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실을 지배하는 생각
잘못된 신념 심어준 말 한마디 학기 초의 일이다. 올해 전학 온 고등학교 1학년 학생 A는 자기에게 공황장애가 있다고 믿고 있었다. 초·중학교 시절 경직형 뇌성마비로 발음이 어눌하고 행동이 부자연스러워 친구나 교사와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던 그가 어느 날 활동보조인에게 들은 말 한마디가 화근이었다. 주로 날숨에 발음하는 일반인과 달리 들숨, 날숨에 말하는 A가 대화 도중 숨차하며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너 공황장애구나"라고 말한 게 잘못된 신념을 심어준 것이었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도 공황장애가 아니라고 진단했지만, A는 활동보조인 말과 검색 결과를 믿고 잘못된 신념으로 굳어져 그렇게 말하고 다닌다며 학부모가 안타까워했다. 담임인 내가 보기에도 공황장애라기보다는 약자인 A의 방어체계이자, 사랑과 애정을 바라는 신호로 보였다. 알버트 엘리스가 말한 합리적 정서행동치료(REBT, Rational Emotive Behavior Therapy)가 떠올랐다. REBT는 인간을 이루는 세 가지 핵심 영역인 '인지', '정서', '행동'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인지가 핵심이 되어 정서와 행동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강조한 이론이다. 그는 비합리적 신념은 적극적이고 지속적
- 하종만 꽃동네학교 특수교사
- 2022-04-30 0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