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교과서를 펼칠 때마다 어수선한 분위기가 몇 분간 이어진다. 한결같이 교과서 제작에 대한 불만으로 그것을 바라보는 교사로서 마음이 편치 않다. 종이가 떨어져 나가거나 책이 갈라져 바로 펼칠 수 없어 누덕누덕 테이프나 풀로 붙인 경우도 있다 보니 자연 학생들은 교과서를 함부로 취급하거나 방치한다. 비록 두 세 과목이라 해도 전체적으로 교과서 제작권자인 교육부를 비롯, 발행인, 편찬자, 인쇄인 모두를 학생들이 불신하게 만드는 꼴이다. 더구나 학생들이 교과서를 1년 쓰면 그냥 버리거나 폐지 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자원낭비도 이만저만 아니다. 교과서를 무상 지급하는 프랑스는 교과서 한 권이 5년 동안 새것처럼 사용된다고 한다. 교과서에는 해마다 사용했던 학생들의 이름이 순서대로 적혀 있을 뿐, 책장을 접거나 훼손, 분실하는 일이 거의 없다고 한다. 프랑스 학교에서는 교과서가 학습교재이기도 하지만 공공시설의 사용법을 가르치는 훌륭한 실습교재이기도 하단다. 우리가 꼭 프랑스처럼 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학생들이 소중히 다룰 정도로 정말 깨끗하고 견고한 교과서를 제작해 달라는 당부를 하고 싶다.
매년 언론사나 문화재단 등은 엄정한 심사를 거쳐 `교육자 대상'을 시상하고 있다. 한국교총과 교육인적자원부의 후원을 통해 시상되는 교육 대상은 대부분 관리자들이 수상하고 있지만 평교사도 적지 않다. 그런 분들은 모든 교직자에게 귀감이 된다는 점에서 특별한 보상이 주어졌으면 한다. 승진에 연연치 않고 오직 교육에 열정을 쏟아온 평교사 대상수상자에게 가산점을 주어 승진 기회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분들이 승진에 관심을 두었다면 벌써 관리자가 됐을 것이다. 중앙일보사와 행자부는 매년 전국의 청백리 공무원 20여명을 발굴해 6급 이하는 1계급 특진을 시키고 조선일보사와 경찰청은 모범경찰관 청룡수상자에게 1계급을 특진시키고 있다. 또 법무부에서는 교정대상 수상자에게 특혜를 주는 등 부처 별로 7, 8명에서 20명까지 승진을 시켜주며 사기를 진작시키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교총에서도 참 교육자로 인정받은 그 분들에게 가산점을 부여는 방안을 추진해 좀 더 많은 업적을 남기도록 격려하고 참 교육자를 발굴하는 계기가 되도록 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