퍼히어로가 된 것처럼 모든 것을 다 해낼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으니까요. 때문에 선생님께서 선생님의 심적, 물적 자원과 아이들의 발달연령을 고려하셔서 ‘내가 원하는 것은 A부터 F까지의 목표지만 지금 우리반 아이들이 3학년이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이번엔 B와 D가 가장 중요한 목표야’와 같은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이 좋아요. 그 후엔 3월 학기 초에 구조화를 잘 해주시는 것이 중요해요. 학급 내에서 일어나는 많은 갈등이나 문제들은 발생한 후에 잘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발생하기 전 미리 예방했을 때 훨씬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선생님께 제가 꼭 드리고 싶은 말은 아이들을 믿어주시라는 것입니다. 교실은 인위적으로 만든 실험실이 아니라 작은 사회와 같아서 서로 각기 다른 삶의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공간이잖아요. 선생님도 학생들도요. 아이들은 선생님이 어떤 부족함도 없이 완벽했기 때문에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이 좋은 목표와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노력했기 때문에 성장해요. 그리고 각자의 자원을 가지고 자기의 자리에서 성장해요. 모두 마음 따뜻한 친구들만 모인 학급에서 일년을 보낸다면 아이들은 평생 잊지 못할 따뜻한 삶의 좋은 조각을 만들어 가겠지요. 대신 살면서 한번쯤은 불만 많고 화가 많은 사람을 만나서 이런 사람도 있구나, 이런 사람이 화낼 때 나는 나를 어떻게 지켜야 하는구나,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 구나를 배우게 될 수도 있겠지요. 그 두 가지는 모두 인생에서 중요한 요소랍니다. 그 아이들이 성장해나가고 배워나가는 공간 안에서 선생님께서 어떤 어른으로 있어줄지 생각해보시고 선생님만의 자리를 세워나가는 교사 생활이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본지의 상담 코너는 선생님이 겪고 계시는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이온심리상담센터 조아라 대표와의 1:1 지상상담 형식으로 새롭게 구성했습니다. 선생님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현실적이고 공감 깊은 내용으로 구성될 이번 기획에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드리며, 사연을 통해 상담을 받고 싶은 분은 hyo@kfta.or.kr 로 접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마음이 치유되고 행복의 시간을 되찾는 귀한 여정에 본지가 함께 하겠습니다. 편집자주
전국 시‧도교육청의 2022 개정 교육과정 교과서(인정교과서) 관련 파일 미 제공으로 교원들이 신학기 수업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다. 3일 한국교총 등 교육계에 따르면 수업 중 전자칠판 사용이 보편화되고 프레젠테이션 등 전자저작물을 수업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PDF 형식의 파일이 필요하지만, 교육청의 허가가 없어 교과서를 인쇄한 서울교과서가 교원에게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교총은 지난달 27일 전국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파일 제공을 조속히 허가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총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도 협조를 요청한 상황이다. 교원들이 요구하는 교과서 파일은 디자인 제도, 금융 일반, 미디어 콘텐츠 일반, 컴퓨터 그래픽 등 주로 특성화고 교과들이다. 전자칠판용 자료나 PPT 형태의 수업자료를 준비해야 하는데 관련 파일을 받지 못해 수업 준비를 못 하고 있다는 이유다. 이 때문에 교과서를 인쇄한 서울교과서 홈페이지에는 교원들의 교과서 파일 제공 문의가 쇄도하는 중이다. 하지만 출판사 측은 "저작권이 교육청에 있어 파일을 마음대로 줄 수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교총은 “수업 중 전자칠판 사용이 보편화되고, 많은 교과서가 지도서와 함께 전자저작물을 제공하는 상황에서 교과서의 PDF 파일조차 받지 못하는 것은 수업방식의 구시대적 회귀를 강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출판사 측은 교육청의 허가만 따른다면 PDF 파일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자체 발간 교과서의 경우 당연히 PDF 파일을 제공하고 있지만, 교육청이 제작(교육청 저작권 소유)하고 서울교과서가 인쇄만 담당한 교과서는 파일에 대한 권한이 없어 제공 불가라는 것이 출판사 측의 해명이다. 이에 대해 교총은 “비단 서울교과서뿐만 아니라 시‧도교육청이 개발하고 저작권을 보유한 여타 인정도서에 대해서도 실태를 조사하고 PDF, PPT 등 파일 제공이 가능하도록 조치해달라”고 시‧도교육청에 요청했다. 이어 “교과서와 함께 교사용 지도서도 함께 개발‧보급해달라”며 “고교학점제가 본격 도입되는 시점에서 교사들이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고 교육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현대인의 정신건강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 성인 3명 중 1명 이상이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다. 