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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우리 교육에서 가장 큰 비중은 차지한 것은 고교에서 대학에 진입하는 과정이다. 입시의 결과로 모든 것을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5학년도 고교별 대입 실적만 놓고 보면 '일반고 전성시대'는 아직도 갈 길이 먼 듯하다. 수시모집에서 특목고 합격생이 줄었지만 반사이익은 대부분 '교육특구'라 불리는 강남 3구에 있는 일반고에 돌아갔다. 정시모집에서는 학생 선발권이 있거나 비평준화 지역에 있는 일반고가 강세를 보였다. 이 같은 배경에도 불구, 2015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수에서 높은 실적을 기록한 비강남·평준화 일반고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수시모집에서 대입 성과가 가장 좋은 비강남·평준화 일반고는 8명의 합격생을 배출한 광주 숭일고, 광주 고려고,서울 한영고, 성남 낙생고, 충북 세광고 등 5곳이 이름을 올렸다. 내로라하는 강남의 일반고나 어지간한 특목고보다 나은 성적이다. 숭일고는 지방에 위치한 데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가정의 학생들이 적지 않은 지역에 있음에도 최근 몇 년간 대입 실적이 훌쩍 뛰었다. 이 학교의 전략은 변화하는 입시 흐름에 한발 앞서기 위해 교사 연수와 워크숍을 연간 수차례 진행해왔다는 것이다. 지난달 숭일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인문계열에 입학한 정준우씨는 "수시에서는 활동을 하는 것만큼이나 그것을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에 기재하는 절차도 중요하다"면서 "입시 흐름을 꿰뚫고 있는 담임선생님이 일일이 학생 집을 방문하고 수시로 진로 상담을 하면서 학생부 기재 사항을 하나라도 더 발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고 기억했다. 전통 명문인 고려고의 경우, 토론식 학습이 대입 면접에 큰 힘이 됐다는 것이다. 고려고도 수학 과목 등 각 수업을 토론식으로 진행하면서 학생들의 문제해결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고 한다 . 그 결과 면접 단계에서 특히 좋은 결과를 얻은 비결이라고 한다. 한영고에서는 학생들이 책 한 권을 읽은 후 글쓰기와 토론 활동으로 연결해 지적 역량이 종합적으로 향상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배우고 생각하고 표현하는 일련의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이다. 학생들은 등교 후 15분간 독서를 하고, '말하는 공부방' 수업을 통해 토론 활동을 하며, 'NIE 존(zone)'에서 글쓰기도 한다. 비교과활동량을 늘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학생부 기록을 체계적으로 연결해 학생들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보여주는 것이 포인트라고 설명하고 있다. 낙생고는 학생부종합전형에 대비해 지난 2011년부터 외국어, 물리, 생명과학 등의 과목을 중심으로 집중과정(특성화반)을 운영했다. 낙생고는 부 강사를 초빙해 강의를 개설하는 등 학생들의 학습권과 선택권을 넓혔다고 강조했다. 수능 점수를 바탕으로 진학하는 정시모집에서 올해 최고 성적을 거둔 비강남·평준화 일반고는 8명의 최종 등록자를 배출한 성남 서현고다. 비강남·평준화 일반고 성적으로는 발군이다. 6명의 정시 합격자를 배출한 서울 광남고가 뒤를 이었다. 두 학교 모두 공립학교라는 점이 눈에 띈다. 교사들이 4~5년마다 학교를 옮겨다니며 순환제 근무를 하는 공립학교 특성상 일관성 있는 입시 체제를 운영하기가 쉽지 않은데도 좋은 성과를 냈다. 서현고의 경우 지난 2010년 교장 공모제를 통해 부임한 교장이 끊임없이 교사들을 격려하면서 수업 질을 높이고 다양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개설한 이후 진학 실적이 상승했다. 특히 교사들이 힘을 쏟는 것은 진로 진학 프로그램인 'V3(Vision Three)'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1학년 때부터 적성을 찾고, 로를 체계적으로 설계해 다. 교사들이 신입생 한 명 한 명을 세심히 상담해 공부 동기를 부여하고 개인별 대입 최적 전형까지 찾아준다. 결론적으로 학생 자신이 적성을 제대로 파악해 진로 방향이 확고하게 결정되면 공부 집중도가 매우 높아지게 된다. 문제의 중심에 교사의 열정과 학생의 신뢰라는 두 바퀴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 역시 학생은 교사들의 열정에 의하여 변화되는과정을 거치게 된다. 역시 학교의 변화 중심에 교사가 있음을 증명해 주고 있다.
이제 완연한 봄임을 누구나 느낄 수 있다. 이런 날은 오래 붙들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 모두가 금년 봄을 즐기며 생활하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이제 3월도 중반을 넘어서니 조금 안정이 될 것이다. 편안할 때 편안한 마음을 지니는 것이 중요하다. 편안하다고 욕심을 부려도 안 되고 분수에 지나친 행동을 해도 안 된다. 그러면 자신을 욕되게 하고 만다. 돌아가는 형편을 잘 알면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한가롭게 되나니 언제나 자신을 살피고 가정을 살피며 학교를 살펴 돌아가는 것이 바른지 그른지를 판단할 줄 알면 마음이 부담이 없게 된다. 명심보감의 안분편에 “安分身無辱(안분신무욕)이오 知機心自閑(지기심자한)이니 雖居人世上(수거인세상)이나 却是出人間(각시출인간)이니라” ‘편안한 마음으로 분수를 지키면 몸에 욕됨이 없을 것이요, 돌아가는 형편을 잘 알면 마음이 스스로 한가하나니, 비록 인간 세상에 살더라도 도리어 인간 세상에서 벗어나는 것이니라.’라고 하였다. 분수를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게 자신을 지키는 길이고 욕됨이 없게 하는 방패가 된다. 선생님들의 마음이 언제나 분수를 지키고 자기의 위치를 지키는 것이 참 중요함을 깨닫게 되는 아침이다. 벗어나면 안 된다. 기차를 궤도를 벗어나면 사고가 난다. 배가 궤도를 벗어나면 문제가 생긴다. 비행기가 항로를 벗어나면 큰 사고가 난다. 자기의 궤도를 벗어나지 않는 것이 참 중요하다. 자신의 위치를 만족할 줄 알면 욕심이 사라진다. 자신의 현재의 처함을 만족할 줄 아는 이는 지혜로운 자다. 이런 선생님이 되면 좋겠다. 아무리 마음이 편해도 학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가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이 없으면 이것도 또한 문제다. 아무리 마음이 편해도 학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가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살펴야 자신의 여유를 지킬 수가 있다. 문제가 생기고 나면 여유도 사라지고 마음은 바빠진다. 그러기 전에 늘 주변을 살필 줄 아는 선생님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선생님은 언제나 학생들에게 본을 보이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바르고 착한 마음을 가지라고 하기 전에 선생님이 그러한 마음을 가져야 하겠다. 명심보감 7. 存心篇(존심편) 제1장을 보면 “景行錄云坐密室(경행록운좌밀실)을 如通衢(여통구)하고 馭寸心(어촌심)을 如六馬可免過(여육마가면과)니라” ‘경행록에 이르기를, 비밀한 방에 앉았어도 마치 네 거리에 앉은 것처럼 하고 작은 마음 제어하기를 마치 여섯필의 말을 부리듯 하면 가히 허물을 면할 수 있느니라.’ 학생들이 안 보는 것 같아도 어디에서나 다 본다. 눈이 너무 많다. 그러기 때문에 말조심, 행동조심을 해야 한다. 남이 안 볼 때 더 잘해야 하는 이유가 어디에도 눈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착한 마음은 늘 유지해야 한다. 악한 마음이 싹트면 그 때부터 선생님 하기가 힘들어진다. 마음을 잘 다스릴 줄 알아야, 마음을 제어할 줄 알아야 지혜로운 선생님이 된다. 3월의 중반전을 달리면서 우리 선생님들이 어떠한 자세를 가지는 것이 좋은지를 명심보감을 통해 살펴보았다. 나부터 마음을 다스려본다. 나부터 착한 마음, 선한 마음을 지녀보자. 나부터 욕심에서 벗어나보자. 나부터 나의 위치에서 만족하는 삶을 살아보자. 그러면 학생들은 절로 따라하게 될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위원이 발표한 ‘한국 아동의 주관적 웰빙수준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가 세계 최고이고, 학교생활 만족도는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같은 통계치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경쟁적이고 치열할 우리의 교육현실을 그냥 두고만 볼 것인가.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에서 조사한 ‘국가별 아동 삶 만족도’와 우리나라 아동의 만족도를 비교하는 방식을 통해 도출한 결과를 분석해 보면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유니세프가 2013년 발표한 ‘부유한 국가 아동의 주관적 웰빙’ 조사 결과와 같은 지표를 적용해보니,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학업스트레스 지수는 50.5%였다. 이는 둘 중 한 명은 학업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얘기로, 유니세프 조사 대상 29개국의 평균인 33.3%보다 17.2%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다. 반면 학업스트레스 지수가 가장 낮은 네덜란드는 우리나라의 3분의 1인 16.8%에 불과했고, 프랑스는 20.8%, 독일은 23.9%, 스위스는 24.7%로 유럽 국가 중 상당수가 평균보다 낮았다. 학업스트레스가 높은 만큼 학교생활 만족도도 낮은 편이다. 국내 학생들의 학교생활 만족도는 18.5%로 30개국 중 26위였다. 전체 평균은 26.7%로, 우리보다 낮은 나라는 체코와 핀란드, 이탈리아와 에스토니아뿐이었다. 만족도가 가장 높은 국가는 아일랜드(42.5%)였으며, 영국과 미국도 각각 27.6%와 30.7%로 평균을 웃돌았다. 이렇게 학업스트레스는 높고 학교생활 만족도는 낮다 보니 국내 학생들의 삶 자체에 대한 만족도 역시 60.3%로 매우 낮았다. 반면 주관적 건강상태는 매우 높게 나타나 다행스럽다는 생각이다. 비록 많은 스트레스는 겪고있지만 그래도스스로를 건강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러한 통계 결과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한 마디로 우리나라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와 학업스트레스가 최악인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급기야는 이로 인해 자살률 또한 최고의 수준이다. 그요인도 ‘가정불화’ 다음으로 ‘공부 스트레스’인 점을 감안한다면 학업스트레스에 대한 교육적인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일전에는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학생자살예방을 부탁한다는 서한을 받았다. 내용인 즉, 금년 들어서도 벌써 13명의 학생이 세상을 떠났고 그 중 5명이 경기도 학생이라는 점이다. 너무나 안타깝고 충격적인 얘기다. 학교는 학생들의 행복한 삶을 준비하는 곳이다. 그래서 미래의 꿈을 꾸며 희망찬 내일을 설계하는 것임에도 삶 자체를 포기하는 것은 어떠한 방법으로도 막아야 한다. 그게 실제적인 교육이다. 이러한 요인이 비단 학업스트레스만은 아니지만 차 순위이라는 점에서 교육적인 대책을 반드시 세워야 교육다운 교육과 그 책임을 다할 수 있다. 아울러 학력 위주의 경쟁적 학교 환경 등에 대한 총체적인 교육문화 개선 작업도 필요하다. 특히 여기에는 학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올바른 인식 개선도 함께 이루어져야 그 효과를 배가할 수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학생중심의 교육은 학생을 위한 교육이며 학생의 행복한 학교 삶의 교육이다. 학업스트레스로 인한 학생자살이 줄지 않은 한 학생중심 교육은 아무리 외쳐도 소용이 없는 일이다. 학생안전이나 생명존중 교육 이상의 교육은 존재하지 않음을 다시 한 번 인식했으며 하는 것이다.
