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현장

“좌절 금지! 많이 칭찬하고 모두 사랑하는 교사 될게요”

⑩좌담: 내가 꿈꾸는 교실 -끝-

신학기 기획 ‘날아라 새내기, 모두가 멘토다’에서는 그동안 생활지도, 학급경영, 수업 등 아홉 가지 주제로 선생님들의 고충을 듣고 해결방안을 안내해드렸습니다. 마지막 순서로 신규 저경력 선생님 세 분과의 좌담회를 마련했습니다. 선생님들은 학교생활이 힘들고 어렵다 하셨지만 그런 고민은 모두 더 좋은 수업, 더 좋은 교실을 만들고 싶은 열망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또 이분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매뉴얼이나 시스템보다 좋은 동료와 멘토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경력 선생님들의 비상(飛上)을 기원하며 기획을 마무리합니다.



다른 아이들…생활지도 고민
문제 인정 않는 학부모 진땀
교사는 ‘섬’, 도움요청 힘들어

가장 좋은 멘토는 동료교사들
연구‧소모임 소통‧교류 지원을
실질적 연수, 교실환경 개선도

차별 없이 인정하고 마음 주며
예리한 관찰로 잠재력 키우고파
옳고 그름 분명한 스승 될 것



참석자:김선하 서울 수송중 교사(5년차), 김원종 경기 퇴계원중 교사(2년차), 안지선 서울공진초 교사(10개월)

- 아직은 모든 것이 낯설고 힘들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것은 무엇인가요.

김선하=
아무래도 생활지도가 가장 어려워요. 변수도 많고, 어느 정도 적응했다 싶으면 해가 넘어가고 또 새로운 유형의 아이들을 만나게 돼요. 아이들마다 특성이 다르니 파악도 쉽지 않고요. 생활지도는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경력이 많으신 주변 선생님들께 조언을 구하는 편인데 초임 때는 이마저도 쉽지 않았습니다. 업무적으로는 일을 맡았는데 전임자가 없을 때가 제일 막막해요. 전임 선생님이 학교를 옮기셨으면 물어볼 데가 없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거든요.

김원종=
저도 비슷합니다. 학급운영이 참 어려운데요, 수업시간에 일어나 교실을 돌아다니는 학생을 대했을 때 당황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거든요. 또 ‘은따’나 ‘흡연학생’ 등 문제 학생들을 어떻게 대해야할지 몰랐는데 운 좋게도 부장선생님이 학생을 데려가 직접 상담해주시기도 하셔서 어깨너머로 보며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안지선=
저는 업무처리 면에서 생활기록부 입력 등 나이스를 다룰 일이 많은데 막힐 때 주변 선생님들에게 여쭤보려 해도 혹시 민폐를 끼쳐드리는 것은 아닐까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습니다.

김선하=선배들도 꺼리는 업무를 맡았을 땐 정말 정신없었어요. 2년차 때 수업계 업무를 맡았는데 각자의 요구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모두가 만족하는 시간표를 짤 수는 없어요. 그런데도 마음에 안 들면 말씀을 하시니까 학교에 적응도 잘 안 된 상황에서 어찌할지 몰라 너무 속상했죠.

김원종=
선생님 말씀을 듣고 학교 문화가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학교는 경력 선생님이 많아서인지 되도록 초임교사에게 어려운 업무를 맡기지 않더라고요. 관리자분들의 배려와 주변 선생님들의 도움이 초임교사들의 학교 적응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안지선=
저는 얼마 전 ADHD가 의심되는 학생이 있어 학부모 면담 때 말씀드렸더니 인정을 하지 않으셨어요. ‘우리 아이는 그럴 리 없다’며 감싸고 돌기만 하시니 뭐라 드릴 말씀이 없었어요.

김원종=
저도 그게 가장 고민입니다. 면담 때 좋은 얘기만 할 순 없잖아요. 아이의 단점을 부모님도 분명 알고 계셔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은 드는데 막상 면담이 시작되면 부정적인 면에 대해서는 쉽게 입이 안 떨어지더라고요.

- 각자 그리던 학교, 교실과 실제는 무엇이 가장 다르던가요?

안지선
=아이들과 즐거운 추억을 많이 쌓고 싶어도 나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관리자는 물론 학부모에게도 두루 상의 드리다 보면 시작도 전에 좌절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는 중학교 때 밤 10시까지 학교 축제를 했던 전야제가 굉장히 인상 깊고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행사를 시도해 보고 싶어도 안전문제, 예산 등을 고려하면 비현실적인 계획에 그치고 맙니다.

