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32,859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
실제로 해본 것만 남는다는 생각으로! 중학교에서 근무하면서 중학교 1학년과 2학년 수업을 위주로 하였고, 3학년 수업을 할 경험은 많지 않았다. 올해 3학년 수업을 하면서 각 성취기준에 도달하기 위해서 어떻게 수업을 구상해야 할까에 대해 고민하였다. 각종 교과서를 살펴보니, 거의 모든 교과서에 ‘삼각비’ 단원에서 건물 높이를 측정하는 프로젝트가 있었다. 선생님이라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활동을 해보는 데는 어느 정도의 용기가 필요하다. 내가 계획한 대로 수업이 진행될까 하는 부분부터 나도 경험해 보지 않은 수업내용이기에 준비해야 할 부분도 많았다. 이러한 과정들을 생략하고 교과서대로만 진행을 한다면 몸은 편할 수 있지만, 학생들에게 ‘삼각비’ 단원에서 배움이 일어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에 이 수업을 계획하였다. ‘삼각비’ 단원의 수업 흐름 ‘삼각비’ 단원은 고등학교 때 배우는 ‘삼각함수’ 단원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학생들이 깊이 있게 배웠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낯선 용어와 기호로 인해서 ‘삼각비’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다. ‘삼각비’의 유용성을 느낄 수 있도록, 첫 시간에는 중학교 2학년 때 학습한 닮음 개념을 활용해서 ‘각도기’와 ‘자’로 높이를 측정하는 활동을 하였다. 특수각에 대한 삼각비는 외우고 있어야 하므로 학생들이 모둠에서 돌아가면서 외울 수 있도록 연습하는 시간을 주고, 카드를 만들어서 학급의 모든 학생이 답할 수 있게 연습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전화번호가 나오게 문제를 만든 후, 친구들과 교환해서 정답을 맞히는 활동을 하면서, 문제를 만들어보는 경험을 할 수 있게 구성하였다. 생성형 AI와 함께 프로젝트 수업하기 수업을 준비하면서 이제는 자연스럽게 챗GPT와 대화를 나눈다. 보고서를 작성하면서도 고민되는 지점들은 생성형 AI와의 대화를 통해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수업을 사전에 많이 고민했지만, 수업을 진행하다보니 조금씩 수정해야 할 부분들이 생겼다. 생각과 다르게 흘러간 부분들이 있었기에, 나의 시행착오가 이 수업을 준비하는 다른 선생님들께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솔직하게 기록해 보고자 한다. [PART VIEW] ● ‘교실 높이 측정 수업’에서의 시행착오 삼각비 수업은 1차시와 2차시로 나누어서 수업했다. 1차시는 교실의 높이 측정, 2차시는 체육관에 있는 여러 장소의 높이 측정이었다. 1차시 수업이 변해가는 과정을 먼저 소개한다. 첫 번째 반에서는 클리노미터(clinometer)를 만드는 작업부터 시작하였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 빨대·바늘·실·각도기를 미리 준비했지만, 만드는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그래서 이걸 만드는 것보다 활용하는 것이 더 의미 있을 거라는 판단으로 두 번째 반부터는 첫 번째 반에서 만든 클리노미터를 사용했다. 클리노미터를 활용하면서 알게 된 점은 ‘빨대 구멍이 커야 학생들이 보기 편하다’는 것과 ‘클리노미터 읽는 방법을 먼저 설명해야겠다’는 것이었다. 만들어진 클리노미터 사용으로 시간이 단축되었고, 덕분에 측정하는 활동에 집중할 수 있었다. 측정하기 전에 ‘교실의 높이가 얼마인지’ 예측해 보게 했다. 키가 큰 친구들은 자리에서 바로 일어나서 대략적인 높이를 예상했다. 다들 자리에서 일어나서 움직이는 바람에 다소 소란스러워졌기에, 세 번째 반에서는 자리에 앉은 상태에서 교실의 높이가 얼마인지 예측하게 하였다. 그러자 학생들은 “선생님 키가 얼마예요?”라고 물으며, 나의 키를 통해서 교실 높이를 추측하려고 하였다. ‘기존에 알고 있는 것’을 통해 ‘모르는 것’을 예상해 보는 활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네 번째 반에서는 앞선 세 반에서 일어난 시행착오들을 수정하여 수업했다. 그래서 정돈된 모습이기는 하였지만, 수업 후에는 약간의 의구심이 들었다. 교사가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기에 학생들은 오히려 여러 가지 부분에 대해 서로 질문하면서 방법을 알아가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교사가 최대한 많은 사고실험을 통해 수업을 구상하되, 학생들은 그 안에서 자유롭게 시행착오를 겪을 기회와 시간을 충분히 주는 것이 배움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다시 중학교 3학년 수업을 하게 된다면,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진행해야겠다는 성찰이 이루어졌다. ● ‘체육관에서의 건물 높이 측정’ 수업 2차시 수업도 소개해 본다. 처음에는 학교의 다양한 건물 높이를 측정하는 활동을 계획했다. 이 수업은 8월 말에 했는데, 폭염주의보가 계속 이어지던 때였다. 그럼에도 운동장을 돌면서 사진을 찍었지만, 수업하는 주에는 계속 비 예보가 이어져서 결국 운동장에서 사진 찍은 장소의 높이는 측정하지 못했다. 그래서 비가 와도 상관없는 ‘체육관’으로 옮겼다. 체육관에서 실제 높이를 측정하기 어려운 부분을 선택하여 학생들에게 측정해 보게 하였다. 학생들은 클리노미터의 원리를 바탕으로 ‘각도기 앱’과 ‘줄자’를 활용해 수치를 측정한 후, ‘삼각비’를 적용해 계산한 결과값이 실제 값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Smart Measure(스마트 메저) 앱을 활용하여 학생들이 실제로 측정하고 어느 정도의 오차가 생기는지 알아보고, 그 이유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보고서 작성하기 활동 후에는 기록을 남기는 과정을 중요시한다. 활동은 단순히 활동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활동에 대해서 다시 한번 정리를 하면서 배움이 일어난다고 믿기 때문이다. 모둠별로 활동지를 작성한다. 이 수업은 전문적 학습공동체 선생님들과 사전 협의회를 거친 후에, 수업을 공개하고 이후에 사후 협의회를 가졌다. 사전 협의회를 하면서 비 예보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체육관으로 장소를 옮길 수 있었고, 수업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수업을 나누는 것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한 번의 수업 나눔을 위해서 그 수업에 대해서 고민하고, 준비하고, 실제 수업을 한 후에 학생들의 반응을 통해서 교사는 조금씩 성장한다고 믿는다. 실패한 수업인지 성공한 수업인지 판단하기 어렵지만, 한 명의 교사가 했던 수업의 후기가 이 글을 읽는 다른 선생님께 영감을 주어 수업에 대한 에너지를 줄 수 있기를 바란다.
한때 많은 학생의 꿈이 연예인이나 유튜버였다면, 이제는 ‘건물주’나 ‘돈 많은 백수’라고 당당히 말하는 시대가 되었다. 심지어 최근에는 ‘꿈이 없어요’라며 무기력함을 고백하는 학생들을 더 자주 마주하곤 한다. 다양한 삶의 모델을 보여주고, 학생 스스로 꿈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교사의 책임이자 학교도서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특정 분야나 학과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긍정적인 사고와 성취동기, 회복탄력성 같은 내면의 역량을 다지는 것이 진로 탐색의 본질임을 새삼 실감한다. 독서는 학습의 기초체력을 기르는 도구이자 그 자체로 완성도 높은 진로교육활동이다. 이러한 교육적 가치에 깊이 공감한 진로진학교사와 협력하여,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 도서관 활용수업을 계획하게 되었다. 책 속에서 꿈을 발견하고 자신의 꿈에 날개를 달아 옹골지게 자기 빛깔로 비상하는 학생들을 만난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수업 소개 2022 개정 교육과정 진로와 직업 영역은 ‘진로와 나의 이해’, ‘직업세계와 진로탐색’, ‘진로설계와 실천’의 총 3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진로와 나의 이해’ 영역은 관심 분야 직업인의 삶의 모습과 진로 경로에서 드러나는 진로 특성에 비추어 학생의 흥미·적성·가치관 등의 진로 특성에 대한 심도 있고 통합적인 이해가 수행될 수 있어야 한다. 이 영역의 핵심 아이디어는 성공한 직업인의 진로 특성, 자신의 진로 특성에 대한 통합적 이해와 계발, 진로에 대한 유연하고 긍정적인 마음가짐 등이 중요하다. 또한 관심 분야 직업인의 삶에서 나타나는 진로 특성을 탐구하고 자신의 진로 특성과 연결하여 종합적인 이해가 이루어지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교과내용의 전반이 도서관의 풍부한 자료와 결합했을 때 교육적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또한 지필평가의 부담에서 벗어나 다양한 교수·학습방법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으며, 모든 단원이 도서관 자료를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PART VIEW] 수업 과정 및 내용 본 수업은 총 10차시로 설계되었으나, 학교나 학급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첫 단계는 ‘자기이해’에서 시작된다. 올바른 자아인식과 강점 파악을 통해 진로의 기틀을 마련한 뒤, 자신의 꿈과 부합하는 도서를 선정하여 정독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어 신문기사나 인터뷰 등 다양한 자료탐색으로 직업세계를 깊이 있게 이해한다. 캔바(Canva)·미리캔버스·파워포인트(PPT) 등 다양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여 자신만의 진로 프레젠테이션을 제작하며, 이때 학생들의 수준 차이를 고려하여 표준화된 템플릿을 제공하여 학습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단순한 정보 습득을 넘어, 독서를 매개로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설계하는 자기주도적 진로설계 역량을 기르게 된다. 제작된 프레젠테이션을 바탕으로 ‘책을 통한 내 꿈 발표회’ 시간을 가졌다. 단순한 내용 전달을 넘어 자신이 선택한 책과 진로를 소개하며 친구들 앞에서 마치 자신의 비전을 선포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발표 후에는 성찰일지를 작성하여 자신의 발표 내용과 준비 과정을 되돌아보는 자기평가를 실시했다. 이와 동시에 친구들의 발표를 경청하며 배울 점과 응원의 메시지를 나누는 동료평가도 병행했다. 동료평가는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이 아니라 친구들의 꿈을 지지하고 강점을 찾아주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중심으로 진행하여 서로의 성장을 독려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수업 후기 10차시의 수업을 마친 후 학생들의 피드백 속에서 발견한 핵심 단어는 ‘성취감’이었다. 이는 교사의 일방적인 지식 전달에서 벗어나, 학생 스스로 선택한 텍스트에 몰입하며 자신의 삶을 디자인하는 주도적 과정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디지털 툴을 활용한 시각화 작업은 학습 몰입도를 높이는 결정적 요인이 되었으며, 대다수의 학생으로부터 ‘막연했던 진로계획이 구체화되었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처음에는 단순히 ‘꿈이 뭐냐’는 질문이 제일 어렵고 싫었는데, 도서관에서 저와 비슷한 고민을 담은 책을 읽으며 마음이 편해졌어요. 제가 뭘 잘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본 건 이번 수업이 처음인 것 같아요. 단순히 직업을 정하는 게 아니라 저 자신을 공부하는 시간이라 정말 유익했어요.” (A 학생) “도서관 활용수업이라고 해서 지루할 줄 알았는데, 제가 관심 있는 분야의 기사나 인터뷰를 직접 찾아보니까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캔바로 발표 자료를 만들면서 제 꿈이 눈앞에 그려지는 것 같아서 뿌듯했어요.” (B 학생) “발표 준비가 막막했는데 선생님이 주신 템플릿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끝낼 수 있었어요. 제가 조사한 직업인에 대해 친구들에게 멋지게 소개하고 나니 정말 그 직업에 한 발짝 다가간 기분이에요.” (C 학생) 아이들의 미래를 깨우는 다양한 시도들 ● 사람책 공감토크 진로와 직업 교과를 통해 다각적인 시도를 이어오고 있으며, 그중 수년간 지속해 온 대표적인 활동은 ‘사람책 공감토크’이다. 이는 사람이 한 권의 책이 되어 자신의 삶과 지혜를 공유하는 도서관 융합형 진로교육 모델로, 학생들이 현장의 생생한 경험을 직접 대출(경험)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사람책의 삶을 통해 학생들은 꿈을 구체적으로 실현해 나갈 기회가 되었다. ● 필사를 통한 나만의 독서다이어리 만들기 ‘필사를 통한 나만의 독서다이어리 만들기’ 활동도 학생들이 진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설정하고 자신을 성찰할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이다. 필사는 집중력을 높이고 심리적 안정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특히 ‘공부의 힘’과 관련한 내용을 필사함으로써 진로목표를 내면화하고 실천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된다. 활동을 마친 결과물은 교과세특 및 창의적체험활동 자율활동에 연계하여 기재해 줌으로써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탐구 역량을 증명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했다. 생활기록부 기재 예시 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박성혁)을 읽고 마음에 드는 문장의 필사를 통해 공부의 참 의미가 성공이 아닌 성장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공부에 대한 동기가 부여됨. 그동안 자신의 학습방법에 대해 반성하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학습계획을 세움. 필사를 통해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었으며 자기주도적으로 독서하는 습관을 기르고 독서에 대한 흥미를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비로소 배우는 즐거움을 깨닫고 실천함. 독서는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돕는 중요한 활동이다. 진로와 직업 교과와 연계한 수업 및 활동들이 학생들에게 독서의 가치를 일깨우고, 독서를 통해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 나아가 좋은 책을 읽고 토론하는 학교문화를 조성하여 학생들이 비판적 사고와 문제해결력을 갖춘 균형 잡힌 인격체로 성장해 나가길 소망한다.
