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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제1과 인솨하기. 철쑤눈 하껴에 가쑴당. 운덩장에 쌔임이 계셨숨당. 철쑤눈 언넝 쌔임께로 텨가 인솨를 했숨당. "쌔임, 안뉴ㅇ~? -_-" 임더 빵갑게 인솨했슴다. "철쑤 떠샤?~" 거때 영휘가 철쑤와 임이 있는 쪄그러 거러가쑴당. 철쑤와 영휘는 방갑께 인솨를 나누었슴당. "철수 할라당발라당살라당 ^^*" "영희 빵까루~"…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2015년 국어교과서 내용'이라는 유머중의 일부입니다. 외래어에 의한 우리말의 오염,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인성이나 가치관형성 등에 적절치 않은 내용이 심심찮게 국어 교과서에 발견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2015년 우리는 국어 교과서에서 '제1과 인솨하기'를 실제로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국어교과서에 얼마나 많은 오류가 범해지고 있는 지, 최근 지적된 오류들을 용례 별로 분석해본다. #영어 전치사에서 한문, 일어 번역투까지 국어 교과서에는 한문과 일본어 번역투에 비해 영어 번역투가 압도적으로 많다. 특히 전치사구의 전이가 가장 빈번하다. 경남대 김정우 교수가 '배달말'에 기고한 '국어 교과서의 외국어 번역투에 대한 종합적 고찰'을 통해 드러난 사실이다. 초중고 국어 교과서 51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그 사람으로부터 잘잘못을 들은 다음(중학 생활국어 2-2 103쪽) ▲누나와 나는 할머니로부터 무섭게 지청구를 먹어가며(중학 국어 2-1 146쪽) ▲웃음의 유일한 기능은 '긴장으로부터의 해방'이다(초등 읽기 6-1 97쪽) 등의 문장에서는 시원(始原)을 나타내는 영어 전치사 '프롬(from)'의 흔적이 보인다. 각각 △그 사람에게(서) △할머니에게(서) △'긴장에서 벗어나는 해방'으로 바뀌어야 한다. 또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로운 변형의 멋도 선보이고(중학 국어 1-2 170쪽) ▲작가가 이 소설을 통해 말하고자 한 것(중학 국어 1-2 232쪽) 등의 문장은 영어 전치사 'through'를 번역한 것이고 ▲문자 언어는 필요에 의해서 오랜 기간을(중학 국어 1-1 213쪽) ▲제일 긴 그 다리가 폭격에 의해 아깝게 끊어진 뒤로는(중학 국어 2-1 143쪽) 등의 문장은 전치사 'by'를 번역한 흔적이 짙다고 분석했다. 역시 △이번 기회에 △소설 속에서 △필요에 따라 △폭격으로 등으로 고쳐야 자연스럽다. 김 교수는 이외에도 영어의 소유 구문을 나타내는 동사 'have'가 그대로 번역된 듯한 '사랑하는 처자를 가진 가장은 부지런할 수밖에 없다'(고등 국어 상 84쪽), 수동태 구문 형식이 그대로 드러난 '아이들에 의해 자연발생적으로 창작된 놀이'(중학 생활국어 2-2 91쪽) 등의 문장도 영어 번역투 문장으로 지적했다. 그는 이를 '사랑하는 처자가 있는 가장은 부지런할 수밖에 없다' '아이들이 자연 발생적으로 창작한 놀이'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그는 또 '소리로 인해 고통받는 내 심정'(중학 국어 2-1 27쪽), '그들로 하여금 친근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은'(중학 국어 1-1 134쪽) 등에서는 한문의 기능어 '인(因)'과 '사(使)'의 자취를 읽어낼 수 있다면서 이를 각각 '소리로 고통받는 내 심정', '그들이 친근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은'으로 수정했다. 이밖에 일본어 번역투로는 '닫혀진 약국'(중학 국어 1-2 36쪽), '잘리어진 나이테'(고등 국어 상 29쪽), '이 글이 잘 짜여졌는지'(고등국어 상 181쪽) 등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닫힌' '잘린' '짜였는지'로 써야 자연스럽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모국어의 자연스러운 문장 규칙을 깨뜨리는 수동적인 번역투 문장을 쓰고 있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우리의 언어생활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국어 교과서는 여러 가지 기준에서 '모범적'인 문장을 구사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맞춤법, 띄어쓰기 오류만 1000여 건 최근 한국어문교열기자협회가 발간한 '중학교 국어교과서 오류실태 분석'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중학교 1학년 1·2학기, 2학년 1·2학기 등 모두 4권의 교과서에 △맞춤법, 표준어규정 오류 81건 △띄어쓰기 오류 526건 △문장부호 및 형식오류 28건 △부적합한 낱말사용 40건 △어법에 어긋난 표현 73건 △논리, 내용이 어색한 표현 34건 등 모두 793건의 잘못이 드러났다. 보고서는 또 아라비아숫자와 단위명사의 띄어쓰기 오류도 수백 건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예를 들면, 중학교 1학년 2학기 교과서 78 80 81쪽의 '평양 감사'는 조선시대 행정구역상 '평안 감사' 또는 '평양 부사'가 맞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194쪽 '몸뚱아리'는 표준어 '몸뚱어리'를 써야 하고, 73쪽 '백발 백중'은 한자성어이므로 '백발백중'으로 붙여써야 하는데 띄어썼다. 이밖에 2학년 2학기 교과서 56쪽에서는 '뾰조록하니'가 '뽀조록하니'로 표기되고, 불교용어 '십대왕(十大王)'의 한자가 96쪽에서 '十代王'으로 오기된 것을 비롯해 '우루루'(우르르의 오기), '아뿔사'(아뿔싸의 오기), '세익스피어'(셰익스피어의 오기), '혼자말'(혼잣말의 오기) 등 한글맞춤법이나 외래어표기법에 틀린 단어도 적지 않게 발견됐다. 국정교과서의 이 같은 부실은 편수담당자 한사람이 한 두 달만에 평균 32권을 검수하는 인력 및 절차상 문제점 때문인 것으로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외국어 교과서의 경우 독일어 담당자가 아랍어까지 감수하고 있으며 화학 담당자가 물리를, 가사·실업 담당자가 생물을 맡는 사례도 있어 원천적으로 내용 감수는 물론 오·탈자 감수도 불가능한 실정이다. 또 국정교과서 편찬비용은 검인정교과서 편찬비용의 17.5% 수준인 평균 3500만원에 불과해, 발간 뒤 오류 수정을 위한 검수 예산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결국 현재의 편수인력 및 예산으로는 방대한 양의 교과서 편찬작업을 제대로 관리하기에 역부족이라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이다. #정서, 가치관 형성에 좋지 않은 표현도 희곡 작가이자 아동 교육 전문가인 정순열 씨가 초등 국어 교과서 내용의 일부가 어린이들의 바른 정서나 가치관 형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 지난해 화제를 모았다. 정씨는 지난해 5월부터 청와대와 광주시교육청 등의 홈페이지에 국어 교과서의 잘못된 부분 30여 곳을 조목조목 지적하는 글을 올렸다. '엄마, 교과서가 잘못됐어요'란 제목의 이 시리즈는 특히 인성 논리 원칙의 차원에서 일리 있는 비판으로 공감을 얻고있다. 1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 84쪽의 경우, 경호라는 어린이가 사촌 형 윤호에게 "형은 장난감이 많으니까 이 비행기 나 줘."라는 부분을 "남의 것을 달라고 억지를 쓰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이 비행기 나 빌려 주면 안 돼"라고 바로잡아야 한다는 대안을 내놓았다. 또 2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 68쪽에 나오는 노루 토끼 두꺼비가 서로나이를 자랑하며 음식을 먼저 먹겠다고 말다툼하는 우화를 두고, "셋이 똑같이 나눠 먹도록 하는 내용으로 바꿔야 옳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밖에 4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 80쪽의 아버지 말을 듣지 않고 반대로만 행동하던 아들이 끝내 목숨을 잃고 만다는 내용을 담은 '반대로만 하는 아들'에 대해서는 "억지 비유 탓에 황당한 내용이 되고, 공포 분위기만 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터넷 동호회(cafe.daum.net/greatthink)까지 개설한 정씨는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는 일생 동안 공부의 바탕이 되기 때문에 작은 잘못도 있어서는 안 된다"며 "학부모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교과서 개정을 요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교총과 인천시교육청은 지난달 30일 체결한 2003 단체협약을 통해 올해부터 현장교육연구논문 등을 온라인으로 열람할 수 있도록 현장교육연구 전자도서관 구축사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또 올 3월과 9월의 교원 정기인사를 일찍 실시하고 해외연수 기회를 확대하는 등 22개항에 대해 교섭·합의했다.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이행협의회를 연 2회 개최하는 데도 합의했다. 인천교총과 시교육청은 또 초등교과 전담교사의 법정 정원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교원들을 위한 단체 보장보험 성격의 보험에 예산을 배정, 일괄 가입하도록 해 각종 사고나 재해 시 지원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유아 수 25명 이상인 연장제 유치원에 업무보조원을 배치해 예산범위 내에서 인건비를 지원하고, 학교의 요청이 있는 경우 사서교사를 배치하기로 했으며 각급 학교에 배분되는 학교교육비 예산의 초·중등간 격차도 줄여나가기로 했다.
초등교원을 양성하는 교육대와 중등교원을 양성하는 사범대를 통합, 종합교원대학을 설립하고 교육전문박사(Ed.D) 학위과정을 도입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교원자격.양성제도 개편안을 마련,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입학정원이 적은 3∼4개 교육대와 사범대를 우선적으로 통합해 종합교원양성대학으로 개편, 초등교원은 부족하고 중등교원은 남아도는 불균형을 해소하고 나머지 대학도 통합 여건이 조성되는대로 연차적으로 통.폐합하기로 했다. 이는 현행 교원자격제도가 유.초.중등 및 특수학교로 구분돼 있고 교사양성기관도 분리돼 있어 학교급간 연계성이 부족하며 지식기반 사회에 적합한 창의적인 인재 육성 등에도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 교육부는 또 ▲교원 자격기준 강화 ▲교육전문박사(Ed.D) 학위과정 설치 ▲교원양성기관 평가인증제 도입 ▲교육대와 사범대간 학점 교류 활성화 및 연계 프로그램 운영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2004년에는 지난해 26개교에 불과했던 월 1회 주5일수업제 우선 시행 학교가 전국 초·중·고의 9.7%인 1024교로 확대된다. 또 저소득층 유아들에 대한 교육비 지원과 중학교 무상의무교육 등 사회보장성 교육혜택이 확대된다. 7차 교육과정의 전면 시행에 따라 2005대학수학능력시험의 출제범위가 심화선택과목 위주로 출제되며, 시도교육감의 자율권 확대 등 지방화 추세가 강화된다는 점도 지난해와는 다른 점이다. 이러한 교육계의 변화를 항목별로 나눠 정리했다. ▲월1회 주5일 수업제 학교 확대=주5일 근무제의 확산 추세에 맞춰, 지난해 전국 26개 교에 불과한 월 1회 주5일 수업제 학교가 전국 초·중·고교의 9.7%인 1024개교로 확대된다. 우선시행학교 교원들은 토요일 정상근무를 원칙으로 하되, 교장 재량으로 재가연수나 집단연수를 실시할 수 있다. 교육부는 2005년부터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로 월 1회 주5일제 수업을 확산하며, 이에 맞춰 교원 복무규정도 개정할 계획이다. ▲유치원 교육비 지원 확대=취학 직전 만 5세아까지만 유치원 교육비를 지원하던 것을, 신규로 저소득층 만 3·4세아에게도 지원한다. 만3, 4세아의 경우 법정 저소득 자녀에게는 입학료와 수업료 전액, 국민기초생활수급자의 차상위 계층 농어촌과 도시 국·공립 유치원생에게는 입학·수업료의 60%, 사립유치원아에게는 6만 원 정도(유치원비 11만원의 60%) 지원된다. 또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절반 이하인 계층 중 농어촌과 도시 국·공립유치원아에게는 입학·수업료의 40%, 도시 사립유치원생에게는 4만 4000원(입학·수업료 40%%)이 지원된다. 이는 보건복지부 산하의 어린이집 취학원생들과 형평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교육부는 국고 예산 77억원을 확보해, 국회 심의중이다. ▲중학교 무상의무교육 전면 실시=시 지역의 경우 중 1·2학년까지만 실시하던 무상의무교육을, 중 3학년까지 전면 확대 실시한다. 이에 따라 중학생까지 입학료와 수업료, 교과서대금을 지원하며, 8342억원이 국가예산에서 지원된다. 읍·면 지역의 중학교 의무교육은 94년도에 이미 완료됐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변경=2005년도부터 국민공통기본교과목이 직접 출제 범위에서 제외되고 고 2, 3학년에서 배우는 임의선택과목 위주로 시험이 출제되고, 직업탐구영역이 추가됐다. 평가영역은 언어, 수리, 외국어(영어), 사회·과학·직업탐구, 제2외국어·한문 5개 영역 전부 또는 일부를 선택해 응시할 수 있다. ▲농어촌교직원 사택 지원= 농어촌 교원의 주거 여건을 향상하기 위해, 농어촌 전지역 사택 신·개축 및 보수비를 지원한다. 사택 1843호를 대상으로 597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특수교육보조원 확대 배치=통합학급, 특수학급, 특수학교에 유급 특수교육보조원 1000명을 국고지원(30%. 70%는 지방비)으로 배치한다. 시도별 배치인원은 서울 135명, 부산 95명, 대구 45명, 인천 49명, 광주 26명, 대전 19명, 울산 13명, 경기 136명, 강원 62명, 충북 40명, 충남 82명, 전북 51명, 전남 84명, 경북 77명, 경남 72명, 제주 14명 등으로, 통합학급수에 비례해 인원을 배정했다. ▲7차 교육과정 전면 시행=초등 1학년부터 고교 2학년까지만 시행되던 7차 교육과정이, 올해부터는 고3까지 전면 확대 시행된다. 또 교육과정 개편이 일시·전면적으로 시행되던 것이, 올해부터는 수시·부분적으로 개정된다. ▲사이버가정학습 지원 체제=사교육비 경감 차원으로 EBS 방송강의 등 자율학습 콘텐츠를 에듀넷을 이용해 무료로 제공한다. ▲경제자유구역내 외국교육기관 설립 운영 방안 마련=제주 국제 자유 도시 및 경제 자유 구역 안에 외국교육기관 설립·운영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 이들 지역에 외국교육기관을 설립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 ▲자율학교 지정권 교육감에 이양=고교 이하 학력인정학교 지정, 자율학교 지정·연장 권한을 교육감에 이양한다. ▲과대 규모 지역교육청 신설 및 기구 확대=인천서부교육청, 경기시흥교육청 등 과대 지역에교육청 두 곳이 신설된다. 또 인구수 50만 명 이상 학생수 7만 명 이상인 울산 강남·강북, 경기 고양·남양주·용인, 경남 창원교육청의 기구가 2과 또는 4과 체제에서 2국 6과 체제로 확대 개편된다. ▲연구대회 표준운영절차 마련=연구대회의 일관된 운영을 위해서 연구대회표준운영절차가 제정돼 시행된다. 이에 따라 단위학교 출품등록제, 연구대회넷트워크에 입상작 공개 필수화, 불공정 행위 관리 체계화, 연구대회 인정절차 구체화 방안 등이 마련된다. ▲이외 달라지는 것들=교육감이 구속되었을 경우 부교육감이 권한 대행할 수 있게 되고, 영세사학의 원활한 해산을 위해 재정이 지원된다. 만 3세아부터 5세까지 유아중 특수교육 대상 장애유아의 무상교육지원을 특수학교뿐만 아니라 일반사립유치원까지 확대 시행한다. 이럴 경우 일인당 월 20만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또 국가공인 민간자격의 학점 인정이 확대된다. 상반기까지 기준 마련을 위한 전문가협의회등을 거쳐 하반기에 학점인정기준을 확정해 시행한다. 내년도 초·중등 교원은 5195명이 증원돼 모두 29만 6357명이 된다.