교원의 경우도 교권 약화, 교육활동 침해 등으로 상담 및 심리치료를 받는 경우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 시·도교육청별 교육활동보호센터 상담 건수 및 심리치료 자료를 봐도 3~4년 만에 4~5배 이상 증가했다. 청소년도 마찬가지다.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현직 보건교사가 교사·학생의 정신건강을 위한 통합의학 지침서를 펴냈다. 김미화경북 약목고 보건교사가 그 주인공. 김 교사는 ‘경북교육청 책쓰는 선생님’ 공모사업을 통해 최근 ‘스트레스, 불안, 공황장애 self-care 가이드(부교감신경 활성화!)’(디자인21 펴냄)를 발간했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부교감신경 활성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다가 고등학교에서 생활하면서 정서적인 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학생들을 만났지만, 구체적 해결 방법이 없어서 곤란했어요. 어느 날 보건실을 찾은 학생에게 등 마사지를 적용했는데 소화불량, 두통 등의 증상이 완화되는 것을 경험했어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통합의학적 관점에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죠.” 책을 쓰는 데는 임상간호사와 다수 대학의 외래교수 경력을 통해 쌓은 실무 경험과 학문적 전문성이 큰 도움이 됐다. 여기에 각종 출판자료와 관련 논문을 검토하면서 학생들에게 적용 가능한 방법을 찾아 적용했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독자들을 위한 이론적 배경을 정립하는 일이었다. 통합의학에 대한 논문들이 대부분 해외에서 발간돼 자료를 찾고 번역하는데 시간을 많이 들였다. “동·서양 의학 분야에 대한 정보를 모두 취합하는 과정이 어려웠어요. 인문계고에 근무하다보니 입시를 앞두고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학생들도 많아 더 시간이 부족했던 거 같아요.” 책이 나오고 나서는 “우리 학생들 건강관리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동료들 반응이 가장 반가웠다. 김 교사는 정신건강을 위해 무엇보다 자신의 의지와 실천을 강조했다. 약물이나 심리상담은 보조적인 수단일 뿐 스스로 치료자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스트레스나 불안 증세가 나타날 때 당황하지 말고 심호흡이나 따뜻한 물 한 잔 마실 것을 권유했다. 또 도구를 활용한 마사지도 도움이 된다. 실제로 공황장애나 불안 증세로 패닉에 빠진 학생들이 보건실을 찾으면, 마사지, 복부 온찜질 등을 통해 대부분 효과를 봤다. “학교 현장은 여러 사건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요. 학생뿐만 아니라 동료 선생님들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한국교총 대의원회는 학교 현장이 위기에 빠져 있다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정치권이 교육 발전의 기본적 책무를 외면하지 않고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대전 초등생 사망사건, 속초 현장체험학습 중 발생한 안전사고와 관련한 인솔교사 1심 유죄 판결 등의 현실을 나열하며, 서이초 교사 순직 사건 이후 교권 회복과 안전한 학교 환경을 위한 50만 교원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국회는 여전히 아동복지법 추가 개정을 미루고, 정부는 안전사고에 대한 모든 책임을 오롯이 교원에게 전가하고 있어 학교 현장 불안 요소 방치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출했다. 한국교총은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교총회관에서 제120회 임시대의원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이 같은 현장 교원 의지를 담은 9개 항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대의원회는 우선 최근 발생한 대전 초등생 사망사건을 애도하며, 교육 당국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또 사건 대책이 정신질환 교원의 선별과 분리로만 이어지는 것에 반대하며. 고위험군 교사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되, 교직 스트레스로 정신건강에 위협을 받는 전체 교원의 치유와 회복을 지원하는 건강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모호하고 포괄적인 정서학대 기준을 명확히 마련하고, 교육감·경찰이 아동학대 아닌 것으로 판단한 사건은 검사에 불송치하는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처벌법 조속 개정 ▲악성 민원에 대한 기준 개선 및 교권보호위원회 결정에 대한 교원의 이의제기 권한을 명시하는 교원지위법 개정 ▲학생 안전과 교원 보호가 담보되지 않는 현행 현장체험학습 중단 및 폐지 ▲교실 내 제3자의 몰래 녹음에 대한 강력 대응 및 근절 ▲교육활동과 직접 관련 없는 행정업무는 교원으로부터 분리하고, 학교 내 업무 갈등을 일으키는 업무는 학교 밖 관련 기관에 이관하거나 폐지할 것 등을 결의했다. 특히 교원의 정치기본권 단계적 확대를 위한 관련 법제 개선에도 힘쓰기로 했다. 교원의 권리 확대를 위해 정치적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교육 현장이 주도하는 교육개혁을 실현하려면 현장 교원 스스로 교육정책 의사결정권자로 진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총 대의원회는 마지막으로 질 높은 수업과 교육연구 등 교육 본연의 일에 더욱 매진할 것을 다짐했다. 한편 이날 대의원회에서는 ▲교원 및 교원단체의 정치기본권 확대 정책 실현 방안 ▲임원(선출이사) 선출(안) ▲사무총장 승인(안) 등이 심의 의결됐다.