초광역 행정통합과 교육자치의 새로운 국면 현재 대한민국은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이라는 국가적 위기 앞에 서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5극 3특’ 초광역 메가시티 전략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 균형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핵심적인 행정 개편이다. 이 거대한 통합의 흐름 속에서 초·중등교육은 단순한 일반행정의 부수적 대상이 아니라, 지역 내에서 교육-고용-정주로 이어지는 ‘지역 완결형 발전 모델’을 완성하는 가장 강력한 핵심 동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극 3특’과 관련한 특별법안 논의에서 교육이 소외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본고에서는 일부 특별법안을 토대로 초광역 행정통합이 초·중등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교육과정·교원인사·교육행정 체제를 중심으로 조망하고,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입법 방향을 제언하고자 한다. 교육과정의 변화와 쟁점 _ 국가 수준을 넘어 ‘지역화’로 행정통합 이후 교육 현장에서 체감할 가장 큰 변화는 교육과정의 자율권 확대다. 이는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지역의 특색을 교육에 녹여내는 ‘교육과정의 지역화’를 의미한다. ● 변화의 핵심 특정 교과의 비중을 유연하게 조정하거나 지역 산업 및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과목을 개설할 수 있는 교육과정 자율권이 확대된다. 특례법안에서는 자율학교·영재학교·특수목적고등학교 등 다양한 형태의 학교 설립 및 운영권 특례가 확대되어 교육생태계의 다양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또한 교육특구 및 통합학교 등 정부 정책과 맞물려 지자체와 지역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커뮤니티 형태의 학교 거버넌스 변화가 예상된다. ● 주요 쟁점 교육과정 자율성 확대는 필연적으로 ‘국가교육과정’과의 조화 문제를 야기한다. 학교 여건과 지역 특성에 맞는 인재 양성을 위해 어느 범위까지 자율권을 부여할 것인가에 대한 적정성 확보가 시급하다. 그리고 특정 학교에만 특례를 집중하기보다 대다수 일반 학교에 적용 가능한 보편적 특례를 검토하여 통합의 실질적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학교공동체의 의사결정에 있어 단위학교의 자치와 지자체·교육청의 책임을 명확히 분리하는 법적 근거 마련이 필수적이다. 교원인사 정책의 혁신 _ 불안을 확신으로 바꾸는 ‘신뢰 기반’ 인사 초광역 통합 시 교원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근무지 변경에 따른 생활권 변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강제 전보’ 방식에서 탈피한 혁신적인 인사 모델이 필요하다. ● 선택적 순환근무제의 명문화 광역 단위의 강제 전보를 금지하고, 본인의 동의를 필수로 하는 ‘선택적 순환근무제’와 ‘권역별 근무지 고정제’를 입법화하여 현장의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 ● 기피 지역으로의 전환(4대 핀셋 지원) 도서·벽지 등 기피 지역을 ‘기획지역’으로 재정의하고, 최신식 관사 제공(Housing), 조례 기반 통합특별수당 신설(Allowance), 자녀의 고교 진학 우선권 부여(Education), 희망 근무지 우선 배정권(Career)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 패키지를 제공해야 한다. ● 지역 교육전문가 육성 신규 임용 인원의 10% 범위 내에서 지역 대학 졸업자 등을 선발하는 특별전형은 공정한 절차를 거쳐 준비해야 하며, 의무기간을 근무하게 함으로써 지역 밀착형 교육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 ● 신규교사를 위한 새로운 인사 기준 마련 통합교육청이 출범한 이후 신규 채용되는 교사들을 위한 합리적인 인사 기준(전보·전직·승진 등)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이는 오랜 난제로 여겨졌던 승진 문제를 혁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지방교육행정 체제의 개편 _ 슬림한 본청, 강력한 교육지원청 통합특별시의 출범은 교육행정 조직의 근본적인 재설계를 요구한다. 핵심 방향은 ‘이원화 책임제’의 도입이다. ● 현장 중심의 분권 통합특별시의 본청은 정책기획과 일반행정 총괄 업무로 기능을 슬림화해야 한다. 대신 교육지원청을 독립적인 지역 교육 집행 거점으로 삼아 인사와 예산에 관한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하고, 교육장의 임기 보장 및 공모제를 통해 자율성을 강화해야 한다. ● 민주적 견제와 협력 이른바 ‘제왕적 교육감’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시민참여형 숙의기구를 설치하고, 주요 결정에 대한 재의요청권을 부여해야 한다. 동시에 교육청과 특별시청 간의 칸막이를 제거하기 위해 ‘공동협력국’을 설치하고, 형식적인 협의회를 의결기구로 격상시키는 실질적 융합이 필수적이다. 교육재정의 확충 _ 안정적 성장을 위한 기반 마련 모든 정책의 실행력은 예산에서 나온다. 초광역 행정통합이 교육의 하향 평준화가 아닌 상향 평준화로 이어지려면 별도의 재정 특례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 통합특별교육교부금의 설치 내국세의 일정 비율을 법정화한 ‘통합특별교육교부금’의 적정 비율을 결정하고, 교육 계정을 신설함으로써 특별시 교육의 안정적 운영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 ● 규제 철폐와 인센티브 통합 관련 인프라 사업에 대해 10년간 투자 심사 및 타당성 조사를 면제하고, 지방채 발행 시 이자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는 등 과감한 재정적 레버리지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핵심 전략 초광역 행정통합은 단순히 행정구역을 합치는 과정이 아니다. 이는 우리 아이들이 태어난 곳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고, 지역사회의 인재로 성장하여 정착할 수 있는 ‘지역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다. 통합이 교원들에게 불이익이 아닌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됨을 제도로 증명해야 한다. 또한 권한을 학교와 현장에 대폭 이양하는 ‘분권’과 지자체-교육청 간의 실질적인 ‘융합’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우리는 미래 교육의 해답을 지역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국평의 세대교체, 34평보다 더 잘나가는 24평의 질주 국평은 ‘국민평형’의 줄임말로서, 가장 많은 사람이 선택해 온 대표적인 주거 면적을 말한다. 과거에는 전용 84㎡, 즉 34평이 4인 가구 주거의 표준이었기만, 최근 이 견고했던 공식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집값은 크게 상승했고, 주거환경과 삶의 방식도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넓은 집’이 곧 ‘좋은 집’이던 시대는 이미 지나가고 있으며, 이제 주거 선택의 기준은 면적이 아니라 입지와 땅의 가치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24평이 있다. 과거에는 34평으로 가기 전 거쳐 가는 평형, 혹은 불가피한 선택지로 인식되던 24평이 이제는 당당한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2021년 부동산 가격이 한차례 폭등한 이후 24평의 강세가 점차 뚜렷해졌으며, 주요 재건축 단지와 신축 분양 현장에서 24평의 청약 경쟁률이 34평을 상회하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라이프 스타일의 전환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24평 선호 현상을 1~2인 가구 급증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설명한다. 이는 절반은 맞고 절반은 부족한 설명이다. 인구 구조 변화는 분명 24평 수요를 키운 배경이지만, 전부는 아니다. 가구원 수의 감소만으로 특정 평형이 주류가 되지는 않는다. 같은 1~2인 가구라도 소득 수준, 직업 안정성, 주거 인식에 따라 더 넓은 공간에서 더 여유롭고 쾌적하게 생활하고자 하는 욕구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1~2인 가구의 증가는 24평이 시장에서 더 주목받도록 하는 방아쇠 역할을 했을 뿐, 24평을 대세로 만든 결정적 요인이라 보기는 어렵다. 24평이 대세가 된 진짜 이유를 살펴보자. ● 이유 ❶ _ 높아진 시세에 따른 매매가의 상향평준화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단순히 ‘조금 비싸졌다’는 수준이 아니라, 주택 가격 자체가 한 단계 위로 올라가며 절대적인 부담 구간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같은 입지 안에서 24평과 34평의 가격 차이가 ‘조금 더 보태면 갈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대출을 최대한 활용해도 34평은 접근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는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부동산 시장 내에서 구조적인 선택의 문제다. 여기에 대출 규제와 금리 부담이 더해졌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와 더불어 6.27 대책 및 10.15 대책의 영향으로 대출 한도가 묶이면서, 레버리지를 활용한 상급지 진입이 어려워졌다. 이런 상황에서 자산가치가 높은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트렌드와 맞물리며, 24평은 ‘무리를 해서라도 접근 가능한 마지막 평형’으로 인식되고 있다. ● 이유 ❷ _ 감가상각되는 면적의 가치, 희소성이 부각되는 입지의 가치 2006년에서 2007년 사이, 이른바 ‘버블세븐’ 시기에는 강남의 34평을 팔고 용인·파주·고양 등 외곽의 50~60평대 대형 아파트로 옮겨가기도 했다. ‘강남 30평대 살 돈이면 용인에서 대궐 같은 60평에 살면서 외제차 굴리면서 살 수 있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외곽의 대형 평형은 매수세가 끊겼고, 하락폭은 컸으며, 회복은 느렸다. 주거 쾌적성의 가치는 면적이 크게 좌우했지만, 자산 가치는 면적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교훈을 준 사례이다. 현재 부동산 시장 트렌드는 면적보다 입지를 우선한다. 출퇴근 시간, 생활 편의성, 자녀 교육환경, 여가 활용 등 삶의 질 전반을 고려할 때, 넓은 면적보다 상급 입지가 주는 효용이 더 크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강남구 ‘대치 2단지’ 21평과 용인시 ‘신봉LG자이 1차’ 50평의 가격 흐름은 부동산 시장에서 가격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면적보다 입지의 영향력이 훨씬 크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핵심지의 토지 가치는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상승하며, 아파트가 노후화되더라도 가격 하락으로 직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땅의 가치가 건물의 노후화를 상쇄하며 전체 가격을 끌어올리는 구조이다. 반면 외곽의 아파트는 시간이 지날수록 건물의 노후화가 그대로 가격에 반영된다. 대형 평형이라는 면적의 프리미엄 또한 점차 희석된다.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을 지탱하는 힘은 ‘얼마나 넓은가’가 아니라 ‘어디에 있는가’로 이동하게 된다. ● 이유 ❸ _ 면적보다 입지 상향을 더 추구하는 최근의 경향 이제는 더 넓은 집을 위해 입지를 포기하던 과거와 달리, 평형을 줄이더라도 한 단계라도 더 나은 입지로 이동하려는 ‘평형 축소, 입지 상향’ 선택이 보편화되고 있다. 한 번에 상급지로 진입하려는 이유는 명확하다. 중·하급지는 상급지보다 조정기나 하락기에 먼저 수요가 이탈하며, 상승기에도 가격 상승이 더 뒤처지기 때문이다. 여러 번의 부동산 시장 사이클을 거치며 학습한 결과이다. 그래서 요즘엔 애매한 중간 정차지를 들르지 않고 한 번에 ‘내가 갈 수 있는 가장 최상급 입지’로 들어가려고 한다. 