'목재 교실'이 학생들의 정서 순화와 질병 예방은 물론 학습 효과마저 끌어올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교실 현대화에 밀려 70년대부터 허물어져 간 목조 교실이 이제는 낡은 문화가 아니라 새로운 차원의 교육개혁운동을 위해 부활시켜야 할 新 교육환경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1970, 80년대부터 유럽과 이웃 일본에서는 콘크리트 교실이 아이들의 심신을 병들게 한다는 실증적인 연구를 내놓으며 '교실 목재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일본은 1985년 '콘크리트 교사가 학생의 공격성을 증대시킨다'는 발표 이래, 정부 지원으로 수 백 여개의 학교가 목조 교사를 지었으며 새로 짓는 교사들도 대부분 목조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목재교실에 대한 개념도 생소하고 그 효과에 대한 연구사례조차 없으며 일선 교육청도 비용·관리 문제 때문에 마루바닥을 뜯어내고 장판을 까는 상황이다. 서울시교육청 시설과 담당자는 "바닥이 차가우면 초등학생의 경우 성장발육이 저하되고 여중고생의 경우 생리적인 문제가 발생해 그 동안 마루바닥 설치를 장려했지만 비용이나 청소, 보수 문제 때문에 점차 비닐 시트로 많아지는 추세"라고 말한다. ▲효과=독감 감염률 절반 이하 1985년 이후 일본에서 쏟아져 나온 연구들을 보면 왜 일본이 그토록 목조교실을 고집하는 지 알 수 있다. 1996년 (재)일본주택·목재기술센터가 목조 교사 287개, 콘크리트 교사 435개, 내장목질 교사 170개를 대상으로 최근 3년간 유행성 감기로 인한 학급폐쇄율을 조사한 결과, 목조나 내장목질 교사의 폐쇄율은 콘크리트 교사의 절반에 그쳤다. 온습도를 일정하게 조절하고 원적외선을 다량 방출하는 목재는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질병 감염을 막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靜岡대학 농학부가 흰쥐를 목재·콘크리트·알루미늄 상자에 각각 넣고 사육한 결과, 목재상자에서 자란 쥐는 스트레스를 덜 받아 새끼를 순산하고 행동반경도 넓었던 반면 콘크리트나 알루미늄 상자 속에서 사육된 쥐는 89차례 출산하는 동안 20차례나 새끼를 잡아먹는 등 극심한 정서불안과 공격성을 보였다. 또 갓 태어난 쥐를 23일간 목재·금속·콘크리트 상자 속에서 키운 결과, 목재상자에서는 생존율이 85%에 달한 반면 금속상자는 41%, 콘크리트 상자에서는 겨우 7%에 불과했다. 임업연구원 이동흡 박사는 "콘크리트 교실은 온습도를 조절하지 못하고 소음과 보행감에서 인체에 부담을 줘 스트레스와 폭력을 유발한다는 점은 선진국에서 이미 일반화된 사실"이라고 말한다. 아이치교대 다카하시·구와다 교수팀이 목조교사(65개), 콘크리트 교사(80개)를 선정해 교사·학생의 건강상태를 조사한 결과 '여름철 몸이 피곤하다'는 항목에 목조 교사는 13.6%, 콘크리트 교사는 46.2%가 '그렇다'고 답했고, '겨울철 머리가 아프다'는 데도 목조 교사는 1.5%가 '그렇다'고 응답한 반면 콘크리트 교사는 20%의 응답률을 보였다. 실내온도 10도인 목재바닥 교실과 콘크리트 교실에 학생들을 입실시키고 40분간 독서를 하게 한 후 피부온도를 측정한 또 다른 연구 결과, 목재바닥 학생들은 대부분 15도 이상을 유지한 반면 콘크리트 바닥 학생들은 14도 이하로 피부온도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손발, 다리 온도가 크게 떨어져 방광 수축과 빈뇨로 학습집중력이 떨어지고, 막대기 교환실험에서도 콘크리트 바닥 학생들의 작업실패율이 훨씬 높았다. 서울 양재초 한상근 교사는 "예전 학교에서는 콘크리트 교실의 경우 습한 데다 초가을부터 다리가 시려와 공부에 지장을 줬지만 마루바닥 교실은 전혀 그런 느낌이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교육청 시설과장도 "나무마루가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하기 때문에 여교사가 많은 초등교는 특히 나무마루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올 여름 교실마다 낡은 마루를 뜯어내고 다시 새 나무마루를 설치한 서울 서래초도 학생들의 반응이 좋다. 3학년 김새봄 양은 "바닥이 차갑지 않아서 쉬는 시간 친구들과 둘러 앉아 공기놀이나 공놀이를 할 정도"라고 말했다. ▲향후과제=시범학교부터 만들자 목재교실이 무엇이 좋은지, 왜 필요한지를 학부모와 정책 입안자에게 인식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작년 4월 창립해 '목재교실 운동'을 주창해 온 목재문화포럼(공동대표 최현섭·안원영)이 홍보책자를 만들어 배포하겠다는 것도 이 점 때문이다. 최현섭 공동대표(강원대 교수)는 "목재교실은 교육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교육개혁이다. 이 점을 학부모와 정책결정자들에게 알리는 강좌나 세미나를 개최하고 무엇보다 산림청에 시범학교 운영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범학교를 운영하며 일단 신축 교사나 개축이 필요한 노후교실부터 목재교실로 전환하면 큰 무리는 없다. 한규성 교수(충북대 산림과학부)는 "일단 신축 교사나 개축이 필요한 노후교실부터 여건에 따라 기둥과 보를 비롯해 내외벽, 천장, 바닥 모두를 나무로 하는 목조교사를 짓거나 이중 일부분을 나무로 하는 목질내장 교실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 경우 국내산 목재로도 충분하고 현재 100여 개인 목조건축업체로도 건축과 보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본처럼 정부가 건축비용의 일부를 지원한다면 목재교실 확산은 물론 국내 임업과 목조건축도 활성화될 수 있다. 현재 1개 교실 건축비는 7500만원선. 목조는 이보다 약 20% 정도 비싼 9000만원으로 부담이 큰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일본은 현재 목재교실 신축시 경비의 50%를 문부과학성이 지원하고 국산 목재 사용시 임야청이 30%의 경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동흡 박사는 "문부과학성과 임야청의 지원으로 일본은 신규 학교건물의 대부분을 목재교실로 짓고 있다"며 "우리도 산림청이 보조금을 지원하고 지역산 목재를 사용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규성 교수도 "산림청이 임업인만을 지원하는 것은 피드백이 없어 생산성이 낮다. 오히려 학교에 보조금을 줘 목조공사를 활발히 진행하면 임업인은 물론 유통업자, 건축업자 모두 활성화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화재를 이유로 목조는 2층까지만 짓게 하는 건축법도 문제다. 외국에서는 이미 목재가 콘크리트보다 불에 더 강하다는 게 입증돼 층수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이경호 한국목조건축협회장은 "목재 단면이 크고 방염, 내화 처리된 목재는 1시간 동안 1000도의 불에 노출시켜도 표면만 탄화되고 더 이상 타지 않아 붕괴 위험이 오히려 철골콘크리트보다 적다"며 "층수를 제한하는 관계 법령도 올해는 개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수천 산림청 목재이용과장은 "관리나 비용 문제가 있다해도 그 효과나 궁극적으로 환경을 생각한다면 늦은 감이 있다"며 "우선 기획예산처와 교육부, 지자체 등과 협의해 시범학교를 운영하는 것부터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출에서 돌아오던 주 여사는 엘리베이터에서 아이의 친구인 태식을 만났다. "정수는 안 오니?" "벌서고 있어요." "아니 왜?" "저도 잘 몰라요. 애들한테 들었어요." 녀석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지만 주 여사는 기분이 언짢았다. 하필이면 아랫집 902호 여자가 함께 타고 있어서 기분이 더 엉망이 되어 버렸다. 여자는 그러면 그렇지 하는 표정이었다. 이사온 지 두 달도 안 된 여자가 소음을 문제삼아 관리실에 신고하는 바람에 벌써 몇 번이나 주의전화를 받았는지 모른다. 아이들이 뛰는 소리 때문에 일을 할 수 없다는 거였다.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없었으나 여자 집에는 아이가 없는 눈치였다. 자식 키우는 사람이면 응당 웬만한 불편쯤은 참고 넘어가련만 도무지 이해라고는 할 줄 모르는 여자 같았다. 정수가 친구들을 데려와 난리를 친 적이 몇 번 있긴 했지만 한창 자라는 아이들을 묶어두고 기를 수는 없잖은 가. 주 여사는 이해심 부족한 여자가 한 아파트에 사는 것이 마뜩찮았다. 집으로 들어온 주 여사는 외출복도 갈아입지 않은 채 무너지듯 소파에 주저앉았다. 이번에는 또 무슨 일을 저질렀단 말인가. 제 누이들을 키울 때는 교문이 어디에 붙었는지 몰라도 아무 탈이 없었는데 녀석은 온갖 뒷바라지를 다하건만 보람도 없이 날이 갈수록 엄마의 체면을 구겨놓고 있었다. 이 녀석 오기만 해 봐라. 그러나 기다리는 아이는 오지 않고 시각은 어느새 다섯 시를 넘고 있었다. 조금 있으면 미술선생이 올 시간이었다. 지난 겨울방학 때부터 우리나라 일류 미대에 다닌다는 대학생한테 일주일에 한 번 그림 지도를 받게 하고 있었다. 4학년이 되면 사생화를 시작하기 때문에 특별히 지도를 받지 않으면 따라가기 힘들다고 해서 시작한 그림 과외는 돈도 돈이지만 한 번 빠지면 그만큼 진도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특히 신경이 쓰였다. 영어학원 시간은 이미 놓쳤지만 미술 수업은 받아야 하는데 시계바늘만 쳐다보고 있자니 속이 탔다. 정수는 주 여사가 딸 셋을 낳고 십 년만인 나이 마흔에 얻은 늦둥이다. 몸이 달라진 줄도 모르고 지내다가 어느 날 이상한 느낌이 들어 병원에 갔더니 임신이라고 했다. 나이도 나이지만 이미 딸이 셋이나 있고 새삼스레 아이 키울 일을 생각하니 낳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웬만한 갈등거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주 여사는 태어나려고 생긴 생명, 그냥 낳기로 했다. 혹시 아들일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어려운 쪽으로 선택하는 용기를 갖게 했는지도 모른다. 태어난 아이는 아들이었다. 간절히 원해서 낳은 아들이었다 해도 그렇게 기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들 낳은 여자가 자기밖에 없는 듯싶었고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다. 사람들이 왜 기를 쓰고 아들을 낳으려고 하는지 비로소 알 것 같았다. 정수는 어릴 때부터 귀한 아들에 복덩이라는 별명이 하나 더 얹어져 사랑을 독차지했다. 아이가 태어나자 때맞추어 사업이 잘 풀리기 시작한 때문이었다. 고향에 묻어둔 땅이 도시계획에 편입되면서 돈이 되었고 이것으로 몇 군데 새로 사 둔 땅이 또 몇 해가 지나면서 큰돈으로 불어나 벼락부자라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정수가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주 여사는 사느라고 바빠서 딸들에게는 제대로 하지 못한 엄마 노릇을 정수한테만은 남부러울 것 없이 해 보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어머니회 회원으로 활동도 하고 담임선생 대접도 남 못지 않게 하면서 엄마로서 할 수 있는 뒷바라지는 다 하리라 다짐했다. 모든 일은 주 여사 뜻대로 되어갔다. 그 중 하나가 입학식이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열린 어머니회 총회에서 학급을 대표하는 임원이 된 일이었다. 어머니회 총회가 있을 거라는 안내장을 받고 부터 작정은 하고 있었지만 제 발로 나서서 하겠다는 말을 차마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같은 아파트에 사는 태식 엄마가 속내를 뻔히 들여다본 것처럼 추천해 주었던 것이다. 학급 대표가 된 주 여사는 학년 임원을 겸하게 되었다. 게다가 한 학년에 하나뿐인 운영위원으로 뽑히고 나니 이번에는 이왕 나선 김에 운영위원장을 맡아주면 고맙겠다는 청이 들어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주는 자리를 주저하지 않고 받아들이던 주 여사도 이것만은 한사코 사양했다. 대신 부위원장이 되어 뒤에서 돕겠다고 했다. 재력이나 열성으로야 위원장이 되고도 남을 일이었지만 젊은 사람들을 제쳐놓고 나이든 사람이 나서서 자리에 욕심부린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는 않았다. 이렇게 한 발 물러남으로써 주위로부터 겸사의 미덕을 갖춘 사려 깊은 사람이라는 치사까지 듣게 되자 주 여사는 새삼스럽게 늦둥이 아들이 고마웠다. 그 애가 아니었으면 어찌 그런 감투나마 써볼 수 있었겠는가. 주 여사는 신바람이 나서 학교를 드나들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그르지 않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말도 품위 있게 하고 의상에도 특별히 신경을 썼다. 주 여사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곱게 차려입고 학교에 오던 미애 엄마를 얼마나 부러워했던가. 이제 주 여사는 바로 그 미애 엄마가 되어 있었다. 앞장서서 학교에 기부도 했다.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쓰라는 말이 있듯이 비록 부동산으로 번 돈이지만 나라를 짊어지고 나갈 2세 교육을 위해 쓴다면 보람찬 일이 아니겠느냐고 뿌듯하고 자랑스런 마음마저 갖게 되었다. 자식이 귀하면 자식을 가르치는 선생도 좋아 보이는 법이다. 명분이 없어서 대접을 못하면 만들어서라도 담임은 물론 같은 학년 선생들까지 챙겼다. 환경미화와 교실청소는 말할 것도 없고 현장학습 도우미나 운동회 날 음식바자회 같은 궂은 일에도 발벗고 나서서 협조하는 모범을 보였다. 2월에 태어나 다른 아이들보다 한 살이 어린 정수가 학교생활을 무난히 잘해 나가는 것도 선생님의 훌륭한 지도 덕분이라며 공을 담임선생에게 돌렸다. 주 여사는 협조 잘하고 겸손하기까지 한 일등 엄마라는 칭찬에 조금도 손색이 없도록 행동했다. 정수가 4학년이 되었다. 이제 주 여사도 좀 쉬고 싶었다. 3년이나 정신 없이 쫓아다니다 보니 체력에 한계가 느껴졌다. 얼굴 주름이야 수술로 펼 수 있다지만 나이는 속일 수가 없었다. 그리고 간혹 학부모들 사이에 지나치게 극성스럽다는 입방아가 돈다는 이야기가 귀에 들리곤 했다. 그거야 저희들 못나서 시샘하는 소리라고 코방귀를 뀌어버리면 그만이지만 근력이 달리는 데는 어쩔 수가 없었다. 주 여사는 가정사정을 핑계로 맡은 자리를 내어놓고 집에서 조용히 아이 뒷바라지만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학교에서 놓아주지 않았다. 