최근 또 다시 교육계에 촌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서울특별시교육청이 ‘불법 찬조금 및 촌지 근절대책’을 발표했다. 서울교육청은 교육계에서 불법 찬조금 및 촌지 수수를 뿌리 뽑기 위해 최대 1억원의 신고보상금 지급하는 ‘공익신고 보상금제’ 운영, 교감 등 교원을 ‘불법 찬조금·촌지 근절 담당관’으로 지정, 연중 특별감찰 및 서울교육청 홈페이지에 불법 찬조금 신고센터 운영 등을 골자로 하는 ‘불법 찬조금 및 촌지 근절대책’을 공표했다. 설상가상으로 교원들의 사기를 더욱 저하시키는 패착이 아닌가하여 참담하기만 하다. 물론 외견상으로는 강력한 불법 촌지 근절을 천명한 것이다.아직도 우리 교육계에 불법 촌지가 일부 상존하고 있다는 역설적 반증이 아닌가하여 매우 씁쓸하다. 물론청렴과 도덕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고 있는 근래, 교직이 여타 직보다 더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고 있다는 점에서 부패를 방지하고 깨끗한 교직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는 근본적인 취지와 총론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하지만,소위 촌지 신고제의 또 다른 변형인 학파라치를 내세워 교원의 자긍심과 교육력을 약화시키는 촌지근절 정책에 대해서는 재고해야 한다. 일반 사회에서도 그 효용성의 의심, 지탄을 받고 있는 소위 '파라치'를 학교와 교육계에 도입하려는 처사는 반드시 철회도애야 한다. 또 1억원의 신고보상금 지급, 특별감찰제 상시화 등을 발표, 많은 언론에 보도됨으로 인해 사회에 마치 아직도 많은 교원들이 촌지를 받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처사이다. 가장 청정해야 할 집단인 교직사회를 잠재적 촌지수수자 집단으로 비춰지게 오도하고 있는 행정 행위인 것이다.일부러 촌지 형태의 금품을 주고 신고하는 ㅎㄱ부모, 업자들을 통제할 제어책도 마련돼 있지 않다. 서울교육청의 이번 ‘불법 찬조금 및 촌지 근절대책’ 발표로 많은 국민과 학생들은 아직도 촌지나 부정한 금품을 수수하는 교원들이 많은 것으로 인식을 오도하여교직계를 폄하하게 할 우려가 농후한 것이다. 그로 인해 학교현장에서 깨끗하게 학생교육에만 전념하는 대다수 교원들의 사기 저하와 자괴감을 무엇으로 보상할 수 있겠는가? 이는 장고 뒤에 악수이고, 교원들의 사기 진작책이 아니라 사시 저하책(?)이다. 수부 도시인 서울은 단지 한국의 한시.도에 국한하지 않는다. 서울교육도 마찬가지이다. 한 시.도의 교육을 넘어 한국 교육의 중심이다. 그런 서울의 교육을 관장하는서울시교육청은 반드시 교직사회 잔체의 사기와 교육력의 변화를 고려해야 할 책무가 있다. 또한 교원의 자발적인 청렴문화를 유도, 자율적 자정 노력을외면한 채 강력한 처벌과 외재적 강제를 초점으로 하는 이번 발표는 절대로 정당화될 수 없다. 교원들의 사기 진작은 고사하고 오히려 교원의 자긍심과 교육력 약화 측면은 외면했다는 교직사회의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교육계, 교직계의 청렴과 조직문화역량 강화는 교직사회가 자발적·주체적 자정운동이 항구적이고 효과적이므로자정운동이 가장 바람직하다.행정 관청의 인위적 강제와 홍보식의 촌지근절대책 보다는 교직사회 스스로 촌지수수를 거부하고 청렴문화를 정착해야 한다. 과거보다 획기적으로 혁신돼가는 촌지 근절을 안착시키기 위해서도 교육계 자정 노력은 필수적이다. 그러할 때 학생, 학부모 등을 비롯한사회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을 때 교원의 자긍심과 사기가 진작된다는 점은 자명한 것이다. 아울러, 개인간의불법적 촌지는 교직사회의 자발적 노력을 통해 근절하되, 법령에 근거한장학금, 교육 기부 등등자발적 학교발전기금(품) 조성은 확대돼야 한다. 선진국의 경우도 학교발전과 학생교육을 위한 학부모의 자발적 기부문화는 권장되고 있다.우리나라처럼 학교살림살이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서는 소정의 법과 규정에 근거한 건전한 학교발전기금은 보다 활성화돼야 할 것이다.여유가 있는 독지가들이 교육 발전을 위해 기부, 쾌척하는 학교발전기금은 학운위 등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권장돼야 할 것이다.따라서 서울교육청의 이번근절책은 시행 과정에서 이 땅의 대부분의 훌륭한 교원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도록 세부적인 측면을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이번 서울교육청의 ‘불법 찬조금 및 촌지 근절대책’을 발표에 즈음하여 우리 교원들도 뼈를 깎는 자성과 대오각성을 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하다가 교원들이 이처럼 촌지 신고 학파라치의 대상이 됐는지도 성찰해야 한다. 소위 '미꾸라지 한 마리'가 웅덩이 전체에 흙팅물을 치는데에 온 사회가 부화뇌동하도록 우리 교원들이 방기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는지 숙고해야 할 것이다. 여하튼 우리 교원들은 대오각성과 함께 다시 뛰어야 한다.좋은 교육의 견인차, 좋은 선생님으로서학생교육을 이끌어가는 학사모(學師母)일체운동을 이끌어야 하고, 한국 교육계의 청정과 자정을 위해 묵묵히 학생 교육에 함께 정진해야 할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번 서울교육청의 ‘불법 찬조금 및 촌지 근절대책’ 발표에 가슴이 쓰리고 아프지만, 그래도 우리는학생들의 행복교육을 위해 무한한봉사와 희생, 그리고 헌신을 마다해서는 안 될 것이다.
