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가 살고 있는 아파트 인근의 초등학교. 운동장만 흙이고 대부분이 보도블럭이다. 자연히 녹지공간이 부족할 수 밖에. 그러나 이 학교는 교문입구에서부터 대형 화분을 이용해 야생화, 수생식물, 곡식류 등을 심고 가꿔 교수-학습에 활용하고 있다. 식물 안내 표찰도 자세히 기록하여 붙여 놓았다. 교육적으로 바람직한 일이다. 그뿐 아니다. 배추도 화분에 잘 가꾸어 화단 앞에 정돈하여 놓으니 좋은 점이 여러가지다. 수업시간에 활용할 수 있고 우리 식탁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김치의 재료인 배추가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수시로 관찰할 수 있다. 녹색공간이 저절로 확보되고, 화단 경계가 되어 화단도 보호하고…. 그러고 보니 화분에 화초만 기르는 것이 아니다. 배추는 밭에서만 자라는 것이 아니다. 화분에서도 가꾸면 잘 자란다. 요즘 같은 가뭄에 담당 선생님과 학생들의 정성으로 화분 배추가 잘 자라고 있다.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을 보았다. 인근 아파트, 어린이 놀이터 모래바닥이 어느날 갑자기 아스콘으로 바뀐 것이다. 저렇게 하면 그네나 미끄럼틀을 타다가 다치기 십상인 것이다. 흙이 좀 날려도 관리하기에 어려움이 따라도 그냥 모래밭으로 두어야 하는 것이다.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하였다. "왜, 모래바닥을 아스콘으로 바꾼 것이죠?" "거기 어디십니까?" "예, 학교 선생님입니다." "주민들이 원해서 쿠션 있는 바닥으로 바꾼 것입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지금 아스콘에서는 놀이 도중에 어린이들이 다치게 됩니다." "……." 우리 국민들 교육열이 높다고 한다. 그러나 교육을 제대로 모르는 것 같다. 교육을 알고 어린이를 생각한다면 저렇게 해서는 아니 되는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놀이터 안전사고가 빈번한데 사고의 위험성을 고려하지 않고 바닥을 바꾼 주민들의 의식과 관리사무소의 안일한 행정이 안타깝기만 하다. 입주자 대표회의에 선생님들이 한 분만 있었어도…. 아쉬움이 크다. 남의 아파트 일이 아니다.
어느 때부터인가 가족 나들이가 사라졌다. 아침 식사 시간도 제각각이다. 가족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바쁘게 살아가는 세상이 되었다. 가정교육의 중요성은 절감하지만 제대로 시키지 못한다. 아니 모범을 보이지 못한다. 존경하는 은사님의 말씀, "자식은 가르치는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보여주는대로 된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그래도 자식들이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가족 나들이가 많았다. 수원 근교에 있는 산행도 제법 하였다. 그러던 것이 중학생이 되더니 이제 부모와는 따로 논다. 부모와 깊은 대화를 나누려 들지 않는다. 그냥 일상대화에 불과하다. 중2 아들은 오랫만의 저녁 회식도 사양한다. 부모만 가란다. 함께 가는 것이 귀찮다는 표정이다. '그 대신 무엇을 하는가'를 관찰하니 친한 친구와의 채팅, 게임, 야간축구 등이다. 부모와의 어울림이 컴퓨터, 친구와의 놀이만도 못하다는 뜻이다. 아니 부모와 함께하는 것은 재미가 없다는 뜻이다. 그런 아들을 간신히 꼬셔, 설득해, 반협박으로 오대산 비로봉(1,563m) 등반을 같이 하였다. 더 이상 방치하다간 엇갈려 나가는 폭이 너무 크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1박 2일 코스로 잡았는데 첫날에는 횡계에 있는 동양