후임자가 나서지 않아 하는 수 없이 붙든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았지만 주 여사는 내심 싫지 않았다. 그래서 한 해만 더 맡겠다는 단서를 달고 못이기는 척 주저앉았다. 미술 선생이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온 정수는 태연했다. 오후네 걱정했던 일이 무색할 만큼 아이는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 주 여사는 궁금했지만 우선 수업부터 받게 했다. 더군다나 미술 선생 앞에서는 언성을 높이고 싶지 않았다. 미술 선생이 돌아가고 난 뒤 주 여사는 정수를 다그쳤다. "왜 늦었어?" "……" "말 안해?" "선생님께 벌섰어요." "오늘은 또 무슨 짓을 한 거야?" "여자 애들을 놀렸어요." "어떻게 놀렸는지 자세히 말해 봐." "못난이 돼지라고……." "너, 지난번에도 그래서 선생님께 혼났다고 했잖아. 그런데 또? 벌써 몇 번째야!" "……" 녀석이 고개를 푹 꺾었다. 주 여사는 마음을 다잡았다. "안 되겠다. 꿇어앉아. 내가 선생님이라도 너 용서 못해. " 녀석은 무릎을 꿇으며 울상을 지었다. 그러나 어리광을 받아 줄 때가 아니었다. "팔도 들고 있어." 주 여사는 눈을 맞추지 않으려고 녀석을 벽 쪽으로 돌아앉게 했다. 등을 보이고 벌을 서고 있는 아이를 바라보고 있으니 지나간 몇 년이 어떻게 흘러갔나 싶게 순간이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4학년이 아닌가. 주 여사는 학년이 바뀔 때마다 기대 속에서 맞이하던 새 학년 첫날이 새삼스럽게 떠올랐다. 해마다 아이가 새 학년을 맞는 날은 주 여사도 덩달아 긴장했다. 반 배정이야 학년말에 받는 통지표를 통해 알게 되지만, 담임선생은 개학을 해야 알 수 있기 때문에 주 여사는 마치 자신이 학생이라도 된 것처럼 설레기까지 했다. 그래서 아이가 올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학교로 달려가 담임선생한테 인사를 하고 아이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다음날은 꽃바구니를 선물하여 만나게 되어 반갑다는 뜻을 전했다. 주 여사는 그 일을 한 해도 거르지 않았다. 담임선생이 아이를 빨리 기억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올해는 젊은 초임교사가 담임이었다. 나이가 큰딸 정도밖에 되어 보이지 않았다. 너무 어리니 오히려 대하기가 어려워 다른 해와는 달리 운영위원회 일로 종종 학교에 가도 담임선생을 찾아보지 않는 날이 많았다. 담임선생을 대접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요즘 젊은 선생들은 촌지는 말할 것도 없고 상품권 같은 것도 받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주 여사도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취향도 모르면서 물건을 선물하는 일은 또 쉬운가. 이런저런 이유로 담임선생 찾아보는 일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사이 두 달이 훌쩍 지나버렸다. 일등 엄마로 소문난 주 여사로서는 마음 편할 리 없었다. 더 이상 미룰 수가 없게 된 주 여사는 스승의 날을 며칠 앞두고 학교로 갔다. 4학년 담임들이 나누어 먹을 과일은 오전에 이미 배달시켜놓았고, 상품권은 선물로 준비한 머플러와 함께 상자 속에 넣어 주고받을 때 민망하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혹시 출장을 가거나 바쁘지는 않은지 전화로 미리 알아보고 시간 약속도 했다. 갑자기 교실로 찾아가 담임선생이 계획하고 있는 일에 지장을 주는 무례한 학부모가 되지 않으려면 당연히 기울여야 하는 주의였건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하지 않던 일을 굳이 하려니 은근히 부아가 났다. 그러나 주 여사는 최선을 다해 담임선생에 대한 예의를 갖추려고 노력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정수 엄마예요." "네, 어서 오세요." 주 여사는 교실을 한 바퀴 둘러 본 다음 담임선생이 권하는 자리에 앉았다. "선생님, 정수가 말썽을 많이 부려서 힘드시죠?" 이런 말은 보통, 학부모가 담임선생을 대면하면 으레 하는 말이다. 실제로 자기 아이가 그렇다고 생각해서라기보다 아이를 맡겨놓은 부모로서 하는 인사치레인 셈이다. 그런데 담임선생은 망설이지도 않고, "네, 좀 그런 편이에요." 하고 대답했다. 주 여사는 잠시 어안이 벙벙해졌다. 이 예상치 못한 대답은 마음에 두고 하는 말임에 틀림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이로 보나 학교를 출입한 경력으로 보나 앞에 앉은 초임교사보다는 주 여사가 한 수 위일 거였다. 주 여사는 곧 마음을 추슬렀다. "특히 어떤 점을 고쳐야 할지 말씀해 주시면 주의시키겠어요." 주 여사는 아이 교육에 관심이 많고 교양 있는 학부모가 주로 하는 말을 골라 하면서 가슴을 폈다. "그럼 솔직히 말해도 되나요?" 이 말을 할 때도 담임선생은 동의를 구하는 눈빛이 아니었다. 마치 이런 날이 오기를 기다렸다는 듯 하고 싶은 말을 해야겠다는 태세였다. 주 여사는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다시 움츠러들었다. 정수에 대한 담임선생의 평가는 가혹했다. 말하자면 장난이 심한 개구쟁이 정도가 아니라 지도하기 어려운 골치 아픈 아이라는 것이었다. 친구를 괴롭히는 일에서부터 담임의 반 운영에 간섭하고 나서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수업 태도가 나빠서 하루에도 몇 번씩 주의를 받는다고 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고 자기밖에 모르며 지나치게 솔직하여 말을 참지 못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나마 긍정적인 표현이 있다면 행동이 과격하거나 천성이 나쁘지는 않다는 정도였다. 담임선생의 말을 듣는 동안 주 여사는 낯이 뜨거웠다. 솔직히 믿을 수가 없었다. 담임선생 말이 사실이라면 그런 못된 버릇이 하루아침에 생긴 것도 아닐 텐데 전 담임들은 왜 한번도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단 말인가. 만약 담임이 다르기 때문에 아이에 대한 평가가 차이 난다면 그것은 담임선생의 주관적인 판단 때문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반드시 정수에게만 문제가 있다고 볼 수도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사람의 감정이란 미련한 데가 있어서 한 번 밉게 보면 바꾸기가 쉽지 않은데 어쩌다가 그렇게 담임선생 눈밖에 나 버렸는지 엄마로서 무척 속이 상했다. "선생님, 정수는 제가 단단히 야단치겠습니다. 정말 죄송해요. 그리고 약소합니다만 스승의 날도 오고 해서 작은 선물을 하나 준비했어요." 주 여사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마련해간 선물꾸러미를 담임선생 앞으로 내밀었다. "이게 뭡니까?" 담임선생은 눈이 똥그래져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머플러예요. 선생님 취향에 맞을지 모르겠어요." "그럼 지금 풀어봐도 되겠군요." "쑥스러우니까 제가 가고 난 뒤에 보세요. 혹시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꾸셔도 되고요." 안에 들어있는 상품권이 켕겨 이렇게 말했으나 담임선생은 기어이 그 자리에서 포장을 뜯었다. 상품권을 넣은 봉투가 책상 위로 떨어졌다. "이건 뭐죠?" 알고 묻는지 정말 몰라서 묻는지 알 수가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가지고 간 선물을 그냥 놓아두고 당장 교실에서 나와 버리고 싶었다. 얼굴이 화끈거려 그 자리에 서 있기가 거북했다. "혹시 머플러가 마음에 안 들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선생님 원하시는 물건을 하나 구입하시라고 조금 넣었어요." "성의는 고맙지만 받을 수 없습니다." 담임선생은 상품권을 되밀었다. 조금 전 정수 이야기를 할 때보다 더 단호한 태도였다. 혹시나 하고 있었지만 막상 당하고 보니 몹시 당혹스러웠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주 여사는 발걸음이 어디에 놓이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아이가 고쳐야 할 점을 지적해 준 것도 고맙다기보다는 불쾌했다. 이제 겨우 발령 받은 햇병아리 선생이 알면 얼마나 안다고 그렇게 당돌하게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아무리 두 사람이 담임과 학부모 관계라지만 몇 살 되지도 않은 어린것이 선물을 가지고 간 사람 면전에서 상대방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자기 소신만 고집하다니, 이것도 사람을 무시하는 태도로 보여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 날 이후 주 여사는 담임선생이 불편했다. 그러나 아이를 맡겨놓았으니 그런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낼 수도 없었다. 겉으로 좋은 척하려니 성질에 맞지 않아 어떤 때는 울뚝 밸이 뒤틀렸다. 그런데 이런 어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정수는 하루같이 담임선생한테 꾸중을 듣는다고 했다. 주 여사는 이제 학교에 가기가 싫었다. 할 수만 있다면 운영위원도 그만두고 싶었다. 지난 3월에 그만두지 못한 것이 그렇게 후회될 수가 없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 여사 얼굴을 들 수 없게 했던 일은 급식 차 사건이었다. 그 날도 주 여사는 아침에 집을 나서는 정수에게 당부를 잊지 않았다. "정수야, 제발 말썽 피우지 말고 선생님 말씀 잘 들어야 한다. 약속하지?" 주 여사의 기도와도 같은 당부도 소용없이 그 날 정수가 저지른 일은 하마터면 다른 아이까지 크게 다칠 뻔한 대형사고였다. 그때 일만 생각하면 주 여사는 등골에서 식은땀이 났다. 집으로 돌아올 시각이 훨씬 지났는데도 정수가 오지 않았다. 기다리다 못해 태식이 집에 전화를 했다. "태식 엄마, 정수가 아직 안 와서 전화했어요. 무슨 일인지 혹시 태식이 알고 있나 해서……." "어머, 정수 아직 안 왔어요? 태식이 말로는 오늘 학교에서 급식 차를 망가뜨렸다고 하던데." "급식 차를 망가뜨리다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나도 잘 모르겠어요. 태식이가 없어서 물어볼 수도 없고. 누가 다쳤다고도 한 것 같은데……." "정수가 다쳐요?" 주 여사가 놀라 목소리를 높이는 순간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정수였다. "얘, 너 괜찮니?" 느닷없는 질문에 정수가 놀란 눈으로 주 여사를 쳐다보았다. 아이가 다치지 않았음을 확인하자 주 여사는 울화가 치밀었다. "어찌된 일인지 말해 봐. 왜 이렇게 늦은 거야, 응?" "반성문 썼어요." 녀석은 가방에서 반성문을 꺼내어 내밀었다. 반성문에는 사고 경위가 자세히 적혀 있었다. 글은 몇 번이나 고쳐 쓴 흔적이 있었고 한 장으로 부족하여 뒷면에까지 이어져 있었다. 담임 확인 도장이 찍혀 있었으니 거짓은 아닐 거였다. '우리 교실에서 덤웨이터가 있는 곳까지는 교실 다섯 개를 지나야 한다. 긴 복도에서 급식 차를 밀고 갈 때는 자동차를 운전하는 기분이 들어 나도 모르게 달리게 된다. 평소에 선생님이 뛰면 안 된다고 주의를 많이 주었지만 말을 듣지 않았다. 어떤 때는 급식 차에 매달리거나 한 쪽 발만 올려놓고 타고 가기도 했다. 이럴 때는 아슬아슬한 스릴까지 느낄 수 있어서 아이들이 서로 급식 차를 밀고 가려고 다투는 일도 있었다. 오늘은 당번인 현종이가 혼자 운반하는 것을 보고 도와주려고 했다. 급식 차를 밀다 보니 또 달리고 싶었다. 교실 몇 개를 지나면서 급식 차는 속력을 내어 빨리 달리기 시작했고 갑자기 멈추려고 하니 잘 되지 않았다. 그 바람에 덤웨이터 앞에 있던 다른 반 급식 차에 부딪쳤는데 그것이 그만 계단으로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지나가던 아이가 다쳤다. 떨어지는 식판에 긁혀 다리에 피가 났다. 정말 미안했다. 현종이 혼자 밀고 가게 했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도와준다고 한 것이 잘못이다. 현종이한테도 미안하다. 현종이는 잘못이 없다.' 다친 아이는 다행스럽게도 찰과상 정도인 것 같았다. 아이가 크게 다치지 않고 그 정도에 그친 것이 천운이었다. 식판에 긁혔기 망정이지 만약 차에 바로 부딪히기라도 했다면 어떻게 되었겠는가. 담임선생은 반성문에다 정수에게 '급식 차 운반하기'를 벌로 내려놓고 있었다. 밥을 먹기 전에 가져왔다가 밥을 먹고 나면 갖다놓는 일이라고 했다. 주 여사는 담임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 급식 차를 운반하다가 사고를 낸 녀석한테 다시 그 일을 시키는 것은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 꼴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렇다고 자기가 나서서 그런 벌은 안 된다고 말할 수도 없는 일, 이제는 하루도 불안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았다. 정수는 이제 자식이 아니라 시한폭탄이었다. 이런 애물단지는 다시없을 것이다. 그러나 시한폭탄이라도 안고 있어야 하고 애물단지라도 버릴 수 없는 것이 자식인 것을 어찌하겠는가. 정수의 급식 차 운전은 삼 주일만에 끝이 났다고 했다. 하지만 주 여사의 자존심은 더 이상 지키고 말고 할 것도 없이 추락하고 말았다. 벌을 서고 있는 정수가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조금 후에는 머리를 벽에다 기댔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모로 쓰러져 잠이 들지 않을까 싶었다. 하라는 반성은 하지 않고 벌을 서면서 졸다니, 주 여사는 기가 막혔다. 학교에서도 저 꼴이라면 담임 눈에 오죽할까. 주 여사는 혀를 차면서 녀석 쪽으로 다가갔다. 딩 당 댕 도옹 방송을 예고하는 차임벨 소리가 거실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주 여사는 정수를 부르려다 말고 귀를 기울였다. "주민 여러분께 알리겠습니다. 지난번에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내일은 우리 아파트 물탱크 청소가 있는 날입니다. 아침 아홉 시부터 저녁 여섯 시까지 단수될 예정이오니 각 가정에서는 이에 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주민생활에 불편을 주는 여러 가지 민원이 계속 신고되고 있습니다. 잘 들으시고 꼭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방송에서 말하는 민원은 세 가지였다. 