번개탄 판매 개선, ‘생명사랑 실천가게’ 전국에 퍼졌으면… 번개탄의 용도는? 고지식하게도 어렸을 때부터 연탄불 꺼졌을 때 불붙이는 용도밖에 몰랐다. 그런데 요즘은 그게 아니다. 연탄 때는 집도 그리 많지 않아 캠핑 때 야외에서 고기를 구워 먹거나 자살용으로 쓰인다는 소식이다. 요즘 자살 관련 뉴스를 보면 차안에 번개탄을 피워 놓거나 방에서 가족이 동반자살하는 경우에 번개탄을 사용한다니 번개탄을 개발한 사람은 엉뚱한 용도에 개발을 후회를 할 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의 생활 편의를 위해 만든 것이 사람을 죽이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번개탄은 2008년 유명연예인의 자살수단으로 사용된 이후 2007년 15명이던 경기도내 번개탄 자살자 수가 2012년에는 295명으로 급증하였다. 통계에 따르면 2012년 번개탄 자살은 목맴(53.1%), 투신(17.6%), 음독(10.6%)에 이어 네 번째(9.1%) 자살수단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때에 경기도와 경기도자살예방센터가 자살예방과 생명존중 캠페인에 나섰다. 화성시 향남면 일대 가게에서는 번개탄 판매 시범운영 중인데 이들 업소에서는 ‘번개탄 판매 개선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른바 ‘생명사랑 실천가게’들이다. “번개탄, 고기 구워 드시려고 사시는 거죠?” 번개탄을 구입하려는 손님들에게 번개탄의 사용용도를 묻는 것이다. 가게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사가지 않도록 진열대에서 쉽게 떠내지 못하게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곳인 맨 아래나 맨 위에 비치하는 것이다. 번개탄을 검은 봉투 속에 넣어 두기도 한다. 대신 안내 문구는 있다. “번개탄을 구입하려는 분은 점원에게 말씀하세요.” 여기에 동참하는 업소도 번개탄 팔아 이익 남기는 것보다 생명 존중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에 동참했을 것이다. 장사하는 사람들의 목적이 이익 추구라지만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사람의 목숨을 빼앗아가면서 돈을 벌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현재 전국에서 유일하게 화성 향남면 상점 27곳에 동참하고 있다는데 이 지역 41개 가게 가운데 66%가 ‘생명사랑 실천가게’로 참여하고 있다. 나머지 14곳도 캠페인 취지에 공감하고 있어 조만간 동참 가게는 더 늘 것이라는 게 화성 자살예방센터 관계자의 전언이다. 번개탄 제조업체도 번개탄이 자살용도로 쓰이지 않게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전국 번개탄의 70%를 공급하는 대명챠콜은 경기도와 협의 하에 포장지에 포장 도안을 확정하여 판매하고 있다. 포장지에는 ‘생명은 소중합니다'라는 자살 예방 문구 외에 자살위기상담전화(1577-0199)와 콜센터 120번도 함께 삽입돼 자살시도자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정신건강 전문상담도 유도하도록 했다. 번개탄 판매 개선에 앞장서는 ‘생명사랑 실천가게’ 전국에 퍼졌으면 한다. 독극물을 쉽게 구입하지 못하게 했더니 독극물에 의한 자살자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한다. 번개탄으로 자살하려는 사람들에게 이런 사소한 장치들을 해 놓으면 자살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의 생명 존중 교육, 자살 예방교육도 중요하지만 자살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살’을 반대로 읽으면 ‘살자’이다. 경기도와 지자체의 ‘번개탄 판매방법 개선 캠페인’과 ‘생명 사랑 실천가게’가 전국에 퍼졌으면 한다. 우리 사회, 더 이상 자살 소식이 뉴스로 나와서는 안 된다.
한국교총이 지난 3일 국회를 통과한 소위 ‘김영란법’에 대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16일, 다시 한 번 촉구했다. 법안이 정부로 이송돼 17일 국무회의 의결을 앞둔 상황에서 위헌시비, 사회 갈등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국회 재의와 법률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16일 낸 입장에서 교총은 “사학 관계자나 언론인들을 공직자와 동일시하는 것은 과잉입법으로 위헌소지가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 해석”이라며 “법안을 그대로 공포할 게 아니라 국회 재의 요구를 통해 미비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미 지난 5일, 김영란법의 위헌성 여부 가리기위해 헌재에 헌법소원을 청구한 상태다. 하지만 정부는 시행령으로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강행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교총은 “위헌여지가 있는 조항과 과잉입법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보완 입법을 하는 것이 ‘인스턴트 입법’이라는 오명을 벗고 소모적인 사회 논쟁을 끝내는 방법”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말하는 ‘비정상의 정상화’를 구현하기 위해서라도 대통령의 재의 요구와 김영란법의 원점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육계는 김영란법 제정여부를 떠나 스스로 교직윤리 확립과 자정운동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사학, 대한변협과 협의해 위헌소송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당초 17일 국무회의에서 상정·처리하려던 김영란법은 24일로 일정이 미뤄졌다. 국회 통과 법률안은 정부에 이송되면 15일 이내에 대통령이 공포해야 한다. 지난 13일 김영란법이 정부로 이송된 만큼 공포시한은 오는 27일이다. 대통령은 법률안에 이의가 있을 경우, 이송 15일 이내에 이의서를 붙여 국회로 환부,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새 가족 113명이 입학한 후 벌써 2주일이 지났다. 초등학교와 달리 중학교는 차이가 많이 있어 초기에 부적응 학생들이 나오기 쉽다. 이같은 학생들의 마음 상태는 학교적응 및 학생들의 성장과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개인의 학교 선택 기회를 제공하기에 처음부터 1지망으로 우리 학교 선택을 하지 않았는데도 우리 학교에 배정된 학생들의 경우는 조금만 마음에 안들어도 불만을 토로할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을 것이다. 이들의 상당수는 조금은 실망(?)한 경우를 가끔 보았기 때문이다. 이에 학생들이 입학하기 전에 우리학교에 대하여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현재 어떤 것이 좋고, 또 무엇이 좋은가, 불편한가에 대하여 아이들을 만나 면담을 하였다. 학교에 대한 이미지 형성에 영향을 준 사람들은 다양하다. 가까이는 어머니를 포함한 가족, 학교에 다닌 언니, 친구, 학교 홍보 자료, 그리고 문제는 근거없는 헛소문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장 영향을 줄 수 있는 학부모는 상당수가 아이들의 성적에는 관심이 많으면서도 교실을 비롯한 화장실, 교실, 여유 공간, 숲 등 아이들의 정서 발달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환경에 대하여는 무관심을 보인다. 이는 학교설명회를 개최하여도 참여한 숫자가 극히 소수인 것에서 알 수가 있다. 그러나 정작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환경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으면서도 정작 자신의 사무실, 거리나 문화 공간 등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는 관심을 넘어 애정이 넘치는 것을 볼 수 있다. 의견을 이야기한 학생들에 의하면 우리 학교의 경우는 들린 소문에 의하여 선배들이 무섭다. 화장을 많이 한다. 낡고 오래된 건물이다. 왕따가 있다는 등 부정적인 느낌을 가진 학생들이 상당수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학교생활을 한 가운데 상당수의 학생들은 학교 시설도 좋고 선배님들도 착하고, 화장도 많이 안한다. 동아리 활동도 충실하다. 급식도 맛이 있고, 선생님들도 친절하게 잘 가르쳐주신다. 순천동산여중에 대한 소문이 다 거짓말이라고 이야기 하였다. 그러면서 "내가 왜 이 학교를 싫어하였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다면서 "이 학교를 오길 잘했다."는 소감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또한 학생들을 위하여 아낌없이 시설 투자를 하여 인재가 배출되고 있다면서 자신도 훌륭한 인재중 한 명이 되겠다는 다짐을 하는 학생도 있다. 우리 학교는 교과교실제를 실시하면서 교실 내부를 전체적으로 새롭게 하고 복도 공간에도 아이들이 편하게 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청결유지에 정성을 들이기에 매우 깨끗한 환경이다. 그런가 하면 계절따라 목련, 장미, 국화꽃이 피는 환경을 조성하여 학생들의 정서 함양에 도움을 주는 환경을 구성하고 있다. 각 교과교실에는 수업에 필요한 최신 설비는 물론 각종 학습자료가 풍부하게 준비되어 있다. 이만큼 잘 준비된 학교도 드물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학부모님들의 학교에 대한 공간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집이 단순히 먹고 자는 공간으로 인식되었다면 요즘은 편안한 휴식 공간이자 일상을 즐기면서 나만의 개성을 발휘할 수 있는 매체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공간이 아늑해야 집에 들어가는 순간 스트레스도 풀리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처럼 어른들에게 행복을 결정짓는 삶의 공간이 중요하듯이 학교는 학생들의 "행복한 삶의 공간'이어야 한다. 하루 종일 학교에서 생활하는 학교라는 공간이 학생들의 삶의 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제 우리 학부모님들이 내 아이의 성적이라는 나무만 보지 말고 환경이라는 숲을 내다볼 수 있는 안목이 있기를 기해하여 본다.