강동구나 동작구의 30평대를 가려던 사람은 송파구의 20평대로, 용인이나 수원의 30평대로 가려던 사람은 영등포구나 서대문구의 20평대로 눈을 돌린다. 또한 중간 정차지에 머무르는 동안 발생하는 기회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가격이 정체된 상태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이, 상급지는 이미 한 단계 위의 가격대로 이동해 버리는 경우가 잦다. 결국 다시 갈아타려 할 때는 더 큰 자금 부담을 감수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거래비용과 세금 부담까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그래서 요즘의 전략은 ‘조금 넓게 살다가 옮기자’가 아니라, ‘지금 갈 수 있는 가장 좋은 위치에 먼저 자리 잡자’이며, 이 전략의 현실적 평형이 바로 20평대, 그중에서도 24평인 것이다. ● 이유 ❹ _ 24평의 뛰어난 환금성과 수익률 24평은 실거주와 투자 수요가 동시에 겹치는 평형이다. 1인 가구, 신혼부부, 맞벌이 부부는 물론이고, 초등 자녀를 둔 소가구까지 폭넓게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월세 수요가 모두 안정적으로 형성되며, 공실 리스크가 낮고 회전율이 빠르다. 가격 변동 국면에서도 24평의 특성은 명확하게 드러난다. 하락기에는 상대적으로 가격 조정 폭이 제한된다. 절대 가격이 낮고 수요층이 두터운 만큼, 매수 대기 수요가 빠르게 유입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락을 거친 이후에 34평 대비 24평이 먼저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반면 상승기에는 가벼운 몸집 덕분에 가격이 민첩하게 반응하며 빠르게 치고 올라간다. 이른바 ‘하락기에는 강하고, 상승기에는 빠른’ 구조다. 성동구 행당동 ‘행당한진’ 사례만 봐도 25평의 상승률이 32평보다 16%나 더 높게 나타나는 등 소형 평형의 수익률 강세는 뚜렷하다. 이러한 흐름은 특정 단지에 국한된 예외적인 현상이 아니다. 실제로 서울과 수도권의 다수 단지에서 20평대가 30평대보다 더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24평 시대의 생존전략 _ ‘어떤 24평’을 골라야 하는가? 그렇다면 이러한 시장 환경 속에서 어떤 24평을 선택해야 하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모든 24평이 같은 가치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평형’이 아니라 ‘조건’을 기준으로 선별해야 한다. 지금의 시장에서는 작은 차이가 자산의 격차로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 입지와 타협하지 말자 24평을 선택하는 이유는 입지 상향이다. 따라서 직주 접근성, 역세권, 학군, 생활 인프라 중 최소 두 가지 이상을 동시에 충족하는 위치여야 한다. 단순히 상급지의 변두리가 아니라, 동일한 생활권으로 인식되는 범위에 포함되어야 하며, 그것이 아니라면 교통 인프라를 통해 실질적으로 연결된 생활권이어야 한다. ● 핵심 수요층이 두터운지를 보자 24평의 핵심 수요층은 영유아를 둔 신혼부부 수요에서 나온다. 따라서 신혼부부가 ‘조금 무리해서라도 사고 싶어질 만한 입지인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사례가 바로 ‘용인 수지’다. 신분당선이라는 강력한 교통축을 갖추고 있고, 학군과 생활환경도 우수하기 때문에 초등 자녀를 둔 부모 입장에서는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분당으로 바로 진입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수요가 대기 수요로 머물기 좋은 입지라는 점에서 24평 수요가 집중될 수밖에 없는 곳이다. ● 최상급지라면 10평대도 고려하라 자산가치에 더 무게를 둔다면 10평대도 고려해 볼만하다. 30평대에서 20평대로 줄이며 한 차례 입지 점프를 했다면, 20평대에서 10평대 후반으로 다시 줄이면서 한 번 더 입지를 끌어올릴 수 있다. 물론 10평대 평형에서는 주거 편의성이나 공간 활용 측면에서 감수해야 할 불편은 존재하지만, 그 대가로 최상급지 일부 지역에 접근할 수 있는 선택지가 열린다. 대표적으로 강남·송파·분당의 10평대 아파트를 들 수 있다. 이들 지역의 소형 평형은 수요가 꾸준하고 희소성이 높아, 실제로는 웬만한 20평대보다 더 큰 폭의 가격 상승을 보여온 사례가 많다. 다만 10평대라는 협소주택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주택 대비 더 큰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하려면, 소형이라는 한계를 상쇄할 수 있는 최상급지 내에서만 선별해야 한다. 앞으로의 시장, 여전히 강소주택이 대세가 될 것인가?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크기’가 아니라 ‘가치’다. ‘어설픈 입지의 넓은 집’보다 ‘상급지의 알찬 소형 주택’을 선택하는 흐름은 이미 시장의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단순한 선호 변화가 아니라, 여러 차례의 시장 조정을 거치며 검증된 합리적인 선택의 결과라 볼 수 있다. 따라서 강소주택의 강세는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하나의 뉴노멀(New Normal)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자산 방어력과 환금성, 그리고 수요의 지속성을 함께 고려하면 평형을 키우는 전략보다 입지를 끌어올리는 선택이 구조적으로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결국 미래의 부동산 승자는 ‘평수’라는 숫자에 매이지 않고, 소득 수준이 높은 수요층이 기꺼이 선택하는 ‘강한 입지’를 선점한 사람의 몫이 될 것이다. 이런 변화의 연장선에서 과거 30평대가 상징하던 ‘국민평형’의 기준 역시 재편되며, 앞으로는 24평이 새로운 국평으로 인식되는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어 보인다.
“열심히 최선을 다하다 보면 분명히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올 거야.” 우리는 이 말을 참 자주 듣고, 또 자주 건넨다. 아직 가능성이 남아 있으니 포기하지 말라는 응원과 위로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BTS가 노래하는 ‘피·땀·눈물’처럼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면 세상은 결국 그에 걸맞은 보상을 줄 것이라고 우리는 믿는다. 뿌린 대로 거두고, 내가 노력한 만큼 대가를 받는 것이 가장 ‘공정한 질서’라고 여겨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죽을 만큼 애썼는데도 결과가 따라주지 않을 때도 있다. “다른 사람들은 다 되는데 왜 나만 안 될까?”라는 질문 앞에서 ‘내가 최선을 다한 게 맞나?’, ‘어딘가 부족했나?’라며 자책하기도 한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정말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 걸까? 세상은 과연 공정한 걸까? 세상은 공정해야 한다는 믿음 _ 공정 세계 신념 사필귀정·인과응보·권선징악·종과득과(種瓜得瓜)…. 우리는 어릴 때부터 지금 당장의 충동과 욕구를 억제하고 규칙을 지키며 성실하게 살면, 훗날 반드시 보상받는다고 배워왔다. 좋은 사람에게는 좋은 일이, 나쁜 사람에게는 나쁜 일이 돌아가야 마음이 편해진다. 심리학자 멜빈 러너(Melvin Lerner)는 이러한 믿음을 ‘공정 세계 신념(Just World Belief)’이라고 불렀다. 세상은 기본적으로 공정하며, 사람은 각자 받을 만한 결과를 받는다는 믿음이다. 만약 아무 이유 없이 선한 사람이 고통받고, 악한 사람이 득세하는 공정하지 않은 세상이라면 우리는 안심하며 살아갈 수 없다. 나 역시 언제든 이유 없이 고통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이 밀려오기 때문이다. 러너가 이 믿음을 ‘근본적인 착각(Fundamental Delusion)’이라 부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틀린 믿음이라기보다,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붙들고 싶은 환상이라는 의미다. 규칙을 지키고 열심히 살면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을 얻기 위해 우리는 이 환상을 필사적으로 붙든다. 현실을 왜곡해서라도 말이다. 공정함을 지키기 위해 현실을 왜곡하는 순간 현실에서 우리는 종종 불공정한 상황에 분노하고 안타까워할 때가 있다. 성실한 사람이 억울한 일을 당하고, 노력해도 가난이 대물림되며, 정의가 돈과 권력 앞에서 무력해지는 상황들 말이다. 러너에 따르면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세상은 공정하지 않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거나, 그 사람이 뭔가 잘못했을 것이라고 해석을 바꾸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한다. 러너의 유명한 실험인 전기 충격 실험은 이 심리를 정확하게 보여준다. 실험실에는 문제를 틀릴 때마다 전기 충격을 받는 한 여성이 있다. 관찰자들은 두 집단으로 나뉘어 여성을 관찰한다. 러너는 A 집단에게는 “여성이 실험 후 보상을 받는다”라고, B 집단에게는 “아무 보상이 없다”라고 알려준다. 실험이 끝난 후, 두 집단의 평가는 매우 달랐다. A 집단은 여성을 ‘불쌍하지만 의미 있는 경험을 한’ 성실하고 긍정적인 사람으로 평가했지만, B 집단은 “문제를 틀렸으니 자업자득이다”라며 조심성 없고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러너는 고통의 대가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평가가 극명히 달라진 것은 무고한 피해자가 존재하는 세상을 인정하기보다 차라리 그녀에게 잘못이 있다고 믿는 편이 심리적으로 훨씬 안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교실에서 학업에 뒤처진 아이,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를 보며 우리가 “왜 더 노력하지 않았니?”, “더 집중했어야지”, “네가 좀 더 다가가려 애썼어야지”라고 말하는 것도 ‘개인의 노력’을 문제 삼아 세상의 공정함을 유지하려는 심리적 메커니즘이다. 기회는 공정하게 주어졌고, 결과는 너의 노력에 달렸다 공정 세계 신념이 사회적 시스템으로 확장되면 능력주의가 된다. 기회는 공정하게 주어졌고, 결과는 각자의 노력과 능력에 달렸다는 믿음이다. 이 둘이 결합하면 사고는 단순해진다. 성공은 ‘노력의 보상’이 되고, 실패는 ‘노력 부족의 증거’가 된다. 정치철학자 마이클 샌델은 저서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이를 ‘능력주의적 오만’이라 꼬집었다. 성취 뒤에 숨은 출발선의 차이와 재능이라는 ‘운’을 지워버린다는 것이다. ● 출발선을 결정짓는 가려진 ‘혜택’ 샌델은 설령 기회의 평등이 실현되어 모두가 같은 출발선에 시작한다고 해도 그 결과가 반드시 공정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학교현장만 보더라도 안정적인 가정환경에서 오로지 공부에만 집중하는 아이와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아르바이트하며 공부하는 아이, 다양한 교육적 혜택이 많은 지역에서 사는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의 출발선 조건은 다르다. 하지만 그 차이를 지운 채 결과만 비교하게 되면, 개인의 노력 부족으로 책임이 돌아간다. “환경이 나빠도 성공할 사람은 한다”는 논리와 함께 말이다. ● 재능이라는 이름의 ‘행운’ 샌델은 우리가 ‘나의 능력’이라고 믿는 재능 역시 노력의 대가가 아니라, 우연히 당첨된 ‘자연의 복권(Natural Lottery)’에 가깝다고 말한다. 내가 나의 재능을 소유하고 있으며 그로부터 얻는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생각은 오류다. 내가 뛰어난 재능을 갖고 태어난 것은 나의 노력이 아니라 ‘자연의 복권’에 당첨된 결과일 뿐이며, 내가 가진 재능을 높이 평가해 주는 사회에 살고 있는 것 또한 나의 공로가 아닌 행운이기 때문이다. 마이클 샌델, 공정하다는 착각, 와이즈베리, p.181~182 재능에는 두 가지 행운이 겹쳐 있다. 타고난 능력뿐만 아니라 그 능력을 높게 평가해 주는 시대에 태어난 것조차 행운이다. 당대에는 외면받았지만, 훗날 재평가된 예술가들의 사례는 능력의 가치는 개인이 아니라 사회와 시대가 결정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진도준이 서민영에게 던진 “넌 스스로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하지? 천만에. 