하나는 애완견 배설물 처리 문제였다. 아파트 마당에 배설물을 그대로 두고 치우지 않는 세대가 있다고 했다. 다른 하나는 수목보호를 위해 반드시 전면주차 규칙을 지켜달라는 거였다. 마지막은 소음문제였다. 늦은 시각 피아노를 치거나 못질하기, 바닥을 두드리는 소리 따위였다. 방송을 듣자 주 여사는 아랫집 여자가 생각났다. 지난주 토요일 자신이 집을 비운 사이 정수가 친구들을 데리고 와서 놀았다고 했는데 그게 또 문제가 된 건 아닌가 싶었다. 여자가 이사오기 전에는 몇 년 동안이나 아무 탈 없이 잘 지냈다. 그런데 이제는 소음이야기만 나오면 혹시나 하고 신경이 쓰이니 하루 이틀도 아니고 골치가 아팠다. 좌우지간 이웃을 잘 만나야 한다는 말이 하나도 그르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정수와 올해 담임선생과는 좋은 인연이 아닌 모양이었다. 담임선생과 학생이 맞지 않으면 일년 내내 서로 힘들게 지내게 된다는 말이 그르지 않은 듯 3학년 때까지 별탈 없이 학교생활을 잘하던 정수가 4학년이 되고 부터 갑자기 문제 많은 아이가 되어 버린 것이 그 증거였다. 이제는 아파트 아이들이 주 여사를 만나면 정수가 학교에서 꾸중들은 일을 일러바치는 게 인사처럼 되어 버렸다. 품안의 자식도 아닌데 일일이 따라다니며 간섭할 수도 없고, 공부야 어찌되었든 이런 말만 듣지 않아도 고맙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부터 귀엽다고 제 뜻을 다 받아주며 키운 결과인가 싶어 자책감이 들면 이런 걸 자업자득이라 하지 않겠느냐며 체념도 했다. 그러다가 생각이 담임한테 이르면 서운했다. 아무리 잘못을 저지른다 해도 아이는 아이일 뿐인 것을, 조금만 너그럽게 보아주면 될 텐데 왜 정수한테만 유독 엄격하게 대하는 것일까. 경험이 없고 너무 젊기 때문은 아닌가. 자식을 키워본 지긋한 담임이었다면 정수가 지금처럼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담임 복(福) 없는 정수가 불쌍했다. 그러나 이런 마음 한쪽에는 담임에 대한 미안함도 없지 않았다. 매일 혼나는 아이도 아이지만 담임은 담임대로 또 얼마나 힘들겠는가. 그러나 이런 생각도 그때였을 뿐 다음날 밤 주 여사는 그만 눈이 뒤집히고 말았다. 잠자리를 살피러 정수 방에 들어갔던 주 여사가 시퍼렇게 멍든 아이 엉덩이를 보았던 것이다. 놀란 주 여사가 엎드려 자고 있는 아이를 흔들어 깨우며 목소리를 높였다. "얘, 너 엉덩이가 왜 이래?" "아이 엄마는, 졸린단 말이야." "엉덩이가 왜 이러냐니깐?" "어제 선생님께 벌섰다고 했잖아요." 아이는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잠이 들었으나 거실로 나온 주 여사는 안절부절못했다. 그 동안 정수가 야단을 맞고 벌을 섰다고 해도 녀석이 워낙 별나니까 그럴 수밖에 없었을 거라고 이해하며 담임 원망하는 마음을 갖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이럴 수가 있는가. 여태껏 불면 날아갈까 놓으면 깨어질까 애지중지 키운 어린것한테 매를 대다니, 그것도 얼마나 심하게 다루었기에 피멍이 다 든단 말인가. 여린 살갗을 뚫고 금방이라도 피가 배어 나올 것만 같았다. 주 여사는 연우네 집에 전화를 했다. 연우 엄마는 아이들이 1학년 때 같은 반을 한 후 친하게 지내는 학부모 중 한 사람이었다. "정수 어머니, 그냥 있어서는 안 돼요. 그런 선생이 바로 폭력교사 아닙니까. 아무리 교육부에서 정한 체벌규정이라는 것이 있다지만 아이 몸에 상처가 나도록 허용한 것은 아닐 거예요." 참교육연댄가 뭔가에 가입해 있다는 연우 엄마의 말은 위로는커녕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되고 말았다. 정말 그냥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 동안 학교에 드나들며 한 일들이 후회스러웠다. 해마다 빠지지 않고 낸 기부금이며 학교 일로 보낸 그 많은 시간들이 도대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밤새 속을 끓이며 잠까지 설친 주 여사는 이튿날 아침이 되어도 분한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정수는 아무렇지 않은 듯 학교에 갔지만 주 여사는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았고 아직도 붉은 맷자국이 남아 있는 푸르뎅뎅한 아이 엉덩이만 눈앞에 어른거렸다. 어린것이 얼마나 아팠으며 마음의 상처는 또 어땠겠는가. 주 여사는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연우 엄마 말대로 교육청 홈페이지에라도 올려야 하는 건 아닐까. 하지만 그 동안 학교를 위한답시고 활동해온 체면도 있고 또 정수 일은 담임선생과의 문제지 학교 전체를 걸고 들 문제는 아니니 그렇게 막나가서는 안 될 것 같았다. 그렇다고 그냥 속을 끓이고 있을 수도 없었다. 생각다 못한 주 여사는 교장실로 전화를 하여 찾아뵙겠다고 했다. 그 동안 학교운영위원을 하면서 친분이 두터워진 터라 답답한 마음을 하소연하면 교장선생이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것 같았다. 주 여사의 말을 듣고 난 교장선생이 입을 열었다. "정수 어머니, 이유야 어찌 되었건 먼저 책임자로서 사과 드립니다. 학교를 믿고 맡긴 귀한 아드님이 매를 맞고 왔으니 얼마나 속이 상했습니까. 하지만 많은 아이를 다루다 보면 매를 들어야 하는 때가 없잖아 생깁니다. 물론 체벌이 좋은 건 아니지만 그것도 아이에 대한 애정과 잘해보려는 의욕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니 이해하세요. 그리고 그 동안 정수 어머니께서 학교를 위해 애를 많이 쓰셨는데 정말 유감입니다." 교장선생은 주 여사의 평소 생각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역시 존경할 만했다. 점잖은 어투와 분위기를 압도하는 위엄, 그리고 경륜 깊은 교장답게 담임선생의 입장을 대변하면서도 자신의 심정을 헤아려주고 그 동안의 수고까지 챙겨주니 주 여사는 어느새 마음이 풀렸다. 그런데 여기까지만 하고 끝났으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말을 마친 교장선생이 교감선생한테 인터폰을 하더니 담임선생을 교장실로 부르는 게 아닌가. 잠시 후 담임선생이 왔다. 교장실로 들어오던 담임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주 여사는 비로소 자신의 행동이 경솔했음을 깨달았다. 발령 받은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어린 담임선생이 영문도 모른 채 교장실로 불려온 것만으로도 부담스런 일이었을 텐데 게다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짐작케 하는 장본인이 와 있었으니 얼마나 당황했겠는가. 태연한 척 하고 있었지만 갑자기 맞닥뜨린 사태를 감당하지 못해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주 여사 자신도 미처 예상하지 못한 이 일을 어찌해야 좋을지 알 수가 없어 막막하기만 했다. "한 선생님, 정수 어머니예요. 운영위원회 부위원장님이신 거 알고 있지요?" "네, 알고 있습니다, 교장선생님." 담임선생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주 여사는 교장선생의 다음 말이 어떻게 이어질지 알 수 없어서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눈길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 만약 자신이 교장실에 왜 왔는지를 그 자리에서 말한다면 담임선생 얼굴을 어떻게 쳐다볼 수 있겠는가. 두 사람 사이에서 여유 있는 사람은 오직 교장선생뿐인 것 같았다. 등받이에 등을 깊이 기댄 채 팔걸이에 올려놓았던 두 팔을 가볍게 들었다 다시 내려놓으며 교장선생이 말했다. "학교 일로 의논할 게 있어서 오시게 했는데 모처럼 혼자 계시는 자리라 인사나 하라고 불렀어요. 아이들 가르치기 힘들지 않아요? 어려운 일이 있으면 정수 어머니한테 부탁하세요. 학교 일에 협조를 아끼지 않는 분이니까." 이번에는 담임 칭찬이 이어졌다. 발령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초임답지 않게 다방면에 재주가 많으며 아이들 지도에도 열성적인 훌륭한 선생님이라고 했다. 주 여사는 가슴을 쓸어 내렸다. 노련한 교장은 확실히 달랐다. 집으로 돌아가는 주 여사의 발걸음이 그 어느 때보다 가벼웠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일은 그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주 여사가 하루아침에 고자질 쟁이가 되고 말았던 것이다. "정수 어머니, 태식 엄마예요. 다른 엄마들 사이에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어요. 아세요?" "무슨 소문요?" "정수 어머니가 교장실에 찾아갔다면서요?" 주 여사는 순간 뜨끔했으나 시치미를 떼고 말했다. "교장실에야 어디 한두 번 갔나요?" "아니, 학교 일로 갔다면 소문이 이상할 것도 없죠. 정수 매맞은 일을 교장선생님께 고해바쳤다고 하니까 그렇지. 정말이세요?" "누가 그런 말을……?" "전화로 이럴 게 아니라 내가 그리 갈게요." 마침 늦은 점심을 먹고 있던 주 여사는 그만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학교를 다녀온 지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소문이 돌아 주 여사 귀에까지 들어왔다는 사실도 놀라운 일이었지만 도대체 누가 그것을 퍼뜨렸단 말인가. 소식통이라는 별명에 어울리게 수화기를 내려놓자마자 태식 엄마가 득달같이 달려왔다. "굳이 그 자리에 담임을 불러서 새삼스럽게 인사를 하게 한 것부터 이상하네요. 부러 그래야 할 이유가 꼭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두 사람 있는 자리에서 번갈아 가며 칭찬을 한 것이 바로 교장선생님의 술책이 아니었나 싶어요. 그리고 정수 어머니 앞에서는 그렇게 했지만 정말 담임한테 아무 말 하지 않고 그냥 넘어갔겠어요? 더군다나 우리 교장선생님은 아이들한테 손대는 것을 가장 싫어하신다고 하던데……. 교감선생님을 시켜서라도 무슨 말이 있었겠지요." 주 여사는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저 교장선생에 대한 고마움에 겨워 다른 저의가 있을 것이라는 의심조차 해보지 않은 자신의 단순함이 비웃음 당한 듯하여 모멸감을 느꼈다. 노련하다못해 교활하기까지 한 교장이 아닌가. 주 여사는 갑자기 사람이 무서워졌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담임선생이 모든 사실을 알아버렸을 테니 앞으로 어떻게 되겠는가 하는 걱정거리였다. "정수 어머니, 아무래도 실수한 것 같아요. 정수 일을 교장선생님한테 일러바쳤다는 사실을 담임이 알았다면 기분 나쁠 건 뻔한 일, 사람들이 웬만하면 참고 그냥 넘어가는 이유가 다 그 때문이에요. 담임이 기분 나빠서 좋을 거 없잖아요. 학년 끝날 때도 다 돼 가는데 조금만 참을 걸 그랬어요." 태식 엄마의 말은 주 여사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정수 어머니, 솔직히 말해 보세요. 혹시 교장선생님을 믿고 담임을 우습게 본 거 아니에요? 하긴 아이들도 요새는 갓 발령 받은 젊은 담임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니 그렇게 보일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르지. 특히 정수 큰누나 또래밖에 안되니 원……." 주 여사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태식 엄마가 이번에는 눈치가 좀 없는 것 같았다. 자기가 하는 말이 주 여사에게 조금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르는지 아니면 일부러 그러는지 그녀는 말을 그치지 않았다. "그리고 엄마가 학교에 자주 가는 것도 아이한테는 좋지 않대요. 엄마들이 자식 기를 죽이지 않겠다는 욕심에서 학교 행사에 빠지지 않고 얼굴을 내미는데 이것도 아이들 모르게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기는 살릴지 모르지만 선생님을 어려워하지 않게 된대요." "태식 엄마, 미안해. 지금 머리가 너무 아파 좀 누워야겠어." 태식 엄마 말이 맞는지도 몰랐다. 의도적으로 담임을 무시하려 한 건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되어버렸으니까. 주 여사는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기로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생각할수록 억울한 면이 없지 않았다. 아이의 엉덩이에 피멍이 든 것을 보고 잠깐 분별력을 잃고 교장을 찾아가긴 했지만 그것이 담임을 난처하게 만들 줄은 정말 몰랐다. 제 자식 귀한 줄만 알고 물불을 가리지 못하는 사람으로 한번 인심이 나 버리자 그 동안 학교에 쌓아놓은 신뢰가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고 만 것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주 여사는 학교와 학부모는 결코 입장이 같을 수 없는 상대적인 관계이며 학교만큼 정상이 참작되지 않는 비정한 사회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제 자식 별난 줄은 모르고 고자질이나 하는 철없는 늙은이라는 소리를 듣다니 그보다 심한 말은 다시없을 것이다. 주 여사는 비로소 쉰을 바라보는 나이가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제대로 잠들지 못하고 밤새 뒤척인 탓인지 아침에 일어나자 주 여사는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 신경을 많이 쓰면 찾아오는 편두통이었다. 한 번 시작하면 적어도 이틀은 계속되는 이 고질병은 진통제를 먹으면 약효가 있는 동안만 가라앉았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 머리가 쑤시고 아파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하루종일 편두통에 시달리던 주 여사가 견디다 못해 오후에 병원에 다녀오려고 학원 가는 정수와 함께 집을 나섰다. 엘리베이터가 9층에서 멈추자 아랫집 여자가 탔다. 주 여사는 일부러 모른 척했다. "얘, 네가 정수니? 아주 씩씩하게 생겼네." 여자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안녕하세요? 그런데 아줌마가 제 이름을 어떻게 아세요?" 주 여사는 애써 외면하느라 고개를 돌렸다. "다 아는 수가 있지……. 너네 선생님이 가르쳐주었거든." 주 여사는 깜짝 놀라 여자를 바라보았다. 이번에는 여자가 주 여사의 눈길을 외면한 채 아이와 말을 주고받았다. "우리 선생님도 아세요?" "그럼. 자알 알지. 아줌마 동생이니까." "……" "너 이제 집에서 뛰면 안 된다. 그러면 내가 너네 선생님한테 일러줄 거야." 엘리베이터가 1층에서 멈추어 섰다. "안녕히 다녀오세요." "응, 너도." 주 여사는 아이의 팔을 거칠게 잡아끌었다. 아파트 마당을 나오며 정수가 말했다. "엄마, 우리 선생님이 아래층 아줌마 동생이래." "이 녀석아, 나도 다 들었다. 그러니 제발 이 엄마 체면 좀 그만 구기란 말이다." 주 여사는 녀석의 머리를 쥐어박고 싶은 걸 억지로 참았다. 이번에는 편두통이 한 사흘은 갈 것 같았다.