‘똑! 똑! 똑! 문 좀 열어 주세요.’ 아직 겨울의 흔적이 수묵담채화처럼 남은 산과 들에 봄이 소곤거리고 햇볕 좋은 날 군청색 바다엔 옥색이 내려앉는다. 삼월은 참 바쁘고 아픈 달이다. 신학기 시작과 더불어 입학식, 오리엔테이션 등으로 겨울의 웅크림 속에서 새로운 노트를 펼치고 소중한 내용을 계획하고 빈칸을 채워가기 시작하는 달이다. 삼월, 봄, 첫사랑! 내 눈을 통해 분산되는 삼월의 프리즘은 현란하기 그지없다. 회색빛 언덕배기에 푸른 기운이 돌고 윤기가 자르르한 동백 잎 속에 피어나는 붉고 노란 꽃술의 향연이 현기증을 일으키게 한다. 그 어지러움 속에 문득 열 서너 살 삼월 첫 수업시간 새로운 교과목 선생님을 만날 때마다 ‘공부 말고요 첫사랑 이야기를 해 주세요’기억의 제창이 떠오른다. 대게 국어 선생님은 이야기를 잘 해주시지만 수학, 과학 선생님은 면박을 주며 교과 진도 나가기 바쁘다. 첫사랑! 얼마나 가슴 두근거리는 경험인가? 그 사랑은 영원히 나이를 먹지 않는다. 거기에는 인생에서 가장 어여쁜 한 소년과 소녀가 그대로 담겨 있다. 우리 인생의 봄날 성능 좋은 카메라에 그대로 살아 숨 쉬며 어떤 지우개로도 하드 포맷으로도 지울 수 없는 오직 나만의 경험이다. 첫사랑 하면 떠오른 이야기가 바로 황순원의 ‘소나기’이다. 이 소설은 1959년부터 지금까지 국어교과서에 실려 있다. 또한, 20~50대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국어 교과서의 글 중에서 가장 감동한 글로 오랫동안 절대적 지지를 받아온 소설이다. 시골에서 숫기 없는 소년과 서울에서 내려온 분홍스웨터의 목덜미가 하얀 소녀와의 만남이 첫사랑이다. 소년의 소녀에 대한 사랑은 대단했다. 가을 들판의 새 보는 일, 소먹이는 일도 시시해 지고 아버지의 꾸중도 무섭지 않게 된다. 숫기 없는 소년은 용감한 흑기사가 되어 송아지 등에도 올라타고 절벽에 핀 꽃도 꺾어오고, 비를 맞아 오돌오돌 떨고 있는 소녀에게 저고리를 덮어주고 개울물도 업고 건넌다. 이렇게 사랑은 큰 힘을 발휘한다. 하지만 자신은 그것이 사랑인지를 잘 모른다. 사랑하게 되면 그 사람만 보이고 다른 것은 모두 배경으로 물러난다는 말처럼 소년에게는 소녀만 보인다. 사랑이란 두 사람의 비밀 만들기이다. 아무에게도 공개할 수 없는 이 비밀은 소녀의 유언에 들어가 버린다. ‘자기가 죽거든 자기 입은 옷을 꼭 그대로 입혀서 묻어달라고…….’ 이 소설은 읽는 이는 이 부분에서 소년처럼 와락 눈물을 흘리게 되고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의 아쉬운 여운으로 나머지 가지 않은 한 길에 대한 미련을 작가에게 던지게 된다. 소나기의 사랑은 우리가 어린 시절에는 가지고 있었으나 어른의 나라로 들어 올때 잃어버린 주머니에 넣어둔 순수의 조각 하나이다. 첫사랑은 모든 사랑의 원형이 된다. 첫사랑의 연인은 영원히 나이를 먹지 않는다. 라일락 향기를 닮은 떨림을 동반한 목소리같이 느낌이 발전해 생각이 되고 생각이 발전하면 철학이 되는 사유의 종소리로 남는다. 이런 첫사랑은 해마다 맞이하는 봄 앓이 같다. 하지만 봄은 해마다 맞이할 수 있지만, 첫사랑은 단 한 번으로 끝나 버린다. 그래서 새로 찾아오는 봄이 더 얄밉기도 하다. 문학반 아이들 지도할 때다. 너희가 만약 작가라면 이 이야기의 끝을 어떻게 바꾸고 싶니? 그러면 대개 소녀가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슬픈 결말보다는 행복하고 기쁜 결말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좀 더 고개를 돌려 현실의 교실로 돌아가면 첫사랑은 어떠할까? 수업하면서 첫사랑은 밥 먹여 주지 않는다. 소나기라는 작품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난도질을 한다. 작품분석이랍시고 사건, 구성, 배경, 등장인물의 성격, 작가가 누군지를 달달 외우며 정답을 찾게 한다. 이게 무슨 문학 수업이라 할 수 있을까? 문학은 삶에 뿌려지는 향유이며 감성을 살아 숨 쉬게 하는 것으로 그 기능을 상실하면 생명도 끝나는 것이다. 즉 문학은 은유 속에 만개한 꽃처럼 슬며시 찾아온 첫사랑 봄소식같이 우리 삶에 스며들어 흘러가는 것이다. 삼월이지만 아직 바람 끝은 차다. 해마다 맞이하는 봄의 울렁거림이 올해도 내 마음을 훔쳐가기 시작한다. “사랑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다”라고 헤르만 헤세는 말했다. 따스한 봄 양지바른 언덕에 나물을 캐는 할머니의 모습에 시선이 멈춘다. 저 할머니의 헤어진 삶의 노트에는 다시 읽어도 부끄럽지 않을 별과 같은 사랑의 내용이 숨 쉬고 있을 듯하다. 사랑은 두 사람이 같은 곳을 보면서 한 사람의 말을 귀담아들어 주는 것이다. 오늘도 누군가 숨겨놓은 삼월의 봄과 사랑 늪에 발을 헛디딘다. 그 허우적거림의 멈춤 속에 가장 멀리 떠나온 때가 떠가기 전 가장 가까울 때라고 봄바람은 휘파람을 불며 지나가고 있다.
전국의 중‧고생 18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진로 실태 조사'에서 남녀 모두 교사를 희망했다는 소식이 화재다. 물론 이런 배경에는 학부모 생각도 작용했을 것이다. 요즘 세태가 대학을 졸업해도 직장 구하기 힘들고, 힘든 직업을 선택해도 몇 년을 못가서 조기 퇴직을 해야 하는 현실이니,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그래도 안정된 공무원 중 정년이 긴 교사가 좋지 않겠냐는 것이다. 단순히 생각해서는 그렇듯 하지만 정작 현직 교사들의 속내는 이와 다르다는 것이 문제다. 금년도만 해도 40-50대 교사들이 대거 명퇴를 신청했지만 그에 절반만이 받아들여졌다. 교사들 사이엔 명퇴도 그야말로 ‘하늘에 별따기’ 수준이다. 이렇게 중‧고생들이 직업선호도 1위에도 불구하고 현직 교사들은 왜 교직을 떠나려고 하는가? 그것은 분명히 이상과 현실의 괴리 때문이다. 요즘 교대·사범대는 입학 그 자체가 어렵다. 설령 졸업을 해도 '교사의 꿈'을 이루기까지는 더더욱 어렵다. 특히 초등학교 교사를 양성하는 교대는 전국 상위권 수준이 되어야 하고, 사범대 졸업자는 임용시험이 고시 수준이다. 이러한 과정을 다 통과해야 교단에 서니 실력만 보면 한국 교사들이 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할 만하다. 2011년 ‘매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교사를 OECD 국가 중 가장 우수한 교사 집단으로 꼽았다. 한국·핀란드·싱가포르를 ‘교육 3대 강국’으로 소개하면서 “싱가포르는 상위 30% 인력이 교사가 되고, 핀란드는 20%, 한국은 5% 인재가 교단에 선다”고 했다. 이러한 우수인력이 학교에 들어오면 몇 년을 못가 현실에 안주하거나 더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지 않고 있다. 한 마디로 학원의 교사만큼의 교수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요인은 과거처럼 교육환경이 녹록치 않은데 있다. 교사들의 기대만큼 학생들의 지도가 쉽지 않다. 학습지도는 그렇다 하더라도 학생의 생활지도는 학생들의 무례한 행동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학부모의 태도 등의 대한 어려움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교직에 대한 성직관이 어제와 오늘이 확연히 다르다. 그만큼 사회도 학생도 변한 것이다. 여기에 더 큰 문제는 교육정책이 온통 학생중심이지, 교사를 위한 정책이 없는 점이다.교육의 중심에 서야할 교사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학생들 대하는 것이 오히려 두렵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직을 미련 없이 떠나고 쉽다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 교사가 교직을 희망하고 어렵게 교단에 들어와 그들의 열정을 불사를 수 있는 교육여건을 마련하는 특단의 교육정책이 필요하다. 그리하여 이들이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하는 것이 아니라,교직에 대한 자부심과 보람을 가질 때 우리 교육은 한층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것이다.
새 학기가 시작된 3월, 새내기교사들의 풋풋한 열정이 교정을 채우고 있다. 넘치는 의욕만큼 실력도 잘 발휘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마음처럼 쉽지만은 않은 게 바로 교육이고 교실이다. 새내기들의 성장을 위해선 선후배 간, 혹은 동료 간 상호 협조 체제를 통해 ‘함께 성장하기’가 필요하다. 살아 움직이는 생물체인 ‘학생’을 대하고 교육하는 것은 대학에서 배운 지식과 임용고시 합격의 영광으로만 해결될 수 없다. 수십 년 간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삶을 겪어내며 성장해온 선배 교사의 경험은 소중하다. 선배는 자신이 축적하고 있는 통괄적 지능을 독점하지 말고 새내기 교사들에게 아낌없이 전수해야한다. 개인주의와 고립주의의 극복만이 한국 교직사회를 맴돌고 있는 냉소주의와 좌절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교직사회에서 깨야 할 이 문제를 교사들에게 자발적으로 맡겨서는 안 된다. 자발적으로 가능했다면 선배가 새내기교사를 이끌어주고 지원해줘서 새내기교사가 교직 입문 당시의 꿈과 열정을 간직하고 성장할 수 있는 교직풍토 조성이 이뤄지지 않았겠는가. 수련의가 전문의가 되듯 새내기교사도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관료들의 시각은 적절치 않다. 미숙한 교사가 숙련되는 동안에도 학생들이 교사의 절대적 영향력 아래에 놓여있음을 생각할 때 교육임상 경력이 짧은 교사들에 대한 중견교사의 수업, 생활지도, 상담지도에 대한 멘토링은 반드시 활성화돼야 한다. 더욱이 의료 사회에서도 실제로는 선후배 간 멘토링 시스템이 철저하게 정비돼 있다. 학생들의 정신적 성장을 맡고 있는 교사의 영향력이, 사람의 생명을 책임진 의사에 비해 결코 덜 중요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교직사회에 이 멘토링 시스템이 취약하다는 건 분명 큰 문제다. 그 최적의 멘토링 시스템은 수석교사제도다. 이를 만든 교육부는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이 문제를 검토해 하루빨리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교육정상화를 위한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된 지 6개월이 지났다. 선행교육 규제를 통해 학교교육 정상화를 도모하겠다는 특별법의 입법 취지대로 교육 생태계에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 오히려 ‘사교육 조장, 공교육 위축’을 초래하는 촉진제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특별법 시행 이후 학교 현장에서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 위축되고, 법령 위반에 따른 신분상의 조치를 우려한 교원들의 방어적 교육활동이 나타나는 양상이다. 사교육 시장에 대한 규제 미흡으로 되레 사교육만 더 부추기지 않을까 걱정된다. 따라서 특별법이 교육현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 위해 충분히 담론화해야 한다. 선행교육의 씨앗을 뿌리고 확산시킨 주체는 어디서부터였는지, 학교 교육과정 및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 선행교육을 하고 있다면 이를 유발시킨 제도적 요인은 무엇인지, 선행교육의 최첨단 이해관계가 있는 고교에서 입시위주의 교육과정을 왜 편성·운영하게 되는지, 선행교육은 모든 학생에게 ‘악’인것인가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특별법이 지향하는 궁극점이 선행교육 규제가 아닌 학교교육 정상화에 있다는 것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사회는 ‘통과’ 프레임이 아닌 ‘선발’ 프레임 구조가 지배적이어서 학생들은 초중등교육을 거치는 12년 간 ‘대입-취업-보수’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무한경쟁의 ‘한줄 서기’를 하고 있다. 그 선발시스템에 사교육 시장이 걸쳐 공교육의 정상적 진화에 발목을 잡고 있다. 그 어떤 착한 교육정책도 사교육 촉발의 개연성이 보이면 꼬리를 내려야 하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차제에 학교교육 정상화에 대한 근원적·총체적 담론을 통해 범국민적 합의점을 도출하고, 학교 교육 패러다임을 새롭게 정립해야 공교육과 사교육이란 두 마리 토끼가 상보적으로 공생할 수 있다.