네가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서 누리고 있는 건 전부 다 혜택이야”라는 대사처럼 우리가 누리는 성취는 사실 많은 혜택 위에서 이뤄진 것일지 모른다. 행운의 지분을 인정할 때 비로소 가능한 진정한 ‘공정’ 노력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노력은 여전히 소중한 삶의 가치이다. 무언가를 위해 온 마음을 다해 몰입하는 경험은 성장의 밑거름이다. 다만 그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었던 배경에 얼마나 많은 행운과 사회적 인프라, 그리고 타인의 도움이 있었는지도 함께 가르쳐야 한다. 샌델은 ‘운’의 역할을 인정할 때 비로소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동체적 책임감이 싹틀 수 있다고 말한다. ‘내가 이룬 모든 것은 오직 나의 것’이라는 오만에서 벗어나, ‘우연히 주어진 선물 위에 나의 노력이 더해졌다’라는 겸손함을 회복하는 것이 교육의 본질적 과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교육현장의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학생맞춤통합지원·사회통합전형 등은 바로 이러한 출발선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장치들이다. 중요한 것은 제도 자체가 아니라 인식의 전환이다. 이러한 지원을 ‘역차별’이 아닌, 개인이 선택할 수 없었던 출발선의 차이와 재능이라는 이름의 ‘운’을 사회가 함께 나누는 ‘상생’의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 ‘뿌린 대로 거두는 것’만이 공정이라고 믿는 좁은 시야에서 벗어날 때, 우리는 진정한 공정에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노력이 다시 위로가 되기 위한 실전 팁 “열심히 하다 보면 꼭 이루어질 거야”라는 말이 누군가에게는 다시 일어설 힘이 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나는 왜 안 되는 걸까?’라는 자책으로 돌아온다. 같은 말이 다르게 작동하는 이유는 개인의 성향 차이 때문이 아니다. 심리학은 그 원인을 노력 그 자체가 아니라, 노력이 작동하는 심리적 조건에서 찾는다. 우리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통제감을 상실했을 때, 강한 무력감과 불안을 느낀다. 이때 “노력하면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는 상황을 다시 내가 개입할 수 있는 영역으로 되돌려 놓는다. 노력이 위로가 되는 지점이다. 노력은 결과를 보장해서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통제감을 회복시켜 주기 때문에 사람을 지탱하는 힘이 된다. 문제는 노력으로 모든 결과를 설명할 때이다. 결과가 좋으면 ‘내가 노력했기 때문’이고, 결과가 나쁘면 ‘노력이 부족해서’라는 구조가 굳어지면, 노력은 위로가 아니라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채찍이 된다. 실패 원인을 언제나 개인의 태도와 의지로만 돌릴 때, 노력은 희망이 아닌 상처가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아이들에게 ‘세상은 공정하다’, ‘노력하면 다 된다’고 가르치는 것은 당장 희망을 주는 듯 보여도 위험하다. 그 믿음이 현실 앞에서 흔들리는 순간, 아이들은 자신을 탓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노력이 다시 위로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말을 살펴보자. ● 성공했을 때 _ 오만이 아닌 겸손과 감사로 확장시키는 말 “거봐, 노력하니까 되잖아”라는 말 대신 “정말 애썼구나. 네 노력도 컸지만, 이번엔 주변 도움과 운도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라고 말해보자. 여기에 “특히 감사했던 사람, 절묘한 타이밍, 행운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있을까”라고 덧붙인다면, 성취는 오만이 아니라 겸손한 감사로 확장될 수 있다. ● 실패했을 때 _ 원인을 자신에게만 찾지 않도록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말 “네가 더 열심히 했어야지. 최선을 다한 거 맞니?”라고 다그치는 대신 “정말 속상하겠구나. 네가 최선을 다한 걸 내가 알아. 그런데 세상에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들이 참 많아. 이번엔 여러 조건이 잘 맞지 않았을 뿐이지 네 잘못이 아니야”라며 “이번 과정에서 특히 아쉬웠던 점이나 네가 배운 건 무엇이니?”라고 말해 주자. 실패의 원인을 전부 자신에게서만 찾지 않도록 돕는 것, 그것이 아이가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심리적 지지이다. 노력이 ‘칼’이 아닌 ‘꽃’이 되는 사회를 꿈꾸며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노력이 놓여야 할 자리를 다시 정의하는 일이다. 성공했을 그것이 온전히 나의 능력만은 아님을 인정하며 겸손을 배우고, 실패했을 때 그것이 오로지 나의 잘못만은 아님을 깨달으며 자기비하 없는 회복탄력성을 스스로에게 허락해야 한다. 노력은 각자가 놓인 조건 속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온 과정의 언어여야 한다. 2026 동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열여덟 살 유승은 선수의 수상 소감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노력의 결과’가 얼마나 많은 손길과 우연, 그리고 보이지 않는 지지 위에 놓여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1년간 큰 부상이 있어 많이 힘들었지만, 그 시간을 딛고 여기까지 온 저 자신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하지만 이 메달은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니에요. 힘들 때마다 곁을 지켜준 가족, 수술해 주신 의사 선생님, 끝까지 믿어주신 코치님, 그리고 비인기 종목이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응원해 주신 모든 분의 마음이 모여 만들어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노력이 가장 건강하게 작동하는 순간은, 그것이 개인을 평가하는 잣대가 아니라 관계를 드러내는 언어가 될 때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열심히 하면 반드시 보상받는다’는 단순한 공식이 아니다. 노력은 혼자서 완성되지 않으며, 실패는 곧 무능의 증거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누군가의 성취 앞에서는 박수를 보내되, 그 이면에 놓인 수많은 조력과 맥락을 함께 볼 수 있는 시선을 갖는 것이다. 그럴 때 노력은 더 이상 사람을 베는 칼이 아니라,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하는 꽃이 된다. 그리고 그런 사회에서 아이들은, 자신의 속도와 자리에서 다시 도전할 용기를 배운다.
2026년 1월의 다보스는 유난히 춥다. 한때 세계화의 성전이라 불리던 이곳의 공기가 달라진 것은 스위스의 칼바람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세계 오피니언 리더들이 샴페인 잔을 부딪치며 낙관론을 펼치던 자리는 도널드 트럼프라는 거대한 태풍이 몰고 온 공포로 채워졌다. 강대국 지도자의 선택과 행보는 지구촌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학교 운명이 학교장의 인품과 역량에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상 학교장의 인품과 역량은 ‘말하기’로 드러나는데, 많은 학교장이 스스로 말을 잘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교사들의 생각은 다르다. 말을 잘하냐 못하냐의 기준은 말하는 사람이 아닌 말을 듣는 사람에게 있으며, 화려한 언변이나 유창함이 아닌 말의 설득력 유무와 그 정도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지도자의 품격은 링컨 대통령의 사례처럼 ‘존경’에서 나온다. 링컨은 ‘존경’을 자신의 최고 가치로 삼았다. 존경은 인격과 품위에서 나온다. 존경받는 사람은 품격이 있는 말과 온화한 말을 한다. 상대방의 독설을 정면으로 맞받아치지 않는다. 한번은 링컨의 정치적 라이벌인 스티븐 A. 더글러스가 링컨을 향해 ‘두 얼굴을 가진 사나이’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링컨은 “나한테 얼굴이 하나 더 있다면 이 얼굴을 하고 다니겠느냐”라는 자학 유머로 응수했다.이처럼 품격 있는 말은 정치적 라이벌의 차가운 마음마저도 녹이는 힘이 있다. 학교 경영 환경과 학교장의 말 잘하기 우리나라는 최근 양극화와 비교문화, 물질만능주의 등으로 인해 ‘분노공화국’으로 변해 가고 있다. 이런 사회 분위기는 학교에도 영향을 미쳐 갈등과 분노가 증폭되고 있다. 이를 잘 보여준 사건이 서이초 사태다. 이제 학교라는 공동체 안에서 구성원들은 동상이몽을 꿈꾼다. 학부모는 ‘내 새끼 지상주의자’로, 교사는 ‘월급만큼만 일하는 직업인’으로 인식된다. 이런 학교를 학생들은 점차 ‘잠자는 곳’으로 여긴다. 학교 상황이 이런데도 학교장은 최선을 다해 학생을 교육하겠다는 소명의식을 품고 부임한다. 그런데 문제는 학교장에게 정년까지 남은 시간이 길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많은 학교장은 소위 ‘3y’, 즉 성급함(hurry), 염려(worry), 그리고 성냄(angry)의 심리상태에 놓이게 된다. 성급함은 조바심을 키우고 화를 부른다. 한국 사람치고 빨리빨리가 몸에 배지 않은 사람은 드물다. 혹자는 빨리빨리 문화 덕분에 우리 경제가 압축성장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하지만, 성급함은 긍정적 요소보다 부정적 요인으로 작동한다. 결과에 대한 조바심과 염려를 키우고 기대에 못 미치면 쉽게 화를 내거나 좌절한다. 따라서 품격 있는 학교장이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심리적 동요를 다스리는 ‘인격 다듬기’가 선행되어야 한다. 품격 있는 말하기의 전제 조건 _ 인격 다듬기 학교장은 다양한 방식으로 학교 공동체 구성원에게 영향을 미친다. 학교장이 훌륭하면 교사들은 당연히 지지하고, 학교 조직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 학교장이 품격 있게 행동하고 말하면 학교 조직에 신뢰가 형성되고, 구성원들 사이에 사랑과 열정이 피어난다. 말은 누군가를 베는 칼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치유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학교장은 단순히 말을 잘하는 것을 넘어, ‘잘 말해야’ 한다. 학교장의 말은 그 영향력이 크기에 스스로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소위 ‘말발’이라 불리는 ‘번지르르한’ 화려한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언어 감수성’이다. 이 감수성을 잃으면 리더의 말은 민폐를 넘어 갑질이 되거나 상대에게 수치심을 준다. 말은 인격과 인품의 수준을 드러낸다. 훌륭한 학교장이 되려면 먼저 인품을 가다듬어야 한다. 인품이 품격 있는 말하기와 잘 말하기의 근본 바탕이며, 모든 말은 사람의 마음과 인품에서 우러나오기 때문이다.4 훌륭한 학교장이 되는 길과 품격 있게 말하는 길은 결국 ‘자기 자신’이라는 같은 출발점에서 시작된다. 건강한 자기 만들기와 자기 다듬기가 있어야 품격 있는 말하기도 가능해진다. 학교장의 잘 말하기 _ 설득하는 말하기 5계명 잘 말하기 위해서는 먼저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과 배려하는 마음이 전제되어야 한다. 같아야만 좋은 것은 아니다. 다름을 어떻게 조율하고 설득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다섯 가지 원칙을 제안한다. ● 첫째, 호감 가는 사람이 되어라 호감 가는 사람과는 말이 통한다. 이를 위해서는 상대의 관심사를 화제로 삼기, 먼저 말을 꺼내기, 적절히 자기 이야기 오픈하기를 해야 한다. 또한 독선과 독점을 빼고, 인정과 긍정을 더 해야 한다. 밀당의 고수는 상대의 눈높이에서 관심 사항을 끌어낸다. 따뜻하고 친밀하게 다가가는 것은 주파수를 맞추는 것과 같다. 사람은 자신이 잘하는 것을 말할 때 몰입한다고 한다. 따라서 대화의 물꼬를 트되, 말의 주도권을 넘겨주는 것이 필요하다. 선입견 내려놓기, 우호적인 태도 등으로 상대방이 다가오게 하는 매력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 둘째, 하고 싶은 말을 확실하게 전달하라 내 생각을 타인의 마음에 닿게 하는 설득은 매우 어렵다. 