최근, 5명중 1명의 독일 학생이 비만이라는 조사가 발표됐다. 적은 운동량, 음식이 어린 학생들이 비만이 되는 주된 원인이라고 밝혀지자 학생들이 운동량이 적은 이유 중의 하나로 학교 체육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즉, 지금까지 체육 수업은 학교 교육에서 변두리로 밀려나면서 학생들에게 충분히 운동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교과과정에 따르면 1주일에 3시간의 체육수업이 진행돼야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들로 인해 체육수업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운동장이 없는 독일 학교에서 체육수업으로 사용되는 강당은 그 지역의 축제준비 등으로 자주 사용되고, 체육수업 시간이 수학 또는 독일어와 같은 더욱 중요한 학과목들로 대체되는 상황들이 빚어지고 있다. 수학수업의 경우 1시간만이라도 결손이 생기면 학부모들이 학교 당국에 격렬하게 항의를 하지만, 체육수업의 경우는 1달간 결손이 생기더라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이 현실적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각 대학의 체육학과 교수들과 일부 학교의 교장 등을 중심으로 체육수업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데 헤센(Hessen)주에 있는 프리드리히 에버트 초등학교(Friedrich-Ebert)가 중요한 사례가 소개되고 있다. 이 학교 클라우스 베트케(Klaus Bethke)교장은 지난 10년 동안 매일 1시간의 체육수업을 진행해 상당히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이 초등학교는 주위에 있는 다른 초등학교에 비해 상급학교의 진학률이 15%이상 높은데 클라우스 베트케 교장은 그 이유로 체육수업을 꼽고 있다. 또 체육 수업이 매일 진행되면서 교내 폭력이 상당히 감소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클라우스 베트케 교장은 "성장기에 있는 어린 학생들에게 충분한 운동량이 주어진다면 그 학생들은 이해력과 집중력이 훨씬 더 높아지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주지의 사실"이라며 "이런 결과는 결코 놀랄만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이러한 사례에 기반으로 대학의 심리학과와 체육학과 교수들은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충분히 운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된다고 주장하면서 독일 사회 내에 이와 관련한 논쟁을 준비중에 있다. 충분한 운동량이 학업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사실과 관련해 오스나브뤼크(Osnabruek) 대학 심리학과 레나테 짐머(Renate Zimmer) 교수는 "운동이 지능지수를 높인다고 말할 수 는 없지만, 사람들의 살아가면서 인정하는 것"이라며 전문가들과의 논쟁을 원하고 있다. 이들 교수들은 더욱이 자신들의 주장을 단지 학교에서의 체육수업에만 한정시키지 않고 다른 학과목에까지 넓히는 새로운 수업 방식의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즉 학생들이 단지 책상에 앉아서 수업을 듣는 것이 아니라 교실에서 계속해서 움직이면서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을 도입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들 교수들은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독일 사회내의 일반적인 의식에도 문제점을 지적하고는 있지만 그보다는 정신과 육체를 통일된 것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식능력의 향상만을 최고로 여기는 독일 교육 체제 자체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체육수업에 있어서도 학생들에게 능력만을 강조하고 학생들 스스로 운동을 통해 몸으로 어떤 느낌을 갖게끔 하지 못하는 체육수업의 문제점도 지적하고 있다. 이런 여러 지적들에 대해 긍정적인 면이 인정되지만 전반적으로, 이런 혁명적인 새로운 수업방식이 모든 학교에 적용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많은 사람들은 평가하고 있다. 또한 매일 정규적으로 체육수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큰 강당이 필요한데 그것을 준비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일부 교육학자들의 경우 운동보다는 수업시간에 음악이 더 좋은 효과를 가져온다며 운동의 경우에도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에어로빅, 인라인 스케이트 또는 스케이트보드와 같이 자발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마다 1천회 가량 경시대회가 열리고 이를 위해 투입되는 사교육비가 연간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됐다. 따라서 학력경시대회의 질 저하와 상업적 변질을 막기 위해 경시대회 주최 기관과 프로그램을 평가, 인증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주최로 18일 오후 서울 흥국생명 본사에서 열린 '학력경시대회 인증에 관한 공청회'에서 이영호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선임연구원은 '학력경시대회 실태와 인증의 필요성'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주제발표 자료에 따르면 학력경시대회를 위해 투입되는 사교육비는 학원수강료,특별지도학습비, 참고도서구입비, 대회참가비 등 연간 초등학생 2천763억원, 중학생 2천308억원, 고등학생 1천868억원 등 6천939억원으로 추산된다는 것. 또 경연대회를 위해 들이는 사교육비는 초등학생 1천220억원과 중학생 1천207억원, 고등학생 1천144억원을 합쳐 3천57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에만 대학이나 각 기관.단체가 주최한 경시대회가 하루 3.1회꼴로 총 1천131회 열렸고 2003학년도 대학입시의 경우 경시대회 입상자를 대상으로 한 특별전형이 1만5천952명으로 4년제 대학 신입생 모집정원의 3.11%, 경시대회 참가자의 8.59%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이를 위해 1조510억원을 지출하고 있는 셈. 이는 또한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달 조사, 발표한 전체 사교육비 13조6천억원의 10%에 육박하는 액수이다. 이 연구원은 "모든 교육이 대학입시와 연결되는 현실에서 재능을 찾고 잠재력을 키우기 보다는 대학진학에 유리한 조건에만 몰두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있고 이를 부추기는 일부 경시대회 주최 기관의 상업주의적 접근이 경시대회 과잉.과열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력경시대회의 질을 높이고 본래 목적을 회복하는 동시에 난립을 막고 상업주의적 대회를 배제하며 사부담 교육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인증제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증대상은 경연대회를 제외하고 수능시험에서 학력평가를 하거나 국제올림피아드가 실시되거나 장기간 선행학습을 통해 대회를 준비할 수 있는 국어(논술.문학 포함), 외국어(한자 포함), 수학, 과학(물리.화학.생물.환경), 정보 등을 꼽았다. 강종훈 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은 '학력경시대회 인증체제' 주제발표에서 인증을 위한 평가는 기관(설립목적, 운영의 건전성, 경시대회 성격 및 주최실적)과 프로그램(평가도구의 타당성과 객관성, 신뢰성)을 동시에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1일 국회 교육위원회는 97년 발의돼 표류해 오던 유아교육법을 통과시켰다. 18일 법사위원회 심의와 본회의 처리를 남겨 두고 있는 가운데 이 법안 제정에 앞장서 온 정혜손 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회장(서울 길동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원감·교총 유아교육특별위원회 부회장)을 만났다. ―유아교육법이 6년만에 국회 교육위를 통과했다. 이를 주도해 온 입장에서 감회는. "정말 기쁩니다. 드디어 우리나라에서 유아교육이 제 자리를 찾을 수 있고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1997년 정희경의원이 발의할 때부터 현장에서 열심히 힘을 모아 주셨던 우리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회원 모두에게 감사 드립니다. 유치원이 지금까지 독립된 법을 갖지 못해 교육예산편성 등에서 상대적 불이익과 기초교육으로서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었던 '서러움'을 이젠 떨쳐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유아교육법도 중요하지만 그 안의 내용이 올바른 유아교육법을 주장해왔습니다. 우리가 원하던 '유아학교'나 여러 가지 사항들이 우리가 원하던 것처럼 되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사설학원을 지원한다'는 부끄러운 조항은 없앨 수 있었습니다. 공교육과 사교육도 구분하지 못하는 일부 교육위원들이 있다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그러나, 끝난 것은 아닙니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고 본 회의에서 결정될 때까지 다시 한목소리를 내야합니다." ―그 동안 최대 걸림돌이 무엇이었으며, 이번 법안에서 어떻게 정리됐나. "최대 걸림돌은 유아교육법안에 사설학원 등을 지칭하는 기타 유아교육기관이 만 5세아 무상교육에 포함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것은 있을 수도 없고 정말 부끄러운 일입니다. 어떻게 학교기관인 유치원을 위한 유아교육법에 사설학원 등을 지원하는 내용이 들어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까. 학원은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 교습에 관한 법률'이 있습니다. 우리가 제정하고자 하는 것은 학원법이 아니라 유아교육법입니다. 이익집단의 극심한 이기심에 국회교육위원 몇 명이 교육위원임을 망각하고 사교육에 멍들어 가는 우리 어린 유아들에게도 부끄러운 행동을 보인 것은 매우 유감입니다.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는 온 힘을 모아 심의 중인 유아교육법안 중 문제의 요지였던 유아교육법안 제 25조(무상교육·보호) 제 ②항의 '제 1항의 규정에 따른 무상교육 실시에 필요한 비용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부담하되, 사립유치원, 기타 교육인적자원부령이 정하는 유아교육기관에 취원하고 있는 유아의 보호자에게 지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의 '기타 교육인적자원부령이 정하는 유아교육기관에 취원'하고 있는 문안을 삭제했습니다." ―앞으로의 과제는. "18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유아교육법이 상정 심의되고 본회의에서 통과되는 어려운 과정이 남아 있습니다. 이번 유아교육법안은 꼭 통과되리라 믿습니다."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가 정부와 정치권에 요구하는 사항은. "첫째, 유아교육을 기초교육으로 인식하고 행·재정지원과 학교는 유치원, 초·중등이라는 기본 마인드를 갖기 바랍니다. 둘째, 인적자원계발이라는 측면에서 유아교육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면 15∼20년 후에 우리 나라가 발전할 것입니다. 셋째, 최소한 지역교육청별로 단설유치원을 설립하여 우리나라 유아들과 학부모에게 질 높은 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해 주시기 바랍니다. 넷째, 공립유치원을 많이 신·증설해야 우리 나라 유아교육이 발전 할 수 있습니다. 집단 이기주의에 빠져 비교육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 때문에 이 땅에 교육의 기초가 흔들려서는 안됩니다. 다섯째, 중복 관리되는 유아교육체제를 교육인적자원부로 일원화 시켜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도·감독하고 지원 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주시기 바랍니다. 여섯째, 국공립유치원 원장·원감에게 겸직 수당 지급, 유치원에도 보직교사제도 실시, 표준수업시수 법제화와 종일반 환경개선비, 급식비, 차량지원비 지원, 만 3, 4세아 무상교육비 지원 등 재정 확충을 위해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 동안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15대 국회 때 유아교육법이 자동 폐기되자 타 단체에서 우리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가 반대해서 제정되지 않았다며 거짓으로 선전하고 음해 할 때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유아교육연대모임에서 모든 유아교육자들이 다 한 마음 되었다가 사립유치원과 전교조가 중도하차 하고 사립유치원에서 학원까지 포함된 유아교육법이라도 통과시켜 달라고 할 때는 정말 부끄럽고 제일 힘들었던 시기였습니다. 유아교육법은 우리 법입니다. 우리가 지키고 우리가 가꿔나갈 법입니다. 이제 그 동안 서운했던 것은 다 잊어버리고 유아교육계가 한 마음 되어 더욱 우리 나라 유아교육을 위해 헌신합시다."