초중등 체육교육활동 중에 7560운동이라는 게 있다. 일주일에 5일을 하루에 60분 동안 운동토록 지도한다는 의미다. 학생들이 받는 스트레스도 해소시키고 체력도 기르고 비만 학생들을 구제해 튼튼한 어린이로 자라게 한다는 교육적 발상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기본 취지는 그럴 듯한데 작금의 학교 현실에서 7560운동을 제대로 실천하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초등학교는 나은 편이다. 아침, 점심시간 등 놀이시간이 아이들에게 주어지기 때문이다. 7560운동이 제대로 실천돼 우리 아이들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7560운동이 참 좋은 운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주일에 5일을 하루에 60분씩 운동을 한다는데 개인의 건강을 위해서 이 얼마나 좋은 것인가. 학생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참 좋은 운동임에 틀림이 없다. 하여 정년을 맞이하는 이번 기회에 이 운동을 생활 속에 실천하기로 나 스스로 약속을 해봤다. 정년 이후에 갑자기 주어지는 자유로운 많은 시간에 자칫 게을러지기 쉬운 법인데 이를 방지하고 또 건강도 지켜야한다는 생각에 벌써 오래 전 나 스스로 나에게 한 약속이다. 자전거를 타고 의정부시 부용천과 호국로 주변을 한 바퀴 돌았다. 아직 완연한 봄날은 아닐지언정 들은 들대로 산은 산대로 봄빛을 내고 있다. 천보산 자락에 포근히 들어앉은 금곡 마을에 가니 부지런한 농부 아저씨가 벌써 밭을 손질하고 있다. 마을 언저리에는 엄나무와 두릅나무가 봄을 기다리며 키 재기를 하고 있고, 강아지 두 마리가 컹컹 짖으며 꼬리를 바삐 흔든다. 호국사에 오르는 좁은 산길에도 봄이 내려와 앉았다. 할머니가 캔 냉이 바구니에도 봄이 가득 담겨 있다. 봄 내음이 상큼하다. 나에게 한 약속도 지키고, 봄도 맛보고 오늘 하루 건강하게 지내어 감사하고 고맙다. 7560운동을 제안한 분에게도 봄에게도 감사와 고마움을 전한다.
교사 교과서 업무 덜어줘야 대형 인터넷 서점이 대다수 국민의 서적 구입을 원활하게 책임지고 있는 시대에 유일하게 교과서만은 학교에서 떠맡아 담당 교사의 1차원적 수고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최근 교사 업무 경감을 통해 학생들과 함께 하는 시간과 수업 준비 시간을 늘리는 추세에 맞지 않다고 봅니다. 교과서 담당을 해본 선생님은 알 것입니다. 선정, 주문, 분류, 배부 등 과정에서 여러 변인들로 인해 원활하게 진행되질 않습니다. 학생들의 선택 변동에 따른 실무 증가, 교과서 분류 작업을 위한 준비와 작업 과정, 배부 이후의 사후 처리 등 실로 엄청난 업무 부담이 교사에게 정신적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때론 신체적 고통과 질병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선정된 교과서를 주문해 배부하는 실무 작업까지 교사가 담당한다는 것은 분명 21세기 대한민국 교육의 현주소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당국은 차제에 출판업계 및 교과서 공급업체, 학교공동체와 머리를 맞대고 매년 반복되는 교사들의 과중한 업무 부담을 끊어야 마땅합니다. -경기지역 한 고교 교사 방과후학교 위탁 필요한가 최근 방과후학교에 브로커가 설치고 위탁업체에서 수수료를 챙기는 등 폐해가 많다고 합니다. 방과후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교사로서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 내용입다. 사실 예전부터 관련된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습니다. 강사를 공급하는 업체가 있고 그 업체에서 강사료의 일부를 소개비나 수수료 명목으로 30% 정도 떼어가며, 이 때문에 위탁업체에서 운영하는 강좌는 다른 강좌에 비해 수강료가 비싸다는 것이었습니다. 브로커나 위탁업체 문제는 간단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강사계약, 검증을 직접 하고 해당학교 교사들의 참여율을 높이면 됩니다. 우리 학교의 경우 모든 강좌의 강사를 학교에서 직접 선발합니다. 검증을 위해 해당프로그램의 수업실연을 거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업실연을 할 때 교사와 학생, 학부모까지 참여합니다. 물론 시간적으로 오래 걸리고 복잡한 부분은 있지만 강사의 자질을 검증하는 데는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 -서울지역 한 중학교 교사
요즘 우리사회에서 연일 ‘복지논쟁’이 화두로 장식되고 있다. 무상급식, 누리과정 무상지원, 영·유아 보육지원, 빈곤 사각지대 해소, 청년 실업문제, 노인빈곤층 등 쏟아져 나오는 복지이슈들로 복잡다단하기 이를 데 없다. 보편적 복지냐, 선택적 복지냐는 복지 우선순위를 두고 백가쟁명(百家爭鳴)의 해법이 난무하고 있다. 취약계층 교육복지 정체현상 그 중 교육복지 차원에서 이미 다양한 교육복지 스펙트럼이 설계돼 있지만 교육취약계층에 대한 교육복지는 상당부분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교육기회의 불평등이 너무나 많이 존재하고 교육복지 사각지대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그럼에도 보편적 편의와 이질감이라는 다수의 논리를 앞세워 이들과의 교육을 분리하고자 하거나 소홀히 하고 있는 건 매우 안타깝다. 서울의 경우 특수학교는 겨우 29개교로 장애학생들을 위한 특수학교 신설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특수학교가 들어서려고 하면 해당 지역주민들의 극심한 반대, 즉 한국사회 특유의 님비(NIMBY)현상 때문에 미뤄지고 있다.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들은 장애인들에 대한 시각이 우리와는 전혀 다르다. 그들은 장애인 역시 자신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인격체로 대한다. 정상인들과 차별해서 대우하는 일이 없으며, 장애인들 역시 자신이 별다른 사회구성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얼마 전 인천어린이집 폭행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어린이집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국회차원에서 마련하자고 결기어린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 법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또 다른 논리에 의해 부결되면서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고 있으며 시민단체들은 영유아에 대한 보호와 아동인권침해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국회의원들의 안일한 의식을 비판했다. 그러는 한편 한국보육교직원총연합회는 어린이집 CCTV 의무화 법안은 교사에 대한 인권·교권 침해 여지가 많아 교육 본질의 왜곡을 우려했다. 과연 어린이집에 CCTV를 설치해야만 일거에 교육이 정상화 될 수 있을까. 또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처우와 교육적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교사의 성스러운 소명의식만을 강요할 수 있을까. 우리사회는 아직도 갈라파고스 섬(Galapagos Islands)의 편협성에 갇혀 표리부동과 퇴보의 늪에 빠져 있지는 않나 돌아보게 만드는 일들이다. ‘공공의 선’에 대한 인식개선부터 우리사회의 이러한 교육적 갈등이 산고(産苦)를 통해 진정한 교육복지의 길로 나설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좀 더 교육의 본질적 가치에 기초해 협력과 배려를 토대로 공공의 선(善)을 위한 근본적인 준비와 인식개선이 필요하다. 인식의 문제는 실천의 문제기 때문이다. 학습권은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지극히 당연한 권리다. 사회는 그 구성원 개개인이 어떠한 조건과 상황에 있더라도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마땅히 교육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이러한 교육복 지차원에서 적합한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구성원들은 바로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세대들이다. 지원이 필요 없는 학생에게 지원하는 일 때문에 더욱 취약한 계층이 피해보는 일은 개선돼야 한다. 교육의 최고 목적 중 하나는 인간의 행복에 있다고도 볼 수 있다. 필요한 곳에 효과적으로 지원해야 더 많은 이가 행복할 것이다.