모호하게 한 말을 상대방이 알아듣기를 바라면 그것은 과욕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확실하게 정의하고 깔끔하게 압축해야 한다. 짧게 말하되 할 말은 다 했을 때, 오히려 말에 여운과 설득력이 생긴다. 좋은 말은 구조화, 쉬운 표현, 명확성을 갖춘다. 한 문장으로 의미를 명확하고 짧게 표현하는 것은 강조하거나 임팩트 있게 말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셋째, 공감과 경청은 잘 말하기의 핵심 자질이다 공감은 무조건 편들기가 아니라, 상대방의 감정·마음·의도를 이해하려는 것이다. 소통은 공감 없이 불가능하다. 보통 MZ세대는 업무 지시에 질문으로 응수하는 경향이 있다. 학교장은 이런 MZ세대들을 설득하여 업무수행을 이끌어야 한다. MZ세대와 라떼세대는 소통 방식이 다르다. 그래서 이들에게는 해야 할 일을 지시하는 방식보다 도움을 청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다. 그들이 ‘저 교장이라면 한 번 더 도와주고 싶다’고 느끼게 만드는 말하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경청의 바탕 위에 공감과 관심을 표현해야 한다. ● 넷째, 언어의 영향력을 신중히 관리하라 학교장은 언어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학교장의 말은 생각보다 영향력이 강하다. 인격적으로 말하고, 감정을 나누는 학교장의 말은 조직 구성원의 기를 살려 준다. 반면 모욕이나 갑질은 상대방을 낮게 만든다. 언어 감수성의 기반에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있다. ● 다섯째, 좋은 말하기의 출발은 내 마음을 잘 돌보는 것이다 학교장은 자신의 마음을 잘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감정을 잘 돌봐야 좋은 학교장이 된다. 견디기 힘든 상황이라도 분노의 에너지를 잘 풀어내야 한다. 훌륭한 학교장은 품격 있는 말로 감정을 표현한다. 사실을 그대로 표현하고 자신의 감정 상태를 정확하게 알려주되 원하는 것은 단호하면서도 정중하게 구체적으로 말해야 한다. 불만은 말하되 비난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고 무조건적 긍정은 자기기만이며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 학교 안팎 행사에서의 잘 말하기 실제 앞서 언급한 원칙들을 실제 행사(인사말·환영사·축사·격려사 등)에 적용할 때, 다음의 흐름을 참고하면 더욱 품격 있는 스피치가 가능할 것이다. ● 인사말·환영사·축사·격려사 등의 의미부터 확실하게 이해하기 인사말이란 주최자로서 참석자에게 반갑고 감사하다는 뜻을 전하는 말이다. 그래서 반갑다는 말과 고맙다는 말을 포함해야 한다. 환영사는 행사 주최자로서 참석자에게 환영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축사는 행사를 축하해 주기 위해 외부에서 참석한 사람 중 유명 인사가 덕담이나 좋은 말씀 한마디를 전하는 말이다. 격려사는 체육대회나 워크숍 등에서 참여자들에게 용기나 의욕을 북돋우는 말이다. 격려사에는 칭찬과 희망, 동기부여가 되는 말이 포함되면 좋다. ● 명료하게 자기 소개하기 사회자가 소개했더라도 다시 한번 자신의 소속과 직책, 이름을 천천히 또박또박 밝히는 것이 좀 더 겸손해 보인다. 문장에서 주어가 중요하듯이, 인사말에서도 현재 누가 이야기하는가가 중요하다. ● 진심이 담긴 감사 인사하기 “바쁘실 텐데도 불구하고 오늘 이렇게 많이 모여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와 같은 상투적 표현 대신 진짜 감사한 마음이 느껴지도록 말하는 것이 좋다. “화창한 날씨가 우리를 축복해 주는 것 같습니다”와 같이 날씨나 현장의 분위기를 넣어서 이야기하면 훨씬 더 인사말의 품위가 높아진다. ● 특별한 감사 인사하기 행사가 열리기까지 도움을 주신 분들이나 특별히 감사해야 할 사람들이 있다면 감사할 내용을 미리 기록해 두었다가, 세세한 에피소드까지 덧붙여 언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유명 인사나 고위 공직자 등이 참석한 경우, 한 사람 한 사람 직책과 이름을 언급하며 참석에 대한 감사의 말을 전하면 더 좋다. ● 행사의 의미 말하기 참석자들이 이미 알고 있는 의미와 목적이라도 학교장의 시각으로 한 번 더 인식시켜 준다. 만약 졸업식이라면 “오늘의 졸업식은 오랜 시간 ○○학교 과정을 열심히 공부하고 마치는 것을 축하하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그동안 미래 사회에 필요한 핵심 역량 등이 많이 함양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면 좋다. ● 당부와 부탁 “이 ○○행사가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리겠습니다”라며 중요한 행사·모임 등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한다. 더불어 참석자 모두의 가정에 행복을 비는 덕담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마지막으로 열심히 준비한 행사에 끝까지 함께 해 주시고, 참석자 모두의 가정에 행복이 함께 하길 기원하면서 제 인사말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학교장 ○○○이었습니다.”
「학생맞춤통합지원법」 시행 「학생맞춤통합지원법」은 기초학력 미달, 경제적·정서적 어려움, 학교폭력, 경계선 지능, 아동학대 등 다양한 문제를 겪는 학생들을 발굴하여 지원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제정되어 2026년 3월 1일부터 시행된다. 학교는 학생·보호자·교직원의 요청에 따라 지원대상학생을 선정하고, 교육장·교육감에게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지원 방법은 교육비 등 교육복지, 상담 지원, 외부기관 연계 등이다. 기존에도 시도교육청이나 지방자치단체, 개별 학교 단위에서 진행되던 학생에 대한 다양한 지원 사업은 존재하였으므로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닐 것이다. 다만 이를 전국적으로 통일성 있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재정비하고, 국가적 지원과 전문인력의 확보, 예산 책정에 대한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치료 등 지원이 필요한 학생임에도 보호자가 이를 거부하는 경우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법안의 마련 과정에서 논의된 것으로 보이나, ‘지원대상학생 및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되어 다소 아쉬움이 있다(「학생맞춤통합지원법」 제11조 제3항). 현재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 대한 실질적 해결책을 지원하여 현장에서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과 교육기관인 학교가 학생의 복지까지 담당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는 평가가 함께 있다. 학생의 문제행동은 질병이나 가정환경의 문제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 그런데 문제행동이 발현되는 장소는 학생이 하루의 대다수 시간을 보내는 학교다. 학교는 최대한의 교육적 노력을 다하지만, 학생이 가지는 근본적인 문제 원인의 변화가 없으니 개선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문제행동에 대한 피해는 결국 다른 학생들이나 교사가 받게 되는 것이다. 「학생맞춤통합지원법」은 이러한 배경에서 그 어려움을 학교만이 아닌 교육청·국가·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해결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었다. 따라서 결국 법의 궁극적인 취지는 학교교육의 정상화와 학교업무의 경감에 있다고 본다. 부디 이와 같은 취지에 맞는 운영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학생에 대한 물리적 제지, 교실 밖 분리 권한의 법률화 현행 「초·중등교육법」은 교원의 학생생활지도 권한을 법령과 학칙으로 정하도록 하였고, 시행령은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로 그 구체적인 내용을 위임하여 두었다.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는 학생에 대한 물리적 제지, 교실 밖으로의 분리 등을 규정하고 있지만, 이러한 유형력 행사와 학습권 제한에 대한 직접적인 법적 근거가 없다는 한계는 늘 지적되어 왔다. 이에 개정된 「초·중등교육법」은 교사의 물리적 제지가 가능하다는 점, 학생을 별도 공간으로 분리(개별학생교육지원)할 수 있다는 점 등을 2026년 3월 1일 시행될 법률을 통해 명확히 하였다. 현행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에서는 문제행동을 보이는 학생을 보호자에게 인계해 가정학습을 시킬 수 있다는 규정은 두고 있으나, 이를 보호자가 거부할 때의 대응 방법은 언급되지 않았었다. 이 때문에 부득이 학교는 문제행동이 심각한 학생을 학교에 둘 수밖에 없었고, 피해를 입는 학생과 교원들이 발생해 어려움을 겪는 학교가 많았다. 개정된 법에서는 이때 학교장이 교육감에 대해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초·중등교육법」 제20조의4 제5항). 구체적으로 어떠한 방법들이 마련될 것인지 주목할 만하다. 교내 스마트기기의 사용 제한 규정 신설 학교가 학생의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 소지 및 사용에 제한을 두는 것에 대하여 그간 많은 논의가 있었다. 일부 시도의 학생인권조례에서는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 소지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안 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도 했고,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학교의 학생들에 대한 휴대전화 수거나 사용 제한이 정당한지에 대한 여러 판단이 있기도 했다. 「초·중등교육법」은 3월 시행될 법에서 교내 스마트기기의 사용 제한에 관한 규정을 신설(「초·중등교육법」 제20조의5)하며 기존 논란을 어느 정도 종식했다. 이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수업 중에 휴대전화 등 스마트기기의 사용은 불가능하고, 교육목적 등의 특별한 경우만 예외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수업 외의 경우에도 교내 스마트기기의 사용과 소지를 제한할 수 있게 하여 교칙에 따라 수거와 분리보관 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이(악성) 민원 대응 방안 개선 지난 1월 교육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특이(악성) 민원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학교장이 민원인에 대해 ‘침해행위의 중지 및 경고’, ‘퇴거 요청’, ‘출입 제한’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마련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다만 해당 조치들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근거에는 현재로서 다소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보인다. 그 외에도 교사 개인이 아닌 기관이 대응하는 시스템을 마련해민원접수 창구를 단일화하고, 특히 특이(악성) 민원을 상급기관인 관할 청으로 연계해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 중에 있다는 내용이 확인된다. 민원접수 창구의 단일화나 학교 방문 사전예약제의 경우에는 이미 여러 시도가 있었으나, 현실에 적용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다만 상급기관이 직접적으로 민원을 담당하게 된다는 부분에는 새로운 점이 있고, 교육행정 전문기관인 관할 청의 처리가 절차나 공정성, 결과에 대한 시비에서 학교를 벗어나게 하는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생각된다. 현행법은 학교에 대한 민원은 일반 공공기관과 동일하게 「민원처리에 관한 법률」을 적용하여 처리하도록 한다. 그런데 학교라는 기관의 특성상 학생을 위한 학부모상담과 민원을 뚜렷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이러한 학교 민원의 특수성을 반영한 별개의 절차, 특이(악성) 민원을 처리하지 않을 수 있는 권한 등이 향후 개정법에 담기기를 희망한다.