지난 12월 11일 교육부 교원수업시수법제화추진팀(위원장 남승희)은 교원단체들과 학부모 단체 대표들간의 약 두 달간의 격론과 우여곡절 끝에 초·중·고 교원의 주당 기준 수업시수를 20-18-16 시간으로 설정하는 대타협을 이루어 냈다. 그리하여 교원들의 오랜 숙원이던 주당 기준수업시수 법제화 추진의 기초를 마련했다. 기준 수업시수가 법제화 되면 초·중등학교에는 많은 교원이 확보돼 학생들은 그 동안 준비 안된 수업, 시행착오 수업에서 벗어나 보다 전문적이고 질 높은 수업을 받게 될 것이다. 특히 수년 내에 주 5일제 수업이 시행되면 초등학교의 경우 주지교과(국,사,수,과)는 학급 담임교사가 수업하고 예체능, 영어 교과는 교과전담교사가 수업하는 시스템을 갖게 될 전망이다. 현재 주당 25∼32시간의 과중한 수업시수에 시달려온 초등교사들은 한결 여유 있게 수업 연구와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또한 중·고 교사들은 그 동안 10시간 수업한 교사나 22시간 수업한 교사나 똑 같은 봉급과 대우를 받던 관행에서 '기준수업시수' 라는 공정한 잣대에 의한 보상 근거가 마련돼 불만의 원인을 제거하고 형평을 찾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교원 4단체의 합의는 매우 의미가 크다. 지금까지 굵직한 교육정책들에 관해 교원단체들간에 합의를 이루어낸 역사가 거의 없었고, 또한 교원단체와 학부모 단체간에도 쉽사리 의견일치를 보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11일 초·중·고 교원의 기준수업시수를 20·18·16 시간으로 대타협하기 이전에 교원 4단체(한국교총, 전교조, 한교조, 교장협의회)는 격론 끝에 18·18·16으로 잠정 합의한 바 있다. 교원 4단체가 18·18·16으로 초·중학교의 시수가 같도록 한 이유는 초등의 1시간 수업시간이 40분이지만 OECD교육지표에서 '초등학교에서 교원이 학생들과 함께 보내는 짧은 휴식 시간은 수업시간에 포함된다'는 국제적 기준을 수용하고, 급식지도 시간, 다교과 지도에 의한 매시간 교과와 차시가 달라서 수업 연구와 준비 시간이 크게 필요함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 전체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위원회가 여러 경로를 통해 다수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교직 4단체의 잠정 합의안은 대도시의 실태를 반영한 것으로 지역 실태와 다르다는 지적과 함께 20·18·16시간의 제안이 강력하게 제기됐다. 첫째, 교과 전담으로 수업하지 않는 초등 1, 2학년 담임의 경우 어떤 형태로든 24시간을 담당해야 한다는 학부모들을 설득하기 어려우므로 18·18·16은 수용하기 어렵다. 둘째, 교사들의 주당 수업시수 불균형 차이를 해소하는 것이 법제화의 취지이므로 현실적인 수업시수를 정하는 것이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 셋째, 18·18·16으로 정할 때 초등의 수업시수는 현격하게 낮아지지만 중등의 경우 상대적으로 가시적인 개선이 미약해 학교급 간의 위계나 난이도의 문제보다 교사 개개인이 느끼는 불만·만족도의 차이와 정서가 갈등의 소지가 될 수 있다. 넷째 학교급·학교 단계가 학제상 엄연히 존재하고 교과·지식의 구조나 발달단계 상의 특성 차이도 존재하므로 20·18·16이 적절한 안이라는 현장의 목소리도 상당수 있다. 다섯째 예산 당국인 행자부와 예산처의 동의를 얻으려면 차선책이라도 현실적으로 적용하는 데 무리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원 4단체는 토론과 심사숙고 끝에 '초등교원의 수업시수가 중학교와 달라야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현장의 정서를 고려하나 법제화를 실현시켜야 하는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 3가지의 단서 조항을 달아서 차선의 안인 20·18·16의 시수를 수용키로 했다. 단서 조항으로 초등학교에 행정 인력 및 보조 인력을 더 지원하고, 교과전담교사제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며, 주 5일제 수업이 시행되면 기준수업시수는 재논의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간 수업시수법제화추진팀은 여러 참여 단체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돼 매주 목요일 오후 2시에 만나 격론 끝에 밤 12시가 넘어야 회의를 마쳤으며, 그것도 부족해 격주 토요일은 오후 3시에 만나서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집중 토론을 가졌다. 이 같은 피곤하고 힘든 회의를 13차례나 갖고 최종 합의에 이르게 되었다. 이제 교육부는 이 안을 수용해 강력한 의지를 갖고 법제화를 추진하기 바란다.
*1년만에 가닥 잡은 NEIS 교육정보화위원회는 제7차 전체회의를 통해 NEIS에서 교무·학사, 보건, 입학·진학 등을 일반 교육행정부문과 분리 운영키로 했다. 이로써 교단 갈등으로까지 번지며 1년여를 끌어온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운영방식의 대략적인 틀이 잡혔다. 교육부는 NEIS 폐기를 요구하는 전교조의 주장에 밀려 5월말 NEIS 유보를 선언했다. 이미 대다수의 학교가 CS를 폐기하고 NEIS를 시행중인 상황에서 내려진 유보 결정은 현장의 혼란을 극대화시켰고 전국 시·도교육감과 교장들은 NEIS 시행 유보를 거부하고 나섰다. 특히 그동안 밤을 새워 입력작업을 해온 정보담당 교사들은 학교장에게 보직 사퇴서를 제출하고 NEIS 시행을 위한 서명운동을 계획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NEIS 관련 법원판결도 이어졌다. 정보집적 자체에 대한 소송제기는 모두 각하됐으나 일부 학생들이 제기한 정보집적 거부 요구는 받아들여졌다. *수능 복수정답 파문 2004 수능시험이 복수정답 논란에 휘말리면서 결국 언어영역 17번 문제의 3번과 5번을 모두 정답으로 처리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더구나 온라인 입시학원에서 논술강의를 하는 모 대학 초빙교수가 언어영역 출제위원에 포함됐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지문 사전유출 등으로 논란이 확산됐다. 윤덕홍 교육부총리는 출제위원 사전노출과 선정과정 등 수능 논란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계속되는 재수생 강세 역시 개선해야 할 점으로 지적됐다. 한편, 이종승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수능시험 총괄기관장으로서의 책임을 지고 지난 1일 사의를 밝혔다. *서 교장 자살과 안티 전교조 기간제 교사의 차 시중을 발단으로 전교조와 갈등을 빚던 충남 보성초 서승목 교장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서 교장이 남긴 메모가 발견되면서 서 교장 죽음의 배경에 전교조의 개입이 드러나자 교육계 안팎에서는 전교조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전교조 홈페이지에는 전교조가 초심으로 돌아갈 것을 촉구하는 글이 급증했고 보성초 학부모들은 "전교조 교사에게 아이를 맡길 수 없다"며 전교조 소속의 두 교사가 전보될 때까지 자녀들의 등교를 거부하기도 했다. 특히 이 사건은 '안티 전교조' 바람을 불고 와 안티 전교조를 표방한 교육공동체시민연합(상임대표 이상주 전 교육부총리)이 출범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농어촌 위협하는 법원 판결 지난 10월, 지역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91년부터 해당지역 사범대 출신에게 부여하고 있는 지역 가산점제가 위법이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인천교육청은 즉각 항소했고 교육부는 대법원 판결이 날 때까지 가산점을 유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또한 사대 출신에게 주어지는 가산점 자체의 위헌 여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도 임박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보다 앞선 8월에는 대법원이 현직 교원도 신분을 유지한 채 타지역의 교원임용고사에 응시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 판결들은 가뜩이나 교사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농어촌 교단을 더욱 황폐하게 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잇단 교육개방 압력 세계무역기구(WTO) 양허안(자국의 시장 개방계획안) 제출을 놓고 교육계 안팎의 찬반 양론이 분분했다. 경제계 등에서는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활용해야 한다"며 완전개방을 요구했고 교육계에서는 "무방비인 공교육을 붕괴시킬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결국 대학 및 성인교육부문만 포함해서 1차 양허안을 제출했으나 교육부가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교육기관 설립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특별법을 제정할 계획이어서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특별법에 따르면 내국인이 입학할 수 있는 외국학교법인의 초·중·고교 설립이 가능하며 이들은 초·중등교육법이나 사립학교법의 적용도 받지 않는다. 이는 사실상 초·중등교육까지 대폭 개방하는 것을 의미하고 있어 앞으로도 교육계의 반발은 거셀 전망이다. *유아교육법 국회 교육위 통과 6년간 폐기와 발의를 거듭해온 유아교육법안이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로 넘겨졌다. 이번에 통과된 유아교육법은 초등학교 취학직전 1년의 유아 교육·보호를 무상으로 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밖에 사립유치원의 설립 및 운영에 소요경비와 종일제 유치원의 소요경비의 일부를 정부와 지자체가 보조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국립 사범대학 졸업자중 교원미임용자 임용에 관한 특별법(이하 미발추법)'도 교육위를 통과했다. 그러나 미발추법은 당초 취지와는 달리 서울과 부산교대를 제외한 11개 교대 편입학에 의한 임용시험 응시가 주내용이어서 미발추 회원들은 물론 교대 관계자들도 특별법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10개월만에 물러난 윤 부총리 참여정부 출범 후 일주일 동안이나 교육부총리가 임명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물망에 오르던 인사들이 시민단체의 반발로 번번이 후보에서 탈락했고 혼선 끝에 윤덕홍 당시 대구대 총장이 교육부총리에 올랐다. 노무현 대통령은 수차례 '대통령과 임기를 함께 하는 교육부총리'를 강조하며 잦은 교체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그러나 지난 17일 윤 부총리는 취임 10개월도 넘기지 못한 채 NEIS, 수능 논란 등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한편, 참여정부의 향후 교육정책을 이끌 대통령자문기구 교육혁신위원회(위원장 전성은)도 7월 31일 공식 출범했다. 혁신위는 △학교교육 △고등교육·인적자원 △직업교육 △교육분권·자치 등 4개 전문위원회로 구성됐다. *학교안 학원유치 파문 통계청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도시 근로자의 사교육비 지출이 작년에 비해 38%이상 급증했으며 사교육비 지출이 공교육비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사교육비경감대책위원회를 열고 '방과후 교내 과외'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그러나 교육관련 단체들은 이러한 '학교안 학원유치'는 사교육 시장을 교내로 확대하는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밖에도 정부는 신도시 개발을 위해 '판교 학원단지 조성'을 계획했다가 공교육을 살려야할 정부가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일자 결국 이를 백지화했다. 