김원종
=학생들을 ‘잡아야’한다는 인식, 학기 초에는 웃음을 보여서는 안 된다거나 평소보다 더 무섭게 해야 한다는 등의 말을 들으면서 저는 ‘과연 꼭 그래야 하는가,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했는데, 막상 나와 보니 학생을 잘 ‘잡는’ 교사가 유능하고, 학생을 잘 못 잡는 교사는 무능하다는 인식이 실재한다는 것에 가장 많이 좌절감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학교별로 경력교사와 저경력 교사를 맺어주는 ‘멘토-멘티’ 제도를 운영하기도 하던데요, 선생님 학교는 어떠신지요.

김선하
=학교 업무 자체가 ‘우리 반’, ‘내 업무’와 같이 개인적으로 돌아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서로의 업무에 대해 경험이 없으면 아예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멘토 선생님이 계셔도 유대관계를 맺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교무실 자리를 배치할 때 멘토 선생님과 옆자리에 앉을 수 있도록 신경써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바로 옆에 계시면 아무래도 말 붙이기 쉽고 친해지기 쉬우니까요.

안지선=
게다가 초등은 각자 교실에서 근무하다 보니 찾아가서 문을 두드리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특히 학년업무 외에 부서 업무의 경우는 아무런 교류도 없는 상태에서 찾아가서 여쭤보는 게 사실 굉장히 멋쩍어요.

-그렇다면 신규 저경력 선생님들께 어떤 지원이 가장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김선하
=동료교사들이 가장 좋은 조언자예요. 요즘 교사들 사이에서 연구회나 소모임을 조직하는 게 유행인데 학교나 지역사회 안에서 이런 모임이 활성화되면 그 안에서 다양한 선생님들을 만나면서 많은 정보를 듣고 공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교육청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교사 모임을 지원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김원종=
작년에 지역교육청에서 신규교사를 대상으로 연수를 개최했는데 상당히 괜찮았어요. 선배 교사들이 강사로 나서 학급운영의 실제사례와 노하우, 평가기술 등을 알려줬거든요. 이 때 배운 내용을 실제 활용하고 있기도 하고요. 현장과 가까운, 실제적인 연수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 교총 같은 교원단체에서 해줬으면 하는 역할이나 바람이 있다면?

안지선=
교실 현장에서 실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각종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연수가 될 수도 있을 것이고, 어느 형태이건 간에 혼자서는 알 수 없는, 실용적인 팁들을 배우고 싶습니다.

김원종=
학교의 열악한 환경을 극복할 수 있도록 중심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수요보다 턱 없이 적은 학교예산, 여전히 많은 학급 당 인원 수 등의 문제를 중점에 두고 정책을 수립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학생이든 교사든 쾌적한 환경에서 가르침과 배움에 집중할 수 있는 교육환경 구축을 위해 노력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본인이 꿈꾸는 교실은 어떤 모습인가요. 또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그걸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김선하=
제가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공정성’입니다. 그런데 막상 학생들을 대하다보니 이런 가치를 일관되게 지켜나가는 것이 참 어렵더라고요. 저도 사람인지라 마음이 더 가는 아이가 있고 그렇지 않은 아이가 있는데,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늘 모든 아이들에게 공평하자고 다짐해요. ‘공정한 선생님’. 그게 제가 추구하는 교사상입니다.

안지선=
가장 고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아이들에게 아낌없는 칭찬을 주는 것입니다. 아이들에 대한 높은 기대치 때문인지 웬만큼 잘한 것이 아니면 칭찬이 잘 안 나와 제 자신이 인색하다는 것을 느낀 적이 많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아이들의 조그만 성장도 예리한 관찰력을 가지고 발견함으로써 잠재력을 무럭무럭 키워주고 싶습니다.

김원종=
학생을 ‘잡아야’하는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진 않지만, 교실에서의 ‘장악력’은 분명 교사가 갖춰야 하는 능력인 것 같습니다. 이 능력이 저는 다소 부족한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작년부터 계속 생각하는 게 있습니다. 좌우명 같은 것인데요, ‘옳고 그름’이 바로 그것입니다. 학생들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는 부족하지만 최대한 옳고 그름을 분명히 하며 학생들을 지도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배너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