일제下 민족사학 지키며 독립인재 양성에 헌신 중동총동문회 “명예회복 위해 물러서지 않겠다” 교총 “규명 없이 전 생애·역사 부정해선 안 돼“ 교육부와 교총이 3월 ‘이달의 스승’으로 선정한 민족운동가 백농(白儂) 최규동 선생에 대해 일부 단체와 언론의 親日 매도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논란의 발단은 최근 역사정의실천연대가 “최규동 선생은 일제 관변잡지 ‘문교의 조선’(1942년 6월)에 일본어로 ‘죽음으로 임금(천황)의 은혜에 보답하라’는 글을 기고한 친일 인사”라고 밝히면서다. 하지만 일제 치하의 시대 상황과 민족운동가로서 최규동 선생의 일생에 대한 철저한 검증 없이 친일 인사로 낙인찍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일제의 강압에도 식민 교육에 복속되지 않으려고 애써온 선생의 행적을 고려할 때 자의적 행위로 보기 어렵고, 또한 1930년대 중반 이후 조선인 학교 탄압이 극에 달했던 시기에 교장으로서 학교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했는지 파악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삶 전체를 함부로 폄훼할 수 없다는 것이다. 109년의 역사 동안 민족의 스승으로 최규동 선생을 기려온 학교법인 중동학원과 중동중·고 졸업생들은 때 아닌 친일 논란에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중동학원(1906년 설립)은 선생이 1915년 조선총독부의 교사(校舍) 부지 몰수와 재정 부족으로 폐교 위기에 처한 빚더미 학교를 인수, 일제 치하의 갖은 어려움 속에서도 민족사학으로 키운 학교다. 중동학원은 이사장 및 중동중·고 교장 명의의 성명서에서 “평생 행한 조국 광복을 위한 노력과 민족교육을 향한 업적을 가리고 최규동 선생을 친일파로 매도하는 행위는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창씨개명을 거부한 교장이 운영하는 학교일뿐더러, 일제체제인 고등보통학교 전환을 받아들이지 않은 민족 사학 중동은 당시 일제의 폐교 위협에 끊임없이 시달렸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백농 선생은 민족의 동량을 기르기 위해 평생을 헌신했다”고 밝혔다. 중동중·고총동문회(회장 심관식) 역시 “최근 일부 언론에서 친일 인사로 낙인찍으려는 언동에 통탄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백농 선생께서 개인의 영달과 이익을 위해 이런 행위를 했다면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그것이 민족학교 폐쇄라는 극단적 상황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문회는 “노무현 정부시절 2005년부터 2009년까지 대통령직속 국가기관인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에서 방대한 역사적 사실과 자료를 바탕으로 객관적인 조사를 거쳐 진행했던 친일반민족행위자 선정 작업에서도 백농 선생은 거론조차 되지 않았으며, 최종 발표된 교육계 친일인사에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민족문제연구소가 1994년부터 2009년까지 15년 간 철저하게 조사해 간행한 ‘친일인명사전’의 친일인사 명단(4321명)에도 들어 있지 않다”고 항변했다. 동문회 관계자는 “진실을 규명해내지 못한다면 역사의 죄인이 되는 것”이라며 “선생의 명예 회복을 위해 절대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교총도 “해당 글을 자발적으로 본인이 썼는지, 강제에 의한 것인 지, 명의가 도용된 것인지 진위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일부 행위로 전 생애에 걸쳐 확인된 항일운동과 민족교육의 삶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선생이 설립한 중동학원의 역사와 선생의 생애를 증언해줄 수 있는 관련자가 있는 만큼, 보다 정확한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면서 “일부 자료만을 가지고 전 생애를 친일행위로 매도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했다.
내가 박씨 아저씨를 처음으로 본 것은 쓰레기분리수거장에서였다. 허름한 옷차림에 오른쪽 다리를 약간 저는 모습으로 쓰레기를 분리수거하고 있었다. 학생들이 교실에서 가져온 쓰레기를 한 곳에 부어 놓으면 아저씨가 일일이 손으로 분리수거를 하셨다. 재활용 업체가 수거하기 좋도록 깡통은 깡통대로 비닐은 비닐대로 종이는 종이대로 차곡차곡 쌓아 커다란 마대에 넣는 식이었다.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쓰레기를 정리하고 나면 점심시간이 될 정도로 그 양이 엄청났지만, 박씨 아저씨는 묵묵히 그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셨다. 박씨 아저씨는 장애인 의무고용제도에 의해 우리학교에 채용된 고용인이다. 아저씨께서는 평소 말씀이 거의 없으셨고 얼굴표정 또한 포커페이스처럼 희로애락에 대한 변화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가까이 하는 사람도 없고 굳이 아저씨를 찾아가서 말을 거는 동료나 학생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쓰레기장 옆에 서 있는 두 그루의 벚나무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꽃잎이 눈발처럼 흩날리던 때였다. 나는 오전 수업을 마치고 자연의 아름다움에 취해 교정을 거닐다 마침 외발손수레를 몰고 잔디밭을 가로질러 오는 아저씨와 조우했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하고 내가 인사를 건넸지만 아저씨께서는 아무런 대답도 표정도 없으셨다. 혹시 잘 못 들으셨나? 하는 생각에 이번엔 더욱더 큰 소리로 “아저씨이~ 안녕하세요?” 인사를 했더니 아저씨께서는 그제 서야 얼굴에 희미한 미소를 지으셨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아저씨께서는 청력에도 불편함이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아저씨가 그동안 왜 사람들과 대화를 하지 않았는지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 그날 아저씨와 나는 그렇게 안면을 텄고 가끔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이면 산책삼아 쓰레기분리수거장을 찾아 아저씨와 마주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저씨께서도 내색은 안 하셨지만 내가 친절하게 인사하며 먼저 말을 거는 것을 은근히 좋아하는 눈치셨다. 한번은 퇴근 무렵이 다 되어서 쓰레기장을 찾으니 아저씨께서 내게 뭔가를 내미셨다. 그것은 다름 아닌 어른 밥그릇 크기의 작은 화분 하나였다. 언뜻 보니 새로 산 것은 아니고 아마도 학생들이 교실에서 키우다 싫증이 나니까 쓰레기통에 버린 것 같았다. 노란 화분에 심긴 것은 게발선인장이었는데 아이들이 물을 주지 않아 그만 시들어 거의 고사 직전이었다. 평소 대화중에 내가 식물과 화초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아시고 나를 주려고 쓰레기더미에서 골라놓으신 것 같았다. 아저씨의 마음 씀씀이에 나도 그만 코끝이 찡해졌다. 비록 먼지를 뒤집어쓴 하찮은 화분이었지만 그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나는 아저씨께서 주신 게발선인장을 화장실로 가지고 가서 깨끗하게 목욕을 시켰다. 그리곤 휴지로 물기를 꼼꼼히 닦아 제1교무실 양지바른 창틀 위에 놓았다. 온몸에 흰 먼지를 뒤집어쓰고 죽어가던 선인장은 며칠이 지나자 파릇파릇 생기가 돌았다. 죽어가던 가지를 잘라내고 행정실에서 요소비료를 얻어다 뿌려주는 등 지극정성으로 한 달을 보살피자 게발선인장은 붉은 자주색 꽃을 화사하게 피워냈다. 혼자보기가 너무 아까워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아저씨께 보여드렸다. 휴대폰 액정화면 속에서 화려하게 변신한 화분을 본 아저씨께선 처음으로 환한 미소를 지으셨다. 우리학교에서는 한 달에 한번 정도 교직원 친목회 겸 배구대회를 실시한다. 그럴 적마다 푸짐한 음식과 주류를 준비하여 먹고 마시는데 그때마다 박씨 아저씨께서는 회식에 불참하곤 하셨다. 아마 다리도 불편하고 귀가 잘 들리지 않으니 행여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까봐 스스로 그런 자리를 피하시는 것 같았다. 나는 그런 아저씨가 안쓰러워 안주와 막걸리를 꼭 챙겼다가 아저씨께 가져다 드리곤 했다. 한번은 아저씨께서 학교 식당에서 나온 각종 종이박스를 펴서 외발손수레에 가득 싣고 분리수거장으로 가기 위해 야트막한 언덕길을 오르고 있었다. 비교적 경사도가 약한 언덕이었지만 살얼음이 살짝 언 상태라 아저씨께서는 자꾸 헛발질만 할 뿐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마침 쉬는 시간이라 지나가는 학생들도 여럿 있었지만 흙과 음식물 찌꺼기로 범벅이 된 손수레를 선뜻 밀어주는 학생은 없었다. 결국 아저씨께서는 혼자서 언덕을 오르다 그만 앞으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나는 과학관 3층 교과교실 복도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다 부리나케 아저씨한테 달려갔다. 그러나 내가 달려갔을 때 아저씨께서는 이미 땅에서 일어나 옷에 묻은 흙을 툭툭 털고 있었다. 가까이에서 보니 아저씨 얼굴 한쪽이 시멘트바닥에 긁혀 붉은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아저씨를 모시고 급히 교내 보건실로 달려가 상처부위를 소독하고 약을 발라드리며 내일은 출근하지 말고 하루쯤 쉬시라고 간곡하게 말씀드렸다. 다음날 아침, 7시30분쯤 출근하는데 교차로 사거리에서 아저씨를 보았다. 예의 그 절뚝거리는 걸음걸이로 출근을 서두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차에 태워드리려고 내가 경적을 몇 번 울렸지만 아저씨께서는 오직 앞만 보고 걸음을 재촉하셨다. 나는 운전석 창문을 열고 "아저씨~" 하고 불렀으나 아저씨께서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골목길로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그 뒤로도 아저씨께서는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지만 단 한 번도 지각이나 결근을 하는 법이 없어 크게 신뢰가 갔다. 그렇다고 봉급을 많이 받는 것도 아니었다. 