국내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길어질수록 수면 만족도는 낮아지고 우울·불안 및 자살 관련 위험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마트폰 과의존이나 중독 수준이 아니더라도 일반 사용자 집단에서 이러한 경향이 확인돼, 사용 시간 자체가 중요한 위험 요인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오하나 교수 연구팀은 2023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참여한 12~18세 청소년 5만1718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Volume 400, 2026년 5월 1일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전국 대표 표본을 활용한 단면 분석으로,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연속 변수로 설정해 범불안장애(GAD), 우울 증상, 자살 생각, 자살 시도와의 관계를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으로 추정했다. 성별, 학년, 거주 지역, 가족 형태, 신체활동 여부 등 잠재적 교란 요인을 보정해 오즈비(OR)와 95% 신뢰구간을 산출했다. 분석 결과 하루 420분(7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청소년은 180분(3시간) 미만 사용자보다 낮은 수면 만족도를 보일 확률이 1.22배 높았다. 정신건강 지표에서도 위험 증가는 뚜렷했다. 범불안장애는 1.27배, 우울 증상은 1.42배, 자살 생각은 1.36배, 자살 시도는 1.70배 높게 나타났다. 특히 자살 시도에서 가장 큰 증가 폭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장시간 스마트폰 사용은 낮은 수면 만족도와 여러 정신건강 문제와 유의한 양의 연관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결과는 단순히 중독 위험군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수면 만족도를 추가로 보정한 이후에도 스마트폰 사용 시간과 정신건강 지표 간 연관성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유지됐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수면 요인을 통제한 뒤에도 연관성이 지속됐다는 점은 스마트폰 사용의 독립적 영향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또한 과의존 고위험군을 제외한 분석에서도 결과는 일관되게 나타났다. 성별 차이도 확인됐다. 여학생에서 스마트폰 사용 시간과 낮은 수면 만족도, 우울·불안 및 자살 관련 지표 간 부정적 연관성이 남학생보다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사용 목적과 콘텐츠 유형, 온라인 상호작용 방식, 정서적 민감도 차이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참여 청소년의 평균 연령은 15.2세였으며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310.9분이었다. 남학생은 294.2분, 여학생은 333.1분으로 여학생의 사용 시간이 더 길었다. 장시간 사용군은 여학생과 고등학생, 농어촌 및 중소도시 거주자, 한부모 가정, 신체활동이 부족한 집단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연구진은 결론에서 “청소년기의 스마트폰 사용은 이미 일상적 환경의 일부가 됐다”며 “건강한 사용 행동과 정신적 안녕을 함께 고려한 공중보건 전략과 구체적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기 공모사업 중심의 지역혁신 정책으로는 지역대 경쟁력 회복과 산업 생태계 고도화를 동시에 달성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역혁신의 성패는 예산 확대 여부가 아니라 장기 축적형 연구거점 설계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미래연구원은 4일 ‘지역혁신 고도화를 위한 연구거점 구축 방안: 일본 OIST 사례를 중심으로’ 브리프를 발간하고 일본 오키나와과학기술대학원대학(OIST) 사례를 토대로 한국형 전략적 지역연구거점 구축 방향을 제시했다. 브리프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혁신역량 격차 확대, 지역대 경쟁력 약화, 청년 인구 유출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기존 지역혁신 정책이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개별 연구소 설립이나 캠퍼스 확충 같은 분산적 접근으로는 산업 고도화와 고급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단년도 과제 공모를 반복하는 재정 체계가 연구의 장기성과 도전성을 제약하는 구조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안으로는 ‘플랫폼형 연구거점’ 전략을 제시했다. 이는 지식·인재·자본이 한 공간에서 장기적으로 축적·순환하도록 제도적 구조를 설계하는 방식이다. 연구–인재–산업–정책이 전 주기에 걸쳐 연결되는 통합 체계를 구축해야 하며 이를 위해 안정적 기본재정과 자율적 운영이 전제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OIST는 이러한 모델의 사례로 제시됐다. 학과 체계를 두지 않고 연구유닛 중심으로 운영하며 연구유닛 단위로 5년 연구비를 패키지 지원하는 ‘고신뢰 재정 모델’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연구자가 단기 성과 경쟁에서 벗어나 장기·고위험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기술개발·혁신센터를 중심으로 개념 검증(PoC), 인큐베이팅, 투자, 실증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전주기 혁신 구조를 내재화했다. 기초연구 성과가 창업과 기술이전으로 이어지고 다시 지역 산업으로 환류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혔다. 브리프는 한국형 지역연구거점 구축을 위해 ▲단년도 공모 중심 지원에서 벗어나 블록형 기본재정을 도입하고 외부 평가를 병행하는 재정 체계 전환 ▲지역 특성과 세계 연구 흐름을 연결하는 전략 분야 설계 ▲기술검증부터 투자까지 잇는 전주기 혁신 구조의 거점 내부 내재화 ▲글로벌 인재 정착 지원 모델 마련 ▲중앙–지방–거점 기관 간 역할 분담 명확화 등을 제안했다. 여영준 부연구위원은 “지역혁신은 개별 사업을 늘리는 문제가 아니라 연구–인재–산업–정책이 순환하는 구조를 설계하는 문제”라며 “단기 공모사업을 반복하는 방식으로는 세계적 연구거점을 만들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 기본재정과 자율적 운영을 결합한 전략적 거점 설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촉법소년’(형사미성년자, 만 14세 미만) 연령 기준을 낮추는 문제에 대해 2개월 정도의 공론화 과정을 추진한다. 지난 2020년 제4차 학교폭력 예방대책 기본계획 때 거론됐던 문제인 만큼 교육계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최근 성평등가족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공론화위원회 구성에 돌입했다. 성평등부, 법무부, 교육부, 보건복지부, 경찰청 등 부처와 전문가로 구성된 공론화위원회 논의 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시민 의견을 모으는 ‘투트랙’ 방식이 유력하다. 그리 길지 않은 2개월이라는 시간 안에서 공론장 운영을 최대한 운영하기 위한 절충형 방식인 것이다. 당사자인 청소년 참여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형법에서 만 14세 미만은 촉법소년으로 분류돼 형사책임을 지지 않고 소년법에 따른 보호처분을 받는다. 형법이 제정된 1953년 이후 만 14세의 판단 능력이 상당히 달라졌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여론에서도 학폭이나 디지털 기반 범죄 등 소년범죄 증가로 상한 연령 하향 의견이 적지 않다. 청소년이 과거보다 신체적 성장이 빨라진 데다, 유해 환경 노출 또한 심각해지고 있다. 소년범죄 강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 촉법소년 연령 기준 하향 의견이 자꾸 고개를 드는 이유다. 법무부는 2018년 12월 ‘제1차(2019~2023년) 소년비행예방 기본계획’에 촉법소년 연령을 13세 미만으로 조정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2020년에는 교육부가 제4차 학폭 예방 및 대책 기본계획과 함께 촉법소년 연령 하향 추진을 발표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진전은 없다. 국회에서 관련된 법안이 여러 건 제출됐음에도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그러는 동안 촉법소년 논란에 불을 지피는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달 21일 경남 창원 산불 용의자가 촉법소년들로 확인돼 이들에 대한 형사 책임은 묻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두 달 안의 숙의 토론을 통해 결정하자고 제안하면서 촉법소년 연령 기준 하향 관련 논의가 다시 불붙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사회적 합의가 먼저라는 신중론이 높다. 연령 하향 조건으로 반성과 성장의 기회를 최대한 부여하자는 의견이 나오는가 하면, 낙인효과를 우려하며 조정 자체를 반대하는 의견도 제기된다. 법조계에서도 찬성론과 반대론이팽팽하다. 이번 공론화 관련 주무부처인 성평등가족부 관계자는 “상반기 내에 국민 공론을 통해 깊이 있는 논의의 장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경기도교육청이 국내 처음으로 장애 학생의 행동 문제를 총괄·지원하는 특수교육원을 설립했다. 4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특수교육원을 예전 수원시 장안구 소재 경기도교육연구원에 지난 1일 개원했다. 특수교육지원부와 운영지원부 등 2개 부서에 직원 24명을 우선 배치됐다. 특수교육원은 도내 지역별 특수교육지원센터를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대상자를 조기에 발견해 진단·평가하고 맞춤형 행동중재(학생 위험 행동 예방·개선), 진로방직업교육 등을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학생별 행동중재 사례를 관리하고 누적 데이터를 활용한 상시 모니터링과 생애주기에 따른 연속적 지원 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다.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과 학부모는 리모델링 공사 후 이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027년 12월까지 공사 후 장애 학생의 자립을 돕는 진로·직업 교육 프로그램 등이 운영될 전망이다. 도서관, 가상체육공간, 스마트미래교실, 하늘캠핑장(체험학습)이 들어설 전망이다. 특수교육원은 ‘경기특수교육 활성화 3개년(2024~2026년) 계획’에 따라 설치됐다. 학령인구 감소 추세임에도 장애 유형 다양화와 인식 변화 등으로 매년 특수교육 대상자가 증가하자 올해 개원을 목표로 전문기관 설립까지 진행한 것이다. 실제 경기 지역 학생 수는 2022년 165만1850명에서 작년 158만6351명으로 6만5499명이 줄어든 반면, 특수교육 대상 학생 수는 같은 기간 2만5150명에서 3만322명으로 5172명 증가하는 등 연평균 7% 늘었다.