경기도 안성시 원곡면 성은리에 있는 1200평의 밭. 이 곳 입구에는 '어울림 복지시설 농사체험'이라는 환영 현수막 하나가 걸려 있다. 어울림 회원들이 행사 20일전에 미리 걸어 놓은 것이다. 이 곳에서는 10월 21일(토) 14:00 뜻있는 행사가 열린다. 경기교육자원봉사단체협의회 소속 초등어울림(회장 정진남.오산 운산초 교사) 주관으로 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초청하여 그들이 수확의 기쁨을 맛보는 농사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대상자는 용인 아동 장애인 시설인 '생수사랑회'와 화성 무의탁 노인 시설 '성심양로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20여명이다. 초등교사들로 구성된 어울림 회원들이 이들의 농사체험을 도와주게 된다. 농사체험의 구체적인 내용은 고구마캐기이다. 이 고구마들은 어울림 회원들이 심고 가꾼 것이다. 초등어울림은 현재 86명이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학생봉사활동을 지도하고 솔선하여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매월 셋째 주 토요일, 4개조가 두 팀으로 나뉘어 두 곳의 복지시설을 방문하여 미술 지도, 종이접기, 노래부르기, 목욕, 청소, 식사준비, 안마해 드리기, 텃밭 제초작업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활동기간이 벌써 3년 반이 되었다고 한다. 초
올해가 몇 년이더라? 2006년이지. 그러고 보니 저것을 고칠 기회가 2000년부터였으니까 7년이나 되었네. 그 동안 학년교무실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눈에 띄지 않았나 보다. 아니 보였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 것은 아닌지? 어느 학년 교무실 칠판에 있는 '一九九 년' 글자를 보면서 학교 선생님들의 무관심, 무신경, 무관찰력, 구태의연함, 꼼작거리기 싫어함, 게으름, 주인정신 없음, 언행불일치, 일안하자주의 등을 탓하고 싶어진다. 7년간 그 곳을 거쳐간 선생님들도 꽤 되었을 텐데…. 한 세기가 바뀌었는데….
"이게 요즘 중 3 남학생의 앞서가는 사랑 고백인가요?" "용기가 가상하다고 할까요? 철부지 행동이라고 할까요?" "사랑에 빠지면 중학생도 이성(理性)을 잃고 눈이 멀게 되나요?" 바로 어제 오후, 교내를 순회하는데 우리 학교 2학년 *반 교실에서 여학생들의 함성이 터지더군요. 가서 보니 공부시간이고 교과 선생님도 계시고... 옆반에서 수업을 하시던 담임 선생님은 반 학생들을 향해 '조용히 하라'고 소리를 지릅니다. 그리곤 복도에서 어떤 남학생과 함께 서 있더군요. 처음엔 전입생이 와서 담임교사가 그 학생을 소개시키려는 장면인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여학생들이 좋아서 소리 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전입생을 받은 기억이 없습니다. 상황을 파악해 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담임 선생님도 그 남학생을 모르고 있고 처음보는 학생이라고 답합니다. 그 남학생을 데리고 교무실로 내려왔습니다. 자초지종을 물으니 인근 남학교에서 온 그 학생은 오후 시간 배가 아프다고 조퇴를 하고(그 학교 담임에게 확인하니 외출이라 함) 사랑 고백을 하기 위해 우리 학교를 찾아 왔다는 겁니다. 그래서 수업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수업에 방해되는 줄도 미처 생각하지 않고 교실 앞문을 노크하