빠듯한 월급이었지만 아저씨에게는 천금보다 귀한 돈이었다. 가장으로서 세 명의 가족을 부양하고 생활비를 대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돈이고 소중한 직장이었다. 나는 아저씨의 성실한 모습을 보면서 7년 전 돌아가신 선친을 생각했다. 힘든 농사일 속에서도 자식들의 뒷바라지에 온 심혈을 기울이시던 아버지. 아들 녀석이 대학에 합격했다며 함박웃음을 지으시며 거칠어진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시던 아버지. 당신의 다리가 썩어가는 줄도 모르고 행여 자식들이 알까 숨겨 오시다 겨우 수술대에서 한 쪽 다리를 잃으셨던 아버지. 이 땅에서 아버지로 태어나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아버님들께 새삼 고개가 숙여지는 순간이다. 아저씨가 학교에서 하는 일은 주로 잔디밭과 화단 잡초 뽑기, 정원수 손질하기, 급식실에서 나오는 잔반 수거하기, 가을이면 교정의 낙엽 쓸기 등이다. 장애로 인해 일이 비록 느리고 서툴지만 맡은 일에 대해서는 꾀를 부리거나 낙출(落出)시키는 법이 없었다. 언제나 근면 성실한 자세로 집중해서 일하는 아저씨의 모습을 보며 나 또한 날마다 많은 것을 깨달으며 배우고 있다. 그동안 나는 수업이 많은 날에는 어떻게 하면 쉽게 한 시간을 때울까 요령피울 일만을 생각했었고, 딸아이에게 남들처럼 좋은 대학에 가지 못했다고 구박하고 짜증을 냈었다. 비록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은행에 빚도 없고 온 가족이 모두 건강한데도 그게 최고의 행복인 줄도 모른 채 계속해서 허기진 들개처럼 욕망을 쫒으며 살아왔던 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사람에게 있어 장애란 무엇일까? 팔다리가 불편하면 장애인이고 팔다리가 정상이면 비장애인일까. 몸이 정상이면서도 마음이 병들고 타락한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는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도 사람들은 단순히 사지가 불편하다고 해서 무시하고 잘못된 선입견을 가지고 백안시하는 모순을 저지르고 있다. 오히려 몸은 비록 불편하지만 영혼이 아침이슬처럼 맑고 깨끗한 장애인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들이야말로 이 타락한 세상에 한 줄기 구원의 빛이 될 천사들이 아닌가. 박씨 아저씨와 함께 근무한지도 어언 2년째로 접어들던 2014년 12월 중순경 아저씨의 표정이 유난히 밝다고 생각되던 어느 날, 아저씨께서 겸연쩍은 표정으로 작고 예쁜 사각형 봉투 하나를 내게 내밀었다. 봉투를 뜯어보니 결혼 청첩장이었다. “와~ 축하드립니다! 따님이 결혼하시네요?” 나는 진심을 담아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결혼식은 12월 마지막 주 토요일 오후 한 시였다. 장소는 마침 우리 집과 가까운 시내에 있는 웨딩홀이었다. 아저씨의 표정을 보니 청첩장을 보여주기까지 많은 망설임과 갈등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되었다. 왜 아니 그렇겠는가. 직장동료들과도 그다지 친밀함도 없었고 당신 스스로도 자격지심 때문에 사람들과의 사교에도 거리를 두었으니 청첩장을 돌리기가 못내 쑥스러웠을 것이었다. 나는 아저씨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아저씨, 이거 제가 가져다 교무실 게시판에 붙여놓을게요. 선생님들께서도 축하해주실 겁니다.” 나는 제1교무실 출입문 입구 대형 게시판에 아저씨의 청첩장을 압정으로 꾹꾹 눌러 잘 붙여놓았다. 시간이 흘러 드디어 결혼식 당일, 걱정과 달리 많은 동료 교직원들이 식장을 찾아주었다. 교직원 모두와 숙직 아저씨. 그리고 급식실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들까지 대부분 참석해 아저씨 따님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해드렸다. 혼주석에서 불편한 다리로 하객들에게 반갑게 악수를 청하는 아저씨를 보니 언젠가 인터넷상에서 읽었던 기사가 생각났다. 공사장에서 척추를 다쳐 휠체어에 의존해 생활하는 아버지가 있었다. 이 아버지의 딸이 마침내 결혼을 하게 됐는데 예비 시어머니가 결혼식 때 친정아버지와 딸의 동반 입장을 강력히 반대했다. 창피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혼사는 파혼이 되었다. 천륜보다도 남에게 보여지는 체면과 위신을 더 중요시 하는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단면을 보는 것 같아 기가 막혀했던 일이 생각났다. 혹시라도 아저씨께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하지만 나의 이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대기실에 있는 신부 얼굴은 더없이 행복해 보였고 신랑 쪽 사람들도 선하고 후덕해보였다. 식이 곧 시작된다는 안내 방송이 끝나자 드디어 면사포를 쓴 딸의 손을 잡고 박씨 아저씨가 식장 안 버진로드에 들어섰다. 결혼행진곡에 발을 맞추며 옥색 대리석과 생화 등으로 장식된 아름다운 신부 길을 한 발 한 발 걷던 아저씨의 눈에서 뜨거운 감격의 눈물이 흘렀다. 비록 장애 때문에 걸음걸이가 서툴고 어깨는 기울어졌지만 딸에 대한 아버지로서의 의무와 헌신은 산처럼 크고 높았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그리고 아저씨와 신부의 인생길이 저 꽃길 장식처럼 아름답고 행복하길 마음속으로 빌고 또 빌었다. “그래요. 박씨 아저씨, 우리 다함께 행복하게 한번 잘 살아보자구요!”
3월 10일, 청주행복산악회원들이 통영시 한산면 비진도로 섬 트레킹을 다녀왔다. 비진도(比珍島)는 통영에서 10.5㎞, 한산도에서 3㎞ 남쪽에 위치한다. 모양과 크기가 비슷한 두 개의 섬 안섬과 바깥섬이 남북 방향으로 8자를 만들고 그 사이에 은빛모래를 자랑하는 해수욕장이 자리 잡은데다 절벽을 깎아지른 해식애가 발달하여 미인도로 불릴 만큼 풍광이 아름답다. 주민들은 대부분 북쪽 섬에 거주하고 피서객이 많이 찾아오는 비진도해수욕장을 비롯하여 천연기념물 제63호로 지정된 팔손이나무 자생지와 동백군락지가 유명하다. 비진도의 지명은 ‘보배(珍)에 비(比)할만한 섬’이란 뜻에서 유래되었다거나 조선시대 이순신 장군이 왜적과의 해전에서 승리한 보배로운 곳이라는 설이 있다. 봄을 시샘하듯 찬바람을 동원한 꽃샘추위가 몸을 잔뜩 움츠리게 하는 아침이었다. 하필 산행 때마다 회원들을 반갑게 맞아주는 달콤이 회장님이 출산 경사로 참석 못하는 날 차가 고장나 길거리에서 한참을 떨었다. 7시 15분, 차량 대체로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집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시내를 돌며 회원들을 태운다. 차안의 분위기가 훈훈해 옆자리의 아내와 함께 앞자리에 앉은 지인 부부와 도란도란 얘기를 나눴다. 대전통영고속도로 인삼랜드휴게소에 들른 후 부회장님의 인사와 석진 산대장님의 트레킹 안내가 이어진다. 공룡나라휴게소와 통영IC를 지난 관광버스가 통영대교를 건너 서쪽 산양일주도로를 달려 11시 20분경 미륵도 최남단인 척포항에 도착한다. 통영 여객선터미널에서 정기여객선에 올라 40분이면 비진도에 도착하지만 장거리를 오가는 산악회에서 여객선시간에 맞추는 일이 쉽지 않다. 양식장에서 잡아온 물고기를 옮겨 담는 모습을 구경하다 11시 30분 소형 어선에 나눠 타고 비진도로 향한다. 척포항에서는 20분 거리라 배가 바닷물을 가르며 달리자 뒤편 언덕위의 클럽이에스통영리조트와 미륵산케이블카 상부정류장의 흰색건물이 점점 작아지면서 비진도 내항의 빨간색 등대와 뒤편의 마을이 예쁜 모습으로 다가온다. 배에서 내려 산행준비를 하고 마을로 들어서며 트레킹이 시작된다. KBS 예능프로그램 ‘1박2일’과 SBS 드라마 ‘순수의 시대’ 촬영지로 최근 관광객이 많아지고 여름철 피서객 대상의 관광업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지만 작은 위령탑과 좁은 골목길에서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넉넉한 인심이 느껴진다.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조금 걸어가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오른쪽의 비진분교 후문방향이 등산로다. 초봄이지만 바닷바람에서 싱그러움이 묻어나는 산길에서 뒤편으로 바라본 바다에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언덕을 넘어서기까지 한참동안은 조망이 좋지 않다. 비진도해수욕장은 바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통영 제일의 해변으로 비진도 최고의 풍경을 자랑한다. 또한 해변의 앞뒤가 모두 바다이기 때문에 일출과 일몰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특이한 구조로 모래가 부드럽고 수심이 얕은데다 수온이 알맞아 여름철 휴양지로 최적지다. 선유봉에 오르며 망부석전망대와 미인전망대를 지나다보면 비진도해수욕장과 안섬, 비진도 주변의 섬들이 수시로 내려다보이는데 마치 외국에 온 것처럼 유난히 깨끗하고 파란색인 비진도해수욕장의 바닷물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미인전망대에서 돌계단을 올라가면 힘껏 밀면 흔들린다는 흔들바위도 있다. 지도에서 비진도 주변을 살펴보면 한산도를 비롯해 추봉도, 용초도, 죽도, 오곡도, 연대도는 물론 매물도와 소매물도, 욕지도와 연화도가 가깝다. 높이 312.5m의 선유봉 전망대에 올라 매물도와 소매물도, 욕지도와 연화도 방향을 바라보고 산길을 내려서면 남서쪽 바닷가에 멋진 풍경이 펼쳐져있다. 노루여전망대와 설풍치입구를 구경하고 비진암과 동백나무군락지를 지나 외항 선착장으로 간다. 3시 45분 외항을 출항한 소형 어선이 마을 앞 충복도를 지나며 속력을 내자 푸른 바다와 은빛모래가 어우러진 마을풍경이 아스라이 멀어진다. 4시 5분 배가 척포항에 도착하자 관광버스가 일몰이 아름다운 달아공원을 지나며 아침에 왔던 길을 달려 30분 거리의 통영 중앙시장으로 간다. 처음 자리에 앉을 때는 마음에 맞는 사람끼리 삼삼오오 짝을 맞추지만 술잔이 몇 번 오가면 마음 터놓고 같이 어울리는 게 산악회 술자리다. 횟집에서 일행들과 맛있는 회도 많이 먹고 소주잔도 여러 번 주고 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5시 50분 청주로 향한 관광버스가 고속도로를 갈아타고 휴게소에 들르며 빠르게 달려 3시간 30여분 거리의 청주에 무사히 도착했다.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야 맛있다.'는 좌우명대로 생활주변에서 늘 행복을 찾아낸다. 청주행복산악회원들과 같이 경치가 아름다운 섬을 트레킹하며 행복하게 보낸 하루였다.