우리 부부의 약속 하나, 월 2회 산행이다. 연 24회가 목표다. 주로 칠보산과 광교산을 오른다. 3.1절 아침, 오늘의 목표는 광교산이다. 올해 6번째 산행이다. 광교산은 수원시민의 허파다. 용인시, 의왕시에도 걸쳐 있어 3개 시민의 휴식처요 안식처다. 체력단련장 구실을 톡톡히 한다. 전국에 이미 알려진 명산이다. 광교산 제3코스를 택했다. 이 코스는 경동원∼하광교 소류지∼종루봉(비로봉)이다. 오전 시각, 하광교 소류지에 도착했다. 하광교 소류지 산불관리초소가 보인다. 산불감시원 두 분을 보았다. 한 분은 초소를 지키고 한 분은 산속을 순찰하면서 활동한다. 여기서 장안구 소속 산불감시원 정석원 씨를 만났다. 붉은색 옷 가슴에 단 명찰을 보니 산불전문예방진화대다. 즉, 산불을 예방하고 산불 발화 시 진화업무를 맡은 것이다. 필자가 먼저 말을 걸었다. “날씨가 건조해 산불위험이 높습니다. 산불예방에 수고가 많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오늘 아침엔 등산로 쓰레기 줍기를 1시간 동안 했습니다. 주 업무는 아니지만 보기 흉해 주웠습니다. 그런데 담배꽁초도 많이 나와 저도 놀랐습니다.” 여기서 시민기자 정신이 나왔다. “혹시 오늘 주운 쓰레기 제가 볼 수 있습니까? 카메라 출동으로 산불조심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려 합니다. 협조해 주시겠습니까?” “예, 가능합니다. 저 따라 오시지요. 저쪽 쓰레기장에 함께 가시지요.” 헉, 쓰레기장이라? 산속에 있다면 이것 문제 아닌가? 산속이 아니다. ○○기도원 안에 도착해 보니 감시원이 말한 쓰레기장은 ‘건설폐기물 트럭 적재함’이다. 적재함에 자루에 담긴 쓰레기가 가득 차 있다. 감시원은 자신이 갖다버린 비닐봉투 하나를 찾아 냈다. 그러더니 쓰레기를 쏟는다. 각종 쓰레기가 보인다. 주로 비닐, 휴지, 과일껍질, 담배꽁초, 라이터 등이다. 담배꽁초가 수 십 개 보인다. 담뱃갑도 보았다. 감시원 협조 아래 즉석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정 감시원은 올해 2월 1일부터 근무를 시작, 5월 15일까지 근무한다고 한다. 작년에도 겨울철에 1달 반 정도 근무했다. 사는 곳은 장안구 조원동이다. 나이는 내 나이 또래다. 키도 크고 건강관리를 잘해서인지 건장한 신중년으로 보인다. 제일 먼저 광교산을 찾는 시민들에게 당부사항을 물었다. 그는 시민의식 부재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지적한다. 공공장소에서의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 및 음주 행위는 아니된다고 강조한다. 특히 산에서의 쓰레기 무단 투기 문제가 심각하며, 쓰레기를 눈에 안 띄는 곳에 숨기는 행위까지 보았다. 어른들의 잘못된 행동이 아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 구조를 지적하기도 했다. 광교산 보호를 위한 당부로는 광교산의 쓰레기 문제와 산불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산불 예방을 위해 감시초소 앞에 있는 화기물 보관함에 라이터, 성냥 보관 및 건조기에 대한 경각심 필요성 언급한다. 수원시민의 허파와 같은 광교산의 소중함을 인지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 제시한다. 당연한 지적이다. 산불예방에 시민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우리 부부, 봄날씨 같은 상온 날씨에 목도리 풀어 헤치고 조끼는 벗어 배낭에 넣었다. 등산로가 마른 낙엽으로 뒤덮였다. 산 전체가 낙엽이다. 만약 불이 난다면 이 낙엽들은 붌시개 역할을 한다. 그럼 화마가 순식간에 퍼진다. 대형산불로 이어지는 것이다. 관리초소 앞 현수막 문구가 떠오른다. “산림내 흡연 및 취사금지” “산불 없는 푸른 숲, 여러분의 작은 실천이 만듭니다” -장안구 공원녹지과- 이런 현수막도 보았다. “산불에 설마없고 처벌에 예외없다” 실수로 산불을 내더라도 3년 이하의 징역이나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화기 인화물질, 발화물질을 지니고 산에 들어가는 경우 과태료 부과대상임을 알리고 있다. -수원특례시- 우리 부부는 오랜만의 산행에 피톤치드 마시며 목적지인 종루봉에 올랐다. 