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수기 동상] 징검다리 선생님의 결혼 30주년
교사의 중요한 정체성은 학생 성장의 디딤돌 역할과 연결고리가 되는 징검다리 역할에 있다고 본다. 성장기에 잠재력을 톡 터뜨려 학생들이 지닌 가능성의 문을 활짝 열어주는 일, 자신과 만나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는 일이야말로 교직 생활의 보람이다. 2016년 11월. 결혼 30주년 리마인드 웨딩을 졸업생 부부들과 함께했다. 학업은 느리지만, 자신의 꿈을 나누고 미래를 얘기하곤 했던 40대 후반 제자가 있었다. 그는 꿈꾸던 펜션형 문화공간을 강원도 홍천에 만들고서 선생님의 리마인드 웨딩을 열어주고 싶다고 제안했다. 망설였지만 멋지고 귀한 시간을 만들 수 있는 기회다 싶었다. 장소는 제자가 꿈꾸었던 공간에서, 식사 및 제반 비용은 내가 제공하는 조건으로 준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품을 거쳐 간 많은 졸업생 중에서 소수를 선별하는 것은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일이어서 나름 엄격한 기준을 정했다. 우리 집에 부부가 방문했거나 외부에서라도 우리 부부와 함께 만난 적이 있는 20대에서 40대까지 졸업생 명단을 적어보니 33쌍이었다. 그들 중에 상황이 허락된 20쌍과 함께했다. 그중 3명의 졸업생에 대한 이야기다. 주인공 3명은 중학 시절 담임 반이었던 현
- 홍정희 서울 영락중 교사
- 2021-11-29 1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