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년도가 시작된 3월, 모든 선생님들이 그야말로 '바쁘다 바뻐'이다. 부장은 각종 계획 수립하느라, 담임은 학생 실태 파악을 비롯해 그날그날 해야 할 일은 쌓여 있고 각 부서에서 제출해 달라는 요구사항은 많고···. 우리 학교에 새로온 모 학년부장은 "교직경력 20년만에 이렇게 다루기 어려운 아이들은 처음 보았다"며 "생활지도의 어려움으로 아침에 출근하는 것이 두렵다"고 말한다. 근무하는 학교의 특수아를 승용차로 통학시키는 아내는 "아침에 출근하면 언제 퇴근시간이 되는지 정신 없이 지낸다"며 아침 출근시간부터 항상 총총 걸음이고 퇴근 후의 모습은 파김치이다. 교감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교내를 오전과 오후 한 번씩 돌아보기도 벅차다. 쉬는 시간마다 선생님들이 수시로 찾아와 결재를 받거나 상담을 하고 가정통신문은 국어전공을 살려 보완하는 것이 일상 업무가 되었다. 접수공문은 얼마나 많은지 문서 분류하다 보면 벌써 점심시간이다. 봄이 오는 소리를 듣고 자연의 변화 모습을 보고 마음을 가다듬어야 하지만 그것은 이미 사치스런 생각이 되고 말았다. 혹시 읽을 시간이 있을까 하여 일간신문을 학교에 가져가 보지만 펴보기는 커녕 가방에서 꺼내지도 못하고 그냥 집으로 가져온
지난 주에는 경기도수원교육청 조현무 교육장이 학교를 방문하였는데 오늘은 류배근(柳培根) 관리국장이 시설과 주사를 대동하고 교장실을 들어왔다. 마침 교장실에서는 교장, 교감이 학교운영위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예고 없이 방문한 것이다. 의외의 방문에 모두 깜짝 놀랐다. "본교가 남녀공학으로 전환되었는데 이에 따른 어려움을 알아보고 지원하여 드리려고 왔습니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이것을 바로 현장 지원행정이라고 하던가! 교육청 고위직이 자리만을 지키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장을 찾아다니면서 학교의 애로사항, 고충을 살펴보고 도와 줄 것을 찾고 있는 것이다. 차 한잔을 들면서 학교 현황과 학부모·지역주민들의 민원에 대해 학교장과 대화를 나누고 학교를 둘러본다. 과학실과 과학준비실, 가사실, 식당, 체육관, 학교울타리, 복도의 신발장과 청소함, 창고, 후문 예정지, 교실의 책걸상과 칠판 등을 세심히 살펴보면서 학교장에게 의견을 제시하고 수행한 주사와 행정실장에게 지시사항을 내린다. 지원행정의 바람직한 모습이다. 딱딱한 권위주의, 상부 관청의 고압적인 자세는 볼 수 없었다. 학교의 잘못된 점을 찾아내어 꾸짖으려는 것이 아니라 학교의 문제점을 찾아 해결하여 주려는
오늘따라 유난히 복도에 떨어진 사탕막대와 사탕껍질이 많다. 1층에서만 10개를 주웠다. 여학생들은 아예 사탕을 입에 물고 다닌다. 그것도 아주 자랑스럽게! 오늘은 여학생들이 기다리던 바로 그 날. 화이트데이. 학생들은 버리고 교감은 줍고···. 학생들에게 물으니 막대가 긴 것은 100원짜리 불량식품이라고 한다. 그래도 여학생들은 좋아라 한다. 오늘만큼은 그 쓰레기를 즐겁게 줍고 싶다. 청소년기의 아름다운 추억의 한 때가 아니던가. 후후후.
교내 순시 중, 교장실 출입문에 붙어 있는 교장 선생님 근무 상황 표시가 '교 실'로 바뀌었네요. 이것이 어떻게 된 것일까요? 중학생들의 재치와 발랄함 그리고 유머 감각으로 봅니다. 아크릴을 움직여 보니 연가, 교내, 재실, 출장, 회의중 이라는 단어가 보이네요. 그렇다면? 아하, 이제야 감이 잡히네요.