등산객이 제법 많다. 가족 단위, 친구 단위, 단체 산행도 보았다. 망해정(望海亭) 정자와 신라시대 최치원(崔致遠)과의 인연 이야기를 읽었다. 기록 사진도 남겼다. 그런데 사람이 다녀간 흔적이 보인다. 시민 정신을 상실한 무분별하게 버려진 쓰레기가 바로 그것. 그냥 갈 수 없다. 아내는 배낭에서 작은 비닐봉투 하나를 꺼낸다. 오늘 부부 산행 1일 1선은 하산하면서 ‘쓰레기 줍기’다. 문득 정석원 감시원의 말이 떠오른다. “흡연은 아무런 영양가가 없습니다” “수원시민으로서 광교산 혜택을 받는 대신 광교산 사랑 자긍심을 가져야 합니다” “공중도덕 지키는데 어른들이 본이 되었으면 합니다” “숲이 산불 피해를 입으면 복구하는데 몇 십 년이 걸립니다. 많게는 100년이 소요됩니다”
교실을 비롯한 학교 공간에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를 설치할 수 있게 한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돼 한국교총이 재검토를 요청했다. 교총은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18일 대표발의한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학교안전사고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재검토를 요청하는 의견서를 지난달 28일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김민전 의원실에 전달했다. 학교안전사고법 개정안은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치면 교실을 포함한 학교 내 어떤 곳이든 CCTV를 설치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았다. 최근 대전에서 일어난 초등학생 피살 사건과 관련해 재발 방지 차원에서 발의됐다. 당시 사건이 일어난 2층 복도와 돌봄교실, 시청각실 등에 CCTV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교총은 “최근 대전 초등학생 사망사건으로 인해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CCTV 설치를 통한 교육 현장 감시는 결코 범죄예방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실 등 학교 내 CCTV 설치는 학생과 교사의 기본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2년 교실 내 CCTV 설치에 대해 질의한 서울시교육청에 권고한 내용에 따르면, “교실 내에서 생활하는 모든 학생과 교사들의 행동이 촬영되고, 지속적 감시에 의해 개인의 초상권과 프라이버시권, 학생들의 행동자유권, 표현의 자유 등 개인의 기본권이 제한돼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며 교실 내 CCTV 설치는 인권침해라고 판단한 바 있다. 교총은 “교실 내 CCTV 전면 설치는 선량한 다수의 교사를 잠재적인 범죄자로 낙인찍는 행위일 뿐 아니라 교육 자주성을 훼손, 교육활동의 극심한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학교 구성원 간 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교총은 “학교에서 크고 작은 다툼이 있을 때마다 CCTV에 의존해 갈등을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며 “교사와 학생·학부모 간의 신뢰가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해 더 큰 부작용을 불러올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교육 현장에 문제가 발생하면 대증요법으로 CCTV 설치 확대가 논의되지만, 이는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면서 “학교안전사고법 개정안 재검토를 요청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