㈜엘지(LG) 인공지능(AI) 싱크탱크인 AI연구원이 국내 최초의 사내대학원인 ‘LG AI 대학원’을 설치했다. 이들은 4일 개원식을 열고 석박사 학위과정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LG AI 대학원은 교육부의 인가를 받아 설치된 최초의 사내대학원으로 AI학과 석사(입학정원 25명) 및 박사(입학정원 5명) 학위과정을 운영한다. 교수진은 산업계와 학계를 아우르는 융합형 체제로 구성됐다. 전임교원은 AI 분야 연구 전문성을 갖춘 국내외 유수 연구기관 출신이나 산업 현장 경험을 가진 신진 연구자로 꾸려진다. 겸임교원은 LG경영개발원 AI연구원 소속 임직원을 중심으로 실습 중심 과목과 연구 과제(프로젝트) 지도(멘토링)를 담당한다. 교육과정은 석사 학위과정의 경우 문제해결 중심의 실무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1년 파견(3학기)의 교육과정으로 운영된다. 박사 학위과정은 산업 현장의 복잡한 문제를 새롭게 정의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독창적인 방법론을 개발하는 연구 리더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3년 이상의 파견 과정이다. 특히 박사 학위과정의 졸업요건으로는 SCI(E))급 논문 1편 이상 게재 또는 세계 정상급 학술대회 발표가 필수로 포함돼 산업 현장과 학계에 모두 기여할 수 있는 인재 배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사내대학원은 작년 1월 시행된 ‘첨단산업 인재혁신 특별법’에 따라 기업이 사내 근로자를 석박사급 전문 인력으로 양성하기 위해 교육부의 인가를 받아 설치·운영하는 평생교육시설이다. 다만 이는 내년 1월 16일까지 유효한 한시 조항이다. 교육부는 평생교육법 및 하위법령을 연내 개정해 사내대학원 설치·운영 근거를 마련하고 제도를 지속적으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날 개원식에는 이해숙 교육부 고등평생정책실장 등이 참석해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축하와 격려를 전달한다. 이 실장은 “LG AI 대학원 출범을 기점으로 이론과 실무역량을 겸비한 첨단분야 고급 인재를 양성하는 성공적인 선례가 확산하기를 기대한다”며 “향후 지역대학 육성 등과 관련하여 기업과 대학 간 교원 교류 및 공동연구 등 산학협력 활성화를 위해 기업, 산업부 등과 적극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BS(사장 김유열)가 2026년 첫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르는 고등학생들을 위해 성적 분석과 입시 전략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EBSi 3월 학력평가 풀서비스’를 실시한다. 이번 서비스는 오는 4일 오전 10시부터 EBSi 사이트를 통해 본격적으로 운영된다. EBSi는 시험 전 취약 파트 점검을 위한 기출문제와 인공지능(AI) 문제은행 서비스를 제공해 학생들의 실전 적응력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시험 당일에는 종료 직후부터 빠른 채점 결과와 실시간 데이터를 반영한 예상 등급컷을 공개해 수험생들이 자신의 객관적인 위치를 신속히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이번 서비스는 단순 성적 확인을 넘어 고도화된 입시 통계를 제공한다. 3월 학력평가 성적을 기반으로 한 ‘합격 예측 미니 배치표’와 ‘맞춤 대학 가이드’를 통해 수험생들이 향후 대입 전략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시험 이후에는 EBSi 대표 강사진이 참여하는 학년별 전 문항 해설 강의가 이어진다. 국어 최서희, 수학 정유빈, 영어 김수연 등 영역별 스타 강사들이 오답 원인을 정밀 분석하고, 수능까지 이어지는 장기적인 학습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푸짐한 학습 지원 혜택도 마련됐다. 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애플워치와 학습 보조 용품, 간식 쿠폰 등을 증정하며, 풀서비스 알리미 신청자 전원에게는 교재 할인에 사용할 수 있는 꿈포인트 30만 점을 지급한다. EBSi 관계자는 “3월 학력평가는 한 해의 학습 이정표를 세우는 중요한 기점이다”라며 “풀서비스를 통해 전국의 수험생들이 실력을 점검하고 효과적인 대입 전략을 세우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상세한 내용은 EBSi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0년간 지역과 경력에 따른 교사 인력 편중 현상이 구조적으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 경력 중심의 전보 점수 체계가 고경력 교사의 선호 지역 집중과 신규·저경력 교사의 비선호 지역 배치를 고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은 26일 온라인 기자설명회를 열고 2026년 KEDI Brief 제3호 ‘지난 10년, 교사 쏠림현상은 어떻게 변화했는가’를 발표했다. 이번 브리프는 2014년과 2024년 유·초·중등 교육통계 데이터를 활용해 시·도교육청 내 교육지원청 간, 학교 간 교사 특성의 편중 변화를 실증 분석한 결과를 담았다. 연구는 성별, 총 교직경력, 1급 정교사 비율, 신규·저경력교사 비율, 기간제교사 비율, 석사학위 이상 소지자 비율 등 7개 지표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17개 시·도 가운데 권역별 시·도를 선정해 비교한 결과, 시·도 내 교육지원청 간 차이는 2014년과 2024년 모두 대부분 지표에서 유의하게 나타났다. 학교 간 차이는 신규교사, 저경력교사, 기간제교사 비율에서 두드러졌다. 고경력교사와 1급 정교사 비율은 생활·의료·교육 인프라가 우수한 지역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신규교사와 남교사는 외곽 지역이나 신설학교, 승진 가산점 부여 지역 등 상대적으로 업무 부담이 높은 곳에 배치되는 양상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경력 축적 과정에서의 지역 선호와 전보 점수 구조가 상호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최근 10년 사이 일부 지표에서는 격차 확대 또는 완화 흐름도 나타났다. 서울은 초등 신규교사 비율의 지역 간 격차가 확대됐고 충북과 전남은 기간제교사 비율의 교육지원청 간 차이가 커졌다. 부산은 일부 지표에서 격차가 완화됐으나 총 교직경력에서는 모든 학교급에서 지역 간 차이가 지속됐다. 특히 부산 중등은 저경력교사 비율이 전반적으로 증가하면서 지역 간 격차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정책적 과제로 교육인적자원 배분의 형평성 확보를 제시했다. 일정 주기 또는 직전 근무지를 반영하는 순환·주기형 전보 산정방식 도입을 검토하고 비선호 지역 근무 시 수업시수 경감과 업무 경감 인력 지원 등 실질적 근무여건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주거 지원, 자녀교육 지원 등 정주 여건 강화와 함께 지역연구년제, 지역 간 전문성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경력과 전문성이 특정 지역에 고착되지 않도록 하는 선순환 구조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책임자인 임선빈 연구위원은 “교사 인력 편중은 단순한 지역 간 인사 문제가 아니라 전보 점수 구조와 생활 인프라, 승진 체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누적 경력 중심의 전보체계가 지속되는 한 고경력 교사의 선호 지역 집중과 저경력 교사의 비선호 지역 배치 구조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형평성 확보를 위해서는 일정 주기의 순환형 전보 산정 방식 도입과 함께 비선호 지역 근무에 대한 실질적 인센티브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며 “교사 개인의 경력 축적과 지역 간 교육격차 완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급에 문제가 생기면 교사 개인의 역량 부족으로 여깁니다. 외부에서만 그러는 게 아니라 교사 스스로도 그렇습니다. 저도 그랬고요. 이게 교사 소진의 원인입니다. 학급마다 상황이 다른데 ‘내 탓’만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객관적 평가가 필요해요. 교실 환경을 좌우하는 학생 성향부터 정확히 알아야 하는 이유이지요.” 정은효(사진) 경기 서촌초 교사는 ‘클래시파이’를 개발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클래시파이는 학생 성향 기반 학급관리 플랫폼이다. 학생 성향을 파악하는 ‘클래시파이16’, 교우관계를 파악하는 ‘마음거리검사’, 학생의 강점과 마음 근력을 파악하는 ‘스트렝스360’ 3개 검사 결과가 학급관리에 연동되는 구조다. 학생 성향·강점·관계 검사 기반 자리 배치, 행발 초안 자동 생성 현직 4773명 '현실에 부합' 인증 '정당한 생활지도' 근거로 유용 클래시파이16 검사는 겉보기에 요즘 흔한 MBTI 같지만, 심리학계에서 높은 신뢰를 받는 성격 5요인(Big Five) 이론에 현장 경험을 결합해 만든 독자 모델이다. 성격 5요인은 MBTI보다 덜 대중적이지만, 수십 년간 수천 편의 논문과 수많은 데이터로 증명됐다. 정 교사는 이를 학교 현실과 학생 눈높이에 맞춰 재구성하고, 현장 교사들의 피드백을 받아 계속 다듬었다. 정확한 분석과 사용자 편의성을 위해 독학으로 직접 코딩까지 했다. 그 결과 이제는 현장에서 믿을 수 있는 검사로 자리 잡았다. 현재 1만8000명의 교사가 이용하고 있으며, 23만 명의 학생이 검사를 받았다. 이 검사가 학생을 이해하는 데 유용하다고 인증에 참여한 교사만도 4900명에 달한다. 클래시파이가 호평을 받는 것은 이론을 교실 상황에 맞게 녹여내서다. 설문 문항을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고, 분석 결과는 학생용과 교사용을 구분해 제공한다. 학생용 결과지에는 자기 성향에 대한 이해를 돕는 수준의 대략적 내용이 담기지만, 교사용 결과지에는 구체적인 내용을 가감 없이 담아 혹시 모를 상황에 대처할 힌트를 준다. 위험군도 기존 틀 대신 교실에서 흔히 발생하는 상황으로 구분해 교사의 이해를 돕는다. 학생별 결과뿐 아니라 학급 전체 통계도 제공한다. 다른 학급과 비교도 가능한데, 이를 통해 문제 원인이 개인의 역량 부족인지, 학급 구성의 문제인지를 보다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교우관계를 파악하는 마음거리검사는 방법이 쉽고 직관적이다. 여러 질문을 읽고 답하는 설문형태가 아니라, 가까운 거리, 보통 거리, 먼 거리 3칸으로 나뉜 표에 친구 이름을 드래그 앤 드롭하는 방식이어서 누구나 간단히 할 수 있다. 또한 가까운 경우는 친구의 ‘장점’을, 먼 경우는 ‘사건’을 적도록 해 정성적인 부분까지 알 수 있게 했다. 인맥의 범위와 학생 간 심리적 거리는 인포그래픽과 매트릭스로 제공하며, 다회차 검사 시 관계 변화를 꺾은선 그래프로 살펴볼 수 있다. 스트렝스360은 성장에 초점을 맞춘 강점 검사다. 타고난 재능이 아닌 학교생활에서 발휘하는 행동을 기반으로 한다. 아직 베타 단계인데, 감정조절, 회복 탄력성, 협동, 유머 감각 등 눈에 띄지 않던 장점을 찾아 키워주는 교육을 위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클래시파이에는 이런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업무를 덜어주는 도구가 여럿 담겨 있다. 자리 배치 기능은 클래시파이16, 마음거리검사를 토대로 다툴 가능성이 높은 학생끼리 짝이나 모둠을 이루는 것을 경고한다. 또한, 자리 배치 결과를 누적 관리해 같은 짝과 모둠이 반복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AI행발생성기는 학생 행동발달사항 초안을 만들어준다. 요즘 학생부 작성 AI툴이 많이 공개돼 있지만, 클래시파이16과 스트렝스360 분석 결과를 근거로 한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 교무수첩을 대신할 기능도 담았다. 교우관계 상담과 생활지도 내용을 탁상 달력에 메모하듯 쉽게 기록할 수 있다. 자동 날짜기록, 사진 첨부 등의 기능이 있고, 모바일로도 쓸 수 있어 편리하다. 이와 연동되는 ‘학급우체통’은 학생 상담 신청을 받는 기능이다. 원하는 상담 유형과 사건, 원하는 조치 등을 학생이 직접 적을 수 있다. 상담 내역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편리하고, ‘정당한 생활지도’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교단일기는 교직 생활의 희노애락을 기록하는 웹 다이어리다. 힘든 기억은 떨치고 예쁜 기억만 차곡차곡 모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서비스다. 얼핏 인스타와 비슷하지만, 남에게는 공개되지 않는 절대 개인공간이라는 점이 다르다. 마지막은 학년도가 바뀌는 시점에 유용한 분반 프로그램이다. 클래시파이16 결과를 반영해 학급 간 균형을 맞출 수 있고, 남녀 비율, 동명이인 배분에 편리하다. 기존에는 포스트 잇에 모든 학생 이름을 적고 이리저리 옮겨 붙이느라 며칠씩 회의하기도 했는데,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분반에 3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정 교사는 "기술 전문가가 만든 학생용 에듀테크는 많지만, 교사를 위한 기술은 없어 아쉬웠습니다. 현장의 눈으로 교사를 위해 설계한 플랫폼인 만큼 선생님들의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경찰청이 새 학기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2개월간 학교전담경찰관(SPO)을 중심으로 집중 예방 활동을 벌인다고 2일 밝혔다. SPO는 3일부터 다음 달까지 모든 담당 학교를 방문해 학폭 담당 책임교사와의 연락 체계를 구축하고, 학폭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에 대한 1대1 면담 등 밀착 관리와 추가 범죄 및 피해 여부를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피해 학생에게는 범죄 피해자 안전조치 등을 지원하고, 가해 학생은 선도 프로그램과 연계해 재범·보복을 하지 않도록 관리한다. 폭력서클·성폭력 등 중대 사안은 신속 수사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경미한 사안에 대해서는 관계 회복과 재발 방지에 초점을 둔 ‘회복적 경찰 활동’을 안내해 회복 중심의 갈등 관리를 지원한다. 이는 전문가의 도움으로 가해자와 피해자 간 대화, 갈등해소·재발방지 등 문제 해결을 도모하는 방식으로 작년 학폭 건에서 137건이 진행됐다. 학부모들에게 가정통신문을 발송해 SPO와 117 학폭 신고센터를 홍보하고, 학폭 다발 우려 학교에 대해서는 교육청·학교 등 관계기관과 캠페인도 진행한다. 또한 청소년 대상 신종범죄 예방 수칙을 안내한다. 최근 학폭이 사이버 폭력과 결합해 도박·마약·딥페이크(허위 영상물) 등 범죄로 이어지는 형국이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학폭은 개학 초 분위기 형성이 중요한 만큼 학교와 협업해 사전 예방부터 사후 관리까지 체계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의 대학들 가운데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수업이나 성적 평가 등에 활용하는 곳은 60%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케이자이(닛케이)신문이 작년 10월 전국 771개 국공립 대학을 상대로 설문(532개교 응답)을 통해 생성형 AI의 학부 교육 활용 상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미 활용하고 있다’ 답변 학교가 316개교(59%)다. 2024년 조사 당시 31%, 작년 47%보다 증가한 수치다. 활용 목적(복수 응답)에 대해서는 ‘강의에 필요한 정보 수집’이 225개교로 가장 많았다. ‘문제나 교재 작성’, ‘수업 중의 브레인스토밍이나 논점 도출’, ‘학생들의 리포트·논문 작성’ 등이 뒤를 이었다. ‘리포트 첨삭’(83개교), ‘성적 평가’(15개교) 등 학생들과 직접 관련된 응답도 있었다. 6개교는 입시에도 활용하고 있었다. 다만, AI를 활용한다고 답한 대학 중에서도 ‘거의 대학 전체에서 활용한다’는 곳은 17%에 그쳤다. 일부 교원이나 학부, 학과에서 AI를 활용한다는 대학이 다수였다. 대학 교육 현장에서 생성형 AI 활용에 소극적인 이유(복수 응답)로는 ‘리포트나 논문 등에 부정하게 이용될 것’(60%), ‘학생들의 사고력 및 창의성이 저하될 것’(50%) 등을 들었다.