일부에서는 사교육 완화를 위해 고교평준화 폐지, 특수목적고 확대 등을 요구하고 나섰으나 교육부는 '평준화 유지 보완'만을 반복하고 있는 상태다. *교원 지방직화 오락가락 대통령 직속 지방이양추진위원회는 초·중·고 교원 및 교육전문직 임용관련 사무를 교육감에게 이양하는 교원 지방직화 안건을 심의 보류하고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3심 기구인 지방이양추진위가 2차 실무위원회까지 통과한 안건을 심의 보류하게 된 데에는 교총과 교원노조, 교육부, 법제처 등의 반대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교육특구 안에 설립되는 시·군·구립 초·중·고교의 교원신분을 '지방공무원'으로 규정함으로써 지방직화 논란이 재연될 조짐이다. 교총은 "사실상 백지화된 교원의 지방직화를 다시 추진하려는 의도"라며 정부가 지방직화를 철회할 때까지 저지활동을 계속하기로 했다. *예체능교과 내신제외 논란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예체능교과를 내신성적에서 제외시키는 내용이 대통령직 인수위에 보고될 것이란 보도 이후 예체능 교사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교육부는 결국 이 내용을 인수위 보고자료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했지만 평가체제개선 공청회가 이어지면서 교사들의 반발은 계속됐다. 교육과정평가원 예·체능교과 평가체제개선 연구팀은 최근 발표한 '예·체능 평가체제 개선안'을 통해 실기평가 비율을 60∼70%에서 50%로 하향 조정하는 대신 이론평가 비중을 10%에서 30%로 높이도록 했다. 예체능 교사들은 "예체능과목은 전인교육이라는 교육의 보편적 목적을 달성하는 최소한의 보루"라며 평가방식 개선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교과서는 없어선 안될 학습자료다. 혹자는 부수 자료라지만 교단에서는 둘도 없는 필수 자료다. 그래서인지 귀한 만큼이나 관심이 높은가 보다. 다루면서 흡족치 않은 부분이 눈에 띈다. 초등학교 3학년을 담임하면서 고쳤으면 하는 점이 있다. 1·2학기 국어과(읽기, 쓰기, 말하기·듣기) 교과서의 맨 뒤에 '학습 용어 해설'이라는 읽을거리가 있는데, 이의 자리는 교과서 초입이 아닌가 싶다. '차례' 다음에 실어 교과서를 다루기 전에 충분히 지도해야 할 내용이기 때문이다. 국어뿐만이 아니다. 2학기 과학과 '실험 관찰' 교과서에서도 마찬가지다. 뒷장의 '실험실 안전 기호와 주의 사항'은 교과서 앞에 싣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학기초에 확실한 지도가 이루어질 때, 아니 학생들이 숙지함으로써 제반 안전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나마도 1학기 교과서에는 실리지 않아 더욱 안타깝기까지 하다. 그러기에 실험 안전수칙은 각 학년, 매 학기 '실험 관찰' 교과서에 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년부터 2008년까지 95억원을 투자해 방송고사이버귝시스템 구축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방송통신중학교 설립을 통해 '국민 사이버 평생학습학제'를 추진이 제안됐다. 또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통해 유, 초, 중, 고 모든 단계에서 사이버학교를 설치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국교육개발원은 16일 유엔이 정한 문해교육 10년 사업 발족을 기념해 '교육소외계층을 위한 평생교육과 정보화의 만남'을 주제로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서 한나라당 황우여 의원은 "초등학교 졸업 이하의 학력을 가진 사람의 평생학습 참여율이 4.5%인 반면 대학교 졸업자의 참여율은 39.6%"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아동기에 교육이 집중된 전륜구동형 학교교육정책에서 교육기회와 자원이 생애에 걸쳐 골고루 분배된 4륜구동형 평생학습정책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의원은 "평생학습정책의 희망을 평생교육과 정보화의 만남에서 찾는다"고 전제하고 ▲방송통신중학교 설립을 통한 사이버 평생교육학제 완성 ▲성인기초교육 강화하는 방향으로 평생교육정책 전환 ▲교육부 예산 1%를 평생학습정책 예산으로 확충 및 평생교육기금 조성 등을 제시했다. 이희수 중앙대 교수는 "실수요자인 학교인정학교 학생, 검정고시 응시자, 주부학교, 야학 학습자 등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87.7%가 방송중학교 설치·운영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전문가 417명 대상 조사에서도 88.3%가 방송중학교가 필요한 것으로 응답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에 따라 한시적으로 가칭 '문해교육특별지원법'을 제정해 한국판 문해교육 연대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방송통신중학교 설립을 통해 초·중방송통신학교→방송통신고→방송통신대·원격대학으로 가는 제2의 학제인 '국민 사이버 평생학습학제' 완결을 주장했다. 심웅기 KEDI 방송통신고 운영실장은 "평생교육과 정보화의 결혼이야말로 교육소외계층에 대한 사회적 포용과 통합을 증진할 수 있는 획기적인 대책"이라며 라디오 수업체제 중심의 현행 방송통신고 체제를 사이버 기반 교육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천세영 충남대교수도 "학교를 IT산업 발전의 원동력을 삼았다면 이제 그 빚을 사이버평생학교에 갚아야 할 때"라며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해 유, 초, 중, 고 모든 단계에서 사이버 초, 중, 고를 설치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들어주고 사이버학교든 기존 학교든 교육의 선택권화 자유를 허용하자"고 제안했다.
경인교대 경기캠퍼스가 오는 2005년 3월 개교를 목표로 23일 착공식을 갖는다. 경기도와 대학측은 대학 캠퍼스가 들어설 안양시 석수동 석산부지 21만 9560㎡(6만 6000여 평)에 오는 2005년 2월까지 6층 규모의 강의동 2개동, 음악관을 완공하고 그해 8월까지 대학본부, 인문사회관, 도서관, 체육관, 학생회관 등을 차례로 건립할 계획이다. 도는 이를 위해 토지매입비, 시설비 등 모두 899억원을 투입하고 경인교대는 전산장비, 실험실습장비, 도서구입 등으로 127억원을 투자한다. 경기도내 초등교사 수급을 위해 설립되는 경인교대 경기캠퍼스는 2005년 3월 500명∼700명의 신입생을 모집할 예정이다. 경인교대 기획처 담당자는 "그 동안은 인천교대에 경기반을 개설했었지만 2005년부터는 경기캠퍼스에서 양성하게 됐다"며 "2005년 입학하는 학생들은 우선 강의동에 임시로 마련된 도서실, 학생회실을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 사범대학 졸업자 중 교원 미임용자 임용 등에 관한 특별법'(이하 미발추 특별법)이 11일 국회 교육위를 통과했다. 그러나 '중등교사로 전원 채용'을 골자로 했던 미발추특별법 원안이 교육위 심의과정에서 '교대 편입 및 임용고사 후 농어촌 초등교사 임용'으로 훼손돼 미발추와 교대 모두 '입법 중단'을 요구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교육부를 제외한 이해당사자들이 모두 법안 폐기를 주장하며 집단 행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본회의 통과까지 진통이 예상되는 데다 설사 통과된다 해도 교대생들의 반발과 미발추 회원들의 거부로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미발추 입장=미발추(회장 문영미)는 16일 '미발추특별법 통과에 대한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내고 법안의 즉각적인 폐기를 요구했다. 미발추는 성명에서 "이미 국립사대를 졸업하고 교사가 되기 위한 절차를 모두 마친 우리에게 또 한번 교사가 될 절차를 밟으라는 것은 미발령 교사들의 굴욕을 다시 강요하는 기만적인 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중등교원 임용을 준비하는 이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특별정원 확보와 다양한 임용 방법 적용이 대원칙인데도 교육부와 교육위는 농어촌 초등교사 부족문제의 심각성과 미발령 교사들의 처지를 악용해 교대 편입을 중심으로 하는 법안으로 변질시킴으로써 미발령 교사와 교대를 새로운 갈등관계로 몰아 넣었을 뿐"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미발령 교사의 권리를 압살하는 졸속적인 법을 즉각 폐기하고 원래의 '미발추특별법안'을 제정하지 않을 경우 천여명의 미발추 교사들은 끝까지 단결된 힘으로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영미 회장은 "다만 임용이 전제된다면 교대 편입이나 부전공 연수도 받어들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교대 입장=교대 학생회와 교대 교수협도 "대규모 중초임용은 절대 용인할 없다"며 입법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교대 등 5개 교대와 교원대 학생회는 15일 성명을 내고 "미발추도 반대하는 특별법을, 더군다나 교대 편입 형식을 빌려 중초임용을 강행하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입법 중단을 요구했다. 교대 교수협은 16일 서울교대에서 임시총회를 갖고 '미발추특별법안 폐기'를 촉구했다. 이어 17일에는 국회 교육위, 법사위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항의방문을 가졌다. 진정서에서 교수협은 "미임용자들은 중등교원으로 특채를 원하는 데 법안은 중등 임용 방법을 원천 배제한 채 초등 임용 방법만 규정하고 있으므로 목적이 정당하지 않으며 교대 특별전형을 규정하면서 대학의 자율성을 전혀 보장하지 않으므로 수단의 적합성 요건 또한 갖추지 않아 위헌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등 공개시험에 합격한 자는 우선 임용한다는 조항이 있는데 처음부터 임용을 전제로 한 전형에 합격한 자에게 '우선 임용'이 무슨 혜택이냐"며 "결국 이 법안의 핵심은 미발추 회원들을 편입의 방법을 빌어서 백퍼센트 중초임용하자는 것으로 같은 사대에서도 전혀 받지 않는 졸업자들을 왜 교대에서 모두 받도록 하는지 개탄스럽다"고 주장했다. 허종렬 교수협 회장은 "법안 통과와 관련해 교육위원장은 교육부측으로부터 교대측이 양해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하지만 교대에서는 어떠한 양보도 한 적이 없다"고 못박았다. 이어 "당초 교육부는 사범대에서 미발추 인원의 70% 이상 대부분을 받을 거니까 교대도 성의를 보여달라고 양해를 구해왔을 뿐"이라며 "교육부의 이중플레이에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교수협은 "법리상으로나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지닌 미발추특별법안은 즉시 폐기돼야 한다"며 "더 이상 이 사태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조만간 집단적인 의사표현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발추특별법 대상자는 1990년 10월 7일 이전 국립사대를 졸업하고 시도교육청 교원 임용 후보자 명부에 등재돼 있었으나 1990년 10월 8일 국립사대 졸업자 우선 임용이 위헌 결정을 받으면서 실제로 임용되지 못한 자로 현재 임용 희망 인원은 2089명에 달한다.