오늘 아침, 1학년 학부모의 민원 전화를 받았다. 내용을 요약하면 예체능 통합교육은 이해하지만 영어, 수학 등의 주지교과 시간의 통합교육으로 일반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즉, 특수학생들이 학습 분위기를 해쳐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얼핏보면 맞는 말 같다. 이럴 경우, 교감은 어떻게 답변하여야 할까? 다행히 이해심 있는 그 학부모와 며칠 후 다시 통화하기로 하고 담당부장에게 물으니 '통합학급 적응기간'이라고 답한다. 학부모를 이해시킬 법적 근거자료를 준비하라고 부탁하였다. 특수교육진흥법 제2조 6항에는 통합교육에 대한 정의가 나오고 동법 제15조에는 통합교육에 대한 법적 근거가 나와 있다. 즉, '일반 학교의 장은 특수교육대상자 또는 그의 보호자나 특수교육기관의 장이 통합교육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의 통합교육은 법적으로 근거를 갖춘 정당한 것이다. 구(舊) 수원여자중학교부터 이어져 온 20년의 특수학급이니 만큼 제대로 아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일반 신입생 학부모의 이해가 아쉬운 것이다. 그러면 통합학급 적응기간은 왜 필요할까? 통합학급 학생들이 특수
점심을 먹으러 식당으로 가면서 연구부장에게 물었다. "우리 학교에서 봄이 왔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목련이예요. 목련꽃이 피면 정말 볼만 합니다." 목련나무를 보았다. 그러나 꽃이 피려면 아직은 좀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점심을 먹고 나오니 수돗가에서 남학생 3명이 식사를 하고 있다. "너희들 식당에서 하지 왜 밖에서 하니?" "예, 식당엔 자리가 없어서요." 과연 식당에 자리가 없을까? 아니다. 1학년은 4교시에 하고 2,3학년은 점심시간에 하도록 시간차를 두었으니 자리가 모자를 리 없다. 그들은 우정을 나누며 찾아온 봄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어느 새 봄바람이 제법 따스하다. 훈풍이다. 목련꽃은 아직 피지 않았지만 학생들의 마음엔 벌써 봄이 찾아 왔다. 그들의 밝고 해맑은 표정이, 서서 식사를 하면서 엉덩이를 흔드는 흥겨운 모습이 그것을 말해준다. 교무실로 가면서 박인희의 '봄이 오는 길' 이라는 노래를 혼자 읊조려 본다. 산 너머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온다네 / 들 너머 고향 논밭에도 온다네~♬♪ 아지랑이 속삭이네 봄이 찾아온다고 / 어차피 찾아오실 고운 손님이기에 곱게 단장하고 웃으며 반기려네 / 하얀 새 옷 입고 분홍신 갈아신고
우리 학교 농구부가 제43회 춘계 전국 남녀 중고 농구연맹전(3.9-3.21 장충체육관)에 출전한다. 우리 학교는 12일부터 시합이 벌어진다. 선수들이 교장실에 찾아와 교장선생님께 출전 신고를 한다. 교장 선생님, 격려의 말씀 간단하다. "시합은 연습과 같이 하는 거다. 그리고 몸 다치지 말고." 교감도 한 마디 거든다. "농구는 팀플레이다. 서로 마음이 맞아야 한다. 눈빛만 보아도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시합에 열심히 임하기 바란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필승!"
학교에서의 3월, 새출발의 달이자 축하의 달이다. 근무지를 옮긴 선생님들의 책상에는 축전이 가득하다. 더우기 영전, 승진, 전직 발령을 받았을 경우, 축하난이 책상 주위를 가득 메운다. 기쁨을 나누니 두 배가 된다. 이번 3월 1일자로 교단의 꽃인 학교장으로 승진을 한 임동엽(林東曄·수원 연무중·56) 교장. 그는 축하난만 90여개 받았다. 난화원을 하나 차려도 될 정도다. 그가 27년간 교직에 몸 담고 있는 동안 맺은 인간관계가 어떻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해 주는 것이리라. 특히, 산남중 교감시절에는 수학, 과학 영재교육에 몸바쳐 그의 말대로 '미쳐 보낸 세월'의 보람이 나타난 것인지도 모른다. 그는 전임지에서 수학경시대회, 수학교과특기자 교육에서 성과를 거두어 '오고 싶어하는 학교'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임교장은 지금 이 많은 난을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에 빠져 있다. 학교 각 부서별로 분양하는 방법도 있고 선생님들께 선물로 나누어 주는 방법도 있고 교장실이나 집에서 직접 키우는 방법도 있고···. 그는 부임한 학교와 지역사회, 학생들의 실태를 파악하고 엉뚱한(?) 결론을 내렸다. 학교와 주위의 교육여건이 열악하고 20학급에 운동부 3개를 운영하