교사 본인은 똑똑하다고 손해를 보지 않았다고 이익을 보았다고, 교사에게 주어진 당연한 권리를 활용했다고 할는지 모르지만 교감, 교장 입장에서 볼 때는 참으로 철부지 행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깊이 생각해 보면 학교, 학생, 학부모, 교직원 모두 손해이기 때문입니다. 이익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본인에게도 큰 손해인 것입니다. 바로 교사들의 병가(病暇)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몸이 아파 병가를 내는 심정이야 오죽하겠습니까마는 이익과 손해를 따지다가 몸이 완전히 망가지고 돈으로 치료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안타까운 경우를 종종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리포터가 편협적으로 보았는지도 모릅니다. 긍정적으로 보면 교사 본인은 교육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학생들에게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법에서 정한 교사의 권리를 최대한 활용한다고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교사들은 몸이 아프면 대개 병가를 생각합니다. 잠시 몇 일 아팠다가 완쾌되면 별 문제는 없겠죠. 그렇지 않은 경우, 최대한의 병가를 활용하려 합니다. 1년이면 2개월이 가능합니다. 그것 갖고 해결이 안 되면 연가까지 씁니다. 그러니까 보수도 받고 치료도 받으니 당장은 손해는 아니죠. 이렇게 하여 몸이 완쾌되면
일요일 아침 산책길에 아파트 가까이에 있는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환경플랜트를 들렸습니다. 학교에서 나오는 오수를 정화하여 깨끗한 물로 배출하는 것을 보니 학교이미지가 달라집니다. 기업이윤만을 고집하지 않고 사회와 국가의 미래, 지구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잘 꾸며놓은 야생화 단지, 연못 분수대, 물레방아를 둘러보니 정서가 순화되고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습니다. 그런데 어느 나무를 보니 꽃이 만발하였네요. 자연히 나무 표찰로 눈이 갑니다. '병꽃나무' "아니, 이건 병꽃나무 꽃이 아닌데?" 자세히 보니 환삼덩굴이 병꽃나무를 완전히 뒤덮었습니다. 그대로 두다간 병꽃나무는 광합성 작용을 못하여 말라 줄을 것 같습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학교 선생님의 근성이 나온 것이지요. 주위에서 나뭇가지를 가져다가 환삼덩굴을 걷어냅니다. 팔뚝이 가시에 긁히고 손에 가시가 박힙니다. 얼마나 덩굴줄기가 센지 나뭇가지가 꺾어집니다. 다시 쇠막대를 주워 작업을 계속합니다. 환삼덩굴로서는 날벼락이지요. 그래도 어쩔 수 없습니다. 한참을 하다보니 병꽃나무를 괴롭히는 것이 또 있네요. 바로 며느리배꼽. 이것은 벌써 열매를 다 맺고 잎이 시들어져 있습니다. 이것도
교장 선생님이 9월 1일자로 새로 부임하시고 그 분의 제안으로 처음으로 토요일 대청소를 하였다. 대청소, 오랫만에 듣는 말이다. 얼마나 학교가 더러웠으면, 얼마나 치우지 않았으면 대청소 이야기가 나왔을까? 부끄러운 일이다. 다행이 전 교직원이 뜻을 같이해 털고 쓸고 닦고 문지르고 걸레질을 하니 환경이 일신되었다. 부장들이 앞장서 실외 청소를 지도하는데 몇 년 묶은 쓰레기가 쓸려나가는 것을 보니 체증이 뚫리는 기분이다. 모 학급은 가스 배관 위 먼지까지 청소하는데 대청소의 위력을 실감하였다. 보통 때는 지저분한 것이 보이지 않지만 대청소를 하면 보이나 보다. 대청소 없이 평상 시 청소하고 정리하면 얼마나 좋으련만 학교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그렇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아니 그 잘못된 관습을 깨뜨리지 못한 것이, 게으름이 부끄러운 것이다. 선생님이 퇴근 한 오늘 오후, 장도리를 들고 교실 순회에 나섰다. 평상 시 보아 두었던 눈에 거슬리는, 위험한 못을 뽑으려는 것이다. 과연 몇 개나 있을까? 생각보다 많았다. 주로 교실 앞출입문에 필요 없는 못이 많이 박혀 있었다. 수 십개를 뽑았는데 1cm의 실못에서 10cm의 대못, 무두(無頭)못, 철사가 매달린 못, 나