미발추(회장 문영미)가 11일 국회 교육위를 통과한 '미발추특별법'의 폐기를 주장하고 나섰다. 16일 '미발추특별법 통과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 미발추는 "이번에 통과된 법은 미발추특별법 제정의 취지와 목적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며 "법안은 즉시 폐기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발추는 교육부와 국회 교육위가 '국립사범대학졸업자중 교원미임용자 채용에 관한 특별법'안을 '국립사범대학졸업자중 교원미임용자 임용등에 관한 특별법'으로 변경하고, '미임용자에 대한 특별채용에 대한 규정'이 아닌 '초·중등학교 교원으로 임용될 수 있는 특별한 절차 및 방법에 대한 규정'으로 법제정의 목적을 변질시켜 통과시킴으로써 법의 제정 취지를 훼손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미발추는 성명에서 "이미 국립사대를 졸업하고 교사가 되기 위한 절차를 모두 마친 우리에게 또 한번 교사가 될 절차를 밟으라는 것은 미발령 교사들의 굴욕을 다시 강요하는 기만적인 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중등교원 임용을 준비하는 이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특별정원 확보와 다양한 임용 방법 적용이 대원칙인데도 교육부와 교육위는 농어촌 초등교사 부족문제의 심각성과 미발령 교사들의 처지를 악용해 교대 편입을 중심으로 하는 법안으로 변질시킴으로써 미발령 교사와 교대를 새로운 갈등관계로 몰고 있다"고 반발했다. 미발추는 "미발령 교사의 권리를 압살하는 졸속적인 법을 즉각 폐기하고 원래의 '미발추특별법안'을 제정해야 한다"며 "이 같은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천여명의 미발추 교사들은 끝까지 단결된 힘으로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2003년 계미년을 보내면서 올 한해 교육정책과 교사로서 교육현장에서 느낀 점, 새해 정부에 바라는 점 등에 대한 교사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우선 참여정부 1년의 교육정책 추진 전반에 대한 평가에 관한 질문에서 교사들의 의견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교사들은 참여정부 출범으로 새로운 기대를 걸었으나 결과적으로는 교육정책의 추진과 개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이로 인한 교육계 갈등과 혼란을 불러 온 한해였다고 평가했다. "1년이 지난 참여 정부의 공과는 실망스럽다. 의욕만 넘쳐 많은 정책을 내놓기만 했을 뿐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용두사미 격이 되고 말았다. 우선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시행을 두고 갈팡질팡해 교육계 혼란을 가중시켰고 교원의 지방직화, 교원의 승진제도 개선, 수석교사제, 사교육비 경감과 공교육 활성화 등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시행하려고 했으나 한 가지도 마무리하지 못하고 해를 넘기게 됐다."(충남교육연수원 교육연구사 박은종) "지금까지의 나열식, 미사여구 일변도의 교육정책 공약(空約)에서, 젊음과 새로움을 대변한다는 대통령이 취임함으로써 이제는 원칙과 신뢰 속에서 일관되고도 합리적인 교육정책을 기대했다. 그러나 지난 1년의 교육정책의 흐름은 목소리 큰 소수의 목소리만을 대변하는 듯한 뉘앙스와 함께 다수의 소리 없는 교직 변화의 목소리는 흔적 없이 사라져 버린 한 해였다."(경기도 예절교육원 교육연구사 안복현) "정부의 확실한 교육에 대한 비전이 없고 김대중정부의 무분별한 교육정책을 시정하기 위한 노력도 미흡하다. 교육에 대한 어떤 뚜렷한 정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며 또 과거에 시행한 잘못에 대한 과감한 시정의 노력이 없다. (강동초 문삼성) "참여정부는 '참여교육'을 정책목표로 설정해 교육개혁에서 분권, 자율, 책임의 원리를 강조했지만 현실적인 여러 가지 벽에 부딪쳐 소리만 요란한 격이 되었고 피부로 느끼는 변화와 개혁은 미미한 수준이었다."(교동초 오하영) "전반적으로 교육정책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개혁이 제대로 되지 못하고, 소신 있는 교육정책도 펼치지 못했다. 특히 NEIS 문제를 너무 오랜 시간 질질 끌면서 새로운 교단갈등을 가져왔고, 이에 매달리다 보니 다른 분야의 교육정책 추진은 거의 이루어지지 못했다"(강현중 이창희) 정부의 교육정책보다 교육계 내부의 갈등이 오히려 더 큰 실망을 가져다주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교육에 몸담은 교사로서 2003년은 매우 속상한 한해였다. 어떠한 정책의 실패와 오류보다도 교육 내부의 갈등을 해결하지 못한 점과 교육 외부로부터의 지탄에 맥을 못 추는 힘없고 나약한 교육 행정부에 대한 연민마저 느낀 한해였다."(경상북도 교육연구원 서인숙) 교사들은 올해 교육 현장에서 느낀 점으로 '교육 위기'를 느꼈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지금까지 30년 동안 교직을 성직으로 알고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교육에 임해 왔는데 선생하기 어려운 시점까지 도달해 있다. 생활지도를 잘 하기 위해서는 교칙에 의한 안내와 훈계가 먹혀들어 가야 하는데 초등학교에서도 도무지 막무가내다. 한마디로 각자 행동하는 것 자체가 규칙인 셈이다."(대명초 이호연) "뭔가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하고 학생들을 지도해도 뭔가 아쉬움이 남는 한해였다. 학교교육의 기본이 무너지는 느낌이다.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교원들은 교원들대로,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손발이 잘 안 맞는 느낌이다."(강현중 이창희) "공교육이 황폐화되고 있다는 언론매체의 보도를 접할 때마다 정말 답답한 심정을 금할 수가 없었다. 공교육이 내실화 되려면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입시위주의 교육과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동시에 한다는 것을 매우 불가능하다고 본다. 진정한 인성교육이 되려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자격고사로 전환 하든가 대학수학능력을 폐지해야 한다."(성환고 전웅주) 또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문제와 서상목 교장의 자살사건, 대학수학능력 시행 관리 부실 등 거듭되는 교육현장의 혼란과 갈등으로 학교에 무관심과 불신 풍조를 길렀다는 의견도 있었다. "현장의 대다수의 교사들은 NEIS 문제, 서교장 자살 사건 등으로 인해 학부모간의 갈등과 일부학생들의 혼란해 하는 모습, 관리자인 교장과 교사간의 반목과 질시를 보아야 했고, 또 머리띠 두른 선후배 교사들을 봐야 했다. 이런 모습들은 학교현장의 불신과 무관심의 풍조를 길렀고, 선후배 교사, 학부모, 학생, 교육정책 입안자들에게 어떤 기대도 하지 않고 있으며, '하는 데로 지켜보면서, 너는 얼마나 잘 하나 보자' 라는 식의 냉소 중심의 학교 현장으로 변해버린 듯해 너무나 안타깝다"(경기도 예절교육원 교육연구사 안복현) 사회나 언론이나 모두 대학입시에만 관심이 집중돼 있어 실업계고등학교가 소외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교사도 있다. "일선 실업계고등학교에 재직하고 있는 교사로서, 사회나 언론에서 대학입학시험에만 관심을 쏟지 말고 실업계고등학교의 현실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실업계고등학교 학생들이 졸업과 동시에 취업전선에 뛰어 들지 못하고, 다시 대학에 진학을 해야 하는 현실이 아쉽다. 실업계고등학교 학생들이 바로 현장에 투입하여, 산업일꾼으로 큰 몫을 다할 수 있지만, 학벌위주의 현실을 인정하기에 또 다시 대학에 진학해야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안산공고 최우성) 새해 교육정책에 바라는 점으로 교사들은 일관성 있고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교육정책 추진, 교육계 갈등 해소, 공교육 내실화, 교원복지 증진 등을 꼽았다. "서로의 주장을 고집하지 말고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어떻게 된 것인지 바른 논리로 상대의 장점을 인정하는 혜안이 필요한데 자기의 주장의 모순을 찾지 못하고 무조건 고집만 하고 있으니 타협을 할 수가 없다. 내년에는 정책 입안자나 교직 단체든 간에 서로 토론을 통한 바른 정책 입안이 이루어져 시끄러운 일없이 교육에 매진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인구초 윤종을)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교육현실은 맞지도 않는 외국의 이론들을 우리의 교육현장에 실험해보는 실험장화 되어 반짝 나타났다가 사라져 가는 교육정책들이 남발되어 왔다. 교원 신분의 지방직화, 교장선출보직제 등 지난 것들을 무조건 바꾼다고 해서 교육개혁이 아니다. 대다수의 교사들은 교육혁명을 바라지 않는다. 조금씩 우리실정에 맞는 교육정책을 찾아 신뢰를 바탕으로 원칙과 끈기를 가지고 시행해 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경기도 예절교육원 교육연구사 안복현) "큰 변화를 바라는 것은 무리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변화를 해서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변화를 해야만 할 것이다. 학교현장에서 선생님을 즐겁게 해주고 또 학생들을 즐겁게 해주는 교육정책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장명초 이준열) "침체돼있는 교원들의 사기진작으로 교원들의 복지 증진에 배전의 노력을 해야 하며 교육부다운 부서로써 신뢰를 회복하여 믿음을 주는 교육부 자승의 해로, 최선을 다하는 교육부로 거듭나기를 충심으로 기원한다."(전 충북제천교육장 한현구) 시급한 정책으로 학생들의 입시해소와 학부모의 사교육비 경감을 꼽은 교사들도 있었다. "방향은 딱 두 가지이다. 학생들의 입시지옥해소와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경감이 그것이다. 공청회다 뭐다 하며 시간만 허비하다가 참여정부의 남은 4년도 금세 지나가 버리지 않을까 그것이 걱정이다."(전주공고 장세진) "학원으로 변한 학교는 교육하는 장으로 바뀌어야 하고 사교육비문제로 가계가 위협 당하는 방향 없는 교육정책 대신 학교는 즐겁게 공부하고 특기를 기르며 사회생활을 잘할 수 있는 인격도양의 장이 되어야한다."(약수초 강수경)
내년도 교원 증원이 늘어나는 학급수를 따라주지 못해, 학급당 학생수가 증가되고 교과전담교사확보율이 낮아져 교육여건이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 교육부에서 통보 받은 가배정을 근거로 신학기 교원정원을 배정하고있는 시·도교육청 인사 담당자들은, '급당 학생수를 감축해 학급수를 줄이느냐, 교과전담교사를 담임으로 돌리느냐'는 선택에서 고심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9월 전국의 16개 시도교육청들이 내년도에 모두 2만 1000여명의 교원을 증원해 달라고 교육부에 요구했지만, 정원과 예산 조정권을 갖고 있는 행자부와 기획예산처를 거치면서 결국 4945명만 증원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학생 증가폭이 큰 수도권 지역의 교원수급이 유난히 진통을 겪고 있다. 신도시로의 인구유입이 활발한 경기도는 내년도에 3875개(초등 2495, 중등 1380)의 학급 증설이 예상되나 교육부에서 배정 받은 교원증원은 2126명(초등 929명, 중등 1132명)으로 초등에서만 1300명 정도의 교원이 부족하다. 경기도교육청은 대안으로 기간제 교사와 전일제 강사를 늘이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지만 충분치 않아, 학급당 학생수를 한 명 정도 늘이거나 교과전담교사를 담임으로 돌리는 방안, 교원배치기준을 완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급당 학생수를 늘이는 방안은 '7·20교육여건사업의 후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부각될 수 있어 도교육청으로서는 선택이 쉽지 않아 보인다. 경기도 초등의 경우 7·20사업으로 2003년도 급당 학생수가 2001년도에 비해 1.4명 준 39.2명이지만, 시지역의 학급편성기준은 46명(읍면 41명)으로 여전히 높은 편이다. 또 확보율 43.5%에 불과한 교과전담교사를 담임으로 돌리는 방안은 관련 수업의 파행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원배치기준 완화는 다른 시·도에 비해 높은 교원의 수업시수 부담을 더욱 증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택의 어려움이 있다. 서울시교육청도 비슷하다. 중등의 경우 내년에 370학급 정도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지만, 교원은 179명 늘었다. 게다가 베이비붐의 영향으로 내년에는 중학생이 대거 늘어날 것으로 추정돼, 2월 5일 예비소집 전에는 전체 학급수 산정도 어렵다는 것이 담당자의 하소연이다. 시교육청은 현재 33.4명(중학)인 급당 학생수를 35명으로 늘리면서, 전체 학급수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교육부는 2월말 교원정배정 때는 설립학교수에 비해 부족한 교장·교감수는 조정될 여지가 있지만, 교원 총정원 조정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교육행정전문가들은 행자부가 갖고 있는 교원정원조정권을 교육부가 넘겨받아, 교원법정정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003년 3월 현재 교원법정정원확보율은 90.6%로, 초등 96.6%, 중학 83.4%, 고교 86.5%이다.
유아교육의 공교육화를 위해 제안된 유아교육법이 7년간의 논란 끝에 국회교육위를 통과해 법 제정을 눈앞에 두게 됐다. 또 '국립 사범대학 졸업자 중 교원 미임용자 임용에 관한 특별법(이하 미발추법)'도 교대편입학을 통한 농어촌지역 발령을 내용으로 통과됐다. 국회교육위는 11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들 법안을 포함한 9개 관련 법안을 의결,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했다. 교육위가 의결한 유아교육법은 교육부에 중앙유아교육위원회를 두고 유아교육진흥원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초등학교 취학직전 1년의 유아 교육·보호를 무상으로 하고 그 비용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되 유아의 보호자에게 지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이밖에 사립유치원의 설립 및 운영에 소요되는 경비의 일부를 정부와 지자체가 보조할 수 있고 종일제를 운영하는 유치원에 대해서도 소요경비를 보조할 수 있도록 했다. 이원영 중앙대 교수는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법이 제정된 것을 환영한다"며 "세부사항을 교육부령으로 정할 때 교육적 기준을 가지고 유아교육의 질을 보장하는 수준으로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발추법'은 당초 제정 취지와는 다른 형태로 수정, 의결됐다. 교대편입학에 의한 임용시험 응시가 주내용이다. 미임용자들은 서울교대와 부산교대를 제외한 11개 교육대(한국교원대 포함) 3학년에 편입학 할 수 있고, 이후 초등교원 임용후보자선정 공개전형에 응시할 수 있다. 또 편입학 후 초등교원 임용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지역은 경기,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제주도 등 9개 지역으로 당해 시·도교육감이 지정하는 초등학교에서 2년간 의무적으로 복무해야 한다. 교육감이 지정한 지역에서 2년간 복무했거나 9개 지역에서 2회 이상 공개전형에 합격하지 못한 경우 이들 지역 외의 지역에서도 응시가 가능하다. 연도별 교육대학 편입학 인원은 2005학년도에는 편입학 가능 정원의 2분의 1범위 안의 인원에 500명을 합한 인원이며 2006학년도와 2007학년도에는 편입학 가능 정원의 3분의 2 범위 안의 인원이다. 편입학을 원할 경우 법 시행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시·도교육감에게 신청해야 한다. 특별전형의 방법 및 절차 등 세부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특별채용 심의위원회를 설치, 다른 과정없이 미임용자의 자격만을 심사해 특별채용 여부를 결정하자는 원안이 전면 수정됨에 따라 해당 당사자들이 이에 얼마나 응하게될 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미발령교사완전발령추진위원회 문영미 회장은 "미발령 교사들에게 교대편입을 해서 시험을 치라고 하는 것은 또 한번의 굴욕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국회가 사립사범대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문 회장은 또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 것은 미발령교사들의 권리를 회복하자는 것이었지 국가와 국회에 교단을 구걸한 것이 아니었다"며 "기만적인 법 제정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미발추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특별법의 철회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허종렬 전국교대교수협의회연합회 회장도 "사범대 측은 수용을 하지 않은면서 전문성이 다른 교대에 일방적으로 떠넘기는 법 제정은 명분이 없다"며 "법안을 유보해 교대 입장이 공개적으로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위는 이날 전문 상담교사 배치와 사서교사 자격기준 세분화, 영양교사 자격취득에 대한 사항을 정한 초·중등교육법과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 교육기본법, 대학교원공제회법, 사립학교법,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독학에 의한 학위 취득에 관한 법 등 7개 법안도 통과시켰다. 학교급식법 등 14건의 법안은 법안심사소위에서 계속 심의키로 했으며 영재교육진흥법 등 6건은 공청회를 개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