3월, 새학교로 발령을 받은 선생님들은 학년초 바쁜 업무에, 또 새학교 생활에 적응하기 바쁘다. 그러나 적응하는 것도 좋지만 그 학교의 어색한 것, 잘못된 것, 불편한 것, 잘못된 관습 등 눈에 거슬리는 것을 행정실장과 교감·교장에게 건의하여 바로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불평 불만 차원이 아니다. 리포터도 임지가 바뀌자 낯설게 보이는 것이 여러 개 눈에 띈다. 꼼꼼이 메모를 해 둔다. 학교 진입로 안내 표시판의 거리와 방향, 교무실 출입구의 좁은 폭, 액자의 비딱한 걸림, 건물에 붙은 학교명의 배색과 건물과의 부조화, 학교 환경에서 구(舊)학교명의 잔존, 구 학교의 교훈, 불용처리되어야 할 복도의 시계, 없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을 불필요한 부착물 등. 교감이 직접 고치거나 학교장에게 하나하나 말씀을 드리니 즉각 수용할 수 있는 것은 받아 주신다. '얼마나 고마운지.' 부족한 학교 예산, 지출 우선 순위를 바꾸어 배려를 하여 주신 것이다. 그저 감사드릴 따름이다. 선생님들도 대환영이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니다. 늦은 인터넷 통신 속도로 동영상 수업이 안 된다고 하니 업체와 재계약하여 속도를 빨리 하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쿨메신저'를 즉각 도
“학교 내 청소년 폭력을 예방하고 조기 발견함으로써 청소년 문제를 최대한으로 줄일 수 있는 유기적인 연계체제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수원시청소년상담센터(소장 권현용)는 2006 지역사회 네트워크 구성·운영을 위한 '학교 폭력 예방 협약식 및 교사 간담회'를 3월 9일 16:00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아트홀에서 수원시 관내 초·중·고 교장, 학교폭력 예방 담당교사, 윤리부장, 경찰서 관계자 등 220여명이 모인 가운데 가졌다. 협약식에는 '학교폭력 실태와 예방 대책'의 문용린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이사장의 특강이 있었는데 학교폭력 동영상, 학교폭력 사례, 학교폭력 유형, 가해자 피해자 현황, 학교폭력 진행도, 학교폭력 예방대책 등을 소개하였고 이어 상담센터에서 '학교폭력 예방 협약에 따른 지원사업 안내', '학교연계사업 및 이용 안내'가 있었다. 오늘 협약에는 수원시 관내 초·중·고 125개교가 참가하였는데 상담센터에서는 협약에 따라 학교폭력 및 청소년 비행 예방 교육, 징계대상 청소년에 대한 특별교육, 학교폭력 관련 상담 등의 업무를 성실히 지원하게 된다. 수원청소년상담센터 권현용 소장은 "이번 학교폭력예방협약으로 지역사회와 연계체제가 구축되어 학교폭력 예방의
점심시간 교내 순시 중 1학년 남학생의 도움을 받아 불용품을 창고로 옮겼다. 그 중 한 학생의 손 모양이 부자연스럽다. "어, 학생 어떻게 된 거죠?" "쉬는 시간 난간에 스쳤는데 다쳤어요. 담임 선생님께 말씀드렸어요." 실제로 가서 확인하니 난간의 상단 부분이 예리하다. 모르고 손을 댔다간 그대로 손이 베일 판이다. 얼른 창고에 가서 망치와 벤치를 갖고 그 부분을 부드럽게 하였다. 그리고 행정실장과 교장에게 말씀드렸다. 교장은 기사 두 분에게 곧바로 지시를 내린다. "학교에 있는 모든 난간, 위험요소 확인하고 덮개가 떨어진 부분은 실리콘으로 처리하기 바랍니다." 여학교일 때는 별 사고가 없었는데 남녀공학이 되다보니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한다고 한다. 그리고 작년에 손을 보았는데 그 사이 다시 시설이 망가졌다는 것이다.다행히 그 남학생은 가벼운 상처라 보건실에서 소독과 1회용 밴드로 처리되었다. 가슴이 섬뜩한 순간이었다. 교장, 교감, 행정실장이 해야 할 일이 많지만 무엇보다도 안전사고 예방이 아닌가 한다. 학부모가 학교를 믿고 학교에 보낸 만큼 그들을 잘 교육시킴은 물론 안전생활을 하게 하고 조그만 사고도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하는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오늘 오전, 사전 예고 없이 경기도수원교육청 조현무 교육장님이 학교를 방문하셨어요. 인근의 사립중학교를 가시다가 학교가 궁금하여 잠시 들리셨답니다. 교장실에서 차 한 잔을 하시면서 교장, 교감, 행정실장과 대화를 나누시다 곧바로 가셨습니다. 학년초 학교 운영 상황도 살펴 보시고 교직원 동태 상황, 학교의 현안사업에 관심을 보이셨어요. 또, 전보 발령 받은 교감에게 근무 잘 하라고 격려의 말씀과 함께 당부 말씀까지 해주셨어요. "본교가 남녀 공학이 된 이후 학교장의 원만한 학교 운영으로 학교가 안정되어 가고 있어 고맙게 생각합니다. 이젠 학력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교직원간 인화관계를 잘 도모하여 교장을 잘 보좌하기 바랍니다." "교육장님, 집에서 가까운 학교에 발령을 내어 주시어 감사드립니다. 고향에 돌아와 근무하니 마음이 편합니다. 지난 삼일절과 일요일에도 나와 학교를 둘러보았습니다. 학교 발전을 위해 열심히 근무하겠습니다." 학년초 부지런히 학교를 돌아다니면서 지원행정을 펼치고 계신 조 교육장님의 모습을 보면서 '지도자의 길'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다.