지금 중·고등학교는 대부분 중간고사 기간입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미리 잡은 것이지요. 학생과 학부모의 입장을 배려한 것입니다. 명절 후로 잡으면 명절도 제대로 못 쉬고 시험 부담 때문에 가족 모두가 스트레스 팍팍 쌓이게 마련이죠. 그것을 막은 것입니다. 그렇게 하니 학생, 학부모들도 좋아하고 선생님도 좋아합니다.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 시험기간은 선생님들에게 오후 시간을 이용한 사적인 일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리포터가 근무하는 학교의 경우, 시험기간 3일 중 하루는 학년(또는 부서) 단합대회, 하루는 친목 등산, 하루는 개인 용무로 활용합니다. 오늘 중간고사 둘째날, 오후 시간을 이용하여 친목행사로 광교산(光敎山) 등반을 하였습니다. 등산을 하면서 건강에 관한 이야기를 비롯해 교직생활, 학교생활 이야기, 일상사,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 등을 자연스럽게 주고 받습니다. 교직원 모두 오랜만에 땀을 뻘뻘 흘리며 심신의 노폐물을 배출한다고 자위하면서 억새밭까지 올라 기념 촬영을 하였습니다. 특히 새로 부임하신 교장선생님과 함께 등반을 하면서 나누는 대화는 교직원 화합 도모에 뜻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시험 기간, 잘만 활용하면 교직원의 화합과 단합을
학교에 학부모님들이 오셨습니다. 그런데 어느 어머님 한 분의 운동화가 눈길을 끌더군요. 그 분이 운동화를 신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리포터는 벌써 알고 있습니다. 한교닷컴 독자 여러분들 한번 맞추어 보실런지요? ① 운동을 하다가 미처 구두로 바꿔 신지 않았으므로 ② 원래 구두가 맞지 않고 운동화 체질이므로 ③ 학교에서 운동화를 신고 오라고 했으므로 ④ 무좀이 있어 발에 통풍을 원활하게 하려고 ⑤ 시험 감독이라 소리 나지 않게 걸으려고 정답은 ⑤입니다. 오늘이 바로 중간고사 시작날입니다. 학부모는 명예교사로서 부감독 역할을 수행하는데 정감독을 보조하며 부정행위를 예방하고 OMR 답안지를 교환하려는 학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학생들 시험 보는데 발자국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시험에 조금이라도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일부러 운동화를 착용한 것이지요. 이것이 바로 학부모의 마음입니다. 학교 일에 앞장서고 학교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은 즐거운 마음으로 행합니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지요. "학부모님, 감사합니다."
우리 학교 3학년 부장을 찾는데 무려 5일이 걸렸습니다. 행방불명이 되었냐고요? 아닙니다. 정확히 말하면 3학년 부장 후임을 찾는데 5일이 걸렸다는 뜻입니다. 왜냐고요? 모두 다 고사를 하니 교감, 교장인들 뾰족한 수가 있겠습니까. 자초지종은 이렇습니다. 고참경력인 3학년부장은 건강이 안 좋습니다. 1학기 때 병가도 쓰고 연가도 쓰고 하였건만 완쾌되지 않았지요. 2학기 들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휴직원을 내게 되었어요. 후임 영어과 기간제 교사는 간신히 구했는데…. 임용고사를 앞두고 있는 2학기에는 그 흔한 기간제도 구하기가 어렵더군요. 그런데 후임 3학년 부장을 구하기가 이렇게 어려운 줄 정말 몰랐습니다. 교장 선생님과는 이렇게 작전 순위를 메겼습니다. 1순위 3학년 담임, 2순위 3학년 교과 담임, 3순위 3학년과 관련 없는 교사, 4순위 보직교사(변경). 그래도 3학년 6개반 담임 중에서 희망자가 나오고 희망자가 없으면 교감의 권유에 의하여 1순위에서 해결되리라 믿었던 것이 오산이었습니다. 3학년 담임들은 이구동성으로 '못 한다'입니다. 그 사유를 물으니 지금 담임하는 것만도 벅차다, 교과지도에 바쁘다, 업무가 과중하다, 건강이 따라 주지 않는다 등이