‘즉시,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교사를 위한 책이자 학부모를 위한 책이며 결국 선생님이라는 존재를 이해하려는 모두를 위한 교육 에세이다. 서울교대 졸업 후 초등·고교 교사를 거쳐 한체대 교수로 재직하며 42년 8개월 동안 가르치는 삶을 살아온 김진한 명예교수가 자신의 교육 여정을 담아냈다. 이 책은 교육 방법을 설명하는 기술서가 아니다. 대신 교실에 서 있는 교사가 어떤 마음과 태도로 아이들을 마주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성과와 효율, 비교와 경쟁이 일상이 된 교육 현실 속에서 사람됨의 가르침이 점점 메말라가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아이들을 변화시키는 방법을 제시하기보다, 교사가 먼저 어떤 어른으로 서 있을 것인지를 성찰하도록 이끈다. 저자는 ‘Lovicher’라는 조어를 통해 자신이 지향하는 교사상을 제시한다. Loving Teacher의 의미를 담은 이 단어에는 아이를 관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 곁에 머무는 사람, 결과보다 관계를 남기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겼다. 여기서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태도이며, 선언이 아니라 실천이다. 사랑과 사과, 결단을 미루지 않는 ‘즉시, 진심으로’의 자세가 교육을 소명이 되게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책은 에세이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내동댕이치고 걷어차라’, ‘살짝이 가져오는 기적’, ‘사랑의 창과 포용의 방패’, ‘역경을 거쳐 별에 이르는 길’ 등 각 장의 제목처럼 글들은 독립적으로 읽히지만 하나의 방향으로 수렴한다. 그 방향은 결국 사람을 살리는 교육이다. Discipline(훈육), 회복탄력성, 계획된 우연, 품성 기량(Character Skills) 등 다양한 개념을 인문적 사유와 현장 경험 속에서 풀어내며 교사의 삶을 성찰하게 한다. 특히 “인간은 상황에 반응하는 존재가 아니라 태도를 선택하는 존재”라는 메시지는 책 전체를 관통한다. 아이의 눈빛이 흔들리는 순간, 도움을 요청하는 그 찰나에 ‘나중에’가 아니라 ‘지금’을 선택하는 사람. 저자는 그런 교사가 교실을 다시 사람의 공간으로 회복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아이는 교사의 지식보다 반응의 속도와 진심을 더 오래 기억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이 책은 동시에 나눔의 기록이기도 하다. 저자는 네팔 오지 학교 지원과 청년 교육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도서 판매 수익 역시 현지 학교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교육을 삶의 실천으로 확장하려는 저자의 태도가 책의 메시지와 맞닿는다. ‘즉시,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교육 현장의 위기를 진단하면서도 냉소로 기울지 않는다. 오히려 순진하다고 할 만큼 진심 어린 목소리로, 교실을 지키는 힘은 결국 사람과 사랑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교사와 부모, 그리고 아이 곁에 서 있는 모든 이들에게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 질문을 건네는 책이다.
교육 현장에 설렘이 가득한 새 학기가 시작됐다. 선생님은 심기일전으로 더 나은 교육과 제자 사랑 실천을 다짐하고, 학생들은 셀렘 반, 두려움 반으로 등교한다. 교육 당국도 준비단 발족, 학교 주변 환경 개선 등으로 분주하다. 학부모도 높은 관심 속에 응원을 보내고 있다. 올해는 밝고 좋은 일이 넘쳐나는 교육계가 되길 희망한다. 이를 위해 교육부와 교육청이 신속히 추진해야 할 과제가 있다. 먼저 새롭게 시행되는 정책에 대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수업 중 학생 스마트폰 사용 금지법이다. 교육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지원과 개선을 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제도 이해와 현장 준비 부족이 거론되고 있다. 오래전부터 스마트폰과의 전쟁 중인 교실이 법 시행에 따라 어떻게 변화할지 자못 궁금하다. 하지만 법 개정에 따른 학칙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학교별, 사안별 갈등이 예상된다. 시행에 따른 혼란과 문제점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면 교육부 차원의 통일된 표준 학칙안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신규정책 안착 준비 아직 미흡 구체적 대안과 실행 의지 필요 현장도 외면 아닌 관심 보여야 둘째, 교권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과 준비도 시급하다. 지난 1월 교육부가 발표한 이재명 정부 첫 교권보호 방안은 현장의 핵심 요구가 빠진 대책이었다. 또 2026 교육활동 보호 매뉴얼과 교원생활지도고시 해설서 개정판도 새 학기가 시작된 이후에야 배포되니 늦은 감이 있다. 셋째,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와 악성 민원으로부터 교사를 적극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 출범 2년 차가 되어가지만 나아진 것이나 바뀐 것이 거의 없다. 정서학대의 명확화, 교육활동 관련 소송 국가책임제, 악성 민원 맞고소에 등 특단의 대책을 제시, 현실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행정통합 과정에 있어서 교육계의 의견을 반영하고, 교육자치를 지켜야 한다. 지방 소멸 위기 극복과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광역자치단체 행정통합의 기본적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국가의 교육 책무가 약화하거나 자칫 교육 격차 등 부작용이 나타나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학교 현장에도 과제가 있다. 학기 초엔 학생 간 신뢰나 관계 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아 교육활동 침해, 학교폭력, 학부모의 민원 등이 많이 발생한다. 학교장 등 관리자는 교권 침해와 악성 민원으로부터 교사 보호에 신경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피해 교사가 발생하면 즉각 관할청에 신고해 도움을 청해야 한다. 피해자 중심주의 원칙에 기반해 구제를 위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예기치 않게 발생하는 교권 사고나 교육활동 침해에 대비해 희망하는 교원단체에 가입하는 것도 필요하다. 교원단체는 회원을 위한 ‘교권 보험’의 성격도 지니고 있다. 교원단체와 함께한다면 든든한 내 편을 만들 수 있다. 무엇보다 자신을 지키고, 더 나은 교육과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개선에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보여야 한다. 6월에 있을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자와 공약을 꼼꼼히 살펴 교육 수장을 잘 뽑는 것도 중요하다. 교육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 실현자가 뽑혀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 당국과 학교 현장 모두 힘을 모은다면 행복한 배움터, 희망찬 새 학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생성형 AI의 등장은 전통적 글쓰기 교육의 구조를 조용히 무력화시키고 있다. 학생들은 챗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 도구에 지시문을 입력하고, 그 결과로 생성된 텍스트 조각을 조합·수정·편집하는 방법으로 글쓰기 과정을 재구성한다. 이는 대규모 언어 모델이 인간 고유의 인지 작용을 분담해 줌으로써 글의 생산성을 증가시켜 주는 효율성 때문이다. 효율성 이면의 부작용 심각 그러나 이러한 효율성의 이면에는 외주화가 준 편리함에 대한 부채, 즉 ‘인지의 부채’와 이로 인한 ‘쓰기 막힘’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Kosmyna 외(2025)의 연구에서, AI를 글쓰기 전체 과정에서 활용한 학생 중 80%가 자신이 작성한 글에서 중요 문장을 다시 기억해서 인용하지 못했다. 이는 아이디어를 생성하고 글을 조직하는 치열한 사고 과정을 생략한 대가로 돌아온 ‘인지의 부채’인 것이다. 또한 장동민·박종호(2025)의 연구 결과, AI 활용 글쓰기 비율이 높은 경우 AI 도움 없는 글쓰기로 전환했을 때, 내용 조직과 논리적 연결, 적당한 어휘 인출 등에서 심각한 ‘쓰기 막힘’을 겪었다. 즉, AI에 의존한 학생들은 스스로 글의 구조를 작성하고 문장 생성에서 숙고해 본 경험이 없어서 AI라는 인지 외주 도구가 사라지는 순간, 글에서 한 문장도 새롭게 내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AI를 활용한 글쓰기의 효율성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AI를 활용함으로써 글쓰기를 통한 성찰과 내면화라는 글쓰기 고유의 기능을 잠식하도록 두어서는 안 된다. 숙고 과정을 AI에 맡기게 되면 인간은 더 이상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주도적인 문제해결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더불어 비판적 사고라는 고등 정신 기능의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AI를 활용한 글쓰기 수업은 생산성보다는 인지적 발달을 고려해 사고를 조직하고 정교화하는 과정으로 진행돼야 한다. 먼저, 초등 단계에서는 계획하기-내용 생성-내용 조직-표현하기-고쳐쓰기와 같은 과정 중심 글쓰기를 통해 한 편의 글을 온전히 작성하는 경험을 충분히 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AI는 지시문 입력에 따라 다른 글이 생산된다는 것을 익히는 정도의 경험이면 충분하다. 중등 단계에서는 AI를 활용하기 전에 스스로 글의 구조를 설계하게 하는 ‘인지적 워밍업’과 AI를 자신이 스스로 작성한 글에 대한 피드백에 활용하도록 한다. 고등 단계에서는 AI의 작동 원리를 배우고, 글쓰기라는 문제 해결 과정에서 AI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인 지시문으로 변환해 소통하는 방법을 익힌다. 그리고 AI를 통해 산출된 글을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변형하는 총체적인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한다. 사고의 근육 키워줘야 이러한 학생 인지 발달에 따른 교육은 교육 당국과 교사의 치밀한 논의와 연구를 통해 마련한 교육적 비계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 교사는 이러한 교수 설계를 통해, 학생들이 AI의 편리함에 함몰되지 않고 ‘사고의 근육’을 키울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학생들이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자유롭게 활용하며 더 깊은 성찰로 나아갈 수 있는 ‘현명한 필자’로 성장시킬 방법은 인간의 사고 과정을 중심에 두는 교사의 지혜롭고 전문적인 교육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