함석헌 -「그 사람을 가졌는가」(제23권 『수평선 너머』) -가려 뽑은 함석헌 선생님 말씀/김영호 엮음/한길사 그 사람을 가졌는가 만릿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하며 방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가졌거든 그대는 행복이니라 그도 행복이니라 그 둘을 가지는 이 세상도 행복이니라 그러나 없거든 거친 들에 부끄럼뿐이니라 오늘 나를 다시 살게 하는 일자천금의 시에서 죽비를 달게 맞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에게 내가 그런 그대였기를 비는 아침. 35년함께 해 온 제자들에게 그런 선생이었기를 비는 일요일 오후. 힘든 친구, 내 어깨에 기대어 울어줄 수 있는 그대이기를 안쓰러운 후배 선생님, 손잡고 위로해 줄 인생의 선배이기를 이 세상 두고 갈 때 웃으며 갈 수 있기를 빕니다. 한 편의 시가 몇 권의 소설보다 깊은 울림을 줍니다. 시대의 스승, 함석헌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찬바람은 거의 사라질 정도의 날씨가 되었다. 이만하면 봄이라 해도 되겠다. 머지않아 벚꽃도 구경하겠다. 희망의 계절이 왔으니 선생님도 꿈과 희망 속에 살아갔으면 좋겠다. 나에게 무슨 희망이 있나 하지 말고 희망을 만들어 보자. 꿈을 그려 보자. 그러면 살 맛이 나지 않겠나? 학생들 중에는 선생님 때문에 괴로워하는 이도 있다. '수학선생님 사랑할 구석이 없어요. 찌르고 때리고 상처주고...' 이런 선생님이 설마 있겠나마는 만에 하나라도 이런 선생님이 있다면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 학생은 수학선생님 때문에 수학공부가 제대로 되겠는가? 될 수가 없을 것이다. 수학성적이 오를 수가 없다. 나 때문에 한 학생이라도 공부가 안 되고 학교 다니기가 싫고 나쁜 사람으로 바뀐다면 이 선생님은 정말 불행한 선생님이 되고 만다. 그런 선생님이 나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나 때문에 사람 되었다. 나 때문에 성적이 올라갔다. 나 때문에 살 맛이 난다, 하면 얼마나 좋겠나? 이런 선생님 되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선생님 되도록 노력해 보자. 학생들이 나, 선생님 좋아요. 나, 선생님을 사랑해요. 선생님이 최고예요. 선생님 힘내세요...이렇게 말해주고 격려해주는 학생들이 많으면 얼마나 좋으랴. 선생님은 어떠한 형편에 처해도 학생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된다. 관계가 나쁘면 서로 피곤하다. 나쁜 관계이면 반대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생각해보아야 하겠다. 그러면 문제가 풀리지 않을까? 학생들도 어떠한 형편에 처하든지 다투지 않으려고 애를 써야 한다. 그래야 그 과목 성적도 올라가고 학교생활이 재미있다. 미운 자식 떡 많이 주듯이 아무리 미워도 학생 사랑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미운 감정이 사랑의 감정으로 변할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흠이 있고 결함이 있다. 모든 선생님이 다 그렇다. 모든 학생도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흠을 자꾸 부각시켜 악화시키지 말고 좋은 점을 찾아 관계를 완화시켜 나가라. 그렇게 해야 선생님도 살고 학생도 산다.
2009년 6월 온 국민의 관심 속에 대한민국 최초로 완공했지만 그해 9월과 2010년 6월 두 차례의 발사 실패와 2012년 10월 3차 발사 연기로 실망감만 주다 2013년 1월 30일 나로과학위성이 발사에 성공하며 새롭게 희망을 안겨준 우주센터가 나로도에 있다. 지난 3월 7일, 청주아름다운산행 회원들이 고흥 남쪽바다 나로도의 봉래산 산행을 마친 후 우주센터를 견학했다. 회원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7시 5분 청주종합운동장 앞을 출발한다. 보름이 지난지 며칠 되지 않아 날이 훤한데도 서쪽하늘에 둥근 달이 떠있다. 차안에서 약정기간이 끝나 새로 구입한 스마트폰 사용법을 배우는데 회장님의 인사말과 부회장님의 일정소개가 이어진다. 뜨고 내리는 것을 뜻하는 지명대로 청주의 비상리와 비하리 인근에 공항이 생겼듯 나로도라는 지명이 훗날 우주센터가 생길 것을 예언했다는 뒷사람들의 이야기도 들려온다. 나로도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하는 섬으로 동일면의 내나로도와 봉래면의 외나로도로 이루어져 있다. 호남고속도로 여산휴게소와 순천완주고속도로 황전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려온 관광버스가 바다를 닮은 호수와 호수를 닮은 바다를 바라보면서 고흥과 내나로도를 잇는 나로대교, 내나로도와 외나로도를 잇는 나로2대교를 건너 11시 30분경 산행의 들머리인 무선국 주차장에 도착했다. 나로도의 지명은 나라섬으로 불리다가 나로도로 한자화 되었다거나 이곳을 지나던 중국 상인들이 헌 옷이 널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나로도라 불렀다고 전해온다. 봉래산(해발 410m)은 높은 산이 아니지만 정상에 올라서면 다도해의 수려한 경관과 우주센터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에 조성된 약 3만 주의 삼나무와 편백나무 숲, 야생화인 복수초 군락지가 있어 산행하는 내내 눈이 호강한다. 봉래산의 아름다운 비경에 승천하지 못하고 소나무로 살다가 우주센터가 들어서게 되자 2003년 태풍 매미 때 승천했다는 용송을 만나고 정상으로 가면 돌로 쌓은 봉수대의 흔적이 남아 있다. 이날 청주아름다운산행 회원들과 무선국 입구에서 편백나무 숲, 시름재, 용송, 봉화대, 봉래2봉, 봉래1봉을 거쳐 무선국 주차장으로 원점회귀 하는 산행을 2시 30분경 마무리하고 일행들을 기다리며 복수초를 카메라에 담았다. 2시 56분경 차로 5분여 거리의 나로우주센터에 도착했다. 나로우주센터는 우주발사에 필요한 첨단장비와 시설을 갖춘 우리나라 최초이자 세계 13번째 우주센터이다. 발사체의 성공적인 발사를 지원하기 위한 발사대 시스템, 발사통제시스템, 위성시험동, 우주교육홍보관 등이 있고 인근에 기상 관측소가 위치한다. 나로호 실물 크기의 모형을 보며 하늘을 향한 도전의 역사를 가슴으로 느끼는 야외 전시장과 수령이 오래된 노송이 서있어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바닷가를 구경했다. 우주과학관 실내에 있는 전시물을 관람하고 돔상영관의 천장을 바라보며 우주에 관한 영상물도 시청했다. 4시 13분 우주센터 주차장을 출발한 관광버스가 5시 30분경 벌교의 거시기꼬막정식에 도착한다. 사투리로 생각하기 쉬운 거시기가 이름이 얼른 생각나지 않거나 바로 말하기 곤란한 사람 또는 사물을 가리키는 대명사라는 것도 배운다. 닉네임에서 옛 정이 느껴지는 굴비회장님과 같은 자리에서 저녁식사를 하며 자연스럽게 산악회 운영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산악회를 앞에서 이끄는 사람들의 노고 덕분에 이렇게 다양한 삶을 만날 수 있어 좋다. 6시 20분 벌교에서 청주로 향한 관광버스가 순천완주고속도로 황전휴게소와 호남고속도로 벌곡휴게소를 거쳐 9시 45분경 출발장소인 청주종합운동장 앞에 도착하며 여행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