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강사를 출제 위원으로 위촉하고 수능시험 초유의 복수 정답 시비까지 불거져 공신력을 잃은 2004학년도 수능시험 결과가 발표됨으로써 마침내 2004학년도 입시 전쟁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12 여 년 동안 수학한 결과를 단 한 차례의 '수학 능력 시험'으로 서열화하여 일렬로 줄을 세우고 듣기 평가 시간에는 자동차 클락션 사용은 물론 비행기 이착륙까지 금지하는 나라가 이 지구상에 우리나라 말고 또 있을까. 수능시험이 끝날 때마다 시험을 잘못 치른 수험생들이 이를 비관하여 피워보지도 못한 채 자살을 택하는 일이 비일비재해도 매년 되풀이되는 일과성 일쯤으로 이를 치부해 버린 채 무관심한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사교육비가 교육부 예산 절반 넘어 대학입시가 사회 문제화 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 그리고 장관이 바뀔 때마다 교육의 정상화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그럴듯하게 포장된 무지개빛 새로운 입시제도들이 경쟁적으로 공표 되고 시행되어 왔다. 그러나 성공하지 못한 까닭은 모든 교육이 대학 입시를 위한 과정쯤으로 인식되고 적성이나 개성은 무시된 채 오직 점수 따기 교육, 수요자 중심보다는 공급자 중심 교육, 자율보다는 규제 일변도의 파행적
얼마 전 모 TV 방송에서 방영된 두 젊은 남녀의 혼전 동거를 다룬 '옥탑방 고양이'라는 드라마가 세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작년 고려대 학보인 '고대 신문'이 고려대생 2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7명(70%)이 동거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2000년 설문 조사 당시 계약 동거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65.5%에 달한 것과 큰 대조를 이뤘다. 동거 경험을 묻는 질문에 100명 중 5명(5%)이 '동거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결국 과거에는 결혼하지 않은 남녀가 함께 사는 일이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로 여겨져 대부분 은밀하게 이루어졌으나 요즘은 교육 수준이 높은 층을 중심으로 개방적이고 공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동거를 이미 경험했거나 하고 있는 학생들은 집 값과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며 문제될 게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학생들의 동거는 대개 호기심이나 성적 욕구에서 시작되는 것으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경제력을 부모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서 몇 푼 안 되는 생활비를 아끼려고 동거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이견(異見)도 있다. 그런데 더욱 큰 문제는 대학 사회의 개방된 성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1987년 교무회의 의결 기구화, 교장 선출 임기제, 학생 자치 활동 보장, 교원의 노동 3권 보장 등을 포함한 교육법 개정 운동, 학교 민주화 운동, 사학 비리 척결 운동, 그리고 촌지 없애기 운동 등을 표방하며 창립된 '전국교사협의회'가 모태가 되었다. 그후 1999년 전교조가 합법화되기까지 위원장이 구속되고 1500여명의 교사들이 파면 또는 해임되는 등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알게 모르게 감내해 왔다. 그 동안 전교조는 우리 교육의 문제의식을 높이고 사학 재단이나 교장들의 전횡을 감시·고발하고 교육 행정의 민주화를 도모하는 등 나름대로 교육 발전을 위해 기여해 왔음을 부인키 어렵다. 특히 초기 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여러 가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교단을 지키고자 노력했으며 교사로서 역할과 소임을 다했다. 그러나 합법화된 지 4년이 지난 지금, 전교조는 초심(初心)을 잃어버렸다. 전교조는 NGO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교육 개혁보다는 교원의 집단 이기주의만을 고집하고 있어 전교조의 위상을 제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상주 전 교육부 장관은 오늘날 '학교 붕괴' 현상이 상당 부분 전교조의 책임이라고 주장하고 우리의 교육을 살리기
각 대학별로 2003학년도 입학시험이 한창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내 유명 입시학원에서는 재수를 위한 원서접수로 학생과 학부모들이 날밤을 새웠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는 김대중 정부의 잘못된 교육 정책으로 인해 대학 입학 시험에서 재수생 강세 현상이 2년 연속 나타나면서 빚어진 우리 교육의 서글픈 자화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재수는 '필수', 삼수는 '선택'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을 정도로 재수생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어 사교육비 부담이 가중되고 고교 편제가 4년제로 둔갑하지나 않을까 두렵기까지 하다. 2003학년도 수능시험 결과 4년제 대학에 진학이 가능한 상위 50% 집단에서 재수생은 '이해찬 세대'로 지칭되는 재학생보다 인문계가 평균 13.4점, 자연계가 20.8점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2학년도에도 재수생이 인문 계열에서 1.3점, 자연 계열에서 15.8점 더 높았다. 수능 성적의 양극화현상도 교육정책 실패의 방증이다. 상위 50%의 경우 평균이 7.1∼8.6점이 하락하였는데도 1등급인 상위 4%는 오히려 5점 안팎으로 상승했다. 과외를 받은 학생은 성적이 올랐다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를 두고 교육 당국은 예전과 달리 상위권 학생들
올해부터 수시모집의 시기와 규모가 확대돼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대학의 우수학생 선점 전략에 따라 부작용 역시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수시 모집 합격자들의 일탈 행위와 고3 과정을 소홀히 하는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개선의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수시 모집에서는 고2까지의 학생부 성적만이 절대적이라는 게 문제다. 지난 해 까지만 해도 수시 모집 시기가 정시 모집과 별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금년부터 실시된 1학기 수시 모집 전형은 고3 과정을 한창 이수해야할 학생들에게 그것을 중단하거나 소홀히 해도 되는 것처럼 오도하고 있다. 이번 1학기 수시 모집에 합격하여 등록을 마친 예비 대학생은 7111명이나 되는데 학교 당국과 교육 당국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다. 일선 고교에서는 이미 대학에 합격한 이들보다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 지도로 바빠 수시 모집에 합격한 학생들을 돌볼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교실에서는 다른 수험생들로부터 합격생이 무슨 공부냐며 '왕따'를 당하는 기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아예 필요한 공부를 학교 밖에서 하도록 결석을 눈감아 주기도 한다. 서울의 경우 10명 이상 수시 모집
집단 따돌림, 일명 `왕따' 현상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따돌림 현상을 교육분야를 포함한 우리 사회 전체의 병리 현상으로 지적하고 있다. 입시스트레스, TV의 저질프로, 나와 다른 것에 거부 반응을 보이는 왜곡된 집단 주의 등 학교 외적인 요소가 맞물려 학생들의 문제행동을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들어 극성을 부리던 학교 폭력이 다소 주춤해진 대신 왕따와 같은 간접 폭력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왕따로 지목해 따돌리는 대상도 예전처럼 신체적, 정서적으로 약점을 가진 아이들에 한정되지 않고 모범생에까지 손을 뻗치는 등 무차별적 경향을 보이고 있다. 괴롭히는 수법 역시 과거에 비해 잔인해지고 있다. `컴퍼스나 압정으로 손등 찌르기' `우유에 설사약 넣기' 등 도저히 어린 학생들이 하는 행동으로서는 믿을 수 없는 일들이 아무런 죄의식 없이 행해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왕따 피해 학생들은 보복이 두려운 나머지 주변 사람들에게 말도 꺼내지 못한 채 물리적, 심리적으로 고립되고 있다. 학교가 끝나기 무섭게 집에 오고 하교 후 피곤한 듯 주저앉거나 학용품 등 소지품이 자주 없어지고 지갑에서 돈을 몰래 가져가는 일이 내 자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