학년초라 학교의 교직원 너나 없이 모두 바쁘다. 교장, 교감, 선생님, 행정실 직원 모두 예외가 없다. '눈코 뜰 새 없다'는 말, 바로 요즘에 어울리는 말이다. 아마 학생들도 새학년 적응하느라 무척 정신이 없을 것이다. 토요일, 퇴근할 무렵 G연구부장(42·여)이 2006학년도 학교요람과 교육계획 초안을 건네면서 검토해 달라고 한다. 덜컥 겁부터 난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 '이번 주말은 바람쐬러 산으로 가긴 어렵겠네' 그러나 교감에게 검토를 받으려고 몇날 몇일 초안을 작성한 연구부장의 수고로움을 생각하면 좀전의 나의 생각은 너무 사치스러운 것이 아닐까? 혹시, 벌써 매너리즘에 빠진 구태의연한 생각은 아닐까? 교감의 할 일이란 무엇일까? 선생님을 도와주는 것이다. 학교를 위해, 교육을 위해 자신을 바치는 것이다. 교감 손을 거쳐 가면 미완성인 것이 완성품이 되고 잘못된 방향이 바로 잡히고 수준도 한층 높아져야 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래야 유능한 교감이다. 이럴 땐 아무리 지식이 많아도 전년도 것을 참고하지 않을 수 없다. 연구부장은 전년도 것을 보완하여 가져 온 것이다. 그렇다면 전에 근무했던 학교 것을 다시 훑어 보아야 한다. 2004·2005학년도 것과
학년초 학교는 정신이 없을 정도로 바쁘다. 시업식과 입학식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학년초에 업무가 집중되다 보니 세세한 곳까지 손이 미처 안 가고 신경을 쓸 겨를조차 없다. 그러나 학교 관리를 맡은 교장과 교감, 행정실에서는 하루 한 번 이상 학교를 둘러 보고 시급히 손 보아야 할 곳이 어디인지를 파악하여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안전사고의 위험한 곳은 없는지, 울타리는 제대로 있는지, 학교 기물 파손된 곳은 없는지 등. 지원행정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여야 한다. 그리고 학생들도 '내 학교 우리반'이라는 주인정신을 가져야 한다. 학년초라 그런지, 기본생활습관이 제대로 안 되어서인지 쓰레기가 엄청나다. 3월의 어느 휴일 00중학교 오후, 실외에서 주운 쓰레기가 한 시간에 무려 두 푸대자루라면 누가 믿을까? 껌, 귤껍질, 필기도구, 실내화, 체육복, 사탕껍질, 과자 껍데기, 가정통신문, 공책, 학습지, 화장지 등 교내 곳곳에 쓰레기 풍년이다. 학생들은 이런 말이 많이 들었을 것이다. '줍기 전에 버리지 말자'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버리는 손 미운 손, 줍는 손 예쁜 손' '내가 버린 쓰레기, 내가 버린 양심' 등. 학교와 학생 모두 반성하고 새 출발을 제대로
수원제일중학교(교장 강수남) 교장실에 있는 미니 자판기 티타임(Tea Time). 이것이 교장과 교직원들 사이의 거리를 완전히 허물고 말았다. 교장실 문턱이 낮아진 것이 아니라 아예 없어지고 말았다. 교직원이면 누구나 아무 때고 교장실에 들어와 무료로 빼가면 된다. 종이컵과 재료 등은 학교 예산으로 공급하기 때문이다. 혼자 마시기 미안하면 교장 차 한 잔까지 빼서 권해 드리면 된다. 그냥 나가기가 계면쩍으면 소파에 앉아 업무 이야기를 나누어도 되고 일상대화를 해도 좋다. 교장과 교직원 간에 거리감이 생길 틈이 없다. 이 학교에선 의사불통이란 말이 존재하지 않는다. 교장실에 손님이 찾아오면 교장이 직접 버튼을 눌러 차 한 잔을 대접한다. 행정실 업무에 손님 접대가 빠져나가니 업무가 줄어 들었음은 물론이다. 교장의 권위주의, 행정실 여직원의 차접대 업무분장은 없어진지 오래다. 강교장은 말한다. "단점도 있어요. 언제 누가 들어올 지 몰라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며 휴식을 취할 수 없네요. 그리고 일부 교장들은 채신머리가 없다고 충고하네요.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