학교에서 학생들이 배우는 것은 과연 대부분 교육적인 것일까? 그렇다. 학생들은 교육을 받으며 미성숙한 인간에서 성숙한 인간으로 커가는 것이다. 학생들은 정식으로 교과를 배우면서, 즉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교과 선생님으로부터 교육과정을 배우며 커가고 있다. 이것이 바로 표면적 교육과정이다. 이와 반대 개념의 잠재적 교육과정이 있다. 이것은 학교의 물리적 조건, 제도 및 행정적 조직, 사회 및 심리적 상황을 통하여 학교에서는 의도한 바 없으나 학교생활을 하는 동안 학생들이 은연중에 가지게 되는 경험을 말한다. 이 두 가지 중 사회생활을 하게 될 때 어떤 것이 더 큰 영향을 미칠까? 잠재적 교육과정이다. 교육전문가의 말에 의하면 표면적․잠재적 교육과정을 서로 별개의 것이 아닌 상보적(相補的) 관계를 맺어 지도할 때 학생 행동에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약 10여년 전부터 학교 교실에 등장한 사물함(私物函). 글자 그대로 사적인 물건을 보관하는 함이다. 이것이 학생들에게 범죄의식을 잠재적으로 길러주고 있다면 믿을까? 웬 뚱딴지 같은 소리? 실상은 이렇다. 학생들은 그 사물함을 평상 시 자물통으로 잠궈 놓는다. 자기 물건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교정을 돌아다 보니 가을 냄새가 난다. 탐스런 밤톨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아니, 우리 학교에 언제부터 밤나무가 있었나?" 고개를 들어 나무를 쳐다본다. 밤나무가 아니다. 칠엽수(일명 마로니에)이다. 어쩜 그렇게 토실토실한 알밤을 닮았는지? 색깔이나 모양이나 그 윤기까지 빼어 닮았다. 누구는 밤의 유사품 내지는 짝퉁이라고 하는데…. 유사품도 아니고 짝퉁도 아니다. 칠엽수 고유의 열매이다. 다만, 보는 사람을 착각하게 만든 것이다. 인터넷으로 조사하여 보니 영어로는 ‘말밤(horse nut)’ 이라고 부르는데 열매에는 독성이 있다고 한다. 먹지는 말고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한다. 학교 생활을 하면서 학생들이 자연을 가까이 하고 자연을 알고 이해하고 사랑하는 경지까지 나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칠엽수 열매를 보고 잠시 생각에 젖어 보았다.
"선생님, 제발 때리지는 마세요" 얼핏 보면 잘못을 저지른 학생이 체벌하는 교사에게 애걸하는 말 같다. 그러나 그게 아니다. 이 말은 고교 평준화 입시설명회에 참석한 3학년 담임들에게 지역 교육청 장학관이 하소연 내지는 당부하는 말이다. 장학관은 교감에게도 부탁한다. 체벌금지를 다시 한 번 교직원회의에서 강조하라고. 장학관님은 "지난 1학기 동안 관내에서 교사의 체벌 문제로 곤혹을 겪은 일이 10건 있었다"며 "이는 학부모가 교사를 고소하거나 치료비를 요구하거나 언론에 보도된 사건을 헤아린 것"이라고 밝힌다. 시대가 너무나 많이 변했다. 때려서라도 교육을 시켜달라는 학부모는 찾아보기 힘들다. 사랑의 매도 원하지 않는다. 교사에게 한 대라도 맞았으면 그 원인은 따지지 않는다. 그 한 대를 돈으로 계산하려 드는 것이다. 참으로 험악한 세상이다. 모 교사는 체벌로 인하여 학부모로부터 2천만원 합의금을 요구 받았는데 몇 달간 수 차례의 조정 끝에 간신히 150만원으로 마무리 지었다고 한다. 그 동안 해당교사의 마음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제 교사들은 존경의 대상이 이미 아니다. 지식 전달자에 불과하고 인성을 지도하느라 체벌을 가하면 곧바로 학부모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